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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터보 스토닉 아세요? 존재감 없는 국산차 5종
-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제갈원 기자= 자동차는 언제 단종되는 걸까. 바로 소비자에게 잊혀졌을 때다. 지금은 신차 포화시대다. 제조사에서는 같은 차종에도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탑재해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으려고 경쟁을 한다. 현대차 쏘나타의 경우 한 때 단일차종으로 7가지의 파워트레인을 갖춰 이를 홍보에 적극 활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양해지는 만큼 소비자의 관심 밖으로 벗어나거나 제조사 측에서 홍보를 제대로 하지 못해 존재조차 잘 모르는 파워트레인이 탑재된 모델도 여럿이다. 올해 판매된 차종 가운데 대표적인 5가지를 골라봤다기아 스토닉 1.0 T-GDI올해 8월 기아차는 소리 없이 소형 SUV 스토닉에 1.0L 터보 가솔린 차량을 추가했다. 다운사이징 트렌드를 등에 업고 야심차게 등장했으나 존재감을 전혀 드러내지 못했다. 스토닉이 코나나 티볼리에 비해 차량 자체의 존재감이 크지 않았던 탓도 있지만 모닝에 올라가는 3기통 가솔린 터보엔진을 달고도 시작 가격이 1914만원이나 됐다. 이는 편의사양이 비슷한 1.4L 스토닉 가솔린 모델보다 110만원 비샀고 구매로 이어지지 못한 이유로 꼽힌다. 최고 출력 120마력, 최대 토크 17.5kg.m에 7단 DCT까지 맞물려 기본형인 1.4L 가솔린에 비해 배기량은 적지만 출력과 토크 모두 높아 상위트림으로 자리잡았다. K9 3.3L 터보 모델이 3.8L 자연흡기 모델보다 상위트림인 것과 같은 셈이다. 복합연비도 13.5km/L로 1.4L에 비해 1km 가량 좋지만 자동차세가 경차 수준인 연 10만원에 불과한 것은 강점이었다. 뒤늦게 통풍시트 옵션이 추가되고 주행안전 패키지 옵션인 드라이브 와이즈에는 차선이탈방지보조 기능까지 넣었다. 그래도 판매량은 제자리 걸음이다.쉐보레 말리부 1.8 하이브리드기대를 모은 쉐보레 말리부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26일 출시됐다. 신형에는 1.35L 터보 가솔린 엔진을 얹은 다운사이징 모델도 선보였다. 말리부는 2016년 출시때만 해도 눈길을 끈 인기 중형 세단이다. 문제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있다는 걸 아는 경우가 극소수다. 국산 하이브리드 차종은 현대 그랜저, 기아 니로가 대표적이다. 이들 차량이 연비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과 선호도가 높아졌다. 한국GM 쉐보레 역시 이에 대응하기 위해 2017년 따끈한 신차였던 올 뉴 말리부에 하이브리드를 추가했지만 출시와 동시에 빠르게 소비자의 기억에서 잊혀졌다.이유가 확실했다. 환경부의 저공해차 인증을 통과하지 못해 하이브리드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한 것이 커다란 악재로 작용한 것.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km당 95g으로 국내 친환경차 보조금 지원 대상 조건(km당 이산화탄소 97g 이하)은 충족했다. 하지만 질소산화물과 탄화수소, 일산화탄소, 입자상물질 등 기준 중 2가지 이상이 불합격돼 '제 2종 저공해차 인증'을 받지 못했다. 결국 이름만 하이브리드가 된 셈이다. 더구나 편의사양을 조정해 가격을 조절했지만 경쟁 모델인 쏘나타, K5 하이브리드에 비해 높은 가격표를 달고 나왔다. 사실상 경쟁력을 상실한 셈이다. 결국 구색 갖추기 모델로 남아 지금까지 연명 중이다. 앞서 비슷한 선례를 남겼던 준대형 세단 알페온의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 ‘e어시스트(eAssist)’를 상기시킨다.기억에 남지 않았던 이유는 또 있다. 일반 가솔린 모델과 차이가 없는 외관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임을 티내고 싶어 안달이었던 쏘나타나 K5 하이브리드와는 다르게 말리부 하이브리드는 차이점을 찾기 힘들다. 운전석과 조수석 문에 각각 붙은 말리부 레터링 옆, 우측 리어램프 상단에 소심하게 붙어있는 ‘H’로고가 전부다. 쏘나타, K5 하이브리드의 디자인이 너무 튀어 거북하다던 일부 소비자들의 반응이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강점이 될 수도 있을 법 했다. 자연흡기 1.8L의 비교적 적은 출력의 엔진이 탑재됐지만 고성능 전기모터를 더해 시스템출력 182마력, 합산 토크 38.3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주력모델인 1.5L 터보 모델에 비해 훨씬 우월한 수치다. 복합연비 역시 하이브리드 차량답게 17.1km/L로 경쟁모델에 뒤지지 않는다. 가치에 비해 저평가 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다행히 26일 출시된 ‘더 뉴 말리부’(페이스리프트)에는 국내 기준을 충족하는 개선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탑재된다고 한다. 하지만 올해를 끝으로 하이브리드 보조금 혜택이 중단된다. 타이밍이 맞지 않아 아쉬울 뿐이다.기아 더 뉴 레이 LPI국산 유일의 박스형 경차 더 뉴 레이는 지난 4월 LPI 모델이 슬그머니 추가됐다. 가솔린 모델과 옵션이 동일한 프레스티지 단일 트림으로 출시됐다. 가격은 무려 1,670만원. 가솔린 프레스티지에 비해 오히려 100만원이 비싸다.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구성이다. 이전 모델에서 가솔린과 LPG를 겸용할 수 있는 ‘바이퓨얼’ 파워트레인을 탑재했지만 높은 가격으로 인한 판매량이 저조해 형제차인 모닝과 함께 단종된 바 있다. 앞서 모닝 LPI가 저렴한 가격에 출시되며 더 뉴 레이 LPI 역시 출시를 기대하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부분이다.이 차는 일반인이 신차로 구입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LPG 차량이라는 장점이 있는 데다 최고출력 74마력, 최대토크는 9.6kg.m로 가솔린 엔진과 비교해 출력이 4마력 밖에 낮지 않다. 주행성능은 비슷한데 비해 연료비는 크게 절감할 수 있는 게 매력 포인트다. 높은 가격 문제에다 나쁜 연비도 애로사항이었다. 실내공간은 큼지막한데 기름을 많이 먹어 ‘레쿠스’라는 웃픈(?) 별명이 붙기도 했다.현대 그랜드 스타렉스 LPI현재 판매되는 기아차 카니발의 이전 세대인 그랜드 카니발이 풀체인지 하면서 LPI 모델이 단종됐다. 이후 유일하게 남은 11인승 이상 승합 LPI 모델이 현대 그랜드 스타렉스다. 단점은 명확하게도 2.2톤에 달하는 육중한 그랜드 스타렉스를 이끌기에는 다소 낮은 2.4L 세타 LPI엔진의 출력이었다. 이로 인해 실연비가 5km/L 수준으로 디젤모델에 비해 경제성에서 큰 매력이 없다는 점이 저조한 판매로 이어졌다. 최고출력 159마력, 최대토크 23.9kg.m로 주력인 디젤모델에 비해 토크가 낮아 일상영역 주행시 답답하다는 평이 많았다. 또 주행거리가 많아지면 소음진동이 눈에 띄게 심해져 승용차 수준의 정숙성과 진동을 기대했던 소비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기도 했다.단 디젤모델에 비해 가격이 소폭 저렴한 점,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디젤에 비해 크게 낮은 것은 장점이다. 환경부는 올해 “2009년 이전 등록된 어린이 통학용 노후 경유차를 폐차하고 LPG 차량 구입 시 대당 500만원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실제 구입가가 크게 낮아진 셈이다. 유일한 LPG 승합차로 반짝 인기를 끌었지만 이미 올해 보조금이 모두 소진되면서 다시 찬밥 신세가 됐다.기아 봉고3 LPI기아 봉고3 LPI 역시 그랜드 스타렉스와 동일한 사양의 2.4L 세타 LPI엔진이 탑재됐다. 마찬가지로 많은 짐을 적재하고 주행하기에는 힘이 부족해 주행성능이 답답하고 연비가 나쁘다는 공통된 지적을 받았다. 공공연히 과적이 이뤄지는 국내 1톤 화물차의 운행 환경을 감안하면 저조한 판매량이 납득된다.장점 또한 그랜드 스타렉스 LPI와 동일하다. 최근 정부와 지자체가 10년 이상 노후된 1톤 경유 화물차를 폐차하고 1톤 LPG 화물차로 재 구매시 최대 565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한다고 발표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경쟁차인 현대 포터에는 LPI 모델이 없어 사실상 봉고3 LPI만을 위한 혜택인 셈이다. 565만원의 보조금은 조기폐차지원금 165만원, 국고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 각각 200만원이 결합된 금액이다. 혜택을 적용하면 1000만원 초반대에 신차를 구입할 수 있다.비록 많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했더라도 제조사에서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제공하는 것은 분명 소비자 선택의 기회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파워트레인마다 특성과 장단이 있는 만큼 이용 목적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예를 들면 말리부의 경우 막히는 도심주행이 잦다면 1.5L 터보 가솔린 모델보다는 하이브리드가 훨씬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봉고3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스타렉스도 어린이집이나 학원차로 쓴다면 LPI의 출력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렇듯 다양한 파워트레인은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는 점에서 소비자에게 이득이 되는 셈이다.
