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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 거리에서는]‘부동산·정규직화’ 정부 비판 집회 잇달아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부동산 대책·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현재 정부와 여당이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정책을 비판하는 집회가 이번 주말 연이어 열린다. 이들은 모두 정부가 발표한 정책의 부당함을 알리고자 거리에 나왔다고 토로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문재인 정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보수단체도 대규모 집회와 행진에 나선다. 경찰은 집회 장소를 중심으로 교통 혼잡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을 당부했다.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열린 ‘소급적용 남발하는 부동산 규제 정책 반대, 전국민 조세 저항운동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신발을 던지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주말 여의도서 ‘부동산 규제 반대’ 집회…민주당사로 행진이른바 ‘임대차 3법’ 등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부동산 정책을 규탄하는 집회가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말에도 열린다. 온라인 카페 ‘6·17 규제 소급적용 피해자 구제를 위한 모임’, ‘7·10 취득세 소급적용 피해자 모임’ 등에 따르면 이들은 1일 오후 4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광장에서 ‘전 국민 조세저항 집회’를 개최한다. 앞서 이들은 지난달 18일과 25일에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부동산규제정책 반대·조세저항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당시 집회에선 “세금이 아니라 벌금이다”, “어제는 준법자, 오늘은 범법자, 내일은 과태료”, “임대차 3법 반대” 등의 구호가 등장했다. 이들은 지난달 27일 부동산 대책이 사유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헌법소원을 제기하며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주최 측은 이날 집회 참여 인원으로 3000명을 신고했으며, 앞선 집회보다 더 많은 이들이 집회에 참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들은 이날 도시철도 5호선 여의나루역 1번 출구 앞에서 모여 집회를 벌인 뒤 더불어민주당 당사까지 행진한다. 이후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상대로 면담요청서를 민주당 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특히, 정부가 지난달 31일 ‘임대차 3법’ 가운데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 상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공포하면서 이날 집회 참가자들의 규탄 목소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들은 31일 ‘여의도 조세저항 국민집회’란 문구를 온라인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리는 운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한국노총 인천국제공항공사노조 조합원들이 지난달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공익감사 청구 기자회견을 열고 공사의 협력사 직원 정규직화, 보안검색요원 직고용 결정 등 문제점을 주장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졸속 정규직화 반대”…인국공 노조도 거리로 나와 아울러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약인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의 졸속 운영을 비판하는 문화제도 이날 열린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정규직 노동조합은 이날 오후 7시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투명하고 공정한 정규직 전환 촉구 문화제’를 개최한다. 경찰에 따르면 인국공 노조는 이날 집회 인원을 2000명으로 신고했다. 노조 측은 공사가 보안검색 요원 1902명을 청원경찰로 직고용을 추진한 것을 두고 ‘졸속 정규직화’라고 비판하고 있다. 정규직 전환 과정이 불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졌으며, 공개경쟁 채용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인국공 노조는 이와 관련해 대국민 서명 운동을 벌여오기도 했다.또 이날 낮엔 부동산 대책을 비롯한 문재인 정부의 전반적인 정책을 비판하는 보수단체들의 집회도 열린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1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중구 을지로 일대에선 주권회복운동본부 등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반발하는 단체 소속 1000여명이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들은 집회가 끝난 이후 을지로와 퇴계로를 이용해 행진한다.국민운동본부도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서초구 서리풀공원 앞에서 집회를 연 뒤 서초3동 교차로까지 차로를 이용해 행진할 방침이다. 이날 집회를 개최하는 단체들은 서울시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집회 금지 명령을 내린 서울시청 앞 광장, 광화문광장 등을 피해 집회 장소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집회 장소를 중심으로 교통 혼잡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집회·행진이 예정된 구간을 통과하는 일반 차량이나 버스는 상황에 따라 운행이 통제될 수 있다. 또 버스 노선도 임시 조정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을지로·퇴계로 등 집회 인근 도로의 교통 혼잡이 예상된다”라며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부득이 차량을 운행할 땐 해당 시간대 정체 구간을 우회해 달라”고 당부했다.
