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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킹키부츠' 전호준·한선천 "가발 쓰고 15cm 킬힐 오르면 자신감 커져요"
- 뮤지컬 ‘킹키부츠’에 엔젤 역으로 출연 중인 한선천(왼쪽)과 전호준(사진=방인권 기자)[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장르를 막론하고 주연보다 빛나는 조연 혹은 주연만큼 빛나는 조연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작품들이 종종 있다. 뮤지컬 중에선 ‘킹키부츠’가 그렇다. ‘킹키부츠’에서 그 말과 어울리는 활약을 펼치는 이들은 여장 남자 드래그퀸 군단인 여섯 명의 엔젤들이다. 그중에서도 22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한 전호준과 한선천은 2014년 초연 때부터 성황리에 공연 중인 이번 10주년 기념 공연까지 10년째 엔젤 역으로 ‘킹키부츠’를 빛내고 있는 배우들이라 상징성이 남다르다.물론 전호준과 한선천에게도 ‘킹키부츠’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전호준은 “새로운 도전을 통해 배우 활동의 폭을 넓혀준 작품”이라면서 “‘킹키부츠’의 엔젤 역을 오래 맡은 덕분에 드래그퀸이 등장하는 또 다른 뮤지컬인 ‘13 후르츠케이크’에서 주연을 맡기도 했다”고 말했다. Mnet ‘댄싱9’ 우승자 출신인 한선천은 “배우 데뷔를 할 수 있게끔 해준 작품이기에 소중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며 “무용만 했던 저에게 넓은 세상을 경험하게 해줬다는 점에서 인생에 있어서도 도움을 많이 준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전호준(사진=CJ ENM)한선천(사진=CJ ENM)‘킹키부츠’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폐업 위기의 수제화 공장을 살리기 위해 분투하는 찰리가 편견과 억압에 당당히 맞서는 드래그퀸 롤라를 만나 세상에 없던 특별한 부츠 만들기에 도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엔젤들은 롤라의 곁을 지키며 화려하고 매혹적인 비주얼과 그에 걸맞은 퍼포먼스로 무대에 풍성함을 더한다. 전호준은 “뮤지컬 ‘위키드’에 출연했을 때 해외 안무가가 보여준 유튜브 영상을 통해 ‘킹키부츠’를 처음 접했다. 그때부터 엔젤 역에 꽂혔는데 신기하게도 오디션을 보게 되면서 작품에 합류하게 되었던 것”이라고 10년 전 기억을 되짚었다. 이어 그는 “해외 안무가 분들에게 드래그 퀸 문화에 대해 물어보고, 트렌스젠더 바를 찾아 캐릭터를 연구해 보기도 하면서 캐릭터를 준비했다”고 부연했다.한선천은 ‘댄싱9’ 갈라 쇼 PD의 소개로 초연 오디션을 봤을 때 아는 뮤지컬 넘버가 없어 이지의 ‘응급실’을 불렀다는 일화를 밝히며 웃어 보였다. 그는 이어 “저 또한 브로드웨이 공연 영상을 보면서 매력적인 공연이라고 느꼈기에 오디션에 도전했고 엔젤을 함께 맡는 배우들과 바를 찾아 드래그퀸 문화를 체험해보며 작품을 준비했다”면서 “가발을 쓰고 킬힐을 포함한 의상까지 갖춰 입었을 때 느껴지는 또 다른 내가 됐다는 기분과 자신감이 계속해서 엔젤 역에 도전하고 싶게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두 사람은 ‘전호준 엔젤’과 ‘한선천 엔젤’의 특징도 짚어줬다. 엔젤 역 배우 중 가장 나이가 많아 ‘왕언니’로 통한다는 전호준은 “얼굴 점을 기분에 따라 매일 다른 곳에 찍는다. 그에 맞춰 ‘점순이 엔젤’을 저만의 캐릭터성으로 밀고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한선천은 “우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귀여운 매력이 있다는 게 제가 연기하는 엔젤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엔젤명으로는 ‘입 열면 허당’이라는 의미이자 ‘예뻐’라는 발음과 비슷한 ‘립허’로 밀어볼까 한다”며 미소 지었다. (사진=방인권 기자)엔젤 역은 여장은 기본이고 15cm 킬 힐을 신고 고난도 퍼포먼스와 고음 넘버를 소화해내야 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배역이다. 무대에서 백 텀블링까지 거뜬히 해내는 전호준은 “얼핏 보면 예쁜 척하고 끼만 부리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알고 보면 연기, 노래, 춤은 물론 확실한 개성까지 지녀야 해낼 수 있는 배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브로드웨이 공연을 처음 올릴 때 엔젤 역을 소화할 배우를 찾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하더라. 미국 전역을 돌면서 오디션을 봤다는 이야기도 접했다”면서 “요즘엔 엔젤 역을 꿈꾸는 뮤지컬 배우 지망생들도 많아졌다고 한다. 초연 때부터 엔젤 역을 맡은 배우로서 자부심을 느끼는 지점”이라면서 뿌듯해했다.