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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숙박객 70%"… BTS 테마 패키지도 인기
  • "외국인 숙박객 70%"… BTS 테마 패키지도 인기 [BTS in 부산]
  •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의 ‘테마 패키지’ 구성품(사진=하이브)[부산=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BTS 테마객실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만실이 됐습니다. 이렇게 반응이 뜨거울 줄은 몰랐습니다.”이동영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 마케팅팀 지배인은 15일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더 시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한 ‘BTS 테마 패키지 객실’의 성과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동영 지배인은 “객실 예매객의 70%가 외국인”이라며 “전날(14일) 진행한 전야 이벤트(Pre-Gathering Event)에도 2000명 이상이 다녀갔다. BTS를 향한 관심과 성원이 대단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파라다이스 호텔 부산에 따르면 8일부터 16일까지 판매한 BTS 테마 패키지 객실은 모두 완판된 상태다. 호텔 측은 총 530개 객실 중 100개 이상을 BTS 테마 패키지로 꾸몄다.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의 ‘테마 패키지’ 객실(사진=하이브)파라다이스 호텔 부산의 ‘테마 패키지’ 루프탑 전경사진=하이브)테마 패키지는 전용 객실 1박과 함께 방탄소년단 테마로 디자인된 룸을 비롯해 베스 어메니티, 더스트백, 미공개 포토카드, 엽서, 네임택, 객실키&홀더, 페이스타올 등을 웰컴 기프트로 증정한다. 패키지 이용객만 출입 가능한 커뮤니티 라운지도 ‘BTS 테마 패키지 객실’을 구매한 이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예외적으로 혜택을 제공한다. 패키지 룸뿐만 아니라 전용 라운지와 야외 오션스파 풀, 루프탑 등도 BTS 테마로 꾸며 축제 분위기를 냈다. 더 많은 관객이 BTS 테마 패키지를 즐기 수 있도록 가격은 오히려 낮췄단다.이동영 지배인은 “수익을 추구하기보단 부산 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대의적인 차원에서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며 “부산에서 엑스포가 유치될 수 있도록, 또 부산을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이뿐만이 아니다. 신관 야외가든에서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오션 가든 뮤직 플레이’ 프로모션이 진행된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는 소망을 담아 보랏빛으로 가득 채운 야외가든에서 방탄소년단 뮤직비디오, 콘서트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상영한다.테마 패키지는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 외에도 그랜드 조선 부산, 파크 하얏트 부산, 롯데호텔 부산, 페어필드 바이 메리어트 부산 송도 비치까지 부산 시내 5개 호텔에서 오는 16일까지 운영한다. 테마 패키지 운영 호텔들은 컬래버레이션 기념품과 함께 호텔 내에 방탄소년단 포토존을 운영하고 방탄소년단 테마의 특별 식음료를 개발, 제공하는 등 각각 다양한 혜택들을 준비해두고 공연 관람을 위해 부산을 찾은 관람객들이 숙소에서도 방탄소년단과 함께할 수 있도록 했다.파라다이스 호텔 부산의 ‘테마 패키지’ 루프탑(사진=하이브)파라다이스 호텔 부산의 ‘테마 패키지’ 커뮤니티 라운지(사진=하이브)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단독 콘서트 ‘BTS 옛 투 컴 인 부산’은 15일 오후 6시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다. 대면 공연 외에도 라이브 플레이(LIVE PLAY)도 마련된다.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야외주차장과 해운대 특설무대에서 설치된 대형 스크린으로 관객들은 생생한 현장감을 느끼며 ‘방탄소년단 옛 투 컴 인 부산’을 감상할 수 있다.이날 콘서트는 JTBC와 일본 TBS 채널1을 통해서도 생중계되며 위버스, 제페토, 네이버 나우 등 여러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서도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2022.10.15 I 윤기백 기자
외국인의 변심? 삼성전자 담는 외국인·짐싸는 개미
  • 외국인의 변심? 삼성전자 담는 외국인·짐싸는 개미
  •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이번주 삼성전자(005930)는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이 순매수 기조를 이어갔다. 개인이 순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1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 한주간 0.2% 상승하는데 그쳤다. 3거래일간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한주의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14일 하루에만 2% 가까이 오르면서 하락폭을 만회했다.주가 움직임은 크지 않았지만 수급 측면에서 지난주에 이어 외국인이 순매수 행진을 이어간 것이 눈에 띈다. 외국인은 한주간 약 1039억5526만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번주 삼성전자를 순매수한 주체는 외국인이 유일했다. 개인은 한주간 삼성전자 주식 721억8754만원을 순매도 했고 기관도 347억8794만원을 팔아치웠다.서울 서초동 삼성 사옥. (사진=연합뉴스)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주를 사들이는 것은 최근 들어 한국과 비슷한 대만 증시에서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특히 대만 증시 대장주인 TSMC 주가는 10월 들어서 5.8% 하락했고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5.1% 올랐다. 특히 지난 7월부터 TSMC 주가는 16.5% 빠졌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2%대 하락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하반기 들어서부터 한국과 대만 반도체 TSMC의 흐름이 달라지고 있는 셈이다.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악화라는 공통 분모에도 불구하고 낸시 펠로시 미국 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악화되고 있는 양안 관계와 함께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여파 악영향이 한국보다 대만 IT업황에 더욱 큰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면서 “상반기 중 한국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던 대만 제조업 PMI지수는 하반기 한국보다 가파른 추락세를 보이고 있어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보다 대만 IT 업황 사이클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상대적으로 커지면서 국내 전기·전자 업종 매수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이미 실적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선반영 됐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상상인증권은 올 들어 8월까지 삼성전자 주가가 23.8% 하락했는데 분기 실적 전망이 본격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한 9월부터는 오히려 4% 올랐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주식은 매크로 환경 변화에 가장 먼저 반응하기 때문에 매크로의 부정적 시그널만 있어도 가장 먼저 하락한다”면서 “내년 이익 하락이 공식적으로 부상되면서 오히려 아웃퍼폼으로 방향 전환하는 계기를 촉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2022.10.15 I 안혜신 기자
개미들 살까 말까 고민할 때…외국인 '오만전자' 줍줍
  • 개미들 살까 말까 고민할 때…외국인 '오만전자' 줍줍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삼성전자가 하루 만에 상승분을 반납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8거래일째 삼성전자 주식을 꾸준히 사모으고 있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은 이틀 만에 ‘사자’로 태세를 전환했다.서울 서초동 삼성 사옥. (사진=연합뉴스)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전 거래일보다 600원(1.08%) 내린 5만5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전날 미국이 대중(對中)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를 1년간 유예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0.72% 올랐다. 하지만 기관의 순매도 행진이 이어지면서 전날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330억원, 150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은 525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30일 이후 8거래일째 매수세를 이어갔다. 최근 삼성전자 사모으기에 주춤했던 개미들은 2거래일 만에 매수에 나섰다. 국내 반도체업계는 미국의 유예 조치로 한시름 덜었다는 반응이다. 다만 유예 기간이 짧아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미중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사업 불확실성이 이어질 수 있어 적잖은 우려가 나온다.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 공장을 보유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년 간의 장비 반입 유예 기간을 허가 받은 것으로 알려져 기존 투자 계획 차질의 최소화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이어 “중국의 반도체 국산화 및 시장 진입 의지가 꺾이지 않는 한 미국의 제재 수위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글로벌 반도체 산업 전반의 단기 불확실성은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며 특히 반도체 장비, 파운드리 업체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한편 윤석열 정부 고위 관료 중 57%가 상장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대 선호 종목은 삼성전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고위 관료 중 재산을 공개한 차관급 이상 118명 중 67명(57%)은 본인 또는 배우자, 자녀 소유로 상장주식을 보유했다.가장 선호하는 종목은 삼성전자로 고위관료 60명이 2만4916주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035720)(22명), 네이버(NAVER(035420))·애플(19명), 엔비디아(16명), 현대차(005380)(15명), SK하이닉스(000660)(12명), 테슬라(11명) 등이 뒤를 이었다.
