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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 대한민국 체육 100년 기념 타임캡슐 매설식 개최
  • 대한체육회, 대한민국 체육 100년 기념 타임캡슐 매설식 개최
  • 대한민국 체육 100년 기념 타임캡슐. 사진=대한체육회[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대한체육회가 ‘대한민국 체육 100년 기념, 타임캡슐 매설식’을 개최한다.대한체육회는 10일 오후 3시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지난 100년의 체육 역사를 상징하고 기념이 될 자료 220점을 선정해 타임캡슐에 봉인한다.타임캡슐에 봉인된 물품은 조선체육회(대한체육회 전신) 창립일인 1920년 7월 13일부터 2020년 7월 13일까지 100년의 역사적 자료들이다.주요 물품으로는 △역사적 상징성을 띄거나 미래에 대한 희망을 담은 기록물(조선체육회 창립취지서, 대한민국 체육 100년사, 미래 100년 후대에게 보내는 손 편지), △국가대표 선수들의 땀이 서려있는 국내외 경기대회 물품(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 체조 여자 도마 금메달리스트 여서정 유니폼,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하키 남북단일팀 올림픽 첫 골을 기록한 랜디 희수 그리핀 유니폼, 2018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은메달 ‘팀킴’ 유니폼), △현 시대상을 알 수 있는 물품(국가대표 선수 식단, 대한체육회 직원 신분증, 직원 근무사진) 등이 있다.매설식에는 2017~18 시즌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 유니폼을 기증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용 의원(당시 총 감독)을 비롯해 시도·회원종목단체 대표, 체조 국가대표 양학선·여서정 선수, 근대5종 세계선수권대회 첫 금메달리스트 정진화 선수, 세계핀수영선수권대회 4관왕 장예솔 선수, 손 편지 공모전 수상자 등 물품 기증에 참여한 100여 명이 참석한다.매설식은 국가대표 김연경(배구), 김현우(레슬링) 선수, 유승민 IOC 선수위원 등 물품 기증자의 축하영상 상영을 시작으로, 경과보고, 타임캡슐 기록과정 영상 상영, 타임캡슐 제막, 하강 및 시삽 순으로 진행된다.타임캡슐은 대한체육회 창립 200주년인 2120년 7월 13일에 개봉될 예정이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타임캡슐에 담긴 물품들이 미래 100년 후 후대가 현재 체육인들의 삶과 업적을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역사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0.11.09 I 이석무 기자
이재명 "바이든 정부와 개성공단 재개·연합훈련 연기 논의해야"
  • 이재명 "바이든 정부와 개성공단 재개·연합훈련 연기 논의해야"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국의 제46대 대통령으로 확정되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당선 축하의 인사를 전하며 미국 정부와 개성공단 재개와 한미연합훈련 연기를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재명 지사 (사진=연합뉴스)이 지사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개성공단 재개와 한미연합훈련 연기 고민할 때`라는 글에서 “미국 46대 대통령이 된 조 바이든 당선인께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며 “평화와 신뢰를 바탕으로 양국이 상호 존중하는 한미동맹과 한미관계의 발전을 기원하며, 합리성을 존중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예측가능한 국제질서와 실질적 평화체제 구축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그는 “바이든 행정부는 새로운 대북정책을 제시할 것이고, 북측 역시 내년 1월 당대회에서 대남 대미 정책의 전략적 방향을 밝힐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제 우리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새 여정을 시작해야 한다”며 “변화의 초입에서 한반도 운명의 당사자인 남북의 주체적 노력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로서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풀고, 한반도 평화번영의 길을 주도적으로 열어나갈 때”라며 “코로나19와 아프리카돼지열병과 같은 감염병 상황 또한 남북의 협력을 하루라도 빨리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당면한 최우선 과제는 개성공단 재개 선언”이라며 “9.19 평양공동선언의 합의사항인 개성공단 재개 선언과 남북협의 제안을 적극 검토해야할 때이며 북측의 신속하고 조건없는 호응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개성공단 재가동은 접경지 경기도민의 바람이자 통일경제특구라는 경기북부의 미래 비전에 관한 문제이기도 한데, 선선언·후협의로 대북제재의 틀(비핵화 프레임)을 넘어 남북이 개성공단 재개를 위한 협력에 나선다면 이를 계기로 끊어졌던 대화 채널도 복원될 것”이라고 예상했다.또 “내년 초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의 연기도 당면과제”라며 “2018년 우리 정부의 한미연합훈련 중단 발표가 평창동계올림픽 북측 대표단 참가로 이어져 평화의 봄을 맞을 수 있었던 것처럼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를 감안해 내년 초 예정된 한미연합훈련 연기를 통해 남북대화 재개 여건을 성숙시킬 필요가 크다”고 말했다. 또 “합리성과 예측가능성을 중시하며 새롭게 시작하는 바이든 행정부도 평화 정착과 비핵화가 선순환 관계임을 인지하고 협력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그는 “녹슨 철조망을 이고 사는 경기도민의 삶이기에 평화와 번영의 길을 개척하는 것은 경기도지사의 절실한 책무 중 하나”라며 “1370만 경기도민의 안전한 오늘과 풍요로운 내일을 책임져야 할 도지사로서 우리 정부에 드리는 고심 어린 제안”이라고 강조했다.
2020.11.08 I 이정훈 기자
이재명 "바이든, '한미연합훈련 연기' 협력하리라 믿는다"
  • 이재명 "바이든, '한미연합훈련 연기' 협력하리라 믿는다"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며 “개성공단 재개와 한미연합훈련 연기를 고민할 때”라고 밝혔다.이 지사는 8일 오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합리성을 존중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예측 가능한 국제질서와 실질적 평화체제 구축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했다.그는 “이제 우리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새 여정을 시작해야 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새로운 대북정책을 제시할 것이고, 북측 역시 내년 1월 당 대회에서 대남 대미 정책의 전략적 방향을 밝힐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그러면서 “변화의 초입에서 한반도 운명의 당사자인 남북의 주체적 노력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로서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풀고, 한반도 평화번영의 길을 주도적으로 열어나갈 때이다. 코로나와 돼지열병 같은 감염병 상황 또한 남북의 협력을 하루라도 빨리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연합뉴스)이 지사는 최우선 과제로 ‘개성공단 재개 선언’을 꼽았다.그는 “9.19 평양공동선언의 합의사항인 개성공단 재개 선언과 남북협의 제안을 적극 검토해야 할 때”라며 “북측의 신속하고 조건없는 호응도 필요하다. 개성공단 재가동은 접경지 경기도민의 바람이자, 통일경제특구라는 경기북부의 미래 비전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다”고 했다.이어 “ ‘선선언·후협의’로 대북제재의 틀(비핵화 프레임)을 넘어 남북이 개성공단 재개를 위한 협력에 나선다면, 이를 계기로 끊어졌던 대화 채널도 복원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이 지사는 또 다른 당면 과제로 내년 초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의 연기’를 언급했다.그는 “2018년 우리 정부의 한미연합훈련 중단 발표가 평창동계올림픽 북측 대표단 참가로 이어져 ‘평화의 봄’을 맞을 수 있었던 것처럼, 코로나 감염 확산 우려를 감안, 내년 초 예정된 한미연합훈련 연기를 통해 남북대화 재개 여건을 성숙시킬 필요가 크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합리성과 예측가능성을 중시하며 새롭게 시작하는 바이든 행정부도 평화 정착과 비핵화가 선순환 관계임을 인지하고 협력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이 지사는 끝으로 “녹슨 철조망을 이고 사는 경기도민의 삶이기에 평화와 번영의 길을 개척하는 것은 경기도지사의 절실한 책무 중 하나”라며 “1370만 경기도민의 안전한 오늘과 풍요로운 내일을 책임져야 할 도지사로서 우리 정부에 드리는 고심 어린 제안”이라고 밝혔다.그는 “이제부터는 남북의 시간”이라며 “얼어붙은 땅을 일구는 우리의 쟁기질이 다시 한번 평화의 봄을 불러오리라 믿는다”고도 했다.
2020.11.08 I 박지혜 기자
20년만에 예능 나들이 이금희 “BTS 태태, 인터뷰 해보고 싶다”
  • 20년만에 예능 나들이 이금희 “BTS 태태, 인터뷰 해보고 싶다”
  • 20년만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금희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태태’를 꼭 만나 인터뷰를 해보고 싶어요”‘국민 아나운서’ 이금희가 BTS와 멤버 뷔를 향한 ‘무한 팬심’을 고백한다.이금희는 8일 밤 9시 20분 첫 방송하는 MBN 예능 ‘더 먹고 가’에서 첫 손님으로 초대돼, 무려 20년 만에 예능에 출연한다.이날 그는 임지호 셰프, 강호동, 황제성이 함께 사는 서울의 산동네 꼭대기 집을 찾아와 이들 3형제와 나란히 저녁을 준비하며 반전 케미를 발산한다. 임지호 셰프의 ‘아재 개그’를 차분하게 받아쳐 의외의 예능감을 선보이기도 한다. 또 돌돔구이, 가지무침 등 자신을 위한 ‘칭찬 밥상’이 차려지자 ‘입틀막’으로 감동을 표현하며, 도심 속 자연에서 포근한 힐링을 만끽한다.이금희는 강호동과 소고기를 함께 굽던 도중 ‘국민MC’로서의 공통점을 발견하며, 즉석에서 ‘금호동’ 남매를 결성해 친밀감을 다진다. 그동안 서로를 멀리서 지켜보며 느꼈던 이미지와 개인적인 속내까지 스스럼없이 터놓던 중, 이금희는 “꼭 만나서 인터뷰를 하고 싶은 사람이 있어요. 바로 BTS의 ‘태태’(뷔의 애칭)”라고 깜짝 고백한다.“BTS를 정말 좋아해요, 심정적으로는 아미”라며 ‘찐 팬심’을 밝힌 이금희는 BTS와 여러 번 방송을 함께했던 강호동에게 “실제로 만나보니까 완전 재능 많죠?”라며 ‘내 가수’ 자랑에 앞장선다. 이에 강호동 또한 “카메라가 돌아갈 때나 안 돌아갈 때나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똑같아요”라며 칭찬을 이어가고, 이금희가 격한 리액션으로 맞장구를 치며 ‘BTS 인성 목격담 배틀’이 뜨겁게 불붙는다.제작진은 “‘세기말’ 시절 이후 처음으로 예능에 출연한다는 이금희가 ‘더 먹고 가’를 통해 토크와 깜짝 ‘랩 개인기’ 등 온몸을 불살랐다”며 “식사 도중 ‘임강황’ 3인방을 눈물짓게 만든 이금희의 깜짝 동화책 선물을 비롯해 결혼관과 과거 연애사에 관련한 솔직 고백까지 흥미로운 첫 회를 기대해 달라”고 밝혔다.한편 MBN ‘더 먹고 가’는 임지호와 강호동, 황제성이 평창동 산동네 꼭대기 집을 찾아온 ‘스타 손님’을 위해 맞춤형 ‘칭찬 밥상’을 대접해, 온기를 나누는 푸드멘터리 예능. 코로나 시대를 맞아 더욱 필요한 위로와 힐링을 선사하며 일주일의 마무리를 책임진다. 8일밤 9시 20분 첫 방송한다.