- [WiFi카페] 귀하신 몸 된 게임 크리에이터..지스타 후기
-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우리 10대들이 TV보다는 유튜브를 더 좋아한다는 것은 상식이 됐습니다. 해가 갈수록 10대들이 TV를 보는 시청 시간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대신 유튜브나 트위치, 아프리카TV 같은 실시간 인터넷 영상 플랫폼 시청 시간을 늘려 가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올해 지스타에서도 두드러졌습니다. 10대~20대, 넓게 보면 30대까지 젊은 층 사용자 방문이 많은 게임 전시회는 우리시대 젊은층의 취향이 잘 드러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각 게임사들은 자신들의 주고객인 젊은이들의 시선을 빼앗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합니다. 그들이 원하고 좋아하는 것으로 말입니다. 젊은 남성들이 환호하는 부스 앞 여성 모델은 한 예입니다. 그러나 이번 지스타의 초대손님 중 주인공 격은 유튜버(크리에이터)였습니다. 특히 1인게임방송 중계에서 유명세를 얻은 이들입니다. 대도서관, 양띵은 물론 여럿 스타급 게임방송 진행자들이 왔습니다.넥슨 부스 내 중계석에 나타난 대도서관(사진 왼쪽)장동민 씨나 김기열 씨 같은 인기 연예인이 MC로 나오긴 했습니다. 그러나 주인공은 10대들의 스타인 그들이었습니다. 연예인이 유명 게임 크리에이터를 소개하고 이들 크리에이터들이 관람객들의 주목을 받는 식이 됐습니다. 넷마블이나 넥슨 등 주요 게임사들은 아예 부스 한 복판에 이들의 방송을 도울 스튜디오까지 마련했습니다. 행사장에서 관람객들은 이들 크리에이터들에게 특별한 것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자연스럽게 그들 자신의 모습을 보길 원했을 뿐입니다. 배틀그라운드나 포트나이트 같은 게임을 하면서 환호하고 아쉬워하고, 그들의 모습 하나하나를 생생하게 보길 원했습니다. 유튜브·아프리카TV 시청에서 직접 대면으로 바뀌었을 뿐입니다. 인터넷 방송 시청자들이 원하는 방송의 한 형태이기도 합니다. 넷마블 부스 내 무대에 방송진행자 허준(왼쪽에서 5번째)씨가 유튜버들과 함께 ‘킹 오브 더 파이터 올스타’ 소개를 하고 있다.이번 지스타 때 또 한가지 두드러진 점은 아프리카TV와 트위치였습니다. 아프리카TV는 한국 1인 방송 업계에서는 1위 기업이고 트위치는 전세계적인 게임방송 플랫폼입니다. 게임 크리에이터들이 활동하는 주무대인 셈입니다. 이들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도 ‘배틀그라운드 VS 포트나이트’ 못지 않았습니다. 아프리카TV는 배틀그라운드를 비롯해 스타크래프트 등 자신들의 주특기 e스포츠 종목을 중계했고 유명 게임 BJ들이 총출동했습니다. 트위치는 프토나이트를 포트나이트를 중계하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알렸습니다. 두 회사의 부스는 여느 대형 게임사 못지 않은 관람객들이 찾았습니다. 여기에서도 게임 크리에이터들은 스타였습니다. 없으면 안될 존재인 것이죠. 아프리카TV 부스 내 배틀그라운드 중계 방송이런 변화는 최근 지스타의 경향과도 어느정도 맥락이 닿아 있습니다. 모바일 게임이 활성화되기 전까지 지스타는 국내 온라인 게임 신작을 소개하는 장(場)이었습니다. 내년 혹은 지금 한창 개발중인 게임 대작을 선보이고 체험하는 형태였습니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스토리가 매 지스타 때마다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수 년에 걸쳐 수 백억원을 투자해 공들여 만드는 온라인 게임은 ‘짜잔’하고 극적으로 선보일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지스타는 좋은 데뷔 무대였던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새롭게 출시하거나 개발 중인 게임에 맞는 포맷으로 부스를 꾸미고, 시선을 끌기 위해 미녀 부스걸을 배치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모바일 게임으로 게임 산업의 중심 축이 옮겨가면서 예전과 같은 방식은 통하지 않게 됐습니다. 모바일 게임의 특성상 대부분 흥행 수명은 두 달 정도입니다. 그리고 한달에 몇 십개씩 새 게임이 쏟아져 나옵니다. 굳이 지스타 같은 무대를 통할 필요성이 적어진 것입니다. 요새 온라인 게임 신작마저 없다시피 하다보니 지스타 때 특별히 보여줄 만한 게 적어졌습니다. 예컨대 넥슨이 이번 지스타에서 새롭게 선보인 신작 게임이 14개인데 이중 2개만이 온라인 게임입니다. 그나마도 모바일 게임 ‘트라하’에 넥슨은 마케팅 초점을 맞추고 있었습니다. 예전처럼 ‘짜잔, 우리 대단하지’라고 자랑할 만한 게 줄거나 사라지자, 자연스럽게 ‘게임’이 아니라 ‘게임을 하는 사람’ 혹은 ‘게임을 잘하는 유명인’에 초점을 맞추게 된 것입니다. 대형 게임사 각 부스마다 대규묘 시연장을 마련하고, 실시간 방송 스튜디오를 꾸민 것도 이 같은 맥락이죠. 펍지 부스가족 단위 관람객이 늘어난 것도 지스타의 경향에 영향을 줬습니다. 1990년대 혹은 2000년대 게임을 즐겼던 젊은 연령층이 어느새 부모가 됐고 이들이 자녀를 데리고 지스타 전시관 현장에 나타난 것입니다. 부모와 자식이 각자 좋아하는 게임을 공유하는 시대가 된 것이죠. 이는 야한 옷차림의 부스걸이 자취를 감추는 한 계기로 작용 합니다. 예전 지스타에서 중요 볼거리였던 이들 대신 채워야할 게 필요하고, 이게 게임 시연과 게임방송 중계로 연결된 것이지요. 지스타의 이 같은 방향성은 일견 옳아 보입니다. 젊은 남성 중심의 음습한 느낌이 아닌, 가족 중심의 밝은 전시장 분위기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신작 게임 발표의 장이 아니라,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와서 게임을 즐기는 장이 되어간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펍지 부스 현장에서 포착된 부자(父子)들.혹자는 이번 지스타가 배틀그라운드와 포트나이트 빼고는 볼 게 없었다, 과거와 달리 재미가 없어졌다고도 합니다. 부진한 게임 업계 업황이 지스타에 반영된 것이라고도 합니다. 하지만 미녀 부스걸이 사라진 대신에 가족 단위 관람객이 늘었고, 신작 대형 타이틀이 줄어든 대신 게임을 콘텐츠로 한 볼거리들이 증가했습니다. 게임사 중심에서 사용자 중심의 지스타가 된 것입니다. E3나 차이나조이 같은 해외 게임쇼와 비교하면 지스타가 분명 작고 초라해보이지만, 또 우리만의 콘텐츠가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한류의 시작점일 수도 있습니다. 이 시작점이 다름 아닌 1인 게임 방송 진행자와 그들의 팬 격인 10~20대입니다. 그들이 주인공이고 그들이 즐기는 장이 바로 지스타입니다.
