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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터센터 훈풍 곧 분다…리츠 '저가 매수'해 올라타라
-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연초 배당 매력에 약세장 속에서도 피난처로 주목받던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하반기 들어서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금리 상승과 부동산 가격 하락 우려가 겹치면서 주가가 크게 빠졌다. 전문가들은 장기 투자 관점에서 배당수익률을 본다면 오히려 주가가 하락한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말한다. 특히 최근 카카오 먹통 사태로 데이터센터가 부각하면서 상업용 부동산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대안이라고 설명한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카카오 먹통 사태’ 데이터센터 투자 수요 증가 전망23일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리츠는 모두 21개다. 최근 주식시장이 급락한 가운데 주요 리츠들도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다만 주가가 하락하면서 대부분 상장 리츠의 배당수익률은 8~9%대까지 치솟았다.리츠는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호텔, 오피스, 물류센터 등 부동산에 투자한 뒤 임대료와 매각 차익을 배당하는 간접투자 상품이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안정적인 배당수익률로 주목받았지만 상황이 반전됐다.미국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린 가운데 한국은행이 2번 연속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한 번에 인상)을 단행하면서 기준금리가 3.0%로 올랐기 때문이다. 리츠는 투자금, 은행 대출 등으로 부동산 자산을 사들여 임대료와 시세 차익을 주주들에게 배당하는데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자 비용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주택시장에 이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투자심리도 위축됐다.시장에서는 리츠가 최근 조정을 받고는 있지만 전자상거래 시장 확대와 데이터 사용량 증가로 첨단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등 새로운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 수요는 늘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2020년 상반기 7개에 불과했던 상장 리츠는 불과 2년여 만에 21개로 증가했다. 투자 대상도 오피스, 리테일에 집중했던 것에서 벗어나 물류, 복합, 해외자산 등으로 다양화하는 추세다.특히 최근 ‘카카오 먹통 사태’로 데이터센터 중요성이 부각하면서 이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리라 예상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 IT 대기업이 인프라 투자를 크게 늘리면서 시장이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창동 밸류업시스템즈 책임연구원은 “물류센터나 데이터센터가 3~4년 사이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면서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장기 임차 수요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춰 투자자가 많이 찾고 있다. 최근에는 카카오 사태로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에 관리를 강화하면서 투자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이어 “부동산 구조화 금융도 점차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개인 투자자가 직접 투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많지만 이미 자산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에 개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시장이 돼가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간접투자가 활성화할 것이다”고 말했다. 인터넷 데이터센터(IDC) 모습. (사진=이미지투데이)◇금리 인상·부동산 침체 우려 불구 고배당 매력…저가 매수 ‘기회’전문가들은 최근 리츠의 주가가 부진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배당을 노린다면 저가 매수 기회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다만 무조건 배당이 높은 종목에 접근하기보다 금리부담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일정 규모 이상의 리츠를 고르는 것이 좋다. 안정적인 임차인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리츠인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롯데리츠는 롯데그룹을 임차인으로 두고 있어 안정적인 리츠로 꼽힌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아울렛 등 롯데그룹 관련 건물이 기초자산이다. SK리츠는 서울 종로 서린빌딩, 전국 116개 SK주유소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리츠다. 국내 상장 리츠 최초로 분기 배당을 시행하고 있다. 이리츠코크렙은 NC백화점 야탑점, 뉴코아아울렛, 2001아울렛 등을 기초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ESR켄달스퀘어리츠는 국내 유일한 물류 전문 리츠로, 전국 18개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배상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리츠가 저평가 구간이어서 투자하기에 적기다”며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라면 금리 인상이 어느 정도 마무리하는 것을 확인하고 들어가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이어 배 연구원은 “리츠에 투자할 때는 구성 자산이 좋은 입지에 있는 물건인지, 임차인과 장기 계약했는지, 임대료가 물가와 연동해 있는 지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과기정통부 “SK센터 전체 전원 차단, 카카오 이중화 문제 살필 것”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이번 화재로 소실된 리튬이온 배터리 랙. 사진=임호선 의원실 제공이번 화재로 소실된 납축전지(사진=임호선 의원실)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가 전문가들과 함께 이번에 발생한 화재 피해가 커진 원인에 대해 조사한다.과기정통부는 관계부처 및 민간의 전문가들과 함께 이번 카카오 서비스 장애를 일으킨 원인 분석과 향후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21일 밝혔다.SK C&C 데이터센터에 대해서는 지하 3층 배터리실에서 책꽂이 2개 정도 부분에서만 화재가 발생했으나, 화재 진압을 위해 전체 전원이 차단됐다고 했다. 이에 따라 소화설비의 적정성과 구역별 전원관리 등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카카오의 경우에도 한 개의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사고가 전체 서비스 중단으로 이어지고 복구도 지연되는 상황으로 볼 때 서버 이중화 체계의 적정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앞으로 과기정통부는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관련 제도와 기술을 혁신해 나갈 방안을 만들 계획이다.SK C&C 판교 데이터센터. 2014년 6월 24일 사용승인이 났다, 지하4층~지상6층의 건물이다. 화재가 난 지하3층에는 배터리실, 발전기실, 변전실이 있다. (사진=임호선 의원실)전력 100%가동, 카카오 서비스도 대부분 회복과기정통부는 그동안 긴급하게 추진되어 온 피해 복구 현황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SK C&C 데이터센터 전력 설비에 대한 긴급 복구가 완료되어 서버 가동을 위한 기본전력을 100% 공급하고 있고, 카카오와 네이버 서비스 대부분이 사고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되었다. 