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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C16강 영웅들, K리그 무대서 격돌
- ▲ 전북현대 이동국(왼쪽, 사진 전북현대)과 김동진(사진=울산현대)[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어제의 동지들이 적이 되어 다시 만났다. 남아공월드컵 본선에서 첫 원정16강을 이뤄내며 한국축구의 위상을 높인 대표팀 국내파 멤버들이 K리그 무대에서 소속팀의 승리를 위해 맞대결을 펼친다. 14일 하룻동안 전국에서 포스코컵 8강전 4경기가 일제히 열린다. 단판제로 4강에 진출할 4팀을 가리는 만큼, 축구팬들 입장에서도 관심이 가는 매치업이다. 경기별 주요 관전포인트와 함께 국가대표팀 소속 선수들의 활약을 전망했다. ◇전북vs울산 : 동국의 창, 동진의 방패 격돌올 시즌 정규리그 선두(울산)와 지난 시즌 디펜딩챔피언(전북)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진다. 김호곤 감독(울산)과 최강희 감독(전북)이 나란히 차기 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점 또한 흥미를 배가시키는 요소다. 양 팀의 분위기는 크게 엇갈린다. 울산이 노병준, 고창현 등 준척급 공격수들을 줄줄이 영입하며 공격력을 적극적으로 보강한 것과 달리, 전북은 임유환, 펑샤오팅 등 주전 수비수들의 줄부상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국가대표팀 멤버들간 경기는 이동국(전북)의 '창'과 김동진(울산)의 '방패'가 맞서는 구도다. 울산에는 수비수 오범석도 있지만, 부상으로 인해 전북전에 나서지 못한다. 앞서 치른 대구와의 홈경기서 2골을 폭발시킨 이동국이 다시금 포효할지, 또는 충분히 휴식을 취한 김동진의 수비와 공격가담이 빛을 발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경남-제주 : 조용형, EPL급 수비력 보일까 2위 제주와 5위 경남의 상위권 대결이다. 양 팀 모두 전반기서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순항한 만큼, 후반기에도 비슷한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첫 경기 승리가 절실하다. 양 팀 공히 나란히 득점도 실점도 적은 실리축구를 구사하는 만큼, 한 두 골에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제주와 국가대표팀의 수비라인을 지휘하는 조용형의 분전 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만큼, 수준급 수비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부산vs수원 : 수원 3총사, 명예회복 이룰까 '황선홍 밴드' 부산이 정규리그 8위에 올라 있어 최하위로 쳐진 수원에 한참 앞서지만, 경기 결과와는 별도로 스포트라이트는 수원쪽을 향한다. 남아공월드컵 본선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수원 선수는 공격수 염기훈과 수비수 강민수, 골키퍼 이운재 등 3명에 이른다. 하지만 공히 눈에 띌만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염기훈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허정무호에서 주전급으로 활약했지만,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해 절반의 성공에 머물렀다. 강민수와 이운재는 경쟁자들에게 밀려 남아공 그라운드를 단 한 차례도 밟아보지 못한 채 귀국보따리를 쌌다. K리그 무대에서의 명예 회복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아울러 윤성효 수원 신임 감독의 K리그 무대 데뷔전이라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우라와레즈와의 친선경기서 1-1로 비긴 만큼, 부산과의 경기에서 이긴다면 마수걸이 승리를 기록하게 된다. ▲ FC서울 신세대 공격수 이승렬(사진=FC서울)◇서울vs대구 : 이승렬, 한국의 뮐러를 꿈꾸다양 팀을 통틀어 월드컵 무대를 경험한 선수는 서울의 '신세대 공격수' 이승렬이 유일하다. 첫 승을 거둔 그리스와의 경기서 후반 박주영과 교체돼 약 5분간 그라운드를 밟았다. 큰 무대를 통해 경험과 시야를 넓힌 효과가 K리그에서 발휘될 지 여부가 관심사다. 선수 자신은 "동갑내기인 독일공격수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가 남아공월드컵 득점왕과 신인왕을 석권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자극을 받았다"면서 "K리그 무대에서 하루 빨리 실력을 키워 더 큰 무대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각오를 다진 만큼, 남은 건 최선을 다해 그라운드에서 실제로 보여주는 일 뿐이다. 실제로 서울에서 박주영(AS모나코), 이청용(볼튼원더러스), 기성용(셀틱)이 같은 길을 걸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정규리그 4위인 서울이 14위에 머물고 있는 대구에 한참 앞선다. 선수 구성, 경험, 자신감 등 모든 면에서 차이가 적잖은 양 팀이다. 하지만 올 시즌 감독으로 데뷔한 대구의 신임 사령탑 이영진 감독이 서울에서 오랫동안 수석코치로 활동하며 주요 선수들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관련기사 ◀☞(남아공WC 결산)⑤세계를 휩쓴 응원녀 열풍☞(남아공WC 결산)④스타들의 흥망성쇠☞(남아공WC 결산)③뛰는 중계, 기는 판정☞(남아공WC 결산)②라틴축구 꽃피다☞(남아공WC 결산)①수비 축구의 승리