- '류시원 10년 만에 입상' 숫자로 돌아본 2018 슈퍼레이스
- 10년 만에 슈퍼레이스 레이싱에서 포디엄에 오른 류시원 감독개인 우승과 팀 우승을 독차지한 아트라스BX 레이싱팀[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18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가 9라운드까지의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올해 6개월여의 대장정을 거치는 사이 슈퍼레이스에는 수많은 이야기와 역사들이 새롭게 쌓였다. 2018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그 가운데 최상위 레벨인 캐딜락 6000 클래스를 숫자로 정리하며 되돌아봤다. ▲2=아트라스BX 레이싱팀의 저력조항우, 야나기다 마사타카, 김종겸 3명의 드라이버로 구성된 아트라스BX 레이싱팀은 2년 연속 ‘더블’을 달성했다. 팀 챔피언십 포인트에서 2위 엑스타 레이싱에 여유롭게 앞섰고, 개인 순위에서는 아트라스BX의 3명이 1위~3위를 나눠가진 가운데 김종겸이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7=2018 시즌 우승 경험자의 수올해 9번의 경기가 펼쳐지는 동안 포디움 꼭대기를 밟아본 선수는 총 7명이었다. 김종겸과 장현진(서한퍼플 모터스포트)만이 두 번의 우승을 이뤄냈다. 개막전부터 6라운드까지 매번 우승자가 바뀔 정도로 치열한 경쟁이 펼쳐쳤다. 오일기(이엔엠 모터스포츠), 정회원(서한퍼플), 조항우, 야나기다 마사타카, 이데 유지(엑스타 레이싱)가 각각 1승씩을 챙겼다.포디움에는 올 시즌 총 11명의 선수들이 올랐다. 이 가운데 샴페인 세례를 가장 많이 받은 선수는 야나기다 마사타카였다. 우승 1회(6라운드)를 비롯해 2위 3회(2라운드, 4라운드, 9라운드), 3위 1회(8라운드)로 총 5번 포디움에 올랐다. 팀 동료인 조항우가 4회(우승 1회, 2위 1회, 3위 2회)로 뒤를 이었다. ▲10=베테랑 류시원 감독이 10년만에 이뤄낸 쾌거팀106을 이끌고 있는 류시원 감독은 2018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최종전에서 3위에 오르며 포디움에 올랐다. 13번째 그리드에서 결승 레이스를 시작한 그가 앞서가던 차들을 하나씩 추월하며 끝내 3위까지 올랐다.슈퍼 6000 클래스만 놓고 따졌을 때 지난 2008년 10월 열린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6라운드 3위 입상 이후 딱 10년만에 다시 포디움에 오른 것이어서 감동을 더했다.올 시즌 류시원 감독은 좋은 경기를 보여주면서도 불운했던 적이 많았다. 특히 5라운드가 아쉬웠다. 21랩까지 6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22번째 랩에서 황진우 감독과 부딪히면서 방호벽을 들이받는 바람에 결국 레이스를 끝마치지 못했다. ▲25=캐딜락 6000 클래스에 도전한 선수의 수2018 시즌 캐딜락 6000 클래스는 개막전에 14개팀, 23명의 드라이버가 출전하면서 시작됐다. 시즌 도중 새롭게 선보인 선수들이 가세하면서 최종 25명의 드라이버가 올 시즌 레이스에 나섰다.최장한-김민상 듀오로 시즌을 시작한 팀 훅스 모터스포트는 6라운드에서 최장한을 대신해 스위스 출신의 외국인 선수 알렉스 폰타나를 출전시켰다. DR레이싱은 7라운드에 기존 하태영을 대신해 전대은을 내보냈다.단발성으로 출전한 두 선수 모두 레이스를 완주하지 못하면서 녹록지 않은 캐딜락 6000 클래스의 레벨을 실감했다. 반면 시즌 내내 3인 드라이버 체제를 유지한 아트라스BX와 서한퍼플 두 팀은 팀 챔피언십 포인트에 포함시킬 2명의 선수를 선택하기 위해 행복한 고민을 했다.▲100= 황진우 감독 공인 100경기 출전 달성CJ로지스틱스의 감독이자 간판 드라이버인 황진우는 지난 6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에서 열린 3라운드 경기를 통해 대한자동차경주협회(KARA) 공인 100경기를 달성했다. 지난 2004년 데뷔한 이후 14년에 걸쳐 꾸준히 레이스를 이어온 그의 끈질김과 성실함이 빚어낸 빛나는 성과였다.올 시즌 모든 경기에 출전한 황진우 감독은 통산 출전기록을 106경기까지 늘렸다. 한편 역대 KARA공인 100경기 출전을 달성한 것은 황진우 감독이 8번째로 기록됐다. 앞서 이재우, 조항우, 김의수, 장순호, 오일기, 김중군, 류시원이 100경기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9913=김종겸이 최연소 챔피언이 되기까지 걸린 일수올 시즌은 김종겸이 캐딜락 6000 클래스 챔피언에 등극하면서 마무리됐다. 지난 2010년 해당 클래스 경기에 한 차례 출전한 적이 있지만 풀 시즌 레이스를 치른 것은 올해가 처음이었는데 챔피언까지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시즌 ASA GT1 클래스에서 챔피언에 오른 뒤 체급을 바꿔 출전한 올해에도 챔피언을 차지해 놀라움을 더했다.또한 김종겸은 역대 슈퍼 6000 클래스 챔피언 가운데 가장 어린 나이에 최고의 자리에 올라 관심을 모았다. 1991년 9월생인 그는 생후 9913일째 되는 날, 만 27년 1개월 20일의 나이로 챔피언이 됐다.올 시즌 김종겸은 우승 2회(3라운드, 7라운드)를 비롯해 3위 1회(2라운드)를 기록했고, 폴 포지션(예선 1위)을 4번 차지해 2번의 폴 투 윈(예선과 결승 모두 1위)을 기록했다. 폴 포지션과 폴 투 윈 모두 김종겸이 올 시즌 최다를 기록했다.
