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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총장 된 시골소년, 반세기만에 친구들과 해후
  • UN총장 된 시골소년, 반세기만에 친구들과 해후
  •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50년전 아시아의 작은 나라에서 온 가난하고도 소심했던 고등학생은 여러분들과 함께 새로운 세상을 경험했고, 여러분들을 통해 세계를 배웠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제 인생을 완전히 바뀌어 놓았습니다.”인사말을 전하는 반기문 총장지난 1962년 8월 미국 적십사의 외국학생 방문프로그램(VISTA)을 통해 미국을 처음 찾았던 42개국 젊은이들이 반세기만에 27일(현지시간) 다시 한 자리에 모였다.모두가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저녁식사를 주최한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은 이날 감격과 감개무량함이 듬뿍 묻어나는 인사를 건넸다.이날 저녁 7시30분 뉴욕 맨해튼 유엔본부 바로 앞에 있는 주유엔한국대표부 건물에서 열린 만찬에는 60명에 가까운 반 총장의 옛 친구들이 테이블을 채웠다. 이미 전날 워싱턴D.C의 미국 적십자사의 첫 만남에서 서로 이름을 부르고 악수와 포옹을 나눈 덕에 분위기는 더 편안하고 자연스러웠다.반 총장은 “그 시절 세계 각국에서 온 우리들이 만나 서로 이해를 넓히고 대화를 나눈 것이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고 힘줘 말한 뒤 “이번이 50주년 모임인데 100주년 모임도 꼭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해 웃음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친구들과 헤드테이블에 앉은 반기문 총장(가운데)특히 그는 “앞으로도 여러분들과 지속적으로 연락할 것”이라며 “유엔 총장으로 전세계 곳곳을 다디면서 어디를 가든지 여러분들에게 전화할 것이지만 여러분도 저에게 격의없이 먼저 연락해주길 바란다”며 끈끈한 우애를 과시했다. 앞서 워싱턴 미 적십자사에서 연단에 섰던 반 총장은 “지금 내 심정을 어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그동안 4000번 이상 연설했지만 오늘이 가장 감동적인 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반 총장은 “백악관에서 만난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냉전시대에는 화해가 어렵지만 당신들이야말로 미래의 희망’이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감명받았다”며 “열여덟 고등학생이 세계까지는 아니어도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해야겠다, 외교관이 돼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며 당시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한편 이날 모임은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부 장관이 행사 취지에 흔쾌히 동의해 미 국무부와 적십자사 등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2012.08.28 I 이정훈 기자
  • `위례신도시 송파 푸르지오` 이름 2번 바꾼 까닭은?
  •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대우건설이 이달 중순 위례신도시에 선보이는 ‘송파 푸르지오’는 이름을 두 번이나 바꿨다.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강남권’을 최대한 부각해 분양 흥행을 이끌기 위한 전략에 따른 것이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이달 중순 위례신도시 A1-7블록에 짓는 ‘위례신도시 송파 푸르지오’는 회사 내부 회의를 거쳐 이름을 두 번이나 바꿨다. 당초 처음에는 ‘위례신도시 푸르지오’로 지어졌다. 그러나 정작 분양승인 신청을 할 때는 ‘위례신도시 강남 푸르지오’란 이름을 사용했다. 위례신도시는 서울시 송파구(31%)·경기도 성남시(48%)·하남시(21%) 등 3개 행정구역에 걸쳐 205만평 규모로 조성된다. 대우건설이 짓는 아파트가 송파구에 속해 넓게 보면 강남권에 포함되는 만큼 이를 최대한 활용해 소비자들의 관심도를 높여야 한다는 내부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굳이 아파트 이름에 별 관련성도 없는 지명을 넣어 투기를 부추기는 등 혹시라도 긁어 부스럼을 만들지도 모른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국, 대우건설은 최종적으로 ‘위례신도시 송파 푸르지오’로 이름을 수정하고 분양승인을 받았다. ‘위례신도시 송파 푸르지오’는 행정구역상으로 송파구에 속하지만 서울 외곽에 위치해 경기도와 거의 맞붙어 있다. 2015년 입주를 시작하더라도 대중교통 등이 완벽히 자리 잡지 않아 당장 강남 생활권을 누리기도 어렵다는 평가다. 무늬만 강남권처럼 보일 수 있지만 강남권에 포함되는 것만으로도 수요자는 강남 프리미엄을 기대하는 만큼 건설사는 이를 홍보에 적극 활용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오히려 강남지명을 아파트 이름에 넣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강남 프리미엄을 강조하기 위해 넣는 추세”라며 “강남권에만 포함돼도 학군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아무래도 강남권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이처럼 분양흥행을 위해 건설사들이 아파트 이름에 지명을 적극적으로 넣는 추세다. 대형·중소건설사와 관계없이 아파트 짓는 기술이 엇비슷해진 상황에서 단지의 이미지를 높이는 수단으로 인지도 있는 지명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림산업은 2009년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 신안리에 분양한 ‘조치원 e편한세상’ 아파트 이름을 지난 4월 ‘세종 e편한세상’으로 바꿨다. 당시에는 행정구역상 세종시에 속하지 않았지만 최근 분양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세종시 덕을 보기 위해 아파트 이름을 바꿔 새로 분양승인을 받았다. 과거 초기 청약률은 아주 저조했지만 이름을 바꾼 뒤 남은 물량 대부분을 팔아치우며 세종시 효과를 톡톡히 봤다.
2012.08.13 I 김동욱 기자
''싱커볼러'' 정대현, 롯데 수비와 궁합지수는?
  • ''싱커볼러'' 정대현, 롯데 수비와 궁합지수는?
  • 정대현. 사진=뉴시스[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롯데 유니폼을 입고 이제 두 경기를 뛰었을 뿐이지만 존재감은 200경기 쯤 막아 준 투수의 포스다. 긴 기다림 끝에 롯데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선 정대현 이야기다. 정대현은 최근 2경기에 등판, 고의 사구 1개를 빼곤 단 한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았다. 12일 경기서 무사 2루 위기에 등판했지만 세 타자를 깔끔하게 막아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매조지했다. 정대현은 세상이 다 아는 땅볼형 투수다. 그의 싱커는 언제든 야수 앞으로 공을 굴러가게 만들 것만 같은 위력을 지니고 있다. 지난해 정대현의 플라이볼 아웃/땅볼 아웃 비율은 무려 0.69. 리그 평균이 0.92에 비해 확실히 낮은 수치다.그만큼 땅볼 유도율이 크게 높다는 의미다. 그가 가장 좋은 공을 던졌다는 평가를 받는 2007시즌에는 0.59까지 내려가기도 했었다. 땅볼 유도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수비다. 수비가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투수는 타자를 이기고도 안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비수의 능력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수비 위치다. 아무리 좋은 야수도 애초에 서 있는 위치가 잘못되면 잡을 수 있는 공도 놓치게 된다. 정대현에게도 당연히 예민한 문제일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정대현은 종종 수비수들에게 위치 변경을 요구한다. 수비 코치가 하는 시프트 정도는 아니지만 평소보다 두어 발 앞에 서 주길 요구할 때가 있다. 크게 두 가지 상황에서 그렇다.우선 자신의 싱커가 확실히 잘 들어가는 날이다. 배트 중심에 맞을 가능성이 높지 않기에 강한 타구가 갈 확률도 떨어진다. 따라서 한발이라도 앞에 서 있다 잡는 것이 유리하다. 롯데 데뷔전이었던 9일 잠실 LG전때도 마운드에 오르기 전 야수들에게 조금만 앞에서 수비해 줄 것을 요구했었다. 두번째는 주자가 2루에 있는 상황. 크게 맞지 않을 자신이 있을 때 외야수들에게 전진 수비를 요청한다. 짧게 맞아 땅볼로 빠진 타구에 2루 주자가 홈까지 들어오는 걸 막기 위해서다. 크게 자주 맞는 투수가 했다간 큰일 날 방법이다. 정대현은 “이제 두 경기를 했을 뿐이지만 우리 수비수들이 큰 힘이 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편한 마음으로 공을 던질 수 있었다”며 “SK때도 그렇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수비 탓을 하고 싶지 않다. 결국 내가 잘 던지면 된다. 어려운 타구 안 보내면 된다는 생각으로 내 공에만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 두 번의 등판에서 안정감을 보여준 건 정대현 뿐 아니다. 타구 처리하는 롯데 수비수들의 움직임도 매우 편안해 보였다. 정대현과 롯데가 만들어 갈 시나리오. 그 결말까진 아직 알 수 없지만 출발이 좋은 것 만은 분명하다.
