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1,831건
- [강민구의 星별우주]유튜브 스타 바이올리니스트 우주센터 찾은 사연
-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특별한 손님이 찾아 왔습니다. 붉은 머리의 한 여성이 거침없이 바이올린 연주를 시작하기 시작하자 웅장한 선율이 우주센터에 울려퍼집니다.유튜브 스타 바이올리니스트 린지 스털링(Lindsey Stirling)이 미국케네디우주센터 발사통제센터에서 달을 주제로 한 ‘아르테미스’ 뮤직비디오를 촬영했습니다. 유튜브로 공개된 영상에서 미국케네디우주센터의 전경과 린지 스털링의 공연 모습, 미국이 준비하는 달탐사 프로젝트 내용을 음악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향후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로켓 발사조립동과 발사장 인근 모습이 인상적입니다.린지 스털링의 공연을 알린 NASA 트위터.<자료=NASA 트위터>NASA는 오는 2024년까지 첫 여성을 달에 보내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계획중인데요, 현재 소속된 16명의 여성 비행사 중 프로그램 참여자를 선발할 예정입니다.아르테미스는 린지 스털링의 앨범 수록곡과 이름이 같습니다. NASA와 린지 스털링 모두 그리스신화의 아르테미스 여신의 강인함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음악가의 매니저가 이름의 유사성에 착안해 NASA와 접촉했고, 바이올린 연주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대중에게 알리고 싶어하는 기관과 새로운 퍼포먼스를 원하는 음악가의 이해관계가 부합했기 때문입니다.NASA는 트위터를 통해 “그리스신화의 아르테미스 여신은 달에 우주비행사를 보내려는 기관과 음악가에게 영감을 줬다”면서 “예술 없이 아르테미스는 없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NASA는 그동안 예술과 우주 분야를 접목하고, 이를 대중에게 알려왔습니다. 지난해 NASA 존슨우주센터는 공식 트위터 계정에 2024년 달 탐사 때 우주 비행사들이 방탄소년단의 노래 ‘문차일드’, ‘소우주’, ‘134340’을 듣는다고 공지해 관심을 모았습니다. *편집자주:우주 시대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우주는 먼 미래가 아닌 현실이다.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등 민간기업들의 경쟁과 각종 우주기술 발전으로 민간우주여행시대가 열리고 있다. 관광뿐 아니라 우주 쓰레기 처리, 장례식장, 별똥별 이벤트 등 우주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들도 이어지고 있다. 외계행성에서 생명체를 찾는 인류의 노력도 계속 진화 중이다. 우주는 첨단 과학기술의 집합체이기도 하다. 극한 환경의 우주에 최적화된 첨단 우주 기술들은 필수다. 세계 각국은 광활한 우주시장 선점을 위해 열띤 각축을 벌이고 있다. 국내외 우주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우주 관련 기술, 우주의 역사, 연구 동향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우주 개발의 필요성을 환기하고 우주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유발하고자 한다.
