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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1위 탈환 대작전 돌입…IPO추진·최대주주 이사회 복귀
  • 빗썸, 1위 탈환 대작전 돌입…IPO추진·최대주주 이사회 복귀
  •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시장 1위 탈환을 위한 대작전에 돌입했다. 기업 신뢰를 높여 시장 점유율을 회복한다는 전략 아래,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IPO 추진에 맞춰 최대주주인 이정훈 전 의장은 지주사 빗썸홀딩스 이사회에 복귀하고 책임경영에 나섰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중 IPO에 도전장을 낸 건 빗썸이 처음이다. 상장에 성공한다면 향후 디지탈자산지갑을 포함해 다양한 웹3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동력도 확보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12일 투자은행(IB) 및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빗썸 운영사 빗썸코리아는 지난달 말 삼성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IPO 작업에 돌입했다. 목표 상장시기는 2025년 하반기로 잡았다. 우선 코스닥 시장에 도전하며 경우에 따라 유가증권(코스피)으로 행선지를 변경할 가능성도 열어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그래픽=문승용 기자)빗썸코리아의 최대주주는 빗썸홀딩스로 지분율은 73.56%이다. 빗썸홀딩스의 단일 최대주주는 비덴트(지분율 34%)지만, 실질적 최대주주는 이정훈 전 빗썸코리아·빗썸홀딩스 이사회 의장이다. 그가 지배하고 있는 DAA, BTHMB홀딩스 지분과 본인지분 및 우호지분을 합하면, 지분율이 60%가 넘어서다. 총 5인으로 구성된 빗썸홀딩스 이사회에서 비덴트 측 이사 자리는 2석뿐이기도 하다. IPO 추진 결정도 이 의장의 결단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빗썸코리아의 이번 IPO 추진은 거래소 경영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려는 목적이 커 보인다. 자금조달이 급한 상태가 아니라서다. 올해 상반기 기준 회사가 보유한 금융상품 자산만 4000억원이 넘는다. 이에 빗썸이 시장 1위 자리를 되찾기 위해선 시장 신뢰 회복이 중요하고 판단했고, IPO를 통해 대외적으로 기업 지배구조, 경영 투명성, 내부통제 시스템 개선을 검증받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이정훈 전 의장이 다시 빗썸홀딩스 등기이사로 돌아온 것도 지배구조를 투명화하고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빗썸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빗썸홀딩스는 이달 초 이사회를 열고 이정훈 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또, 이재원 빗썸코리아 대표가 빗썸홀딩스 대표를 겸직하는 안건도 통과시켰다. 이 대표는 이 전 의장의 최측근이다. ‘아이템매니아’에서부터 호흡을 맞춘 이 대표에 대한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빗썸은 2019년까지 시정점율 70% 이상을 차지하는 1위 업체였다. 2020년에도 업비트와 1·2위 자리를 다퉜다. 2021년 업비트에 1위를 내어준 이후, 빗썸의시장점유율은 15~20% 수준으로 하락했다. 지금 승부수를 띄우지 않으면 점유율이 85%에 이르는 업비트 독주를 깨기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지난달부턴 거래수수료를 받지 않는 공격적인 정책을 내놓기도 했다.국내에 IPO에 성공한 가상자산 거래소가 등장하게 될지도 관심이다. 빗썸코리아는 지난 2020년에도 IPO를 추진했으나 중도 포기한 바 있다. 당시만 해도 가상자산 관련 회계기준이 없고, 산업 규제도 미비해 IPO 성공 가능성이 낮았다. 지금은 전보다 상황이 우호적이다. 올해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제정됐고, 업권법에 해당하는 가상자산기본법 제정도 추진되고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빗썸코리아가 국내 상장이 어려울 경우 나스닥으로 직행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빗썸이 상장에 성공할 경우 웹3 기업으로 발돋움 하는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빗썸은 자회사 로똔다를 통해 디지털자산지갑 ‘부리또월렛’을 서비스하는 등 다각도에서 신사업을 고민하고 있다. IPO를 준비하며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 유사한 사업 전개를 빗썸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나무는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과 대체불가토큰(NFT) 마켓 ‘업비트 NFT’ 등 웹3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블록체인 기술 자회사 람다256과 다양한 사업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빗썸이 IPO에 성공할 경우 가상자산 거래소가 정식 산업으로 인정받았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부여될 것으로 보인다. 채상미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IPO를 하려면 매출 등 재무적인 요건뿐 아니라 경영의 투명성 및 안정성 요건도 함께 충족해야 한다”며 “블록체인 산업에서 상장사가 나온다면 신기술 분야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한 본보기가 생겼다는 점에서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2023.11.12 I 임유경 기자
하이브리드 ‘심장’ 만드는 현대트랜시스..친환경차 부품사로 ‘액셀’
  • [르포]하이브리드 ‘심장’ 만드는 현대트랜시스..친환경차 부품사로 ‘액셀’
  • [서산(충남)=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충남 서산에 있는 지곡, 성연 두 곳의 현대트랜시스 공장에서는 연간 90만대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구동계)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전기차(EV)용 감속기(동력 제어 장치) 생산능력도 지난 2020년 대비 약 4배 성장해 연간 90만대에 달하는 등 전동화 대응에 적극 앞장서고 있습니다.”(홍상원 현대트랜시스 P/T(파워트레인)생산본부장 전무)현대트랜시스 하이브리드 구동계 생산 라인. (사진=현대트랜시스)◇연간 90만대 하이브리드 구동시스템 생산현대자동차그룹 내에서 내연기관 차량의 파워트레인과 시트를 주로 생산해온 현대트랜시스가 전동화 핵심 부품까지 사업 영역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이브리드용 파워트레인과 전기차용 감속기까지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친환경차 등 미래 모빌리티 부품사로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지난 8일과 9일 이틀에 걸쳐 현대트랜시스의 전동화 부품사로의 전환을 이끌 핵심 생산 거점을 찾았다. 충청남도 서산에 위치한 지곡·성연공장이다. 이 두 곳의 공장에서는 자동변속기, 수동변속기, 듀얼클러치변속기, 무단변속기 등 내연기관 파워트레인은 물론 하이브리드 구동시스템, 전기차 감속기 등 전동화 제품까지 변속기 전 라인업을 생산하고 있다. 파워트레인은 엔진 등의 동력장치에서 발생한 동력(힘)을 실제 차량이 움직이게끔 바퀴까지 전달하는 모든 장치를 일컫는다. 엔진(Engine)→변속기(Transmission)→트랜스퍼 기어(Transfer gear)→추진 축(Propeller shaft)→차동기어(Differential)→축(Shaft axle)→바퀴(Wheels) 등의 순서로 동력이 전달된다. 일반에는 현대트랜시스가 현대차와 기아에 들어가는 차랑용 시트를 만드는 회사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핵심 경쟁력은 사실 파워트레인에 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동변속기, 수동변속기, 듀얼클러치변속기, 무단변속기, 하이브리드 변속기, 전기차 감속기 등 자동차 변속기 전 라인업 생산이 가능하다. 국내 450만대, 해외 350만대 총 연간 800만대 이상의 파워트레인 생산능력(캐파 ·CAPA)를 갖췄다. 이 사업 매출 비중도 전체 65%에 달한다.충남 서산시 현대트랜시스 성연공장 전경. (사진=현대트랜시스)특히 최근 하이브리드 차량 수요가 급증하면서 현대트랜시스는 하이브리드용 파워트레인 생산 라인을 풀 가동하며 입지를 넓히는 중이다. 실제로 지곡·성연공장 직원들은 주말 특근까지 불사하면서 올해 현대트랜시스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생산량은 100만대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는 당초 90만대 수준으로 잡은 지곡·성연공장 두 곳의 연간 생산능력(캐파 ·CAPA)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이날 찾은 지곡공장도 공장 내부에 깔린 레일을 따라 부품이 쉴 새 없이 오가며 하이브리드용 파워트레인 생산이 한창이었다. 이곳에서는 직접 생산한 하이브리드용 변속기와 외부에서 공급 받은 전기 구동모터와 엔진에 조립하는 공정이 이뤄진다. 이를 통해 엔진과 전기 모터를 더해 연료 효율을 높인 하이브리드 특유의 파워트레인을 만드는 것이다.이렇게 만들어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현대차(005380) 그랜저·아반떼·싼타페, 기아(000270) K5·K8·쏘렌토·니로 등 현대차그룹 핵심 하이브리드 차량에 탑재된다.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전략 청사진 속에서 현대트랜시스는 ‘하이브리드’를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충남 서산시 현대트랜시스 성연공장 일체형 전기차(EV) 감속기 생산라인. (사진=현대트랜시스)회사의 또 다른 먹거리는 전기차(EV)용 감속기다. EV감속기는 모터의 고속 회전수를 감속시켜 구동축에 전달하는 장치로서 내연기관의 변속기와 같은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특히 변속에 시간이 걸리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전기차는 가속 페달을 밟으면 바로 속도가 올라가는 특징이 있는 만큼 안정적 주행을 위해서는 감속기 기술력이 핵심이다. 현대트랜시스가 생산한 전기차용 감속기는 현대차 아이오닉 시리즈와 기아 EV6, EV9, 제네시스 GV60, GV70, G80 전기 모델에 탑재된다. 지난 2020년만 해도 현대트랜시스의 EV감속기 연간 생산량은 24만대에 불과했지만 올해 현재 90만대 이상을 생산하면서 3년 만에 4배 성장했을 정도로 전동화 대응에 앞장서고 있다.현대트랜시스는 앞으로의 성장 무게 중심을 전동화 부품에 두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듀얼 모터를 적용한 차세대 하이브리드 구동시스템 ‘e²AT’는 양산을 앞뒀고, 전기차 구동에 필요한 모터·인버터·감속기를 일체화한 파워트레인 솔루션도 확보했다. 