- 첫 월드컵 원정 16강 감격, 이제는 K리그 차례다
- ▲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을 이룬 한국 축구대표팀.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한국 축구가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홈에서 이룬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와는 또 다른 큰 성과였다. 우리 선수들은 지구 반대편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세계의 강호들을 상대로 투혼을 발휘했다. 5000만 국민들은 한국 선수들의 활약에 하나가 돼 응원의 목소리를 보냈다. 그야말로 대한민국이 한국의 월드컵 4경기를 통해 축구 축제를 즐긴 셈이다. 16강에 오를 수 있었던 결정적인 요인은 해외파들의 활약이었다. 맞는 얘기다. 프리미어리그 최고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 중인 박지성을 중심으로 박주영, 이영표, 이청용, 기성용, 차두리 등이 유럽 무대에서 쌓은 경험은 이번 월드컵 대표팀의 큰 힘이 됐다. 언론지상에서도 해외파들의 맹활약에 주목하며 한국 축구의 해결책으로 ‘어린 유망주들의 해외진출’을 들기도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함도 감출 수 없다. 월드컵 16강이라는 공이 해외파들에게 모두 돌아가는 모양새다. 한국 축구의 성공을 축하하는 분위기에 아쉽게도 K리그가 낄 자리는 없는 듯 하다. 적어도 1998년 프랑스 월드컵, 2002년 한일 월드컵이 끝났을 때는 한국 축구를 살리기 위해 K리그를 사랑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분위기마저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1998년 프랑스 월드컵과 2002년 한일 월드컵이 끝난 뒤 축구팬들의 관심은 K리그 경기장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K리그 관중은 100% 이상 늘어났고 2002년 한일 월드컵 직후에도 60%의 증가세를 보였다. 한국축구의 르네상스 시대가 찾아온 듯 했다. 하지만 르네상스는 결코 길지 않았다. K리그에 대한 관심은 4년에 한 번씩 찾아오는 유행처럼 돼버렸다. 설상가상으로 이번 월드컵에는 그런 목소리 마저 들리지 않는다. 해외진출 선수들의 활약에 가려 정말 중요한 것을 잊어버리는 듯한 분위기다. 우루과이와의 16강전을 응원하기 위해 거리로 100만명의 인파가 쏟아졌지만 정작 K리그에 대한 관심은 처참할 정도다. 월드컵 직전에 열린 K리그 컵대회는 거의 관중석이 텅텅 빈 가운데 치러졌다. 거리응원에 나온 수많은 ‘**녀’들 가운데 국가대표 골키퍼 정성룡이 어느 팀 소속인지 아는 이가 있기나 할까. 사실 남아공 월드컵 16강의 성과는 해외파들만의 결실이 아니다. 월드컵에 출전한 23명의 대표선수 가운데 K리그에 소속된 선수는 무려 13명이나 된다. 해외파 가운데 박지성을 제외하면 모두 K리그를 거쳐간 선수들이었다. 이번 월드컵을 주름잡았던 박주영 이청용 기성용은 불과 2008년까지 FC서울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K리그에서의 활약이 밑거름이 됐기 때문에 대표팀에 선발될 수 있었고 해외무대도 밟을 수 있었다. 세계 축구의 강호인 잉글랜드, 이탈리아, 프랑스는 이번 월드컵에서 실망스런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들의 축구는 부진은 일시적인 것이지 결코 축구 자체가 몰락한 것이 아니다. 이들 국가들은 최고의 자국리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언제라도 부활할 발판을 가지고 있다. ‘제2의 박주영, 이청용, 기성용’이 나올 무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아니다. 바로 우리 나라 선수들이 뛰고 있는 K리그다. K리그가 부실하면 대표팀도 부실할 수밖에 없다. 대표팀이 부실하면 월드컵에 나갈 수도 없고 거리응원도 할 수 없다. 과연 현재 K리그 팀 수가 15개라는 것을 아는 국민들이 얼마나 있을까. 월드컵이 열린 올해의 경우에도 정작 프로축구 중계는 좀처럼 접하기 어려웠다. 팬들에게 ‘축구발전을 위해 K리그를 봐달라’라고 감정적인 호소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이후 축구의 재미를 만끽한 팬들은 K리그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그것은 잠깐이었다. 월드컵에서 수준 높은 축구를 봤던 팬들은 K리그의 후진적인 운영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월드컵 이후 관중석을 가득 메웠던 팬들은 썰물 빠지듯이 빠져나갔다. K리그는 분명 팬들의 관심을 끌만한 요소가 충분하다. 