- 24년된 지하철 5호선 영등포시장역, 문화예술철도 공간 탈바꿈
- 지하철 5호선 영등포시장역 지하 1층 마켓마당.(서울시 제공)[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1996년 개통 이후 24년이 지나 노후된 서울지하철 5호선 영등포시장역이 지역 예술가, 시장 상인, 승객, 시민들이 활발하게 즐기고 교류하는 문화·예술 거점 공간으로 확 바뀐다. 서울교통공사는 노후 지하철 역사에 문화·예술을 입히는 ‘문화예술철도’ 1호 시범특화사업인 영등포시장역에 대한 리모델링을 마치고 31일 공개한다고 밝혔다.문화예술철도는 서울시가 노후역사 리모델링을 통해 환경을 개선은 물론 시민들이 일상 속 문화예술을 체험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 공간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영등포시장역을 시작으로 2021년까지 총 14개 역사가 차례로 변신할 예정이다. 1호 사업자인 영등포시장역 문화예술철도의 주제는 ‘시장의 재발견’이다. 공구, 완구, 청과 등을 판매하는 전통 재래시장인 영등포시장과 다양한 예술가들이 있는 문래창작촌 등 독창적인 지역성을 충분히 살린 것이 특징이다. 사업비는 총 31억5000만원이 투입됐다. 이 사업을 통해 과거 역무실로 사용됐지만 현재는 활용되지 않는 유휴 공간과 공실 상가에는 카페, 전시관, 스튜디오가 들어선다. 지하 1층 대합실은 지하철을 기다리는 시민들의 지루함을 달래줄 지역 마켓이 열리는 공간으로 조성됐다. 또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을 상영하는 공간 ‘시장길 미디어’가 들어섰다. 지하 2층 유휴공간에는 지역 특성을 살려 음료 등을 판매하는 카페, 지역 예술가 작품 전시, 다양한 주제의 소규모 강연·교육을 할 수 있는 소통 공간 ‘라운지 사이’가 생겼다. 또 지역 예술가들이 유튜브 콘텐츠 제작, 제품 촬영 등을 할 수 있는 스튜디오 공간 ‘크리에이티브 샘’이 새로 만들어졌다. 지하3층과 5층 사이 계단·에스컬레이터에는 승객들이 이동하면서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계단 미술관’을 조성했다.한편, 공사는 오후 2시 개관식을 갖는다. 이희선?젤리장&테슬남 작가의 ‘너와 나의 거리’(마켓마당), 미디어아티스트 러봇랩의 ‘오늘을 만나는 우주’(크리에이티브 샘), 김봄·엄아롱 작가의 ‘익숙한 풍경, 특별한 여행’(라운지 사이) 등을 주제로 한 창작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앞으로 지하4·5층 유휴공간을 리모델링하는 2단계 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라며 “영등포시장역을 시작으로 서울시와 함께 서울지하철을 문화예술 거점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하철 5호선 영등포시장역 지하1층 마켓마당.(서울시 제공)지하철 5호선 지하1~2층 계단미술관.(서울시 제공)
- ‘영통 아이파크 캐슬 3단지’, 청약 경쟁률 평균 35.7대 1
-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HDC현대산업개발과 롯데건설이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망포4지구 3블록에 짓는 ‘영통 아이파크 캐슬 3단지’가 1순위 모집에서 평균 35.74대 1의 경쟁률로 청약 마감했다.31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을 보면 전날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영통 아이파크 캐슬 3단지’는 418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4941개 청약 통장이 들어와 전 주택형이 1순위(해당지역)에서 모집가구수를 모두 채웠다. 최고 경쟁률은 전용면적 84㎡A에서 나왔다. 62가구 모집에 4809건이 접수되며 77.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이 단지는 앞서 진행된 특별공급 청약에서도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29일 진행된 특별공급 246가구 모집에 3500명이 접수했고 특히 84㎡A 신혼부부 특별공급에선 21가구 모집에 1063명이 접수하기도 했다.분양 관계자는 “영통 아이파크 캐슬 3단지는 학교, 공원, 마트, 지하철 등 생활 인프라가 인접해 있어 입지 여건이 우수한데다 대규모 브랜드타운으로 조성되는 망포4지구의 중심에 자리한 만큼 향후 영통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주변 시세 대비 가격경쟁력까지 갖춘 만큼 계약까지 순조롭게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영통 아이파크 캐슬 3단지 투시도영통 아이파크 캐슬 3단지는 망포4지구 일대 대규모 브랜드타운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초 입주한 영통 아이파크 캐슬 1·2단지까지 총 3609가구가 들어서는데다 향후 2364가구 규모의 4·5단지도 분양 계획 중이다. 이에 따라 망포4지구는 5개 블록, 총 5973가구 규모의 매머드급 브랜드타운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교육환경도 우수한 편이다. 단지 앞으로 계획된 학교부지를 비롯해 망포초등학교, 잠원중학교, 망포중, 망포고등학교 등의 학군을 도보로 이용 가능하다. 영통·망포동 인근 전문학원가와의 접근성도 좋고, 단지 인근으로 망포글빛도서관이 위치하고 있다.교통망은 반경 1.5㎞ 이내에 분당선 망포역을 통해 강남권까지 환승없이 이동 가능하고 KTX경부선, 1호선, 수인선(올해 9월 개통 예정) 환승역인 수원역까지도 10분대면 이동할 수 있다. 주변엔 녹지공간이 풍부해 글빛누리공원, 지성공원, 잠원공원 등 5만여㎡ 규모의 녹지시설이 조성돼 있고 단지 옆 원천리천을 통해 신동수변공원까지 이어지는 산책로도 이용할 수 있다. 이외 박지성 축구센터 등 체육·문화시설이 인접해 있다.영통 아이파크 캐슬 3단지는 지하 2층~지상 19층, 9개동, 전용면적 59~189㎡ 총 664가구 규모로 이뤄진다. 당첨자 발표일은 다음달 7일이며 정당계약은 8월 18일부터 24일까지 일주일간 진행한다. 입주예정일은 2022년 9월이다.