2022.10.13 I 양지윤 기자
'강적들' "文 전 대통령, '서해 피격' 답변할 책무 있어…위선적"
  • '강적들' "文 전 대통령, '서해 피격' 답변할 책무 있어…위선적"
  • 김종혁, 진중권, 신세돈, 박성민, 김민전, 오정근(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김종혁 국민의힘 비대위원, 진중권 광운대 교수, 오정근 건국대 교수,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가 위기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는 한국 경제를 분석하고 대응책을 토론한다. 또한 김민전 경희대 교수와 박성민 정치 컨설턴트가 출연해 감사원의 문재인 전 대통령 서면 조사 통보 파장과 윤 정부 첫 국정감사에서 벌어진 여야 난타전을 짚어본다.8일 방송되는 TV조선 쎈 토크쇼 ‘강적들’에서는 김종혁 국민의힘 비대위원, 진중권 광운대 교수, 오정근 건국대 교수,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 김민전 경희대 교수와 박성민 정치 컨설턴트가 출연한다.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무역수지가 6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가며 한국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외환 보유액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해 일각에선 외환위기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신세돈 교수는 “한국 기업이 해외에 공장 세우며 투자해 돈이 나가는 것이 문제이고 현금 비중이 적고 가격 폭락으로 팔아도 얼마 안 되는 채권이 대부분인 한국 외환 보유고가 건전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난맥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탄탄한 장기 차입 중심으로 달러를 많이 빌려와 외환 보유고를 쌓아두는 단기 대책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오정근 교수는 “외환 보유액이 많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외국인이 가진 주식 채권이 많아 만약 그들이 나간다면 감당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직은 위기가 아니기 때문에 국내 은행들이 해외 은행들과 신용 공여 계약을 맺어 급할 때 돈을 갖고 오도록 해야 한다”고 방안을 제시하며 “대안이 없지 않기 때문에 연구를 많이 해야 하는데 정부 측 아이디어가 너무 빈약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부동산 시장은 치솟는 금리로 급격히 침체되며 2030 ‘영끌족’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오 교수는 “부동산이 경착륙되고 내년 정도에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신 교수 또한 “앞으로 몇 년간 부동산 가격은 떨어질 일만 남았다”며 “부동산 가격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부동산을 살 사람들이 없어 정부가 확신을 줄 수 있는 조치를 빨리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 문재인 전 대통령에 서면 조사를 통보한 것을 철회했지만 여야 공방이 계속되며 신구 권력 갈등이 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감사원의 서면 조사 통보에 대해 “무례하다”고 반응한 것에 김종혁 비대위원은 “문 대통령의 대응이 전혀 이해 안 된다”며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서는 문 전 대통령이 분명히 답변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김민전 교수는 문 전 대통령이 유족에게 “진상 규명을 해주겠다 했지만 사망 처리도 안 돼 최근 와서 장례식을 했다”며 “정말 위선적”이라고 비판했다. 진중권 교수는 “민주당에서 서면 조사 사실을 꺼낸 이유가 이재명 대표 수사에 대한 정치 보복 주장을 국민이 믿지 않아 다른 프레임을 만들어 지지층과 중도층에 메시지를 던지려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국정감사에서 야당은 감사원이 문 전 대통령에게 서면 조사를 통보한 것과 관련해 감사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여당과 충돌했다. 김 위원은 “민주당은 본인들에게 불리한 일을 하는 사람들을 물러나라고 요구한 전력이 있다”고 비판하며 “현재 압도적 의석을 가지고 휘두르는 칼의 후과가 곧 올 것”이라고 직격했다.윤석열 정부는 위험 신호가 켜진 한국 경제에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윤 정부 첫 국정감사를 보는 국민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자세한 내용은 8일 오후 9시 10분 TV조선 쎈 토크쇼 ‘강적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2.10.08 I 김가영 기자
메뉴판·간판·아파트까지 외국어 천지…노년층 ‘新문맹’ 우려
  • 메뉴판·간판·아파트까지 외국어 천지…노년층 ‘新문맹’ 우려
  •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솔드아웃? 뭔 말인지 알아야 누르든가 말든가 하지. 답답하네.”개천절 연휴 가족들과 카페를 찾은 황모(70·남)씨는 키오스크(무인 주문기)를 눌러대는 자녀 뒤에 엉거주춤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기계를 다루는 데에도 서툴지만 ‘솔드아웃’, ‘베버리지’, ‘더블샷’과 같은 외국어를 이해하지 못해 선뜻 나서지 못했다고 했다. 황씨는 “까막눈이라 도통 이해되지 않는 말들이 생활 속에서 넘쳐난다”며 “자식 없으면 음료수도 주문 못할 처지가 됐다”고 씁쓸히 웃었다.서울 한 유명 카페에서 미숫가루를 ‘MSGR’로 표기하며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사진=트위터 갈무리)한국인의 기본 문맹률은 1% 수준이라지만, 한글을 읽을 줄 알아도 황씨 같은 이들은 일상생활이 불편하다.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가 일상 속 깊숙이 침투한 까닭이다. 외국어 사용이 과도하게 이뤄지면서 외국어 이해도가 젊은층보다 낮은 노인층은 소외·불편이 커지고 있다.당장 아파트 이름부터 외국어 천지다. 시공능력 평가 상위 50위 내 건설사 중 주거 단지 이름에 우리말만 사용하는 건설사는 단 한 곳도 없다. 아파트 이름에 순우리말 상표를 사용해왔던 코오롱건설(하늘채)과 한화건설(꿈에그린)도 각각 ‘더 프라우’, ‘포레나’로 대체됐다. 외국어로 된 긴 아파트이름이 유행하면서 “시어머니는 헷갈려 못 찾아온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주민 공동시설에서도 영어 표기가 야금야금 늘고 있다. 아파트 경비실은 ‘인포메이션’으로, 쓰레기 분리 배출장은 ‘리사이클’, 경로당은 ‘시니어 라운지’로 바뀌는 식이다.집 밖을 나서도 외국어 일색이다. 카페의 메뉴, 가게들의 간판, 기업들의 이름 등이 그렇다. 최근 SNS(사회 연결망 서비스)에선 미숫가루를 ‘MSGR’로 표기한 카페 메뉴판이 논란이 됐다. “신선한 아이디어”란 반응도 있었지만, “이건 젊은이도 못 알아본다” “영어라고 무조건 좋아 보이나”는 지적도 많았다. 옥외광고물법 시행령상 간판 등 옥외 광고물의 문자는 원칙적으로 한글로 표시해야 하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 외국 문자로 표시할 때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한글을 적고 그 옆에 외국어를 같이 써야 하지만 이런 간판은 드물다. 한글문화연대가 2019년 12개 자치구 7252개 간판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외국어 간판은 1704개로 23.5%를 차지했고, 한글과 외국어를 병기한 간판은 1102개(15.2%)에 불과했다. 서울 강서구 김모(72)씨는 “ABC는 배웠지만 다 까먹었으니 뭐라고 읽는지 모른다”며 “간판이 외국어로 쓰여진 가게엔 들어가기가 꺼려진다”고 했다.외국어 남용의 이유는 뭘까. 국립국어원이 2020년 성인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민의 언어 의식 조사’에 따르면, 외래어·외국어를 사용하는 이유로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어서’(41.2%), ‘전문적인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능력 있어 보여서’(22.9%), ‘우리말보다 세련된 느낌이 있기 때문’(15.7%)으로 꼽혔다. ‘그럴 듯하게 보이려’고 쓴단 이들이 적지 않은 셈이다.서현정 세종국어문화원 선임연구원은 “정부 정책, 사업까지 외국어가 남용된 사례들이 많은데 시민들이 문제 의식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며 “‘홈트’를 ‘집콕운동’으로 바꿔 부르는 식의 참신하고 재기발랄한 노력으로 국민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2020 국민의 언어 의식 조사.’(자료=국립국어원)
2022.10.07 I 황병서 기자
코트라, ‘나는 외투기업에서 일한다 2’ 발간…지난해 이어 두 번째
  • 코트라, ‘나는 외투기업에서 일한다 2’ 발간…지난해 이어 두 번째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오는 4일 국내에 진출한 우수 외국인투자기업(외투기업)의 일자리 환경을 다룬 ‘나는 외투기업에서 일한다 2’를 발간한다고 3일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발간된 이 자료집은 보잉 코리아, 오티스 엘리베이터, 헨켈코리아 등 외투기업 12개사의 사업 내용과 비전, 복지제도, 채용정보 등을 소개한다. 이와 함께 이들 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 13명이 들려주는 조직문화, 업무·소통방식, 글로벌 네트워크, 커리어 관리법 등도 담았다. 또 공사 외투기업 채용지원팀 직원 3명의 인터뷰를 통해 외투기업 취업지원 공사 사업·지원 요령들을 소개한다. 이 자료집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업 관심사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우수 사례도 찾아 알린다. 특히, 외투기업 취업에 관심 있는 구직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기업 분위기와 면접 노하우를 각 기업의 담당자에게 직접 확인해 실은 게 특징이다. 해당 자료집은 총 143쪽으로 구성, 인쇄물로 제작돼 외투기업 관련 기관에 배포될 예정이며, 오는 11월 14~15일 코엑스 D홀에서 열리는 ‘제17회 외국인투자기업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에게도 배포된다. 공사 해외시장 뉴스 홈페이지에선 상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장상현 공사 인베스트코리아 대표는 “포춘 선정 500대 기업 중 246개사가 국내에 진출해 있고, 이들 중엔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하는 기업들이 많다”며 “지난해 발간한 첫 자료집에 담긴 일자리 관련 정보가 우수 외투기업과 구직자들부터 좋은 반응을 얻어 올해는 참여기업을 늘리고 정보도 확충했다”고 설명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발간한 ‘나는 외투기업에서 일한다 2’ 책자 표지 (사진=코트라)
2022.10.03 I 박순엽 기자
"새벽 작업실에서…" 돈스파이크, 12년 전 '대마초'까지
  • "새벽 작업실에서…" 돈스파이크, 12년 전 '대마초'까지
  •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작곡가 겸 방송인 돈스파이크(본명 김민수·45)가 “최근 마약을 시작했다”는 진술과 달리 10여 년 전부터 수차례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처벌받은 것으로 파악됐다.지난 1일 CBS노컷뉴스에 따르면 돈스파이크는 2010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대마) 혐의로 총 2차례 형을 선고받았다.2008년부터 2009년까지 대마를 매매·수수·흡연한 행위는 20차례에 달하고, 다른 범죄 전과도 다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먼저 돈스파이크는 2008년 10월부터 2009년 8월까지 이태원에서 외국인으로부터 대마초 5g을 구입했고, 이듬해에도 특정 인물로부터 수차례 대마를 구매했다.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작곡가 겸 사업가인 돈스파이크(김민수)가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어 새벽 시간대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음악 작업실에서 자신이 구입한 대마초를 지인에게도 나눠주며 함께 총 7번 흡연한 것으로 조사됐다.그리고 2010년 4월 30일엔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동시에 사회봉사 80시간 명령과 대마 흡연 분량에 따라 추징금 9000원도 매겼다.하지만 항소를 한 돈스파이크는 같은 해 8월 26일 500만원의 벌금형을 확정받았다.또 그는 같은 해 10월 별건의 마약 관련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사회봉사 120시간과 10만 1500원의 추징금도 내려졌다.당시 돈스파이크는 피고인으로 함께 선 작곡가 A씨, 음악 엔지니어 B씨, 전직 작곡가 C씨, 회사원 D씨와 작업실 등에서 대마를 피운 혐의를 받았다.(사진=뉴시스)앞서 돈스파이크는 지난달 26일 오후 8시쯤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채로 체포됐다.간이 시약 검사 결과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왔고, 당시 호텔 방엔 필로폰 30g이 발견됐다. 이는 약 1000회 정도 투약할 수 있는 분량으로, 시가 1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지난달 28일 영장실질심사 이후 취재진 앞에 선 돈스파이크는 “마약은 최근에 시작했다”며 “심려 끼쳐드려 정말 죄송하고 다 제 잘못이다. 수사에 성실히 임해서 죗값을 달게 받겠다”고 혐의를 인정했다.
