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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이 도발한 양자기술, 韓, 반도체 강점 내세우면 희망있다
  • 젠슨 황이 도발한 양자기술, 韓, 반도체 강점 내세우면 희망있다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올해는 UN이 정한 ‘세계 양자과학기술의 해(IYQ)’이자, 양자역학의 주요 이론이 발표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다. 그러나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유용한 양자컴퓨터가 등장하기까지 20년이 걸릴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한 때 혼란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자기술은 여전히 주목받고 있다. 양자기술은 이제 물리학자의 실험실을 넘어 컴퓨터공학자들의 연구실과 기업으로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으며, 향후 5~10년이 양자기술의 대중화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이데일리 이미나 기자]◇아인슈타인도 수긍하기 어려웠던 양자중첩과 양자얽힘양자역학의 근간을 이루는 두 가지 중요한 이론이 발표된 해는 1925년이지만, 우리에게 더 익숙한 것은 아인슈타인과 닐스 보어 사이의 논쟁이다. 베르너 하이젠베르크가 ‘행렬역학’을 제안하고, 에르빈 슈뢰딩거가 ‘슈뢰딩거 방정식’을 완성한 것은 100년 전인 1925년이다. 이 두 이론은 양자역학의 수학적 기초를 마련하고 미시 세계의 현상을 설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양자역학의 본질을 둘러싼 아인슈타인과 닐스 보어 간의 논쟁은 그 이후에 벌어졌다. 이 논쟁은 1927년 제5차 솔베이 회의에서 시작돼 아인슈타인의 생애 말년인 1955년까지 이어졌다.양자 세계에서는 입자가 동시에 여러 상태를 가질 수 있으며, 관측되기 전까지 확률적 상태로만 존재하는 ‘양자중첩’이라는 특성이 있다. 이에 대해 아인슈타인은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며 양자역학의 확률적 해석에 의구심을 표명했다. 또한, 입자가 연결되어 같은 성질을 공유하는 ‘양자 얽힘’에 대해서는 이를 ‘유령 같은 원격 작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현재 양자중첩과 양자얽힘 원리를 활용한 양자컴퓨터, 양자암호통신, 양자센싱 등이 개발되고 있는 상황을 보면, 자연 현상을 관찰해 법칙을 세우는 물리학의 관점에서 닐스 보어의 승리로 평가할 수 있다.IBM의 초전도 물질 기반 양자컴퓨터. 칩과 케이블을 -273도까지 냉각시켜야 한다. 사진=IBM◇젠슨 황도 2진법…순식간에 단번에 계산하는 양자컴퓨팅양자컴퓨터는 물질의 기본 단위인 원자와 그를 둘러싼 전자의 속성을 파악해 파동성과 입자의 이중성을 활용하는 것으로, 기존의 컴퓨터 정보 처리 방식과 다르다.현재의 컴퓨터는 0과 1을 사용해 하나하나 계산을 수행한다. 예를 들어, 1비트(BIT)는 0과 1, 2비트는 00, 01, 10, 11과 같이 표현된다. 4비트는 2의 4승=8개, 8비트는 2의8승=256개 이런 식이다. 이 비트는 컴퓨터의 ‘뇌’ 역할을 하는 중앙처리장치(CPU)의 사양을 나타내며, 해당 CPU가 처리할 수 있는 연산의 수를 의미한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는 병렬처리를 통해 CPU보다 대규모 연산을 더 빠르게 처리하지만, 두 장치 모두 2진법을 기반으로 작동한다.반면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을 기반으로 하여,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가질 수 있는 큐비트(QUBIT)를 사용해 계산을 순식간에 처리한다. 여러 큐비트를 양자얽힘으로 연결하면 계산 속도가 급격히 향상된다. 구글은 지난달 차세대 양자칩 ‘윌로우’를 공개하며, “현재 최고 수준의 슈퍼컴퓨터가 10자년 걸릴 계산을 5분 만에 해결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여기서 10자년은 10의 24제곱, 즉 우주의 나이를 초과하는 엄청난 시간을 의미한다.이는 양자기술이 인공지능(AI) 컴퓨팅 인프라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현존하는 AI 반도체 대표주자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에게는 껄끄러운 주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양자컴퓨터는 25억 개의 GPU를 대체할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지난 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열린 ‘제4차 K-퀀텀 스퀘어 미팅’에서 정윤채 한미양자기술협력센터 센터장은 “양자컴퓨터와 슈퍼컴퓨터, 인공지능의 하이브리드 모델은 주목할 만한 도전 과제”라며, “양자컴퓨터를 슈퍼컴퓨터의 가속기로 활용해 다양한 과학적 개선을 이루자는 시도가 있다”고 말했다. 아이온큐의 원자이온 기반 양자컴퓨터. 전기장으로 만든 그릇에 원자이온을 담아 활용하는 방식. 사진=이데일리 DB◇자주적인 양자기술, 반도체·통신 강점에 희망 있다양자칩이 널리 사용되는 시대가 오면 현재의 비트 기반 국방 전산체계가 무력화될 가능성도 있어 자주적인 양자기술 확보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그러나 우리나라의 양자기술력은 미국, EU, 중국에 비해 아직 부족하다. IBM은 이미 1000큐비트 컴퓨터를 개발했으며, 올해 1400큐비트 컴퓨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반면, 한국은 정부 주도로 올해부터 1000큐비트급 양자컴퓨터 개발을 시작했고, 2032년까지 양자컴퓨터, 양자인터넷, 양자 센서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한 양자기술 업체 관계자는 “삼성종합기술원이 양자컴퓨터 개발을 시도했지만 중단됐다”며, “대기업의 참여 없이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 예산을 투입하더라도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과 같은 정부출연연구원만 중심이 되면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전문가들은 대만이 엔비디아의 지원을 받아 AI 서버의 90%를 생산하는 중요한 국가로 급부상한 사례를 들며, 우리나라도 양자컴퓨터의 뇌에 해당하는 큐비트뿐 아니라 양자 부품, 장비,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양자기술 생태계를 구축하고 산업 공급망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정현철 노르마 대표는 “리게티컴퓨팅이나 아이온큐는 큐비트에 집중하지만, 고객들은 몇 큐비트냐보다 이를 어떤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따라서 우리는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반도체 시스템은 전력과 정확도 측면에서 한계에 부딪혔으며, 대한민국의 반도체 생산 및 설계, 광통신 분야 강점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노르마는 초전도체 기반 양자컴퓨터 ‘큐리온’의 24큐비트 모델을 발표할 예정이다.한국양자정보학회 한상욱 회장은 “양자기술이 산업으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학회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현재 회원 수는 500~600명으로 대부분 물리학 전문가들이다. 실질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대기업 C레벨 인사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5.01.15 I 김현아 기자
“중국에 반도체 그만 팔아라”…美, 새 규제로 삼성 등 압박
  • “중국에 반도체 그만 팔아라”…美, 새 규제로 삼성 등 압박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 정부가 첨단 반도체가 중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추가적인 규제를 이르면 15일(현지시간) 발표할 계획이라고 14일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그래픽=게티이미지뱅크)소식통들에 따르면 해당 규제 초안은 14㎚(나노미터·10억분의 1m) 또는 16㎚ 이하 수준의 모든 반도체에 대한 판매를 제한, 중국 및 기타 국가에 판매하기 위해선 미국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다고 명시하고 있다.14~16㎚ 이하라는 기준은 기존 수출통제 대상인 첨단 반도체보다 더 많은 반도체를 포함한다. 하지만 승인된 고객과 관련된 반도체 설계이거나 300억개 미만 트랜지스터를 포함하는 반도체, 신뢰 받는 기업에서 패키징된 경우 등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소식통들은 해당 규제의 목적이 삼성전자, TSMC, 인텔 등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고객을 보다 신중하게 검토하고, 고객에 대한 실사를 강화하도록 장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가 제조한 반도체가 미국 정부의 제재 목록에 올라 있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 제품에서 발견된 것이 해당 규제가 마련된 배경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TSMC의 반도체가 화웨이 제품에서 발견된 이후 상무부는 TSMC에 중국 고객을 대상으로 7㎚ 이하 반도체를 제조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규제는 지난 13일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반도체 규제를 기반으로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을 포함한 약 20개 ‘동맹국 및 파트너’들에 대해서는 미국 기술이 포함된 인공지능(AI)용 반도체 판매에 제약을 두지 않으나 나머지 대다수 국가에는 한도를 설정하는 신규 수출통제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와 같은 중국 기업들이 여전히 첨단 반도체를 우회로를 통해 확보하고 있어 이를 차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에 새로운 수출통제는 전략경쟁 상대인 중국으로 직접 가는 AI 반도체를 차단하는 기존 수출 통제에 더해, 중국이 동남아, 중동 등의 제3국에 데이터센터를 만들어 AI 역량을 키우거나, 제3국이 보유한 미국산 AI 반도체를 수입하는 등의 ‘우회로’를 제거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됐다.
