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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짐쟁이 기파리의 유랑]⑥ 매화향 따라 떠난 지리산 둘레길
- [이데일리 트립 in 정기영 기자] 확인을 안 한 게 낭패였다. 서울에서 밤늦게 출발한 버스는 새벽 2시가 되어서야 경남 하동에 도착했다. 경험치를 적용해 버스터미널 위에 있는 찜질방으로 올라갔더니 영업을 안 한 지 오래였다. 혼자였다면 그러려니 했을 테지만 여럿이 움직이는 상황이니 난감하기 그지없었다. 내 모습이 당황스러웠는지 형님 한 분이 일단 편의점에서 컵라면이나 먹으면서 생각하잔다. 이런 기막힌 상황에서 눈치도 없는 내 뱃속은 눈을 뜨고 있다는 이유로 꼬르륵거렸다. 그 소리를 들었나.핸드폰을 꺼내어 위성 지도를 확인하면서 전날 미리 내려온 일행들과 아침에 만나기로 했던 약속 장소로 이동하기로 했다. 터미널 앞에서 대기 중인 택시에 올라 목적지를 말씀드리고 몸을 실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어둠에 잠긴 시골은 단어처럼 새까맸다. 이곳 지리에 익숙하신 기사님은 동정호 근처에 내려주시면서 ‘어디 어디서 머물러라...’라고 꿀 팁까지 알려주셨다. 어둠이 눈에 익으면서 사방을 둘러보니 정자 하나가 보였다. 지붕이 있는 곳이니 텐트를 펼치기보다는 매트와 침낭만 꺼내어 잠 속에 빠져들기를 몇 시간.해가 떠오르려는지 머리꼭지에 스치는 한기에 잠이 홀딱 달아났다. 몸을 일으키니 몇 시간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산 능선을 보며 오늘 걸어야 할 길들을 가늠해 본다. 배낭을 패킹 후 근처 공원으로 이동하는데 동행한 형은 아침부터 흥이 났는지 배낭에서 뭔가를 꺼낸다. 고기와 벚꽃 잎이 그려진 맥주 한 캔이다. 뭐라고 폭풍 잔소리를 할 새도 없이 프라이팬에 고기를 올려놓고는 어디서 따왔는지 매화꽃을 하나, 두울, 셋... 올려놓는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또 기가 막힌 것인지 낭만적인지. ‘매화꽃 놀이하러 왔는데 매화꽃을 얹어서 먹어야 진정한 꽃놀이’라는 것이다. 그랬다. 이 봄에 걷는 지리산 둘레길은 ‘매화꽃 놀이’가 목적이었다. 눈이 유난히 없던 지난겨울. 그래도 겨울이라고 날씨는 미세먼지와 우중충함의 연속이었다. 달력의 숫자가 봄이 되는 3이 돌아왔고, 남쪽에서는 꽃 소식이 들렸다. 그 소식에 이끌려 우리는 꽃을 따라 이곳까지 흘러들었다. 꽃을 따라가는 발걸음이라니. 얼마나 낭만적인 일이냐며 이번 모임을 궁리하면서 나는 혼자 키득대고 즐거워했다. 하루 먼저 도착한 길벗들을 만났다. 악양 들판을 가로질러 평사리 부부송으로 향한다. 멀리서 보면 푸른 잔디밭처럼 보이는 매화나무가 눈이 부실 정도로 환했다. 이즈음의 부부송은 매화꽃에 둘러싸여 잠시 동안 소나무 향을 잊는다.대축-삼화실 구간을 걷는 우리들은 이 구간의 시작점인 대축마을에 들어섰다. 한 번 와본 곳이라도 마을 초입이 익숙하다. 길벗이 마을 점방에서 막걸리 2병을 사서 배낭에 꽂는 걸 잊지 않는다. 대축마을이 있는 축지마을은 대봉시가 유명한 곳으로 지난봄에는 온통 감꽃 천지였는데 이 봄에는 매화꽃이 마을을 감쌌다. 마을 초입부터 매화향에 취해 걸음이 갈지자가 되었다. 마을의 자랑이자 천연기념물인 문암송까지 오르는 길은 내내 만개한 매화꽃의 환한 기운을 받았다. 길가 양쪽으로 흐드러진 매화꽃을 보며 걷는 걸음은 매화향을 맡으려고 콧구멍 벌렁대며 킁킁대기를 여러 번. 안 그래도 느린 걸음이 더딜 수밖에 없지만, 누구도 내게 ‘빨리 오라’고 재촉하지 않는다. 나보다 빨리 걷는 그들도 나처럼 콧구멍을 벌렁거렸으니까.오르던 길이 힘들면 뒤를 돌아 악양 들판과 형제봉 능선을 본다. 지난겨울부터 시작된 초미세먼지는 아름다운 섬진강도 멋스러운 산자락도 제대로 보여주지 않았다. 햇빛 좋은 길가 한쪽에서는 멋과 맛이 어우러진 술상이 만들어졌다. 땅바닥이 상이 되는 길 위의 즐거움. 길벗이 사온 막걸리가 각자의 컵에서 매화향을 피워냈다. 잔을 입에 대니 막걸리의 시금털털한 걸걸함이 달달하고 향기로운 매화향에 졌지 뭔가. 세상 어느 술이 이보다 더 달달할 수 있을까. 미세먼지로 흐릿한 풍경의 아쉬움은 입과 코의 향기로움으로 잊는다. 하루 걸을 거리를 이틀에 나눠 걷는 거리이니 길 위에서 여유와 낭만을 다 만끽하고 누려도 괜찮으리라. 먹점재부터 하얗게 빛나던 매화꽃은 먹점마을로 내려서면서부터는 마음마저 잔잔한 일렁임이 있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오늘 걸음의 마지막인 곳이다. 구재봉 중턱 해발 400m 산골에 있는 먹점마을의 매화는 화려하지 않다. 이곳의 매화나무는 매실을 수확하기 위해 전지를 하는 탓에 키가 작지만 나무 사이의 간격이 넓어 눈높이에 맞춰 매화꽃을 즐길 수 있다.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광양과 하동은 매화를 즐기는 방법이 참 많이 다르다. 광양의 매화꽃이 화려한 비단과 같다면 먹점마을의 매화는 목화솜처럼 보드랍고, 수수하다. 보여주는 것보다 자연스러움을 더 선호해서인지 내 눈에도 길벗들의 눈에도 이곳의 풍경이 주는 잔잔함이 참 좋다고 한다.유유자적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고 먹점마을에서 제일 높은 지대에 위치한 매실 농장에 연락을 드려 숙영지를 정했다. 농원까지 400m. 다시 재에 오른다고 할 정도로 가파르게 치고 올라가는 걸음이 결코 만만치 않았다. 규모가 상당한 이곳 농원에서 숙영지는 특별히 정해진 곳이 없다며 손님이 체크인 한 숙소 건물 외에 본인이 치고 싶은 곳에 텐트를 치라고 말씀해 주신다. 게다가 감 말랭이, 매실 말랭이, 황금차까지 이곳에서 나는 농산물을 맛보라고 내어주시기까지 하시니 길 위의 호사도 이른 호사가 없다. 사장님의 배려로 매화나무 아래 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텐트를 치는 동안에도 매화향이 바람에 날려 코끝을 간질였다.농원 맞은편 백운산 자락 위에 있던 해가 길게 붉은 기운을 내리며 제집에 들어갈 준비를 한다. 하루 종일 걸으면서 취한 매화향이 어둠이 내린다 한들 사라질까. 먹점마을에서의 웃음 꽃밭이었던 저녁. 약속한 시간이 되자 우리는 자신들만의 세계로 돌아갔다. 밤새 잠자리에서 누구는 보물을 찾겠다고 매화나무 사이를 뛰어다녔을 것이고, 누구는 매화의 달콤함에 코를 벌름거렸을 것이다.봄, 사계절 중 제일 어여쁜 이름 아니던가. 이 부드러운 단어는 칙칙한 중년 아저씨들도 꽃 중년으로 만들고, 내쉬는 숨 한끝마다 생명을 불어 넣는 힘이 있다. 발걸음 한 발자국씩 옮길 때마다 코끝으로 스치던 진한 매화향을 따라 걸었던 길. 온 세상이 외치는 봄이라는 계절에 우리는 더 특별한 봄맞이를 했다. 어쩌면 먼 훗날. 허리가 구부러지고 다리 힘이 없어 걷지 못하는 시간이 왔을 때 말이다. 따스한 봄 햇살 아래 앉아 과거의 시간들을 얘기할 때면 ‘그해 봄에 매화향에 취해 봄과 놀았다’라는 것을 잊지는 않겠지. 젊은 시절 한 자락이나마 한량이 되어 즐기던 꽃놀이 추억을.