- '제2 불닭' 개발 열풍…뜨는 新라면, 이유 있었네
- 식품사들이 최근 라면 신제품 수를 늘리고 있다. 오뚜기 ‘쇠고기미역국라면’(사진 위부터 시계방향), 농심 ‘매콤달콤 양념치킨면’, 삼양 ‘까르보불닭볶음면’.(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이데일리 강신우 기자]“생각하지 못한 맛의 조합으로 ‘먹어보고 싶다’는 호기심을 유발하는 이색라면이 요즘 대세다. 이색제품을 만들기 위한 업체 간 신제품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라면업계 관계자) ‘치즈+라면’ ‘미역국+라면’ ‘양념치킨+라면’ 등 이색 조합의 라면이 인기몰이하고 있다. ‘어떤 맛일까’ 호기심을 유발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입소문이 나면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간다. 이를테면 오뚜기가 지난 9월 출시한 ‘쇠고기 미역국 라면’은 ‘쇠고기미역국 라면에 면을 빼고 밥을 말아 먹어도 ‘진국’”이라는 간편 레시피가 SNS상에 퍼지면서 출시 한 달 만에 500만개가 팔려나갔고 현재 1000만개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14일 업계에 따르면 이색라면이 인기를 끌면서 각 업체 간 신제품 개발에도 불이 붙었다. 다양하고 특이한 상품을 빠르게 선보이면서 소비자의 반응을 살피고, 그중 일명 ‘대박상품’을 주력으로 밀겠다는 분위기다. 처음 삼양식품이 그랬다. 지난해 12월 ‘까르보불닭볶음면’을 한정판으로 출시했는데, 한정판매 기간 3개월간 3600만개가 팔리면서 정식 출시했다.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이 최근 3년간 내놓은 신제품 수는 2016년 25개(농심10개·오뚜기10개·삼양5개), 2017년 41개(농심16개·오뚜기14개·삼양11개)로 지난해 60% 이상 늘었고 올해 상반기 기준 20개(농심4개·오뚜기7개·삼양9개)로 2016년 대비 대폭 늘었다. 식품사별로 보면 오뚜기가 신제품 출시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오뚜기는 2016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농심(30개), 삼양(25개)보다 많은 총 31개의 신제품을 선보였다. .(사진=삼양식품)삼양식품은 불닭시리즈가 라면계의 ‘스타덤’에 오르자 최근에는 간편식인 ‘불닭떡볶이’ 제품을 선보였다. 불닭떡볶이(불닭볶음면 자매품)는 출시 한 달이 채 안 돼 32만개(9일 기준·붉닭 및 까르보불닭 각 16만개)가 팔리며 인기몰이 중이다. 현재 ‘품귀현상’을 빚으며 편의점 등 오프라인 매장뿐만 아니라 온라인몰(삼양맛샵)에서도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다. 불닭 시리즈는 2012년 4월 첫 제품 출시 후 2017년까지 약 10억1000만 개가량 팔렸다. 특히 중국과 동남아, 미주, 유럽 등 60여 개국에 수출될 정도로 해외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농심은 양념치킨소스와 라면이 조화를 이룬 ‘양념치킨면’과 ‘스파게티 토마토’ 제품을 선보이면서 이색라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양념치킨면은 월 10억원(약 100만개) 정도로 꾸준한 수익을 내고 있다. 오뚜기와 삼양은 이색라면이 ‘빅히트’를 치면서 시장 점유율이 덩달아 오르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인 AC닐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라면시장 점유율은 농심이 53.2%, 오뚜기 25.7%, 삼양식품 14.6% 순으로 나타났다. 농심이 과반이 넘는 압도적인 점유율로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삼양식품은 2016년 하반기 기준 10.7%에서 최근 14.6%로, 같은 기간 오뚜기는 25.2%에서 25.7%로 점유율이 상승했다.(자료=한국갤럽)다만 한국갤럽조사에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라면 브랜드는 농심 ‘신라면’이 29%로 가장 많았고 오뚜기 ‘진라면’ 14%, 삼양 ‘삼양라면’ 8% 순을 보였다. 이들 라면 대부분이 출시 20년을 훌쩍 넘긴 장수 브랜드로 빨간 국물 라면이 강세를 보였다.업계 관계자는 “소비 트렌드가 급변하고 주기가 짧아짐과 동시에 사람들의 기호가 다양화하고 있어 업체마다 신제품을 공격적으로 쏟아내는 상황”이라며 “그 가운데 소비자 반응이 좋은 상품을 집중적으로 키우는 방식인데, 여전히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건 전통적인 빨간 국물 라면이다. 이색 라면은 일종의 틈새시장 공략용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남궁 덕 칼럼]'부도옹(不倒翁)' 윤석금
- [남궁 덕 콘텐츠전략실장]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을 처음 인터뷰한 건 25년 전쯤이다. 그때는 웅진씽크빅이 방문교육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던 시절이었다. 윤 회장이 자식 같은 코웨이를 다시 찾았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 그때 만남이 떠올랐다. 그가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글로벌 판매왕 출신이란 건 많이 알려진 얘기. 어떻게 한국처럼 인구가 작은 나라에서 이런 일을 해낼 수 있을까. “처음엔 내가 브리태니커 사전을 잘 팔 수 있을까 하고 반신반의했죠. 그러니 고객을 만나 구매를 설득할 때 고객이 ‘바쁘다’, ‘유익한 게 없다’고 외면하면 뭐라고 더 달려들 수 없더라고요. 궁리 끝에 얻은 결론은 내가 브리태니커 사전을 속속들이 꿰뚫고 있어야 어떤 상항에서도 고객을 설득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브리태니커 사전을 몇 번 통독하니 실제로 재밌더라고요. 만물박사가 된 느낌도 들고요. 그때부턴 고객을 만나면 자신감이 생겼어요. 판매를 크게 늘렸죠.”그는 “자신도 확신이 없는 책을 어떻게 고객에게 넘기느냐”며 “판매원이 자기 확신을 갖고 있지 않으면 백전백패”라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자신만의 ‘성공 코드’를 갖고 있는 확신범이었다. 그는 입담이 좋다. 판매원 시절 재치와 패기로 고객을 설득했다는 얘기도 떠오른다. “어느 기업 사무실을 찾았는데 그쪽 직원이 문을 열어줬다가 사전을 보더니 책 외판원임을 알고 문을 곧바로 닫으려고 하더라고요. 미닫이 문이었는데 구둣발을 집어넣었습니다. 멈칫하기에 명함주면서 밀고 들어갔죠. 발을 찧지 않으려면 빠르게 움직여야 합니다. 허허.”그는 사업초기부터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 그런 자양분이 6년 전 코웨이를 팔아 웅진이라는 큰 집을 지켰고, 절치부심 끝에 다시 품으로 거둬들이는 드라마를 썼다고 본다. 올해 73세의 그에게 ‘뚝심 기업인’ ‘오뚝이 기업인’이라는 별명을 붙여줘도 지나치지 않을 듯하다. “게임은 끝날 때까지 결코 끝난 것이 아니다. 야구는 90% 정신력이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른다면 당신을 결국 가고 싶지 않은 곳으로 가게 된다.” 미국의 전설적인 야구스타 요기 베라의 명언을 기업경영에서 실천하고 있다.기업에도, 기업가에게도 길흉화복(吉凶禍福)이 있게 마련이다. 윤 회장은 씽크빅의 성공을 발판 삼아 코웨이를 세웠고 렌털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만들었다. 2012년 기준 자산규모 7조1000억원, 재계 30위권의 웅진그룹을 일궈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렸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인수한 극동건설, 서울저축은행 등의 부실이 커지면서 발목을 잡았다. 윤 회장은 2013년 웅진코웨이, 웅진케미칼, 웅진식품 등 알짜 계열사를 잇달아 매각하면서 웅진의 깃발을 지키려고 안간힘을 썼다. 재계에선 웅진이 끝났다고 수군거렸지만, 6년여 만에 부도옹(不倒翁)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코웨이를 매각하는 구조조정 계획을 밝히는 자리에서 윤 회장은 “지금은 어려워 내보내지만 코웨이를 꼭 되찾아 오겠다”고 말했었다. 우리 기업사엔 한 번의 오판과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흑역사가 있다. ‘세계경영’의 대우 김우중, 또 다른 샐러리맨 신화의 STX 강덕수, 진로 장진호, 동아 최원석, 쎄븐마운틴 임병석 회장 등 수많은 낙마자가 있다. 경영능력이 있는 기업인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는 게 바람직하다. 실패도 큰 자산이다. 경영능력이 있는지, 모럴해저드는 없는지를 가리는 능력이 당국과 금융회사에 필요하다. 지속가능한 기업이 많아야 한국 경제 생태계는 더 울창해질 것이다. 윤 회장은 인수 확정 후 “한번 실패했지만 혼신의 힘을 바치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걸 보여줘 기쁘다”며 “많은 중소기업인과 젊은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지속가능한 기업은 어떻게 탄생하는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통쾌한 반전이다.