월드컵을 계기로 지어진 경기장 시설은 세계 어느 리그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팀도 프로야구의 거의 2배 수준인 15개나 된다. 지난 해 포항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올해도 아시아 챔스리그 8강에 4팀이나 진출했다. 리그 수준만 놓고보면 아시아 최정상이다. 프랑스 신문 ‘르퀴프’는 “K리그가 네덜란드나 포르투갈 리그급의 경기력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제 발로 찾아오는 관중들을 쫓아내는 K리그의 고질적인 병폐들이다. 심판ㆍ감독 간 뿌리깊은 불신, 승부욕에만 사로잡힌 구단, 난투극을 방불케 하는 몸싸움, 특정팀 서포터스의 맹목적 응원 등의 문제점은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K리그 경기장을 보면 판정시비로 얼룩지는 경기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감독이 경기 후 인터뷰에서 “심판 때문에 졌다”고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일이 비일비재다. 가슴 아픈 부분은 실제로 심판들이 그런 비난에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다. 심판들이 제대로 경기를 컨트롤하지 못하니 선수들은 더욱 거칠어지고 경기는 자주 끊긴다. 선수나 벤치의 불만은 고조되는 것이 당연하다. 서포터스들의 삐뚤어진 응원문화도 개선돼야 한다. 관중석에선 부모와 자식들이 함께 편안하게 경기를 볼 수 있어야 하는데 일부 서포터스들의 거친 행태는 눈살을 지푸리게 한다. 욕설과 비난이 난무한 경기장에 어떤 부모가 아이들을 데리고 오겠는가. 프로야구에 왜 여성과 아이들 관객들이 대거 늘어났는지 그 이유를 알아야 한다. 거기에 투명하지 않은 K리그 구단의 운영도 하루 빨리 바뀌어야 한다. 지난 해 외국인선수 영입과 관련해 금품을 받은 사실이 밝혀져 불명예 퇴진했던 모 감독의 사건은 K리그 밑바닥에 자리하는 구태의연한 악습을 잘 보여준다. 그밖에도 아마축구 유망주들이 K리그 대신 해외로 빠져나갈 수밖에 없는 제도 역시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어린 유망주들이 드래프트제를 피하기 위해 J리그 등 외국행을 택하는데 이는 오히려 선수들의 성장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다. 또 공개되지 않는 불투명한 연봉체계와 구단의 수익성을 방해하는 주먹구구식의 운영도 K리그가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K리그를 제발 봐주세요’라고 호소하고 부탁해서 될 일이 아니다. 이제는 수준 높은 경기력과 특별하고 새로운 볼거리로 자연스럽게 관중들을 축구장으로 불러들여야 한다. 이는 월드컵 16강 보다도 훨씬 중요한 일이다.
- (남아공 월드컵)16강 진출, 화두는 `병역 면제`
- ▲ 사진 왼쪽부터 군미필 해외파인 기성용, 박주영, 김보경[이데일리 SPN 김영환 기자] "국제 무대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병역 면제는 필요하다" 한국 축구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사상 최초로 원정 16강에 오르면서 선수들의 병역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조중연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선수들의 병역 문제 해결을 언급했고, 선수들도 한국 축구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병역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뜻을 전했다. 조중연 회장은 23일(이하 한국시간) 한국이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무승부를 이루며 16강에 오르자 "협회에서 (선수들에게) 지원해야 할 내용에 대해 2~3일간 고민해보겠다"며 "선수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병역 문제 해결 같다"고 밝혔다. 한국은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도 16강 진출로 당시 대표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받았다. 당시 병역을 면제 받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김남일(톰톰스크), 안정환(다롄), 이영표(알힐랄), 차두리(프라이부르크) 등은 해외 무대에 진출해 꾸준한 활약을 보였다. 주장 박지성은 "선수들이 병역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며 "원정 월드컵 16강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병역혜택을 받은 선수들이 유럽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한국이 계속 강팀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선 (해외진출이) 필요하다"고 병역 혜택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박지성은 군면제를 받고 일본-네덜란드 무대를 거쳐 잉글랜드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진출했다. 