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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정부 임기초부터 단계적 연금개혁 나서야…증세도 불가피"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4대 연금 개혁이 급하긴 해도 우선은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사립학교교직원연금(사학연금) 등 공적연금부터 우선 통합하면서 차후에 국민연금도 통합하는 식으로 가야 합니다. 또 연금 개혁을 하려면 새 정부 임기 초 강하게 밀어 부쳐야 하며 가급적 경기가 호황일 때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조흥식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조흥식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은 2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연금 개혁은 숫자로만 되는 것이 아니며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알리고 합의와 동의를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개혁 방식에 대해 이 같이 조언했다. 문재인 정부 복지정책의 산파로도 불리는 그는 참여정부 시절 국정운영 중간평가 외부전문가평가단의 사회부문 평가분과위원장을 맡아 당시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었던 문 대통령과 알게 됐다. 2012년 대통령선거 때는 담쟁이포럼에서 문 대통령을 도왔다. 이후 문 정부 인수위원회인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포용사회분과위원회 분과위원장을 맡았다. 아울러 그는 대한민국이 현재의 `저(低)부담, 저복지`에서 벗어나 `중(中)부담, 중복지`로 가야 하는 만큼 차기 정부에서 증세 논의도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조 회장과의 일문일답 내용.-대통령선거 국면인데, 각 대선 후보들의 복지정책 공약은 어떤가.△진보든 보수든 복지정책 공약은 다 비슷비슷하다. 방향도 다 옳다. 방향성이나 공약이 달라야 이슈가 될텐데, 역설적으로 후보들마다 필요한 것들만 언급하고 있어서 큰 특색은 없으며 이슈가 되지 않는 게 문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의 저복지에서 벗어나 중복지가 되기 위해 우선적으로 중부담으로 가야 하는데, 이에 대한 뚜렷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각 후보들도 이는 얘기하지 않고 있다. -결국 국민들이 더 부담하도록 해야 하는 것인데.△차기 정부가 들어서면 증세 논의는 불가피하다고 본다. 상황에 따라 사회보험료도 일정 부분 올려야할 수 있다. 4대 보험료율 인상만 해도 최근 좀 미진했던 만큼 앞으로 더 올려야할 것 같다. 아울러 선한 부자들이 더 역할을 하도록 해 기부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몇몇 기업 창업자들이 자신의 재산 절반 이상을 기부하기로 약속하는 등 그런 분위기가 생겨나고 있다. -증세라는 게 쉽지 않다.△우리 같은 경우는 저부담 저복지 모델인데, 선진국이 되려면 중부담 중복지가 돼야 한다. 이에 대해서는 여야 관계없이 모두가 그 방향으로 가자고 동의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금과 4대 보험 등을 지금보다는 더 걷어야 한다. 유럽만 해도 소득의 35% 정도를 세금으로 내고 있다. 그 대신 교육과 돌봄, 주거, 건강, 고용까지 5대 사회서비스가 완벽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렇다 보니 코로나19 팬데믹이 와도 이런 국가들은 소상공인에 대해 평소에 벌던 수익의 80~90%까지 지원해줬고, 직업유지 프로그램도 탄탄하게 이뤄졌다. -국민연금 개혁은 최대 과제인데, 안철수 후보 정도만 4대 연금 통합을 공약을 냈다.△대부분 후보들이 입을 닫고 있고, 통합 공약을 낸 안 후보도 아주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없다. 4대 연금을 통합하겠다고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공적 직능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 군인연금을 우선적으로 통합한 뒤에 민간의 국민연금과 통합하는 단계적인 방안을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 구체적인 방법론을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통합하려고 한다면 이해당사자들로부터 합의를 구할 수 없다. 연금수급 개시 시기를 늦춘다고 하면 당장의 빈곤이라는 리스크가 생길 수 있다. 수급 개시시기를 65~70세로 높이면 쉽지만 그게 만만치 않다. 단순히 숫자 계산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합의를 구해야 하는 부분이 중요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알려줘야 한다. 특히 연금 개혁을 하고자 한다면 정부의 힘이 빠지기 전인 정부 출범 초기에 밀어 부치는 일이 필요하다. 또한 경제가 좋으면 저항이 덜 생기는 만큼 경기가 어느 정도 활황일 때 드라이브를 거는 게 원칙이다. 팬데믹 하에서 개혁을 하고자 하면 돈을 더 내는 개혁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도 50년 후 재정이 고갈된다고 하지만 경제가 호황이라면 이 역시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지금은 적립 방식이지만, 재정 고갈 예상시점 10년 전 쯤부터 건강보험처럼 걷어서 지급하는 부과 방식을 일부 결합하는 쪽으로도 고민해볼 수 있다.
- [200자 책꽂이]구독, 자유를 팝니다 외
- △구독, 자유를 팝니다(김상지|312쪽|삼성글로벌리서치)매달 회비를 내고 회원이 되면 필요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원하는 만큼 사용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는 소비자들이 겪던 여러 불편과 번거로움, 지갑 사정까지 한 번에 해결해주며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전 분야를 파고들며 기업의 비즈니스 방식을 근본부터 바꾸고 있다. 경영학 박사인 저자가 구독 서비스를 ‘비즈니스 모델 혁신’과 ‘거대한 소비혁명’의 시선으로 분석한다.△나는 매일 죽은 자의 이름을 묻는다(수 블랙|444쪽|세종)세계적 법의학자인 저자가 범죄소설보다 더한 실제 사건을 풀어놓는다. 작은 뼛조각으로 죽은 자의 신원과 사인을 밝혀가는 충격적이면서도 감탄을 자아내는 논리적 추론과 명쾌한 과학적 설명을 소개한다. 뼈에 관한 과학적 지식을 통해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통해 존재와 인생의 의미, 그리고 사건 뒤에 숨겨진 이야기 속 공감의 시선을 독자와 공유한다.