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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생물보안법 ‘불발’ 중소 CMO 주가↓…미용기기는 ‘급등’[바이오 맥짚기]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12일 국내 제약·바이오 투자 시장에는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이 국방수권법(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 이하 NDAA) 개정안에서 제외됐다는 소식에 중소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들의 주가가 하락했다. 반면 최근 제이시스메디칼(287410)이 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에 매각되자 추가 인수·합병(M&A) 기대감이 돌면서 미용의료기기 업체들의 주가가 동반 상승했다. 신약개발사 중에는 카이노스메드(284620)가 파킨슨병 치료제 ‘KM-819’의 미국 임상 2상 결과 발표가 다가오면서 주가가 급등했다.◇美 생물보안법 연내 제정 불투명…중소 CMO 주가 ‘급락’12일 KG제로인 엠피닥터(MP DOCTOR)에 따르면 이날 바이넥스(053030)의 주가는 1만 3160원으로 전일 대비 2590원(16.44%) 급락했다. 에스티팜(237690)도 9만 3200원으로 전일 대비 1만 500원(10.02%) 하락했다. 바이오의약품 CDMO 업체인 2곳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한 데에는 생물보안법 관련 소식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자료=엠피닥터)블룸버그는 지난 11일(현지시각) 개최된 미국 하원 규칙위원회에서 생물보안법이 NDAA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NDAA는 미국 국방부의 한 해 예산을 결정하기 위한 정책 법률이다. 2025 회계연도 NDAA(이하 NDAA 2025)는 미국 내 중국의 악의적인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를 포함한 게 특징이다. 생물보안법은 중국 바이오 기업들의 미국 내 사업 제한을 골자로 하는 법안이다. 해당 법안에는 BGI그룹과 우시앱텍 등 중국 바이오텍을 직접적으로 명시해 제재 대상으로 지목했다.이 같은 소식에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우시앱텍과 우시바이오로직스의 주가가 급등했다. 우시앱텍의 주가는 전일 대비 8.45% 오른 35.95홍콩달러(약 6332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19개월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우시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12.54홍콩달러(약 2209원)로 전일 대비 14.21%나 치솟았다.반사이익을 기대했던 국내 CDMO 기업들의 경우 국내 1위 업체인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주가는 굳건했지만 중소업체들은 타격이 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주가가 74만 2000원으로 전일 대비 2000원(0.27%) 상승했다. 반면 바이넥스는 전일 대비 16.44% 하락하고 에스티팜은 전일 대비 10.02% 떨어지는 등 낙폭이 컸다.올해 1월 미국 상·하원이 공동 발의한 생물보안법은 전례 없는 속도로 미국 상·하원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던 만큼 연내 제정을 유력하게 보는 업계 관계자들이 많았다. 생물보안법의 영향력은 세계 최대 바이오 행사인 바이오USA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이번 바이오USA에선 중국 의약품 CDMO 업체인 우시앱텍이 바이오USA 행사를 주관하는 미국 바이오협회(BIO)에서 탈퇴하고, 우시바이오로직스도 올해 해당 행사에 불참하는 등 중국 기업은 찾아보기 어려웠다.바이오USA의 기조연설자로 4성 장군(대장) 출신인 예비역 해군 제독인 윌리엄 맥레이븐(William H. McRaven) 텍사스대학교 전 총장이 나서 ‘과학 분야에서 미국의 우위를 유지하는 것이 국가 안보에 있어 중요한 이유’에 대해 발언했다. 황주리 한국바이오협회 본부장은 “과학 분야에서 윌리엄 사령관이 이 같은 기조연설을 펼친 것은 현재 바이오산업에서 중국을 견제해 안보를 필두로 우위에 오르려는 정책적 관심이 엄청나다는 방증”이라고 해석했다.그러나 물밑에선 중국 기업들의 로비가 펼쳐졌다. 생물보안법의 규제 대상으로 명시된 중국 기업들은 의회를 대상으로 로비하고 자발적으로 공지문 등을 통해 규제 대상에서 빠지기 위해 노력해 미국 생물보안법 제정 위기를 1차적으로 막는데 성공했다.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Senate Armed Services Committe)는 12일부터 13일까지 전체 위원회에서 NDAA 2025를 검토할 예정이다. 경우에 따라 오는 14일까지 일정이 늘어날 수 있다. 이에 따라 시간이 부족해지면서 오는 11월 미국 대선 전까진 생물보안법의 NDAA 포함 여부가 결정이 내려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그럼에도 바이오업계에선 일희일비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생물보안법 적용 대상을 중국 위탁생산(CMO) 기업뿐 아니라 신약개발사 등으로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미국이 초당적으로 바이오 패권 전쟁에선 절대 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는 상황에서 생물보안법의 중요성이 간과되리라는 생각이 들진 않는다. 