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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 대응"…트럼프 2기+탄핵 정국에 머리 맞대는 재계
- [이데일리 김정남 김성진 기자] “한국 상황을 주시하고 있어요.”미국 뉴욕 월가의 한 뮤추얼펀드에서 포트폴리오 매니저로 일하는 유대계 미국인 A씨는 최근 몇몇 한국 지인들에게 비상계엄 상황에 대해 물었다. 그의 회사가 담고 있는 종목 중에는 한국 주식도 있다. 그의 고향인 이스라엘은 심지어 한국을 두고 여행주의령까지 내렸다. A씨는 투자한 한국 주식 외에 다른 주요 기업들이 받을 여파까지 알고 싶었으나, 계엄에 따른 불확실성이 워낙 커서 뚜렷한 답을 듣지 못했다고 한다.미국 주요 싱크탱크의 한국지사에서 일하는 B씨는 요즘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미국 본부에서 한국의 정치 상황과 기업 영향에 대한 문의가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 B씨는 “한국은 사업하기 안전한지, 한국 기업들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등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그래픽=김일환 기자)◇삼성·현대차·LG 잇단 사업회의미국 트럼프 재집권과 한국 탄핵 정국이 잇따라 현실화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대내외 복합위기에 맞닥뜨렸다. 한국 자체의 브랜드 저하와 국내 주요 산업 지원 법안 폐기가 불가피한 가운데 기업들은 잇따라 묘안 찾기에 나서고 있다. 다만 가뜩이나 트럼프 2기 대응이 어려운 와중에 행정부 마비까지 불가피해지면서, 기업들은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가정해 사업 계획을 세워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달 중순 예정대로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부회장과 전영현 반도체(DS) 부문장 부회장의 주재 하에 내년 사업계획과 경영전략을 논의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국내외 임원급이 모여 사업부문·지역별로 사업전략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다.이번 회의는 각종 악재가 적지 않은 가운데 열려 이목이 집중된다. 때 이른 ‘메모리 겨울론’에 더해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등 과제까지 안고 있다. 아울러 트럼프 2기 정책 리스크와 국내 탄핵 정국까지 겹쳤다. 재계 한 인사는 “이번 비상계엄 이후 반도체 특별법 등 주요 산업 지원 법안들은 사실상 폐기됐다”며 “정책 지원이 거의 전무한 상황을 가정해 내년 사업계획을 짜야 하는 처지”라고 했다.현대차그룹은 이번달 중순께 해외 권역본부장회의를 열고 권역별 사업계획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상·하반기 한 차례씩 미주, 유럽 등 해외 권역본부장들과 함께 회의를 연다. 정의선 회장이 회의를 주재하며, 장재훈 현대차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이 모두 참석한다. LG그룹 역시 구광모 회장 주재로 조만간 사장단 협의회를 연다. 포스코 등 철강업계는 외부 요인 변화 등을 고려해 수시로 내년 사업계획 관련 회의를 열고 있다. 석유화학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석화업계 한 관계자는 “(대내외 변화가 큰 만큼) 사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제 정책들의 시행 시기나 내용 등을 주시하면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강, 석화 등은 고환율(달러화 강세·원화 약세) 여파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도 주목된다.◇냉랭한 美, 정책 불확실성 더 커질라재계는 특히 미국이 이번 비상계엄 사태에 다소 부정적이라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2기가 반도체법(칩스법),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에 따른 해외 기업 보조금을 폐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기업들의 대관뿐만 아니라 정부의 외교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데, 미국이 냉랭한 반응을 보이면 고스란히 국내 기업들에 피해로 돌아올 수 있는 탓이다. 첨단산업 전쟁에서 일본, 대만 등 경쟁국에 뒤처질 수 있다는 뜻이다. 탄핵 정국에 들어서면서 한국 정부의 외교·행정 기능이 마비되면 상황은 더 심각해질 수 있다.실제 뉴욕타임스(NYT)는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면서 한미 동맹이 수십 년 만에 최대 시험에 직면했다”며 “양국 관계가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다”고 보도했다.이번 사태가 수사 국면으로 접어들면 재계의 긴장감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재계 인사는 “과거 2016년 탄핵 정국 때 재계 인사들도 영향이 있었다”며 “이번 사태 역시 재계와 직접 관련은 없지만 만에 하나 어떤 불똥이 튈지 모르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 PGA 가는 장유빈 "차분하게", LIV 도전 조우영 "더 나은 경기" 다짐
- 2024시즌 KPGA 투어를 달군 장유빈과 조우영이 7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PIF 사우디 인터내셔널을 끝낸 뒤 각자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장유빈은 12일부터 미국에서 열리는 PGA 투어 Q스쿨에, 조우영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다시 열리는 LIV 골프 프로모션에 참가해 출전권 획득에 도전한다. (사진=KPGA)[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2024년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를 뜨겁게 달군 장유빈과 조우영이 아시안투어 PIF 사우디 인터내셔널을 끝내고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빅리그’에 도전다.장유빈과 조우영은 7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리야드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PIF 사우디 인터내셔널을 끝낸 뒤 새로운 도전 준비에 들어갔다. 이 대회에서 장유빈은 공동 22위, 조우영은 공동 34위를 기록해 예비고사에서 합격점을 받았다.경기를 끝낸 장유빈은 오는 13일(한국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 비치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퀄리파잉스쿨 최종전 출전을 위해 이동했다. 