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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양지서도 일해요” 청년층에 외면 받던 건설업계 달라졌다
-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청년층의 건설업 기피 현상이 심화하면서 건설업계가 조직문화와 대외 이미지 개선에 팔 걷고 나섰다. 창의적인 청년 인재의 유입 단절은 미래 경쟁력 상실로 이어진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이다. 건설현장 전경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25일 한국건설인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건설기술인 98만 6786명 중 20대·30대는 16만 3738명(16.5%)에 그쳤다. 40대까지 포함해도 절반(45.7%)을 넘지 못한 가운데, 50·60대 건설기술인 수(53만 4261명)는 전체 54.1%를 차지하는 등 건설업계 고령화는 해마다 심화하고 있다. 아울러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건설업 청년층 취업자는 13만 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만 7000명 줄었다. 졸업 후 첫 일자리 산업으로 건설업을 선택한 청년도 서비스업 등 총 10개 산업 분야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건설 관련 학과 학생들의 건설 분야 취업 및 대학원 진학 희망 비율은 각각 22%, 9%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청년들이 건설업 진출을 꺼리는 것은 건설업계 조직문화가 보수적·폐쇄적이고, 격무에 시달린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다는 진단이다. 또 건설업을 둘러싼 부실시공, 안전사고, 부정부패, 환경오염 등 부정적 이미지도 굳어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성유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러한 고정관념은 청년 인재 유입을 저해하는 중대한 요인”이라며 “건설 산업 역시 청년들이 중시하는 가치를 제공하고 있음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에 건설사들은 청년층의 눈높이에 맞춰 조직문화와 대외적 인식을 바꾸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일례로 GS건설은 최근 건설사 최초로 면접 복장을 자율화하고, 면접관과 면접자가 친밀한 분위기에서 소통하도록 채용방식을 개편했다. 청년과 회사가 최초로 관계를 맺는 채용 단계부터 변화를 꾀한다는 취지다. 아울러 모든 직원이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호칭을 단일화하고, 개방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반바지 출근 등을 허용했다. 마찬가지로 대우건설은 기존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의 5단계 직급을 ‘전임-선임-책임’의 3단계로 단순화하는 등 수평적 조직문화 정착에 나섰다. 롯데건설은 20~30대 직원들로 구성된 ‘주니어보드’를 운영하며 청년 직원들과 소통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로 4기를 맞은 주니어보드는 ‘MZ 직원이 기대하는 행복한 회사’를 주제로 그룹사 간 정보를 교류하고, 주니어와 시니어가 서로의 입장을 전환하는 ‘스위치 총회’를 진행하며 회사 주요 의사결정에 주니어의 의견을 반영한다는 계획이다.일터·가정의 양립을 위해 관련 복지를 늘려나가는 건설사도 많다. 대표적으로 부영그룹은 올해부터 직원이 자녀 1명을 출산하면 현금 1억원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각계의 주목을 받았고, 이후 공개채용 경쟁률이 이전보다 5배 이상 높아지기도 했다. 현대엔지어링은 청년들의 감성에 맞춘 유튜브 콘텐츠로 청년들과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신입사원 브이로그 모의면접과 사내 모습을 알려주는 ‘현엔 클라쓰’, 현대엔지니어링의 협력사에 대해 소개하는 ‘현엔가족 리포트’ 등은 큰 호응을 얻고 있다.또 호반건설은 직원들이 여행지나 휴양지에서도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하는 이른바 ‘워케이션’, 개인의 생활 패턴에 맞춰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시차 출·퇴근제’, 자율복장 제도 등을 운영하며 개방적인 조직문화를 조성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간 건설사들로 구성된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는 지난 20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스마트건설 엑스포’에서 ‘건설산업 이미지 개선 협의체‘ 출범식을 개최했다. 협의체는 건설업계에 대한 뿌리깊은 부정적인 인식을 바로잡는 방안을 모색하겠단 방침이다. 한승구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회장은 “그간 건설 산업이 국가 경제에 기여한 것에 비해 건설인의 가치와 역할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젊은 건설인들이 사라지는 것이 안타깝다”며 “젊은 층이 사라지는 산업에는 미래가 없다, 젊은 인력이 건설 산업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합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중국 간 유인촌 장관 “한중 콘텐츠 합작” 제안…양국 교류확대 협의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3일 중국 상하이 인터콘티넨탈에서 쑨예리 중국 문화여유부 부장과 한-중 문화·관광장관회담을 하고 있다.