전호준과 한선천을 포함한 작품에 완벽히 녹아든 배우들의 활약 속 ‘킹키부츠’는 매진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공연은 11월 10일까지. 서울 공연이 이후에는 성남, 광주, 고양 등지에서 지역 공연이 이어진다. 전호준은 “‘킹키부츠’는 좋은 뮤지컬의 모든 것을 갖춘 작품”이라며 “극장을 찾는 관객에게 ‘너 자신이 되라’는 메시지가 잘 전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커튼콜 때 주·조연 배우들은 물론 공장 직원 역할을 맡는 앙상블 배우들까지 한 명씩 나와 관객에게 인사하며 박수를 받는 흔치 않은 공연이라는 점도 ‘킹키부츠’의 특별한 점”이라면서 “모든 출연진의 노력이 모여 좋은 성과가 만들어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한선천은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가 된 것이 역대급 흥행의 비결이 아닌가 싶다”면서 “공연 말미에는 ‘네가 힘들 때 곁에 있을게 / 삶이 지칠 때 힘이 돼줄게’라는 가사로 이뤄진 넘버 ‘레이즈 유 업’(Raise You Up)을 따라부르며 눈물을 흘리는 분들도 많다. 화려하면서도 마음을 울리는 분명한 메시지가 있다는 점 또한 ‘킹키부츠’가 사랑받는 이유라는 생각”이라고 밝혔다.전호준은 그간 ‘시카고’, ‘맘마미아’, ‘위키드’ 등 여러 인기 뮤지컬 무대를 누볐다. 헬스 트레이너와 필라테스 강사로도 활동 중이며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전자책 ‘나만의 매력을 가진 뮤지컬 배우 되는 방법’을 쓰기도 했다. 전호준은 “십자인대 부상을 입어 아무런 활동을 못 했을 때 몸 관리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며 “앞으로도 아티스트이자 트레이너로서 업계 동료들을 비롯한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한선천은 Mnet ‘댄싱9’, ‘썸바디’ 등 여러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알렸고 뮤지컬 ‘디아길레프’, ‘젊음의 행진’, 연극 ‘비 클래스’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해 배우 경력을 다졌다. 뮤지컬 안무 감독 활동도 겸하는 중. ‘번지점프를 하다’, ‘온 에어 - 비밀계약’ 등의 안무를 책임졌다. 한선천은 “춤을 통해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들과 계속해서 인연을 맺으며 안무감독과 배우 활동을 이어나가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 서울시 ‘지상철도 지하화’ 본격 추진…사업비 25조6000억원(종합)
-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서울시가 지상철도 전 구간의 지하화를 본격 추진한다. 서울 도심을 잇는 길이 약 68㎞, 면적 122만㎡에 달하는 선로부지에 대규모 녹지공원을 조성하고, 면적 171.5만㎡의 역사부지는 업무·상업·문화 시설로 복합 개발할 계획이다.서울시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추진계획 계획도 (그래픽=서울시)23일 서울시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지하화 대상지는 도심 중앙 ‘서빙고역’을 기준으로 경부선 일대, 경원선 일대 총 2개 구간 내 6개 노선과 총 39개 역사다. 2028년에 착공해 2023년에 지하화를 마무리할 계획으로 사업비는 총 25조 6000억원이다.구체적으로 경부선 일대는 △경부선(서울역~석수역) △경인선(구로역~오류동역) △경의선(가좌역~서울역) △경원선 일부(효창공원역~서빙고역) 노선이다.경원선 일대는 △경원선(서빙고역~도봉산역) △중앙선(청량리역~양원역) △경춘선(망우역~신내역)이다. 경원선의 경우 일부 지역은 위치상 경부선 일대에 포함됐다.우선 선형의 선로부지에는 대규모 녹지네트워크를 조성한다. 이와 관련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에는 이미 ‘연트럴파크’라는 성공적인 철도 지하화 사례가 있다”며 “침체했던 지역 상권이 살아나고 도심에 활력이 넘쳐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역사부지는 업무시설, 상업시설, 문화시설 등이 포함된 복합개발로 도시발전의 큰 축을 담당하는 ‘신경제코어’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역사부지는 사업성 확보를 위해 주변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용도지역 상향 등 도시계획 지원방안도 함께 적용할 예정이다.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수십조원의 사업비를 충당하기 위해 용도지역을 변경해서 개발하는 것이 전제”라며 “서울역, 용산역 등 도심지의 역사부지는 상업지역으로 변경하고, 노량진역처럼 규모가 비교적 작은 곳들은 인근의 용도지역 등을 감안해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하는 게 큰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영등포역 일대 철도지하화 전후 비교도 (사진=서울시)시는 이날 발표한 계획을 오는 25일 국토부에 제안할 계획으로, 연말 선도 사업지로 선정되면 2027년부터 사업 시행이 가능하다. 