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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기부, AI반도체 전문가들과 기술사업화 소통의 장 마련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상임, 이하 ‘과기정통부’)는 12월 20일, 서울 양재 더케이 호텔에서 ‘AI반도체 기술사업화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유상임 장관이 직접 참석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우리나라 AI반도체 기술개발 성과들이 기술사업화로 이어지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이날 간담회에서는 데이터센터, 온디바이스 AI 등 다양한 수요분야와 연계된 기술사업화 방안에 대한 정책 제언이 활발히 이뤄졌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4 인공지능반도체 미래기술 컨퍼런스’ 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특히, AI반도체의 대표적인 수요기업인 클라우드 3사(네이버, KT, NHN클라우드)는 ‘K-클라우드 프로젝트’ 1단계 실증사업의 주요 경과 및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이 사업은 2025년까지 AI반도체(NPU)를 데이터센터에 적용해 저전력·고성능의 AI서비스 실증을 목표로 하고 있다.왼쪽부터 홍진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장, 박영준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유현규 KAIST 교수(인공지능반도체포럼 의장), 최기영 제2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유회준 KAIST 교수, 유상임 장관,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 정덕균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허성욱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 오윤제 PIM인공지능반도체사업단장, 이창희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상근부회장, 전영수 정보통신산업정책관.또한, 정부는 국산 AI반도체를 적용하여 ‘국가 AI컴퓨팅 센터’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대규모 초기시장을 창출할 계획을 밝혔다. 이와 더불어 ‘K-온디바이스 AI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통해 CCTV, 자율주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산 AI반도체를 활용한 실증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간담회에는 AI반도체 관련 기업 대표 및 메모리반도체 기업 임원, 유관기관 및 학계 전문가 등 27명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AI반도체 기술사업화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했다.이어 열린 ‘2024 AI반도체 미래기술 컨퍼런스’에서는 AI반도체 산업·기술 트렌드와 기업들의 성과 전시가 진행됐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 금강홀에서 열린 ‘AI반도체 기술사업화 간담회’ 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R&D 성과 부스에서는 넥스트칩, 딥엑스, 모빌린트 등 기업들이 자사의 NPU 기술을 시연하고, KAIST와 서울대학교는 차세대 AI반도체 기술인 뉴로모픽 반도체와 PIM 반도체를 소개했다. 또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자사의 PIM 반도체 시제품을 전시하며 AI반도체 기술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고 있음을 밝혔다.한편, 이날 ‘AI반도체 기술인재 공급플랫폼 경진대회’의 시상식도 함께 진행됐다. 성균관대학교의 ‘nullAI’팀이 대상을 수상했으며, 이는 NPU 성능을 최적화하여 시각 인식 모델을 구현한 성과로 주목을 받았다. 이 경진대회는 AI반도체 기업들의 인력난을 해결하고, 우수 인재와 기업을 연결하는 중요한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과기정통부 유상임 장관은 “AI가 전 산업에 확산되면서 AI반도체는 AI 경쟁력의 핵심이 되었다”며, “정부는 차세대 AI반도체 기술 성과들이 기술사업화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 서울시, 이동노동자 위한 혹한기 찾아가는 쉼터 운영
-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서울시는 내년 1월 24일까지 ‘찾아가는 이동노동자 쉼터’를 운영한다고 22일 밝혔다.서울시청 전경. (사진=이데일리DB)‘찾아가는 이동노동자 쉼터’는 지난 2022년 겨울부터 배달라이더 등 이동노동자 밀집지역을 대상으로 매년 운영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7월~10월까지 혹서기까지 확대해 운영하여 이동노동자들의 큰 호응을 얻으며 현재까지 2만 5000여 명의 이동노동자가 쉼터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찾아가는 이동노동자 쉼터’는 휴식 공간으로 조성된 승합차 4대가 여의도,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등 이동노동자가 많이 모이는 장소를 고정 또는 순회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쉼터를 방문하면 승합차 내부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으며, 간단한 다과도 즐길 수 있다. 이외에도 장갑, 핫팩 등 방한용품도 제공한다.먼저 ‘배달라이더’ 대상 1~2호차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각 자치구별로 배달라이더 밀집 지역을 순회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3호차는 ‘퀵서비스 기사’를 주 이용 대상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야외주차장에 정차해 운영한다. ‘대리운전 기사’들이 많은 지역을 찾아가는 4호차는 여의도, 길동사거리 등 주요 업무 지역을 중심으로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운영한다.서울시는 서초, 북창, 합정, 상암에 거점형 쉼터인 ‘휴(休)서울이동노동자쉼터’ 4개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자치구에서도 ‘간이 이동노동자 쉼터’ 11개소(강남3곳·강서·관악·도봉·서대문·성동·영등포·중랑구2곳)를 운영하고 있다.이외에도 서울 전역 이마트24 편의점 900여 곳을 이동노동자 쉼터로 개방하는 ‘편의점 동행쉼터’도 12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내년 1월부터 지하철 역사(종각역, 사당역) 내 이동노동자 쉼터를 마련하는 등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위한 휴식공간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임승운 서울노동권익센터장은 “야외에서 일하는 이동노동자들이 추위를 피해 휴식을 취할 공간이 마땅치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이동노동자들이 잠시나마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쉼터 운영을 통해 건강권과 휴식권을 지켜주겠다”고 말했다.