상용 부품은 외주화하고 변속기 및 감속기 생산 라인을 통합해 생산 효율화를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주행로에서 직접 품질 관리현대트랜시스는 전동화에 따라 엔진 소음이 대폭 줄거나 사라지면서 더욱 중요해진 변속기 NVH(소음·진동) 품질을 관리하기 위해 공장 안에 793㎡(약 240평) 규모의 주행평가센터를 지었다. 자사 하이브리드 변속기, 전기차 감속기에 장치를 붙여 실제 주행해보며 발생하는 소음을 계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여기에 영하 40도까지 내려가는 극저온 환경 시험장까지 갖췄다. 부품 기업이 주행로를 마련해 NVH까지 관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김윤철 NVH품질관리팀 파트장은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하면서 10년 전보다 10데시벨가량 낮은 소음이 발생하고 진동수도 적은 변속기를 만들기 위해 까다롭게 품질을 관리하고 있다”며 “신제품 개발 과정에서 샘플이 나올 때마다 품질을 평가하며 양산 이후에도 모니터링을 주 2회 이상 하며 품질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충남 서산시 현대트랜시스 주행평가센터 주행시험장 전경. (사진=현대트랜시스)현대트랜시스 NVH품질관리팀 팀원들이 전기차 감속기에 소음 계측 장치를 부착하고 있다(왼쪽). 장치는 차량 내부와 연결돼 헤드셋을 통해 주행자에게 전달되며, 측정 데이터는 바로 컴퓨터로 전송된다. (사진=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2023.11.12 I 이다원 기자
고객 잡고 매출 올리고…‘자사몰’ 힘주는 중소기업계
  • 고객 잡고 매출 올리고…‘자사몰’ 힘주는 중소기업계
  •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중소기업계가 자사몰을 키우고 있다. 유통 채널 의존도를 낮춰 가격 결정권을 확보하고 충성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유통 단계를 줄이는 만큼 자사몰에서 가격 할인이나 프로모션 혜택을 제공하기 수월해진다. 덕분에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고 매출을 올리는 효과가 톡톡하다는 평가다. 쿠첸 자사몰 이미지. (사진=쿠첸)12일 업계에 따르면 주방가전기업 쿠첸은 최근 공식 온라인 쇼핑몰 ‘쿠첸몰’의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앱)을 재단장했다.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을 개편해 제품과 기획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검색과 추천 기능도 강화해 고객이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더 쉽게 찾을 수 있게 했다. 연령, 결혼 여부, 가족구성원 등을 선택하면 적합한 쿠첸 제품을 추천해준다. 비교하기 기능을 이용하면 제품의 용량, 색상, 사이즈, 가격 등 기본 사양을 비교·분석할 수 있다. 쿠첸은 지난 2021년 8월에도 자사몰 ‘쿠첸닷컴’을 쿠첸몰로 변경하며 재단장했다. 이후 6개월간 월평균 매출액은 이전 대비 157%, 신규 회원 수는 2.5배 늘었다. 자사몰을 통해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인 결과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신규 회원을 유치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휴롬도 최근 자사몰을 전면 개편했다. ‘건강가전기업’으로 도약을 선언하면서 이 같은 비전을 자사몰을 통해 알린다는 취지다. 휴롬은 재단장한 자사몰을 통해 건강 매거진을 발행하고 올바른 건강 정보 및 채소 과일 섭취의 중요성을 전할 계획이다.그동안 업계 자사몰이 소비자직접거래(C2C) 판매를 위한 채널에 그쳤던 것과 달리 회사의 철학과 가치를 알리는 소통 창구로 확장하는 모습이다. 자사몰을 통해 소비자 점접을 넓히고 브랜드 친숙도를 높이는 마케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보일러 기업 귀뚜라미도 기업-소비자간 거래(B2C)를 강화하고 고객 친화력을 높인다는 취지에서 지난 9월 자사몰 ‘귀뚜라미몰’을 열었다. 보일러 등 자사 제품판매는 물론 귀뚜라미그룹 외식 계열사인 ‘닥터로빈’의 밀키트와 귀뚜라미 대표 캐릭터 ‘뚜람이’, ‘뚜림이’를 활용한 기획 상품도 내놨다.실제 자사몰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신규 고객을 유입하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침구업체 이브자리는 2019년 11월 공식 온라인 쇼핑몰 ‘이브자리몰’을 연 뒤 신규 회원 수 및 매출이 꾸준히 상승세다. 이브자리몰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개설 초기인 2020년 동기 대비 116% 증가했다. 올해 이브자리몰 신규 회원 수도 전년 대비 약 30% 늘었다.이브자리 관계자는 “자사몰에서 예비 신혼부부 및 이사 고객을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다수 진행해 2030세대를 비롯한 다양한 연령층의 신규 고객 유입을 이끌었다”며 “온라인 주문을 대리점에 연계해 매장에서 직접 배송하는 만큼 오프라인 대리점과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3.11.12 I 김경은 기자
‘34개의 미개척 루트’…佛항공기 제작사, 韓섬·도시 그물처럼 잇는다
  • [르포]‘34개의 미개척 루트’…佛항공기 제작사, 韓섬·도시 그물처럼 잇는다
  • [툴루즈(프랑스)=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지난 7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툴루즈에 자리한 중·소형 항공기 제작사 ATR 조립공장에 들어서자 마침 약 25m 길이의 기다란 동체가 들어오고 있었다. 만년필 모양의 동체는 조종자, 승객, 화물 등을 싣는 항공기의 몸체 부분으로 여기에 날개가 달리자 사람들이 익히 아는 항공기의 모습이 만들어졌다. 이날 조립공장 가이드를 맡은 막심 티스제 ATR 항공기 인도센터 센터장은 “저 동체는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만들어진 뒤 로마와 바르셀로나를 걸쳐 이곳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프랑스 툴루즈 ATR 조립공장 A라인에서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만들어진 동체가 이동하고 있다.(사진=김성진 기자.)ATR은 1981년 프랑스 에어버스와 이탈리아 레오나르도 두 항공사가 합작해 만든 중소형 항공기 제작사로 유럽과 북미 등 각지에서 생산된 부품들이 바로 프랑스 남부 대도시 툴루즈의 조립공장에서 하나의 기체로 조립된다. 보르도(에어버스)에서 만든 날개가 동체에 달라붙고 캐나다 몬트리올(P&W)이 만든 엔진이 장착되는 식이다. 지붕 높은 거대한 격납고 조립공장에서는 20여대의 항공기들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ATR이 만드는 항공기들은 모두 리저널(555㎞ 이하) 루트를 이동하는 중·소형 항공기들로 외진 섬이나 협소한 항로를 운항하는 데 특화돼 있다. ATR 조립공장 A라인에서 ATR 직원들이 항공기 꼬리 부분을 조립하는 모습.(사진=김성진 기자.)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에는 주문이 말라 한 해 동안 인도한 항공기 대수가 10대 밖에 안됐다고 했는데 올해는 다시 40대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했다. 코로나 이전 평균 인도 대수 70~80대와 비교하면 여전히 그 절반 수준이지만 확실히 수요는 살아난 것이다.프랑스 툴루즈 ATR 조립공장 A라인 내부 모습.(사진=김성진 기자.)ATR의 조립공장은 크게 A라인과 B라인 두 공정으로 진행된다. A라인에서 날개, 꼬리, 엔진 등의 부품 장착이 끝나면 B라인에서는 좌석과 콕핏(조종석) 등 구매자 주문에 따라 내부를 꾸민다. 그다음 2주 정도 페인팅 작업을 마치면 항공기에 문제는 없는지 검사하는 과정이 따라붙는다. 엔진 등 동력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고객의 주문 사항이 빠짐없이 반영됐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항공기를 주문한 고객이 승인하면 최종적으로 인도가 이뤄지는데 주문부터 최종 조립까지 걸리는 시간은 1년 3~4개월 정도라고 한다. 각각의 부품을 제조하는데 1년 정도 걸리고 블라냑에서 한 기체로 조립되는 데 3~4개월이 소요된다.ATR이 조립을 다 마치고 아프리카 리즈 에비에이션에 인도할 예정인 항공기 ATR 72-600.(사진=김성진 기자.)이날 투어 중간에는 조립을 마치고 고객에게 인도되기 직전의 완성된 항공기 내부를 들어가 볼 기회도 있었다. 아프리카 리즈 에비에이션에 인도 예정인 항공기 모델은 ATR 72-600으로 고객 주문에 따라 총 80석의 내부 좌석과 입구와 출구 부분에 화물 공간이 마련된 것이 특징이었다. 캐빈의 높이는 1.91m, 통로 폭은 46cm로 대형기와 비교하면 다소 좁게 느껴지긴 했지만 단거리 비행에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어 보였다. 무엇보다 이탈리아 제벤(GEVEN)사에서 만든 경량 좌석이 눈에 띄었다. 등받이 두께는 기존 좌석 대비 절반 수준인데 실제로 앉아 보니 딱딱하거나 불편하지도 않았다. 좌석의 폭도 46cm로 비좁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ATR이 제조하는 항공기는 크게 4종류로 50인승의 ATR 42-600, 78인승의 ATR 72-600, 화물기 ATR 720-600F, 짧은 활주로(800m)에서 이착륙 가능한 ATR 42-600S 등이다. 특히 ATR 72-600의 경우 78명의 승객을 태우고 1200m의 활주로에서도 이착륙할 수 있어 섬 운항에 강점을 보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는 오는 2026년 개항을 목표로 공사 중인 울릉공항의 활주로(1200m) 길이도 충족하기 때문에 국내 새로운 관광 수요를 창출해낼 주요 항공기로 주목받고 있다. 항공기 동체와 조립될 예정인 항공기 날개 부분.(사진=김성진 기자.)무엇보다 ATR의 항공기는 제트엔진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터보엔진으로 프로펠러를 돌리는 터보프롭 방식의 엔진을 활용하고 있어 상당히 친환경적이다. 터보프롭 항공기는 비행 당 연료 소모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제트기에 비해 45%(약 555㎞ 경로 기준)나 낮다. 여기에 ATR 항공기는 현재 지속가능항공유(SAF)를 50%까지 활용할 수 있으며 이 용량을 2025년까지 100%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알렉시스 비달 ATR 커머셜 부문 수석 부사장은 “45%의 이산화탄소 절감은 연간 100만대의 자동차가 없어지는 효과와 같다”고 말했다. 제트기에 비해 외부소음이 훨씬 적은 것도 장점이다. 제트기의 외부소음 면적이 21㎢라면 ATR 터보프롭 항공기의 소음면적은 7㎢에 불과하다. 섬지역은 자연보호구역으로 묶인 곳들이 많은 만큼 소음공해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알렉시스 비달 ATR 커머셜 부문 수석 부사장이 ATR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ATR.)ATR은 울릉공항 개항을 기점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리저널 항공 시장이 새롭게 열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섬과 내륙을 잇는 루트 18개, 동쪽 지역과 서쪽 지역을 잇는 루트 5개, 한국에서 일본 및 중국과 연결되는 루트 11개 등 새로운 여객루트 34개의 잠재적 루트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에리카 소메르살로 마케팅 부문장은 “내부적으로 새 항로에 대한 수요를 창출하는 툴이 있다”며 “지역 GDP, 통화량, 빛공해 등 통계를 바탕으로 계산하고 평균적으로 연간 10만명의 승객 수요가 있으면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ATR은 1981년 설립 이래 지금까지 1800대의 항공기를 판매했으며 아시아 지역에서 500대의 항공기를 운항하고 있다. 2022년에만 ATR을 운항하는 항공사들은 150개의 신규 노선을 새로 만들었으며 ATR은 오는 2030년까지 국내에 최대 30대의 항공기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2023.11.12 I 김성진 기자
