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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도심 거리예술로 물든다…노들섬 등 거리예술축제 열려
-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서울시는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열리지 못했던 ‘서울거리예술축제’를 오는 10일부터 14일까지 닷새간 온·오프라인으로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서울거리예술축제는 2003년 하이서울페스티벌이란 이름으로 시작된 축제다. 누적관객 3478만 명의 서울시 대표적인 예술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포럼 개최와 아카이빙 책자 발간만 하고, 오프라인 축제는 열리지 않았다. 이번 공연에는 국내외 저명한 예술단체 30개 팀이 참여해 215회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올해의 행사의 주제는 시대적 특성을 반영해 ‘사라지는, 살아나는’으로 정했다. 코로나19로 너무 변해버린 환경 속에서 누락되는 경험, 소외된 채 잊혀져 가는 공간과 잃어버린 공동체적 가치를 기억하고 그 속에서도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가치는 무엇인지를 되짚어 보기 위한 취지다.행사에 참여하는 이날치 밴드는 ‘범 내려온다’ 영상을 통해 현대무용의 고정관념을 깨고,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록밴드 ‘콜드플레이’와 협업한 세계적인 무용단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도 행사에 참여한다. 또 2018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공연을 펼쳤던 비보이 ‘엠비 크루’(M.B Crew)와 폐막식 당시 판소리를 선보였던 ‘김율희’,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밴드2’ 본선에 진출한 월드타악 연주자 유병욱씨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위험도를 낮추기 위해 시민들이 일상과 밀접한 도심 곳곳 소규모 공간에서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서커스, 연희극, 현대무용, 미디어아트, 설치미술 등 다양한 거리예술이 축제 메인 장소인 노들섬을 비롯해 문래동, 용산구, 서대문구 일대 등 서울 도심 곳곳을 물들인다. 이 중 전통·현대 음악과 무용이 조화를 이루는 복합 퍼포먼스와 거리극 9편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영상으로 즐길 수 있다.서울거리예술축제 2021 관람을 희망하는 시민은 오는 5일 오후 3시부터 네이버 검색 창에서 서울거리예술축제를 검색한 후 예약 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백신 접종완료, 음성 확인자(백신 접종 예외자 포함)라면 누구나 무료로 신청할 수 있다.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위드 코로나 상황에서 온·오프라인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이 다양한 거리예술가들이 세심히 준비한 프로그램을 즐기며 코로나로 인한 우울감을 이겨내길 바란다”고 말했다.서울시 제공.
- "나는 중간작가…수없이 벗긴 달걀껍데기 연잎으로 환생시켜"
- 작가 정채희가 서울 종로구 평창동 누크갤러리 개인전 ‘숨, 쉼’에 내놓은 21점의 ‘동자’ 상 앞에 앉았다. 종이풀을 쒀 만들었다는, 닮은 듯 다른 동자들은 고택 서까래였던 나무기둥에 올라서서 저마다의 생각에 빠져 있다. 정 작가는 “다른 재료와 재료가 만나 또 다른 형체를 만들어가는 게 인연인 것 같다”고 말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두 갈래 길이 보인다. 양쪽을 향해 있지만, 으레 그렇듯 선택을 해야 하는 건 아니다. 아니, 선택할 수가 없다. 둘 다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서다. 