- 상지리츠빌 40억·파크리오 26억·위례푸르지오 16억[경매브리핑]
-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서울 서초구 잠원동 잠원동상지리츠빌카일룸 9층(전용 170㎡)이 40억 111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이번주 최다 응찰자 물건은 충남 서산시 성연면 왕정리 681의 창고로 52억 3500만원을 기록했다.12월 3주차(12월 16~20일) 전국 법원 주거, 업무·상업시설, 토지, 공업시설 등 용도 전체 경매 진행건수는 6328건으로 이중 1307건(낙찰률 20.7%)이 낙찰됐다. 총 낙찰가는 3534억원으로 낙찰가율은 64.0%, 평균 응찰자 수는 3.2명이었다.이중 수도권 주거시설은 1205건이 진행돼 339건(낙찰률 28.1%)이 낙찰됐다. 총 낙찰가는 1190억원, 낙찰가율은 81.8%였다. 평균 응찰자 수는 4.6명이다. 서울 아파트는 55건이 진행돼 25건(낙찰률 45.5%)이 낙찰됐다. 총 낙찰가는 255억원, 낙찰가율은 89.1%로 평균 응찰자 수는 5.9명이다.이번주 주요 서울 낙찰 물건을 보면 먼저 서울 서초구 잠원동 잠원동상지리츠빌카일룸 9층(전용 170㎡)이 감정가 52억 8000만원, 낙찰가 40억 1110만원(낙찰가율 76.0%)을 기록했다. 응찰자 수는 4명, 유찰횟수는 3회였다.서울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205동 29층(전용 122㎡)는 감정가 26억 1000만원, 감정가 26억 2585만원(낙찰가율 100.6%)를 보였다. 응찰자 수는 1명, 유찰횟수는 0회였다.서울 송파구 장지동 위례신도시송파푸르지오 103동 4층(전용 109㎡)은 감정가 17억 8000만원, 낙찰가 15억 8440만원(낙찰가율 89.0%)을,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중앙하이츠빌 103동 3층(전용 85㎡)은 감정가 14억 8000만원, 낙찰가 14억 9100만원(낙찰가율 100.7%) 등을 기록했다.부산 동래구 안락동 강변뜨란채 104동. (사진=법원)이번주 최다 응찰자 물건은 부산 동래구 안락동 강변뜨란채 104동 7층(전용 60㎡)으로 34명이 몰렸다. 감정가는 3억 2900만원, 낙찰가 3억 1500만원(낙찰가율 95.7%)를 기록했다.안락역 남측 인근에 위치한 해당 물건 주변은 아파트 단지와 상업시설이 혼재돼 있다. 북축에 안락역이 위치해 있어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다. 주변 교육기관으로는 안진초등학교가 있다.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권리분석에 문제는 없다. 소유자가 점유하고 있어 명도에 큰 어려움은 없겠다. 전세매물이 없을 정도로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단지로 보인다”면서 “1회 유찰로 최저가격이 2억원대로 떨어지자 많은 실수요자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어 “최근 미분양 물량이 많은 부산은 경매건수 증가세가 높은 지역 중 하나다.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낙찰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소형 저가 아파트 위주로만 강세를 보이는 모습이다”고 덧붙였다.충남 서산시 성연면 왕정리 681의 창고. (사진=법원)이번주 최고 낙찰가 물건은 충남 서산시 성연면 왕정리 681의 창고(건물면적 5211.4㎡, 토지면적 1만 2545.0㎡)로 감정가 59억 712만 920원, 낙찰가 52억 3500만원(낙찰가율 84.9%)를 나타냈다. 응찰자 수는 2명으로 낙찰자는 법인이었다.서산테크노밸리 산업단지 내에 위치한 해당 물건 주변은 중소규모 공장과 물류센터가 밀집돼 있다. 20미터 내외 도로에 접해 있어 대형 차량 진입도 편리하다.이 전문위원은 “권리분석상 문제는 없다. 후순위 임차인이 점유하고 있어 명도에 큰 어려움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2019년에 보존등기 된 만큼 현황사진상 관리상태는 양호해 보인다”고 분석했다.그러면서 “건물 내부에 각종 물품이 적치된 상태로서 향후 강제집행시 많은 비용이 소요될 수 있으므로 추가 비용을 감안하고 입찰해야 하는 사건이다”며 “낙찰자는 물류유통업을 하는 업체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 "온 가족 함께 즐겨요"…눈썰매장 선보이는 서울 자치구[주간 동네방네]