판상 건선 시장 흔들 경구약 '소틱투' 전망 '맑음'
  • 판상 건선 시장 흔들 경구약 '소틱투' 전망 '맑음'[블록버스터 톺아보기]
  • 2022년 한 해 동안 진행됐던 ‘블록버스터 톺아보기 파트1’은 3년 전인 2020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의약품 1~55위를 차례로 다뤘다. ‘블록버스터 톺아보기 파트2’는 지난해 새롭게 10억 달러 이상 매출을 올렸거나 3~4년 내로 그에 상응하는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약물을 하나씩 발굴해 다룬다. 이른바 신흥 블록버스터로 떠오른 약물의 탄생과정과 매출 전망 등을 두루 살펴본다.[편집자 주]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가 개발한 판상건선 신약 ‘소틱쿠’(성분명 듀크라바시티닙).(제공=BMS)[이데일리 김진호 기자]판상 건선 시장 신약 ‘소틱투’(성분명 듀크라바시티닙)가 큰 호응을 얻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미국 애브비의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이나 얀센의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 등 주사제가 장악하고 있던 판상 건선 시장에서 소틱투는 경구용 약물이란 투약 편의성을 무기로 세를 불리고 있는 것이다.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가 개발한 소틱투는 지난해 9월과 12월 각각 미국과 호주에서 중증도에서 중증의 성인 판산 건선 치료제로 승인됐고, 올해 4월 유럽 연합(EU)에서도 같은 적응증으로 품목허가됐다. 지난9월 식품의약품 안전처도 소틱투를 판상 건선 치료제로 허가됐다.소틱투는 선택적 ‘타이로신 카이네이즈’(TYK)2 억제 기전을 가진 물질 중 최초로 1일 1회 경구 복용하는 약물로 이름을 올렸다. 이 약물은 암젠의 ‘오테즐라’ 이후 10년 만에 미국에서 승인된 경구용 건선 치료제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소틱투는 1일 2회 먹는 오테즐라보다 투약횟수가 적으며, 미국 화이자의 젤잔즈(성분명 토파시티닙)과 같이 건선 분야에서 최근 주목받은 경구용 야누스키나아제(JAK) 억제제처럼 부작용 위험도 크지 않은 것은 것으로 알려졌다.BMS에 따르면 미국에서 최초 승인되고 출시된 지난해 4분기 7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후 올 3분기까지 소틱투의 매출은 66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여러 분석가들의 예측(4350만 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BMS 측은 지난 10월 “일부 국가에서 건강보험 문제로 출시가 늦어지고 있는 부분이 있으며, 이런 문제가 해결되면 더 큰 매출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 역시 2029년까지 소틱수의 누적 매출은 29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3.11.12 I 김진호 기자
美 샌프란서 APEC 회의 개막…미·중 정상회담 주목
  • 美 샌프란서 APEC 회의 개막…미·중 정상회담 주목
  •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했다. 오는 15일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FP)APEC회의는 이날부터 오는 17일까지 ‘모두를 위한 회복력 있고 지속 가능한 미래 구축’이라는 주제로 열린다. 이날 21개 회원국의 고위 관료가 참석하는 최종고위관리회의(CSOM)를 시작으로 14일~16일 각국의 기업 총수들이 참석하는 최고경영자(CEO) 서밋이 개최된다. APEC 회의의 하이라이트인 정상회의는 15일부터 17일까지다. 이번 APEC 정상회의에는 의장국인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윤석열 대통령, 시 주석,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등 회원국 정상 대부분이 참석한다. 다만 전쟁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이 발부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과 관련해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불참한다. APEC 정상회의 첫날인 15일에는 미·중 정상회담이 열린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대면 정상회담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이후 1년 만이다. 두 정상은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등 군사 문제와 미국의 대중 첨단 기술 수출 제한 및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등 양국 현안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국제 정세에 대해 논의할 전망이다. CEO 서밋에는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CEO 등 빅테크 기업인들이 대거 참석한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 창업자 장중머우 전 회장도 자리한다. APEC 회원국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아세안 6개국 등 21개국이다. APEC 회원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전 세계의 62%를 차지한다. 올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까지 2개의 전쟁이 진행 중이어서, 회원국 간 이해관계가 엇갈려 공동선언문이 채택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공동성명은 단조로울 가능성이 높다”며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로 구성된 소규모 그룹이 서로 강력한 견해를 표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2023.11.12 I 김겨레 기자
지하철·버스·택시 다 올라…운송서비스 16년만에 최대폭 상승
  • 지하철·버스·택시 다 올라…운송서비스 16년만에 최대폭 상승
  • [세종=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지난해 12월 택시 심야 할증요금을 시작으로 올해 택시 기본요금 인상, 서울 시내버스와 수도권 지하철 요금 인상 등 전국적 교통료 인상이 겹치면서 지난달 운송서비스 물가가 16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서울·인천·경기 지하철 기본요금이 1400원으로 인상된지 하루가 지난 지난달 8일 서울 종로3가역에서 한 시민이 요금을 지불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1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운송장비·개인운송장비 운영·운송서비스로 구성된 교통 물가지수는 지난달 117.48(2020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 올랐다. 올해 1월(2.9%) 이후 9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올랐다.이 중 지하철·버스·택시·항공요금 등 운송서비스 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9.1% 오르면서 전체 교통 물가를 끌어올렸다. 지난달 운송서비스 물가상승률은 2007년 4월(9.3%) 이후 16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세부 항목 중에서 지하철 요금인 도시철도료가 9.2% 오르며 철도 여객수송 물가가 6.3% 상승했다. 이는 2016년 6월(8.6%)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시내버스료(11.3%), 시외버스료(10.2%), 택시료(20.0%)가 포함된 도로 여객수송 물가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8% 올랐다. 여객수송 물가는 1998년 12월 19.7% 오른 이후 24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올해 8월(11.6%)과 9월(11.9%)에 이어 3개월 연속 두 자릿수대 상승률을 기록했다.(그래픽=이미나 기자)이처럼 운송서비스 물가가 크게 뛴 건 택시비와 버스·지하철 요금이 연쇄적으로 인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해 12월 서울과 청주·충주에서 심야활증이 확대됐다. 또 올해 1월 울산·대구부터 시작해 2월 서울, 6월 부산·경남, 7월 경기·인천·광주·대전 등 전국적으로 택시 기본요금도 올랐다.시내버스료는 1월 강원, 8월 서울·울산, 10월 인천·부산에서 올랐다. 시외버스료도 지난해 11월과 올해 7월 인상됐다.지난달부터 지하철 요금도 일제히 인상됐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는 일반 1250원에서 1400원으로 조정됐고, 춘천·천안·아산·부산·양산에서도 지하철 요금이 인상됐다.택시비와 대중교통 요금이 연이어 오르면서 서민 가계 교통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2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계는 교통비에 월평균 33만7000원을 지출해 1년 전보다 부담이 1.9%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교통 지출 중 자동차 구입비와 유지비 등을 제외하고 기차·지하철 비용(철도운송)과 버스·택시 등 요금(육상운송)을 따로 보면 올해 2분기 철도운송과 육상운송 지출은 각각 8000원, 2만1000원으로 1년 전보다 30.0%, 14.2% 각각 올랐다. 소득별로 보면 철도운송·육상운송 지출 비중은 1분위(소득 하위 20%)에서 1.7%로 가장 높았고 5분위(0.9%)에서 가장 낮았다.
