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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팬 지킬 것" 37살 된 김현중, '멘탈 甲 대디'로 귀환[종합]
-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마음의 안정을 찾았고, 흔들리지 않는 주관도 생겼습니다.” 27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열린 가수 겸 배우 김현중의 정규 3집 ‘마이 선’ 발매 기념 언론 쇼케이스 현장. 우여곡절 끝 취재진 앞에 다시 선 김현중은 ‘멘탈 갑(甲) 아버지’가 된 모습이었다. 세월이 느껴지는 변화였다. 2005년 데뷔한 보이그룹 SS501 출신인 김현중은 연기 활동을 병행하며 한류 스타로 발돋움했으나 사생활 문제로 긴 시간 동안 활동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김현중은 2014년부터 폭행 피해로 인한 유산 등을 주장한 전 여자친구 A씨와 5년여간 법적 다툼을 벌였다. 이와 별개로 2017년에는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돼 사회적 물의를 빚기도 했다. A씨와 5년여간 벌인 소송전의 경우 2020년 최종 승소 판정을 받았는데, 음주운전 전력으로 인한 부정적 시선이 남아 있어 주로 공연 위주로 활동을 이어왔다. 앨범 쇼케이스로 취재진과 다시 만난 것은 2011년 이후 약 12년 만이다. 김현중은 “더 빨리 이런 자리에서 인사드리고 싶었지만 군대도 다녀와야 했고,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시 이런 자리에 여러분을 초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어느 정도 마음의 안정이 되어 있고,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흔들리지 않을 만한 주관도 생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자신을 부정적 시선으로 보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물음에도 답했다. 김현중은 “그들을 설득한다고 변화할 것 같진 않고, 그들을 다 설득하려고 하면 제 인생이 너무 피곤해질 것 같다”면서 “입바른 말로 이렇다, 저렇다 하기보단 계속해서 제가 하고자 하는 걸 보여주며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현중은 새 앨범에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한 총 12곡을 담았다. 이날 김현중은 타이틀곡 ‘마이 선’을 비롯한 3곡을 라이브 밴드 연주에 맞춰 혼신의 힘을 다해 불렀다. 뒤이어 그는 “올해로 37살이 됐는데 나이 드신 부모님, 가족, 그리고 오래된 나의 팬들을 지켜볼 때마다 에너지를 주는 태양, 달 등 우주의 행성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며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그래서 앨범명을 나의 태양이라는 뜻의 ‘마이 선’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뒤이어 김현중은 앨범명과 동명의 타이틀곡 ‘마이 선’을 ‘대곡’이라고 표현하면서 “오케스트라를 동원하는 등 녹음할 때 신경을 많이 썼다. 앨범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곡”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출산한 아들 이야기도 꺼냈다. 앞서 김현중은 지난해 14살 때 처음 만났다는 첫사랑과 재회해 결혼한 뒤 아들을 얻었다는 사실을 알린 바 있다. 김현중은 “제 인생에는 3가지 선(태양)이 있다. 바로 아버지, 아들, 팬”이라면서 “1, 2, 3절에 각각 아버지, 아들, 팬들을 향한 감사의 마음을 담았고, 이젠 내가 선들을 지킬 테니 편히 쉬라는 메시지도 곡에 녹였다”고 설명했다.이어 “팬, 가족 등 저를 믿어준 분들이 있기에 오늘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미약하지만 노래로 그들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김현중은 지난해 2차례에 걸쳐 앨범에 수록한 곡 중 8곡을 선공개했다. 이날 오후 6시 각종 음악플랫폼을 통해 나머지 4곡을 추가로 발매해 6개월에 걸쳐 진행한 3집 발매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밴드 사운드가 돋보이는 곡들로 이번 앨범을 채운 김현중은 “원래 중학교 때부터 밴드 음악을 좋아했는데 연기하는 이미지 때문에 그런 부분이 가려졌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이런 밴드 음악을 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활동 방향성을 묻는 말에는 나갈 수 있으면 나가겠지만, “월드투어를 돌며 전 세계 팬들과 음악으로 공감을 나누고 싶다. 음악 방송에 나가서 좋은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기도 하고 밴드 음악 위주 페스티벌에도 나가 보고 싶다”고 답했다. 아울러 “주로 해외를 돌면서 활동하다 보니 섭섭해하는 한국 팬분들이 있었다. 앞으로는 한국 활동 비중을 늘리면서 프리하게 무대를 즐기는 김현중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다짐도 했다.끝으로 김현중은 취재진에게 “오늘 여러분이 저한테 하시고 싶었던 말이 많았을 텐데, 시간이 짧아서 다 해소하지 못했다. 다음에 오다가다 만나면 성실하게 답변해 드리고, 언제든 회사에 연락하시면 성심성의껏 응답하겠다”고 밝히며 소통형 연예인이 되겠다는 약속도 했다.
- [2023 유망바이오 기업 톱10]엔케이맥스, 글로벌 스타 도약 원년①
-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이데일리의 프리미엄 바이오 콘텐츠 플랫폼인 ‘팜이데일리’는 지난 1월 한달 동안 이중항체부터 방사성의약품까지 총 10편에 걸쳐 ‘2023 유망 바이오 섹터 톱10’ 기획을 연재했다. 이어 2월에는 팜이데일리가 선정, 집중 조명한 유망 바이오 섹터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는 대표기업들을 차례로 심층 분석한다. 팜이데일리 구독자는 물론 바이오 기업 투자자들에게 유익한 투자정보로 기여할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편집자 주]. ‘엔케이맥스는 차별화된 NK세포 배양증식 기술, 양호한 임상 1상 중간 데이터 등을 보유했다. 향후 글로벌 스타로 도약할 가능성이 크다’.엔케이맥스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고순도 대량 NK세포 배양기술을 보유했다. (제공=엔케이맥스, KB증권)지난해 11월 증권사가 내놓은 엔케이맥스(182400) 평가다. 엔케이맥스는 NK(자연살해)세포치료제 개발사다. NK세포치료제는 환자 또는 건강한 다른 사람의 NK세포를 체외에서 증강 및 변형시켜 만든 치료제다.엔케이맥스는 26일 기준 비소세포폐암, 육종암, 알츠하이머, 고향암 등 5개 적응증으로 타깃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 중에서 TKI비소세포폐암, 육종암, 알츠하이머 등 3개 파이프라인 임상 결과는 올해 초 발표될 예정이다.◇ 人면역체계 이용 부작용 최소화NK세포치료제가 주목받는 이유는 인체 면역체계를 이용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때문이다.엔케이맥스 관계자는 “환자 면역체계로는 암을 이겨내지 못한다”면서 “면역세포치료제를 통해 체내 T 세포 또는 NK 세포를 체외에서 강화시켜 다시 체내에 주입해 암을 제거하는 방식이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치료법은 수술·화학·방사선 치료법에 비해 부작용이 거의 없다”면서 “특히 전이성 암도 치료가 가능하고, 정상세포에도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NK세포는 암세포를 스스로 인지하고 파괴하기 때문에 부작용 발생이 적다는 설명이다.