2020.11.08 I 강경록 기자
역대 가장 따뜻했던 작년 겨울, 올 겨울엔 달라질까
  • 역대 가장 따뜻했던 작년 겨울, 올 겨울엔 달라질까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다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두터운 옷가지를 꺼내 입는 계절이 다가왔습니다. 절기상으로도 겨울에 들어선다는 입동(立冬)을 이미 자났구요. 작년 겨울은 역대 가장 따뜻한 겨울로 꼽히기도 했는데요. 올해 겨울은 얼마나 추울까요. 또 눈은 얼마나 올까요.지난 3일강원 산간 고지대를 중심으로 올가을 첫눈이 내린 3일 오전 강원 평창군 청옥산 육백마지기 일원에 눈이 쌓여 있다.(사진=연합뉴스)◇입동 지나 쌀쌀…이번 겨울 지난해보다 추워먼저 이번 겨울은 지난 겨울보다는 추울 것으로 보입니다. 기상청은 가장 따뜻한 지난겨울과는 달리 이번 겨울 추위는 지난 30년간 겨울의 평균(평년)과 비슷하다는 전망을 내놨습니다.기상청의 ‘11월부터 2월까지의 3개월 기상전망’을 통해 “11월과 12월에는 기온이 대체로 평년과 비슷하고 내년 1월에는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겠다”며 “지난겨울처럼 기온이 평년에 비해 큰 폭으로 오르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기온 변화가 크고 특히 12월과 1월에는 북쪽 찬 공기의 영향으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질 때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월별로 살펴보면 11월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큰 날이 많을 전망입니다. 북쪽에서 남하하는 찬 공기의 영향을 일시적으로 받아 반짝 추위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월평균 기온은 7.0~8.2도로 평년과 비슷하겠고, 이상저온 발생일수는 평년(3일)과 비슷하거나 적을 전망입니다.12월부터 1일은 찬 공기와 상대적으로 따뜻한 공기의 영향을 수시로 받으면서 기온 변화가 클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한겨울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시베리아 고기압 등 찬 대륙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져 매우 추울 때도 있겠습니다. 12월 평균 기온은 1.0~2.0도로 평년과 비슷하겠고, 1월 평균 기온도 -1.6~-0.4도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겠습니다.3개월 기온 전망(자료=기상청 제공)◇라니냐·북극 해빙·북극 진동이 올겨울 추위 지표지난 겨울은 전국 평균기온이 3.1도로 평년보다 2.5도 높았습니다. 이에 지난 1973년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고기온을 기록하며 가장 따뜻한 겨울이 됐습니다. 이번 겨울은 왜 지난겨울보다는 추울 거라고 예상될까요. 그 기준에는 라니냐, 북극 해빙, 북극 진동이 있습니다.우선 이번 겨울에는 라니냐가 발달해 지속될 전망입니다. 현재 태평양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의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1.3도가 낮은 상태입니다. 기상청은 “통계적으로 라니냐가 발달한 시기 초겨울에 한반도 기온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며 “라니냐가 발달하면 동아시아지역의 대륙고기압 발달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습니다.북극 해빙도 겨울철 한반도의 추위에 영향을 줍니다. 현재 해빙은 역대 가장 적은 면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겨울철 날씨에 영향을 미치는 카라-바렌츠해와 랍테프해의 해빙이 많이 얼지 않았습니다. 이들 해빙이 적으면 시베리아 고기압 등 차가운 공기가 이동하지 못하면서 장기 한파 등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아울러 북극진동도 겨울 추위를 가늠해볼 수 있는 기준입니다. 북극 진동은 북극에 있는 찬 공기의 소용돌이가 수십일 또는 수십 년을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입니다. 북극의 기온이 높아지면 경계 부분의 온도 차가 작아지고 진동의 폭이 커지면서 한기가 남하하게 되는 것입니다. 다만 기상청은 “북극 한기가 어느 지역으로 내려올지는 자연변동성이 커 예측하기 어렵다”며 “다만 우리나라는 10월 들어 25일까지 평년에 비해 평균기온이 0.5도 낮은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눈은 얼마나 올까요. 기상청은 건조한 날이 많은 가운데 11월과 1월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겠고, 12월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겠다고 예상했습니다. 12에서 1월은 찬 대륙고기압 확장하면 지형적인 영향으로 서해안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다소 많은 눈이 내릴 때가 있겠다고 설명했습니다.
2020.11.08 I 최정훈 기자
평창 언택트 여행지 best 3
  • 평창 언택트 여행지 best 3
  • [이데일리 트립 in 장세희 기자] 가을이 깊어지면 푸르고 울창한 숲이 울긋불긋 곱게 물이 든다. 단풍이 드리워진 숲길을 걷다 보면 아름다운 풍광, 지저귀는 새소리, 계곡물 흐르는 소리 속에서 몸과 마음이 상쾌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올가을 숲이 건네는 위로와 평온을 만끽하러 평창으로 언택트 여행을 떠나보자. 몸과 마음을 치유하다, 월정사오대산 동쪽 계곡의 울창한 숲속에 천년 고찰 월정사가 자리하고 있다. 사시사철 푸른 침엽수림으로 둘러싸인 월정사에 가을이 찾아오니 곳곳에 물든 단풍이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 월정사에 가면 꼭 걸어야 하는 길이 있는데 천년 고찰 월정사와 말사인 상원사를 잇는 천년의 숲길 ‘선재길’이다. 선재길은 총 9km 길이의 숲길로 평탄한 흙길과 데크길이 섞여 산책하기 좋은 길이지만 3시간 정도 소요된다. 단풍이 어우러진 울창한 숲속에서 느긋하게 보드라운 흙길을 걸으며 피톤치드 향에 취해 삼림욕을 즐기다 보면 그동안에 누적된 피로와 스트레스가 말끔히 사라질 것이다. 특히 월정사 일주문부터 금강교까지 약 1km에 달하는 전나무 숲길은 선재길이 품고 있는 가장 아름다운 길인데, 사람들이 반복하여 걸을 정도로 꾸준히 사랑 받는 길이다. 이곳에 들어서면 수령 80년 이상의 전나무 1,800여 그루가 빽빽하게 자리를 지키며 가을 손님을 맞이한다. 40m까지 곧게 뻗은 전나무들의 든든한 품속에서 깊은 호흡을 하니 나무들의 맑고 싱그러운 기운이 온몸에 퍼진다. 삐죽삐죽한 잎에서 상큼한 피톤치드 향이 뿜어져 나오는데 몸과 마음이 재충전되는 기분이 든다. 선재길뿐만 아니라 월정사 경내에서도 마음이 충만해지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월정사는 자장율사에 의해 신라 선덕여왕 12년(643)에 창건되었는데 조선시대까지 자리를 지키다 6·25전쟁으로 많은 부분이 훼손되었다. 하지만 팔각구층석탑, 석조보살좌상이 버젓이 살아남아 천년이 넘는 시간을 기억한다. 월정사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경내를 찬찬히 둘러보면 사천왕문과 금강루 사이의 풍성한 단풍이 만든 운치 있는 분위기 속에서 마음이 경건해진다. 월정사에서는 예불, 108염주 만들기, 타종체험, 전나무 숲길 포행 등이 이루어지는 템플스테이도 진행하고 있으니 속세를 벗어나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면 월정사에 머물러보기를 추천한다.오대천을 바라보며 마시는 향긋한 커피, 엘림커피오대천 바로 앞에 자리한 엘림커피는 경치가 아름다우면서 핸드드립 커피가 유명한 카페다. 하얀 외벽과 갈색 지붕으로 우아한 자태를 지닌 카페는 한적한 시골 한가운데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카페로 안내하는 아기자기한 디딤돌을 밟으며 풀밭을 지나면 어느새 본관 앞에 도착한다. 안으로 들어서자 다양한 커피 도구와 소품들이 가득한 아늑한 공간이 펼쳐진다. 카운터 옆에는 커피 관련 자격증 및 수료증이 담긴 액자들이 무수히 걸려 있고, 지역 특산물인 메밀이 들어가 구수한 커피 ‘메미리카노’와 스페셜 원두팩이 즐비한 진열장이 놓여 있다. 엘림커피의 가장 큰 특징은 Q-grader, 커피감정사가 유럽 로스팅 기술로 직접 선별하고 로스팅한 고급스러운 커피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에스프레소 콘파냐, 더치, 아포가토, 아인슈페너 등의 커피와 드립커피인 메미리카노, 케냐, 예가체페, 사키소, 아리차, 코스타리카 따라주, 안티구아 등 세계 고급커피를 즐길 수 있다. 커피 외에 라떼, 차, 스무디, 생과일주스, 프라푸치노처럼 다양한 음료도 준비되어 있으며 크로와상, 앙버터, 마들렌, 치아바타, 커피콩빵 같은 베이커리도 함께 곁들일 수 있다. 본관 옆에 위치한 별관은 빈티지 가구, 피아노, 귀여운 소품들로 꾸며져 있는데, 아늑하고 멋스러운 공간이라 커피를 마시며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기 좋다. 야외에는 그늘막 있는 테이블과 넓은 잔디마당이 조성되어 있다. 테라스에서 강변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다 보면 숲속의 작은 별장에 온 것처럼 온전한 힐링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자연에 둘러싸여 휴식을 즐기다, 켄싱턴 호텔 오대산국립공원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위치한 켄싱턴 호텔은 유럽풍 분위기의 호텔로 객실 발코니에서 탁 트인 단풍 전망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IOC 총회가 개최되기도 했던 평창올림픽 명소라 로비에 들어서면 진귀한 올림픽 기념물들을 만날 수 있는데 박물관 느낌을 자아낸다.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피겨여왕 김연아의 친필 사인이 담긴 스케이트화도 발견할 수 있다. 1층에는 프로방스 스타일의 카페 겸 레스토랑인 ‘카페 플로리’가 있는데 이곳에서 브런치와 디너를 즐길 수 있다. 카페 플로리 입구에는 소믈리에가 엄선한 와인을 구매할 수 있는 와인마켓도 자리하고 있다. 켄싱턴 호텔은 아이들이 있는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많은데 아이와 함께 호캉스를 즐기기 좋은 곳이다. 2층에 위치한 ‘포인포 플레이 라운지’라는 키즈 전용 시설과 야외에 있는 애니멀 팜은 아이들에 꾸준히 인기가 많다. 애니멀 팜에서는 오리, 양, 토끼 등의 동물들에게 먹이주기 체험을 할 수 있어 대관령 목장 못지않게 흥미로운 곳이다.부대시설로는 실내외수영장, 사우나, 피트니스 센터가 있는데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운영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호텔은 총 306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수페리어, 디럭스 마운틴뷰, 디럭스 가든뷰, 이그제큐티브, 포인포 키즈룸 등으로 나뉘고 전체적으로 세련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호텔이 청정지역에 위치하여 밤에는 객실에서 아름다운 별자리를 감상할 수 있다. 야외에는 2만여 평의 프랑스식 정원인 켄싱턴 가든이 아름답게 가꿔져 있는데 곳곳에 조형물과 포토존이 설치되어 있어 단풍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가을 정취를 만끽하기 좋다. 호수 옆에는 디너를 즐길 수 있는 글램핑 빌리지가 조성되어 있고, 이곳에서 식사를 하며 느긋하게 야경을 감상하다 보면 낭만적인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2020.11.06 I 장세희 기자