2025.01.15 I 김윤지 기자
TTA-에임퓨처, 온디바이스 AI 품질검증 협력
  • TTA-에임퓨처, 온디바이스 AI 품질검증 협력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회장 손승현)와 인공지능(AI) 기술 선도 기업인 에임퓨처(대표 김창수)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기술 박람회인 CES 2025에서 온디바이스 AI 기술의 품질검증 체계 구축 및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사진=TTA에임퓨처는?에임퓨처는 온디바이스 AI 구현을 위한 엣지(Edge) 시스템온칩(SoC) 반도체용 신경망처리장치(NPU) 설계 자산(IP)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기업이다. 차세대 NPU ‘AiM-GJ-EV(everywhere)’를 출시할 예정이다. TTA는 국내 AI 산업의 발전을 위해 체계적인 시험 및 검증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으며, 온디바이스 AI 시험검증 체계 구축을 통해 기술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다.이번 협약의 주요 내용은 △온디바이스 AI 시험검증 체계 구축 △체계적인 시험검증 지원 △AI 제품 상용화 지원 △온디바이스 AI 분야의 신규 사업 발굴 및 수행 등이다. 이를 통해 양측은 협력하여 온디바이스 AI 기술의 품질을 보장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TTA와 에임퓨처는 이번 협약을 통해 글로벌 AI 기업들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국내 온디바이스 AI 기술이 국제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TTA는 특히 AI융합시험연구소를 통해 온디바이스 AI 기술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TTA AI융합시험연구소 이재범 소장은 “TTA는 국내 온디바이스 AI 기술의 신뢰성 확보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할 것”이라며, “이번 협약을 통해 국내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전했다.에임퓨처 김창수 대표는 “CES 2025라는 국제 무대에서 국내 온디바이스 AI 기술의 우수성을 소개하며, TTA의 시험검증을 통해 자사의 제품 신뢰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01.14 I 김현아 기자
상반기 SOC 12조 푼다…세종시에 국회의사당 조성 본격화
  • 상반기 SOC 12조 푼다…세종시에 국회의사당 조성 본격화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침체된 지방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12조원 집행한다. 올해 전체 예산의 70% 수준으로 역대 최대 수준의 집행률이 될 전망이다. 지역 산단 조성을 위해 2월 그린벨트 해제 지역이 공개된다. 세종시에는 대통령 집무실, 국회의사당을 조성하기 위한 공모가 본격화한다. 국토교통부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2025년 업무보고’에서 이같이 밝혔다. 일러스트=챗GPT 4.0, 달리3◇ SOC 예산은 줄었지만 조기 집행에 총력국토부는 함양·울산 고속도로 등 도로 4조 2000억원, GTX-B, 춘천-속초 등 철도 4조 1000억원 등 상반기 중 SOC 예산의 약 70%인 12조원을 쏟아 붓는다. 상반기 재정집행율이 2023년 63%, 2024년 58%였는데 올해 70%가 집행되면 역대 최대 집행률이 된다. 1분기에는 도로 2조 5000억원, 철도 2조 1000억원을 집행해 연초부터 재정 조기 집행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SOC 예산은 25조 4000억원 규모로 작년(26조 4000억원)보다 1조원 감소했다. 재정조기 집행 효과를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12조 3000억원, 철도공단이 3조 5000억원, 도로공사가 2조 7000억원을 집행하는 등 공공기관 예산도 상반기 최고 수준인 57%를 조기에 집행한다. 국토부는 수도권 집중화를 해소하기 위해 지역 주도의 8대 경제·생활권을 육성한다. 수도권을 포함한 4대 초광역권, 1개 광역권(전북), 2개 특별권(강원, 제주)을 조성한다. 각 권역별 계획을 연내 순차적으로 수립하고 국토종합계획,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국가도로망 계획 등 국가 계획과 연계해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확대한다. 각 권역을 단일 경제·생활권으로 만들기 위해 x-TX 선도사업인 CTX의 민자적격성 조사를 하반기 완료하는 등 지방권 광역철도 사업을 적극 추진한다. 서대전IC-두계3가(계룡) 광역도로 개통, 다사-왜관 광역도로 등 권역내 연결 도로망도 확충한다. 지역 경제 성장을 견인할 성장거점 조성도 확대한다. 작년말 산단 계획이 승인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은 부지보상 절차에 착수하고 도로공사 발주 등 인프라 조성도 차질 없이 추진한다. 지방권 신규 국가 산단 14개도 예비타당상 조사 등 추진계획을 구체화한다. 작년 그린벨트 규제혁신 방안에 따라 그린벨트를 일자리 창출의 기반으로 활용하기 위해 2월 중 지역전략사업을 선정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린벨트가 수도권 등 전국 7대 권역에 있는데 수도권을 제외한 6개 권역에서 산업단지 개발을 하기 위해선 그린벨트 해제가 필요하다”며 “그린벨트 해제 신청을 6개 권역, 33곳에서 받아서 검토 중이고 그 결과를 2월에 발표한다”고 밝혔다. 도시 규제를 과감하게 완화한 ‘한국형 화이트존(White Zone)’인 공간혁신구역도 하반기 추가 발굴할 예정이다. 세종시의 경우 대통령 제2집무실, 국회세종의사당 등을 조성하기 위한 통합 설계 국제 공모가 상반기 시행된다. 새만금에는 기업 수요를 반영해 하반기 국가 산단 내 산업용지 20만평이 추가로 조성된다. 제2산단 조성 개발 계획도 연내 수립한다. ◇ 지방판 판교테크노밸리 육성에 속도 낸다지방판 판교형 테크노밸리를 육성하기 위해 작년 11월 지정한 5개 도심융합특구(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를 기회발전특구 등과 연계해 기업 투자 환경을 조성하는 등 발전방안을 담은 종합발전 계획을 하반기 수립한다. 지역-기업-대학 간 연계협력을 지원하는 한남대 캠퍼스혁신파크에 기업 입주를 3월 개시하고 2호 캠퍼스혁신파크도 연내 준공한다. 지방의 쇠퇴를 가속화하는 빈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마련된다. 국토부는 상반기 빈집 은행, 빈집 관리업, 빈집특화형 뉴:빌리지 사업 도입 등을 포함한 ‘빈집 정비 활성화 방안’을 마련한다. 빈집 밀집구역 내 별도 사업을 하거나 빈집을 포함해 골목 단위로 정비사업을 추진한다. 주거, 생활인프라, 서비스를 통합 지원해 지역 정주여건을 개선하는 ‘지역활력타운’은 지역이 원하는 다부처 연계사업을 확대해 5월께 신규 사업 10곳을 선정한다. 강원 영월 지역활력타운, 전남 구례 지역활력타운이 그 사례다. 철도를 이용한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열차, 숙박, 렌터카 등을 통합 할인하는 ‘지역사랑 철도여행’ 참여 지역을 상반기 확대한다. 현재 23곳인데 곡성, 논산, 보령, 안동, 울릉 등 5개 지역이 추가돼 총 28곳으로 운영된다. 올 1월 개통된 교외선을 따라 여행할 수 있는 교외선 자유여행 패스도 상반기 도입된다. 상가로 제한된 도시재생씨앗융자(쇠퇴한 도심에 상가, 창업시설을 조성할 경우 주택도시기금에서 저금리로 대출) 지원 대상도 주상복합 건축물(주택 연면적 50% 이내)까지 확대된다. 소상공인을 위해 도로점용료 감면도 2026년까지 연장된다.