△강남 되는 강북 부동산은 정해져 있다(엄재웅|436쪽|위즈덤코리아)서울 아파트 시장의 거래량이 줄면서 실거래가 지수 역시 불안하다. 모두가 기다렸다는 듯 하락 조짐이 보인다고 난리다. 그러나 하락장에도 오르는 부동산은 분명히 있다. 금융 위기 이전부터 부동산 업계에서 일해온 저자는 그동안 하락장에도 투자를 의뢰하는 부자들을 위해 가격이 오르는 부동산을 찾아왔다. 서울시가 발행하는 개발계획 ‘서울시생활권계획’ 분석에 그 답이 있다.△수소경제(이민환·윤용진·이원영|296쪽|맥스)탄소중립 시대로 가는 길은 결코 쉽지 않다. 산업혁명 이후 200년 넘게 이어져 온 인류 문명 시스템은 대부분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탄소중립은 에너지 생산은 물론 각종 제품 생산, 유통 소비에 이르는 경제·사회·문화적 사이클 전체를 바꾸는 작업이다. 그 해답은 수소경제에 있다. 국내외 3인의 석학이 수소가 기후위기 시대에 필요한 이유 등 수소경제의 모든 것을 정리했다.△한국 대학의 뿌리, 전문 학교(김자중|336쪽|지식의날개)한국의 대학은 ‘스카이’(SKY)라는 극단의 서열 문화로 요약된다. 미국이나 유럽도 우리와 비슷할까. 한국 근현대 고등교육 연구자인 저자의 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세계적인 명문대는 거의 사립이지만 우리는 유독 ‘국립대’를 선호한다. 모든 대학은 각자의 서열과 등수를 가지고 있으며, 인기 있는 주요 대학은 모조리 서울에 몰려 있다. 대한민국 대학과 고등교육의 뒤틀린 기원을 살펴본다.△생태의 시대와 DMZ 외(최재천·고재열 외|184~224쪽|열린책들)통일 교육서 시리즈 ‘손안의 통일’이 시즌3로 돌아왔다. 주입식 통일 교육을 탈피하고 통일과 평화 문제를 독자 스스로 숙고하도록 이끄는데 초점을 둔 시리즈다.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 신문기자 겸 여행감독 고재열, 영화비평가 강성률, 이주·난민을 주제로 연구해온 정진헌 교수, 사단법인 한국DMZ평화생명동산의 지역 생태 활동가들이 생태와 환경을 주제로 통일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 3040 젊은 부자들이 수백억 한강뷰 주택에 사는 이유[찐부자 리포트]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명품은 누구나 만들 수 없음과 가질 수 없음의 교차점에 있습니다. 집도 마찬가지죠.” (박현철(43) 피아크건축사사무소 대표)▲서울 용산구 유엔빌리지 내 위치한 ‘라누보 한남’ 1차 건설 현장에서 바라본 한강 야경. 단 4세대로 구성된 1차 단지는 오는 3월 입주 예정으로 현재 분양 중인 2차는 총 7세대만 거주할 수 있는 단지로 2023년 완공 예정이다. (사진=백주아 기자)3040 젊은 부자들이 서울 한강변 고급 주택으로 모이고 있다. 사는 지역과 주택 형태가 부의 척도로 자리 잡으며 10가구 내외의 분양가 200억~300억 수준의 희소한 집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이다. 부동산 불패 신화 압구정 현대아파트나 신흥 부촌 한남 더힐·나인원 등 고가의 다세대 아파트·빌라조차 이들에게는 ‘매스티지(대중과 명품 합성어)’인 셈이다. 찐부자들은 남들이 범접할 수 없는 ‘구별짓기’를 시도한다. 최근 샤넬 기피 현상처럼 사치재 구매에서 나타나는 ‘차별화’ 시도가 집에서도 나타나는 것이다. 명품 가방, 시계, 자동차를 구매하는 건 어느 정도 경제력만 있어도 가능하나 집은 그렇지 않다. 국민 소득이 3만 달러를 돌파해 거주지가 사회 경제적 부의 수준을 가늠하는 지표가 된 요즘 부자들은 집에서 한 단계 더 들어간다. 다른 집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설계, 디자인, 가전 등으로 부의 수준을 한층 부각하는 식이다.▲라누보 한남 1차 조감도. (사진=피아크건설)12년 이상 고급 주택을 건축해온 박현철 피아크건축사사무소 대표를 19일 만나 요즘 젊은 부자들이 사는 집은 어떤 집인지, 기존 주택과 무엇이 다른지를 물었다. 현재 박 대표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유엔빌리지 ‘라누보(LANUVO) 한남’을 건설 중이다. 라누보는 유엔빌리지 내 소규모 고급 주택 최초로 200억원대 분양가를 기록하며 주택 시장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박 대표는 고급 주거지 요건으로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조건, 뷰가 있는 장소’를 꼽았다. 그는 “장소가 집 평수를 이기는 시대가 되면서 조망을 집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단순히 창문으로 한강 뷰를 바라보는 것을 넘어 사계절의 풍경이 생활 공간으로 연장될 때 다른 집과 대체할 수 없는 ‘구별짓기’가 된다”고 말했다. 장소를 집 안으로 끌어들인 설계를 할 때 가장 최적의 화학반응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한강이 보이는 넓은 테라스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고 옥상 정원에서 석양을 보며 친구들과 가든 파티를 즐기는 식이다. 부자들이 아파트가 아닌 소규모 주택을 찾는 것도 구별짓기의 연장이다. 박 대표는 “대기업 관점에서 만든 고급 아파트 역시 다수에게 환호받는 대중적 형태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개인 취향을 반영한 비스포크를 구현하기 어렵다”며 “공간적으로 주인이 집에 종속되지 않고 오롯이 주체가 되려면 집에는 군더더기가 없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림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배경을 심플하게 구현하는 미술관처럼 집의 디자인은 눈에 거슬리는 장식을 배제하는 것이 핵심이란 설명이다. 그는 “하이엔드의 최고점은 보이지 않는 디테일과 완성도로 이를 구현하려면 설계자의 숙련도와 이해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박현철(43) 피아크건축사사무소 대표. 박 대표는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학·석사를 지내고 동 대학원에서 현재 건축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대한민국 건축사(KIRA)로 지난 2010년 데뷔 후 국내 14곳의 고급 주택을 비롯해 미술관, 병원, 대형빌딩 등의 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사진=피아크건설)부자들 연령대에 따라 주택 선호 형태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도 특징이다. 서진형 경인여대 경영학과 교수(대한부동산학회 회장)는 “50대 이상 부자들은 아방궁과 같은 전원주택을 선호하지만 최근 젊은 부자들은 개인 프라이버시가 보장되고 분양가 규제가 없는 20호 이하 최고급 빌라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젊은 신흥 부자들이 서울의 대표 부촌 강북 성북동과 평창동, 강남 압구정동 대신 한남동과 청담동을 거주지로 택하는 것도 이 같은 경향에 따른 것이다. 