- [여행] 시원한 계곡물에 발 담그니 이게 바로 신선놀음
- 골이 깊기로 소문난 괴산에서도 가장 깊은 곳이라 할 만큼 깊숙하게 들어가 있어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호젓한 ‘갈론구곡’[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충북 괴산. 소백산맥에서 뻗어 내린 높고 낮은 산이 그림처럼 둘러싸고, 소백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계곡의 절경을 만드는 고장이다. 여행길 어디서나 소백산 치맛자락을 적시며 춤추듯 휘돌아가는 물줄기를 만나고, 동양화 한 폭을 감상하듯 눈이 시원해진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고, 골이 깊으면 물이 많다고 했다. 전국 40여개 구곡 가운데 20여개가 충북에 있고, 그중 7개가 괴산에 있다. 올여름 피서는 자연스레 거리 두기가 가능한 괴산의 계곡에서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단, 지금처럼 장마철이나 호우 예보가 있다면 계곡은 위험 지역이니 가지 말아야 한다.연일 계속된 장마로 힘찬 물줄기가 어우려져 한 폭의 동양화를 연출하는 ‘수옥폭포’◇에어컨도 흉내 내지 못하는 청량감에 더위도 ‘싹’에어컨이나 선풍기는 흉내 내지 못할 청량함과 장쾌함을 선물하는 수옥폭포를 만나러 가는 길. 연풍면에 자리한 수옥폭포는 울창한 숲과 어우러진 20여m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장관이다. 조령산(1017m) 능선 서쪽에서 흘러내린 물줄기가 빚어낸 절경이다. 연일 계속된 장마로 힘찬 물줄기가 어우러져 만들어낸 풍경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출한다. 연풍 현감 조유수가 1711년(숙종 37년) 숙부 조상우를 기리기 위해 지은 수옥정이 폭포를 내려다보는 자리에 있다. 현재의 정자는 지난 1960년에 새로 지은 것으로, 그림 같은 폭포와 정자가 어우러져 영화나 TV 사극의 단골 촬영지가 되기도 했다. 폭포는 두 팔을 벌려 감싸 안은 듯 이어지는 기암 가운데로 계단처럼 반듯한 암반을 때리며 흘러내리는 폭포의 물소리가 머리까지 맑게 한다. 문경새재나 이화령을 오가던 옛사람들도 이 폭포를 보며 더위를 식히고, 고된 걸음을 쉬었으리라.소백산맥의 조령산(1017m)과 갈미봉 사이의 ‘이화령’(梨花嶺·548m). 이화령은 충북 괴산군 연풍면 주진리와 경북 문경시 문경읍 각서리를 잇는 백두대간의 본줄기 고개다. 해발 548m로 고개 주위에 배나무가 많아 이화령으로 불렸다. 1925년 일제가 만든 도로는 1998년 국도 3호선 이화령 터널과 2004년 중부내륙고속도로를 개통하기 전까지만 해도 꽤 통행량이 많았지만, 지금은 일부 관광객이나 등산객만 찾을 정도로 한적하다. 이화령휴게소 정상에 서면 충북 괴산과 경북 문경의 산줄기와 도로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요즘은 방학을 맞아 자전거 국토종주에 나선 대학생과 동호인의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인천에서 부산까지 자전거 국토종주는 보통 5일을 잡는다. 남한 땅의 중심부 이화령 구간이 가장 험난한 코스다. 이화령 고갯마루를 중심으로 서쪽으로 내린 빗물은 한강으로, 동쪽으로 내린 빗물은 낙동강으로 흘러든다.울창한 숲속을 지나는 약 700m 산책로 끝에는 용추폭포가 있다. 높이 약 10m로 너른 암반을 통과해 쏟아지는 폭포가 장관이다. 가뭄에도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는 폭포다. 