2025.01.13 I 최정희 기자
에이아이코리아, CESS 글로벌 1위 기업 코스닥 상장 절차 돌입
  • 에이아이코리아, CESS 글로벌 1위 기업 코스닥 상장 절차 돌입
  •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첨단설비·정밀 공정 자동화 전문기업 에이아이코리아가 스팩합병을 통해 코스닥 상장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에이아이코리아는 한국제14호스팩(477530)과의 합병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고 13일 밝혔다.에이아이코리아는 △이차전지 △반도체 △디스플레이 △암모니아 내연기관 등 첨단산업용 자동화 설비를 전문적으로 개발·제조하는 기업이다. 플랜트 파이핑 엔지니어링, 공정 자동화, 플라즈마 기술 등 고부가가치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혁신 제품을 선보이며 업계에서 선도적 입지를 다지고 있다.에이아이코리아의 주요 제품 및 솔루션으로는 ‘중앙전해액공급시스템(CESS)’와 이차전지 플랜트 전체 배관 구축의 설계, 조달, 시공을 담당하는 ‘프로세스 파이핑(Process Piping, PP)’, ‘대기압(AP) 플라즈마 건식세정 장비’ 등이 있다.에이아이코리아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CESS는 이차전지 4대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전해액의 하역, 저장, 주입 과정을 하나의 설비로 자동 처리해 주는 제품이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빅3 배터리 제조사는 물론, 얼티엄셀즈(LGES+GM), 스타플러스에너지(삼성SDI+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합작법인에도 제품을 공급하며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에이아이코리아는 전문적인 플랜트 파이핑 엔지니어링 역량을 바탕으로 스타플러스에너지 미국 제1공장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프로세스 파이핑 사업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이 밖에도 최근 집진기와 포집기 등 신규 자동화 설비를 출시하며 조립 공정까지 아우르는 자동화 설비 라인업을 완성했다.에이아이코리아는 CESS 수요 증가와 대규모 프로세스 파이핑 사업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 3분기까지 연결 기준 762억원의 누적 매출액과 64억원의 영업이익, 7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에이아이코리아는 지난 2022년, 2023년 각각 672억원, 768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매해 꾸준한 실적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에이아이코리아는 올해와 내년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요 배터리 제조사의 증설과 함께 OLED 디스플레이 건식 세정장비 부문에서도 대규모 수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에이아이코리아는 국내 1위 디스플레이 제조사에 AP 플라즈마 건식세정 장비 및 초음파 건식세정 장비를 다수 공급해왔다. 중소형 OLED 수요가 지속 증가하는 가운데, 에이아이코리아는 내년 애플 폴더블 기기 출시로 OLED 슈퍼사이클에 진입하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한편, 에이아이코리아는 차세대 동력기관 핵심 장비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최근 에이아이코리아는 자체 개발한 촉매 기반 암모니아 크래커(분해 장비)가 800℃에서 80%의 분해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해당 장비는 플라즈마 기반 암모니아 크래커와 함께 암모니아 내연기관 작동에 필수적인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회사 측은 조선 업계와 완성차 업계에서 많은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 중이다. 암모니아는 저장과 운송이 용이하고 탄소 배출이 없어 미래 친환경 에너지 전환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다.에이아이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코스닥 상장은 회사의 기술력과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적극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이차전지, OLED 디스플레이, 암모니아 내연기관 시장에서 회사의 입지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5.01.13 I 박정수 기자
신한운용, ‘SOL 미국AI ETF 시리즈’ 순자산 3천억 돌파
  • 신한운용, ‘SOL 미국AI ETF 시리즈’ 순자산 3천억 돌파
  •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신한자산운용은 반도체, 소프트웨어 등 인공지능(AI) 산업 생태계 전반에 투자할 수 있는 ‘SOL 미국 AI 상장지수펀드(ETF) 시리즈’ 3종의 순자산이 3000억원을 돌파했다고 13일 밝혔다.신한자산운용은 지난해 4월 ‘SOL 미국AI반도체칩메이커’ ETF의 상장을 시작으로 5월과 7월에 각각 ‘SOL 미국AI소프트웨어’와 ‘SOL 미국AI전력인프라’를 시장에 선보였다. ‘SOL 미국AI반도체칩메이커’ ETF는 AI 반도체의 핵심인 비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SOL 미국AI소프트웨어’ ETF는 생성형 AI 밸류체인 내 전방산업에 해당하는 AI 플랫폼, 애플리케이션 및 서비스 등과 관련한 기업으로 구성된 게 특징이다. ‘SOL 미국AI전력인프라’ ETF는 데이터센터, 대규모 전력을 생산할 에너지원인 원자력 등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신한자산운용은 ‘SOL 미국AI ETF 시리즈’가 변화하는 산업과 주목받는 기업을 반영할 수 있도록 지수방법론을 개선하고, 정기 리밸런싱(자산재배분)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1월 초 ‘SOL 미국AI소프트웨어’의 경우 AI 기반 광고 엔진으로 경쟁력을 확보한 애플로빈(AppLovin) 편입과 함께, 세일즈포스(CRM)와 팔란티어(PLTR)의 비중을 확대했다. ‘SOL 미국AI전력인프라’ 상품은 원자력 발전 기업인 탈렌에너지(Talen Energy)와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부각 받고 있는 소형모듈원전(SMR) 기업인 나노뉴클리어에너지(Nano Nuclear Energy)를 신규 편입했다. 내달에는 ‘SOL 미국AI반도체칩메이커’ ETF의 구성 종목 변경도 진행된다. 재무적 안정성 요건을 반영한 결과 최근 적자를 지속하는 인텔이 제외되고 반도체 칩 블록 설계기술력을 보유한 ARM이 새롭게 편입될 전망이다.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본부장은 “AI 시대의 발전 속 주도주로 불리는 분야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고, 각각의 주도주가 부각 받는 시기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순환될 것”이라며 “SOL 미국AI ETF 시리즈가 올해도 AI 테마에 대한 효율적 투자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25.01.13 I 김응태 기자
  • [데스크의 눈]삼성의 숙제와 52시간 족쇄
  • [이데일리 이준기 산업에디터] “한국의 젠슨 황”작년 11월 말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SK그룹 최태원 회장을 이렇게 추켜세운 적이 있다. AI 붐으로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록스타’급 인물이 됐는데, 최태원 회장도 삼성전자의 그늘에서 벗어나 엔비디아와 함께 SK하이닉스의 성공 시대를 썼다고 블룸버그는 소개했다.실제로 10일(현지시간) 폐막한 CES에서의 주인공은 단연 황 CEO였지만, 최 회장의 영향력도 이에 못지않았다고 한다. 최 회장은 3년째 직접 CES를 참관하며 기존 황 CEO와의 ‘AI칩 동맹’을 ‘물리적(Physical) AI’ 혈맹으로 확장하는 성과를 올렸다. 엔비디아 요구보다 빨리 “HBM을 개발하고 있다”는 자신감에 찬 그 한 마디는 한 달여 전 블룸버그의 극찬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라는 분석까지 나왔다.◇R&D에 몰방해도 모자랄 판황 CEO와 최 회장의 ‘투맨쇼’를 절치부심하며 지켜봐야 하는 국내 기업도 있다. 이번 CES에서 황 CEO와 별다른 접점을 보여주지 못한 삼성전자 얘기다. 작년 한 해 엔비디아의 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며 HBM 공급을 하지 못한 삼성은 황 CEO에게서 이런 숙제까지 받아야 했다. “삼성은 새로운 설계를 해야 한다.” 그간 CES에서 한국기업의 맨 앞자리는 늘 삼성전자의 몫이었기에, 어찌 보면 굴욕적으로 받아들였을 수도 있겠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AI 칩 왕좌’의 자리를 탈환할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결국 이를 위해선 삼성이 HBM 연구개발(R&D) 분야에 온 힘을 쏟아야만 가능한 데, 당장 주 52시간 근무제의 허들 앞에서 단 한 발짝도 나아가기 어려운 녹록지 않은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대만 TSMC R&D팀은 하루 24시간, 주 7일 가동되는 데 반해 삼성은 때가 되면 사무실 불을 꺼야만 한다. 물론 대만도 주 40시간제를 채택하고 있으나 노사 합의 땐 하루 근무를 12시간까지 늘릴 수 있도록 해 삼성전자와 마주한 처지는 다르다. 반도체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파운드리의 경우 고객 주문이 신속하게 생산으로 이어지려면 가교역할을 맡은 R&D팀이 끊임없이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며 “하지만 고객이 반도체에 문제 제기를 했을 때 R&D팀의 부재로 움직이지 못한다면, 누가 삼성전자를 믿고 일감을 맡길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업의 특성상 R&D 인력 없이 생산을 늘렸다가 불량이 나면 천문학적 손실을 낼 수밖에 없는 데다, 고객마저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정치권 직무유기, 당장 멈춰야국가 미래가 걸린 반도체 경쟁은 이제 ‘국가대항전’으로 이뤄지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선전해주고 있으니 괜찮다는 인식은 안일하기 그지없다. 정치권은 하루빨리 반도체 R&D 인력에 한해 주 52시간제 예외를 허용하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이 담긴 반도체특별법을 통과시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양 날개로 한 팀코리아, 즉 반도체강국으로의 비상을 도와야 한다.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정쟁은 어쩔 수 없이 벌이더라도, 직무유기는 피해야 한다. 미래산업을 두고 글로벌 패권전쟁이 난무하는 지금, 우리에게 할당된 시간은 촉박하다.
