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10,000건 이상
- 젊은 대동맥판막환자에 자가 폐동맥판막 이식 ‘로스’수술 성공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대동맥 판막이 좁아지는 협착증으로 어지럼증과 호흡곤란을 앓던 40대 남성 환자 박 모씨. 대동맥 판막 질환을 앓는 젊은 남성 환자의 경우 기계판막을 이식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박 씨는 기계판막 이식 후 혈전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해 평생 항혈전제를 복용해야 하는 점을 극도로 꺼렸다. 약 복용에 대한 거부감으로 수술 자체를 고민할 정도였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해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호진 교수는 환자 본인의 폐동맥 판막을 이용한 ROSS수술을 제안했다. ROSS수술은 환자의 폐동맥 판막을 대동맥 판막 자리에 이식하고, 폐동맥 동종판막조직을 사용해 비어있는 자리를 대체하는 방식이다. 박 씨는 지난 8월 29일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호진 교수의 주도 아래 ROSS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 국내 성인심장외과 분야에서 약 20년 만에 시행된 ROSS 수술이었다. 수술 후 약 2개월이 지난 현재, 환자는 별다른 합병증이나 이상 증상 없이 건강을 회복 중이다. 환자는 항혈전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되며, 재수술 가능성도 낮아 삶의 질이 향상됐다.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호진 교수가 환자 본인의 폐동맥 판막으로 손상된 대동맥 판막을 대체하는 ‘로스(ROSS)수술’을 최근 성공적으로 시행하며 심장질환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했다. 국내에서 성인 환자에게 ROSS수술이 시행된 건 약 20년 만이다.ROSS수술은 1967년 영국의 Donald N. Ross라는 의사가 개발한 대동맥 판막 질환 수술법으로, 환자 본인의 폐동맥 판막 조직을 사용함으로써 생체 적합성이 뛰어나며 재수술 부담을 크게 줄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대동맥 판막 질환을 가진 환자들은 그동안 기계판막 혹은 소·돼지 등의 동물 조직을 이용한 조직판막을 이식하는 방법으로 질환을 치료해왔다. 기계판막은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혈전 발생 위험으로 인해 평생 항혈전제 복용이 필요하고, 조직판막은 수명이 10~15년으로 짧아 특히 젊은 환자에서 재수술의 위험이 크다는 단점이 있었다. 최근 많이 시행하는 대동맥 판막 스텐트 시술 역시 조직판막이기에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재시술이 필요해 고령 환자 중심으로 시술해왔다.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호진 교수(오른쪽)가 ROSS수술을 시행하고있다ROSS수술은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는 수술로, 환자의 폐동맥 판막을 떼어내 대동맥 판막 자리에 이식하고, 비어 있는 폐동맥 판막 자리에는 폐동맥 동종판막조직(pulmonary homograft)을 이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인공판막의 사용과 관련된 항혈전제를 복용할 필요가 없고, 재수술 가능성도 낮아 젊은 환자들에게 특히 적합한 치료법이다. 미국심장학회지 ‘JACC’에서 2017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ROSS수술 후 20년 장기생존율이 95%로, 기계판막으로 수술한 그룹의 68%보다 월등히 높게 나오는 등 ROSS 수술의 우수성을 밝혀주는 연구결과들이 최근 많이 발표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에서는 일부 메이저 병원을 중심으로 ROSS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젊은 여성 환자들의 경우 임신을 고려해 항혈전제를 3~6개월만 복용하면 되는 조직판막을 우선 사용한 뒤 10~15년 후 재수술을 시행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ROSS수술의 도입으로 재수술 확률이 낮은 선택지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ROSS수술은 폐동맥 판막과 대동맥 판막을 동시에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의료진의 숙련된 기술과 조직 관리가 필수적이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서울아산병원 등 국내 극소수 병원 의료진이 성인 ROSS수술을 시행했지만, 당시에는 동종판막 획득 후 보관하는 기술이 완벽하지 않아 감염 우려가 있었고, 기계판막과 조직판막 등의 성능이 향상됨에 따라 수술이 중단된 바 있다.그러나 현재는 기증받은 동종판막조직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게 되었고, 환자의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재수술에 대한 부담이나 항응고제 복용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수술 방법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서울아산병원은 병원 내 조직은행을 통해 심장이식 수혜자로부터 기증받은 폐동맥 동종판막조직을 정해진 처리과정에 따라 안전하게 보관하고 환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조직 처리 과정은 약 8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항생제 및 냉동처리 과정 등을 통해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진다. 