전국에 이름이 같은 폭포와 계곡이 많지만, 괴산의 용추폭포는 초록 숲과 선명하게 대비되는 하얀 물줄기가 청량함을 뽐낸다. 우렁차게 쏟아지는 물소리가 깊은 숲속에 메아리를 만들어 귀로 즐기는 피서가 되어준다.퇴계 이황, 송강 정철 등 당시 수많은 유학자와 문인들이 이곳의 산수경치를 사랑해 머물렀다는 ‘쌍곡구곡’◇옛사람의 멋과 사상이 흐르는 구곡의 계곡조선의 선비들은 괴산의 계곡을 찾아 심신을 수양하고 학문에 매진했다. 계곡의 명소에 특별히 이름을 붙이고 노래를 짓는 선비들의 풍류를 구곡(九曲) 문화라 부른다. 화양구곡, 선유구곡, 쌍곡구곡 등 괴산의 계곡은 옛사람들의 멋과 사상이 함께 흐른다.충북 괴산 괴산수력발전소. 여기서 12km 정도 더 들어가면 갈론마을이 나타난다. 갈론마을을 지나 계곡을 따라 거슬러 펼쳐지는 비경이 갈론구곡이다. 갈론구곡은 아홉 곳의 명소가 있다고 해서 이름이 붙었다. 신선이 내려왔다는 강선대를 비롯해 장암석실·갈천정·옥류벽·금병·구암·고송유수재·칠학동천·선욱암이 구곡을 형성한다. 골이 깊기로 소문난 괴산에서도 가장 깊은 곳이라 할 만큼 깊숙하게 들어가 있어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호젓하다. 퇴계 이황이 절묘한 경치에 반해 아홉 달을 돌아다니며 구곡의 이름의 지었다는 ‘선유구곡’선유구곡은 송면에서 동북쪽으로 약 2km에 걸쳐 있다. 퇴계 이황이 칠송정에 있는 함평 이씨댁을 찾아갔다가 산과 물, 바위, 노송 등이 잘 어우러진 절묘한 경치에 반해 아홉 달을 돌아다니며 구곡의 이름을 지어 새겼다고 한다. 오랜 세월이 지나는 동안 글자는 없어지고 아름다운 산천만이 남아 있다. 선유동 계곡 입구에서 출발, 구곡 중 1곡인 선유동문을 시작으로 2곡 경천벽, 3곡 학소암을 차례대로 만나고 연단로, 와룡폭, 난가대, 기국암, 구암을 지나 9곡인 은선암을 끝으로 계곡 상류인 후문을 빠져나가면 517번 지방도로를 만나게 된다. 중간지점쯤인 제5곡 와룡폭포 주변으로 볼거리가 많고 휴게소도 있다. 이중환의 ‘택리지’에는 화양동계곡과 함께 ‘금강산 남쪽에서는 으뜸가는 산수’라고 적혀 있다.쌍곡구곡은 칠성면 쌍곡마을에서 제수리재에 이르기까지 10.5㎞ 구간의 계곡이다. 호롱소·소금강·병암(떡바위)·문수암·쌍벽·용소·쌍곡폭포·선녀탕·장암(마당바위) 등으로 이뤄져 있다. 퇴계 이황, 송강 정철 등 당시 수많은 유학자와 문인들이 쌍곡의 산수경치를 사랑해 이곳에 머물렀다. 쌍곡의 제1곡 호롱소는 계곡물이 90도의 급커브를 형성해 소를 이뤘다. 근처 절벽에 호롱불처럼 생긴 큰 바위가 있어 호롱소라 불린다. 소금강은 쌍곡구곡 중 가장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하는 곳. 마치 금강산의 일부를 옮겨놓은 듯하다 해서 소금강이라 불린다. 쌍곡폭포는 쌍곡의 계곡들이 남성적인 데 반해 그 자태가 수줍은 촌색시와 비슷해 여성적인 향취가 물씬 풍긴다.쌍곡구곡의 소금강은 쌍곡구곡 중 가장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마치 금강산의 일부를 옮겨놓은 듯하다 해서 소금강이라 불린다.◇여행메모 △가는길=승용차를 이용할 때는 중부고속도로 증평IC에서 나가 30㎞ 정도 가면 된다. 중부내륙고속도로로는 괴산IC와 연풍IC를 거쳐 약 20㎞와 35㎞를 가면 괴산읍에 도달할 수 있다. 항공기를 이용할 때는 청주국제공항에서 증평을 거쳐 괴산까지 40㎞ 정도 가면 된다. △먹을곳= 괴강삼거리 괴강교 건너 왼쪽의 ‘할머니 괴강매운탕‘이 유명하다. 또 다른 이름난 먹을거리로는 올갱이해장국이 있다. 괴강에서 잡은 다슬기(올갱이)로 끓여낸 해장국인데 시외버스터미널 주변에 맛집이 몰려 있다. 주차장식당, 서울식당과 기사식당이 30년 넘게 이곳에서 올갱이해장국을 끓여내고 있다.
