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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몰카범, 연락두절" 32기 공채 개그맨 '분노'..자택 압색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경찰이 서울 여의도 KBS 연구동 건물 여자화장실에 불법카메라(몰래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를 받는 개그맨의 자택을 최근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KBS 32기 공채 코미디언 일동이 “누구보다 분노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김두현·민성준·송아리·엄지윤·이가은·이재율·이정인·장준희·전수희·정진하 등 32기 공채 코미디언들은 지난 5일 각자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해당 글을 통해 이들은 “지금 세간에 떠돌고 있는 개그맨 불법촬영 사건에 있어서 수년간 동거동락했던 동료가 피해를 입게 된 일에 저희는 누구보다 비통해하고 분노하고 있다”며 “무엇보다도 이 사건으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분들에 대한 연대의 마음을 표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이어 “아직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 사람이 용의자로 보도되고 있지만, KBS 32기 개그맨이란 것 이외의 공식적인 사실은 밝혀지지 못하고 있으며, 사태의 진실을 밝혀보고자 언론에 보도된 그 사람에게 연락을 시도해봤지만,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고통 받고 있는 것은 피해자들이며, 저희를 사칭한 게시글과 무분별한 용의자 지목으로 남은 동기들 또한 모두 힘들어하고 있다”고 전했다.그러면서 “언론에 보도된 사람은 계속 입장을 밝히지 않고 회피하고 있지만, 동기들은 지금도 배신감과 트라우마에 잠을 못 이루고 있고 그것을 지켜보며 가만히 침묵하고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머지 32기 개그맨 동기들은 이 사건과 무관함을 명백히 밝히며, 무리한 억측은 자제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또한 “저희는 앞으로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무조건 피해자의 편에 서서 행동하겠다”며 “그리고 피해자들을 향한 2차 가해를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 걱정해주신 여러분 모두 죄송하고 감사드린다”고 전했다.KBS (사진=뉴스1)한편, 8일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이용표 서울경찰청장과 출입기자단 정례간담회에서 경찰 관계자는 KBS 연구동 건물 여자화장실에 불법카메라를 설치했다고 자수한 개그맨 A씨의 집을 지난 2일 압수수색했다. 이 개그맨은 KBS 32기 공채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경찰은 또 A씨가 불법촬영에 이용한 기기 등을 포렌식하고 있다. 이 기기는 휴대용 보조배터리 모양인 것으로 전해졌다.경찰은 포렌식 등 수사 결과에 따라 A씨에 대한 신병 처리를 결정할 예정이다.앞서 지난달 29일 오후 ‘KBS 연구동 내 여자화장실에서 휴대용 보조배터리 모양의 불법촬영 카메라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KBS 연구동은 ‘개그콘서트’ 연습실 등이 있는 곳이다.A씨는 지난 1일 새벽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자진출석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쳤다.다음은 KBS 32기 공채 코미디언 입장 전문이다.안녕하십니까.지금 세간에 떠돌고 있는 개그맨 불법촬영 사건에 있어서 수년간 동거동락했던 동료들이 피해를 입게 된 일에 저희는 누구보다 비통해하고 분노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사건으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분들에 대한 연대의 마음을 표현하고자 합니다.아직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 사람이 용의자로 보도되고 있지만, KBS 32기 개그맨이란 것 이외의 공식적인 사실은 밝혀지지 못하고 있으며, 사태의 진실을 밝혀보고자 언론에 보도된 그 사람에게 연락을 시도해보았지만, 연락이 두절된 상태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고통받고 있는 것은 피해자들이며, 저희를 사칭한 게시글과 무분별한 용의자 지목으로 남은 동기들 또한 모두 힘들어하고 있습니다.언론에 보도된 사람은 계속 입장을 밝히지 않고 회피하고 있지만, 동기들은 지금도 배신감과 트라우마에 잠을 못 이루고 있고 그것을 지켜보며 가만히 침묵하고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머지 32기 개그맨 동기들은 이 사건과 무관함을 명백히 밝히며, 무리한 억측은 자제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또한 저희는 앞으로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무조건적으로 피해자의 편에 서서 행동하겠습니다. 그리고 피해자들을 향한 2차 가해를 막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걱정해주신 여러분 모두 죄송하고 감사드립니다.-2020.06.05. KBS 32기 개그맨 일동-
- 반장선거 연설문 흐르는 정상회담장…"거물·권력 그게 뭔데?"
- 작가 장종완이 서울 종로구 율곡로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서 연 ‘프롬프터’ 전의 메인설치작품인 ‘연단’ 앞에 앉았다. 국가지도자나 정치인이 아니라면 섣불리 나설 수 없는 정치무대를 차용해 특유의 ‘비틀기’를 꺼내놓은 자리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둘 중 하나다. 우리가 오해를 했거나 그가 오해하게 만들었거나. 그이의 작업에선 일단 판타지가 보이니까. 드넓은 평원에 양떼가 한가로이 풀을 뜯고, 만년설 배경의 산등성이에 선 들소가 점잖게 세상을 바라본다. 이 풍경에서 우리가 볼 건 하나뿐이지 않은가. “아, 여기가 유토피아로구나.” 그런데 그 평화로운 그림이 말이다. 잔잔한 파스텔톤으로 이 세상이 아닌 듯한 전경을 잡아낸 그것이 말이다. 어느 동물의 껍질에 그려졌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슬슬 헷갈리기 시작하는 거다. 동물가죽을 걸곤 유토피아를 보라 하고, 유토피아라 하곤 동물가죽을 보라 하니. ‘당신이 아름답다고 하는 낙원도 결국 동물가죽 위일 뿐’이란 냉소를 이렇게 날린 건가. 그러던 그이가 현실세계에 나타났다. ‘잔인한 목가적 풍경’을 휘젓던 발걸음을 옮겨 인간세상으로 말이다. 