2022.10.02 I 권혜미 기자
“늙은 게 죄인가”… 오늘도 터져나온 노인의 탄식
  • “늙은 게 죄인가”… 오늘도 터져나온 노인의 탄식
  • [이데일리 권효중 황병서 기자]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지만, ‘노인이 많은 나라’는 있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 100명 중 17명은 노인이다. 한국은 올해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전체의 17.5%(901만8000명)를 차지하고, 2025년엔 이 비중이 20.6%에 이르러 ‘초고령 사회’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2일인 제26회 ‘노인의 날’을 앞두고 이데일리가 70대 노인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불편과 고독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취재를 바탕으로 가상의 70대 노인 A씨의 하루를 재구성해봤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병원가기도 난관… ‘고달픈’ 노인의 하루 몇 해 전부터 무릎 통증으로 걷기가 힘든 A씨, 오전 9시에 문을 여는 병원에 가려 집을 나선다. 출근길 직장인들은 자동차나 버스, 지하철, 택시 등 선택지가 많지만 A씨에겐 이동이 쉽지 않은 일이다. 먼저는 대중교통으로 약 30여분 거리인 병원까지 빠르게 갈 방법을 검색하는 일조차 쉽지 않다. 지난번엔 시내버스에 올랐다가 도로 내렸다. 지난 6월부터 서울시가 ‘현금없는 버스’를 운영하는데, A씨가 자녀 명의로 된 신용카드를 마침 집에 두고 온 탓이다. 다리가 아파 택시를 타고 싶지만, ‘하늘의 별따기’다. 거리에서 하염없이 손짓을 해도 빈차가 없다. 카카오택시와 같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은 쓸 줄 모른다. A씨는 “가까워지는 택시를 잡으려고 있다보면 제가 부른 차라며 다른 사람들이 쏙 타버린다”고 했다.A씨에겐 횡단보도를 건너는 것도 부담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교통사고 보행 사망자 중 만 65세 이상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2년 47.3%에서 꾸준히 올라 2020년에는 57.5%, 2021년엔 59%까지 올랐다. 걸음이 느리고, 반응속도 등이 떨어지는 등 사고 위험이 높은 A씨에겐 깜빡이는 횡단보도의 초록불이 야속하기만 하다.진료를 보고 돌아오는 길, 간단한 점심에 음료수 한 잔을 사먹는 데에도 난관을 겪는다. 가게 간판과 메뉴판의 외국어는 이해하기 힘들고, 걸핏하면 사람 대신 주문을 받는 키오스크가 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2021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령층의 디지털 기기 이용 능력 수준은 일반 국민을 100으로 놓을 때 53.9에 그친다. 생활의 편리성을 높이기 위해 등장한 스마트폰에 각종 앱, 키오스크 등은 노인들에겐 먼 얘기다. A씨는 “딸애나 손주들은 음식 배달 주문도 핸드폰으로 하고, 돈 낼 때도 핸대폰으로 하더라”며 “알려줘도 그때는 아는 것 같아도 금방 까먹는다. 나한텐 복잡한 것 같다”고 말했다. ◇ 외로움에 경제적 어려움도…“다각적인 대책 필요”배우자를 잃고 자식과 떨어져 혼자 살고 있는 A씨에겐 외로움도 무서운 적이다. 2020년 기준 홀로 사는 고령자 가구는 116만1000가구로, 전체 고령자 가구 중 35.1%에 달한다. 독거노인은 스트레스에 더 취약한 것은 물론이고, 식사나 규칙적 운동 등 건강관리도 뒷전으로 밀릴 우려가 있다. A씨의 경우 늦은 점심시간 후 동네 경로당을 찾곤 하지만, 노인들과 만나서도 딱히 즐겁게 놀 거리는 없다. A씨는 “TV 보다가, 고스톱 좀 치다가, 각자 옛날 얘기랑 자식들 얘기도 좀 하고, 같이 나물 다듬을 때도 있고…재밌거나 새로울 건 없다”고 했다. 경로당을 나와 홀로 집에서 김치와 고구마순 무침, 두부부침, 멸치볶음 등으로 저녁상을 차려 먹었다. 두부부침을 빼면 삼일 째 저녁식사 반찬이 같다.‘경제적 어려움’도 떼려야 뗄 수 없다. 한달 30만원가량 기초연금을 받지만 각종 공과금, 병원비 등엔 턱없다. 자녀들에게 받는 용돈은 웬지 ‘눈치’가 보인다. 경제력이 떨어진 탓에, 즐길거리와 먹을거리 등에서 점점 더 멀어지고 위축되는 느낌을 받는다고 A씨는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A씨와 같은 노인들을 위한 사회적 정책이 다각도로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베이비붐 세대 이후 노인은 하나의 집단으로 묶을 수 없고, 다양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며 “이들의 다양함에 맞춰 정부 정책도 세심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이 본인이 원하는 만큼 일을 하는 등, 소일거리라도 좋으니 ‘활동’이 필요하다”며 “길어진 인생 주기에 맞춘 활동을 보장해줄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2.10.02 I 권효중 기자
한미 ‘통화스와프’가 환율 급등을 막을 수 있다?
  • 한미 ‘통화스와프’가 환율 급등을 막을 수 있다? [팩트체크]
  • [이데일리 구동현 인턴 기자] 코스피가 2년 2개월 만에 2200선을 내주고 환율이 1440원대를 위협하는 등 금융시장이 연일 요동치고 있다. 지난달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한때 1442원을 돌파했던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8.4원 상승한 1439.9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1440원대에 진입한 건 지난 2009년 3월 16일(고가 1488원) 이후 13년 6개월 만이다. (사진=연합뉴스) 올 초 1200원을 밑돌았던 원·달러 환율은 올해 들어서만 20% 넘게 폭등한 상태다. ‘킹달러(달러화 초강세)’ 영향으로 치솟는 환율에 주식시장도 얼어붙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2.45%, 2.66% 급락해 최근 2년 새 최저점을 뚫고 내려갔다.향후 대내외 상황도 썩 좋지 않다. 미국이 올해 말까지 고강도 긴축 기조를 시사한 가운데 한국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5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시장에는 지난 1997년 같은 ‘제2의 외환위기’가 오는 게 아니냐는 공포가 팽배하다.특히 정치권에선 외환시장 진정을 위해 한미 통화스와프를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한미 통화스와프는 이번 순방의 핵심 과제였음에도 꺼내지도 못한 의제가 됐다”고 비판했다.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달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미정상회담에서 IRA와 통화스와프 문제를 해결하기를 기대했다”면서 “환율 1400선이 무너졌는데 (통화스와프가) 시기상조라니 어이가 없다”고 정부를 일갈했다.반면 이창용 한국은행(한은) 총재는 지난달 26일 “우리가 처한 입장에서 이론적으로 통화스와프가 필요 없다”면서 “다만 국민들이 너무 불안하기 때문에 스와프를 받아오면 좋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한 이 총재는 “1997년과 2008년의 상황과 다르기 때문에 만약 미국과 통화스와프 없이 위기를 해결한다면 여러 가지 좋은 교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이처럼 최근 통화스와프가 환율 억제의 방도로 부상했지만, 정작 실행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과연 한미 ‘통화스와프’가 급등하는 환율을 안정시키는 데 효과가 있는지 알아봤다. ◆ 역대 한미 ‘통화스와프’ 성과는 어땠나통화스와프란 두 국가가 현재 환율에 따라 필요한 만큼의 돈을 상대국과 교환하고, 만기가 되면 최초에 정한 환율로 원금을 돌려주는 거래다. 가령 한은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에 원화를 담보로 달러를 빌려 올 경우, 국내 시중은행은 달러 유동성 부족분을 메울 수 있다. 나라 입장에서 국내 달러 보유액을 일시적으로 늘리는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인 셈이다. 2008년 9월부터 2009년 12월까지의 원·달러 환율 추이 그래프 (자료=한은 경제통계시스템) 역대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은 2008년 10월과 2020년 3월에 단 두 차례 이뤄졌다.먼저 2008년 땐 당시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달러 유동성과 경기 침체 우려가 크게 확산했다. 2008년 9월 리먼 브러더스 등 미국 대형 금융사와 수많은 기업이 일제히 무너졌다.한국도 파장을 피할 수 없었다. 10월 1일 1187원으로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같은달 28일 1467원까지 한 달도 안 돼 19% 폭등했다. 그러나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발표날인 30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무려 177원 떨어진 1250원을 기록했다. 반락한 환율은 그해 11월 14일까지 1300원 미만을 맴돌았다. 2020년 2월부터 2020년 4월까지의 원·달러 환율 추이 그래프 (자료=한은 경제통계시스템) 2020년 3월에는 코로나 19 사태로 금융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외국인 투자자가 시장에서 대거 이탈했다. 이어 대표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시장에서도 불안 현상이 발생해 극단적인 달러 유동성 수요가 발생했다.3월 11일 1193원에 불과했던 원·달러 환율은 그 달 19일 1285.7원까지 7.2% 솟구쳤다. 정부는 서둘러 19일 밤 600억 달러 한도의 한미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발표 소식만으로도 달러화 자금 조달에 대한 불안감이 완화되면서 20일 환율은 39.2원이 내려갔고 코스피는 7.4% 상승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한국은행이 2021년 6월 발행한 조사통계월보에 따르면 2020년 한미 통화스와프는 발표 당일 원·달러 환율을 3.3%, 이후 2주간 평균 2.1% 떨어뜨리는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됐다. 6차례에 걸친 199억 달러 규모의 외화대출 때도 환율이 약 0.5%씩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금융 불안 상황에서 주요국과의 통화 스와프가 환율 안정화에 강력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예상했다.또한, 한은은 2020년 7월 낸 보도자료에서 ‘통화 스와프 자금 공급 후에 환율 변동성이 축소되고 국내 외화 유동성 사정도 개선되는 등 국내 외환시장이 빠르게 안정’됐다고 밝혀 한미 통화 스와프의 환율 변동성 억제 효과를 직접 인정했다.결과적으로 앞선 두 번의 한미 통화 스와프 발표 뒤 원·달러 환율은 각각 12.4%, 3.3% 떨어졌다. 2008년 한미 통화 스와프 이후 환율 하락 기간은 다소 짧았지만, 두 차례 모두 급등하는 원·달러 환율을 멈추고 단기 추세를 반전시킨 것은 사실이다. ◆ 효과 입증된 한미 통화 스와프…정부 대처 방안은?정부는 현 상황에 대해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5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통화스와프가 외환시장 안정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나, 현재 대외 건전성에도 문제가 없기 때문에 그럴(통화스와프를 가동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추 부총리는 “우리는 현재 4300억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를 가지고 있다”면서 “정부도 긴장을 놓지 않고 시장 안정을 위한 여러 조치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대외 건전성의 근거로 외환보유액을 꼽은 추 총리의 발언처럼 현재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8월 기준 4364.3억 달러 수준이다. 과거 두 번의 한미 통화스와프 당시에는 2008년 10월과 2020년 3월 각 외환보유액이 2112.5억 달러, 4002.1억 달러였다. 절대 액수로 보면 외환보유액이 현재보다 더 적어보이지만, 경제성장 및 화폐가치 상승 등을 고려하면 당시 외환보유액도 대외 건전성에 위협이 될만큼 적은 수준이 아니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2008년 10월말 기준 세계 6위, 2020년 3월말은 세계 9위였다. 2022년 7월말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세계 9위다. ◆ 전문가들은 ‘단기 효과’에 주목…“보다 근본적 해결책 강구해야”한편 전문가들은 한미 통화 스와프가 단기적으로 환율을 안정시킬 수 있을 것으로 봤다.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위원은 “당장 외환보유액이 부족하지 않아 위기를 견딜 순 있겠지만, 한미 통화스와프는 금융 불확실성을 낮추고 안전망을 확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 선임위원은 “통화스와프는 원·달러 환율 진정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할 수 있다면 하는 것이 좋다”고 입장을 밝혔다.다만, 김원중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통화스와프의 단기 효과를 인정하면서도 “통화스와프가 근본적인 환율 해결책이 될 순 없다”고 선을 그었다.김 교수는 “통화스와프는 금융위기 때도 일시적인 방편에 불과하다”며 “미국과의 금리차를 완화하는 통화 정책이 환율 안정화 측면에서 훨씬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외환보유액이 충분한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의 추가 대응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검증 결과]지난 2008년과 2020년 체결된 한미 통화스와프는 급등하는 원·달러 환율을 진정시키는 ‘해결사’ 역할을 했다. 발표 소식만으로 원·달러 환율은 2008년 12.4%, 2020년 3.3%가 떨어지며 시장 내 불안감이 즉각 해소됐다. 특히 2020년 통화스와프는 환율을 체결 후 2주간 평균 2.1% 떨어뜨렸다. 한국은행은 조사통계월보를 통해 ‘주요국과의 통화스와프가 환율 안정화에 강력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명시했다. 한은의 보도자료에서도 한미 통화스와프가 외환 유동성과 원·달러 환율 변동성 문제를 개선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2008년의 경우 원·달러 환율 안정 추세가 길지 않았고, 통화스와프가 환율 문제의 근본적인 대책이 아님을 지적하는 전문가도 있었다.따라서 “한미 통화스와프가 환율 급등을 막을 수 있다”는 명제를 ‘대체로 사실’이라고 판정한다.