- CJ제일제당 “아시아 현지 맛을 집에서도 즐기세요”
- 백설 베트남 쌀국수소스, 태국 팟타이소스 2종 (사진=CJ제일제당)[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CJ제일제당은 아시아 현지의 맛을 재현한 소스 제품인 ‘백설 아시안누들 소스’ 2종을 출시했다고 14일 밝혔다. 백설 아시안누들 소스는 베트남 쌀국수소스와 태국 팟타이소스 두 가지로, 면만 준비하면 집에서도 쉽고 간편하게 동남아 현지의 이색 면 요리를 만들어 즐길 수 있다. 이 제품들은 동남아 음식에 대한 관심과 수요 증가로 집에서도 현지 음식을 해먹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는 최근 트렌드에 맞춰 출시됐다. 해외여행 경험 확대와 함께 동남아 외식 체인점이 늘어나고 소비자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최근 백화점, 할인점, 편의점 등 유통업체에서도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메뉴가 접목된 다양한 가정간편식(HMR)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와 함께 동남아 등 에스닉 소스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동남아 소스 시장은 최근 3개년 평균 30% 이상 성장률을 보이며, 지난해에는 닐슨 데이터 기준으로 약 3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30% 가량 커졌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쌀국수소스와 팟타이소스는 지난 해에는 전년 대비 각각 8배, 16배 커졌다. CJ제일제당은 백설 아시안누들 소스 2종을 앞세워 고(高)성장 중인 에스닉 소스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에스닉 소스 시장의 대부분 제품들이 딥소스·피시소스· 두반장과 같은 기초 소재형 소스 중심으로 형성돼 있어, 소비자가 직접 동남아 요리를 해먹으려면 향신료를 따로 구하거나 여러 조미를 가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CJ제일제당이 출시한 백설 아시안누늘 소스는 면과 소스만 있으면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현지 요리의 맛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CJ제일제당은 소비자 편의성과 요리의 완성도를 동시에 높이기 위해 철저히 ‘현지의 맛’을 그대로 살리는 데 집중했다. 백설 쌀국수소스는 베트남 호치민 현지 비법을 그대로 재현한 제품으로, 진한 소고기 양지육수와 레몬 그라스로 깊은 맛을 살렸다. 백설 팟타이소스는 코코넛슈가와 타마린드로 달콤새콤한 맛을 더하고 피쉬소스로 감칠맛을 내, 태국 방콕 현지의 맛을 살렸다. 또한 메뉴 특성에 맞는 향미유와 원물을 사용해 현지 특유의 풍미를 더욱 끌어올렸고, 최소 살균기술을 적용해 소스 고유의 신선한 풍미를 더욱 살리고 상온에서 9개월 이상 유통이 가능하도록 했다. 가격은 대형마트 기준 6680원이다.김다영 CJ제일제당 K-소스마케팅담당 부장은 “동남아 음식 경험 증가로 현지 메뉴 고유의 맛과 향을 살린 현지식 메뉴에 대한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아시안푸드 전문 셰프의 레시피로 로컬 맛집의 미식 경험을 집에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소스들을 추가로 출시해 라인업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콘텐츠를 넘어 서비스로”..홈스쿨링 진출한 SK브로드밴드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김혁 SK브로드밴드 세그먼트트라이브장(상무)이 12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Btv 신규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혁 SK브로드밴드 세그먼트트라이브장(상무)이 12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Btv 신규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끼리끼리 경쟁하는 시대가 끝났고 망을 넘어 공간으로 콘텐츠를 넘어 서비스로 가야 합니다. SK브로드밴드가 지난해 ‘애자일(Agile, 민첩한)’ 조직을 도입한 것도 같은 취지죠.”김혁 SK브로드밴드 세그먼트트라이브장(상무)은 12일 IPTV 신규 서비스를 발표하면서 자신을 족장(Tribe)이라고 소개했다. 고객을 다인가구, 베이비키즈가구, 1인2인가구, 시니어가구 같은 세그먼트로 나누고 누구든 꼭맞는 기술을 통해 꼭맞는 라이프를 완성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김 족장 밑에는 세그먼트별 서비스 기획과 마케팅을 담당하는 분대(squad)가 있다.▲‘플레이송스 홈’ 화면▲‘플레이송스 홈’ 교구들. 교구재 제작에는 이스라엘의 명품 악기사인 할릴릿(Halilit)이 참여했다.이날 공개한 베이비키즈가구를 위한 △교구와 함께 제공되는 tv용 음악놀이 통합발달 교육 프로그램 ‘플레이송스 홈(0~만3세)’과 △ 좀 더 큰 유아를 위한 ‘뽀로로TV 놀이교실’은 TV로 엄마·아빠와 함께 하는 홈스쿨링 프로그램이다. ‘플레이송스’는 11년간 압구정 등 강남 엄마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음악놀이 프로그램으로, 김태희, 서태지 등 유명 연예인들이 자녀를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1회 교육에 4만 원 정도 되는 교육비가 부담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SK브로드밴드가 IPTV용(플레이송스 홈)으로 출시하면서 교구 포함 가격을 월 3만8500원(부가세포함, 6개월 23만1000원, 총 5단계. 각단계별 판매가)으로 다소 낮췄다. 김혁 상무는 “오프라인 교육비의 25~30% 정도”라면서 “오프라인은 1주일에 한 번 가서 교육받지만 ‘플레이송스 홈’은 집에서 매일매일 원할 때 교육 과정을 이수할 수 있다. 창작 활동도 많아서 그 이하로 낮추기 어려웠다”고 말했다.▲살아있는 동화 2.0에서는 아이뿐 아니라 엄마, 아빠 얼굴을 스마트폰으로 찍어 TV로 보내면 동화의 스토리에 맞게 가족 얼굴 표정(동화 속 캐릭터)이 20가지로 변한다.▲‘살아있는 동화 2.0’에서는 가족 얼굴 스티커도 만들수 있다.▲SK브로드밴드의 키즈 서비스 ‘살아있는 동화’에는 SK텔레콤의 ‘3D 안면인식 기술’, ‘실시간 표정 자동생성 기술’ 등이 적용돼 있다. 동화 속 캐릭터 얼굴 위치를 빠르고 정교하게 추적해 3D로 분석된 아이나 엄마 얼굴로 덧씌우는 게 가능하다.SK브로드밴드는 △동화 속 캐릭터에 아이와 엄마·아빠가 들어가 역할놀이를 하고 동화 줄거리에 따른 아이 표정을 담아 스티커나 이모티콘으로 만들 수 있는 ‘살아있는 동화 2.0’도 선보였다.◇SK텔레콤의 특허기술 11건 접목된 ‘살아있는 동화’ ‘살아있는 동화’에는 SK텔레콤의 3D 안면인식 기술’, ‘실시간 표정 자동생성 기술’ 등이 적용돼 있다. 전진수 SK텔레콤 미디어랩스장(상무)은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 한 장으로 3D모델을 만든뒤 동화 속 줄거리에 따라 다양한 표정을 만드는 기술을 엔진이 갤럭시S 초기 모델인 저사양 셋톱박스에서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살아있는 동화에 적용된 기술 중 11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T리얼플랫폼 전체로는 60건의 특허를 갖고 있다”며 “경쟁력을 더 키우면 수출까지 가능한 기술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SK텔레콤의 정밀얼굴인식과 분할기술. ‘살아있는 동화’에 접목됐다.▲기자들에게 설명하는 전진수 SK텔레콤 미디어랩스장(상무)◇고객과 속도에 집중..분기별로 평가 받는다이날 SK브로드밴드는 △홈트족을 위한 건강관리 TV앱 ‘B tv x FITDAY(무료)’ 및 △음성 중심 리모컨 ‘보이스틱’도 선보였다. ‘보이스스틱’은 1인가구2인가구를 위한 것으로 소주 잔을 들듯이 리모컨을 들면 말로 편하게 채널을 돌릴 수 있다. 여기서 ‘아리아’ 같은 호출어는 필요 없다.김혁 상무는 “살아있는 동화같은 서비스가 뽀로로에 이어 키즈 카테고리 2위를 차지하는 등 콘텐츠를 넘어 서비스에 대한 고객 니즈를 확인했다”며 “누워서도 말로 되는 리모컨 ‘보이스틱’에 대한 호불호는 있지만 음성검색 이용률의 가파른 상승세를 고려해 출시를 준비 중이다. 고객과 속도에 집중한다. 분기별로 평가받는 저희의 1년은 남들의 4년”이라고 말했다.
- [전문]나경원, 취임 후 첫 교섭단체대표연설
-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2일 취임 후 첫 교섭단체대표연설에 나서 문재인 정부를 향해 날선 비난을 쏟아냈다. 소득주도성장정책과 기업의 규제책을 언급, 정부의 겅제정책을 ‘헌정 농단’으로 규정했고, 외교정책은 “반미, 종북에 심취했던 이들이 이끄는 ‘운동권 외교’”라 혹평했다. 나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의 자유를 다시 세우겠다”면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초당적 원탁회의 개최 △국론통일을 위한 대통령과 각 원내교섭단체의 대표 및 원내대표 등 7자 회담 개최 △부동산 가격공시 관련 법률 등 국민부담 경감 3법 개정 등을 제안했다.다음은 연설문 전문이다.무너지는 헌법 가치,국민과 함께 지켜내겠습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문희상 국회의장님을 비롯한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나경원입니다. □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리고자 합니다.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로 숨조차 마음껏 쉬지 못하는 국민 여러분우리 아이들이 미세먼지로건강이 나빠지지 않을까미안하고 안쓰러워하시는 국민 여러분죄송합니다. 일거리를 구하지 못해 인력시장을 뒤로하고무거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와야 하는 근로자 분들,가족처럼 사랑했던 종업원을 내보내고한산한 골목에서 텅 빈 가게를 지켜야 했던 자영업자분들죄송합니다.올해도 취업의 문턱을 넘지 못해 부모님께 늘 죄송해야만 하는 청년 여러분들죄송합니다. 국민 여러분.정치의 본질이란 책임과 해결입니다. 문제가 있으면 책임지는 것이 정치고또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정치입니다. 맞습니다. 지금 정부는 문재인 정부입니다.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이 집권여당입니다. 