조우영은 사우디아라비아에 남아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LIV 골프 프로모션에 참가해 딱 1장 걸린 출전권 사냥에 나선다.2002년생 장유빈과 2001년생 조우영은 한국 남자 골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대주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골프 단체전에서 임성재, 김시우와 단체전 금메달을 함께 목에 건 뒤 나란히 프로로 전향했다.올해 함께 KPGA 투어를 누빈 장유빈과 조우영은 기대대로 남자 골프의 강자로 거듭났다.장유빈은 KPGA 투어에서 2승을 거두며 상금과 대상, 최저타수상 등 5관왕을 휩쓸며 1인자로 등극했다. 조우영은 시즌 초반 프로 무대 적응에 애를 먹었으나 10월 더채리티 클래식에서 첫 승을 신고한 뒤 시즌 막판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며 대상 포인트 5위를 기록했다.조우영과 장유빈은 KPGA 투어 시즌 종료 뒤엔 함께 아시안투어로 무대를 넓혔다. 둘 다 처음 출전한 PIF 사우디 인터내셔널에서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아 자신감을 얻었다. 장유빈은 나흘 내내 60대 타수를 기록하는 안정적인 경기를 펼쳤고, 조우영은 최종일 후반에 몰아치기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톱10’ 이상의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는 못했으나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참가한 대회에서 성장의 가능성을 보여줬다.경기를 마친 장유빈은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나쁘지 않게 끝나서 만족한다”며 “확실히 세계의 벽은 높았다. 인정할 부분을 인정하고 동기부여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어 “프로의 레벨에선 작은 차이가 큰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면서 “그런 부분을 인정하고 노력하면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다음을 기대했다. 사우디에서 일정을 마친 뒤 곧장 짐을 싸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장유빈은 Q스쿨이라는 중요한 무대를 앞두고 차분한 준비를 예고했다.그는 “중요하다고 생각할수록 긴장하는 습관이 있어서 이번 대회에 나오면서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고 경기 내내 KPGA 투어를 뛴다고 생각했더니 준수한 결과가 나왔다”며 “PGA 투어 Q스쿨에 가서도 몇 등 안에 들겠다거나 잘 쳐서 꼭 PGA 투어에 가겠다고 생각하면 압박될 수 있으니 그런 부분을 배제하고 준비한 대로 차분하게 경기하겠다”고 말했다.조우영은 최종일 경기 후반에 5개 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등 샷감을 끌어올려 다음 대회를 기분 좋게 준비할 수 있게 됐다.조우영은 “오늘 초반에 안 좋게 시작했는데 경기 중반에 캐디와 이야기 나누면서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한 것이 후반에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면서 “마지막 홀에서의 퍼트 실수가 아쉽지만, 그 또한 값진 경험이 됐다고 생각한다. 다음에 이런 좋은 기회가 오면 절대 놓치지 않겠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이번 대회처럼만 경기하면 다음 주 LIV 골프 프로모션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세계적인 선수들과 겨뤄본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 됐고, 이번 대회를 통해 조금 더 성장한 만큼 다음 주에도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 틱톡, 中 AI 경쟁서 선두…"인재 빼오기·엔비디아칩 구매 덕분"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틱톡의 소유주인 바이트댄스가 경쟁사들로부터 최고 인재들을 빼내고, 엔비디아의 칩을 대량 구매하며 중국 내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 경쟁에서 일찌감치 앞서 나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AFP)FT는 채용시장 전문가를 인용해 바이트댄스가 최근 수개월 동안 알리바바와 AI 스타트업인 01.ai, 지푸 등으로부터 업계 최고 수준의 AI 엔지니어와 연구자들을 끌어모았다고 전했다. 바이트댄스는 대규모언어모델(LLM)과 AI 제품을 담당하는 팀을 각각 신설·확장해 확보한 인재들을 투입했다. 바이트댄스는 AI 인프라에도 수십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지난 2년 동안 최첨단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구매해 고급 AI 모델을 구축했다.소식통들은 “(바이트댄스의 설립자이자 중국 최고 부호인 장이밍은) LLM이 업계를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모든 것을 걸기로 결정했다”며 “2021년 CEO에서 물러난 뒤에도 그룹의 AI 전략에 계속해서 적극 참여했다. 경쟁사에서 AI 엔지니어와 원구원을 채용하는 것을 직접 감독했다”고 말했다. 또 “인간과 같은 지능을 가진 범용인공지능(AGI)이 그의 목표이며 매우 집중하고 있다”면서도 “미국의 규제 위험을 고려해 바이트댄스가 AI 기업으로 간주되는 것을 꺼려한다”고 덧붙였다. 바이트댄스가 AI 부문에서 확장할 수 있었던 것은 엔비디아와의 긴밀한 상업적 관계 덕분이다. 바이트댄스는 중국 데이터센터를 위해선 엔비디아의 H20만 구매할 수 있다. 미 정부가 최첨단 반도체의 대중 수출을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해외의 데이터센터 구축·확장을 위해선 최첨단 칩인 H100과 블랙웰도 구매가 가능하다. 다른 중국 기업들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방법이다. 바이트댄스는 이러한 이점을 토대로 중국 외부에서 컴퓨팅 용량을 늘리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새로운 데이터센터를 위해 앵커 테넌트(핵심 임차인)로 계약을 체결한 것도 그 일환이다. 한 소식통은 “바이트댄스는 이미 중국은 물론 아시아 전체에서도 엔비디아의 최대 고객”이라며 “바이트댄스의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부 ‘볼케이노 엔진’의 최고 책임자인 탄다이는 올해 초 캘리포니아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아시아 지역 판매에 대한 회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바이트댄스는 LLM 개발에서는 알리바바, 딥시크 등과 경쟁하고 있으며, AI 앱 개발에선 앞서나가고 있다. 웹사이트 분석 업체인 AIcpb닷컴에 따르면 바이트댄스가 개발한 AI 챗봇 ‘두바오’(Doubao)는 바이두의 ‘어니봇’(Ernie Bot)보다 5개월 늦은 2023년 8월에 출시됐음에도,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AI 앱으로 등극했다. 