덕분에 ‘특별한 규칙’이 생겼다. 한 길에서 다른 길로 넘어가려면 반드시 출발했던 그 자리로 되돌아와야 한다. 그래도 좋다. 몸은 고되고 시간은 배지만, 못 간 길이 아쉬워 땅을 칠 후회는 없을 테니. 사는 일도 그럴 수 있다면 좋으련만. 하지만 결국 그 양 갈래 앞에서 또 멈칫하고야 만다. 하나를 고르진 않아도 하나를 먼저 잡는 순서는 있을 텐데 싶었던 거다. 뭐 사는 일이 다 그렇지, 쉬운 게 있으려고. 발도 디디기 전 머리와 마음을 참으로 복잡하게 만든 여기는 작가 정채희(64)가 개인전을 열고 있는 곳이다. ‘숨, 쉼’이란 테마를 달고 서울 종로구 평창동 누크갤러리에 펼쳤다. 눈치가 빠른 편이라면 알아챘겠지만, ‘숨, 쉼’은 바로 그 두 갈래 길에 붙은 ‘표지’다. 굳이 내걸진 않았지만 내건 것보다 더 선명하게 방향을 가리키는. 그 표지 아래 언뜻 한 작가의 작업이라 생각하기 쉽지 않은, 닮지 않은 평면과 입체, 회화와 조각, 두 길이 나 있다. 정채희의 ‘연(緣) 2021-1’(2017∼2021·92.5×122㎝). 옻칠을 겹쳐 만든 바탕에 잘게 부순 달걀껍데기 조각을 정교하게 박고, 나전으로 포인트를 주고 분채로 색을 입혀 신비롭고 고즈넉한 연잎을 그려냈다. 옻과 달걀껍데기, 연잎이 새로운 인연으로 다시 만난 순간이다(사진=누크갤러리).◇옻칠에 얹은 달걀껍데기로 그려낸 연잎 정 작가는 칠화 작업을 한다. 흔히 ‘옻칠’이라는 그거다. 또 ‘동자’를 빚는다. 작고 동글한 몸통을 수줍게 내린, 다리 없는 조각상이다. 이 두 작업은 때론 섞이고, 때론 떨어져, 장르적 심정적 간격을 유지한 채 ‘작가 정채희’를 만들어왔다. “공간을 해석해 그에 걸맞게 작품을 만드는 작업과정을 좋아한다. 전시할 장소가 달라지면 다른 장면이 나올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개인전이 그랬다. 하늘을 향해 창이 난 전시장, 나무상자 같이 깊이 들어앉은 전시장, 두 갈래의 공간을 보는 순간 ‘이거다!’ 했단다. 그렇게 ‘숨’에 칠화 20여점을 걸고, ‘쉼’에 동자상 21점을 놓았다. 그저 쉬운 말로 ‘옻칠’이고 ‘조각’이지만 작업 수위는 ‘힘들다’를 넘어선다. 우선 옻칠한 화면. 작가의 칠화에는 ‘난각’이 필수다. ‘동물 알의 껍데기’ 말이다. 주로 달걀껍데기를 사용하는데. 한마디로 이거다. ‘잘게 부순 달걀껍데기 조각을 옻칠한 화면에 하나씩 붙여낸 작품.’ 정채희의 ‘연(緣) 2017’(2017·100×120㎝) 부분. 온전히 옻칠한 배경에 조각낸 달걀껍데기만을 붙여 완성한 작품이다. 바람에 휘날리는 연잎을 작가의 느낌 그대로 옮겨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강도를 이해하려면 작업 속속을 들여다보는 게 빠르다. 시작은 알맹이를 뺀 달걀껍데기를 모아 물에 불리고 속껍질을 벗겨내는 것부터다. 누구나 아는 껍데기 속 얇은 막을 빼내는 일인데, 생각처럼 그 막이 한 겹인 건 아니란다. 손끝으로 수없이 문질러 몇겹을 ‘모조리’ 벗겨내고 순도 100%로 말끔해진 껍데기만 모아둔다. 하루종일 붙들고 있어도 속도가 나질 않는 데다가 한 알에서 반쯤 건지면 꽤 수확한 거라고 했다. 게다가 ‘색’을 입히려면 노란달걀은 자격미달. 한국에선 절대소수인 하얀달걀만을 쓴다는데. 그러니 어쩌겠나. 수입을 해야지. “외국에 사는 지인·친구를 총동원해 하얀달걀의 껍데기를 공수받는다”고 했다. 다음은 ‘바탕’이다. 비로소 옻이 등장하는데 나무판에 하염없이 칠을 해 바닥을 만든다. 꾸덕하게 마르면 칠하고, 꾸덕해지면 또 칠하고 그렇게 6∼7번이 ‘최소한’이란다. 여기에도 복병이 있다. 옻이란 게 예민하기가 칼끝이라 온도·습도가 최적일 때만 말을 듣는단다. 사람은 더위·추위에 시달려도 ‘옻칠’은 지켜야 한다니, 상전이 따로 없다. 정채희의 ‘연(緣) 2021-4’(2021·60×50㎝·왼쪽)과 ‘연(緣) 2021-5’(2021·60×50㎝). 연잎이라기엔 대단히 화려한, 마치 밤하늘에 불꽃이 터진 듯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극도의 밀도감이 단연 돋보이는 작품들은 난각·나전은 기본이고 금박(오른쪽)까지 박아낼 만큼 공을 들였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 험난한 준비를 끝내야 ‘본 게임’이다. 옻칠한 판 위에 대략의 스케치를 올린 뒤 잘게 부순 달걀껍데기를 한 조각씩 붙여나가는 거다. 그 조각을 고정하는 것도 옻이라고 했다. 