그는 “정상세포들은 세포 표면에 면역세포와 결합할 수 있는 단백질 ‘MHC’를 가지고 있다”면서 “NK 세포가 정상세포의 MHC와 결합하게 되면 활성이 억제돼 정상세포를 공격하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암세포는 세포 표면의 MHC가 결핍돼, NK 세포가 활성화된다”면서 “활성화된 NK 세포는 비정상 세포들을 파괴한다”고 부연했다. 그럼에도 항암효과는 강력하다. 활성화된 NK세포는 다양한 사이토카인을 분비해 다른 면역세포인 수지상세포, T세포, B세포 등을 유도해 암세포를 간접적으로 공격하고 제거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암세포 증식과 재발의 원인이 되는 암 줄기세포와 순환종양세포를 제거하는 것도 NK세포 몫이다. NK세포의 고유 특성인 ‘항체 의존 세포 독성’(ADCC)은 병용요법에서 세포 기능을 증진시켜 강력한 항암효과를 발휘한다.◇ 고순도·고활성 NK세포 대량배양 성공문제는 인간 인체에 존재하는 NK세포가 너무 적다는 데 있다. 박상우 엔케이맥스 대표는 “NK세포는 체내 아주 적게 존재한다”면서 “특히 환자나 고령인의 NK세포 활성도는 크게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낮은 활성도를 가진 NK세포를 이용해 세포치료제를 사용한다면 암 살상능력이 떨어져 치료제의 가치를 잃는다”면서 “NK세포를 치료제로 사용하기 위해선 수를 늘리고 활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엔케이맥스는 고순도 NK세포를 대량생산하고 활성도를 99%까지 높이는 데 성공했다. 박 대표는 “말초혈액단핵세포에서 NK세포를 분리한 후 체외에서 사이토카인 2종과 암세포주 2종을 배양먹이로 제공해 NK세포 대량배양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가 유래 NK세포는 80㎖ 혈액을 31~32일 배양 시 50도즈 이상, 동종 NK세포는 80㎖ 혈액 45~46일 배양 시 8만~40만도즈 이상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엔케이맥스는 한국과 미국에 cGMP 시설을 보유해 임상에 필요한 NK세포치료제를 자체 생산할 수 있다.엔케이맥스는 혈액에서 NK세포를 99% 순도로 분리하는 데도 성공했다. NK세포 순도가 낮으면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엔케이맥스는 한발 더 나아가 동결 보존 기술까지 개발하며 상업화에 다가섰다는 평가다. 엔케이맥스가 개발한 동결 보존 기술은 NK세포를 영하 200도에서 보관 후 해동해도 기존 활성도를 그대로 유지한다. ◇ 올해 줄줄이 임상결과 발표 엔케이맥스 NK세포치료제는 다양한 적응증에서 이전에 없던 임상 결과를 내며 세계를 놀래키고 있다.엔케이맥스는 지난해 미국 임상 1상에서 육종암 환자 9명 중 6명에서 안정병변이 나왔다고 밝혔다. 독일 머크·화이자와 공동진행한 병용투여 임상에선 18명 중 완전관해 1명, 부분관해 1명, 안정병변 8명이 확인됐다. 특히 완치 판정을 받은 육종암 환자 1명은 34개월간 36회 NK세포치료제를 투여하면서 암이 재발하지 않고 있다고 발표했다. 멕시코에서 실시중인 알츠하이머·파킨슨병 임상에선 환자들의 인지력과 운동능력 개선을 목격했다. 이런 결과는 국제 주요학회에 메인 포스터를 장식하며 학계와 의료계에 관심이 집중됐다.유럽종양학회(ESMO) 2022 포스터에 공개된 엔케이맥스 NJ세포치료제 ‘SNK’와 머크 키트루다 병용투여에서 34개월 간 완전관해(CR)을 유지하고 있는 환자 보고서. (제공=ESMO)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11월 수퍼NK의 효능을 인정해 알츠하이머 동정적 사용을 허가했다. 동정적 사용승인은 더 이상 사용가능한 치료제가 없을 때 의료동국이 시판전 신약을 공급해 치료기회를 주는 제도다. 엔케이맥스는 지난해 10월 FDA로부터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같은 해 12월엔 식약처로부터 위암환자를 대상으로 각각 동종NK 세포치료제 임상 1상을 각각 승인받았다. 동종세포 치료제 개발은 대량생산을 토해 치료제 가격을 낮추는 상업화 필수관문으로 여겨진다.엔케이맥스 관계자는 “TKI 불응성 비소세포 폐암, 알츠하이머 임상 1상 중간발표와 육종암 임상 1상 최종 데이터 발표로 모멘텀이 본격화 될 것”이라며 “중간결과가 좋았던 만큼, 긍정적인 최종 결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결과는 글로벌 빅파마들과 협력강화와 기술수출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 스타링크, 2분기 韓 진출…저궤도 위성통신 경쟁 후끈
-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지구 상공에 소형 위성을 띄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가 한국에도 진출한다. 15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가 지난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을 신청해 2분기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국내서도 위성을 활용한 인터넷 서비스가 본격화되는 것이다. 통신 업계에선 스타링크는 일반 고객(B2C) 유치보다는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 같은 기업 간 공급(B2B) 모델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했다. 플라잉카(UAM·도심항공모빌리티)를 상용화하는 데 필요한 6G를 앞두고 국내 통신사에 위성에서 지상 수신기(지구국)으로 오는 주파수의 대역폭(bandwidth)을 재판매하는 사업 모델도 모색 중으로 전해졌다. 스타링크, 2분기 한국서 서비스…기내 와이파이 서비스 노릴 듯 스타링크는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우주탐사기업인 스페이스X가 서비스하는 위성통신 서비스다. 저궤도에 초소형 위성을 띄우고 지상 지구국과 함께 작동시켜 국경을 넘나드는 초고속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한다. 처음에는 세계 곳곳의 인터넷 사각지대를 해소하려는 목적이 컸지만, 6G에선 지상의 통신 기지국과 저궤도 위성간 협업이 강조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스타링크는 설립 예정 법인으로 등록 신청을 완료해 2분기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안다”면서 “국경간 공급으로 신청해 별도의 주파수를 한국에서 받을 필요는 없다. 위성에서 지구국으로 오는 주파수의 국내 혼신 여부만 체크하면 된다”고 말했다.스페이스X가 한국 서비스를 시작해도 일반인 대상의 스타링크 위성인터넷이 인기를 끌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속도에비해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스타링크가 나이지리아에서 시범 서비스하는 위성 인터넷 가격은 월 43달러(5만3406원)다. 여기에 600달러(74만5200원)하는 위성안테나 설비를 달아야 한다. 반면 국내 초고속인터넷 요금은 월 13유로(1만7487원·‘20년 유럽통신사업자연합회(ETNO)자료) 수준으로 세계적으로 봐도 저렴하다. 