군 복무로 인한 공백이 있었다면 박지성의 프리미어리그 진출은 실현되기 어려울 수도 있었다. 역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청용도 "나는 군면제를 받아 좀더 일찍 큰무대에 도전할 수 있었다"며 "1년 간 볼턴에서 활약했던 것이 월드컵 경기를 뛰는 데 도움이 됐다. 다른 선수들도 큰 무대에서 활약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허정무 감독도 뜻을 같이했다. 허 감독은 "16강에 진출한 것은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의 공로가 크다고 본다"며 "실제로 해외에 나가서 뛰고 싶어도 병역 문제라는 어려운 걸림돌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융통성을 발휘해 선수들이 나중에 공익근무로 병역을 대체한다든지 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며 "병역이 해결된다면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월드컵 프리뷰)불안한 잉글랜드·독일 '제2의 프랑스 될라'☞(남아공 월드컵)AS모나코 "박주영 골, 결정적"☞(여기는 남아공)정성룡 "요람 세러머니, 큰 감동"☞16강전도 극장서 중계 상영···'영화계 초긴장'☞(남아공 월드컵)양박 '박지성-박주영' 역시 최고
- 英 프리미어리그와 美 NBA가 만났을 때
- [이데일리 양미영기자] "영국 프리미어리그와 미국 프로농구(NBA)가 만났다" 각종 방송업계 역시 경기후퇴 여파를 비껴가지 못했지만 그나마 스포츠방송 부문은 상대적인 견조함을 과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전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리그인 영국 프리미어리그와 미국 NBA가 마케팅 제휴 등을 추진하면서 더 공격적인 확장을 예고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프리미어리그와 NBA, 두 조직의 대표는 마케팅 및 상업적 제휴를 논의하기 위해 영국 런던에 모였다. 이들은 함께 작업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은 물론 각자의 미디어 전략을 비교하는 자리를 가졌으며, 특히 미개척지인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전략을 공유했다. NBA의 데이비드 스턴 최고책임자는 "우리는 서로 미안해하지 않는 모방자"라며 "프리미어리그의 미디어 협정, 거래, 중계권 분산 전략에서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NBA는 월트디즈니의 ESPN과 ABC네트웍스, 타임워너의 TNT채널과 8년에 걸쳐 74억달러 규모로 중계권 계약을 맺고, 그 첫 해를 맞고 있다. 프리미어리그도 최근 브리티시스카이브로드캐스팅과 스포츠채널 세탄타와 18억파운드에 3년간 영국 중계권 협상을 완료했고, 6억5000만달러 규모의 현 계약과 함께 새로운 국제 중계권 협상 발표도 임박한 상태다.최근 중국의 한 컨소시엄이 미국 프로농구팀 구단주인 클리브랜드 캐벌리어스 지분 인수를 모색하고 있지만 프리미어리그의 경우 국제적인 투자자 유치에서는 미국 NBA에 비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는 평가다. 둘 모두 상업적으로 매력적인 스포츠지만 구성 방법에서도 차이가 있다. NBA는 약체팀이 새로운 선수 영입을 위한 `드래프트(draft)`에서 우선권을 가지지만 프로모션이나 하위리그 격하도 없기 때문에 각자 예산에서 (선수 영입 등의) 비용을 마련해야 한다. 반면, 프리미어리그의 경우 방송 자금이 집약돼 배분되며, 각 클럽별로 지출 방법에 제한이 없어 맨체스터유나이티드나 첼시 등이 매 시즌마다 리그를 지배하는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한편, 미국 NBA 시즌이 절정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스포츠 방송의 경우 여전히 기록적인 TV 시청률을 기록하며 생방송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최근 디지털비디오레코드(DVR) 보급이 확산되면서 시청자들이 드라마류 시청에서는 광고를 건너뛰는 경우가 많아 효과가 떨어지지만 생방송인 스포츠의 경우 프로농구를 중심으로 여전히 강세를 구가하고 있다. 특히 NBA는 국제시장을 겨냥해, 정기적으로 영국 런던에서 경기를 하는 미식축구리그(NFL)처럼 유럽에서 전시용 성격의 경기를 열어온 데 이어 유럽 지역의 NBA 리그 조성 가능성 역시 내비치고 있다.
- [유럽축구 확대경]‘젊은 아스널’, 한계를 넘으려면
