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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남아 못가니 내방을 해외 휴양지처럼”…인테리어 용품 매출↑
- 마켓비 라탄 수납 테이블. (사진=G마켓)[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여름 휴가철이 돌아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해외여행을 떠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인테리어, 가구 매출이 늘고 있다. 생활 속 거리두기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 가꾸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24일 G마켓에 따르면 라탄 테이블, 자개 모빌 등 인테리어 소품 매출이 최대 9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집 안 분위기를 동남아 휴양지 스타일로 바꾸는 사람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티몬이 고객 94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행 관련 설문조사에서 가장 가고 싶은 여행지로 동남아가 선정되기도 했다. 간단한 소품만으로도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데다, 익숙한 스타일에 거부감도 적어 편안함을 쉽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G마켓에서 판매하는 관련 인테리어 상품의 판매수치에서도 이러한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동남아에서 각종 가구나 소품에 많이 사용하는 라탄 재질의 제품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최근 한 달(5월8일~6월7일)간 라탄으로 만든 테이블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배(200%) 증가했고, 서랍장은 45% 판매가 신장했다. 수건이나 각종 소품 등을 담는 라탄 바구니는 4배를 훌쩍 넘긴 385% 더 팔렸고, 라탄 러그(10%), 라탄 거울(50%) 등도 두 자릿수 이상 판매량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과일과 갖은 먹거리를 담을 수 있는 우드볼과 티크 도마도 각각 71%와 5%씩 동기간에 더 판매됐다. 이 밖에도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자개 모빌(850%) 수요도 급증했고, 아로마 캔들·향초(27%)도 상승세를 보였다. 동남아 분위기에 빼놓을 수 없는 실내조경·가든 소품도 53%나 판매량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G마켓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대표 제품으로는 ‘마켓비 CESBON 4843 라탄원목수납테이블’이 있다. 티크 나무와 라탄 소재를 이용해 수작업으로 제작한 수납 테이블로, 사이드테이블부터 협탁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테이블 아래에 수납공간이 있어 실용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식료품이나 화분을 담기에 좋은 ‘마이플랜트 라탄 해초수납바구니’도 빼놓을 수 없다. 빨래통이나 휴지통 등으로 활용하는 가정도 많다. 컬러, 모양 등이 다양해 개인의 취향이나 용도에 맞게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동양적 감성이 물씬 풍기는 ‘뱀부 등갓’도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침실이나 주방 등 다양한 공간에 과하지 않은 멋을 더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나무 겉 부분을 가공해 만들어 오랜 기간 탄탄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G마켓 관계자는 “대대적인 변화를 주지 않더라도, 라탄과 우드 소재의 소품을 적절히 활용하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동남아 스타일의 휴양지 느낌을 낼 수 있다”며 “여행에 제한이 따르게 되면서 이러한 방법으로 기분 전환을 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티몬 여행 관련 설문조사 결과. (사진=티몬)
- [신동민의 인생영업] 더 좋은 쥐덫의 오류
- [신동민 주한글로벌기업 대표자협회 회장·‘나는 내성적인 영업자입니다’ 저자] 대한민국은 부동산공화국이다. 다소 과한 표현일 수 있으나 우리 사회를 가장 잘 표현한 문장이다. 모든 방송 프로그램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주제이고, 개인적인 모임에서도 대화는 정치, 교육을 시작으로 결국에는 부동산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부동산은 어떻게 우리 모든 것의 중심에 자리 잡게 되었을까. 실제 부동산은 한국인의 삶에 너무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개인의 순자산 중 부동산의 비중은 75%에 달한다. 이는 미국의 35%, 일본의 43%와 비교하면 엄청나게 높다. 본인 자산의 75%를 차지하는 항목이니 가장 중요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부동산에 집착하는 이유는 전통적으로 농경사회로부터 내려온 토지에 대한 집착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맞을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분석은 너무 추상적이라고 본다. 현실적으로는 부동산이 모든 투자 중에서 가장 수익률이 높다는 확신 때문이다. 고도성장기에 부동산은 실제 엄청난 가격상승으로 높은 수익률을 안겼다. 1978년 한보주택이 28개동 4424가구의 대단지 은마아파트를 강남에 분양했다. 당시 99㎡(30평)형 분양가는 약 2000만원, 평당 68만원이었다. 