이는 유무선 결합상품에 가입하면 할인폭이 크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스타링크가 위성 수를 늘려 글로벌 전역을 커버하고 서비스 가격도 낮춘다면 위성 인터넷은 로밍이 필요없는 국경 없는 인터넷으로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있지만, 지금으로선 B2C 분야에선 경쟁력이 거의 없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항공사들이 추진하는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에는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상에서 200~2,000km에 위성을 쏴서 인터넷을 제공하는 저궤도 위성서비스는 지상 통신 기지국에서 전파를 쏘는 것보다 전파 효율이 좋아 기내 와이파이를 제공하는데 적합하다는 평가다. 이 시장에는 국내 유일의 위성통신 업체인 KTsat 외에도 SK텔링크 등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저궤도 위성 활용 관심보이는 KT와 SK텔레콤저궤도 위성을 통신에 활용하려는 시도는 통신사에서도 활발하다. KT 고위 관계자는 “KTsat에선 1,280~1,290km에서 저궤도 위성을 서비스하기 위해 ITU(국제전기통신연합)에 등록했다”면서 “총 380개 위성으로 글로벌 커버리지를 갖추자는 건데, 이리되면 북위 70도, 남위 70도까지 전부 커버하는 셈이 된다”고 설명했다. KTsat는 이를 위해 해외 위성업체 투자, 글로벌 전략적 제휴, 정부와 협업 등을 추진 중이다. 그는 “다만, 저궤도 위성은 바다가 70%인 지구 환경을 고려하면 위성 활용에 있어 경제성은 안좋다”면서 “그래서 미국에 있는 중궤도 위성 스타트업인 망가타에 전략적으로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KTsat는 정지궤도 위성에 이어 중궤도·저궤도까지 아우르는 멀티 위성통신 사업자가 되겠다는 포부다. SK텔레콤도 자회사 SK텔링크와 함께 저궤도 위성 활용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K 관계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서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되지 않았나”라면서 “6G 위성통신 시대를 대비해 전략적 제휴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 올해 수입-지출 목표 세우셨나요[가계부 쓰다가]
- 8년째 가계부 쓰고 있는 월급쟁이 글쟁이의 소소한 경제이야기. 제 기사를 가장 많이 보는 ‘40대’, 특히 저와 같은 ‘보통의 급여생활자’를 중심으로 많은 독자와 돈 관리 관련 고민과 의견을 틈틈이 공유하려 합니다. 댓글, 이메일 등 통한 소통 환영합니다. <글쓴이>(사진=이미지투데이)[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올해 수입-지출 목표 세우셨나요. 2015년부터 8년째 가계부를 쓰며 매월, 매년 수입-지출의 대략적 목표를 세우고 있는데 올 초만큼 불확실성을 느낀 적은 것 같습니다. 곧 만3세가 되는 아이를 위한 돈이 늘어나는 게 크지만, 매일 경제 관련 동향을 살피며 침체의 그림자를 느낍니다. 물가·환율·금리의 ‘3고(高) 현상’은 이미 기사가 아닌 개인의 현실이 됐습니다. 다들 느끼듯 일주일치 장 한번 보면 10만~20만원이 순식간입니다. 올겨울 난방비 지출 증가도 유독 두드러집니다.◇올해 목표는 ‘작년만큼’올해 수입-지출 목표는 ‘작년만큼’ 혹은 ‘작년보다 약간만 더’ 남기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사실 작년부터 좋지 않았습니다. 이익률(수입-지출)은 휴직했던 기간을 빼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렸습니다. 번 돈의 약 5분의 1(20%) 정도만 저축·투자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는 이보다 좀 많은 4분의 1을 저축한다는 목표(25%)입니다. 현실적으론 작년만큼만 해도 나쁘진 않을 듯합니다.개인적인 이슈는 둘째치고 이미 작년부터 오르기 시작한 물가는 올해 더 오를 게 확실해 보입니다. 작년엔 소비자물가지수가 5.1% 올랐는데 올해도 3.5% 더 오른다고 합니다. 재작년까지 1% 전후였던 걸 고려하면 체감이 꽤 큽니다. 올해 상승률이 내린다지만 개인 입장에선 2년 누적 8~9%입니다.올해 물가가 정부 목표인 3.5% 이내에서 잡힌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세계 물가를 끌어올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지리멸렬한 장기전에 들어선 상황입니다. 아끼는 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집에선 만2세 아이가 무럭무럭 크고 있고 집을 얻기 위한 빚에선 이자와 원금이 또박또박 나갑니다. 여러분도 지출 늘어날 일은 한둘씩 있겠죠.개인적으론 아직 고정금리 기간이 유지되고 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인 편입니다. 빚이 없었다면 더 좋았겠지만요. 문제는 제 고정금리 기간이 끝나고 변동금리 기간이 시작할 때까지도 금리가 쉬이 내릴 것 같진 않습니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올해도 기준금리를 좀 더 올린다고 합니다. 당분간 내리지 않을 거라고도 합니다. 연준이 올리면 한국은행도, 시중은행도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경기침체가 오면 금리를 내리겠지만 그 어느 쪽도 달갑지 않습니다. 경기침체가 심화하면 글 쓰며 월급 받는 제 경제생활 기반 자체가 흔들릴 겁니다. 그때가 되면 금리가 내려도 갚을 돈이 없겠죠. 최근 1~2년 빚내서 주택·주식·코인을 산 ‘영끌족’도 걱정입니다.◇이참에 가계부 써볼까고물가라는 사회적 부담과 자녀 양육이라는 개인적 부담 속 ‘작년만큼’이란 목표를 달성하려면 더 아껴야 합니다. 사업자라면 더 벌어서 더 많이 남길 수 있습니다. 잘 나가는 IT 대기업 직원이라면 업무 성과에 집중해 연봉을 수백~수천씩 올릴지 모릅니다. 그러나 저 같은 보통의 급여생활자에게 수입을 큰 폭 늘리는 게 쉽지 않습니다. 공격적인 투자에도 위험이 따릅니다.현 시점에선 아끼는 게 가장 확실한 투자입니다. 일단 내가 지금 어디에 돈을 쓰는지, 무엇을 더 아낄 수 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무엇을 더 줄일 수 있고, 줄일 수 없는지 파악해 소비 구조를 합리적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경험상 가계부 작성도 나쁘지 않습니다. 오랜 기간 지출 내용을 정리하고 항목별로 집계해오다 보니 돈의 흐름이 한눈에 보입니다. 어느 정도 예측도 가능합니다. 제 경우 전체 지출의 절반까지 커진 양육·가족 관련 지출은 더 늘었으면 늘었지 줄진 않을 겁니다. 세금과 통신비, 소소한 후원도 사실상 고정입니다. 나머지 절반 이내의 범위 내, 특히 특정 항목에서 아껴야 합니다.주 1~2회씩은 시켜 먹던 배달음식을 줄이기로 했습니다. 맞벌이로서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집에서 조리해 먹는 일은 소비 절감 효과가 생각보다 큽니다. 요샌 간편식도 잘 나와 급할 때 활용합니다. 외식도 업무 관련이거나 특별한 날을 빼곤 잘 안 합니다. 개인 기호식품이나 취미·레저비도 일정 비율 이내로 관리할 계획입니다. 개인 소비를 촉진해야 전체 경제가 활성화하는 건 압니다. 그러나 불확실한 환경 속 개인으로선 불필요해 보이는 비용은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사진=이미지투데이)◇누구나 현실 파악은 필요사람마다 상황은 다릅니다. 소득이 적은 영세 사업자나 소득이 없는 미취업자는 소득을 만드는 게 우선입니다. 지출 관리도 중요하겠지만 소득 없인 답이 안 나옵니다. 다른 의미로 능력이 뛰어난 고소득자나 큰 돈을 보유한 자산가도 지출을 관리할 시간에 소득을 늘리거나 가진 돈 잘 굴리는 게 나을 수 있겠죠.다만, 개인의 수입-지출 내역을 파악하는 건 거의 대부분에게 의미가 있습니다. 본인이 이달, 혹은 올해 내가 얼마를 벌었고 얼마를 썼는지 알아야 경제적으로 지속 가능한지 알 수 있으니까요. 