文대통령, 제주포럼 축사..“동북아 협력체 지지 바란다”
  • [전문]文대통령, 제주포럼 축사..“동북아 협력체 지지 바란다”
  •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연대와 포용의 정신이 담긴 ‘동북아시아 방역·보건협력체’가 서로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한반도와 동북아, 나아가 세계 평화를 향한 길을 열 것이라 확신한다”라며 지지를 당부했다.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열린 ‘제15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 개회식에서 기조연설을 영상으로 전하고 있다.(사진=청와대)문 대통령은 이날 제15회 제주포럼 개회식 영상 기조연설을 통해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나는 남북한을 포함해 역내 국가들이 함께 참여하는 ‘동북아시아 방역·보건협력체’를 제안했다”라며 “남과 북은 감염병과 가축 전염병, 자연재해를 함께 겪으며 생명과 안전의 공동체임을 거듭 확인하고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문 대통령은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한반도의 평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라며 ““한국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완전히 끝내고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다음은 문 대통령의 제주포럼 축사 전문제15회 제주포럼 개막을 축하합니다.온라인으로 함께해주신 세계 각국의 전직 정상 여러분, 유엔 사무총장님, 그리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께 감사드리며, 제주도 현장에 직접 참가해주신 주한대사들과 내외귀빈을 환영합니다.코로나로 인해 국제회의의 개최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우리는 오늘 제주포럼을 성공적으로 시작했습니다.어려운 상황에서 제15회 제주포럼을 성공적으로 준비해주신 제주도민과 원희룡 제주지사님을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제주는 ‘치유의 섬’이며 ‘평화의 섬’입니다.제주의 돌담 하나, 바람 한 점마다 자연과 어울려 살고자 했던 제주도민의 마음이 깃들어 서로의 고통을 보듬어왔습니다.동백꽃 한 잎마다 깃든 용서와 화해의 마음으로 70년 전, 국가폭력의 아픔을 딛고 평화의 길을 열었습니다.제주도민의 포용과 상생의 마음이 제주포럼 출범의 바탕이며 정신입니다.지난 20년 제주포럼이 동아시아의 대표적 공공 포럼으로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한 국제적 논의를 이끌어올 수 있었던 힘도 제주도민이 이룬 치유와 평화의 정신이었습니다.코로나에 맞서 인류가 희망과 용기를 나누고 힘을 모아 나아가야 할 지금, 다자협력을 위한 진전된 방안을 논의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이번 포럼이 보건위기와 경제위기, 기후변화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디딤돌이 되길 기대합니다.또한 온ㆍ오프라인의 포럼 참가자 모두 제주가 이룬 용서와 화해의 역사, 제주의 아름다움을 함께 느껴주길 바랍니다.내외 귀빈 여러분,코로나가 인류에게 일깨운 사실 중 하나는 이웃이 건강해야 나도 건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코로나 확산 초기, 세계는 사상 초유의 위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잘 알지 못했고, 한국도 마찬가지였습니다.올해 초, 한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확진자가 많은 나라였습니다.그때 한국 국민들이 선택한 것은 ‘연대와 협력’의 길이었습니다.한국은 국민 모두가 방역의 주체가 되어 이웃의 안전을 지켰습니다.방역물품을 나누며 감염병에 취약한 이웃을 먼저 보호하였습니다.개방성, 투명성, 민주성을 바탕으로 방역과 일상의 공존을 위해 노력해온 결과, 한국은 가장 성공적으로 바이러스를 차단한 국가, 가장 빠르게 경제를 회복하고 있는 국가로 평가받게 되었습니다.한국은 ‘이웃’의 범위를 ‘국경’ 너머까지 넓혔습니다.국경과 지역봉쇄 없이 경제충격을 최소화하며, ‘K-방역’의 경험과 임상 데이터들을 세계와 적극적으로 공유했습니다.방역물품들도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나눠왔습니다.인류는 역경을 만날 때 결코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자유와 민주주의, 인도주의와 국제협력 같은 위대한 성취를 이뤄냈습니다.‘K-방역’의 성과는 이러한 인류의 지혜를 상식적으로 적용하며 이뤄낸 것입니다.이제 한국은 코로나의 완전한 극복을 위해 인류의 보편가치를 실천하며 세계와 더욱 강하게 연대하고 협력해 나가고자 합니다.한국은 2010년 OECD 개발원조위원회에 가입한 후 ODA 예산을 빠르게 늘려왔습니다.개발도상국들의 코로나 위기극복을 돕기 위해 내년 보건·의료 ODA 예산도 크게 늘렸습니다.한국은 ‘코로나19 대응 ODA 추진전략’을 마련해 ‘K-방역’을 각국 맞춤형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여성과 난민, 빈곤층을 비롯해 감염병에 더 취약한 이들에게 더욱 관심을 기울일 것입니다.코로나가 완전히 끝날 시기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모든 인류가 백신으로 면역을 가질 수 있어야 비로소 코로나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입니다.개발도상국에 코로나 백신을 지원하기 위해 ‘선구매 공약 메커니즘’이 출범했습니다.한국은 여기에 1000만 달러를 공여하고, 국제백신연구소를 비롯한 국제 백신 협력에 적극 동참해 나갈 것입니다.백신이 인류를 위한 공공재로 공평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여러분께서 함께 지혜를 모아주시길 바랍니다.내외 귀빈 여러분,기후변화는 더이상 미래의 일이 아니라 우리 눈앞의 현실이 되었습니다.우리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어야 하며, 포용성이 강화된 국제협력을 이뤄야 합니다.2018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가 채택한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는 지구 평균온도 상승이 1.5도에 그칠 경우 2도 오를 때보다 1000만 명의 삶을 구할 수 있다고 예측했습니다.보다 절박한 연대와 협력으로 지구촌이 공동 대응해야만 이룰 수 있는 목표입니다.한국은 파리협정 이행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해왔고,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양 축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향하고 있습니다.한국은 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기술로 생산성을 높이고, 깨끗한 에너지를 사용해 ‘스마트 공장’과 ‘스마트 그린 산단’을 확대할 것입니다.기후변화 대응과 녹색경제를 위한 그린 뉴딜에 2030년까지 총 73조 원 이상을 투자해 205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입니다.제주도는 한국에서 가장 먼저,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는 야심찬 목표로 탄소중립 경제를 선도하고 있습니다.한국은 개발도상국과도 협력할 것입니다.각국의 ‘스마트 산업단지’, ‘스마트 시티’ 사업에 적극 참여해 한국의 경험을 공유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함께하겠습니다.내년 서울에서 ‘P4G 정상회의’를 개최합니다.한국은 국제사회가 기후환경 문제에 연대하여 실질적으로 협력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을 준비하고자 합니다.‘P4G 정상회의’가 ‘더 낫고 더 푸른 재건’을 위한 국제 결속을 다지고 행동을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내외 귀빈 여러분,올해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았습니다.정전협정이 체결되었지만, 평화협정이 체결되지 않아, 한국은 아직도 전쟁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고, 전쟁으로 인한 고통과 슬픔도 끝나지 않았습니다.평화는 여전히 한국의 오랜 숙원입니다. 한국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완전히 끝내고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한반도의 평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평화올림픽으로 성공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은 남·북의 결단과 다자협력이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고,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극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다자적 평화체제야말로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에 반드시 필요한 정신입니다.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나는 남북한을 포함해 역내 국가들이 함께 참여하는 ‘동북아시아 방역·보건협력체’를 제안했습니다.남과 북은 감염병과 가축 전염병, 자연재해를 함께 겪으며 생명과 안전의 공동체임을 거듭 확인하고 있습니다.연대와 포용의 정신이 담긴 ‘동북아시아 방역·보건협력체’가 서로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한반도와 동북아, 나아가 세계 평화를 향한 길을 열 것이라 확신합니다.많은 지지와 참여를 바랍니다.한국은 이제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이 되었고, 스스로의 안보를 책임지며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습니다.한국은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위해 중견국가로서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존경하는 내외귀빈 여러분,인류는 이웃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여기며 코로나에 맞서고 있습니다.‘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코로나를 초래한 일상으로의 복귀가 아닐 것입니다.우리는 연대와 협력으로 코로나를 극복하고 더 포용적이며 지속가능한 세상으로 나아갈 것입니다.오늘 제주포럼이 인류가 축적해온 지혜와 경험, 기술을 공유하며 코로나와 기후변화라는 인류 공동의 위기를 극복하는 중요한 기회가 되리라 믿습니다.모두 건강을 지켜내며 포럼을 마친다면 그보다 큰 성공은 없을 것입니다.참석하신 모든 분들의 건강을 기원하며, 제주포럼이 인류에게 새로운 희망을 선사해주길 기대합니다.감사합니다.