(사진=문체부 제공).[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중국 문화여유부 쑨예리 부장과 한·중 문화관광 장관회담을 열고 양국 인적 교류와 문화예술·콘텐츠 교류의 확대에 뜻을 모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4일 “유인촌 장관이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중국 정부의 초청으로 중국 상하이를 방문해 중국·태국·말레이시아 관광장관과의 양자 회담을 열어 상호교류 확대에 협의했다”고 밝혔다. 문체부 장관의 중국 방문은 지난 2019년 코로나19 여파 이후 5년여 만이다.문체부에 따르면 23일 유인촌 장관은 지난 5월 한중일 정상회의 공식 만찬 이후 반년 만에 중국 문화여유부 쑨예리 부장을 만나 한·중 문화관광 장관회담을 가졌다. 이번 회담은 중국의 일방적 한국인 비자 면제 발표로 양국 간 새로운 교류의 전기를 맞은 가운데 고무적인 분위기에서 열렸다. 유 장관은 회담 전날 발표한 중국의 일방 비자 면제 기간 연장 조치에 사의를 표하며, “중국인의 방한 관광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관계 부처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이에 쑨예리 부장은 “이번 국제여유교역회 한국관에서 중국인이 한국관의 뷰티 체험 등을 하기 위해 길게 줄 서서 기다리는 모습 보면서 방한 관광에 대한 중국인들의 높은 관심을 실감했다”고 화답하며 양국 인적교류가 곧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눴다.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3일 중국 상하이 인터콘티넨탈에서 쑨예리 중국 문화여유부 부장과 한-중 문화·관광장관회담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문체부 제공).이어 쑨예리 부장은 콘텐츠 등 문화강국 한국의 성공 사례를 배우고 싶다고 밝히며 △양국 문화관광 장관회담과 부처 간 교류의 정례화 △박물관·미술관·도서관·극장 등 양국 문화기관과 예술단체 간 교류 △양국 기업 간 교류 심화를 제안했다. 유인촌 장관은 “게임·영화·엔터 분야에서 한중 간 투자와 협력이 이미 활발하다. 앞으로 대중문화 분야에서 한중 합작 등을 통해 양국이 힘을 모은다면 세계 시장도 겨냥할 수 있다”며 한중 간 투자 협력을 제안했다. 이어 유 장관은 “중국 내 한국 영화 상영이나 공연 등이 활발해진다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이날 회담에서 양국 장관은 문화예술·콘텐츠·관광 분야의 활발한 교류를 위해 양국 문화관광 고위급 회담과 실무협의체 정례화에 합의하고, 분야별 구체적인 협력안에 대해 논의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유 장관은 “2025년 한국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고, 2026년에는 중국이 APEC 의장국을 맡았다. 이날 회담을 발판으로 2025~26년 양국의 문화가 활짝 꽃피우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쑨예리 부장도 “앞으로 양국 장관이 서로 방중, 방한으로 더욱 자주 만나길 희망한다”라고 밝혔다.앞서 22일에는 태국 관광체육부 서라웡 티안텅 장관, 말레이시아 관광예술문화부 티옹 킹 싱 장관과 각각 양자 회담을 열어 방한객 편의 제고, 미래세대 교류 등 양국 인적교류 확대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3일 중국 상하이 국가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중국 국제여유교역회 한국관 소비자 행사에 참석해 푸바오 할아버지 강철원 사육사, 흑백요리사 급식대가 이미영 조리사와 함께 관람객들에게 ‘한국으로 놀러오세요!’라고 외치고 있다.(사진=문체부 제공).한태 관광장관 회담에서 태국 관광체육부 서라윙 티안텅 장관은 방한 태국 국민이 전자여행허가제(K-ETA) 허가를 받고도 공항에서 입국 거부되는 사례 등을 언급하며, 불법체류 문제는 불체자 고용 단속으로 대응해 선의의 방한객이 피해당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유인촌 장관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관계 부처와 지속 협의하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한-말레이시아 관광장관 회담에서 양 장관은 내년 한-말레이시아 수교 65주년을 기념한 다양한 문화·관광교류 아이디어를 논의했다. 유 장관은 내년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추진하는 APEC 문화 고위급 회의 창설에 말레이시아 관광예술문화부 티옹 킹 싱 장관을 초청했다. 이에 티옹 장관은 적극적인 지지와 참석 의사를 밝혔다.한편 유인촌 장관은 21일 한중 콘텐츠산업 관계자 간담회, 22일 중국 전담여행사 우수상품 설명회에 참석해 한·중 문화관광 분야 기업을 격려했다. 22일 국가여유교역회 오찬에서는 외빈을 대표해 600여 명의 각국 관광산업 관계자에게 아시아 역내 교류 확대와 이른바 동주공제(同舟共濟)식의 동반관계를 강조하며 인사말을 전했다. 23일 오전엔 국가여유교역회 한국관을 찾아 ‘푸바오 할아버지’ 에버랜드 강철원 사육사의 토크 콘서트에 모인 수백 명의 중국 일반 대중에게 인사하고, “한국에서 만나자”며 방한 관광 홍보에도 직접 나섰다.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22일 중국 상하이 인터콘티넨탈에서 써라웡 티안텅 태국 관광체육부 장관과 한-태국 양자회담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22일 중국 상하이 인터콘티넨탈에서 다또 스리 띠옹 킹 씽 말레이시아 관광예술문화부 장관과 한-말레이시아 양자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 이혼 숙려기간 남편 당당히 바람피는데, 괜찮나요?[양친소]