꼭 아끼자는 게 아니라, 아낄 필요가 있는지 없는지는 파악해 놓자는 거죠. 돈 많은 사람이 오히려 이런 작업을 더 열심히 하는 것 같습니다. 정부와 기업, 기관도 대부분 이런 작업을 합니다. 상장기업과 공공기관은 감사도 받고, 평가도 받습니다.개인도 생각보다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관리를 알아서 해주는 앱도 많이 나와 있습니다. 유튜버를 중심으로 ‘무지출 챌린지’ 같은 관련 브이로그도 유행합니다. 마음만 먹으면 본인에게 맞는 방식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전 가계부는 체크카드 지출내역을 참조해 월 1~3회 엑셀로 정리합니다. 또 경제뉴스와 어피티 같은 경제 뉴스레터를 보고 계획을 세웁니다. 목표는 내 수입에서 지출을 뺀 이익률이 얼마인지를 수시로 파악하고, 내 경제 활동의 지속 가능성을 점검하는 겁니다. 연초인 만큼 여러분도 한번 시작해보면 어떨까 제안해봅니다.내 상황을 알면 남들과 객관적 비교도 가능합니다. 통계청은 분기마다 가계동향조사를 통해 전국 평균치를 냅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한 가구당 매월 487만원을 벌었고 372만원을 썼습니다. 저소득~고소득층을 모두 아우르는 평균치인 만큼 이보다 많고 적음에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습니다. 그러나 세부 내용을 보면 내 수준과 필요에 맞는 꽤 자세한 비교가 가능합니다. 내 주변이나 연예인, 인스타그램 속 돈 자랑보다는 의미 있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 110만 유저가 열광한 '진저호텔', 대학생 5명이 일 냈다 [인터뷰]
- [이데일리 염정인 기자] “저의 진저호텔에 편지를 남겨주세요”최근 SNS에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자신의 ‘진저호텔’을 방문해달라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물론 진짜 호텔은 아니다. 온라인 웹페이지인 진저호텔은 익명의 상대로부터 편지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람들은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로 자신의 진저호텔 링크를 공유하면서 편지를 써달라고 부탁한다.이 서비스는 출시 후 하룻밤 만에 무려 50만 명의 가입자를 만들어냈다. 21일 기준 진저호텔의 유저는 110만 명에 달한다. 이는 다름 아닌 대학생 다섯 명의 작품이다. 이들은 별다른 홍보 없이 ‘입소문’만으로 단기간에 많은 유저를 확보했다. 서로 링크를 공유하면서 편지를 써달라고 부탁하는 ‘진저호텔’의 방식이 성공적인 바이럴 마케팅으로 이끈 것이다. 이데일리 스냅타임이 진저호텔을 만든 대학생들을 직접 만나봤다. 진저호텔의 모습. 닉네임은 익명이라 설정된 모습. 이름은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 더불어 자신의 호텔을 소개하는 문구도 아래 추가할 수 있다. 호텔의 지붕과 벽면의 색은 유저의 취향에 따라 변경할 수 있다. 이상은 기본 설정된 진저호텔의 모습. (사진=염정인 인턴 기자 캡처) 유저의 취향에 따라 호텔 색상을 변경한 모습. 편지를 받으면 위 그림처럼 창문이 열린다. (사진=염정인 인턴 기자 캡처) Q. 진저호텔의 모티브가 어드벤트 캘린더라 들었다. 어떻게 생각한 아이디어인가?A. 강민지 기획디자인(중앙대): 초등학생 때 유튜브를 통해 어드벤트 캘린더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됐다. 그때만 해도 한국에서 유튜브가 뜨기 전이라 영국인 유튜버를 즐겨봤다. 영국인들은 크리스마스 당일만 즐겁게 보내는 게 아니라, 12월 내내 설레는 마음으로 25일을 기다리더라. 어드벤트 캘린더는 보통 12월 1일부터 25일까지 표시된 달력으로, 날짜 한 칸마다 초콜릿 등의 선물이 담겨 있다. 하루하루 선물을 까보면서 행복한 마음으로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달력이다.그러다 중학생 때 펜팔하던 영국인 친구에게 평소 좋아하던 보이그룹의 어드벤트 캘린더를 선물 받았다. 기쁘고 설레던 마음이 아직도 생생하다. 한동안 잊고 살다가 작년에 다시 어드벤트 캘린더가 갖고 싶어져 찾아봤다. 그런데 정말 비싸더라. 제일 싼 게 1만 5천 원이고 비싼 브랜드는 70만 원이 넘더라. 친구들한테 선물도 해주고 싶었는데 내 것도 못 샀다. 그래서 기획하게 됐다. ‘진저호텔’은 온라인 ‘어드벤트 캘린더’다. 돈이 들지 않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 Q. 진저호텔에는 ‘오늘의 편지’라는 기능이 있다. 하루에 정해진 개수만큼 편지를 받지 못하면 받은 편지 내용을 확인할 수 없더라. 이러한 기능은 왜 추가됐나?A. 강민지 기획디자인(중앙대): 개인적으로 노렸던 점은 좋아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써 달라고 말하기 쉽게 하기 위해서였다. 아무래도 무턱대고 편지 좀 써 달라고 하면 부끄럽지 않겠나. 하루에 받아야 하는 편지의 양이 정해져 있다면, 그걸 핑계로 편지를 써 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했다. Q. 하지만 친구가 많지 않아 이 기능이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더라.A. 강민지 기획디자인(중앙대): 우선 불편을 느끼는 분들의 피드백을 수용했다. 하루에 채워야 하는 편지가 많을 땐 10개까지 있었는데 현재는 1~3개 선이다. ‘오늘의 편지’ 개수가 랜덤인 초기 형식은 유지하되, 개수를 축소해 부담을 줄였다.처음에는 이렇게 많은 사람이 서비스를 이용할 줄 몰랐다. 친구들에게 피드백을 받았을 때 10분 만에 5개의 편지를 채운 사람도 있었다. 생각보다 쉽게 채워진다는 생각에 편지 개수를 10개로 늘렸다. 근데 그날에 하필 가장 많은 유저가 몰렸다. 유저 분들의 불편에 십분 공감해 오늘의 편지 개수를 조정했지만, 초기에 오늘의 편지 개수가 많았던 점이 ‘편지 쓰기’를 독려하기도 했다. Q. 편지 쓸 때 ‘비속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는 기능이 추가됐더라. 어떻게 추가하게 됐나?A. 박영신 백엔드(동국대): 서비스를 출시하고 나니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많이 보였다. 이에 대처하면서 많이 배웠는데 ‘비속어’도 그중 하나였다. ‘진저호텔’의 가장 큰 취지는 연말에 지인들과 따뜻한 말을 주고받는 거였다. 그런데 편지에 비속어가 적혀 있었다는 피해 사례가 접수되면서 비속어 문제를 최우선으로 해결하고자 했다. 2천 개가 넘는 욕설을 직접 입력해가면서 필터링 작업을 했다. 이를 피해 욕설을 쓰면 전송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지만, 최선을 다해 필터링의 강도를 높였다.A. 김훈섭 백엔드(한서대): 프로그램을 만들어본 적은 있지만 실제 사용자를 받아본 경험은 처음이었다. 유저 분들께서 인스타그램 디엠으로 ‘욕설을 들었다’, ‘누가 보냈는지 찾고 싶다’고 말씀해주시니까, 저희 때문에 피해를 보신 것 같아 죄송스럽기도 하고 책임감이 느껴졌다. 최대한 감정적인 선을 배제하고 이성적으로 문제 상황을 최대한 해결하고자 노력했다. Q. ‘비속어’ 필터링 기능 말고도 추가한 기능이 있나?A. 박영신 백엔드(동국대): 마이 페이지라는 걸 따로 만들어 ①회원 탈퇴 기능과 ②비밀번호 재설정 기능을 추가했다. 편의 기능 외에는 ‘진저맨 앨범’이라는 걸 만들어 그동안 자신이 모은 진저맨을 한 번에 열람할 수 있게 만들었다. Q. 꾸준히 피드백을 확인하고 대처하는 과정이 있었던 것 같다. 감당할만 했나?A. 강민지 기획디자인(중앙대): ‘진저호텔’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유저 분들의 의견을 받았다. 첫날, 둘째 날에는 인스타그램 디엠이 너무 많이 와서 미처 다 확인할 수 없었다. 저는 태어나서 그런 디엠 창을 처음 봤다. 공통 질문을 모아 ‘Q&A’ 형식으로 정리해서 올렸다. 운영 방식에 관한 질문은 많이 해결됐다.