2020.11.06 I 김영환 기자
秋 아들 '청탁 의혹', 경찰은 "기소의견"…검찰 결론은 언제
  • 秋 아들 '청탁 의혹', 경찰은 "기소의견"…검찰 결론은 언제
  •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경찰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부대 배치 청탁’을 주장한 예비역 육군 대령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가운데, 같은 의혹으로 추 장관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조사 중인 검찰 수사에 관심이 쏠린다.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경찰, 秋 아들 ‘자대배치 청탁’ 주장 예비역 대령 기소의견 송치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추 장관의 아들 서모(27)씨 측이 부대 배치 청탁을 했다고 언급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된 당시 주한미군 한국군지원단장 이철원 예비역 대령을 지난달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지난 9월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서씨가 카투사로 복무할 당시 카투사 인사권자였던 이 전 대령과의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에는 “추미애의 남편 서모 교수와 시어머니를 앉혀 놓고 청탁하지 말라는 교육을 40분 동안 했다”, “추미애 아들이 카투사로 왔을 때 최초 (자대)분류부터, 평창동계올림픽 통역병 압력이 들어왔던 것들을 내가 다 안 받아들였다”는 이 전 대령의 발언이 담겼다.서씨 측은 “부대 배치 관련 청탁을 한 사실이 없다”며 이를 보도한 SBS 및 담당 기자와 이 전 대령을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이후 이 전 대령은 입장문을 내고 “미신병 교육 수료식에 참석한 400여명의 가족들 중에 서씨 가족들이 왔다는 얘기를 듣고 청탁하면 안된다는 내용을 강조하며 당부의 말씀을 드렸다”며 “서씨의 가족들을 별도로 접촉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경찰은 이 전 대령의 입장문과 관련자 조사 등을 고려했을 때 이 전 대령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기소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 함께 고발된 SBS 쪽은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秋 ‘자대배치 청탁’ 고발 수사 중인 동부지검…어떤 결론 낼까경찰이 이 전 대령의 의혹 제기가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라고 판단한 상황에서 검찰도 서씨의 부대 배치 의혹을 수사 중이라 어떤 결론을 낼 지 주목된다. 서울동부지검은 여러 시민단체의 고발로 추 장관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수사 중이다.지난 9월 시민단체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는 “공개된 녹취록 등에 따르면 추 장관 측은 2017년 아들 서모(27)씨를 평창올림픽 통역병으로 선발해달라는 청탁을 했고, 당시 추 장관이 대표로 있던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도 선발 청탁 전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추 장관을 고발했다. 이 단체는 서씨의 카투사 용산 자대배치 의혹도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현재 서울동부지검에는 해당 의혹을 포함해 추 장관과 관련된 고발이 상당수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 9월 28일 서씨의 휴가 연장 의혹은 무혐의 결론을 내렸지만, 통역병 청탁 등 다른 의혹은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고발된 여러 건들 모두 현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검찰이 서씨의 자대배치와 통역병 청탁 관련 수사 결과를 공개할지도 관심사다. 서씨의 휴가 연장 의혹 관련해 서울동부지검은 형사사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수사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검찰은 추 장관의 청탁금지법 위반 고발 건의 공개심의위 의결 대상 여부는 추후 조사 과정에서 결정할 방침이다.
2020.11.03 I 공지유 기자
송승환·장유정 "한 우물만 못 파는 성격, 사회적 유전처럼 닮았죠"
  • 송승환·장유정 "한 우물만 못 파는 성격, 사회적 유전처럼 닮았죠"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한국 공연계를 대표하는 프로듀서 송승환(63)과 연출가 장유정(44)이 오랜만에 무대서 다시 만났다. 11월 18일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개막하는 연극 ‘더 드레서’를 통해서다.두 사람의 공동 작업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이후 약 2년여만, 무대 작품으로는 2012년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 이후 8년 만이다. 그러나 이번 작업은 특별하다. 프로듀서와 연출가가 아닌 배우와 연출가로 만난 첫 작업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작업 과정에 대해 듣고자 두 사람을 최근 정동극장에서 함께 만났다.연극 ‘더 드레서’의 배우 송승환(오른쪽), 연출가 장유정이 최근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정동극장).“장유정 연출은 꼼꼼한 성격에 나와 감성이 잘 맞아서 제일 먼저 생각났어요.” 송승환은 ‘더 드레서’의 연출로 장 연출을 선택한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장 연출의 장점은 직접 작품도 쓰고 연출도 한다는 점”이라며 “바쁜 스케줄에도 참여해줘 오히려 고맙다”고 말했다.영화감독으로도 활발히 활동 중인 장 연출은 송승환의 제안에 바쁜 일정도 잠시 미뤄두고 달려왔다. “선생님과 매일 볼 수 있는 날이 또 얼마나 있을까 싶었어요. 무엇보다 선생님의 연기를 누구보다 가까이서 본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죠.”‘더 드레서’는 영국 극작가 로날드 하우드의 대표작이다.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셰익스피어 전문 극단을 이끄는 노배우와 그의 의상 담당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해 연말 정동극장으로부터 연극 제안을 받은 송승환이 노역 연기에 대한 기대를 안고 직접 작품을 골랐다.송승환은 ‘더 드레서’와의 만남을 운명이라고 표현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갑작스럽게 찾아온 시력 악화로 그는 한때 연기 활동 포기를 고민하기도 했다. 다행히 지난해 MBC 드라마 ‘봄밤’으로 앞이 잘 안 보여도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그는 “드라마를 마친 뒤 연기를 더 하고 싶다고 생각할 타이밍에 연극 제안이 들어왔다”며 “이런 게 운명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장 연출은 이번 작품의 각색도 직접 담당했다. 1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원작에서 불필요한 부분은 덜어내고 영국식 위트도 한국적 정서로 다시 풀어썼다. 장 연출은 “전쟁의 폭격 속에서도 연극을 하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코로나19 시대에 왜 우리는 연극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과 자연스럽게 연결됐다”며 “치유와 위안에 중점을 두고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연극 ‘더 드레서’의 배우 송승환(오른쪽), 연출가 장유정이 최근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정동극장).두 사람의 첫 만남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더 드레서’의 예술감독인 김종헌 성신여대 교수가 창작 뮤지컬 ‘김종욱 찾기’와 ‘오! 당신이 잠든 사이’로 공연계에서 막 이름을 알리고 있던 장 연출을 송승환에게 소개해준 것이 계기가 됐다. 장 연출의 작품이 참신하다고 느낀 송승환은 뮤지컬 제작을 제안했다. 그렇게 완성된 작품이 영화 ‘브라더’의 원작이 된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였다.장 연출은 “처음 만났을 때나 지금이나 송승환 선생님은 그 누구의 의견에도 늘 귀를 기울여 주신다”며 “지금도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 꼭 찾아뵙는 진정한 멘토다”라고 말했다. 송승환은 “같이 계속해서 작업하다 보니 한 우물만 파지 못하는 성격도 사회적 유전처럼 닮게 된 것 같다”며 웃었다.코로나19 시대에 공연을 준비한다는 무거운 마음도 없지 않다. 그러나 두 사람은 작품 속 대사를 빌려 “버티고 살아남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힘들고 지친 지금이야말로 극장에서 잠시나마 일상을 잊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죠. 관객 모두가 ‘더 드레서’를 보는 동안 지친 심신에 위로를 얻어갔으면 합니다.”