라누보 한남과 비슷한 콘셉트의 고급 주택에는 에테르노 청담이 있다. 영구적인 한강 뷰 입지의 에테르노 꼭대기 층 펜트하우스(488㎡) 분양가는 300억원으로 국내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건축계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스페인 건축 거장 라파엘 모네오가 설계한 이 집은 현대건설이 2023년 9월 완공할 예정이다.▲에테르노 청담 조감도. (사진=에테르노 청담)최고급 주택에는 그에 걸맞은 하이엔드 리빙 제품이 탑재된다. 소파와 침대 등 이동식 가구는 각자 취향에 따라 바꿀 수 있지만 집이 만들어질 때부터 거치된 요소 중 흉내 낼 수 없는 퀄리티를 보여주는 것은 부엌, 화장실, 드레스룸 등을 구성하는 리빙 옵션이다. 패션과 자동차가 브랜드 별로 계급이 나뉘듯이 고급 주택에는 럭셔리 리빙을 대표하는 브랜드의 최고급 제품들이 적용된다. 대표적인 럭셔리 주방 가구 브랜드에는 독일 에거스만(Eggersmann)과 불탑(Bulthaup), 이탈리아 보피(Boffi)가 있다. 이들 브랜드 제품의 세트당 가격은 1억~2억원을 호가한다. 가전 브랜드에는 독일 300년 역사의 가게나우(Gaggenau)와 100년 역사 밀레(Miele)와 미국 서브제로 등이 있다. 드레스룸은 이탈리아 리마데시오(Rimadesio), 바닥은 리스토네 조르다노(Listone Giordano) 등 일반인이 들었을 때는 생소하지만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브랜드로 이 같은 제품은 리빙 계의 ‘에르메스’로 통한다. ▲위는 독일 하이앤드 주방가구 브랜드 에거스만(Eggersmann)과 아래는 이탈리아 국보 브랜드 리마데시오(Rimadesio). (사진=공식 홈페이지 캡처)이 외에 집 내부를 무엇으로 채우느냐에 따라 부자들의 취향과 성격도 드러난다. 최신 운동 기구는 물론 수 억원대의 오디오, 수십억대 미술 작품 등 부자들은 각자의 개성에 따라 자신만의 공간을 완성한다. 거실 한가운데 120인치 4K 초고해상도(UHD) 텔레비전을 두는 사람도 있지만 벽 전면에 거대한 미술 작품을 걸어두고 자신의 문화적 소양을 뽐내기도 한다. 집은 껍질일 뿐 그 안을 채우고 자신만의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개인의 순수한 역량이고 자유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부자들의 주택 선호 경향에서 드러나는 구별 짓기가 결국 ‘차별화’ 심리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들에게 드러내놓고 과시하기보다는 극소수만 누릴 수 있는 비밀스러운 공간에서 자신이 선택된 사람이라는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부자들은 자기가 속한 그룹에 진입 자체를 쉽게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남들이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차별화를 시도한다”며 “명품 가방과 수입차처럼 이동성이 있는 재화는 과시적 속성이 두드러지지만 진짜 부자들은 집에서 자본주의와 물질주의 속에서 만끽할 수 있는 최상의 것을 누리는 것에 오히려 초점을 둔다. 이들에게 과시하는 것은 오히려 촌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 [목멱칼럼]관계의 힘 키우는 마법의 주문
- [박용후 관점디자이너]인간(人間)은 사람 사이에 사는 존재입니다. 그 관계의 질(質)에 따라 사는 맛이 달라집니다. 저는 좋은 사람들이 만나면 반드시 좋은 일이 일어난다고 믿습니다. 하버드대학교의 오랜 연구에서도 인간관계의 질(質)이 행복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학문적으로 밝혀낸바 있습니다. 저에게는 젊은 시절 읽은 책 한권에서 발견한 멋진 한 문장이 가슴깊이 보석처럼 남아있습니다. 나카타니 아키히로라는 작가가 쓴 ‘내 영혼의 비타민’이라는 책에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나를 도와줄 사람의 숫자는 내가 도와준 사람의 수와 같습니다.” 전 이 말이 진정한 인간관계, 강력한 인간관계가 어찌 만들어지는지에 대해 정곡을 찌른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변에는 인맥(人脈)과 아는 사람을 혼동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같은 학교를 나왔으니, 고향이 같으니,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이니 인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관계들은 절대 인맥이 아닙니다. 그저 관계를 맺을 수 있음에 조금 유리할 뿐입니다. 이익만을 위해 맺어진 관계는 그래 오래가지 못합니다. 관계의 목적이 이익중심이니 인간관계는 뒷전이니까요. 그러한 관계는 이익을 중심으로만 자랍니다. 대표적인 것이 정치인들과의 관계입니다. 일반사람과 정치인들과의 관계는 그리 오래가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맺는 관계는 그들이 가진 힘, 즉 권력의 후광만을 바라보며 맺어진 관계가 대부분이니까요. 정치인들도 그들과 주변에 연결된 사람들을 이해관계 중심으로만 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필요하면 연락하고, 필요하지 않으면 연락하지 않습니다. 안부를 묻는 것도 후원금 모금 시즌이 되거나, 그들이 그 사람을 필요할 때에만 집중되어 있습니다. ‘정치적’이라는 단어가 그리 좋은 느낌의 단어가 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이익중심으로만 인간관계를 맺어가는 사람들의 태도는 원하는 것을 갖게되면 본색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지인 가운데 돈을 벌고 나니 거만해진 사람이 있었습니다. “왜 저렇게 변했을까?라는 질문에 그를 아는 지인의 대답은 이랬습니다. ”원래 그런 인간이었는데 이제 돈을 가졌으니 그걸 가리거나 감출 필요가 없어졌으니까요“ 즉, 그가 전에 했던 행동은 진심이 아니라 무언가를 얻기 위해 가식적으로 했던 행동이라는 것이죠.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 일을 본 이후 저는 진짜 부자는 그 사람이 부자가 되었음을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느냐가 결정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주변의 보통사람들 중에서도 정치인과 비슷한 인간관계를 맺어가는 사람들이 꽤 됩니다. 필요에 의해서 맺어진 관계가 중심이 된 사람의 인생은 외롭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도 진심이 없는 목적중심의 관계 위주로 사람을 대한 사람은 그가 가진 것이 바닥을 드러내면 그의 주변에는 아무도 없게 됩니다. 사람의 관계는 함께 웃었던, 함께 울었던 시간과 비례합니다. 인맥은 상대방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자랍니다. 이런 간단한 법칙을 알지 못하면 이익중심의 빈 관계만이 주변이 둘러쌀 뿐입니다. 