선도 사업지로 선정되더라도 2028년 착공 이후 지하화 공사에 최소 5년, 이후 상부 공간 조성에도 최소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조 본부장은 “경부선 개발 이익을 경원선 개발에 활용하기 위해 철도 전체 노선을 선도사업지로 신청했다”며 “철도 지하화 선도 사업지로 서울은 어떤 형식으로도 포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술적 검토를 토대로 산출한 지하화 사업비는 총 25조 6000억원으로 구간별로는 경부선 구간 약 22조 9000억원, 경원선 구간 8조 1000억원이다. 아울러 상부 공간 전체 개발이익은 3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발이익을 바탕으로 한 사업비 조달 비율이 121%이기 때문에 별도의 예산 투입 없이 사업이 가능하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조 본부장은 “사업비는 물가 상승률과 공사비 등을 가능한 크게 잡아 보수적으로 추정했다”며 “개발이익 역시 충분히 타당하다고 판단되는 범위 내에서 보수적으로 적게 추정했기 때문에 예상치는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 시내 철도 지상구간은 6개 노선, 약 71.6㎞다. 과거 철도는 도시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기반 시설이었지만 지금은 공해 유발, 생활권 단절, 주변 지역 노후화 등 도시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철도 지상 구간은 서울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남권과 동북권을 관통해 균형발전을 위한 지하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오 시장은 “서울은 그 어느 지역보다 철도지하화에 대한 시민 염원이 크고, 지하화에 따른 변화와 발전으로 도시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수 있는 도시”라며 “국토부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시민 생활 개선은 물론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도록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HDC현대산업개발, 광주 서구에 심포니 도서관 개소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은 전날 광주광역시 서구 농성빛여울채종합사회복지관에 17번째 심포니 작은 도서관을 개소했다고 23일 밝혔다.이날 심포니 작은 도서관 17호점에서 열린 개소식에는 김건태 농성빛여울채종합사회복지관장과 정한효 HDC현대산업개발 A1현장소장 등이 참석했다.HDC현대산업개발 A1추진단 임직원들이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광역시 서구 농성빛여울채종합사회복지관에 17번째 심포니 작은 도서관 개소 지원 봉사활동 이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HDC현대산업개발)개소식에 이어 HDC현대산업개발 임직원이 참여한 봉사활동도 함께 진행했다. 이날 봉사활동에는 A1추진단 임직원들이 참석했으며 도서 정리와 같은 도서관 일일 사서 활동과 시설 내 외부 청소를 진행했다.이번 협약을 통해 건립되는 심포니 작은 도서관은 17호점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9월 청주시 성안동에 ‘심포니 작은 도서관’ 16호점을 개소하기 위한 업무협약(MOU)를 청주시와 체결한 바 있다.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광주 지역에 거주하는 발달장애인 가족을 비롯한 취약계층의 교육지원을 위해 심포니 작은 도서관 17호점을 개설하게 됐다”며 “HDC현대산업개발은 앞으로도 심포니 작은 도서관 사업과 같이 연속성 있는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지역사회 곳곳에 뜻깊은 나눔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HDC현대산업개발은 이번 심포니 작은 도서관 17호점 이후에도 연내 서울과 대전, 천안 등 지역에 심포니 작은 도서관을 추가 개소해 20호점까지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심포니 작은 도서관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책을 통해 지역사회에 나눔을 실천하고자 2014년 전북 군산 1호점을 개소하며 시작한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이다.이후 10년 동안 경북 문경, 경남 밀양, 경기 평택, 서울 용산, 동대문, 구로, 경남 거제, 부산 북구, 강서구, 서구, 충남 서산 등 전국 각지에 도움이 필요한 곳에 도서 지원뿐 아니라 임직원이 참여하는 봉사활동도 병행하며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 "국내 최대 B2B 콘텐츠 마켓"…SPP 국제콘텐츠마켓 개막 [MICE]
