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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영상분석 연구 채택·M&A 이슈에 루닛-메드팩토 급등[바이오맥짚기]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미국 기업 인슐렛과 특허 분쟁 중인 이오플로우가 유럽 판매 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승소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루닛은 110년 역사의 북미영상의학회에서 역대 최다인 연구 초록 20편이 채택되면서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최근 최대주주인 테라젠이텍스가 보유 중인 메드팩토 지분을 매각해, 인수합병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메드팩토 역시 주가가 크게 올랐다. 루머이 시달려 주가가 6일 연속 하락했던 알테오젠은 증권사 리포트 영향으로 반등에 성공했다.이오플로우 최근 주가 추이.(자료=KG제로인 엠피닥터)25일 KG제로인 엠피닥터(MP DOCTOR·구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오플로우(294090)는 직전 거래일 대비 29.82%(1330원) 오른 5790원을 기록했다. 미국 의료기기 업체 인슐렛이 제기한 유럽통합특허법원(UPC) 회원국 판매 금지 가처분 소송 판결에서 승소, 유럽 판매 길이 다시 열렸기 때문이다.이 회사는 무선 인슐린 주입기인 이오패치를 세계 두 번째로 개발했는데, 인슐렛이 UPC에 판매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특허 소송에 휘말렸다. 인슐렛은 이오패치가 자사 인슐린 주입기 옴니팟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 동일한 특허 소송과 판매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고, 이오플로우 유럽 유통 판매사 메라니리를 상대로도 소송을 냈다. 하지만 이날 모두 기각됐다.유럽통합특허법원 밀라노 중앙법원은 이오플로우가 제시한 선행특허로 인해 인슐렛 특허의 유효성(특히, 신규성)이 의심되므로 인슐렛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다고 결정했다. 이오플로우의 본건 소송 관련 비용도 패소한 인슐렛이 부담하도록 한다고 결정했다.이오플로우 측은 “일찍부터 인슐렛의 클러치 구조 특허에 대비하여 이를 무효화시킬 수 있는 선행특허에 대한 준비를 해 왔고, 이런 선행특허를 적절히 제시해 기각결정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며 “이번 기각결정을 계기로 유럽 유통사인 메나리나와 더욱 긴밀히 협력하며 유럽 지역 매출증대를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UPC 결정은 본안 소송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과 유럽에서 가처분 기각 결정이 난 만큼 이오플로우 승소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루닛 인사이트 연구 초록 20편, 북미영상의학회 채택에 주가 강세이날 루닛(328130)은 주가가 22.73%(1만2500원) 오른 6만7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주가 상승세는 북미영상의학회(RSNA)에서 유방암·흉부질환 진단 AI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관련 연구 초록 20편이 채택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연구 초록 20편이 국제학회에서 채택된 것은 루닛 창립 이후 최대 수치다.북미영상의학회는 1915년 첫 개최 이후 올해로 110회째를 맞는 영상의학 최대 학회다. 특히 이번 학회에서는 인공지능(AI)의 혁신적 역할에 주목해 AI를 통한 의료진 업무 부담 경감과 진료 효율화 방안 등이 전문가 세션을 통해 심도 있게 논의될 예정이다.루닛은 이번 학회에서 주요 연구인 3차원(3D) 유방단층촬영술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DBT’의 임상적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해 총 12만 1995건의 디지털 유방단층촬영술 영상을 후향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공개한다. AI 모델의 대표적 성능평가 지표인 AUC 기준 ‘루닛 인사이트 DBT’ 종합 진단 성능은 0.92를 기록했으며, 84.5%의 민감도(Sensitivity)와 83.8%의 특이도(Specificity)를 보였다. 특히 인종, 민족, 연령, 유방 밀도 등의 변수에 따른 유의미한 성능 차이가 없었다.