그것도 ‘최상위 클래스’에 바로 뛰어들었다. 국가지도자나 정치인이 아니라면 섣불리 나설 수도 없는 ‘무대’를 겨냥했으니까. 연단을 꾸미고 마이크를 달고 깃발을 세웠다. 뒤로는 품격을 돋보일 대형그림을 걸고, 앞으론 연설을 위한 장치인 프롬프터까지 구비했다. 그런데 이토록 근엄한 장면을 연출했음에도, 상황은 그다지 나아진 것 같지 않다. 조용한 비틀기, 자근자근한 딴죽걸기, 은근한 비웃음은 여전해 보이는 거다. 굳이 다른 점이라면 대놓고 실토한 거랄까. “현실정치 무대를 차용해 가져왔다. 내 스타일로 우화적인 블랙코미디를 설치한 거다.” 작가 장종완이 연출한 ‘프롬프터’ 전 전경. 연설무대를 바라봤을 때 왼쪽 편이다. 소년이 개에게 청진기를 들이대고 있는 조각상 뒤로 ‘일당백’을 새긴 바위로 파도가 들이치는 장면을 그린 회화작품 ‘초상화 1’(2020·왼쪽), 댐에서 초코·딸기·바나나 등 우유가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풍경을 뽑아낸 ‘초상화 2’(2020)가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가득 채워서 벌거벗긴 정치무대 작가 장종완(37)을 만난 곳은 서울 종로구 율곡로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 그가 ‘프롬프터’ 전을 연 공간이다. 크고 작은 전시에 쉼 없이 나섰지만, 개인전으론 3년 만이다. 딱 그 시간만을 놓고 본다면 이번 변신은 ‘제대로’다, 적어도 외형으로는. 계기가 있었던 건가. “뉴스를 볼 때마다 국가지도자 연설 혹은 회담 장면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그 주변의 장식·그림·조각 등도 재미있게 관찰했다. 나라마다 차이가 나는 것도 특이했고, 신화적 이미지를 만드는 듯도 했고. 언젠가 이 양식으로 작품을 해보고 싶었다.” 맞다. 말 그대로다. 옮길 건 다 옮겨놨다. 연설자만 ‘부재 중’일 뿐이다. 아니 그것도 괜찮다. 특정인을 세우지 않았지만 누구든 들어맞는 세팅이니까. 그런데 작가의 비딱한 기질이 어디 가겠느냐는 거다. “일상에서 눈에 거치적거리는 것을 수집한다”는 성향이 정치무대로 ‘튀었다’. 가득 채워서 벌거벗겼다고 할까. 작가 장종완의 ‘프롬프터’ 전을 ‘객석’에서 바라봤다. 옛 ‘공간사옥’의 소극장을 그대로 쓰고 있는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에서만 꾸미고 볼 수 있는 전경이다. 연단 양쪽에 세운 ‘담요깃발’ 중 대나무를 씹고 있는 판다를 새긴 깃발이 유독 선명하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런 식이다. 연단을 사이에 두고 양옆으로 두 장씩 걸린 깃발. 소재는 모조리 담요다. 그중 유독 시선을 끄는 하나가 있는데. 판다 때문이다. 노란 바탕에 거꾸로 매달린 판다는 열심히 대나무를 씹는 중. 그 옆엔 한 들짐승이 매섭게 노려보고 있고. 후딱 눈을 돌리면 이번엔 마이크에 올라탄 풍뎅이가 들어온다. 푸르고 붉은빛을 온몸으로 뿜어내고 있다. 그렇다면 ‘연설의 꽃’인 프롬프터는 제대로 돌고 있을까. 그래, 돌기는 돈다. ‘반장선거 연설문을 써달라’고 포털사이트에 어느 초등학생이 올린 글과 댓글의 향연을 못 본 척한다면. 여기에 비하면 연단 뒤 가로 4m에 달하는, 달리는 말 머리를 파도에 빗댄 대형그림(‘푸른 아우라’ 2020)이나, 연단 앞 지휘봉을 들고선 ‘부엉이 모형’(2020)은 아주 ‘정상적’으로 보인다. 작가 장종완이 ‘프롬프터’ 전에 세운 설치작품 ‘부엉이 모형’(2020)과 ‘프롬프터’(2020). 지휘봉을 들고선 부엉이를 세운 나무 아래로 낡은 TV모니터를 개조해 만든 프롬프터에선 연신 자막이 흐른다. ‘반장선거 연설문을 써달라’고 포털사이트에 어느 초등학생이 올린 글과 댓글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사실 화룡점정은 따로 있다. 메인 무대와 벽 하나를 두고 갈린 또 하나의 공간. 그 중심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꼬마변기’다. 마땅히 화장실로 꾸몄을 그 공간에서 변기를 호위하듯 걸린 작가의 회화작품들은 되레 기가 죽는다. ‘나는 할 수 있다’(2018), ‘초상화’(2019), ‘역사화’(2019) 등 어마어마한 그림들이 말이다. 이게 무슨 뜻인가. 대중을 상대로 이념을 설파하는 연단에도 ‘변기’는 따라다녀야 한다는 건가, 거물로 보이는 그들도 개인의 방에선 그저 ‘작은’ 인간이란 건가. 작가 장종완이 연설무대 옆방에 ‘화장실’처럼 꾸민 공간이다. 앙증맞은 변기는 아이들의 배변 훈련을 위해 만든 기성품이다. 그 주위를 호위하듯 ‘화장실 그림’으로 건 작가의 회화작품들이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작가의 풍자에는 히스토리가 있다. “고등학교 때부터 풍자만화를 그렸다. 이후에도 블랙코미디를 좋아하다 보니 작품도 그런 식으로 연결된 듯하다.” 온갖 오브제가 한 방향을 가리키는 이번 전시작도 굳이 작품만을 위한 구상이 아니었단 소리다. “변형이 있는 낯선 것에 관심이 있다”고 했다. 늘 지나다니다 문득 “되게 이상한데?” 싶은 게 기본 골격이 된다는 얘기다. 사실 작가를 알린 ‘가죽그림’도 일상에서 나온 것이긴 하다. 아버지의 직업 덕에 동물의 가죽으로 만든 러그 등이 집에 많았다는 거다. 어느 날 널브러져 있는 그것들을 예술작품으로 바꿔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가령 캥거루 가죽에 캥거루가 회상하는 낙원을 그리면서 재미를 붙였다.” 하지만 종국엔 인간이 얼마나 잔인한지를 보여줄 수밖에 없던 그 작업에 회의가 생겼나 보다. “취지와는 달리 흐르기도 했고. 좀 쉬어야겠다 싶다.” 작가 장종완의 ‘가죽그림’들. ‘붉은 버섯들’(2019), ‘신들의 황혼’(2017), ‘우연히 그를 만났네요’(2016) 등, 양가족·소가죽·곰가죽·여우가죽 등 동물가죽 위에 그린 연작 회화다.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에서 연 젊은 작가 17인의 그룹전 ‘현대회화의 모험: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에 걸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성적·진보적인 건 노력이 필요” 장소의 상징성까지 더해 전시는 생기가 돈다. 아라리오뮤지엄이 들어선 곳은 한국 1세대 건축가인 김수근(1931∼1986)이 설계한 옛 ‘공간사옥’이다. 1980∼1990년대 연극을 공연하던 소극장으로 유명했던 이 공간이 모처럼 임자를 만났다고 할까. 오브제를 가져다 놓고, 그림을 그려 걸고, 모니터를 제작하고, 움직이는 모형을 만들고, 웃음소릴 빗댄 사운드를 입혀냈으니까. 어차피 그의 작품을 하나씩 끊어보는 건 별 의미가 없다. 그런데도 정작 작가는 “그림 그리는 장종완”이란다. “모든 시작은 회화가 아니겠느냐”고. 홍익대 미대 회화과를 졸업한 뒤 작가로서의 첫발은 엉뚱하게 ‘키네틱아트’였다. 정작 붓은 뒤늦게 잡았지만 세상을 덧칠하는 데 부족함은 없었다. 매체에 대한 거부감도 없었고. 작가 장종완이 연설무대 옆방에 마련한, ‘화장실’처럼 꾸민 공간에 핵심 오브제로 들인 ‘꼬마변기’ 옆에 앉았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가죽그림’이든 ‘정치무대’든 큰 줄기 역시 변한 게 없다. “그릇된 믿음이 빚은 풍경을 꼬집는 작업” 말이다. 