이후에는 비속어에 관한 민원이 주로 들어왔고 기획 당시에는 상상치도 못한 일들이 많이 접수됐다. 가령 하루에 편지를 20개만 받을 수 있는데 누군가 의미 없는 편지를 20개 보냈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계속 새로운 일이 일어나니까 개발 측면에서도 바로 대처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저희도 팀원이 5명이고 각자 역할도 있다 보니, 디엠 확인에는 3명 정도만 투입됐다. 시간이 좀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A. 서채연 프론트엔드(숭실대): 유저 수가 많다 보니까 적은 인원으로 파악하고 대처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또 좋은 말을 전해주신 유저분들도 많았다.A. 강민지 기획디자인(중앙대): 좋은 말씀을 들을 때면 정말 깜짝깜짝 놀랐다. 영어로 오는 경우도 있어서 정말 놀랐다. 진저호텔을 만든 대학생들의 모습. 왼쪽부터 △이민수(광운대, 프론트엔드) △서채연 (숭실대, 프론트엔드) △강민지 (중앙대, 기획디자인) △박영신 (동국대, 백엔드) △김훈섭 (한서대, 백엔드) (사진=염정인 인턴 기자) Q. 많은 유저를 모았지만 별다른 홍보가 없었다고 들었다. 맞나?A. 서채연 프론트엔드(숭실대): 팀원들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와 각 학교 동아리 단톡방에만 알렸다. 팀원 5명 중 3명은 인스타그램이 비공개 계정이었고, 단톡방 인원도 20~30명 남짓이었다. 홍보가 정말 부족했는데도 정말 많은 분이 진저호텔을 방문해주셨다.A. 강민지 기획디자인(중앙대): 사실 저희가 다 시험 기간이라 적극적으로 홍보를 못 하고 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유저분들께서 홍보해주시더라. 한 유튜버분께서는 진저호텔을 통해 받은 쪽지를 오픈하는 영상을 찍어주셨다. 어느 대학에서는 진저호텔을 이벤트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연락도 받았다. Q. 기업에서 광고 문의는 없었나?A. 강민지 기획디자인(중앙대): 많은 연락을 받았다. 놀라웠다. 기업에서 진저호텔을 통해 고객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거나, 기업을 홍보할 때 진저호텔을 이용해도 되겠냐는 연락이었다. 다양한 협업 요청이 들어왔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광고를 받거나 협업 요청에 응하진 않았다. 저희 목표는 일단 25일까지 서비스를 무사히 운영해내는 거다. 특히, 비영리로 시작한 서비스라 저희 능력치에서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내고자 한다. Q. 초기에 서버 비용이 20만 원을 돌파했다고 들었다. 현재 서버 비용은 어떻게 감당하고 있나?A. 김훈섭 백엔드(한서대): 서버 비용은 서비스를 오픈한 2일부터 16일까지 약 53만 원이 들었다. 애초에 비영리로 기획된 서비스다 보니까 별도의 광고를 붙일 수는 없었다. 유저분들이 혹시라도 느끼실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대학생들 5명이 감당하기엔 버거운 금액이지 않나. 앞으로 25일까지 서버 비용이 얼마나 더 들지도 모르는 상황이다.‘멋쟁이사자처럼대학’ 동아리는 에듀테크 스타트업인 ‘멋쟁이사자처럼’에 속해 있다. 진저호텔이 에듀테크 스타트업인 '멋쟁이사자처럼'을 홍보하는 조건으로 광고비를 받는 계약을 현재 긍정적으로 논의 중이다. 만약 서버 비용을 충당하고 남은 수익이 있다면 기부를 할 생각이다.진저호텔을 출시한 팀원 5명 중 3명은 비전공자다.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노베이스'였다는 △강민지(기획디자인) △김훈섭(백엔드) △박영신(백엔드)씨는 ‘멋쟁이사자처럼’ 동아리를 통해 개발자와 기획자로서 첫걸음을 떼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팀원 5명은 모두 각기 다른 학교에 소속돼 있었지만 모두 동아리에서 선후배 간 이뤄지는 품앗이 교육과 동아리원들과 함께하는 협업을 통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 '카톡 변신' 시동 건 카카오, 노림수는 광고·커머스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내년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카카오가 들고 나온 건 핵심 사업은 카카오톡 개편이다. 한 마디로 카카오톡을 진화시켜 이용자들이 더 오래 머물게 하고, 광고와 커머스 사업을 확장시킨다는 것이 카카오의 노림수다. 카카오의 캐시카우인 광고, 커머스 사업은 경기 불황으로 성장세가 둔화했다.(그래픽=이미나 기자)카카오톡 개편의 청사진은 이미 나왔다.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는 지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 때 “현재 카카오톡 프로필은 나를 일방적으로 표현하는 공간”이라며 개편을 예고했다. 프로필 페이지를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로 발전시키겠다는 내용이었다. 900만 명의 월간 활성 이용자를 보유한 오픈채팅 서비스도 내년 별도 앱으로 분리시킨다고 밝혔다.지난 7일 적용되기 시작한 ‘공감 스티커’ 기능은 일종의 시작점이다. 상대방의 프로필 상태와 메시지를 보고 ‘공감’을 표시할 수 있는 이 기능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의 ‘좋아요’를 떠올리게 한다. 기존에는 다른 사람의 프로필을 방문해 근황을 확인할 수 있는 정도였다면, 이제는 공감을 보내는 인터랙션 기능이 더해진 것이다.카카오 측은 “예를 들어 오늘 하루 우울했던 기분을 표현하는 스티커를 남기면 친구들이 공감하고, 이후 해당 주제에 대해 서로 대화를 나누는 식의 인터랙션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카카오는 카카오톡에 추가로 적용될 기능들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으나, 삼성증권 등 증권가에선 카카오톡 개편의 일환으로 세 번째 탭인 ‘뷰 탭’에 숏폼 서비스가 적용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뷰탭에 오픈채팅이 도입될 가능성도 제기한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최근 사내 간담회를 열어 카카오톡 개편 방안을 포함한 내년 사업 계획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진다.관건은 카카오의 계획대로, 이용자들이 프로필에 적힌 메시지에 공감을 표시하는 등 프로필 공간이 상호 교감하는 공간으로 바뀌느냐다. 이용자들의 방문 빈도와 체류 시간이 늘어야 카카오톡 배너 광고(비즈보드) 지면을 확대하거나 ‘선물하기’ 커머스 확장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친구 프로필을 방문한 이용자가 상태 메시지 등을 보고 공감을 표시하고, 선물하기 서비스까지 이용하는 게 카카오가 그리는 시나리오 중 하나다. 이용자들이 프로필 페이지를 자주 방문하면 ‘친구탭’의 트래픽이 늘어나 비즈보드 광고 가치도 덩달아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친구탭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처럼 발전할수 있는 것이다.다만 예기치 못한 악재인 ‘먹통 사태’는 카카오의 숙제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신뢰를 떨어트린 사건이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최근 재발방지 대책의 하나로 향후 5년 동안 서비스 안정화 투자 금액을 기존 대비 3배로 늘리고, 데이터센터 재해복구(DR) 아키텍처를 삼중화하겠다고 밝혔는데, 전화위복이 될지 지켜볼 부분이다.