다만, SK C&C는 무정전전원처리장치(UPS) 예비전력까지 완벽하게 복구하는 데는 빠르면 3주가 걸릴 것으로 예측했고, 카카오와 네이버는 당분간 디지털서비스에 일시적인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전국 데이터센터 소방 및 전기 설비 점검과기정통부는 소방청 등 관계기관과 함께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 예방을 위해 전국 데이터센터·기간통신망의 소방과 전기 설비 등에 대해 점검할 계획이다.또, 전문가로 구성된 사고조사반을 통해 부가통신서비스와 데이터센터에서 나타난 사고 원인을 면밀하게 분석하여, 부가통신서비스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과 데이터센터 생존성을 높이기 위한 보호조치 강화방안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지금까지는 사각지대에 있던 데이터센터와 디지털서비스를 정부의 재난 대응 체계에 포함하여 보호 계획 수립에서부터 정기 점검과 합동훈련 등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법제도 개선도 추진할 예정이다.중장기적으로는 디지털서비스의 안정성과 안전성 향상을 위한 기술을 전략적으로 개발하고 적용할 계획이다. 화재위험이 낮은 전고체 배터리와 통신 재난 상황을 대비해 어디서나 이용 가능한 위성인터넷 기술 개발도 추진할 예정이다.디지털 위기관리 본부 상시 운영특히 과기정통부는 사고 발생 시마다 조직을 만들어 대응하기보다는 가칭 ‘디지털 위기관리 본부’를 상시 운영해서 디지털 인프라와 서비스의 재난예방-훈련-대응-복구 등 전주기적 점검·관리 체계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디지털서비스가 멈추면 우리나라 사회·경제가 마비될 정도로 큰 타격이 발생하므로, 기간통신망은 물론 데이터센터와 디지털서비스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사고도 재난으로 규정하고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다만, 일정 규모 이상의 디지털서비스로 검토 대상을 한정해서 사업 초기 혁신에 주력하는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이 규제 부담을 걱정하지 않도록 정부에서 각별히 신경을 쓸 계획임을 밝혔다.과기정통부는 이러한 향후 대응방안을 대통령실에 보고했고, 앞으로 방송통신재난대책본부를 중심으로 사고 원인 규명과 이에 따른 구체적인 대책을 충실히 마련할 계획이다.박윤규 제2차관 주요 인터넷 기업과 서비스 안정성 긴급 점검회의한편, 과기정통부는 오늘 박윤규 제2차관 주재로 「국내 부가통신사업자 서비스 안정성 긴급 점검회의」를 개최하여 사업자의 서버 장애 발생 등 비상상황에 대비한 보호조치를 긴급점검 한다.회의에서는 국내에서 국민 생활과 밀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부가통신사업자와 함께 다양한 장애발생 상황에 대비한 보호조치를 긴급점검하고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참석 기업은 구글, 넷플릭스, 메타플랫폼스, 우아한형제들, 당근마켓, 아마존 AWS, 지에스네오텍 등이다.참석자들은 전력 차단, 화재 등 유사시에 대비한 서버 이중화, 트래픽 분산 등 안정적 서비스 제공을 위한 운영·관리 현황을 공유하고, 향후 이상 징후 조기 발견, 서버 다중화 방안, 이용자 고지방안 등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만드는데 적극 협력할 예정이다.기술적 제도적 개선방안 마련박윤규 제2차관은 “이제 부가통신서비스는 국민 생활에 필수적인 인프라 역할을 하는 만큼,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과기정통부는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분야 전문가 등과 문제점을 세밀히 분석하여 기술적·제도적 개선방안을 마련하는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고물가·강달러가 뭐죠?’…백화점·편의점업계 3분기도 순항
-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고물가·고환율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와중에도 백화점과 편의점은 3분기에도 굳건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보복소비’로 호황을 누린 백화점은 소비 양극화에 따라 명품 판매가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편의점은 ‘불황 특수’를 누리며 근거리 쇼핑이라는 장점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백화점 ‘빅3’, 3분기 호실적 예상…명품판매 호황(그래픽=김정훈 기자)20일 증권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신세계(004170)백화점, 현대백화점(069960) 등 백화점 ‘빅3’가 이번 3분기에도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대신증권은 롯데백화점이 3분기 매출 7090억원, 영업이익 990억원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8.1%,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가전을 제외한 명품과 남성·여성복, 잡화 등 대부분의 카테고리 성장률이 20~25% 수준으로 매우 양호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신한투자증권은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3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880억원, 8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년 대비 각각 203.4%, 44.1% 증가한 수치다. 양사 모두 명품을 중심으로 전 지점에서 매출이 신장한 데 따른 호재다.백화점은 코로나19 팬데믹 초반에는 극심한 부진을 겪었지만 지난해부터 반등한 뒤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소비 양극화가 심해지는 가운데 명품 패션 및 뷰티 제품에 대한 소비가 살아났을 뿐만 아니라 강달러 현상에 해외에서 쓸 돈을 국내에서 소비하고 있어서다.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대형마트 등 다른 유통업체가 부진을 보이는 반면 백화점의 성장세는 견고하다”며 “새로운 큰손으로 떠오른 MZ세대를 중심으로 럭셔리 패션 상품을 집중 공략하는 점이 주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편의점도 굳건…생활 밀착형 상품으로 소비자 공략편의점도 소비심리 위축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모양새다.삼성증권에 따르면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282330)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0% 증가한 90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액은 2조70억원으로 같은기간 12.5% 뛰며 2조원대를 사상 처음 기록할 전망이다.GS리테일(007070)의 GS25도 실적 전망이 좋다. 키움증권은 GS리테일이 3분기 영업이익 77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6% 증가할 것으로 봤다. 이 밖에 세븐일레븐, 이마트24도 올해 흑자 전환한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편의점 업계는 초고물가 속에서 가성비를 찾는 소비자를 잡은 점이 주효했다. 3년 만에 재개된 서울 불꽃축제 및 핼러윈 등 외부 활동 증가의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소비 둔화 우려를 가성비를 강조한 상품을 앞세워 극복하고 있다”며 “특히 ‘런치플레이션’(점심값 상승) 대체품으로 고품질 간편식의 인기가 실적을 견인중”이라고 설명했다.이커머스 성장세가 계속되고 대형마트와 면세점 등 전통적 유통 채널의 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백화점과 편의점의 강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특히 편의점은 생활 밀착형 채널로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2년 3분기 소매유통업경기전망지수(RBSI)’는 기준치(100)를 밑도는 84로 집계됐는데 유일하게 편의점은 103을 기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재유행이 조심스레 예상되면서 백화점을 통한 보복 소비는 이어질 전망”이라며 “나만의 소비를 중시하는 MZ 세대가 백화점 고객의 중심축으로 떠오르면서 이들을 붙잡기 위한 프로모션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형마트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한 편의점 역시 수입맥주 등 높은 이익을 거두는 상품을 주축으로 하반기 다양한 고객층을 공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IPO 침체에 비상장시장도 꽁꽁…카뱅도, 컬리도 신저가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지난해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던 비상장 주식시장도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상장을 앞두고 인기를 끌던 컬리, 케이뱅크, 두나무 등 주요 비상장 주식의 주가는 반토막났다. 