정치든 기술이든 종교든 유토피아든, 허황된 낙관주의, 가식뿐인 파라다이스에는 일단 각을 세운다. 좋은 것이 다닥다닥 붙으면 수상한 느낌이 든다는 거다. “트럼프도 그렇고, 스트롱맨들이 몰아가는 현상이 흥미롭다. 힘만 센 원시적인 방향으로 가겠다는 것 아닌가. 이성적이고 진보적인 것에는 다른 노력이 필요하다.” 동물을 주역으로 잔뜩 희화화한 세상을 꺼내 놓으며 정작 ‘이상향’은 “잘 모르겠다”고 한다. 그럼에도 보이지 않나. 결국 그가 꿈꾸는 세상은 ‘멸균된 풍경’이란 것이. 비록 다시 한 번 오해가 생기더라도. 우리의 ‘환상과 좌절의 밀당’, 그이의 ‘희망과 반전의 줄타기’가 끝까지 평행선을 달리게 되더라도. 전시는 8월 16일까지. 작가 장종완이 ‘프롬프터’ 전 연설무대에 서서 객석을 바라보고 있다. 연단을 꾸미고 마이크를 달고 깃발을 세우고 그림을 걸고, 단지 연설자만 ‘부재 중’이던 그 무대를 작가가 대신 채웠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 “언택트 시대, 인터넷 기업처럼 바꿔라”..박정호, 구현모 파격 실험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코로나19로 앞당겨진 언택트(비대면·untact)시대를 이끌기 위한 통신사들의 파격 실험이 시작됐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구현모 KT 사장이 IT 인프라 기업으로서만 아니라 언택트 시장을 리딩하는 기업이 되기 위한 혁신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통신사 하면 그저 전국에 망을 깔고 매달 요금을 받는 기업, 보수적인 기업 문화의 상징처럼 보는 시각이 여전하나, 과거에 안주해선 위기를 맞이할 수 밖에 없다. 통신사들은 2009년 아이폰 국내 출시로 앱 생태계가 열렸을 때 △문자메시지 수익 감소를 걱정해 우왕좌왕하다 카카오에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왕좌를 뺏긴 일이나 △통신 점유율 전쟁에 올인해 누구나 부러워하는 구독경제 모델을 갖고 있음에도 신산업으로 연결하지 못한 점 등 뼈아픈 대목이 적지 않다. ▲왼쪽부터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구현모 KT 사장이다. 출처: 각사2030 직원들에게 서비스 검수받고 출퇴근도 자유롭게SK텔레콤 임원들의 평균연령은 52.4세(지난해 9월 기준)로 30대 그룹 임원 평균연령(만 53세·지난해 12월 기준·잡코리아)과 비슷하다. 그런데 SK텔레콤은 박정호 사장이 주도하는 서비스위원회에 ‘주니어 보드’를 신설해 모든 서비스 출시 전 디지털 세대인 젊은 직원들에게 의사 결정을 받기로 했다. 박 사장은 지난 3일 오후 SK ICT 계열사 1만여 명의 임직원들과 스트리밍 등을 활용해 가진 ‘비대면 타운홀’에서 전방위 혁신방향을 설명하면서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변해야 한다. 전 영역에서 구시대 공식을 모두 깰 때”라고 강조하면서 통신사 경쟁력 평가모델을 바꾸고 주니어 보드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서비스는 2030세대가 쓰는데 왜 우리(서비스위원회)가 다 결정하는가. 주니어 보드가 써보고 안 된다고 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박 사장은 이외에도 △출근 시 비효율을 줄이기 위해 집에서 10~20분 거리의 ‘거점 오피스’ 확대와 △미래에는 이런 일이 필요한데 회사 조직도에 없다면 팀원이라도 조직을 건의해 만들 수 있는 ‘애자일(Agile) 그룹도 만들겠다고 했다.SK텔레콤은 이미 서울 종로와 서대문, 분당, 판교 등 4곳에 ‘거점 오피스’를 두고 있는데, 이곳에 가면 마케팅 부서든 개발 부서든 상관없이 공유 오피스처럼 쓸 수 있다.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기업은 출근 시간이 따로 없고 자유로운 근무 환경을 유지하나 통신사들은 정시 출근이 일상적이었다. 하지만, 틀에 박힌 근무환경으로는 글로벌 초일류 ICT 기업과 경쟁이 전면화되는 언택트 시대를 창의적으로 대비할 수 없다는 게 박 사장 생각이다.▲SKT 직원이 지난 3일 오후 온라인 스트리밍 방식으로 열린 ‘비대면타운홀’에서 박정호 사장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회사 혁신 방향’ 발표를 듣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혁신전담 부서’ 신설하고 공채 대신 수시 채용으로SK텔레콤에 ‘주니어 보드’와 ‘애자일 그룹’이 있다면 KT에는 변화를 이끌 어벤저스가 있다. 조직 이름은 ‘BDO(Business Development&Operation)’.300명의 인원으로 4월 16일 출발했다. ‘BDO’는 꼭 필요하지만 조직 간 장벽이나 인력·예산 문제로 엄두를 내지 못했던 과제들을 해결한다. 각 부서 인재들을 모으다 보니 입사한 지 2,3년 차인 20대 사원부터 40대 고참부장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 언택트 시대에 고객에게 더 편리함을 주려면 조직 내부의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할까, 인공지능(AI)을 접목해 효율화할 수 있는 서비스는 무엇일까 등이 주된 관심사다. 구현모 KT 사장(대표이사)은 BDO그룹으로 인사발령이 난 직원들에게 출근 첫 날 격려 메일을 보냈다. 구 사장은 “세상이 빠르게 바뀌며 기술과 산업의 경계가 사라져 변화는 더 빠르고 크게 다가올 것이다. 우리의 일하는 방식과 조직이 빠르고 유연하게 바뀌어야 한다. BDO 그룹이 고객발 자기혁신의 최선봉에서 KT의 변화를 이끌어 갈 것으로 믿는다”고 격려했다. 구 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재택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본사 조직을 줄이고 금융, 미디어, 커머스 등 계열사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하고 있다. 네이버나 카카오가 조직을 유연하게 가져가면서 분야별로 분사시켜 힘을 싣는 것과 유사하다. KT는 40여년만에 처음으로 올해부터 공채를 없애고 인터넷 기업들처럼 상시 채용으로 바꿨다.SK텔레콤과 KT의 혁신 실험이 성공할까. 언택트 시대를 주도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가 올해들어 각각 17%, 41% 급등한 가운데, 통신사들의 인터넷 기업 문화 배우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 올해 10회째…총상금 5100만원 ‘대한민국 한옥 공모전’