연말까지 NDAA 수정안이 여러 번 제출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추가 M&A 기대감에 미용의료기기株 골고루 ‘상승’반면 이날 미용의료기기 섹터의 주가는 선전했다. PEF 운용사의 제이시스메디칼 인수합병(M&A) 소식이 미용의료기기 시장을 달군 것으로 풀이된다.하이로닉(149980)은 이날 주가가 1만 10원으로 마감, 전일 대비 1190원(13.49%) 올랐으며, 클래시스(214150)는 이날 전일 대비 5750원(11.97%) 급등한 5만 3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텍(336570)은 전일 대비 390원(5.14%) 오른 7980원, 비올은 전일 대비 410원(4.21%) 오른 1만 160원을 기록했다. 매각설이 돌았던 파마리서치(214450)도 13만 4800원으로 전일 대비 7300원(5.73%) 상승했다.프랑스계 PEF 운용사 아키메드는 제이시스메디칼을 총 9904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주당 1만 3000원에 지난 10일부터 내달 22일까지 공개 매수에 나서기로 했다. 최소 매수 수량은 1801만 3879주(지분율 23.28%)이며, 최대 매수 수량은 5572만 4838주(72%)로 2341억원~7244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아키메드는 글로벌 수준의 의료 산업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헬스케어 전문 PE이다.특히 공개매수 방식을 택한 만큼, 매각이 불발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김충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인수설 보도 후 공개매수로 인한 상장폐지는 이벤트 드리븐 전략의 가장 이상적인 사례”라고 평했다. 실제로 루트로닉의 주가는 인수설 보도 직후 3% 상승했고, 최종 37% 이상 상승하며 상장폐지됐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주가는 인수설 보도 직후 15% 상승했고, 최종 22% 상승하며 상장폐지됐다.이번 제이시스메디칼의 피인수는 2022년 4월 베인캐피탈에 클래시스가 인수되고 2023년 6월 루트로닉이 한앤컴퍼니에 매각된 이후 세 번째로 국내 미용의료기기 업체가 PEF의 품에 안긴 것이다. 이에 추가 M&A에 대한 기대감으로 남은 미용의료기기업체의 주가가 골고루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다만 국내 미용의료기기업체의 추가적인 M&A 거래가 성사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신민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섹터 내 추가 M&A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신 연구원은 “피부미용 장비 업체들의 PEF 매각 시점은 연매출 1000억원 규모일 때”라며 “회사 규모를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사세를 확장시키는 구간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원텍의 지난해 연매출은 1156억원, 비올은 611억원이다. 신 연구원은 비올의 경우 외형 성장이 더 필요하고, 원텍의 경우 매력적인 외형을 갖췄지만 태국을 중심으로 해외 직판망 체제를 갖추면서 유기적 성장을 도모하는 구간이라 M&A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카이노스메드, 파킨슨병 치료제 美 임상 2상 결과 발표 임박그 외에 주가가 급등한 신약개발사로는 카이노스메드가 있었다. 카이노스메드는 이날 주가가 5100원으로 전일 대비 565원(12.46%) 급등했다. 카이노스메드의 파킨슨병 치료제 ‘KM-819’가 올 상반기 내에 미국 임상 2상 파트1b단계 결과를 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KM-819은 앞선 미국 임상 2상 파트1a단계에서 800㎎ 용량까지 안전성을 확인한 신약후보물질이다. 카이노스메드는 이번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기술이전을 진행할 방침이다. IV리서치는 “KM-819의 미국 임상 2상 파트2단계부터는 대규모 현금 지출과 2년 이상의 임상기간이 필요한 만큼 해당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술이전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KM-819는 다계통위축증 치료제로도 개발 중이다. 다계통위축증은 비전형 파킨슨증후군의 대표 직환으로 드물게 발생하는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파킨슨병 증상을 보이면서 다른 신경계통의 이상이 동반되는 게 특징이다. 카이노스메드는 다계통위축증 환자 78명을 대상으로 KM-819 국내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해당 임상은 환자 모집이 약 90%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계통위축증은 신경아교세포의 소멸로 발생하는 특발성 진환이다. 희귀질환인 만큼, 임상 2상 성공 시 조건부 허가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IV리서치의 전망이다.카이노스메드 관계자는 “KM-819의 미국 임상 2상 파트2 완료가 곧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 같다”며 “임상개발 사장인 이재문 박사가 현재 미국에서 열심히 결과 분석을 하고 있는 만큼, 보름 이내에 좋은 소식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인플레 둔화’ 너무 빨리 환호했나…장중 환율, 1370원대로 반등[외환분석]