어림잡아도 지금까지 100배 정도 가격이 상승했다. 1978년 라면 한 봉지가 50원 정도였고 현재 약 20~30배정도 올랐으니 강남 아파트는 수익률 측면에서는 훌륭한 투자였다. 지금도 현재진행형으로 보인다. 고도성장의 산업화 사회에서는 급격한 도시화로 도시 주택 가격의 상승은 피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인구증가가 둔화하고 도시 성장이 정체된 현재에는 무슨 이유로 자고 나면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걸까. 부동산 특히 아파트는 투기의 대상이다. 주식 투자는 하지 않아도 부동산 투자는 전 국민이 한다. 그런데 투자와 투기는 구별되어야 한다. 투자는 개인이 주택 또는 아파트 한 채를 소유하면서 살다가 가격이 올라 수익을 내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는 아파트에 투기세력의 손이 너무 많이 미친다. 한국의 아파트는 규격화, 대단지화 되어 있어서 손쉽게 투기의 대상이 된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실제 물건을 보지 않고 고가의 부동산을 구매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이외에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투기를 부추기는 세력들과 틈새를 노리는 투기꾼들, 자산의 상승을 바라는 사람들 간에 이해관계가 잘 맞아 떨어진 거대한 투기장이 되어 버렸다. (사진=이미지투데이)왜 규제 정책을 계속 내는데 가격은 점점 오르는 것일까. 최근 정부는 스물한 번째 부동산 정책을 발표했다. 스물한번이나 부동산 안정정책이라는 신제품을 출시했다. 그런데 시중에서는 이 정책이 목적을 달성할 것인가에 의문을 표한다. 그동안 그 많은 정책을 내고도 왜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을까. 과연 정책의 목표는 제대로 설정된 것인가.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뚜렷한 정책적인 방향이 있다기보다는 마치 투기꾼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목적인 듯 보인다. 수단이 목적이 될 때 우리는 오류에 빠진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오류는 더 좋은 쥐덫의 오류이다. 이 오류에 한번 빠진 기업들은 확실히 파멸을 향해 달리게 된다. 고객이 외면하기 때문이다. 우리 부동산 정책도 더 나은 쥐덫이 되는 건 아닐까 심히 염려된다. ‘더 나은 쥐덫의 오류(Better Mousetrap fallacy)’는 앤드류 하가돈(Andrew Hargadon) 캘리포니아 주립대 데이비스 경영대학원 교수가 기업의 제품 중심적 사고를 설명한 내용이다. 미국의 쥐덫 제조회사인 울워스(Woolworths)는 구식의 나무 쥐덫을 개량해 신형 쥐덫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혁신적인 쥐덫은 플라스틱으로 제조되어 외관이 예뻤고, 나무로 만든 쥐덫보다 위생적이었다. 가격도 적당했다. 초기에 신형 쥐덫은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그러나 소비자는 한번 구매하면 다시 구매하지 않았다. 모든 것이 완벽해 보였는데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나무로 만든 구형 쥐덫은 잡힌 쥐와 함께 버리는 소모품이었다. 그런데 신형 쥐덫은 잡힌 쥐와 함께 버리기에는 아깝고, 쥐덫에 잡힌 쥐를 분리하고 세척해서 다시 사용하고 싶지도 않았다. 소비자들은 징그럽고 불쾌한 과정을 경험할 이유가 없었다. 그런 소비자들은 다시 예전처럼 나무 쥐덫을 사용했고 쥐가 잡히면 버렸다. 신형 쥐덫은 본래의 기능에 너무 많은 덧칠이 이루어져 본질이 흐려졌다. 소비자들은 더 멋진 쥐덫을 원하는 게 아니라 쥐를 잡고 싶은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혁신적인 기술로 새로운 상품을 만들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충족되지 않는 욕구를 해결해주길 원하지, 어떤 첨단의 복잡한 기술이 구현되었는가는 관심이 없다. 국민들은 새롭고 복잡한 정책적 기술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특히 투기꾼들과 이전 투구하는 모습은 외면 받게 될 것이고, 투기꾼들은 지속적으로 정책의 틈새를 파고 들 것이다. 정부정책 입안자들이 투기수요자들을 따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전문가의 오만이다. 가장 경계해야 할 개발자의 오류와 같은 현상이다. 정책자들이 틈새를 노리는 투기꾼을 이기는 방법은 단 한가지이다. 경제학에서 모든 것이 흔들려도 변치 않는 불변의 법칙에 기대어야 한다. 바로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다.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공급을 늘리는 방법밖에 없다. 아니면 수요를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 간단히 둘 중의 하나이다. ‘시장을 이기는 정책은 없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 시장을 따르기 위해서 재화의 목적성을 재확인해야 해야 한다. 주거의 목적과 수익의 목적을 분명히 구별해 세제를 개편하면 된다. 기대 수익이 없으면 투기꾼도 없다. 세상에서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아름다운 것이다.헌법에 국민은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고 있고, 국가는 주택 개발정책을 통하여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기술되어 있다. 누구나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집은 한 채만 있으면 된다는 본질이다. 1가구 1주택을 제외하고, 투자용 주거부동산은 누진적 보유세를 채택하면 문제는 쉽게 해결된다. 복잡한 스물한 번의 대책보다는 단순한 한 줄의 대책이 필요하다. 이미 주택보급률은 서울 95.9%, 인천 101.2%, 경기도 101%이다. 절대적인 집의 숫자가 모자라는 것은 아니다. 주택이 주거의 수단인지 투자의 수단인지만 분명히 정의하면 된다. 어떤 사안에 항상 예외를 거론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본질에 관심이 없거나 속이려 하는 자들이다.