2025.01.13 I 이준기 기자
산업기술 보호체계의 대대적 개편이 시작된다
  • 산업기술 보호체계의 대대적 개편이 시작된다[별별법]
  • [황규호 법무법인 디엘지 파트너변호사·공학박사] 지난해 12월 미국이 첨단 반도체장비와 HBM의 중국 수출을 통제하자, 중국이 핵심광물인 갈륨과 게르마늄의 대미 수출을 금지하며 맞대응했다. 이처럼 세계는 자국의 첨단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양자컴퓨터, 반도체제조, 적층제조 관련 24개 품목의 수출통제를 강화했고, 일본은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23개 품목을, 중국은 바이오, 희토류, 항공우주, 인공지능(AI)을 포함한 광물·핵심기술의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산업기술 유출도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1~10월 적발된 산업기술 해외 유출 건수는 25건에 달하며, 지난 5년간 기술 유출로 인한 피해액은 약 25조원으로 추정된다. 유출 사례를 보면 그 수법도 매우 다양하고 교묘하다. 국내 대기업의 국가핵심기술 자료를 불법취득해 해외 경쟁사에 유출한 협력업체 부사장에게 실형이 선고된 사례, 반도체 장비 납품기업 전직원과 협력사 임직원이 브로커를 통해 ‘초임계 반도체 세정장비’ 핵심도면을 유출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특히 대기업 출신 임원이 컨설팅사를 설립한 후 국내 핵심인력을 영입하고 해외 공장 설립과정에서 핵심기술을 무단유출한 사례나, 국내 배터리기업 출신 임직원 10명을 고용해 국가핵심기술 자료를 불법 취득하려 한 해외법인의 사례는 기술유출이 더욱 조직화, 지능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이에 정부는 제5차 산업기술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전면적인 제도 개선에 나섰다. 새로운 보호체계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우선 보호대상 기술의 식별과 관리 체계가 대폭 강화된다. 산업기술평가원 등 기술 분석·평가 전문기관을 ‘기술안보센터’로 지정해 보호가 필요한 기술을 선제적으로 발굴한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설계 및 제조공정 기술, 합성개구레이다(SAR) 탑재체 제작 기술 등이 새롭게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될 예정이다. 또한 소부장특별법상의 핵심전략기술을 산업기술보호법의 ‘산업기술’로 편입하고 국가핵심기술에 소재분야를 신설해 보호범위를 확대한다.기술 보유기업에 대한 관리도 체계화된다. 현재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신청할 경우에만 국가핵심기술 보유 여부를 판정하고 있으나, 새롭게 도입되는 ‘기술보유 확인제’에서는 핵심기술 보유 예상기관에 대해 정부가 판정신청을 통보해 의무적으로 기술보유 여부를 판정받도록 한다. 또한 보유기관은 현행처럼 별도 등록 의무 없이 산업부가 자체 관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상호, 주소지, 대표자명, 해당 국가핵심기술의 분야명과 기술명, 기술보유형태, 기술보유 사업장, 국가지원 연구개발비 정보 등을 정부에 의무적으로 등록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국가핵심기술 보유현황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국내에서의 매각·이전도 추적 관리할 수 있게 된다.인수합병(M&A)을 통한 기술유출 방지도 강화된다. M&A 전문위원회를 신설해 심사의 전문성을 높이고, 외국인의 지배권 취득 기준도 현행 50%에서 실질적 지배력 행사 여부를 고려해 조정할 예정이다. 미신고·미승인 수출 및 M&A에 대해서는 산업부 장관이 직권으로 즉시 중지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조치명령 불이행 시 1일 1000만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M&A 심사 시 부과된 조건의 이행여부도 확인해 위반 시 과태료가 부과된다.수사와 처벌 체계도 강화된다. ‘범정부 기술유출 합동대응단’이 출범해 대통령실 경제안보비서관과 10개 기술보호 유관부처가 공동 대응에 나선다. 한·미·일 기술보호 네트워크와 한·미 정보수사기관 라운드테이블을 통해 국제적인 수출통제·유출수사 협력체계도 구축된다. 특히 해외유출 범죄의 구성요건이 기존 ‘외국에서 사용하거나 사용되게 할 목적으로’라는 목적범에서 ‘외국에서 사용하거나 사용될 것을 알면서도’라는 고의범으로 완화돼 수사당국의 입증책임 부담이 경감된다. 또한 기술유출을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가 새롭게 침해행위로 규정되며, 국외에서 이뤄진 침해행위에도 법 적용이 가능해진다. 벌금도 현행 15억원에서 최대 60억원까지 대폭 상향되며, 징벌적 손해배상 한도도 3배에서 5배로 확대된다.디지털 환경 변화에 따른 새로운 위협에도 대비한다. 현재는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에 대한 보호조치나 저장 및 접근권 부여에 대한 심사대상 여부 등이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아 기업들이 혼란을 겪어왔다. 이에 새로운 제도에서는 국가핵심기술의 클라우드 서비스 보호기준을 명확히 제시한다. ‘산업기술보호지침’에 클라우드 보호조치 기준을 마련하고, 기술정보의 저장 공간 위치, 정보주체 권리, 관리자·사용자에 대한 보안전문성 관리, 침해사고 대응절차, 서비스 제공자와의 보안 협업 대책 등 구체적이고 기술적인 보호조치 내용을 제시한다. 특히 클라우드에 국가핵심기술을 저장하고 외국에 접속권한을 부여하는 행위는 수출로 간주돼 심의 대상이 된다는 점을 명확히 하여, 기업들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했다.기업의 행정 부담은 합리적으로 완화된다. 디스커버리제도를 활용하는 특허분쟁, 기존 승인받은 동일 기술의 반복 수출, 해외 특허출원을 위한 최소한의 기술자료 제공, 100% 자회사에서의 생산 및 공동연구를 위한 자료 제공 등의 경우에는 수출심의가 간소화되거나 면제된다. 또한 국가핵심기술 수출신고 시 전략물자 허가를 받은 것으로 의제하는 조항을 확대 적용하고, 전략물자와 국가핵심기술 간 기술스펙을 비교 분석한 가이드를 제작·배포해 중복심사도 개선한다.보호역량이 취약한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도 대폭 강화된다. 수·위탁, 하도급 거래관계에만 적용되던 법적 의무를 협상 단계까지 확대하고, 스타트업 등과 협상하는 대기업에도 기술보호 의무가 부과된다. NDA 체결, 부당한 기술요구 금지, 보복행위 금지 등이 협상 단계부터 의무화되며, 기술보호 수준별 맞춤형 바우처 제공, 법률자문, 핵심기술 모방 조기경보 서비스 등 실질적인 지원도 이뤄진다. 특히 현장에서 이메일 수·발신, 파일 열람, 인터넷 접속 내역, 외부저장장치 연결 이력 등을 당일 분석해 기술유출 여부를 즉시 진단하는 서비스도 제공된다.마지막으로, 기술유출 사건의 법적 처리에도 큰 변화가 있다. 현재는 특허법, 실용신안법, 상표법, 디자인보호법, 식물신품종보호법 등 5개 법률에만 적용되던 관할집중이 산업기술보호법과 부정경쟁방지법, 반도체배치설계법 등으로 확대된다. 또한 민사 본안에만 적용되던 관할집중을 형사소송과 민사 가처분 소송으로까지 확대해 기술유출 사건 전반에 대한 전문적 심리가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기술유출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전문성 있는 판단을 할 수 있는 법원에서 일관되게 사건을 다룰 수 있게 되어, 기술유출 사건 처리의 전문성과 효율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전투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해도 경계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 못한다”는 말처럼, 기술 개발의 실패는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이미 확보한 기술을 지키지 못하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실수가 된다. 다만 이번 제도 개선에는 아쉬운 점도 있다. 국가핵심기술을 보유, 관리하는 기업들은 보호조치 의무 준수, 수출과 M&A 제한 등 각종 규제를 받지만, 이에 상응하는 경제적 지원이나 보상 정책은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특히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의 경우, 수·위탁, 하도급 거래관계를 넘어 협상 단계까지 법적 의무가 확대되면서 외국 기업과의 거래나 SI 형태의 투자 유치에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따라서 향후에는 기술 보호와 기업 성장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균형있게 달성할 수 있는 보완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기업이 긴밀히 협력해 새로운 기술보호 체계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되, 특히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현실적 어려움을 고려한 세심한 정책적 보완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황규호 변호사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미국 카네기멜론대 기계공학 박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변호사시험 2회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문연구원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인공지능 법제연구단 자문위원 △(현)법무법인 디엘지 변호사 △(현)개인정보보호위원회 개인정보규제심사위원회 민간위원
2025.01.11 I 성주원 기자
  • AMD, 경쟁 압력 심화 ‘중립’-골드만삭스
  • [이데일리 정지나 기자] 골드만삭스는 10일(현지시간) 글로벌 반도체 설계 기업 AMD(AMD)에 대해 경쟁 심화가 주가에 부담을 줄 것이라며 중립 의견을 제시했다. CNBC 보도에 따르면 토시야 하리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AMD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가를 175달러에서 129달러로 낮췄다. 이는 현재 주가 대비 상승여력이 6%로 제한적임을 의미한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개장전 거래에서 AMD의 주가는 3.08% 하락한 118.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AMD 주가는 지난해 18% 하락했으며 올해 들어서는 1% 미만의 상승을 기록 중이다.하리 애널리스트는 “PC 수요 감소, 데이터센터 GPU 성장세 둔화가 주가 부진의 주요 원인”이라며 “AMD 주가는 향후 시장이 성장과 마진 회복에 대한 신뢰를 되찾을 때까지 현재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AMD는 맞춤형 CPU 시장에서 더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2026년까지 점유율 증가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데이터센터 GPU 성장세의 둔화 역시 주가를 억제할 요인으로 지목됐다.하리 애널리스트는 AMD가 엔비디아(NVDA)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것이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도전 과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하리 애널리스트는 “연구개발(R&D), 판매관리비(SG&A) 지출이 두 자릿수로 강하게 증가하며 수익성에 부담을 주고 주가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한편 이번주 골드만삭스 외에도 HSBC는 AMD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두 단계 하향 조정했다. 프랭크 리 HSBC 애널리스트는 “AMD의 AI GPU 로드맵이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경쟁력이 낮다고 판단된다”며 추가 하락 가능성을 언급했다.그럼에도 다수의 애널리스트들이 여전히 AMD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LSEG 데이터에 따르면 AMD를 분석하는 54명의 애널리스트 중 42명이 매수 또는 강력 매수 의견을 제시했으며 평균 목표가는 현재 주가 대비 47.8%의 상승 여력을 나타내고 있다.