2012.08.13 I 정철우 기자
서울시, 안쓰는 휴대전화로 선행 릴레이
  • 서울시, 안쓰는 휴대전화로 선행 릴레이
  •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서울시가 휴대전화를 이용한 선행에 나섰다.안쓰고 방치된 휴대전화를 활용해 장학금을 조성하고, 사용가능한 중고스마트폰은 기부받아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에게 보급한다.서울시는 자원 절약과 환경오염 방지, 나눔문화 확산은 물론 정보 격차 해소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서랍속 휴대전화가 자습서와 문제집으로7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5월말부터 45일간 6만1882대의 폐휴대전화를 수거, 금속자원을 추출해 얻어진 수익금 6200만원을 이달 중 서울장학재단에 기부한다.기부금은 학교장·구청장이 추천한 소년소녀 가장이나 한부모 가정, 할머니·할아버지와 사는 조손 청소년을 지원하는 ‘푸른꿈 희망장학금’으로 쓰인다.서울시는 지난 2010년부터 매년 1~2차례 폐휴대전화 수거 캠페인을 실시해왔다. 지금까지 520명의 저소득 결손가정 청소년에게 1억4660만원이 지원됐다.푸른꿈 장학금을 지원받은 서울 덕수고등학교의 한 학생은 “할머니께서 한시름 놓았다고 기뻐하셨다”며 “편하게 학교 생활을 할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전했다.서영관 서울시 자원순환과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폐휴대폰 기부 캠페인을 펼쳐 자원 재활용과 나눔 문화를 동시에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푸른꿈 희망장학금 지원실적. 출처: 서울시◇스마트폰 나눔으로 정보격차 해소시는 이날 이동통신사 LGU+와 양해각서를 맺고 올해말까지 ‘사랑의 중고스마트폰’ 1000대를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복지시설이용자 등 정보취약계층에게 보급하기로 했다. 중고스마트폰 보급을 원하는 정보취약계층은 내달부터 서울시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 가능하다. 중고스마트폰을 기부하는 시민, 기술 지원을 하게 되는 이동통신사와 스마트폰 제조사는 서울시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에서 정한 금액(5~10만원)에 한해 기부금 영수증을 교부, 연말에 소득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박웅수 서울시 정보통신담당관은 “인구 5명 중 3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시대를 맞아 정보격차가 경제·생활 격차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많은 시민들이 중고스마트폰을 기부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기부에 참여하고자 하는 시민은 8일부터 서울IT희망나눔세상(ithope.seoul.go.kr)에 접속해 신청하면 된다.
2012.08.07 I 성문재 기자
한순철의 도전이 우리 삶에 던진 메시지
  • [런던 2012]한순철의 도전이 우리 삶에 던진 메시지
  • 한순철. 사진=AP/뉴시스[이데일리 스타in 올림픽 특별취재반]한순철(28.서울시청)은 7일(이하 한국시간) 엑셀 런던 사우스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복싱 라이트급(60㎏) 8강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의 가이브 나자로프를 맞아 16-13, 판정승을 거뒀다. 복싱은 3,4위전이 없는 만큼 4강 진출과 함께 최소 동메달은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한순철의 승리는 흔한 운동 선수들의 성공 스토리와는 또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삶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을 해주고 있다. 한순철이 살며 가장 처음 성취를 느꼈던 것은 중학교 3학년때였다. 처음 나간 전국 체전에서 덜컥 금메달을 따낸 것이다. 세상에 두려울 것도 부러울 것도 없었다. 모두들 그를 ‘한국 복싱을 짊어질 유망주’라고 치켜세웠다. 아무것도 그를 막을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어린 나이에 맞이하게 된 생애 최고의 순간. 그러나 그때 그에겐 가장 큰 좌절이 찾아 온다. 아버지의 갑작스런 발병, 그리고 죽음. 가세는 갑자기 기울기 시작했고, 어떻게든 빨리 어머니 혼자 짋어 진 집안을 일으켜 세워야 했다. 슬퍼할 틈 없이 운동에만 전념하며 보낸 시간들. 그렇게 가정도 꾸리고 예쁜 딸도 낳았다. 제법 안정된 생활도 꾸릴 수 있게 됐다. 생애 가장 편안하고 안정될 시기. 그러나 한순철은 하루도 맘이 편하지 않았다. 군대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하면 병역 특례를 받을 수 없는 상황. 그가 군대를 가게되면 수입은 기대할 수 없게 되고, 가족의 생계는 막막해질 수 밖에 없었다. 중3때 찾아 온 시련에는 선택의 여지나 있었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메달 아니면 끝. 그가 “죽을 각오로 링에 올랐다”고 말한 이유다. 독한 각오는 그를 좀 더 강하게 해 주었다. 절망의 순간이 그를 단단하게 만든 것이었다. 각종 국제대회에서 좋은 실력을 갖고도 마지막 순간을 넘지 못했던 한순철. 그러나 7일 8강전서는 끝까지 냉정을 잃지 않는 안정감 있는 레이스를 펼쳤다. 끝나는 순간, 승리를 예감할 수 있는 보기 드문 경기. 삐끗하면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인생 최대의 고비. 오히려 그의 마지막 도전은 한순철에게 냉철한 자기 컨트롤을 가능하게 했다. 비단 한순철 뿐 아니다. 서른 넷에 따낸 금메달로 많은 감독을 준 송대남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세계 랭킹 1위에 올라 최고의 성취를 꿈 꿨을 때 김재범의 갑작스런 등장으로 올림픽 출전 꿈이 무산됐던 그다. 애써 마음을 다잡고 복귀했지만 곧바로 부상이 찾아왔다. 모두 끝이라고 했다. 하지만 송대남은 그 순간, 체급을 올리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고, 그의 피와 땀은 결국 그에게 세계 최고의 자리를 안겨줬다. 그들의 작은 성공 스토리는 ‘작은 것에 만족하지 말고 절망의 순간일 수록 도전하라’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2012.08.07 I 정철우 기자
정운찬 "대선 출마 안한다 한적 없다..안철수 훌륭한 분"
  • 정운찬 "대선 출마 안한다 한적 없다..안철수 훌륭한 분"
  • [이데일리 김세형 기자]“나온다는 말도 한 적이 없지만 나오지 않는다는 말도 한 적이 없다.”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은 지난 20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와 관련)확정된 것은 없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결심이 서는 대로 알려 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본인이 직접 출마하지 않을 경우 새누리당 주자나 민주당 주자보다는 제3의 후보를 지지할 것임을 내비쳤다. 제3의 후보는 안철수 원장이 유력해 보인다.◇ 새누리당, 경제민주화 잘해낼까 `의문`그는 “새누리당은 그간 쭉 경쟁을 최우선시하는 신자유주의를 주장하다가 이제 와서 갑자기 경제민주화를 주장하고 있다”며 “걸어온 길을 보면 앞으로 갈 길을 알 수 있는 것처럼 새누리당이 과연 경제민주화를 잘 해낼까 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민주당에 대해서도 “문제 의식은 좀 더 있어 보이지만 그렇다고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드러나는 게 별로 없다”며 “크게 기대할 것은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서는 달랐다. 그는 “공식 자리 외에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훌륭한 분으로 생각된다”며 “베풀 줄도 알고 경제 현실에 대한 감각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앞으로 만나게 되면 할 이야기가 많을 것”이라며 호감을 보였다. 그는 지난 1990년 펴낸 저서 ‘도전 받는 한국경제’에서 가계든 기업이든 한 경제주체가 손해를 볼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교환을 거부할 수 있는 상태를 경제민주화라고 정의한 바 있다. 그는 동반성장 역시 경제주체가 각자의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대등한 관계가 정립될 때 가능해 진다고 본다. 그에게 경제민주화와 동반성장은 일맥상통하는 개념인 셈이다. 그는 차기 대통령의 자질로 균형감각과 소통능력을 꼽았다. 그는 “결국 정치의 목적은 국민들이 윤택한 삶을 살도록 해주는 것이 아니겠느냐”며 “좌우 이념에 치우지지 않는 중도성향의 균형 감각이 있는 인물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내것만 옳다고 하면서 무통(無通), 불통(不通)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서는 곤란하다”며 “시대의 정신이 된 경제민주화와 동반성장 의지가 얼마나 있는지 잘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남은 인생의 과제 올해 대선이 있어 그에 대한 주된 관심이 대선 출마에 쏠려 있지만, 그는 동반성장문화 확산을 남은 인생의 과제로 삼겠다는 각오를 분명히 했다.그는 과거 20여년간 학자로서 금융과 재벌 개혁에 대한 글들을 많이 써오면서 동반성장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했던 것도 경제정책이 대기업 위주로 가고 남북관계도 경색된 것을 보면서 동반성장을 위한 균형추 역할을 하자는 생각에서였다. 세종시 문제로 국무총리직에서 물러난 후 다시 공직을 맡지 않을 생각이었지만 머릿속에 박힌 동반성장이 그를 다시 사실상 공직이나 다름없는 동반성장위원장으로 이끌었다. 그는 2010년말 출범한 위원회를 맡아 제조분야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 작업을 이끌어 내고 사회적으로 동반성장이 각인되게끔 갖은 노력을 하면서 위원회의 기틀을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올해 초 동반성장위원장을 그만두긴 했지만 동반성장 문제가 매우 중요한데 내가 과연 편하게 지낼 수 있겠나 하는 생각에 동반성장연구소를 만들게 됐다”며 “동반성장에 도움이 된다면 어느 누구도 도와줄 수 있고, 도움을 받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그는 “동반성장은 다같이 똑같이 되자는 것이 아니라 대등한 관계를 만들자는 것”이라며 “앞으로 동반성장연구소에서는 경제적 약자들의 여러가지 애로를 듣고, 그것을 타개할 수있는 정책과 법을 만드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동반성장이 중요하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시민교육도 하고, 필요하다면 시민운동도 추진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정운찬 위원장은 1947년생으로 충남 공주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마이애미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와 프리스턴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금융학회 회장과 한국경제학회 회장을 지냈고, 2002년에는 최연소 서울대 총장으로 선출됐다. 지난 2009년 9월에는 국무총리로 취임한뒤 10개월간 업무를 수행했다. 2010년 12월 초대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으로 취임, 1년3개월 간 활동하다 올해 3월 전격 사퇴했다. 지난달 중순 사재 1억원을 털어 동반성장연구소를 설립한 뒤 현재 이사장으로 있다.