2022.10.01 I 구동현 기자
3년 만에 풀린 ‘코로나19 방역 빗장’… 외래관광 시장 살아날까
  • 3년 만에 풀린 ‘코로나19 방역 빗장’… 외래관광 시장 살아날까
  •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이 3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이선우·강경록 기자] 입국 후 PCR(유전자증폭) 검사 폐지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침체에 빠진 관광·여행업계의 회복 속도는 빨라질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외 여행객의 자유로운 입·출국을 가로막던 걸림돌이 사실상 모두 사라졌기 때문이다. 장유재 한국여행업협회 부회장은 “입국 전후 PCR 검사가 모두 폐지되면서 3년간 여행업계를 옥죄던 코로나19 방역 빗장이 완전히 풀렸다”고 평가했다.◇여행수지 적자 증가에 방역 빗장 푼 정부3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회의에서 그동안 해외 입국자에 대해 의무적으로 시행하던 입국 후 24시간 이내 PCR 검사를 다음 달 1일 0시부터 폐지하기로 했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회의에서 “8월 1.3%에서 이번 달 0.9%로 낮아진 해외 유입 확진률과 최근 우세종인 BA.5 변이의 낮은 치명률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정부의 입국 후 PCR 검사 폐지는 해외 유입률 등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는 최근 방역상황 외에 눈덩이처럼 불어난 여행수지 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다.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해외여행 수요까지 폭증할 경우 여행수지 적자는 지금보다 더 불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7월 여행수지는 8억601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올 들어 가장 큰 적자 폭이다. 1월 5억6200만 달러였던 여행수지 적자가 반년 만에 53% 급증하면서 7월까지 누적 적자(42억5750억 달러)는 1년 전에 비해 22% 늘었다.여행수지 적자 폭이 갈수록 커지는 이유는 각국의 잇단 코로나19 입국 규제 완화로 해외여행은 급증한 반면 한국을 찾는 방한 여행은 증가폭이 크지 않아서다. 이달 초 정부가 입국 전 PCR 검사만 폐지를 결정했을 때에도 업계와 전문가들은 해외여행만 늘리는 ‘반쪽’ 조치가 결국 여행수지 적자만 키우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한국관광공사 출입국 통계에 따르면 7월 출국한 해외여행객은 67만4022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561% 급증했다. 같은 기간 방한 외래관광객은 26만3986명으로 218% 증가에 그쳤다. 2019년 1750만 명이 넘던 외래관강객은 지난해 96만7003명으로 94.5% 급감했다.◇전자여행신고제(ETA) 시스템 보완 필요다음 달 11일부터 국경을 완전히 개방하기로 한 일본 정부의 결정도 입국 후 PCR 검사 폐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 23일 일본 정부가 무비자 단기체류 허용 등 입국 규제 완화를 발표한 이후 국내에선 일본여행 수요가 폭증했다. 국내뿐 아니라 유럽, 동남아 지역에서도 일본여행 수요가 급증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에선 자칫 엔데믹 여행시장을 일본에 뺏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쏟아졌다.여행업계에선 입국 후 PCR 검사 폐지로 한국을 찾는 외래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검사비용 부담이 줄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최대 반나절을 허비해야 했던 대기시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제우 하나투어 ITC 대표는 “검사비나 대기시간 외에도 검사 과정에서 여행사가 투입해야 하는 시간과 인력 부담도 컸다”며 “바뀐 입국 조건에 따라 상품을 빠르게 재정비해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일부에선 시장 회복을 기대하기엔 시기 상조라는 반응도 나온다. PCR검사 외에도 한국 여행을 막는 걸림돌이 아직 남아있다는 이유에서다. 방한 외래관광 수요를 회복하려면 전자여행신고제(ETA)의 시스템 정비와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자여행신고제는 코로나19 이전 무비자 입국이 가능했던 국가를 대상으로 2021년 9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은 한국행 항공편과 선박을 타기 전에 반드시 전자여행신고를 통해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호텔 이름과 주소를 잘못 입력했다는 이유로 심사에서 떨어진 관광객들이 아예 베트남, 일본으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많다”며 “ETA가 까다롭고 번거롭다는 소문이 돌면서 현지 여행사들 조차 한국 여행상품 판매를 꺼려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2022.09.30 I 이선우 기자
디폴트옵션, 수급 공백 불안한 시장 구원투수 될까
  • 디폴트옵션, 수급 공백 불안한 시장 구원투수 될까
  •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미국의 긴축 기조와 원·달러 환율 고공행진이 최소한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증시 수급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환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외국인과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개인 투자자들이 매수세로 전환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결국 수급 공백을 채워줄만한 기대를 걸 수 있는 곳은 기관이라는 의견이 나온다.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으로 기관 투자자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에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올리기 위한 제도로 퇴직연금 가입자가 본인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할 금융상품을 결정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선택한 운용 방법으로 적립금이 자동 운용되는 제도다. 가입자가 별도의 운용지시를 하지 않거나 디폴트옵션으로 운용을 원할 경우 발동된다.기존에는 퇴직연금 적립금의 최대 70%만 위험자산 투자가 가능했다. 하지만 앞으로 디폴트옵션 상품을 통한다면 위험자산 투자 비중을 최대 100%까지 늘릴 수 있다. 퇴직연금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특히 디폴트옵션으로 증시에 들어오게 되는 자금은 수익률 제고와 함께 노후 보장 목적을 가지고 있는 장기 투자 성격의 자금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한 번 주식 시장에 들어오면 오랜 시간 머무르는 성격의 자금으로 변동성이 커진 주식시장에서 시장 하단을 받쳐줄 수 있는 구원투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최윤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특히 타겟데이터펀드(TDF)와 지수(인덱스)형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이 유입될 경우 주식시장 우호적 영향은 지수 구성 상위 종목 중심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중장기 관점에서 주식시장 변동성을 낮출 수 있는 요인”이라고 기대했다.신한금융투자는 오는 2024년 주식 비중이 위험자산 투자 확대로 30~40%까지 확대될 경우 국내 주식 신규 유입 가능 금액을 20조~25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다만 디폴트옵션 도입에 있어서 원리금 보장형 상품이 포함됐다는 점은 구조적인 한계로 꼽힌다. 일본의 경우 원리금 보장형 상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디폴트옵션 도입에도 퇴직연금 수익률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보다는 위험자산 투자 비중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선이다.특히 TDF나 지수형 ETF 뿐만 아니라 테마형 ETF를 통한 투자전략이 늘어나게 되는 경우도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이라는 의견이다. 최 연구원은 “테마형 ETF 투자가 활발해진다면 개별 종목에 미치는 우호적 수급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라면서 “위험선호가 높고 투자 상품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들이 선호할 만한 투자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2022.09.30 I 안혜신 기자
"北인권 해결, 통일부 아닌 법무부가 제격…대통령이 바로잡아야"
  • "北인권 해결, 통일부 아닌 법무부가 제격…대통령이 바로잡아야"[인터뷰]
  • 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대표가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북한인권 정책과 조직, 예산을 더 이상 통일부에 두지 않고 다른 부처나 기관들로 업무를 옮겨야 한다. 대통령이 의지를 갖고 구조적으로 바로잡아야 한다.”인권조사기록단체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의 이영환(사진) 대표는 29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보편적 관점에서도 인권문제는 법무부가 관장하는 게 타당하다”며 “가해자들에 대한 책임 추궁과 증거 수집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 있어 법무부와 검찰의 기능·역량에 부합한다”고 이 같이 말했다.2014년 설립된 이 비영리단체는 북한을 비롯해 로힝야족 등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반인도 범죄를 `지도화`(Mapping·매핑)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700명 넘는 탈북자들을 인터뷰하면서, 북한 정권의 인권 유린으로 사망·실종한 사람들의 시신이 매장된 곳을 지도에 표시하는 작업을 해왔다. 2017년 첫 보고서를 시작으로 2년마다 새로운 보고서를 내고 있다. 현재 미국의 `민주주의를 위한 국가 기금`(NED)의 지원을 받고 활동 중이다.사람의 기억에 의존해 작업을 완성하는 게 가능할까. 이 대표는 “역설적이게도, 북한에선 이동의 자유가 없다는 것이 기억의 정확성을 높인다. 탈북민 대부분이 태어났거나 직장으로 배치된 곳에서 오래 살았고 주로 걸어다녔기 때문에 마을 지리와 사정에 밝다”며 “재개발이나 재건축도 드물기 때문에 위치 변화도 매우 적다. 수십명이 동일하게 지목한 위치들이 속속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 대표는 우리나라 정부가 여전히 북한에 저자세를 취하며 인권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 등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들이 발생했다.그는 “탈북어민 강제북송은 국제사회를 경악하게 했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도 마찬가지였다. 북한에 강력 항의하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어야 마땅한데 피해자에게 근거없는 ‘월북 프레임’을 씌워 사건을 축소하고 덮으려고 했다”고 일갈했다.