-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서울 자치구들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눈썰매장과 눈놀이장 등을 선보인다.(사진=서초구)21일 자치구에 따르면 성북구는 지난 20일에는 석관동 우이천 다목적 광장에 눈썰매장을 연 데 이어 28일에는 길음1동 7단지 앞에도 개장할 예정이다.우이천 다목적 광장은 겨울철 최고의 놀이 시설인 눈썰매장을 운영한다. 6레인 70m 길이 대형슬로프와 4레인 40m 길이의 소형슬로프를 설치했다. 대형슬로프에는 썰매 자동 이송 컨베이어를 설치해 작년보다 편리성을 더했다. 또한 스케이트장(얼음썰매장)과 전 연령이 즐길 수 있는 눈놀이장을 운영한다. 길음1동 7단지에는 35m 길이의 얼음봅슬레이장과 스케이트장을 설치한다. 석관동 우이천 다목적 광장 및 길음1동 7단지 공터 두 곳 모두 컬링, 전통놀이, 어린이 놀이기구 등 다양한 놀거리와 즐길 거리를 마련했다. 노원구도 오는 26일부터 내년 1월 26일까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내 종합운동장에서 ‘2025 노원 눈썰매장’을 선보인다. 눈썰매장, 아이스링크장, 눈놀이동산 등 겨울 전용 체험시설을 비롯해 놀이동산, 빙어잡이 체험장, 컬링·전통놀이 체험장 등 다양한 즐길 거리를 준비한다.눈썰매장은 안전을 위해 성인용과 어린이용으로 분리했다. 성인용은 총 길이 90m, 10레인, 어린이용은 길이 50m, 6레인의 슬로프를 갖췄다. 눈썰매장 옆에는 눈놀이동산이 마련되며 플라스틱 눈썰매를 무료로 대여해준다. 올해 처음으로 조성된 놀이동산에는 슬라이딩카, 회전그네, 플라이트, 바이킹, 디스코팡팡 등 총 5종의 놀이기구가 마련된다. 기구별 이용료는 3000원에서 400원 사이다.빙어잡이는 올해도 진행하며 윷놀이, 투호 던지기, 제기차기 등 전통놀이와 동계 올림픽 인기 종목 컬링 체험장을 운영해 다양한 놀거리를 제공한다.서울 서초구도 겨울방학을 맞아 내년 2월까지 양재천수영장에 ‘겨울눈놀이터’를 꾸린다. 올해는 13m×70m 규모의 눈썰매장을 새로 마련했다.눈썰매장을 비롯해 빙어잡기, 트램펄린, 에어바운스 등 즐거운 체험과 다양한 놀이기구들도 준비했고, 몸을 녹여줄 그린하우스와 간단한 음식과 따뜻한 차를 즐길 수 있는 매점도 운영한다. 서초구민은 눈썰매장 이용료를 2000원 할인받을 수 있다. 양재천 겨울눈놀이터는 내년 2월 16일까지 오전 10시~오후 5시에 운영하며 매주 월요일과 설 당일은 휴무이다.자치구 관계자는 “겨울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겨울 놀이터를 꾸렸다”며 “많은 주민들이 찾아와 잊지 못할 즐거운 추억을 만드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尹사건' 이첩하자 대검 향한 박세현, 서신 보낸 심우정[검찰 왜그래]
-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중복수사 문제가 검찰이 사건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이첩하면서 일단락됐습니다. 이 직후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박세현 본부장(서울고검장)이 대검찰청으로 향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이후 심우정 검찰총장이 전국 검사장들에게 서신을 보내기도 했는데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윤석열 대통령이 14일 본인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뒤 대국민담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오동운 공수처장과 이진동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모처에서 만났습니다. 비상계엄 수사가 시작된 이후 공수처·검찰·경찰 국가수사본부(국수본) 모두가 윤 대통령을 수사하겠다고 나섰는데, 공수처가 검찰과 경찰에 사건을 이첩하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입니다.경찰은 공수처의 이첩 요구에 즉각 응했으나, 검찰은 결정을 미뤄왔습니다. 그러던 중 18일 오전에 만나 협의를 했으며 점심시간이 되기도 전 대검은 “검찰은 피의자 윤석열, 이상민에 대한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하기로 했다”며 “공수처는 요청한 피의자들 중 나머지 피의자들에 대한 이첩요청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당시에 특수본은 윤 대통령에게 오는 20일까지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한 상태였습니다. 