2020.10.29 I 장병호 기자
2026년 교통올림픽 ‘ITS 세계총회’ 강릉유치 본격 추진
  • 2026년 교통올림픽 ‘ITS 세계총회’ 강릉유치 본격 추진
  •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국토교통부는 오는 29일 ‘강릉 ITS 세계총회 유치를 위한 국제 웨비나’를 열고 국내 후보지인 강릉시 홍보에 적극 나선다고 28일 밝혔다. 교통올림픽으로 불리는 ITS 세계총회는 1994년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해 매년 아시아, 미주, 유럽을 순회하며 개최되는 지능형 교통체계(ITS) 분야의 세계 최대 전시회이자 학술대회다. 이번 행사에는 국토교통부와 강릉시가 참석하고 국외에서는 유치도시 선정 투표권을 보유한 아·태 이사회 이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세미나에 참석한 이사국 대표들은 각국의 ITS 현황 및 코로나19 교통대응책을 발표하는 한편, 향후 아태지역 국가들이 상생과 동반성장 할 수 있도록 국가 간 협력범위를 확대해 나가자는 공통된 인식을 확인했다. 강릉시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유치 경험과 우수한 관광자원, 청정지역(코로나19 전국 최저 수준)의 이미지를 중심으로 국제행사 유치도시로의 충분한 역량과 자신감을 선보였다. 손명수 2차관은 개회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의 유산이 깃든 도시 강릉의 잠재력을 국제사회와 공유할 수 있도록 세계총회 유치를 위한 아낌없는 지원”을 요청했다. 한편 국토부와 강릉시는 이번 웨비나를 시작으로 아태 이사국들과 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내년 호주(4월, 브리즈번) ITS 아태 총회, ITS 아태 사무국 현장 답사 및 홍보 활동(5월) 등 유치활동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2020.10.28 I 강신우 기자
권성동 “대한민국 세계에 알린 분…영원한 안식 기도”
  • [이건희 별세]권성동 “대한민국 세계에 알린 분…영원한 안식 기도”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5일 세상을 떠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명복을 빌었다.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의 인연을 언급하며 명복을 빌었다. 권 의원이 조문을 하기 위해 지난 26일 저녁 서울 강남구 소재 서울삼성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 회장 빈소로 들어서고 있다.(사진=뉴시스)권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을 함께한 고 이 회장과의 남다른 인연을 언급했다. 그는 “어제 故 이건희 회장님의 빈소에 다녀왔습니다”라며 “2011년 세번째 평창동계올림픽 도전 당시를 떠올려봅니다. 당시 체육계, 외교계 인사들은 IOC위원인 이건희 회장의 활동 없이 올림픽유치는 어렵다고 했습니다”라고 했다.당시 강원도로서는 유치가 안 되면 올림픽 개최는 영영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권 의원은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 이 회장은 집행유예 기간 중이라 대외활동이 어려운 상황이었다.이에 강원도 정계는 여야 가리지 않고 이건희 회장을 사면해서 유치에 앞장서게 하자는데 의견 일치를 보았고, 그 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이 회장의 사면을 결정했다는 게 권 의원의 설명이다.권 의원은 “이 후 이 회장과 삼성은 전 세계를 누비면서 평창동계올림픽 유치활동을 왕성하게 했습니다”라며 “마침내 2011년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의 IOC 총회에서 평창이 호명되었습니다. 길고 긴 삼수 끝에 유치된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이어 “그 현장에서 모두가 기뻐 환호성을 질렀지만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이건희 회장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습니다”라며 “영정 앞에서 올림픽을 유치하는데 일등공신이자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는데 앞장서신 고인께 강원도민의 감사한 마음을 전하면서 영원한 안식을 기도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편히 쉬십시오”라고 했다.
2020.10.27 I 박태진 기자
반기문 "삼성이 국격 높여…큰 별 떠나 아쉬워"
  • [이건희 별세]반기문 "삼성이 국격 높여…큰 별 떠나 아쉬워"
  •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25일 별세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어려워하고 있는 때에 큰 별이 떠난 것에 대해 안타깝다”며 심경을 나타냈다.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사진=배진솔 기자)반 전 사무총장은 26일 오후 3시쯤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 회장의 빈소를 찾았다. 그는 “고인께서는 평소 미래를 내다보는 높은 식견을 가지고 혁신의 기치 아래 과감한 도전 정신을 가지고 삼성을 세계 일류 기업으로 발전시켰다”며 “국제사회 활동을 하며 늘 삼성 하면 코리아, 한국 하면 삼성을 연상하게 할 만큼 국격을 많이 높였다”고 평가했다.반 전 사무총장은 이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있어 이 회장님이 당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많은 기여를 했다”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회상했다.그는 또 “삼성 임직원들뿐 아니라 기업계 계신 모든 분들이 국가의 경제와 사회 발전에 있어 이 회장께서 못하고 떠난 것을 잘 이끌어갈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유족들과는 어떤 대화를 나눴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이재용 부회장께 앞으로 어려운 과정을 잘 헤쳐가며 우리 경제·사회 발전에 버팀목이 되어달라는 당부를 했다”며 “홍라희 여사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2020.10.26 I 공지유 기자
 "그림은 외로운 일"…언젠가 점 하나로 제주 표현한다더니
  • [시대藝인] "그림은 외로운 일"…언젠가 점 하나로 제주 표현한다더니
  • 변시지의 ‘폭풍의 바다’(1989). 1975년부터 2013년 타계하기 전까지 38년간 머문 제주에서 작가는 처연한 황톳빛에 실은 폭풍과 바람을 수없이 옮겨냈다. 지팡이에 온몸을 의지한 사람과 그 곁에 선 조랑말, 요동치는 땅과 하늘, 휘청거리는 소나무 등은 제주시절 내내 작가와 작품을 지킨 중요한 소재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오늘도 폭풍이 몰아친다. 저 비바람을 견뎌내려면 달리 방법이 없다. 웅크리고 수그려야 한다. 초가지붕을 얽은 밧줄이 그렇듯, 잡고 묶어 버텨야 한다. 그 순간 바라는 게 있다면, 여린 지팡이에 의지한 내 몸의 운신보다 부디 저 조랑말이 놀라 도망치지 않기를, 뒤꼍 소나무가 제 가지를 꺾지 않기를, 절망도 사치고 희망도 과분하고 그저 세상이 온전히 살아남아 있기를. 한 점 그림이 쏟아내는 겹겹의 서사. 미처 다 꺼내놓지 못한 이야기들이 저 벽에 걸렸나 보다. 비바람 소리는 온데간데 없고, 대신 처연한 색만 남겼다. 휘몰아치던 그날 제주의 폭풍을 서울의 화랑까지 몰고 온 이는 화가 변시지(1926∼2013).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 연 회고전에 그이가 오랜만에 먼 길을 떠나왔다. ‘변시지, 시대의 빛과 바람’이란 테마로 40여점을 걸었다. 바람과 폭풍, 맞다. 이 모두는 제주로부터 불어왔다. 제주 출신인 작가가 세상을 돌고 돌다가 50세에 다시 제주로 귀향, 87세에 타계하기까지 38년간 붓끝에 담아낸 ‘제주’다. ‘태풍’(1982·1987), ‘폭풍’(1984·1989·1991), ‘폭풍의 바다’(1989·1990·1993) 등 이른바 ‘바람 시리즈’를 앞세워 ‘성산포’(1987), ‘산방산’(1990), ‘고목’(1991), ‘오름’(1992), ‘귀로’(1995), ‘고독’(1995), ‘갈래길’(1998), ‘하늘로 가려는 나무’(2003) 등등, 마치 그이의 일대기를 보여주듯 앞서거니 뒤서거니 손님을 맞는다. 변시지의 ‘성산포’(1987). 바람이 잠잠해진 제주 해변가에 웅크린 소년이 뭔가를 땅에 그리고 있는 그 뒤로 성산일출봉이 거대한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이들 모두는 “하얗다 못해 누릿한” 황토색 바탕에 먹선만으로 그려 얹는 작가의 독특한 조형언어를 입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사람 하나, 초가 한 채, 조랑말 한 필, 소나무 한 그루, 까마귀 한 마리, 돛단배 한 척, 멀리 섬 하나, 그 섬을 비추는 해 하나. 작품에는 뭐 하나 특별하지 않은 소재로 특별한 분위기를 빼는 결정적 무기가 있다. 바로 ‘황토’다.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눈이 아릴 듯한 그 색으로 또 빛으로 사람의 가슴을 짓누르는 돌덩이 하나씩 던지고 있는 거다. △황톳빛 바탕에 먹선으로 바람·고독 그려제주 서귀포에서 났다. 여섯 살 남짓 됐을까. 가족을 따라 일본으로 건너갔고. 씨름에 재능이 있었나 보다. 소학교 2학년이던 1933년 대회에 나가 상급생과 겨뤘단다. 그런데 그날 심하게 다친 다리가 그의 일생을 바꾸게 될 줄은 몰랐을 거다. 하나는 그이가 평생 지팡이를 짚고 다녀야 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림공부에 몰입하게 됐다는 거다. 오사카미술학교에 진학한 그이가 당대 일본 화단의 거장이던 데라우치 만지로 도교대 교수의 문하생이 된 것도 어찌 보면 운명이었다. 그의 일생 화업에 흐르던 후기 인상파 표현주의 기법이 나오게 된 발단이기도 했으니끼. 그저 ‘그림을 그렸다’로 끝나지 않았다. 1948년 일본 최고 권위 미술전 ‘광풍회전’에 나서 최고상까지 받았다니. 23세였다. 한국인으로 처음이었고, 일본인을 끼워서도 가장 젊은 나이였다. 변시지의 ‘폭풍’(1989). 하늘과 바다, 땅의 흐름을 뒤바꾸는 바람이 거세게 밀려들고 있다. 작가는 “바람 부는 제주가 나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고, “고독, 인내, 불안, 기다림, 제주의 역사는 바람으로부터 시작됐다”고 말하기도 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일본에서 ‘잘나가던’ 작가가 불현듯 한국에 돌아온 건 1957년 서울대 교수로 초빙하겠다는 제안 때문이었단다. 하지만 1년만에 그만두고 만다. 한국사회에도 화단이란 조직에도 적응하지 못한 거다. 대신 창덕궁 비원 등을 소재로 한국의 화풍을 찾겠다는 소신을 내보였다. “민족적인 기반 위에 나의 예술을 세워야겠다”고 했더랬다. 그 시간이 얼추 20년, 하지만 ‘우아한 한국의 전통미’는 그의 일색이 되진 못했던 것 같다. 결국 1975년 제주로 낙향을 결심했다. 그의 나이 쉰이었다. 사실 비원을 그리는 붓질로 제주를 표현하는 건 애초부터 불가능했다. ‘제주’ 역시 쉽지 않았다는 얘기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피를 말렸고. “작품이 안 되니 술로 배를 채웠는데, 하루만 마시지 않아도 못 살 것 같은 폭음의 세월이었다”고 회고할 정도였으니. 그러던 어느 날 ‘개안 했다”는 때를 맞고야 만다. “나이 오십에 섬의 척박한 역사와 수난으로 점철된 섬사람들의 삶에 개안 했을 때 나는 제주를 에워싼 바다가 전위적인 황톳빛으로 물들어감을 체험했다”고 했다. “하얗다 못해 누릿한” 황토색 바탕에 먹선으로 대상을 그려 얹는 독특한 조형어법이 기어이 탄생을 본 거다. 생전의 작가 변시지. 