현 정부 들어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를 임명하고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에 나서는 등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이 대표 생각이다. 다만 그는 “북한인권 관련 정부업무와 예산을 이제 다른 부처들로 옮기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할 때”라고 조언했다.그는 북한 인권 문제만큼은 통일부가 아닌 법무부가 키를 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부가 관련 증거를 보존하면서, 통일 이후 일어날 수 있는 민·형사상 문제 제기 가능성에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북한인권법 제정 과정에서 통일부와 법무부가 관할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인 적이 있다. 이 대표는 “통일부 산하 북한인권기록센터와 법무부 산하 북한인권기록보존소를 통합하고 법무부로 옮기고 강화하는 것이 옳다”고 했다.한편 `전환기 정의`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개념으로, 정치·사회적으로 체제가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거사 청산`, 즉 진실·정의·배상·재발방지·화해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의미한다. 이 대표는 올해 말에는 풍계리 지역의 지하수를 통한 방사능 오염 가능성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풍계리는 북한이 6차례에 걸쳐 핵실험을 진행한 곳이다.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대표가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최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의원연맹(IPCNKR) 총회에 참석했는데.△신희석 법률분석관이 북한에 반인도범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국제적 수단과 각국 차원에서도 할 수 있는 방법을 발표했다. 특히 김정은과 북한을 상대로 한·미·일 등 각국 법정을 통해 소송한 사례들을 조명했고 어떻게 하면 가해자들에게 국제적·개별적 인권 제재를 가할 수 있을지 설명했다.-‘매핑’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인권범죄를 규명하려면 ‘어디에서’ 벌어졌는지 밝히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처형 장소와 암매장 등 시체를 처리한 곳과 관계기관들의 위치를 파악하는 작업을 2015년부터 하고 있다. 북한 정권도 언젠가 무너지기 마련인데, 그런 전환기가 시작되는 즉시 수사당국이 현장을 확보해야 할 곳, 증거와 단서를 수집할 곳, 처형이나 강제실종된 사람들의 유해를 발굴할 곳을 위·경도 좌표로 특정해놓는 작업이다. 2017년부터 2년마다 보고서를 내고 있다. 한국어·영어·스페인어로 발간한 2021년 보고서는 국제적으로 370개 넘는 언론이 35개 언어로 보도했다. 현 시점에선 북한 권력자들을 겨냥한 경고이기도 하다. 중하급의 사람들에게는 지시를 회피하거나 어떤 상급자가 무엇을 시켰는지 저마다 기록해두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가해자 또는 연루된 사람들의 의식을 깨우고 행동 변화를 유도하려는 목적이다.-조사는 어떻게 하나△탈북민들이 공감하고 지지할지가 관건이었는데, 7년간 700명 넘는 탈북민이 참여해주셨다. 친한 분들에게 참여를 권하고 이어주시는 경우도 많다. 북한 내 처형 장소와 장래에 유해를 발굴할 곳을 찾는다고 설명하면, ‘죽어 마땅한 범죄자들 시신을 왜 찾으려고 하느냐’라며 의아해하는 분도 있다. 그러면 우리는 처형된 사람들이 정상적인 재판을 받았거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본다. 주민들을 모아놓고 당국이 낭독한 죄명이 사실대로였을 것이라고 생각하는지도 여쭤본다. 그러면 곧 생각이 바뀐다. 북한에선 작은 일도 대역죄로 부풀려지거나 출신성분이 나쁘면 덮어쓰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을 금방 떠올리기 때문이다.-탈북민이 알려주는 위치가 정확한가.△역설적이게도, 북한에선 이동의 자유가 없다는 것이 기억의 정확성을 높인다. 탈북민 대부분이 태어났거나 직장으로 배치된 곳에서 오래 살았고 주로 걸어다녔기 때문에 마을 지리와 사정에 밝다. 재개발이나 재건축도 드물기 때문에 위치 변화도 매우 적다. 우상화 목적으로 곳곳에 세워놓은 김일성·김정일 동상과 마을 기차역 두 곳 위치만 확인하면, 다른 곳들을 연속적으로 짚을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북한 간부나 기관원들의 집 위치와 사무실 위치를 아는 분들도 상당히 많다. 분석은 각 참여자마다 잘 아는 위치들을 기록해 생성한 700개 넘는 지도 파일을 모두 띄워서 한 번에 겹쳐서 보는 개념인데, 수십명이 동일하게 지목한 위치들이 속속 늘고 있다.-예산은 어떻게 해결하나.△2014년 설립 때부터 한국 정부의 민간단체 지원에는 신청하지 않는다. 한국 정부나 특정 정권의 영향이나 통제 시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다. 주로 국제 민주주의와 인권 증진에 부합하는 미국의 민간재단이나 외국 정부 기금을 신청하고 심사를 거쳐 지원받고 있다. 미 의회에서 초당적 합의로 설립한 민간재단인 전미 민주주의기금(NED)이 대표적인 후원기관이다.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보장해준다. 세계 어느 정부에 대해서도 비판하고 견제하는 것을 존중받는 것도 큰 힘이 된다.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대표가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지난 문재인 정부의 북한 인권 정책을 평가하자면△처음 염려한 수준을 훨씬 초월해 문제가 심각했고 역대 최악이었다. 갖가지 국제법과 헌법, 기존 법률 등 여러 국내법을 왜곡했고, 국제사회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들을 강행했다. 북한의 터무니 없는 요구들을 너무 쉽게 받았고, 인권침해를 직접 저지르거나 공범 같은 행태를 보인 것도 여러 번이었다. ‘전단금지법’을 강행해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 정보를 보내주던 SD 카드, USB 등 여러 수단과 전달 경로를 법적으로 봉쇄했다. 전임 정부들에선 북한이 아무리 요구해도 군의 대북확성기는 중단할 수 있지만 민간활동은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을 지켰는데 단번에 뒤집었다. 인권단체들의 비판과 유엔과 여러 서방국들의 잇따른 우려 표명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통일부는 탈북민 단체들과 북한인권단체들을 검사하고 판단해 등록을 취소할 수 있다고 겁박했다. 권위주의 정권 같은 ‘관치주의’ 발상이었다. 탈북어민 강제북송은 국제사회를 경악하게 했다. 그 전까지는 한국이 중국처럼 강제북송마저 저지르리라고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도 마찬가지였다. 북한에 강력 항의하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어야 마땅한데 피해자에게 근거 없는 ‘월북 프레임’을 씌워 사건을 축소하고 덮으려고 했다.-윤석열 정부에겐 기대가 있나.△전 정부보다 훨씬 낫다. 대통령 취임식에 최초로 탈북귀환 국군용사 세 분을 모셔 미귀환 국군포로 문제를 상기할 수 있게 했다. 외교부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를 임명했다. 문 정부 내내 비밀로 감춰 비판받던 북한인권 실태보고서를 올해 말 공개보고서로 내겠다고 통일부가 최근 밝혔다. 물론 아쉽고 더 기다려 보려는 것들도 많다. 근본적으로 윤석열 정부에서는 더 이상 북한인권문제를 남북한 간 또는 민족 내부 문제라거나 분단으로 인한 아픔이라는 식의 감상적이고 민족주의적인 접근을 끝내고, 분명한 국제문제로 규정하고 국제적 공조에서 적극적이고 주도적이며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현 정부가 북한 인권 정책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특히 대통령이 의지를 갖고 근본적이고 구조적으로 바로 잡아주길 바라는 것이 있다. 보편적 관점에서도 인권문제는 법무부가 관장하는 것이 타당하다. 국제법 등 국제보편규범과 법리를 근거로 따질 사안과 구체적 사건들이 대부분이고, 특히 북한 정권이 저질러온 인권 문제를 유엔 등 국제사회가 국제적 반인도범죄로 보고 가해자들에 대한 책임 추궁과 증거 수집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 있어 법무부와 검찰의 기능과 역량에 부합한다. 북한인권 관련 부서와 업무를 법무부로 통합·일원화하는 것이 시급한데, 통일부 산하 북한인권기록센터와 법무부 산하 북한인권기록보존소를 통합하고 법무부로 옮기고 강화하는 것이 옳다. 북한인권법상 통일부 산하로 되어 있는 북한인권재단은 출범할 수 있게 되더라도 빠른 시점에 국무총리실 산하로 옮겨지길 바란다. 북한인권재단은 민간단체들을 지원하고 협력하면서 조사, 연구, 대국민 인식 증진과 홍보 등에 주력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북한이 트집거리 삼을 통일부보다 국무총리실 산하로 옮기는 것이 현명하다. 다만 국제공조를 강화할 필요가 있고 한국의 적극적 역할 의지와 실행을 대외적으로도 알려 더욱 지지받기 위해서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는 외교부가 맡는 게 합당하다고 본다.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대표가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북한은 인권 문제를 체제 전복 시도로 연결하기 때문에 해결이 쉽지 않다.△동서고금으로 모든 독재국가와 권위주의 정권들도 북한과 같은 주장을 했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네이밍`과 `셰이밍`(이름 불러 창피를 주기)을 받지 않고서 인권상황을 개선한 나라는 없다. 인권단체들이 북한에 대한 감시와 비판, 압력을 높이는 것을 북한의 반응을 지레 걱정해 자제시키거나 통제하려고 하는 것이 역대 한국 정부의 가장 어리석은 모습이었다. 현명한 정부라면 비판과 압력을 높이는 시민단체들의 노력을 고맙게 생각하고 북한과의 회담이나 협상에서 지렛대로 잘 활용해야 한다. ‘민주주의 국가는 독재 국가와 협상하면 필패한다’는 통설이 있다. 국민의 귀와 입을 봉쇄한 독재 정권은 협상장에서 최고권력자의 허락이 없으면 안 된다고 양보 없이 버티는 반면, 국내 여론의 눈초리에 빈손으로 돌아가는 것을 두려워해 양보하는 쪽은 민주주의 정부라는 관찰에서 나온다. 그러나 아닌 경우도 있다. 언론과 국민이 표를 몽둥이처럼 들고 지켜보는 ‘민주주의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한국은 북한에 누누이 강조할 필요가 있다. 가령 ‘이렇게는 우리 국민들과 언론들을 납득시킬 수 없다’는 말을 북한에 대해 매번 해주길 바란다.-올해 계획은.△북한의 7차 핵실험이 예견되는데, 2006년부터 6차례의 핵 실험을 벌인 풍계리 지역과 일대에 관한 조사하고 관련 자료를 모아 내년 초까지 특별보고서를 내려고 한다. 이 일대의 지하수를 통한 방사능 오염 확산 가능성과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범위, 인구 규모에 주목해왔다. 피폭인지 아닌지 원인도 병명도 모르고 피해를 입고 있는 북한주민 규모가 상당히 클 수 있다. 북한이 2008년 유엔에 제출한 인구센서스 자료를 기준으로 삼으면 풍계리 핵실험장 40㎞ 반경 인구가 73만명이나 된다. 이 지역 주민들의 신체적 영향, 지역과 근해의 농수산물에 미치는 영향, 지역 특산물의 공식 또는 밀수출입 경로 등까지 파악하고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 북한 주민들의 피폭과 지하수 등을 통한 환경과 보건 측면의 위험을 부각시키고 국제적 역학조사 요구도 거세져야 한다. 핵 문제와 인권 문제는 결코 떼어놓을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을 강조하려고 한다.