하지만 그 흔한 유감 표명도 찾아보기 힘든,오만과 무능과 남탓으로 점철된 문재인 정부이기에제1야당의 원내대표로서또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으로서제가 국민 여러분께 대신 사과드리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지난 70여년의 위대한 대한민국의 역사가좌파정권 3년 만에 무너져내려가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보다 더 잘할 것이라는 말로 시작했지만언제부터인가 모든 책임을 자유한국당에 전가하고이제는 자유한국당도 그랬다며 두루뭉술 넘어가려 합니다. 위선과 모순의 정부입니다. 그 결과 한강의 기적의 역사가, 기적처럼 몰락하고 있습니다.한미동맹은 붕괴되고 있고,경제는 얼어붙고,산업 경쟁력은 급속도로 추락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땅의 자유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습니다. 힘겹게 피와 땀과 눈물로 쌓아올린 이 나라가무모하고 무책임한 좌파정권에 의해 쓰러져가고 있습니다. □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위헌입니다.여기저기서 “먹고 살기 힘들어 죽겠다”“지금껏 이렇게까지 힘들었던 적이 없었다”는 한탄이 쏟아집니다.성장 동력은 꺼졌고, 힘든 사람들은 더 힘들어졌습니다.일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습니다.이것이 문재인 정부가 내건정의롭고 공정한 경제입니까?소득주도성장의 실패는 자명합니다. 시장 질서에 정면으로 반하는정부의 인위적인 개입과 재분배 정책이고용쇼크, 분배쇼크, 소득쇼크로 이어졌습니다.최저임금 실패의 이유는 간단합니다.그만큼 임금을 줄 수 있는 소상공인이 많지 않습니다.그렇다면 결론은 해고, 실업, 그리고 소득 상실입니다.지난해 4분기 하위 20%인 1분위의 근로소득이 36.8%나 떨어졌다고 합니다. 최고의 복지인 일자리가 증발하는데 어떻게 국민들이 더 잘 살 수 있겠습니까?지난해 초, 연말이면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는 게바로 이 정부의 설명이었습니다. 결과는 어떻습니까? 최근 글로벌 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2019년도 한국경제성장률을 2.1%로 대폭 낮췄습니다.OECD 역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습니다.지난 20세기 실패한 사회주의 정책이오늘날 대한민국에서 부활하고 있습니다.베네수엘라의 현실을 두 눈으로 보고도그 길을 쫓아가고 있습니다.시장은 불공정하고, 정부는 정의롭다는망상에 빠진 이 좌파정권이 한국경제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세금은 국민 호주머니에서 나오는국민의 땀과 노력의 결정체입니다. 누구든 대통령이 되기만 하면 마음대로 쓰라고 주는 쌈짓돈도 아니요,선심 쓰듯 나눠주라고 주는 쿠폰도 아닙니다.공정하게, 합리적으로, 최대한 아껴 써야 하는 돈입니다.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세금 퍼주기 ’로자신들의 경제 실정을 가리기에만 급급합니다. 제멋대로 예비타당성 면제로전국에 낭비성 예산을 퍼붓습니다. 여당 소속 지자체장들은현금 나눠주기에 골몰합니다. 과도한 ‘세금 쥐어짜기’도 시간이 지날수록 더해갑니다.문재인 정부 들어 매년 세금을 25조 안팎씩 더 걷고 있습니다.분노하셔야 합니다. 국민들께서 이 세금 퍼주기 중독을 멈춰 세워주십시오. 일자리 정책은 어떻습니까?5400억도, 5조 4천억도 아닌 무려 54조를 썼습니다. 국민 한 사람당 100만원씩 쓴 것이나 다름없습니다.하지만 결과는 19년만의 최악의 실업입니다. 경제 살리기에는 정도(正道)만이 있을 뿐입니다.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고, 소득은 시장에서 얻습니다.일자리를 늘리고 싶으면 기업을 자유롭게하고국민의 지갑을 두텁게 해주고 싶다면시장을 활성화시키십시오. 국민에게, 기업에게, 그리고 우리 경제에‘자유’를 허락하십시오. 우리 헌법은 개인과 기업의 자유와 창의를 우선으로 하고 있습니다. 제발 우리 헌법대로, 헌법에 적힌대로만 하십시오.문재인 정권의 경제정책은 위헌입니다.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정면으로 무시하는 ‘헌정 농단’ 경제 정책입니다. 특히 지금 가장 걱정해야 할 세대는 바로 40대 이하 청년, 청소년입니다. 현 정부 들어 국민연금 고갈 시점이 2057년으로3년 더 앞당겨졌습니다. 10년만에 수익률 마이너스마저 기록했습니다. 사학연금은 2040년,노인장기요양보험은 2022년에 고갈됩니다. 바로 지금열심히 땀흘려가며 세금을 내는40대 이하 청년, 대학생, 청소년들의 노후가이 정권 하에서 흔들리고 있습니다. 합계출산율 0.98명 시대.미래가 불투명한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고 있습니다.문재인 정부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더욱어둡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니 먹튀 정권, 욜로 정권, 막장 정권이란 이야기를 들어도전혀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임기 후 대한민국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것입니까?정권을 위한 정부입니까, 국가를 위한 정부입니까?특정세력을 위한 대통령입니까, 국민을 위한 대통령입니까?□ 가짜 비핵화로 얻은 것은 한미훈련 중단뿐입니다.지난 2월 28일, 우리는 확인했습니다. 북한은 핵 폐기 의지가 없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 동안 북한의 협상은핵폐기가 아닌 핵보유를 위한 것입니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은근슬쩍 대북제재를 무력화시키려 합니다. 미국이 영변 외 핵시설을 꺼내자바로 협상은 결렬됐습니다. 이번에 종전선언까지 가능하다던 청와대 측의 ‘김칫국’ 발언들이 참으로민망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그 동안 분명히대한민국이 생각하는 비핵화와 북한이 생각하는 비핵화가 다르지 않다고말해왔습니다. 그렇다면 묻겠습니다.무늬만 핵시설 폐기와대북제재 무력화가바로 문재인 정부의 생각입니까?북한의 비핵화가 아닌,조선반도 비핵화가문재인 정부의 비핵화 플랜입니까?우라늄 농축과 핵시설 재가동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늘북한이 비핵화에 적극적이라고 설명해왔습니다. 속은 겁니까, 아니면 그렇게 믿고 싶었던 것입니까?알면서도 국민을 속인 것 아닙니까?진짜 비핵화라면자유한국당도 초당적으로 돕겠습니다. 하지만 가짜 비핵화라면결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북한 비핵화에 진전이 없다면우리가 우위에 있는 감시정찰 능력을 스스로 포기한 군사 분야 부속합의서는 우리에게 독이 될 뿐입니다.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 지명은 더 심각합니다. 김 후보자는 사드 배치 당시“나라가 망한다”며 반대했습니다. 대북제재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사드, 대북제재가 싫다는 문재인 정부의 본심이 드러난 것입니까?최근 미국을 방문한 저는,미 펠로시 하원의장으로부터북한이 비핵화(Denuclearization)는 하지 않고, 대한민국의 무장해제(Demilitarization)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코리 가드너 미 상원 동아태소위원장은,북한의 변화가 없는데도 남북경협을 서두르는 한국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이 와중에 문재인 정부는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를 운운하고 있습니다.한미간 엇박자가 점차 심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키 리졸브, 독수리 훈련에 이어 을지프리덤가디언훈련까지 종료됐습니다. 한미동맹의 살아있는 증거인 3대 훈련이모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 것입니다. 핵심 훈련이 없는 동맹이 존속 가능합니까?저는 사실상 한미 양국이‘별거’ 수순으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참으로 걱정스럽습니다. 별거 상태가 언제 이혼이 될지 모릅니다. 한미동맹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반미, 종북에 심취했던 이들이 이끄는‘운동권 외교’가 이제 우리 외교를반미, 반일로 끌고 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입니다.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정책은 원인과 결과,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지 못하는 위험한 도박일 뿐입니다.이제 그 위험한 도박을 멈추십시오.외교안보라인 전면 교체가 시급합니다.청와대 안보실장, 외교부 장관, 국정원장을 교체하십시오.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십시오. 북한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옹호와 대변이제는 부끄럽습니다.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듣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잘못을 시인하는 용기가 필요한 때입니다.경제와 안보라는 국가의 축이 흔들리는 동안문재인 정부는 오로지 ‘적폐청산’에만 집착했습니다.자신들은 깨끗하고 정의롭다고 해왔습니다. 더 하면 더 했지, 덜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불법 사찰과 블랙리스트 의혹은 이 정권의 추악한 민낯을 보여줬습니다. 남이 하면 블랙리스트, 내가 하면 체크리스트입니까?한 초선의원이 막대한 예산과 정책을 어떻게 그렇게 쉽게 주무를 수 있었겠습니까?국가채무조작은 세상물정 모르는 사무관 탓이라고 합니다.딸 부부의 해외 이주 의문을 제기하자해명은커녕 화를 냈습니다. 이 정부가 적폐청산이라는 과거와의 싸움에만 매달린 동안,우리 민생은 완전히 파탄 났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시급한 민생문제가 무엇입니까?바로 미세먼지입니다. 미세먼지 30% 저감을 공약했던 문재인 정부는도대체 지난 기간 동안 무엇을 했습니까?탈원전은 또 어떻습니까?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과 수주 경험을 갖고도,먼저 탈원전을 외치는 대한민국을,전 세계가 의아한 눈빛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력 수급 불안으로 산업 전반이 흔들립니다. 전기료 인상은 불 보듯 뻔합니다.원전 산업은 붕괴되고, 학계마저 침체됐습니다. 그야말로 백해무익입니다. 탈원전의 쌍둥이 민생파탄 정책이 바로금강, 영산강 보 철거입니다. 