- 서울시, 돈화문로 일대 '국악로' 세계적 관광명소로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서울시가 오는 2025년까지 창덕궁 돈화문~종로3가역에 이르는 돈화문로 일대 국악로를 세계적인 국악 명소로 만든다. 국악로 인근엔 국악사업의 컨트롤타워이자 허브인 서울국악센터를 조성해 서울남산국악당과 돈화문국악당, 우리소리박물관과 연결되는 남산~국악로~북촌 ‘국악벨트’를 완성한다. (자료=서울시)서울시는 ‘누구나, 언제나, 어디서나 즐기는 국악’이라는 목표 아래 3대 분야, 6대 추진과제, 24개 세부사업을 2025년까지 추진한다는 내용의 ‘서울국악플랜 2025’을 24일 공개했다.시는 우선 오는 2022년 돈화문 일대에 서울국악센터를 개관한다. 센터는 국악 관련 체험·홍보·창작·유통·소비가 모두 이뤄지는 핵심거점 역할을 맡게 된다. 시는 기존 서울돈화문국악당, 남산국악당, 우리소리박물관 등 국악로 일대의 주요 거점시설과 연계해 국악을 브랜드로 하는 명품거리로 조성할 계획이다.국악 스토리텔링 둘레길 개발과 국악로 버스킹 공연 등의 사업도 공모로 추진한다. 언제든 우리소리를 감상할 수 있는 둘레길은 국악로의 옛 명소 운당여관·국악사양성소→ 돈화문국악당(공연) → 우리소리박물관(전시) → 돈화문로 상가·국악기상으로 이어진다. 돈화문로 가로환경정비사업이 완료되는 올 하반기 국악로 특성화를 위한 공모사업을 추진하고 인근 익선동, 인사동과의 연계성 강화 등을 위해 주변상인, 지역주민, 국악인들의 다양한 의견도 수렴한다.국악을 음악산업으로 육성하는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전문 국악인들에게 성장단계별로 작품제작과 발표 지원을 점차 확대하는 한편 온라인 시장 진출을 위한 뉴미디어 제작지원 사업도 신설한다.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국악 신인들의 해외 진출도 도울 계획이라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국악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공연·교육 프로그램도 확대한다. 전통시장 등 시민 일상으로 찾아가는 국악 상설공연을 연 100회에서 연 550회로 늘리고, 어린이집 등을 찾아가는 생애주기별 맞춤 교육도 시행한다. 특히 공공 공연의 20%는 국악을 의무적으로 도입하는 쿼터제 도입도 추진한다. 시는 “국악쿼터제를 통해 전통문화프로그램이 확산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민간부문에도 인센티브를 통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국악로와 국악벨트 등 관광자원을 활용해 국내외 관광객들 대상으로 상시 운영하는 프로그램도 신설한다. 또 전통 공연 예술 브랜드극 제작 위원회를 국악당에 설치한다. 서울을 대표하는 국악 상설 전문공연이 부재한 점을 보완하고 상설공연 개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국악플랜 2025는 그동안 확충된 국악시설과 자원을 결집하고 연결해 국악로를 세계적 국악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한 장기종합 발전계획”이라며 “시민들의 일상적인 국악 향유를 확대하고 전문 국악인들의 성장을 지원하는데도 방점을 뒀다. 이번 플랜이 코로나19로 침체된 국악공연계에도 또 다른 기회를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 '#살아있다' 박신혜 "유아인, '유니크'란 표현으론 부족…좋은 자극제였다" [인터뷰]②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영화 ‘#살아있다’를 마친 배우 박신혜가 상대 배우 유아인에 대한 찬사를 보냈다. 배우 박신혜. (사진=솔트엔터테인먼트)박신혜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유아인 씨의 힘이 컸다”며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과연 이걸 해낼 수 있는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 누가 있을까 생각했는데 유아인씨의 캐스팅 소식을 듣고 기대감과 믿음이 컸다”고 말했다. 24일 개봉한 ‘#살아있다’는 원인 불명 증세의 사람들이 공격을 시작해 통제 불능에 빠진 도시 속에서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모든 것이 끊긴 채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 이들의 생존 사투를 그린 스릴러다. 유아인과 박신혜의 첫 호흡, 각자의 파격 연기 변신, 좀비물을 향한 색다른 접근법으로 개봉 전부터 예매율 1위를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다. 극 중 박신혜가 맡은 유빈 역은 정체불명의 존재들의 위협이 덮친 가운데, 준우와 더불어 도심 한가운데 고립된 생존자다. 집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생존을 이어가던 중 건너편 아파트의 또 다른 생존자 준우(유아인 분)을 발견하고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시그널을 보내는 인물이다. 타고난 체력과 침착함, 주도면밀함을 지닌 강인한 인물로 준우의 든든한 생존 파트너가 된다. 박신혜는 “사실 템포가 안 맞아서 서로 어색해보이면 어쩌나 고민도 있었다. 다행히 현장 편집본을 본 뒤 그 걱정이 해소됐다. 각자 촬영하면서도 유아인씨의 현장 편집본을 받아 계속 지켜봤다. 이를 통해 분위기 자체를 미리 보고 호흡을 익혀둔 것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또 “개봉은 안했지만 전작인 영화 ‘콜’을 찍었을 때도 전화로 모든 상황이 이루어지기 떄문에 상대방의 표정이나 목소리를 바로 듣고 촬영한 적이 많이 없었다. 그 때 현장편집본 보며 혹은 배우가 현장 와서 같이 맞춰주는 식으로 촬영해서인지 그 경험 덕분에 ‘#살아있다’를 무리 없이 촬영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유아인과는 서로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적극적으로 현장을 만들어나갔다고 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읽다 보면 각자가 상상해 그려나가는 장면의 이미지가 있는데 유아인씨의 연기는 제가 상상한 그림 보다 훨씬 좋았던 장면들이 많았다. 