2022.09.29 I 권오석 기자
"외국계 기업에만 유리"…클라우드 보안인증제 개편 후폭풍
  • "외국계 기업에만 유리"…클라우드 보안인증제 개편 후폭풍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정부가 공공 부문 클라우드 보안 인증제에 ‘등급제’를 적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네이버·KT·NHN·카카오 등 국내 클라우드 기업들이 난색을 표한다.정부는 ‘규제 개선’이라는 점을 내세우나 업계와 학계에선 “누구를 위한 개선이냐” “외국계 클라우드 기업들만 이득을 보게 될 것”이라는 말들이 나온다.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한덕수 국무총리 주제로 열린 제5회 국정현안점검회의에서 클라우드 보안 규제 개선안을 발표한 이후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논란이 커지면서 다음 달 4일 시작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도 다뤄질 전망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해외 기업만 이득 주는 꼴”알려진 개선 방향은 이렇다. 클라우드 시스템을 중요도에 따라 3등급으로 나누고 차등화된 보안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공공기관이 민간 클라우드를 더 많이 쓸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아직 명확한 기준이 제시된 것은 아니지만, 가장 하위 등급인 3등급에 기존과 달리 ‘공공 전용 클라우드 존’ 같은 물리적 분리 없이도 논리적 망분리만으로 서비스를 허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크다. 사실상 아마존웹서비스(AWS), MS 같은 외국계 클라우드 기업이 공공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을 터주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서다.그간 정부의 정책에 따라 인증을 받는 등 선투자를 해온 국내 기업들 사이에선 허탈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세계 최대 클라우드 기업인 AWS는 국내 민간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보안 인증이 필요한 공공 시장엔 들어오지 못한 상태였다.김법연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연구교수는 이날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조찬 간담회에서 공공 클라우드 보안 정책 변화에 대해 “이미 국내 기업들은 인증 요건이 충족돼 있고 해외 기업들만 요건을 갖추면 되는 상황”이라며 “(규제 완화 조치는) 국내 기업에는 특별한 이득이 없고, 해외 기업에만 이득을 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공공 클라우드 보인 인증제가 ‘무역 장벽’이라는 시선에 대해서도 “물리적 분리는 비용을 투자하기만 하면 가능하기에 한국 기업만 요건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해외 기업을 차별하는 조치로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28일 국회에서는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클라우드 산업 발전을 위한 조찬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공공 클라우드 보안 정책 변화에 관한 문제점과 고려사항 등이 논의됐다. 사진=조승래 의원실 제공◇기술력 상대적으로 열세…공공 시장마저 뺏기면 어쩌나업계는 이번 제도 변화가 국내 클라우드 산업 생태계에는 부정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글로벌 기업과 기술 격차가 제거되지 않은 데다 국내 기업이 이제 겨우 성장 단계에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너무 서둘러 공공 시장까지 개방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국내 클라우드 기업 관계자는 “AWS 같은 글로벌 기업이 자본력과 기술력으로 밀고 들어오면 버텨내기 힘든 게 국내 기업의 현주소”라며 “구글이 국내 대학에 클라우드를 무료로 제공하다가 경쟁사가 거의 없어지자 하루아침에 유료로 전환해버린 일도 있다”고 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클라우드 기업이 그나마 해볼 수 있는 것이 규제가 있는 공공·금융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워 해외 시장으로 나가는 것”이라고 했다.아무리 민감도가 낮은 대민 서비스 등 3등급으로 제한한다고 해도 장애 등 사고 대응 측면에서 공공 서비스를 글로벌 기업에 맡기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일례로 2018년 당시 AWS의 서울 리전(데이터센터)에서 84분간 장애가 발생하며 쿠팡, 배달의민족, 마켓컬리, 넥슨, 업비트 등 수많은 기업들이 서비스 운영에 차질을 겪었지만 정부는 손을 쓰기 어려웠다. 물리적인 서버는 서울에 있어도 ‘관리 노드’가 호주 등에 있어서다. 대민 서비스에 포함된 개인정보가 국외로 이전될 가능성도 크다.다만, 현행 제도를 유지해야 하느냐는 기업별로 온도 차가 있다. 외국계 기업의 진입은 막되, 등급제 논의는 필요하다는 입장인 기업도 있다. 또, AWS 클라우드를 파는 국내 기업(MSP)들 입장에선 이런 식의 제도 개선을 오히려 더 큰 기회로 본다. 과기정통부나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차원의 내부 논의가 아니라, 이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제대로 된 공청회 등이 필요한 이유다.과방위 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국내 기업들은 그간 정부의 정책을 믿고 인증을 받고 투자를 해왔는데 갑자기 정책이 변경되면 투자 비용이 다 매몰 비용이 돼 버린다”면서 “정부 정책의 신뢰성이나 국내 클라우드 기업의 보호·측면에서 심각한 문제인 만큼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2.09.28 I 김국배 기자
주가도 목표가도 족족 하락…'오만전자'서 물타던 개미도 지쳤다
  • 주가도 목표가도 족족 하락…'오만전자'서 물타던 개미도 지쳤다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국민주’ 삼성전자 주가가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주가가 5만300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4만전자’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증권가에서 반도체 업황 악화가 3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추고 있는 가운데 공격적인 물타기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도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2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300원(0.56%) 상승한 5만4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전 개장 직후 5만3500원까지 밀리면서 닷새 연속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으나 오후 들어 가까스로 5만4000원대를 방어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9.2% 하락했다. 이달 초 5만8000원대였으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연일 팔아치우면서 이제는 ‘5만전자’마저 위협받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대를 돌파하자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들이 연일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정리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더 강한 긴축 의지를 밝힌 것도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저가 매수에 공격적으로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은 이번주 들어 매수세가 주춤해졌다.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자 2거래일째 ‘팔자’를 이어갔다. 이날 개인투자자들은 200억원어치를 포함해 이틀째 총 48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달 13일과 19일 각각 2596억원, 47억원을 순매도한 것을 제외하고 매일 빠짐없이 삼성전자를 사모았던 것과 대조를 이룬다. 삼성전자가 5만원3000원까지 밀리면서 이러다 4만전자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에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주가는 당분간 큰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경기침체 여파로 실적 부진이 예고된 탓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2조7076원이다. 한 달 전 컨센서스에 비해 6.2% 감소한 규모다. 문제는 갈수록 영업이익 추정치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현대차증권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보다 10.6% 감소한 11조4000억원으로, IBK투자증권은 17.6% 줄어든 11조6240억원으로 하향조정했다. 하나증권과 DB금융투자도 각각 11조5000억원, 11조3000억원으로 추정하며 부진할 것으로 추정했다.메모리 반도체의 다운사이클 진입으로 반도체 부문 실적이 급감한 영향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TV와 컴퓨터 등 세트(완성품) 판매가 감소하고, 이로 인해 메모리 수요가 줄면서 가격도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평균 판매단가 하락폭이 예상치를 상회하고, 비트 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도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3분기 반도체 부문은 예상보다 크게 부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요가 부진해 가격하락에도 고객들이 반응하지 않고 있다는 점, 서버에서 모바일로 수요 부진이 확산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짚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분기 실적 하락세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IBK투자증권은 기존 8만8000원→7만원, DB금융투자는 8만7000원→8만3000원, 현대차증권 8만2500원→7만8000원으로 목표가를 각각 내렸다. 하나증권 역시 이날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7만8000원으로 신규 제시했다. 지난 26일까지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제시한 20개 증권사의 적정 주가는 7만9975원이다. 3분기와 4분기 실적 추정치가 반영될 경우 적정주가는 이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쌀 때 저가매수에 집중하기보다 방어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주섭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되고 있고 IT 수요 감소, 재고 증가, 이익추정치 하향 지속으로 삼성전자의 주가의 추세적 상승 전환은 어려워 보인다”면서 “FOMC 쇼크와 실적 악화 전망이 겹치면서 단기간에 금융시장 안정되기 힘들 것을 보이는 만큼 방어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2.09.27 I 양지윤 기자
장중 2200선 뚫고 내려간 코스피…"당분간 위험자산 투자 경계"
  • 장중 2200선 뚫고 내려간 코스피…"당분간 위험자산 투자 경계"
  •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코스피가 연일 연저점을 갈아치우면서 투자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미국 긴축 기조 지속 우려에 영국을 중심으로 경기 둔화 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낙폭이 큰 상황에도 당분간 주식시장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2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이날 장중 2197.90까지 하락하면서 2200선 아래로 내려갔다. 코스피가 22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2020년 7월24일(2195.49)이후 약 2년 2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코스닥 역시 장중 681.59까지 내려가면서 다시 한번 연저점 기록을 갈아치웠다.장 막판 반발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은 상승 마감하기는 했지만 아직 시장은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하락했음에도 여전히 1400원을 훌쩍 넘어선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매도 행진 역시 멈추지 않고 있다. 외국인은 9월 들어서 유가증권 시장에서만 2조원이 넘는 순매도세를 기록 중이다.국내 주식시장이 ‘패닉’에 빠진 이유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에 따른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는 80달러 아래로 하락하면서 연준 금리 인상에 따른 수요 위축 우려가 확대됐고, 특히 영국이 경기 부양을 위한 대규모 감세정책과 긴축예산안을 발표한 영향이 컸다. 높은 물가에도 확정적 재정정책을 활용해야 할 만큼 경기둔화가 현실화됐다는 해석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영국의 감세 정책이 재정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는 파운드화 약세로 이어졌고, 이 영향으로 달러 강세가 심화했다.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번 연준 금리 인상 사이클이 결국 어느 지역의 부채 위기로 연결되지 않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영국 재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신흥국 자산에 대한 매도가 촉발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증권가는 당분간 시장이 반등하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라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미국 연준이 경기침체를 감수하고도 물가를 잡겠다면서 기준금리 인상을 추가로 단행하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고, 이에 따라 한국은행 역시 동반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또 이에 따른 경기둔화로 인한 내년 기업이익 불확실성, 신흥국 크레딧 리스크 발생 가능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단기 급락에도 불구하고 낙폭과대 접근 등 주가지수 방향성에 대한 베팅이 용이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봤다.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 역시 “길게 놓고 보면 10월 호재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단기적으로 반등이 나올 수는 있지만 공격적으로 추매할 수 있는 구간을 찾기는 아직 어렵다”고 전망했다. 강대승 DB금융투자 연구원도 “불확실한 환경 속 매크로 지표 변동성이 잠잠해지기 전까지는 위험자산 투자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면서 “투자자들의 공포심리가 누그러지며 매크로 지표 변동성이 완화하기 전까지는 당분간 선별적인 접근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2022.09.27 I 안혜신 기자