딱 하루분량을 정해 그 넓이만큼 칠하고 완전히 굳기 전 잽싸게, 열심히 조각을 붙여내는 거다. ‘잽싸게 열심히’ 해도 한 작품에 ‘족히 몇달’은 기본이다. 그렇게 ‘산’도 세우고 ‘고목’도 심었다. 이번에 공을 들인 건 ‘연잎’이다. 칠흑같은 밤 누군가 저 밖에서 아스라이 빛을 쏜 듯한, 신비스럽고 고즈넉한 연작 ‘연’(緣)을 그려냈다. 제각기 다른 세상에서 온 재료가 맺어졌다고 해서 ‘연’이다. “이 작업에 빠진 이유가 있다. 균열을 안고 흩어졌던 작은 인연들이 모여 새 길을 찾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거다. 세포처럼 조각이 하나하나 모이고 연결돼 어떤 형상을 꾸려가는 과정과 결실이 좋다.” 정채희의 ‘그 안의 것들’(2015∼2021·100×75×5.5㎝)과 ‘그 밖의 것들’(2015∼2021·100×75×5.5cm). 나무 한 그루의 안팎을 반전시켜 나란히 대비한 작품.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어떤 걸 볼지가 결정된다. ‘연잎’ 이전에 시도한 나무 시리즈다. 완성까지 장장 6년이 걸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닮은 듯 다른 21점 ‘동자’ 상은 ‘쉼’이 맞다. 고된 칠화에서 잠시 벗어나려 시작한 일. 작가는 “잠시 쉬려고 손을 댄 작업인데 이 역시 만만치 않더라”며 웃는다. 세라믹으로 빚기도 하지만 전시작은 모두 종이풀을 쑤어 제작했다. 여기에도 ‘인연 스토리’가 있는데, ‘동자’들을 올려둔 버팀목 말이다. 어느 집 난로 아궁이에 들어갈 뻔한 고택의 서까래를 극적으로 구조해 사용했다는 거다. ◇서른아홉에 다시 떠난 길에서 찾은 인연세상에 편안한 작품은 많다. 하지만 편안한 작업한 작품은 많지 않다. 정 작가의 작품은 그 보편적 기준에서도 벗어난다. 편안하게 볼 수도 없을 뿐더러 작업에는 더할나위 없는 불편이 따르니. 이 복잡다단한 길에 들어선 건 중국에 유학을 가면서부터란다. “벽화를 전공하는 중에 ‘옻’의 매력에 빠져버렸다”고 했다. 사실 작가는 서양화로 출발했다. 서울대 회화과로 입학해 당시 ‘대세’던 서양화전공으로 졸업을 했는데. 남들 다 하는 그 평범한 그리기에 흥미를 못 가졌나 보다. 어느 순간 붓을 놔버렸고 하루이틀이 결국 10년이 됐다. 10년 만에 복귀한 뒤 첫 개인전은 혼합매체의 추상작업. 그런데 그것도 영 아니었다. “이럴 거면 왜 다시 한다고 했나 하는 자괴감이 밀려왔다. 그래서 중국으로 갔다. 서른아홉 살이었다.” 정채희의 조각상 ‘동자’ 21점 중 부분.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표정이든 자세든 같은 형체는 하나도 없다. 어느 고택 서까래로 썼던 나무를 잘라낸 기둥에 세워 또 다른 인연을 만든 셈. “완성을 의미하는 숫자 7을 3번 반복해 나온 21은 더 큰 세상으로 나가는 기본단위”라고 귀띔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살아온 과정이 딱 그랬다. 이번 개인전의 두 갈래 길. 다른 길을 가기 위해 그이는, 처음 떠났던 그 자리에서 다시 출발했다. 몸이 고되고 시간도 오래 걸렸지만 후회는 없다. 아니 잘 걸어온 길이었다. 그러곤 그이는 ‘중간작가’가 됐다. 신진작가도 아닌 중견작가도 아닌, 신진에게 주는 지원과 배려를 받을 수도, 중견에게 걸맞은 대우와 보상이 따르지도 않는, 작가군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됐다는 얘기다. 그 길목에서 만난 이가 조정란 누크갤러리 대표다. 중간작가를 재조명해보자 했던 건 조 대표가 개관 이래 죽 유지해온 고집 같은 신념이다. “끊임없이 작업하지만 흐름에 맞지 않으면 주목조차 받지 못하는 그런 작가를 좀더 알려야겠다”는 다짐을 실천했던 거다. 옻을 만난 달걀껍데기라고 할까, 연잎을 마주한 동자라고 할까. 인연은 이렇게 또 빚어졌다. 전시는 29일까지. 작가 정채희가 서울 종로구 평창동 누크갤러리 개인전 ‘숨, 쉼’에 건 자신의 작품들 가운데 섰다. 왼쪽부터 ‘연(緣) 2021-8’(2021·50×60㎝), ‘연(緣) 2021-4’(2021·60×50㎝)과 ‘연(緣) 2021-5’(2021·60×50㎝). 정 작가는 “하면 할수록 정복되지 않는 천연재료가 갖는 복잡미묘한 까다로움에 재미를 느낀다”고 말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 체육훈장 청룡장 받은 '암벽여제' 김자인 "가문의 영광이에요"