- 오늘 화성탐사선 발사하는 미국···UAE·중국과 다른점은
-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UAE(아랍에미리트) ‘아말’, 중국 ‘톈원 1호’에 이어 미국이 탐사선 ‘퍼시피어런스’ 로버를 화성으로 보낸다. 한국시간으로 오늘 밤(오후 8시 50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퍼시비어런스 로버를 아틀라스 V-541 로켓에 실어 발사할 예정이다.이달만 3개국이 화성에 탐사선을 보내지만, 탐사 방식과 목표는 각기 다르다. 20일 아랍 국가 최초로 화성탐사선 발사에 성공한 아랍에미리트의 탐사선 ‘아말’은 궤도선이다. 중국은 궤도선과 착륙선, 로버(탐사 차량)가 합쳐진 방식이고, 미국은 로버만 보낸다.특히 미국은 화성헬리콥터, 이산화탄소·산소 변환장치 등의 신기술을 화성 탐사에 적용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화성 헬리콥터 ‘인제뉴어티’.<사진=미국항공우주국>UAE 궤도선, 중국 ‘올인원’ 탐사선탐사선은 궤도선, 착륙선, 로버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아랍에미리트는 신흥 우주국으로 상대적으로 쉬운 궤도선을 보냈다. 주로 화성 궤도를 돌며 탑재한 과학장비를 활용해 화성의 기후지도를 제작할 예정이다. 한국의 기업과 협력해 10여년전 인공위성을 발사한 국가가 미국 대학 등의 도움을 얻어 발사한 것으로 내년 건국 50주년에 맞춰 화성에 탐사선을 보냈다는 상징적인 성격이 강하다.미국과 중국의 탐사선은 화성 표면에 착륙해 실제 로버가 활동한다. 화성 표면 착륙은 지금까지 구소련과 미국만이 성공했을 정도로 성공하기 어렵다. 양국 탐사선은 화성 표면에서 탐사차량이 이동하며 표면 성분을 조사하고, 지하 레이더를 활용해 얼음층 조사, 고대 미생물 흔적 확인 등 과학 임무를 수행한다. 하지만 착륙지 공개나 탐사선 운용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중국 탐사선의 착륙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은 지난 2011년 잉훠 1호 실패를 딛고 이번에 인류 처음으로 궤도선, 착륙선, 로버가 합쳐진 화성 탐사선 ‘톈원 1호’를 보냈다. 약 2달 동안 화성 궤도를 따라 돌다가 궤도선에서 착륙선을 내려보내고 착륙선이 열리면서 로버가 나와 화성 표면을 탐사하는 방식을 택했다.심채경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 책임연구원 박사는 “양국 미션은 유인탐사 보다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었던 환경인지 여부를 과학적으로 확인하는 성격이 강하다”며 “미국 탐사선의 예상 착륙 지점은 과거 물이 흘렀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형으로 진흙 등을 조사해 박테리아를 비롯한 생명체 흔적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미국 신기술 장착···인류 첫 화성 시료 귀환 위한 발판미국은 이번에 로버만 화성에 보냈고, 현재 운영중인 화성 궤도선들이 지구와의 통신을 돕는다. 로버가 관측한 자료를 궤도선에 전송하면 다시 궤도선이 지구로 자료를 보낸다.퍼시비어런스호가 성공하면 미국은 화성표면에서 5번째로 로버를 운영하게 된다. 기존 로버가 화성에서 시료를 채취해 분석하고 자료만 보냈다면 이번에는 토양이나 암석 시료를 한군데로 모아 추후 지구로 시료를 가져갈 발판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헬리콥터 ‘인제뉴어티’와 이산화탄소산소변환장치 ‘목시(MOXIE)’와 같은 신기술도 새로 선보인다.로버가 험난한 지형을 이동하나 전복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소형 비행체가 길잡이 역할을 맡는다. 큐리오시티 로버 착륙 시 사용했던 ‘스카이 크레인(sky crane)’ 기술도 다시 선보인다. 낙하산을 펴고 하강하다 표면 근처에서 나일론 테더를 활용해 로버를 내리는 방식으로 착륙과정에서 충격파를 최소화한다.심채경 박사는 “그동안 로버가 자료만 지구로 전송했다면 보관한 샘플을 후속 임무를 통해 지구로 가져올 전망”이라고 말했다.