-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국토교통부는 한옥의 우수성을 발굴하고 새로운 발전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한 ‘2020 대한민국 한옥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공모전은 국토부가 주최하고 건축도시공간연구소(국가한옥센터)가 주관하며 국가건축정책위원회, 한국토지주택공사가 후원한다.올해 10회째를 맞는 대한민국 한옥 공모전은 한옥건축의 다양화·현대화 방안을 모색하고 한옥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한옥 분야 최고 권위의 공모전이다. 지난 10년간 청소년과 대학생, 일반인 등 폭넓은 연령대와 계층으로부터 총 5286점의 소중한 아이디어를 접수 받았다.이번 공모전은 준공, 계획, 사진부문과 더불어 한옥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다양한 시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영상부문을 신설해 총 4개 부문으로 나누어 진행한다. 준공부문은 최근 5년 이내에 준공된 한옥을 대상으로 해당 한옥의 건축주·설계자·시공자·책임목수라면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 계획부문은 팀(4인 이내)이나 개인 자격으로 응모할 수 있다. 사진과 영상 부문은 일반인과 청소년으로 나누어 접수하며, 한옥의 아름다움과 일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한옥의 의미와 가치를 독창적인 시각으로 담아낸 작품을 찾는다. 작품 접수는 오는 8월 28일부터 시작해 9월 1일까지 5일간 진행한다. 10월경 최종 당선작을 선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수상 작품은 대한민국 한옥공모전 누리집과 전시회를 통해 일반에게 공개된다. 준공, 계획, 사진, 영상 등 각 부문별 대상 선정자(작)에게는 국토교통부장관상을 비롯한 특별상(국가건축정책위원장상)과 3개 부문 본상을 수여한다. 계획 및 준공부문 20개, 사진 부문 30개, 영상 부문 30개 등 총 80여개 작품을 선정해 시상하며 총 상금은 5100만원이다. 공모전 취지, 일정, 공모지침 및 참가방법 등 자세한 사항은 대한민국 한옥공모전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꿀팁!금융]카밀라 카베요가 '우리집'에서 공연을? 카드사 언택트 고객경험↑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최근 전 세계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을 거치며 ‘언택트(Untact·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보편화 되고 있다. 카드사들도 소비자들의 모바일을 통한 온라인 결제와 구독 경제 활성화에 맞춰 실물 카드 없이 바로 스마트폰으로 사용하는 모바일 카드 또는 QR결제 서비스 등 ‘언택트 카드’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세계적 팝스타 카밀라 카베요(Camila Cabello)가 영상 콘텐츠를 통해 ‘우리집’에 찾아오는 디지털 경험도 제공한다.KB국민카드, 모바일 전용 ‘KB 마이핏 카드’KB국민카드는 이달 2일 플라스틱 실물 카드 발급 없이 스마트폰에 등록해 사용하는 모바일 전용 ‘KB 마이핏 카드’를 출시했다. 앱카드와 소유 카드를 실시간으로 맵핑하는 프로세스를 적용해 여러 장의 KB국민카드를 한 장의 카드에 담아 모든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알파원 카드’ 기능을 탑재했다. 또 삼성페이 또는 LG페이에 카드 등록할 수 있으며, 마그네틱 보안전송(MST) 기술과 근거리 무선 통신(NFC) 기능을 활용해 스마트폰을 단말기에 접촉하면 결제가 이뤄지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 ‘이지터치’ 등 서비스를 제공해 대부분의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결제가 가능하다.모바일 전용 카드 주 이용 층인 20~30대 고객의 생활 트렌드와 카드 이용 특성을 분석해 간편 결제, 커피, 쇼핑, 배달 등 고객 선호도가 높고 이용이 많은 업종에 대한 혜택을 제공한다. 이 카드는 간편 결제를 중심으로 포인트 적립 혜택을 제공하는 ‘적립형’, 알파원 카드의 오토체인지 서비스와 연계된 커피·외식·편의점·주유·통신 등 7개 영역에서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할인형’ 등 2종 상품으로 구성됐다.우리카드, 비대면 소비 특화 ‘카드의정석 언택트’우리카드는 이달 1일 ‘카드의정석 언택트(UNTACT)’와 ‘카드의정석 언택트 플래티넘(UNTACT PLATINUM)’ 2종을 출시했다. 모든 연령대에서 선호도가 높은 25개 이상의 정기결제 할인 혜택과 간편결제 할인 혜택을 담은 것이 특징이다. 정기결제 할인 대상 가맹점은 소비자 리서치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선별했다. 카드 플레이트 디자인은 크리에이티브 디자인 스튜디오 ‘슈퍼픽션’과 콜라보를 통해 횡단보도를 건너는 슈퍼픽션 캐릭터가 그려졌다. 언택트(비대면)라는 새로운 소비 사회로 향하고 있는 현대인을 표현했다.혜택은 두 카드 모두 쿠팡에서 구입하는 제품들을 무료로 배송받아볼 수 있는 쿠팡 로켓와우 멤버십 월회비 2900원을 모두 할인해주며 플레이스테이션 플러스, 애플 아케이드 게임 정기결제 시 10% 할인이 제공된다. 온라인 업종에서 네이버페이, 페이코, 카카오페이 간편결제 서비스로 5만원 이상 이용 시 건당 1000원 또는 3000원이 할인된다. 또 전월 실적에 따라 △영상·음악구독(넷플릭스·유튜브프리미엄·웨이브·멜론·지니뮤직 등) △생활요금 △학습지 △렌탈 △전자도서 △멤버십 업종에서 월 최대 2만원까지 10%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마스터카드, ‘디지털 프라이스리스 익스피리언스’ 캠페인마스터카드는 세계적 수준의 디지털 콘텐츠를 집에서 편하게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디지털 프라이스리스 익스피리언스(Digital Priceless Experience)’ 캠페인을 시작했다. 전 세계 90개 이상 국가에서 접속 가능한 마스터카드의 체험형 라이프스타일 허브 ‘프라이스리스닷컴’을 통해 세계 정상급 엔터테이너, 운동선수, 스타 셰프들과 함께 하는 경험을 제공한다.세계적 팝 가수 카밀라 카베요(Camila Cabello) 공연, 두 번의 그랜드슬램 우승 테니스 선수 나오미 오사카(Naomi Osaka)의 요리 강습, 럭비 레전드 브라이언 하바나(Bryan Habana)의 토크쇼 등△예술·문화 △요리 △음악 △스포츠 △e스포츠 분야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생중계되며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일부 콘텐츠는 마스터카드 소지 고객 및 파트너에게만 제공된다.비씨카드, 전국 5대 편의점 ‘페이북 QR결제 서비스’비씨(BC)카드는 최근 세븐일레븐에서 페이북 QR결제 서비스를 적용하면서 전국 5대 편의점(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미니스톱)에서 모두 ‘BC 페이북 QR결제 서비스’ 구축을 완료했다. 모바일 간편결제 앱 페이북에 BC 신용·체크카드를 등록 후 QR결제를 선택해 스마트폰에 생성된 QR코드를 계산대 리더기로 스캔하면 결제가 완료되는 방식이다. 지갑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결제 가능한 장점과 더불어 최근 언택트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대면 결제수단으로 주목 받고 있다.