- [이데일리 SPN 송지훈 객원기자] 영국의 저명한 축구 컨설턴트 겸 클럽 마케팅 전문가 알렉스 핀은 올해 초 ‘아스널: 현대적인 명문구단 만들기(Arsenal: The Making of a Modern Super Club)’라는 제목의 저서를 통해 “현재 ‘슈퍼 클럽’이라는 명칭에 가장 근접한 클럽은 아스널”이라 주장해 이목을 집중시켰다.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스카이 TV의 중계권 계약을 성사시킨 주인공이자 여러 명문 클럽들의 마케팅 자문으로도 활약 중인 핀은 자신의 저서에서 “외형적인 성장보다는 내실과 향후 발전 가능성이 더욱 중요하다”며 “경기력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적 측면을 고려하더라도 아스널은 가장 기대되는 클럽”이라고 했다.핀은 아스널을 21세기형 클럽으로 손꼽은 이유로 세 가지 요소를 제시했는데, ‘사업적 성공’, ‘에미레이트 스타디움 건립’, 그리고 ‘아르센 웽거 감독 영입’을 꼽았다. 적극적인 개혁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높였고, 이를 통해 초현대식 홈구장을 건립했으며, 능력 있는 지도자를 활용해 저비용 고효율의 알짜 선수들을 다수 발굴해 팀을 운용해왔다는 이야기다.기실 웽거 감독이 부임한 이후 아스널의 클럽 운용 시스템은 이전과 견줘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이 사실이다. 검증받은 스타플레이어를 영입해 전력을 보강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등 라이벌 클럽들과 달리 10대 후반에서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로 스쿼드를 채웠다. 젊은 팀 컬러를 유지하기 위해 연령별 유소년 팀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될성부른 싹을 일찌감치 입도선매하는 노력도 지속했다. 이와 같은 노력 덕분에 아스널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젊은 팀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실제로 올 시즌 포병대 1군 선수단의 평균 연령은 21.56세에 불과하다. 다른 팀 같으면 ‘한창때’로 분류될 서른 한 살의 선수들(알무니아, 갈라스, 실베스트르)이 최연장자이며 열일곱 살에 불과한 어린 선수도 네 명(코클린, 프림퐁, 윌셔, 프리맨)이나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어린 데다 경험이 풍부하지 않은 멤버들을 주축으로 ‘세계 최고의 프로무대’로 일컬어지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꾸준히 명문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해왔으니 실로 놀라운 성과가 아닐 수 없다.이렇듯 ‘젊은 클럽’으로서 꾸준히 성장해 온 아스널은, 그러나 올 시즌 들어 적잖이 흔들리는 모양새다. 레만(슈투트가르트), 흘렙(바르셀로나), 플라미니(AC밀란), 질베르투 실바(파나티나이코스) 등 주전급 멤버들이 지난해 여름 대거 이적한 까닭이다. 여기에 파브레가스, 아데바요르, 월컷 등이 부상으로 번갈아가며 전력에서 이탈한 것 또한 어려움이 가중되는 원인이 됐다.나스리, 벨라, 램지, 윌셔 등 새롭게 합류한 젊은 피들이 기대 이상으로 활약하며 뒤를 받쳐준 덕분에 EPL 4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있고 챔피언스리그 8강에도 진출했지만 지난 시즌과 견줘 안정감이 눈에 띄게 떨어진다는 사실까진 부인하기 어렵다. 공격력 보강을 위해 시즌 도중 ‘러시아 특급’ 아르샤빈을 긴급 수혈했으나 이 또한 아직까지는 성공 또는 실패를 가늠키 어려운 상황이다.최근 상황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특급 플레이메이커 파브레가스가 복귀를 앞두고 있어 한숨 돌리는 듯싶었는데, 주포 반 페르시가 월드컵 예선 기간 중 다리부상을 당해 포워드진 운용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월컷, 클리시 등 열심히 길러놓은 유망주들이 내로라하는 명문클럽들의 영입 리스트에 올라 있는 점 또한 부담스럽기 그지없는 부분이다. 적잖은 현지 전문가들이 “이제 아스널이 클럽 운영 방식에 변화를 꾀할 시점이 왔다”고 주장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 이유다. 지금까지는 그리 넉넉지 않은 팀 형편을 감안해 사실상 ‘긴축’에 가까운 형태로 팀을 운영했지만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유망주 육성’ 일변도의 정책만을 고집해선 곤란하다는 이야기다. 전력의 상당부분을 직접 키워낸 선수들로 채우는 방식 자체는 고수하되 실력과 인기를 겸비한 인물들도 과감히 영입해 ‘간판스타’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인 셈이다.이는 그간 포병대의 약점으로 지적받아 온 ‘스타 마케팅 부재’에 대한 해결책인 동시에 단기간에 전력의 부족한 부분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앞서 소개한 알렉스 핀 또한 이와 같은 의견에 동의한다. 핀은 자신의 저서에서 “21세기형 명문구단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클럽 이름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수적”이라며 “같은 맥락에서 아스널은 이제부터라도 브랜드 마케팅(brand marketing)을 도입해 수입과 성적 모두를 적극적으로 끌어 올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젊은 패기와 도전정신으로 명문 반열에 오른 아스널에게 지금 필요한 건 클럽 네임밸류에 대한 확고한 인식, 그리고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라는 이야기다.