보의 수자원 관리 및 홍수·가뭄 예방 효과는 수치와 통계, 그리고 경험으로 입증된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이 정부는 애초부터‘무조건 해체’라는 정답을 정해놓고국가시설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미세먼지, 탈원전, 보 철거,문재인 정부가 좌파 포로정권이라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미세먼지, 중국의 영향이 절대적입니다. 하지만 북한이 중국에 많은걸 의존하고 있으니이 정부는 중국에 당당하지 못한 것입니다. 탈석탄으로 미세먼지를 줄여야 하는데탈원전 세력에 발목잡혀 있습니다. 보 해체를 주장해 온좌파단체, 시민단체에 정부 정책이 휘둘리고 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강성노조에 질질 끌려 다니는 이 정부는노동개혁을 시작도 못했습니다. 명백한 법외 노조인 전교조에대한민국 교육이 좌지우지 됩니다. 사드, 밀양 송전탑, 제주 해군기지,광우병, 쌍용차 집회 등불법·폭력 시위 관련자들을 3.1절 특사로 풀어줬습니다. 참여정부 당시 불법 노조활동으로 해직된 전공노 조합원을복직시켜주겠다고 합니다. 도대체 왜 그렇겠습니까?바로 문재인 정부가강성귀족노조, 좌파단체 등정권 창출 공신세력이 내미는 촛불청구서에 휘둘리는 심부름센터로 전락했기 때문입니다.지지층 이탈과 내부 반발에도 불구하고우리 당이 요구했던한미FTA 추진과 이라크 파병, 제주해군기지를과감하게 수용했던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려보십시오.문재인 대통령은 좌파단체, 강성노조의 눈치만 볼 것이 아니라과감하게 잘못을 시인하십시오.결단이 필요합니다. 용기가 필요합니다. □ 삼권분립이 무너지고 있습니다.경제, 안보, 민생이 무너져 내리는 가운데이제는 우리 민주공화정의 기본 뼈대인삼권분립도 위협받고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문재인 정권이 댓글공작과무관하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과거 국정원 댓글 아이디 300여 개드루킹 댓글 아이디는 2,300개국정원 댓글 27만여 건드루킹 댓글은 8천만 건규모, 치밀성, 효과 모든 측면에서 압도적으로 무시무시한 드루킹 댓글 공작입니다. 현직 경남지사가 구속될 정도로 심각한 범죄입니다. 그런데 1심에서 유죄판결을 내린 판사는이 정권이 앞세운 검찰에 의해 기소됐습니다.적폐청산이라는 미명하에 이뤄지는명백한 보복입니다.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수호하기 위한최후의 보루는 바로 사법부입니다.이런 사법부를 탄압하고 공격한다는 것은사실상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입니다.정권에 반하는 판결을 내린 법관을탄핵시키겠다는 정당이 정상적인 민주정당입니까?검찰을 앞세워 법관을 기소하는 정권이진정 자유민주주의 정권입니까?사법부만큼이나 중립과 공정이 철저히 요구되는 기관이바로 선거관리위원회입니다.선거의 심판이 되어야 할 선관위원에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신을 내리꽂았습니다. 오직 총선 밖에 안 보이는 문재인 정권 같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어이 사법부와 선관위를 모두정권 하수인으로 만들고야 말겠다는 것입니까?의회민주주의 파괴도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청문보고서가 끝내 채택되지 못한의혹덩어리 장관 후보자의 임명 강행은이제 문재인 정부에서는 일상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연이어 개최될 청문회에서또 어떤 기상천외한 답변들과여당의 엄호성 질의를 볼 수 있을지기대될 정도입니다.국민 여러분,자유한국당은 경제, 안보 등 국정의 총체적 난맥속에서더 이상 국회를 방치할 수 없어 3월 국회 소집을 요청했습니다. 국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미세먼지에 대한초당적 대처를 물론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연장, 주휴수당 조정과 최저임금제 개선 등 민생문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국회 문을 열자마자 민주당은 사상 초유로 게임의 룰인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으로 강행처리하겠다며 다시 국회를 파행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전 세계 두 나라에만 있는매우 독특한 제도입니다.모두 의원내각제 국가입니다. 대통령제 국가에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것은짝이 맞지 않는 옷을 입는 모양입니다.결국 의회는무소불위의 제왕적 대통령을견제하지 못합니다. 민주당 주장과 달리의원수 확대도 불가피합니다. 독일의 경우, 지난 2017년 총선 결과당초 598석의 의원정수에서 무려 111석이 증가하여총 709석까지 늘어났습니다. 표심 왜곡의 위헌 논란 소지도 있습니다. 정당간의 야합 투표도 가능합니다. 한마디로 민주당의 2중대, 3중대 정당의 탄생만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내각제에 가까운 권력 구조 개선을 위한원 포인트 개헌이 함께 추진되지 않는 한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담은 선거제 개편은 사실상 의회 무력화 시도입니다. 의회 민주주의 부정입니다. 결코 용납될 수 없습니다. 자유한국당은국회의원 숫자를 270명으로 줄이고,비례대표제를 완전히 폐지하겠습니다. 국회의원 숫자는 줄이고대신 국회가 더 열심히 일하라는 것이우리 국민의 준엄한 명령입니다.정당 민주화가 사실상 실현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비례대표제는계파보스간의 밀실공천과 밥그릇 나눠먹기로 전락하기 일쑤입니다. 유권자의 정확한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직접선거의 원리에 위배될 소지도 있습니다. 차제에 비례대표를 폐지하고그를 지역구 숫자 조정에 사용하여지역구 의원의 대표성을 강화하겠습니다. 과소, 과다 대표의 문제를 해소하겠습니다. 비례대표제의 장점과 순기능은 개혁공천을 통해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 녹여낼 수 있습니다. 여성후보 공천 30%의 현행 권고 규정을 강행 규정으로 바꾸겠습니다. 내 손으로 직접 뽑는 국회의원이 좋은지, 정당이 알아서 정해주는 국회의원이 좋은지, 직접 국민들께 물어보십시오.지역구 조정 등이 필요한 선거제 개편은아무리 의회 질서가 강대강으로 치달아도반드시 합의에 의해 통과되어 왔습니다.패스트 트랙은사상 초유의 입법 쿠데타, 헌정 파괴입니다.다른 야당들에게도 간곡히 호소합니다.당장 얻는 의석수에의회민주주의의 정신과 권력 분립이라는 헌법적 가치를결코 포기하지 마십시오.지금 야당들은집권여당에 의해 철저하게 이용당하고 있는 것입니다.선거제 개편을 미끼로,좌파독재법안을 통과시키려는 것입니다. 내년에 여당이 단독 과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이면,선거제 개편 논의는 백지화될 것이며,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결국 야당들을 또 이용하려고 들 것입니다. 우리 모두 솔직해집시다.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의원정수의 무한 확대와극심한 다당제를 초래한다는 것!결국의원정수는 300석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불문의 헌법정신에 반한다는 것을 고백합시다. □ 자유민주주의가 부정되고 있습니다.자유가 없는 민주주의는 자칫 권위주의와 독재, 전체주의로 귀결될 수 있다는 것이지난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입니다. 국민의 기본권이 보장되지 못하고표현의 자유 등이 억압당하는 민주주의란결코 본연의 민주주의가 될 수 없습니다.실제 수많은 독재, 전체주의 체제가 겉으로는 민주주의를 내걸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단순한 민주주의가 아닌반드시 ‘자유 민주주의’를 추구해야 하는 것입니다.그런데 이 정부에서는 자유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HTTPS 접속 차단은 또 웬 말입니까?이제 국민들의 인터넷 접속까지 들여다보겠다는 것입니까?조지 오웰 <1984>의 전체주의 자기검열 시대를 열겠다는 것입니까?아이돌 외모 규제에서는 두 눈과 두 귀를 의심했습니다.장발, 미니스커트 단속의 부활입니다.기업인들은 현 정권의 눈치를 보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정부여당은 상법 및 공정거래법을 고쳐서기업에 더 강한 족쇄를 채우려고 하고 있습니다. 스튜어드십 코드를 강제 도입해국민연금을 무기삼아기업 경영에 개입하려고 합니다. 기업의 자유는 뺏고 희생만 강요하는강탈 정권, 착취 정권입니다. 한편, 우리 국민들의 표현의 자유는 어떻습니까?역사를 왜곡하면 형사 처벌을 하겠다고 합니다.불편한 진실을 말하면 ‘가짜뉴스’로 폄훼합니다.좌파독재는 명백한‘진짜뉴스’입니다. 비판적 논조의 언론은 ‘수구 언론’으로 매도합니다.국민의 입을 막고국민의 머릿속까지 통제하겠다는 것입니까?빅브라더에 이어 ‘문브라더’라는 말이 나올까 염려됩니다. 중국의 동북공정, 일본의 독도 왜곡만큼이나우려스럽고 위험한 것이 바로 문재인 대통령의 역사공정입니다.2019년 대한민국 대통령의 입에서 빨갱이가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이제 우리 국민들은 상대에 누명을 씌우기 위한 잘못된 색깔론에 더 이상 휩쓸리지 않습니다. 종북을 종북이라고 말하면 친일입니까?북한 체제에 비판적인 사람은 친일파입니까?여전히 7~80년대 세계관에 갇혀 운동권식 정치, 국민 갈라치기 정치로좌파 이념독재의 쇠말뚝을 박겠다는 심산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결국 자신들만이 오직 선이요 정의며,모든 반대세력을 악과 불의로 규정하는이분법과 선민의식에 찌든 정권입니다. 사상독재, 이념독재, 역사독재입니다. □ 대한민국의 자유, 다시 세우겠습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자유한국당은 지난 2월 27일 전당대회를 통해 신임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함으로써새로운 출발을 알렸습니다.이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그저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습니다.제1야당으로서산적해 있는 민생 문제 해결과국민의 자유 회복을 위해 나서겠습니다. 저희당 소속 의원님들 한 명 한 명마다자신의 전문성과 애국심을 십분 발휘하여이 정권의 문제점을 짚음은 물론이 나라가 필요로 하는 대안을 제시하겠습니다.