채권시장 "한국은행 10월, 11월 연속 빅스텝 전망"…최종금리 3.75% 예상
  • 채권시장 "한국은행 10월, 11월 연속 빅스텝 전망"…최종금리 3.75% 예상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국내 채권 시장에서 한국은행이 오는 10월, 11월 연속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고강도 긴축 전망에 상단 금리가 4.6%(점도표 중간값)까지 전망되는 가운데, 영국 중앙은행(BOE)는 오는 11월 한꺼번에 1.25%포인트(1bp=0.01%포인트) 인상할 것이란 예상까지 더해지면서 우리나라 기준금리 상단 전망도 당초 3%대 수준에서 3.75~4.0%까지 큰 폭 상향 조정된 영향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27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10월,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속 빅스텝에 나설 것이란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현재 2.5% 수준에서 두 달 만에 1.0%포인트 오른 3.5%로 상승할 수 있단 예상이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내년 상반기까지도 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한은의 최종 금리는 3.75% 혹은 4.0% 수준에 이를 수 있단 전망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날 리포트를 통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남은 두번의 회의에서 0.75%포인트, 0.50%포인트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한은도 10월과 11월 회의에서 연속적인 빅스텝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당초 채권시장에서는 지난 8월 이창용 한은 총재가 연말까지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한다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밝힌 뒤 금리 상단을 올 연말 3.0% 혹은 내년 상반기 3.25% 수준으로 예상했지만, 대외 여건 변화에 한은의 기준금리 상단을 대폭 상향 조정하는 분위기다. 이 총재도 최근 “8월 포워드 가이던스의 전제 조건이 변했다”면서 빅스텝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는 미 연준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기준금리 상단이 내년 4.6%까지 오를 수 있단 것이 발표된데다, 최근 영국까지 1파운드 가치가 1.03달러대까지 떨어져 사상 최저치로 폭락하면서 BOE가 11월 1.25%포인트 혹은 1.50%포인트 수준의 파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단 전망이 나오면서 채권시장 심리가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기준금리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6일 4.548%로 34.9bp(1bp=0.01%포인트) 급등했다. 2009년 10월 28일(4.5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상승폭 기준으로도 2003년 3월 19일(51.0bp) 오른 이후 19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 오른 것이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고강도 긴축 기조 아래서 대내외 금리차 확대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출 등 부작용을 방어하기 위해 한은이 올해 남은 두 번의 금통위에서 연속 빅스텝을 결정한 뒤 내년 1분기 0.25%포인트 추가 인상을 단행해 최종 금리 수준이 3.75%에 도달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킹달러’ 현상에 따른 역환율 전쟁도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폭을 키울 것이란 논거 중 하나로 이야기 된다. 미국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확실한 대응을 위해 고강도 긴축을 공언한데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에 유로존 경기침체, 영국 통화위기설까지 겹쳐 유로화에 이어 파운드화까지 달러의 가치와 동일해지는 ‘패리티’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단 예상이 나오면서 달러화 강세 독주를 막을 통화가 사라진 상황이다. 이에 글로벌 달러인덱스는 114선을 웃돌며 2002년 5월 이후 20년 4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도 26일 하루만에 22.0원 급등해 1431.3원에 마감했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무려 26.1원 급등한 1435.4원까지 뛰었다. 고가 기준 2009년 3월 17일 1436.0원, 종가 기준 같은달 16일 1440.0원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달러 강세로 중앙은행들의 스탠스가 물가 대응을 넘어 환율 전쟁의 양상을 띠고 있다”면서 “이창용 한은 총재도 9월 FOMC 후 전제가 바뀌었다고 언급하면서 한미 기준금리 역전, 원화 약세에 대응할 것임을 시사했으며, 지난 15일엔 서영경 금통위원이 원화 약세에 더 적극적 금리정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는 등 한은의 추가 금리인상 기대감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2022.09.27 I 이윤화 기자
다시 실패할 선택한 푸틴
  • [딴소리]다시 실패할 선택한 푸틴
  •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1.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장으로 보낼 30만명 규모 예비군 동원령을 내렸다. 영토 침공으로 우크라이나를 적으로 돌린 것을 넘어 유대 관계가 느슨해지던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마저도 대척점에 세운 것만으로도 모자라 자국민조차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예비군 동원령 발표 직후 반대 시위가 발생했다.(사진= AFP)우크라이나의 반격에 고전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이 대규모 동원령을 발동하자마자 러시아 전역에서 반대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BBC 등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전역에서 예비군 동원령에 반발해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된 인원이 2000명을 넘어섰다. 명분을 찾지 못한 전쟁에 나서는 군인들이 얼마나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는 푸틴 자신도 알지 못할 것이다. 러시아 내에서는 동원 반대 여론이 높아지고 나라 밖으로 탈출하려는 행렬도 잇따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외국인이 러시아 군대에서 복무하고 시민권을 딸 수 있는 기간을 5년에서 1년으로 대폭 낮춘 것은 러시아 내 동원 반대 여론이 얼마나 높은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더욱이 러시아는 이들을 이렇다할 군사 훈련도 없이 징집된 예비군들을 전방에 내보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필자가 다수인 대한민국 남성들은 이 같은 조치가 얼마나 무모한 것인지 잘 알고 있다. 고학력자들을 징집에서 제외하면서 징집 단계부터 사기가 떨어질대로 떨어진 상태다. 푸틴 대통령은 사실상 자국민을 사지로 몰아넣고 있는 셈이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예비군 동원령으로 소집된 러시아 군인들에게 신변의 안전을 적극적으로 보장하겠다면서 항복을 촉구한 것은 바로 이 점을 노린 것이다. 사면이 초나라의 노래로 둘러싸였을 때 항우의 병사들이 어떤 행동을 취했는지를 떠올려보자면 말이다.2. 주목해볼 다른 지점은 중국의 반응이다. 21세기 지구가 미국의 절대적인 영향력 안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과 러시아는 절대 반목할 수 없는 사이다. 이들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벌이고 있는 북한을 포함해서도 그렇다.그러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명명백백하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의문과 우려’를 표명했다. 러시아가 중국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우려를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중국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쟁 종식을 위한 도움을 요청했다고도 공개했다.중국이 러시아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낸 것은 푸틴의 행동이 미국을 견제하겠다는 중국의 계획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어서다. 중국 뿐만 아니라 북한도 러시아에 대한 무기 수출 의혹을 부인하면서 선긋기에 나서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국제적으로 고립되고 있다는 인상이 짙다.우크라이나 군이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반격에 나서고 있다.(사진= AFP)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국력을 집중하는 것은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에 기회를 주는 것이기도 하다. 중국은 중앙아시아를 거쳐, 서아시아를 지나 유럽을 잇는 신 실크로드를 계획하고 있다. ‘일대일로’ 중 ‘일대’다. ‘일로’는 동남아시아를 거쳐 유럽, 아프리카에 닿는 해상 무역로다.일대일로는 모두 49개국을 도로, 철도, 해로 등의 교통 인프라로 연결하는 거대 국가간 운송 시스템이다.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은 미국을 자극하는 요소 중 하나인데,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와 어쩔 수 없는 경쟁구도에 있다. 아프리카를 종단하려는 영국의 종단정책과 횡단하려는 프랑스의 횡단정책이 정면으로 충돌한 파쇼다 사건은 추후 언제든 예고된 상태다.다만 한국과 유사하게 안보는 러시아에, 경제는 중국에 기대려는 일부 독립국가연합(CIS) 국가들의 사정은 다소 다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선에 신경을 쓰느라 이 지역에서 시선을 돌린 사이 중국의 중앙아시아-서아시아에 대한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3.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이지만 이는 한국에도 실질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방 측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물자 지원으로 전쟁에서 열세에 몰리고 있는 러시아가 ‘전략 핵’ 공격 가능성을 거듭 천명하고 있어서다. 이는 핵개발 완성을 선언한 북한에 새로운 자극제가 될 수 있다.미국 의회조사국(CRS)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북한에서 핵무기 보유 필요 주장이 강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 사회에서 강대국 간 패권 경쟁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더 대담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으로도 전망했다.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지역 점령지 4곳에 대해 러시아 땅으로 병합하는 주민 투표에 돌입했다. 현재까지 우크라이나는 자신들이 잃어버린 영토를 수복하기 위한 작전을 펼치고 있다. 러시아는 이 땅을 러시아 땅이라고 선포한 뒤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자국 영토침범으로 간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핵무기 사용을 위한 전제 조건 마련에 돌입한 것이다.푸틴의 핵무기 사용 경고와 무관하게 북한도 핵 사용 가능성을 꺼냈다. 지난 9월 8일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회의에서 ‘조선인민민주의공화국 핵무력 정책에 대하여’라는 법령을 채택해 선제적 핵공격을 법으로 명시했다.이 같은 상황에서 러시아가 경고대로 핵에 손을 댄다면 미국, 중국, 프랑스, 영국 등 패권국은 물론, 인도, 파키스탄, 이란, 북한, 이스라엘 등 핵을 보유했거나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국가들에도 일대 혼란이 올 수 있다. 푸틴의 실패할 선택이 여기까지여서는 안된다.