-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백수현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24년 가사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사단법인 칸나희망서포터즈 대표 △전 대한변협 공보이사 △‘인생은 초콜릿’ 에세이, ‘상속을 잘 해야 집안이 산다’ 저자 △YTN 라디오 ‘양소영변호사의 상담소’ 진행 △EBS 라디오 ‘양소영의 오천만의 변호인’ 진행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출연몇 년 전부터 남편의 귀가시간이 부쩍 늦어졌습니다. 사업상 만나는 사람들도 많고 그에 따라 술자리도 많았죠. 모든 모임에 회사 과장이라는 여직원과 함께 다니는데 느낌이 좀 묘했습니다. 그렇다고 외박을 하거나 두 사람 사이를 의심할만한 확실한 증거가 있는 건 아니었고요. “왜 그렇게 과장이랑 붙어다니냐?”고 물어보면 쓸데없는 의심 하지 말라면서 화를 냈습니다. 그렇게 남편과 부부싸움이 잦아졌습니다. 우리는 성격도 많이 달랐고 작은 말꼬리를 잡고 싸우며 등 돌리고 자는 날이 대부분이었어요. 부부관계도 거의 없었고, 서로 대화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아이 때문에 이 결혼생활을 견뎌 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몇 번 크게 싸우고, 양가 부모님까지 저희 부부문제를 걱정할 즈음 남편이 이혼을 하자고 하더군요. 결국 협의이혼에 합의했고 숙려기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남편은 보란 듯 외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화를 내며 펄쩍 뛰던 그 여직원과 여행도 다녀오고, 주변 사람들이 다 알 정도로 대놓고 같이 다니는 겁니다. 제가 이래도 되느냐며 따지니 남편은 “우린 이혼할 건데 왜 신경을 쓰냐”며 당당하게 구는 겁니다. 저는 위자료도 없이 아이도 키우기로 했는데 너무 억울합니다. 남편은 협의이혼을 결정하고 숙려기간 중에 다른 여자를 만났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는데, 정말 그런가요? - 협의이혼 시 숙려기간을 갖는 이유는 뭔가요? △이혼숙려기간이란 이혼결정을 다시 한 번 충분히 생각해보는 시간을 말합니다. 홧김에 충동적으로 이혼에 이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절차입니다. 협의이혼 시 숙려기간이 주어지는데 미성년 자녀가 있는 부부는 3개월, 그렇지 않은 부부라면 1개월 동안 이혼숙려기간을 거쳐 이혼의사를 확인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가정 폭력 등 급박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기간이 단축될 수 있습니다. - 숙려기간 중에 이혼의사를 철회하거나 이혼 소송으로 바꿀 수도 있는 건가요? △숙려 기간은 말 그대로 이혼여부에 대해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 보는 기간이기 때문에 그 사이에 마음이 바뀌면 당연히 이혼의사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가정법원은 이혼의사 확인을 위해 총 2번의 기일을 지정해 주는데, 그 중 한 번의 기일에만 함께 출석하면 되고, 만약 두 기일 모두 한 사람이라도 출석하지 않는 경우에는 신청을 취하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실상 마음이 바뀌었다면 확인기일에 나가지 않으면 됩니다.또한 협의이혼을 신청했어도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사연자처럼 위자료도 안 받고 협의이혼을 결정했지만 억울한 사정이 생겼을 때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숙려기간 동안 이혼의사를 철회하거나 소송을 제기하거나 어느 쪽이든 다 가능합니다. - 숙려기간 중 부정행위를 저지른 남편은 문제없는 걸까요?△사연자의 남편과 여직원 두 사람의 교제 시점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이혼하기로 결정하기 전부터 두 사람이 함께 다니는 일이 잦았고 이로 인해 부부싸움도 있었다면, 이혼 얘기가 나오기 이전부터 교제했을 가능성도 있는 문제입니다. 설령 남편 말대로 숙려 기간 중 부정행위라도 정당한 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부부간 갈등과정에서 별거 기간 또는 협의이혼신청 후 숙려기간은 혼인관계 유지에 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이고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숙려기간 중 부정행위 역시 혼인관계의 유지를 방해하고 상대방의 신뢰를 훼손하는 부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사연자인 아내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남편을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해서 위자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협의이혼 신청을 했다고 해서 반드시 이혼을 해야 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이혼의사를 철회하고 남편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 볼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남편이 소송을 제기해 올 수도 있겠지만, 부정행위 사실을 자백했기 때문에 유책배우자에 해당해 남편의 이혼청구는 인용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자세한 상담내용은 유튜브 ‘양담소’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이데일리는 양소영 변호사의 생활 법률 관련 상담 기사를 연재합니다. 독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법률 분야 고충이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사연을 보내주세요. 기사를 통해 답해 드리겠습니다.