비판을 위한 비판,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이유와 논리가 있는 비판, 대안이 있는 반대를 하겠습니다.그런 의미에서 자유한국당은다음과 같은 제안을 드립니다. 첫째,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초당적 원탁회의 개최를 제안합니다. 소득주도성장 실패의 책임이 있는 사람들 대신,전문성을 갖춘 경제부처와 여야 정당들이 모여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을 모색하겠습니다.정치가 아닌 정책의 관점에서 논의하겠습니다. 둘째, 국민부담 경감 3법을 제안합니다. 부동산 가격 공시에 관한 법률 개정과 지방세법 개정으로,무분별한 공시지가 인상을 막고,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통해신용카드 소득공제 폐지를 막겠습니다.국민의 세 부담을 덜어드리겠습니다. 셋째, 국론통일을 위한 7자 회담을 제안합니다.대한민국 대북정책이 혼란과 실패를 거듭한 이유 중 하나가바로 국론의 분열, 남남갈등입니다.우리가 생각을 모으지 못했는데어떻게 북한을 상대하고 미국, 일본, 중국을 설득하겠습니까?대통령과 각 원내교섭단체의 대표 및 원내대표로 구성된 7자 회담을 통해 대북정책에 대한 이견을 좁히고일관성 있는 통일 정책을 마련해야 합니다.넷째, 자유한국당이 직접 굴절 없는 대북 메시지 전달을 위한 대북특사를 파견하겠습니다. 정말 북한이 비핵화에 나선다면담대하고 획기적인 대북 지원에 나서겠다고직접 김정은 정권에 전하겠습니다. 다섯째, 동북아-아세안 국가들로 구성된대기오염 물질의 장거리 이동에 관한 협약을 맺어야 합니다. 미세먼지로 고통 받는 아시아 국가들이 많습니다.우리가 이니셔티브를 쥐고 주변국과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합니다. 여섯째,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권력 분산 원포인트 개헌을 제안합니다. 대통령에 너무 많은 권력이 집중돼 있는 점이결국 반복되는 정권 차원 폐단들의 근본 원인입니다.선거제 개편을 넘어,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원 포인트 개헌이 해답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 상임위 국정조사·청문회를 제안합니다.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는 각종 비리와 부패를국회 차원에서 조사하고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만약 이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결국 특검 도입이 불가피할 것이고이마저도 막힌다면전 국민적 투쟁이 확산될 것입니다.자유한국당은 상임위-특검-국민투쟁이라는3단계 투쟁을 펼쳐나갈 것입니다. □ 국민 여러분, 위대한 대한민국을 함께 지켜주십시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위대한 대한민국은결코 쉽게 세워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국민 여러분들도 잘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이 위대한 대한민국이좌파정권에 의해 무너지고 있습니다. 국민을 편 가르는 정치,당장의 인기에만 집착하는 정치, 정의의 논리를 독점하며 상대를 악으로 규정하는 정치,과거에 얽매여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는 정치,동맹의 소중함과 역사의 교훈을 외면하는 정치,바로 그런 정치가 이 나라를 뿌리째 흔들고 있습니다.최근 남대문 시장에서 만난 상인은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들고 일어나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공주보에서 만난 농민은“물과 돈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은 그 자리에서 당장 내려와야 한다”고 하셨습니다.요즘 인터넷을 보면 20대들이 “투표로 보답하겠다”며이 정부에 대한 불만을 토해내고 있습니다.저도 놀랐습니다.이렇게까지 민심이 싸늘할 줄은 몰랐습니다. 국민 여러분.저는 저 스스로에게왜 정치를 하는지 묻곤 합니다. 제 대답은 한결 같습니다.우리 아이들이 더 나은 세상에서 살기를 바라는 마음그것이 제가 정치를 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이대로라면,대한민국 현대사 최초로아이들이 부모세대보다 더 힘든 세상을 살아가야 될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더 암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절대로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됩니다. 자유한국당이 마지막까지 이 땅의 자유를 지키겠습니다.국민 여러분이 마음껏 숨 쉴 수 있는 자유,일하고 싶으면 일할 수 있는 자유,마음껏 정권을 비판해도 불안하지 않을 자유,값싸게 전기를 쓸 수 있는 자유,올바르고 균형 잡힌 교육을 받을 자유,북핵 위협과 안보 불안으로부터의 자유,감시와 통제로부터의 자유를 지키겠습니다.그리고 국민의 자유를 수호할우리 헌법 가치를 지키겠습니다. 국가적 위기와 고비마다이 나라를 지켜주신 위대한 국민 여러분,자유한국당을 지켜봐주십시오.열심히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인터뷰] 뷰티 컨슈머 전문 인사이터, 박소윤 레모네이드앤코 대표
- 박소윤 대표가 지난 5일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다양한 브랜드 전략과 향후 사업 계획 등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이데일리 뷰티in 문정원 기자]인사이트(통찰력)가 중요한 시대다. 특히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 정확하게 분석하고 새로운 전략을 수립해 빠르게 전개해야 하는 마케팅&리서치, 브랜드 컨설턴트의 세계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박소윤(47) 레모네이드앤코 대표는 화장품, 패션, 유통 등 일반 소비자를 주요 고객으로 하는 B2C 기업들에게 브랜드 마케팅 컨설팅을 하고 있는 컨슈머 인사이트 전문 컨설턴트다. SK2, 아모레퍼시픽, 나이키, 언더아머, NC백화점 등 지난 20여년 동안 그녀가 성공시킨 신규, 리뉴얼 브랜드는 손으로 다 꼽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박 대표의 이 같은 화려한 경력은 소비자들의 니즈와 변화, 습성을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끌어내고 파악하는 그의 동물적인 감각과 인사이트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이데일리]는 지난 5일 레모네이드앤코(Lemonade&co)의 사무실이 있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카페에서 박소윤 대표를 만나 그가 컨슈머 인사이트 컨설턴트(CONSUMER INSIGHT CONSULTANT)로서 만들어 온 다양한 브랜드 전략 이야기와 향후 사업 계획 등에 대해서 들어봤다.- 레모네이드앤코(Lemonade&co). 상호가 흥미롭다.“레모네이드의 어원을 살펴보면 미국에서 레몬은 못생기고 맛도 시고 굉장히 쓸모없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레몬을 잘게 잘라서 소다, 시럽 등을 넣었을 때 레모네이드란 맛있는 음료로 변한다. 이처럼 클라이언트가 자기들이 풀 수 없는 고민, 즉 레몬을 가져올 때 미국에서 레모네이드가 탄생한 것처럼 우리가 클라이언트의 풀리지 않는 고민을 다양한 인사이트와 분석, 전략을 통해 성공 솔루션을 제안하겠다는 비유적 의미를 갖고 있다.”“기본적으로 마케팅, 리서치 전문 기업으로 보면 된다. 여타 동종 기업과 달리 포커스 그룹 디스쿠션(FOCUS GROUP DISCUSSION)을 통해 인간이 말을 하는 버벌텀을 분석한다. 소비자에 대한 통계적인 데이터와 버벌텀, 이미지 분석, 관찰을 통해 인사이트를 얻어내고 있다. 이 인사이트를 통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제안, 실행하고 있다.”- 화장품, 패션 브랜드의 전략 성과가 눈에 띈다.“국내외 주요 화장품, 패션 브랜드의 마케팅 및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담당했다. 국내 화장품 대표 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의 주요 브랜드와 신제품 커뮤니케이션 전략, SK2(P&G) 남성 화장품 등 다양한 화장품 브랜드의 전략을 수립, 실행했다.”“SK2의 남성 화장품 한국 런칭 때는 P&G 아시아본사가 직접 저를 지정해 한국 런칭 전 3년간 전속 담당으로 역할을 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인사이트를 뽑기 위해 관찰이란 기법을 사용한 적이 있다. 남자들이 백화점에서 화장품을 구매하려고 할 때 여자 판매원 앞에 가면 100이면 100명의 귀가 빨개지는 것을 관찰했다. 남자들이 자신의 피부상태에 대해 여자 판매원들에게 얘기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것이었다. 이에 매장에 들어오는 남자 고객들에게 전단지를 하나 줘서 1차적으로 시선을 돌리게 해 남성들이 부담 없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피부에 상태에 얘기하고 제품에 대한 문의를 할 수 있도록 제안했다.”박소윤 대표가 지난 5일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다양한 브랜드 전략과 향후 사업 계획 등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유통분야에서도 성과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여러 개의 프로젝트가 있지만, 이랜드 계열사인 NC백화점 리뉴얼 및 신규 런칭점에 대한 전략 수립 사례가 기억에 남는다. 전략의 핵심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었다. 첫 번째 모델이 된 곳이 송파점이었는데, FGD(FOCUS GROUP DISCUSSION) 기법을 통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을 했고 그에 맞춘 편의시설과 부대시설 등 구축 등 지역에 맞는 리뉴얼 전략을 제안했다. 리뉴얼 후 매출이 3배가 성장하는 결과를 낳았다. 송파점 사례를 통해 전국지점으로 상권별 리뉴얼 전략 및 신규 런칭전략이 확대됐다.”- 사업 외에 대학에서 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많은 사람들이 한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일을 오래하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질 때가 있는데, 나도 그랬다. 