- [강민구의 星별우주]'코로나19'에 국제 우주 행사도 차질
-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이 전 세계에 확산되면서 국제 우주 행사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미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들은 행사를 제한해 실시하거나 행사를 전면 취소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확산으로 전 세계 우주 이벤트도 취소되거나 제한적 개최가 검토되고 있다.<자료=관련 기관 홈페이지>우선 미국에서 열릴 예정이던 국제 행사들의 취소가 눈에 띕니다. 달·행성 연구자들이 모이는 ‘51회 달·행성과학 컨퍼런스’와 중력파 연구자들이 모이는 ‘LVK 2020 연례 총회’ 개최가 각각 취소됐습니다. 달행성과학연구소는 그동안 미국항공우주국(NASA)와 행성과학 커뮤니티를 지원하고, 행성과학을 연구자들의 교류를 지원해 왔는데요, 올해는 행사 진행에 차질을 빚게 됐습니다. 주최측은 온라인 첨부 파일 용량을 늘려 포스터 발표자들이 컨퍼런스 발표 포스터를 제출토록 하는 등 대안을 마련했습니다.전 세계 주요 중력파 관측소인 라이고(미국)·비르고(이탈리아)·카그라(일본)를 이용하는 연구자들의 성과 공유과 논의도 올해는 어렵게 됐습니다.유럽도 감염병 확산으로 우주 관련 행사 취소를 검토중입니다. 유럽우주국(ESA)은 모든 외부 방문자들의 기관 방문을 차단했습니다. 또 워크숍, 컨퍼런스, 이사회 등의 취소와 연기 여부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방문객들은 유럽우주국 행사 주최자로부터 확인을 받아야 행사 참석이 가능합니다. 일부 행사가 열려도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이란, 일본, 이탈리아 등에서 오는 방문객들은 2주간 격리 이후 참석이 가능합니다. 해당 지역에서 오는 방문객들은 유럽우주국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한 조치도 검토중입니다.한편, 일부 우주 행사들은 방역 아래 예정대로 진행됩니다. 엘론 머스크 스페이스X 창업자가 주요 연사자로 나서는 ‘위성2020’ 행사와 ‘36회 우주심포지엄’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입니다.당분간 코로나19로 국제 우주 행사들은 취소되거나 엄격한 방역 아래 실시될 전망입니다. 행사가 개최되더라도 입국제한이 풀리고, 2주간 격리 조치 후 참석이 가능해 사실상 국내 우주 전문가들의 참석은 어렵게 됐습니다. 이미 숙박, 항공료 등을 예약한 연구자들의 피해도 예상됩니다. 사태가 조속히 진정돼 건전한 과학계 논의와 네트워킹의 장이 마련되길 기대합니다. *편집자주:우주 시대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우주는 먼 미래가 아닌 현실이다.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등 민간기업들의 경쟁과 각종 우주기술 발전으로 민간우주여행시대가 열리고 있다. 관광뿐 아니라 우주 쓰레기 처리, 장례식장, 별똥별 이벤트 등 우주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들도 이어지고 있다. 외계행성에서 생명체를 찾는 인류의 노력도 계속 진화 중이다. 우주는 첨단 과학기술의 집합체이기도 하다. 극한 환경의 우주에 최적화된 첨단 우주 기술들은 필수다. 세계 각국은 광활한 우주시장 선점을 위해 열띤 각축을 벌이고 있다. 국내외 우주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우주 관련 기술, 우주의 역사, 연구 동향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우주 개발의 필요성을 환기하고 우주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유발하고자 한다.