특수본은 이전부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등을 줄줄이 구속하며 윤 대통령을 향한 수사의 칼을 갈고 있었습니다. 공수처의 이첩 요청에도 특수본은 윤 대통령의 사건을 넘길 생각이 없었던 것으로 해석됩니다.심우정 검찰총장이 지난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같은 해석을 뒷받침하는 게 특수본 본부장인 박세현 서울고검장의 대검 방문입니다. 박 본부장은 18일 오후 3시35분께 수사 실무를 맡은 이찬규 부장검사와 함께 대검을 방문했습니다. 이들은 1시간여 뒤에 서울고검으로 돌어왔는데 ‘항의성 방문이냐’, ‘(이첩은)수사팀과 조율되지 않은 것이냐’ 등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입장 정리가 안 됐다”고만 짧게 답했습니다.박 본부장의 방문이 보도되자 대검은 “특수본 본부장 등의 대검 방문은 검찰총장의 소집으로 금일 비상계엄사건 공수처 일부 이첩 협의와 관련한 향후 수사방향을 논의한 것”이라는 입장을 냈습니다. 박 본부장의 대검 방문은 항의를 위함이 아닌 검찰총장의 소집으로 간 것뿐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대검 설명대로 만일 항의성 방문이 아니었다면 박 본부장이 기자들 질의에 “입장 정리가 되지 않았다”는 말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법조계 시작입니다.실제 특수본 내부에서는 이첩에 대해 강한 반발 기류를 보였다고 합니다. 자칫 내부 동요가 될 수 있는 시점에 심우정 검찰총장은 18일 늦은 저녁께 “공수처의 비상계엄 관련 사건 이첩 요청에 대해 일부 피의자 사건을 이첩하기로 했다”며 “검찰의 중요한 결정이니만큼 전국 검사장님들께 그 과정을 설명드리려고 한다”며 2080자 분량의 서신을 전국 검사장들에게 보냈습니다.박세현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본부장(서울고검장)이 지난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수사 관련 브리핑을 열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 서신에서 심 총장은 “이번 사건은 국가의 명운이 달린 중대 사건으로서 그 전모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밝히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것 못지않게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법과 원칙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적법절차와 관련한 어떠한 빌미도 남기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공수처법 제24조에 따르면 공수처의 범죄 수사와 중복되는 다른 범죄 수사가 진행되는 경우 공정성 논란에 비춰 공수처의 수사가 적절하다 판단되면 공수처장이 경찰 또는 검찰에 이첩 요청이 가능합니다. 공수처의 이첩 요청을 받은 수사기관은 이에 응해야 합니다. 이같은 강행규정이 있는 만큼 공수처의 이첩 요청을 거절할 경우 향후 위법 요소가 발생할 수 있단 우려로 읽힙니다.심 총장은 “협의 과정에서 특수본 지휘부와 대검 내부 여러 의견을 들었고, 고심 끝에 최종적으로 제가 국가적 중대사건에서 법률과 절차에 따라 논란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판단으로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검찰은 역사 앞에서 오직 법과 원칙, 증거와 법리에 따라 사건의 전모를 밝혀야 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그러면서 “공수처에 이첩된 사건을 비롯해 현재 경찰에서 수사 중인 사건들은 모두 검찰에 송부돼 특수본에서 최종적인 수사와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며 “총장으로서 책임을 지고 내린 결정이지만 후배 검사들의 마음이 어떨지 같은 마음으로 짐작이 간다. 흔들림 없이 역할을 다해갈 수 있도록 검사장님들께서도 고생하는 후배들에게 따뜻한 격려의 말씀을 전해주시면 고맙겠다”고 당부했습니다.윤 대통령에 대한 사건을 이첩한 이후 검찰 특수본은 윤 대통령 내란 혐의 입증 핵심인 계엄 당시 국회의원들을 향한 체포 시도가 있었단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습니다.