2012.07.24 I 김세형 기자
우리를 게으름뱅이로 만드는 '앱'
  • [비즈니스 트렌드]우리를 게으름뱅이로 만드는 '앱'
  •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세차를 하고 싶었던 32세의 웹 디자이너 크리스토퍼 케네디는 샌프란시스코의 한 스타벅스 매장 근처에 차를 세운 뒤 스마트폰을 꺼내 ‘체리’라는 애플리케이션(앱)을 구동시켜 자신의 차량 위치를 입력시켰다.잠시 후 전문 세차요원이 와서 차를 깨끗이 세차해 주었고 크리스토퍼는 그 사이 커피 매장에서 카라멜 마키아또를 마시며 노트북 작업을 했다.이처럼 귀찮은 일을 대신 해주는 앱이 무수히 개발되면서 우리 삶은 한결 편해졌다. 멕시코 음식을 매장에서 직접 사서 집에 배달해 주는 앱도 개발되었고 빨래를 대신해 줄 사람을 보내주는 앱도 세상에 나와있다.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하지만 모든 일을 대신해 주는 앱의 등장에 현대인은 갈수록 게을러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래리 로즌 캘리포니아주립대 심리학과 교수는 “앱 때문에 옆 사람과 얘기할 일이 더 줄어든다”며 “이러한 앱들은 사람들의 사회적 고립을 더 심화시킨다”고 지적했다.지역 도우미서비스 ‘잘리는 이런 위험성을 인지하고 게으름을 부채질하는 서비스가 아닌 파티에서 연주할 음악가를 고용하는 것 같은 숙련 서비스에 역점을 두고 있다. 잘리 운영자인 보 피쉬백은 “우리사회가 가장 게으른 사회로 가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며 “잘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서 학생 리포트를 대신 써주는 것 같은 목록은 없애버렸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앱을 이용해 내가 해야 할 일을 남에게 시킬 때 그 일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고려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상의 작은 일이지만 다른 사람의 생일을 축하하는 등 우리에게 소중한 경험을 제공하는 일을 아웃소싱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소아과 전문의 마이클 리치는 “바빠서 세차할 시간이 없을 때 그것을 아웃소싱한다면 상관없다”며 “그러나 세차가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하는 가족 활동이라면 이는 삶을 즐겁고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일을 남에게 시키는 꼴이 된다”고 말했다.WSJ은 편리한 앱의 개발로 시간이 절약되고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되는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정작 우리가 꼭 해야 하는 일도 남에게 미루며 삶의 중요한 의미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2012.07.23 I 민재용 기자
"공주과 라고요? 일할 땐 머슴"
  • [여성리더⑮]"공주과 라고요? 일할 땐 머슴"
  • [글=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사진=권욱 기자] 우리 사회에서 여성은 아직 비주류다. 세상이 바뀌어도 출산과 육아 등 부담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데일리는 사회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이 당당한 인적자원으로서 기여할 부문이 적지 않다는 점을 부각시키고자 ‘여성리더 30인에게 듣는다’ 를 연재한다. 정치·경제·사회·문화예술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나의 길’을 도모해 성공한 여성 리더가 풀어내는 삶의 지혜를 나누고자 한다. <편집자> 세상 물정 모르는 부잣집 사모님. 문정숙(56·사진)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 겸 부원장보의 첫인상이었다. 남성 위주의 문화가 강한 금융권, 그 중에서도 금감원 내 유일한 여성 임원이라는 타이틀에 여장부의 이미지를 상상했던 기자의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7월의 무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4일. 문 처장과의 인터뷰는 그렇게 시작됐다. “제 겉모습만 보고는 공주과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렇지만 제가 일하는걸 본 사람들은 머슴과라고 하죠. 일에 있어서 만큼은 늘 열정적이고 부지런하게 뛰어다니는 완벽주의자입니다.”문 처장은 자신의 이력서를 가져왔다. 스무장이 넘는 이력서에는 그간의 경력과 수상내역, 논문 등 소비자 전문가로서 경험한 지난 30년이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기획예산처·공정거래위원회 자문위원 등 정부부처에서부터 우리금융·한국전력공사 사외이사 등 기업, 한국소비문화학회·한국소비자정책교육학회 회장 등 학계까지 그녀의 활동 영역엔 제한이 없었다. 이 정도 이력이면 이젠 편하게 살 법도 한데 그녀는 여전히 소비자 관련 조찬모임에 참석하고, 퇴근 후엔 공부방 모임에도 간다. 소비자경제를 향한 열정으로 그녀는 스스로를 끊임없이 다듬어가고 있었다.문 처장은 70년대 후반 숙명여대 가정관리학과를 졸업했다. 데모로 인해 수업이 있던 날을 손꼽아야 할 정도로 공부에 목말라 있었다. 미래의 여성 전문가로서의 길을 걷기 위해 어떤 전공이 좋을까 고민하던 그녀는 ‘소비자경제학’을 선택하고 과감히 미국행에 올랐다. 당시 20대 후반의 여성이 결혼도 하지 않고 유학을 간다는건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녀는 후회없이 공부하고 싶었고, 자신의 선택을 믿었다. “물론 문득 불안함과 두려움이 찾아왔죠. 특히 당시 한국에선 소비자경제라는 학문 자체가 생소했어요. 과연 내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컸습니다. 그래서 생판 모르는 소비자경제 전문 교수를 찾아 무작정 비행기를 탔습니다.”1984년 12월. 시리도록 추운 겨울날 캔자스에서 시카고까지 날아간 그녀는 결국 당시 시카고대학 교수였던 게리 베커(Gary Stanley Becker)를 만났다. 동양에서 온 여학생에게 기꺼이 시간을 내준 베커 교수와 30분간의 면담을 통해 문 처장은 소비자경제 분야에 대한 확신을 갖고 돌아왔다. 훗날 상담을 해줬던 교수는 노벨경제학상을 받았고, 그를 통해 용기를 얻었던 20대의 당당한 여학생은 교수가 되었다. 그리고 그 열정은 금융소비자보호처 초대 처장이라는 타이틀로 그녀를 이끌었다. “자신이 여성 혹은 남성이라고 단정적으로 선을 긋지 말고, 일 중심적으로 조직과 조화롭게 소통하려고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여성이 아직까지는 정보공유 문제나 조직생활에 있어 소수지만 어느 정도 시기가 지나면 더 많은 여성들이 사회에서 주요 역할을 차지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금감원에 합류한지 이제 2년 반째. 아무리 뛰어난 전문가라도 남성 위주의 보수적인 집단에서 외부 출신 여성 임원이 느끼는 외로움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러나 “미용실에 가면 5만원짜리 파마를 하고, 옷은 아울렛 매장에서 50% 할인받아 산다”는 그녀의 솔직 담백함은 조직 내에서도 부하 직원들로부터 ‘가장 나이스한 상사’라는 평가를 받는 원동력이 됐다. “1987년에 교수가 됐는데 그때부터 어딜가나 여자는 저 혼자였습니다. 지금 있는 조직에서도 여성 임원은 저 혼자고요. 이젠 익숙합니다. 되레 솔직하고 시원한 아줌마 파워로 회의 분위기를 주도하기도 합니다.(웃음)”인터뷰 도중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유창한 영어로 대화를 이어간 상대방은 다름 아닌 올해 중학교 2학년이 된 아들의 영어 선생님이었다. 그렇다. 그녀는 금융소비자보호처를 이끄는 책임자였지만, 한 편으로는 아들의 학업을 걱정하는 평범한 엄마였다. 몸이 열개라도 모자라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자식교육은 적당히 방치하자는게 지론”이라며 큰 소리로 웃었다. “‘쉽고 친절한 금융소비자보호처’를 만드는게 목표입니다. 그동안 소비자, 특히 금융소비자 보호는 사전적 보호가 아닌 사후해결이라는 측면이 강했습니다. 이제는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할 때입니다.”소비자보호 이야기가 나오자 그녀의 눈빛은 다시 단호해졌다. 신설 금융소비자보호처를 맡은지 2개월. 소비자보호에 대한 인식이 점차 확산되면서 그녀의 어깨도 더욱 무거워지는 것 같다. ◇문정숙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은1955년생으로 숙명여대 가정관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가정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은 후 1986년 미국 캔자스 대학에서 소비자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던 2009년 금감원 소비자서비스본부장을 맡았다. ‘소비자권익향상을 위한 민관협력체계 강화방안 연구’ 및 ‘소비자보호종합계획’ 등 소비자보호 분야에서 왕성한 연구 활동을 펼쳐왔다. 지난 2002년 대통령직속 규제개혁위원회 위원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2.07.18 I 송이라 기자
임재범 "호랑이 아닌 사람, 물처럼 살게 됐다"
  • 임재범 "호랑이 아닌 사람, 물처럼 살게 됐다"
  • 임재범(사진=예당엔터테인먼트)[이데일리 스타in 조우영 기자] “사람들과 격 없이 어우러져 사는 법을 알았다. 떠도는 소문처럼 내가 그렇게 으르렁대고 싸우기만 하는 사람은 아니다. ‘가수’ 임재범이 아닌 ‘사람’ 임재범이 되고 싶다.” 임재범이 변했다. 얼굴이 환해지고 목소리가 부드러워졌다. 무뚝뚝한 그가 던지는 투박한 농담은 제법 웃기기까지 했다.임재범은 8년 만에 정규 6집 ‘투...(To)’를 11일 발매했다. 그는 이날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에서 쇼케이스 겸 팬미팅을 열고 새 앨범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줬다.그는 이번 앨범에 대해 “사랑, 고통, 이별 등 그간 주로 불러온 무거운 분위기의 주제를 내려놨다”며 “살아온 세월을 돌아보며 세상 사람들에게 편지를 보내는 듯 담담히 풀어냈다”고 설명했다.그는 “나이를 먹으니 치열하게 살고 싶지 않더라. 우주에서 나를 보면 어떻게 보일까 생각했다. 굳이 나서서 ‘내가 임재범’이라고 소리치는 인생보다는 대한민국 음악사에 그저 ‘임재범이란 가수가 있었다’ 정도면 충분하다”고 말했다.그렇다고 그가 앞으로 설렁설렁 대충 노래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그는 “어떻게 보면 하루하루를 멍청하게 살고 있다”고 했다.그는 “예전에는 모든 생각의 출발점이 나였다면 이제는 내 옆에 있는 사람으로 바뀌었다. 내가 있으면 내가 없고 내가 없으면 내가 있더라. 나는 받은 게 많다. 나눠 드려야 하는 게 제 사명인 것 같다. 노래로 여러분의 마음을 평안하게 해 드리고 영혼을 잠시나마 쉴 수 있게 한다면 그게 나에게는 가장 큰 행복인 것 같다”고 말했다.임재범은 6집 타이틀곡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다. 이승철 6.5집과 7집에 참여했던 작곡가 홍성민이 임재범만을 위해 만든 곡이다. 희망적이고 감성적인 멜로디의 발라드다. “밝아지려고 노력했다.” 그는 “가뜩이나 힘든 세상에 내 노래를 들으면서 더 우울하고 슬프게 하고 싶지 않았다. 희망을 주고 활력소가 되는 노래를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대신 힘을 뺐다. 이번 그의 앨범을 프로듀싱한 작곡가 김형석은 “임재범은 동굴 안에 있는 호랑였다. 포효 속에 항상 외로운 느낌이 들었다. MBC ‘나는 가수다’ 출연 이후 뭔가 한방을 기대하시는 부분이 있겠지만 오히려 힘을 뺐다. 그의 연한 내면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거들었다.임재범은 이번 6집 발매를 신호탄으로 2012 전국 투어에 돌입한다. 오는 8월18일 부산을 시작으로 인천, 광주, 대구, 원주, 서울까지 이어질 예정이다.그는 “그간 나 자신이 얼음 덩어리라고 생각했다. 주위 분들로 인해 조금씩 얼음이 녹여내렸고, 이제는 여러분 곁에 항상 존재하는 물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옆집 아저씨처럼 편하게 다가서고 싶다. 내 자신 스스로가 많이 편해졌다. 사실 무대에 설 때만 가수지 무대에서 내려오면 그저 한 아이의 아빠다”며 환하게 웃었다.