그때 박사를 시작했다. 우연한 기회에 어떤 모임에 갔는데 경희대 경제학 박사로부터 강의 제안을 받았다. 특강이 아닌 정규 강의를 제안했다. 그 계기로 6년 전에 박사를 시작하면서 운 좋게 마케팅 원론 강의를 시작하게 됐다. 마케팅이 철학이 아니다 보니까 실무경력과 이론을 적절히 믹스해서 강의하다 보니 학생들의 반응이 좋았다. 지난 6년 동안 강의 평점이 10점 만점에서 9점을 안 넘은 적이 없다. 개인적으로 강의에 대한 일적인 즐거움도 느낄 수 있게 됐고, 피칭에 대한 욕심도 생겼다. 현재 즐거운 마음으로 열정을 다해 강의를 하고 있다.”- 사업을 하면서 꼭 지키는 원칙이 있나.“한 가지가 있다. 고정 클라이언트의 경우 오랜 시간 동안 담당자가 변경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에게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참신하지 않고 고여 있는 물로 보여 지기 싫기 때문에 나 스스로 쇄신하기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 계속 쇄신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머물러 있는 사람이 아니라 늘 변화하고 쇄신하는 모습을 클라이언트에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 지금까지 지켜온 칙이고 앞으로도 끝까지 가져가려고 하는 원칙이다.”- 레모네이드앤코(Lemonade& co)만의 경쟁력을 꼽는다면.“마케팅 일을 같이 했던 사수가 좋은 마케터가 되기 위한 세 가지에 대해서 얘기했던 적이 있다. 첫 번째가 이론적 배경, 두 번 째가 동물적 감각, 세 번 째가 고민하는 태도 이렇게 세가지였다. 이론적 배경은 공부하면 되고, 고민하는 태도는 ‘얼마나 전략적으로 영리하게 고민하느냐’로 좌우되는 데 자신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 습득이 가능하다. 전 이 두 가지와 더불어 약간은 타고 다는 부분이기도 한데 ‘동물적 감각’을 갖췄다고 생각한다.”“명함에 마케팅 리서처가 아닌 컨슈머 인사이터라고 저를 설명해놓고 있다. 컨슈머 인사이터라는 것은 소비자들을 바라볼 때 내가 재빠르게 임기웅변으로 끌어낼 수 있어야 하는데, 이는 다른 말로 ‘감’이 좋다라고도 할 수 있다. 스티븐잡스처럼 천재성은 아니지만 저희 업계 종사자들과 비교해서 그 고민이 많았기 때문에 이런 ‘감’을 더 갖고 있는 것 같다. 다시 말해 저는 소비자의 버벌텀을 연구하고, 행동에서 무언가를 뽑아내고, 그들이 가져오는 이미지를 해석하는 동물적 감각이 있다고 생각하고 이는 결국 레에네이드앤코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주변의 큰 회사에서 저 정도의 경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사나 대표급이다. 조직 구조상 이들의 인사이트가 클라이언트 프로젝트에 100% 반영되기 어려운 여건인 것이다. 하지만 레모네이드앤코는 1부터 100까지 제가 전부 관여하기 때문에 제 통찰력이 안들어가는 것이 없다. 이 부분이 클라이언트들이 가장 신뢰하는 부분이다.”박소윤 대표가 지난 5일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다양한 브랜드 전략과 향후 사업 계획 등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최근 마케팅 트렌드에서 언급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불확실한 것이 확실한 시대다. 말의 아이러니가 있지만, 너무 트렌드만 쫓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그런 맥락에서 ’다시 생각하자(RE-THINK)‘란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실패 했던 제품이나 상품 등을 모아놓은 ’실패박물관‘이란 곳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성공하는 몇 개의 아이템 외에 다수의 신제품이 실패한다. 실패의 요인이 다양할 수 있지만, 전략적으로 맞는 신제품일지라도 전술이 잘못돼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 이같은 실패작들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자라는 것이다. 과거의 실패작들이 이미 지난 것들이라고 치부하지 말고 이 실패작들이 새로운 시대와 전술을 만났을 때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미리 짐작할 수 없는 것이다.”“정확한 계획의 수립은 필수지만 우발적이고 우연적인 요소를 감안해서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창발적(팝업적)사고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At-home-try-on을 통해 와비파커는 당시 룩소티카라고 하는 거대한 골리앗과의 싸움에 승부를 던져 유명해진 스타트업 회사다. 이들은 런칭 초기에 물량이 동이 나지만 미처 품질 기능을 홈페이지에 넣지 못한 상태였다. 그래서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전화와 이메일을 통해서 이 상황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은 ‘매장으로 달려갈테니, 집으로 배달하지 않아도 된다’란는 반응을 보였다. 막 시작한 스타트업 브랜드에 쇼룸이 있을 리가 없었다. 그들은 이러한 EMERGENT한 상황에 ‘우리는 쇼룸이 없어요’라는 결정을 내리지 않고 창업자의 아파트의 부엌 식탁에 작은 쇼룸을 마련해 우발적 상황에 창발적으로 재치있게 대응했다. 정확한 계획도 물론 필요하지만, 이러한 유연한 대응 전략이 절실한 시점으로 본다.”- 마케팅 컨설팅을 받기 쉽지 않은 중소기업 관계자들에게 ‘이것만은 꼭 명심하자’란 조언을 한다면.“소비자들이 어떻게 느끼는지 알아야 한다. 구글 같은 경우 기술적인 것을 접목을 할 때 전문가의 시선이 아닌 사용자나 소비자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보기 위해 맥주를 한잔씩 마시기도 한다고 한다. 소비자 눈높이를 맞춘다는 것이다. 어차피 모든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봐야한다. 이를 위해 ’쇄신‘을 기본으로 깔고 소비자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소비자들의 불편한 상황(PAIN POINT)을 건드려주느냐가 성공의 축을 바꾼다.”-향후 계획이 궁금하다.“아직 사업적 포부를 구체적으로 말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 다만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오면서 선물 같은 의외성을 경험하고 있지만, 아직 ’기적‘이란 것은 보지 못한 것 같다. 진부하지 않은 동물적인 기적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싶다.”인터뷰 : 김재홍 편집장ㅣ 정리·사진 : 문정원 기자
- 드라마 '킹덤' 속 대모, 시신 빼돌려 피난길 오른 이유는?
- 지난 1월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스틸컷 (사진=연합뉴스)"3대 독자 귀하디귀한 내 아드님 시신에 털끝만큼이라도 손댔다간 가만두지 않겠다."지난 1월 첫 시즌이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의 대사 중 일부다. 양반댁 대모가 아들의 시체를 화장(火葬)하려는 현감에게 "양반을 함부로 대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이어 현감 옆에 서 있던 이방이 "맞습니다. 양반의 시신을 태운다면 지체 높은 분들의 반발이 심할 것입니다."라며 거든다.현재 한반도 북녘의 누군가처럼, 조선 시대의 최고 존엄은 단연 '양반'이었다. 극 중 밤이 되면 되살아나는 좀비들을 막기 위해 화장하는 것이 맞지만, 양반의 시신을 함부로 다룰 수 없으니 사건은 점점 미궁에 빠졌다. 결국 양반댁 대모는 화장하기로 결정된 아들의 시신을 빼돌려 피난길에 데려가기까지 한다. 왜 그랬을까? 왜 조선 시대 양반의 시신은 태울 수 없었을까?화장이 성행했던 고려…불교의 윤회 사상시체를 불에 살라 장사 지낸다는 의미의 화장은 불교식 장례법이다. 신석기 시대부터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고, 역사 시대에는 불교가 막 들어오기 시작한 삼국시대부터 기록됐다. 최초의 화장으로 기록된 이는 신라의 승려 자장(慈藏)이었다. 이후 문무왕, 원성왕, 신덕왕 등 신라 8명의 왕이 화장 풍습을 따랐다. 해골물 속 깨달음으로 유명한 원효대사가 입적한 분황사 분묘에서도 유골이 여러 봉안 단지의 형태로 발견됐다. 고승이 입적한 뒤 화장하면 사리가 나온다고 믿는 불교 문화를 중심으로, 승려의 유골을 석탑에 넣는 풍습이 성행했다. 사리가 봉안되었던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 (사진=이미지투데이)고려 중기인 12세기 들어서는 왕족과 귀족, 평민 가릴 것 없이 화장 풍습을 따르는 경우가 많았다. 고려가 불교를 국교로써 숭상했기 때문이다. 백성들은 불교의 윤회 사상에 따라 시신을 화장하면 극락왕생하거나, 좋은 곳에서 환생할 수 있다고 믿었다. 화장 후 남은 유골은 재로 날리고 봉안 단지에 모아 매장했다.유교가 지배했던 조선…처벌은 강화유교를 기반으로 한 조선 문화가 형성되면서 화장 풍습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드라마 '킹덤'이 따르고 있는 시대 배경도 바로 이 조선 시대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고려 시대 말부터 전파되기 시작한 주자의 '가례(家禮)'였다. 가례는 화장을 오랑캐의 풍습이라고 보고, 시신에 수의를 입혀 싼 매장을 권했다. 조선은 이 가례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백성들의 집에 가묘를 세우도록 권하고 화장 풍습을 배격하기 시작했다.윤리와 예, 효자의 도리를 설명한 맹자의 '등문공(?文公)장구'에서도 화장보다 매장을 권하고 있는 당시 사회상을 엿볼 수 있다. 등문공장구는 "부모가 죽어도 장사 지내지 않는 시대가 있었다. … 부모가 죽자 시체를 들어다가 구덩이에 버렸는데 … 파리와 모기가 엉겨서 빨아먹고 있었다. … 자식은 집으로 가서 가래를 가지고 돌아와 흙으로 시체를 덮었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매장 풍습을 강조했다. 유교와 공자, 맹자의 가르침을 따랐던 조선 사회에서는 등문공장구의 이야기가 곧 세상의 진리였다. 이 같은 효 사상에 따라 가족의 시신을 있는 그대로 매장하지 않고 불에 태워 장례 지내는 것은 인륜을 저버리는 일이었다. 