-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5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1 체육발전유공 정부포상 전수식 및 제59회 대한민국체육상 시상식에서 청룡장 수훈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자인 선수, 황희 문체부 장관, 최일상 선수, 김정길 선수.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가문의 영광이에요.”‘암벽 여제’ 김자인(33)이 체육훈장 최고등급인 청룡장을 받고 활짝 웃었다.김자인은 15일 서울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21 체육발전유공 정부포상 전수식과 제59회 대한민국체육상 시상식에서 청룡장을 수상했다.이번 시상식은 지난해에 이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수상자만 참석해 간소하게 진행됐다. 수상자들의 자리를 충분히 띄워 놓고, 짧은 행사 시간 동안 두 차례 인터미션을 갖고 소독 작업을 하는 등 철저한 방역에 신경 썼다.‘체육발전유공 훈포장’은 우리나라 체육발전을 위해 공헌한 선수와 지도자에게 수여하는 체육 분야 최고 영예의 상이다. 청룡장은 체육훈장 중 최고 등급의 훈장이다.김자인은 2004년 아시아 스포츠클라이밍 선수권대회 최연소 우승을 시작으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인 최초 우승,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동메달 등을 기록했다.시상식이 끝난 뒤 김자인은 “가문의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스포츠클라이밍을 해왔고, 2004년부터 국가대표로 활동했다”며 “그동안 좋은 일도, 힘든 일도 많았지만 세계 대회에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주신 최고의 응원과 격려를 받은 것 같아 감격스럽고 감사하다”고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국제대회에서 통산 29차례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체육훈장 청룡장은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김자인은 “느낌이 정말 다르다”며 “국제 대회는 그때그때 운동을 하고, 그 대회마다 받는 거라면 이 상은 그동안 노력에 대한 응원인 것 같아 받는데 울컥했다”고 말했다.김자인은 스포츠클라이밍을 대중화시키는데 큰 공헌으 세웠다. 2017년 국내 최고층(123층-555m) 빌딩인 롯데월드타워를 2시간 반 만에 올라 화제를 모았다. 1m당 1만원씩 총 555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김자인은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해오면서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며 “대회와는 달리 빌딩 등반도 하면서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아울러 “나 때문에 대중화가 됐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며 “이전부터 노력해주신 선배님들이 계시고, 지금 암장을 운영하시면서 교육에도 힘쓰시는 많은 분들도 있어 대중화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겸손하게 답했다.스포츠클라이밍은 올 여름 도쿄 대회를 통해 올림픽 데뷔전을 치렀다. 김자인은 부상 등으로 출전권을 따내지 못하면서 선수가 아닌 해설위원으로 올림픽에 참가했다.김자인은 “선수로서 올림픽에 도전하려고 노력했기에 아쉬웠다”면서 “오랫동안 꿈이었던 올림픽 무대에 선수는 아니지만 해설위원으로나마 함께할 수 있어 굉장히 행복했다”고 말했다.김자인은 7개월 전 딸을 출산해 ‘엄마’가 됐다. 