- 외국인 인플루언서의 '완벽한 한국여행'…2주 만에 조회수 170만 돌파
- 수도권 관광진흥협의회는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미국과 일본, 러시아 등 6개국 외국인 인플루언서 8명을 초청, 서울과 경기, 인천, 강원, 충북 일대 팸투어를 진행했다. 사진은 춘천 레일바이크 체험에 나선 외국인 인플루언서들. (사진=수도권 관광진흥협의회)[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서울과 경기, 인천, 강원, 충북 5개 시·도가 방한 외래 관광객 유치를 위해 공동 제작한 40여 개 SNS 콘텐츠가 공개 2주 만에 누적 조회 수 170만 회를 넘어섰다. 이런 추세라면 이달 말께 조회 수 200만 돌파도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전통문화와 K콘텐츠가 만나는 완벽한 한국 여행’을 주제로 선보인 5개 시·도, 10개 지역의 다양한 콘텐츠가 개인·소그룹 단위 자유여행, 특별한 경험을 선호하는 체험소비 욕구를 제대로 공략했다는 평가다. 연중 최대 여행 성수기를 앞두고 실시한 온라인 마케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면서 연말연시 인바운드(외국인의 한국 여행)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도 올라가고 있다.이번 SNS 공동 마케팅은 광역 관광 협의체인 ‘수도권 관광진흥협의회’가 주도했다. 협의회는 지난 1999년 지방자치법에 의거 5개 시·도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한 관광상품 공동 개발과 홍보를 위해 출범한 광역 협의체다. 충북도가 단장을 맡은 올해는 공동 마케팅 프로그램으로 지난 4월 국내 인플루언서에 이어 이달 초 외국인 인플루언서 초청 팸투어(답사여행)를 진행했다.수도권 관광진흥협의회는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미국과 일본, 러시아 등 6개국 외국인 인플루언서 8명을 초청, 서울과 경기, 인천, 강원, 충북 일대 팸투어를 진행했다. 사진은 김포 제일영농에서 진행한 금쌀고추장 만들기 체험 (사진=수도권 관광진흥협의회)이달 1일부터 회당 2박 3일 일정으로 두 차례 진행한 팸투어에는 미국과 일본, 러시아, 이란, 인도, 인도네시아 등 6개국 8명의 외국인 인플루언서가 참여했다. 초청 대상은 올해 기준 방한 관광객 수 상위 10위 이내 국가 중 꾸준히 증가하는 곳들 가운데 여행과 관광, 미식 분야에서 적게는 1만, 많게는 80만 팔로워를 보유한 파워 인플루언서를 선정했다.장인수 수도권 관광진흥협의회 단장(충북도청 관광과장)은 “인플루언서는 팔로워 수와 같이 정량 지표 외에 그동안 올린 한국 관련 콘텐츠를 분석해 한국 문화와 정서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 향후 친한(親韓)·지한(知韓)파 인플루언서로 지속적인 활동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선정했다”고 설명했다.충북·강원(1차), 경기·인천·경기(2차)로 나눠 진행한 팸투어는 최근 새롭게 문을 열었거나 국내에 비해 해외에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명소’ 위주로 코스를 짰다. 지난해 관람객 1400만 명을 돌파한 청주 ‘청남대’, 강릉 ‘오죽헌 한옥마을’, 포천 한탄강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내 ‘포천아트밸리’, 김포 ‘아라마리나’,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리조트’, 서울의 새 명물 ‘서울달’ 등이 대표적이다.수도권 관광진흥협의회는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미국과 일본, 러시아 등 6개국 외국인 인플루언서 8명을 초청, 서울과 경기, 인천, 강원, 충북 일대 팸투어를 진행했다. (사진=수도권 관광진흥협의회)탐방 코스에는 옛 정취와 지역 주민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육거리 종합시장’과 ‘신포국제시장’ 등 전통시장, K콘텐츠의 최신 트렌드를 확인할 있는 여의도 ‘더현대 서울’ 등도 포함됐다. 체험과 공유 등 여행소비 행태에 맞춰 단양 팔경 ‘산악 오토바이’, 김포 ‘금쌀 고추장 만들기’ 체험, 이착륙하는 비행기를 배경으로 사진촬영이 가능한 청주공항 인근 정북동 ‘토성’과 서울 홍제동 ‘카페폭포’ 등 인증샷 명소 탐방도 진행했다.장 단장은 “인플루언서들이 제작한 콘텐츠에 대한 반응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SNS 상에서 나타난 뜨거운 관심과 반응이 실질적인 방한 관광 수요 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5개 시·도를 연계한 관광 코스와 상품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 [여행브리프] 여의도 메리어트 블랙프라이데이 할인 시작 外