미국의 가파른 금리인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침체까지 가시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업공개(IPO) 시장이 찬바람을 맞으며 기업들의 상장이 지연될 가능성이 커지자 비상장주식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식어가는 모습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케이뱅크, 카뱅 주가 약세에 IPO 기대 ‘뚝’20일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이날 케이뱅크는 전 거래일보다 100원(0.99%) 오른 1만200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말만 해도 2만1000원대에서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반토막난 것이다. 전날(19일)은 신저가인 1만1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케이뱅크는 2020년 6월 암호화폐(가상자산) 거래소인 두나무와 실명계좌 제휴를 맺으며 외형을 키웠다. 암호화폐 열풍이 불던 지난해 고객이 220만명에서 3배가 넘는 710만명으로 불어날 정도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올해 코인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떠나며 비상장주식도 침체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기업공개(IPO)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케이뱅크가 비상장주식으로 인기를 끈 것은 내년 3월까지 상장을 할 것이란 기대 탓이었다. 하지만 최근 주식시장에서 성장주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는데다 카카오뱅크(323410)까지 침체하며 분위기는 바뀌었다. 이날 카카오뱅크(323410)는 전 거래일보다 550원(3.16%) 내린 1만6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작년 공모 당시보다도 56.79% 내린 수준이다.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떨어지면 케이뱅크의 몸값 계산도 어려워진다. 케이뱅크가 올해 9월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한 직후 시장에서는 3조~4조원대를 예상했다. 자기자본 1조7500억원에 주가순자산비율(PBR) 2~2.5배를 적용한 가격이다. 지난 상반기 카카오뱅크의 PBR이 2.5배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한 계산이었다. 그런데 이날 카카오뱅크의 PBR은 약 1.49배 수준인데 이를 케이뱅크에 적용하면 기업가치는 2조6000억원이 된다. 회사 측이 기대한 7조원 가치와는 더욱 벌어지게 된다. 케이뱅크의 상장 계획이 연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본확충을 위해 IPO가 필요하긴 하지만, 기업가치를 훼손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상장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IPO 기대 식고 유동성 줄자…선학개미도 안녕컬리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올해 초 컬리는 11만6000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비상장주식 시장에서 2만9000원에서 움직이고 있다. 역시 신저가다. 현재 거래되는 주가로 추정한 시가총액은 1조1200억원이다. 작년 기관투자자들은 컬리의 기업가치를 4조원대로 봤지만 3분의 1토막이 난 셈이다. 지난 8월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컬리는 내년 2월까지 상장해야 한다. 시장 안팎에서는 거시 상황이 좋지 않으니 컬리가 상장에서 한 발 물러설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다만 컬리는 “한국거래소와 주관사, 투자자 등과 상장 철회에 대한 어떤 의사소통도 한 적이 없다”며 “지난 8월 상장 청구 승인 이후 정해진 기한 내 상장을 추진하기 위해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IPO를 둘러싼 분위기가 위축되면서 ‘선(先)학개미’들이 비상장주식 시장을 떠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비상장시장 K-OTC의 10월 일 평균 거래대금은 24억1258만원으로 지난해 12월(36억1774만원)의 3분의 2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상장 가능성이 있는 비상장 주식을 싸게 사 상장 후 비싸게 파는 게 선학개미들의 수익 방법이지만, 주식시장이 침체하며 상장 후 공모가를 하회하는 종목이 늘며 투자자들은 시장을 떠나고 있다. 남기윤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비상장기업 투자는 금리 상승, 물가 상승, 주식시장 하락 등으로 크게 위축됐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최근엔 대어들이 줄줄이 IPO를 철회하는 모습이다. 이달 골프존커머스가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잔여일정을 취소하고 상장 철회를 신청했고 카카오게임즈(293490)의 핵심 자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도 제반상황이 좋지 않다며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CJ올리브영 등이 상장 계획을 접은 상태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비상장주식은 유동성이나 심리적인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투자처인데 상장 철회 등 IPO시장의 변동성까지 커지니 예측가능성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상장을 철회한다고 해도 아예 계획을 엎기보다 연기하는 수준이겠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좀 더 신중히 접근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 역대 최악의 SK센터 화재…민간 데이터 센터 안전점검 사각지대
- [이데일리 김현아 김국배 김아라 기자] 지난 15일 발생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역사상 최악의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불은 지하 3층 전기실에만 머물렀는데, 전원 공급은 5일째에야 완료되면서 카카오 서비스 장기간 먹통 사태에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이중화를 안 한 카카오 책임과 별개로 SK센터 역시 화재 대응에 미흡했고, 비상대응 매뉴얼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20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SK 판교센터는 배터리와 무정전전원장치(UPS)가 각각 한 개씩만 있었는데도 배터리가 불타고 있다는 이유로 성급하게 물을 뿌리고 전원을 내렸다. 소방서 도착 1시간 14분만, 자체 시스템 감지 이후 1시간 32분만이다. 소화가스(할로겐 K-23)가 분출된 시간은 겨우 1시간 30여분이다.SK 측은 배터리 화재만 제압하면 곧바로 전원을 켤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착오였다. 당일 저녁 11시 45분 화재는 진압됐지만, 물로 인한 감전 위험 때문에 전원 공급에 실패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배터리와 UPS를 이중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물을 뿌린 걸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데이터센터 전문가는 “배터리와 UPS가 한개만 있는 상황이라면 소화가스를 더 사는 한이 있어도 버텨야 한다. 그래야 서버의 생명인 전기가 죽지 않는다”고 했다. 전원 차단을 최대한 늦췄다면, 카카오가 서버를 복구하는 시간을 벌 수 있었다는 의미다. 화재 위험 때문에 LG유플러스 서초센터는 배터리를 건물 외부에 두고, 네이버 춘천 센터 ‘각’은 배터리가 필요없는 ‘다이나믹 UPS’를 쓴다. 박원기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각에는 배터리 없이 전기를 공급하는 다이나믹 UPS를 썼다. 전원에 장애가 있을 때 발전기가 자동으로 킥오프되는 방식으로 구축했다. 돈은 많이 든다”고 했다.배터리와 UPS가 이중화돼 있지 않음에도 서둘러 물을 뿌려 전원 공급이 늦어진 데 대해 SK측도 아쉬워했다. SK C&C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사업자는 고객사 서버 정보를 알 수 없다. 카카오 서버의 이중화 정도를 알았다면 물을 뿌리는 시기를 달리했을 수 있다”고 했다.SK센터는 비상 상황 매뉴얼에 따른 대응도 미숙했다. 