매 과정마다 미생물 검사를 시행하며, 검사에 문제가 없다면 최대 10년 동안 보관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이 20년간 멈춰왔던 ROSS수술을 국내에서 다시 시행할 수 있게 된 데에는 김호진 교수의 강한 의지가 있었다. 김호진 교수는 2021년부터 2년간 시카고 노스웨스턴 대학병원(Northwestern Memorial Hospital)에서 임상 전임의로 근무하며 ROSS수술의 세계적 권위자인 크리스토퍼 말레이즈리(Christopher Malaisrie) 교수에게 직접 수술 절차를 배우며 심화된 기술을 습득했다.2023년 국내로 복귀한 후, 김호진 교수는 서울아산병원에서 심장이식 수술을 시행할 때마다 수혜자의 심장에서 온전한 폐동맥 동종판막조직을 확보하고 이를 보관하기 위해 직접 조직 처리 작업을 진행해왔다.또한 수술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돼지 심장으로 ROSS수술 시뮬레이션을 다섯 차례나 진행하며 첫 수술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철저한 준비 과정과 학회 참가를 위해 방한한 크리스토퍼 말레이즈리 교수의 지원으로 지난 8월 말 첫 수술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으며, 환자는 수술 후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 부작용이나 합병증 없이 건강한 상태다. ROSS수술이 미국과 유럽에서 우수한 결과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에서의 성공적인 적용을 위해서는 폐동맥 동종판막조직의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현재 한국에서 폐동맥 동종판막조직의 확보는 대부분 심장이식 수술을 받는 수혜자로부터 기증받은 심장의 판막 조직을 통해서 이루어지는데, 심장이식 수술 건수가 제한적이고, 기증이 적합한 심장 선별 또한 까다롭기 때문에 조직을 획득하고 이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것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다. 또한 기증된 동종판막조직은 면역 거부반응 최소화 및 안전한 보관을 위해 세척 및 항생제 처리와 같은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며, 이 과정에서 감염이 발견되면 동종판막조직을 폐기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기증자의 폐동맥 동종판막조직을 제품화하고, 각 병원들은 이를 이용한 ROSS수술을 시행할 수 있지만 국내에는 이러한 제품이 높은 가격 및 인체 조직으로 분류되어 수입 절차조차 확립되지 않아 아직 도입되지 못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과거 한국공공조직은행에서 폐동맥 동종판막조직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수요가 부족해 현재는 제작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체 조직에 대한 인식과 기증이 활발하지 않고 조직 획득 및 처리 과정이 쉽지 않다보니 폐동맥 동종판막조직의 확보 및 보관이 국내 ROSS수술 보급 및 확대에 중요한 갈림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김호진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ROSS수술이 재도입됨에 따라 젊은 대동맥 판막 질환 환자들이 오랜 기간 동안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도 폐동맥 동종판막조직의 확보를 포함한 ROSS수술의 안정적인 시행 기반을 마련하는데 집중하여 많은 환자들에게 최상의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100주년 맞은 하이트진로, 강 하천 수질 정화 프로젝트 완료
-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하이트진로(000080)는 지난 13일 100주년 기념 ‘맑은 강, 하천 만들기’ 마지막 4차 활동을 경기도 이천공장 인근 복하천에서 진행했다고 14일 밝혔다.하이트진로는 지난 13일 경기 이천 복하천에서 임직원들과 지차체 및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맑은 강, 하천 만들기’ 환경정화활동을 진행했다. (사진=하이트진로)이날 행사에는 이천공장 이재복 공장장을 비롯한 이천공장 임직원과 이천시청, 이천시 부발읍, 이천시 이장단협의회, 이천환경운동연합, 이천상공회의소, 이천여주환경부서협의회 및 이엠생명나눔운동 관계자 등 50여명이 참여했다.수질정화를 위해 미리 제작한 EM흙공 3000개를 복하천에 던지며 100주년 환경정화활동의 의미를 되새겼다. EM(Effective Microorganism)흙공은 유용한 미생물군 발효액과 황토를 반죽한 후 일정기간 발효시킨 공으로 강이나 하천에 투입하면 서서히 녹으면서 수질이 정화되고 악취가 제거되는 효과가 있다.복하천 인근에 있는 쓰레기 수거 활동도 병행하며, 산책로 주변에는 환경보존 캠페인 현수막도 설치해 지역민들이 쓰레기 없는 복하천 만들기에 동참하도록 유도했다. 이날 참석자들이 현장에서 직접 제작한 EM흙공 500개는 ‘이엠생명나눔운동’에 기부해 환경 활동에 활용할 수 있게 했다.하이트진로는 창립 100주년인 2024년 한해 전국의 공장 소재지 근처 강, 하천과 본사가 위치한 서울 서초 양재천을 중심으로 EM흙공 던지기, 쓰레기 수거 등 환경정화 활동을 실행했다.올 한해 하이트진로 전국 공장 및 영업지점 임직원과 각 지역 지자체 및 환경단체 관계자 등 약 140여명이 참여했다. 전국의 강, 하천 수질정화를 위해 총 1만 4000개의 EM흙공을 만들어, 이중 1만 2000개를 투척하고 나머지는 기부했다.