- [이데일리 이민하 기자] 종합 경제 일간지 이데일리가 ‘여행브리프’ 코너를 통해 한 주간의 국내외 여행 및 관광산업의 현장과 다양한 소식을 전합니다.(사진=이그제큐티브 아파트먼트)◇연중 최대 할인받고 호텔 여행을여의도에 있는 이그제큐티브 아파트먼트가 다음 달 1일까지 10일간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을 선보인다. 프리미엄 객실을 최대 25%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며 파크카페 레스토랑의 디너 코스를 20% 할인해주는 쿠폰과 수영장을 비롯한 호텔 부대시설 무제한 이용 혜택도 제공한다. 투숙 기간은 내년 3월 31일까지다.롯데호텔앤리조트 루아 컬러링 페이지 (사진=롯데호텔앤리조트)◇호텔 패키지 이용하며 온정 나눠요 롯데호텔앤리조트가 ‘유니세프 패키지’를 선보인다. 이번 패키지는 시그니엘, 롯데호텔, L7 호텔 바이 롯데, 롯데시티호텔 등 국내 모든 체인호텔에서 진행한다. 패키지 판매 기간은 내년 2월 27일까지이며, 투숙 기간은 12월 6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다. 판매 수익금 일부는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 기부한다.(사진=모두투어)◇수험생은 여행 상품이 반값모두투어가 올해 수능을 치른 수험생들을 위한 할인 프로모션을 내달 15일까지 진행한다. 패키지는 동남아, 일본, 중국, 유럽 등 6개 지역과 부산, 청주, 무안 등 지역 상품으로 구성됐다. 예약 시 수험표를 증빙한 수험생을 대상으로 판매하며 2인 예약 시 10%, 4인 예약 시 50% 할인 등 최대 반값 할인이 적용된다.
- 한국 전통 장(醬)의 신세계…간장 명인의 52년 비법은
- 기순도 명인이 간장을 붓는 모습 (사진=한식진흥원)[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최근 넷플릭스의 요리 경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에서는 ‘장(醬) 트리오’ 미션이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참가 셰프들은 한국 전통 장(고추장, 된장, 간장)을 활용해 창의적인 요리를 선보이며 관심을 받았다. 한국인의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 문화는 이제 글로벌 무대로 향한다. 유네스코는 다음 달 2일부터 열리는 제19차 무형유산위원회에서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의 인류무형문화유산 최종 등재를 결정할 예정이다. 등재 이후에는 우리의 장 문화를 직접 경험하는 여행도 인기를 끌 전망이다. ◇된장과 간장의 비밀, 한국 전통의 맛을 찾아서대한민국 식품명인 제35호 기순도 명인의 종가에 있는 1200여 개의 항아리.“잘 발효된 메주를 항아리에 넣고 죽염수를 붓습니다. 그리고 고추, 숯, 대추를 넣어요. 이후 약 60일 전후에 장을 가릅니다. 이제 메주는 된장이 되고 죽염수는 간장이 되는 것이죠.”전남 담양의 고려전통식품에서 만난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35호 기순도 명인의 설명이다. 대부분의 참가자는 된장과 간장이 같은 항아리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처음 듣는다며 놀라워했다.“중국이나 일본은 ‘된장은 된장대로 간장은 간장대로’ 만듭니다. 메주 문화가 없어서 그래요. 간장과 된장이 함께 나오는 것은 우리 문화의 고유한 특징입니다.”기 명인의 간장은 이미 해외에도 잘 알려져 있다. 2017년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청와대는 370년 된 씨간장을 사용해 구운 한우갈비를 선보였다. 여기에 쓴 씨간장은 기순도 명인의 문중에서 대대로 내려온 유산이었다. 당시 외신은 ‘미국 역사보다 오래된 특별한 간장’을 썼다며 놀라워했다.기 명인이 사는 종가의 마당에는 고추장, 간장, 된장을 담은 1200여 개의 항아리가 질서정연하게 늘어서 있다. 올해 75세의 기순도 명인은 시어머니에게 장 만드는 법을 배운 지 52년째가 됐다고 했다. 반백 년이 넘는 동안 명인은 지금까지 천연 재료와 전통 방식만을 고수해 장을 만들고 있다.“전통 간장은 대량 생산되는 일반 간장과 달리 화학 첨가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천연 발효식품입니다. 숙성 기간에 따라 청장(1년), 중간장(2~3년), 진장(5년 이상)으로 나뉘며 각각의 맛과 용도가 다릅니다.”씨간장은 오래된 간장에 가장 좋은 햇간장을 더하는 ‘첨장’의 과정을 통해서 이어진다. 와인을 블렌딩해서 맛을 깊게 하는 것도 이와 비슷하다. 지금도 기 명인은 그 작업을 직접 하고 있다.“장을 잘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과 재료, 그리고 정성이죠. 장 만들기는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철학이 담긴 문화라고 할 수 있어요.”기순도 명인이 운영하는 간장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의 참가자.간장 만들기 체험은 단순히 장을 만들어보는 것을 넘어, 한국 고유의 음식 철학을 배우는 시간이 된다. 최근에는 외국 셰프와 미식가들도 한국의 전통 장을 배우기 위해 기순도 명인을 찾아오고 있다. 지금까지 일본, 칠레 등 16개 국가의 30여 개 레스토랑 관계자들이 찾아와 장 만들기 체험을 했는데 이들은 장 발효 과정의 신비에 감탄하며 한식을 활용한 음식을 자국에서 선보이고 있다. 앞으로도 기순도 명인은 사라지고 있는 전통 장 만드는 방법을 알리기 위해 적극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국내외에서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전통 장의 가치를 알리고 있어요. 조상 대대로 이어져 온 방법을 잘 보존해서 전해야죠. 그게 저의 책임이자 운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추장, 세계인의 입맛을 홀리다순창장본가를 운영하는 강순옥 명인의 고추장 만들기 체험 (사진=한식진흥원)‘흑백요리사’ 프로그램에서 눈길을 끈 메뉴 중 하나는 에드워드 리 셰프가 만든 ‘고추장 버터 스테이크’다. 