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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여자골프, 사우디 지원에 규모 더 커져..내년 최소 30개 대회 개최
- (사진=LET 홈페이지)[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레이디스 유러피언투어(LET)가 조금씩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2025년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한국 등 20개국에서 30개 대회, 총상금 3900만 유로(약 600억 원) 규모로 치러진다.LET가 지난 20일(현지시간) 발표한 2025시즌 일정에 따르면, 2월 6일 모로코에서 열리는 랄라 메리컵을 시작으로 5개의 아람코 팀 시리즈를 포함해 총 30개 대회로 2024년보다 1개 늘었다. LET는 내년 초 몇 개의 새로운 대회가 추가될 예정으로 대회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등과 공동 주관으로 열리는 대회가 다수 포함됐으나 30개 대회 중 최다 상금은 7월 영국 로열 포스콜에서 열리는 AIG 여자오픈으로 총상금 950만 달러 규모다. 이어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800만 달러, 아람코 팀시리즈 리야드 대회 500만 달러 순으로 규모가 크다. 특히 2월(사우디)과 5월(한국), 8월(영국), 9월(장소 미정), 11월(중국)에서 열리는 아람코 팀 시리즈는 최소 상금 200만 달러로 LET 투어에서 비교적 규모가 큰 편에 속한다. 5개 대회에만 총상금 1300만 달러가 걸려 있다. 2024시즌보다 300만 달러 늘었다. LET 일반 대회 총상금은 30만 유로에서 45만 유로 규모다.아람코 팀 시리즈는 올해 5월 경기 고양시 뉴코리아 컨트리클럽에서 한국 대회가 처음으로 열렸다. 2025년 5월에도 같은 장소에서 두 번째 대회를 개최한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지원해 열리는 이 대회는 LET 선수뿐만 아니라 LPGA 투어를 비롯해 한국, 중국, 일본 등 선수가 다수 참가한다. 올해 대회엔 김민별, 홍정민, 김민선, 김재희, 황정미 등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선수도 참가했다. 내년 2월 사우디 리야드 대회에는 윤이나가 초청 선수로 참가할 예정이다. 올해 대회에도 초청받았으나 KLPGA 투어 징계 기간으로 출전하지 않았다.알렉산드라 아르마스 LET 최고경영자는 “2025년에는 글로벌 투어가 5개 대륙에서 개최될 예정으로, 엘리트 여성 골퍼가 최고 수준의 경쟁을 펼치게 됐다”라고 자평했다.
- 오늘의 부고 종합
- [이데일리 편집국] △권성여 씨 별세, 김태흠(충청남도지사) 씨 모친상 = 29일 오전, 충남 보령 웅천장례식장 2호실, 발인 31일 오전 11시, 070-8852-4448 △이인수(전 샘물교회 협동목사·향년 87세)씨 별세, 송영숙씨 남편상, 이경미·이동원(김앤장 법률사무소 세무사)·이윤경씨 부친상, 공병종(진일 대표이사)씨 장인상, 조윤정씨 시부상 = 29일 오전 5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7호실(30일부터 15호실), 발인 31일 오전 6시, 장지 국립서울현충원, 02-3410-3151 △이헌영(향년 87세)씨 별세, 김혜숙씨 남편상, 이현정·이후정·이성원씨 부친상, 윤석찬·박용환(연합뉴스 신사업개발팀장)씨 장인상 = 29일 오전 4시, 가평군농협효문화센터 3호실, 발인 31일 오전6시, 장지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상천리 선영, 031-581-4442 △이동희(SBS A&T 대표이사 사장)씨 별세, 재원 씨 부친상 = 28일 오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1호실, 발인 31일 오전 6시 20분, 02-3010-2000 △고양숙 씨 별세, 제갈성렬(의정부시청 빙상팀 감독)씨 모친상 = 29일, 의정부을지대병원 평온관 3호실, 발인 31일 오전 9시, 031-951-7444 △이복동 씨 별세, 서정환(OSEN 기자) 씨 조모상 = 28일, 충북대병원 장례식장 특2빈소, 발인 30일 오전 6시 30분, 043-269-6969 △정진풍씨 별세, 정경선·정일영(종합건설 더샤인 이사)·정세영(대전CBS 보도제작국장)씨 부친상, 임형수(노무법인 더휴먼 전무)씨 장인상, 이정은·최예린(한겨레 기자)씨 시부상 = 27일, 충북대병원 장례식장 특6호, 발인 30일 오전 8시 30분, 043-269-7216
- 유료방송 규제완화, 결단이 필요하다[김현아의 IT세상읽기]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방송가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인터넷스트리밍방송(OTT) 지원에 신경 쓰는 반만이라도 방송 규제 완화에 신경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2023년 방송 산업의 매출이 10년 만에 감소하고, 유료 방송 가입자 수의 성장률이 0%대에 머물렀기 때문입니다. 반면, 넷플릭스는 오징어게임 시즌2를 계기로 네이버, 신세계백화점, LG유플러스 등과 협업을 강화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지요.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 포스터 (사진 제공: 넷플릭스)네이버(NAVER(035420))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 공개일인 지난 26일 저녁 네이버 1784 사옥 창문에 부착된 수직 루버를 활용해 양사 간의 제휴를 의미하는 ‘네넷’ 글자를 띄웠다고 27일 밝혔다.‘삐삐’가 사라지고 ‘휴대폰’이 대세가 된 것처럼, 이제 방송은 사라지고 OTT만 살아남는 게 당연할까요? 