- 구단 가치 18억弗세계1위··· 불황없는 맨유 ''경영 해부''
- [조선일보 제공] 지난달 18일 오후 7시(현지 시각)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구장은 7만여명의 관중들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연호하는 함성으로 가득 찼다. 붉은 머플러와 유니폼을 걸친 관중들로 3층에 걸친 구장 좌석들은 온통 붉은색이 넘쳤다. 좌석 곳곳에서 '루니' '지성 팍' 등 선수 이름이 연호되고 응원가가 터져 나온다. 경기에 몰입한 관중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붉게 상기됐다. 이날 열린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유와 풀럼의 경기는 몇주 전에 이미 입장권이 매진됐다. 맨유의 기념품을 판매하는 공식 매장(메가스토어)은 이미 오전부터 손님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경제 위기의 흔적은 적어도 올드트래포드에서만은 찾을 수 없었다. 경기를 보러 싱가포르에서 왔다는 랜스 송(Song·26)씨는 "프로그래머로 일한 월급 반 달치를 털어 입장권과 맨유 유니폼을 샀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의 스포츠 구단' 맨유에는 불황이 없다. 영국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미 불황이 심각하고, 세계 정상급 축구 리그인 영국 프리미어리그도 타격이 심각하다. 몇몇 구단은 유니폼에 넣을 스폰서조차 구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맨유만은 예외다. 영국 데일리텔레그래프는 맨유가 지난해 20% 이상 성장하며 사상 최초로 매출 3억파운드(약 6600억원)를 돌파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유니폼 스폰서인 AIG가 계약 재연장을 포기했지만 스폰서 자리를 놓고 경쟁이 치열하다. 인도의 미디어·보험·은행 재벌인 사하라를 비롯, 사우디텔레콤·말레이시아항공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데이비드 길(Gill) 맨유 사장은 Weekly BIZ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아무하고나 손을 잡지 않을 것"이라고 여유를 보였다. 2008년 포브스(Forbes)가 추정한 맨유의 기업 가치는 18억달러. 전 세계 구단 중 1위다. 나이키, 버드와이저, 금호타이어를 비롯한 굵직굵직한 공식 스폰서만 해도 13개에 달하며, 이들은 각각 수십억원씩을 맨유에 후원한다. 그만한 성과가 있기 때문이다. AIG의 경우 2006년에는 세계 브랜드 순위 100위(인터브랜드 집계)에도 들지 못했지만 맨유와 유니폼 스폰서 계약을 맺은 뒤 2007년에는 47위로 약진했다. 물론 맨유의 브랜드 파워는 압도적인 핵심 역량(축구 실력)에서 비롯된다. 길 사장은 "우리는 축구라는 본분을 한순간도 잊은 적이 없다. 다른 모든 것은 축구를 위한 부차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맨유의 힘은 축구 실력에만 머물지 않는다. 맨유는 스토리텔링과 커뮤니케이션, 피드백을 전략적으로 구사하는 마케팅의 강자이기도 하다. 맨유의 직원은 약 500명. 6600억원의 매출을 감안하면 직원당 매출이 10억원을 넘는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약 9억원을 능가한다. 이처럼 놀라운 생산성은 맨유가 '제품'이 아니라 '브랜드'를 생산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리고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해 깐깐하게 '물 관리'를 한다. 길 사장은 "우리가 하는 일은 맨유 브랜드에 걸맞은 파트너를 고르는 일"이라며 "전 세계 기업들로부터 굵직한 스폰서십을 끌어들일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아무에게나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불황마저 이겨내는 맨유의 저력은 무엇일까? Weekly BIZ가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 현지를 방문, 맨유의 마케팅팀과 스태프, 맨유 스폰서(금호타이어)들과 동행하며 그 비결을 취재했다. 풀럼과의 경기 시작 2시간 전인 오후 5시쯤, 올드 트래포드의 고급 식당 '플래티넘 라운지'에는 손님들이 가득했다. 이날 경기를 위해 하루에 수백파운드를 지불하거나, 맨유로부터 초청받은 귀빈들이었다. 사회자가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유럽 챔피언, 세계 챔피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우승컵입니다"라고 소리 높여 소개하자 청중들이 일제히 '와' 하는 찬탄과 함께 앞으로 쏠렸다. 진행 요원이 들고나온 트로피는 3개. 지난해 영국 프리미어리그, 유럽 챔피언스리그, 세계 클럽 월드컵 우승 트로피다. 고객들은 앞다퉈 사진을 찍기 위해 몰려나왔다. 