제주 작업실, 작가 뒤편에 배경처럼 걸린 작품은 1982년 완성한 ‘태풍’(1982)이다(사진=가나아트센터).△“바람 부는 제주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니”그렇게 작가의 화풍은 의도를 했든 아니든 분명한 경계를 가지게 됐다. 일본시절(1931∼1957), 서울시절(1957∼1975), 제주시절(1975∼2013). 이번 전시는 그중 제주시절만 들여다본다. 이 시절을 작가와 함께한 중요한 것들이 있으니, 앞서 얘기했던 사람, 조랑말, 까마귀, 초가, 소나무 등. 그중 ‘사람’에게 작가는 소년부터 중년까지 미묘한 세월의 무게를 감내하는 역할까지 부여하는데, 맞다. 짐작할 수 있듯 ‘지팡이를 짚은 작가’로 보이는 거다. 집 주위를 거닐거나 꺼질 듯 웅크리고 앉았다. 땅바닥에 뭔가를 그리기도 하고 먼 수평선을 하염없이 내다본다. 간혹 해녀가 등장하고, 까마귀가 떼로 날지만, 그저 자리 비운 사람을 대신하는 것처럼만 보인다. 변시지의 ‘고목’(1991)과 ‘바람’(2005). 1980년대 중반 이후 나온 ‘검은 바다’ 시리즈다. 이제 비로소 그이의 밤과 낮이 선을 긋게 되는데, 황톳빛을 거둬낸 자리에 칠흑같은 검은빛을 들였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 시절 작품세계에 변화가 있다면 1986년 이후 등장한 ‘검은 바다 시리즈’라 할 거다. 비로소 그이의 밤과 낮이 선을 긋게 되는데. 어둠의 끝을 가늠할 수 없는 칠흑같이 검은 바다, 눈이 부셔 제대로 쳐다볼 수도 없는 노란 하늘. 물론 밤낮의 일갈에도 굴하지 않는 지독하게 누런 황톳빛, 그치지도 않고 불어대는 바람·태풍은 그대로지만. 도대체 바람이 뭐길래. 오래전 작가는 그 힌트를 비추기도 했다. “바람 부는 제주가 나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서”라고. “고독, 인내, 불안, 기다림, 제주의 역사는 바람으로부터 시작됐다”고. 그러곤 고독했던 소년은 외로운 노인이 됐다. 그렇다고 그게 못내 씁쓸한 일만은 아니었던 듯하다. 작가는 ‘노인의 경지에 이르는 아름다움’이 있다고 했으니. “동양의 미는 노경에 있고, 노경은 자연에서 완전히 성숙한다”고 말했으니. 그 방법으로 ‘지워나가기’를 택했나 보다. 말년에 이르러 그이는 엉킨 바다와 하늘에 가는 선 하나를 긋고 작은 배 한 척만 띄우고선 그림을 마무리한다. ‘점 하나’(2005)다. 그에 관한 얘기는 타계 한 해 전인 2012년에 한 인터뷰에서 나왔다. “그림을 그린다는 건 외로운 것이다. 근래에는 초가집도 빼고, 까마귀도 빼고, 사람도 빼고, 그저 바다와 하늘만 그릴 때가 있다. 등장하는 소재들이 점점 사라지고, 언젠가는 점 하나로 제주를 표현하고 싶다.” 변시지의 ‘점 하나’(2006). 말년에 이르러 작가는 반복하던 소재를 하나씩 지우고, 오로지 색만으로 제주를 불러내기도 했다. 엉킨 바다와 하늘에 가는 선 하나를 긋고 작은 배 한 척만 띄우고선 마무리한 그림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온통 제주로 범벅을 하고도 그이는 제주화가로 남는 일은 극구 부인했단다. 전시장에서 만난 큰아들 변정훈 아트시지재단 이사장은 “아버지는 내 그림이 제주에서 이뤄졌지만 제주를 벗어나는 게 목표라 했다”고 일러줬다. 이번 회고전이 그 단초가 될까. 재단이 소장한 작가의 작품 수는 1300여점. 이들을 지켜낼 수 있게 미술관을 만드는 건 아들의 목표라고 했다. 전시는 11월 15일까지.
2020.10.26 I 오현주 기자
개와 영화를 좋아했던 소년, 글로벌 삼성 만들고 떠났다
  • [이건희 별세]개와 영화를 좋아했던 소년, 글로벌 삼성 만들고 떠났다
  •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반도체 산업을 이 땅에 뿌리내리고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사업보국(事業報國)을 실천한 기업인’(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대한민국 경제를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은 재계 최고의 리더’(대한상공회의소), ‘삼성을 스마트폰, TV, 컴퓨터 칩 거인으로 키운 인물’(미국 뉴욕타임즈), ‘한국을 대표하는 카리스마적인 경영자’(일본 NHK 방송).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별세하자 쏟아져 나온 평가들은 고인의 78년 생애가 단지 한 개인이나 기업이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얼마나 큰 의미가 있었는지를 보여준다.이건희 회장은 1942년 1월 9일 대구에서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湖巖) 이병철 회장과 박두을 여사의 3남 5녀 중 일곱 번째이자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부산사범부속초등학교 5학년 때인 1953년, 선진국을 배우라는 아버지의 엄명을 받들어 일본 도쿄로 유학을 떠났다. 외로움을 타다 보니 개를 길렀고, 이를 계기로 생긴 개에 대한 관심은 평생을 갔다. 영화에 심취해 3년간 영화 1200편 이상을 본 걸로도 알려져 있다. 일본 유학생활을 마치고 서울사대부속중학교에 편입했고 서울사대부속고등학교를 다녔다. 고등학교 시절 레슬링부에 들어갔으며 2학년 때는 전국대회에 나가 입상하기도 했다. 당시 스포츠와 맺은 인연을 계기로 대한레슬링협회장을 지내는 등 아마추어 스포츠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1996년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되는 영광도 누렸다.연세대학교에 합격했으나 호암의 권유로 일본 와세다대학 상학부로 진학했고, 와세다대학 졸업 후에는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경영대학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면서 부전공으로 매스커뮤니케이션을 공부했다. 미국 유학 중에는 자동차에 심취했다. 자동차를 분해하고 조립하는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자동차 구조에 관한 한 전문가 수준이 됐다. 자동차에 대한 애착은 훗날 삼성이 자동차 사업에 진출한 배경이 됐다.1966년 이 회장은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서울대 응용미술과에 재학 중이던 홍라희 여사를 만나 맞선을 봤다. 1967년 1월 약혼을 하고 홍 여사가 대학을 졸업한 후인 그해 4월 결혼했다. 1970년대 이 회장은 미국 실리콘밸리를 누볐다. 반도체 사업에 눈을 뜬 것은 이 때였다. 때마침 한국반도체가 파산 위기에 직면하자 그는 ‘삼성이 인수하자’고 건의했다. 호암은 고개를 저었다. 당시 32세였던 이 회장은 물러서지 않았다. 개인 돈으로 한국반도체 지분 50%를 인수했다. 그의 집념이 없었더라면 오늘날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1등 신화는 불가능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호암이 위암 판정을 받은 후 이 회장은 우여곡절 끝에 삼성 후계자로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1978년삼성물산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이듬해에는 삼성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리고 1987년 12월 1일 제2대 삼성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그는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호언했다.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 회장은 삼성 혁신에 나섰다. 회장 취임 5년차인 1993년은 삼성 역사에 가장 중요한 해로 기록됐다. 미국의 한 가전매장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삼성 제품에 충격을 받은 이 회장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임원들을 소집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는 다 바꾸라”는 말은 여기서 나왔다. ‘신경영 선언’이었다. 이 회장은 늘 ‘양보다 질’ ‘불량은 암’ 등의 말로 품질경영을 강조했다. 1995년 3월 운동장에 삼성 휴대폰 등 15만점을 모아 ‘화형식’을 한 것은 그가 품질에 얼마나 집착했는지를 보여주는 일화다. 이 회장의 ‘삼성 불패’가 무너진 적도 있다. 1994년, 그는 젊은 시절부터 관심을 가졌던 자동차 사업에 나섰지만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손실이 커졌고, 결국 2000년에 삼성자동차를 프랑스 르노에 매각했다.이 회장의 생애는 말년에 들어 순탄치만은 않았다. 2005년에는 막내딸을 떠나 보냈다. 사법 리스크도 이어졌다. 김용철 전 삼성그룹 법무팀장의 폭로로 시작된 삼성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유죄를 받아 2009년 8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이 확정됐다. 다만 유죄 확정 4개월 만에 이명박 대통령에 의해 단독 사면을 받고, 3개월 뒤인 2010년 3월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삼성 특검의 파장이 지나고 난 뒤에는 삼성가 형제간의 상속 소송이 발생해 이 회장의 심신이 크게 압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2014년 5월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져 입원 생활을 해오다 6년 5개월 만에 세상을 떠났다.이 회장은 삼성그룹과 삼성전자 회장 외에도 한·일경제협회 부회장(1981년), 대한아마추어레슬링협회 회장(1982∼1997년),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상임위원(1982년),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1987년), 대한올림픽위원회(KOC) 부위원장(1993∼1996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1996년) 대한레슬링협회 명예회장(1997년), 한국장애인복지체육회 회장(1998년),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특별고문(2002년), KOC 이사(2009년) 등을 지내며 경제계, 체육계 등에서 다방면으로 활동했다.故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어린 시절 (사진=삼성전자)
2020.10.25 I 피용익 기자
허창수 회장 “이건희 회장은 영원한 일등”(전문)
  • [이건희 별세]허창수 회장 “이건희 회장은 영원한 일등”(전문)