- `성탄절 데드라인` 통보한 공조본…尹 대면 조사 언제쯤 (종합)
-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고 있는 공조수사본부(공조본)이 2차 출석요구서를 발송하는 등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대통령을 지근 거리에서 보좌하는 경호처장을 소환해 윤 대통령의 동선을 파악하는 등 윤 대통령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이와 함께 계엄 당시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들에 대한 1차 조사를 마무리하고 조지호 경찰청장 등을 송치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경찰 국가수사본부와 공수처, 국방부 조사본부로 구성된 12.3 내란 사태 공조수사본부(공조본)와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의 신병 확보를 놓고 경쟁 중인 가운데 지난 17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 차량들이 출입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출석통지서 재발송·경호처장 조사…‘尹압박’ 공조본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특수단)·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으로 구성된 공조본은 20일 오전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실, 대통령 관저, 부속실에 “윤 대통령은 오는 25일 오전 10시까지 공수처로 출석하라”는 취지의 출석요구서를 전달했다. 윤 대통령의 혐의는 내란 우두머리,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다.윤 대통령 측이 이번 2차 출석요구서 전달을 거부할 경우 체포영장 발부 등 강제수사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1차 출석요구서의 경우 ‘수취거부’ 등 이유로 거부된 상황에서 재차 출석을 거부할 경우 강제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지난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체포 영장에 의하는 것이 가장 적법 절차에 합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요건이 되는지도 검토하고 있다”고 체포영장 발부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특수단은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서 보좌하는 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을 최근 국가수사본부 청사로 불러 수사하는 등 본격적으로 윤 대통령을 겨냥하고 있다. 특수단은 최근 박 처장을 국수본으로 두 차례 불러 조사했다. 특수단은 비상계엄 선포 전후 윤 대통령의 동선을 재구성, 사건의 윤곽을 면밀히 파악했다. 특히 계엄 선포 3시간 전 삼청동 안가에서 조 청장 등과 계엄 관련 논의 상황을 파악하는데 수사력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이러한 상황 속에도 윤 대통령은 공수처 출석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윤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는 전날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공수처 출석과 관련해 “기본적으로 수사 상황이나 내용은 내가 말하기보다 머지않은 시기에 대통령께서 변호인단 구성을 마치고 발표를 통해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9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현안질문에서 국무위원들이 비상계엄사태 관련해 대국민 사과할때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자리에 앉아있다. (사진=뉴시스)◇‘국무회의 참석자’ 조사 완료…문상호 구속영장 청구도공조본은 지난 3일 비상계엄 전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국무위원 12명 중 9명을 소환해 조사를 완료했다. 지난 3일 국무회의에는 윤 대통령을 비롯해 12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 중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 9명이 조사를 받았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제외하고 김영호 통일부 장관, 윤석열 대통령은 아직 공조본 조사를 받지 않았다. 김영호 장관의 경우 경찰의 지속적 출석요구에도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공조본은 국무위원들 대상으로 국무회의 당시 오간 내용 등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경찰은 ‘계엄이 늦어지자 윤 대통령이 당황해 보였다’는 등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중 피고발인을 대상으로 2차 조사를 실시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피고발인 신분인 국무위원은 한 총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등이다.