2025.01.10 I 정지나 기자
이브이시스, 솔루엠과 MOU…美전기차 충전시장 공략 협력
  • 이브이시스, 솔루엠과 MOU…美전기차 충전시장 공략 협력[CES2025]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롯데이노베이트(286940)의 자회사 이브이시스(EVSIS)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이달 9일(현지 시간) 솔루엠과 해외 전기차 충전 시장 사업 전개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사진=이브이시스)이브이시스는 완속부터 초급속까지 충전기 전 라인업을 보유한 전기차 충전 플랫폼 전문 기업으로 충전기 설계 및 제조부터 운영과 유지보수까지 충전 산업 전반에 걸친 역량을 갖췄다. 이번 CES에서 미국 현지 주력 제품인 240kW 급속 충전기, 400kW 분리형 초급속 충전기, 보급형인 30kW 및 100kW 충전기를 전시했다. 이 제품들은 미국산 우선 구매법(BABA)과 전기차 충전 인프라 보조금 정책(NEVI) 등 미국의 보조금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솔루엠은 전기차 충전기의 핵심 부품인 파워모듈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는 기업이다. 고방열 설계로 고온에서도 안정적인 출력이 가능하고 차세대 전력반도체를 적용해 96% 이상의 고효율을 보장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솔루엠은 해당 부품에 대해 국내 최초로 국내와 유럽, 미국의 판매 인증을 모두 따내며 국산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양사는 협력의 첫 무대로 미국을 지목했다. 이번 협약으로 EVSIS는 충전기에 솔루엠의 파워모듈을 탑재하여 인증 취득 및 미국시장 적용을 추진할 예정이다. 불확실한 대외 환경을 고려해 현지 생산 역량 강화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이브이시스는 지난해 캘리포니아주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하반기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솔루엠은 30kW급 전기차 충전기용 파워모듈의 미국 판매 인증을 확보한 상태다.오영식 이브이시스 대표이사는 “CES 현장에서 느끼는 EVSIS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솔루엠과의 협업으로 북미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하며 시장을 개척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5.01.10 I 윤정훈 기자
퀄리타스반도체, 美 글로벌 디자인하우스에 하드매크로 IP 솔루션 공급계약 체결
  • 퀄리타스반도체, 美 글로벌 디자인하우스에 하드매크로 IP 솔루션 공급계약 체결
  •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초고속 인터페이스 IP개발 전문기업 퀄리타스반도체(432720)는 4nm 공정의 PCIe 6.0 PHY IP를 미국 소재의 디자인하우스 업체인 VeriSilicon Inc.에 제공한다고 9일 공시했다.[퀄리타스반도체 제공]퀄리타스반도체는 지난 6월 국내 최초로 PCIe 6.0 PHY IP 개발에 성공한 후 불과 5개월 만에 글로벌 고객사와 공급 계약을 성사시키며 기술력과 시장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번 계약은 조기 공급 프로그램(Early Access Program)의 일환으로, 고객사의 요구사항에 맞춘 설계 지원을 통해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시장 진입을 가속화했다. 이를 통해 퀄리타스반도체는 고부가가치 IP를 제공하는 글로벌 선도업체로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했다.계약을 체결한 VeriSilicon은 고성능 ASIC 설계와 IP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디자인하우스로,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뛰어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VeriSilicon의 솔루션은 데이터 센터, 인공지능, IoT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된다.퀄리타스반도체의 PCIe 6.0 PHY IP와 CXL 3.0 기술은 RISC-V 기반 SoC 플랫폼에서 고속 데이터 전송 및 효율적인 메모리 연결을 지원하는 핵심 기술로 자리잡고 있다. 이번 계약을 통해 RISC-V 생태계에서의 입지를 한층 강화하며, 차세대 인터커넥트 기술 분야에서 기술적 리더십을 공고히 하게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김두호 퀄리타스반도체 대표는 “이번 계약은 PCIe 6.0과 CXL 3.0 기반의 전략적 IP 공급의 첫 성과로, 기술적, 상업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며 “VeriSilicon과의 협력을 통해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으로 제품을 다변화하고, 혁신적인 솔루션 개발을 통해 기술 리더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했다.
2025.01.09 I 신하연 기자
모델솔루션, 증강현실 기기로 글로벌 고객 발굴
  • 모델솔루션, 증강현실 기기로 글로벌 고객 발굴[CES2025]
  •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한국앤컴퍼니(000240)그룹의 계열사 글로벌 혁신 하드웨어 플랫폼 기업 모델솔루션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및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에 오는 10일까지 참가한다.모델솔루션은 CES 2025에 공동 연구개발 파트너인 버넥트와 함께 참가해 증강현실(AR) 디바이스를 선보이며 신규 글로벌 고객 발굴에 나선다. 전시 기간 동안 인공지능(AI), 확장현실(XR) 기술 전문기업 버넥트와 공동 개발한 ‘AI 스마트 고글’과 자체 개발한 산업용 AR 디바이스 ‘MS-AR20SE’을 선보이고, 방문객들이 제품을 착용하고 반도체 설비 라인의 실시간 데이터와 오작동 알람을 확인할 수 있는 체험 공간을 마련해 주목을 이끌어 낸다.CES 2025에 참여한 모델솔루션버넥트 공동 운영 부스 전경 (사진=모델솔루션)‘CES 2025 혁신상’을 수상한 ‘AI 스마트 고글’은 디지털 트윈 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 팩토리를 구현하도록 설계되었으며 클린룸 환경에서 제조해야 하는 반도체 및 의료기기 생산의 산업 현장에서 사용하기에 최적화된 제품이다.또 AR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복잡한 작업 환경에서도 높은 안정성을 보장하며 AI 가이드 시스템으로 작업 시간과 오류를 단축하고 실시간 정보 처리와 원격 지원 기능 등을 지원한다.‘MS-AR20SE’는 경량성과 사용성을 극대화한 단안형 AR 디바이스로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다. 주요 기능으로는 원격지원, IoT 정보 가시화, 디지털 작업지시 등이 있으며 외장형 배터리, 랜턴, 열화상 카메라 등 악세서리 장착을 통해 활용도를 확장할 수 있다.두 제품 모두 2025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모델솔루션은 앞으로도 탄탄한 판매 네트워크 구축과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또한, AR 기술을 의료기기 분야로 확장해 높은 안정성과 정확성이 요구되는 의료기기 제조 환경에 최적화된 AR 기기를 개발하고, 자체 개발 예정인 안전 주사기, 오토인젝터, 연속혈당측정기(CGM) 등에 AI와 AR 기술을 접목해 홈 클리닉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모델솔루션 우병일 대표이사는 “CES 2025는 모델솔루션의 AR 디바이스 개발 역량을 글로벌 시장에 알리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다”며 “앞으로도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메디컬, 제조, 건설, 물류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활용 가능한 AR 디바이스를 개발하고, 글로벌 AR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5.01.09 I 정병묵 기자
"日 라피더스, 6월까지 美브로드컴에 2나노 반도체 시제품 공급"
  • "日 라피더스, 6월까지 美브로드컴에 2나노 반도체 시제품 공급"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일본 ‘반도체 연합군’ 라피더스가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에 올 상반기까지 2나노미터(nm·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반도체 시제품을 공급하며 고객사 확보에 드라이브를 건다. (사진=AFP)8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라피더스는 오는 6월까지 회로 선폭 2나노미터 반도체 시제품을 브로드컴에 공급할 계획이다.라피더스는 고객사가 설계한 반도체의 생산을 위탁받아 작년 4월부터 시제품 생산을 시작했으며 오는 2027년 양산 공장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장을 안정적으로 가동하기 위해서는 고객을 먼저 확보해야 하는 게 선결 과제다. 브로드컴은 반도체 세계 5위 업체로, 공장을 보유하지 않고 설계 개발에 집중하는 팹리스 업체다. 라피더스의 2나노 반도체의 성능을 확인한 뒤 데이터센터용와 다른 애플리케이션용 반도체 생산을 라피다스에 위탁할 방침이다.브로드컴은 데이터센터용 반도체에 강하다는 평가다. 미국 구글와 메타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지난해 10월 종료된 회계연도의 매출은 515억달러 규모다. 주가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돌파했다. 라피더스는 브로드컴과 파트너십을 통해 브로드컴의 고객사에 반도체를 공급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라피더스는 일본의 AI 개발업체인 프리퍼드 네트웍스에서도 2나노 제품의 제조를 위탁받았다. 프리퍼드는 생성형 AI용 전용 칩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 칩은 사쿠라 인터넷의 데이터 센터에 탑재할 예정이다. 또한 제조업체의 반도체 설계와 개발을 맡고 있는 대만 알칩테크놀로지스와 글로벌유니칩과도 협력해 외연을 넓혀나간다는 구상이다.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사인 대만 TSMC는 올해부터 2나노 반도체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다만 TSMC의 생산능력 한계로 인해 주로 대형 고객사 위주로 수주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라피다스는 스타트업 중심으로 고객사 발굴을 추진하고 있다. 라피다스는 현재 30~40개 업체와 반도체 제조 수탁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라피다스는 2022년 8월에 설립, 올해 4월부터 홋카이도 치토세시에서 시제품 공장을 가동한다. 양산 개시까지 추가로 4조엔의 자금이 필요하며, 정부 보조금 등이 주요 재원이 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닛케이는 “유력 고객사인 브로드컴을 겨냥한 시제품 생산이 성공을 거두면 본격적인 사업화로 한 발짝 더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2025.01.08 I 양지윤 기자