한결같이 자신이 우승한 양, 흐뭇한 표정으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30여명의 손님이 빠짐없이 나와 사진을 찍었다. 1878년 창립된 맨유는 고난과 승리, 라이벌과의 투쟁이 점철된 극적인 스토리들을 갖고 있다. 맨유의 스토리 속에서, 하루하루 벌어지는 승부는 영광을 위한 여정(旅程)으로 미화된다. 팬들은 단순히 축구를 보는 게 아니라, 감동적인 신화와 꿈을 함께하는 여행자가 된다. 특히 라이벌 전(戰)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영웅적인 성전(聖戰)이 된다. 지난 23일 맨유 홈페이지는 맨유와 이탈리아 인터밀란과의 유럽 챔피언스 리그 16강 원정 경기를 놓고, 퍼거슨 감독과 인터밀란 호세 무링요 감독의 악연(惡緣)을 강조하고 있었다. 호세 무링요 감독은 2004년 챔피언스리그에서 포르투갈 구단 포르투를 감독해 맨유를 꺾었으며, 이후 영국 첼시 구단에 부임해 맨유를 누르고 2005년부터 리그 2연패를 이끌어냈다. 기사는 "호세가 돌아왔다. 맨유 팬이라면 누구라도 맨유를 번번이 좌절시킨 무링요 감독을 잊지 못할 것이다"라고 두 감독의 재대결을 앞에 두고 팬들을 자극했다. 올드 트래포트는 이제 운동장이라기보다, 차라리 스토리로 가득 찬 극장에 가까워진다. 실제로 맨유가 올드 트래포드를 홍보하는 문구가 바로 '꿈의 극장(theatre of dream)'이다. 강력한 브랜드에 스토리를 결합함으로써 불황에도 사람들이 축구를 기피하지 않고 오히려 지친 마음을 기대도록 한다는 것이 맨유의 전략이다. ■스토리가 가장 강력한 마케팅 덴마크의 미래학자 롤프 옌센(Jensen)은 지난해 WeeklyBIZ와의 인터뷰에서 스토리가 있는 마케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세계시장을 제패하는 상품에는 독특한 경험과 스토리가 있으며, 그 이야기들은 다름 아닌 기업과 경영자들의 꿈이 체화(體化)돼 있다. 맨유는 스토리를 자신의 상품에 섞어 파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예를 들어 맨유 구장 투어에 참여하는 관객은 선수가 되어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선수 대기실에서 루니나 박지성이 앉는 자리에 앉아보고, 녹음된 관중의 환호 소리에 맞춰 마치 선수인 것처럼 경기장에 입장한다. 맨유의 가이드는 이 밖에도 선수들의 방송 인터뷰 장소, 기자 회견장, 원정팀 대기실 등 구단 곳곳으로 관객을 안내한다. 맨유의 스토리텔링에는 전·현직 스타들도 동참해 극적인 효과를 높인다. 18일 풀럼전에 앞서 맨유 수비수였던 데니스 어윈(Irwin)이 플래티넘 라운지에 나왔다. 그는 1990년부터 2002년까지 529경기에 출장했다. 그가 연단에 올라 맨유전 공격수 에드 리치(Reach)와 함께 "오늘 경기는 맨유가 이길 것"이라고 말하자, 박수가 터졌다. 그는 팬들과 사진을 찍고, 다양한 화제로 대화를 나눴다. 한국인 팬들을 만나자 "위건이 한국인 미드필더(조원희 선수)를 최근 영입했는데, 실력이 어떠냐"고 묻기도 했다. 올드 트래포드를 방문해 보면 맨유가 구장 설계에서부터 '스토리'를 얼마나 중시했는지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올드 트래포드 앞에 서면 처음 관람객을 맞는 것은 맨유의 '영광'이다. 구장 정면에는 1945년부터 1969년까지 맨유의 첫 번째 황금기를 연 맷 버스비 전 감독의 동상이 두 팔을 벌리고 있다. 구장 건너편에는 버스비 감독과 함께 뛰었던 3명의 명 선수(보비 찰튼·조지 베스트·데니스 로) 동상이 있다. 이어서 방문객이 만나는 콘셉트는 '고난'이다. 구장 왼편에는 날짜가 1958년 2월 6일에 고정된 시계가 있다. 맨유 선수·스탭 15명이 비행기 추락사고로 숨진 이른바 '뮌헨 참사'를 추모하는 것이다. 당시 팀을 이끌던 버스비 감독도 부상을 입었지만, 그는 굴하지 않고 팀을 재건해 60년대 영국 리그, 영국 컵 대회, 유러피언컵을 휩쓸었다. 관객이 경기장 내 박물관에 들어서면 맨유의 40~60년대와 90년대 이후 영광스런 장면들을 보다 입체적으로 만나게 된다. 특히 90년대 이후 각 메이저 대회 우승 장면은 시간 순서대로 스크린이 배열돼 관람객들이 한눈에 맨유의 위업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박물관 관람을 마치면 방문객은 직접 리그 우승컵을 들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출구는 맨유 캐릭터 상품 상점으로 연결돼, 맨유의 영광에 흠뻑 빠진 팬들의 주머니를 유혹한다. 특히 유아용 상품이 다양하다. 맨유의 로고와 색을 자유롭게 변형한 의류는 물론, 휴대전화 액세서리와 인형, 학용품까지 마련돼 있다. 미래의 팬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매장에서는 신용카드와 보험 등 금융상품까지 판매한다. 다른 구단의 수입이 TV 중계권료에 크게 의존하는 반면, 맨유는 중계권료와 스폰서십, 캐릭터상품 판매, 입장료 및 각종 시설 이용료 등 수익 구조가 다변화돼 있는 것도 특징이다. ■숫자를 활용하는 다(多) 채널 커뮤니케이션 전략 맨유의 스토리텔링에는 다양한 전략과 채널이 동원된다. 맨유가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강력하게 활용하는 무기는 '숫자'다. 맨유는 경기 전 관중에게 최근의 이슈를 총 정리한 잡지 '유나이티드 리뷰'를 판매(3파운드, 귀빈석은 무료)한다. 