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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尹 탄핵 후 처음 만난 권성동-이재명…입장차만 확인
-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첫 상견례를 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후 여야 지도부의 첫 만남에서 두 대표 모두 여야 간의 협치를 통한 정국 수습을 강조했지만, 내년도 추가경정예산(추경)과 국정안정협의체 문제 등에서 견해차만 확인됐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실에서 회동, 기념촬영 후 자리에 앉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와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만났다. 민주당에서는 이 대표를 포함해 조승래 수석대변인, 이해식 대표 비서실장, 김태선 대표 수행실장이, 국민의힘에서는 권 원내대표와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 최은석 원내대표 비서실장, 박수민 원내대변인이 배석했다.두 대표 모두 협치를 통한 정국 수습을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서로의 지나친 경쟁을 자제하고 민생과 안보에서 머리를 맞대면 혼란한 정국 수습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하루 만에도 국가적 손실 경제적 손실이 엄청나게 크기 때문에 이런 국민들의 어려움, 경제의 어려움 대한민국의 국격의 문제 등을 고려해서 최대한 신속하게 불안상태가 회복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 “국민의힘과 우리 민주당이 대화하지 못할 주제가 없고 협의하지 못할 의제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다만 두 대표는 정국 수습이라는 총론에서 동의했지만 각론에서 견해차를 보였다. 대표적인 부분이 ‘내년도 추경 편성’과 ‘국정안정협의체 참여’다. 이 대표는 권 원내대표에게 민생 안정을 위한 ‘민생 추경’에 대한 전향적인 검토를 부탁했다. 또 이재명 대표가 지난 15일 제안했던 국정안정협의체에 국민의힘이 참여해줄 것을 재차 강조했다. 필요한 부분까지 양보할 수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입장이다. 하지만 권 원내대표는 민생 추경 편성과 국정안정협의체 참여에 대해서 반대의 뜻을 내비쳤다. 조승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두 대표 간의 회동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권성동 대표는 2025년도 예산이 결정돼서 집행도 안 됐는데 급하지 않느냐고 얘기했다”면서 “만약 편성한다면 구체적인 항목에 대해서도 합의가 된 상태에서 진행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국정안전협의체와 관련해서 그는 “권성동 대표가 의원총회에서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두 대표는 서로 할 말만 한 채 논의를 이어가지 못했다. 권 원내대표는 승자독식 구조의 대통령제의 폐해를 거론하며 이 대표에게 개헌 문제와 관련해 전향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또 민주당 주도로 발의된 윤석열 정부의 국무위원들에 대한 탄핵안을 철회해 달라고 했다. 조승래 대변인은 ‘권 원내대표의 모두 발언과 관련해서 비공개 회담에서 나눈 내용이 있는가’란 질문에 대해서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조 대변인은 “권성동 대표가 반도체 특별법과 전력망 확충법 등에 대해서 조속히 정리하자고 제안했고, 이재명 대표도 관련해서 우리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 尹 대통령 탄핵에 도움"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서 해제까지 6시간, 국회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은 불과 11일 만에 이뤄지며 대한민국의 최근 격동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러한 비상계엄 사태를 실시간으로 주목한 외신에서 윤 대통령의 급격한 몰락은 한국의 독특한 ‘빨리 빨리’ 문화와 연결돼 있다고 진단했다. 빠른 경제적 발전뿐 아니라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역사를 가진 한국에서 이번 사건은 국민의 저항 정신과 빠르게 변화를 추구하는 한국 문화의 독특함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고 평가했다.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탄핵 범국민 촛불대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의 ‘빨리 빨리’(Hurry Hurry) 문화가 대통령을 무너뜨리는 데 도움을 줬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비상계엄 정국을 둘러싼 한국 정치권과 시민의 신속함을 조명했다.블룸버그는 “윤 대통령이 심야에 계엄을 선포한 후 몇 시간 만에 시민들이 국회 앞으로 모여들었고, 국회의원들은 계엄령을 막기 위해 국회의사당 담장을 넘을 정도로 격렬하게 저항했다”고 전했다.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선 “한국을 넘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지난 몇 주 동안의 격렬함은 민주적 권리를 위해 열심히 싸워왔고, 그 권리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분명한 나라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이해하기 어려운 사건”이라고 짚었다.그러면서 계엄 선포 후 채 2주도 되지 않아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것을 두고는 “최근 몇 년간 효율성 극대화와 갈등 해결에 정면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통해 급속도로 산업화를 이룬 한국의 문화를 암시한다”고 분석했다.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한국어로는 ‘빨리빨리’(palipali) 문화라고 소개하고, 이러한 문화가 긍정적으로 발현됐을 때 한국이 글로벌 공급망의 정상에 오르고 산업, 정치, 대중문화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게 해줬다고 소개했다.블룸버그는 “최근 수십 년간 한국의 경제 성장을 상징하는 삼성, 현대 등 대기업의 성공 배경에도 창의적인 파괴를 수용하고 과감한 변화를 시도하는 이러한 정신이 자리하고 있으며, 한국의 전후 국가 재건 사업도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고 ‘빨리 빨리’ 정신을 기반으로 한 한국의 급속 성장을 조명했다.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재표결이 실시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탄핵 범국민 촛불대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이러한 한국의 독특한 문화를 이웃 나라 일본과 비교하면서 “기업이 혁신에 어려움을 겪고 대부분 같은 정당이 수십 년 동안 집권하는 이웃 일본과 달리 한국은 과감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불만을 표출하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특히 한국의 경제 성장에 기여한 ‘빨리 빨리’ 문화가 이번 계엄 정국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고 설명했다.