2023.11.12 I 공지유 기자
연말연시 두경부암 주의 필요…음주. 흡연 함께하면 발병률 35배
  • 연말연시 두경부암 주의 필요…음주. 흡연 함께하면 발병률 35배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두경부암은 구강, 인두, 후두 등 상기도 소화관에 발생하는 모든 종류의 악성 종양을 말한다. 두경부암에 걸리게 되면 음식을 먹는 것, 말하는 것, 숨 쉬는 것 등 일상생활에서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준다. 이러한 두경부암의 주요 위험인자는 음주와 흡연이다. 음주와 흡연의 기회가 많아지는 연말연시에 두경부암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60만명 이상의 새로운 두경부암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증가세가 뚜렷한데 최근 발표된 ‘2020년 국가암등록사업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에 두경부암으로 새롭게 진단 받은 환자수는 5,666명이다. 이는 2016년 5,080명 대비 최근 5년간 12% 상승한 수치며, 2011년 4,320명 대비 최근 10년간 31% 상승했다. 전체 두경부암 유병자수도 4만6,694명에 달했다.특히 음주와 흡연을 같이 했을 때는 상승효과가 커져 두경부암의 발병률이 35배 이상 높아진다. 2016년 세계적인 역학 학술지인 ‘유럽역학저널(Europe Journal of Epidemiology)’에 발표된 논문 ‘두경부암 위험에 대한 흡연과 음주의 결합 효과’에 따르면 1982년부터 2000년까지 이탈리아와 스위스에서 두경부암 환자 1,569명과 대조군 3,147명을 분석한 결과, 음주와 흡연을 모두 하는 사람의 경우 둘 다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두경부암 위험이 최대 3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이비인후과 박일석 교수는 “음주와 흡연은 구강암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흡연자의 경우 비흡연자보다 남성의 경우 약 2배,여성의 경우 약 3배 구강암 발생률이 높다”며 “음주력이 있는 경우에도 1.7배 구강암 발생률이 높은데, 술은 많은 양을 마실수록, 위스키 등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을 마실수록 위험도가 더욱 높아진다”고 설명했다.두경부암은 조기에 발견되면 완치율이 높기 때문에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구강이나 혀에 보이는 궤양이나 뭉쳐있는 덩이가 관찰되는 경우 구강암이나 설암을 의심할 수 있다. 또한 이물감, 목소리 변화, 쉰 목소리가 발생한 경우에는 후두암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50대 이상의 흡연자에게 이와 같은 증상이 갑자기 발생한다면 반드시 이비인후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실제 2020년에 발생한 두경부암 환자를 보면 50대부터 급격히 증가하여 50대 이상이 85%였고, 연령대별로는 60대가 30%로 가장 많았다. 또한 두경부암은 목 주위 림프절에 전이하는 특성이 있어서 목에 동그랗게 만져지는 덩이가 발견된다면 이와 같은 증상이 없더라도 이비인후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박일석 교수는 “구강이나 혀에 궤양이 생기거나 목소리 변화, 이물감, 목에 만져지는 덩이 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이비인후과를 찾아 후두내시경을 받음으로써 두경부암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두경부암은 성공적으로 치료를 하더라도 구강의 기능적 장애가 남을 수 있기 때문에 두경부 영역에서 치료하기 힘든 질환 중 하나이다. 암의 크기와 침범 범위, 환자의 상태, 의사의 경험, 환자의 치료 순응도에 따라 치료를 결정한다.박일석 교수는 “두경부암 치료는 정상 기관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암을 제거하는 수술을 한 뒤 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방사선 치료와 항암치료를 병행한다”며 “최근에는 로봇수술을 이용해 입 안쪽이나 겨드랑이, 귀 뒤쪽을 작게 절개하여 수술하는 방식으로 흉터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두경부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금연과 금주를 해야 한다. 흡연자의 경우 40대 이상이면 1년에 한 번씩 두경부암 검진을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출처 케티이미지뱅크
2023.11.12 I 이순용 기자
12년 걸린 '가습기살균제' 제조사 손배 인정…추가 소송 잇따르나
  • 12년 걸린 '가습기살균제' 제조사 손배 인정…추가 소송 잇따르나[판결왜그래]
  •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2011년 4월 서울아산병원에 원인불명의 급성 폐렴을 앓는 임산부 및 영유아 환자가 대거 입원했습니다. 당시 출산을 앞뒀던 산모들은 정확한 원인도 모른 채 숨지기도 했습니다. 그로부터 4개월 뒤 질병관리본부는 원인미상의 폐 손상이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것임을 발표했습니다. 이렇게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자는 지난 7월 기준 총 5041명에 달합니다.지난 8월 31일 서울역 앞 계단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참사 12주기 캠페인 및 기자회견에서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의 유품이 놓여있다. (사진=연합뉴스)그러나 12년이 지나도록 제조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정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인정된 피해자가 5000명이 넘는 상황에서 제조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은 다소 의아합니다. 그러던 중 지난 9일 제조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첫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12년 만에 나온 이번 손해배상 판결의 의미는 무엇인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제조사 손해배상 책임 처음 인정한 대법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지난 9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인 김모씨가 제조·판매사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와 납품업체 한빛화학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에게 위자료 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김씨는 2007년 11월부터 2011년 4월까지 옥시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던 인물로 2013년 5월부터 폐 질환에 고통을 받고 있었습니다. 이에 김씨는 질병관리본부에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를 호소했지만 2014년 3월 3등급 판정을 받았습니다. 당시 정부는 폐 질환을 호소하는 이들을 가습기 살균제와의 영향력을 고려해 1(가능성 거의 확실)부터 4(가능성 거의 없음)까지 나눠왔습니다. 김씨는 ‘가능성이 낮다’는 정도였기 때문에 정부와 제조사로부터 별다른 보상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처럼 3·4단계로 판정받아 큰 보상을 받지 못한 피해자들은 2020년 4월 기준 5083명에 달합니다. 이는 전체의 90%에 이르는 정도입니다.이같은 상황 속 김씨는 제조사인 옥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본인과 가족들이 겪는 고통에 대해 3000만원을 산정했습니다. 1심은 제조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심은 제조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위자료 500만원을 지급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제조사들이 김씨가 겪고 있는 건강적 문제가 다른 원인으로 발생한 것임을 제대로 증명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대법원 역시 2심의 이같은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2심이 이처럼 바뀔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간 가습기 살균제와 인체 간의 연관관계를 증명한 다양한 연구결과가 등장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2017년 통과된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 특별법’(가습기 살균제 특별법)의 영향도 있습니다. 당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를 폭넓게 인정해줘야 한다는 의학계의 여러 연구결과가 나왔고 이에 국회는 특별법을 통과시켰습니다.당시 굉장히 제한적으로 인정해주던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의 범위가 넓어지게 됐습니다. 당시 아무런 피해보상을 받지 못했던 3·4단계 피해자들은 △가습기 살균제 노출과 건강 피해의 개연성 △시간적 선후관계 △지속성 등을 평가받아 피해를 인정받게 됐습니다. 김씨 역시 특별법으로 ‘노출확인자’가 됐습니다.지난 8월 31일 서울역 앞 계단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참사 12주기 캠페인 및 기자회견에서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의 유품이 놓여있다. (사진=연합뉴스)◇대법 판결로 추가 손배 소송 잇따를 듯이런 관점에서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김씨와 같이 피해를 인정받은 3·4단계 피해자들이 기업들로부터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는 것입니다. 이정일 변호사는 “이번 대법원의 판단은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건강상의 피해를 입은 이에 대해 다른 원인이 있었다는 것을 제조사가 증명하지 못한다면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같은 대법원의 논리를 다른 피해자에도 적용하면 구제 범위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또 김씨가 사용했던 옥시 뿐만 아니라 다수의 가습기 피해자가 발생한 애경, SK케미칼(285130) 등 역시 손해배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는 게 이 변호사의 설명입니다. 이 변호사는 “옥시 제품을 썼든 애경 제품을 썼든 제조사가 ‘피해자들의 건강상 피해에는 흡연이든 다른 원인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이같은 이 변호사의 주장에 따르면 5000명의 넘는 피해자들의 소송이 잇따를 가능성도 있습니다.다만 500만원이라는 금액 자체가 너무 작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이 변호사는 ‘금액’보다는 ‘의미’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변호사는 “치료비는 이미 구제급여로 지급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 명의 개인에게 줘야 할 위자료가 500만원이라는 게 이번 대법원의 판결”이라며 “개별적으로 건강 피해 정도와 기간에 따라 피해 금액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가습기 피해자 1인당 받을 수 있는 최대 위자료가 500만원’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1821명. 환경단체 등이 산정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사망자입니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는 5000명이 넘지만 여전히 일부 제조사들에 대한 형사처벌도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대법원의 판결이 12년간의 싸움에 지친 피해자들에게 작은 힘이 되길 바랍니다.