그렇게 볼 수 없는 이유는 시간이 지나도 TV를 이용한 미디어 소비는 여전할 것이고, OTT는 넷플릭스나 유튜브 프리미엄 같은 외국계가 독식하는 반면, 유료방송은 그래도 우리나라 IPTV나 케이블TV, 위성방송 업체들이 지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디어 소비가 TV보다는 스마트폰을 통해 이뤄지는 추세라고 하더라도, 최소한 국내 유료방송 회사들이 OTT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규칙은 마련돼야 하지 않을까요?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OTT를 구독하든 유료방송에 가입하든 결국 돈을 내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은 같습니다.그러나 현재 OTT는 국내 부가통신사업자 수준의 낮은 규제만 받고 있지만, 유료방송은 요금 신고제에 묶여 있지요. OTT는 광고 및 편성 규제를 거의 받지 않지만, 방송은 엄격한 규제를 따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넷플릭스는 화질이나 광고유무에 따라 다양한 요금제를 제공하고 채널 구성을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유료방송은 그렇지 못한 상황입니다.정부는 지난 4월 미디어콘텐츠산업융합발전위원회를 통해 대대적인 방송 규제 완화를 발표했지만,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실질적인 성과는 없었습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이해 관계자들이 많아 규제 완화가 쉽지 않다고 설명합니다. 지난 12일 IPTV의 날 기념 토론회에서 과기정통부 과장은 “유료방송 규제 완화는 이해관계의 충돌 등으로 해법을 찾기 어렵고, 법 개정에 시간이 걸린다”고 언급했습니다.하지만 내년에는 글로벌 OTT의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최소한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마련하지 않으면, 국내 유료방송 기반이 붕괴하고, K-콘텐츠 제작의 중요한 축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2023년 기준으로 3만 8299명이 일하고 있는 방송 산업 종사자들의 일자리도 급격히 줄어들 수 있습니다.방문신 SBS 사장(왼쪽)과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부문 VP가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넷플릭스)(사진=그록2)지난 20일, SBS(034120)가 넷플릭스와 협력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토종 OTT 콘텐츠를 생산하는 핵심 역할을 맡은 지상파 방송사가 글로벌 1위 OTT인 넷플릭스와 손을 잡은 셈입니다. 지상파 방송은 제작 과정에서 규제라는 제약을 받고 있기 때문에, SBS가 넷플릭스 독점으로 콘텐츠를 공급하면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작에 방송 제작 규제를 완화됐다면, K-콘텐츠 제작 역량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며 토종 OTT의 글로벌화가 훨씬 앞당겨졌을 것입니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더는 유료방송 규제 완화를 미뤄선 안 됩니다.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로드맵을 신속히 제시하고, 부처 재량으로 가능한 부분은 즉각 시행하여 획기적인 규제 완화에 나서기를 기대합니다. 혹시 시끄러워질까 봐 보류하고 있는 정책이 있다면, 더이상 미룰 시간이 없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글로벌 빅테크의 영향력이 급속히 확대되는 분야는 비단 인공지능(AI) 분야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장관 직속의 ‘디지털융합과’ 신설을 추진하는 과기정통부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의 통합으로 탄생한 역사적 배경과, 디지털융합의 시작은 IPTV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획기적인 유료방송 규제 완화에 대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 "돈 벌려면 나처럼 해"…엔비디아 대항마 만든 이 남자[파워人스토리]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깡마른 18세 말레이시아 소년은 미 명문대인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장학금 소식을 듣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의 부모는 자녀를 미국 대학으로 보낼 만한 돈이 없었기 때문에 소년에겐 엄청난 기회였다. 소년은 이후 하버드 경영대학원에도 진학했다. 이후 펩시코와 제너럴 모터스(GM)에서 재무 고위직을 역임했고 미국 시민권도 획득했다. 그는 한 반도체 회사에 합류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계 거물로 거듭났다. 바로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의 호크 탄 CEO(71)다. ◇그의 말 한마디에 주가 49%↑탄 CEO는 지난 12일 실적 발표회에서 “대형 클라우드 기업 3곳과 인공지능(AI) 칩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사명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브로드컴이 언급한 ‘대형 클라우드 기업 3곳’은 페이스북 등의 모기업인 메타,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로 알려졌다. 2017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호크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사진=AFP)월가에선 이를 AI 칩 선두주자인 엔비디아를 위협하는 ‘신흥 AI 시장 강자’의 등장으로 해석했다. 