  • [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25일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별세 소식에 “당신은 영원한 일등”이라며 명복을 빌었다.허 회장은 이날 추도사를 통해 “(이 회장은) 반도체 산업을 이 땅에 뿌리내리고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사업보국을 실천하신 기업인이셨다”고 회고했다. 이어 “먼 곳으로 보내 드려야 한다니 가슴 속 깊숙이 느껴지는 비통함과 허전함을 감출 수가 없다”고 슬픔을 드러냈다.이어 허 회장은 “오늘날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경제전쟁의 시대로 패자에게 도움의 손길도 보호해줄 이념도 사라졌다는 회장님의 말씀을 기억한다”며 “이제는 영원한 적과 동지도 없으며 나날이 강화되는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는 우리 수출경제가 나아가야 할 길을 헤매게 한다. 위기경영의 선구자이셨던 회장님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는 때”라고 설명했다.마지막으로 허 회장은 “이 회장이 걸었던 길은 불굴의 개척정신으로 초일류기업을 넘어 초일류국가를 향한 쉼없는 여정이었다”면서 “인간의 삶은 유한하지만 기업은 각고의 노력으로 변신을 통해 얼마든지 새 생명을 얻고 영속할 수 있다는 말씀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사진=이데일리DB)다음은 허창수 전경련 회장의 추도사 전문당신은 영원한 일등이십니다.이건희 회장님잘 있으라는 작별의 말씀도 없이 이렇게 홀연히 떠나시는 것입니까? 병상에서 일어나시어 건강한 모습으로 뵙기만을 기다렸는데, 이렇게 황망히 떠나시니 슬픔과 충격을 주체할 길이 없습니다. 대한민국 경제계의 큰 어른으로서 우리 기업이 나아가야 할 길을 알려 주시고 사회의 아픈 곳을 보듬어 주시던 회장님이셨습니다. 이제는 먼 곳으로 보내 드려야 한다니 가슴 속 깊숙이 느껴지는 비통함과 허전함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돌이켜보면, 회장님은 반도체 산업을 이 땅에 뿌리내리고,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사업보국을 실천하신 기업인이셨습니다.회장님은 우리나라에서 전자제품을 가장 많이 구입하고 분해하셨을 정도로 무수한 전자기기를 다루시어 일찍이 반도체의 중요성을 깨달으셨습니다. 1970년대 두 차례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자원이 부족한 한국이 살 길은 바로 부가가치가 높은 반도체 산업이라는 확신을 얻고 사업을 결심하셨습니다.하지만 불확실성이 크고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사업이기에 그룹 차원의 추진이 어렵게 되자, 직접 사재를 털어 작은 반도체회사를 인수해 사업을 추진하셨습니다. 우리 민족은 젓가락 문화라 손재주가 좋고 주거생활에서 청결을 중요시하기에 반도체 산업에 적합하다며 가능성과 당위성을 설파하셨습니다. 반도체를 향한 회장님의 열정과 노력은 마침내 1983년 삼성의 반도체 사업진출이라는 결실을 맺었습니다.회장님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결단력과 리더십을 발휘한 승부사이셨습니다.1987년 4메가 D램 개발방식에서 회로를 위로 쌓는 스택으로 할 것인가 밑으로 파는 트렌치로 할 것인가 아무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자 회장님께서는 스택으로 하라고 지시하셨습니다. 위로 쌓는 방식이 단순하고 문제가 생겨도 쉽게 고칠 수 있다 하시며 결단을 내리신 것입니다. 이후 트렌치 방식을 선택한 경쟁사들은 대량생산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수율 하락을 경험했고 이는 후발주자였던 삼성이 도약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1993년초 회장님께서는 반도체 집적회로를 만드는 웨이퍼의 크기를 6인치에서 8인치로 키워 양산하라고 지시하셨습니다. 실패하면 1조원 이상의 손실이 예상돼 주변의 반대가 심했지만, 회장님께서는 성공하면 생산량을 2배로 늘릴 수 있다며 세계 1위가 되기 위해 과감한 투자로 월반하자고 하셨습니다. 같은 해 일본의 경쟁사와 16메가 D램을 동시에 개발하였지만 8인치 웨이퍼의 막강한 생산량을 바탕으로 일본을 따돌리고 마침내 93년 10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로 우뚝 서게 되었습니다.회장님은 ‘변해야 살아남는다’고 외치던 개혁가이셨습니다.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이른바 ‘신경영 선언’을 하셨습니다. 국제화 시대에서는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가 된다고 하시며 장장 68일 동안 1800명의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지셨습니다. 국내에서는 일류기업일지라도 세계무대에서는 한참 뒤쳐져 있다는 냉정한 자가진단을 내리시고 위기의식을 가지고 도약해 나가자고 말씀하셨습니다.신경영을 선언한지 20년이 되던 2013년 6월에는 “앞으로 우리는 1등의 위기, 자만의 위기와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한다. 자리에 머물지 말고 앞서서 달려가자”고 말씀하셨습니다.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위치가 바뀌어도 경쟁자들과 초격차를 벌이려는 회장님의 개척정신과 일류주의의 발현이었습니다.미래를 향한 뚝심 있는 전진은 연구개발, 우수인재 발굴에 대한 막대한 투자로 고스란히 이어졌으며, 이는 기술도 자원도 없는 한반도에 4차산업 혁명을 선도하는 세계 1위의 반도체, 휴대폰, 디스플레이, 2차전지 같은 첨단산업을 일군 밑거름이 되었습니다.회장님은 품질에 있어서 타협하지 않는 완벽주의자이셨습니다.1995년 삼성전자 구미공장에서의 ‘불량제품 화형식’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무선전화 제품출시를 서두르다 불량률이 높아지자, 불량을 근절하자는 회장님의 단호한 의지 하에 15만대의 무선전화기들이 불구덩이 속으로 내던져졌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임직원들의 표정에서는 비장한 결의가 느껴졌으며 국민들에게도 회사의 철저한 반성과 다시 시작하겠다는 다짐이 전해졌습니다.“이제는 양에서 질로 전환하자”를 선언하시고 불량품이 있으면 생산라인 가동을 전면중단하는 등 품질관리에 집중하라고 지시하셨습니다. 품질은 직원들의 인격이자 고객존중의 표현이며 세계 일류기업으로 가는 원동력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품질로 인한 손해는 본인이 감수하겠으니 최우선 순위로 하라 하시며 강한 책임감과 방향성을 보여주셨습니다.회장님은 더 나은 미래국가 건설을 위해 애쓰시며 누구보다 나라를 사랑하셨던 애국경영인이셨습니다.우리 경제가 살 길은 인재양성 밖에 없다고 하시며 장학재단을 만들어 ‘한국을 위해 일한다’는 단 한 가지 조건을 약속 받고 해외유학생들을 선발하셨습니다. “인재양성은 사과를 얻는 것이 아니고 사과나무를 심는 것이다”라며 이 땅에 인재를 키우는 토대를 만들고 나아가 전 세계 인재를 모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국가가 잘 되려면 국민, 정부, 기업이 하나가 되어 한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이른바 ‘삼위일체론’을 강조하셨습니다. 1993년 당시 기업이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공헌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며 국제자유무역도시 건설 등 20개의 SOC 프로젝트를 정부에 제안하기도 하셨습니다.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20년을 넘게 활동하시며 한국을 전 세계에 알리고 국격을 높이는데 힘을 보태셨습니다. 특히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하여 10차례에 걸쳐 170일 동안 지구 5바퀴가 넘는 21만km를 이동하셨습니다. 2011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가 발표되는 순간, 회장님께서는 눈물을 보이셨습니다. ‘국가를 위해 일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민간외교관으로서 헌신하신 회장님의 따뜻한 진심이 느껴졌습니다.이건희 회장님,오늘날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경제전쟁의 시대’로, 패자에게 도움의 손길도 보호해줄 이념도 사라졌다는 회장님의 말씀을 기억합니다. 이제는 영원한 적과 동지도 없으며 나날이 강화되는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는 우리 수출경제가 나아가야 할 길을 헤매게 합니다. 위기경영의 선구자이셨던 회장님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는 때입니다.회장님께서 걸으셨던 길은 불굴의 개척정신으로 초일류기업을 넘어 초일류국가를 향한 쉼없는 여정이었습니다. 인간의 삶은 유한하지만 기업은 각고의 노력으로 변신을 통해 얼마든지 새 생명을 얻고 영속할 수 있다는 말씀 잊지 않겠습니다.“2등 정신을 버리십시오. 세계 최고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가 없습니다.” 저희 후배들은 회장님의 그 큰 뜻을 소중히 이어받아 일등의 길을 걸어가겠습니다.이제 무거웠던 모든 짐 다 내려놓으시고 편안히 잠드시기 바랍니다.2020. 10. 25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허창수
2020.10.25 I 김종호 기자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경제·사회 변화 이끈 어록(종합)
  • [이건희 별세]"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경제·사회 변화 이끈 어록(종합)
  •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오전 3시59분쯤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간결한 말에 명확한 메시지를 담는 화법을 구사하는 고(故) 이건희 회장은 사람들에 뇌리에 남는 수많은 어록을 남겼다. 이 회장의 메시지는 삼성그룹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와 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1993년 6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다음은 이 회장의 주요 발언이다. △‘삼성 제2의 창업’의 선봉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그 소임을 수행할 것이다. 삼성은 이미 한 개인이나 가족의 차원을 넘어 국민적 기업이 됐다. 삼성이 지금까지 쌓아 온 훌륭한 전통과 창업주의 유지를 계승하여 이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며 미래 지향적이고 도전적인 경영을 통해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다.-1987년 12월 1일 오전 10시 호암아트홀 삼성그룹 회장 취임사△오는 90년대까지 삼성그룹을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으로 발전시키겠으며 앞으로 각종 사회봉사사업을 비롯한 문화진흥 활동을 전개하기 위한 별도의 기구를 구성하겠다.-1988년 3월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제2창업 선언 △삼성의 협력업체도 바로 삼성가족이다. 그들에게 인격적인 대우와 적극적인 지원을 해줘 회사와 협력업체가 하나의 공동체이며 한 가족이라는 자부심을 느끼도록 해줌으로써 참된 공존공영을 이룩하는 것 또한 인간중시 경영의 하나라고 저는 믿고 있다.-1989년 1월 신년사 △국제화 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나 2.5류가 될 것이다. 지금처럼 잘해봐야 1.5류입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자.-1993년 6월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과장에서 부장까지는 5시까지는 정리하고 모두 사무실을 나가라. 이것은 명령이다.-1993년 7·4제 실시△앞으로의 10년은 과거의 50년, 100년과 맞먹는 기업경영의 변화, 세계 역사의 발전을 가져올 것이다.-1994년 1월 신년사 △우리나라의 정치는 4류, 관료와 행정조직은 3류, 기업은 2류다-1995년 베이징 특파원들과 간담회△우리는 지난 30년 동안 하면 된다는 헝그리 정신과 남을 뒤쫓아가는 모방정신으로 세계가 부러워하는 경제성장의 기적을 만들어 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재래식 모방과 헝그리 정신만으로는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갈 수 없게 됐다. 이제는 자율적이고도 창의적인 주인의식이 있어야 한다. -1997년 1월 신년사△기업도 여성에게 취업 문호를 활짝 열고 취업 활동을 지원하는 인프라를 구비해야 한다. 