듣기에는 한식의 탈을 쓴 괴식에 가까운 조합 같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유행을 타고 만드는 법이 SNS 등을 통해 공유되기도 했다. ‘문화의 역수입’이라고 부를 만한 고추장 버터의 제조 방법은 전북 순창에서 직접 배울 수 있다. 식품명인 64호 강순옥 명인이 운영하는 ‘순창장본가’에서는 고추장 만들기와 함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고추장 버터 만들기 체험“고추장 버터의 핵심 재료는 1년간 숙성된 찹쌀고추장과 고소한 버터입니다. 여기에 쪽파, 꿀, 마늘 플레이크를 더해서 섞으면 쉽게 만들 수 있어요”체험 과정에서는 각 팀이 자신만의 비율로 고추장 버터를 만들어보고, 서로 맛을 비교하는 시간을 가진다. 레시피는 정해진 기준 없이 각자의 감각으로 조리하도록 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든 고추장 버터는 구운 빵 조각에 발라 먹으면 된다. 맛을 본 참가자들은 “빵에 발라 먹으니 고소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독특하고 괜찮다”, “고추장의 매운맛을 버터가 부드럽게 감싸줘서 외국인도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프로그램에서는 전통 고추장 만들기도 병행한다. 메주와 찹쌀, 천일염 등을 사용해 고추장을 만드는 과정을 따라 하면서 전통 음식 문화를 이해하는 동시에 무궁무진한 우리 장류의 발전 가능성을 체감할 수 있다. 고추장으로 조리한 장어구이, 간장김치, 청국장 향이 어우러진 담백한 수육을 담은 순창삼합코레일관광개발은 이러한 장 담그기 체험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K-미식 장 벨트’ 기차 상품을 출시하고 지난 20일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고 한식진흥원이 주관하는 ‘K-미식벨트’ 사업의 첫 상품이다. 일정 중에는 간장, 고추장 만들기 체험 외에 담양 삼다리 내다마을 대나무밭에서 자란 잎으로 만든 죽로차를 시음하고, 장이 잘 발효되기를 기원하는 ‘버선금줄’ 제작 체험 시간도 마련된다.무형문화재 청자 기능 보유자 권운주 도예가 (사진=한식진흥원)순창에서는 높이 40m의 병풍폭포로 유명한 강천산을 걷고, 무형문화재 청자 기능 보유자 권운주 도예가와 함께 전통 옹기를 직접 만들며 숨 쉬는 흙의 특성을 살린 발효과학을 접할 수 있다. 일정 중에는 대통밥과 떡갈비, 순창삼합 등의 미식이 제공된다. 코레일관광개발은 ‘K-미식 장 벨트’ 상품 출시를 기념해 12월 13일과 14일 2회 한정으로 정가의 60%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강천산 병풍폭포
- [미식가의 세계⑨] 요리를 예술로 승화시키다, 일식의 아버지 '기타오지 로산진'
- 기타오지 로산진[예종석 한양대 명예교수/음식문화평론가] 인류의 역사는 음식의 변천사이기도 하다. 우리의 밥상은 이미 과거의 밥상이 아니다. 조선후기의 기록에 성인남자는 7홉의 쌀로 한 끼 밥을 지어먹었다고 한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고 했지만 이제는 사실이 아니다. 최근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집계가 시작된 196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요즘 사람들은 한 끼에 평균 밥 반 공기 정도로 버티고 있다. 반면에 육류소비량은 쌀 소비량을 추월하고 있다. 지난해 돼지, 소, 닭고기 등 3대 육류 소비량은 1인당은 60.6㎏으로 쌀 소비량을 넘어섰다. 우리경제의 산업화는 외식산업의 발달과 함께 식생활의 서구화를 가져왔다. 우리의 식탁에 20년 전만 해도 볼 수 없었던 브로콜리, 셀러리, 파프리카가 등장하고 식당에는 부대찌개, LA갈비 같은 정체가 모호한 음식들이 팔리고 있다. 인스턴트식품과 배달음식의 소비는 날로 늘어가고 있다.한 시대의 음식문화 발전에는 항상 그러한 변화를 주도하는 인물이 존재한다. 그들은 새로운 식재료와 요리법을 개발하고, 그것을 즐기며 평가하는 사람들이다. 편리한 식기와 식탁예절을 도입하는 것도 그들의 몫이었다. 오늘날의 음식문화를 만든 이들이 누구이며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브리야 사바랭은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고 했다. 이제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아볼 때이다.◇절대 미각을 가진 최고의 미식가‘일본 요리의 전설’, 기타오지 로산진(北大路魯山人, 1883년~1959년)은 참으로 특이하고 흥미로운 인물이다. 그는 괴팍한 성격의 이단아이자 독선적이며 세상과 타협하지 못하는 고집불통의 독설가였다. 로산진은 별난 면이 많았지만,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스스로에 대한 자만심이 하늘을 찌른다는 것이다. 그의 자부심은 ‘유아독존’이라는 별칭처럼 오만에 가깝다. 그러나 그의 생애를 들여다보면 그런 방자함이 나름의 근거가 있다는 생각이 들고 이해가 가는 부분도 생긴다. 그는 절대 미각을 가진 최고의 미식가이자 요리사이며 도예, 서도, 회화, 전각 등 여러 방면에서 천재적인 재능으로 이름을 떨쳤다. 유명한 요리만화 ‘맛의 달인’의 주인공 카이바라 유잔은 로산진을 모델로 하여 만들어진 것이다.그는 유복자로 태어나 이집저집을 전전하다 6세 때 목판 일을 하는 후쿠다 집안에 양자로 들어가 어려운 여건 속에 자리를 잡는다. 그 집에서 평생의 유일한 학력이 되는 4년제 소학교를 다녔고, 전각을 접하게 된다. 어린 나이에 식사 준비를 도맡아 하면서 음식과 식자재에도 조금씩 눈을 뜨게 되었다. 소학교를 마친 후에는 양아버지 일을 도우며 독학으로 서예에 정진했다. 