-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70원대로 반등했다. 5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둔화를 반영하며 환율이 하락 출발했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1차례 금리인하에 그치고 추가 경제 지표들도 확인해야 한다는 심리가 작용하면서 달러화가 다시 오르고 있다. ◇역외 ‘달러화 강세’ 전환사진=AFP13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12시 11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376.2원)보다 2.95원 내린 1373.25원에 거래 중이다.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6.2원 내린 1370.0원에 개장했다. 이후환율은 1370원선을 하회해 하락 폭을 확대했다. 오전 10시 24분께는 1366.2원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곧장 환율은 가파르게 반등하기 시작해 오전 11시 49분쯤 1373.8원까지 치솟았다. 미국 인플레이션 경계심은 다소 누그러졌다. 5월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4%로 월가가 집계한 예상치(3.5%)에 크게 밑돌았다. 3년여만에 가장 느린 속도다. 근원 CPI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품을 제외한 지표로,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볼 수 있다. 지난달(3.6%)보다는 뚝 떨어진 수치다.전월 대비 상승률은 0.2%로, 이 역시 시장 예상치(0.3%)를 밑돌았다. 에너지, 식품 등 포함한 헤드라인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3% 올랐고, 전월 대비로는 보합(0.0%)이었다. 시장예상치는 각각 3.4%, 0.1%였다.연준은 이날 금리를 동결하면서 인플레이션 완화가 목표치인 2%를 향해 추가 진전을 보였음을 언급했다. 하지만 연준은 점도표상에서 당초 올해 3회 금리인하를 예상했던 전망치는 ‘1회 인하’로 축소했다.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비둘기(통화완화 선호) 발언을 지속적으로 내놨다. 파월 의장은 “오늘 소비자물가 보고서를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한) 완만한 추가 진전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금리인하에 확신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연내 금리인하 횟수 축소에 대해선 “올해 예상된 금리인하가 내년 진행될 수 있다”며 “미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금리인하 횟수 축소에도 불구하고 완화적 발언에 시장은 올해 금리인하가 두 차례 이상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했다. 해외투자은행(IB) 중 연내 2~3회 금리인하를 예상한 곳은 4곳, 1회 금리인하를 전망한 곳은 6곳이었다.달러화는 약세를 나타냈지만 장중 소폭 반등하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12일(현지시간) 저녁 11시 12분 기준 104.77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달러·위안 환율은 7.26위안대, 달러·엔 환율은 156엔대로 소폭 상승하고 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역외에서 달러 지수와 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환율도 반등하고 있다”며 “일단 시장이 물가 둔화에 초점을 맞췄지만, 다음 고용과 물가 지표를 봐야하고 너무 빨리 환호했다는 분위기가 커진 듯 하다”고 말했다. 위험선호 회복에 국내 증시는 1% 이상 상승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서 순매수하며 환율 하락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69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900억원대를 사들이고 있다.◇9월 금리인하 시작…3분기 환율 하락사진=AFP대부분의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오는 9월에 첫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반영해 3분기 환율도 2분기보다는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다.문 연구원은 “사실상 9월 인하는 확실하고 12월 인하 가능성은 세모(△)”라며 “2분기까지 환율은 높은 레벨이겠으나 3분기부터는 낮아질 것이고, 4분기 미국 대선이 끝나면 1300원 이하로도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9월부터 11월, 12월까지 연준이 연내 3차례 인하에 나설 것”이라며 “이를 선반영해 3분기 중 달러인덱스는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그러나 해당 이벤트가 소화된 이후 미국 대선이 가까워지며 미국 우선주의가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며 “따라서 달러인덱스가 4분기에 반등하는, 하반기의 브이(V)자 움직임을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 “쿠팡 PB상품 노출…마트 상품진열과 성격 완전히 달라”[일문일답]①