내 예상과 다른 ‘이런 접근도 있구나’ 깨닫고 영감을 많이 얻었다”며 “그런 순간은 모든 배우들에게 느끼면서 배우는 것 같다. 나중에 둘이 만나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장면들은 특히 재미있었던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각각 드라마 ‘반올림’과 ‘천국의 계단’으로 연기를 시작한 유아인과 박신혜는 2003년 같은 년도에 데뷔했다. 각자 차근 차근 필모를 쌓아왔지만 이번 작품 전까지는 좀처럼 만나볼 기회가 없었다. 박신혜는 “둘 다 10대 배우로 함께 시작했지만, 만나왔던 현장들의 풍경은 달랐다고 생각한다. 유아인씨는 주로 선배들과 작품을 꾸준히 했던 배우지만 저같은 경우는 제 또래 배우들과 한 작품들도 많았다. 그런 점에서 저에게는 작품에 관해 상대 배우와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누고 공유하는 풍경이 좀 당연스러웠다. 유아인씨는 저에 비해 어린 연차에 선배들과 호흡을 주로 해 온 상황에서 작품에 대해 의견을 내고 하는 것들이 어려웠을 수 있었겠다 싶어 공감이 되고 마음이 갔다. 누군가와 함께 이야기나누고 무언가를 만들어나간다는게 참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함께 호흡을 맞추며 인간 유아인의 매력도 알아갈 수 있던 경험이었다고도 덧붙였다. 박신혜는 “처음에는 그저 유니크한 사람이라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만나고 나서는 유니크한 모습 말고도 그를 설명할 수 있는 여러 아름다운 수식어들이 많다고 생각했다”며 “똑똑하고 사랑스럽고 멋있는 사람, 참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이다. 내가 생각지 못한 시각으로 세상과 작품을 바라볼 수 있는, 정말 폭이 넓은 사람이다. 저에게 굉장히 좋은 자극을 주었던 분”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 '아내의 맛' 정동원·임도형, 나태주에 태권도 수업→함소원 '응급실行'
-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아내의 맛’이 ‘3팀 3색’의 ‘롤러코스터 웃음 일상’으로 ‘세대 대통합’을 이끄는 ‘찐 웃음’을 선사했다. ‘아내의 맛’(사진=TV조선)지난 23일 방송된 TV CHOSUN 예능 프로그램 ‘세상 어디에도 없는, 아내의 맛’(이하 ‘아내의 맛’) 103회분은 닐슨 코리아 기준 전국 시청률 9.2%를 기록, 화요일 예능 1위를 독점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정동원, 임도형의 ‘매콤달콤 태권도의 맛’, 함소원-진화 부부의 ‘위기일발 캠핑의 맛’, 홍현희-제이쓴 부부의 ‘좌충우돌 신안의 맛’이 펼쳐지면서, ‘극한 체험의 쓰리 콤보’로 웃음을 전달했다. 정동원과 임도형은 ‘미스터트롯’의 ‘태권도 트롯맨’ 나태주를 찾아가 태권수업을 받았고, 평소에 미소 천사 삼촌이었던 나태주는 호랑이 사범님으로 변신해 지옥의 점프, 공포의 다리 찢기 등 스파르타식 교육으로 정동원과 임도형의 혼을 쏙 빼놨다. 품새 세계랭킹 1위다운 멋진 모습으로 720도 발차기 시범을 선보인 나태주의 독한 훈련은 계속됐고, 정동원은 날렵한 몸짓과 정확한 발차기로 일취월장한 기량을 뽐내 태권소년으로서의 가능성을 드러냈다. 그런데 강력했던 태권수업이 끝난 후 주린 배를 안고 나태주의 집으로 온 정동원과 임도형은 나태주가 씻으러 간 사이 집안을 속속들이 살펴보다 트로피를 망가뜨리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하지만 당황한 아이들은 잔뜩 긴장한 얼굴로 잘못을 시인하자, 나태주는 쿨하게 용서했다. 때마침 벨이 울리며 배달음식이 도착, 잔칫상 버금가는 한상이 마련됐고 나태주는 묘기에 가까운 옆돌기 컵 배달로 환호를 이끌었다. 정동원은 나태주에게 인생 상담을 요청,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의지를 밝힌데 이어, 즉석에서 ‘1분 안에 눈물 흘리기 미션’에 당당히 성공,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나태주는 ‘영탁 삼촌과 자신 중 누가 더 좋냐’는 질문을 던졌고, 장난기가 발동한 아이들의 영탁이라는 답변에 나태주가 방구석 트레이너로 돌변하면서, 웃음을 자아냈다. 함소원 진화 부부는 중국 마마의 성공적인 담석 수술을 축하하기 위해 경치 좋은 충주로 가족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이날만큼은 짠소원도 통장 지갑을 들고 나와 ‘통장 플렉스’를 예고,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중앙탑공원에 도착한 세 사람은 탑평리 칠층석탑 등을 둘러봤고, 우연히 본 ‘의상대여소’에서 ‘충주 서유기’로 변신해 충격과 폭소를 안겼다. 즐거웠던 시간도 잠시, 33도 무더위 속에 음료를 사러 간 진화가 반대편으로 돌아와 함소원에게 지갑을 던져 달라 요구한 순간 함소원이 던진 지갑이 물에 빠지는 웃픈 상황이 펼쳐졌다. 다행히 지갑을 되찾은 함소원은 ‘사랑의 불시착’에 등장한 ‘비내섬’으로 마마와 진화를 이끌었고, 마마가 하고 싶다던 캠핑을 제안했다. 이어 텐트를 친 함소원은 마마와 함께 식사를 준비했고, 진화는 고기를 구울 가스를 사기 위해 편의점으로 향했다. 그러나 길을 헤매던 진화가 의도치 않게 공무수행원들에게 말을 걸었고, 이곳이 6월 1일부터 취사가 금지됐다는 것을 알게 된 터. 황급히 짐을 싸며 자리를 뜬 세 사람은 9시간 공복 끝에 중앙시장 순대 골목에서 첫 끼를 해결했다. 하지만 순탄하게 흘러가던 식사는 함소원의 갑작스러운 복통으로 인해 구급차가 긴급하게 동원되는 ‘돌발 위기’로 마무리됐다. ‘아맛팸’ 중 인싸 부부로 통하는 홍현희, 제이쓴 부부는 1004개 섬의 고장 전남 신안으로 ‘로맨틱 스쿠터 여행’에 나섰다. 이른 아침부터 활어회의 성지인 ‘수산물 유통센터’를 찾은 희쓴 부부는 제철인 병어, 갑오징어와 낯선 상어회를 먹으면서 모닝 회 매력에 흠뻑 취했다. 그러나 다음 장소로 이동하려던 두 사람은 갑작스럽게 시동이 멈춘 스쿠터 때문에 숙소까지 30km를 남겨둔 거리에서 발이 묶이고 말았다. 