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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법재판관 청문회에 소환된 1649년 찰스1세[현장에서]
-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과 내란 혐의 수사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최고 권력자의 법적 책임을 묻는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국회에서 진행된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영국 국왕 찰스1세가 언급돼 눈길을 끌었다.1642년 1월 찰스 1세가 영국 의회에 무장한 군대를 이끌고 들어가 반대파 의원 5명을 체포하려 했던 사건을 후대에 영국 화가 찰스 웨스트 코프가 재해석하여 그렸다. (출처: 위키피디아)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3일 진행된 마은혁·정계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형남 사법정책연구원장의 저서 ‘재판으로 본 세계사’에서 다뤄진 영국 찰스 1세 재판 사례를 소개했다. 박 의원은 “영국 찰스1세 국왕은 전제 통치를 유지하기 위해 내전을 일으켰다가 단두대 이슬로 사라졌다”고 지적했다.‘재판으로 본 세계사’에 따르면 1649년 영국에서 진행된 찰스 1세의 재판은 역사상 처음으로 국왕을 반역죄로 심판한 사건이다. “국왕을 반역죄로 처벌할 수 있는가?”라는 전대미문의 법적 쟁점을 다룬 이 재판은, 왕권신수설이 지배하던 시대에 주권의 소재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하는 계기가 됐다.찰스 1세는 의회의 권한을 무시하고 11년간 의회 없이 전제 통치를 펼쳤다. 그는 의회의 동의 없이 세금을 거두고, 반대파를 투옥했으며, 결국 의회와 전쟁까지 벌였다. 오늘날로 보면 헌법질서를 파괴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다.당시 재판 기록을 보면, 찰스 1세는 “누구의 권한으로, 어떤 합법적인 권한으로 짐이 여기에 불려왔는지 알고 싶다”며 법정의 권위에 도전했다. 이에 재판부는 “그대를 선출한 국민의 이름으로” 답변할 것을 요구했고, 찰스는 “영국은 한 번도 왕을 선출한 적이 없다”며 맞섰다. 이는 오늘날 ‘주권재민’(나라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뜻)과 ‘법치주의’를 둘러싼 근본적 논쟁을 미리 보여준 것이었다.검사는 “국왕이 의회와 왕국에 대항해 전쟁을 시작하는 것은 반역”이라는 논리로 그를 기소했다. 재판부는 “인민이 모든 권력의 원천”이라는 획기적인 선언과 함께 사형을 선고했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보복이 아닌 법적 절차를 통한 심판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당시 재판부는 “왕국의 근본적인 법에 의하면, 국왕이 의회와 왕국에 대항해 전쟁을 시작하는 것은 반역”이라며 국왕과 국가의 개념을 분리했다. ‘왕은 잘못을 할 수 없다’는 전통적 관념을 깨고, 통치자도 법 앞에서는 한 명의 피고인이 될 수 있다는 원칙을 세운 것이다.오늘날 우리나라 헌법재판소는 바로 이같은 역사적 경험이 제도화된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최고 권력자라 할지라도 헌법과 법률의 테두리 안에서 권한을 행사하도록 감시하고, 국가권력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통제하는 역할을 한다.우리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하고 있다. 역사적 진통을 거쳐 확립된 원칙이다. 찰스 1세의 재판은 375년이 지난 지금, 헌법재판소의 존재 이유와 그 역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사진=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 416 가족극단 노란리본, '2024 레드 어워드' 수상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세월호 침몰 참사 유가족으로 구성된 416 가족극단 노란리본이 ‘2024 레드 어워드’ 주목할 만한 토대 부문을 수상했다.‘2024 레드 어워드’ 주목할 만한 토대 부문을 수상한 416 가족극단 노란리본. (사진=레드 어워드)‘레드 어워드’는 자본의 착취와 국가의 폭력, 사회적 차별에 비판적이고 저항적인 문화예술활동을 선정하는 시상식이다. 올해 시상식은 지난 21일 서울 중구 복합문화공간 공간채비에서 열렸다. 주목할 만한 토대·시선·반동·광장 등 8개 부문 9개 수상작을 발표했다.주목할 만한 토대 부문에 선정된 416 가족극단 노란리본은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장기자랑’, ‘노란리본’, ‘연속, 극’ 등의 작품을 발표했다. 우리가 마주한 슬픔이 무엇이고 분노가 무엇인지, 슬픔과 분노 속에서도 어떻게 인간에 대한 사랑을 지켜냈는지를 보여주며 연극의 힘, 예술의 힘 그리고 연대의 힘을 다시 각성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연극 ‘비밀의 화원’은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을 수상했다. 2016년 여름 이화여대 대학본관 점거농성 투쟁을 다룬 작품이다. 모두에게 동등한 발언권과 의결권이 주어지는 만민공동회가 본관을 점거한 뒤의 기세와 감격만이 아니라 당시의 ‘운동권 혐오’ 논란을 다양한 시공간의 사건으로 교차시키며 재구성해 민주주의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주목할 만할 반동 부문에는 ‘윤석열’이 선정됐다. 주목할 만한 연대 부문 ‘현지 가이드와 함께하는 동아시아 맞춤 투어’와 ‘이름을 모르는 먼 곳의 그대에게’가 공동수상했다. 광장 부문은 ‘모든 희생자를 애도하는 신발들의 시위’, 담론 부문은 뉴스타파 ‘쿠팡은 바뀌지 않는다 2’, 기록 부문은 ‘청소년과 청년, 재난을 살아내다’, 형식 부문은 영화 ‘열 개의 우물’이 각각 받았다.2024 레드 어워드 조직위원회에는 103명의 개인과 14개 단체가 참여했다. 선정위원회에는 강덕규 미술비평가, 권은비 미술작가, 김소연 연극평론가, 성상민 문화평론가, 솔가 싱어송라이터, 안태호 문화기획자, 이동슈 시사만화가, 적야 미술작가, 조재연 미술비평가, 현린 사진가, 희정 기록노동자 등 11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