-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의 검색순위(쿠팡랭킹) 조작 사건에 대해 과징금 1400억원을 부과하고 법인 고발 등 최고 수위의 제재를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쿠팡은 직매입상품과 PB상품 등 ‘자기상품 판매’와 ‘중개상품 거래중개’를 둘 다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시장의 1위 사업자다. (사진=연합뉴스)공정위에 따르면 쿠팡은 검색순위 산정 기준을 설정·운영하고 상품거래를 중개하는 플랫폼이자, 자기 상품의 판매자로서 이중적 지위를 갖고 있고 이러한 이중적 지위로부터 자기 상품 판매와 입점업체의 중개상품 판매에 있어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다. 쿠팡과 씨피엘비는 자기 상품의 판매를 늘리기 위해 검색순위 알고리즘 조작 및 임직원의 구매후기 작성과 높은 별점 부여를 통해 쿠팡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21만개 입점업체의 4억 개 이상 중개상품보다 자기 상품만을 검색순위 상위에 올리는 사기행위를 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쿠팡의 상품이 입점업체의 상품보다 더 우수한 상품이라고 오인해 쿠팡의 상품을 구매 선택하게 되는 등 쿠팡과 거래하도록 유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음은 공정위와의 일문일답. -오프라인 매장의 진열과 달리 온라인 쇼핑몰의 상품 노출이 문제가 된 이유는. △이번 사건은 온라인 플랫폼이자 상품 판매자로서의 이중적 지위를 가진 사업자가 자기 상품을 중개상품보다 검색순위에서 우선 노출한 행위를 제재한 것이다. 대형 유통업체 등 오프라인 매장은 통상 자기의 상품만을 판매하고 있어서 상품 진열을 통해 판매 상품의 구성이나 비율이 달라질 수는 있어도 경쟁 사업자의 고객을 유인하는 경우는 발생하기 어렵다. 또한 온라인 플랫폼의 검색순위와 오프라인 매장의 진열은 그 성격과 의미가 전혀 다르다. 이를테면 검색순위는 판매량, 소비자 만족도 등 상품의 우수성을 순위로 나타내지만 마트 진열은 눈에 잘 띄는 위치는 있지만 그 위치는 순위와는 무관하다. 또한 검색순위는 등록된 모든 상품을 탐색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검색에서 우선 노출된 상품 위주로 탐색해 구매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마트에선 모든 상품을 찾기 쉽고 매장 전체를 둘러보며 상품을 구매한다. 이번 사건의 결과로 향후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의 상품 진열이 제한되는 경우는 없다. (자료=공정위)-이번 쿠팡 사건처럼 상품 노출 순서를 경쟁법 위반으로 본 것은 세계 최초 아닌가. △그렇지 않다. 해외 경쟁당국도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상품 노출과 관련한 불공정 행위를 적발하고 제재하는 추세다. 이를테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은 아마존이 자기 상품을 ‘바이박스’(Buy Box)에 우선 노출한 행위를 동의의결을 통해 시정하도록 했다. 미국은 아마존을 대상으로 제기한 반독점 소송 내용에는 다른 온라인 플랫폼에서 더 낮은 가격에 판매되는 상품을 검색결과 하단에 배치하는 행위가 포함됐다. -쿠팡 외 다른 플랫폼도 PB상품을 상단에 노출하거나 임직원이 구매 후기를 작성하도록 하고 있지 않나. △다른 플랫폼도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혐의가 발견되는 법위반 여부를 조사할 것인데 국내외 주요 플랫폼 사업자 중 쿠팡과 같이 임직원에게 자기 상품에만 구매후기를 작성토록 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특히 임직원 바인의 ‘바인’은 아마존이 시행하고 있는 체험단 프로그램인 ‘바인’에서 따온 것인데, 아마존조차도 일반 소비자가 아닌 임직원에게 구매후기를 작성토록 하지는 않고 있다. -이번 규제로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들의 저렴한 상품 선택이 제한되는 것은 아닌가. △그렇지 않다. 이번 조치는 PB상품에 대한 일반적인 규제가 아니다.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들은 PB상품의 생산, 판매, 판촉행위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쿠팡도 여전히 기획전, 브랜드관, 추천 배너, 검색화면 광고 등 다양한 정상적인 수단을 통해 PB상품을 팔 수 있다. 