여기 실린 기사들은 충실하게 숫자를 활용해 경기의 의미를 풀어준다. 18일 풀럼전을 앞두고는 유나이티드 리뷰의 표지 인물은 맨유의 골키퍼 반데사르였다. 그는 풀럼전 직전까지 1122분 무실점 행진 중인데, 풀럼전 한 경기(90분)만 무실점으로 막아내면 영국 4개 프로 축구리그 역사상 최장 기간 무실점이라는 위업을 달성하게 된다. 만약 두 경기만 더 무실점으로 막아내면 그는 1990년 벨기에 브루헤의 대니 베를린덴이 작성한 유럽 기록(1390분)을 넘어서 '세계 기록의 사나이'가 된다. 박지성 역시 풍부한 수치로 해석한다. 그는 이번 시즌 한 골에 그치고 있지만, 최근 국가 간 경기(A매치)에서 골을 기록하며 이번 경기에서 두 번째 골을 노리고 있다. 그는 말 그대로 맨유의 '행운의 사나이'로, 2007-2008 시즌 그가 선발 출장한 14경기에서 맨유는 한 경기도 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실점이 평균 0.14점(총 2점)에 불과했다. 숫자를 활용한 커뮤니케이션은 감독과 선수들도 공통으로 구사한다. 퍼거슨 감독은 지난해 자체 유소년 시스템의 중요성에 대한 질문을 받자 이렇게 답했다. "우리 팀의 대표적인 선수인 긱스는 우리 팀에서 21년을 뛰었고, 스콜스와 게리 네빌은 19년을 뛰었다. 이들은 충성심이 경기와 팀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맨유는 다(多) 채널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도 남다르다. 맨유는 자체 TV 방송국(맨유TV)을 가진 몇 안 되는 프리미어리그 구단 중 하나이다. 하루에 18시간 프로그램이 짜여 있으며, 42개국 1억4000만명의 시청자에게 공급된다. 올드 트래포드에는 프리미어리그 중계권사인 스카이스포츠의 TV 스튜디오 외에 맨유 스튜디오가 별도로 있다. 또한 맨유는 홈페이지를 영어와 스페인어, 독일어 외에도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로도 운영하고 있으며, 온라인 쇼핑몰과 커뮤니티도 만들어 놓았다. 경기 직전이면 퍼거슨 감독이 직접 자신의 소회를 정리해 온라인과 유나이티드 리뷰에 칼럼으로 올린다. 풀럼전을 앞두고도 상대방인 로이 호지슨 감독에 경의를 표하고, 최근 팀 분위기를 전하는 칼럼을 올렸다. 그러나 맨유는 미디어의 취재 요청에 대해서는 매우 까다롭다. 데이비드 길 맨유 사장은 "우리의 핵심 이슈 중 하나는 미디어를 접촉할 때와 거리를 둘 때를 분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우리가 매번 미디어의 요구에 응한다면 구단은 서커스나 다름없을 것이고, 우리는 축구 경기에서의 승리라는 핵심 비즈니스에 집중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범위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맨유는 세계 전역에 팬을 확보하고 있다. 맨유에 온·오프라인으로 가입한 서포터즈(공식 팬) 수는 약 450만명. 하지만 번거로운 가입절차 없이 세계 각국에서 성원을 보내는 비공식 팬은 헤아리기조차 어렵다. 맨유측에서도 TV 시청률과 자체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약 3억명 정도로 추산할 뿐이다. 금호타이어 영업 총괄 김병추 사장은 "2007년 맨유와 스폰서십을 맺자 각 지역 딜러들이 당장 '우리도 맨유 팬', '마케팅에 활용하자'는 등 즉각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 '맨유 효과'를 따로 정리하고 맨유의 경영 노하우를 적극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18일 방문한 메가스토어에서도 영국 곳곳에서 찾아온 팬들은 물론, 아시아계, 아프리카계 팬들을 만날 수 있었다. 폴 스피크맨(Speakman·34) 메가스토어 관리자는 "맨유의 팬들은 세계 각국에 고르게 분포한다"며 "이것이 인구 40만명에 불과한 맨체스터에서 매 경기 7만여명의 관중이 올드 트래포드를 가득 메우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영국 프리미어 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속한 영국 프로축구 리그의 최상위 리그. 보통 8월 개막해 다음 해 5월까지 열린다. 이탈리아 프로축구리그(세리에 A), 스페인 프로축구리그(프리메라리가)와 함께 세계 3대 프로축구리그로 꼽힌다. 20개 구단이 서로 경쟁을 벌이며, 시즌이 끝나면 1부 리그 하위 3개 클럽이 2부 리그로 떨어지고 2부 리그 3개 팀이 승급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0회 우승했다. 유럽 챔피언스 리그 유럽축구연맹 주최로 유럽 각 프로축구리그의 상위팀이 모여 최강자를 가리는 대회. 1999년부터 32개 팀이 참여하고 있다. 이 대회로 유럽의 최강 축구구단이 정해지기 때문에 인기가 매우 높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3회 우승했다. 세계 클럽월드컵 국제축구연맹이 직접 주관하는 대회로, 6개 대륙의 프로축구 챔피언이 실력을 겨뤄 최강 팀을 가린다. 남미·유럽 챔피언이 단판으로 승부를 가리던 인터콘티넨탈컵(도요타컵)이 전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