- 쿠키부터 햄버거, 피자까지…‘3D 프린터’가 요리하는 세상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보던 ‘로봇 셰프’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단순히 음료를 제조하고 패티를 굽는 수준을 넘어 원물 재료나 캡슐만 넣어서 작동하면 쿠키부터 햄버거, 피자 등 다양한 음식을 만들 수 있는 ‘3D 푸드 프린팅(3D Food Printing)’ 기술이 상용화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지난 2013년부터 크라우드펀딩 업체 ‘킥스타터(Kickstarter)’, 3D프린팅 스타트업 ‘비헥스(Beehex)’ 등이 속속 시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3D 푸드 프린터 관련 규제와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연구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푸디니의 3D 푸드 프린터. 이 제품은 약 4000달러에 달한다. (사진=푸디니 공식 홈페이지)◇나사가 만든 ‘우주 피자’·캡슐로 다양한 음식 뚝딱 ‘푸디니’3D 푸드 프린팅은 인류의 식생활 패러다임을 바꿀 ‘21세기 인류의 불’이라고 불린다. 식품 영역에서 처음 3D 프린터가 적용된 것은 지난 2011년 영국의 엑스터 대학 연구진들이 개발한 ‘초콜릿’이었다. 초콜릿을 녹여 층층이 쌓아 만드는 원리로 완성도와 맛에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출력 속도가 느리고 초콜릿만 원료로 써야 해 한계가 있었다. 이후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3D 푸드 프린터 기술이 개발되었는데,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는 ‘우주식량’의 대안 중 하나로 우주에서도 피자를 만들 수 있는 3D 프린터 개발을 진행했다. 지난 2013년 선보인 3D 프린터 피자는 우주 식량의 특성을 고려해 유지, 단백질 등을 주요 원료로 만들었으며 유통기한도 30년 동안 보존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 1년 뒤 미국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스페인 회사 내추럴 머신(Natural Machine)이 ‘푸디니(Foodini)’라는 이름의 3D 프린터를 개발했다. 이전의 기기들과 달리 식재료를 캡슐 형태로 넣어 쿠키부터 빵, 파스타, 햄버거, 피자 등 더욱 다양한 음식을 만들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신선하고 자연 그대로의 청정 원료를 고수하며 시제품 테스트를 마쳤다. 이들은 대량생산을 위한 생산 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크라우드펀딩 업체인 킥스타터를 통해 10만 달러를 모금하고 있다.지난 2017년 3월에는 나사에서 의뢰를 받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3D 프린팅 스타트업 ‘비헥스(Beehex)’가 출력 속도를 개선해 6분 안에 피자 한 판을 만들어낼 수 있는 3D 프린터를 개발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미국의 ‘3D 시스템즈(3D Systems)’는 설탕으로 고급 사탕을 만드는 ‘셰프젯(Chefjet)’, 글로벌 초콜릿 제조사 허쉬와 협력해 만든 ‘코코젯(Cocojet)’ 등 다양한 3D 프린터를 선보이고 있다. 푸디니의 3D 푸드 프린터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음식들. (사진=푸디니 공식홈페이지)◇한참 뒤쳐진 韓 푸드테크…“규제 탓에 푸드 3D 프린터 상용화 불가”국내에서도 3D 푸드 프린터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이 진행 중이지만 규제 때문에 상용화 단계에서 많이 뒤쳐져 있다. 이진규 이화여자대 식품공학과 교수팀은 지난해 4월 분말 형태의 원료를 357개의 양방향 프린팅 노즐로 구성된 3D 프린터를 이용해 가공하는 연구개발 성과를 발표했다.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된 ‘2018 실험생물학 대회( Experimental Biology meeting)’에서 개인의 취향이나 특성에 맞는 음식 질감과 체내 흡수를 조절할 수 있는 음식의 미세구조 생성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다만 3D 프린터 인증·식품 제조용 푸드 3D 프린터 기준 마련, 식품위생법 개정 등 관련 규정이 미비한 실정이어서 사용화 단계까지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4일 ‘푸드 3D 프린터 상용화 불가, 4차 산업혁명 분야 제도 개선 절실’이라는 자료를 통해 식품제조용 푸드 3D 프린터 기준 마련 등 4차 산업혁명 5개 분야, 11개 활성화 과제를 건의했다. 