이데일리가 국회를 통해 입수한 ‘판교캠퍼스 A 비상 상황 대응 매뉴얼’에는 인근 소방서 전화번호나 인명 사고에 대비한 비상연락망이 없고, 가스로 배터리 진화에 실패했을 때를 대비한 매뉴얼도 없었다. SK는 오후 3시 20분 내부 시스템 감지 이후 13분이 지난 3시 33분에서야 직원이 119로 화재 신고를 했다.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라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매뉴얼이 없어 현장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강중협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KDCC) 회장은 “물을 뿌린 것은 사전에 인근 소방서와 교류가 없었다는 얘기”라며 “인근 소방서와 사전 협의해 1년에 한 번 정도 연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빌려주면 점검 대상, 나만 쓰면 제외…‘점검 공백’이처럼 역대 최악의 데이터센터 화재사건이 나면서 국내 민간 데이터센터의 ‘안전 점검’에 사각지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KDCC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국내 전체 데이터센터 156개 중 공공 부문을 제외한 민간 데이터센터 수는 88개로 집계됐다. 현행 정보통신망법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같은 집적정보통신시설은 매년 보호조치 이행 점검을 받아야 한다. 사업자와 입주사가 다르면서 규모가 500㎡ 이상인 곳이 대상이다. 쉽게 말해 SK C&C처럼 카카오 등 다른 기업들에게 상면을 빌려주면 규제 대상이지만, 자체 데이터센터를 자사 서비스 용도로만 쓴다면 제외된다. 자체 데이터센터가 없는 카카오 같은 부가통신사업자도 대상이 아니다. 네이버의 경우 ‘각 춘천’을 자사뿐 아니라 계열사 등에 빌려주기 때문에 점검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다 보니 ‘점검 공백’이 불가피하다. 작년에 보호조치 이행 점검을 받은 곳은 민간 데이터센터 88개 중 80곳이었다. 10%는 점검을 받지 않았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법이 시대를 못 따라가는 것”이라며 “자사만 쓰는 데이터센터라도 제공하는 서비스가 (카카오처럼) 국민 생활과 밀접한 경우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특히 업계에선 “정보통신망법의 집적정보통신시설 사업자를 정의하는 법 조항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정보통신방법 46조 1항은 집적정보통신시설 사업자를 ‘타인의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집적된 정보통신시설을 운영·관리하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라고 돼 있다.결과적으로 ‘타인’이라는 문구의 해석에 따라 적용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정보통신망법을 개정해 타인의 범위를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 사태 이후에는 여야 가릴 것 없이 부가통신사업자를 재난관리기본계획에 포함시키는 등의 입법도 이뤄지고 있다. 2년 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히를 넘지 못해 폐기됐던 법안(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을 다시 꺼내든 것이다.경영진 관심 커져야…과기정통부, 긴급 점검 회의도SK C&C 판교 데이터센터. 2014년 6월 24일 사용승인이 났다, 지하4층~지상6층의 건물이다. 화재가 난 지하3층에는 배터리실, 발전기실, 변전실이 있다. (사진=임호선 의원실)데이터센터 산업이 성숙하기 위해선 경영진의 관심이 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중협 회장은 “해마다 안전 점검을 나가지만 강도가 세지 않고, 비용이 들고 피곤한 일이라 잘 안하려 하는 면도 있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안전 점검이 조금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이날 과기정통부는 박윤규 2차관 주재로 ‘국내 데이터센터 사업자 긴급 점검회의’를 열어 주요 데이터센터의 화재 등 비상 상황에 대비한 보호조치를 긴급 점검하고 안정성 확보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에는 KT클라우드를 비롯해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LG CNS, 삼성SDS, 롯데정보통신 등이 참석했다.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데이터센터는 디지털 시대에 핵심적인 인프라로서 위기 상황에도 끊임없는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세밀한 점검이 필요하다”며 “이런 사례(카카오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분야 전문가들과 협력해 보호지침을 개선하는 등 데이터센터 안정성을 강화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단독]배터리 이중화 없는데 전원 내려…비상 매뉴얼 작동도 미흡
- [이데일리 김현아 김국배 김아라 기자][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지난 15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판교캠퍼스에서 불이나 소방대원들이 현장을 살피고 있다. 사진=뉴스1이번 화재로 소실된 리튬이온 배터리 랙. 사진=임호선 의원실 제공이번 화재로 소실된 납축전지(사진=임호선 의원실)지난 15일 발생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역사상 최악의 사건이다. 불은 지하 3층 전기실에만 머물렀는데, 전원 공급은 5일째에야 100% 완료되면서 카카오 서비스 장기간 먹통 사태에 원인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중화를 안 한 카카오 책임과 별개로, SK센터 역시 화재 대응에 미흡했고 비상대응 매뉴얼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20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SK판교센터는 배터리와 무정전전원장치(UPS)가 각각 한 개씩만 있는데도 배터리 화재를 이유로 성급하게 물을 뿌리고 전원을 내렸다. 소방서 도착 1시간 14여 분만, 자체 시스템 감지 이후 1시간 32분 만인 오후 4시 52분 물을 뿌리기 시작하면서 전원을 차단했다. 이번 화재에서 소화가스(할로겐 K-23)가 분출된 시간은 화재감지이후 겨우 1시간 30분 정도다. 데이터센터 화재 진압은 소화가스 방식이 기본이다.SK 측은 배터리 화재만 제압하면 곧바로 전원을 켤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착오였다. 당일 저녁 11시 45분 화재는 진압됐지만, 물로인한 감전 위험 때문에 안정적인 전원 공급에 실패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배터리와 UPS를 이중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물을 뿌린 걸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데이터센터 전문가는 “배터리와 UPS를 이중화하지 않아 한 개만 있는 상황에서는 소화가스를 더 사오는 한이 있어도 물을 쓰지 않고 버텨야 한다. 그래야 서버의 생명인 전기가 죽지 않는다”고 했다. 전원 차단을 최대한 늦췄다면, 카카오가 서버를 복구하는 시간을 벌 수 있었다는 의미다. 같은 이유로 LG유플러스 서초센터는 화재가 나면 위험한 배터리를 건물 외부에 두고, 네이버 춘천 센터 ‘각’은 배터리가 필요 없는 ‘다이나믹 UPS’를 쓴다. 박원기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다이나믹 UPS는 배터리가 없어도 전원에 장애가 있을 때 발전기가 자동으로 킥오프되는 방식”이라면서 “돈은 많이 든다”고 했다. 다만, SK C&C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상면을 빌려주지만 고객사에 어떤 서버들이 있고 이중화가 얼마나 돼 있는지 알 수 없다. 카카오 서버의 이중화 정도를 알았다면 물을 뿌리는 시점에 대한 판단이 달랐을 수 있다”고 아쉬워했다.한편 SK센터는 비상 상황 매뉴얼에 따른 대응도 미숙했다. 이데일리가 국회를 통해 입수한 ‘판교캠퍼스 A 비상 상황 대응 매뉴얼(버전 1.4)’에는 인근 소방서 전화번호나 인명 사고에 대비한 병원 등 비상연락망이 없었고, 가스로 배터리 진화에 실패했을 때를 대비한 매뉴얼도 없었다. SK 측은 “국회에 제공된 건 8페이지 요약본이고, 43페이지 전체본에는 인근 소방서(판교 119안전센터)전화번호 등이 있다”고 했고, 이데일리도 이를 눈으로 확인했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작동하진 않았다. SK는 오후 3시 20분 내부 시스템 감지 이후 13분이 지난 오후 3시 33분에야 직원이 비상연락망이 아닌 119로 화재를 신고했고,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라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이에 맞는 매뉴얼이 없어 현장의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강중협 한국인터넷데이터센터연합회(KDCC)회장은 “물을 뿌린 것은 사전에 인근 소방서와 교류가 없었다는 얘기다. 인근 소방서와 사전 협의해 1년에 한 번 정도 연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예상 환차익 1742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 킹달러 '수혜주' 눈길