하지만 김자인의 도전에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3년 뒤 2024 파리올림픽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김자인은 “출산 직후에는 아니었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올림픽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며 “파리올림픽에 갈 수 있을지 없을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스스로 할 수 있을 때까지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이어 “내 의지로 마무리하고 싶은 생각이 커서 잘되든, 되지 않든 도전할 수 있을 때까지 도전하겠다”고 강조했다.이날 영광의 수상자는 체육발전유공 훈포장 총 37명(청룡장 8명·맹호장 10명·거상장 9명·백마장 4명·기린장 3명·체육포장 3명), 대한민국체육상 9명 등 총 46명이다.1963년 제정돼 올해로 59번째로 맞이하는 대한민국체육상은 매년 우수선수와 지도자, 체육진흥 및 연구 등 총 9개 분야(대통령상 7개 부문, 문체부 장관상 1개 부문, 장관감사장 1개 부문)에서 공적이 있는 자를 선정해 시상한다.올해는 ▲연구상 경희대학교 송종국 교수 ▲지도상 광주광역시청 육상부 심재용 감독 ▲공로상 대한하키협회 신정희 부회장 ▲진흥상 대구광역시 체육회 박영기 회장 ▲극복상 광주광역시청 사격팀 이지석 ▲특수체육상 주몽학교 이혜정 교사 ▲심판상 경북대학교 한윤수 교수 ▲체육인의 장한 어버이상 기계체조 국가대표 류성현의 아버지 류정훈 씨, 다이빙 종목의 김영남, 김영택, 김영호의 어머니 정영숙 씨가 영광을 안았다.경기상 수상자로 선정됐던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에 대한 시상은 보류됐다. 심석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코치와 나눈 메신저 대화가 유출되면서 고의 방해 의혹에 휩싸였다. 이날 시상식에서도 경기상을 제외한 8개 부문에 대한 시상만 이뤄졌다.대한민국체육상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상금 1000만 원이, ‘체육인의 장한 어버이상’ 수상자에게는 감사패와 소정의 부상이 수여된다.황희 문체부 장관은 “선수들이 앞으로도 실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할 계획”이라며 “대한민국이 스포츠를 통해 일상을 되찾고 모든 국민이 스포츠를 맘껏 누리는 스포츠 선진국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심석희 "최민정, 뭐라 지껄이나 보자" 라커룸 불법 녹취 의혹
- [이데일리 정시내 기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4·서울시청)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동료 선수 비하·1000m 결승 고의 충돌을 시도했다는 논란에 휘말린 가운데 라커룸에서 불법 녹음을 시도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사진=이데일리DB)1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는 심석희가 올림픽 경기장 라커룸에서 동료선수와 지도자를 상대로 몰래 녹음을 시도한 정황이 포착됐다며 심석희와 국가대표팀 A 코치와의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심석희와 조재범 전 코치와의 재판 과정에서 공개된 ‘변호인 의견서’에 따르면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던 2018년 2월 20일 오후 7시쯤 1000m 예선 직후 심석희와 국가대표팀 A 코치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 A 코치가 심석희에게 “1000m 진출을 축하한다”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내자 심석희는 “매우 감격했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최민정이 감독에서 뭐라고 지껄이나 들으려고 라커룸에 있다. 녹음해야지”라고 했다. 뒤이어 8시30분쯤 계주 결승 순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심석희는 “핸드폰 녹음기 켜놓고 라커룸에 둘 거니까 말 조심하고 문자로 하자”고 말했고, 두 사람은 서로 ‘알았다’는 의미로 “ㅇㅇ”이라고 문자를 보냈다. 