한국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식품으로 판매하기 위해서는 식품위생법상 생산기준이 마련돼야 하는데 3D 푸드 프린트를 이용해서 만든 식품에 대해서는 제조·유통 및 판매 등 관련 규정과 제도가 전무한 상태다. 기준 자체가 없다 보니 기업들이 시제품을 만들어 놓고도 본격적으로 기술 상용화 및 육성에 제한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국내 연구진들도 2010년대 초반부터 연구를 진행해 왔지만 다른 나라들은 관련 규제를 마련하고 이미 상용화를 넘어 사업화 단계까지 활발하게 나아가고 있는 중”이라면서 “아직 정부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관련 규정 논의조차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상황인데 식품 관련 법규 등을 마련해 미래 산업 육성에 초석을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3D 푸드 프린터를 이용해 음식을 만들고 있는 모습. (사진=내추럴 머신 유튜브 캡처)
- 돈 향기 좇아 우주로…머스크 vs 베조스 '新패권전쟁'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지구정복이라면 이룰 만큼 이룬 이들이 이쯤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막대한 자산을 쏟아부어가며 우주로 나서는 이유가 뭔가. 저자 크리스천 데이븐포트는 “미래 플랫폼을 선점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다음 세상의 패권이 우주시장에서 펼쳐질 거란 걸 계산했다는 뜻이다(사진=AFP/연합뉴스).[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세상에 이보다 창대한 공약을 들어본 적 있는가. “유료 민간 탑승객을 태운 ‘달 근처 여행’ 프로그램을 만들겠다. 2023년이 목표다. 달기지 건설은 기본, 궁극적으론 화성에 사람을 보내는 거다.” “인류의 우주여행, 단시간 우주관광이 목표다. 준궤도 로켓으로 100㎞ 고도까지 올라가 무중력 우주관광을 하고 사뿐히 내려오는. 2024년까진 달에 간다.” “우주 관광객을 지구 대기권 너머까지 데려가 몇 분 동안 무중력 상태를 경험하게 해주겠다.” “세계에서 가장 큰 비행기를 제작하겠다. 상공에서 로켓을 공중발사할 수 있는 비행기다.” 대단한 스케일이거나 대단한 헛소리. 아무래도 앞쪽보단 뒤쪽에 무게중심이 실린다. 하지만 공약을 내놓은 면면을 보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순서대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리처드 브랜슨 버진 CEO, 폴 앨런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굳이 이들의 공통점을 챙기자면 실리콘밸리를 기반으로 무지막지하게 성공한 부호란 거다.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유명 브랜드를 여럿 키워내지 않았나. 사실 여기까지라면 별로 재미가 없다. 참으로 가당치 않은 다른 공통점이 흥미롭다는 거다. 본업을 다지는 데 아무 도움도 안 될 우주개발에 푹 빠진 기업가. 달에든 화성에든 앞다퉈 막대한 자산을 쏟아붓겠다지 않나. 스스로 자청해 우주전쟁에 나섰다는 소리다. 그저 공약만도 아니다. 머스크가 세운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는 초고속 인터넷용 위성 60기를 발사했다. 베조스가 설립한 블루오리진은 3년간 개발한 달착륙선 블루문을 공개했다. 둘 다 지난 5월의 일이다. 브랜슨의 버진 갤러틱에서 제작한 우주선 ‘스페이스 투’도 있다. 지난 2월 모하비사막에서 탑승객 1인을 태우고 90㎞ 상공까지 올라갔다가 귀환했다. 승객을 태운 첫 시험 우주여행 기록도 썼다. 