-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가 ‘킹달러’(King Dollar) 시대 수혜주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나오는 매출 비중이 80%에 달해 환차익을 누릴 수 있어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7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바이오시밀러 판매로 인한 매출 비중이 76%(2022년 반기 누적 기준)에 달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연초 대비 20% 가량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 시장 판매를 통한 환차익 효과를 볼 수 있는 구조다. 올해 상반기 실적만 놓고 단순 계산해봐도 셀트리온헬스케어 환차익을 통한 순이익은 800억원 이상 불어난다. 회사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9347억원, 이 중 북미 시장 매출액은 4062억원이다. 환율이 연초 대비 20% 올랐다고 보고 단순 계산하면 환차익은 812억원 가량 발생한다. 환차익은 통상 영업외이익으로 분류돼 순이익 증가에 기여한다. 연간 실적으로 넓혀본다면 환차익은 약 1742억원으로 늘어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셀트리온헬스케어 예상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 늘어난 1조9853억원, 영업이익은 25% 증가한 2493억원이다. 매출 성장률 10%에 대한 근거는 2분기부터 코로나19 완화, 신규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통한 실적 성장 가능성 등이다. 올해 북미 시장 매출액 전망치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해 셀트리온헬스케어 북미 시장 매출액이 7262억원이고 여기에 매출 성장률 10%를 적용한다면 예상 매출액은 약 8714억원이 된다. 이에 따른 환차익은 단순 계산 시 1742억원으로 나타난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의약품 공급은 제품별 처방 추이, 신규 제품 출시 및 입찰 수주 등의 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뤄지고 있다”며 미국의 경우 램시마와 트룩시마가 좋은 성과를 거두면서 처방 확대가 점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최근 미국 시장에서 매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트룩시마 매출액은 1604억원으로 전년 대비 131.1%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북미 파트너사의 재고 조정과 판가 인하에 따른 기저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여기다 현지 법인을 통한 직판 체제도 강화할 방침이어서 판매 수수료 절감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현재 유럽에서 제품을 직판하고 있는데, 내년부터 베그젤마를 시작으로 미국에서 직판 체제를 가동할 예정이다. 유럽 유통구조 개선 노하우를 미국 직판에 연계하겠다는 방식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5573억원, 862억원으로 추정했다. 시장 컨센서스(매출액 5433억원, 영업이익 791억원)에 부합한 호실적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신규 제품 출시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해마다 한 개 이상 바이오의약품을 출시하겠다는 목표다. 2024년 출시 목표인 스텔라라(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 ‘CT-P43’를 시작으로 2025년 목표인 졸레어(천식·두드러기) 바이오시밀러 ‘CT-P39’, 프롤리아(골다공증) 바이오시밀러 ‘CT-P41’ 등 최소 7개 제품이 2025년까지 시판될 예정이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12일 기업분석 보고서를 통해 “남은 하반기 뿐 아니라 내년에도 기존 바이오시밀러 품목의 견조한 매출 성장이 기대되고 베그젤마와 유플라이마 등 신규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바탕으로 실적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비록 내년 미국 직판 전환에 따른 시장의 우려도 일부 존재하나 직판 전환에 따른 기존 파트너사 보장 마진 내재화를 바탕으로 한 영업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 한때 사라졌던 국립대 총장직선제 부활…"혁신 걸림돌" 비판도
- 전국 거점 국립대 총장선출제도 현황(자료: 각 대학, 그래픽=김정훈 기자)[이데일리 신하영·김형환 기자] 최근 충북대는 차기 총장 투표 반영비율을 놓고 교수·직원·학생이 갈등을 겪고 있다. 충북대 교수회는 △교수 75% △직원·학생 25%를 반영해야 한다고 제시했지만, 직원·학생들은 자신들의 비중이 낮다고 이를 거부하고 있다. 이들은 지금까지 26차례 협상을 벌였지만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미 전임 총장의 임기는 지난 8월 1일 종료돼 현재 충북대 총장은 공석 상태다. 사립대와 달리 대부분 직선제로 총장을 뽑는 국립대에선 4년을 주기로 총장선출방식을 둘러싼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교수·직원·학생이 서로 투표 반영비율을 조금이라도 높이려 하기 때문이다. ◇ 국립대 10곳 중 9곳이 총장직선제19일 이데일리가 거점국립대 10곳(서울대 포함)의 총장선출제도를 조사한 결과 9곳이 직선제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선제로 총장을 뽑는 곳은 서울대가 유일하다. 국립대 총장직선제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12년 8월 모두 폐지됐다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부분 부활했다. 교육계 관계자는 “국립대 교수들이 총장직선제를 유지하려는 이유는 총장 선출권한을 갖고 있어야 누가 총장이 되더라도 불이익을 받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로 국립대 총장직선제는 표면적으로 교수 외에도 직원·학생도 참여하고 있지만 교수들의 투표권이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전남대의 경우 강사까지 투표권을 행사, 표면적으로는 민주적으로 보이지만 실제 투표 반영비율은 교수를 100%로 봤을 때 직원 14%, 조교 3%, 강사 2%, 학생 2%다. 학생들의 표 50개가 모여야 교수 1표와 영향력이 같아지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직선으로 선출된 총장들은 교수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게 교수업적평가다. 교수들은 조교수→부교수→정교수로 이어지는 승진단계를 밟으려면 교내 교수업적평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교수업적평가항목은 크게 교육·연구·봉사로 나뉘는데 변별력은 연구 분야에서 생긴다. 교수 개인마다 편차가 큰 탓이다. 예컨대 연간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 학술지에 논문 몇 편 이상을 게재해야 승진할 수 있다는 등의 기준을 높이려고 하면 당장 교수들의 반발에 직면하게 된다. 김경회 명지대 석좌교수는 “직선제는 구성원의 인기가 중요하기에 대학 개혁을 할 수가 없으며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이 심각해진다”고 지적했다. 대학의 연구력을 나타내는 지표에서도 국립대들의 경쟁력 저하를 확인할 수 있다. 이데일리가 대학알리미(대학정보공시)를 통해 2021년 기준 기술이전 수입료 실적을 산출한 결과 상위 10위 중 거점국립대는 서울대·경북대 외에는 전무했다. 연세대가 89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서울대(69.5억원), KAIST(69억원), 아주대(52억원), 경희대(46.7억원), 고려대(46.4억원) 순이다. 기술이전 수입은 대학이 가진 원천기술 중 산업적 활용가치가 커 기업으로 이전된 실적을 나타낸다. 교수들의 논문으로 생산된 원천기술의 활용도를 나타내기에 해당 대학의 연구력을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쓰인다. ◇교수사회 파벌·금권선거도 부작용직선제의 또 다른 폐해는 교수사회의 파벌형성과 금권선거다. 직선제로 총장을 뽑는 국립대에선 ‘새 총장 취임식 날 차기 총장 선거 운동이 시작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년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수도권 대학 총장을 지낸 한 교육계 인사는 “총장직선제를 치르면 일단 수억원대의 돈이 들어가는데 그렇게 출혈경쟁을 하다보면 상대 캠프의 교수들과 적대 관계가 된다”고 했다. 결국 당선되는 쪽도 임기 중 학내 통합에 애를 먹는다는 의미다. 백성기 전 포항공대 총장도 “직선제로 뽑힌 총장은 교수들의 눈치를 봐야 하고 제대로 된 혁신을 추진할 수 없다”고 했다.서울대는 거점국립대 중 유일하게 간선제로 총장을 뽑지만 교수들의 입김이 센 탓에 직선제와 같은 부작용을 드러내고 있다. 교수·학생 등으로 구성된 정책평가단 투표로 상위 후보자 3인을 결정하고 있어서다. 서울대는 총장추천위는 최근 유홍림(사회과학대)·남익현(경영대)·차상균(공대) 교수 등 3인을 이사회에 추천했다. 권혁주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서울대는 정책투표란 절차를 통해 사실상 직선제로 총장을 뽑고 있어 총장이 되려는 교수들은 수년씩 표밭을 일궈야 하며 교내 이해집단은 자신들의 이익을 보호해 줄 후보자를 선택한다”며 “해외 대학처럼 초빙제를 통해 1년 넘게 검증한 인물을 총장으로 선임한 뒤 임기를 여유롭게 줘 장기적 발전계획을 수립·집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2021년 대학 기술이전료 수입 실적 상위 10개교 현황(자료: 대학알리미, 그래픽=김정훈 기자)