2023.11.12 I 김형환 기자
공매도 완전금지하나…김주현·이복현 주목
  • 공매도 완전금지하나…김주현·이복현 주목[최훈길의뒷담화]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공매도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공매도 전면금지 발표(5일), 공매도 전면금지 시행(6일), 시장조성·유동성공급 역할을 하는 증권사·운용사에 대한 조사 예고(9일)까지 불과 1주일 새 다양한 소식이 쏟아졌습니다. 특히 지난 5일 오후 5시30분에 공매도 전면금지 방침을 밝힐지는 출입기자들조차 예상 못했던 ‘깜짝 발표’였습니다. 그런데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모든 공매도 금지 촉구 촛불집회’였습니다. 이들은 시장조성자·유동성공급자의 공매도까지 정지해서 ‘예외적 허용 없는 공매도 전면금지’를 요구했습니다. 당국은 공매도 전면금지를 했다고 발표했는데, 예외가 있었던 건가요. 앞서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 협의를 거쳐 지난 6일부터 공매도를 전면금지했는데, 시장조성자·유동성공급자의 공매도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공매도 완전금지’는 아니었던 셈입니다. 과거 공매도 금지 때에도 시장조성자·유동성공급자는 공매도를 유지했습니다. 이들이 유동성 공급 등 순기능 역할도 하고 있다는 것도 고려됐습니다.이를 두고 개인 투자자들은 시장조성자·유동성공급자가 시장교란을 하고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여당에서도 지난 9일 정무위에서 공매도를 추가 금지하는 ‘예외 없는 공매도 전면금지’ 검토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에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명확한 확답을 하지 않고, 관련해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이번주 일정이 주목됩니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13일까지 관련한 증권사들의 의견수렴을 진행합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14일 오전 국무회의, 15일 오전 정무위 전체회의에 참석합니다. 김 위원장과 이복현 금감원장은 15일 오후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만납니다.그렇다면 공매도 추가 금지가 이뤄질까요. 김 위원장과 이복현 원장의 ‘입’이 주목됩니다. 공매도 금지는 시장에도 영향을 끼치는 정책이기 때문에 오는 14일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 17일 미국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등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대외 변수도 함께 봤으면 합니다. 오늘 뒷담화에서는 지난주 공매도 논의 경과를 정리하고, 향후 관전 포인트를 짚어보겠습니다. 이번 주에는 공매도 추가 금지 여부뿐 아니라 제도개선 관련해서도 논의가 될 전망이어서요, 자본시장법 개정안 등 제도개선 내용도 정리해 보겠습니다. 김주현(오른쪽)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공매도 금지 관련 브리핑을 했다. 공매도란 주가의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내는 투자 기법이다. 빌리지 않고 매도 주문만 냈다면 이는 무차입 공매도로 우리나라 현행법상 금지돼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일단 시간순으로 보면 지난 일요일에 공매도 전면금지가 전격적으로 발표됐습니다. △말씀 주신 것처럼 전격적이었습니다. 최근 금융위 입장이 참 아리송했습니다. 최근 금융위에 전화를 해서 ‘공매도 전면금지를 하는 거야’라고 하니까 “전면금지는 결정된 바 없다”고 하더라거요. 그러면 ‘전면금지를 안 하는 거냐’고 물어봐도 “결정된 바 없다”고 하구요. 그래서 들었던 생각이 주말에 뭔가 발표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왜냐면 공매도 전면금지처럼 시장에 영향을 주는 정책의 경우에는 주말에 발표되는 경우가 있었거든요. 토요일보다는 일요일에 발표하는 게 월요일자 신문에 반영될수도 있구요. 그리고 최근에 보면 일요일마다 뭔가 주요한 정책이 쭉 발표됐어요. 지난달 29일(일)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고위협의회가 열리고 소상공인 57만명에 대한 재난지원금 환수 면제 결정(8000여억원 상당) 발표됐습니다. ‘김포 다음 공매도로 포커싱’이라는 문자도 나오면서 뭔가 발표될 것이라는 소문이 많이 돌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발표하자 논란도 불거졌어요. 총선용 공매도 전면금지 아니냐는 말도 나왔구요. △총선용이냐 아니냐는 정치적인 해석에 따른 부분이니까, 증권부 기자인 제가 확답해서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다만 지난 월요일(7일)에 이복현 원장이 기자들과 만나서 이런 얘기를 한 것은 눈길을 끌었습니다. “누가 얘기해서 갑자기 아무 검토도 없이 (공매도 전면금지를) 발표한 게 아니다. 수개월 동안 실태를 점검했다”. 사실 금감원에서는 공매도 관련해 뭔가 터뜨리는 것을 꽤 오랫동안 준비해왔습니다.작년 6월8일로 시계를 돌리면요. 이날이 무슨 날이냐면 이복현 금감원장 취임식 날입니다. 이 원장이 취임하자마자 만든 게 조직이 있는데요, 그게 바로 공매도 전담 조사팀입니다. 작년에는 뭔가 나온 게 없어요. 근데 올해 초에 업무보고 하면서 그쪽 얘기를 들어보니 “올해 뭔가 큰 게 터지니까 지면 크게 준비해놓고 계시라”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나서 5월30일 슬쩍 힌트를 줍니다. 이때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이 브리핑을 했는데요. 이때 이런 멘트를 합니다. “불법 공매도 관련 불공정거래 기획조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겠다”. 당시는 의례적인 멘트라고 생각했는데요, 지금 돌아보니 불법 공매도 기획조사는 지난달 드러난 글로벌 투자은행(IB)인 HSBC와 BNP파리바에 대한 불법 공매도 적발 결과였습니다..6일 공매도 금지 이후 코스피가 출렁였다. (자료=KRX정보데이터시스템)-공매도 전면금지 발표 이후 시장 변동성이 커져서 이 부분에 대해서도 말이 많은데요. △그렇습니다. 지난주 증시를 보고 증시 전문가들도 “이렇게 롤러코스터를 타는 증시는 처음 봤다”고 할 정도인데요. 지난주 월요일(6일)에는 코스피가 5.66%(134.03포인트) 급등해 상승 폭(134.03포인트)은 역대 최대치였습니다. 코스닥은 전장보다 57.40포인트(7.34%) 급등했는데 이날 상승 폭(57.40포인트)은 2001년 1월22일 이후 22년 만에 최대치였습니다. 그런데 화요일(7일)에 코스피는 전일 대비 2.33% 하락했구요, 코스닥은 1.8% 내렸습니다. 코스닥은 월요일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는데 지난 화요일 오전에는 급락으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습니다. 이를 두고선 공매도 투자자들이 월요일에는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해 급하게 숏커버링(공매도 주식을 상환하기 위한 주식 매수)을 하며 매수에 들어갔다가, 화요일에는 포지션을 바꾼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공매도 금지 효과 1일 천하’라는 말이 나오고요. 공매도 전면금지가 단기 이벤트로 끝났다는 말도 나옵니다. 사실 과거에도 공매도 금지를 하면 2주 걸쳐 주가를 5% 정도 끌어올리는 수준이었는데, 이번에는 6일에 한꺼번에 이 효과가 거의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 향후 주가 상승 여력이 있을까요. △ㅈ난 수요일에는 코스피 종가는 전장보다 22.34포인트(0.91%) 내린 2421.62, 코스닥은 전장보다 13.35포인트(1.62%) 내린 811.02로 장을 마쳤습니다. 지난 목요일 코스피 종가는 전장보다 5.46포인트(0.23%) 오른 2427.08로 집계됐습니다. 코스닥은 전장보다 8.15포인트(1.00%) 내린 802.87로 장을 마쳤구요. 지난 금요일 코스피 종가는 전장보다 17.42포인트(0.72%) 내린 2409.66,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3.56포인트(1.69%) 내린 789.31로 거래를 마쳤습니다.이같은 추세를 본 전문가들은 공매도 상승 효과가 끝났다고 봅니다. 관련해 앞으론 미국 금리가 투자자들에게 제일 중요한 변수라는 말이 나옵니다. 11월에는 연준이 금리 동결을 하면서도 기준금리 인하 시그널을 주지 않았잖아요. 동결 결정 이후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위원회는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현재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내년 6월 11~1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의 첫 번째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요, 내달 FOMC 이후 파월 의장의 발언을 보면서 관망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다만 변동성이 크니 개인 투자자들이 빚투나 무리한 투자를 하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내년 6월 말까지 국내 증시 전체 종목에 대해 공매도가 금지된 가운데,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와 회원들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매도 상환기간 90~120일 통일, 무차입공매도 적발시스템 가동, 시장조성자 퇴출 등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사진=연합뉴스)-정부가 공매도 전면금지라고 발표했는데도, 개인 투자자들은 집회를 열고 ‘완전한 전면금지’ 요구도 했네요. △개인투자자단체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지난주 화요일(7일) 오후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모든 공매도 금지 촉구 집회’를 열었습니다. 시장조성자의 공매도까지 정지해서 ‘예외적 허용 없는 공매도 전면금지’를 요구한 것인데요.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피 288개 종목, 코스닥 503개 종목에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한국거래소와 지난해 시장조성자로 계약을 했습니다. 시장조성자는 유동성 공급 목적의 공매도가 지금도 가능합니다. 개인 투자자들이 시장조성자 공매도도 봉쇄해야 한다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직전 공매도 전면금지 기간이었던 2020년에도 대규모 공매도 물량이 나와 시장을 교란시켰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시장조성자들이 제도 취지를 어기고 에코프로비엠(247540) 등 거래가 많은 종목까지 타킷으로 해서 공매도를 한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정무위 여당 간사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9일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개인은 공매도가 금지됐는데 시장조성자는 공매도를 허용한 게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 있어, 그 부분도 면밀히 검토해달라”며 “2022년 2월에 시장조성자의 불법 공매도 적발 사례 있어, 신속하게 (시장조성자의 불법 공매도 여부 관련해) 금감원 조사를 해달라”고 말했습니다.-증권사나 운용사 등 업계 입장은 어떤가요.