'삼성 HBM3E' 설계 문제 지적한 젠슨황…엔비디아 공급 언제쯤(종합)
  • '삼성 HBM3E' 설계 문제 지적한 젠슨황…엔비디아 공급 언제쯤(종합)[CES2025]
  • [라스베이거스=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삼성전자는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를 새로 설계해야 한다. 삼성이 HBM 공급에 성공할 것이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005930)의 HBM 공급 지연을 두고 ‘설계 문제’를 처음 거론했다. SK하이닉스(000660), 마이크론 등과 달리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가속기에 탑재되지 못하는 이유로 품질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그는 다만 삼성 HBM의 납품 자체는 기정사실화하고 나서, 그 시기에 관심이 쏠린다.◇젠슨 황, 삼성전자 HBM3E 설계 문제 지적황 CEO는 7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삼성전자의 (HBM3E) 개발은 진행 중”이라며 이렇게 말했다.황 CEO는 그러면서 “삼성은 새로운 디자인을 설계해야 한다”며 “할 수 있고, 매우 빠르게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CEO가 삼성 HBM의 설계 문제를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삼성전자의 엔비디아 공급 여부는 메모리 업계의 최대 관심사다. 현재 삼성전자는 엔비디아로부터 5세대 HBM3E 8단·12단은 품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납품 승인 지연이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 상황이다. 황 CEO는 지난 3월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회의에서 삼성 HBM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테스트 중”이라고 했다. 이후 5세대 제품의 납품이 지난해 안에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으나, 결국 무산됐다. 게다가 이날 황 CEO가 품질 문제를 거론하면서,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다만 황 CEO는 삼성전자의 HBM 퀄 통과 지연을 두고서는 “한국 사람들은 매우 조급하다”며 “오래 걸리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회복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삼성은 원래 엔비디아가 사용했던 메모리인 HBM을 만들었던 회사”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외에 삼성 제품도 받을 것이라는 점 자체는 부인하지 않은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전 세대인 4세대 HBM3 제품은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5세대 HBM3E 제품 시기를 앞당겨야 6세대 HBM4에서 SK하이닉스 등과 제대로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16단 샘플 보나…SK하이닉스 경영진 총출동황 CEO는 이와 함께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회동 계획을 밝혔다. 그는 최 회장과 8일 회동 계획을 밝히며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최 회장은 CES 2025 행사에 직접 참석해 방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3E 제품을 사실상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하며 앞서나가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3월 8단 제품을, 지난해 4분기 12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업계 최초로 공급했다. 16단 제품 역시 업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하며 올해 상반기 중 엔비디아에 시제품을 보내 품질 검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로드맵에 따라 순항하고 있는 덕에 6세대 HBM4 제품의 경우 올해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이번 CES 2025에서 HBM3E 16단 시제품을 전시하고 있어, 품질 검증에 앞서 황 CEO가 직접 관람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HBM3E 16단은 글로벌 전시로는 이번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아울러 SK하이닉스 경영진이 총출동한 만큼 한자리에 모여 사업 논의를 진행할 수도 있다.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CEO·최고경영자)과 함께 김주선 AI인프라 사장(CMO·최고마케팅책임자), 안현 개발총괄 사장(CDO·최고개발책임자) 등 C레벨 경영진이 모두 전시에 참가해 사업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점유율 1·2위’ 불구…“GDDR 생산하는지 몰라”황 CEO가 K반도체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점도 눈길을 끌었다. 황 CEO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모두 우수한 메모리 기업”이라면서도 그래픽 메모리 분야에선 미국 기업인 마이크론을 콕 찍어 거론했다. 그는 전날 기조연설에서 신제품 지포스 RTX 50 시리즈에 미국 마이크론 제품을 탑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탑재되는 제품은 그래픽용 메모리는 GDDR7으로 차세대 그래픽 D램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GDDR7 시장 선점에 공을 들여왔지만 ‘팀 아메리카’ 여파에 밀린 모양새라는 해석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시장점유율은 SK하이닉스(42.4%), 삼성전자(39.4%), 마이크론(18.2%) 순이다. 황 CEO는 심지어 이번 신제품에 마이크론을 탑재한 이유를 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그래픽 메모리를 만들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그들의 제품이 있는지 몰랐다”며 “(마이크론 제품을 선택한 게)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별 이유는 없다”고 했다.
2025.01.08 I 조민정 기자
"美 '中배척 기조' 오래 못 가…中시장 끈 놓지 말아야"
  • "美 '中배척 기조' 오래 못 가…中시장 끈 놓지 말아야"
  • [이데일리 조민정 김소연 기자] “미국은 반도체 관련 핵심 기술을 많이 보유한 국가다. 일단 미국 정책을 적극적으로 따르면서 최대한 할 수 있는 선에서 중국과의 관계도 이어나가야 한다.”신현철 제8대 신임 반도체공학회 회장(광운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은 6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중 무역전쟁 속 한국의 전략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신 회장은 “10년 뒤에도 미국과 중국이 과연 지금처럼 ‘강대강’ 구도를 유지할지 모르겠다”며 “(중국을 배척하는) 미국의 기조가 장기전으로 가긴 힘들다”고 진단했다. 신현철 광운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가 지난 31일 서울 노원구 광운대 전자정보공과대학장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김태형 기자)그러면서 “한국과 대만이 반도체 분야에서 잘 한다고 하지만 회로를 설계하는 전자설계자동화 도구(EDA 툴)는 모두 미국이 보유하고 있다”며 “미국은 원천 기술이 많기 때문에 미국의 눈 밖에 난다는 건 상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DA 툴은 반도체 회로 설계에 꼭 필요한 기술로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 엔지니어가 사용하는 소프트웨어(SW) 기술이다. 대표적으로 미국 시놉시스와 케이던스를 포함해 독일 지멘스 등 3대 업체가 전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 80%를 차지하며 독점하고 있다. 미국은 패권 전쟁 속에서 중국에 EDA 툴 판매를 금지하며 첨단 기술 개발을 저지하고 있다. 신 회장은 “제조 기술에서 대표적인 보틀넥(장애물)이 ‘슈퍼을’로 부르는 세계 최고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인데, EDA 툴은 극자외선(EUV) 장비가 없으면 안 되는 것과 같은 원리”라며 “미국에서 한국에 EDA 툴을 팔지 말라고 하면 아무 것도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EDA 툴도 국내 기업들이 직접 만들면 안되냐고 하지만 굉장한 노하우가 필요한 산업이라 갑자기 할 수 없다”며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 정책에 들어가기 싫어도 들어가야 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다만 신 회장은 미국 정책을 적극적으로 따르면서도 중국 시장도 놓지 말 것을 주문했다. 그는 “미국의 대중국 제재 조치가 ‘중국을 오히려 키우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며 “몇 년 뒤엔 부작용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되는데 사실일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은 외국산 핵심장비 수입이 막히자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아 EDA 툴과 EUV 장비를 직접 만들고 있다. 그는 “중국은 시장이 커서 내부에서 만들어서 사고팔고, 이를 통해 기술을 개선하는 게 가능하다”며 “한국이나 유럽, 일본, 대만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미국에) 붙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 교수는 “국내 기업들이 중국에 대한 추가 투자에 한계가 있고 제품 판매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배척해선 안된다”고 했다. 신 회장은 ‘정경분리’처럼 투 트랙 전략으로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만의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큰 시장이고 미국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미국을 맞춰주면서 정경분리처럼 중국과 관계에 해가 되지 않도록 최대한 이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2025.01.07 I 조민정 기자