지난달까지 두바오의 월간 활성 모바일 사용자 수는 6000만명으로, 어니봇의 리브랜딩 모바일 버전인 원샤오얀(Wenxiaoyan·1300만명)보다 4배 이상 많다. 다만 오픈AI의 전 세계 주간 활성 사용자 수(3억명)와 비교하면 5분의 1에 그친다. 그럼에도 두바오는 중국에서 챗GPT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여겨진다고 FT는 부연했다. 머신러닝 플랫폼 허깅페이스의 왕 티에젠 엔지니어는 “두바오는 검색, 번역, 이미지 및 비디오 생성 기능 등 여러 AI 기능을 하나의 세련된 앱으로 통합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평가했다. 바이트댄스는 또 오픈AI의 GPT 등 타사 모델로 구동되는 해외용 AI 챗봇 시시(Cici)도 출시했다. 두바오와 시시는 별도로 훈련되고 있지만, 각 모델을 개발하는 연구원들은 베이징의 동일한 기술 임원에게 보고하고 있다. 연구원들끼리 협업도 자주 한다. 특히 중국 팀은 해외에서도 시시의 학습 진행 상황을 원격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다. 미국에서 안보 우려가 지속 제기되는 배경이다. 바이트댄스는 이외에도 경쟁사들에서 빼낸 인재들로 AI 칩 개발팀을 꾸려 머신러닝을 위한 특수 AI 칩인 AI 가속기(ASIC·Application-Specific Integrated Circuit)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 엔비디아 칩에 대한 의조도를 낮추겠다는 의도로,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가 모델이다. 바이트댄스의 대규모 AI 투자가 성공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과거에도 게임, 가상현실, 온라인 교육 등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했지만, 투자를 중단하거나 사업을 매각한 적이 있어서다.한편 미 법원은 전날 베이징에 본사를 둔 바이트댄스가 중국 정부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해 미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미 법무부의 주장을 받아들였으며, 이에 따라 내년 1월 19일까지 틱톡을 강제 매각토록 하는 법안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틱톡이 법적 대응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최종 결정은 연방 대법원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 탄핵 피했지만 사실상 식물대통령…개혁과제 물거품 우려
-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가까스로 탄핵을 면했지만 앞날은 더욱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질서 있는 퇴진’을 재차 약속했지만, 야당은 하야·탄핵·즉각 체포 말고는 다른 대안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라 퇴진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여기에 비상계엄 후폭풍으로 전국 각지에서 국민적 비난 여론이 폭발하고 있는데다 검찰·경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전방위 압박 수사로 사실상 남은 임기 동안 손발이 묶인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당정 ‘질서있는 퇴진’ 입장 되풀이…성사 가능성 낮아 한 대표는 8일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와 만나 비상계엄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지만, 향후 구체적인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하진 못했다. 당정 총책임자인 두 사람은 ‘윤 대통령의 직무 배제’, ‘질서있는 조기 퇴진’, ‘국정 공백 최소화’를 약속했지만, 이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는 평가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국정 수습 방안을 담은 공동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여권에서 거론되는 가장 유력한 방안은 책임총리제다. 이는 한 총리가 국정 운영의 중심이 돼 내치(內治)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다. 다만 책임총리제가 현행법상 존재하지 않는 정치적인 용어에 불과한데다 대통령제를 유지한 상황에서 실제로 효력을 발휘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국무총리의 권한과 책임은 헌법에 명시돼 있다. 헌법 87조 1항과 3항에는 각각 ‘국무위원은 국무총리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 ‘국무총리는 국무위원 해임을 대통령에게 건의’라고 적혀 있있다. 이처럼 국무위원 구성 등에 대한 권한이 나열돼 있지만, 사실상 이를 제대로 이행한 적은 없다. 현행 대통령제 하에서는 비록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대통령이 직접 국무총리를 임명하거나 해임이 가능한 만큼, 내각 구성에 대한 실질적인 권한은 대통령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헌법 86조 2항에도 ‘국무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에 관해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통할’이라고 명시돼 있다는 점도 권한 이양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임기 단축 개헌이나 거국 중립내각 등 대연정과 같은 방식도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다. 사실상 원포인트 개헌이나 내각 인사 추천에 대해 야권이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은 이달 10일 정기국회가 마무리된 이후 즉각 임시회 소집 일주일 단위로 끊어 탄핵안 재발의와 표결을 이어가기로 했다. 탄핵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에 대한 국민적 불만이 높아진 상황에서 소장파 여당의원이나 친한동훈계에서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책임총리제에 대해 “한 총리가 국정운영의 중심이 되는 것은 헌법상 불가능하다”며 “헌법을 무시하고 나라를 비정상으로 끌고 가자는 위헌적, 무정부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날 국회의 탄핵소추안 무산 직후 “국민의힘은 주권자를 배신한 범죄정당이다. 대한민국의 최악의 리스크가 된 윤석열씨를 반드시 탄핵하겠다”며 “크리스마스, 연말연시에는 이 나라를 반드시 정상으로 되돌릴 것”이라고 말했다.◇경제법안 좌초·외교 고립 우려도…“서둘러 퇴진해야” 윤 대통령이 2선으로 물러나면서 앞으로 경제와 외교, 민생 분야에서도 적잖은 피해가 예상된다. 