2012.07.11 I 조우영 기자
전통시장, 르네상스를 꿈꾸다
  • 전통시장, 르네상스를 꿈꾸다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문전성시’ 대문앞이 사람들로 북적여 시장을 이룬다는 뜻이다. 시간이갈수록 이 사자성어의 뜻을 잘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오늘날 시장은 찾아보기도 힘들 뿐더러 더이상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곳이 됐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장을 본다’기 보다는 ‘마트를 간다’고 말한다. 지난주 이데일리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전통시장의 부활을 꿈꾸는 사람들의 현장을 찾았다. ◇ 시장에 불어든 젊은 바람..청년 장사꾼의 도전남부시장 청년몰의 가게 범이네 식충이(왼쪽 위)와 차와(오른쪽 위), 청년몰 입구 전경(아래)전라북도 전주 완산군의 남부시장, 총 10개 동이 들어서 있는 이 시장의 6동 옥상. 흔히 흡연구역이거나 창고로 쓰일 법한 건물 옥상에 오르자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금연♡’이라는 애교스러운 문구. 눈을 돌려 주위를 둘어보니 ‘카페나비’, ‘뽕의도리’, ‘플라잉팬’, ‘만지면 사야 합니다’ 등 이색적인 이름의 작은 가게들이 둥그렇게 둘러서 있다.시장위의 시장, 남부시장의 청년몰이다. 이 곳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시행 중인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남부시장 상인회와 사회적 기업 이음이 힘을 모아 젊은이들의 창업을 위해 마련한 공간이다. 창업을 원하는 청년들이 모여 토론하고 기술을 배우면서 자신들의 가게를 디자인하고 만들었다. 손님들을 끌기 위해 야시장과 문화 공연 등 다양한 이벤트도 시행했다. 그렇게 지난 5월5일 ‘적당히 벌고 아주 잘 살자’라는 모토 아래 12개의 가게를 열었다. 전주 유일의 보드게임방 ‘같이놀다가게’를 운영하는 백승열(31)씨는 “생존 자체가 대박이라고 생각한다”며 “여기서는 내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디자인 할 수 있다”며 청년몰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장맛비가 내리는 평일 오후 였지만, 드문드문 청년몰을 찾은 손님들도 만날 수 있었다. 인근 대학교에 다닌다는 강서영(23)씨는 이번이 두번째 방문이라고 했다. 강 씨는 처음에는 학교 근처에 있는 팜플렛을 보고 호기심에 찾았다“며 ”가게들도 예쁘고 사장님들도 재밌어 친구를 데리고 왔다“고 전했다. 이전에는 전통시장에 온 적이 없었다는 박지인(23)씨는 ”재활용품을 이용해 인형을 만드는 강습을 신청했다“며 ”앞으로는 종종 찾게 될 것 같다“며 즐거운 듯 웃었다. 실제로 청년장사꾼 프로젝트 시행 이후 남부시장의 매출도 20%나 증가했다. 야시장이 열리는 주말에는 1500명의 관광객이 몰리는 등 시장에 활기를 더했다. 김병규 이음 대표는 “이 안에서 젊은이들이 서로 돕고 기존 시장 상인들과 상생하면서 자연스럽게 사회적인 생태계를 만들기를 바란다“며 ”이런 시도를 통해 안으로부터 변화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타나냈다. ◇ 겉은 마트 속은 시장..전통시장은 리모델링 中군산공설시장 외부전경두번째로 찾은 곳은 국내 최초의 마트형 전통시장인 군산 공설시장. 기존 재래시장이 있던 자리에 지난 3월16일 새롭게 오픈했다. 290억원(국비 97억원, 시비 193억원)을 투입해 만든 이 곳은 겉에서 보기에는 대형마트와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자 딴세상이 펼쳐졌다. 현대식 건물 안에는 시장에서 보던 가게들이 자리해 있었다. 곡식 빻는 소리, 한약재와 젓갈 냄새, 반찬가게와 대장간 등 전통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점포들이 모두 눈에 띄었다.4층짜리 건물인 군산공설시장은 층 구성도 마트와 비슷하다. 1층에서는 농수축산 등 1차 식품과 분식·족발 등 간편 먹을거리를 팔았다. 2층은 의류와 침구, 커텐, 한복 등 생활용품과 안경점, 귀금속, 핸드폰 등의 서비스업종 및 전문 식당들만이 들어올 수 있다. 3층에는 다른 곳에있던 군산시 여성교육장을 옮겨왔다. 유동인구를 늘리고 지역사회에 기여하기 위한 것. 고객의 편의를 위해 488대건물 내 234대, 기존공용주차장 158대, 신규 96대)의 주차공간도 확보했다.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장을 찾는 발길은 그리 많지 않았다. 날씨를 고려하더라고 직전에 찾았던 전주 남부시장에 비해서도 손님이 적은 모습이었다.시장 상인들은 공통적으로 ”관리비나 임대료가 싸고 시설도 잘 돼 있어 장사하기는 훨씬 편해졌다“면서도 ”생각보다 손님이 적다“고 입을 모았다.군산공설시장 1층 전경(왼쪽), 간편먹거리 코너(오른쪽)군산시 측은 ”시설 현대화 작업 이전보다 매출은 20% 정도 늘었고 문화시설 이용객이나 탐방객 등으로 유동 인구도 증가했다“면서도 ”상인들의 노령화를 해결하고 마트로 가는 고객들을 끌어오기 위한 방안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설시장을 재건축하면서 새로 들어왔다는 한 가게 사장은 ”군산의 특산물이 회인데 여기(공설시장)는 회코너가 너무 약하다“며 ”현지인들이나 관광객들이 많이 찾을 수 있도록 수산시장 처럼 회를 먹고 사갈 수 있도록 하면 다른 가게들도 장사가 더 잘 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2012.07.08 I 장영은 기자
  • [미리보는 경제신문]한국 아몰레드 기술 中 유출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다음은 28일자 경제신문 주요 내용이다.(가나다순)◇매일경제▲1면-“빚 갚지말라” 부추기는 사회-한국 아몰레드 기술 中유출-김포~제주 주말 운임 9만5천원-무역 1조달러 축배 1년만에 막 내리나-정진기언론문화상 대상 삼성전기▲종합-3D 강화한 OS ‘젤리빈’ 구글 첫 태블릿PC 적용-‘일손 부족’ 2020년엔 전국도시로 확산-SMD만 한해 80여건 ‘기술 유출’..1~2건만 알려져-M&A 시장에 FI만 우글우글▲해체되는 한국의 가족-육아휴직 당연한 유한킴벌리..가족친화가 성장동력 됐어요-1인 가구의 힘▲산업계 파업 비상-화물연대·건설노조 업고 파업동력 키우는 민노총▲국제-“중국 자본 막아라” 주변국 비상대책-메르켈 배수진-이집트 사상 첫 女부통령 검토▲경제·금융-브로커에 200만원만 주면 빚탕감 일사천리-KB, 우리금융 합병 참여 가시화 -찰칵 하면 사진이 점자로..▲정치-金 ”균형발전“ 文 ”일자리“ 孫 ”삶의 질“-‘박근혜 캠프’ 깜짝인물 나올까-與·野 쟁점 의견접근..이르면 내주초 개원-대표경선까지! 고장투성이 진보당-”黨후보되는 순간 朴 압도할것“-‘밀실추진’ 한·일 군사협정 도마에▲기업과 증권-르노 ‘넘버2’ 다급히 한국에-이랜드, 중국서 날개 달았다-포스코, 베트남에 100만t 철근 공장▲기업·경영-갤럭시탭10.1 美 판매금지-삼성의 ‘브랜드 理想’은 뭔가-두산인프라 통합 R&D센터-스마트워크시대..업무와 일상 연결돼야▲유통-고터가 백화점처럼 깔끔해졌다-빅마켓, 코스트코보다 싸게-중동 가는 한국커피-농심, 삼다수 판매자 지위 유지▲기업과 증권-외국인 이번엔 자동차 노리나-위기의 건설株 바닥은 어디?-”시너지 효과 없는 M&A 않겠다“-이민주 인포뱅크로 또 대박-글로벌 자금, 싱가포르로 몰린다▲부동산-불황에도 꿋꿋한 대학街 상권-분당 옛 주공사옥 4천억에 매물로-”서울을 콤팩트시티로“-신월5동에 재개발 아파트 836가구◇서울경제▲1면-하우스푸어 빚 부담 던다-사라지지 않는 연대보증-요금 현실화 좋지만 시기 조절해야-대한항공, 국내선 요금 9.9% 인상-삼성·LG 아몰레드 기술 해외 유출▲종합-새누리 경제민주화 3파 3색-생산가능인구 30년후 700만명 급감-삼성 갤럭시탭10.1 미국서 못 판다-한일 군사정보협정 졸속 논란▲사라지지 않는 연대보증-대부업체, 녹취 동원해 편법으로 보증인 확보까지-2금융권도 포괄근저당 전면금지▲전기요금 인상..산업계 비상-7% 오르면 연간 수백억원 추가 부담..