공조본은 계엄 사태의 전말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정보사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공조본은 20일 이른바 ‘패스트푸드점 계엄 회동’의 당사자인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문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정보사 요원을 투입한 혐의다.문 사령관은 ‘패스트푸드점 계엄 회동’ 의혹의 당사자다. 문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선포 이틀 전인 지난 1일 경기 안산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정보사 대령 2명과 함께 선관위 서버 확보 문제 등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함께 회동을 했던 노 전 사령관은 지난 18일 구속된 상태다. 공조본은 문 전 사령관을 구속해 ‘패스트푸드점 계엄 회동’을 비롯해 선관위에 정보사 요원들을 투입한 경위 등을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 '탄핵정국' 뚫고 SH공사 사장 선임 막바지…매입임대 향방은
-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서울도시주택공사(SH공사)가 지난달 중순 김헌동 전 사장 퇴임 이후 한 달여 만에 신임 사장 선임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 탄핵정국 속에서도 오는 23일 후보로 내정된 황상하 전 경영기획본부장에 대한 서울시의회 인사청문회가 예고된 가운데, 창사 이래 첫 내부 출신 수장인만큼 높은 업무 이해도에 대한 사내·외 기대가 쏠린다. 신혼부부 장기전세 ‘미리내집’ 확대 공급 등 주요 과제와 함께 그간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매입임대주택 공급에 다시 팔을 걷어붙일지 관심사다.황상하 SH공사 신임 사장 내정자.(사진=SH공사)2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의회는 SH공사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13인 구성을 마치고 최종 후보에 오른 황 내정자 인사청문회를 오는 23일 실시한다.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은 이민석 의원(국민의힘·마포1)이, 부위원장은 김종길 의원(국민의힘·영등포2)과 박승진(더불어민주당·중랑3) 의원이 각각 맡았다.SH공사가 다수의 굵직한 서울 도시개발 및 주거안정 관련 사업을 전개하는 만큼 이번 인사청문회는 황 내정자의 전문성과 경영 능력에 방점을 찍어 진행할 전망이다. 이민석 의원은 “SH공사는 주택공급, 도시개발 등을 통해 서울 시민의 주거생활 안정과 서울시 도시개발을 책임지는 대표 공기업으로, 내년 신혼부부 장기전세 ‘미리내집’ 확대공급, 용산국제업무지구 조성, 대관람차를 비롯한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 등을 추진한다”며, 이를 성공적으로 이끌 자질을 검증하겠다는 입장이다.이중 미리내집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인 만큼 황 신임 사장 체제에서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출산 또는 결혼을 계획 중인 신혼부부에게 안정적인 주거와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제공하는 저출생 대책으로, 서울시는 올해 세 차례에 걸쳐 1022가구를 공급한 데 이어 내년에도 세 차례(3·7·11월)에 걸쳐 3500여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이와 함께 내년 서초구 서리풀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포함해 리버버스·대관람차 등 한강 사업 등 주요 개발사업도 황 내정자 주도 하에 추진될 전망이다. 최근 실시설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속도를 내고 있는 송파 창의혁신 공공주택 건설 사업과 한국철도공사(코레일)과 함께 사업시행을 맡은 용산국제업무지구 도시개발사업도 주요 업무다. 특히 황 사장 선임 이후 매입임대주택 관련 전임 사장과 달라진 기조를 보일지도 관심사다. 이와 관련 서울시의회 의원연구단체 ‘서울살림포럼’이 지난 10일 개최한 ‘SH공사 공공성 연구 최종보고회’에서 김상철 시시한연구소 연구원은 임대주택 공급량 감소를 문제점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SH공사 매입임대주택 공급 실적이 2020년 6700호에서 올해 7월 기존 712호로 급감한 점을 지적하면서 “SH공사의 본연의 역할인 주거복지 증진을 위해 기존 사업구조의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한편 1964년생인 황 내정자는 지난 1990년 SH공사에 입사해 전략기획처장, 공유재산관리단장, 금융사업처장, 기획조정실장, 자산운용본부장, 경영지원본부장을 역임했다. 지난 2021년 김세용 전 SH공사 사장이 퇴임했을 당시 사장 직무 대행을 맡기도 했다.