루닛 관계자는 “금일 북미영상의학회에 루닛 인사이트 관련 초록 20편 채택 관련 내용 발표에 투심이 움직인 것 같다”며 “오늘 바이오 섹터에 주가 강세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루머 반박한 증권사 리포트, 알테오젠 반등여러 루머로 최근 주가 하락세가 심했던 알테오젠이 25일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종가는 33만1000원으로 직전 거래일 대비 13.36%(3만9000원) 급등했다. 지난 15일부터 연속 하락했던 주가가 7일만에 반등한 것이다.지난주 외국계 증권사는 보고서를 통해 알테오젠이 할로자임 특허 침해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대규모 유상증자설과 매출 로열티 등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졌다. 투심 우려가 작용해 주가가 지속 하락했는데, 이날 “그동안 루머가 진실인 적은 없었다”고 분석한 증권사 리포트 나오면서 알테오젠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섰다.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지난 한주 할로자임 특허 침해 가능성을 언급한 외국 증권사 보고서, 2대주주 매도설, 매출 로열티 논란, 대규모 유상증자설이 있었다”며 “2대 주주는 오히려 지분을 늘렸고, 특허는 할로자임이 침해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키트루다SC는 임상 3상에 성공했고, 생산 공장 건설을 위한 조달은 호재다. 루머에는 진실이 없었으며, 주가는 회복세를 전망한다”고 부연했다.◇메드팩토, M&A 협상 소식에 주가 급등메드팩토(235980)는 테라젠이텍스(066700)가 보유하던 지분을 매각하기로 하면서 주가가 크게 올랐다. 이날 주가는 5350원으로 장을 마감했는데, 전 거래일(22일) 주가 4700원 대비 13.83% 올랐다.테라젠이텍스는 지난 22일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양도결정’ 공시를 통해 보유 중이던 메드팩토 주식 493만1039주(지분율 14.65%) 전량을 매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매각 목적은 장기 미실현이익 실현을 통한 배당가능이익 증대 및 재무구조 개선이다. 테라젠이텍스는 2013년 메드팩토 지분을 최초 취득한 바 있다.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테라젠이텍스와 메드팩토는 지분 매각을 오래전부터 협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테라젠이텍스는 메드팩토 매각 자금을 제약 사업에 투자하고, 메드팩토는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을 위한 투자 유치가 요지다. 메드팩토 측은 “회사가 가지고 있는 다수 신약 파이프라인을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전략적, 재무적 파트너에게 테라젠이텍스가 보유한 지분이 양도될 예정”이라며 “현재 국내 제약사 및 건실한 투자기관과 협의 중이나 확정된 사안은 없다. 매출 향상 및 바이오마커 분석 등 경영과 연구개발 분야에서 메드팩토와 테라젠이텍스 그룹 간 협력적 관계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연내 AI 기본법 제정·단통법 폐지 청신호…상임위 '통과'
-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을 위한 ‘AI 기본법 제정안’과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한 ‘단통법 폐지안’이 여야 합의로 국회 상임위를 통과했다.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26일 전체회의를 열고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안(위원회 대안)’과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단통법) 폐지법률안’ 및 그 후속조치를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위원회 대안)’을 의결했다.26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인공지능(AI) 기본법과 단통법 폐지안이 통과됐다.(사진=연합뉴스)AI 기본법 제정안은 AI 기반 영상이나 사진에 이를 식별할 수 있는 워터마크를 넣도록 규정했다. 또 인간의 생명이나 신체 안전과 관련한 AI 기술은 ‘고영향 인공지능’으로 분류해 정부가 사업자에 신뢰성과 안정성 확보 조치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고영향 인공지능에 대한 사업자 책임 조항을 추가하고 사업자가 고영향 AI를 이용자에게 고지 의무 미이행에 따른 시정명령을 위반할 경우 과태료가 부과되는 조치가 마련됐다. 생성형 인공지능 사업자 역시 이용자에게 고지를 해야 한다.