계엄 후폭풍에 여·야·정 협의가 무기한 중단되면서 내년 예산안이 사상 초유로 준예산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현 정부에서 추진했던 4대 개혁(노동·연금·교육·의료)을 비롯해 원전 생태계 복원, 동해 심해 가스전 시추, 부동산 공급 확대, 중소기업 활성화 대책 등도 추진 동력을 잃거나 좌초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범국민촛불대행진’에서 참석자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정부·여당이 추진하는 경제 정책도 추동력을 잃고 무산될 위기다. 특히 민간 분야나 기업의 숙원이었던 △반도체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혁신성장을 위한 특별법(반도체특별법) △전력망 확충 특별법(전력망법) △상속세제 개편안 등 조세특례법 등을 합의 처리할지도 미지수다. 외교·국방 분야에서도 적잖은 난항이 예상된다. 한 대표는 이날 한 총리와 회동 이후 “윤 대통령은 퇴임 전까지 외교를 포함한 일체의 국정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럴 경우 당장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정상회담 추진에 난항을 겪으면서 고관세 이슈, 방위비분담금 인상 등에서 한국이 불리한 위치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예정됐던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방한도 물 건너가고, 최근 윤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주석과 협의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도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윤 대통령은 내란죄 수사도 받게 될 전망이다. 헌법상 대통령은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않지만, 내란 또는 외환의 죄는 제외된다. 경찰은 이날 비상계엄을 건의했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전격 체포한데 이어 국방부 장관 집무실을 전격 압수수색을 했다. 향후 수사 진행에 따라 윤 대통령의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이나 한남동 관저에도 압수수색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정이 질서 있는 퇴진을 제시했지만 여론의 불만이나 야권의 공격을 막아내면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일단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수용하고 잠시라도 면죄부를 받은 이후 임기 마무리하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외신 “한국, 정치적 혼란 계속…장기화 전망” 한목소리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한국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무산된 것과 관련, 전 세계 주요 외신들은 비상계엄 선포 때와 마찬가지로 발 빠르게 소식을 전했다. 비상계엄 선포 당시 6시간여 만에 이를 해제해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기대가 커졌던 만큼, 한국의 국정 불안이 장기화할 것이라며 실망과 우려를 표하는 곳도 적지 않았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단체 보이콧으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됐다. (사진=AFP)◇尹탄핵 무산에 ‘칭찬·기대→실망·우려’ 반전…“혼란 가중”CNN방송과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의 주요 매체들은 7일(현지시간) 일제히 “윤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서 살아남았다”며 “한국의 정치적 상황은 더욱 큰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윤 대통령이 속한 국민의힘 정당에서도 그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고 부연했다.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라는 최악의 카드를 선택했음에도 국회에 가로막혔고, 비상계엄 선포 시도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도 점점 더 거세지고 있어 향후 불안정한 정국이 계속될 것이라는 게 외신들의 공통된 우려다. 이와 관련, 앞서 NYT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윤 대통령이 정치적 자살을 시도한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외신들은 윤 대통령의 탄핵 또는 자진 사임 수순을 밟는 게 한국의 미래에 더 긍정적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는 전망과 함께, 탄핵안에 대한 표결 자체가 이뤄지지 않은 것에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BBC방송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시도가 실패한 지 4일 만에, 이번엔 국민들에게 사과하기 위해 다시 한 번 TV 앞에 섰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탄핵 또는 자진 사임을 요구했다”며 “하지만 한국 국민들은 윤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다는 희망이 사라지는 것을 지켜봤다”고 전했다. 비상계엄 선포 시도가 불과 6시간여 만에 종료되자 한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재평가와 더불어 경외, 칭찬, 기대 등의 시선을 보냈던 것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 것이다. WP는 “여당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보다 진보적 리더십으로의 복귀를 더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치적 혼란이 가중되는 것은 물론 윤 대통령에 대한 사임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의 탄핵을 막은 것은 ‘피로스의 승리’(손실이 커 실익이 없는 승리)라고 평했다. 칼 프리드호프 국제문제위원회의 연구원은 WSJ에 “국가보다 당을 우선시하는 최악의 선택”이라고 꼬집었다. 한국 집권 보수 세력과 국제사회에서 고립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의미에서 의심의 눈초리를 피할 수 없다는 진단이다. 