- 中폭우에 제주연안 저염분수 유입 비상…해수부, 모니터링 강화
- 한 남성이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범람한 양쯔강 인근 도로에 서있다. AFP 제공.[세종=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해양수산부는 중국 남부지역 폭우로 양쯔강 유출량이 증가해 제주 연안으로 저염분수 유입이 예상됨에 따라, 피해 예방을 위한 선제적인 대응 체계를 마련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한다고 30일 밝혔다.중국 남부지역 폭우로 양쯔강 유출량은 지난 12일 초당 8만3200톤을 기록한 이후, 현재는 7만톤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저염분수는 염분농도가 30psu(실용 염분 단위, 해수 1㎏당 존재하는 염류량) 이하인 경우를 말하며, 수산생물의 삼투압 조절에 영향을 주고,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폐사를 유발할 수 있다.해수부 소속 국립수산과학원은 현재 천리안위성과 자체 실시간 해양환경 어장정보시스템을 통해 저염분수의 이동경로와 유입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수산과학조사선 2척(탐구3호와 탐구8호)을 출항시켜 다음 달 4일부터는 동중국해 북부해역, 제주도 주변해역 및 연안(자취도, 모슬포항)에서 정밀한 현장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저염분수는 표층에서 약 10m 두께로 이동하며, 바람과 해류에 따라 이동경로가 달라진다. 수산과학조사선의 현장 조사에서는 수심별 관측을 실시하고, 이동경로 추적을 위한 표류부이 5기도 투하할 계획이다.수산과학원은 저염분수 모니터링 결과를 제주특별자치도와 어업인 등에 신속하게 제공하고, 국민 누구나 관련 자료를 찾아볼 수 있도록 누리집에도 게재할 계획이다.또 저염분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어업인의 행동요령을 담은 ‘저염분수 대비 어장·양식장 관리 지침’을 마련해 오는 30일 지자체, 양식어가 등에 공문 형태로 배포할 계획이다. 해수부는 저염분수의 유입이 우려될 경우, 양식장은 조기 출하를 추진하고, 마을어장은 전복, 소라 등 정착성 패류 등을 조기에 채취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육상양식장에 대해서도 저염분수가 유입되지 않도록 지하바닷물 공급, 액화산소장치 가동으로 용존산소량 높이기 등을 통해 적정한 사육수 관리를 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수호 해수부 어촌양식정책관은 “인공위성, 선박, 실시간관측시스템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저염분수의 유입을 철저히 탐지하고, 측정·분석 결과는 지자체, 어업인에게 신속하게 전달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대구 '힐스테이트 동인 센트럴' 공급에 관심
- [이데일리 정시내 기자] 현대건설이 대구광역시 중구 동인동1가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동인 센트럴’을 분양 중이다. 이 단지는 지하 4층~지상 최고 49층, 3개동, 아파트 전용면적 84~177㎡ 410세대, 오피스텔 전용면적 84㎡ 90실 등 총 500세대로 구성된다. 그 중에서도 주거용 오피스텔은 4Bay 판상형 구조를 적용해 채광·통풍이 용이하며, 안방 드레스룸이 적용돼 넉넉한 수납공간을 자랑한다.아파트의 장점을 누릴 수 있으면서 아파트와 달리 각종 부동산 규제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 계약 후 바로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고 자금 출처 소명에 대한 의무도 없다. 또한 오피스텔의 경우 분양권과 입주권 소유자는 주택 청약 시 무주택으로 간주되며, 주거용이어도 주택 외 건축물에 해당해 주택 소유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여기에 생활인프라도 뛰어나다. 동덕초교를 도보로 통학할 수 있으며 대구제일중, 경북사대부설고, 경북여고 등이 가깝다. 또한 롯데백화점 대구점과 대구백화점이 도보로 이용 가능하며 현대백화점 대구점, 유플렉스 등이 가까워 편리한 주거생활을 누릴 수 있다. 특히 대구 최대 상권으로 손꼽히는 동성로가 인접해 있어 임대수요도 풍부한 것이 장점이다. 여기에 다양한 문화시설과 경북대병원 등의 의료시설, 중구청 등 행정기관 이용도 편리하다.교통환경도 우수하다. 대구도시철도 1호선 칠성시장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반월당역까지는 세 정거장만에 도달 가능하다. 또한 신천대로, 태평로, 중앙대로, 달구벌대로 등이 인접하여 차량을 통해 도심 내외곽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대구역에는 대구권 광역철도(2023년 개통 예정)가 착공 중으로 개통 시 광역으로의 이동이 더욱 편리해질 전망이다.