△업계에서는 시장조성자·유동성공급자의 공매도까지 금지할 경우 후유증이 클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한 시장 관계자는 “괴리율 관리 차원에서 유동성공급자의 공매도는 허용돼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며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고 거래가 활발히 이뤄진다는 점이 ETF의 장점인데, 괴리율이 높아지면 거래가 수월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습니다.괴리율은 ETF의 가격과 해당 ETF의 실제 시장의 기준가격이 얼마나 다른지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괴리율이 낮으면 낮을수록 시장의 가격을 잘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에선 이를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입니다. 괴리율이 높아지는 건 부정적 신호로 보고 있구요. 일각에선 “공매도 피하려다 찐(진짜)매도를 맞을 수 있다”는 말마저 나옵니다. 유동성공급자의 공매도를 금지하면 거래가 활성화되지 않아 ETF가 담은 주식들도 시장에 풀리는데, 결국 주식시장 전체에 매도 물량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TF에 대한 관심이 더 떨어지면 개별 종목의 수급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결국 전체 주식시장에도 파급효과가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사진 오른쪽부터),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양석조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검사장(사진 왼쪽부터)은 지난 5월2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유관기관 합동토론회를 열고 “자본시장 불공정거래를 뿌리 뽑겠다”고 밝혔다. (사진=이영훈 기자)-한국거래소나 금융위 입장은 어떤가요.△한국거래소는 지난 9일 참고자료에서 “시장조성자, 유동성공급자의 예외 공매도가 불허될 경우 시장조성, 유동성공급 호가 제출이 어려워 해당 종목 투자자들의 원활한 거래가 어려워진다”며 “예컨대 ETF 유동성공급자의 매수 호가 공급이 줄어들면, 투자자의 매도 기회가 제한되고 기초자산과 가격 차이가 커지는 등 투자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금융위도 신중한 입장입니다. 코로나 때 전면금지 할 때도 시장조성자는 공매도를 허용한 전례가 있구요. 시장조성자라는 게 거래가 부진한 종목의 매수·매도 호가를 지속적으로 촘촘하게 제시해 유동성을 높이는 즉 주문이 원활하게 체결될 수 있도록 물량을 공급해 주는 순기능도 봐야 한다고 하구요. 이걸 금지했다가 시장이 다시 출렁이는 것도 부담이라는 분위기입니다. 그리고 지금 전면금지를 놓고도 총선용이니, 포퓰리즘이니 논란이 있잖아요. 야당에서는 관련해 주시하고 있구요. 그러다 보니 금융위가 지금 당장 시장조성자·유동서공급자 공매도 금지를 하겠다고 밝힐지는 미지수입니다. -관련해 김주현 위원장이 공식 입장을 밝혔지요.△지난 주 목요일(9일)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2가지 메시지가 나왔습니다. 첫째는 증권사 조사 방침입니다. 김 위원장은 윤한홍 의원이 ‘증권사가 참여하는 시장조성자에 대한 불법 상시감시 시스템을 만들어달라’고 하자, “금융감독원에 시장조성자 공매도 관련 특이사항이 있는지 조사토록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통화에서 “시장조성에 참여하고 있는 증권사들의 불법 공매도 여부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시장조성자의 공매도에 대한 금지 여부도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시장조성자 공매도도 금지할지’ 여부에 대해 질문하자 “(공매도 전면금지를 적용해) 시장조성자를 막아놓으면 투자자 보호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다시 의견을 들어보겠다”며 “이 건은 금감원과 함께 (보면서) 여러 가격 변동에서 공매도가 늘어나는 게 있어 적절한지 보겠다”고 말했습니다. 김주현 위원장은 지난주 금요일(1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참석해 준비한 서면 답변서를 통해 “일단 금감원에 시장조성자의 무차입 공매도가 시장조성 목적에 맞는 것인지 등에 대해 조사를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여러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김 위원장은 시장조성자의 공매도를 당장 금지하지 않고 금감원을 통해 불법 공매도 여부 조사부터 착수하기로 한 것입니다. 국회 계류 중인 공매도 제도개선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안. (그래픽=김일환 기자)-앞으로 공매도 제도개선에 대한 논의도 진행할 텐데, 이건 어떻게 진행 중인가요.△일정부터 말씀드릴게요. 국회 정무위는 이번주 수요일(15일) 전체회의를 열고 공매도 현황, 실태, 제도개선 방안에 대해 전체회의 논의를 합니다. 15일에는 논의를 거쳐 공매도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정무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위원장 김종민)로 회부할 계획이구요. 21일에는 1소위를 열어 본격적 논의를 진행합니다. 그래서 뭘 논의하는지 국회에 직접 물어봤는데요, 국회 관계자는 “전산시스템, 상환기간, 담보비율 쟁점과 달리 불법 공매도 제재 건은 금융당국과 이견이 가장 적어 제재 관련 법안부터 논의할 계획”이라고 얘기했습니다. 각론으로 들어가면 복잡한 이견이 있는 부분은 좀 더 시간을 가지고 논의하고, 일단 여야 그리고 정부가 공통의 의견인 것은 빨리 논의를 하는 것입니다. 실제 발언도 보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5일 브리핑에서 “처벌을 더욱 강화하고 제재수단을 다양화하는 방안도 국회와 적극 협의하겠다”고 예고했구요. 이복현 금감원장도 지난달 17일 국감에서 “훨씬 더 큰 금액을 금전적으로 책임지도록 하겠다”며 “형사처벌도 가능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맨왼쪽)과 함께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불법사금융 민생현장 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금감원을 찾은 것은 이명박정부 때인 2011년 이후 12년 만이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부산저축은행의 뱅크런으로 촉발된 저축은행 사태에 대한 질책 차원에서 금감원을 방문했지만, 이번에 윤 대통령은 그동안 금감원의 성과를 칭찬하고 힘을 실어주는 차원에서 방문했다. (사진=연합뉴스)-불법 공매도 제재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법안이 논의될까요.△실태를 보면 법안 윤곽을 알 수 있는데요. 지난 10년간 불법 공매도의 타깃이 된 종목만 1212개, 불법 공매도로 거래된 주식이 1억5000만주가 넘었지만, 형사처벌은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올해 반도체·2차전지·바이오헬스주 등에 대한 불법 공매도 주문금액이 총 453억원에 이르지만, 과징금은 20%(94억원) 수준에 그쳤구요. 관련해 여야 모두 불법 공매도에 제재를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인데요. 몇 개 소개를 해드리면, 불법 공매도가 한 번이라도 적발되면 공매도 거래를 금지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불법 공매도 처벌을 형의 50%까지 가중처벌(권은희 국민의힘 의원), 3년 이상 유기징역과 위반 행위로 얻은 이익의 4~6배 벌금(김용민 민주당 의원) 부과 등을 담은 법안이 계류돼 있습니다. ‘윤핵심’이라고 불리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공매도 피해액이 5억원 이상이면 가중처벌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구요.-결국 어떤 법안이 처리될지 주목되는데요, 향후 관전 포인트 짚어주시지요.△처벌이 얼마나 강화될지는 이번 달 결정되는 글로벌IB 제재 결과도 보면 가늠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서 BNP파리바, HSBC는 2021년 9월부터 작년 5월까지 카카오 등 국내 101개 종목(BNP파리바 기준)에 대한 불법 공매도로 수수료 수입을 챙겼잖아요.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이번 달에 금감원 제재 결과를 토대로 최종 제재 수위를 확정할 예정입니다. 형사처벌을 받을지 여부, 과징금 규모가 직전 최대 규모 과징금(38억원)을 넘을지 여부가 관심사입니다. 이 결과를 보고 국회에서도 후속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공매도 논의가 실시간으로 진행되고 있어서, 다음에도 전할 뉴스가 있으면 총정리해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번주 주요 경제 일정. (사진=한화투자증권)-끝으로 이번주 주목되는 경제 일정 정리해주세요.△이번 주에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가 주목됩니다. 10월 CPI는 한국 시간으로 이번주 화요일인 14일 오후 10시30분에 공개됩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10월 근원(Core) CPI의 현재 예상은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4.1%로 9월에 비해 정체될 것”이라며 “만약 예상과 다르게 근원 CPI가 반등할 경우 단기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17일 ‘셧다운’ 여부도 주목됩니다. 미국 연방정부는 17일까지 임시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에 돌입합니다. 미국의 경우에는 법에 정해놓은 예산안 심사 기한을 넘기면 정말로 정부가 멈추는 ‘셧다운’이 됩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1일(한국시간 기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로 유지하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일각에선 셧다운으로 12월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이 낮춰진 상황에서 내년 11월까지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어, 한국 증시에도 리스크가 될 전망입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관계부처들과 15일 오전 8시에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를 열 예정이어서요, CPI나 셧다운 파장에 대한 정부 입장과 향후 경제 대책을 언급할지 주목됩니다. 기타 주요 경제 지표 및 일정으로는 11일 △중국 광군제 △미국 11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14일 △유로존 3분기 GDP, 15일 △중국 고정자산투자·산업생산·소매판매 △유로존 9월 산업생산 △미국 10월 생산자물가 △미국 10월 소매판매, 16일 △중국 10월 주택가격 △미국 10월 산업생산, 17일 △ 유로존 10월 소비자물가 등이 있습니다. 오는 15일 1년 만에 만나는 바이든·시진핑 정상회담 결과도 주목됩니다.통계청은 오는 15일 ‘2023년 10월 고용동향’을 발표합니다. 오는 17일에는 국제통화기금(IMF)의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가 공개됩니다. 한국은행은 오는 14일 ‘2023년 10월 수출입물가지수’를 발표합니다. 3고(고물가, 고금리, 고환율)로 부담이 큰 국민들의 걱정을 더는 지표나 발표가 나오길 기대해봅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대한상의에서 장영진 1차관 주재로 민·관 합동 배터리 얼라이언스를 엽니다. 이는 2030년까지 2차전지 최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작년 11월 결성한 회의체입니다. 최근 2차전지 증시가 주춤하고, 주요 기업의 실적이 신통치 않은 상황에서 산업부가 새로운 산업 타개책을 모색·제시할지 주목됩니다.※이슈나 정책 논의 과정의 뒷이야기를 추적해 전합니다.