그러나 정치인이라도 진심을 가진 정치인 주변에는 진심을 가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기업인도 마찬가지고, 보통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목적에 의해 가까워지고 멀어지는 관계는 목적이 사라지면 관계도 사라집니다. 진짜 큰힘을 발휘할 수 있는 원동력은 그것이 비록 정치라도, 사업이라도, 작은 일이라도 진심을 갖고 사람을 대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제가 살아오면서 느꼈던 가장 힘이 쎈 관계의 저력은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는 태도에서 나온다는 것이었습니다. 상대방을 먼저 도우려는 마음, 상대방이 정말 잘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상대방을 대하는 것을 통해 좋은 관계는 만들어집니다.또하나 그 관계의 힘을 키우는 마법같은 주문이 하나 있습니다. 마음 속으로 상대방이 ”정말 잘됐으면 좋겠다“라고 빌어주는 것입니다. ”당신이 정말 잘됐으면 좋겠습니다.“관점 디자이너 박용후
- 상반기 관망세 속 '양극화' 심화..."똘똘한 한채 집중"
-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올해 부동산 시장은 대출규제와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상향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최근 집값 급등 피로감과 수요가 억제되면서 부동산 가격이 소폭 조정될 수 있지만, 추세하락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특히 현금 부자 등 자금 여력이 충분한 수요자들만 매매시장에 몰리는데다 다주택자 규제까지 겹쳐 지역별, 상품별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거래절벽 속 관망세가 짙어지면서도 일부 지역에서는 신고가가 계속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정훈 기자]◇금리인상·가격상승 부담감에 거래절벽 심화…양극화 지속할 듯이데일리가 부동산 전문가 10인을 대상으로 ‘주택시장 전망’을 설문한 결과 대다수 상반기까지 집값 상승세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차주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반영돼 담보 대출금 규모가 대폭 줄어든데다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거래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금리 인상은 채무 상환 부담을 증가시키고 수요자의 위험 선호 약화로 이어져 결국 부동산 구매수요 관망과 거래량 감소로 나타날 수 있다”면서 “이는 오히려 주택시장 양극화를 극대화 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작년 중저가 실수요 시장에서 거래가 급감하고 상승세 둔화 또는 하락 거래까지 나오고 있는데, 이는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영향을 받아 관망세로 돌아선 것”이라면서 “짧게는 대통령 선거가 있는 3월 이후, 길게는 6월 지방선거까지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최근 거래절벽과 상승세 둔화 움직임이 부동산 시장 하락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고준석 동국대학교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오는 7월 계약갱신 청구권의 한 주기가 끝나는 시점에선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며 “불안한 전세시장이 매매가격을 밀어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김제경 투미 부동산 소장은 “대선 전후로 집값 상승세 둔화 분위기가 전환될 것”이라면서 “차기 정권의 부동산 정책 방향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종부세 과세기준일인 6월 1일 기준으로 매도세가 커질 수는 있다”고 전망했다. 윤지해 부동산 R114 수석연구원은 “급매물이 거래돼 거래가 하락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선 이후 지금과 같은 상황이 추세화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송파구의 아파트 단지 모습.시장 양극화는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이어지면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쏠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강남과 그 외의 지역, 수도권과 지방 등에 따라 양극화가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혼란기에는 강남, 그리고 상품으로는 새 아파트나 재건축될만한 아파트에 수요가 몰린다”며 “강남은 덜 내리고, 다음에 더 오를 것이라는 학습효과가 있다. 또 강남 부동산 투자자들은 애시당초 대출에 영향이 없어 금리 인상에 둔감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우 인베이드 투자자문 대표는 “최근 거래절벽현상은 인기지역의 매도의뢰가 없고 비인기지역은 매수의뢰가 없기 때문이다”며 “‘똘똘한 한 채’라는 시장이 만들어진 탓”이라고 진단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센터장은 “시장 조정기에 거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며 “공급이 많은 지역이나 서울과의 접근성이 떨어진 곳들이 먼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대출 요인이 많이 작용한 상황인데다 거래 비수기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며 “지금 모든 지역이 다 하락하는 게 아니고 어느 지역에선 신고가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너스 프리미엄·상승폭 축소에 ‘변곡점’ 지적도일각에선 웃돈 거래가 사라지고 실거래가가 하락하는 장면을 두고 집값 변곡점의 전조 증상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오피스텔 분양권 시장에선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다. ‘묻지마 투자’나 ‘영끌 투자’에는 주의가 요구되는 이유이다. 실제 인천 서구 ‘청라리베라움더레이크플러스’는 최근 분양가 대비 1500만원 낮춘 매물이 시장에 나왔다. 인근 ‘루원시티 1차 SK리더스뷰’ 오피스텔 분양권도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최대 2000만원까지 형성돼 있다. 경기 안산시 ‘힐스테이트 안산중앙역’의 경우, 지난 13일 기준 네이버 부동산에 52개의 분양권 매물이 등록돼 있는데 이 중 절반인 25개가 마이너스 프리미엄·무프리미엄 물건이다. 