그는 21세가 되던 1904년에 일본미술협회가 개최한 천자문 쓰기 대회에서 다섯 명의 우승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그 후 그는 서도 교실을 운영하다 조선으로 건너갔다. 조선 통감부 인쇄국에서 일하며 로산진은 조선의 도자기와 전각에 관해서도 관심을 두게 되었다. 조선에서 3년을 체류한 뒤 중국을 거쳐 귀국한 그는, 식객으로 주유천하하며 요리와 미식의 세계에 발을 들인다. 그렇게 돌아다니면서도 도예와 전각, 서화에는 계속 정진하여 상당한 숫자의 작품을 남긴다. 키타오지 로사진이 운영한 요정 ‘호시가오카사료’ (사진=‘신센도쿄명소도회’의 ‘풍속화보’)천부적인 미각과 오랜 식객 생활에서 터득한 조리 솜씨를 바탕으로 1921년에 회원제 식당 ‘미식구락부’를 개업해 호평을 얻었다. 본격적으로 요리의 길에 발을 디딘 로산진은 1925년 자신의 꿈을 집대성한 요리 왕국 호시가오카사료(星岡茶寮)를 열게 된다. 호시가오카사료는 요리장 겸 고문인 로산진 아래 요리사 20명, 여종업원 40명, 잡역부 10명을 거느린 대단한 규모의 요정이었다. ‘그릇은 요리의 기모노’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던 로산진은 전국의 도자기 가마를 돌면서 5000여 점의 고급 식기를 마련했다. 그중 상당수는 자신이 구상하는 요리와 어울리게 직접 제작했다. 그는 다양한 분야의 도자기를 만들었는데 그중에서도 일본 요리와 잘 어울리는 녹색의 오리베 접시를 즐겨 제작했다. 그는 종업원의 유니폼까지도 직접 디자인해서 입혔고 인사법까지 까다롭게 가르쳤다. “머리를 천천히 숙이고 천천히 들어라. 너무 느려도 안 되고 너무 빨라도 안 되며 그렇다고 기계적으로 해서도 안 된다”라고 훈육했다. 그러나 호시가오카사료에는 요정임에도 시중드는 게이샤나 가무는 없었다. 음식에 집중해야 한다는 그의 원칙 때문이었다. ◇혀는 물론 눈까지 즐거워야 한다회원 1호로 귀족원 의장 도쿠가와 이에사토가 등록을 하자, 일본의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회원 수는 일단 400명으로 제한했다. 호시가오카사료는 “미식의 본질은 맛있게 만드는 솜씨가 아니라 맛이 있을 수밖에 없게 하는 재료”라는 로산진의 지론이 완벽하게 구현된 곳이었다. 그는 최고의 식자재를 가장 신선한 상태로 확보하기 위해, 산지에서 제일 빠른 운송 수단으로 도쿄에 가져왔다. “맛없는 것을 맛있게 만드는 비결은 없다”라는 자신의 신념에 충실했다. 기후현 나가라강의 은어와 후쿠이현 와카사의 옥돔, 고등어는 전용차 편으로 가져왔고, 아카시의 도미는 비행기로 날아오기도 했다.로산진은 “요리는 혀뿐만 아니라 눈까지 즐거워야 한다”며 음식을 어울리는 그릇에 아름답게 담는 ‘모리쓰케’를 중요하게 여겼다. 그는 위생 관념도 철저해서 음식에서 머리카락이 한 올 나왔다고 요리사 전원의 머리를 박박 밀게 한 적도 있었다. 규율에도 엄격해 폐점 시간을 9시 30분으로 정하고 철저하게 지켰다. 한번은 총리대신 가토 다카아키가 술을 마시다 문 닫을 시간이 되었는데 한 잔만 더 하고 가겠다고 떼를 썼다. 로산진은 그에게 “천하의 정치가가 법도를 지키지 않으면 그것은 범죄”라며 야박하게 쫓아내 버렸다. 그 시절에는 호시가오카사료의 회원이 아니면 일본의 명사가 아니다”라거나 “일본의 앞날은 호시가오카사료에서 결정된다”라는 말이 다 떠돌 정도로 성가가 높았다.로산진은 자존심이 강했다. “사람들에게 욕먹을 각오로 고백하자면, 나만큼 미식 체험을 한 사람은 흔하지 않다. 아침부터 밤까지 수십 년 동안 한순간도 빠짐없이 입으로 맛보는 체험을 했다. 나에 버금가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을 내세울 정도였다. 1954년에는 록펠러 재단의 초청을 받아 미국에서 도예 전시회를 열었다. 간 김에 유럽까지 날아가서 피카소와 샤갈을 만났고 그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그러나 록펠러 재단에서 지원하겠다는 경비를 일정에 제약받기 싫다는 이유로 거절하고 자비로 여행했는데, 그로 인해 생긴 현재가치 악 10억 원의 부채 때문에 말년에 많은 고생을 했다. 복어회 (사진=게티이미지뱅크)◇궁극의 미식은 ‘무미’로산진은 유럽과 중국의 음식에 대해서는 혹평을 남겼다. “나쁜 재료를 가지고 어떻게든 해보려는 궁리 끝에 만들어진 것이 유럽과 중국요리이지 싶다. 따라서 다소 억지스럽고 좀스러우며 단조롭다 못해 괴상해서 설령 입맛에 익숙해져도, 눈에 호소하며 기쁜 마음을 불러오는 아름다움은 바랄 수 없다”라고 했으니 독설도 이런 독설이 없다. 실제로 그는 프랑스에 갔을 때 1582년에 창업한 파리의 최고급식당 ‘라 뚜르 다르장’에서 재미있는 일화를 남기기도 했다. 그곳의 유명한 오리요리를 양념하지 말고 가져오라고 해서 일본에서 공수해 간 간장과 와사비를 곁들여 자신의 방식으로 먹은 것이다.그는 궁극의 미식은 ‘무미(無味)’라고 했다.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는 맛에 엄청난 매력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그는 ‘무미의 미’를 즐길 수 있는 음식으로 바다에서는 복어, 산에서 나는 재료로는 고사리를 꼽았다. 복어회는 어떤 생선과도 비교할 수 없는 궁극의 맛이며 세계 3대 진미에 들어가는 푸아그라보다 맛있다고 했다. 고사리는 살짝 데쳐서 간장만 곁들여 먹으면 무미를 즐길 수 있다고 설파했다. 감각기관을 총동원해야 그 맛을 느낄 수 있으므로 무한의 묘미가 있다는 것이다. 1955년에 로산진은 오리베 부문 ‘인간국보(중요무형문화재기술보지자)’로 지정됐지만, 형식과 권위를 극도로 혐오한 그는 바로 사퇴하고 말았다.로산진은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나의 삶을 인정해주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을 나는 잘 안다. 내가 기대하고 있는 것은 100년 후의 친구들이다. 모두가 알아주기를 바라는 단 한 가지는, 로산진은 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아름답게 만들려고 했던 사람이라는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로산진의 기여로 오늘의 모습을 갖춘 일식, 와쇼쿠(和食)는 2013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이를 기념하여 일본의 미술관들은 ‘와쇼쿠의 천재 기타오지 로산진의 미’라는 타이틀로 그의 유작전을 잇달아 열었다. 100년 후의 친구들은 로산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예종석 한양대 명예교수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트럼프노믹스, 미국 S공포 부른다