"R&D에 주52시간제 난센스…엔비디아·TSMC 강제퇴근 없다"
  • "R&D에 주52시간제 난센스…엔비디아·TSMC 강제퇴근 없다"
  • [이데일리 김소연 조민정기자] “연구개발(R&D) 업무에 주 52시간의 근로시간 규제를 둔다는 것은 말도 안 됩니다. 근로시간 규제는 근로조건이나 환경 개선을 위해 나온 것입니다. 육체노동 등이 이뤄지는 분야에 적용이 필요한 것이지, R&D까지 적용하는 것은 난센스입니다.”올해 1일부로 제8대 반도체공학회 회장으로서 임기를 시작한 신현철 광운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6일 서울 노원구 광운대 전자정보공과대학장실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 신년 인터뷰에서 “‘화이트칼라 이그젬션(White Collar Exemption)’을 빨리 도입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현철 반도체공학회장(광운대 교수) (사진=김태형 기자)신 신임 회장은 과거 삼성전자(005930)와 퀄컴에서 반도체설계 연구원으로 일했다. 그는 “1998~1999년 삼성전자에서 일할 당시 휴대전화 무선통신용 칩을 국산화하기 위해 3~4개월 동안 휴일 없이 일했다”며 “설 당일 하루만 쉬었다. 목표를 가지고 개발하는데, 주 52시간제는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에는 이게 특별한 것이 아니라 당연하다고 생각했다”며 “회사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집중했다”고 부연했다. 미국은 연간 10만 7432달러 이상 버는 고소득 근로자 등에 한해 근로시간 규제에서 제외하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을 운영 중이다. 직무와 소득 요건을 갖춘 근로자에게 유연한 근로시간 제도를 두는 것이다. 신 회장은 “대부분의 엔지니어는 시간을 생각하지 않고 개발을 위해 몰입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은 주 52시간을 법으로 규제하니 이미 분위기가 바뀌어 버렸다”며 일률적인 근로시간 규제를 비판했다. 그는 반도체특별법 처리의 시급성도 강조했다. 그는 “반도체 특별법이 지연되는 건 너무 안타까운 일”이라며 “산업 성장 마중물이 되는 것이 결국 정책인데, 대기업을 비롯해 소재·부품·장비 기업,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등 반도체 생태계를 튼튼하게 하기 위한 지원이 꾸준하게 이어지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신현철 반도체공학회장(광운대 교수) (사진=김태형 기자)다음은 신 회장과의 일문일답. -반도체 산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삼성전자는 오랫동안 D램에서 압도적인 세계 1위를 유지해왔다. 그런데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도 빠르게 바뀌고, 미국·중국·일본 등과의 관계로 인한 변화도 생긴다.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이) 마치 허허벌판에 높고 근사한 빌딩 한 채가 서 있는 구조다. 산업구조와 인력구조 모두 마찬가지다. 대만 TSMC나 일본, 심지어 중국도 튼튼한 뿌리 기업들이 있고 중소·중견기업이 같이 살아가는 구조다. 우린 그렇지 않다. 근본적인 위기다. -기업 한 곳의 문제가 아닌데, 대책은 무엇인가. △산업 정책, 정부 정책, 대학 교육, 기업 문화가 전반적으로 많이 바뀌어야 한다. 마중물이 되는 게 결국 정책이다. 반도체특별법이 늦어지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반도체특별법이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있느냐는 말도 있다. 대부분 생산시설이나 제조시설, 사실 대기업 위주 지원인데, 여기에 더해 다른 지원도 추가로 필요하다. 과거에는 D램 하나의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체계였다면 이제는 다품종 소량생산 체계로 바뀌고 있다. 특수목적의 반도체 칩이 요구된다. 고대역폭메모리(HBM)도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시스템반도체, 팹리스, 소재·부품·장비 등 지원이 필요하다. 네덜란드의 ASML은 과거에는 중소기업이었다. 우리나라에도 장비 업체들이 많은데, 이들이 잘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 산업이 커지고, 대학이 따라가게 된다. 우리는 산업구조가 피라미드식의 탄탄한 구조가 부족한 상황이다. -반도체 생태계를 키우는 데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추가로 중소·중견기업이 체감할 지원이 있어야 한다. 가장 큰 게 인력 지원이다. 인건비 등의 혜택 지원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큰 기업들은 생태계가 조성돼 있지만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 등은 생태계가 없다. 이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기술 지원, 인프라 지원, 인력 지원 등이 필요하다. 최근 공공 파운드리 팹 이야기가 나왔는데, 대만은 TSMC가 그 역할을 했다. TSMC가 초기 신생 기업일 때 주변 팹리스 기업, 작은 기업들 제품을 다 만들어줬다. 무료는 아니더라도 쉽게 만들어줬는데, 우린 그런 역할을 하는 팹이 없다. 반드시 공공 팹이 아니더라도 기업이 주도하고 정부에서 지원하는 형태로, 칩을 생산해줄 공장이 필요하다.-반도체특별법은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이견으로 통과가 안 되고 있다.△미국은 근로시간 규제를 하지 않는다. 퀄컴 근무 당시엔 점심시간도 없이, 시간 생각하지 않고 일했다.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기준이 연 10만 달러인데, 캘리포니아에서 주요 반도체 기업에 엔지니어 설계면 10만 달러도 별로 없을 것이다. 이 정도면 모든 엔지니어가 해당할 것이다. 분위기나 영향은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빨리 바꿔야 한다. -주목할 차세대 미래 기술은.△인공지능(AI) 시대에 따라 많은 데이터를 동시에 많이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메모리와 연계해 HBM이 떴다. PIM(프로세싱 인 메모리)이나 CXL(컴퓨터 익스프레스 링크)이 중요해질 것이라 보고 있다. 다만 아직 시장은 형성되지 않았다. 시스템 아키텍처와 맞물려야 한다. 근본적으로 전력을 줄일 수 있는 기술로 ‘뉴로모픽 반도체’도 있다. 신경세포가 신호를 전달하듯 스파이크 형식으로 신호를 전달하는데 저전력으로 계산도 하고 통신도 할 수 있다. 기술이 있어도 시장은 불확실하다. 확실한 것은 여러 응용 분야에 AI 기술이 들어가게 된다는 것이다. AI 기반의 시스템 반도체를 준비해야 한다. 신현철 반도체공학회장(광운대 교수) (사진=김태형 기자)◇신현철 회장은…△KAIST 전기·전자공학과 △KAIST 전기·전자공학 석·박사 △미국 UCLA 박사후연구원 △독일 다임러벤츠 연구소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연구원 △미국 퀄컴 반도체설계 연구원 △광운대 전자정보공대 학장·교수 △국제전기전자학회(IEEE) 전문위원 △국제 시스템반도체 학술대회(ISOCC) 학술대회장 △IEEE 선임 회원
2025.01.07 I 김소연 기자
탄핵 정국, 새 질서 구축의 기회로
  • [목멱칼럼]탄핵 정국, 새 질서 구축의 기회로
  • [임무송 대한산업안전협회 회장] 대통령 탄핵 정국이 한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집단이기주의가 난무하는 가운데 권력 투쟁으로 불확실성이 가중되며 환율을 필두로 경제가 흔들리고 고용은 얼어붙었다. 중소기업은 자금난으로 생존을 위협받고 대기업조차 인력 감축에 나섰다. 무엇보다도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2024년 11월 기준 청년층 체감 실업률이 15%를 웃돌고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41만 명, 전체 비경제활동인구 중 구직단념자는 33만5000명에 달한다. 소상공인·자영업자도 애국 회식 운동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하다. 자영업 폐업률이 급증하고 근로자의 임금 체불은 역대 최고액을 기록할 전망이다. 한국은행마저 올해 경제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수 있다며 장기 침체를 경고한다. ‘트럼프 폭풍’은 시작도 되지 않았는데 총체적 위기 상황이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커다란 위기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국가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계기가 돼 왔다. 물론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첫째, 긴급 민생 대책은 가장 먼저 실행해야 한다. 자금난과 임금 체불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자영업자와 근로자 등을 위해 긴급 자금을 지원하고 실업급여와 일자리 프로그램을 늘려 고용 붕괴를 막아야 한다. 둘째, 정치를 개혁해야 한다. 반복되는 탄핵 갈등으로 표출되는 대통령과 국회 간의 충돌은 권력 집중과 불투명한 리더십, 후진적 정당정치, 비민주적 선거제도 등 현재의 정치 시스템이 기능부전 상태에 처했음을 알리는 것이다. 정파적 이익이 아니라 다원화한 한국 사회 구성원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도록 제도와 사람을 바꿔야 한다. 비상시국에도 국익보다 당리당략을 앞세운다면 국민은 정치 자체를 탄핵할 것이다.셋째, 산업과 고용 구조도 재편해야 한다.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AI) 혁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다. 중국에도 뒤처진 산업구조 재편을 추진하고 노동자들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폴리텍을 중심으로 재교육 프로그램과 평생 학습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산업활동과 인력 채용을 가로막는 통상임금, 최저임금, 근로시간 등 낡은 노동규범과 처벌만능주의에 빠진 노동형법을 혁신하지 않으면 청년 취업난 해소는 요원하다. 일자리가 있어야 노동조합도 존재할 수 있다. 넷째, 사회적 연대와 통합의 리더십 없이는 어떠한 대책도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 여야는 정쟁을 멈추고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민생 안정을 위한 대타협에 나서고 노사도 힘을 보태야 한다. 나라 안팎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가시적 조치로는 가칭 ‘반도체특별법’을 여·야·정 합의로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지금의 한국 상황은 전형적인 ‘인터레그넘’(interregnum), 즉 옛 질서는 붕괴했으나 새로운 질서가 도래하지 않은 공백기의 모습이다. 