앨런은 지난 4월 날개폭이 100m가 넘는 제트기 스트래토론치를 제작해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세계서 가장 큰 항공기로 이름을 올렸지만 정작 역할은 공중에서 인공위성을 쏘아올리는 발사대다. 이미 지구정복이라면 이룰 만큼 이룬 이들이 아닌가. 그런데 이쯤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스타워스를 외치며 우주로 튀어나가려는 이유가 도대체 뭔가. 책이 주목한 건 바로 그 지점이다. 워싱턴 포스트 기자 겸 작가로 활약하는 저자가 이들을 밀착 취재하고 나섰다. △그들이 ‘우주 돈’을 좇는 방식 돈만 퍼붓는다고 저절로 돌아가는 구조가 아니지 않은가. 달리 우주고, 달리 블랙홀이라 하겠나. 저자는 이들이 우주를 품게 한 동기·발단·환경·캐릭터를 캐내는 일에 적잖은 할애를 했다. 유년·청년시절부터 훑어가는 식이다. 덕분에 우주개발이란 행간에 들어찬 사연까지 촘촘하다. 시험 중 충돌사고로 목숨을 잃은 조종사, 수시로 폭발하는 로켓, 우주분야에선 절대 갑인 나사(NASA·미국 항공우주국)의 거들먹거림, 정치적으로 집적거리는 백악관, 군산복합체와의 법정소송 등, 마치 시나리오가 있는 에피소드라고 할까. 이들의 배경을 모르고 시작했다면 과연 우주를 향한 흑심을 숨기고 그간 어찌 자동차회사니 유통업체니 하는 기업을 키워냈을까 의심스러울 정도다. ‘판박이’ 목적이지만 성향 차이를 보이는 거물들이 세운 대립각을 재는 재미도 쏠쏠하다. 대표적으론 머스크와 베조스. 물불 가리지 않고 거침없이 튀는 이는 머스크란다. 승리하든 실패하든 무대 중앙을 화려하게 장식해온 이유기도 하다. 반면 베조스는 조용하고 은밀하게 움직인단다. 오죽했으면 그가 세운 우주벤처기업은 여전히 장막 뒤에 숨어 있을까. 치열한 경쟁심에 둘은 다툴 일도 잦았다. 로켓 착륙방식·추진력을 놓고 싸우고, 발사시설을 놓고 투닥거리고. 머스크의 기질을 드러내는 일화가 있다. 2002년 페이팔을 이베이에 넘기면서 거머쥔 1억 8000만달러(약 212억원)를 쌈짓돈 삼아 스페이스X를 설립한 머스크는 로켓에 대한 집착이 광적이었나 보다. 작은 회사가 ‘까부는’ 정도로 취급했던 나사의 태도에 시위하고자 벌인 이벤트에도 로켓이 있었다. 라이트형제의 첫 비행을 기념하는 파티에 참석하겠다고 트레일러를 특수 제작했단다. 그 꽁무니에 7층 건물 높이의 로켓을 매달고 대륙을 횡단해 워싱턴DC에 입성, 경찰 호위를 받으며 퍼레이드를 벌이듯 행사장으로 들어섰다는 얘기는 유명하다. 2003년 서른두 살 때 일이다. 이를 두고 저자는 머스크의 욕심이 로켓 과시보다 더 큰 데 있었다고 말한다. ‘작은 신생기업이 우주산업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상징을 싣고 싶어했다는 거다. 베조스는 또 어떤가. 2003년 아마존 주가가 3배로 뛰면서 제대로 인터넷시대에 올라탄 그는 비밀리에 텍사스 오지를 야금야금 사들이며 로켓회사를 건설했다. 블루오리진의 탄생이다. 기밀유지에 집착하는 그를 두고 저자는 엄청난 인내심의 소유자로 평가한다. 오죽했으면 본부가 있는 산속에 1만년에 한 바퀴만 회전하는 시계를 설치했다고 할까. 100년에 한 번씩 바늘이 움직이고 1000년에 한 번씩 뻐꾸기가 노래를 하는. 그래서 거북이란다, 블루오리진이 내세운 마스코트가. ‘느림은 부드럽고 부드러움은 빠르다’는 게 슬로건이고. △지구정복과는 비교가 안 되는 ‘우주패권’ 책은 ‘민간 우주탐사시대’의 중간 정리판쯤 된다. 실패는 더 할지언정 멈추지는 않을 듯하니까. 텍스트가 그런 신뢰를 준다. 잘 다듬은 다큐멘터리, 좀더 부풀리면, 매끈한 드라마나 소설처럼 보이는 서술이 강점이다. 격조 있되 따분한, 설명이 권위적인, 이해가 불가능한, 그런 과학물은 아니란 얘기다. 흠이라면 등장인물을 마치 우주신화의 주인공처럼 몰고 갔단 점이라고 할까. 숙제가 하나 남는다. 첫 질문이던 ‘왜 기어이 우주로?’ 저자는 이들에게 우주가 새로운 플랫폼으로 꽂힌 점을 눈여겨봤다. 하나는 통신망이고 다른 하나는 운송네트워크. 뭐가 됐든 저렴하게 재빨리 확보하는 순간 이동통신이든 중공업이든 지구 안팎 인프라를 통째 거머쥘 수 있을 테니. 결국 우주에서 폴폴 풍겨오는 돈의 향기를 무시하지 않았다는 거다. 지구정복 따위와는 비교가 안 되는 다음 세상의 패권이 우주시장에서 펼쳐질 거란 걸 알아챘다는 뜻도 되고. 냉정하게 보자면 거대한 우주쇼를 띄우겠다는 억만장자 몽상가들의 좌충우돌 도전기 정도로 읽힐 수도 있겠다. 하지만 소홀할 수 없는 대목은 이거다. 내일의 지식과 투자, 인재가 과연 어느 신호를 따르겠는가 말이다.