- ‘롯데캐슬 리버파크 시그니처’ 사이버견본주택 31일 개관
-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롯데건설은 오는 31일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 일원에 공급하는 ‘롯데캐슬 리버파크 시그니처’의 사이버 견본주택을 오픈하고 분양에 나선다고 30일 밝혔다.자양1구역 재건축정비사업을 통해 공급하는 이 단지는 지하2층~지상 최고 35층, 6개 동, 전용면적 59~122㎡ 총 878가구로 조성된다. 이 중 전용면적 59~101㎡ 482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전용면적별 일반분양 가구 수는 △59㎡ 141가구 △84㎡ 324가구 △101㎡ 17가구로 전체 가구 수의 55%에 달한다.‘롯데캐슬 리버파크 시그니처’는 롯데건설이 광진구에 처음 선보이는 ‘롯데캐슬’ 브랜드 아파트로 입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특화설계가 적용됐다. 단지는 남향 위주의 배치에 판상형과 타워형의 조화를 이룬 설계로 일조권과 통풍을 확보했고, 지상에 차가 없는 안전하고 쾌적한 공원형 아파트로 꾸며진다. 단지 곳곳에 조경공간을 비롯해 어린이놀이터와 순환산책로가 조성됐다.일부 최상층에는 스카이라운지를 배치해 한강 조망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스카이라운지 전용 조망 엘리베이터도 설치할 예정이다. 단지 외관에는 수려한 디자인을 뽐내는 ‘커튼월 룩’을 적용하고, 대형문주 2개소도 설치해 품격을 높인다는 계획이다.‘롯데캐슬 리버파크 시그니처’는 자양동 내에서도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리는 동시에 주거 편의성까지 높은 핵심입지에 들어선다. 뚝섬한강공원, 아차산, 어린이대공원, 서울숲 등이 인근에 위치해 있어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다. 또한 지하철 2, 7호선 건대입구역과 7호선 뚝섬유원지역이 도보권에 있고, 강변북로, 영동대교, 청담대교, 올림픽대로 등의 도로를 통한 강남권으로의 이동도 수월하다.롯데건설 관계자는 “정주 여건이 우수하고,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는 장점에 분양 전부터 많은 지역민들의 관심이 쏟아졌었다”면서 “합리적인 분양가로 책정된 데다 광진구에서 처음 공급하는 롯데캐슬 단지로 상품 및 특화설계에 공을 들인 만큼 많은 분들이 청약에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분양 일정은 8월 10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11일 해당지역 1순위 청약, 12일 기타지역 1순위 청약, 13일 2순위 청약을 실시한다. 당첨자 발표일은 8월 21일이며, 정당계약은 9월 3일부터 12일까지 10일간 진행한다. 단지의 입주 예정일은 2023년 7월이다.롯데캐슬 리버파크 시그니처 조감도. (사진=롯데건설)
- 배고파 라면 움켜쥔 70대 실형…무엇이 '현대판 장발장' 만드나
- [이데일리 하상렬 남궁민관 기자] 배고픔에 식료품을 훔쳐 달아났다가 법의 심판을 받는 이른바 ‘현대판 장발장’ 사건들이 잊을만 하면 거듭 발생해 사회적으로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한 70대 남성 역시 생계를 위해 두 차례에 걸쳐 식료품을 훔쳤다가 재판에 넘겨져 최근 실형을 선고받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는 지난해 11월 1만7330원 어치의 커피와 율무차, 라면, 소시지 등 식료품을 훔친 데 이어 올해 4월에는 시금치와 단무지, 반찬통, 페인트 솔이 담긴 등산가방을 훔쳤습니다. 식료품은 다 합쳐봐야 2만 원 안팎이었지만 등산가방이 40만 원 상당으로 절취액을 다소 높였습니다. 그 대가는 징역 8월, 실형이었습니다.안타까운 생계형 범죄라고 해도 처벌은 피할 수 없습니다. 대다수 국민들의 의견도 동일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최근 이 같은 ‘현대판 장발장’들에 대한 법원의 엄격한 판단에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은 이어집니다. 국민들의 ‘법감정’은 아마도 이들에게 ‘처벌을 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 아니라 이들보다 중한 범죄를 저지른 이들에게 더한 처벌을 내려달라는 데 있는듯 합니다. 이에 더해 법원 외적으로는 ‘현대판 장발장’들이 ‘죄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국가가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함께 나옵니다.◇배고픔에 라면 움켜쥔 노인에 실형…‘상습’ 때문에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류일건 판사는 최근 상습절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78)씨에게 징역 8월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김씨는 지난해 11월 서울 중구에 있는 한 대형상점 식품 코너에 진열된 커피·율무차·라면·소시지 등 식료품 1만7330 원 상당을 훔쳐 달아났고, 뒤이어 지난 4월엔 서울 2호선 영등포구청역 내 상점 진열대에 다른 손님이 잠시 올려 둔 40만 원 상당의 등산가방을 들고 달아난 혐의를 받았습니다. 등산가방 안에 든 내용물을 노린 것인데 거기엔 시금치와 단무지 각 1팩, 반찬통과 페인트 솔 등이 들어 있었죠. 생계형 범죄였습니다.김 씨는 경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선처를 호소했지만 ‘상습’을 이유로 실형을 면치 못했습니다. 실제로 김 씨는 지난 2005년 징역 1년 6월, 2008년 징역 3년, 2015년 벌금 150만원, 2019년 벌금 100만원, 올해에도 벌금 100만원 등 절도로만 총 19회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었습니다. 