홍현희는 미인계를 비롯한 각종 개인기로 ‘히치하이킹’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고, 다행히도 희쓴부부 앞에 차 한 대가 멈춰서 위기에서 탈출했다. 차에 태워준 할아버지는 짱뚱어를 잡으러 간다며 짱뚱어의 맛을 “먹어봐야 알지”라고 표현해 희쓴 부부의 호기심을 무한 자극시켰고, 희쓴 부부는 할아버지에게 부탁해 짱뚱어 낚시에 동행했다. 몸개그를 펼치며 좌충우돌하는 희쓴 부부와 달리 할아버지는 백발백중의 위엄으로 짱뚱어를 잡아 놀라움을 안긴 가운데 그날 저녁, 할아버지의 초대를 받아 집으로 찾아간 희쓴 부부는 할아버지가 1분에 3마리, 1시간에 200마리, 최고 1,200마리 잡은 ‘신의 손’이었음을 알게 돼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더불어 처음 맛본 짱뚱어 회, 튀김, 전골 맛에 눈이 번쩍 뜬 희쓴 부부는 평생 잊지 못할 ‘맛의 신세계’를 경험했다는 말로 훈훈한 신안의 밤을 보냈다.한편 ‘아내의 맛’은 매주 화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 그럼에도 함께 숨쉰다는 것, 영화 '#살아있다' [리뷰]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이 기사에는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외로움은 인간을 서서히 죽여가지만 관계는 인간을 소생시킨다.”‘친밀한 타인들’이란 저서를 쓴 이탈리아의 인지 심리학자 조반니 프라체토의 말이다. 영화 ‘#살아있다’(감독 조일형)는 이 말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되돌아보게 하는 영화다. ‘#살아있다’는 원인 불명의 증세로 공격적인 존재가 되어버린 사람들로 인해 통제 불능에 빠진 도시의 풍경을 ‘아파트’란 공간을 통해 보여준다. 영화 시작부터 곧장 본론에 진입한다. 밤 늦게까지 게임을 즐기며 유튜버를 꿈꾸는 평범한 청년 준우(유아인 분)는 어느날 늦은 아침 잠에서 일어나보니 집에 자신 혼자 있음을 깨닫는다. 부모님은 ‘먹을 게 별로 없으니 장을 보라’는 메모를 남겨놓은 채 외출을 했고, 준우는 어제와 같은 집을 한 번 더 둘러보고는 늘 그렇듯 물을 들이킨 채 다시 게임세계로 들어간다. 그런데 컴퓨터 속 사람들이 ‘영화 같은 장면이 펼쳐진다’며 TV를 보고 밖을 보라 말한다. 준우는 이에 거실로 나가 TV를 켠 뒤 베란다 밖을 지켜본다. 어제까지만 해도 평화로웠던 동네가 한순간에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아수라장이 돼 버렸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아버지의 마지막 문자를 끝으로 스마트폰과 와이파이는 먹통이 되고 준우는 혼자가 된다. TV에서는 구조가 올 때까지 집 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공허한 앵커의 외침만 들릴 뿐이다. 이 영화 속 생존자인 준우와 유빈(박신혜 분)은 살아남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집에 고립되길 택하는 무력한 주인공들이다. 생존과 세계평화 등 대의(大義)를 위해 무기를 들고 밖으로 나가 좀비들을 소탕하던 기존의 좀비물들과 이 영화가 가장 다른 지점이다.오히려 주인공들은 어쩔 수 없이 고립된 일상에 순응하고 적응하는 쪽을 택한다. 좀비를 소탕하거나 치유할 비책이 담긴 기술이나 무기, 탁월한 체력, 싸움기술 등 특출한 능력과 거리가 먼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좀비들을 치료할 방법이나 뚫고 나갈 무기를 쥐어주는 대신 좀비들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고립된 이들이 겪는 외로움과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보여주려 노력한다. 특히 준우를 견딜 수 없게 한 것은 오히려 연명할 식량이 더는 없다는 것도, 늘 도사리는 좀비들의 위협도 아닌 ‘혼자’라는 외로움이었다. 살아남은 사람이 자신밖에 없을 것이란 지독한 외로움, 가족들이 돌아오는 환영에 시달리던 준우는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던 순간 또 다른 생존자 유빈의 존재를 발견한다. 그간 텅 빈 집 쇼파에 술에 절은 채 무기력하게 누워만 있던 준우가 위험을 무릅쓴 채 문 밖을 나선 건 유빈이 ‘함께’ 살아있기 때문이다. 반면 유빈은 어설픈 준우와 달리 집 안에 들이닥칠 좀비들을 막을 각종 함정을 설치하고, 하루 먹을 식수 용량까지 꼼꼼히 체크해둘 정도로 주도면밀하고 강인한 인물이다. 하지만 유빈마저 개인적인 아픔과 고뇌, 연약해진 마음을 애써 숨긴 채 이 고독한 삶을 버텨온 연약한 존재다. 유빈은 준우를 도왔지만 그 역시 준우가 있어서 집 밖을 벗어났고, 좀비들을 정면 돌파할 용기와 살아남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된다. 이런 연약하고 평범한 두 사람의 의기투합과 감정 변화는 장기화된 신종 코로나바이러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자가 격리와 생활 속 거리두기가 일상이 된 우리들에게 충분한 공감의 지점을 선사한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확실함 속, 누군가와 단절된 채 멈춰진 일상을 보내야 한다는 준우의 감정선에 공감 돼 씁쓸해지다가도 유빈과 준우의 모습을 보며 ‘이 재난으로 인한 고립과 단절을 나만 겪고 있는 건 아니라는 것’, ‘함께 고통을 감내하고 이겨나갈 이들이 살아숨쉬고 있다’는 위안을 받는다. 엉성하게 든 무기와 발길질로 좀비를 돌파해나가는 두 사람의 액션신은 어설프지만 현실적이어서 웃음이 나온다. 허술하지만 함께 좀비들을 해치우며 희망을 향해 달려나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이 결국 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이자 매력 포인트가 아닐까. 그럼에도 정통 좀비물을 기대하고 극장을 찾는 사람들은 실망스러울 수 있겠다. 좀비 대신 좀비를 맞닥뜨린 주인공의 감정선에만 포커스를 맞추다보니 이 모든 사달을 낳은 좀비 바이러스 그 자체에 대한 서사가 부족하다. 굳이 주인공들을 위협하는 존재가 꼭 좀비였어야 할 필요가 있나 의문도 든다. 24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 [전문기자칼럼] '헤이리 건축물' 출품취소가 '부동산대책' 때문?