- 이케아 억만장자의 '단순한' 유혹
- 잉바르 캄프라드 이케아 설립자이자 전 CEO. 가구판매가의 절반이 운송비란 걸 알았던 그는 가구 부품을 쉽게 설계한 뒤 고객이 직접 조립하게 하는 ‘플랫팩가구’ 방식으로 비용의 50∼80%를 절감하는 ‘가격단순화’를 이뤄냈다(사진=이케아).[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잉바르 캄프라드’(1926∼2018). 다소 생소한 이름의 이 스웨덴인이 이케아를 설립했다. 통신판매회사로 이케아를 세운 1943년 당시에 열일곱 살, 본격적으로 가구를 판 건 스물두 살부터였단다. 동기는 단순했다. 탁자를 차 안에 넣지 못해 쩔쩔매고 있을 때 친구가 던진 한마디였다. “다리를 떼어내봐.” 그때 떠오른 아이디어가 ‘플랫팩가구’였다. 납작한 상자에 부품을 넣어 파는 조립용 가구, 바로 ‘DIY가구’였던 거다. 그가 무릎을 탁 친 데는 이유가 있었다. 탁자판매가의 절반이 운송비란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업의 목표는 분명해졌다. 가구 부품을 쉽게 설계한 다음 고객이 직접 조립하게 한다면 비용의 절반은 줄일 수 있을 테니. 좀더 살을 붙이면 ‘설계를 단순화하되 유행에 뒤지지 않는 맵시 있는 가구를 만들 것’과 ‘운송비 등 불필요한 비용을 대폭 빼버릴 것’이다. 말 그대로 ‘가성비 끝판왕’을 꿈꾼 거였다. 결과는 모두가 아는 그대로다. 연간 매출액 290억유로(약 38조 1800억원)에 연평균 성장률 14%, 영업이익률 15% 이상, 기업가치는 470억달러(약 52조 9000억원)에 달한다. 억만장자가 된 CEO 캄프라드는 ‘난 버스를 타고 다닌다’를 상징으로 삼았다. 얇은 박스에 포장한 가구를 손에 들고 옮길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보여준 거다. 뭔가 키워드가 보이는가. 제품도 그렇고 가격도 그렇고. ‘심플’이 아닌가. △40년 모색했다는 비즈니스 전략 ‘단순화’ “지난 40년 동안 기본적이면서 명쾌하고 품격있는 ‘법칙’을 찾아내려 애써 왔다. 결국 시행착오 끝에 진정으로 놀라운 법칙을 알아내는 데 성공했다.” 뭐가 이리 거창한가. 40년은 뭐고, 법칙은 또 뭐고. 그 이해를 위해선 배경을 한 번 훑는 것이 좋겠다. 이 말을 꺼낸 사람은 리처드 코치. 전문경영컨설턴트가 공식타이틀이지만 사실 ‘비즈니스 법칙’ 전문가로 불린다. 세계적으로 100만부가 팔렸다는 전작이 ‘법칙’의 최상급이었다. ‘80/20 법칙’(1999). 20%의 핵심역량이 80%의 성과를 좌우한다는 내용이었다. ‘스타 비즈니스 법칙’이란 것도 있다. 스타가 될 잠재성이 있는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법이라고 했다. 이들 ‘법칙’을 통해 코치가 추구하는 건 명료하다. ‘투자에 적용해 부를 늘릴 것!’ 이론만이 아니었다. 23년 동안 투자한 16곳의 신생기업 중 8개 기업이 자본을 최소 5배나 불려줬다고 했다. 한 해 평균 20%의 수익을 낸 셈이다. 그런데 난제가 있더란다. 원래 있던 사업에서 옥석을 가리는 것 말고 스타 비즈니스를 직접 만들어내는 방법은 없을까. 그래서 연구 끝에 그 ‘정답’을 찾아냈단다. ‘기본적이면서 명쾌하고 품격있는 법칙’이란 것. 바로 ‘단순화하라’다. 짐작할 수 있는 대로 책은 ‘단순화한 비즈니스’의 모든 것이다. 코치가 벤처투자가로 직접 소개한 그레그 록우드를 저술파트너로 삼아 40년간 모색했다는 비즈니스 전략의 정수를 한 데 모았다. 이를 위해 저자들은 지난 100년을 거스른 비즈니스 역사에서 ‘단순화’로 승부를 걸어 성공한 기업이 셀 수 없이 많다는 걸 증명하는 데 공을 들인다. 포드, 맥도날드, 혼다, 소니, BCG(보스턴컨설팅그룹), 사우스웨스트항공, 이베이, 위키피디아, 넷플릭스, 펩시, 펭귄북스, 제너럴모터스, 컴팩, 스포티파이 등. △두 갈래…가격단순화와 상품단순화 저자들이 짚어낸 단순화는 크게 두 갈래다. 하나는 가격이고, 다른 하나는 상품 자체다. 가격단순화의 결정적 사례는 포드에서 찾았다. ‘모델 T’란 표준모델 하나에만 집중한 것이 자동차 대중시장을 창출한 배경이란 거다. 1905∼1906년 포드는 두 가지 모델의 자동차를 생산했더랬다. 1000달러짜리와 2000달러짜리. 그 두 해 동안 판매한 자동차는 총 1599대였다. 이렇게 가다간 내일모레쯤 회사문을 닫겠다는 위기감에 빠진 포드는 두 모델을 단순화한 뒤 가격을 대폭 끌어내렸다. 600∼750달러로. 그해 자동차는 8423대가 팔려나갔다. 그러자 한껏 고무된 포드가 야심차게 내놓은 게 ‘모델 T’였다. 1917년 가격은 360달러까지 떨어졌고, 드디어 1920년 125만대란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린다.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영광을 누린 글로벌기업이 탄생한 서막이었다. 상품단순화는 단연 애플방식이란다. 1977년 22억달러에 불과하던 기업가치를 올해 기준으로 1조달러까지 끌어올린 원동력이란 거다. 그런데 참 별거 아니다. ‘기기의 버튼을 없어버리는 것’이었으니까. 여기에 소프트웨어 기능과 인터페이스 옵션을 줄이는 정도를 얹었으니까. 첨단기술을 가장 적극 활용한 우버도 상품단순화의 리스트에 올랐다. 이동서비스업계에서 절대무기라 할 스마트폰과 앱에 덥석 업힌 우버는 세계 250개국에서 단일한 앱만으로 서비스를 이용하게 했다. 얼마나 단순화했으면 다른 기업들이 너무 쉽게 기술모방을 한다는 게 최대의 약점이 됐을까. △방법론 그 이상의 ‘법칙’ 저자들이 강조한 단순화는 방법론 그 이상이다. 법칙이란다. 그래야 개인기에 의존하지 않고 누구든 붙어도 되는 상식수준에서 시스템을 돌릴 수 있단다. 하지만 단순화가 유일한 방안인 건 아니라고 했다. 살아남을 수 있는 단 하나의 생존전략도, 큰 부를 창출하는 단 하나의 방안도 아니라고 했다. 그럼에도 저자들의 신념은 확고하다. 단순화 전략이야말로 “비즈니스 생태계 먹이사슬의 가장 위쪽에 자리하고 있을” 거란다. 그 결정적 이유는, ‘투자의 달인’이란 저자들의 경력을 벗어난, 의외의 지점에 있다. 단순화가 결코 경제논리에만 국한하지 않는다는 큰 그림이다. 규모를 줄이고 저렴하게 나서는 대신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는 건데. “맹렬하게 발전하는 기술의 급류에 휩쓸려 익사할 위험을 방지할 수 있다”고 비유했다. 단순화가 인류가 칠 수 있는 대형사고를 막을 수 있는 안전핀이 될 수 있단 논지다. 4차산업혁명이니 초연결이니 사물인터넷이니 인공지능이니, 뭐 하나 단순한 게 없는 세상에 반대급부로 살아남자는 성찰까지 던졌다고 할까. ‘닥치고 심플!’ 비즈니스와 시장뿐이겠나. 말이 많아지고 사정이 늘어나면 누구든 무엇이든 길을 잃고 산으로 가게 돼 있으니까.