외신들은 윤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여당의 손에 맡겼다는 소식이나 야당이 다음 주에 탄핵안을 다시 제출할 방침이라는 소식도 자세하게 전달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탄핵 투표를 보이콧한 것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죄했다”며 야권에서 그에 대한 사퇴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밖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AFP)◇日·中도 높은 관심…특파원 급파하고 생중계·동시통역이웃 국가인 일본과 중국에서도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동북아시아 안보 지형에 함께 속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양국 관계가 개선된 일본은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7일 오전 10시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윤 대통령 담화를 실시간 통역과 함께 생중계했다. 오후 6시 뉴스도 특집 편성해 한국 국회 본회의 모습을 생중계했다. 여당의 보이콧으로 정족수가 부족해 탄핵소추안이 부결될 것이라는 소식도 속보로 알렸다. 중국 신화통신과 중국중앙TV(CCTV) 등 관영매체들도 속보를 통해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 무산 소식을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기자를 서울 여의도에 보내 현지 상황을 보내기도 했다.또 다른 중국 매체 펑파이는 전문가를 인용해 이번 탄핵안 표결이 여당 의원들이 서로 보호하기 위해 합의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차기 정권에서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 목소리도 나왔다. 익명의 한반도 전문가는 “민주당이 집권하면 한·미 동맹을 근본적으로 조정하지는 않겠지만 한·미 협력에 대해 더욱 신중해질 것”이라며 예측했다.한편 BBC 등 일부 외신들은 윤 대통령의 퇴진 촉구 시위 참가자들이 K팝 노래에 맞춰 파도타기를 하거나 응원봉을 흔드는 모습을 전하며 “모든 연령대가 함께 참여하고 있다”, “마치 즐거운 팝 콘서트 같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 탄핵 정국·대출 규제…12월 아파트 입주전망 지수 뚝
- 지난달 5일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대출 규제, 탄핵 정국 등이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이달 전국 아파트입주전망 지수가 88.6으로 전월비 5.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8일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10월 16일부터 10월 29일까지 조사한 결과 이달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88.6으로 전달보다 5.2포인트 하락했다. 해당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입주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는 의미이고, 이보다 나쁘면 부정 의견이 더 많다는 뜻이다.출처: 주택산업연구원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 속에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등으로 대출 한도까지 제한되면서 입주 전망이 악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달초 비상계엄 선포와 이후 이어진 탄핵 정국까지 고려하면 입주 전망은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도권은 90.6으로 11.3포인트 크게 하락해 두 달 연속 하락세다. 수도권을 나눠 살펴보면 서울, 인천, 경기는 모두 전달 105.2, 103.4, 97.0에서 100, 86.2, 85.7로 하락했다. 5대 광역시는 90.2로 8.3포인트 하락했다. 대구만 95.6으로 4.7포인트 상승했고 나머지 광역시는 대체로 하락했다. 대구는 미분양이 많은 지역으로 분류됐으나 최근 신규 분양 단지들이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완판하는 등 수요가 회복되는 양상을 보여 입주전망지수가 상승세를 보였다. 도지역은 86.6으로 0.5포인트 떨어졌다. 전북과 전남은 각각 12.4포인트, 13.1포인트 오른 90.9, 91.6으로 집계됐다. 전북, 전남의 10월 거래량은 전달 대비 15.5%, 24.3% 상승했다. 경북도 16.7포인트 오른 100으로 조사됐다. 이에 미분양 주택이 일부 해소되는 움직임이다. 그러나 보합권을 보인 경남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들은 모두 하락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방의 경우 악성 미분양 물량의 적체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보수적인 흐름의 시장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수요자들의 심리가 회복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지속되는 대출 규제 및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 대통령발 경기불안 심리에 이어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로 인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확대가 예상된다”며 “주택사업자들의 시장 회복에 관한 관망세가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입주리스크의 관리 및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변화에 따른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게 노 연구위원의 의견이다. 출처: 주택산업연구원한편 11월 전국 입주율(공급된 총 가구 수에서 실제 입주 가구 수 비율)은 69.0%로 10월보다 1.6%포인트 상승했다. 수도권은 82.3%로 0.7%포인트 올랐고 5대 광역시는 69.6%로 3.8%포인트 올랐다. 도지역은 63.6%로 0.2%포인트 상승했다. 서울과 인천·경기권 입주율은 각각 82.5%, 82.3%로 1.3%포인트, 0.5%포인트 올랐다. 강원권(53.3%→60.0%), 대전·충청권(65.0%→72.9%), 제주권(67.1%→75.7%)은 입주율이 상승하고 광주·전라권(61.4%→56.8%), 대구·부산·경상권(67.4%→65.7%)은 소폭 하락했다. 제주도는 9월 대비 10월 주택거래량이 26.6% 늘었으나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분양을 받았음에도 입주하지 못한 가장 큰 원인으로 잔금대출 미확보(응답 비중 37.9%)와 기존주택 매각 지연(31.0%)이 꼽혔다. 노 연구위원은 “입주율 저하를 막기 위해선 실수요자와 수분양자에 대한 잔금대출을 조속히 정상화시켜야 한다”며 “투기를 막는다며 분양아파트에 대한 중도금 대출, 잔금 대출을 비정상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미분양 해소 불가와 공급 위축이라는 부작용을 수반한다”고 짚었다.