- 네이처誌 '미래 달탐사 연구자' 5인에 심채경 교수 선정
-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심채경(37·사진) 경희대 우주과학과 학술연구교수가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소개됐다. 네이처는 14일 인류 달 착륙 50주년 기념 기사에서 “앞으로 50년간 달 탐사를 좌우할 연구자들”이라며 심 교수를 포함한 5명을 선정해 소개했다. 네이처가 선정한 연구자로는 심 교수 이외에 달 광물 연구를 수행하는 메가 바트 인도물리연구소 박사, 달 암석 연구자인 제시카 바네스 미국항공우주국(NASA) 연구원, 달 운석을 찾는 캐서린 조이 영국 맨체스터대 연구원, 중국 달 탐사에 참여하고 있는 파 웬제 베이징대 교수 등이다. 네이처는 부제에서 심 교수를 ‘토양 탐정’이라고 소개했다. 심 교수는 2020년 이후 한국 달 궤도선의 편광 카메라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일을 할 계획이며, 이 편광 카메라를 개발하는 연구에도 참여하고 있다. 한국 달 탐사 계획에 따르면 달 궤도선은 2020년 발사 예정이며 국내에서 개발한 고해상도 카메라, 편광 카메라, 달 자기장 측정기, 감마선 분광기, 우주 인터넷 시험 장비 등 5개의 장비와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하는 섀도 카메라 등 탑재체 총 6기가 실린다. 궤도선은 달 주위를 1년 이상 돌면서 달 지형관측, 착륙선 착륙지점 정보 수집, 우주 인터넷 기술 검증 실험 등 관측과 실험을 하게 된다. 궤도선 발사 업체로는 미국의 스페이스X가 선정됐다.심 교수는 경희대를 졸업했고 토성의 위성 타이탄의 대기를 연구한 결과로 2014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 ‘공부해서 남 주자’ 김영길 전 한동대 총장 별세
- 고(故) 김영길 한동대 초대 총장[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한동대 초대 총장을 지낸 김영길 전 총장이 향년 81세로 별세했다. 한동대는 김 전 총장이 30일 오전 3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소천했다고 밝혔다. 김 전 총장은 지난달부터 숙환으로 서울 아산의료원과 신천 세브란스평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1939년 경북 안동 출생인 김 전 총장은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길에 올라 미주리주립대에서 금속공학석사, 렌셀러폴리테크닉대에서 재료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 항공우주국(NASA) 연구원으로 근무한 뒤 귀국, 한국과학기술원(KAIST) 재료공학과 교수로 재임했다. 김 전 총장은 연구원과 대학 교수 시절인 1976년과 1981년에 미국 NASA 발명상을 2차례 수상했다. 특히 풍산금속과 협력해 발명한 반도체 리드프레임 합금 제조기술은 우리나라 최초의 선진국 기술 수출 1호란 기록을 남겼다. 김 전 총장은 이러한 공로로 국민훈장 동백장(1982), 세종문화상(1986), 올해의 과학자상(1987), 한국기독교선교대상 교육자부문(1999), 제4회 한국기독교 학술상(2004) 등을 수상했다.김 전 총장은 1995년 한동대 초대 총장으로 취임한 뒤 ‘공부해서 남 주자’, ‘더불어 사는 삶’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전인교육에 매진했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우수 학생을 선발하는 것보다 어떻게 가르치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교육방법의 특성화를 추구했다. 한동대가 개교초기부터 소수정예, 무전공입학, 인성교육을 강조한 이유다. 이후 한동대는 지방의 신흥 명문으로 성장했으며 2002년에는 미국식 로스쿨을 표방한 국제법률대학원을 개원, 현재까지 428명의 미국 변호사를 배출했다. 빈소는 서울 마포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천국 환송 예배)은 다음 달 2일 오전 7시 온누리교회 서빙고 성전과 같은 날 오후 5시 한동대 그레이스스쿨에서 열린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영애 씨와 아들 호민(스파크랩 공동대표)씨, 사위 박병희(미국 파란아카데미 대표)씨, 며느리 이정민(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 단원)씨가 있다.