- '한국계 최강복서' 골로프킨, 1년 만에 알바레스와 리매치
- 한국계 세계 최강 복서 겐나디 골로프킨이 ‘라이벌’ 카넬로 알바레스를 상대로 1년 만에 재대결을 펼친다. 사진=AFPBBNews겐나디 골로프킨과 1년 만에 재대결을 벌이게 된 카넬로 알바레스. 사진=AFPBBNews[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인의 피가 섞인 세계 최강의 복서 ‘트리플G’ 겐나디 골로프킨(36·카자흐스탄)이 ‘라이벌’ 카넬로 알바레스(28·멕시코)와의 리매치에서 ‘진정한 승자’를 가린다.골로프킨과 알바레스는 오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세계복싱평의회(WBC)·세계복싱협회(WBA)·국제복싱연맹(IBF)·국제복싱기구(IBO) 4개 기구 미들급(72.57㎏) 통합 타이틀전을 펼친다.골로프킨은 어머니(엘리사베스 박)가 고려인이다. 외할아버지는 경북 포항 출신이다. 2014년 세상을 떠난 아버지는 러시아인으로 생전에 광부로 일했다. 두 사람은 어머니가 카자흐스탄에 있는 화학연구소에서 일할 당시 만나 결혼에 성공했고 골로프킨을 낳았다. 골로프킨의 어린 시절은 우울했다. 어린 시절 동네에서 함께 복싱 연습을 했던 두 형, 바딤과 세르게이를 일찍 잃는 경험을 했다. 구 소련군에 입대했던 바딤과 세르게이는 내전에 참전했다가 1990년과 1994년에 각각 세상을 떠났다.정부는 두 형의 죽음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장례식을 치르지도 못했다. 어린 골로프킨이 마음속에 입은 상처는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대신 더 강해지기로 했다. 울분을 사각의 링에서 풀었다. 비극적인 가족사는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세계적인 복서로 성장하는 데 있어 좋은 동기부여가 됐다.골로프킨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 참가해 라이트 미들급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것이 어머니에 나라, 한국을 방문한 유일한 경험이다. 당시 한국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골로프킨은 “기회가 된다면 한국을 다시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골로프킨은 현재 프로복싱 미들급 세계 최강자다. 미들급은 ‘프로복싱의 꽃’이라 불리는 체급이다. 슈가레이 레너드, 마빈 헤글러, 토마스 헌즈, 로베르토 듀란, 로이 존스 주니어, 버나드 홉킨스,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 등의 전설적인 복서들이 미들급을 주전장으로 삼았다.골로프킨은 2006년 5월 프로에 데뷔한 이래 39전 38승 1무승부를 기록했다. 38승 가운데 KO승이 34경기나 된다. ‘돌주먹’이라 불릴 정도로 강력한 펀치력과 불도저 같이 밀어붙이는 경기 스타일로 전세계로부터 많은 팬들 보유하고 있다. 프로 초반에는 독일을 주 무대로 싸웠지만 지금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가장 핫한 복서로 인정받고 있다.무적 행진을 이어가며 거침없이 질주하던 골로프킨은 바로 1년 전 무결점 전적에 마침표를 찍었다. 바로 지난해 9월 1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통합타이틀전에서 알바레스와 12라운드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지만 무승부를 기록했다.내용상으로는 골로프킨이 이긴 경기였다. 경기를 주도한 라운드도, 상대에게 적중한 유효타도 골로프킨이 더 많았다. 하지만 심판들은 골로프킨에게 인색했다.3명의 부심 가운데 1명은 골로프킨의 근소한 승리(115-113)로 채점한 반면 다른 1명은 118-110으로 알바레스에게 훨씬 더 많은 점수를 줬다. 마지막 부심이 114-114 동점으로 채점하면서 경기는 무승부가 됐다.당연히 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특히 118-110 알바레스의 승리로 채점한 부심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세계 프로복싱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멕시코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알바레스의 승리로 채점한 해당 부심은 이후 중요한 경기에서 배제됐다. 재대결은 곧바로 성사됐다. 원래는 지난 5월에 이뤄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알바레스가 도핑 검사에서 클렌부테롤 양성 반응을 보이는 바람에 경기가 무산됐다. 천식 환자들이 쓰는 대표적 약물인 글렌부테롤은 신진대사를 활성화하고 근육량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지정한 대표적인 금지약물이다.알바레스 측은 멕시코에서 글렌부테롤에 오염된 고기를 먹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근육강화제 성분이 들어있는 클렌부테롤을 사료에 넣을 경우 지방이 줄고 살코기가 늘어난다. 네바다주 체육위원회는 알바레스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선수 자격 박탈 기간을 1년에서 6개월로 줄였다.골로프킨은 알바레스와의 재대결이 무산되자 당초 경기가 예정됐던 5월 6일 바네스 마르티요시안(미국)과 맞붙었다. 결과는 손쉬운 2라운드 KO승. 그리고 알바레스의 징계가 풀리는 시기에 맞춰 재대결을 성사됐다.지난번 경기에서 여러 논란을 남기기는 했지만 알바레스도 대단한 복서다. 골로프킨과 대등한 싸움을 벌였다는 것만으로도 뛰어난 능력을 확인할 수 있다.알바레스 역시 49승(34KO) 2무 1패의 뛰어난 전적을 자랑한다.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미국)가 그에게 패배를 안긴 유일한 복서였다.알바레스는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나는 지난번과는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이번 경기에서 그것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고 큰소리쳤다. 이에 골로프킨은 “알바레스가 말한 대로 되기를 바란다”고 여유 있게 맞받아쳐 대조를 이뤘다.이번 경기에서 골로프킨이 승리하면 버나드 홉킨스(53·미국)를 넘어 미들급 역대 최다인 21차 방어 신기록을 세우며 복싱 역사를 다시 쓰게 된다.한편, SBS스포츠는 16일 오전 8시 50분부터 언더카드 경기부터 메인이벤트까지 모두 생중계로 방송한다. 온라인과 모바일에서도 SBS 홈페이지,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생중계된다.