심석희는 “지금 라커룸에 유빈, 나, 민, 세유있는데 나 나가면 계주 이야기를 할 것 같다. 그래서 안 나가고 있다. 그냥 나가고 녹음기 켜둘까?”라고 했다. 이에 A 코치는 “응”이라고 답했고, 심석희는 다시 “알았다”고 했다.또 심석희는 A 코치에게 “녹음을 하겠다”, “말조심하라”고 사전에 주의를 주기도 했다. 당시 라커룸에는 심석희와 이유빈, 최민정 선수 그리고 박세혁 코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세 사람은 물론 빙상연맹 측도 녹취 시도 여부를 알고 있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대표팀 관계자는 “그냥 당연히 결승 앞두고 있으니까. 결승에 어떻게 타라는 말(전략)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 같다. (다른 선수가)앞으로 남은 1000m 결승을 어떻게 타라고 하는지 궁금해했을 것 같고. 상대가 어떻게 운영할 건지를 알면 그건 굉장한 도움이 된다. 내가 뒤에서 움직일 건지 초반에 앞에 나가서 움직일 건지. 이거는 레이스하는데 결정적이다”라고 전했다. 매체는 “사적인 대화, 사생활의 영역은 보호돼야 하지만 올림픽 대회 기간 중 경기장 라커룸에서 벌어진 국가대표 선수의 불법적인 행위는 공적 영역”이라면서 “왜 이런 일을 벌였는지, 이들은 왜 원팀이 될 수 없었는지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을 막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심석희, 연금·국가대표 '빨간불'...국감서도 "믿고 싶지 않다"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쇼트트랙 여자 국가대표 심석희(24·서울시청)가 동료 선수 욕설과 고의 충돌 의혹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메달 연금과 대한민국 체육상 수상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은 1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심석희 논란 관련 질문을 받았다. 정 의원은 논란이 된 심석희의 문자 메시지를 소개하며 “저도 믿고 싶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이 회장은 “고의성을 갖고 우리 선수들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오는 15일 시상 예정인 대한민국 체육상 관련 “지금 빙상연맹하고 저희하고 이 문제를 조사하기 위한 팀을 구성했다”고 말했다.정 의원은 “(심석희에게) 상을 주는가, 안 주는가?”라고 물었고, 이 회장은 “좀 더 정확하게 조사해야 한다”며 “아직 확실히 결정된 것은 없다”고 답했다.또 심석희가 경기력향상연구 연금 대상인 점에 대해서도 “모든 제반 문제들이 사실 행위에 대한 확인 먼저 선행되어야 그다음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대한민국 심석희, 최민정(왼쪽)이 2018년 2월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1000m 결승 경기에서 넘어지고 있다 (사진=뉴스1)이 회장은 “(심석희는) 현재 최민정 선수하고 대면을 피하도록 조치했다. 지금 집에서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심석희의 국가대표 선수 자격까지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동료 선수를 비하하고 고의로 충돌을 시도했다는 논란에 휘말린 심석희는 전날 소속사를 통해 자신의 욕설 대상이었던 쇼트트랙 국가대표 최민정(23·성남시청)과 김아랑(26·고양시청) 등에 사과했다.그러나 ‘브래드버리 언급’과 관련해선 “의도적으로 넘어진 것처럼 서술한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저와 최민정 모두 아웃코스를 통해 상대방을 추월하며 막판 스퍼트를 내는 방식을 주특기로 한다. 그 과정에서 안타까운 충돌이 생겼다”라고 해명했다.이번 논란은 심석희에 3년여간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 측이 법정에 제출한 ‘변호인 의견서’ 내용이 한 매체를 통해 공개되면서 불거졌다.