-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제대로 게임도 못해 보고 기권을 했다. 호기롭게 시장에 나섰으나 흥정 한 번 붙여보지 못하고 ‘알아서’ 판을 접어버린 거다. 지난 17일 ‘서울옥션 제156회 미술품 경매’에서 출품 취소로 아쉬움을 산 ‘헤이리 논밭예술학교’를 두고 하는 소리다. ‘헤이리 논밭예술학교’가 메이저 미술품 경매에 나왔다는 소식은 세간의 화젯거리가 되기에 충분했다. 흔치 않게 건축물이 미술품 경매에 ‘떠서’ 그랬고, 그 건축물에 실린 면면이 예사롭지 않아 그랬다. 맞다.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다. 최정화·박기원·강운·이미경·이진경·천대광·천재용 등 화가로 설치미술가로, 선 굵은 현대미술가 7인이 의기투합한 건축물이니까. 10년 전 완공했으니, 지금 40∼50대인 작가들이 30∼40대 에너자이저로 종횡무진 활약할 때 지은 것이다. 예술과 문화, 생태와 자연이 어우러지는 교육현장으로 디자인하고, 그 조화를 실현하는 작품을 걸고 전시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를 했다. 추정가 30억∼40억원. 낙찰받는 누군가에 따라 대단히 비싼 혹은 퍽 저렴한 물품일 수 있었다. 가격이 전부가 아니란 뜻이다. 가치를 어찌 끌어내느냐에 따라 ‘돈은 숫자에 불과’할 수도 있었으니까. 그러니 응찰자가 아니더라도 관심이 생길 수밖에. 그런데 갑자기 ‘출품작’이 사라졌다. 유찰도 아니고 출품 자체가 ‘없던 일’이 된 거다. 그것도 경매현장에서 경매사를 통해 상황을 알렸다. 직전까진 공지 한 줄이 없었으니 결정은 시간에 임박해 내린 것일 터.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이후 들려오는 얘기가 편치 않다. 바로 그날 오전 정부가 발표한 ‘6·17 부동산대책’ 때문이란 거다. 무슨 영향을 어떻게 미쳤다는 건지, 내막은 여전히 확실치 않다. 경기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헤이리 예술마을’이란 지명이 더 친숙한 곳이다. 20여년 전 조성할 때부터 특별했다. 독특한 건축물이 하나둘씩 들어서 ‘집 구경 재미’가 쏠쏠했더랬다. 그래선가. 이곳 건축물이 미술품 경매에 나온 게 처음은 아니었다. 지난해 9월에는 테마파크 ‘딸기가 좋아’가 추정가 40억∼60억원을 걸었다. 유찰되며 거래가 성사되진 못했지만. ‘어쨌든 부동산’이라 눈총도 받은 모양이다. 왜 미술시장을 기웃거리느냐고. 그럼에도 이들 건축물이 부동산시장이 아닌 미술시장에 나섰던 이유는 분명하다. 부동산이라기엔 다른 뭔가가 있기 때문이다. 예술적 가치다. 팔긴 팔지만 그 가치가 훼손되지 않길 바란 거다. ‘매물’이 아니고 ‘작품’이어야 했던 거다. 경매 직전 (막대한 위약금을 무릅쓰고) 출품작을 거둬들일 땐 몇몇 정황이 잡힌다. 작품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 뒤늦게 위작·손상 등을 발견했을 때다. 작품이 아니라면 ‘변심’이 강력하다. 하나는 ‘순수한 변심’. 애장품을 덥석 내놓으려니 마음이 허하다 못해 “꿈에 조상님까지 뵐” 정도가 되는 거다. ‘계산된 변심’도 있을 터. 내놓은 가격이 도저히 성에 안 찬다면 말이다. 그런데 ‘부동산대책’ 때문이라면? 이렇게 되면 답이 없다. 매물이 아니고 작품인데, 정작 미술시장은 제쳐 두고 부동산시장의 눈치를 봐야 했다고? 이쯤 되면 처음 의도조차 의심스럽다고 할 수밖에. 물론 흔한 경우는 아니다. 해프닝이라 하면 그만이다. 사실, 그래서 더 신경을 긁는다. 부족하든 넉넉하든 결과가 나왔다면, 다른 그림을 그릴 수도 있었다. 미술품에 새로운 곁가지를 내, 영역을 넓히고 장도 키우고. 결국 ‘역사화’를 기대한 자리에 ‘풍자화’만 걸고만 게 아닌가. 경기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 예술마을’에 자리잡은 ‘논밭예술학교’(2010)의 내부. 현대미술작가 7인이 의기투합해 지은 합작품인 건축물의 바탕에는 ‘농사는 예술이다’란 신념이 깔렸다. 벽에 큼지막하게 걸어둔 모토가 보인다(사진=서울옥션).