2023.11.12 I 최훈길 기자
2살 굶기고 폭행…30대 위탁모, 그는 '괴물'이었다
  • 2살 굶기고 폭행…30대 위탁모, 그는 '괴물'이었다[그해 오늘]
  •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2018년 11월 12일, 위탁모의 돌봄을 받다 뇌사 상태에 빠져 병원에 옮겨졌던 생후 15개월 A양이 끝내 숨졌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위탁모 돌봄 중 뇌사’ 2살 여아 끝내 숨져A양은 위탁모 B(38)씨의 돌봄을 받다가 10월 23일 혼수상태에 빠져 병원으로 옮겨졌다.병원 측은 A양의 눈 초점이 맞지 않는 등 이상 증세를 보이자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또 경찰은 B씨가 2016년 3월 자신이 돌보던 C군(생후 18개월)에 화상을 입게 하고도 사흘 동안 방치한 정황도 추가 확인됐다고 밝혔다.B씨는 사망한 A양 외에도 2명의 아이를 학대한 혐의도 받는다. 2016년 당시 18개월이던 B군의 머리를 감기던 중 아이가 큰 소리로 울자 뜨거운 물을 틀어 화상을 입게 했고, 6개월 C양의 코와 입을 틀어막거나 욕조 물에 얼굴을 담그기도 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보육료 제때 지급 못해”…보호자들에 앙심 품고 위탁 아동 학대B씨는 경찰 수사에서 “죽을 만큼 때리거나 굶긴 일이 없다”며 B씨의 학대를 부인했다. B씨 변호인은 A양이 혼자 넘어져서 머리를 세게 부딪쳤을 가능성까지 언급했다.하지만 검찰은 B씨가 10일동안이나 A양에게 음식을 제대로 주지 않은 것으로 봤다. 10월 12일부터 A양이 설사 증세를 보여 기저귀를 자주 바꾸고 빨아야 하는 상황에서 화가 난 B씨가 A양에게 하루에 우유 200㎖ 1컵만 주는 등 식사를 거의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B씨는 A양을 수시로 손과 발로 폭행하고 벽에 부딪히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뇌출혈이 발생한 A양이 눈동자가 돌아가고 경련을 하는 상태였음에도 32시간이나 방치한 채 병원에 데려가지 않은 혐의도 있다.부검 결과 A양은 몸 지방층이 얇아져 있는 등 정상적인 돌봄을 받지 못한 정황이 드러났다. 당시 A양을 부검한 부검의는 법정에 나와 “상황을 특정할 수는 없지만 아이가 많이 아팠거나 제대로 그 나이 때 (맞춰서) 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이후 B씨는 위탁 아동 부모들이 보육료를 제때 지급하지 않자 보호자들에 앙심을 품고 위탁 아동들을 학대했다고 진술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위탁모, 징역 15년 확정…“엄한 처벌 받아야”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2020년 3월 4일 아동학대처벌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상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B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아동학대방지 치료프로그램 200시간 이수 명령도 함께 확정됐다.1심은 B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아동학대치사죄의 양형 기준을 훨씬 웃도는 중형으로 이같이 참혹한 사건이 다시는 벌어져서는 안된다는 사법부의 의지를 드러냈다.재판부는 “아동학대치사의 양형 기준은 학대의 정도가 중한 가중영역의 경우에도 징역 6년에서 10년에 해당해 국민의 법 감정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다시는 이 사건과 같은 참혹한 비극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사법부의 의지를 표명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더 발전된 모습으로 나아가기를, 일하는 엄마들이 더 이상 죄책감 갖지 않는 세상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2심은 피해자 측과 합의를 이룬 점 등을 참작해 징역 15년으로 감형했다.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은 피해 결과가 매우 무겁고 피고인의 잘못과 책임 또한 매우 크다”면서도 “피고인의 개인적인 여러 가지 딱한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엄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판시했다.다만 “B군은 흉터 없이 건강을 회복했고, C양은 학대행위의 충격을 이겨내고 건강히 지내는 등 피해자 2명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루어진 점을 항소심 양형에 반영하기로 했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은 오랜 기간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불면증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온데다, 이 사건 범행 당시 보육해야 할 영유아 수가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정도인 4명 내지 5명으로 늘어나는 등 극도의 스트레스로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던 것으로 보인다”고 B씨의 정신적 상태도 범행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했다.대법원 역시 B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학대행위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 및 예견 가능성에 관한 법리 오해 잘못 등이 없다”고 밝혔다.
2023.11.12 I 김민정 기자
네이버, ‘우리동네 선한 가게’ 디지털 전환 지원한다
  • 네이버, ‘우리동네 선한 가게’ 디지털 전환 지원한다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네이버㈜(대표이사 최수연)가 소상공인연합회(회장 오세희) 및 ㈜우리금융그룹(회장 임종룡)과 함께 ‘우리동네 선한 가게’로 선정된 오프라인 중소상공인(SME)의 디지털 전환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협력을 강화한다.네이버는 이를 위해 소상공인연합회와 우리금융그룹과 ‘우리동네 선한 가게 지원 사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지난 9일 체결했다.‘우리동네 선한 가게’는 지역 사회와 상생하며 선한 영향력을 펼치고 있는 SME를 지원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소상공인연합회, 우리금융그룹,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2020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매년 다양한 SME를 선정하여 전문가 컨설팅, 마케팅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한다.네이버, 소상공인연합회, 우리금융그룹은 이번 협력으로 선정된 ‘우리동네 선한 가게’가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사업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협력한다.이를 위해 SME는 스마트플레이스에 가게 정보를 등록하고 네이버예약, 쿠폰, 톡톡 등 다양한 기술 솔루션을 활용해 편리한 사업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된다.또한, 네이버는 해당 가게들의 플레이스 페이지에 ‘우리동네 선한 가게’ 로고와 사업 소개 콘텐츠 등을 노출하여 온라인 홍보를 지원할 계획이다.네이버는 이번 협업을 시작으로 금융, 유통 등 다양한 부문의 파트너와 협력 기회를 모색하여 SME를 다방면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산업별로 특화된 상생 프로그램과 네이버의 기술 지원책의 시너지로, SME가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마련하고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채선주 네이버 대외·ESG 정책 대표는 “네이버는 ‘프로젝트 꽃’ 철학을 바탕으로, SME가 다양한 기술 플랫폼과 솔루션을 활용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왔다”면서 “우리금융그룹, 소상공인연합회가 진행하는 상생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데 네이버의 기술력으로 힘을 보탤 수 있어 기쁘다. 앞으로도 SME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파트너들과 상생 협력 프로그램을 구상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선한 영향력을 펼치는 소상공인 사업장 환경 개선에 이어, 자생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온라인 홍보 지원책이 이번 협약을 통해 마련돼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소상공인연합회는 앞으로도 디지털 시대에 발맞춰 소상공인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전했다.
2023.11.11 I 김현아 기자
추경호 "상속세 건드릴 때 됐다…OECD국가 중 제일 높아"
  • 추경호 "상속세 건드릴 때 됐다…OECD국가 중 제일 높아"
  •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상속세 체제를 한 번 건드릴 때가 됐다”고 밝혔다. 국회가 개편안을 내면 정부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의 관련 질의에 “상속세 체제를 한 번 건드릴 때가 됐다”고 밝혔다.추 부총리는 “우리나라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상속세가 제일 높은 국가이고, 38개국 중 14개국은 상속세가 아예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OECD 상속세) 평균이 26%”라며 “전반적으로 낮춰야 되는데, 우리는 이 문제를 꺼내면 여전히 거부감이 많다”고 말했다.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최고 60%·최대주주 할증 적용 시)의 상속세를 부과하고 있다. 삼성 일가는 2020년 이건희 회장이 별세한 뒤 12조원의 상속세를 부과받고, 5년에 걸쳐 세금을 분납하고 있다. 최근엔 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식 2조6000억원어치를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높은 상속세율로 유능한 기업이 한국에서 기업 존속이 어렵고, 해외로 내몰린다는 지적도 나왔다.일본은 우리와 비슷한 상속세율 55%를 매기고 있지만, 지난 2018년 일정 요건을 갖추면 상속세를 면제해 주는 사업 승계 특례 제도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기업을 존속시키는 것이 고용이나 국가 경제 등에 이득이 된다고 판단했다. 미국·영국은 상속세율이 40%이다.그는 “상속세가 이중과세 문제 등이 많은데, 국민 정서 한쪽에는 부의 대물림 등에 대한 저항이 많다”고 설명했다.추 부총리는 “국회에서 개편안을 본격적으로 내주면 정부도 적극 뒷받침하면서 논의에 적극 참여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다만 그는 근로소득자에 혜택을 주고 불로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형태로 차등화해 보자는 이 의원의 제안에는 “너무 복잡해지고 추적이 어려워진다”며 선을 그었다.
2023.11.11 I 오희나 기자
틱톡 스테이지 더 샤우트, 시청자 115만명 기록…성황리에 마무리
  • 틱톡 스테이지 더 샤우트, 시청자 115만명 기록…성황리에 마무리
  • 아이브 ‘틱톡 스테이지 더 샤우트 무대. (사진=틱톡)[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글로벌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오프라인 라이브 콘서트 ‘틱톡 스테이지 더 샤우트(THE SHOUT)’가 시청자 수 약 115만명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마쳤다고 11일 밝혔다.올해 틱톡 스테이지 더 샤우튼에는 인기 K-팝 아티스트 아이브(IVE), 온앤오프(ONF), 위아이(WEi)가 완벽한 무대를 완성해 글로벌 팬들과 소통하며 K-엔터테인먼트의 인기를 반증했다.올해 틱톡 스테이지 더 샤우트 콘셉트는 ‘우리 안의 흥을 깨우자’로 전세계 K팝 팬들에게 단순한 음악감상 그 이상의 독창적 경험을 선사했다. 음악과 토크 및 게임이 결합된 다채로운 즐거움을 제공하며 특히 온오프라인 동시 진행을 통해 관객과의 활발한 소통을 기대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한 무대 등 예년보다 에너제틱한 무대를 즐길 수 있었다.팬데믹 기간 동안 틱톡이 온라인으로 선보인 세로형 라이브 공연인 틱톡 스테이지는 11회차를 맞아 동남아시아의 선도적인 차량공유 및 음식배달 플랫폼 그랩(Grab)이 메인 스폰서로, 동남아시아 지역의 선도적인 여행 플랫폼 트래블로카(Traveloka)가 트래블 스폰서로 함께 참여해 오프라인에서 총 1000여명의 글로벌 관객을 대상으로 업그레이드되어 진행됐다.틱톡이 지난 2020년 5월 처음 선보인 틱톡 스테이지는 팬데믹으로 인해 공간의 제약 없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신개념 언택트 공연으로 기획됐다. 그동안 다양한 국내 셀럽들이 참여해 K팝 콘서트, 힙합 페스티벌, 글로벌 공동 팬미팅 등 다채로운 콘셉트 프로그램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 틱톡 스테이지 더 샤우트는 K팝을 위시로 한 K-엔터테인먼트의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온오프라인을 아울러 더 많은 글로벌 팬들이 즐길 수 있도록 글로벌 기업들의 스폰서십을 통해 글로벌 규모로 확장했다.