- 韓 최초 지구위협 소행성 발견 성공…"2060년대 두 차례 충돌 확률 더해도 28억 분의 1"
-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미래 우리나라의 우주 탐사를 준비하는 첫 단추를 꿰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2018 PP29’의 발견 영상. 사진=천문연.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 문홍규 박사는 25일 경기도 과천시 관문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가진 ‘국내 최초 지구위협소행성 발견’ 브리핑에서 “오는 2030년대 중반 소행성 탐사를 위해 탐사 대상 후보 목록을 정리하고 과학적 목표를 고민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발견은 의미가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에 따르면 천문연은 지난해 8월 산하 연구시설로 새로운 천체를 발견했고 국제천문연맹 소행성센터(이하 MPC, Minor Planet Center)가 지난 5일 해당 천체를 지구위협소행성(PHA, Potentially Hazardous Asteroid)이라고 밝혔다. 이 천체에는 ‘2018 PP29’(이공일팔 피피 이구)라는 임시번호(provisional designation)가 부여됐다. 천문연은 이에 앞서 미래 탐사임무에 적합한 또 다른 천체를 발견했고 MPC는 지난 3월 21일 이를 근지구소행성(NEA, Near Earth Asteroid)으로 분류해 임시번호 ‘2018 PM28’(이공일팔 피엠 이팔)을 붙였다.지구위협소행성(PHA)은 근지구소행성(NEA) 중에서 지름이 140m보다 크고 지구와의 최소 궤도 교차거리가 0.05AU(약 750만km) 보다 가까운 천체를 말한다.근지구소행성(NEA)은 궤도 운동 중 태양까지의 최소거리(근일점 거리)가 1.3AU(약 1억9500만km) 보다 작아 지구 공전궤도 근처에 분포하는 천체를 가리킨다.‘2018 PM28’의 발견 영상. 사진=천문연.천문연 연구팀(과제책임자: 문홍규)은 지난해 8월 칠레, 호주, 남아공 관측소에서 운영하는 지름 1.6m급 외계행성탐색시스템(이하 KMTNet, Korea Microlensing Telescope Network) 망원경 3기로 두 소행성을 검출했다. 이어 2018 PM28(이하 PM28)과 2018 PP29(이하 PP29)에 대해 각각 44일과 10일 동안 그 궤도 운동을 추적해 정밀궤도를 얻는 데 성공했다. 지구위협소행성 PP29는 발견 당시의 밝기와 거리 그리고 소행성의 평균반사율을 고려하면 크기 160m급으로 추정된다. 지름 140m급 천체와 충돌할 경우 반경 수백km 지역에 재난을 초래할 수 있다. PP29의 궤도와 지구 궤도가 만나는 최단거리, 즉 최소궤도교차거리(MOID, Minimum Orbit Intersection Distance)는 지구-달거리의 약 11배인 약 426만km이다. 이는 지구위협소행성의 조건 가운데 하나인 ‘MOID가 0.05AU보다 가깝다’는 내용을 충족한다. PP29는 궤도장반경이 길고 궤도 모양이 원에서 크게 벗어나 긴 타원 형태를 띤다. 또한 공전주기가 5.7년으로 매우 길며 이렇게 긴 궤도장반경과 공전주기를 가진 천체는 전체 근지구소행성의 1%도 되지 않는다.PM28은 크기가 직경 20~40m 사이로 추정된다. 궤도는 지구위협소행성의 조건에 부합하지만 충돌이 일어났을 때 반경 수백km 지역에 재난을 초래할 수 있는 크기인 지름 140m 보다 작아 지구위협소행성으로 분류되지는 않았다.PM28은 지구와 비슷한 궤도로 공전하는 특이한 움직임을 보인다. 근지구소행성 대부분은 궤도가 긴 타원모양이고 궤도평면이 지구 공전궤도면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 하지만 PM28은 알려진 근지구소행성 가운데 원궤도에 가깝기로는 상위 1%, 지구 공전궤도면과 가까운 상위 10%에 든다. 