분양가보다 낮은 물건의 경우,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최대 500만원까지 형성돼 있다. 주택시장도 주춤하는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월2주차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을 보면 서울 집값은 0.02% 올라 전주(0.03%)보다 상승폭이 축소했다. 자치구별로 성북(-0.01%)·노원(-0.01%)·은평구(-0.01%)는 하락했고 마포·강북·도봉구는 보합 전환되기도 했다.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는 “마이너스 프리미엄과 하락실거래가 출현이 늘어나면서 변곡점은 찾아왔다고 보인다”며 “올해 중순이나 내년 초반에는 본격적으로 하락세 시작될 것으로 보이며 경기, 인천, 대전, 대구 등에서 먼저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서울 분양 늘어도 서민에겐 '그림의 떡'
-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다음은 17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1면- 서울 분양 늘어도 서민에겐 ‘그림의 떡’- 정부-한은 ‘자중지란’ 물가·경기 다 놓칠판- “NFT·메타버스 동시 공략, 방탄NFT 내놓을 것”- 굼융당국, 4대 코인마켓 돈세탁 검증한다△종합- 코로나가 만든 ‘베짱이 세상’- 호랑이해 호령할 주식이 책 속에 있소이다△엇갈린 정책 공조- 정치논리에 밀려 사상 첫 1월 추경…인플레 우려에도 여야 “돈 더 풀어라”- 매파 고수한 한은…“대출부담 부작용 해소는 정부 몫”- 금리인상에 거리두기 연장까지 덮쳐…내수경기 위축 불가피△종합- 전전긍긍 영끌·빚투족…이자 불어나는데 집값·주식·코인은 뚝- 직장갑질금지법 後…괴롭힘 줄었지만, 5인 미만 사업장은 여전- LG엔솔 청약에 ‘계좌 개설’ 붐…증권사 신규계좌 최대 3배 폭증- 택배노조 “17일 13시까지 대화 나누자”…총파업 여론 악화에 ‘출구전략’ 꺼냈나△혼란 자초한 방역당국- 업종 특성 무시한채 획일적 적용…무리한 방역패스 확대로 ‘혼선’ 일으켜- 청소년 방역패스 좌초…접종률·정상등교 ‘빨간불’- 지역별 형평성 논란에…“누더기 방역패스 기준 바로잡아야”△정치- 李 “강원 평화특별자치도 추진”- 尹 “서울에 주택 40만가구 공급”- ‘숙고’ 심상정, 광주 붕괴현장 방문…이르면 오늘 ‘대국민 메시지’ 낼 듯- 김건희 녹취 공개에 내달 尹 출연 영화 개봉…野 첩첩산중- 文대통령, 중동서 수소·수출·수주 ‘3수 외교’ 돌입△경제- 수요 줄어도 계속 오르는 우윳값 제동…정부, 원유 용도별로 가격 차등화한다- 소상공인 방역지원금 설 전에 못 받는다- “올해도 유가 고공행진…배럴당 100달러 넘을 수도”- ‘통상인재 키우자’…산업부, 법무인턴 과정 첫 실시△글로벌- 올림픽 3주도 안 남았는데…오미크론에 뚫린 베이징 ‘비상’- 일촉즉발 우크라이나 美, “러, 내달 침공할수도”- 넷플릭스, 북미서 또 가격인상 1년 2개월 만에 1~2달러 올려- 환태평양 연안 쓰나미 경보…日 7개현 주민 21여명 대피△신년 인터뷰-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 일률 적용은 곤란- “저임금 노동자 주거 문제, 중앙·지방정부가 함께 나서야”△증권- 날개 없는 추락 아모레퍼시픽…멀어져 가는 ‘시총 10兆 클럽’- LG엔솔 IPO 역대급 흥행 예고에…LG화학 주주 “나 어떡해”- 미국 긴축 경계감 지속 LG엔솔 청약 수급 부담도△돈이 보이는 창- 억눌린 분양가…알짜단지 쏟아진다△돈이 보이는 창-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17년 만에 잠실 신축…‘로또 단지’ 기대감- 수도권 ‘활할’ 지방 ‘무더기 미달’…청약 ‘양극화’ 뚜렷△재무설계, 더 스마트하게- 네 손 안의 비서 재무관리사 따로 없네- 포트폴리오 SNS 공유하고, 유전자 검사까지…금융 넘어선 ‘인생 동반자’△아트테크&금융·ETF- ‘국보’가 사고파는 미술품이 될 수 있나요- 서학개미 ‘BITO’ 468억원 줍줍…비트코인 투자, ETF에 올라타자- 100세 시대 동반자 종신보험의 진화△산업- 이사회만큼 막강한 ‘MZ위원회’가 온다- 빅2 개편 좌초된 조선업계 경쟁이냐 협력이냐 갈림길- 8년 만에 빛보는 TV용 OLED…LGD 흑자전환 예감- 車 생산 350만대 붕괴…16년 만에 최악△ICT- 5년 된 코인 시장에 ‘500년 된 자본시장 룰’ 적용 안 된다- SW마에스트로 13기 모집- 컨트롤타워 재정비한 카카오…“위기 정면돌파”- ‘NFT가 판 흔들라’…대선주자들 엇갈린 반응△중소기업- 1M에 먼지 1개…최고 클린룸 기술, 이차전지·바이오로 확대- 혼코노미 시대…1인가구 맞춤형 ‘미니가전’ 뜬다- MZ세대 창업가 육성…청년창업사관학교 운영 ‘민간’ 확대△소비자생활- “덜 붐비고, 핫한 명품 많아”…MZ세대 청담 홀릭- 정작 ‘찐부자’는 샤넬에 시큰둥- “몰카부터 유해홍보물·위조품까지 전천후 감시”- 롯데마트 PB상품 ‘요리하다 다리집 떡볶이’ 출시 일주일 만에 매출 1위△스포츠- 박성현 “부활찬가”…고진영 “세계 1위”- 벤투 눈도장 받은 김진규·백승호 대표팀 중원 사령관 경쟁 불붙나- 연장서 버디 쑥…김주형, 새해 짜릿한 역전승- 백신 미접종 조코비치, 결국 호주오픈 참가 못하고 추방△부동산- 꽉 막힌 대출에 전셋값 부담까지…‘월세’로 내몰리는 서민들- LH, 오늘부터 4차 사전청약 일반공급·수도권 신희타 접수- 재건축 기대감 솔솔…‘사자’ 몰리는 헌 아파트- SK에코플랜트, 인천 뉴서울·현대아파트 재건축 수주△오피니언- 금리인상이 불러올 기업 자금 혹한기- K바이오, CMO·기술수출 너머를 보자- 중고차시장 개방, 사이다 장관의 고구마 행정- 최석운 ‘말타기’△피플- 예금보험 개편 당위성 공감…현실 감안해 조정할 것- 신한카드 ‘1위 생활 금융플랫폼’ 목표…“통합 월간 이용자 1000만명 넘겠다”- “혜택 줄게, 데이터 다오…고객과 ‘기브 앤드 테이크’ 하죠”- 애경산업, ‘가족친화 기업’ 재인증 획득△사회- 수색 장기화에 애타는 실종자 가족…손님 끊긴 주변 상인도 ‘발동동’- 공수처, 첫돌 행사 ‘비공개’ 입 닫을 수밖에 없는 이유- 증상악화에도 “기다리세요”…코로나 재택치료, 사실상 방치- 檢 정진상 소환…대장동 ‘윗선’ 밝혀지나- ‘채동욱 뒷조사’ 남재준 前 국정원장 무죄
- [여행] 土의 기운일까, 祖의 덕일까…진주 부자마을의 비밀