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는 지난 7일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 카카오’에서 “카카오의 최우선 과제는 ‘우리의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것’ 그 자체인데 가장 중요한 본질을 놓치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 '믿을 건 핵심사업' 카카오, '카톡'으로 위기 넘는다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올해 사상 초유의 ‘카카오톡 먹통 사태’까지 겪은 카카오가 카카오톡 개편으로 위기 돌파에 나선다. 내년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문어발 확장’ 비판이 줄지 않는 가운데 본사 핵심 사업에 더욱 집중하는 의미다.13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카카오톡 개편에 나서면서 프로필 페이지에 소셜미디어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7일 ‘공감 스티커’ 기능이 추가된 것이 대표적이다. 이 기능이 적용된 상대방 프로필을 방문하면 스티커를 터치하거나 옆으로 밀어 ‘공감’을 표시할 수 있다. 공감을 받으면 공감 숫자가 올라간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좋아요’와 비슷하다. 향후 추가적인 개편이 따를 예정이다.(그래픽=문승용 기자)카카오의 이런 계획은 남궁훈 카카오 전 대표가 “우리 사업의 본질”이라고 표현한 광고, 커머스 사업과 관련 있다. 카카오의 핵심 캐시카우인 두 사업은 올해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 침체 가능성 여파로 성장세가 둔화됐다. 실제로 2020년 77%였던 카카오의 광고 사업(톡비즈) 매출 성장률은 작년 43%로 낮아졌고, 지난 3분기엔 15%로 떨어졌다. 증권가에선 4분기 성장률이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문제는 내년 광고 시장 상황도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광고 시장 성장률은 지난해 31.5%에서 올해 10.1%로 하락한 뒤 내년에는 7.5%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해외시장 개척에는 시간이 더 걸리고, 페이(5분기 연속 적자) 등 신사업도 아직 수익성이 좋지 않다. 게다가 카카오는 “소규모 회사를 제외하면 주요 계열사는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 등 10개 미만”이라고 하지만, 문어발 확장 지적에 계열사를 줄이기로 약속한 상태다.이런 국면에서 카카오는 카카오톡 개편으로 이용자 트래픽을 더 늘리고, 광고 인벤토리를 추가로 확보하며 수익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특히 ‘선물하기’ 커머스 확장이 예상된다. 가령 카카오톡 프로필이 소셜 미디어처럼 바뀌면, 이용자들이 더 자주 방문하고 프로필 내 적혀 있는 메시지 등에 공감해 선물을 보낼 수 있다. 카카오톡 첫 번째 탭에 ‘오늘 생일인 친구’를 표시한 후 선물하기 매출이 크게 늘었던 것과 마찬가지다.
-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정하윤의 아트차이나]<9>
- 웨민쥔의 ‘주먹꽃’(Fist Flower·2022). 눈을 지그시 감고 입을 크게 벌린 채 가지런히 박힌 하얀 치아를 다 드러내며 웃고 있는 사내 혹은 사내들. 중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웨민쥔이 만들고, 또 웨민쥔을 만들어낸 캐릭터다. 초기에는 세상에 냉소를 던지는 자신과 주변인 모습에서 윤곽을 잡아나가다가 점차 과장된 표정·제스처를 늘려갔다. 이후 작가 자신으로 인물을 대체하면서, 중국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배반하는 현실을 비웃고, 폭력적 현실에는 눈감는 자아를 표현하기에 이르렀다. 캔버스에 유채, 170×140㎝, ⓒ웨민쥔·탕컨템포러리아트 제공.중국 그림을 보지 못한 지 한참입니다. 한국 미술시장이 자못 뜨거웠던 지난해와 올해, 세계의 작가와 작품이 우리를 기웃거리던 때도 중국은 없었습니다. 중국 ‘큰손’ 컬렉터의 규모와 수가 미국을 제쳤다는 얘기도 이미 2~3년 전입니다. ‘으레 미술은, 그림은 그런 것’이라며 반쯤 우려하고 반쯤 체념했던 한국화단을 뒤흔든, 기발한 감수성으로 뒤통수를 내리쳤던 중국 작가들이 하나둘 사라졌습니다. 예술을 예술이 아닌 잣대로 들여다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술에 기대하는 희망 역시 그런 게 아니겠습니까. 정치에도 경제에도 답이 없다 생각할 때 결정적인 열쇠를 예술이 꺼내놨습니다. 오랜시간 미술사를 연구하며 특히 중국미술이 가진 그 힘을 지켜봤던 정하윤 미술평론가가 이데일리와 함께 그 지점 그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때마침 ‘한중 수교 30주년’입니다. 다들 움츠리고 있을 때 먼저 돌아보는 시간이고 먼저 찾아가는 길입니다. 매주 금요일 독자 여러분을 깊고 푸른 ‘아트차이나’로 안내합니다. <편집자 주> [정하윤 미술평론가] 중국 현대미술에는 ‘4대 천왕’이라 불리는 미술가가 있다. 웨민쥔(岳敏君·60), 왕광이(王廣義·65), 장샤오강(張曉剛·64), 쩡판즈(曾梵志·58). 1990년대 초, 중국의 개방과 미술의 국제화라는 흐름 속에서 단숨에 거물급 스타작가로 떠오른 이들이다. 그중에서도 웨민쥔은 작품값이 10여년 만에 무려 1000배가 뛴 것으로 큰 이목을 끌었다. 1995년에 5000달러(당시 약 500만원)였던 작품이 2007년 영국 런던 소더비경매에서 590만달러(당시 약 55억원)에 판매된 것(‘처형’ 1995). 이만하면 거의 잭팟이다. 도대체 어떤 그림이기에. 웨민쥔의 시그니처는 웃고 있는 사람들이다. 하얀 이와 잇몸을 훤히 드러내며 배꼽이 빠져라 웃어대는 사람들을 그는 199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그려왔다. 1962년 헤이룽장성에서 태어난 그가 노동자계급이던 부모님을 따라 기름공장에서 오래 일을 한 뒤, 베이징으로 온 후에야 기어이 발견한 그만의 독창적인 도상이다. 1980년대 초반, 대학에서 사실적인 유화를 배웠던 만큼 인물의 비례도 정확하고 묘사력도 뛰어나다. 그런데 이상하다. 분명 작품 속 사람들은 웃고 있는데 보기가 영 불편하다. 모두 밝게 웃고 있지만, 가식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기 때문이다. 여러 명이 함께 있는 그림에서는 모두가 똑같은 웃음을 짓고 있어서 무섭기까지 하다. 마치 ‘이렇게 웃어야 해!’라고 교육받은 사람들이 영혼 없이 기계적으로 웃고 있는 것 같다. 웨민쥔은 왜 하필 이런 식으로 웃는 사람들을 그린 것일까. 이왕 그릴 거면 좀 기분 좋게 그리면 안 되나? ◇절망적 상황서 황망한 웃음…‘영혼의 정지상태’ 그려그럴만한 사정이 있다. 1980년대 후반 중국에는 이상주의적 기운이 만연했다. 중국인들은 더욱 자유롭고 민주적인 시대가 열리리란 기대감, 꿈꾸는 대로 세상을 바꿔 나갈 수 있다는 낙관적인 믿음을 공유했다. 희망에 찬 사람들은 1989년 6월, 톈안먼광장에 모여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사회여 오라! 우리에게 자유를 달라!” 뜨거운 열기와 함성이 톈안먼광장을 가득 메웠다. 그러나 뒤따르는 대포와 총소리는 금세 사람들의 외침을 집어삼켰다. 탱크와 총알이 사람들을 쓰러뜨렸고, 무거운 침묵만이 톈안먼광장을 채웠다. 이 ‘톈안먼사태’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망했는지는 여전히 정확하게 알 수가 없다. 그저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예상할 뿐이다. 