- 우주를 향한 진심…보령, 계열사 통해 1750억원 확보한 이유는?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보령(003850)이 보령파트너스를 대상으로 175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해 ‘오너 3세’ 승계 구도를 굳히는 한편, 우주 헬스케어 사업은 더욱 추진력을 얻게 됐다.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보령은 지난 4일 계열사 보령파트너스를 대상으로 175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신주는 보통주 1809만7207주이며, 신주발행가액은 9670원으로 기준주가(1만740원) 대비 10% 할인했다. 납입일은 오는 13일이며, 신주 상장 예정일은 오는 29일이다.◇유증대금 납입되면 김정균 대표 지분 승계 완료김정균 보령 대표 (사진=보령홀딩스)이번 유증이 완료되면 김정균 보령 대표의 입지가 강화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유증 납입이 완료되면 보령파트너스가 보령의 지분 20.85%를 확보하며 2대 주주에 올라서게 된다. 보령파트너스는 김정균 보령 대표가 지분 88%를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사이다. 출자자가 3명뿐이기 때문에 사실상 김 대표의 개인회사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반면 보령의 최대주주인 보령홀딩스는 이번 유증으로 지분율이 37.1%에서 29.36%로 낮아지고, 김 대표의 모친인 김은선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보령 지분은 10.4%에서 8.23%로 축소된다.김정균 대표가 직접 보유하고 있는 보령 지분도 1.19%에서 0.94%로 감소하지만 보령홀딩스(6.64%)와 보령파트너스(18.35%)를 통해 갖고 있는 보령 지분을 합하면 25.92%의 지분을 갖게 된다. 김 대표 보유 지분이 김 회장 지분(21.4%)보다 많아지면서 사실상 지분 승계를 마치게 된 셈이다.김 대표는 경영 승계에 이어 지분 승계까지 완료하면서 신사업에 더욱 힘을 실을 수 있게 됐다. 이번 유증 공시에서 눈 여겨볼 대목은 타법인 증권 취득에 5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라는 점이다. 보령은 조달 자금 중 500억원을 시설자금에 쓰고, 750억원을 운영자금, 500억원을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으로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500억원이 우주 헬스케어 사업과 연관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앞서 보령이 지난 6월 알짜 자회사인 보령바이오파마를 3200억원에 매각하고 7월에는 사옥인 보령빌딩을 1315억원에 매각한 것도 우주 헬스케어 사업에 투자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당시 보령은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의 용처를 정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보령바이오파마 매각 대금 중 일부를 이번 유증에 활용하면서 이러한 예측이 어느 정도 적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대표, 우주 헬스케어 사업에 추가 투자 가능성 ↑우주 헬스케어 사업은 김 대표가 대표이사로 승진한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해온 보령의 신사업이다. 보령은 2022년 민간 우주정거장 건설을 추진 중인 액시엄 스페이스(Axiom Space)에 6000만달러(약 650억원)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이후 우주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왔다. 액시엄 스페이스 외에도 바이보헬스(ViBo Health), 딥스페이스바이올로지(Deep Space Biology), 엑스토리(Xtroy), 나노파마솔루션스(Nano Pharmasolutions) 등 8곳에 추가 투자한 것이다. 지난 1월에 액시엄과 설립한 합작사 브랙스 스페이스(BRAX SPACE)에 출자한 금액까지 합하면 올해 상반기 말 장부가액 기준으로 896억원에 달한다. 브랙스 스페이스의 출자 비율은 보령이 51%, 액시엄이 49%이다.액시엄스페이스의 세계 최초 민간 상업용 우주정거장 ‘액시엄스테이션(Axiom Station)’ (사진=보령)보령은 ‘휴먼 인 스페이스’(HIS) 사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인류의 우주 장기 체류에 핵심적인 인프라와 우주 의학 관련 사업 역량을 확보, 기업의 장기적 경쟁력을 제고하고 우리나라의 우주 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겠다는 목표에서다. 우주 의학 사업은 국내에선 낯선 사업이지만 지난 7월 디지털헬스케어 업체 라이프시맨틱스(347700)의 창업주가 경영권을 매각한 후 진출한 신사업이기도 하다.김 대표는 우주 헬스케어 사업을 추진하고자 하는 의지를 강력하게 내비치고 있다. 김 대표는 “보령은 장기적으로 회사 성장에 도움이 되는, 국가와 인류의 미래에 꼭 필요한 투자를 할 것”이라며 “보령은 제약 사업을 기반으로 국가의 필수의약품 자급 및 인류의 우주 개척이라는 흐름 속에서 확장의 기회를 탐색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다만 현지에선 액시엄 스페이스가 경영난에 직면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보령의 투자 현황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액시엄 스페이스는 올해에만 두 차례 정리해고를 실시하고, 직원들에게 급여 지급이 제대로 실시되지 않는 등 경영난에 빠졌다. 지난 8월에는 공동 창립자 마이클 서프레디니(Michael Suffredini)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하는 등 부침을 겪었다.
