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 (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카카오웹툰 ‘슬프게도 이게 내 인생’카카오웹툰에서 2018년 11월부터 연재를 시작한 ‘슬프게도 이게 내 인생’은 누적 조회수 1억 1000만회에 달하는 장수·인기 웹툰이다. 코믹·일상툰 장르로 비교적 보기 간편하고 직관적인 내용이 특징이다.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사회 생활 속 다양한 에피소드를 과장되지 않게 소소하게 풀어냈다.슬 작가는 프로 작가 데뷔 전 아마추어 시절부터 참신한 스토리텔링과 그림체로 인기를 모아왔다. 이 작품의 핵심은 ‘공감’이다.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은 겪어봤을 사례들을 슬 작가 특유의 유머로 풀었다. 직장 내 이야기부터 작가 본인의 경험에 따른 취직 준비, 집 구하기 과정 등 일상을 그려 마치 ‘내 이야기’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직업이 디자이너라는 것만 빼면 일반 직장인들의 삶은 비슷하지 않을까. 직종은 다르더라도 직장인들이 느끼는 희노애락의 디테일을 살렸다. 예컨대 출퇴근 시간에 붐비는 지하철 안에서 경험한 다양한 일들은 직장인들만이 알 수 있는 포인트다. 타인의 몸에 닿지 않기 위해 용을 쓰는 슬 작가의 모습에 내 모습이 투영되는 듯 하다.작화와 스토리텔링에 있어 작가 특유의 유머 감각이 돋보인다. 너무 심각하게 전개되면 현실에서도 스트레스를 받는 독자들은 웹툰을 보는 내내 힘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웹툰은 이 과정을 모두 유머로 풀어 ‘피식’하면서 웃게되는 매력을 지녔다. 이는 작품을 끌고 가는 작가 자체의 힘이다.카카오웹툰에 따르면 슬 작가는 개인 SNS에서 독자 댓글을 읽고 그림으로 피드백 하는 코너를 운영하는 등 팬들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이모티콘과 굿즈도 출시하는 등 활동도 다양하게 진행 중이다. 독자와의 이 같은 적극적인 소통은 웹툰 내 몰입도를 더 높여주는 요소로 작용한다.
‘검은 원’의 미스터리…‘44 교시 생존수업’
김정유 기자2025.03.22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 (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네이버웹툰 ‘44 교시 생존수업’국내 웹툰 산업도 이제 아이디어의 시대다. 웹툰 산업이 발전하고 콘텐츠가 진화하면서 예전과 다른, 보다 참신한 기획력을 가진 작품들이 늘고 있다. 네이버웹툰이 최근 연재를 시작한 ‘44 교시 생존수업’은 참신한 발상과 분위기로 초반부터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웹툰이다. 미스터리한 ‘검은 원’을 등장시켜 독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냄과 동시에 미지의 존재를 통한 막연한 공포감을 자아낸다.‘44 교시 생존수업’은 인기작 ‘메모리얼’을 그린 ‘상C’ 작가의 후속작이다. 주인공은 평범한 고등학교 1학년생 도윤. 웹툰 속 세계관에선 갑자기 어느날 정체를 알 수 있는 검은 원이 곳곳에 생겨나는데, 이 속에 빠진 사람은 돌아올 수 없다. 도윤의 학교에도 초대규모의 검은 원이 찾아온다. 학교부터 학생들까지 모든 걸 집어 삼킨다.검은 원 속은 교실 그대로 였다. 하지만 복도를 나간 선생님이 기괴한 괴물에게 목이 잘려 죽는다. 도윤을 포함한 학생들은 패닉에 빠지지만, 검은 원을 빠져 나가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우선 수업 시간에는 교실에 있어야 하는 등의 검은 원만의 규칙을 하나둘 알게 된다.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은 원형 그대로 이지만, 이외 사람들이 없는 주변 지역은 심하게 뒤틀리는 미스터리한 공간이라는 걸 인지한다.‘44 교시 생존수업’은 검은 원이라는 미지의 공간을 통해 처음부터 독자들에게 궁금증과 긴장감을 부여한다. 설정부터가 기괴한만큼 이후에 흘러가는 스토리도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검은 원이 무엇인지, 어떤 규칙에 따라 뒤틀리는 등 독자들도 함께 생각을 하게 한다. 주인공을 포함한 친구들은 평범한 인물들이다. 하지만 교실 밖에만 나가도 학교와 관련한 추상적인 요소들이 뒤틀려져 탄생한 수많은 괴물들이 등장한다. 교과서 표지 속 여학생 캐릭터가 뒤틀려진 괴물이 대표적이다. 이 괴물은 복도로 나간 선생님이 목을 잘라 죽인다. 웹툰 스토리 전개 과정 속에서 연출도 미스터리와 스릴러를 잘 섞어놓은 듯하게 잘 살렸다. 공포에 대한 추상적인 표현부터 검은 원 세계관의 표현 등 독자들의 긴장감을 자극하는 연출들이 눈에 띈다. 작화의 경우엔 주요 캐릭터들의 표정은 비교적 단조로운 편이다. 대신 괴물들의 표정과 디자인이 상당히 파격적이어서 더 대조를 이룬다. 주요 인물들의 평범함이 괴물들의 기괴함을 배가 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듯 하다.‘44 교시 생존수업’은 아직 4~5회차밖에 연재되지 않아 전체적인 줄거리를 파악하기엔 힘들다. 다만 초반부부터 독자들의 시선을 확실히 끌었다는 점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이다. 특히 미스터리와 스릴러를 적절히 섞었고, 재난 상황에서 개인과 집단이 어떤 행동과 선택을 하는지를 보여주는 일종의 인간 군상들의 모습을 우회적으로 표현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색다른 판타지물…‘이종족 보호 관리국’
김정유 기자2025.03.15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 (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리디 ‘이종족 보호 관리국’리디에서 연재 중인 웹툰 ‘이종족 보호 관리국’은 다양한 종족이 한 데 어울려 사는 판타지 세계관을 담았다. 동명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모험을 중심으로 한 스토리와 유머러스한 개그 코드가 곳곳에 배치된 것이 특징이다. 밝고 경쾌한 내용들이 이어져 재미를 끌어올린다.작품 속에는 인간을 포함한 다양한 종족들이 등장하고 캐릭터별 서사도 세밀하게 그렸다. 마치 현실세계 속 인종 갈등처럼 종족간 공생과 갈등을 우회적으로 잘 표현해 판타지임에도 현실 비판적인 느낌도 자아낸다. 그렇지만 이를 무겁기보다는 유쾌하게 풀어낸 것이 이 웹툰의 장점이다.이종족 세계관이 특징이지만 이 웹툰의 큰 줄기는 모험이다. 여주인공 세라가 모험 과정에서 여러 이종족들을 만나며 성장하는 과정을 잘 그렸다. 1화에서 어쩔 수 없이 귀족 하녀일을 그만둬야 했던 주인공은 이종족 보호 관리국에 취업을 하는데, 그를 둘러싼 고난과 역경이 휘몰아쳐도 언제나 씩씩하게 이겨낸다.또한 보통의 웹소설 기반의 웹툰은 원작을 100% 재현하는데 초점을 맞추는데 반해, 이 작품은 웹툰에 맞는 각색도 일부 했다. 캐릭터 설정을 바꾸거나 웹툰용 신 캐릭터가 등장하는 식이다. 웹소설을 본 독자들 입장에서도 웹툰과 어떤 점에 바뀌었는지를 확인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