이후 중국사회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깊은 절망감이 온 나라를 뒤덮었다. 거대한 이상을 향한 열망이 처참히 짓밟히는 것을 목도한 생존자들은 보다 나은 세상을 꿈꿀 힘을 잃었다. 비관과 낙담이 사회를 지배했고, 젊은이들은 더이상 세상에 대해 기대하지 않았다. 웨민쥔의 웃는 사람들은 바로 이때 탄생했다. 극도로 절망적인 상황에서 큰 웃음을 터뜨리는 사람들을 그린 것이다. 이 상황에 웃음이라니! 아이러니하지만, 이해 못할 것도 아니다. 누구라도 그럴 때가 있지 않은가. 고대한 일이 모두 실패로 끝나버리고 더이상 희망을 품을 수 없을 때, 어이가 없어 그냥 헛웃음밖에 안 나오는 순간이. 웨민쥔의 ‘한 가닥 줄로’(Stranded·2021). ‘냉소적 사실주의’라는 세간의 평가 그대로, 작가의 ‘웃는 얼굴’은 웃고 있지만 웃는 게 아닌 ‘웃음의 역설’을 옮겨낸다. 언뜻 해학적으로 보이는 웃음에는 중국의 급격한 변화가 불러온 개인·사회적 혼란에 대한 반항과 슬픔, 분노와 체념이 뒤섞여 있다. 캔버스에 유채, 150×180㎝, ⓒ웨민쥔·탕컨템포러리아트 제공.웨민쥔도 마찬가지였다. 비애감이 가득한 그 공기 속에서 황망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믿을 수 없는 세상이 펼쳐진 것에 대한 그의 즉각적인 반응이었다. 그는 ‘영혼의 정지상태’란 말로 자신의 그림을 설명했다. 이후 평론가 리셴팅은 웨민쥔의 그림에 ‘냉소적 사실주의’란 적확한 이름을 붙였고, 웨민쥔을 필두로 한 이 경향은 1990년대 초중반 중국미술의 대표격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물론 웨민쥔의 웃음을 단 하나의 의미로만 해석할 수는 없다. 그림의 의미란 것이 원래 다양해야 마땅하기도 하거니와, 작가 자신조차 때때로 다르게 설명하기 때문이다. 중국 공영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웨민쥔은 자신이 그린 웃음은 두려움과 의심을 완화하고, 새 시대에 대한 낙관을 의미한 것이라 말한 바 있다. 앞선 해석과는 거의 정반대다. 당에 반대 의견을 강하게 표명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음을 감안하면, 그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는 없지만, 불가능한 해석 또한 아니다. 낙담한 마음을 비집고 튀어나오는 웃음은 희망을 붙잡기 위한 몸부림이기도 하니까. 웨민쥔은 이후 최근까지도 웃는 사람을 꾸준히 그렸다. 혹자는 이에 대해 자기복제라고 비난하기도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도상은 같을지라도 시대가 변한 만큼 그 의미는 다소 다르기 때문이다. 1990년대 중후반을 지나며 중국은 톈안먼사태의 공황상태로부터 서서히 회복해 나갔다. 젊은이들도 절망과 낙담의 구렁텅이로부터 차차 빠져나왔다. 다만 그들은 더이상 ‘대의’에 목매지 않았다. 대신 ‘개인의 안위’가 최대 관심사가 됐다. 동시에 ‘돈’이 무서우리만치 절대적인 가치로 부상했다. 물질만능주의 시대의 도래였다. ◇‘웃는 얼굴’ 같아도 시대 변한 만큼 의미 달라져 이 시기 웃음에 대해 웨민쥔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누군가에게 조종당하며 행복해하는 사람들을 표현한 것이라 설명한다. ‘세상의 가치’가 교묘하게 인간의 사고를 잠식하는 상황, 그 가이드라인을 그대로 따르면 행복한 줄 착각하는 동시대 중국사람들에 대한 풍자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사실 이 메시지는 중국인뿐만 아니라 돈을 숭배하는 우리 모두를 겨눈다. 혹시 무엇이 자신을 진정으로 웃게 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온 세상이 외치는 것처럼, 돈이 많으면 진정으로 행복한 웃음을 지을 수 있는 걸까. 혹시 ‘부’가 ‘좋은 것’이라고 인식하도록 조종하는 누군가가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가 더 많이 갖고, 더 높은 곳에 오르려고 안달복달하는 것은 실은 그 조종자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웨민쥔의 그림 속 사람들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목젖이 보이도록 웃어 젖히면서. 웨민쥔의 ‘장미’(Rose·2020).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거치며 새롭게 탄생한 ‘웃는 얼굴’이다. 강요된 듯한 웃음이 만들어온 부자유스럽고 어색한 얼굴을 활짝 핀 꽃이 감추고 있다. “내 그림 속 인물은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내 초상이자 친구의 모습”이란 작가의 말 그대로다. 캔버스에 유채, 150×120㎝, ⓒ웨민쥔·탕컨템포러리아트 제공.2020년 3월, 웨민쥔은 아주 오랜만에 새로운 시리즈를 발표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웃는 사람의 얼굴 위로 꽃이 활짝 폈다. 팬데믹과 맞물려 새롭게 등장한 도상이다. 2020년, 세계가 코로나에 잠식됐던 때, 웨민쥔은 복잡한 베이징을 벗어나 한적한 윈난지방에 머물고 있었다. 우울과 불안에 잡아먹히기 쉬운 상황이었지만, 그는 사시사철 피어나는 꽃으로부터 새로운 활력을 얻었다고 말한다. 그 기운을 담아 화면 한가득 꽃을 그렸다. 이번 웃음만큼은 가식이 아닌, 억지웃음일지라도 희망을 피워내고 싶은 진심을 담은 듯 보인다. 노년에 접어든 화가는 이제 냉소 대신 희망을 말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웨민쥔은 자신이 그리는 사람들이 곧 자신의 모습이자 친구의 초상이며, 나아가 이 시대의 슬픈 자화상이라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웨민쥔의 그림에는 언제나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거기에는 톈안먼사태 직후의 절망감에 어쩔 줄 모르는 사람들이, 그럼에도 희망을 찾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물질만능주의에 온 정신을 뺏긴 사람들이면서, 팬데믹 위기 속에 위안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이들은 분명 1990년대 중국이란 특수한 시대적 배경에서 탄생한 도상이지만, 삶에서 종종 마주할 수밖에 없는 무기력함, 두려움, 그럼에도 희망을 붙들고 위로를 찾고 싶은 우리 모두의 모습을 담고 있다. 바로 웨민쥔의 작품이 중국을 넘어 온세계의 공감을 얻는 이유일 것이다. 그가 그릴 다음 시대의 초상 또한 기대하며 기다린다. △정하윤 미술평론가는…1983년 생. 그림은 ‘그리기’보단 ‘보기’였다. 붓으로 길을 내기보단 붓이 간 길을 보고 싶었단 얘기다. 예술고를 다니던 시절 에른스트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에 푹 빠지면서다. 이화여대 회화과를 졸업했지만 작가는 일찌감치 접고, 대학원에 진학해 미술사학을 전공했다. 내친김에 미국 유학길에 올라 캘리포니아주립대 샌디에이고 캠퍼스에서 중국현대미술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실 관심은 한국현대미술이었다. 하지만 그 깊이를 보려면 아시아란 큰물이 필요하겠다 싶었고, 그 꼭대기에 있는 중국을 파고들어야겠다 했던 거다. 귀국한 이후 미술사 연구와 논문이 주요 ‘작품’이 됐지만 목표는 따로 있다. 미술이 더 이상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란 걸 알리는 일이다. 이화여대 등에서 미술교양 강의를 하며 ‘사는 일에 재미를 주고 도움까지 되는 미술이야기’로 학계와 대중 사이에 다리가 되려 한다. 저서도 그 한 방향이다. ‘꽃피는 미술관’(2022), ‘여자의 미술관’(2021),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2019), ‘엄마의 시간을 시작하는 당신에게’(2018) 등을 펴냈다.