- "6.25 전쟁 때 소련군 우리 국군 감청"…국방부, 당시 보고서 공개
-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6.25전쟁 당시 소련군이 우리 국군을 감청했던 사실이 당시 북한군 문서를 통해 드러났다.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는 소련군 무선감청 보고서가 포함된 연합군번역통역국(ATIS)의 북한군 노획문서 자료집 2권(73호, 74호)을 발간했다고 23일 밝혔다.미군은 6.25전쟁이 발발하자 1950년 7월 7일 연합군번역통역국(ATIS) 예하에 ATIS전선부대를 조직하고 주요 전선에 전방제대를 파견했다. 이번에 공개된 북한 노획문서 자료집에는 북한군의 남침 준비를 위한 작전명령서철, 병사들의 일기류, 북한군의 유엔군 포로 취급, 전투규정, 북한 해군 및 공군의 훈련 계획서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북한군 소련고문관 무르찐(Lt. Murzin) 중위에 의해 작성된 무선 감청보고서에 따르면 6월 25일부터 7월 9일까지 한국군 전방사단의 무전 보고뿐만이 아니라 육군본부, 법무부 등 각 행정부서, 해군부대 등의 무선 보고도 감청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옹진반도와 개성, 의정부, 동두천 등 38선 지역 국군 주요 부대가 국방부에 보고한 개전 상황과 탄약 요청, 증원 요청 등의 군사정보를 감청했다는 것이다. 또 춘천 지역인 국군 제6사단 제7연대 지역으로 남침하기 위해 1950년 6월 21일까지 전투준비를 완료하도록 예하부대에 하달했던 북한군 제2사단의 전투명령서도 공개됐다.이와 함꼐 북한군 제9사단의 1950년 8월 28일 낙동강 도하계획과 1947년 7월 16일 함경북도 북한인민위원회 결정으로 청진항을 30년 동안 소련 조소해운회사에 양도하는 지시 문건 등도 포함돼 있다. 완역본은 군사편찬연구소 홈페이지를 통해 7월 1일부터 누구나 무료로 열람할 수 있다. 국방부는 “군사편찬연구소의 이번 한국전쟁자료총서 73권과 74권 발간은 학계와 일반인들의 한국전쟁에 관한 관심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최초로 공개되는 자료들을 통해 6.25전쟁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정립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생생확대경]충격적 대책 절실해진 충격적 아동학대
-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정부는 사회에 충격을 안겨주는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종합대책을 내놓곤 한다. 최근에만 해도 ‘n번방’ 사건으로 디지털 성폭력 종합근절대책이, 이천 화재 사건으로 건설현장 안전대책이 발표되기도 했다. 종합대책이 사건을 말 그대로 근절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래도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한 대책이라는 점에서 사람들은 그나마 한숨을 돌린다. 같은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조금이라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그래도 한 발이나마 더 앞으로 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위안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가 8월까지 발표하겠다고 밝힌 아동학대 종합대책에 대해서는 그 어떤 기대와 위안도 생기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정부가 아동학대를 막기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기는 한 건가 싶은 무력감마저 느낀다. 정부가 아동학대 종합대책 마련에 나서는 것은 최근 잇따라 발생한 사건이 불씨가 됐다. 천안에서는 9세 아이가 여행 가방에 갇혀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고, 창녕에서는 역시 9세 아이가 학대를 견디다 못해 4층에서 목숨을 걸고 탈출했다. 충격적인 사건이기는 하지만 이 같은 아동학대는 우리 사회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사건이기도 하다. 2016년에는 36명, 2017년에는 아동학대로 38명의 아이가, 2018년에는 28명의 아이가 목숨을 잃었다. 한 달에 2~3명의 아동학대 사망사건을 겪고 있는 셈이다. 아동학대 사망사건의 대부분이 가정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동학대 사망사건 중 충격적이지 않은 사건은 없다. 아이들이 가장 안전해야 할 가정에서, 아이들을 가장 보호해야 할 부모와 가족 등이 어린 아이들을 죽음에 몰아넣었기 때문이다. 이는 곧 정부 역시 아동학대의 실태를 이미 파악하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정부는 그동안 크고 작은 아동학대 대책들을 꾸준히 만들어 왔다. 천안과 창녕 아동학대 사건 발생 후 열린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는 종합대책이 마련되기 전에 우선 만 3세 아동과 취학 연령 아동의 소재를 확인하는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런데 이 전수조사는 사실 올해 2월 이미 한차례 완료된 정책이다. 지난해 9월 보건복지부가 경찰청과 함께 미취학 아동들을 보호하기 위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고 올해 2월 그 조사가 완료됐다. 이 때문에 8월 종합대책도 정부가 그동안 진행해온 대책과 계획을 한곳에 모으는 선에서 끝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크다. 위기 아동을 발굴하기 위한 전수조사, 재확대를 막기 위해 학대 이력이 있는 가정 관리 강화, 아동학대 처벌 강화, 아동 보호시설과 관련 전문가 확대와 같은 것들 말이다. 전문가들은 그동안의 아동학대 방지 또는 근절 대책으로는 위기 아동을 구해낼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목숨을 잃는 아이들의 대부분이 재학대 아동이었다는 점만 봐도 그렇다. 가정이 아이들을 받을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아이들은 집으로 돌아가 다시 학대를 당한다. 그동안의 정책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이번에는 ‘아동학대도 결국 가정 내 일인데 이렇게까지 국가가 개입해도 되나’ 싶을 만큼의 획기적이고 충격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 이를테면 부모가 엄격한 교육과 상담 등을 통과하지 않으면 아이를 절대 집에 돌려보내지 않는다든가, 아동학대의 조짐만 보여도 누구든 신고할 수 있고, 경찰이 최우선으로 조사한다든가 하는 식이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지금껏 그랬듯 또다시 아동학대로 목숨을 잃거나 고통받는 아이들의 이야기와 마주해야 할지도 모른다.