- "학업보다 본업"… 해린·규진·은채, 수능 미응시 스타들
- 뉴진스 해린(사진=이데일리DB)[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학업 대신 본업 집중할래요.”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오늘(14일) 치러지는 가운데, 학업 대신 본업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스타들이 주목받고 있다. 그룹 뉴진스 해린, 엔믹스 규진, 르세라핌 홍은채, 투어스 지훈, 피프티 피프티 하나 등이 대표적이다.이들은 학업보다 본업을 택하며 수능에 미응시했다. 특히 투어스 지훈은 수능 당일인 14일 일본에서 열리는 ‘베스트 히트 가요제’에 출연, 스케줄을 소화한다. 또 25일 발매하는 첫 싱글앨범 ‘라스트 벨’ 컴백 준비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피프티 피프티 하나는 27일부터 시작되는 미국투어 준비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이밖에도 올아워즈 현빈, 트리플에스 박시온, 영파씨 지아나, 리센느 리브 등이 수능 응시를 포기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연말을 앞두고 한참 활동할 시기여서 수능을 포기하고 본업인 음악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아이돌 스타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이들은 대학 진학여부 및 시기에 대해 고민 후 진로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현역가왕’ 전유진이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전 경상북도교육청 80지구 제11시험장인 포항 영일고등학교 수험장을 확인하고 있다.(사진=뉴스1)또 다른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팀에 소속된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수능에 미응시하고 있는데, 대부분 데뷔한지 얼마 안 됐고 팀 활동이 중요한 시기여서 본업에 집중하려는 경우가 많다”며 “대학을 진학하는 이유가 자신의 진로를 정하고 취업을 하기 위함인데, 어린 나이에 아이돌이란 직업을 이미 갖게 된 만큼 수능을 볼 이유가 사실상 없기도 하다”고 귀띔했다.학업과 본업 두 토끼를 잡으려는 스타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보이넥스트도어 운학, 앰퍼샌드원 마카야·승모, 이븐 박지후, 82메이저 김도균, ‘현역가왕’ 전유진, 배우 갈소원 등이 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고사장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특히 마카야는 호주 국적이지만 수능을 치르기로 해 눈길을 끈다.