이는 단지 정치의 영역만이 아니라 소수가 지대(rent)를 독식하는 경제, 양극화한 노동, 혁신이 가로막힌 사회 등 국가 시스템 전 분야에 걸쳐 있다. 창조적 파괴와 혁신으로 새로운 질서를 구축해야 하며 그 과업은 몇 가지 원칙 위에서 실행해야 한다. 첫째, 투명성과 책임성의 원칙이다. 모든 결정은 국민적 신뢰를 바탕으로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 책임 있는 정치와 행정이 혼란 속에서도 국민에게 안정감을 제공해야 한다. 둘째, 유연성과 신속성의 원칙이다. 위기 상황에서는 신속한 정책 대응과 유연한 전략이 필수적이다. 단기적 혼란 대응과 장기적 혁신 과제를 병행하며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셋째, 국민 중심의 변화다. 주권자인 국민이 변화의 주체로 참여할 수 있도록 공론화와 정책 소통을 확대해야 한다. 민주적 절차와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해 변화 과정에서 소외되는 계층이 없도록 해야 한다.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이 한국 사회에 위기와 도전을 안겼지만 동시에 낡은 체제를 혁신하고 새로운 질서를 설계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인터레그넘을 혼란과 공백이 아니라 새로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역사적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대한민국은 더 강하고 성숙한 민주주의, 지속 가능한 경제, 통합된 사회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2025.01.07 I 최은영 기자
이차전지 검사 전문기업 피아이이, AI로 신기술 장착
  • [IPO출사표]이차전지 검사 전문기업 피아이이, AI로 신기술 장착
  •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인공지능(AI) 비전 솔루션과 데이터 기반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동시 공급하는 회사는 글로벌 시장에서 피아이이가 유일하다. 코스닥 상장을 통한 소프트웨어 기술 고도화로 이차전지를 넘어 첨단산업 전 분야를 아우르는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겠다.”최정일 피아이이(PIE) 공동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스닥 시장 상장에 따른 향후 성장 전략과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서울IR)AI 비전 검사·데이터 기반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전문 기업 피아이이(PIE)는 6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스닥 상장을 통한 중장기 성장 계획을 발표했다.2018년에 설립된 피아이이는 자재, 장비 등 하드웨어보다는 이를 구동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에 집중해 비즈니스 모델 경량화에 성공했다. 이에 머신비전, 영상처리, AI 기술 등을 기반으로 △AI 비전 솔루션과 △데이터 기반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최정일 피아이이 대표는 “첨단 산업 분야의 공정이 복잡해지고, 수율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피아이이의 AI 비전 소프트웨어는 기존 머신 비전 검사 대비 높은 검출력과 고난도 문제 해결 능력을 가진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아이이가 자체 개발한 AI 기반 검사 소프트웨어는 형상 자유도가 높은 파우치 배터리 공정에서 검사 안정화 기간을 3개월에서 2주로 67% 단축시켰다. 또 하드웨어의 노후화와 위치 변동 등의 환경 변화도 사전에 확인하고, 100만분의 1 확률의 극히 적은 로봇 오작동 이상현상도 감지한다. 피아이이는 축적된 다양한 검사 데이터를 통합해 수집, 분석, 모니터링, 예측 등을 수행하는 데이터 기반 스마트팩토리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비전 검사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각각 모듈화해 필요에 따라 조합하는 방식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최 대표는 “고객사 요구에 따라 필요한 핵심 모듈만 제공하기 때문에 최적화 설계로 원가는 낮추고, 고객 대응력은 높일 수 있었다”며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기반으로 회사는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이차전지 모든 타입과 전 공정에 적용 가능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피아이이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매출 규모가 연평균 34% 성장하고 있다. 피아이이는 이차전지 산업 영역에서 쌓아온 AI 비전검사 소프트웨어 역량을 바탕으로 타 산업군에 적합한 솔루션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우선 초음파·엑스레이(X-ray), 컴퓨터단층촬영(CT)과 같은 비파괴검사 관련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사업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최 대표는 “코스닥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AI 기반 소프트웨어 기술 경쟁력 강화에 적극 투자할 것”이라며 “사업 영역 확대에 집중해 이차전지를 넘어 반도체와 자동차, 제약 등 다양한 분야의 AI 솔루션 글로벌 리딩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피아이이 총 공모주식수는 360만주로, 주당 희망가는 4000~5000원이다. 공모를 통해 약 144억원(공모가 하단 기준)을 조달한다. 오는 8~14일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한다. 20~21일 일반 청약을 받은 후 2월 중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2025.01.06 I 박정수 기자
쫓기는 尹·내몰리는 참모 …용산표 정책 물거품 ‘수순’
  • 쫓기는 尹·내몰리는 참모 …용산표 정책 물거품 ‘수순’
  •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돌아오든, 파면당하든 이미 국정 동력은 상실됐다.” 용산 대통령실이 멈춰 섰다. 헌정 사상 최초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한 상황에서 대통령경호처를 제외하고는 비서·정책·안보 라인은 추진 동력을 상실하고 사실상 직무불능 상태에 놓였다. 특히 이미 사의를 표명했던 주요 참모진들이 한꺼번에 물러날 경우 탄핵심판 결과와 무관하게 무정부 상태에 가까운 국정 공백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일 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해 향후 거취 문제를 논의했다. 전날 정 실장을 포함한 고위급 참모진 12명 전원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이 자리에서 정 실장은 본인 거취에 대한 수석비서관들의 의견을 들었다. 최 권한대행이 전날 오전 정 실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표를 수리하겠다”고 전했지만, 이후 같은 날 오후 세 차례나 다시 전화를 해 “오전 결정이 잘못됐다. 미안하다”며 사표 반려를 설득한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이를 들은 주요 참모진은 정 실장에게 “(사의는) 좀 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1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를 마친 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당장 정 실장이 본인의 거취 문제를 두고 숙고에 들어갔지만, 앞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실제로 그동안 대통령을 대신해 매일 오전 회의를 주재하고, 대통령 권한대행과 소통을 했던 정 실장이 용산을 떠나게 될 경우 나머지 참모들도 줄사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또 최 권한대행이 탄핵심판의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는 헌법재판관을 임명한 것을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 부정적인 기류도 팽배한 것으로 감지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금은 신중하게 돌아가는 사태를 지켜보는 것 외에는 답이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국정 공백 장기화에 따른 경제 위기와 사회 혼란이다. 국정 과제를 설계하고 이를 당·정과 합심해 추진할 주체들이 사라지면서 현 정부가 추진해 오던 정책들도 좌초될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로 현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던 4+1 개혁(노동·연금·교육·의료개혁·저출생 대응 극복)은 용두사미에 그쳐 그동안 들였던 사회적 비용은 낭비될 수밖에 없어졌다.아울러 대통령실이 올해 발표할 예정이었던 양극화 해소 대책, 반도체·조선업 지원책, 중소기업 활성화 대책, 실손보험 제도 개선안 등도 추진 동력을 잃게 됐다. 경제 분야에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발표됐던 세제 지원(배당소득 분리과세·주주환원 촉진 세제), 상속·증여세율 인하도 결국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백지화가 됐다.헌재의 탄핵심판 결정 이후에도 후폭풍은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헌재가 윤 대통령에 탄핵안에 기각 또는 인용 결정을 내리더라도 극심한 정치·사회적 대립과 혼란, 국정 동력 상실, 경제 위기 고착화,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장 윤 대통령의 체포·수색영장 집행을 하면서 수사기관과 이를 막는 경호처와 지지자들 사이에서 물리적 충돌도 벌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김형준 배제대 석좌교수는 “헌재가 탄핵안을 인용하더라도 이재명 2심 판결 이전에 나올지 여부가 조기 대선 등 향후 정국 향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기각 결정을 내리더라도 국정 운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윤 대통령은 임기 단축 개헌으로 조기 퇴진을 하거나 거국 중립내각 구성 등을 선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의 모습.(사진=이데일리)
2025.01.02 I 김기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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