- [화통토크] ①오석근 위원장 "다양성영화 지원 '제2의 박찬욱' 키울 것"
- 취임 6개월을 맞은 오석근 영진위원장은 “좀 더 발칙하고 혁신적인 영화가 나와야 한다”면서 “그런 영화를 위한 지원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사진=노진환 기자)[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제2의 임권택·이창동·박찬욱 등이 나오지 않고 있다. 넥스트 제너레이션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취임한 지 7개월. 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위원장은 다사다난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논란으로 불거진 영화계의 갈등을 수습하고,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 이후 영화계의 글로벌 전략에 대한 고민도 깊다. “해결할 일이 산적했다”고 인터뷰를 한 차례 고사했던 오 위원장은 내년 한국 영화 100주년을 맞아 한국 영화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에 카메라 앞에 섰다. 오 위원장은 최근 서울 송파구 시그니엘호텔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새로운 한국영화가 나오지 않고 있다. 좀 더 발칙하고 혁신적인 영화들이 나와야 한다”면서 “영진위가 그런 영화들에 대한 지원을 늘려갈 계획이다”고 밝혔다.오 위원장은 “1960~70년대 할리우드 상업영화에 반발해 나타난 뉴아메리칸시네마처럼, 창의적인 영화들이 많이 나오고 그런 작품으로 국제무대에 한국영화의 브랜드가 각인돼야 한다”고 바랐다. 이어 “영화가 만들어지느냐 못 만들어지느냐는 기획개발 단계가 중요한데 영진위는 다양성 영화의 기획개발에 파격적인 지원을 할 계획”이라며 “내년 예산의 1순위”라고 강조했다.한국 영화계는 미래를 이끌어갈 2세대들이 나오지 않는 현실을 비롯해 각종 위협이 산적해 있다는 게 오 위원장의 진단이다. 한동안 가파르게 증가했던 국내 영화 관객은 5년여 전부터 연간 2억1000만명 수준으로 정체 상태다. 관객을 늘려갈 뚜렷한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 블록버스터 중심의 상업영화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양극화 현상은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그 안에서 소외된 영화인들의 권익 및 복지는 생존의 문제로 바뀌었다.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성장 및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은 산업에 기회가 될지 위기가 될지 불안하다. 블랙리스트 등으로 전 정권의 탄압으로 피해입은 영화계를 복구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오 위원장은 현안들을 하나하나 짚어가다 한숨을 쉬었다. 인터뷰 말미에 이르러 “담배 생각이 난다”면서 답답한 속내도 비쳤다.영화계는 바뀐 정권에서 새롭게 출범한 영진위에 거는 기대가 크다. 동시에 산업에서 떨어져 있던 사람이 수장에 오른 것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 오 위원장도 알고 있다. 자신이 더 경청하고 더 대화를 하겠다는 각오다. 오 위원장은 “1년 뒤에는 바뀐 영진위의 모습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영진위원장 취임 6개월이 됐다. 소회는.△1월에 취임을 하고 4월에 조직 개편을 했다. 현재 산업에 계신 분들을 찾아가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적응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안타까운 건 변화하는 영진위의 모습을 속도감 있게 보여드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진위가 지난 10년간 영화인들에게 서운하게 한 부분이 있지 않나. 그분들은 하루빨리 바뀐 영진위의 모습을 보고 싶을 거다. ‘저 이제 6개월 됐습니다’라고 양해를 구하기에는 그분들은 너무 오래 기다렸다. 빨리빨리 산업에 필요한 변화를 보여주고 만족시켜드려야 하는데 그 점이 송구하다.-블랙리스트 관련 대국민 사과를 했다.△바뀐 영진위가 해야 할 일은 영화인들과 대화는 하는 거다. 영진위도 그에 대한 책임이 있으니까 사과를 해야 대화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이제 그 사과가 진정성 있게 다가가려면 영진위가 무엇을 해야 할 지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블랙리스트 조사는 어떻게 돼가나.△영진위가 검찰 및 특검, 조사단 등의 조사를 여러 차례 받았다. 영진위 내부에도 ‘과거사 진상규명 및 특별위원회’를 꾸려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특위 조사가 빠르면 오는 11, 12월까지 예정돼있다. 그때쯤 결과를 보고할 수 있을 것 같다. -취임 후 중점적으로 추진한 일들은 무엇인가.△큰 틀에서의 현안은 독과점 문제와 불공정거래 문제인데 각각은 입법 및 행정기관과의 공조가 필요한 일이다. 바뀐 영진위는 영화정책연구원과 공정환경조성센터 두 조직을 중심으로 해서 위 문제들과, 영화인 복지문제 등 영화계 현안을 공론화시키고 해결해나갈 거다. 여기에 넥스트 제너레이션에 대한 지원, 미래 관객 확보, 한국영화의 국제적 리더십 확보 세 가지 사업을 중점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중요한 건 영진위의 예산이다. 사업이든 뭐든 하려면 재원이 있어야 하는데 지난 10년간 재원도 인력도 늘지 않았다. 특히 내년은 한국영화 100주년인 만큼 문체부 장관께 예산 편성에 그 부분을 고려해 달라고 말씀드렸다.-미래 고객은 어떻게 확보할 계획인가.△ 지자체와 교류하면 새로운 영상인력을 발굴하고 미래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건 초·중·고 정규 과목으로 영화학을 포함시키는 것인데 현실적으로 어려우니까 방과 후 프로그램 같은 것으로 대안을 마련하면 어떨까 싶다. 전국의 영화관련 주체들과 만나 이를 포함한 지역 영화 활성화 논의를 계속할 계획이다.-한국영화의 국제적 리더십 확보는.△중국에 영진위 사무소가 있는데 막상 가보니 중국과 공식적인 네트워크가 하나도 없더라. 영진위 정도의 기관이면 아시아 각국의 영화산업 주체들과 긴밀하게 소통되고 산업현황에 대해서도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데 그런 네트워크나 시스템이 없다. 반면 아시아는 한국영화에 대한 로망이 있다. 한국영화에 접근하고 싶은데 네트워크가 없다 보니 우리가 그 기회를 놓치고 있다. 그래서 영진위가 아시아와 연대하는 네트워크(아시아영화진흥기구)를 구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적 교류도 하고 비즈니스를 같이 하자는 거다. 일각에선 내부 불부터 끄라고 하지만, 국내 시장은 한계가 있다. 해외 시장 개척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 어떻게 보나.△부산국제영화제가 정치적 탄압을 받았지만 한편으로는 아시아 영화인들을 하나로 뭉치는 계기를 마련해줬다. 영화제 사태에 대해서 아시아 영화인 모두가 지지성명을 보내줬다. 아시아 지역의 모든 영화제가 정부, 정치, 권력에서 자유롭지 못했는데 부산국제영화제처럼 정치적 탄압에 맞서서 이렇게 똘똘 뭉쳐 싸운 전례가 없었다. 관객이 줄기는 했지만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프로그램이다. 정상화는 올해 얼마나 좋은 프로그램을 선보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잘 될 것이고, 그러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한가지 덧붙이고 싶은 건 부산에서 영화하면 부산국제영화제만 얘기하는데 영화제뿐 아니라 영진위, 영상물등급위원회, 한국영화아카데미 등이 부산에 위치해 있다. 영화 관련 인프라가 부산에 집중돼있는 이유, 다시 말해 한국영화를 육성하고 발전시키는데 부산이 어떤 역할을 수 있느냐는 논의가 필요하다.-남북영화교류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지금까지 남북영화교류의 가장 큰 문제는 교류보다 거래의 의미에 가까웠다. 이제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영진위가 남북영화교류특별위원회를 발족한 이유도 진정한 의미에서의 교류를 위한 첫 단추를 잘 꿰기 위해서다.-남북영화교류특별위원회에서 어떤 논의를 했나.△영화가 남과 북을 이어주는 교량의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북한의 영화는 선전도구로 알려져 있지 않나. 그만큼 영화를 바라보는 남과 북의 시각이 다르다. 그래서 특위에서도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남북영화교류가 이뤄지면 할 수 있는 일들이 굉장히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 단순히 로케이션이나 합작뿐 아니라 북한에는 역사적 자료가 많이 남아 있다. 그것을 통해서 영화적 상상력을 확장시키고 더 크게는 영화를 통해서 민족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우선은 교류의 물꼬를 터야 가능한 일이다.