- 최호식 서울가정법원장 "부모가 자식에 '미안해' 말한다면…"
- [이데일리 성주원 최오현 기자] “부모가 자식에게 ‘미안하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우리 보호시설에 있는 아이들의 부모들이 진심으로 사과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말 한마디로 관계가 달라질 수 있어요.”최호식 서울가정법원장은 13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판결과 처분을 내리는 것을 넘어 가족 간의 관계 회복을 돕는 것이 가정법원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설명이다.최호식 서울가정법원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김태형 기자)지난해 처음으로 소년보호사건이 5만건을 넘어선 가운데, 최호식 법원장은 정신질환이나 약물 남용 등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소년이 크게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럼에도 치료위탁 기관이 매우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소년들이 치료시기를 놓치면서 재비행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고 했다.불과 얼마 전까지 청소년 치료위탁이 가능한 기관은 대전에 단 1곳뿐이었다. 최 법원장은 “법원행정처와 서울가정법원은 치료기관 확충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입법과 예산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서울가정법원은 올해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 3월 문을 연 광역면접교섭센터 ‘이음누리’가 대표적 사례다. 비양육부모와 자녀가 안정적인 면접교섭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설이다. 개소 후 6개월간 약 158건의 면접지원, 9건의 인도지원, 6건의 화상면접지원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기존 면접교섭센터의 면접 대기기간이 3~6개월에서 1~3개월로 대폭 감소했다.최 법원장은 “이혼 후 자녀와 비양육부모의 관계가 단절되지 않는 것과 꾸준한 양육비 지급은 자녀의 안정적이고 건전한 성장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짚었다.가정법원은 매년 2회 소년·가정·아동보호 담당 법관과 조사관이 유관기관을 방문해 현장을 살피고 있다. 또한 정기적으로 소년보호협의회, 가정보호협의회, 아동보호협의회를 개최해 문제점을 공유하고 해결방안을 논의한다.최 법원장은 “사건의 특성상 다양한 차원의 해결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며 “가정법원이 단순히 판결을 내리는 곳이 아닌, 가족 간의 관계를 회복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다음은 최호식 서울가정법원장과의 일문일답.-소년보호사건이 지난해 처음으로 5만건을 넘었다. 현장에서 느끼는 소년사건의 특징은.△정신질환, 약물 남용 등 의학적인 치료가 필요한 소년이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소년의 정신건강 상태에 맞는 치료가 필요한데, 치료위탁 기관이 매우 부족하다. 소년들이 치료시기를 놓치면서 재비행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입법과 예산이 뒷받침돼야 한다.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소년범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 이슈가 등장한다.△기본적으로 소년은 성인에 비해 정신적으로 미성숙하고 감정적, 충동적이며 판단능력이 미약해 성인과 동등하게 책임능력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또 그만큼 변화와 개선의 여지도 성인에 비해 크다고 생각된다. 소년에 대한 무조건적인 처벌보다 소년의 환경을 개선하고 소년을 교화해 더 이상 범죄로 나아가지 않고 건전한 어른으로 성장하도록 하는 것이 소년을 위해서도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서도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소년 시기부터 사회적 낙인효과로 인한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점에서 소년의 성숙도, 사회 환경의 변화, 국제적 기준, 형사정책적 요소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우리나라 소년보호제도의 성과와 향후 가정법원의 역할은.△가정법원은 초기에 비행의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하고 환경을 조정하기 위해 소년의 성장과정, 환경, 비행동기 등을 조사하고, 각 사안에 맞는 다양한 후견적 개입으로 비행에 대한 경각심을 갖도록 하며 처분을 통해 재비행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가정과 학교의 노력만으로는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가정법원의 이러한 역할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지난 3월 문을 연 국내 최대 규모 단일 면접교섭센터 이음누리의 성과와 평가는.△비양육부모와 자녀가 안정적인 면접교섭을 할 수 있도록 안전하고 중립적인 면접교섭 장소를 제공하고 면접교섭 진행을 도와주는 시설이다. 주말 이용을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주말(토·일)에도 운영하고 있다. 광역면접교섭센터는 개소 이후 6개월간 158건의 면접지원, 9건의 인도지원, 6건의 화상면접지원을 소화했다. 이에 따라 3~6개월이던 기존 서울가정법원 이음누리센터의 대기기간이 1~3개월로 대폭 감소했다. 면접교섭을 위해 법원건물을 방문하는 데 대한 심리적 부담감도 덜어주었다. 향후 면접교섭지원 대상 및 사업 확대로 사회적 약자인 아동에 대한 법원의 다양한 개입과 보호방안을 강화한 특화된 면접교섭센터로 운영해 나갈 예정이다.-소년보호사건, 가정보호사건, 가족관계등록 관련해서 유관기관들이 다양하고 많다. 어떻게 협업하고 있나.△서울가정법원은 매년 2회 소년·가정·아동보호 담당 법관과 조사관이 유관기관을 방문해 현장을 살펴보고, 소통하고 있다. 