- 메타, 또 `어닝미스`…힘겨운 캐시카우, 돈 까먹는 신사업 (영상)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당장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에서의 기업 광고로 열심히 돈을 벌고 있지만, 미래 성장을 위해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메타버스에 그 돈을 쏟아 부을 수밖에 없는 메타 플랫폼즈(META)의 민낯이 또 한 번의 실적으로 여실히 드러났다. 메타가 올 들어 1분기와 2분기에 이어 3분기까지 벌써 3차례 연속으로 실적이 월가 전망치에 못 미치는 `어닝미스`를 맞았다. 2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장 마감 후 발표한 3분기 주당순이익(EPS)은 1.64달러로, 월가 전망치인 1.89달러에 못 미쳤다. 그나마 매출액은 277억1000만달러로, 월가에서 전망한 273억8000만달러를 넘긴 했지만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4% 줄었다. 이로써 지난 2분기에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매출 감소를 경험했던 메타는, 창사 이래 첫 2개 분기 연속 매출 감소라는 불명예스러운 신기록을 썼다. 이에 시간외 거래에서 메타 주가는 19% 이상 추락하면서 104달러대까지 주저 앉았다. 이 주가는 지난 2016년 3월 이후 근 6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3분기엔 수익성 악화가 뼈 아팠다. 매출이 줄고 수익성도 뒷걸음질 치는데, 비용은 통제되지 않는 상황이 확인됐다. 실제 인건비와 마케팅비, 금융 및 리스 비용 등을 포함한 3분기 중 비용 및 지출 항목은 220억5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9%나 불었다. 이에 영업이익은 56억6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46%나 줄었다. 순이익은 43억9500만달러로 52% 줄었고, 작년 3분기에 36%였던 영업 마진은 20%까지 추락했다. 이 기간 중 광고 노출수는 전년동기대비 17% 늘어난 반면 광고당 평균 가격은 18%나 줄어, 광고 물량이 줄면서 단가도 낮아지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모양새다. 메타의 사업은 크게 소셜미디어를 통한 광고로 돈을 버는 FoA(Family of Apps)와 증강현실, 가상현실, 메타버스 관련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만들어 파는 RL(Reality Labs) 두 부문으로 나뉜다. FoA부문은 3분기에 274억2900만달러의 매출과 93억36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냈다.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이나 전분기 대비 모두 줄었다. 영업이익도 결국 100억달러 아래로 떨어지고 말았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신성장동력이 돼야할 RL부문은 여전히 적자에 시달리면서 매출까지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RL부문 매출은 3분기에 2억8500만달러였는데, 이는 작년 4분기부터 계속 줄고 있다. 특히 작년 4분기의 8억7700만달러에 비하면 70% 가까이 급감했다. 또 36억7200만달러 영업손실로 적자폭만 키웠다.이런 상황에 메타는 “RL부문의 영업손실을 내년에 올해보다 상당폭 더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2023년 이후에는 투자 속도를 높여 장기적인 이익 성장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했다. 그나마 FoA부문에서의 핵심 지표 중 하나인 활성 사용자수는 선방했다. 전체 소셜미디어를 포괄하는 패밀리 일일 활성 사용자(DAP)는 29억3000만명으로 작년보다 4% 늘었고, 패밀리 월 활성 사용자(MAP)도 37억1000명으로 4% 늘어났다. 페이스북만 떼어놓고 봐도 일일 활성 사용자(DAUs)가 19억8000만명으로, 전년보다 3% 늘었고 월가 전망치였던 19억8000만명에도 부합했다. 월간 활성 사용자(MAUs)는 29억6000만명으로, 작년보다 2% 늘었고 월가 전망치인 29억4000만명을 웃돌기까지 했다. 당분간 상황은 좋지 않을 전망이다. 회사 측도 컨퍼런스 콜에서 “4분기에는 매출이 300억~325억달러 정도 될 것”이라고 점쳤다. 이 중간값은 322억달러인 월가 전망치에 비해서도 저조한 수준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숏폼 동영상인) 릴스가 이번 분기에 강한 성장을 보여 기쁘다”면서 “단기적으로 우리 사업에 대한 도전이 있겠지만, 앞으로 더 강한 수익 성장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시장은 향후 비용 절감 노력과 ‘밑 빠진 독’처럼 보이는 메타버스 투자 축소 여부에 쏠리고 있다. 최근 월가 헤지펀드인 알티미터캐피탈을 이끌고 있는 브래드 거스트너 최고경영자(CEO)는 메타 측에 발송한 공개 서한에서 “일반인들은 그 뜻도 헷갈리는 메타버스와 같은 미지의 미래에 1000억달러씩이나 투자하는 건 너무 크고 무서운 일”이라고 지적하며 “메타버스에 투자해 봐야 그 결실을 거두는 데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비판했다.이에 그는 “메타 본사 인력을 20% 줄이고, 회사의 메타버스 투자도 한 해 50억달러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며 “그렇게 함으로써 회사의 잉여현금흐름(FCF)를 지금보다 2배로 늘리고 주가도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의견이 받아들여 질 지가 단기 주가의 향배를 가를 전망이다. 데브라 윌리엄슨 인사이더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틱톡에 맞서 릴스에 투자를 늘렸지만 아직 수익화에 어려움이 있고, 이처럼 핵심사업도 불안정한데 메타버스에 과도하게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사업 우선순위를 다시 짜 핵심사업을 강력하게 회복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스틴 포스터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애널리스트도 “광고주들의 지출 삭감이 내년까지 계속될 것인 만큼, 메타의 고통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릴스로의 전환이 아직 불확실하고 메타버스에 대한 투자 부담도 너무 크다”고 말했다.그나마 저스틴 패터슨 키뱅크 애널리스트는 메타버스 투자 축소와 비용 절감 노력을 전제로 2024년부터는 수익이 회복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내고 있다. 그는 “메타버스 투자 우려가 진정되면 주가가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비용 억제가 되면 내후년엔 매출이 10% 이상, EPS도 10~20%대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