2023.11.11 I 한광범 기자
전기차 反보조금 조사·5G 사업 참여 금지…中, EU에 강한 우려
  • 전기차 反보조금 조사·5G 사업 참여 금지…中, EU에 강한 우려
  •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反) 보조금 조사를 벌이고 중국 통신장비업체의 역내 5G 통신망 사업 참여 금지를 회원국에 촉구한 데 대해 중국이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11일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왕원타오 상무부장은 전날(10일) 베이징에서 티에리 브르통 EU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을 만나 중국·EU 간 경제무역 관계를 논의한 자리에서 “EU가 세계무역기구 규칙과 공평경쟁의 정신을 준수하고, 중국·유럽 경제무역 협력에 공정·공평·비차별적 양호한 환경을 조성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장궈칭 부총리도 브르통 집행위원과 회동하고 올해는 중국·EU의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 수립 20주년이라는 점을 언급한 뒤 “산업혁신과 고도화, 디지털 경제 발전 등을 위해 협력을 심화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장 부총리는 글로벌 산업망·공급망의 안정을 공동으로 유지하고 디지털 거버넌스 등 글로벌 과제에 대처하며 서로의 개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협력하자고 강조했다.이에 대해 브르통 집행위원은 “양측이 약간의 의견 차이가 있지만 많은 분야에서 여전히 상호이익이 되는 협력을 수행할 수 있다”며 “중국과 소통을 강화하고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을 구축하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앞서 브르통 집행위원은 올해 6월 중국 기업인 화웨이·ZTE 장비 사용을 금지할 것을 EU 모든 회원국을 향해 촉구한 바 있다. 당시 브르통 집행위원은 그 배경으로 2020년 집행위가 내놓은 5G 통신망에서 ‘고위험 공급자’ 배제 가이드라인을 이행한 국가가 27개 회원국 중 10개국에 그친다면서 “속도가 너무 느리고 이는 중대 안보 위험을 제기한다”고 설명했다.아울러 EU는 자국의 보조금을 받아 가격을 낮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며 지난달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관련 조사에 착수했었다.사진=AFP
2023.11.11 I 이준기 기자
조성진, 베를린 필하모닉 상주 음악가 됐다
  • 조성진, 베를린 필하모닉 상주 음악가 됐다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피아니스트 조성진(29)이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 중 하나인 베를린 필하모닉(이하 베를린 필)의 상주음악가로 내년부터 활동한다. 한국 연주자가 베를린 필 상주자가 된 것은 조성진이 최초다. 아시아 연주자로는 일본 피아니스트 우치다 미츠코에 이어 두 번째다.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무궁화홀에서 열린 베를린 필하모닉 내한공연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안드레아 쥐츠만 베를린 필 대표는 6년 만의 내한공연을 앞두고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성진은 베를린 필과 아주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는 피아니스트”라며 “아직 유럽에선 발표하지 않았는데 조성진은 내년부터 베를린 필의 상주음악가로 참여하게 된다”고 밝혔다.베를린 필 상주음악가는 협주곡 및 실내악 연주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쥐츠만 대표는 “상주음악가가 원하는 경우 ‘카라얀 아카데미’에 참여하는 30여 명 뮤지션과의 교류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며 “베를린 필은 상주음악가의 다양한 면을 최대한 많은 관객에게 선보일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조성진과 베를린 필의 인연은 특별하다. 조성진은 2017년 베를린 필과의 협연이 예정돼 있었던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이 부상을 당해 ‘대타’로 무대에 올랐다.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으로 명연주를 펼치며 성공적인 베를린 필 데뷔 무대를 마쳤다. 2020년엔 베를린 필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디지털 콘서트홀’ 녹화 공연에 참여했다. 이번 베를린 필 내한공연을 통해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춘다.조성진은 “베를린 필과 처음 무대를 같이 한 지 벌써 6년이나 됐다”며 “베를린 필 데뷔도 지금과 같은 11월에 했는데, 그때 매우 설레면서 긴장했던 기억이 아주 생생하다”고 말했다. 이어 “세 번째 협연으로 베를린 필과 다시 연주할 수 있게 돼 너무 감사하고 기대된다”고 덧붙였다.또한 조성진은 “베를린 필은 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그리고 특별한 사운드를 갖고 있는 오케스트라로 많은 연주자들이 베를린 필과 협연하는 것이 꿈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저 역시 베를린에 살고 있고 베를린 필에 친구들이 많아 그들과의 협연은 언제나 즐겁다”고 베를린 필과의 계속되는 연주에 기대를 나타냈다.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무궁화홀에서 열린 베를린 필하모닉 내한공연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드레아 쥐츠만 오케스트라 대표, 피아니스트 조성진, 키릴 페트렌코 상임지휘자, 베를린 필하모닉 단원 에바 마리아 토마시, 필립 보넨. (사진=연합뉴스)베를린 필은 11일과 1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6년 만에 내한공연을 가졌다. 조성진은 12일 공연 협연자로 나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을 연주했다. 2019년부터 베를린 필 상임 지휘자를 맡고 있는 키릴 페트렌코가 지휘를 맡았다.조성진은 “베를린 필로부터 고전 레퍼토리를 연주하는 게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고민 끝에 제가 좋아하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을 선택했다”며 “제가 한국에서 이 곡을 마지막으로 공연했던 게 2019년이라서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연주해보고 싶은 마음에 먼저 제안을 했고, 감사하게도 오케스트라 측에서 수락을 해줬다”고 설명했다.베를린 필 단원을 대표해 간담회에 참석한 에바-마리아 토마시(바이올린)도 조성진과의 협연에 강한 기대를 표했다. 토마시는 “조성진과 다시 함께 연주를 하게 돼 기쁘다”며 “2017년 첫 협연 당시 조성진이 23세라는 사실에 매우 놀랐다. 내년부터 상주음악가로 함께 하게 돼 더욱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2023.11.11 I 장병호 기자
'실버·스쿨존' 보호구역도 무용지물…노인과 어린이는 더 위험하다
  • '실버·스쿨존' 보호구역도 무용지물…노인과 어린이는 더 위험하다
  • [이데일리 황병서 이영민 기자] “아무래도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자전거에 대처하기가 쉽지 않죠.”지난 9일 오후 8시께 서울 강서구의 등촌사거리에서 만난 신모(66)씨는 이같이 말했다. 이 근처에서 자영업을 하는 그는 인도를 걷다가 갑자기 나타나는 배달 오토바이에 놀라서 멈춘 적이 여러 번 있다고 말했다. 신씨는 “자전거 같은 물체가 앞에서 다가오면 대비라도 할 수 있는데 뒤에서 나타나면 대처하기가 어렵다”며 “우리 같은 나이 든 사람들은 아무래도 신체적으로 반응이 늦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 ‘오름세’경기도 용인시의 한 어린이 보호구역 모습. (사진= 연합뉴스)인도에서 자전거 등으로부터 위협을 당하는 것은 직장인, 학생 등 일반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신씨처럼 신속한 판단과 기민한 대처가 어려운 노인과 어린이들이 더 큰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다.11일 도로교통공단의 교통사고분석 시스템에 따르면 노인 보행자의 교통사고는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기준 3만 5312건을 기록한 뒤 2021년 3만 4907건으로 줄었으나, 지난해 3만 5914건으로 다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상자도 매년 약 4만명에 달하고, 사망자 수도 1300명 안팎에서 큰 변화 없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노인의 보행 사고 사망자의 비중이 더 커지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 하다. 지난 2020년 보행 사망자 중 고령 보행사망자의 비율은 57.5%를 기록했는데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59%와 59.8%로 나타나며 증가 추세다. 즉, 보행사고로 목숨까지 잃은 최악의 상황에 이르는 노인들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보다 지방에서 노인 보행의 위험성이 두드러졌다. 실제 도로교통공단 내 교통사고분석 시스템에 집계된 노인 보행 교통사고 건수와 사망자 수를 토대로 치사율을 구해본 결과, 서울은 3.5명(2022년 기준)인 반면, 전북은 10명, 충남 9.4명, 경남 8.2명, 강원 7.2명 등으로 집계됐다. 치사율이란 노인 보행 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가 얼마인지를 알 수 있는 수치다. 예컨대 치사율 10명인 전북의 경우 노인 보행 교통사고 100건이 일어나면 10명이 사망한다는 의미다. 즉, 서울과 지방의 노인 교통사고 위험도의 격차가 세배 가량 크다는 것이다. 정부가 시골길 등 노인의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노인보호구역’(실버존)을 곳곳에 설치하고 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강원도에 거주하는 최모(68)씨는 “남편과 걷기 운동을 꾸준히 해 왔지만서도 신체적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면서 “배달 오토바이나 자전거가 인도에서 다닐 때면 외진 곳을 택해서 걷게된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자전거가 지나가려고 하면 알림 소리를 내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런 모습도 보기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 연이은 사고에도 스쿨존 내 사고 여전위 기사 내용과 무관함(이미지=게티이미지프로)비단 고령자들 만의 문제는 아니다. 12세 이하 어린이 보행자의 사고도 꾸준하다. 실제 2018년 기준 어린이 보행 사망자 수는 22명이었다가 2019년 20명, 2020년 16명 등으로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2021년과 2022년에도 각각 10명과 14명의 사망자가 집계됐다. 부상자도 마찬가지 흐름을 보인다. 2018년엔 3695명의 부상자를 기록했다가 2019년 3942명으로 증가했다. 이어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2020년 2135명으로 줄어든 뒤 2021년 2529명, 2022년 2838명 등으로 증가하고 있다.제한속도가 시속 30㎞로 돼 있는 스쿨존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스쿨존 내 사고 건수는 2018년 기준 435건에서 지난해 514건을 기록하며 오름세다. 같은 기간 사망자 수는 꾸준히 5명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 종로에 거주하는 초등학생 학부모인 김인숙(39)씨는 “스쿨존에서 (차들이) 30km를 안 지킬 뿐만 아니라 유턴할 때도 빨리 지나간다”며 “자식이 고학년이어도 위험하다”며 고개를 저었다. 직장인 박의형(56)씨도 “(스쿨 존에서)우회전할 때 차들이 일시 정지를 안 한다”며 “대부분 속도계가 있는 곳에서만 속도가 줄이고, 사이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는 배달 오토바이도 너무 많다”고 비판했다.
2023.11.11 I 황병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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