그동안 빅테크 기업들은 AI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의존했지만, 브로드컴의 맞춤형 AI 가속기인 ‘XPU’가 대항마가 부상한 것이다. 브로드컴 주가 목표가를 상향 조정하는 보고서가 줄이었다. 그 결과 최근 한달 브로드컴의 주가는 49% 가까이 올랐다. 같은 기간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 미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 넘게 오르는 데 그쳤다. ◇ “돈 버는 방법은 잘 안다” 자평 이 같은 극적인 주가 흐름은 탄 CEO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탄 CEO는 2006년 싱가포르 반도체 기업 아바고 테크놀로지스의 사장 겸 CEO로 합류했다. 아바고는 휴렛팩커드(HP) 반도체 사업 부문을 모태로 하는 회사로, 아바고는 2015년 통신용 반도체 업체인 브로드컴을 370억 달러에 인수했다. 인수 당시 IT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으로 주목받았다. 이후 아바고는 브로드컴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탄 CEO가 줄곧 회사를 이끌었다.탄 CEO는 과거 한 행사에서 “반도체 전문가는 아니지만 돈 버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고 자평했다. 그의 말대로 그는 공격적인 M&A로 덩치를 키우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반도체, 통신 분야 강자로 회사를 성장시켰다. 브로드컴은 2017년 네트워크 장비 기업 브로케이드, 2018년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 CA 테크놀로지스, 2019년 소프트웨어 기업 시만텍의 보안 사업부를 인수했다. 지난해엔 데이터센터 소프트웨어 기업인 VM웨어를 인수하는 계약을 마무리했다. 탄 CEO는 최근 실적 발표회에서도 “10년간 M&A는 이 회사의 핵심 전략과 비즈니스 모델의 일부였다”면서 “우리의 기준에 부합한다면 반도체든 소프트웨어든 훌륭한 자산(인수 대상 기업)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무자비 비용 절감도 유명…일부 비난도아바고의 브로드컴 인수 당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탄 CEO를 “언론 노출을 꺼리는, 숫자에 강한 사람”(A press-shy numbers guy)이라고 표현했다. WSJ는 그의 과거 동료를 인용해 “그는 좀처럼 인터뷰에 응하지 않으며 작은 키와 걸음걸이는 마치 불도그를 연상시키고 그의 성격 또한 그렇다”면서 “직원들을 혹독하게 몰아붙이고 마케팅 등에 가능한 적은 돈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평했다. 이밖에도 WSJ는 탄 CEO에 대해 “업무 외에는 거의 시간을 쓰지 않고 결과를 말하는 것을 선호한다”면서 “불확실한 프로젝트에 대한 지출을 억제하고 기존 고객과 수익성이 좋은 분야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탄 CEO를 아바고로 영입했던 사모펀드 실버레이크 관계자는 그에 대해 “대기업을 마치 (경영 효율성과 혁신적인 리더십 측면에서) 중소기업처럼 운영하는 독특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그가 마치 사모펀드처럼 기업 인수 후 비용 절감, 혁신 중단 등으로 수익 극대화를 추구한다고 비난한다. 이에 대해 탄 CEO는 지난해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브로드컴에 대한 가장 큰 오해”라면서 “우리는 단순히 수익을 ‘수확’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과 서비스를 개선해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호크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사진=브로드컴)◇ 퀄컴 인수 좌초…트럼프에 뒤통수물론 그의 지난 20여년 경력에 성공만 있는 것은 아니다. 브로드컴은 2018년 퀄컴을 상대로 적대적 인수를 시도했으나 그해 3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국가 안보’를 내세우며 이를 막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미국 기업인 퀄컴이 싱가포르 기업인 브로드컴에 넘어갔다가 중국 화웨이와의 통신 기술 경쟁에서 밀리거나 중국계 기업에 재인수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불과 4개월 전인 2017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탄 CEO를 초청해 브로드컴이 본사를 싱가포르에서 미국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로드컴을 “매우 대단한 기업”, 탄 CEO를 “위대한 경영자”라고 치하했다. 그럼에도 국가안보라는 거대한 벽은 넘지 못했고, 탄 CEO는 본사를 미국으로 이전하고도 원하는 바는 이루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탄 CEO는 FT와 인터뷰에서 퀄컴 인수 실패 원인을 적대적 인수 시도에서 꼽았다. 그는 “당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M&A의 진정하고도 올바른 접근 방식은 우호적이면서 공정한 협상을 통해 이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흔을 넘긴 그는 최소 2028년까지 브로드컴을 이끌 예정이다. 탄 CEO는 FT와 인터뷰에서 “일하는 것이 무척 즐겁다”며 이처럼 말했다. 미국 자문업체 에퀼라에 따르면 탄 CEO는 지난해 1억6182만달러를 챙겨 미 주요 기업 중 최고 연봉을 챙긴 CEO로 나타났다.