- 한총리 “인내·중용 절실…국민의 저력 믿는다, 정부도 전력”(전문)
- [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김은비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는 8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로 촉발된 탄핵정국 속에 “국무총리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국민께 진심으로 송구스럽다”고 밝혔다.한 총리는 이날 서울 국민의힘 당사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공동으로 대국민담화문 내고 이같이 밝혔다.한 총리는 “우리는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국민 여러분의 힘과 지혜로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인내와 중용이 절실한 시기다. 국민 여러분의 저력을 믿는다. 정부는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다음은 한 총리의 대국민담화문 전문이다.[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왼쪽)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국정 수습 방안에 대한 공동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저는 현 상황이 초래된 데 대하여국무총리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정부는 국민의 뜻에 따라오로지 국민을 바라보며현상황이 조속히 수습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정에 있어 한치의 공백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입니다.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일상이 한치 흔들림 없이 유지되도록 매순간 최선을 다해 국민을 섬기겠습니다. 내수부진에 따른 서민들의 고통이 적지 않습니다.경기하방 위험 확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국제정세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미동맹을 굳건하게 유지하면서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건하게 유지하는 것이 매우 크고 중요한 과제입니다. 한미, 한미일, 그리고 우리의 우방과의 신뢰를 유지하는데외교부장관을 중심으로 전 내각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를 포함한 모든 국무위원들과 부처의 공직자들은 국민의 뜻을 최우선에 두고 여당과 함께 지혜를 모아 모든 국가기능을 안정적이고 원활하게 운영하겠습니다. 굳건한 안보태세를 확립하고 대외신뢰를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가겠습니다. 비상경제 대응체계를 강화하여, 금융·외환시장의 위험요인을 면밀히 점검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겠습니다. 국민이 불안해하시는 일이 없도록 치안 질서를 확립하고, 각종 재난에도 철저히 대비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지금은 우리가 모든 것을 넘어 뭉쳐야 할 때입니다. 우리는 다른 나라가 겪지 않은 많은 고난을 겪었습니다.그 때마다 넘어설 수 있었던 것은 우리 국민 한 분, 한 분의 마음 속에나라 전체의 앞날을 내다보고 걱정하는 슬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저는 우리 국민이 이번에도 우리 국민 특유의 슬기를 보여주실 것으로 믿습니다.야당에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비상시에도 국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정부가 제출한 예산안과 그 부수법안의 통과가 무엇보다 필요합니다.예산안이 확정되어 각 부처가 제때 집행을 준비해야만 어려운 시기, 민생경제를 적기에 회복시킬 수 있습니다. 외국의 모든 나라가 모든 경제주체가 대한민국을 쳐다보고 있습니다.이와 아울러 우원식 국회의장님의 리더십 아래 여야협의를 통한 국회운영 등으로경청과 타협, 합리와 조정이 뿌리내리길 희망합니다.정부가 먼저 몸을 낮추고 협조를 구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우리는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국민 여러분의 힘과 지혜로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인내와 중용이 절실한 시기입니다. 국민 여러분의 저력을 믿습니다.정부는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유부남 선배 아이를 낳았어요 양육비 받을 수 있나요[양친소]
-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유은이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24년 가사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사단법인 칸나희망서포터즈 대표 △전 대한변협 공보이사 △‘인생은 초콜릿’ 에세이, ‘상속을 잘 해야 집안이 산다’ 저자 △YTN 라디오 ‘양소영변호사의 상담소’ 진행 △EBS 라디오 ‘양소영의 오천만의 변호인’ 진행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출연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유부남이었던 선배와 사랑에 빠졌습니다. 선배의 아내가 상간소송을 제기해, 합의 후 위자료도 지급했고요. 그 후 저는 딸아이를 낳았습니다. 선배는 자녀가 있고 아내가 이혼을 해주지 않아 아직 결혼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부모님께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 아이를 낳은 후, 아이는 제 밑으로 출생신고를 했습니다. 엄마인 제 성을 따르고 있고요. 그 아이가 다섯 살이 되었습니다. 육아를 하면서 틈틈이 일을 한다는 게, 그것도 혼자서 동동 거리는 게 너무나 힘든 일이더라고요. 주변에선 가족관계도 정리하고 양육비도 청구하라고 하는데요. 유부남인 아이 아빠에게도 인지청구가 가능할까요? 인지청구 후 양육비를 받게 된다면 아이 아빠에게 면접교섭을 해줘야 하는지도 궁금합니다. 상대가 가정이 있어서 면접교섭으로 오해가 돼 다시 상간소송이 될까 걱정이고요. 만약 계속해서 제 성을 따르고 제 앞으로 가족관계가 되어있다면 양육비는 받을 수 없는건지, 앞으로 아이가 잘 커나가기 위해 어떤 방법이 좋을지 고민스러워요. - 미혼모 자녀의 출생신고는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미혼모로 자녀를 출산한 경우, 아이는 혼인 외 자녀가 됩니다. 현행 가족관계등록법상 혼인 외 출생자의 신고는 원칙적으로 아이의 어머니가 하도록 되어 있으며, 이때 법적으로 아버지가 혼인 외 자녀를 자신의 아이로 인지하지 않았다면 아이의 가족관계등록부에 아버지의 정보는 기재되지 않고 아이의 성과 본은 어머니의 성과 본을 따르게 됩니다.