- '슬의생 우주' 김준 "모네, 어떻게 생겼는지 저도 궁금해요…만나고파" [인터뷰]
-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모네요? 어떻게 생겼는지 저도 궁금해요. 만나고 싶고요.”[이데일리 스타in 김태형 기자] 아역배우 김준 (슬기로운 의사생활)아역배우 김준이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여자친구로 등장한 모네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최근 이데일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준은 “모네 정체가 궁금해요. 동물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라고 엉뚱한 대답을 했다.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삶을 끝내는, 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병원에서 평범한 듯 특별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20년지기 친구들의 케미스토리를 담은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김준은 이익준(조정석)의 아들 이우주 역을 맡아 출연했다. 우주는 아빠 이익준에게 여자친구 모네의 이야기를 자주 하며 웃음을 선사했다. 모네와 샌드위치 집을 함께 방문했던 것, 모네의 엄마를 장모님이라 부르는 등 엉뚱한 매력으로 랜선 이모, 삼촌들의 미소를 자극했다.[이데일리 스타in 김태형 기자] 아역배우 김준 (슬기로운 의사생활)뿐만 아니라 아빠 이익준과 끝말잇기에서 ‘해질녘’을 외친다든가, 아빠가 직접 만들어준 케첩보다 짜장면이 먹고 싶다고 말하는 등 유쾌한 케미를 완성하며 웃음 포인트로 활약했다. 우주를 연기한 김준은 “‘아빠 빡쳤어 이모, 다 엎어버린대’라고 한 장면이 가장 생각나요”라며 “제일 처음에 찍었어요”라고 대답했다. 이어 ‘드라마 속 연기가 마음에 드느냐’는 질문에‘슬기로운 의사생활’ 김준(사진=tvN) “만족해요. 연습한 만큼 잘 한 것 같아요”라고 씩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OCN ‘구해줘2’,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출연한 김준은 연기 경험이 많진 않지만 엉뚱하고 귀여운 연기로 우주 역을 훌륭히 소화했다. 비결을 묻자 김준은 “처음엔 떨렸는데 촬영 지나고 촬영 지나고 촬영 지나고 촬영 지나고 괜찮아졌어요”라며 “사람들이 잘한다고 칭찬을 많이 해줘서 신이 났고 더 열심히 하게 됐어요”라고 말했다.특히 감독님에게도 칭찬을 많이 받았다는 김준은 ‘그 감독님이 신원호 감독님이냐’는 질문에 고개를 갸우뚱 했다. 포털사이트에서 신원호 감독의 사진을 찾아 보여주니 “네! 이 감독님 맞아요. 잘한다고, 잘하라고 칭찬 많이 해줬어요”고마움을 드러냈다.(김준은 아직 7살이라 어른들의 이름을 잘 외우지 못한다고 한다)‘슬기로운 의사생활’ 김준(사진=tvN)칭찬과 예쁨을 많이 받았기에 아쉬웠던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1 촬영. 김준은 “아쉬웠어요”라며 “삼촌들도 아쉽다고 했고 나중에 보자고 인사했어요”라고 말했다.김준은 실제 우주와 비슷한 점을 묻자 “저도 우주처럼 엄마, 아빠 말씀을 잘 들어요. 그리고 저도 매움 음식을 좋아하고 대게도 되게 좋아해요”라고 대답했다. 극중 우주는 어른들이 차려준 저자극 음식보다는 육개장, 김치 콩나물국을 더 맛있게 먹으며 웃음을 선사했다. 실제 김준은 매운 음식을 좋아하고 잘 먹어 해당 장면도 즐겁게 촬영했다는 전언이다.이어 우주와 다른 점을 묻자 김준은 “우주는 아빠한테 부탁할 때 말고는 반말을 하는데 저는 어른에게 늘 존댓말을 사용해요”라고 설명했다.[이데일리 스타in 김태형 기자] 아역배우 김준 (슬기로운 의사생활)‘슬기로운 의사생활’ 우주 연기로 한걸음 더 성장하고 주목 받는 아역배우로 자리매김한 김준은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고 묻자 “조정석 삼촌처럼 촬영(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라고 대답하며 극중 아빠 조정석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
- [윤경 변호사의 세상萬思]선량한 사람에게 닥친 불행
- [윤경 더리드(The Lead) 대표 변호사 겸 아하에셋 자산운용 대표이사] 한 고명한 선사가 며칠 동안 집을 떠나 있었다. 여행이 그리 즐겁지는 않았다. 그가 들른 수도원은 자신의 누추하고 초라한 집보다 훨씬 좋았다. 그래도 그는 자기가 살던 곳의 익숙함이 그리웠다. 수도원의 침대는 자기 것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자신의 통나무 집 처마 밑으로 불어오는 시원한 산들바람의 속삭임이 간절했다.드디어 집으로 가는 날 그의 마음은 한껏 들떴다. 그런데 이를 어쩌나. 그가 없는 사이 큰 일이 닥쳤던 것이다. 그 선사가 도착했을 때 집은 홀랑 타 버리고 터만 남아 있었다. 그는 새까맣게 타 버린 잔재들을 바라보며 멀뚱히 서 있었다. “왜 하필 나야?” 그는 입을 뗐다. “난 배움의 길을 떠났고, 선(善)을 행하고, 모든 사람들의 행복을 빌었는데. 이런 일이 왜 나한테 일어나야 하는 거야?” 그는 우주의 힘이 그에게만 특별한 대접을 해 주는 것이 아니란 걸 깨달았다. 불행한 일이 벌어졌고, 그에게 고통과 우울함을 안겨 주었다. 슬픔의 파도가 그를 덮쳤다. 마음을 가득 채워 버린 ‘우울하고 슬픈 생각들’은 이미 잃어버린 것을 돌려 놓을 수도 없었고, 미래를 위한 뚜렷한 방향을 찾을 수 있게 하지도 못할 것이며, 당장 오늘 밤 자야 할 곳을 찾는 데도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도를 닦는 사람이니, 물질적 소유에 집착할 필요가 없어. 뭐 약간은 슬퍼할 수 있겠지만, 이미 없어진 거야. 그게 현실인 거야. 아무리 애써 봐야 바꿀 수 없는 거야. 바꿀 수 없는 걸 바래 봐야 더 불행하고 고통받는 기분만 더해지는 거야.’ 그렇게 생각하고 나서 그는 눈을 들어 하늘을 쳐다보았다. 반짝이는 별들이 까만 하늘에 콕콕 박혀 있었다. 보름달도 자애로운 미소를 띤 채 빛나고 있었다. 순간 불현듯 뇌리를 스치는 생각에 웃음을 머금었다. “그래, 집을 잃어버리긴 했어도 밤하늘을 훤히 볼 수 있게 되겠군.”사람들은 어떤 불행한 일이 일어나면 당장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느냐”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일이 자신에 의해 일어난 일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 일이 일어나게 된 원인과 배경에 대하여 원망하는 마음부터 갖는다. 그러다가 급기야는 그 일을 일어나게 만든 남을 원망하고 나아가 신을 원망한다. 참 우스운 일이다. 좋은 일이 일어나면 ‘나에게도 이런 좋은 일이 일어나는구나’라고 가볍게 생각하면서, 나쁜 일이 벌어지면 ‘왜 하필 이런 일이 나에게 벌어지나’라고 생각하며 화를 낸다. 누구나 할 것 없이 사람 마음이 그렇다.그렇지만 그것은 인간의 오만함이다. 나에게 좋거나 행복한 일만 일어나기를 바라는 것은 지극히 이기적인 마음이다.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느냐고 생각하지 말고, 나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라. 하느님은 한 쌍의 짝을 만들었다. 선(善)의 짝은 다름 아닌 악(惡)이고, 그래서 세상에 선과 악이 공존한다. 행복과 불행도 떨어질 수 없는 짝이다. 인생은 좋은 일과 나쁜 일, 기쁨과 슬픔, 행복과 불행이라는 실에 의해 짜이는 한 조각 옷감이다. 결코 좋은 일만 생길 수 없는 것이다. 세상은 주는 만큼 돌아오지 않는다. 받은 만큼 돌려주기도 어려운 게 인생이다. 그렇다고 너무 화낼 필요 없다. 그것도 인생이다.살다보면 예기치 않은 불행이 닥쳐 올 때가 있다. 그것을 막을 방법은 없다. 하지만 그 후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는 우리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나에게도 불행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이 필요하다. 그런 마음 속에는 안정과 평화의 삶이 작고 낮고 느리게 찾아온다. 그런 사람에게는 어떤 불행한 일이 일어나더라도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 있는 마음의 공간이 생긴다.◆ 윤경 변호사는…△사법연수원 17기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법무법인(유한) 바른 파트너 변호사 △現 공동법률사무소 더리드(The Lead) 대표 변호사 겸 아하에셋 자산운용 대표이사