조선 시대에는 시신에 수의를 입히고 온전히 매장하는 것이 당연한 풍습이었다. (사진=이미지투데이)조선 사회가 화장을 금지했지만, 일반 백성들은 형편상 아예 화장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장례 비용을 절약하거나 불교를 따르는 이유에서 화장을 택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또 승려들의 권유로 화장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화장을 금지하는 법은 태조 통치기부터 있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지금보다 행정 범위가 훨씬 넓었고, 여러 전란을 거치며 치안이 부재한 경우도 많았기 때문에 화장을 모두 단속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특히 성종 통치기에 화장 풍습에 대한 반감이 심했다. 성종실록은 화장 풍습에 대해 "우매한 백성(愚民)들이 요승(妖僧)들에게 유혹당하여 화장을 하는 풍속이 늘어나고 있다."고 기록했다. 신하들이 이같이 아뢰니 성종은 금지 규정을 천명하여 화장을 근절시키라고 지시했다. 화장을 한 자는 곤장 100대에 처하고, 자손으로서 조부모나 부모의 시체를 훼기하는 자는 참형에 처한다는 법이 시작됐다. 화장 풍습이 조선 사회에서 공식적으로 막을 내리게 된 시기다.일제 강점기의 화장 장려, 선택하는 현대 장례20세기 초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한반도는 다시 화장을 장려하는 사회를 맞게 된다. 일제는 1912년 6월 20일 총독부령 제123호로 '묘지 화장장 매장 및 화장 취체규칙'을 공포했다. 이 규칙에 따라 개인이 묘지를 세우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허락되지 않았고, 각 도에 화장장이 설치됐다. 일본은 장례를 더욱 효율적으로 하게 돕는다는 이유에서 이 법을 마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실 일본의 의도는 매장 풍습을 따랐던 조선 민족의 전통과 정신을 말살하는 데 있었다. 화장을 장려했던 일제 강점기 '묘지·화장장·매장및화장취체규칙'. 광복 후 폐기됐다. (자료=국가법령정보센터 갈무리)1500년 넘게 이어져왔던 화장 풍습은 해방 이후 일제 식민통치의 잔재로 여겨졌다. 생활개혁실천범국민협의회가 1998년 발표한 '화장시설의 실태 및 개선방안'에서 당시 국민들의 생각이 나타난다. 일제 강점기에 급격하게 늘어났던 국내 화장 비율은 1971년 7%까지 떨어졌다. 일본이 장려했던 화장 풍습에 대한 반감과, 조선 시대까지 명맥을 이어왔던 매장 풍습이 함께 표출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장의 번거로움과 비용 문제가 겹치면서 반감은 점차 사라져갔다. 7%에 그쳤던 화장 비율은 1970년대 말부터 다시 늘어나며 1997년 22.9%에 달했다.드라마 '킹덤'에서 화장을 거부하고 시신을 피난길에 데려가기까지 했던 대모의 행동은 지금 사회에서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숭유억불과 가례, 등문공장구를 따르는 조선 시대라면 썩 이상한 행동도 아니다. 그 시대에는 양반의 시신을 함부로 대할 수 없었고, 화장 대신 시신을 온전히 매장하는 풍습이 양반으로서 '옳은 행동'이자 충효의 기본 원리였다. 현대에는 그 누구도 장례 방법을 강요하지 않는다. (사진=이미지투데이)지금 우리가 사는 21세기는 시신을 태운다고 손가락질받지도 않고 불효자라고 참형에 처하지도 않는다. 장례 방식은 온전히 당사자의 유언 또는 유족들의 선택에 달려있다. 문화와 종교, 지배 계층에 따라 달라진 장례 문화는 다음 세대에서 또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지 알 수 없다. 그러나 한 가지 변함없는 것은 장례 문화는 시대와 문화에 따라 이해해야 한다는 점이다. 허무맹랑하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점점 정보화 되는 사회를 생각했을 때 미래에는 고인을 온라인 네트워크 위에서 모시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스냅타임
- LH, 제2회 주택매매 오픈마켓‘주택파쇼’개최
- [이데일리 박민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 14일 경기 분당구에 있는 LH 오리사옥에서 다가구, 다세대, 아파트 등 매입을 위한 주택매매 오픈마켓인 ‘주택파쇼(Show)’ 제 2회를 개최했다고 11일 밝혔다.주택매매 오픈마켓은 LH가 수행하고 있는 주거복지사업에 활용할 양질의 주택을 매입하기 위해 고객을 직접 찾아가서 소통하는 활동이다. 단독·다가구·다세대주택을 비롯해 연립·도시형 생활주택·아파트 등 모든 유형의 주택을 총망라한다.LH는 이번 행사를 통해 주택소유자 등 고객들에게 LH의 주택매입사업 체계와 유형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신규 사업 유형이 반영된 올해 주택매입기준을 공개한다. 이와 함께 노년층을 위한 ‘연금형 매입임대(희망나눔)주택’에 대한 별도의 강연 시간 또한 마련해 LH가 추진 중인 매입임대 관련 사업 분야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LH의 주거복지사업은 수요자 맞춤형으로 계속 진화 중이다. 대규모 아파트 건설을 통한 임대주택 공급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통학과 출퇴근이 쉽고 교통이 편리한 도심 내 주택을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주택매입사업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잠재고객을 발굴해 소유자는 제값에 주택을 팔고, LH는 양질의 주택을 매입하는 소통과 교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주택파쇼(Show) 행사를 개최하게 된 것이다. 행사에서는 ‘LH에 집을 파세요! 현명한 내집팔기’, ‘LH 연금형 매입임대사업 안내’ 강좌와 함께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2019, 부동산 전망’, ‘2019, 달라지는 부동산세무세법’ 등 부동산 관련 강연을 진행한다.방문고객 누구나 무료로 ‘1:1 주택매매상담’과 부동산세무 컨설팅을 받을 수 있고, ‘LH와 함께 하는 화이트데이’를 주제로 다과 공간도 운영하여 즐거움과 유익함을 모두 느낄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참여를 원하는 고객은 LH 및 부동산114 홈페이지 또는 유선으로 사전 신청접수가 가능하다. 기타 행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에 게시된 공지사항을 참고하거나 LH콜센터로 문의하면 된다.LH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주택매도를 고민하고 있는 소유자에게 아주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수도권 외 지역에서도 ‘찾아가는 오픈마켓’을 추가로 개최할 예정”고 말했다.
- 라일락 피니 까치 날다…도 화백 장 화백, 봄 데려오셨소?
- 도상봉의 ‘라일락’(1973)과 장욱진의 ‘가로수’(1987). ‘한국 근현대회화의 대가’로 불리는 두 화가는 닮은 듯 다른 작품세계를 이뤘다. 도상봉이 온갖 꽃과 백자, 한적한 고궁 등을 소박하고 현실적으로 채워냈다면, 장욱진은 단순한 절제미를 무기로 나무와 집, 엄마와 아이, 까치와 소 등을 상상으로 빚은 세상에 올렸다(사진=노화랑).[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모처럼 어르신들이 ‘떴다’. 한 걸음씩 보폭을 좁히며 전시장 벽에 애정 어린 눈길을 보낸다. 그들이 그림인지 그림이 그들인지, 그 전부가 한 데 엉켜 묘한 장면을 만들고 있다. 모를 일도 아니다. 그들을 빼닮은 그림들 때문이다. 백자에 이제 막 움튼 개나리 꺾어 올리고 활짝 핀 라일락을 한 묶음 부풀린 그림. 달인지 해인지 동그라미 하나 올리고 그 아래 집도 짓고 나무도 세우고 소도 키우고 까치도 날리는 그림. 연륜을 닮고, 정서를 닮고, 시절까지 닮지 않았나. 도상봉(1902∼1977)과 장욱진(1917∼1990). ‘근현대회화의 대가’ ‘서양화 1세대’ ‘구상회화의 뿌리’ ‘전통구상화의 거장’. 한국미술사에 굵직한 궤적을 남긴 두 화가를 칭하는 수식은 끝도 없다. 그렇게 시대의 전설이 된 그들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노화랑에 나란히 봄나들이를 나섰다. 거추장스러운 치장 따윈 다 빼버린 담백한 타이틀을 걸고 말이다. ‘도상봉·장욱진 전’이다. 도상봉의 ‘성균관’(1954). ‘도상봉·장욱진 전’에 걸린 도상봉의 작품 중 가장 초기작이다.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의 전경일 텐데 요즘과는 사뭇 다르다(사진=노화랑).전시는 두 화가의 그리운 작품 20점을 걸었다. 보고 싶다고 아무 데나 찾아가 볼 수도 없는 걸작들. 누군가의 소유라 팔 수도 살 수도 없는 작품이 절반 이상이다. 개인소장가와 미술관 등에서 일부러 대여까지 해야 했던, 이른바 상업화랑이 마련한 ‘대형’ 기획전인 셈이다. 보험가액만 30억원이라고 귀띔한다. ‘남는 것 없는 장사’일지언정 기어이 두 화가를 데려다 놓은 이는 노승진 노화랑 대표다. “지난해 가을 ‘청전과 소정 전’ 뒤였다. 서양화로 그들에 필적할 누가 있겠는가를 생각해 봤다”며 ‘기획의 변’을 전한다. 청전과 소정은 근대 수묵화의 정점이란 평가가 늘 따라다니는, 청전 이상범(1897∼1972)과 소정 변관식(1899∼1976)을 말한다. 겸재와 단원에 곧잘 비하는, 경쟁자이자 동료였던 그들의 기획전 역시 노 대표는 ‘남는 것 없는 장사’로 치러냈더랬다. “하고 싶더라 그래서 했고. 할 일을 했다 싶어 뿌듯하더라.” 장욱진의 ‘엄마와 아이’(1989). 나무 두 그루가 우뚝 선 들판에 엄마를 바투 좇는 아이의 재기발랄한 몸짓이 뒤에 따르는 소의 느릿한 움직임과 대조를 이룬다(사진=노화랑).△“모범형 도상봉, 일탈형 장욱진” 비슷한 듯 다르다. 토속적인 색감에 향토색 짙은 정서를 뿌린 분위기는 비슷하다. 하지만 두 화가의 화풍은 전혀 다르다. 서양화의 본질에 순응해 정물과 풍경을 담담하고 고지식하게 담아낸 이가 도상봉이라면, ‘원근 무시, 구도 무시’ 오로지 자신의 눈에 보이는 세계를 아이의 눈높이로 잡아낸 이가 장욱진이다. 도상봉이 소박한 붓질로 꽃·백자·고궁 등 우리가 사는 세상을 현실적으로 옮겨냈다면, 장욱진은 단순한 절제미를 무기로 엄마·아이·까치·나무·소가 사는 그이만의 세상을 상상력으로 빚어냈다. 이들을 두고 미술평론가 오광수는 “아카데믹한 모범형 도상봉” “자유로운 일탈형 장욱진”이라고 표현했으니, 대단히 적절한 한줄평이 아닌가. 그런 두 화가를 묶어낸 데는 ‘서양에서 배운 서양화풍’이 아닌 ‘일본에서 공부한 한국적 서양화’란 점이 작용한 듯하다. 함경남도 홍원 출신인 도상봉은 함경보통학교를 나온 뒤 서울 보성고보에서 공부했다. 이후 1921년 일본 명치대 법과에 입학했으나 1년 후 도쿄미술학교로 옮기게 됐는데. 이것이 그를 평생 화업으로 이끈 줄이 됐다. 충청남도 연기에서 난 장욱진은 양정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큰 갈등 없이 화가의 길로 나섰던 듯하다. 1939년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제국미술학교 서양화과에 입학하면서부터니. 도상봉의 ‘개나리’(1975). 백자항아리에 이제 막 움튼 개나리를 꺾어 올렸다. 