여자라는 이유로 채용이나 승진에서 불이익을 준다면 이에 따라 당사자가 겪게 될 좌절감은 차치하고라도 기업의 기회 손실은 무엇으로 보상할 것인가.-1997년 이건희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바람이 강하게 불수록 연은 더 높게 뜰 수 있다고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위기를 도약의 계기로 불황을 체질강화의 디딤돌로 삼을 수 있는 땀과 희생, 그리고 용기와 지혜다.-1998년 1월 신년사△이익이 줄어드는 한이 있더라도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일들을 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2002년 4월 계열사 사장단 회의△신경영을 안 했으면 삼성이 2류, 3류로 전락했거나 망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등골이 오싹하다. 신경영의 성과를 어려운 국가 경제위기 극복과 국민 생활에 도움이 되도록 확산시켜 나가자.-2003년 6월 5일 신경영 10주년 기념사△한 명의 천재가 10만 명을 먹여 살린다-2003년 6월 언론사 인터뷰△반도체 사업 진출 당시 우리 기업이 살아남을 길은 머리를 쓰는 하이테크산업 밖에 없다고 생각해 과감히 투자를 결정했다.-2004년 12월 반도체 30년 기념식△과거의 성공에 도취하고 현재의 편안함에만 안주한다면 정상의 자리는 남의 몫으로 넘어 갈 것입니다.-2006년 1월 신년사△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들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앞으로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앞만 보고 가자.-2010년 3월 24일 경영 복귀△전부 저보고 했다고 하는데 이건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이 이렇게 만든 것이다. 저는 조그만 부분만 담당했을 뿐이다.-2011년 7월 남아공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평창 유치 성공△자만하지 말고 위기의식으로 재무장해야 한다. 실패가 두렵지 않은 도전과 혁신, 자율과 창의가 살아 숨 쉬는 창조경영을 완성해야 한다.-2013년 10월 신경영 20주년 만찬△다시 한번 바꿔야 한다. 변화의 주도권을 잡으려면 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2014년 1월 신년사
2020.10.25 I 신민준 기자
경제계, 이건희 별세 관련 "깊은 애도"…'삼성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킨 분'
  • 경제계, 이건희 별세 관련 "깊은 애도"…'삼성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킨 분'
  •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25일 이건희 회장 별세와 관련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이날 논평을 통해 “우리 경제계는 이건희 회장께서 별세하신 데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이건희 회장님은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키셨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를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으신 재계 최고의 리더”라며 “남다른 집념과 혁신 정신으로 반도체 산업을 한국의 대표 먹거리 산업으로 이끄셨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석권했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회장님의 손길은 경제계에만 머물지 않았다”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하면서 국격을 크게 높이셨고, 사회 곳곳의 어려운 이웃을 돌보며 상생의 정신을 몸소 실천했다”고 했다. 이어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꾸자’는 회장님의 혁신 정신은 우리 기업인들의 가슴 속에 영원토록 남아 있을 것”이라며 “회장님의 그 정신을 이어받아, 우리 경제가 처한 위기를 경제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25일 오전 3시59분께 항년 78세로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서 별세했다. 장례는 4일장으로 진행된다. 28일 발인 예정이며, 장지는 에버랜드 또는 수원 선산으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발인 당일 고인의 운구행렬은 승지원과 기흥 사업장에 들러 마지막 작별인사를 할 예정이다.
2020.10.25 I 배진솔 기자
 한국 스포츠 발전 이끈 큰 별이 지다
  • [이건희 별세] 한국 스포츠 발전 이끈 큰 별이 지다
  •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발표되는 순간 이건희 IOC 위원이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데일리 이석무 기자] 한국 스포츠계의 큰 별이 떨어졌다.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이 회장은 한국이 세계적인 스포츠 강국으로 발돋움하는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국을 넘어 세계 스포츠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지도자로 이름을 알렸다.이 회장이 스포츠와 본격 인연을 맺은 것은 서울사대부고 재학시절이었다. 당시 레슬링 선수로 2년간 활동했고 1959년 전국대회에서 입상한 경력도 가지고 있다. 고교 시절 맺어진 레슬링과의 인연은 대한레슬링협회 회장직을 맡으면서 계속 이어졌다. 이 회장은 1982년 제21대 대한레슬링협회 회장에 선출된 이후 1997년 IOC 위원에 선출돼 물러날 때까지 15년간 회장직을 맡았다.이 회장은 1996년 7월 애틀랜타올림픽 기간 중 열린 제 105차 IOC총회에서 IOC위원에 선출된 뒤 20년 넘게 스포츠 외교 무대에서 한국 스포츠 발전을 위해 앞장섰다.2012년 런던올림픽 자유형 400m 예선에서 박태환이 실격 해프닝을 겪었을 때 마침 현장에 있던 이 회장이 탁월한 외교력을 발휘해 극적으로 상황을 반전시킨 일은 체육계의 유명한 일화다.이 회장이 이끈 삼성그룹은 IOC와 올림픽 공식후원사로서 올림픽의 성공과 함께 했다. 올림픽 현장 곳곳에 이 회장과 삼성의 흔적을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도 직접 현장에서 발로 뛴 이 회장의 헌신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다. 이 회장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부터 2011년 남아공 더반 IOC 총회까지 1년 반 동안 무려 11차례나 해외 출장을 다니며 유치활동을 벌였다. 날짜로는 170일이나 됐다..이 회장이 일군 삼성스포츠단은 한국 스포츠의 뿌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야구, 축구, 배구, 농구 등 인기종목은 물론 탁구, 레슬링, 테니스, 럭비, 배드민턴, 태권도, 육상 등 비인기 종목에도 아낌없는 투자와 관심으로 세계 최고의 선수를 키워냈다. 한국 스포츠 구석구석에 삼성의 흔적이 묻어있지 않은 곳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특히 남다른 야구 사랑은 유명한 내용이다. 일본 와세대 대학 유학 시절부터 야구를 좋아했다는 이 회장은 1982년 삼성 라이온즈 창단 당시 초대 구단주를 맡아 직접 구단 운영을 챙겼다.이 회장이 구단을 이끌던 당시 1985년 삼성은 프로야구 최초로 미국 전지훈련을 떠났다. 최초의 2군 전용훈련장인 경산볼파크도 건립했다. 이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선진시스템을 일찌감치 구축한 삼성은 단숨에 명문구단으로 발돋움했다. 이는 곧 한국 야구 전체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2020.10.25 I 이석무 기자
세계 초일류 삼성 만들어 한국 경제에 헌신
  • [이건희 별세]세계 초일류 삼성 만들어 한국 경제에 헌신
  •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고인은 1942년 1월 9일 대구에서 이병철 회장과 박두을 여사의 3남 5녀 중 일곱번째이자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이후 경남 의령 친가로 보내져 할머니 손에서 자라다 1947년 상경해 학교를 다녔다. 1953년에는 선진국을 배우라는 부친의 엄명으로 일본 유학을 떠났다. 유학 생활을 마치고 귀국해 서울사대부고 재학 시절에는 레슬링부에서 활동하기도 했다.일본 와세다대학 상학부와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1966년 서울대 응용미술과에 재학 중이던 홍라희 여사와 만나 이듬해 결혼했다. 1970년대 이 회장은 미국 실리콘밸리를 누비며 하이테크 산업 진출을 모색했다. 1978년 삼성물산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삼성그룹 후계자로서 경영수업을 시작했다.고인은 삼성 경영권을 승계하기까지 20여년간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룹 경영권을 물려받은 형인 고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한국비료 사카린 밀수사건으로 호암의 눈밖에 나면서 이 회장이 후계자로 낙점됐다.1987년 이병철 창업주 별세 이후 그룹회장에 취임한 고인은 1993년 신경영선언을 통해 초일류 삼성의 기틀을 닦았다. 고인은 삼성가 분할이 거의 완료된 뒤 삼성전자 임원들을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소집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작심발언으로 제2의 창업을 선언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품질경영, 질경영, 디자인경영 등으로 대도약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인은 1987년 1조원이던 시가총액을 2012년 390조원대로 40배나 성장시켰고 총자산 500조원의 외형을 만들었다. 메모리 반도체를 포함해 20여개 품목의 글로벌 1위를 일궈냈다. 글로벌 TV 시장에서 일본 소니를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고,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애플을 따라잡고 1위를 달성했다. 고인은 각종 수사로 홍역도 치렀다.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시작된 삼성비자금 사건으로 특검 조사를 받았고, 특검팀에 의해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되자 2008년 퇴진과 전략기획실 해체 등을 발표했다.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재계·체육계 건의로 단독사면된 후 2010년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그러나 2014년 5월 10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을 일으켜 병원에서 심폐소생술(CPR)까지 받고 소생해 치료를 이어왔다. 이후 자가호흡을 하며 재활치료를 받아왔으나 끝내 병상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했다.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2020.10.25 I 피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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