- 우크라, 1월 1일 러시아 가스벨브 잠근다…천연가스 가격 오르나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월 11일 라트비아 리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AFP)[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우크라이나가 내년 1월 1일(현지시간)부터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송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유럽은 물론 글로벌 천연가스 상승압력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현재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공급받고 있는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의 결정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유럽연합(EU)의 분열을 가져오고 향후 있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평화협상에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있다.◇우크라 파이프 통한 러시아산 가스 공급 중단 ‘코앞’우크라이나는 오는 31일로 종료되는 운송 계약을 갱신하지 않고 2025년 1월 1일 오전 7시(한국시간 1월 1일 오후 2시) 러시아산 가스 운송을 정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통해서 흘러가는 러시아산 가스 수출로 막대한 이익을 얻고, 결국 전쟁자금으로 쓴다고 보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올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통한 가스판매로 약 50억달러(1000입방미터당 339달러 기준)을 벌었다고 추산했다.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전쟁이 발발하기 전인 2019년 말 2020년부터 연간 평균 450억입방미터 규모의 가스를 우크라이나에 부설한 파이프라인을 통해 유럽으로 5년간 수송한다는 데 합의한 바 있다. 이후 전쟁 이후에도 이 계약은 지속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산 가스를 유럽에 공급해왔으며 그 대가로 연간 8억~10억달러(1조 1799억~1조 4749억원)의 통과료를 받아왔다. 그러나 계약갱신 시점이 되면서 이같은 경제적 손실을 감수해서라도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통과시키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유럽 천연가스 지표로 여겨지는 네덜란드 TTF 가스 선물(2025년 1월) 추이물론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프랑스와 독일 등 다수의 EU 회원국들은 러시아산 가스 의존율을 크게 떨어뜨렸다. 한때 EU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점유율은 40%에 달했지만,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023년 러시아는 약 150억입방미터(bcm)의 가스를 우크라이나를 통해 보냈으며 이는 2018~2019년 유럽으로 공급한 러시아산 가스의 8%에 불과했다. 그 자리를 메운 곳은 노르웨이, 미국, 카타르 등이다.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훨씬 더 줄이려는 EU 집행위원회는 이미 시장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가스 운송 계약이 종료된다는 시나리오를 가격에 반영했다며 계약 종료가 유럽 가스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유럽 가스 가격은 올해 48% 상승했으며, 추운 날씨와 함께 풍력 발전소의 전력발전량이 줄어들면서 가스 비축량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로부터 가스 공급을 받고 있는 국가들의 입장은가스 공급 중단 위기에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러시아 국영 천연가스 기업 가스프롬으로부터 매년 30억입방미터의 가스를 받고 있는 슬로바키아는 “러시아 가스 운송이 중단될 경우 EU는 2년동안 추가로 1200억유로(184조6740억원)의 에너지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로베르트 피초 총리는 “러시아 천연가스 운송을 중단하는 것은 단순히 정치적 제스처가 아니라 매우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되는 결정이며 이는 EU가 부담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일각에서는 러시아가 보복으로서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 전체를 중단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U는 내년 2월 러시아 화석연료 의존도를 한층 더 떨어뜨리기 위한 계획안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하라다 다이스케 에너지·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 기획과장은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제재 강화에 대한 보복으로서 러시아가 공급 중단을 연출해 글로벌 화석연료 가격이 상승하는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슬로바키아와 헝가리, 오스트리아와 같은 파이프로 천연가스를 공급받는 국가뿐만 아니라 프랑스, 벨기에, 스페인 등도 러시아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하고 있다. 