- "징역 26년 다 채워도 51살"...의대생에 딸 잃은 아버지 '분통'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의대생 최모(25) 씨가 1심에서 징역 26년을 선고받자, 피해자의 유가족은 “국민에게 호소하고 싶다”며 울분을 터뜨렸다.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는 의대생 최모(25) 씨가 지난 5월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얼굴을 가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피해자 아버지는 20일 최 씨에 대한 재판부의 선고 뒤 “이미 사망한 제 딸의 생명의 가치를 생각해 저를 포함한 국민이라면 납득할 만한 선고를 해달라고 말씀드렸는데, 재판부는 이를 무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그는 “매일 (딸) 꿈을 꾼다. 제정신으로 살 수 있겠나”라며 “피해자에겐 아무런 관심이 없고 피고인이 의대생이고 사회에 기여할 거라고 하니 이런 판결이 나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어 “최 씨가 낸 반성문에는 다 본인과 본인 가족 이야기뿐이고 반성을 안 한다”며 “검사가 즉시 항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피해자 측 대리인도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피고인을 가볍게 처벌하니 중대범죄가 반복되는 것”이라며 “피고인의 나이를 고려하면 형을 다 채워도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 심각한 형량”이라고 말했다.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우인성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최 씨에게 징역 26년을 선고했다.재판부는 “피해자는 피고인을 신뢰하고 의지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피고인은 무방비 상태에 있던 피해자를 무참히 살해했다”며 “피해자의 지인들은 이 사건으로 다시는 피해자를 볼 수 없게 돼 충격, 상실감, 정신적 고통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청테이프와 함께 미리 준비한 범행도구를 피해자에게 여러 번 휘두른 점 등에 비춰 살해 고의는 확정적으로 보인다”며 “범행 방법이 잔혹하고 비난 가능성도 높다”고 질타했다.다만 검찰의 전자장치 부착 명령, 보호관찰 요청에 대해선 기각했다. 앞서 검찰은 최 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최 씨는 지난 5월 6일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 A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그는 A씨와 올해 4월 부모에게 알리지 않은 채 혼인신고를 했고, 이를 뒤늦게 안 A씨 부모가 혼인 무효 소송을 종용하자 결별 등 문제로 다투다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첫 공판에서 최 씨 측은 심신장애를 주장했지만, 정신감정 결과 범행 당시 심신장애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재범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A씨 아버지는 재판 과정에서 “최 씨는 의대를 졸업한 후 병원을 운영할 건물을 마련하기 위해 제 딸을 이용했다”며 “딸을 가스라이팅해 혼인신고를 했으며 딸이 이 사실을 저와 아내에게 말하자 살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지난달 결심공판에서 A씨 아버지는 “최 씨에게 사형을 선고해서 피해자 가족들이 미약하나마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길 간청 드린다”며 무릎을 꿇기도 했다.아울러 “이 땅에 법이 존재하고 준엄하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보여줘서 살인자들이 법을 우습게 여기고 범죄행위를 자행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최 씨는 최후진술에서 “저희 부모님께서는 평생 저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가르쳐줬지만 저는 그 가르침대로 살지 못해 용서받지 못한 일을 저질러버렸다”며 “한때나마 타인을 돕고 사람을 살리는 학문을 공부하며 기대를 받았던 저는 사회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충격과 슬픔만 안겨 드렸다”고 말했다.그는 또 “지난 시간 혼자만의 잘못된 생각에 빠져 있었고, 그 끝에 저지르지 말아야 할 일을 저질렀다”며 “피해자, 피해자 가족, 피해자를 사랑하는 사람들께 사죄드린다”고 했다.