철강업계엔 직격탄-”연료비 연동제 도입 등 대책부터 내놓아야“-산업용, 선진국보다 상대적으로 비싼데..”대기업 전력 특혜 호도“▲종합-한은 ”경기 악화땐 추경 편성해야“ 재정·금융위 ”가계부채·통화량 잘 단속하라“-음식점·제빵·자동차정비 등 유력-하반기도 DTI 완화 안한다▲기획-도시선 ‘콸콸’ 시골선 ‘졸졸’..수돗물 혜택 천양지차-먹는 물 안전성도 비상-시세 차익보다 안전 선호..현금흐름형 자산 투자 인기▲정치-첩첩산중 통합진보당-”박근혜 역사 인식 너무 퇴행적“-여야 모두 ”인천공항 지분 매각 반대“-원구성 협상 다시 난항▲금융-산은, 우리금융 인수전 간접 참여로 선회?-펀드+예금 등 신상품 장착 KB금융 시장 공략 나선다-동양생명 조직 정비 고삐 죈다-산업은행 고졸 신입행원 60명 채용▲국제-EU 정상회의 말잔치로 끝날 듯-이탈리아로 번지는 은행 부실-브라질 경제 출구가 없다-오바마는 골프 대장 롬니는 일자리 팔아먹기 대장▲산업-”르노삼성은 그룹 핵심 한국 철수 절대 없다“-베트남 형강·철근공장 착공-두산인프라, 통합 R&D센터 세운다▲산업(정보기술)-삼성 ”단종 앞둔 제품..큰 타격 없다“-보안업체 해외시장 공략 고삐-구글, 태블릿PC 경쟁 가세▲산업(중기·벤처)-얼음정수기 앞세워 웅진 넘는다-중기 취업 희망하지만 생산직은 꺼려-불혹넘은 전주 제1산단 재생사업지구로▲산업(생활)-네이처리퍼블릭, 명동점서 계속 영업-고속터미널지하상가 대형쇼핑몰 변신-농심, 삼다수 유통사업권 유지할듯▲증권-”실익 없다“ 자진 상장폐지 줄이어-파라다이스, 코스닥 시총 넘버3 넘본다-외국인 電車 중심 나흘째 매물 폭탄-SNS에 루머 흘려 차익 챙기는 신종수법 판쳐-하이마트 임직원 ”우리사주 어쩌나..“ 전전긍긍▲부동산-오피스텔, 분양권 시장선 찬밥신세-신반포1차 재건축 최고 35층으로-세종시에 메이저 브랜드 아파트 들어선다-‘큰손’ 장영자 16억대 땅 공매로 나와-서울 신월5동 일대 800여가구 아파트◇한국경제▲1면-아시아 ‘의료허브’ 각축전-아몰레드 핵심기술 해외유출-삼성 갤럭시탭 10.1 美법원, 판매금지-2015년부터 모든 음식점 금연▲굿모닝-노후가 뭐지?..일하는 한국 노인, 선진국의 4배-대한항공, 국내선 항공료 9.9% 인상-서울 기름값 174일만에 2000원 밑으로▲이슈&분석-담뱃값 못올리는 정부, 호프집까지 금연 ‘초강수’-日 골초들도 찬밥신세-보름자리론 대출 금리 낮아진다-”유럽위기 확산땐 한국 성장률 2%대로 하락“▲오늘의 이슈-건설노조도 파업..화물연대·정부 협상 시작-건설노조 파업 왜?..최저가낙찰제로 임금체불 심각-진보당 대표경선 서버장애 중단 보이지 않는 손 작용했나▲정치-문재인 ”박근혜, 독재의 핵심에 있었다“-한·일, 군사기밀 공유..정보보호협정 맺는다-朴의 2012 선택은 ‘국민이 행복한 국가’-김문수 ‘경선 참여’ 고심하는 까닭▲국제-메르켈, 초강경 대응..오늘 EU 정상회담 난항 예고-”美, 대선前 3차 양적완화“-佛, 6년만에 최저임금 인상..올랑드 ‘배짱’-코카콜라 ”印서 펩시 잡겠다“-中, 지방정부 채권발행 ‘없던일로’▲경제-KIST의 반란..구내식당 中企는 안돼!-전기료 두자릿수 인상 굽히지 않는 한전-상조업체 재무상태 개선-”할인항공권은 환불 NO“ 공정위, 루프트한자 제재▲금융-中 지린대 ‘김승유 연구소’ 세운다-대한생명, 사명변경 또 불발?-”타깃 고객 분석해 창업하세요“-설계사 수수료 줄이자 저축성보험 판매 ‘뚝’▲산업-”조만간 은행 관리 탈피“ 독립 투지 불태우는 박찬구-QM3 나오나..르노삼성, 내년 소형 CUV 투입-구본무 ”용기·열린 사고..젊음의 특권 누려라“-아트라스비엑스, 가정용 축전기로 日 뚫었다▲기업&CEO-”코린도 전공 살려 자원개발 집중“-폴라리스, 발레社 벌크선 6000억 매입-박영주의 문화 경영..20년 무료 음악회-포스코특수강, 베트남에 형강·철근 공장▲IT·모바일-삼성 피해 거의 없어..내달 특허소송 ‘촉각’-”휴대폰 데이터 통신요금 한꺼번에 내린건 내 실수“-”IT담당부처 신설“ vs ”현행 분산체제 유지“ 팽팽-SW기술자 인증 받기 쉬워진다▲중소기업·제약-대만, 공항에 국제 의료단지 착공-”내수 찬바람..中企 연쇄부도 우려“-”고온에도 녹지 않는 실리콘..주방용품엔 최적“-당뇨치료제 제미글로정 LG생명 신약 인증 획득▲생활경제-‘확’ 달라진 반포 강남터미널 지하상가-이랜드, 中서 ‘유통날개’ 단다-코오롱, 일상서 즐기는 겨울 아웃도어 출시-롯데마트, 해외 출점 ‘재시동’▲증권-외국인 승객, 자동차서 하차중!-글로벌 PEF, 넥스콘테크 공개매수-발행주식 0.01% 이상 공매도 보고해야-”운임상승·유가하락 겹호재..5월부터 흑자“-쏟아지는 채권단 매물..SK하이닉스 ‘부담’▲부동산-‘2%부족 뉴타운’..”교통·쇼핑 빼곤 다 좋아요“-서울 재개발 아파트 ‘봇물’..왕십리·금호동 물량 주목-대림산업 ‘세종e편한세상’ 값싼 분양가에 관심-노후산업단지도 ‘재생시대’
2012.06.27 I 이윤정 기자
착한 일본군 끌어안는 더 착한 조선인이라…
  • [공연리뷰]착한 일본군 끌어안는 더 착한 조선인이라…
  •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6월 22일자 44~45면에 게재됐습니다.▲ 연극 `봄의 노래는 바다에 흐르고`(사진=남산예술센터)[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나는 귀신입니다. 이제부터 얌전히 잠을 잘게요.” 이발사 홍길이 쑥스러운 듯 자기소개를 한다. 이윽고 이발의자에 편하게 자리잡자 그의 뒤로 어렵게 발걸음을 떼는 한 노파가 등장한다. 그리곤 슬리퍼 한 짝을 벗어들더니 냅다 홍길의 뒷통수를 후려친다. 부인 영순이다. “그만 저승으로 가시면 어떻겠소? 저승서 차분하게 기다리소. 곧 따라갈테니.” 들은 척 만 척 홍길은 이발소 구석구석을 돌며 잔소리가 끝이 없다. 그러다 부부는 동네에 관광객 늘어난 얘기, 호텔 들어선 얘기로 그리움과 탄식이 섞인 회한에 젖는다. “그랑께라. 어제일 같으오.” 그렇게 돌아간 과거 한 장면에선 그들의 네 딸 중 셋째 미희의 결혼식이 한창이다. 여기는 외딴 섬마을 `홍길이네 이발소`. 1944년 일제의 발악이 정점으로 치닫던 종전 직전이다. 둘째 선희를 주축으로 딸들이 즉석에서 결성한 `음란 시스터스`가 `까투리타령`으로 분위기를 고조시키던 중 일본군이 몰아닥친다. “오늘 5월9일부로 당 이발소를 군 관할 하에 둘 것을 명한다.” 축제는 끝났다. 연극 `봄의 노래는 바다에 흐르고`가 공연계에 다시 휘몰아쳤다. 재일교포 2세 작가 정의신(55)의 신작이다. 극을 쓰고 연출했다. 정의신은 그간 `야키니쿠 드래곤`(2008), `적도 아래의 맥베스`(2010), `쥐의 눈물`(2011) 등을 차례로 소개하며 존재를 각인시켜왔다. 이번 `봄의 노래…`는 일제강점기 한 가상의 공간에서 조선과 일본인들이 소통하고 화해하는 내용을 다뤘다. 전작 `야키니쿠…`의 골격을 가져왔지만 `야키니쿠…`가 1970년대 일본이란 환경 속에서 차별받는 한국인의 상처를 드러냈던 것과는 다른 모색이다. 정의신 극의 특징은 포장 없는 정교함에 있다. 가장 결정적인 순간조차 일상처럼 서서히 스며든다. 그 저력은 `봄의 노래…`에서도 빛을 낸다. 고달픈 삶에서 희망을 말하는, 척박한 시점을 펼쳐놓고 체념하지 말라는, 아픔과 슬픔을 교차시키며 웃어라 하는 그런 거다. 유머와 엄숙을 오가는 흡입력. 그것이 그의 장기다. 그런데 문제의식까지는 아니다. 착한 일본군을 끌어안는 더 착한 조선인이란 설정 때문이다. 그에게 역사는 무엇인가. ▲ 연극 `봄의 노래는 바다에 흐르고`(사진=남산예술센터)물론 여기엔 정의신의 가족사가 작용한다. 그의 아버지는 한때 일본군 헌병이었다. 그 죄책감에 아버지는 50여년 동안 고향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결국 작품은 역사에 휩쓸려 의지와 무관하게 피해자와 가해자로 나뉜 채 살아야 했던 이들의 상처를 드러낸 시도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극 중엔 어쩔 수 없다기보다 큰 고민없이 일본과 타협하며 사는 섬사람들이 그려진다. 지뢰로 오른쪽 다리를 잃은 일본군 중좌 시노다에게 손을 내미는 건 왼쪽 다리를 저는 첫 딸 진희다. “언젠가 한국과 일본의 사이가 좋아져 서로 오가고 할 때까지 기다려 주실라요” 했다. 얼마 전 막내 정희가 중요정보를 누설한 혐의로 일본군에 체포되던 중 총탄에 희생됐던 터다. 깊이 패인 서사는 있으나 인물들의 반감은 없다. 그 이유는 이들이 만든 세상이 다분히 비현실적인, 마치 꿈같은 이상향적 공간이기 때문이다. 폭로해야 할 사건보다 보듬어야 할 사연이 많고, 비애는 있되 좌절은 없다. 정태화·서상원·박수영·고수희·염혜란 등 `정의신 사단`으로 불리는 배우들이 누구랄 것 없이 뚜렷한 개성과 역할로 극을 메운다. 한두 차례 연극상을 석권한 배우들이다. 이들 전부가 무대에 나와 한바탕 난장을 펴는 장면들이 백미다. 미희의 결혼식, 정희가 체포될 때, 진희와 시노다가 앞날을 약속한 순간. 정의신 만의 탁월함은 여기에 있다. 죽은 딸 생각에 어머니가 오열하고 있는 옆에서 `까투리타령`을 다시 불러대며 객석을 웃기는 역설적 풍경. 그의 작품은 가장 웃길 때 가장 슬프다. 7월1일까지 서울 예장동 남산예술센터. 02-758-2150.