단통법 폐지안 및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이동통신사업자 간 경쟁을 제약해 휴대전화 구매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을 받아온 지원금 공시제도와 추가지원금 상한을 없애고, 선택약정할인은 전기통신사업법에 이관해 유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전기통신법 개정에는 ‘제조사의 장려금 관련 자료 제출 의무화 조항이 추가됐다.이에 따라 이통사는 단말기 판매량, 출고가, 매출액, 지원금, 장려금 규모 및 재원 등에 관한 자료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할 때, 단말기 제조업자별 장려금 규모를 알 수 있도록 작성해야 한다.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이날 통과시킨 AI 기본법 제정안에 대한 시민단체의 우려가 있음을 언급하며 “시민사회와 학계에서 걱정하는 인간 생명 전반과 인권침해적 요소, 특히 기본권 침해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와 국회가 상황을 지켜보면서 필요한 후속 입법과 개정안을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통과되는 법안이 100% 완전한 법안이 아닌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지금은 대한민국 인공지능의 육성과 지원을 위해, 경제혁신을 위해 기본 법안을 통과시켜 줘야 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은 AI 기본법 제정안에 대해 “글로벌 AI 패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유럽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AI 법률을 마련함으로써 우리나라가 AI 글로벌 G3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단통법 폐지 및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에 대해서는 “사업자 간 경쟁은 활성화되고 선택약정 등 이용자 권익을 보호하도록 유지함으로써 우리 국민의 가계 통신비 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은 단통법 폐지안 통과에 대해 “사업자 간 경쟁이 촉진되고 이용자 통신비용이 감소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아울러, 방송통신위원회 공정한 단말기 유통환경 조성을 위한 시책 마련과 실태점검 등 시장관리 책무가 부여된 바 관련 대책 마련 등에도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이장우 대전시장 “세계적 인프라…첨단국방과학도시 실현”
-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대전시는 25일 호텔 ICC에서 국방 관련 기관 및 지역 방산기업과 함께 2024년 대전 국방 페스타를 개최했다. 올해 국방산업 성과를 공유하고 상생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한 이날 행사에는 지역 내 방산 체계기업과 국방, 로봇, 3D프린팅 등 국방 관련 기업 및 방산분야 진입에 관심 있는 중소기업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이장우 대전시장이 25일 호텔 ICC에서 열린 2024년 대전 국방 페스타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대전시 제공)행사는 개회식에 이어 국방산업 발전 유공자 표창 및 감사패 수여, 대전시 국방산업 성과 보고 및 방위사업청 정책 발표, 방산기업 우수사례 발표순으로 진행됐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첨단국방과학도시 대전의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국방 관련 전시, 세미나 성공개최로 대전의 위상을 높인 방산기업, 연구원 및 관계 공무원 등 23명에 대해 표창장을 수여했다. 수상자는 지난 9월 우수한 기술력으로 방위사업청 방산혁신기업 100에 선정된 기업들과 대한민국 국방산업발전대전 및 M&S국제학술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군 관계자 및 대전 국방산업 발전과 방산기업 성장에 공헌한 국방연구기관 및 유관기관 관계자들이다. 시상식 후에는 올해 국방산업 성과와 방산 정책 및 혁신 성공 사례들을 공유하는 시간이 펼쳐졌다.대전시는 3개 사업 600억원 규모의 국방분야 국책사업 유치, 민선8기 국방벤처협약기업 50여개사 증가, 초·중·고급 맞춤형 방산인력양성 지원체계 구축 등 국방산업 성과와 내년도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방위사업청에서는 국방 첨단전략산업 5개 분야 첨단산업 혁신기업 집중 육성과 금융지원, 설비투자 및 인력공급에 대한 경영지원 확대 등 2025년 중소·벤처기업 지원정책을 발표했다. 방산기업 우수사례 발표 시간에는 2024년 방산혁신기업에 선정된 덕산넵코어스가 적의 전자전 공격으로부터 아군의 무기체계를 보호하는 첨단 항재밍 기술을 소개했다. 