- 베토벤·무소륵스키·쇼팽, 임윤찬의 올해 서울 공연 총정리[알쓸공소]
- ‘알쓸공소’는 ‘알아두면 쓸모 있는 공연 소식’의 줄임말입니다. 공연과 관련해 여러분이 그동안 알지 못했거나 잘못 알고 있는, 혹은 재밌는 소식과 정보를 전달합니다. <편집자 주>1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파보 예르비 & 도이치 캄머필하모닉 공연의 한 장면.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협연하고 있다. (사진=빈체로)[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지휘자 파보 예르비와 도이치 캄머필하모닉의 공연을 보고 왔습니다. 이날 공연의 협연자는 피아니스트 임윤찬이었습니다. 올해 클래식 마지막 화제의 공연이었기 때문일까요. 매서운 추위가 찾아왔지만 콘서트홀의 열기는 여느 때보다 뜨거웠습니다.◇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으로 올해 마무리1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파보 예르비 & 도이치 캄머필하모닉 공연의 한 장면.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협연하고 있다. (사진=빈체로)도이치 캄머필하모닉과 임윤찬이 함께 들려준 곡은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이었습니다. 쇼팽이 20세였던 1830년 작곡한 곡으로 젊은 시절의 순수함과 열정, 기교와 서정성이 모두 녹아 있는 작품입니다. 임윤찬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수줍게 등장해 합창석까지 가득 메운 관객에게까지 서둘러 인사한 뒤 곧바로 연주에 들어갔습니다.이날 임윤찬의 연주는 이전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좀 더 차분하고 섬세했다고 할까요. 1악장에선 도이치 캄머필하모닉의 연주에 심취한 듯 리듬을 타다 피아노 연주를 시작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오케스트라와 피아노가 대화를 주고받는 듯 했고요.백미는 2악장이었습니다. 쇼팽이 첫사랑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것으로 알려진, 부드러우면서도 서정적인 음악이 인상적인 부분인데요. 임윤찬은 오케스트라 연주가 잠시 멈추고 아주 잠깐의 침묵이 흐른 뒤 섬세한 타건(打鍵)으로 연주를 이어갔습니다. 오그라드는 표현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건반을 누를 때마다 어두운 밤하늘에 눈송이가 하나씩 떨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이어진 3악장에서는 변화무쌍한 타건으로 활기찬 분위기를 더했고요.1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파보 예르비 & 도이치 캄머필하모닉 공연의 한 장면.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협연하고 있다. (사진=빈체로)여전히 클래식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임윤찬의 공연을 몇 차례 보면서 그의 연주를 왜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임윤찬의 연주는 사람을 감성에 젖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피아노 앞에 앉아 음악에 심취해 연주하는 그의 모습을 보다 보면 관객 또한 각자만의 방식으로 여러 감상을 떠올리게 됩니다.◇베토벤 ‘황제’로 포문…강렬했던 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 지난 2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서울시향 ‘얍 판 츠베덴의 새로운 시작: 음악감독 취임 연주회 1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연주를 마친 피아니스트 임윤찬(오른쪽)이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과 손을 잡고 관객에 인사하고 있다. (사진=서울시향)공연을 본 뒤 올해 서울에서 만났던 임윤찬의 공연을 다시 한 번 돌아봤습니다. 첫 공연은 지난 1월 2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서울시향 음악감독 취임 연주회 ‘얍 판 츠베덴의 새로운 시작’이었습니다. 뉴욕 필하모닉 음악감독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 얍 판 츠베덴과 임윤찬의 첫 협연으로 예매 1분 만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였죠. 이날 공연에서 임윤찬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선보였습니다. 베토벤 특유의 폭발적인 1악장을 마친 뒤 츠베덴 감독과 서로 시선을 주고받는 여유로운 모습도 보여줬던 기억이 납니다.6월에는 1년 6개월 만의 전국 리사이틀 투어로 관객과 다시 만났습니다. 4월 발매한 데카 레이블 데뷔 앨범 ‘쇼팽: 에튀드’ 기념 무대였지만, 공연을 앞두고 앨범 수록곡 대신 멘델스존의 ‘무언가’, 차이콥스키의 ‘사계’, 그리고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등으로 프로그램이 변경돼 아주 약간의 우려도 있었는데요. 우려는 기우였음을 증명한 무대였습니다. 특히 다채로운 감정을 펼쳐 보였던 ‘전람회의 그림’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지난 6월 7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리사이틀. (사진=목프로덕션)내년에도 임윤찬의 활약은 계속됩니다. 가장 먼저 내년 3월 28일과 30일 ‘2025 통영국제음악제’ 상주 연주자 공연을 앞두고 있고요. 6월 파리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의 공연, 2월 다니엘 하딩 &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 협연 등으로 한국 관객과 만납니다. 스승인 피아니스트 손민수와의 듀오 리사이틀도 예정돼 있다고 합니다. 또 한 번 ‘피켓팅’(피튀기는 티케팅)이 예상되지만, 그럼에도 더 많은 이들이 그의 연주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