2012.06.22 I 오현주 기자
박재상 "김경기 코치, 내 10년을 아는 분"
  • 박재상 "김경기 코치, 내 10년을 아는 분"
  • ▲ SK 박재상(왼쪽). 사진=SK와이번스[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 "애기도 요즘은 집에서 분위기 파악을 한다니까요." SK 박재상은 새내기 아빠다. 세상에 나온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은 아들 범준이. 아무리 어려도 아빠의 힘든 회사생활을 알아주는 건 역시 아들뿐인가보다. 박재상은 "기분이 안좋아 집에 들어갔을 때는 분위기 파악을 하고 울지도 않는다"며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는 에피소드를 전했다. 이렇게까지 성적이 좋지 못할거라는 걸 그 누가 알았을까. 박재상은 부진하다. 지난 스프링캠프서 미친 타격감을 보였던 그가 시즌 시작한지 두 달여가 됐지만 아직 그만한 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타율 2할5리. 안타 25개(홈런2개)에 타점은 6개에 그친다. 출루율은 남들 타율보다 낮은 3할1푼이다. 막강 수비력으로 1군에서 버티곤 있지만 박재상의 이름값을 감안하면 방망이에선 힘을&nbsp;못쓰고 있다.&nbsp; 성격상 야구장에서는 힘든 걸 전혀 내색하지 않다. 속은 문드러지고 근심 가득해도 '허허' 웃는다. 본인보다 가족들이 더 마음고생이 많다며 오히려 가족 걱정이다. "나도 속상하다. 이렇게까지 초반에 안좋았던 적은 없었다. 무엇보다 부모님 장모님이 걱정을 많이 해주신다. 미안하다." 별의별 노력을 다 해봤다. 폼을 이래저래 바꿔보기도 하고 미친듯이 연습을 해보기도 하고, 아예 모든 걸 포기한 듯 두 손을 놔보기도 하고. 그래도 머릿속에는 늘 야구 생각밖에 없었다. "아. 왜 안될까." 지난 두 달간은 이 생각때문에 온통 스트레스였다. 타격 부진의 가장&nbsp;기본적&nbsp;원인은&nbsp;캠프에서 보여줬던 타격 밸런스가 흐트러졌기 때문이다. 그는 "스윙이 크고 힘도 많이 들어갔다. 손이 뒤에서 누워 나오는 폼이었다. 살살 가볍게 쳐야겠다는 생각은 했는데 경기에만 들어가면 욕심이 생기고 결과를 내야하니까 부담이 됐다"고 분석했다. 일단 잘못된 점을 알았으니 절반은 해결된 셈. 그는 그간 코칭스태프들의 조언을 통해 조금씩 보완을 해내갔다. 덕분에 1할대, 바닥까지 떨어졌던 타격감도 서서히 끌어 올리고 있다. &nbsp;최근 6경기서 14타수 4안타, 2할8푼5리를 기록 중이다. 지난 30일 경기에서는 2타수 2안타 1득점으로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nbsp;슬슬 발동이 걸린 듯하다.무엇보다 김경기 타격 코치의 1군 복귀가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다. 김 코치는 박재상 신인 때부터 10년 넘게 그를 쭉 지켜봐왔다. 가장 좋았을 때, 가장 나빴을 때, 그의 모습들을 가장 잘 기억하는 코치 중 하나다. 박재상으로선 시너지효과다. 앞으로의 활약에 더 기대감을 갖게하는 부분이다. "김경기 코치님은&nbsp;10년동안 날 봐왔던 분이다.&nbsp;이제 1군에 오셨으니 마음 편하게 하고 싶다"고 했다. 김경기 코치도 이젠 걱정할 것 없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김 코치는 "재상이가 스윙이 커지면서 상대 투수와 상대조차 어려울 정도로 타격 밸런스가 무너져있었다"며 "일단 답답하더라도 작은 스윙으로, 대신 힘을 싣는 타격을 주문했다. 조금씩 살아나고 있어서 이젠 걱정하지 않는다. 타구도 잘 맞아나가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SK는 1위를&nbsp;달리고 있긴&nbsp;해도 아슬아슬하기만 하다.&nbsp;타격 부진이&nbsp;가장 큰&nbsp;이유로 꼽힌다. 팀타율, 득점 모두 꼴찌다. 1번타자 정근우, 3번 최정, 4번 이호준이 타격감이 좋은 상황. 2번 타자로서 찬스를 연결해주고 때로는 찬스를 해결해줘야하는 박재상이다. 그의 활약 여하에 따라 SK의 성적표가 달라질 수 있다. 본인도 물론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오기있게 덤비기로 했다."어차피 '여기서 더 못쳐도 더 떨어지겠어' 하는 생각이다. 이제 타격감이 좋아진 것 가지고 섣부르게 이야기할 순 없지만 최근의 성적들이 좋은 계기로 연결 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힘든 시기지만 좋은 경험했다고 생각하고 이겨내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2012.06.04 I 박은별 기자
  • 강남3구, 하반기 분양 물량 5년래 최다
  • [이데일리 류의성 기자] 삼성물산(000830)이 내달 `래미안 강남 힐즈`와 `래미안 대치 청실`을, 대림산업이 오는 8월 `논현동 e편한세상` 등 강남권 신규 분양 물량이 이어지고 있다.이와 관련, 올해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 일반분양 물량이 지난 2008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올해 강남 3구 일반 분양물량(임대, 시프트 제외)은 5427가구다(민간건설사 주관 기준). 지난 2008년에는 1109가구, 2009년에는 199가구로 급감했다. 이후 2010년에는 2336가구, 2011년에는 1201가구였다.올해는 재건축 및 보금자리지구 등 민간 건설사가 공급하는 강남권 신규 분양 물량이 많아 수요자들 선택의 폭이 다양해졌다는 분석이다. 내년에는 강남권 공급 물량이 점쳐지지 않고 있어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부동산써브 분석이다. 삼성물산은 내달 래미안 대치 청실(총 가구 1608가구, 일반 분양 122가구)와 래미안 강남 힐즈(일반 분양 1020가구)를 분양한다. 8월에는 대림산업이 논현동에서 경복 재건축 물량인 e편한세상을 분양한다. 총 376가구 중 49가구가 일반 분양 물량이다.하반기에는 송파구 장지동에서 대우건설이 위례신도시 푸르지오(565가구)를, 현대건설이 위례신도시 힐스테이트(627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삼성물산도 이 곳에서 래미안 410가구 분양 계획을 갖고 있다.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시장 침체와 경기 불황이 대두될 수록 도심 속 중심지나 랜드마크를 선택해 리스크를 관리하는 경향이 있다"며 "낡은 주택보다 일반 분양을 앞둔 신축 물량에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어 분양가나 공급 추이를 감안해 청약해볼 만하다"고 말했다.장재현 부동산뱅크 분양팀장도 "향후 강남권 분양 물량 계획이 확실하지 않는 상황에서 강남 신규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 대체로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한편 LH는 오는 7월 1~2인 가구를 겨냥, 강남권에서 도시형생활주택을 공공임대 방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송파구 송파동에서 24가구, 석촌동에서 22가구를 분양한다. 강남구 삼성동에서는 47가구, 강남보금자리지구 1블록에선 96가구를 공급한다.▶ 관련기사 ◀☞삼성물산, 강남에 대치 청실· 강남 힐즈 공급☞삼성물산, `래미안 밤섬· 하이리버` 청약 양호
2012.05.22 I 류의성 기자
MC 박정숙·이재영 의원, 오늘결혼…인터뷰
  • MC 박정숙·이재영 의원, 오늘결혼…인터뷰