- 미혼모인 엄마의 성본을 따르는 자녀는 생부로부터 양육비를 받을 수 없는 건가요? △미성년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는 부모 모두에게 있으므로, 혼인 외 자녀가 미혼모인 어머니의 성과 본을 따르더라도 아버지에게는 양육비 지급 의무가 있습니다. 다만, 혼인 외 자녀는 법적으로 아버지가 특정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양육비를 청구하기 위해서는 먼저 아버지가 혼인 외 자녀를 자신의 아이로 인지해야 합니다. 이때 아버지가 자신의 아이를 인지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하여 민법은 인지청구 소송에서 유전자검사명령 등을 통해 혼인 외 자녀에 대한 인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사연자와 같이 배우자 있는 유부남의 아이를 출산한 경우에도 이러한 인지 절차를 통해 아버지와 아이가 법적인 가족관계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 아이가 지금 다섯 살인데, 지난 5년간의 양육비도 받을 수 있나요? △민법은 만 19세가 되기 전까지 부모의 양육비 지급 의무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사연자의 경우 지금 아이가 5살이기에 앞으로 만 19세가 되기 전까지 매달 양육비를 받을 수 있으며, 지금까지 아이의 아버지가 지급하지 않은 양육비도 과거 양육비로 받을 수 있습니다. 한편 만 19세가 지나 성인이 된 자녀에 대해서도 그동안 받지 못한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최근 대법원 판례는 미지급 과거 양육비는 자녀가 성인이 된 후 10년이 지나기 전에 청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므로, 성인이 된 자녀의 과거 양육비를 청구하는 경우 이러한 기간을 꼭 확인해야 합니다.- 양육비를 받는다면 면접교섭을 꼭 해야 하나요?△면접교섭과 양육비는 각자 자녀의 고유한 권리로, 양육비 지급과 면접교섭이 반드시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면접교섭은 자녀의 권리이자 비양육자인 부모의 권리이기 때문에, 아버지는 아이에 대한 인지 절차를 거쳐 면접교섭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때 법원은 자녀의 복리와 정서적 안정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만 면접교섭을 허용하기 때문에, 면접교섭은 양육비 지급과 별개로 종합적인 사정을 고려했을 때 제한될 수도 있습니다.※자세한 상담내용은 유튜브 ‘양담소’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이데일리는 양소영 변호사의 생활 법률 관련 상담 기사를 연재합니다. 독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법률 분야 고충이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사연을 보내주세요. 기사를 통해 답해 드리겠습니다.
- 트럼프 우려에 주춤했던 日 증시…“일부 우려에도 긍정 흐름 전망”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일본 증시가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벌어질 무역분쟁 우려와 금리 인상 경계감에 주춤한 모습을 나타냈다. 다만, 증권가에선 엔화 강세와 기업이익 정체 등의 우려가 있으나 강한 미국 수요와 내수주 중심의 이익 기여도 상승, 주주환원 등으로 긍정적 흐름을 이어가리라고 전망했다. 7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닛케이225(Nikkei225) 지수는 지난달 2.23% 하락했다. 같은 기간 토픽스(TOPIX) 지수는 0.55% 떨어졌다. 이는 트럼프 2.0 정책 추진 과정에서 대미 무역 흑자가 컸던 국가들에 통화 절상·관세 등의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와 11월 도쿄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며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본 시민이 지난달 29일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AP·뉴시스)오한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업종 내에서도 수출주 위주로 부진했던 반면, 금리 인상 수혜·내수 컬러 업종은 더 나은 결과를 냈다”며 “특히, 4분기 들어 나스닥 강세, 엔화 약세가 동반 진행된 구간에서도 일본 증시의 정체기가 길어지면서 우려 요인들을 점검하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 연구원은 엔화 강세와 기업이익 정체, 무역분쟁이란 우려 속에서도 일본 증시가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수 있으리라고 전망했다. 우선 엔화 강세는 전개되겠으나 급격한 강세 반전 가능성이 저지됐다는 판단에서다. 미·일 통화정책 차별화 축소가 엔화가 본격적인 강세로 갈 위험들을 제거해주는 요인이라고도 평가했다. 또 엔화 강세와 수출 모멘텀 둔화는 일본 증시에 부정적 요인이지만, 강한 미국 수요가 여전하고 주주환원 정책 모멘텀도 이어지리란 전망이다. 통상 자사주 매입은 12월에 집중되는데, 현재까지 토픽스 구성 기업의 자사주 매입 공시 수는 총 923건으로 이미 2023년 전체 수준인 734건을 넘어섰다. 오 연구원은 “지금까지 일본 이익 개선의 가장 큰 이유였던 대미 수출에서 지난 2년처럼 수출이 너무 호황을 누리면 안 된다는 문제가 상단을 제약하겠지만, 강한 미국 수요 자체에 충분히 편승할 수 있다”며 “금융 업종을 중심으로 수출 민감도가 낮은 업종의 이익 개선 기여가 커진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무역분쟁 발생 시 실적이 긍정적인 상황에선 대체로 2개월간 변동성을 해소하는 과정을 거친 뒤 반등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과거 미·중 반도체 무역 갈등 부각 시 반도체 업종의 지수 대비 상대 강도가 짧게는 1개월, 길게는 5개월 하락 후 상승 추세로 복귀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반도체 업종의 2025년 이익성장률을 16%로 전망돼 실적도 받쳐주는 상황이다. 오 연구원은 “각종 우려에도 일본 증시는 강한 미국 수요, 내수주 중심의 이익 기여도 상승, 주주환원이라는 강세 전제가 유효해 긍정적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아직 지난 8월 발생한 블랙먼데이 수준에 머물러있는 밸류에이션에 가격 매력도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같은 전망 속 지난 6일 닛케이225 지수는 이달 들어 2.31% 오른 3만 9091.17에, 같은 기간 토픽스 지수도 1.73% 상승한 2727.22에 마감했다.