- [이데일리 윤기백 기자] 다음은 11월 22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트럼프노믹스, 미국 S공포 부른다-16개 그룹 사장단 “상법 개정안, 기업·증시 밸류다운만 초래”-범죄 수익 1원도 용납 못해… 檢, 환수 전담 조직 만든다-LG그룹, 80년대생 AI인재 전진배치-[사설]정쟁 볼모로 잡힌 예산… 나라 살림이 화풀이 도구인가-[사설]줄 잇는 경제 먹구름 예보, 정부는 위기의식 과연 있나 △베일 벗은 ‘아이오닉9’-호화 저택에 300여명 북적… “보트처럼 잘빠진 디자인, 섹시” 탄성-“美서 80% 판매 목표”… 내년초 국내 출격△위기 속 기회 찾는 기업들-내수 허기 해외서 채우자… 미·유럽공장 짓는 CJ, 영문명까지 바꾼 오뚜기-안정 속 미래 그린 구광모 회장… A·B·C에 신규임원 집중 배치△종합-이익만 좇는 트럼프, 협상 쉬울수도-분열된 韓, 대등한 협상 어려울 것-업비트서 이더리움 1.5조 털어간 범인은 북한-세계 최고층 ‘낸드 321단’… 가장 먼저 쌓은 SK하이닉스-AI산업 혁신 틀 마련… AI 기본법, 연내 통과 가능성△대한민국 ‘중점검찰청’을 가다-코리아 디스카운트 주범 ‘금융범죄’ 엄단… “증시 신뢰회복 돕겠다”-금융범죄, 빠른 증거확보가 관건… 디지털 포렌식 지원 늘려야△정치-“건건이 설명 않겠다”는 한동훈에… 친윤계 “가족 여론조작 자백”-가격 오르고 효용성 의문… 아파치 추가 도입 재검토-석 달 만에 재가동 고위당정협… 일정 이유로 불참하는 대통령실-“방위비분담금은 사소한 이슈, 트럼프 2기 더 큰 리스크 많아”△경제-김치통 돈다발까지… 올해 체납세금 2.5조 징수-한전, 사우디 가스발전소 수주 “25년간 전기 판매로 4조 매출”-밥값 깎고 상여금 안줘… 비정규직 차별한 마트-공정위, 은행 LTV 담합의혹 ‘재심사 결정’△금융-JB금융 회장 ‘3연임’ 시끌… 금융당국 움직일까-6대銀 ‘40조 예산’ 경기도 금고지기 각축전-10년간 여섯 차례 매각 모두 불발… ‘흑자 전환’ KDB생명, 반전 도모-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지침에… 손보사 ‘백기’ 드나△글로벌-엔비디아 또 깜짝 실적… 너무 높아진 기대치에 주가는 뚝-우크라, 英미사일로 러 타격… 러, ICBM으로 맞불-전기차 부진에 감원·파산 위기… 유럽 車·배터리사 ‘한파’-“재택근무 없애 공무원 줄일 것”… 머스크, 첫 구조조정안 제시-트럼프, ‘코인 전담직’ 만든다△산업-50년 제련술 집약… 대형 반응기로 생산 극대화-“이미지까지 이해해 번역·요약 척척”-대한항공·아시아나 결합… EU 최종 승인까지 한발-LG화학, 美서 리튬 10만t 확보… 공급망 다변화 속도-SK하이닉스 투자 ‘키옥시아’ 내달 日증시 상장-가성비·디자인 굿… KGM ‘티볼리’ 국내 30만대 판매△산업-K신약 삼대장 ‘1호 블록버스터 의약품’ 도전-카톡 친구 ‘업데이트 프로필’에도 광고 뜬다-사용한 만큼 요금 내는 GPT… 韓 기업 맞춤형 ‘웍스AI’-뷰노, ‘흉부 엑스레이 AI 진단’ FDA 허가△소비자생활-5층 건물에 K컬처 다 모아… 글로벌 ‘K뷰티 랜드마크’ 노린다-유동성 위기 선그은 롯데 “부동산·가용예금 71조”-“불닭 넘어 글로벌 물류사 발돋움… 성장 비결은 효율”-삼성 시니어 디지털 아카데미 출범 1주년… 교육생 절반 ‘취업’△하반기 빛낸 ‘엄지척 기업’-국내 최초 베젤리스 창호… 실리콘 없애 곰팡이 아웃-국내 최초 내한 콘크리트… 영하 10℃에도 사용 가능-습도까지 조절하는 공청기… 리클라이닝 기능 안마의자-세련된 디자인에 편의성까지… 인테리어 소품 같은 정수기-1kg 대용량 아이스룸 정수기… ‘기포 분리’로 온수 품질 UP-AI 기술 접목한 숙면매트… 0.5도 단위 세밀한 온도 조절△예종석의 미식가의 세계-美로 빚어낸 味… 日食, 예술이 되다△증권-서학개미, 테·팔에 꽂혔다-주주환원·엔비디아 호재에도… 삼전 외면하는 외인-덩치 키운 운용사들, 비결은 해외펀드-뷰티주 ‘잔인한 11월’△부동산-1기 신도시, 이주대책 지자체와 정밀히 협의 중-DL, 캐나다 비료공장 설계 수주… 북미 블루 암모니아 시장 진출 발판-다음 수험행 받아라… 학군지 전세전쟁 신호탄-전국 아파트값 반년 만에 하락 전환△여행-장안의 화제를 찾아서-외국인 인플루언서의 ‘완벽한 한국 여행’… 조회수 170만 돌파-[여행 브리프]연중 최대 할인받고 호캉스 즐기자 外△2024 이데일리 광고대상-AI 세상으로 나가는 기술 여정, 쉽게 표현-배터리 강화, 편의 사양 추가… 고객만족도 ‘업’-눈에 보이는 피부 변화 선사… 소비자 신뢰 ‘업’-“광고 효과 고민 큰 SNS 시대… 사과나무 심는 마음으로 브랜드 가꿔야”△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무색 감독’ 선언… 선수들 색깔에 맞춰주니 숨은 기량 나왔죠-선수 아내들 생일에 꽃다발 보내는 ‘꽃범호’△오피니언-[목멱칼럼]성장에 욕심낼 때 아니다-[유영만의 절반의 철학]후반전 반전 위한 오성급 성공 모델-[기자수첩]고령화 시대 달라져야 할 자영업 대책△피플-병상에서 만난 치매노인 역할… 이 연극은 하고 죽자 결심했죠-“트럼프 2기 기술패권 경쟁 가속화… 韓 규제 완화 시급”-“매년 韓·베트남 기업인 교류의 장 만들자”-류진, 고용부 장관 만나 노동현안 의견 나눠-강호찬 넥센타이어 대표, 국가품질상 철탑산업훈장△사회-할아버지 배낭 속 초콜릿 까보니… 200억원어치 20만명분 필로폰-출퇴근길 어쩌나… 철도노조 ‘내달 5일 무기한 총파업’ 예고 -교육부 “의평원, 증원 의대 평가 항목 줄여라”-기후동행카드, 고양·과천 지하철까지 된다-“남녀공학 논의 잠정중단” 동덕여대 논란 잠시 휴전-이재명 ‘위증교사’ 선고도 생중계 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