변호인 의견서에는 심석희가 국가대표팀 C코치와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주고받은 것으로 보이는 문자 메시지가 포함됐다.해당 메시지에는 심석희가 최민정과 김아랑 등을 향한 욕설과 함께, 최민정에 대해 “하다가 아닌 것 같으면 여자 브래드버리 만들어야지”라고 했다. 스티븐 브래드버리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마지막 바퀴를 돌 때까지 한참 뒤처져 있다가, 앞서 달리던 안현수와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 등 4명이 한꺼번에 엉켜 넘어지면서 어부지리로 금메달을 차지했다.평창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 마지막 바퀴에서도 최민정이 외곽으로 치고 나오는 과정에서 앞서 달리던 심석희와 코너 부근에서 엉켜 넘어졌다. 심석희는 페널티를 받아 실격처리됐고, 최민정은 4위로 밀려 두 선수 모두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1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체육회, 국민체육진흥공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심석희는 현재 진천선수촌에서 나와 대표팀에서 분리 조치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시리즈에 나서기 어렵게 됐다.대한빙상연맹은 전날 회의를 열어 심석희에 대해 대표팀 강화 훈련 제외, 월드컵 시리즈 1~4차 대회 출전 보류, 조사위원회 구성을 통한 ‘고의 충돌 논란’ 조사 등을 결정했다. 한편, 최민정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대한빙상경기연맹뿐 아니라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국가대표팀 관리 및 운영 총괄의 책임이 있는 대한체육회에 11일 공문을 발송해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 고의충돌 의혹을 비롯해, 심석희와 국가대표 C코치 관련 의혹을 낱낱이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구동회 올댓스포츠 대표는 “당시 최민정은 팀 동료와의 충돌로 인해 획득이 금메달을 어이없게 놓쳤을 뿐만 아니라, 무릎 인대를 다쳐 보호대를 착용하고 절뚝거리며 걸을 정도로 심하게 다쳤다”며 “최민정을 고의로 넘어뜨려 ‘브래드버리’를 했다면 이는 승부조작을 넘어 최민정에게 위해를 가한 범죄행위라고 볼 수 있어, 대한체육회와 빙상연맹의 이에 대한 진상 파악 및 면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구 대표는 “메신저 대화 내용에서 1000m 경기를 앞두고 심석희와 C코치가 ‘브래드버리 만들자’라는 얘기를 반복했으며, 실제로 경기에서 둘 사이에서 오간 대화와 똑같은 상황이 현실로 나타났고, 서로 칭찬하고 기뻐하는 대화 내용은 심석희와 C코치가 의도적으로 최민정에게 위해를 가했다는 결정적인 증거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또 심석희가 최민정의 500m 경기에서 중국 선수를 응원했다는 문자 내용에 대해서도 “공개적인 장소에서 팀 동료의 경쟁자인 중국 선수를 응원하였다는 점은 태극마크를 단 국가대표 선수로서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올댓스포츠 측은 “최민정과 함께 국가대표팀에 속한 심석희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무너진 상황에서, 심석희와 향후 같은 공간에서 훈련하고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것은 최민정에게 심각한 스트레스와 부담이 되고 있으며, 이는 곧 경기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실제로 최민정은 이번 일로 인한 충격으로 향후 심석희와 함께 훈련하거나 대회에 출전하는 상황에서 평창올림픽 때와 똑같은 상황이 재발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정신적으로 불안해하고 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