- 바닥 찍고 반등…다시 바이오주의 시간?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던 바이오주가 이달 들어 강한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시 부진으로 눈치보기 장세가 심화하면서 일부 기업의 경영권 분쟁과 신라젠의 거래 재개 등 개별 종목의 모멘텀이 주가의 상승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코스닥 상승률 상위 5개 종목 중 3개가 ‘제약바이오’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이날까지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휴마시스(205470)로 72.5% 올랐다. 넥스턴바이오(089140)(65.17%), 신라젠(215600)(59.9%), 양지사(030960)(57.63%), 미코(059090)(53.71%)가 뒤를 이었다. 상승률 상위 5개 기업 중 3개는 제약바이오 종목인 셈이다.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코로나19 진단키트 업체 휴마시스다. 코로나19 팬데믹(대규모 감염병)에 따른 호실적으로 지난 2월 장중 3만6450원까지 치솟았다가 확산세가 꺾이며 2만원대 이하를 맴돌았다. 하반기 들어 반등을 시도했지만 미국발 금리 인상 충격파로 약세장이 펼쳐지면서 지난 달 말 바닥을 뚫고 지하로 내려갔다. 이달 들어 휴마시스 주가가 빠른 회복세를 보고 있는 데에는 최근 최대주주와 소액주주 연합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영향이다. 휴마시스는 지난 달 50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과 2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 결정을 내렸지만 소액 주주들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지난 14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회사가 제시한 이사 보수한도와 사내이사 선임 등의 건을 비롯해 소액주주가 제안한 감사선임 안건 등이 모두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부결됐다. 이어 18일에는 개인투자자 A씨가 경영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목적으로 휴마시스 주식 186만6853주를 취득해 5.45% 지분율을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그는 “생각을 같이하는 주주들과 연합해 회사경영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며 회사에 선전포고를 했다. 휴마시스 주가는 임시 주총 당일 상한가를 기록했고, 개인 주주 지분 공시일에 24.51% 뛰었다. 경영권 분쟁이 가열될 양상을 보이자 주가도 함께 달아오르고 있다.◇신라젠, 거래 재개 후 주가 60% 껑충…주가 전망 엇갈려지옥에서 돌아온 신라젠도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거래 재개 후 이틀 연속 상한가를 찍은 데 이어 사흘째에는 3% 가까이 올랐다. 하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움직임에 4거래일 만에 10.69% 내렸다. 이날 신라젠은 450원(3.47%) 오른 1만3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하락세로 출발했으나 장 마감 전 급등했다. 신라젠의 상승세가 지속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전망이 의견이 엇갈린다. 일시적인 수급 쏠림에 따라 주가가 과열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시각과 경영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신라젠은 현재 글로벌 제약사 리제네론과 공동으로 진행 중인 신장암 대상 임상 2상을 완료하고, 내년쯤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주력 파이프라인으로 부상한 항암바이러스 플랫폼 SJ-600은 전임상을 조기 완료하고, 연내 결과를 공계할 방침이다. 대주주 엠투엔과 주요주주 ‘뉴신라젠투자조합1호’가 보유주식 전량을 최대 2025년 10월 12일까지 의무 보유한다고 공시한 부분도 부각되며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반면 최근 상장적격성 심사 이후 거래를 재개한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한 점에 비춰 상승세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주가 급등은 밸류에이션과 무관하게 단기 차익실현을 노린 투자자들이 몰린 결과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하반기 코스닥150 지수 편입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르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지수에 편입되면 투자금이 유입되면서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거래재개가 허용되었을 뿐 편입 시 지수 비중이 적지 않은 점, 추종자금의 상각 불가 문제가 장기화되었던 점에서 보면 부정적으로 심의될 것으로 보여 신라젠의 편입 가능성을 낮게 판단한다”고 말했다.넥스턴바이오는 다국적 제약사 노보노디스크발(發) 호재로 주가가 뛰었다. 노보노디스크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주 1회 투약하는 인슐린 제제가 임상3상에 성공, 내년 상반기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에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넥스턴바이오는 자회사 로스비보 테라퓨틱스가 노보노디스크와 당뇨병 치료제 공동 개발과 기술 추출 기밀유지협약(CDA)를 체결했다는 점이 주목을 받았다. 이밖에 면역항암·세포 치료제 관련 종목들도 상승세를 보였다. 내달 미국 면역항암학회 개최에 앞서 기대감이 선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이선경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코스피 의약품지수와 코스닥 제약지수가 코스피, 코스닥 수익률을 2% 이상 상회한 것은 각 종목별 이슈에 따라 급상승한 영향”이라며 “면역·세포 치료제가 기존 항암치료제의 미충족 의료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 점이 주목받고 있는 만큼 관련 기업들이 차별화 경쟁력을 보유했는지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한파 지속 VS 연말 반등…M&A 반전 여부 촉각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글로벌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기 전 인수·합병(M&A) 반등 움직임이 먼저 나타날 것이다.”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쳤던 2019~2020년 사이 투자은행(IB) 업계에서 종종 나왔던 말이다. M&A 성사를 두고 산업 리스크와 시장 변동성보다 기회를 상대적으로 높이 평가했다는 뜻으로, 경기 회복의 신호탄이라 봐도 무방하다는 설명이다.지난 8월까지만 해도 시장에선 이러한 신호탄이 좀처럼 나타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3분기 막바지 대우조선해양 빅딜을 시작으로 악화 일로가 잠시 멈춰 선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일시적인 이벤트에 그치고 한파가 지속될 지, 아니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와 국내 대기업들이 연말 M&A 쇼핑에 나설지 관심을 쏟는 모양새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3Q 막바지 숨통 트여준 한 SI들3분기 시장 숨통을 트이게 한 이벤트는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다. KDB산업은행은 지난 9월 말 긴급 이사회를 열고 한화그룹과 2조 원 규모 대우조선해양 유상증자를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 체결 안건을 통과시켰다. 