또한 매년 정기적으로 소년보호협의회, 가정보호협의회, 아동보호협의회를 개최해 문제점을 공유하고 해결방안을 논의한다. 그밖에 수시로 관련기관과의 간담회, 업무협약, 심포지엄 등을 통해 협력체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 또한 연 1회 가족관계등록사무관계자 워크숍을 개최해 감독법원인 가정법원과 일선 가족관계등록관서 사무담당자 참여 하에 법원의 주요정책, 법령개정, 사례 등을 공유하고, 각 지방자치단체의 통일적이고 효율적인 업무처리를 도모하고 있다. -2025년이 되면 인구의 20%가 노인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다. 이같은 시대 변화상을 어떻게 반영하고 있나.△초고령화 사회 진입, 장애인 권익 신장에 따른 후견사건의 증가 및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올해 1월 서울가정법원 사무국에 후견과를 설치했고, 후견업무의 전문성 강화 및 효율적인 사건처리와 대국민 사법서비스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유관기관과 간담회, 후견협의회를 개최해 소통하고 있고, 후견인과 후견감독업무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교육을 시행하고 실무연구회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국민의 후견제도 지원을 목표로 후견제도에 대한 해설과 자주 하는 질문 등으로 구성한 ‘후견제도 안내’ 리플릿을 제작해 지난 9월부터 배포하고 있다. -서울가정법원장으로서의 지난 2년은.△2022년 서울가정법원 수석부장을 거쳐 2023년부터 서울가정법원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서울가정법원의 후견·복지적인 활동들(각종 캠프, 대면교육 및 상담, 퇴소전면담, 간담회 등)을 부활시켰다. 우리 법원이 각 가정의 안정적인 삶을 지원하고 도울 수 있고, 청소년의 밝은 미래를 위해 역할을 할 수 있음에 많은 보람을 느낀다. 이러한 모든 일은 무엇보다도 서울가정법원의 구성원들이 각자 맡은 일을 충실히 해 주고 있어서 가능한 것이고,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남은 임기 동안에도 서울가정법원과 구성원들이 그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이를 통해 가사소년제도의 발전과 국민의 행복한 삶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최호식 서울가정법원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김태형 기자)■최호식 서울가정법원장은…△1963년 경북 경주 출생 △고려대 법학과 △사법연수원 27기 △서울중앙지법·대구지법 포항지원·서울남부지법·서울고법·서울행정법원 판사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장 △서울가정법원 수석부장판사 △(현)서울가정법원장
- “테슬라 살걸” 커지는 포모…ETF로 올라타볼까
-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테슬라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의 최대 수혜주로 거론되며 주가가 치솟자 투자자들 사이에서 ‘테슬라 포모(FOMO, 뒤처지는 공포)’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이미 많이 오른 상황이다 보니 투자자들의 관심이 직접 투자보다 테슬라를 편입한 상장지수펀드(ETF)로 쏠리는 모습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영향력 커지는 머스크…트럼프 행정부 입각 지난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전날보다 6.15% 내린 328.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조 550억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대선 이후 치솟았던 주가는 이날 닷새 만에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시총 1조달러대는 지켜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6일 트럼프 당선인의 당선이 확정된 이후 11일까지 39.2% 폭등하며, 연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테슬라 시총은 지난 5일 약 8071억달러에서 11일 종가 기준 약 1조 1235억달러까지 불어났다.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운동에 최소 1억 3000만달러를 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트럼프 베팅’ 성공으로 테슬라는 트럼프 당선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며 주가가 치솟았다. 머스크 CEO의 차기 트럼프 행정부에서의 영향력은 공고해지는 모습이다. 지난주 미 대선 이후 머스크 CEO는 트럼프 당선인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는 자리에도 배석하면서 핵심 측근이 됐음을 대내외에 알렸다. 13일(현지시간)에는 트럼프 당선인이 머스크 CEO를 인도계 출신 기업가 비벡 라마스와미와 함께 차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 수장에 내정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훌륭한 이들 두 미국인은 나의 행정부를 위해 정부 관료주의를 해체하고, 과도한 규제를 철폐하고, 낭비되는 지출을 삭감하고, 연방 기관을 재건하기 위한 길을 닦을 것”이라며 “이는 ‘세이브 아메리카’ 운동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머스크 CEO의 지명과 관련해 그가 “정부 시스템 및 재정 낭비에 연관된 많은 사람에게 충격파를 보낼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사진=로이터)◇“수혜 기대, 낙관 편향”·“주가 부담 높아” 우려도 테슬라 주가가 급등하며 테슬라 편입 ETF의 수익률도 치솟았지만, 분산 투자가 가능해 부담이 적다는 점에서 투심이 몰릴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는 테슬라와 미국의 테슬라 레버리지 ETF를 50%가량 담고 있는 상품이다. 테슬라의 주가 급등으로 최근 1주일간 전체 ETF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TIGER 태슬라채권혼합Fn’과 ‘KODEX 테슬라밸류체인Factset’는 테슬라를 각각 29% 넘는 비중으로 담고 있어 역시 꾸준한 투자금 유입이 예상되고 있다. 