오석근 영진위원장은 누구인가△1961년생 △1986년 동아대 축산학과 졸업 △1988년 한국영화아카데미(4기) 졸업 △1992년 ‘네 멋대로 해라’ 감독 데뷔 △1996~99년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장 △2010~16년 부산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를지키는시민문화연대 공동대표 △2018년1월~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 CJ 케이콘 美 뉴욕서 5만 3천명 제트세대 사로잡아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지난 4월 KCON 2018 JAPAN 현장에서 워너원 팬미팅을 기다리고 있는 일본 현지 관객들CJ E&M이 매년 세계를 돌며 개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한류 축제 ‘케이콘(KCON)’이 6월 23일, 24일 이틀 간 미국 뉴욕 프루덴셜 센터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은 총 5만3000명의 관객이 운집해 케이팝을 듣고, K뷰티 제품을 체험하며, 한국 음식을 먹는 등 한국의 대중문화를 테마로 한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과 공연을 즐겼다.지난 3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지는 美 케이팝의 인기 장수 비결로 꼽는 세가지 요인 중 하나로 CJ E&M을 선정했다. 케이팝에서 시작해 뷰티, 음식 등으로 한류를 전세계 확산시켜온 CJ그룹의 노력을 인정받은 것이다.미국은 케이콘이 가장 처음 개최된 국가이자 한류 콘텐츠에 대한 관심과 소비가 높은 국가 중 하나다. CJ는 최고경영진의 문화사업에 대한 의지와 투자를 바탕으로 한국의 대중문화를 직접 접할 기회가 드문 미국 팬들을 위해 공연과 팬미팅, 컨벤션을 접목한 한류 전문 페스티벌을 최초로 기획했고, 최근에는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코첼라(Coachella)와 함께 ‘2018년 미국에서 꼭 가봐야 할 음악 페스티벌’ 중 하나로 현지 언론에 소개되는 등 글로벌 대중 문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케이콘의 공식 SNS 계정에는 여름마다 돌아오는 케이콘을 기다리는 팬들의 댓글이 연중 내내 수천 개씩 달린다. 특히 케이콘에 글로벌 기업의 참여가 매년 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기업 토요타는 5년 연속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고 있고, 지난해는 세계적인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 미국 최대 통신사 AT&T 등이 케이콘 사상 처음으로 후원에 참여했다.◇올해 애플뮤직,빌보드도 참여올해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뮤직이 케이콘 공연에 참석한 가수들의 노래를 모아 연속으로 들을 수 있는 ‘케이콘 플레이리스트’ 기능을 신설했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텀블러와 콰이는 케이팝, K드라마, K뷰티 등 한류와 관련된 사진이나 영상을 SNS에 올리면 추첨을 통해 케이콘 티켓을 증정하는 경품 이벤트를 진행해, 팬들의 열띤 반응을 얻었다. 미국 유력 연예매체 빌보드는 컨벤션 현장 영상을 공식 SNS계정에 실시간 중계하며, 지난 5월 방탄소년단의 빌보드뮤직어워드 수상 이후 한층 고조된 미국 내 한류의 인기를 증명했다. 지난 4월 KCON 2018 JAPAN 컨벤션을 즐기고 있는 현지 관객들◇제트세대 영향력 입증케이콘은 전체관객 중 24세 이하 관객이 70%를 넘는다. 북미지역에서 ‘제트(Z)세대’에 적중한 영향력 있는 대중문화 플랫폼이 된 것이다.‘제트세대’는 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다. 제트세대 소녀들의 97%가 평소 케이팝 등을 포함한 최소 다섯 개 이상의 다양한 장르를 즐겨 듣는다는 분석이 나올 만큼 스스로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이는데 거리낌이 없다. CJ E&M은 이번 케이콘에서 팬들이 직접 참여하는 야외 컨벤션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했다. 10대부터 20대 초반의 제트세대에게 영향력이 큰 SNS 인플루언서 등 3~40여명이 참여하는 단체 토론과 워크숍 프로그램을 180개 열고, 좋아하는 가수를 직접 만날 수 있는 팬미팅을 이틀 내내 개최해 팬들 간의 소통을 극대했다. 저녁 공연에는 슈퍼주니어, 워너원 등 국내 톱 아이돌 그룹뿐 아니라 중소 기획사의 그룹도 함께해 잠재력 있는 신인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했다.CJ E&M 신형관 음악콘텐츠부문장은 “최근 케이팝과 한류는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힙(hip)한 문화 장르로 자리잡았다” 며, “세계인의 일상에 파고든 한국의 대중문화를 매개로 제트세대 팬들과의 접점을 늘려 지속 가능한 한류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지난 4월 KCON 2018 JAPAN 엠카운트다운 콘서트 전경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18 콘텐츠산업 전망’에 따르면 콘텐츠 산업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커뮤니케이션과 피드백을 통해 높은 충성도를 지닌 팬의 존재 유무가 성공의 성패 좌우한다고 분석했다. 상위 20%가 아닌 80%를 차지하는 콘텐츠에서 발생하는 수익도 중요한 의미를 차지하며, 틈새시장의 명확한 타깃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콘텐츠의 확산과 팬의 존재 여부가 성공 요인으로 작용한다. 케이콘은 8월 10일~12일 미국 LA 스테이플스센터 및 LA컨벤션센터에서 로 한류 열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 [남궁 덕 칼럼]GM·스타벅스가 만든 일자리 명암
- [남궁 덕 콘텐츠전략실장] 판매부진과 강성 노조의 무리한 밥그릇 지키기로 생사기로에 섰던 한국GM이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산업은행은 18일 미국 제너널모터스(GM) 본사와 한국GM 경영정상화에 7억5000만 달러(8000억 원)를 출자하는 기본계약을 맺는다. 산은은 ‘뉴머니’를 투입한다. 지분율에 따라 GM(지분율 83%)도 36억 달러(3조9000억 원)를 한국GM에 태운다. 그런데 이 돈 중 28억 달러(3조원)는 대출로, 8억 달러(9000억 원)는 출자전환 조건부 대출이다. 대출금은 이자를 받지만, 출자금은 이익을 내지 못하면 (배당으로) 돌려받을 수 없는 차이가 있다. 한국GM은 적자기업이다. GM의 ‘먹튀’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는 이유다. “이번 협상으로 (GM은) 우리나라에서 단물을 더 빨아먹고, 나중에 튈 때 산업은행이 쏟아 부은 혈세 8000억 원은 노잣돈이 될 것”(지상욱 바른미래당 정책위원장)이란 비판도 나온다. 다시 원점이다. 한국GM은 철수설이 돈 작년에도 성과급과 격려금 1050만원씩을 지급했다. 적자를 낸 상태에서다. 노조가 달라지지 않으면 경영정상화는 공염불이 될 공산이 크다. 지금부터 품질과 생산성을 올려 좋은 차를 만들어야 한다. 이미 군산공장이 멈춰서 2000여명이 길거리에 내몰리게 됐다. “GM에 좋은 것은 미국에도 좋은 것”이라는 그 GM이 한국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사이, 스타벅스는 이 땅에 탄탄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1999년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낸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작년 말 기준 매장 수 1141개, 1만3000여명이 근무하는 ‘굿 컴퍼니’로 폭풍 성장했다. 작년 매출은 1조2758억 원에 영업이익 1141억 원이었다. 매장 수는 미국, 중국, 캐나다, 일본에 이어 5위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최근 5년간 고용을 크게 늘렸다. 작년에만 2200명을 채용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고용인원은 4800명으로 300인 이상 전체 기업 중 2위에 올랐다. 이 회사는 젊은이들만 뽑은 게 아니다. 경력이 단절됐던 여성 관리자들을 직장으로 다시 불러들였다. 리턴맘 제도를 통해 100여명이 정규직 시간선택제 부 점장으로 일하고 있다. 리턴맘 바리스타는 주 5일, 하루 4시간씩 근무하면서 상여금, 성과급, 학자금 지원 등 다양한 복리 후생 혜택도 받는다. 스타벅스가 일자리 보고가 된 것은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업도 좋은 일자리를 얼마든지 창출할 수 있다는 가설을 입증한 셈이다. 직원들에게 능력을 발휘할 공평한 기회를 주며 일자리를 늘리는 게 굿 컴퍼니다. 어느 나라 기업인지가 판단 잣대가 아니다. 지역, 학교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 ‘우리 기업’이다. 기업 국적은 중요하지 않다. 각국이 외국기업유치에 사활을 거는 까닭이다. 그들이 꾸준히 성장하면서 일자리를 만들고 커뮤니티를 따듯하게 만들어주면 박수를 보낸다. ‘별다방’이 들어서면 동네가 덩달아 뜬다는 기대심리가 확산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사랑받는 기업의 본사나 매장 중심으로 똘똘한 상권이 생성된다. 두 회사 간 일자리 명암은 서비스업 중심으로 산업체질을 서둘러 바꿔나가야 제조업 위기론을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한다. ‘스트롱 코리아’의 일등 공신인 반도체, 철강, 화학 중심 산업구조로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렵게 됐다. 서비스, 레저, 문화산업으로 전환해야 좋은 일자리가 생길 수 있다. 관련 법안이 수년째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점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