해당 MOU에는 대우조선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한화그룹은 2조 원을 투입해 지분 49.3%를 확보하는 내용이 담겼다. 유상증자에 참여할 한화그룹 계열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 원)와 한화시스템(5000억 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4000억 원), 한화에너지 자회사 세 곳(1000억 원) 등 총 여섯 곳이다.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008년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려다 무산됐다. 당시 한화는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주식 9639만 주를 6조3200억 원에 사들이기로 하고 이행 보증급 3150억 원을 우선 지급했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사태 등으로 자금 확보가 어려워지자 한화가 계약을 미루다가 양측 이견으로 2009년 계약이 결렬됐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을 인수하려했던 2008년 약 6조 원에 이르던 몸값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만큼, 인수대금 마련 또한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네이버(035420) 또한 M&A 빅딜 소식을 전하며 불씨를 지폈다. 네이버는 최근 미국 패션 C2C(개인간거래) 플랫폼인 포쉬마크를 약 2조3441억 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네이버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이자 국내 인터넷 기업의 인수 사례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다. 포쉬마크는 인스타그램과 당근마켓을 결합한 형태의 C2C 플랫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당근마켓처럼 지역별 게시물을 찾아볼 수 있고, 인스타그램처럼 특정 인플루언서나 셀러 게시물을 보며 자신의 취향에 맞는 아이템을 볼 수 있다. 지난 2011년 설립 이후 8000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 북미 C2C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네이버는 포쉬마크를 북미 커머스 시장 진출 발판으로 삼고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연말 SI 활발…PE도 M&A 쇼핑 나설 조짐연말에는 이러한 대기업 계열 전략적 투자자(SI)들 행보가 두드러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펀드를 조성해 인수와 동시 매각을 함께 생각해야 하는 PEF와 달리 SI는 중장기 비전에 도움이 될 시 밸류와 상관없이 M&A에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중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기업으로는 올해 초부터 M&A를 거론해온 삼성이 꼽힌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은 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2’ 기자간담회 당시 반도체와 모바일, 가전 등 전 사업 부문의 M&A 가능성을 언급하며 “조만간 좋은 소식이 나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글로벌 경기 악화로 반도체 업황이 기울면서 삼성은 좀처럼 M&A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반도체 업체 패권 경쟁이 날로 격화하는 만큼, 삼성의 M&A 의지는 여전히 뚜렷한 상황이다. 삼성은 특히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팹리스) ARM 지분 인수에 관심을 보여왔지만, 최근 이재용 부회장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의 회동에서는 특별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밖에 펀드 내 미소진자금(드라이파우더)이 충분한 MBK 등 대형 PEF도 연말 쇼핑에 나설 가능성도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MBK의 경우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인수와 관련한 모든 작업에서 손을 뗀 이후 일본투자공사(JIC)·베인캐피털과 손잡고 30조 원에 육박하는 일본 도시바 인수전에 참여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국내 IB 업계 한 관계자는 “바이아웃을 전문적으로 하는 대형 PEF들은 올 초부터 딜 소싱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며 “드라이 파우더를 쌓아두고 있기 때문에 PEF발 거래도 SI발 못지않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美 금리 인상 끝나면 강달러 꺾여 vs 유로화 약해, 달러 강세 더[고환율 논쟁]
- (왼쪽부터)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前 금융통화위원), 변정규 미즈호 은행 전무, 정영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데일리 최정희 이윤화 기자] 원·달러 환율이 한 달 가까이 1400원대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를 잡기 위해 11월은 물론 12월에도 정책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데다 최종 금리가 5%를 넘을 것이란 우려도 번지고 있다. 외환당국도 바빠졌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 주요 변수에 ‘환율’이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고환율의 끝이 보이긴 하는 것일까, 한은은 연준을 따라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을까.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이데일리가 각각 학계·시장·국책연구기관 소속인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출신의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변정규 미즈호 은행 전무, 정영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가나다 순)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그 내용을 지상 좌담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미 긴축에 의한 달러 강세 외에 고환율의 가장 큰 원인이 뭔가?△(강명헌) 우리나라 사정도 크게 작용한다. 6개월째 무역수지 적자에다 8월 경상수지도 적자를 보였다. 대외 신인도가 떨어지고 있다. 원화를 전 세계 다른 통화와 비교해봐도 절하 기준 상위에 랭킹했을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21개국 분석 결과 올 들어 7월까지 원화가 다섯 번째로 가장 많이 하락했다.)△(변정규) 지금은 안전자산 선호로 인해 달러가 오르고 있다. 유럽 경기 전망이 나빠지는 등 달러 대체 통화들이 추락하고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선호는 더 늘어났다. △(정영식) 우리나라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데 중국 위안화 약세 영향이 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크다. 대내적으론 반도체 업황 부진, 경상·무역수지 적자도 원인이다. 외국인 채권 투자금은 순유입(올 9월 누적 135억4000만달러)되고 있지만 주식 자금은 이탈(109억9000만달러)되고 있다.-환율이 오르면 물가, 자본 유출 등 뭐가 가장 크게 문제가 될까?△(강) 외환보유액이 괜찮기 때문에 당장은 자본유출 심화까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변)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기업 도산, 개인 파산 등 신용 위험 확대다. 2008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을 시작으로 이어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2014년까지 (제로금리 및 양적완화로) 주택담보대출 상환 등 신용위험을 꾸준히 줄여오면서 통화 정상화를 시작할 수 있었지만, 코로나19 이후엔 물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신용위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금리를 급하게 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 물가가 오르는 게 가장 큰 우려다. 