  • ▲ MC 박정숙·새누리당 이재영 의원 [서울=뉴시스]&nbsp;[서울=뉴시스] 입가에 절로 미소가 맺힌다. 행복한 웃음이다. MC 박정숙(42)의 얼굴은 행복한 설렘으로 가득하다. 결혼…. 19일 비로소 한 남자의 아내가 된 박정숙은 “기분이 묘하다” “아주 기쁘다”고 말했다. 박정숙에게 결혼은 꼭 해야 할 것은 아니었다. 일에 빠져 때를 놓친 여느 여성과 다를 바 없다. “짝을 찾는다?’ 어떻게 보면 쉬운 말인데 세상에 이런 인연이 있다는 게 고맙기만 하다. 그동안은 모든 선택의 기준이 나 혼자였지만 이제는 함께할 수 있다는, 평범한 미래가 너무 설렌다”고 털어놓았다. 박정숙은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재영(37)씨와 이날 오후 2시 작은 교회에서 조촐하게 결혼식을 올린다. 주례는 존경하는 목사, 사회자는 친구다. 양가에서 가족과 친지 50명씩만 초청, 1시간 동안 예배를 본다. 예물·예단은 물론 화환이나 축의금도 생략했다. 청첩도 내지 않았다. 모바일 청첩장으로 대신했다. “사회생활도 할 만큼 했고, 둘만의 결혼, 부담스럽지 않게 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단출한 반지가 전부다. 예복도 이씨는 평소에도 입을 수 있는 정장에 보타이로 분위기를 냈다. 박정숙은 국내 패션디자이너의 드레스를 빌렸다. 협찬제의가 들어왔지만 거절했다. 웨딩사진도 결혼식 두 시간 반을 앞두고 몇 장 찍은 것이 전부다. 결혼식에 든 비용은? “뭘 그런 것까지”라며 손사래를 친다. “교회 빌리고 호프키즈(Hopekids) 관현악단 선생님 드리고, 다 포함해서 1000여만원 정도?” 신경 쓸 일이 없지는 않았다. 주변사람들 때문이다. “‘어느 정도 예물은 해야지’ ‘ 해외여행은 가야지’라는 말들이 쏟아져 순간순간 ‘정말 그렇게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특히 시부모에게 불손한 것은 아닌가 걱정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분들이 다 필요없다며 힘을 줬다”고 밝혔다. 결혼 결심이 선 뒤로는 자로 잰 듯 모든 일이 착착 진행됐다. “(결혼은)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모든 게 편하고 안정되게 흘러가고 있다”며 즐겼다. 결혼은 애초 6월 이후를 계획했으나 이씨가 이달 말 국회 등원을 앞두고 있어 앞당겼다. “국회의원일 때 결혼한다는 것 자체가 민폐가 될 수 있고, 의원으로 전념해야 할 시기에 결혼으로 시끄럽게 하기 싫었다”고 설명했다. “많은 분의 관심에 감사하며 모범적으로 잘 살겠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부산세계개발원조총회에서 대학 선배의 소개로 처음 만났다. 이씨는 스위스 다보스포럼을 개최하는 민간기구인 세계경제포럼의 아시아팀 부국장이다. 박정숙은 “당시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의 지원으로 설립된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의 한국 측 대표로 총회에 참석해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며 “처음에는 일로 만났는데 서로 생각하는 것도 비슷하고 말도 잘 통해 호감이 생겼다”고 전했다. 박정숙은 컬럼비아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씨가 제네바로 떠난 뒤에는 화상통화를 하며 더욱 가까워졌다. “좋은 친구를 만난 것 같았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특히 종교도 같다”며 흡족스러워했다. 만남 100일째 되던 날 이씨가 전화로 ‘결혼하자’고 한 게 프러포즈의 전부이지만 모든 것이 고마울 따름이다. 이씨는 나이가 어리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강직하다. “무엇보다 시어머니가 참 대단하다. 나보다 다섯 살이나 어리고 국회의원인데 반대하지 않고 오히려 적극 밀어줬다”며 고마워했다. 이씨의 어머니는 13대 국회의원을 지낸 도영심(65)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스텝(STEP) 재단 이사장이다. “어머니는 ‘둘이 동반관계를 형성하면 사회에 도움이 되는일을 두 배로 할 수 있을 것이다’ ‘정숙이는 사회생활 많이 했으니 남편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열심히 일한 여성이 결혼생활도 잘한 다는 것을 보여주며 잘 살라고 했다.” 박정숙은 후배들에게 조언도 했다. “좋아라는 일을 하며 열심히 살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도 발전하고 자기에게 맞는 배우자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경제력 때문에 행복해야 할 결혼이 두렵거나 꺼리는 경우를 자주 봤다. 돈이 부족해도, 부모에게 도움을 받지 않아도 결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신혼여행은 6월께 여수로 다녀올 생각이다. 자신이 국제홍보위원으로 활동 중인 여수세계박람회 현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둘 다 바쁜 일정으로 잠시 미뤘다. 신랑도 그렇고, 나 역시 매주 목·금요일 경희대 국제교육원 강의와 토요일 EBS TV ‘토크 N 이슈-영어 강국 코리아’를 진행해야 한다. 결혼 이후에도 일은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2.05.19 I 뉴시스 기자
KPGA 당찬 신인 이재혁 "그린재킷 입는게 꿈"
  • KPGA 당찬 신인 이재혁 "그린재킷 입는게 꿈"
  • [이데일리 스타in 윤석민 기자] “막상 프로가 되고 처음으로 정규 투어에 데뷔하지만 특별한 감정은 없네요.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선수생활의 연속이죠.” 이재혁(18·신한금융)은 올해 처음 정식으로 코리안 투어에 데뷔하는 새내기다. 이제 18세를 갓 넘긴 대학 초년생으로 앳된 얼굴이지만 긴장하는 기색은 찾아볼 수 없다. 그는 지난해 말 열린 코리안 투어 자격시험에서 경험 많은 선배들과 경합해 10위라는 준수한 성적으로 당당히 출전권을 얻었다. 그리고 올해 반란을 꿈꾸고 있다.&nbsp;장거리 육상선수였던 아버지의 운동 소질을 물려받은 이재혁은 초등학교 5학년까지 축구를 하다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를 하게 됐다. 그가 사는 양평 지역 여건상 지속적으로 교습도 받지 못했지만, 각종 아마대회에서 상위권에 들며 이내 두각을 나타냈다.&nbsp;골프 시작 5년 만인 2010년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돼 그해 열린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건 이재혁은 아마추어 시절 열두 번이나 프로대회를 경험했다. 그는 “처음엔 TV에서나 보던 선수들과 실제로 경기를 하는데 정말 딴 세상에 온 것 같았어요. 지금은 내 시합장에 온 것처럼 마음이 편해요”라고 말했다. 지금껏 프로대회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작년 신한동해오픈 21위. 나머지는 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이재혁은 “우승 욕심이 너무 많았어요. 잃을 게 없다는 생각에 너무 덤볐죠”라면서 “올해는&nbsp;욕심 버리고 선배들에게 배우는 자세로 편하게 치겠습니다”라며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nbsp;기복 없는 플레이로 이미 정평이 난 그의 목표는&nbsp;마스터스 챔피언이다. 이재혁은 “골프 시작한 후 매일 그린재킷&nbsp;입는&nbsp;꿈을 꿨어요.&nbsp;그때까지 일희일비하지 않겠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리고 “올해는&nbsp;우승도 하고&nbsp;신인왕도 차지하고 싶어요”라고 덧붙였다.이재혁은 오는 10일부터 열리는 매경오픈에서 목표를 향해 첫 발을 내디딘다.