개나리·라일락·백합 등 도상봉의 꽃잔치에는 늘 백자항아리가 따른다(사진=노화랑).도상봉의 대표작이라면 단연 ‘라일락’이다. 희귀해서가 아니라 되레 많이 그려 대표작이 된 케이스다. 이런 일화가 있단다. 1970년대 도상봉의 그림이 없어서 못 팔던 시절, 화가에게 ‘라일락’을 요청하는 이들이 줄을 섰더란다. 그런 이들에게 화가는 소리를 빽 질렀다는데. “내가 극장간판쟁이냐?” 그래도 화가는 ‘팬들’의 청을 거절하진 못했나 보다. 한 점씩 여건이 되는 대로 그들의 품에 ‘라일락’을 안겨줬다는 얘기다. 장욱진의 대표작은 사실상 작품 전부다. ‘가족과 까치’가 있으니. 그런데 그 가족 뒤에는 역설적이게도 ‘술’이 있다. 그이의 이름으로 유일한 에세이집 ‘강가의 아틀리에’(1976)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사십 년을 그림과 술로 살았다. 그림은 나의 일이고 술은 휴식이니까. 나는 내 몸과 마음을 죽을 때까지 그림을 그려 다 써 버릴 작정이다. 남은 시간은 술을 마시고.” 그림과 술이 전부였던 가장. 그러니 집안 사정은 오죽했을까. 맏딸 장경수(74) 경운박물관장은 어린 시절을 이렇게 회고한다. “아버지는 가장으로서 역할을 못한 것에 죄책감이 있었다. 늘 자식들에게 미안하다고 해 형제들이 아버지를 가엾이 여겼다”고. 장욱진이 가장 많이 그린 ‘가족’은 이렇게 나온 것이다. 그렇다면 까치는? 평생 ‘가족’ 곁에 둔 ‘까치’는 어린 장욱진을 미술로 뛰어들게 한 계기였다. 몸이 까맣고 눈만 하얀 ‘까치 그림’으로 ‘전일본소학교학생미전’에서 ‘1등을 먹었다’는 거다. 장욱진의 ‘무제’(1988). 장욱진의 소재·화풍이 한눈에 보이는 작품이다. 해·소·까치·나무·가족 등을 원근·구도를 다 내려놓은 자신만의 세상에 담아냈다(사진=노화랑).△강한 세상 막아선 약한 그림 전시는 도상봉과 장욱진의 한 시대를 지켜본 10점씩을 내다걸었다. 도상봉에선 ‘라일락’(1973), ‘개나리’(1975), ‘백합’(1957)을 앞세워 ‘고관추경’(1973), ‘고궁풍경’(1973), ‘성균관’(1954), ‘향원정’(1970) 등이 나왔다. 그저 주위의 사물·전경을 인상주의 풍으로 편안하게 그린 작품들이다. 장욱진에선 ‘가족도’(1988), ‘까치’(1979), ‘엄마와 아이’(1989)를 앞세워 ‘가로수’(1987), ‘시골언덕’(1981), ‘자화상’(1973) ‘무제’(1988) 등을 냈다. 작은 토담집에 든 가족, 나무에 오른 까치, 뭉글한 표정으로 이들을 바라보는 소가 사는, 향토색 물씬한 그림들이다. 비록 호불호가 갈릴지언정 말이다. 한낱 붓만 휘둘러 나올 수 없는 그림이란 점에 토를 달 사람은 없을 터. 화려하고 난해한 영상, 터질 듯 물감잔치를 벌인 평면, 분노와 화가 끓는 입체작품이 시선을 강탈하는 세상에 말이다. 숨죽이게 하는 고즈넉함, 해학에 관조까지 얹은 소소함이라니. 어떤가. 너무 약해 보이나. 하지만 어쩌겠나. 바리케이드 치듯 유리문 하나로 선을 그은 그 안의 세상에 오래 머물고만 싶은 것을. 전시는 20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노화랑에 펼친 ‘도상봉·장욱진 전’ 전경. 왼쪽이 도상봉의 ‘백합’(1957)이고 오른쪽이 ‘고궁풍경’(1973)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노화랑에 펼친 ‘도상봉·장욱진 전’ 전경. 왼쪽이 ‘자화상’(1973)이고 오른쪽이 ‘엄마와 아이들’(1974)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 여행, 완전히 낯선 곳으로 떠날 자유
- 일상을 벗어나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타지키스탄 파미르 고원 (사진=공태영)미세먼지로 가득 찬 잿빛 하늘, 직장을 구하기도, 다니기도 힘든 일상에 지친 당신. 만약 당신에게 어디로든 떠날 수 있는 비행기 티켓과 충분한 경비가 주어진다면, 당신은 어디로 여행을 떠날 것인가? 남들이 많이 가는 익숙한 곳인가, 아니면 사람들이 거의 가지 않아서 생소한 곳인가? 만약 낯선 곳을 선택하겠다면, 당신은 왜 그곳으로 가고 싶은가?현대인에게 여행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잠시 잊고, 자기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그리고 익숙한 곳이 아닌 낯선 나라로의 여행이라면, 조금은 고생스러울지 몰라도 그곳에서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자유와 아름다움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남과 다른 여행, 얽매이지 않는 여행을 찾아방학과 휴가철엔 동남아, 유럽을 가려는 여행객으로 항상 공항이 붐빈다. 누군가는 힐링을 하러, 누군가는 먹방을 찍으러 간다. '꽃보다 할배', '뭉쳐야 뜬다' 같은 프로그램 덕분에 아프리카나 남미 같은 여행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기는 시작했지만 그런 곳으로 떠나는 사람이 아직 많지는 않다. 한국 사람이 많이 가고 정보도 풍부한 곳으로 가는 여행객들 틈에서 케냐로 가는 티켓을 들고 있자니 이 선택이 옳은 선택일까 잠깐 의문이 든다.첫 번째 여행지로 아프리카를 선택한 것은 남들이 많이 가는 곳을 따라 가지 않겠다는 결심이었다. 대학도 남들이 가니까 가고, 스펙이나 대외할동도 남들이 준비하니까 따라서 준비하는 게 20대의 현실이다. 땀 흘려가며 열심히 알바해서 모은 돈으로 떠나는 여행인데, 그마저도 남을 따라서 가는 건 너무 억울하지 않나. 수많은 사람들의 여행 중 하나로 묻히는 여행 대신, 자신의 선택이 주가 되는 여행, 뻔하지 않은 여행을 하고 싶었다. 나미브 사막 다녀온 주변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다. 나미비아의 나미브 사막 (사진=공태영)또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은 대게 알려진 정보가 너무 많아서, 방문해야 할 명소나 사진 찍는 스팟, 먹어 봐야 할 것들이 거의 매뉴얼화 되어 있기 마련이다. 누군가에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사람들은 보통 그 매뉴얼을 얼마나 충실히 따랐느냐로 여행이 알찼는지를 판단한다. 파리에 가면 에펠탑 배경으로 인생샷 찍어야 하고, 베르사유 궁전과 몽마르뜨 언덕도 가봐야 하고, 루브르 박물관도 구경해야 하고...그렇게 여행을 하는 건 왠지 교수님이나 제시한 기준에 맞춰 답을 쓰려고 애쓰는 일상과 다를 바 없어 보였다. 매뉴얼이 없는 곳에서 스스로가 기준이 되는 뭔가를 해보고 싶어서, 그래서 낯선 나라로 떠났다.정보와 시설은 부족, 새로움과 아름다움은 만족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여행지의 첫 번째 특징은 관련 정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두 번째 여행지였던 중앙아시아는 예상대로 인터넷에 여행 정보가 많지 않아서 준비하는 내내 불안했던 경험이 있다. 특히 ‘타지키스탄’은 ‘파미르 고원’이란 곳을 제외하면 여행지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다.하지만 막상 타지키스탄에 가서 현지인이나 다른 여행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파미르 고원 말고도 여행할 만한 지역이 꽤 있었다. 그렇게 예정에 없던 장소를 직접 찾아가보면 원치 않는 고생을 겪을 때도 있지만, 전혀 생각지 못한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할 때도 있었다. 매일 보는 전공책, 매일 사용하는 프로그램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 계획에 없던 무언가를 경험하는 데서는 일종의 청량감까지 느낄 수 있었다. 예정에 없던 아름다움을 만나는 순간. 타지키스탄 팬 마운틴즈 (사진=공태영)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곳의 두 번째 특징은 여행지로서 많이 개발되지 않아서 음식이나 숙박 등 시설 면에서 불편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곳만의 독특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기에는 이보다 좋은 조건이 없다. 특히 때묻지 않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끼고 싶은 사람에겐 이런 곳이 적격이다. 사람도 별로 없는 곳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즐기는 여유는 바쁜 일상에선 상상도 하지 못하는 것이다. 거기서 사진을 찍는 것도 안 찍는 것도 자유다.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또는 집에 혼자 있을 때는 하지 못하던 생각들도 그곳에서 맘껏 할 수 있다. 누구 눈치 안 보고 무언가를 하는 게 이렇게 편한 거였나, 새삼 깨닫게 된다. 개발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엔 아직 이런 풍경이 남아 있다. 타지키스탄 지제브 (사진=공태영)잃어버렸던 타인에 대한 관심을 되찾는 시간출퇴근 시간의 지옥철, 만원버스에서 만나는 타인은 항상 관심 밖이다. 말 그대로 타인이다. 그런데 낯선 여행지에 가면 타인은 관심의 대상이 된다. 그런 곳엔 한국 사람이 거의 없어서 현지인이든 여행자든 외국인과 교류를 해야 한다. 또 현지 사정을 모르니 그들에게 도움받아야 할 때가 훨씬 많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그들은 필요한 도움을 준다. 물론 모든 외국인이 그런 건 아니다. 하지만 정말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 도움을 주었던 사람들의 얼굴이 적지 않게 기억난다.키르기스스탄에서 있던 일이다. 밥도 못 먹고 먼 하산길을 터덜터덜 내려가는데 어떤 청년이 돈도 받지 않고 마을까지 차로 태워다준 적이 있었다. 차에서 내려서 돈을 요구하면 어떡하지 하고 걱정하는데, 영어를 모르던 그 청년은 고맙다는 인사만 받고는 그저 웃으면서 떠났다. 낯선 사람을 선뜻 자신의 집에서 재워주던 아저씨. 타지키스탄 팬 마운틴즈 (사진=공태영)타지키스탄에서는 비수기에 숙박 시설이 닫힌 것을 모르고 산에 올라갔더니 한 아저씨가 자신의 오두막에 재워주었다. 차갑게 언 몸을 녹이라고 따뜻한 차도 주고 밥까지 만들어주었다. 아무것도 받지 않고 친절을 베풀어준 그 아저씨가 없었다면 아마 눈 덮인 산에서 텐트를 치고 자다가 입이든 눈이든 돌아갔을 것이다.계산 없이 도움을 주고 친절하게 대해주는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우리가 참 각박한 곳에서 살아간다는 생각이 든다. 지옥철에서는 다들 자신이 타고 내리는 것에만 집중하지 누가 다른 사람에게 신경을 쓸까. 그런데 지하철이 없는 여행지에는 편리함은 없어도 타인에 대한 관심, 그리고 대가 없는 친절이 남아 있었다. 그것들을 가슴에 품고 돌아오는 여행이라면, 낯선 곳도 한 번쯤은 가볼 만하지 않을까? 타인에게 따뜻한 관심을 주는 사람들 덕분에 여행의 즐거움이 배가 된다. 나미비아 오콤바헤(사진=공태영)/스냅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