- '그것이 알고 싶다', 최신종 '왜 연쇄살인범이 되었나'
- 그것이 알고 싶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데일리 정시내 기자] 6일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두 번의 살인, 7개의 반성문, 최신종은 왜 연쇄 살인범이 되었나’편이 방송되는 가운데 전주 연쇄 살인 사건의 전말을 통해 무고한 두 여성의 안타까운 죽음이 일어나기 전 그를 막을 방법이 없었는지 알아본다. 지난달 20일, 전주에서 실종된 여성 두 명을 살해한 남성의 신상이 공개됐다. 서른 한 살의 최신종. 학창시절 각종 대회를 휩쓴 유망한 씨름선수였다던 그는 연쇄 살인범이 됐다. 4월 14일에 일어난 1차 사건의 피해자는 평소 최신종과 그의 아내를 살뜰히 챙겨주었던 지인 김종희(가명)씨. 편한 옷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집을 나선 김 씨는 검은색 차량에 탑승하는 CCTV 속 모습을 마지막으로 사라졌다. 경찰은 사건 당일 통화자인 최신종의 동선을 확인하고 진술과 다른 점을 수상히 여겨 긴급체포했다. 사건 발생 9일 후 김 씨의 시신이 발견되자 자신이 죽였다고 자백한 최신종! 그런데 이튿날 부산에서 여행 온 박다은(가명)씨가 전주에서 연락이 두절됐다는 신고가 들어오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다은 씨가 사라지던 날, CCTV에 최 씨의 검은색 차량에 탑승하는 그녀의 모습이 발견됐기 때문이다.1차 사건 이후 경찰의 조사를 받은지 4일 뒤에 또다른 여성을 살해한 최신종의 대담한 행각은 세간에 큰 충격을 줬다. 하지만 이런 엽기적 범행에도 최신종의 신상이 공개된 후, 그의 지인들이 하나같이 “놀랍지도 않다. 그럴 줄 알았다”라는 반응을 보인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취재 도중 뜻밖의 사실을 들을 수 있었다. 바로 최신종이 1차 사건 피해자 김 씨와 함께 있던 그 시각. 김 씨의 핸드폰 번호로 지인에게 문자가 왔다는 것이다.피해자 김 씨의 지인 수지(가명)씨는 SNS로 대화를 나누던 평소와 달리 김 씨의 번호로 문자가 연달아 와 이상함을 느껴 전화를 해봤지만, 전원이 꺼진 상태였다고 한다. 수지(가명)씨에게 보낸 문자의 진짜 주인은 누구였을까.취재 도중 제작진은 최신종을 잘 아는 지인으로부터 그가 어릴 적부터 반복적으로 범죄를 저질러왔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최 씨가 저지른 수많은 범죄들 가운데 실제로 처벌을 받은 사건은 단 두 건. 심지어 그 중엔 납치, 감금, 폭행으로 기소된 사건도 있었다. 이 사건으로 최신종은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고, 집행유예 기간에 절도죄를 저질러 3년 6개월 동안 수감됐지만 이후 재심을 통해 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신종은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 기간에도 우울증 등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한편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토요일 밤 11시 20분에 방송된다.
- [복GO를 찾아서]국민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더'의 화려한 귀환
- 넥슨이 출시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메인 화면(사진=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캡쳐)[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밀레니얼 세대가 ‘뉴트로(Newtro·새로운 복고)’에 열광하면서 게임업계에도 복고바람이 불고 있다. 이중 지난 2004년 출시된 PC 온라인게임 카트라이더를 모바일 환경에 맞게 재해석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의 인기가 거세다.8090세대(1980~1990년대에 태어난 세대)라면 “딴~딴~딴 딴딴따~라 딴딴따~라 딴딴따라따~~” 이 음악 소리만 들어도 어떤 게임인지 단번에 알아차렸을 것이다.지난 2004년 출시한 카트라이더는 ‘크레이지아케이드’의 친숙한 캐릭터가 대거 등장하고,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성 덕택에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출시 이듬해 국내 동시접속자 수 22만 명을 기록하면서 2000년대 캐주얼게임의 붐을 견인했고, 당시 최고의 인기 게임 스타크래프트까지 밀어내면서 PC방 점유율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당시 카트라이더가 큰 인기를 모았던 이유 중 하나는 원작 ‘크레이지 레이싱 카드라이더’를 아는 유저라면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접근성을 지녔다는 것이다. 또 아기자기한 캐릭터와 만화풍 그래픽을 통해 신규 유저도 이질감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꼽혔다. 이같은 열풍에 넥슨은 수차례 카트라이더 모바일화를 시도하면서 2011년 ‘카트라이더 러쉬’를 선보였고, 2012년에는 ‘카트라이더 러쉬+’를 출시했다. 하지만 두 게임은 각각 2014년과 2015년에 서비스를 종료하는 굴욕을 맞았다.넥슨이 출시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모드선택 화면(사진=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캡쳐)그리고 지난달 12일 출시된 넥슨의 모바일 캐주얼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드 러쉬플러스’는 특유의 속도감과 다양한 드리프트 기술로 코너를 공략하는 재미를 간편한 조작으로 재현했다. 또 이어달리기 모드와 시나리오 모드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담아 이용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16년이 흐른 지금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인기 앱 1위를 차지하며 레이싱 게임의 열풍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레트로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옛’ 게임들이 다시 부활하고 있음과 동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PC방 방문이 줄고, 모바일 기기 사용 시간이 늘면서 이용객들이 부쩍 늘어난 것도 인기의 요인으로 꼽힌다.카트라이더 설치하기 위한 구글플레이스토어 화면. 인기 앱/게임 부분 1위특히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그래픽과 조작감 등이 PC 버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로 우수함을 자랑한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왜 이제야 출시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이에 대해 넥슨 관계자는 “카트라이더는 실시간으로 경쟁하는 것이 핵심 요소인데 당시 모바일 네트워크 환경이 이를 따라오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현재 5G가 상용화되면서 기술의 장벽을 넘게 됐다”고 설명했다.