2012.05.09 I 윤석민 기자
해바라기 "'불후2' 고사…노래로 경쟁보다 희망 전하고파"
  • 해바라기 "'불후2' 고사…노래로 경쟁보다 희망 전하고파"
  • ▲ 그룹 해바라기의 이주호(왼쪽)와 강성운이 3일 오후 서울 압구정 예홀에서 열린 루게릭 환우 돕기 해바라기 사랑 나눔 콘서트에 앞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사진=권욱 기자)[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 주리라~.” 1980년대 큰 인기를 끈 해바라기의 대표곡 중 하나인 ‘사랑으로’의 가사다. 30여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해바라기의 정신은 바뀌지 않았다. 3일 오후 7시30분부터 서울 압구정 예홀에서 열리는 루게릭 환우 돕기 해바라기 사랑 나눔 콘서트를 앞두고 만난 해바라기 이주호는 “구봉서 선배님의 아들 구명회가 죽마고우인데 루게릭 환우 돕기 공연을 하자고 해서 흔쾌히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루게릭 환우뿐 아니라 심장병, 백혈병, 치매 환우, 독거노인, 소년소녀 가장까지 해바라기는 평생 어려운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공연을 할 거예요.” TV에 출연하지 않은 게 2년이 됐다. 그 사이에도 공연으로 활동을 계속했다. 지난 한주 동안은 대전, 제주, 연천 등지를 오가며 4차례 공연을 했다고 말했다. 아들인 가수 이상에게 “노래는 힘든 사람들이 휴식할 때 쓰는 좋은 약이라고 가르친다”는 신념을 실천하기 위한 게 공연이다. ‘사랑으로’, ‘내 마음의 보석상자’ 등 많은 히트곡을 감안하면 그동안 부를 축적하고 가끔씩 방송에 출연하며 편하게 살 수도 있었을 터다. 그러나 이주호는 “TV에 출연하지 않아도 각지를 돌아다니며 꾸준히 공연을 하니 아직도 찾아주는 사람이 많다”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보였다. 후배 연예인들에게 하는 충고나 다름없었다. 해바라기의 ‘행복을 주는 사람’은 CF에서 리메이크됐고 이소라가 MBC ‘우리들의 일밤’의 ‘나는 가수다’에서 부르는 등 요즘도 관심을 받고 있다. 이주호는 “과거의 것에서 새로운 창조를 하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인다”면서도 “KBS2 ‘불후의 명곡2’에서 (전설로) 출연제의를 받았는데 고사했다”고 밝혔다. 노래로 경쟁을 하는 것이 다른 세상 같고 해바라기의 노래 가사는 직접 비슷한 경험을 하지 않았다면 표현이 쉽지 않다는 생각에서다. 이주호는 “이소라도 ‘행복을 주는 사람’을 부르고 ‘나는 가수다’에서 떨어졌다”며 웃었다. 해바라기는 오는 5일까지 ‘루게릭 환우 돕기 사랑 나눔 콘서트’를 진행한 뒤에도 공연을 지속하며 이달 말 새 정규앨범을 선보일 예정이다. 21세기 들어 발매하는 첫 정규앨범이다. 과거 유럽순회공연 때 만든 ‘해지는 강변’을 비롯해 7년 전 녹음한 앨범으로 총 19곡의 노래를 2장의 CD에 담는다. 대중가요의 가사도 정서가 메말라 가는 시대, 해바라기 특유의 서정적인 가사로 역시 세상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 그룹 해바라기가 3일 오후 서울 압구정 예홀에서 열린 루게릭 환우 돕기 해바라기 사랑 나눔 콘서트에서 감미로운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사진=권욱 기자)
2012.05.03 I 김은구 기자
"`아이비 동영상`은 없습니다" 눈물 심경
  • "`아이비 동영상`은 없습니다" 눈물 심경
  • ▲ SBS 예능 프로그램 `강심장`[이데일리 스타in 김영환 기자] 가수 아이비가 `아이비 동영상`의 실체를 밝혔다. 아이비는 1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강심장`에 출연해 2007년 한창 활동 당시 불거진 전 남자친구의 동영상 협박 파문에 대해 털어놨다. 아이비는 "제 이름을 검색하면 `아이비 동영상`이 연관 검색어로 뜬다"며 말문을 열었다. 아이비는 시간이 많이 흘러 편해졌다고 하면서도 막상 이야기를 시작하자 눈물을 떨궜다.아이비는 "제가 상황을 그렇게 만든 거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스캔들이 불거지면서 동영상 얘기가 나왔다.&nbsp;동영상이 있다고 하니까&nbsp;사람들은 제 연애사보다&nbsp;자극적인 동영상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다"고 당시를 떠올렸다.아이비는 "아이비 동영상이라고 해서 보니&nbsp;어떤 분이 재미로 만든 건 있더라. 저와 똑같은 이름의 과자가 있는데 껍질을 벗겨서 침대에 던지고…그분은 장난으로 만들었겠지만 저는 그 동영상이 정말 보기 싫다"고&nbsp;속내를 드러냈다.그녀는&nbsp;"또&nbsp;다른 동영상을 봤는데&nbsp;제가 봐도 언뜻 (얼굴이) 비슷하게 생겼더라. 그런데 풀버전은 보면 외국분이다. 누군가 악의적으로 편집을 해 그렇게 만든 거다. 봤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런 동영상이 없다는 것 이 자리를 빌어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아이비는 당시 일로 받은 가족들의 상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아이비는 "아버지가 군인인데 평생을 나라를 지켜온 명예로 사신 분이다. 그 사건 이틀 후 제 생일이라 지방에서 오셨는데 저를 보자마자 우셨다"고 말했다.&nbsp;그녀는 "아버지의 눈물을 본 게 그때가 처음이다. 세상을 원망도 했었지만 아버지 눈물을 보면서 날 지켜줄 사람은 가족밖에 없구나란 생각에&nbsp;그 짧은 순간 모든 걸 극복한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nbsp;아이비는 최근 신곡 `찢긴 가슴`을 발표했다.
2012.05.02 I 김영환 기자
이혜정, S대 의사 발언 `도마 위`.."공감"vs"경솔"
  • 이혜정, S대 의사 발언 `도마 위`.."공감"vs"경솔"
  • ▲ 요리연구가 이혜정(오른쪽)과 남편 고민환 씨 / 사진=SBS `자기야` 방송화면 캡처[이데일리 스타in 김영환 기자] 요리연구가 이혜정이 네티즌의 도마 위에 올랐다. 방송 프로그램에서&nbsp;한 발언이 서울대병원 의사들을 비하하는 듯한 뉘앙스로 보도되면서부터다. 이혜정은 지난 26일 오후 방송된 SBS `스타 부부쇼-자기야`(이하 `자기야`)에 출연했다. 이날 `자기야`는 의사 부부 특집으로 꾸며져 의사 남편을 둔 아내들의 아우성이 그려졌다. "의사들의 잘난 척하는 모습이 꼴 보기 싫다"고 말문을 연 그는 자신의 자녀가 어린 시절 고열에 시달렸을 때 의사인 남편의 반응과 서울대병원 병원 응급실에서의 경험을 소개했다. 이혜정은 "아이가 돌도 안 됐을 때 고열이 심해서 응급실에 가자고 했더니 남편은 `보리차나 먹이라`고 하더라"며 울분을 토했다. 이혜정은 이어 "내가 아이를 둘러업고 서울대학교 병원 응급실까지 갔는데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남편 후배 역시 `우유랑 보리차를 먹이고 옷을 벗기라더라` 했다"고 설명했다. 이혜정은 "내가 돌아오는 길에 남편한테 `세상에 서울대학교 선생들은 죄다 돌팔이다. 사립대보다 등록금을 싸게 내고 배워서 머리에 든 게 없다`고 말했다"며 "약이라도 하나 줬으면 엄마는 마음이 편해지잖아요"라고 말했다. 남편에 대한 서운함과 사람의 마음까지 치유하길 바라는 이혜정의 답답한 토로였다. 그는 이날 남편에 대한 존경심 역시 표했다. 하지만 이혜정의 앞뒤 말이 다 잘린 채 일부 매체에 의해 자극적인 보도가 쏟아졌다. 이에 따라 그에 대한 비난 여론이 빗발쳤다. 물론 다소 정도가 지나쳤다는 지적도 많으나 당시 방송은 본 시청자들은 대부분 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네티즌은 포털사이트 커뮤니티와 시청자 게시판에 "엄마의 마음으로서 100% 공감한다", "웃자고 한 얘기에 죽자고 덤벼들 필요는 없다", "이혜정 씨의 말에 행간을 파악해야 앞뒤 말 잘린 기사만 보면 안 된다" 등의 글을 남겼다. 반면 또 다른 생각의 네티즌은 "무조건 약을 줘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더 몰상식하다", "아무리 남편 이야기라지만 지나친 비하인 것 같다", "경솔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등 부정적인 목소리를 냈다.
2012.04.27 I 김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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