류 판사 역시 안타까움을 뒤로하고 ‘상습성’을 인정해 실형을 선고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죠. ◇죄에 따른 처벌은 불가피…그럼 국민은 왜 분노하나이번 사건은 여러 ‘현대판 장발장’ 사건들이 갖는 두 가지 사회적 시사점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우선 ‘죄에 걸맞은 합당한 처벌을 하고 있는가’라는 측면이 있습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을 지낸 김한규 변호사는 여러 ‘현대판 장발장’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는 이유에 대해, 이들에 대한 처벌보다는 이들보다 중한 죄를 짓고도 중한 처벌을 받지 않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절도를 한 이들에게 처벌을 하는 것에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문제는 누구는 10만원을 훔쳤는데 실형이 나오고 누구는 10억원을 횡령했는데 집행유예가 나오는 그런 것에 분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단순 비교는 어렵겠지만 실제 ‘현대판 장발장’들과 횡령이나 배임,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소위 ‘힘 있는 자들’ 또는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흉악범들에 대한 형량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일이 종종 벌어지기도 합니다.지난달 고시원에서 배가 고파 달걀 18개를 훔쳤다가 검찰로부터 징역 1년 6월을 구형 받은 일명 ‘코로나 장발장’ 역시 큰 논란이 됐는데요. 네티즌들은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와 같은 형량을 구형했다며 사법부를 강하게 비난했고 결국 해당 재판부는 “살아 온 배경을 다시 살피겠다”며 재판을 다시 열기로 했습니다.반면 한국e스포츠협회 명예회장으로 활동하면서 롯데홈쇼핑으로부터 500만원 상당의 기프트 카드를 받고 e스포츠협회 자금 5370여만 원을 횡령하고 정치자금 2000만원을 위법하게 받은 전병헌 전 국회의원은 유죄로 인정됐음에도 실형이 아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습니다.또 지난 2008년부터 2018년까지 협력업체 대표로부터 납품거래 유지 등을 대가로 6억1500만원을 수수하고 2008년부터 2017년까지 한국타이어 계열사 자금 2억6000여만원을 빼돌린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옛 한국타이어) 사장 역시 지난 4월 1심에서 유죄를 인정받고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죠.김 씨에 대한 처벌은 응분의 처분이겠지만 수천·수억 원을 빼돌리거나 인면수심 성범죄를 저지른 이들에 비해 더 무거운 형을 받는다면 이는 마땅히 대중의 분노를 살 만합니다.[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중앙지방법원 전경.◇상습이라는 ‘죄의 굴레’…국가의 책임은 없나또 다른 시사점은 바로 ‘상습’입니다. 통상 ‘현대판 장발장’들은 생계를 위해 한 번 범죄를 저질렀다가 전과자가 돼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다시 생계 곤란을 겪는 악순환에 처하게 됩니다. 그나마 벌금형이 내려진다 해도 벌금을 완납하지 못하면 노역에 처해져 징역형과 별반 다르지 않은 현실에 직면하게 되죠. 배고픔에 식료품을 훔치면 이후 더 절박한 생계의 위협을 느껴 죄를 짓게 되는 이른바 ‘죄의 굴레’에 빠지게 되는 셈입니다. 이들이 죄의 굴레에 빠지기 전, 국가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나라고 되묻게 되는 지점입니다.실제로 앞서 언급한 ‘코로나 장발장’의 경우 코로나 사태 때문에 일도 못하고 무료 급식소도 닫아 열흘 동안 굶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합니다. 그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생계비와 의료비를 받을 수 있었음에도 이를 알지 못해 혜택을 받지 못했는데요. 건강보험과 재산세 납부 등 자료가 없어 당국에서도 복지 대상자인지조차 몰랐다고 합니다.지난 4월 대구에서는 생선 한 마리를 훔쳐 달아나다 경찰에 붙잡힌 한 50대의 안타까운 사연도 알려졌는데요. 그는 오래전 교통사고로 다리 한쪽이 불편해진 뒤 형편이 어려워지자 생선을 한 마리씩 훔치며 끼니를 해결했다고 합니다. 그는 기초생활수급 정책에 대해 알지도 못해 소외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김범중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현실적으로 완벽히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는 없다면서도 “복지 사각지대를 높은 수준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직접 찾아가는 ‘아웃리치(outreach·지역 주민에 대한 기관의 적극적인 원조 활동)’와 적절한 홍보를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 교수는 “아웃리치는 기존 신청한 사람을 위한 복지서비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사람을 발굴하기 위한 서비스까지 포함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복지전담 공무원 1인당 감당할 수 있는 고객 숫자가 너무 많다”며 “결국 복지 전담 공무원 숫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현재 한국의 사회보장 지출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대비 매우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현 정부가 복지서비스 확충에 대한 정책적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은 다행입니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공공서비스분야 일자리를 늘린다는 원칙 아래 사회복지전담 공무원도 향후 증원할 계획입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사회복지 업무 담당 공무원을 2017년 10월부터 2022년까지 1만2000명 증원하겠다는 계획이 있다. 지자체에 공지를 하고 채용을 독려한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