- 작년에 진행된 ‘SPP 국제콘텐츠마켓 2023’ 행사장 전경 (사진=서울경제진흥원)[이데일리 이민하 기자] 서울경제진흥원이 ‘SPP 국제 콘텐츠 마켓 2024’(이하 SPP)를 23일(오늘)과 24일 이틀간 용산 그랜드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연다. 국내외 기업 1000개 사가 한자리에 모여 제휴, 협력 등 비즈니스 기회를 타진하는 콘텐츠 분야 국내 최대 규모의 B2B 행사다. 2001년 애니메이션 콘텐츠 마켓으로 시작한 SPP는 ‘전시’ 보다 ‘비즈니스 상담’이 중심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2022년엔 웹툰과 웹소설, 애니메이션, 캐릭터, 게임, 영화, 드라마, 음악, 1인 미디어 등으로 분야를 넓히면서 콘텐츠 전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 비즈니스 이벤트로 성장했다. 넷플릭스와 워너브라더스, 텐센트, 알리바바픽쳐스, 카카오 등 국내외 유수의 콘텐츠 제작사, 유통·공급사, 플랫폼 등이 해마다 바이이로 SPP를 찾게 된 배경이다. 올해 24회째를 맞은 SPP 현장에선 이틀간 콘텐츠 기업과 국내외 바이어가 참여하는 다양한 비즈니스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첫날인 23일은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회 외에 IP(지적재산권) 쇼케이스, 투자 상담회, 투자 IR 데이, 시상식, 국제 논스크립트 콘텐츠 협회(INSCA)가 진행하는 ‘제2회 국제 논스크립트 콘텐츠 포럼’, SPP 나잇 등을 진행한다.행사 이틀째인 24일은 콘텐츠 분야 다양한 협력기관이 최신 동향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주제의 콘퍼런스를 선보인다. 이데일리엠(M)의 ‘패션 인 콘텐츠’, , 재담미디어의 ‘웹툰런 멘토링 라운지’ 등이 대표적이다.SPP 국제 콘텐츠 마켓 관련 프로그램 일정 등 자세한 사항은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 조용필 "앨범은 이번이 마지막… 그래도 음악은 계속할 것"
- 가수 조용필이 2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열린 정규 20집 ‘20’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아마 이번이 마지막 앨범이겠지만 음악은 계속할 겁니다. 정 안 되겠다 싶으면 그때 그만두겠습니다.”‘가왕’(歌王) 조용필(74)이 새 정규앨범 ‘20’으로 돌아왔다. 2013년 발매한 정규 19집 ‘헬로’ 이후 11년 만의 새 앨범이다. 일흔 살이 넘는 나이에도 새로운 도전이 담긴 신곡을 발표한 조용필은 여전히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영원한 오빠’라는 수식어를 몸소 입증했다.조용필은 2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정규 20집 ‘20’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1집부터 시작해서 20집까지 냈는데, 아마 이 앨범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며 “좋은 곡이 있다면 한두 곡 정도 낼 수 있겠지만 앨범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이러고 또 21집을 낼 수도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가수 조용필이 2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열린 정규 20집 ‘20’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새 앨범을 발매하기까지 11년이 걸린 이유로는 “나이를 먹으면 그렇게 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조용필은 “콘서트는 계속했지만 앨범은 쉽게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라며 “일단 곡이 마음에 들어야 하는데, 만들어 놓고 다음날 보면 ‘에라이’란 말이 절로 나오더라. 그렇게 쓴 곡만 수백 곡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곡을 완성했지만, 만족스러운 곡은 한 곡도 없다”며 “지금도 한심하다는 생각이 있다. 겉치레가 아니라 항상 그런 생각이 든다”고 자신의 곡을 냉정하게 평가했다.조용필의 정규 20집 타이틀곡은 ‘그래도 돼’다. 이 시대 모든 이들을 위한 뭉클한 응원가다. 이제는 자신을 믿어보라고, 조금 늦어도 좋다고 토닥여주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호쾌한 전기기타, 청량감 넘치는 절창, 고해상도의 사운드가 어우러져 조용필만의 모던 록을 완성했다. 