- 경남 진주 승산마을을 하늘에서 본 모습.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아늑하다. 풍수를 잘 모르는 사람도 ‘살기 좋은 곳’이라는 것이 느껴질 정도다.[진주(경남)=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예부터 경남 진주는 물자가 풍부한 도시였다. 물자가 풍부한 도시는 문화와 교육이 발달하는 법. 조선시대에 이르러 진주에서 양반문화와 교방문화가 발달한 이유이기도 하다. 경북 안동은 단 2명의 정승만 배출한 반면, 정승을 11명이나 배출했을 정도로 세가 대단한 도시였다. 진주는 풍수지리와 지기가 좋은 지역으로도 꼽힌다. 옛 시대의 영화를 일일이 논할 것도 없다. 근대 들어 진주는 한국의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굴지의 재벌들을 배출한 도시다. 재미있는 점은 이 재벌들이 한 시골마을에서 자라 한 학교에서 동문수학했다는 사실이다. 진주 동쪽에 자리한 지수면의 한 마을과 초등학교다.진주 승산마을의 연정. 김해 허씨 연당 허동립(1601~1662)을 추모하는 제실이다. 허동립은 1636년 병자호란 때 병마사로 제수되어 큰 전공을 세운 인물이다◇허씨와 구씨가 600년 전부터 터를 잡고 살았던 마을거부의 기운으로 가득 찬 마을과 학교를 찾아간다. 목적지는 경남 진주 지수면에 자리하고 있는 승산마을이다. 이 마을은 어떻게 조성된 것일까. 본래 600여년 전부터 허씨 집성촌이었다. 300년 전 허씨 일가에서 능성 구씨를 사위로 맞으면서 허씨와 구씨 일가가 대대로 사돈을 맺으며 함께 살았다.마을은 겉보기에는 평범해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갈수록 수십 채의 기와집이 모여 있어 고즈넉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여기에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아늑하다. 풍수를 잘 모르는 사람도 ‘살기 좋은 곳’이라는 것이 느껴질 정도다.경남 진주 승산마을을 하늘에서 본 모습. 이 마을에서 가장 작은 가옥이 500평 정도로, 보통 1200~1300평에 달한디거 힌다.실제로 이 마을은 풍수지리적으로 물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흐르는 역수(逆水). 물이 나가는 곳이 보이지 않아 재물이 모인다거나, 양 날개를 펼친 학 모양의 방어산이 이 마을을 가리키고 있어 부자의 기가 있다는 것이다.그래서일까. 승산마을에는 구한말 만석꾼만 2명이 있었다. 한 마을에 만석꾼이 한 명만 있어도 부자마을로 통하던 시기였다. 여기에 오천석꾼과 천석꾼도 여러 명이 살았을 정도로 부유한 마을이었다. 부자의 기운은 후세에도 이어졌다. 마을 집들을 둘러보다 보면 깜짝 놀란다. 집마다 내걸린 안내판에는 대기업 LG와 GS 계열의 창업주 생가라고 적혀 있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그룹 총수들이 서로 이웃하며 산 마을이다. 모두가 허씨 또는 구씨다. LG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을 비롯해 LIG 구자원 회장, 쿠쿠전자 구자신 회장, GS 창업주인 허준구 회장과 그의 아들인 허창수 현 회장, 알토전기 허승효 회장, 삼양통상 허정구 전 회장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벅차다. 대한민국 산업화를 일군 기업가 다수를 배출한 마을이다.경남 진주의 승산마을. LG, GS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을 일으킨 창립자들의 생가가 모여 있는 마을이다.◇구한말 만석꾼 ‘허준’, LG·GS의 시발이 되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구한말 만석꾼 중 한 명인 허준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허준은 GS그룹의 뿌리인 허만정의 부친으로,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사람이다. 그에 대한 일화 중 일부를 소개하면 이렇다. 그는 평소 남이 볼 때는 짚신을 신고 다니고, 그렇지 않을 때는 들고 다닐 정도로 근검한 생활을 했다. 하지만 홍수로 인근 주민들이 호별세를 내지 못하게 되자 세금을 대신 내주기도 했을 정도로 베푸는데 인색하지 않았다. 77세 때는 자신의 재산이 화로 남을 것을 염려해 재산을 4등분해 국가와 이웃, 친족과 조상에게 나눴다. 그의 의장비에는 이런 내용을 새겨 자식들이 지키도록 했다. 분배한 재산 중 논 600마지기는 진주여고의 전신인 진주일신학당을 세우는 데 쓰이기도 했다.경남 진주 승산마을은 담장 너머 국내 굴지의 대기업 창업주의 생가가 모여있다.그의 아들인 허만정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는 최준, 안희제와 함께 독립운동의 자금줄 역할을 한 백산상회를 세웠던 인물이다. 이후 허만정은 1946년 이웃이자 사돈인 연안 구인회(LG그룹 창업주) 씨가 락희화학공업사를 창업할 때 거액의 자본을 투자했다. 이 투자는 훗날 LG그룹의 주춧돌이 됐다. 그러면서 허만정은 그의 아들(3남)의 경영수업을 부탁했다. 당시 허만정은 아들인 허준구(전 LG건설 명예회장)에게 “구씨가 알아서 잘할 테니 절대 경영에는 간섭하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한다.마을의 역사를 살펴보았으니 이제 마을을 천천히 둘러볼 차례다. 마을 들머리에는 효주공원이 있다. 이곳 한쪽 바닥에 설치된 네모난 돌판도 ‘좋은’ 기운이 서린 곳으로 통한다. “확실하지 않지만, 돌판에 그려진 문양이 허만정 집안의 병풍에 그려진 문양이라는 얘기가 있다”는 것이 가이드의 설명이다.마을로 들어서자 드넓은 터에 50여 채의 한옥이 펼쳐져 있다. 가옥은 여느 양반마을의 그것보다 크다. 가이드는 “이 마을에서 가장 작은 가옥이 500평 정도로, 보통 1200~1300평”이라고 소개했다. 이런 기와집들이 일제강점기에는 150여 채나 있었지만, 지금은 단 50여 채가 남아 있다.경남 진주의 승산마을은 LG, GS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을 일으킨 창립자들의 생가 50여곳이 모여있다. 마을에 있는 창립자 생가의 문고리를 잡으면 부자의 기운을 얻어갈 수 있다고 한다.◇한국 100대 재벌 중 30명이 다닌 학교가 있다담장을 사이에 두고 재벌과 재벌의 집이다. LG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생가와 그 옆에는 구자원 LIG 창업주 생가, 바로 옆이 쿠쿠전자 구자신 회장의 생가가 있다. 뒤편으로 돌아가면 허창수 GS 회장의 본가다. 담길을 더 걷다보면 허만정 GS 창업주의 아버지인 허준 선생의 생가도 보인다. 그 앞으로 LG 구자경 회장의 외가와 GS 집안 종가, 삼성그룹 창업자인 이병철 창업주의 누나 생가가 있다. 골목 끝에는 허구연 야구 해설위원의 생가도 있다. 마을 전체가 궁궐을 걷듯 아늑하고 고풍스럽다. 고가 내부를 들여다볼 수는 없다. 그래도 생가 주인의 이름이 적힌 알림판 앞에서 부자의 기운을 받아볼 수는 있다. 그래도 아쉽다면 대에 걸린 문고리를 잡고 부자의 기운을 느껴보는 것도 좋다.도로 건너편에는 초등학교가 있다. 1921년 개교한 지수초등학교다. 지난 2009년 인근 압사리 송정초등학교와 병합되면서 이름을 내주고 폐교됐다. 대신 텅 빈 학교 건물에는 ‘옛 지수초등학교’라는 명패를 새로 내걸었다.구인회(LG), 이병철(삼성), 조홍제(효성) 회장이 심었다고 알려진 지수초등학교의 부자소나무이 학교의 명성은 졸업자 명단을 보면 알 수 있다. 1980년대까지 지수초등학교 출신 중 30명이 한국의 100대 재벌에 이름을 올렸다. 아동문학가인 최계락 시인의 모교도 지수초다. 무엇보다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가 모두 이 학교 출신이다. 이들은 비슷한 시기에 학교를 다니면서 운동장에서 함께 축구를 즐기기도 했다.교정에는 ‘부자소나무’가 있다. 구인회·이병철·조홍제 회장이 심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09년 태풍으로 부자소나무가 일부 부러지자 LG그룹에서 소나무 전문가를 파견해 치료하고 고정장치를 설치하기도 했다. 졸업생이나 학교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모두 이 나무 앞에서 사진을 찍어 부자의 기를 받아간다.1980년옛 지수초등학교 교문이 있던 자리. 1980년대까지 지수초등학교 출신 중 30명이 한국의 100대 재벌에 이름을 올렸다.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 토스는 되는데…은행 신사업 진출엔 대못