블룸버그는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면서 “수천 명의 시위대가 서울 거리로 쏟아져나와 응원봉을 들고 K팝 히트곡에 맞춰 춤을 췄다”고 전했다. 시위에 참여한 한 시민은 블룸버그에 “빨리 빨리 문화는 매우 강력한 도구”라면서 “한국이 다른 나라에서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는 큰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정치적 맥락에서의 ‘빨리 빨리’ 문화의 의 양면성에 대해서도 짚었다. 블룸버그는 “정치적으로 한국의 리더들은 종종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국민과의 갈등을 초래하기도 한다”며 윤 대통령이 국무위원들과 단 5분 동안 회의한 후 계엄령 선포가 이뤄진 점, 한국의 정치적 극단성 탓에 많은 전직 대통령들이 탄핵당하거나 수감된 역사로 이어진 점 등을 언급했다.블룸버그는 이처럼 ‘빨리 빨리’ 문화에 부작용과 부정적인 함의도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빨리 빨리’는 인내와 생존을 내포하는 감정”이라며 “윤 대통령의 (계엄) 발표 후 한국인들은 무엇을 해야하는지 알았다”고 평가했다.이와 관련해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블룸버그에 “이런 일이 일어날 때 우리는 그 문화의 본질을 엿볼 수 있다”며 “한국인들은 스스로를 표현하는 데 부끄러움이 없고, 매우 열정적이며 목표를 달성하는 것에 강한 집착이 있다”고 말했다.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탄핵 범국민 촛불대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 트럼프 2기 출범 앞두고, 한국 AI 산업 진흥에 집중해야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내년 1월 20일,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출범하면 글로벌 AI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 빅테크에 대한 지원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는 30일 AI기본법의 통과를 앞두고 있는 한국은 세세한 법적 규제보다는 AI 산업 진흥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이주형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진=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이주형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12일 고려대 기술법정책센터와 법무법인 광장이 공동 주최한 ‘트럼프 2.0 시대 디지털 정책 세미나’에서, 1995년 출범 이후 국제 무역의 법적 기반을 제공해온 세계무역기구(WTO)가 현재 위기를 맞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 2기 하에서 WTO의 다자간 협상이 사실상 무력화된 상황에서, WTO의 국제 통상 규범을 혁신 기술, 특히 인공지능(AI) 분야와 관련해 재구성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특히 트럼프 2기가 운영되는 2029년 1월까지는 AI 기술 발전에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이며, 최소한의 규제와 민간 주도 AI 개발을 강조하는 트럼프 정부의 출범은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와 같은 글로벌 빅테크들의 AI 기술 개발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미국의 빅테크 성장 지원 정책은 국내외에서 한국 기업과의 경쟁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이주형 교수는 “트럼프 2기 행정부는 2023년 바이든 대통령이 발령한 AI 행정명령(EO)을 폐지하고, AI 안전연구소 역할을 축소하며, AI 관련 반독점법 집행을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AI에 대한 중국 등 국가들에 대한 수출 통제는 강화되고, 미국 AI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AI의 군사적 및 정보 활용에 대한 작업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출처: 서울시립대 이주형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미국이 AI 규제 완화를 천명하는 가운데, 중국 역시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 교수는 “미국이 중국에 대해 강력한 억제 정책을 펼칠수록, 중국은 종종 ‘나는 변화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당근을 주는 정책들을 발표한다”고 말하며, 11월 29일 중국 국무원이 발표한 ‘디지털 무역 가이드라인’을 언급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2029년까지 서비스 무역의 45%, 2035년까지 50%를 디지털 방식으로 처리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중국은 ‘중요한 데이터와 개인정보 보안을 보장하는 것을 전제로 국경 간 데이터 이동을 더 자유롭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중국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효율적이고 안전한 데이터 이동 메커니즘을 구축하겠다고 공언하나, 데이터 국경 간 이동과 관련해 자국 법을 완화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빅테크 성장을 지원하고, 중국 정부가 투자자 당근 정책으로 데이터 규제 완화를 검토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조만간 AI 진흥과 규제를 포함한 AI기본법의 규제를 받게 된다. 손지윤 네이버(NAVER(035420))정책 이사는 AI기본법의 국회 통과를 앞두고 과도한 규제는 국내 기업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다른 나라에서는 없는 AI 규제가 도입된다면 국내 기업들이 매우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규제는 과정이나 방법론보다는 퍼포먼스 성과, 즉 AI가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했는지를 중심으로 평가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손 이사는 또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상황이어서 세부적인 규제는 어려울 수 있다”면서, “구체적이고 세분화된 규제보다는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줘야 하며, 특히 작은 기업들이 세부 규제로 인한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