2022.09.26 I 김영환 기자
'물 건너온 아빠들' 100승 투수 니퍼트, KBO 레전드의 육아일상 공개
  • '물 건너온 아빠들' 100승 투수 니퍼트, KBO 레전드의 육아일상 공개
  • ‘물 건너온 아빠들’[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배우 소이현이 ‘물 건너온 아빠들’에 깜짝 등장해 남편 인교진을 내조한다. 그는 인교진과 8살 하은, 6살 소은 자매를 키우면서 터득한 육아팁과 현실 부부 케미를 보여줄 예정이다.오는 25일 방송되는 MBC ‘물 건너온 아빠들’(연출 임찬) 5회에서는 MC 인교진의 아내 소이현이 스페셜 MC로 육아 반상회에 참석해 특급 내조를 펼친다.소이현을 대신 소개해달라는 MC 김나영의 요청에 인교진은 급 공손한 자세를 취해 웃음을 자아낸다. 이에 인교진은 “녹화장에 같이 있으니까 위축된다”라고 어색한 반응을 보여 웃음을 더한다. 소이현은 두 딸을 육아하면서 얻은 자신만의 노하우를 공유하겠다며 인사한다.소이현과 함께 외국인 최초 100승을 달성한 KBO 레전드 투수 니퍼트가 ‘물 건너온 아빠들’ 육아 반상회를 방문한다. 니퍼트는 한국프로야구에서 활약해 통산 102승을 기록한 데 이어 KBO 레전드 40인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니퍼트가 등장하자 한화 이글스, 두산 베어스 팬으로 알려진 인교진, 소이현 부부가 크게 반긴다. 특히 소이현은 “니퍼트가 나오면 든든했다. 직접 보니 더 멋있다”라고 팬심을 폭발시킨다.니퍼트는 ‘물 건너온 아빠들’을 통해 6살 라온, 5살 라찬 형제와 하루를 보내는 다정한 미국 아빠 일상을 공개한다. 라온, 라찬 형제는 장난기 가득한 얼굴을 띠며 아침 일찍부터 칼싸움하고 2미터 장신 아빠에게 매달려 노는 등 에너자이저 면모를 발산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특히 두 형제는 야구선수 출신 아빠를 닮아 아침 일상부터 게임, 밥 먹는 것까지 승부욕을 활활 불태웠다는 전언이다.니퍼트는 전력을 다해 아이들과 놀아주면서도 훈육할 때는 엄격한 모습을 보여 아빠들의 관심을 모은다. 이날 니퍼트는 다른 육아 동지들처럼 라온, 라찬 형제와 아침밥 전쟁을 벌인다. 아이들이 먹으려고 하지 않자, 니퍼트는 단호하게 아이들을 훈육한다. 이어 자신만의 육아 ‘밀당 고수’ 스킬을 발휘하자, 이를 지켜본 소이현이 크게 감탄한다는 전언. 니퍼트의 ‘니느님’식 훈육법이 무엇일지 궁금증을 모은다.아빠들이 ‘정답’이 없는 육아 고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육아 반상회 ‘물 건너온 아빠들’은 오는 25일 일요일 오후 9시 10분 MBC에서 방송된다.
2022.09.23 I 김가영 기자
  • "코스피 하단 2200도 가능…당분간 약세 불가피"
  •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국내 주식시장도 변동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예상에서 크게 벗어났다고 보지 않으면서도 당분간 주식시장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 “FOMC 예상대로지만…하단 2200까지”22일 이데일리가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긴급 진단을 진행한 결과 코스피 하단으로는 2200~2330선을 제시하는 의견이 많았다.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는 하반기 2200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고 본다”면서 “당분간 연준 긴축 의지가 경기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을 지배하면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63%(14.9포인트) 하락한 2332.31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38.11포인트까지 빠지면서 2309.10까지 내려가기도 했지만, 장 막판 반발매수세가 유입되면서 2300선은 지켜냈다. 코스닥 역시 막판 낙폭을 만회하면서 전 거래일 대비 0.46%(3.48포인트) 내린 751.41을 기록했다.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하단으로 2330을 제시하면서 “트레일링 주가순자산비율(PBR) 0.9배가 2330인데, 일시적으로 이를 이탈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이탈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이미 하단에 도달했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이번 FOMC에 대해서는 예상대로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FOMC 결과는 지난 잭슨홀 미팅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예상한 결과인데도 아시아 증시가 약세를 보인 이유는 여전히 금리 인상 여지가 있기에 그에 따른 금융환경 악화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그럼에도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센터장은 “연준이 예상했던 정책경로를 유지한다면 저점을 추가 하회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기존 관점이었다”면서 “하지만 실물경제가 악화하는 범위가 넓어지고 충격도 커질 수 있다는 점을 현재 주가가 다 반영하고 있는지에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금리를 더 올려야 할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라면서 “금리도 오르고, 환율 많이 높아졌기 때문에 주식만 버티기에는 힘든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금리 인상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 역시 추가적인 하락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이에 따라 응답자 중 절반은 명확한 코스피 하단을 제시하지 않았다.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장화탁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시점에서 코스피 하단을 예상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관건은 물가…한국 증시 밸류에이션 매력 있어”8월 중순부터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 매도 역시 당분간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외국인은 9월 들어서 13일과 19일 단 이틀을 제외하고는 모두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역시 이날 장중 1413.4원까지 오르면서 외국인 매도 요인으로 작용했다.윤석모 센터장은 “전 세계적으로 위험 관리차원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흐름을 예측하긴 어렵지만 외국인이 매수로 돌아서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주식시장 분위기가 반전하기 위해서는 결국 미국 물가 지표 확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유 센터장은 “미국 금리 인상이 내년 상반기 중에 멈춘다면 반등 기미가 보일 것”이라면서 “내년 상반기에는 인플레이션이 내려올 수 있을 것으로 보는데 1분기와 2분기 사이로 전망하고 있다”고 예상했다.최근 한국 증시가 큰 폭으로 조정받으면서 밸류에이션이 하락한 점은 국내 주식시장에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봤다. 장 센터장은 “이미 한국 주식시장은 우려가 선반영돼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하락한 상황”이라면서 “밸류에이션이 낮기때문에 하반기 리스크가 적게 보일 수 있어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보다 덜 빠질 수 있다”고 봤다.추천 업종으로는 물가 상승 수혜주로 꼽히는 음식료주와 실적이 뒷받침 되는 2차전지, 환율 수혜주인 자동차와 고배당주 등이 이름을 올렸다. 유 센터장은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 자동차, 정보기술(IT) 부품주 등과 고배당주를 추천한다”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진만큼)현금을 일정부분 가지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조언했다.
2022.09.22 I 안혜신 기자
  • 美 긴축 공포에 시장 '패닉'…환율 1410원 돌파·국고채 장단기 역전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내년 4.5~4.75%까지 높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외환·채권 시장이 ‘패닉’ 수준의 반응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오르면서 국내 물가를 자극하고,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금리까지 뛰는 악순환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경기침체기에도 물가상승이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심화할 것이란 예상이다. 22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고가 기준 19원 이상 뛴 1413.4원까지 올라 13년 6개월만에 1410원대를 돌파했다. 마감 직전 외환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으로 종가는 15.5원 오른 1409.7원을 기록, 1410원 턱밑에서 마감했다. 고가·종가 모두 2009년 3월 20일(1417.0원, 1412.5원)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외환시장에선 올해 연말 혹은 내년께 원·달러 환율이 1500원 혹은 최대 2000원선까지도 더 오를 여지가 남아 있다고 봤다. 환율 못지않게 국고채 시장 발작도 심각했다. 3년물 국고채 금리는 4.1%대로 26bp(1bp=0.01%포인트) 가까이 급등했다. 한은 최종금리 전망이 3.5~3.75%로 높아진 영향이다. 10년물 금리도 3.997%까지 올랐지만 3년물 금리 상승폭이 더 커 장단기 금리가 뒤집혔다. 경기침체 전조 현상으로 여겨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7월 18일(-0.01%포인트) 이후 14년2개월 만에 처음 나타난 것이다. 국내증시는 1% 이내 낙폭에 그치긴 했지만, 경기침체 우려가 가시화되는 만큼 향후 전망은 어둡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610억원, 470억원 순매도하면서 지수를 각각 전일 대비 0.63%, 0.46% 끌어내렸다. 국내 증권사들은 코스피 하단이 최대 2200~2330선까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경제전문가들은 통화·재정 당국이 가용할 수 있는 수단을 모두 동원해 물가를 우선 잡되, 재정이 취약 부분을 뒷받침하고 규제개혁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해나가야 한단 입장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미 금리 격차를 줄이도록 한은도 추가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해야 한다”면서 “재정정책은 불필요한 지출은 최소화하되, 고물가로 고통받는 취약 계층에만 핀셋 지원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2022.09.22 I 이윤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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