- 정부, '디지털 포용'에 올인..세부과제는?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정부가 ‘디지털 포용’에 힘쓰기로 했다. 디지털 포용이란 노약자·장애인의 정보접근성을 높이는 걸 넘어서는 개념이다. 국민모두가 디지털 사회에 대한 참여 동기를 가지고, 디지털이 주는 혜택을 직접 찾아 누릴 수 있도록 디지털 환경 전반을 정비하는 것이다. 단순한 소외계층 돕기가 아니라 교육과 투자를 통한 디지털 환경 정비다. 22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정보통신전략위원회’에서는 ①전국민 디지털 역량 강화(집근처 주민센터·도서관 등에서 스마트폰 교육) ②포용적 디지털 이용환경 조성(농어촌 초고속망 구축과 키오스크의 접근성 보장)③디지털 기술의 포용적 활용 촉진(국가 재난시 급식지원 위한 공공데이터와 민간 배달앱 연결 플랫폼 구축) ④디지털 포용 기반 조성(디지털 포용기업 얼라이언스 구축) 등 ‘디지털 포용 추진 계획’이 의결됐다.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관은 “4차 산업혁명이 장애인·고령층의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나 디지털 기술에 대한 활용 역량 차이는 경제·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누구나 디지털을 활용해 경제활동을 영위하고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할 수 있도록 디지털 격차를 없애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집 근처 주민센터에서 스마트폰 배운다▲집근처 디지털 역량센터 모습복지시설을 중심으로 추진됐던 디지털 교육을 도서관, 주민센터 등 집 근처 ‘디지털 역량센터’에서 배운다. 정부는 연간 1000개소씩 순환 운영키로 했다. 교육 대상도 취약계층 중심에서 모든 국민으로 확대하고, 교육 내용도 PC에서 모바일이나 AI 체험 등 실생활 중심으로 바뀐다. 거동이 불편한 중증장애인 등을 위해서는 찾아가는 1:1 방문 디지털 역량 교육을 확대한다. 올해 4000명 이상에서 2022년까지 1만 명 이상을 방문 교육한다.학교에서 소프트웨어와 AI 교육을 할 수 있도록 교육 내용과 범위의 기준을 올해 마련하고, 온라인 AI 교육과 도서관·박물관·과학관 등을 통한 다양한 AI 체험교육을 제공한다.▲무인 주문 키오스크 [연합뉴스 자료 사진]키오스크에 취약계층 접근성 의무화커피숍, 열차표 구입 등에서 활발하게 이용되는 키오스크(무인정보단말기)이지만, 고령자나 장애인이 사용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다. 유인 창구에서 줄서 기다리는 사이, 키오스크에서 기차표가 모두 팔리는 등 디지털 소외가 경제적 소외로 이어지고 있다.정부는 이들이 키오스크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보장해야 할 범위를 공공성, 사업자 규모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기로 했다.정부·공공기관은 개정된 ‘국가정보화기본법’에 따라 올 6월 10일부터 시행되고 있으며, 민간부문은 2021년까지 대상 사업자 범위를 마련하여 ‘장애인차별금지법령’을 개정할 예정이다.이와 함께 취약계층도 이용하기 쉬운 키오스크 확산을 위해 무인정보단말기 제작 관련 소프트웨어 표준모듈을 단계적으로 개발해 보급한다.네트워크 구축도 이뤄진다. 마을회관 등 농어촌 공공장소 4만 1,000곳을 대상으로 공공 와이파이를 신규 설치하고 노후 와이파이는 교체한다. 도서·벽지 등 인터넷 이용이 어려운 농어촌 마을 1,300여 개 지역에 초고속 인터넷도 보급한다.최소한의 디지털 이용을 보장하기 위해 취약계층이 필요로 하는 스마트기기와 통신료도 지원한다. 통계청 인구조사에서 썼던 스마트기기 1만 대를 취약계층에 보급하고 단계적으로 이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배달의민족이 코로나19 때 배포한 쿠폰. 배달의민족 제공국가 재난시 민간 배달앱 활용해 아이들 급식 지원이번 코로나19 사태때 드러난 학교 급식소 폐쇄 문제도 해결하기로 했다. 정부는 감염병 등 국가재난상황에서 학교나 급식소가 폐쇄되어도 취약계층에 대한 급식지원이 끊기지 않도록 공공의 데이터와 민간의 배달 서비스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구축·운영하기로 했다. 이번 코로나 사태 때 배달의민족이 아이들에게 배달쿠폰을 나눠줬는데, 앞으로는 이를 전체 민간 배달앱과의 공조로 해결하면서 그 규모가 확대될 전망이다. 또, 민간기업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포용적 디지털 서비스 개발을 사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셋을 크라우드소싱 방식으로 구축할 방침이다. 올해는 실시간 자막 서비스, 관공서 수어 통·번역 서비스 등에 활용할 수 있는 한국어 대화·음성, 수어 데이터셋을 구축한다.디지털 기반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기업을 돕기 위한 지원에도 나선다. 정부는 디지털 기반 사회적 기업의 기술역량 강화를 위해 관련 규정들을 개정해 ICT R&D 바우처 사업 등에 가산점을 부여하고, 민간부담금이나 기술료 등 경제적 부담 완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취약계층에 대한 포용적 일자리 창출을 위해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지원 사업 선정 시 장애인, 경력단절 여성 등 취약계층을 고용하는 기업에 대해 가산점을 부여하고, 기업의 취약계층 고용 수요와 필요로 하는 디지털 역량 수준을 조사해 취업연계형 디지털 교육을 하기로 했다.장애인을 위해서는 점자수어 변환앱을 개발하고, 시각장애인용 오디오북을 올해 330종 제작할 예정이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22일 오전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서 ‘디지털 포용 기업 간담회’ 를 개최했다.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간담회 참석자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간담회에는 네이버 한성숙 대표. 두드림퀵 박채연 대표, 소보로 윤지현 대표, 에버영피플 이한복 대표, 인텔 이재령 전무, 카카오 여민수 대표, 크라우드웍스 박민우 대표, 테스트웍스 윤석원 대표, LBS테크 이시완 대표, SK텔레콤(행복커넥트)유웅환 센터장 등이 참석했다. 과기정통부 제공디지털 포용기업 얼라이언스 구성정부는 민간이 자발적으로 추진하는 디지털 사회공헌활동을 지원하기 위해서 정부포상, 우수사례집 발간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기업들의 활동에 필요한 자원, 기술, 노하우 등을 공유할 수 있는 ‘디지털 포용 기업 얼라이언스’를 구성하여 민관이 함께 디지털 포용을 추진한다.정부의 디지털 격차 해소 의무, 디지털 포용 관련 정책과 사업의 추진체계 마련 등을 내용으로 하는, 가칭 ‘디지털 포용 법률’을 제정한다는 계획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