-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다음은 16일자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토스는 되는데…은행 신사업 진출엔 대못-삼성, 로봇사업 본격화…내년 4월 첫 상용화 로봇 출격-씨티銀, 소비자 보호책 내주 나온다-2주간 초강력 ‘일상 멈춤’ 가닥 ‘인원 제한’에도 손실보상 추진-[사설]저성장ㆍ고물가 예고된 내년, 경제 리더십이 더 문제다-[사설]생산연령인구 기준 확대, 추진해 볼 이유 충분하다△종합-카드 갱신 내년 9월까지만 가능…신용대출 ‘3년 거치 10년 분할상환’ 가닥-[줌인] 워킹맘ㆍ청년ㆍ이주동포…외면받는 이들 목소리 대변할 것△‘강력한 거리두기’로 유턴-‘모임 4인, 영업 밤 9시’ 부활전망…“식당ㆍ카페 영업제한 실효성 의문”-“방역 협조 끝났다” 뿔난 자영업자들 총궐기 예고-우여곡절 끝 시작한 ‘학교 방문접종’…접종률 높일까△수능 오류 판결 후폭풍-1점에 등급ㆍ수시 당락 좌우되는데…미뤄진 대입일정에 수험생 혼란 가중-전원 정답 처리에…“모든 학생 같은 점수 불공평” 반발-수능 도입 후 출제 오류만 9번…평가원 신뢰도 치명타△전문가와 함께 쓰는 스페셜리포트-은행 자금중개 기능은 다 내주는데…빅테크 데이터 공유는 ‘찔끔’-고승범 ‘동일 기능, 동일 규제’ 원칙 재차 강조-올해 개정안 통과 물건너간 전금법…내년 일정도 ‘안갯속’△종합-고용 양극화ㆍ무인화의 그늘…코로나에 일자리 잃고 로봇에 설 자리 뺏겨-‘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일파만파 “가격비교 가능” vs “혼란 부추겨”-실손보험 방치땐 10년 후엔 112조 적자-11월 코픽스 또 최고치 주담대 금리 더 오른다△정치-고개 숙인 윤석열ㆍ김건희…사태 확산 경계한 野-추가 폭로 이어간 與…“김건희, 결혼 후에도 허위경력 적어내”-문자전송에 3억 쓴 尹, 여론조사에 3억 쓴 李-文 대통령 ‘실리외교’ 성과에도 “코로나에 자리 비워” 비판 직면-김일성 동생 김영주 사망…김정은 화환 보내 애도-靑,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1년 유예 추진에 우려 전달△경제-복숭아 공동선별ㆍ출하로 작업 효율성 UP…‘오후 있는 삶’ 누리게 됐죠-자동차시장 침체 속 독주하는 친환경차-매파로 기운 주상영…1월 기준금리 만장일치로 올리나-이재명표 ‘지자체 산업안전지도관’ 추진△글로벌-물가ㆍ인건비 급등에…美 식당 10곳 중 6곳 메뉴 줄여-골드만삭스ㆍJP모건 직원에 ‘통큰 보너스’-中 11월 산업생산 3.8% 반등…소매판매는 급감-美 상원, 부채한도 3000조원 증액 법안 통과△산업-한종희ㆍ경계현 “우리는 원삼성…실패해도 괜찮아”-“콘텐츠가 경쟁력”…OTT에 손 내미는 완성차-비노조원 300명 출근 통보…한국타이어 비상가동 돌입-현대글로비스 獨에 자동차선 전용 터미널 확보-LGㆍLX ‘아름다운 이별’에 남은 3가지 과제는…△ICT-그때 그 ‘싸이’ 사진 150억장 고화질 복원…오픈 첫날공개-카카오 AI, 달리풍 그림까지 그린다“-인앱결제 ‘반드시’ 외부결제 ‘선택’…구글 꼼수?-네이버클라우드, 200개 넘는 서비스로 아마존 추격나서△제약ㆍ바이오-국내기업, 4.7兆 ‘지속형 성장호르몬’ 세계시장에 도전장-JW중외제약 아토피 신약 글로벌 임상 2b상 진입-셀트리온 초기투자 1000% 수익…성장기는 지금부터-IPO 앞둔 보령바이오파마, SK바사와 협력강화△과학카페-‘내 연구물 히트 예감’…직접 회사 차리는 과기원 교수들-”인류 최대 난제인 기후변화 자연적 변동성도 고려해야“-머스크, 뇌에 칩 심어 생각 읽겠다는데…일반인 적용은 머나먼 길△증권-반도체株 반등에…코스피 한달 수익률 ‘글로벌 1위’-자이언트스텝 ‘10배’ 올해 공모주 수익 1위-소액주주 눈물 빼는 ‘분할 후 동시상장’ 제동건다△증권-삼성전자도 가세 ‘판’ 커진 로봇…M&A시장 ‘불꽃 튄다’-책임부자 자산 45%로 확대” 공무원연금, 2026년까지-코로나 이후 1년 2개월만에…다시 열린 공매도-남양유업도, 쌍용차도…해 넘기는 ‘M&A 빅딜’△부동산-“문재인 정부 다주택자 규제 강화가 주택시장 정책 왜곡”-‘창원 두산위브 더센트럴’분양 두산건설, 663가구 규모 조성-둔촌주공 조합-시공사, 1시간반 만났지만 ‘평행선’-LH “내년 주택공급 물량 확대…시기도 앞당기는 방안 추진”△문화- 새해 포문 열 클래식 공연, 파란눈 마에스트로를 주목하라-물의 파동과정 사진으로…SF영화 속 신세계 온듯-수의사 관객, 강아직 관객…행복배달 공연, 주인공은 바로 ‘당신’△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예술품 NFT 발행 적극지원…미대 안 나와도 유명작가 되는 길 열 것-어린이ㆍAI도 출품 가능한 문화예술축제…출품작 NFT로 발행△피플-“오징어게임, 지상파만 있을 땐 틀 수 없던 콘텐츠”-DL 대표이사에 전병욱-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에 윤성태 휴온스글로벌 부회장-주택건설의 날…금탐산업훈장에 아이에스지주 권혁운 대표-JB금융지주, 김기홍 회장 3년 더-한국사회과학협의회 회장에 박영렬 연세대 교수 선출-이병만 코스맥스 대표 ‘이달의 산업기술상’ 수상-정희수 생보협회장 “생명보험 산업 신시장 개척 지원할 것”-2PM 찬성 “새 생명 축복…내년 초 결혼” 깜짝 발표△오피니언-[정덕현의 끄덕끄덕] 압축성장의 그림자 ‘K디스토피아’-[생생확대경] ‘최악의 공무원’ 퇴치법-[e갤러리] 송광찬 ‘밖으로 본 풍경’△전국-타당성 검토 끝난 ‘내항’ 재개발…딴지거는 인천시-문화산단 등 5대 개발 본격화 지역경제 살리기에 역량 집중-부동산 투기에 뇌물 수수…대전ㆍ세종교육청 ‘청렴도 낙제점-인천 청라에 BMW R&D센터 들어선다△사회-‘영장 없이 민간인 통신 조회’ 위헌 논란에도…5년째 심리만 하는 헌재-‘라임 로비’ 윤갑근 전 고검장, 2심 무죄…“정당한 변호사 역할”-QR체크인 사흘 만에 수월 자영업자들 ‘안도의 한숨’-‘주식 대박’ 옛 직장 동료에 대한 질투심의 끝은-수도권ㆍ충청 미세먼지 ‘매우나쁨’…비상저감 조치
- '내 연구물 히트 예감'..직접 회사 차리는 과기원 교수님들
-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과학기술특성화대학에 교원(교수) 창업 열기가 뜨겁다. 앞서 레인보우로보틱스(KAIST), 클리노믹스(UNIST) 등이 코스닥 상장을 이뤄내며 학교, 기업 발전의 롤모델을 제시하며 교수들에게 자극을 줬다.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설립한 오준호 KAIST 명예교수는 2013년 창업 당시 20% 지분을 기부했고, 회사와 주식 가치가 올라가면서 교내 창업기업 발전기금 중 최대 규모인 50억원을 기부했다. 클리노믹스도 상장까지 성공하며 학교에 30억원의 발전기금을 보탰다.이처럼 자신이 연구해 온 연구물이 직접 시장에서 쓰이고, 개인은 부자로, 학교는 발전기금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창업을 우대하는 분위기를 기회로 삼아 연구, 학생 지도가 아닌 창업에 눈을 돌리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최대 5년까지 겸직도..