유럽발 가스 공급 감소가 글로벌 천연가스 가격의 상승압력이 될 가능성도 있다. 2022년 러시아가 노트스트림 파이프라인을 통한 가스 공급을 중단한 이후, 유럽 천연가스 가격 지표인 네덜란드 TTF 선물가격은 메가와트시(MWh)당 280유로를 넘어서며 전년 대비 10배 이상 상승했고, 유럽의 가스 수요 증가로 아시아 현물 LNG 가격도 동반 상승해 2021년 대비 2022년 평균가격은 5배 올랐다. ◇슬로바키아 “우크라 전력 위기 시 필요전력 공급 중단”슬로바키아와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 러시아산 가스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는 국가들은 우크라이나가 적극적으로 대안을 찾아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슬로바키아의 가스산업 주식회사(SPP)가 아제르바이잔 가스를 공급받는 방안, 이 과정에서 아제르바이잔 국영석유회사인 소카르(SOCAR)가 러시아산 가스를 받아 이를 전달하는 방안 등이 고려되고 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러시아산 가스 소유권을 국경지점에서 유럽 구매자들이 넘겨받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경우 우크라이나는 EU와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유럽 구매자가 소유한 가스를 운송할 의무를 지게 된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같은 접근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가스프롬의 장기 계약 때문에 단시간 해결이 어렵다고 밝혔다. SOCAR 고위 소식통은 EU와 우크라이나와의 요청에 따라 거의 1년 동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에너지 회사간 협상을 중재해왔지만, 협상은 실패로 끝났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피초 총리에게 러시아 가스 운송이 종료될 경우, 슬로바키아가 부담해야 할 추가 비용에 대해 보상할 의향이 있다고 제안했다. 또 EU집행위의 요청이 있을 경우, 러시아산이 아닌 다른 연료를 운송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지만 슬로바키아는 거절했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산 가스 운송 중단이 EU 내 갈등으로도 이어져 향후 있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피초 총리는 27일 페이스북에 게시한 영상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산 가스를 운송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의 전력망이 중단될 경우, 필요전력을 공급하는 것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원자력 발전소를 공격하는 가운데서도 안전했던 우크라이나 가스 파이프가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우크라이나에게는 위험요소다.한편, 가스프롬은 몰도바가 부채를 갚지 않았다며 내년 1월 1일부터 가스 수출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는 몰보다가 7억 900만달러의 빚을 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몰도바는 러시아에 대한 부채로 860만달러를 책정했다. 러시아는 매년 몰도바에 약 20억 입방미터의 가스를 공급하는데 이 가스는 우크라이나를 거쳐 친러 분주의 지역인 트란스니스트리아의 발전소로 공급된다. 러시아의 수출 중단 선언에 따라 몰도바와 트란스니스트리아는 모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 트럼프 관세·EU 규제…리스크 대비하는 글로벌 車업계
- [이데일리 이윤화 이다원 기자]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내년 미국의 관세 공포와 유럽연합(EU)의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등 각종 리스크에 맞닥뜨렸다. 각국 행정부와 해외 완성차 업체들이 ‘원팀’을 꾸려 대응하는 사이 우리나라 기업들은 ‘각자도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단 위기감이 나오고 있다.4일 촬영한 캘리포니아 월밍턴 로스앤젤레스 항구의 자동차 터미널 사진.(사진=게티이미지)◇트럼프 취임 코앞…수백만 달러 기부 행렬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트럼트 당선인의 취임식을 앞두고 수백만 달러를 기부하는 등 ‘줄 대기’에 나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GM), 포드에 이어 토요타 북미 법인까지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내년 1월 20일(현지시간) 열리는 트럼프 취임위원회에 각각 100만 달러(약 14억7600만원)를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포드와 GM은 취임식 차량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 업계가 트럼프 취임식에 거액을 기부하는 것은 캐나다·멕시코에 25%의 보편관세 부과, 최대 7500달러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 등을 예고한 가운데 리스크를 줄이고 대비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취임위원회는 취임식 이틀 전인 1월 18일부터 ‘마가(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축제’부터 일요 예배와 리셉션, 만찬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이다. 