뮤직비디오는 그룹 뉴진스와 협업한 돌고래유괴단 신우석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조용필은 ‘그래도 돼’를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올해 초 TV에서 스포츠 경기를 보는데 우승자는 챔피언 세러머니를 하는 반면 패한 선수는 카메라에 잡히지 않더라”면서 “‘카메라 밖 패자의 마음은 어떨까’란 생각을 하며 곡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속상하고 섭섭하겠지만 ‘다음엔 이길 거야’, ‘힘을 가질 거야’, ‘지금은 그래도 돼’, ‘한 번 더’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그 이야기를 작사가에게 들려줬고, 응원의 메시지가 담긴 곡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가수 조용필이 2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열린 정규 20집 ‘20’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조용필은 56년 현역 가수로서 변함없는 목소리를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 “사실 옛날 (조용필의) 목소리는 아니다”라며 “제 나름대로 나이와 목 상태를 이해하고, 상황에 맞게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소리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조용필은 또 “가수는 노래하는 것을 좋아해야 하고, 음악을 좋아해야 한다”며 “장르도 다양하게 들어야 하고, 계속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까지도 창법과 발성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는 조용필은 “팬데믹이 끝난 후에도 집과 스튜디오만 오가면서 음악을 탐구하고 있다”며 “내 음악 인생은 끊임없는 연구이자 도전”이라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조용필은 “전 세계적으로 K팝, K드라마가 인기인데, 이는 90년대 말부터 수많은 가수와 배우들이 노력했기에 지금의 영광을 누릴 수 있는 것”이라며 “개인적으론 키도 크고 잘생긴 채로 더 늦게 태어났다면 지금보다 더 잘되지 않았을까 싶다”며 농담 반, 아쉬움 반을 털어놓기도 했다.끝으로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저 노래를 더 하고 싶고, 콘서트 무대에 계속 오를 수 있도록 목소리가 유지되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조용필의 정규 20집 ‘20’은 이날 오후 6시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됐다. 조용필은 내달 23~24일, 30일과 12월 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옛 체조경기장)에서 ‘20집 발매 기념 조용필&위대한탄생 콘서트 - 서울’을 개최한다.
- 꼼데가르송이 시작해 구찌가 방점 찍었다
-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최근 방문한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매장. 2030 여성으로 북적인 매장에선 우리말 외에도 중국어, 영어 등이 많이 들렸다. 매장 한쪽엔 일부 외국인 관광객이 쇼핑한 물건을 담기 위해 가져온 캐리어가 줄지어 있었다.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관계자는 “매출액 중 외국인 비중이 70%에 달해 명동을 제외하면 일반 상권에서의 외국인 비중(10%)보다 월등히 높다”고 했다. 르메르 플래그십 스토어는 한남동에서도 한적한 골목에 있지만 내부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주택을 개조한 독특한 디자인이다 보니 매장 내 정원에서 사진 찍는 방문객도 눈에 띄었다. 르메르의 국내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물산(028260)에 따르면 르메르 플래그십 스토어는 올해 1~9월 누적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70% 증가했다.(그래픽=문승용 기자)패션 브랜드가 한남동으로 모이면서 새로운 패션 성지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22일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한남동 일반의류 소매 점포는 249곳으로 전년동기대비 16곳(6.9%) 증가했다. 성수동 주요 상권인 성수2가 3동(23곳 증가)에 이어 서울에서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지난 4일 서울 한남동에 마르디 메르크디 4개 플래그십 스토어가 몰려있는 ‘마르디존’이 붐비고 있다. (사진=경계영 기자)◇“힙스터가 찾는 곳…글로벌 브랜드도 원하는 1순위 상권”한남동을 패션 상권으로 탈바꿈시킨 곳은 삼성물산이다. 