이번 조치는 개별 사건 조사를 통해 확인된 쿠팡의 ‘검색순위 알고리즘 조작’과 ‘임직원을 이용한 후기작성 및 별점 부여’가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위계에 의한 고객유인’ 행위에 해당된다는 결정을 한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PB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제한되거나 물가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이번 조치를 계기로 소비자들은 보다 저렴하고 품질이 우수한 상품을 합리적으로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조치로 많은 중소 제조업체들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는 없나. △오히려 수 많은 중소 입점업체에 공정한 경쟁의 기회를 제공해 더 많은 중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쿠팡의 PB상품 제조업체 341개, 직매입 상품 납품업체 약 3만3000개 이외에 이 사건의 행위로 피해를 입어 온 약 21만개의 중소 입점업체 사업자들도 보다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법 위반기간 동안 입점업체들의 매출도 성장한 것은 어떻게 봐야하나. △쿠팡의 행위가 시작된 2019년부터 현재까지 온라인 쇼핑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전체 입점업체의 매출 총합도 커지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상대적인 거래액 비중 변화를 보면 ‘알고리즘 조작’과 ‘임직원 후기 작성’이라는 불공정한 경쟁수단을 통해 경쟁사인 입점업체의 고객을 유인한 효과는 명확히 확인됐다. 쿠팡의 2019년과 2022년 상품별 상대적인 비중을 보면, 직매입 상품은 57.8%에서 65%로 증가했고 PB상품도 1.7%에서 5.2%로 증가했지만 중개상품은 40.5%에서 29.9%로 오히려 줄었다. -최신 정품을 상위에 노출한 것은 문제인가. △쿠팡은 직매입상품과 중개상품이 유통단계가 다를 뿐, 모두 동일한 정품인 경우에도 자신의 직매입상품만을 상위에 고정 노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대로 쿠팡 스스로는 정품이 아닌 아이폰 케이블 PB상품을 출시해 장기간 검색순위 상위에 고정하는 등 자신의 PB상품에 대해서는 정품 여부와 무관하게 상위에 노출했다. -쿠팡이 임직원을 동원해 후기를 작성한 것은, 소비자에 고지하면 위법성이 해소될 수 있나. △이번 건은 단순 고지 여부를 문제 삼은 것이 아니다. 쿠팡이 조직적으로 2000명 이상의 임직원을 동원해 PB상품의 출시 시점에 맞춰 구매후기 수와 평균 별점을 높이고, 검색순위를 상승시키는 위계를 주요한 경쟁수단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공정거래법을 적용한 것이다. 쿠팡 내부 문건을 보면 쿠팡 역시 ‘리뷰 평점을 개선시킬 목적으로 일반 소비자의 참여 없이 직원을 대상으로만 체험단을 운용하여 리뷰와 평점을 조직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공정거래법상 위계에 의한 고객유인행위에 해당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다.(자료=공정위)
- 해외직구 어린이 스티커북서 유해물질 최대 269배 초과 검출
-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서울시는 6월 둘째 주 해외 온라인 플랫폼 제품 안전성 검사 결과 어린이용 스티커북 1개·공룡 발굴 완구 1개에서 유해 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유해 물질이 기준치의 최대 269배 초과 검출되고, 물리적 특성시험에서도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사진=서울시)시는 테무·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 중인 완구, 유아용 섬유제품 등 총 11개 제품을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유해 화학물질 검출 여부, 내구성(기계적·물리적 특성) 등 항목을 검사했다.먼저 ‘어린이용 스티커북’에서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인 ‘DINP’가 검출됐다. 스티커북 겉 필름에서 DINP 기준치 대비 11배 초과 검출, 내용물인 스티커에서는 269배 초과 검출됐다. 또한, 물리·기계적 시험에서도 스티커에서 작은 부품이 발생하며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내분비계 장애 물질로 정자 수 감소·불임·조산 등 생식기능에 영향을 미치며 접촉 시 눈, 피부 등에 자극을 일으킬 수 있다.‘공룡 발굴 완구’는 장난감 공룡을 발굴하는 도구의 끝부분이 상당히 날카로워 물리·기계적 시험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제품이 해당 시험 기준에 부적합할 경우 어린이들이 제품 사용 시 베임, 찔림 등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시는 최근 집중적으로 안전성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해외 플랫폼(알리익스프레스·테무) 외에도 국내 이용자 수가 많은 해외 플랫폼으로 검사 대상을 확대하는 한편 검사 대상도 어린이 제품에서 위생용품 등 생활용품까지 확대, 시민 안전 사각지대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시는 6월 셋째 주에는 위생용품(일회용컵·빨대·종이냅킨 등), 넷째 주에는 어린이 섬유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성 검사를 시행할 계획이다.검사는 국가기술표준원 안전 인증기관으로 지정된 한국건설환경시험연구원(KCL), FITI시험연구원, KATRI시험연구원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안전성 검사 결과는 서울시 누리집 또는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 누리집에서 상시 확인할 수 있다.