직접 100만달러를 기부했거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200만달러 이상을 모금해 기부한 경우에만 내각 지명자들과의 리셉션, 트럼프 부부와의 만찬, 무도회 등에 참가할 수 있다.그러나 현재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 중 취임식에 기부한다고 알려진 곳은 없다. 한국 인사 중 취임식에 초대받았다고 알려진 재계 인사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겸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등 극히 소수다. 탄핵 정국 속에서 우리 정부와 완성차 업계가 힘을 모으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문제는 트럼프 당선인의 예고대로 멕시코·캐나다 수입품에 25% 보편 관세가 부과될 경우 미국 시장 완성차 매출은 큰 타격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GM, 포드, 닛산 등이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3만달러(약 4400만원) 미만 차량 가운데 약 3분의 1이 멕시코에서 생산되고 있다. 김정현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자동차의 경우 (관세로 인한) 수출 감소 효과는 미국의 대중국 관세 인상분이 상대적으로 작더라도 멕시코·캐나다에 대한 관세 인상에 따른 수출 감소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우리나라 완성차 업체들은 탄핵 정국 속에서 스스로 살아남아야 하는 현실에 놓였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을 중심으로 리더십 진용을 새로 갖추며 트럼프 리스크 대응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 첫 최고경영자(CEO)로 북미 지역을 담당하던 호세 무뇨스를 선임하고, 성 김 전 주한미국대사를 대관·홍보 담당 사장으로 영입했다. 또 내년 초 준공될 조지아주 공장 ‘메타플랜트’등 현지화 생산 전략도 넓히는 중이다.(사진=AFP)◇탄소배출 목표 15% 감축…전기차 전환 속도전유럽시장 상황 또한 녹록지 않다. EU는 내년부터 유럽에서 신차를 판매할 시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 상한선을 1㎞당 93.6g으로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기존 110.1g/㎞에서 약 15% 감축된 수준이다. 특히 이번 규제는 유럽에서 연간 1만대 이상의 신차를 판매하는 완성차 제조사를 대상으로 적용돼 완성차 제조사 대부분이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전기차 전환이 유럽 완성차 시장 생존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다.완성차 업계는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 전환에 성공한 브랜드와 그렇지 못한 브랜드 간의 격차가 내년부터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전기차 전환과 배출 규제 대응 능력에 유럽 시장에서의 성공 여부가 달려 있는 셈이다. 김창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전환에 준비가 잘 됐고 지역별 판매 다변화가 잘 된 회사의 차이가 2025년 드러날 전망”이라고 했다.전기차 전환 속도가 더딘 폭스바겐은 유럽 규제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장 전기차 생산 물량을 늘릴 수 없는 상황인 만큼,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내연기관차 생산 자체를 줄여야 한다. 반면 BMW, 볼보 등 전기차 전환에 적극적인 유럽 브랜드와 현대차·기아 등은 규제에 맞춰 수익성을 개선할 것으로 점쳐진다. 현대차·기아의 경우 하이브리드 차량과 전기차 신차를 통해 규제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유럽에서의 영향력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올해 현대차와 기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각각 111g/㎞와 104g/㎞ 수준이다. 내년 유럽 시장에서 선보일 전기차 신차 등을 포함하면 배출량 감축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현대차·기아는 내년 유럽에서 전기차 신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도 확대한다. 기아는 EV3에 이어 EV4, EV5 등 전기 승용차와 PV5 등 전기 상용차 출시를 예고했다. 현대차는 대형 전기차인 아이오닉 9 글로벌 출시를 예고했고,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 등 전기차 라인업을 촘촘히 확대하고 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유럽의 배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전기차 전환이 완성차 업계 생존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