이 외 ‘에셋플러스 글로벌플랫폼액티브’(24.56%), KODEX 테슬라커버드콜채권혼합액티브(24.39%), ‘KODEX 미국서학개미’(24.18%) 등 테슬라를 20% 넘게 편입한 상품이 인기를 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증권가에서는 테슬라의 향후 전망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서영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보조금, 세제 혜택이 사라질 경우 테슬라의 가격 경쟁력은 높아질 전망이며 중국 전기차에 관세를 부과하는 점이 테슬라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완전자율주행(FSD) 관련 규제 완화도 기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한편에서는 규제 완화를 이유로 테슬라의 신규 사업을 긍정적으로만 평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머스크의 지분 비중은 테슬라보다 xAI, X, 뉴럴링크 등이 더 큰 만큼, 규제 완화가 테슬라에 필요한 자율주행이나 로봇이 우선일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낙관 편향”이라고 지적했다. 테슬라의 수익성이 현재 가치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는 만큼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단 지적도 나온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테슬라가 제시한 로보택시, 가성비 모델, 자율주행, 휴머노이드 로봇 등의 사업은 장기적 관점에서 긍정 모멘텀 요인”이라며 “하지만 현재 시가총액 1조 달러를 설명하기에는 낮은 수익성과 현금흐름, 상대적으로 높은 주가수익비율 멀티플은 주가가 과하게 반영돼 있음을 보여주는 만큼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관세만으론 美무역적자 메우기 역부족…트럼프, '弱달러 정책' 펼 것"
- [이데일리 윤종성 경제전문기자] “트럼프 1, 2기 행정부의 정책 지향점은 관세를 통한 압박, 세제 감면, 규제 완화라는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지만, 그 정도와 스케일, 속도에 있어 격차가 클 겁니다. 관세만으론 무역 적자를 줄이기 어렵다는 걸 알기에 환율, 즉 달러의 평가절하를 무역적자 감축을 위한 주요 통상 정책 수단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한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위원은 13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여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주미대사관에서 상무관으로 근무하며 한미 FTA 개정 및 철강 232조 협상, 201조 세탁기 세이프가드 등에 직접 참가했고, 2021~2022년에는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역임한 국내 최고의 통상전문가다. 미국 워싱턴DC에 거주 중인 그와의 인터뷰는 수차례 서면과 전화로 진행됐다. 여 선임연구위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공격이 당분간 중국, EU, 멕시코에 집중될 것”이라며, 당장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은 낮게 봤다. 다만 “한국의 경우 소규모 개정이라도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걸 아는 트럼프 정부 인사들이 신속하게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보편관세 등을 활용할 것”이라며 “보편관세 예외 인정을 받는 데 협상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과학법(칩스법)의 폐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은 여 선임연구위원과의 일문일답. 여한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위원-트럼프 1, 2기 행정부의 경제, 통상 정책은 어떤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나. △정책의 지향점은 관세라는 통상정책 수단을 통한 압박, 세제 감면, 규제 완화 등의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지만 그 정도, 스케일, 속도에 있어 격차가 클 것이다. 1기에서는 중국에 대한 301조 관세, 철강에 대한 232조 관세 등 특정 분야로 제한한 반면, 2기 공약인 보편관세, 대중국 관세, 중국에 대한 항구적 정상무역관계(PNTR) 철회 등은 관세 인상의 폭과 범위 등에 있어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메가톤급 조치들이다. 관세만으론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기 어렵다는 걸 알기에 무역적자 대상국들에게 환율, 즉 달러의 평가절하(약달러)를 무역적자 감축을 위한 주요 통상 정책 수단으로 적극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1기에서는 트럼프가 추진하려던 관세조치들이 공화당의 기존 세력과 관료 등에 부딪혀 좌절되거나 약화된 경우가 많았는데, 2기에서는 충성심이 검증되고 1기에서 충분한 정책 경험을 쌓은 인사들이 전면에 나서 속전속결로 취임 100일 이내 최대한 성과를 내려고 몰아붙일 것이다. -트럼프 당선으로 각국 정부와 기업들의 긴장도가 높다. △트럼프 2기 출범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곳은 중국, 멕시코, 유럽연합(EU)이다. 한국 입장에서 단기적으로는 대미 무역흑자, 자동차 분야 역조, 방위비 재협상 가능성 등의 개별 사안에서 긴장이 고조될 수 있지만, 큰 그림에서 볼 때 트럼프 1기보다 2기에서 한국의 위치는 그리 나쁘지 않다고 본다. -한국의 위치가 나쁘지 않다고 보는 이유는?△8년 전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와 비교하면 미국 내 한국기업 투자, 한국 브랜드, 음식, 문화 등 한국에 대한 이미지와 위상이 비교가 안 되게 높다. 한국의 반도체, 배터리 투자 없이 미국 혼자서 제조업을 재건하기 어렵다. 