미국 시장 먼저 공략 기업도 ‘눈길’교원 창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분위기다. 교수 창업을 외도로 보는 시각이 많이 사라졌다. 대학별로 연수는 다르지만 겸직 제도를 최대 5년간 부여하고, 창업까지의 기간도 줄여주는 한편 복잡한 규정은 상대적으로 많이 해소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14년부터 현재까지 교원 창업 기업은 △KAIST(42개) △GIST(10개) △DGIST(13개) △UNIST(58개)에 이른다.교원 창업기업의 분야, 목적, 사업영역은 다양하지만, 기업 몸집을 키우면서 새해에는 대박을 노리고 있다. 예비창업팀 대부분이 교수인 곳도 있다. 올해 ‘실험실 특화형 창업선도대학’ 사업 주관기관으로 선정된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의 10개 예비창업팀 중 교원이 대표인 창업팀은 6곳에 이른다.내년에 코스닥에 상장하면 몸값만 1조원으로 예상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미국 시장부터 공략하며 ‘본 글로벌(Born Global)’로 현지시장에 도전하는 기업도 등장했다. UNIST의 에스엠랩, 리센스메디컬이 대표적인 사례다. 조재필 교수가 이끄는 에스엠랩은 누적 투자금액만 1000억원을 넘고, 상장 시 기업가치가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건호 교수가 설립한 리센스메디컬은 내년에 미국에서 제품을 출시한 뒤 내후년께 코스닥 상장을 준비할 계획이다. 임상시험을 반복해야 하는 특성상 자주 자리를 비워야 해서 5년의 겸직 기간이 끝난뒤 휴직까지 하며 기업활동에 전념하고 있다.[이데일리 문승용 기자]◇‘나스닥’ 상장 이야기도..코로나19도 기회로 삼아이러한 교수 창업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자회사를 준비하는 곳도 있다. KAIST는 KAIST 홀딩스를 내년 1월에 출범시킬 계획이다. 그동안 내부 직원들이 기술사업화를 지원해왔다면 독립적 회사를 운영해 학교가 보유한 기술로 수익을 만들고, 인센티브도 줘서 성과를 낼 계획이다. KAIST는 최근 주요 보직자 회의에서 뉴욕 캠퍼스 설립 추진에 맞춰 나스닥에 진출하는 교수 창업 기업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코로나19로 기업활동에 어려움이 있는 가운데서도 기술력을 기반으로 공익적 활동을 하면서 시장에 도전하는 기업도 있다. 김일두 KAIST 신소재공학과 석좌교수가 창업한 김일두연구소는 나노섬유 공정 기술을 바탕으로 한 나노필터 마스크를 출시하고, 가스나 화학약품의 누출을 막는 누출 방지 시스템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김일두 교수는 “레인보우로보틱스와 같은 성공적인 창업 사례들에 교수들이 큰 자극을 받고 창업에 뛰어들고 있고, 기업, 학교, 자신에게 도움이 될 기회를 찾고 있다”면서 “교수들이 ‘나스닥 상장’까지 도전하자고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기업인 만큼 여러 난관도 극복하고 있다. 조재필 UNIST 교수는 “지방이고 신생기업이다 보니 잠재력이 있어도 학생들이 대기업이나 안정적인 기업으로 떠나는 사례도 많다”며 “우수한 인력 모집에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공장증설부터 코스닥 상장까지 순서대로 이뤄나가겠다”고 말했다.
- [200자 책꽂이]미스터 마켓 2022 외
- △미스터 마켓 2022(이한영 외│356쪽│페이지2)올해 주식시장은 유례없는 상승을 기록한 이후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지지부진한 장이 이어지면서 수익을 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 내년 주식시장은 어떻게 전개될지 분석하기 위해 경제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였다. 올해 시장을 통해 교훈 삼아야 할 포인트를 짚고 내년에는 어떤 관점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분석하며 사야 할 주식들을 선별해 준다. △2022 대한민국이 열광할 시니어 트렌드(고려대학교 고령사회연구센터│348쪽│비즈니스북스)많은 기업들이 23억 명에 달하는 MZ세대를 잡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책을 쓴 고려대학교 고령사회연구센터는 MZ세대는 표면적으로는 미디어, 유행, 트렌드를 이끄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강한 소비력을 갖고 성장하는 소비자는 5070세대라고 주장한다. 책은 5070세대의 욕망과 취향을 분석하고, 이들이 열광하는 비즈니스 아이템 100개를 소개한다.△차이나 모빌리티 2030(윤재웅│264쪽│미래의창)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저탄소 등 세계적 기조에 맞춰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 급격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은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이지만, 모빌리티 비즈니스 부문에서는 후발주자에 가깝다. 책은 무인 택배 로봇,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차, 도심항공 모빌리티 등으로 미래 모빌리티 핵심 강국으로 떠오르는 차이나 모빌리티를 소개한다.△부자, 관상, 기술(김영한│280쪽│쌤앤파커스)과거에는 재무제표, 애널리스트의 전망, 시가총액, 업계순위 등 전통적인 데이터를 분석하면 투자에 성공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빅데이터, 위성사진은 물론이고 AI, 바이오메트릭까지 최신 트렌드 기술이 돈을 버는 시대다. 책은 금융, 보험, 투자 업계에서 활용하고 있는 비정형 데이터들과 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투자 시장의 상식과 심리 본능을 설명한다.△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최승자│192쪽│난다)한국 현대시에서 여성의 목소리를 독보적으로 펼친 최승자 시인의 산문집이 1989년 첫 출간된 지 32년만에 재출간됐다. 기존 책에 1995~2013년까지 쓰인 산문을 더했다. 시대의 억압에 맞섰던 젊은 날부터 1998년 시집 ‘연인들’을 펴내던 중 발병한 조현병으로 정신과 병동에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던 날들, 욕심과 꾸밈도 없는 최근 근황까지 삶의 세월이 펼쳐진다.△꽃잎 떨어지는 소리 눈물 떨어지는 소리(박상률│260쪽│해냄출판사)시와 소설, 희곡, 어린이·청소년 문학작품 등 다양한 분야의 글을 두루 집필하며 이름을 알려온 박상률 작가의 산문집이다. 살아가며 겪은 숱한 사랑과 이별, 빛과 어둠, 삶과 죽음을 주제로 그동안 발표했던 글들을 주제별로 나눠 정리했다. ‘삶은 떨어져 지워지는 꽃잎과 눈물과 같다’ 등 저자가 느낀 삶의 교훈이 다양한 시적 표현으로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