- 美 기준금리 7회째 동결…정부 "대외충격 대비 위한 안전판 확충"
- [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동결함에 따라 정부가 국내외 금융시장 영향과 향후 대응 방향을 점검했다. 정부는 추진 중인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외환시장 구조개선 등 자본시장 선진화와 더불어 공급망 강화 등을 통해 대외경제 충격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전판을 갖추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중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오전(한국시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화상으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기획재정부는 13일 오전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카자흐스탄에서 화상연결을 통해 관계기관 합동으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했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현재 중앙아시아 3개국 국빈 방문 수행을 위해 출장중이며, 이날 회의에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참석했다. 앞서 미국 연준은 12일(현지시간) FOMC에서 7차례 연속 정책금리를 동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기준금리는 5.25~5.5%로 동결됐다. 연준은 성명서를 통해 물가 목표 달성에 대한 더 큰 확신이 생기지 전까지 금리 인하는 적절치 않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또한 연내 금리 인하는 1차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가장 최근의 인플레이션 지표는 올해 초보다 나았지만, 2%를 향해 지속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좋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보다 빠르게 인플레 둔화가 이뤄질 경우 반응할 준비는 돼있다”고 움직임의 가능성은 열어뒀다. 다만 전날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둔화세를 보였던 만큼, 시장은 대체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미국의 금리인하 시기와 그 폭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관계기관간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다는 부분에 의견을 모았다. 특히 미국에 반해 유럽과 캐나다 등의 중앙은행에서는 금리인하가 이뤄져 통화정책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이에 대한 경계심이 필요하다는 점에도 동의했다. 최근 국내 금융시장은 외국인의 증권자금 순유입이 이어지고, 회사채나 단기금리 안정세도 이어지고 있어 대체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대외 안전판을 지속적으로 확충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에는 의견을 같이했다. 우선 정부는 기업 밸류업을 위해 필요한 법인세 및 배당소득세 경감, 상속세 부담 완화 등 구체적인 방침을 공청회 결과를 반영해 빠르게 마련하다. 또 공매도 제도개선에 필요한 전산시스템 구축 등 방안도 조만간 확정해 발표한다. 여기에 오는 7월로 다가온 외환시장 개장시간 연장을 차질 없이 준비한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 관련 결제실패 방지 및 거래 편의 개선을 위해 국내 은행뿐만이 아니라 현지 은행을 통해서도 원화 일시차입을 허용한다. 또한 오는 9월에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목표로 국채통합계좌 등 제도 기반을 갖추고, 외국인 국채투자 비과세 절차 간소화 등 접근성을 지속적으로 제고한다. 해외 투자자들과의 소통도 한층 더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이날 회의에서는 ‘경제 복원력’을 확충하기 위해 공급망 등 경제안보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인식도 공유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회의를 통해 이번 중앙아시아 3개국 방문을 통해 네트워크 구축, 공급망 안정성이 개선돼 대외 불확실성 대응역량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고 전했다.
- “작아진 건 기분탓인가?” 용량 줄이고 가격 올린 ‘꼼수’ 상품 33개
-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가격을 높이는 대신 용량을 줄이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 상품 33개가 공개됐다.한국소비자원은 올 1분기 상시 모니터링을 시행한 결과 지난해 이후 용량이 감소해 단위 가격이 인상된 상품이 33개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국내 용량 변경 상품 목록. (자료=한국소비자원)소비자원은 지난해 12월 주요 유통업체 8개사와 자율협약을 맺고 올해부터 분기별로 슈링크플레이션 상품을 적발해 공개하고 있다. 상품의 용량이 변경된 시기는 지난해가 16개(48.5%), 올해가 17개(51.5%)였다. 국내 제조 상품이 15개(45.5%), 해외 수입 상품이 18개(54.5%), 품목별로는 가공식품이 32개(97.0%), 생활용품(세제) 1개(3.0%)로 나타났다. 내용물 용량은 최소 5.3%, 최대 27.3%까지 감소했다. ‘10% 미만’이 13개(39.4%), ‘10% 이상~20% 미만’과 ‘20% 이상’이 각각 10개(30.4%)로 확인됐다.해당 상품의 기업들은 오뚜기(007310)(컵스프), CJ제일제당(비비고 플랜테이블 왕교자), SPC삼립(그릭슈바인 육즙가득 로테부어스트), 사조대림(안심 치킨너겟), 하림(두마리 옛날통닭), 오설록(제주 얼그레이 티백), 일광제과(땅콩캬라멜 등) 등이다. 소비자원은 모니터링 결과 확인된 용량 변경 상품의 정보를 참가격 웹사이트를 통해 공표하고 해당 상품의 제조업체 및 수입판매업체에는 자사 홈페이지 및 쇼핑몰 등에 정보를 제공하도록 권고했다.또한 자율협약을 맺은 유통업체가 제출한 정보를 통해 확인된 상품의 경우엔 매장에 용량 변경 내용을 게시하도록 했다. 소비자원은 슈링크플레이션 상품에 대한 정보 수집과 조사를 연중 실시하고 모니터링 결과 확인된 상품 정보를 분기별로 제공, 소비자들의 합리적 소비를 지원할 방침이다.한편 오는 8월3일부터는 국민 실생활에 밀접한 품목들을 제조하는 사업자(주문자 상표 부착 또는 제조업자 개발 생산 상품에 대해서는 그 주문자)가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고 용량 등을 축소하는 경우에는 ‘부당한 소비자거래행위 지정 고시’에 따라 과태료를 내야한다.