단기적인 리스크 요인을 실용적으로 관리하면서 미국이 필요로 하는 부분에서의 전략적 협력을 잘 살려나간다면 윈-윈 기회도 만들 수 있다. 그렇다고 안심할 위치는 아니다. 한국은 지난해 역대 최대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했고, 미국 기준에서 보면 중국, 멕시코, 베트남, 독일, 일본, 캐나다, 아일랜드에 이어 8번째로 큰 나라다. 특히 중서부 지역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자동차 분야의 흑자가 대부분을 차지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선거 기간 내내 25% 관세를 부과한 트럭의 경우 미국 기업이 아직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주장을 여러 번 했다. 자동차 수입관세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 여한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위원-대미 무역흑자 증가를 빌미로 한미 FTA 재협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데. △트럼프 당선인이 이번에는 한국과의 통상이나 한미 FTA 관련 언급이 한 번도 없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트럼프는 2016년 유세에서는 “한미 FTA는 힐러리 클린턴이 만든 끔찍한 협정”이라 칭했고, 취임 후 바로 한미 FTA를 공격했다, 한미 FTA 개정협상을 주도했던 트럼프 1기 인사들은 한국의 경우 소규모 개정이라도 공청회, 국회절차 등을 거쳐야 해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신속하고 수월하게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한미 FTA 재협상보다) 보편관세 등의 방식을 활용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보편관세가 모든 국가 또는 무역적자 대상국을 대상으로 부과된다면 예외 인정을 받는 데 협상력을 집중해야 한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과학법(칩스법)의 폐기 가능성은.△칩스법은 공화당, 민주당 모두 첨단기술에 대한 정부의 지원 필요성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폐기는 어렵다. 다만 트럼프식 협상 스타일상 보조금 혜택 등을 유지하는 대신 기업들에 투자 확대 등 추가적인 양보를 요구할 가능성은 있다. IRA의 경우 기후변화에 대한 트럼프의 부정적 견해는 잘 알려져 있지만, 배터리, 수소 등은 미래 첨단기술이라 미국이 포기하지 못한다. 전기차 관련해서 일론 머스크의 영향력도 무시 못할 것이다. 소비자 보조금 등 일부는 변경 가능성이 있지만, 완전 폐기는 안 할 거라고 본다. 여한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위원-우리에게 기회 요인은? △미국 입장에서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국내 제조업 재건, 기술 개발 협력 등에 있어 중국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한국, 일본 등 우방국과의 협력이 더욱 필요해졌다. 향후 미국의 보호주의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미 투자, 인수합병, 한미간 공급망, 기술 협력 확대 등을 통해 우리 경제의 혁신과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본다. 지정학적 긴장이 계속될 것이므로 미국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군수산업, 조선산업 분야의 대미 협력을 대폭 확대하면 큰 기회가 열릴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은 한미 정상간 첫 통화에서 조선업 협력을 언급했다. △미국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잘 보여주는 것이다. 그 말의 저변에 깔려있는 것은 미중 패권경쟁에서 절대적 열위를 보이는 조선 등의 제조업에 우선순위를 두고, 한국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끌어와 미국의 제조업을 살리면서 국가안보도 강화하겠다는 ‘마가(MAGA,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든다)’의 현실 적용이다. -정부와 기업에 건네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변화된 통상환경 하에서의 핵심은 산업과 기술 경쟁력이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 산업 및 기술 분야에서 한미간 상호 보완성이 폭발적인 대미 투자와 협력 확대로 이어져 지정학 시대 경제안보의 버팀목이 됐듯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제조업 분야의 대미 투자는 한국이 가진 최대의 레버리지(지렛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투자 결정에 있어 정치·지정학적 리스크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발표 시점과 방식 등을 결정할 때도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주목받을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야 한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글로벌 기업들은 대미투자 소식이 트럼프가 주로 보는 폭스 뉴스에 보도되거나, 트위터(현 엑스) 메시지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Thank you’(감사) 메시지를 받으려 많은 물밑작업을 했다. ◇여 선임위원은… △1969년 출생 △서울 경동고 △서울대 경영학과 △미국 하버드대 행정학·경영학 석사 △행시 36회 △산업부 자유무역협정정책관 △산업부 통상정책국장 △세계은행(IFC) 선임투자정책관 △주미합중국대사관 상무관 △산업부 통상교섭실장 △대통령비서실 신남방·신북방비서관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ASPI) 특별위원 △하버드 케네디스쿨 기업정부센터 선임위원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위원여한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