원화 약세 기대가 크면 달러 자산 선호도가 높아져 자본이 빠져나갈 리스크도 있다. 수출기업은 원화환산 이익이 늘지만 원화 뿐 아니라 미국 외 다른 통화도 약세니까 수출 자체의 상대적 메리트는 없다. 기업들은 외화표시 부채가 늘어나 외채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환율 급등세를 완화하기 위해 뭘 해야 하나?△(강) 지금의 환율 상승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미국이 금리를 급하게 올려서 원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이를 위해 외환보유액을 푸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수출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세금 감면 등 수출 경기를 개선하려는 쪽으로 애를 써야 한다. 경상수지 흑자 전환이 급선무다. △(변) 정부가 외국인 채권투자 비과세를 조기에 시행하는 것은 굉장히 바람직하다. 국내 자금도 해외로 나가지 않게 여러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다만 단기가 아니라 중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정) 통화정책 측면에서 한미 금리차가 지나치게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조선업체 선물환 매도 활성화, 국민연금 등의 해외 금융자산 환류 등이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한미 통화스와프도 쉽지 않겠지만 추진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환율 잡기 위해 과도하게 금리 올리다가 펀더멘털 훼손해 환율이 더 오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강) 미국이 강하게 나가니까 (우리도) 어느 정도 금리 인상은 해야겠지만 미국처럼 급하게 하면 안 된다. 미국은 경기가 버티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 우리는 침체 국면 직전이다. 금리 인상은 당분간 글로벌 긴축 기조에 맞춰 가더라도 속도, 인상폭을 적절히 조절해 경기 타격을 조금이라도 덜어야 한다.△(변) 한쪽으로 단정 짓기 어렵다. 어떤 정책도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영향이 모두 존재한다. 미국도 내년까지 금리를 4%대 후반 혹은 그 이상까지 올리면 중산층이 무너질 수도 있고 경제적 타격이 크다. 그럼에도 금리를 올리는 것은 물가를 잡지 못했을 때의 문제가 더 클 수 있어서다. △(정) 금리를 올리면 가계부채 등 우리나라 잠재 리스크가 커져서 금융,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지 않겠느냐는 부분인데 금리 인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재정정책을 취약계층 지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렇다고 영국처럼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정책을 실시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달러 매도개입 등으로 9월 외환보유액이 200억달러 가량 줄었다. 외환보유액 규모(4167억7000만달러)를 고려하면 이 정도는 괜찮은 것인가?△(강) 외환보유액을 써서 환율 방어하는 쓸데 없는 짓을 말아야 한다. △(변) 한은이 금리를 올리는 것은 바람직한 조치이나 외환보유액을 써서 개입하는 것은 그리 좋은 생각은 아닌 것 같다. △(정) 환율의 과도한 변동성, 시장 쏠림 등이 있을 때 이를 진정시키는 역할을 하기 위해 외환보유액이 있는 것이다. 추세를 바꾸기보다 속도조절이나 변동성 완화 차원에서 쓰는 것이다.-달러유동성이 악화되면 연준이 통화스와프를 체결해줄까? (이창용 한은 총재는 달러 유동성 지표인 ‘테드 스프레드(3개월 미 국채 금리와 리보금리간 차이)’가 악화돼야 연준의 통화 스와프 체결 조건이 충족된다고 밝힌 바 있다. 14일 기준 테드 스프레드는 0.47%포인트인데 팬데믹 당시엔 1%포인트 이상을 기록했다.)△(강) 연준이 우리나라만을 위한 통화스와프를 하진 않을 것이다. 어떤 전제조건보다 미국 국익에 맞아야 한다. 통화스와프에만 매달려 있으면 안 된다. △(변) 통화스와프에 대해선 중앙은행들끼리의 결정이다. 한은과 정부가 알아서 판단 할 문제이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선 크게 관심을 둘 필요 없다.△(정) 연준이나 재무부 문서를 보면 미국 외 지역에서 달러 유동성 문제가 발생해 그것으로 인해 미국 기업·금융회사가 해외에서 자금 조달이 어렵거나 미국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경우 ‘통화스와프’를 시행했다는 내용이 있다. 미국으로의 스필오버(spillover) 효과를 차단하기 위한 것인데 달러 유동성이 어려워지면 연준이 나설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상시 스와프는 쉽지 않다. 상시 스와프는 24시간 거래 가능한 통화, 미국 기업·금융회사가 주로 조달하는 통화가 조건이다. -환율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까? 강달러의 변곡점이 있을까?△(강) 1500원까지가 최대로 보인다. 그러나 연말 또는 내년초 달러 강세도 꺾인다. 미국이 겁 없이 금리를 올려 전 세계를 강달러 패닉에 빠뜨렸는데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 △(변) 달러인덱스 비중이 57%인 유로화 전망이 내년까지 나쁘다. 내년 상반기까지 달러 강세 기조가 완화되긴 어려울 것이다. 정부의 외환시장 대응책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지금 레벨에서 급격한 상승이 나타나진 않을 것이지만 기업 도산, 개인 파산 등 신용위험이 확대되면 환율이 1500원대까지는 오를 것 같다.△(정) 내년 상반기까지 미국의 긴축 기조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강달러 기조가 이어질 것이다. 그때까지는 환율이 꺾이긴 어렵다. -미국 최종 금리가 5%를 넘을 것이란 시장 전망이 나오지만 이에 비해 달러가 덜 오른다. 미 긴축 이슈가 외환시장에 선반영된 측면이 있을까?△(강) 연준 최종금리는 5%는커녕 4%쯤이 최대일 것이다. 9월 물가,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생각보다 안 떨어졌지만 시차를 두고 보면 다를 것이다. 11월, 12월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도 어렵다. (이를 전제로 보면) 7월, 10월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으로 한은이 할 일은 다했다. △(변) 일부는 선반영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연말, 연초로 갈수록 4%대 후반에 가까워지는 미국채 금리는 매우 매력적인 투자처라 우리 입장에선 자본 유출 가능성이 굉장히 커진다. 연말, 연초를 기점으로 미국 달러 금리가 정점에 이른다고 생각하면 미국채에 대한 수요가 많이 늘어날 수 있다. (미국채 수요 증가에 달러 강세가 이어진다.)△(정) 미국의 근원물가나 물가지수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집값이 크게 올랐다. 노동시장이 타이트한 게 완화돼야 하는데 경제에 타격이 와야 노동시장이 완화될 수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물가 잡으려면 경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얘기했고, 집도 나중에 사라고 말했다. 그로 인해 금리 인상 기대가 커지는 것이 달러 강세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선 연준 금리 인상의 끝, 즉 터널의 끝이 보인다는 느낌도 있어 (달러가 덜 오르고 있다.)-미국 금리 인상이 종료되더라도 경기침체 우려에 안전자산인 달러 강세가 계속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강) 그렇지 않다. 미국도 내년엔 버틸 수 없다. 자연스럽게 강달러는 약세가 된다. △(변) (위에서 언급했듯이) 달러 강세를 이끄는 주요 동인이 안전자산 선호 심리다. 달러를 견제할 유로화 등의 상황이 나쁘다면 달러 강세 기조는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된다.△(정) 달러가 안전자산으로서 발동할 정도가 되면 세계 경제가 급격한 침체가 되고 금융시장도 큰 혼란이 와야 한다. 기본적으로 소프트랜딩을 기대한다. 소프트랜딩은 성장세가 둔화되거나 마이너스로 가더라도 큰 폭은 아닌 형태인데 금리 인상이 종료되면 강달러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런데 미국에서도 영국 같은 사태가 벌어지고 주요국에 확산되면 전혀 다른 스토리가 나타난다. 연준이 그렇게까지 두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연준이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