- 해외에선 펀드·주식·채권STO 꽃피는데…국내는 제자리
-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송재민 기자] “STO를 보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STO 제도화를 위한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채 21대 국회가 끝나면서 국내 STO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기존 제도권 금융상품을 기반으로 빠르게 STO 시장을 키워가고 있는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미술품,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조각투자 시장만 조성된 상황이다. 토큰증권(ST)은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해 자본시장법상 증권을 디지털화한 것을 의미한다. STO를 활용하면 부동산·미술품·지식재산권 등 특정 자산을 기초로 조각투자가 가능하다. 발행인의 선택에 따라 주식, 채권 등 정형적인 증권을 토큰증권에 담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투자자 보호를 강조하다보니 갈 길이 먼 상황이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미국 필두로 싱가포르·영국 STO 시장 주도12일 코빗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전 세계 토큰증권 거래소는 약 63곳에 달한다. 미국과 싱가포르, 영국 등에 집중돼 있다. 미국은 가장 빠르게 STO를 제도화한 나라로, 이 중 15개의 STO 거래소가 위치해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17년 SEC(증권거래위원회)가 STO의 제도권 편입을 위한 가이드라인 초안을 마련한 이후 시장이 급격히 성장했다. 같은 해 디지털 토큰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싱가포르에선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으면 토큰증권 발행과 유통을 동시에 할 수 있다. 싱가포르 STO 거래소 iSTOX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기업 채권, 펀드 등 다양한 금융 자산을 토큰화해 유통하고 있다. 국내와 시장이 가장 유사한 일본의 경우 토큰증권을 기존 증권법에 편입해 유가증권으로 분류하고 있다. 일본 STO 거래소 시큐라이타이즈는 부동산 매출채권과 같은 실물 자산을 토큰화해 유통하고 있으며, 규제 당국과의 협력을 통해 안정적으로 시장을 운영 중이다.장경필 쟁글 리서치센터장은 “싱가포르의 iSTOX나 일본의 시큐라이타이즈 등은 한국에서 참고할만한 좋은 사례”라며 “스타트업 투자, 부동산 매출채권, 기업 회사채 등의 자산을 토큰화해 자금 조달과 유동화를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 국채 토큰·디지털그린본드 등 ‘다양’제도의 미비로 멈춰 있는 한국 토큰증권 시장과 달리 글로벌 시장은 활발하게 토큰증권을 발행하고 있다. 실물자산뿐만 아니라 펀드나 주식, 채권 등 기존 금융자산을 토큰화해 유통한다. 국내 시장이 미술품이나 저작권 등 실물 자산에 초점을 맞춰 성장한 것과 다른 양상이다.미국과 싱가포르에선 채권 발행 시 토큰 증권을 적용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국계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는 회사의 비상장주식 펀드를 토큰화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프랭클린 템플턴도 미국 국채 토큰을 발행한 바 있다.디지털그린본드 토큰증권도 일본, 홍콩, 유럽 등에서 활발하게 발행되고 있다. 그린본드는 발행 자금을 녹색 사업에만 투자할 수 있게 제한한 채권이다. 디지털그린본드는 기업의 환경개선 관련 정보를 블록체인에 기입하고 투자자에게 보여주는 방식을 활용한다.반면 한국은 금융당국의 샌드박스 인가를 받아야만 그린본드 토큰증권 발행이 가능하다. 기술이 갖춰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도의 미비로 인해 국내 시장에서 그린본드와 같은 채권 상품의 토큰증권화가 미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 자산의 토큰화…비용 절감 차원서 긍정적”글로벌 시장이 토큰증권 형식으로 채권을 발행하는데 적극적인 것은 ‘관리 비용 절감’ 이 가능해서다. 일반적으로 채권을 발행하려면 발행 금액의 10%는 발행 비용으로 나간다. 10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면 100억원의 비용이 필요한 셈이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채권을 발행하면 발행 비용을 10분의 1로 절감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토큰증권 시장이 활성화되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자금조달이 활발해질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회사채는 대기업이 주로 발행하는데 조달 비용도 많고 수수료도 크다 보니 작은 기업들은 당연하게도 채권 발행이 불가능하다. 토큰증권을 활용하면 일반 채권 발행보다 비용이 적게 들어 작은 기업들도 부담을 줄일 수 있다.전문가들은 금융 자산의 토큰화가 기반이 되면 STO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토큰 증권이 제도권에 편입돼 기업이나 기관의 자금조달 방식 중 하나로 자리잡으면 빠른 발행이 가능해질 뿐 아니라 비용 절감 효과도 누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형중 호서대 석좌교수(한국핀테크학회장)는 “토큰증권의 매력은 시세차익이나 시세조종이 아닌 비용 절감”이라며 “토큰증권을 보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 채권 ST는 발행도 쉽지가 않고 시세 조정도 어렵기 때문에 당국에서도 규제를 강화하기보다는 비용 절감을 통한 경제 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 시장 활성화·투자자 보호 두 마리 토끼 잡으려면STO 시장이 활성화하려면 투자계약증권, 비금전신탁 수익증권 등 비정형적 증권 유통을 허용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과 토큰증권 권리를 인정하는 전자증권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 그러나 앞서 금융당국이 발표한 가이드라인에서 ‘투자자 보호’에 방점을 찍으면서 관련 논의는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토큰증권 발행 업계도 마찬가지다. 