지난 2010년 꼼데가르송을 필두로 구호, 띠어리, 비이커 등 삼성물산이 전개하는 디자이너·신명품 브랜드가 한남동에 매장을 꾸리며 ‘꼼데가르송길’이 만들어졌다. 리움미술관과 블루스퀘어, 현대카드 아트 라이브러리 등 문화 콘텐츠는 즐길 거리를 제공하며 한남동만의 매력을 더했다. 패션 상권으로서의 위상을 굳힌 계기는 명품 브랜드인 구찌가 2021년 문을 연 ‘구찌 가옥’이었다. 구찌가 들어올 만큼 한남동 상권이 소비력을 갖췄고 이미지도 고급스럽다는 보증을 하면서다. 고급 주택단지인 나인원 한남도 2019년 입주한 이후 골목마다 식음료(F&B) 매장이 들어서며 유동인구가 늘어났다. 해외에 나갈 수 없던 코로나 시기에 문화 콘텐츠까지 갖춘 한남동을 MZ세대가 찾자 이들을 정조준하는 컨템포러리·대중(mass) 브랜드 역시 한남동으로 모였다.K패션을 대표하는 소위 ‘3마’(마뗑킴·마리떼 프랑소와 저버·마르디 메르크디) 중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와 마르디 메르크디가 한남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냈다. 디젤, 헌터, 포터리, 수프라, 나일로라, 이미스, 젤라또피케, 새터 등도 한남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상권 분석을 담당하는 박태준 삼성물산 패션부문 유통혁신팀 그룹장은 “한남동은 힙스터(멋있고 개성있는 사람)가 방문한다는 이미지와 함께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려는 젊은 층이 주요 고객”이라며 “젊고 유행에 민감한 고객이 수년간 분위기를 이끌면서 신명품뿐만 아니라 유명 글로벌 브랜드가 들어가고 싶어하는 1순위 상권이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꼼데가르송길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준비하는 MLB의 관계자는 “MLB가 고객에게 힙하고 스트리트한 브랜드라는 점을 각인시키기 위해 MZ세대가 즐겨찾는 한남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마련했다”고 전했다.여기에 늘어나는 외국인 관광객은 한남동을 패션 성지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데 한몫했다.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KT(030200) 이동통신 데이터로 추정한 올해 1~9월 한남동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38만 6477명으로 전년동기대비 174.0%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시 전체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증가율(118.1%)보다 높은 수준이다. 한남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포함해 매장 2곳을 운영하는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는 9·10월 한남동 매장에서의 외국인 관광객 국적 비중이 중국과 대만·홍콩이 각각 40%, 30%로 가장 많았고 동남아와 일본을 포함한 기타 국가가 각 15%씩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지난 4일 서울 한남동에 있는 ept 매장에 들어가려는 줄이 늘어서있다. (사진=경계영 기자)◇5년 새 패션업종 카드 이용액 67% ‘껑충’한남동이 패션 상권으로 성숙했다는 점은 실제 소비데이터로 확인된다.KB국민카드 데이터사업그룹에 따르면 올해 1~9월 한남동의 패션업종(의류·잡화) 이용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늘었다. 커피·음료를 제외한 뷰티·주점·음식점 이용금액이 10% 안팎의 감소세를 나타낸 것과 대조적이다. 이용건수 기준으로는 같은 기간 9% 늘었다. 최근 5개년을 봐도 패션부문의 카드 사용액이 가파르게 성장했다. 2019년 월평균 이용금액 100을 기준으로 한남동 내 패션업종 이용금액은 2021년 133→2022년 151→2023년 156→2024년 167로 가장 많이 늘어났다. 이용건수 기준으로도 패션 업종의 월평균 소비지수가 올해 173으로 커피·음료 업종의 월평균 소비지수 120보다도 두드러진 상승세를 나타냈다. 올해 1~9월 한남동에서 주요 업종의 연령대별 1명당 결제액을 보면 패션업종이 평균 14만 2800원으로 유일하게 10만원을 넘겼다. 업계 관계자는 “한남동은 미술관, 공연장 등이 있는 예술·문화 중심지에서 패션·뷰티 쇼핑 중심지로도 그 기능이 확대되고 있다”며 “외국인 관광객까지 한남동을 많이 찾으면서 명품·컨템포러리 등 ‘힙’한 브랜드 입점도 늘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 서울 한남동 르메르 플래그십 스토어 앞에서 한 커플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경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