기존 카트라이더가 장수 게임이 된 비결은 바로 ‘손맛’이다. 카트라이더는 드리프트 맛집이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기술을 통해 파고들 요소를 제공하고 여기에서 오는 주행감이 보는 재미로도 이어진다. 배우긴 쉽지만 마스터하기는 어렵다는 이른바 ‘이지투런 하드 투 마스터’(Easy to Learn, Hard to Master)의 전형을 따른 것이다.여기에 한 게임당 3분이라는 플레이 타임도 큰 요인으로 꼽힌다. 쉬는 시간, 등하교길, 출·퇴근길에 짧게 즐기고 다양한 지인과 대결하는 경쟁 요소도 이 게임의 큰 특징이다.넥슨이 출시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위) 스피드전 모드 (아래) 아케이드 모드(사진=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캡쳐)카트라이더 게임을 시작한 일주일이 됐다는 직장인 A(36)씨는 “모바일로 출시했다는 말을 듣고 바로 설치했다. 처음엔 조작하는 방법이 조금 서툴긴 했는데 몇 게임 하다보니 금방 적응이 되더라. 신기하게도 예전에 PC에서 했던 그 화면, 조작방법이 그대로였다”라며 “요즘 출·퇴근길이 카트라이더 때문에 너무 재밌다.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간 느낌도 들고, 주위 친구들과 클럽도 생성해서 게임을 즐기고 있다.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여기서 다 해소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직장인 B(34)씨 역시 요즘 카트라이더에 푹 빠졌다고 했다. 그는 “직장 동료가 추천해 게임을 시작했다. 몇십 년 만에 다시 하는 게임인데 불과 얼마 전에 한 게임처럼 손에 너무 잘 적응돼서 놀랐다”라며 “여기에 블루투스로 음성지원까지 가능해 퇴근 후 친구들과 팀 전을 나눠서 게임을 즐기곤 한다. 생동감도 넘치고 재미도 배가 됐다”고 전했다.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게임을 해봤다. (사진=김민정 기자)국내에서 28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카트라이더는 중국, 대만 등 해외 서비스 국가의 회원 수까지 합해 글로벌 유저 2억8000만명을 자랑한다. 이는 전 세계 인구의 20명 중 한 명꼴로 카트라이더를 즐겼다는 것을 나타낸다.이처럼 넥슨은 카트라이더는 PC에 이어 모바일용 러쉬플러스를 출시하면서 또 한 번 흥행에 성공했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의 이같은 흥행이 게임업계에 가져다주는 의미는 적지 않다. 유명 지식재산권(IP)은 여전히 ‘힘이 세다’는 점을 재확인시킨 것이다.게임업계는 계속해서 새로운 게임들을 내놓고 있다. 그럼에도 오랜 시간 카트라이더를 즐겨왔거나 해당 게임을 기억하는 게이머라면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를 눈여겨볼 수밖에 없다. 이 역시 게임시장에서 불고 있는 ‘레트로 열풍’과 잘 맞아떨어진 건 아닐까.업계 관계자는 “유년시절 해당 게임을 즐겼던 세대가 성장해 이제는 구매력을 갖춘 30대로 성장했기 때문에 게임업계에 뉴트로 열풍이 부는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기존에 즐겼던 게임이라 필요한 아이템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며 게임 이해도가 높아 새로운 게임에 적응하기보다 기존 게임을 받아들이는 데 거부감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 로드FC 고문변호사, 경비원 폭행 사망 사건 맡는다..."반드시 강력 처벌"
- ROAD FC 공식 유튜브 채널 킴앤정TV. 사진=ROAD FC[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ROAD FC 정문홍 전 대표가 강북구 아파트 경비원 폭행 사망 사건에 대해 분개하며 가해자들을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OAD FC는 최근 공식 유튜브 채널에 킴앤정TV 영상을 업로드했다.정문홍 전 대표는 ROAD FC 고문변호사인 최영기 변호사가 강북구 아파트 경비원 폭행 사망 사건을 맡은 사실을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정문홍 전 대표는 “최영기 변호사가 인기 변호사고 유명 사건도 많이 맡았는데 가끔씩 나에게 연락해서 ‘형님 이 사건은 조금 위험하지 않습니까’라고 물어보는 게 있다”며 “그러면 나는 인간적으로 맡지 말라고 말한다. 그 가운데는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게 몇 개 있고. 많은 돈을 줘도 하지 말라고 해서 안 한 게 있다”고 밝혔다.최영기 변호사는 “노동자 관련된 사건을 많이 맡은 로스쿨 동기가 있는데 그 친구가 SNS 공유를 하면서 민주변호사회 차원에서 고발이 들어갈 것이고, 유족들을 대리해서 사건을 처리해 반드시 강력하게 처벌하겠다고 했다”며 “그래서 나도 꼭 참여하겠다고 댓글을 남겼더니 같이 해보자고 기회를 줬는데 아직은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진행될 민사소송을 도와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이어 “유족들이 있는데, 자녀들이 20대 초반 친구들이고, 다른 거보다 내 아버지가 사회에 나가서 모멸감을 느끼는 대우를 받고, 갑질도 그런 갑질이 없다”며 “얼마나 마음이 아프고 분개하겠나. 저희 아버지한테 그랬으면 못 참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최영기 변호사는 “언론에 나온 게 과장이 아니고 그분이 좋으신 분이었다는 평가가 있다”며 “아파트 입주자들의 탄원서를 보면 그냥 좋으신 분이라고 쓴 게 아니라 나와 어떤 일이 있었다는 구체적인 에피소드를 적었다”고 밝혔다.아울라 “가해자가 해온 가해 행위들을 이미 주민들이 알고 있었다”며 “때리기도 하고, 협박도 하고, 피해자분은 생계니까 갑자기 누가 때리더라도 직장 일이니까 맞대응하기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정문홍 전 대표는 폭행 사건과 관련해 자신의 에피소드를 전했다. 자신은 학교 폭력의 피해자였고, 폭행을 당하는 사람의 마음을 안다고 밝혔다.정문홍 전 대표는 “나도 학교폭력 피해자였다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과 괴롭히는 사람 사이에서 흐르는 기운이 있다”며 “당하는 사람은 정말 죽을 것 같고, 괴롭히는 사람은 ‘있다가 몇십 가지 숙제해놓으라’는 말도 안 되는 협박을 한다”고 말헸다.또한 “피해자는 미칠 것 같아도 해야 하는 비참함이 있다”며 “가족들이 느끼는 비참함도 있는데. 가족들이 지켜주지 못해서 발생하는 비참함까지 더해지면 자살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털어놓있다.그는 ‘내가 죽지 않으면 끝나지 않는 싸움’이라고 생각하게 된다“며 ”주위 사람이 도와주려다가 피해를 입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고 덧붙였다.정문홍 전 대표는 “나는 어렸을 때부터 그런 경험이 너무 많았다”며 “나를 벽에 세워놓고 뺨을 때렸다. 때리는 사람이 여러 명인데, 덤벼야 할 수도 없고, 덤비면 더 맞을 것 같고, 그러면 친구에게 맞아야 하는 건 뭔가. 집에 가서 얘기하면 어머니, 아버지도 괴롭힐 것 같고, 이런 경우가 자살로 간다”고 주장했다.이어 “괴롭히는 사람들은 싹 잡아 죽여야 한다”며 “우리 회사에서도 어떻게 든 눈도장 찍으려고 하는 신인 선수들을 절대 괴롭히지 말라고 한다”고 강조했다.