아직 신탁수익증권 방식의 부동산·음악저작권 형태나 미술품·소 등 투자계약증권 형태에 머물러 있다. 최근 코스닥 상장사 갤럭시아머니트리의 항공기 엔진 기반 신탁수익증권이 금융당국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사례 외에는 새로운 소식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STO 시장 선점에 나섰던 증권사들은 법제화가 미뤄지면서 사업 진행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학계에선 토큰증권을 거래할 수 있는 전문투자자 시장과 개인투자자 시장의 분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시장을 분리함으로써 시장 활성화와 투자자 보호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단 설명이다. 현석 연세대학교 환경금융대학원 교수는 “토큰증권은 자산이 될 수 없는 것도 토큰에 담아 발행하는 것, 즉 금융시장의 혁신”이라며 “전문투자자 시장은 투자자 보호를 강하게 하지 않고 개인투자자는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규제 장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 [IPO인터뷰]"우주 물류 시대, 이노스페이스가 연다"
- [화성=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로켓 기술은 단순 위성용 발사체가 아니라 우주라는 새로운 공간을 향한 신(新)물류 수단입니다. 상업용 우주 로켓이라는 개념에서 이노스페이스의 기술력은 글로벌 톱10을 자부하고 있으며 상장을 통해 새롭게 도약하겠습니다.”국내 유일의 하이브리드 로켓 기술을 보유한 우주발사체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가 기업공개(IPO)에 도전한다.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이사는 최근 경기도 화성시 동탄 이노스페이스 우주발사체연구소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글로벌 우주시장 성장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중요한 것은 얼마나 효율적으로 우주로 진출할 수 있느냐일 것”이라며 “이노스페이스는 혁신적인 시도로 우주 발사체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고 있으며 앞으로 관련 사업 영역 확대로 우주산업 밸류체인을 구축, 글로벌 우주 인프라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사진=이노스페이스)2017년 설립한 이노스페이스는 고체로켓과 액체로켓의 특장점을 융합해 준비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비용이 적은 게 특징인 하이브리드 로켓 기술을 보유한 국내 유일 우주발사체 개발 기업이다. 소형 위성 발사체를 개발하고, 발사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3월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하이브리드 로켓 기술을 적용한 시험발사체 ‘한빛-TLV’ 시험발사가 성공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김 대표는 이노스페이스의 하이브리드 로켓 기술의 원천으로 구성원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우수한 연구개발(R&D) 인력과 회사 설립 이전 한국항공대 당시부터 축적해온 로켓 데이터를 꼽았다. 그는 “단순히 로켓을 쏘아 올리는 것은 사실 단순한 기술이나 빠르고 저비용으로 위성을 정확한 궤도에 올리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이노스페이스의 하이브리드 로켓은 방대한 데이터가 기반이며 이것이 기술적 장벽이 될 것”이라 자신했다.이노스페이스는 지난해 매출액 2억원, 영업손 159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도 영업적자가 예상된다. 다만 이노스페이스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발사 서비스가 시작되는데다 하이브리드 로켓 기술 기반 총 41건의 신규 발사 계약이 협의 중인 만큼 매출 및 이익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25년 매출액 478억원에 흑자전환을 시현하고 이듬해에는 매출액 972억원, 영업익 212억원 수준까지 실적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김 대표는 스페이스X의 잇따른 우주 프로젝트 성공과 정부의 우주항공청 개청 등 뉴스페이스 시대가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이노스페이스의 가파른 이익 성장을 자신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스페이스 광개토 프로젝트에서 역할도 기대했다. 그는 “과거 올드스페이스는 정부가 주도하면서 개발 기간이 길고 성공률이 중요했지만, 뉴스페이스는 기업이 주도하면서 단기간에 개발 비용을 줄이는 게 관건”이라며 “우주항공청이 개청한 만큼 이노스페이스의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노스페이스는 IPO를 통해 확보한 공모 자금을 다중 발사 운용을 위한 양산기반 확충과 발사체 경량화 및 재사용성을 위한 연구개발 강화, 해외시장 판로 확보, 우수인력 유치 자금 등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이노스페이스의 로켓 발사체 기술은 이제 상업화 완성단계에 진입했으며 민간 우주개발기업으로서 글로벌 경쟁에 앞서나가기 위한 마지막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2019년에 첫 투자를 유치한 후 지속성장을 해오고 있으며 이르면 2025년 이후에는 큰 폭의 매출액 신장 및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 자신했다.이노스페이스의 총 공모 주식수는 133만주, 주당 공모 희망가는 3만6400원에서 4만5600원이다. 상단 기준 이번 공모에서 606억원을 조달한다. 11일부터 5거래일간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하며 일반청약은 20일부터 이틀간이다. 상장은 7월 2일,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