또 궤도장반경은 1.026AU(astronomical unit)로 지구 궤도장반경인 1AU에 가까운 상위 2%에 포함된다. 이런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소행성은 현재까지 총 9개가 발견됐다. 그 중 2018 PM28보다 오랜 기간 관측된 경우는 3개이다.‘2018 PP29’와 ‘2018 PM28’의 궤도 영상. 그래픽=천문연.연구팀은 계산 결과 향후 100년 동안 PM28은 충돌 위협이 없다고 밝혔다. PP29의 경우 NASA 제트추진연구소의 센트리(Sentry) 시스템은 PP29가 2063년과 2069년 지구 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그 2회의 충돌 확률을 더하면 28억분의 1로 아직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 이에 대해 천문연 문 박사는 “이 확률을 좀 더 쉽게 설명하면 로또 두 장을 샀는데 한 장은 1등에 당첨되고 나머지 한 장은 4등에 당첨될 확률”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래 충돌위협을 구체적으로 예측하거나 소행성 탐사 임무 대상으로 결정하기 위해서는 정밀궤도와 자전특성, 구성 물질과 같은 다양한 성질을 추가적으로 밝혀야 한다. 한편 천문연은 지난 2015년 말부터 외계행성 탐색 외에 초신성, 은하, 소행성 등 다양한 연구목적으로 KMTNet을 운영하고 있다. KMTNet은 칠레와 남아공, 호주에 설치, 운영하는 24시간 ‘별이 지지 않는’ 남반구 천문대 네트워크로 보름달 16개가 들어가는 넓은 하늘을 한 번에 촬영하는 카메라를 탑재, 외계행성 탐색은 물론 소행성 탐사 관측에 최적화돼 있다. 문 박사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망원경 등 대부분의 경우 북반구에 집중돼 있는 반면 우리는 사각지대인 남반구에 집중 배치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KMTNet 망원경. 사진=천문연.연구팀은 KMTNet을 활용해 지난 2016년부터 남천 황도대 집중탐사연구(이하 딥 사우스, DEEP-South, Deep Ecliptic Patrol of the Southern Sky)를 수행해 오고 있다. 이를 위해 태양계 행성들이 지나다니는 공전궤도면 부근인 황도대를 집중 관측하고 있다. 황도대는 소행성들이 많이 발견되는 길목이기도 해서 과학연구를 수행하다 보면 의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천체들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번 발견은 지난해 8월 특이 태양계 소행성 검출을 위한 시험 관측 도중에 확인됐다. KMTNet 망원경은 미국 NASA가 주도하는 소행성 탐사관측 프로젝트에 쓰이는 다른 망원경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어 연구팀은 이번에 정립된 방법론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후속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천문연은 자연우주물체 등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우주물체감시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정부는 2015년 1월 천문연을 우주환경감시기관으로 지정했다. 두 소행성을 발견한 정안영민 박사는 “한국 최초의 지구위협소행성 발견은 외계행성탐색시스템의 광시야 망원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우리나라의 미래 소행성 탐사를 위한 기반 연구를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