- [위클리 크레딧]잘 나가는 NPL 전업사…등급도 '상향'
- [이데일리 마켓in 안혜신 기자] 이번주 크레딧 시장에서는 하나에프앤이아이(F&I)와 우리금융에프앤아이(F&I)를 비롯해 신성통상 신용등급이 올랐다. 삼성중공업과 HD현대일렉트릭 등급 전망도 ‘긍정적’으로 상향됐다.◇ 잘 나가는 부실채권 시장…등급도 상향NICE신용평가(NICE신평)는 하나에프앤아이 장기신용등급을 ‘A, 긍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우리금융에프앤아이 장기신용등급은 ‘A-, 긍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올렸다.하나에프앤아이에 대해서는 부실채권(NPL) 시장 성장과 함께 계열 지원이 크게 작용했다고 봤다. 지난 2020년부터 주요 경쟁사 대비 적극적인 NPL 투자를 통해 자산 규모가 안정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특히 NICE신평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 과거보다 높은 시중금리가 이어지고 있고, 경기둔화 국면 등으로 한계차주가 증가할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놓고 볼 때 NPL 시장 규모는 점차 확대추세를 지속할 것으로 봤다.[이데일리 이미나 기자]김석우 NICE신평 금융평가2실 수석연구원은 “최근 계열의 비은행사업 부문 강화 추세 및 유상증자 등 계열의 지원 이력을 고려할 때 하나에프앤아이의 사업기반은 추가적으로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우리금융에프앤아이 역시 NPL 시장 내 안정적인 투자실적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금융에프앤아이는 지난 2022년 1월 설립된 이후 2000억원의 설립자본금과 우리종합금융 내 NPL 사업부문 이관에 따른 내재된 사업역량 등을 바탕으로 NPL시장 확대가 본격화된 지난해부터 영업자산을 빠르게 확대하며 총자산규모는 2022년말 약 3400억원에서 지난 9월말 약 1조4000억으로 늘어났다.김 연구원은 “은행권 NPL자산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있으며 NPL 공개입찰 시장에서 지난 2022년부터 올 3분기까지 미상환원금잔액 기준 15% 내외의 점유율로 안정적인 투자실적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향후 사업기반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며 NPL 투자시장 내 시장지위가 제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밖에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신성통상 신용등급을 ‘BBB, 긍정적’에서 ‘BBB+, 안정적’으로 상향했다. 신성통상은 탑텐, 올젠, 지오지아, 앤드지 등을 주요 브랜드로 보유하고 있다.신성통상은 비우호적인 업황에도 내수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부문으로 이원화된 사업구조로 인해 경기 둔화 속에서도 최근 3년간 연평균 매출액 1조5000억원과 영업이익률 9%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또 지난 2022년 6월 말 3462억원이었던 연결 순차입금은 지난 9월 말 2198억원까지 줄었다.◇ 삼성중공업·HD현대일렉트릭, 등급 전망 ‘긍정적’NICE신평은 삼성중공업과 HD현대일렉트릭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올렸다. 삼성중공업 신용등급은 ‘BBB+’로 HD현대일렉트릭 신용등급은 ‘A’를 유지했다.삼성중공업 등급 전망을 상향한 이유로는 잔고 내 고선사 물량 매출 증가로 수익성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또 우수한 시장지위와 확대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중단기적으로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0월 수주잔고(CGT) 기준 글로벌 2위라는 시장지위를 확보하고 있다.또 인도대금 유입 증가 등으로 차입부담이 과거 대비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현준 책임연구원은 “확대된 수주 잔고로 인해 운전자금 소요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영업현금창출력 개선세, 드릴십 전담법인 청산 및 잔금 비중이 높은 상선 프로젝트의 인도 증가에 따른 현금 유입 등을 바탕으로 차입 상환이 점차 이루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HD현대일렉트릭에 대해서는 국내외 전기전력 수요 증가에 따라 사업기반 성장세가 중단기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점과 북미 등에서 우호적 수급 여건이 지속되면서 영업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 등으로 등급 전망을 상향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