- "못난 어른으로서 미안"...임은정, '가방 감금' 숨진 아이 추모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계모(의붓어머니)에 의해 여행용 가방에 갇혔다 숨진 초등학생을 추모하며 과거 자신의 아동학대 범죄 관련 논고문을 떠올렸다,임 부장검사는 5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제정되기 훨씬 더 전인 십몇 년 전, 제가 담당했던 상해치사 사건 논고문”이라며 그 일부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한 아이를 생각합니다.아빠에게 맞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소망만을 가진 채 세상을 향해 날갯짓 한번 못해보고, 아빠라고 불렀던 자에게 얻어맞아, 엄마에게 외면당한 채 방에 갇혀 죽어간 한 아이를 생각합니다.그 어린아이가 영문도 모른 채 아빠에게 구타를 당하며 얼마나 처절한 공포에 떨었을지, 장이 파열되어 죽어가면서, 체했을 거라며 등을 토닥이며 돌아서는 엄마의 뒷모습에 얼마나 절망하였을지 우리는 헤아릴 수 없습니다.햇살 한 조각 들지 않는 방에서, 누구도 귀 기울여주지 않는 세상을 향해 처절한 비명을 지르며 그렇게 그 아이는 죽어갔습니다.또 다른 아이를 생각합니다.아빠에게 맞아 신음하며 죽어간 오빠 옆에서 발을 동동거리며 어찌할 바를 몰라 하였을 한 여자 아이를 생각합니다.그 여자아이가 죽어가는 오빠를 지켜보며 얼마나 무서웠을지, 집에 돌아오지 않는 엄마를 얼마나 기다렸을지, 누구하나 와주지 않는 이 세상이 얼마나 원망스러웠을지 우리는 헤아릴 수 없습니다.그 여자아이에게 세상은 오빠의 시신처럼 가혹하리만큼 차가웠을 것입니다.피고인들의 범행으로 6살 어린 아이는 그 생명을 잃어버렸고, 4살 어린 아이는 평생지울 수 없는 가혹한 상처를 입었습니다.피고인들에 대하여 어떠한 처벌을 한다고 하더라도 하늘나라로 간 아이는 살아 돌아오지 않고, 살아남은 아이에게 악몽 같은 그 시간의 기억은 지워지지 않을 것입니다만,뒤늦게라도 피고인들에게 그 행위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는 것이 우리의 맡은 바 소임이라 할 것입니다.본 검사의 논고가, 재판장님의 판결이 피고인들에 대한 준엄한 질책이고, 쓸쓸히 하늘나라로 간 피해 어린이에게 바치는 제문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이에 본 검사는…계모(노란 원피스)에 의해 여행가방에 갇힌 초등학생 아들이 지난 1일 119에 이송되는 장면이 아파트 CCTV에 포착됐다 (사진=연합뉴스)임 부장검사는 “징역 5년이 선고됐다. 아이의 목숨 값이 겨우 징역 5년이구나 싶어 치가 떨리다가 법원을 설득하는데 실패한 못난 공판 검사로 자책하다가 선고 날 공판검사석에 앉아 있던 제 마음은 지옥을 헤맸다”고 회상했다.이어 “솔직히 그 상해치사 사건 공판카드에 적힌 수사검사의 구형도 징역 5년이었다. 이 말도 안 되는 구형이 어떻게 결재를 통과했는지 황당해하며 논고문을 작성했고 법정에서 구형이 대폭 상향하며 논고한 것인데 결국 징역 5년이 선고되더라”라고 덧붙였다.그러면서 “어이없게도 세상이 돌봐주지 않으면 죽음조차도 가볍게 취급되기 마련”이라며 “법정에서 의붓아빠의 선고형에 귀 기울였을 죽은 아이가 얼마나 울면서 하늘로 떠났을까 싶어 너무 미안한 사건으로 제 가슴에 아직 박혀 있다”고 했다.임 부장검사는 “많은 시간이 흐르고 많은 죽음이 차곡차곡 쌓여 사회가 제법 바뀌긴 했지만, 우리 사회는 학대받는 아이들이 보내는 숱한 구조신호를 여전히 놓치고, 늘 뒤늦게 미안해한다”고 적었다.그는 “황망한 죽음을 또 접하고 마음이 너무 아파 하늘나라에 이미 간 아이들과 여행가방에 갇혀 죽어간 아이를 생각하며 오늘도 여전히 살아가는 못난 어른으로서 책임을 곱씹으며 흰 국화를 제 담벼락에나마 올린다”고 추모했다.임 부장검사뿐 아니라 서지현 법무부 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도 SM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많은 누리꾼도 온라인상에서 추모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4일 충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천안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A(9)군이 전날 오후 6시 30분께 사망했다. 지난 1일 오후 7시 25분께 가로 44㎝·세로 60㎝ 여행용 가방 안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진 뒤 이틀 만이다.경찰 조사 결과 A군은 병원으로 옮겨지기 전까지 7시간 넘게 가방에 갇혀 있었다.계모 B(43)씨는 병원 이송일 정오께 A군을 가로 50㎝·세로 70㎝ 여행용 가방에 들어가게 했다가 A군이 가방 안에서 용변을 보자 더 작은 가방에 들어가게 했다. 가방 속에 A군을 두고 3시간가량 외출까지 한 사실도 드러났다.B씨는 “게임기를 고장 내고도 거짓말해 훈육 차원에서 그랬다”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A군은 앞서 지난달 5일 어린이날 즈음에도 머리를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는데, 당시에도 학대 정황이 발견돼 B씨가 경찰 조사를 받았다.경찰은 A군이 숨지면서, 전날 구속한 B씨의 혐의를 아동학대중상해에서 ‘아동학대치사’로 바꿔 적용할 방침이다.또 친부가 B씨의 학대 사실을 알고도 방관했는지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다.
- [강경록의 미식로드] '죽음'과도 바꿀만한 복어의 맛
- 철철복집 복지리[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복어를 두고 하는 말이 있다. 바로 “죽음과도 바꿀 만한 맛”이라는 것. 중국의 유명했던 식도락가인 소동파가 한 말이다. 복어 한 마리는 독중의 독이라는 청산가리보다 무려 1000배 이상의 독성을 가졌다고 알려져 있다. 복어의 독은 조금이라도 먹게되어도 졸리고 입술이나 혀가 떨린다. 또 팔과 다리 등 사지가 저리게 된다고 한다.그만큼 복어의 독은 치명적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복어의 맛은 독만큼 치명적이다는 게 소동파의 이야기다.사실 복어는 다른 생선보다 단백질 비율이 높다. 지방이 거의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인지 질감이 쫄깃하다. 독을 빼면 버릴 것도 거의 없다. 껍질은 잘게 썰어 회처럼 먹고, 생선살은 불고기나 지리로도 먹는다. 푹신푹신한 다른 생선살과는 달리, 복어살의 탱글탱글함은 무엇과도 비교하기가 어려울 정도다.복어가 가장 맛있는 시기는 겨울. 정확한 시기는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이때면 맛이 최고조에 오른다는 것이다. 잡히는 양도 많거니와 제철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냉장기술의 발달로 사시사철 언제나 먹을 수 있게 됐다.치명적인 독과 달리 독을 뺀 복어는 몸에도 좋다. 한의학적으로 복어의 성질은 서늘하다는 것. 이에 열이 많은 사람에게 좋고, 정신을 맑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여기에 수분 배설을 촉진하기 때문에 복국을 먹고 나면 소변량이 늘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해장국으로도 복국만 한 게 없다는 것이 소위 ‘주당’들의 이야기다.서울 중구에 있는 ‘철철복집’은 40년 전통을 자랑하는 오래된 가게다. 이름난 식당들이 즐비한 이 골목에서 ‘복어’ 요리로 명성을 이어온 곳이다. 복지리는 물론 매운탕, 복불고기 등으로 유명하다. 다소 허름한 내부시설이지만, 직장인들로 항상 붐비는 곳이다. 복껍칠무침은 미나리와 함께 무쳐내는데, 입맛을 돋우기 좋다. 복지리는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커다란 냄비에 복어와 콩나물을 넣고, 그 위에 향긋한 미나리를 올려 끓여낸다. 미나리는 독소를 해독하는 효능이 있어 복어와 특히 잘 어울린다. 살짝 데쳐서 먹어야 맛이 좋다. 너무 오래 삶으면 행도 색감도 모두 잃는다. 삶을수록 흐물흐물해지는 다른 생선과 달리 복어살은 닭고기처럼 쫄깃하고 담백해진다.복소금구이와 북불고기는 숯불 위에 석쇠를 올리고 노릇하게 굽는다. 여기에 간장 소스를 곁들여 먹으면 짭짤한 맛과 복고기의 푹신함, 마지막으로 쫄깃한 식감이 입안을 사로잡는다. 누군가는 이 집 복요리를 제대로 즐기려면 소금구이, 불고기, 지리 순으로 주문하는 게 좋다고 한다. 단, 주머니가 두둑해야 한다.철철복집 복불고기철철복집 복불고기철철복집 복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