덕산넵코어스는 국제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아 항재밍 기술의 소형화와 저가화를 추진하면서 성능을 고도화하는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솔탑은 2025년 발사 예정인 차세대 중형위성의 국산화 현황 및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주용 태양전지시스템 국산화연구개발 현황, 항공기 정비능력 국산화 사례를 발표해 기업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오늘 행사가 대전 방위산업의 발전을 위한 시너지 창출을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리라 확신한다”며 “세계적 수준의 연구 인프라와 국방 인프라를 바탕으로 첨단국방과학도시 대전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이대목동병원, 임상연구 활성화를 위한 심포지엄 개최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이대목동병원(병원장 김한수)이 최근 MCC B관(별관) 10층 대회의실에서 ‘2024 임상연구 활성화를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대목동병원 임상시험센터, 기관생명윤리위원회, 연구대상자보호센터의 주관으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에는 김한수 이대목동병원장, 최희정 전략기획본부장, 이향운 이화의생명연구원장, 김건하 융합의학연구원장, 현석경 간호부원장, 채희선 PPD Korea 한국지사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심포지엄에서는 ▲임상연구의 A to Z: 전략, 부서의 역할, 통계의 핵심 ▲임상연구 사례 공유 ▲임상연구 필수 가이드: 윤리, 지원, 글로벌 참여전략 등 3가지 세션으로 나뉘어 임상연구의 전반적 주제에 대해 발표를 진행했다. 특히 두 번째 세션인 임상연구 사례 공유에서 신진연구자가 연구를 시작하며 직면했던 도전과 이를 해결한 경험, 그리고 자기 주도적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연구자들의 실패와 연구를 성공적으로 완료하기 위한 실전 노하우를 공유했다. 이를 통해 실제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연구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연구지원 부서의 역할과 병원 지원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아울러 심포지엄에 앞서 본관 1층 로비에서 임상시험 코디네이터들이 원내 직원 및 내원객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대한 올바른 인식 확산과 연구 참여 유도를 위한 인식 개선 캠페인을 진행했다. 코디네이터들은 임상시험에 대한 막연했던 인식을 올바르게 심어주고 임상시험 참여의 중요성과 방법에 대해 알려주었다. 아울러 임상시험센터 로고가 새겨진 손소독 티슈를 나눠주고, 기억에 남을 만한 인생 세 컷 이벤트도 진행함으로써 내원객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임상시험은 의약품을 개발, 판매하기 전 약물의 안전성과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섭취 시 체내 흡수 및 배설, 약리 효과 등을 검증하고 부작용을 알아보기 위한 시험 또는 연구이다. 이러한 시험 또는 연구는 건강한 사람부터 해당 약물을 사용해야 할 환자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상에게 실시된다. 이대목동병원 임상시험센터에서는 심혈관 및 대사질환, 소화기 및 간 질환, 암 및 종양, 신경 및 정신계 질환, 백신 임상시험, 만성폐쇄성폐질환, 만성기침, 관절염, 자궁근종, 질염, 갱년기, 안구건조증, 녹내장, 발기부전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박영훈 이대목동병원 임상시험센터장(혈액종양내과)은 “임상시험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하고 의료 발전을 이끄는 필수적인 과정으로 이러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를 통해 임상시험 환경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오늘의 행사가 임상시험 활성화와 인식 개선에 기여하며, 환자와 의료계를 위한 더 큰 도약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
- 한국화 된 지니 입담에 관객 대폭소…초연 막 오른 뮤지컬 '알라딘'
- 뮤지컬 ‘알라딘’ 공연의 한 장면(사진=에스앤코)[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화려한 금은보화로 가득한 미지의 동굴 안. 거리의 좀도둑이지만 선한 마음을 지닌 청년 알라딘이 그곳에서 발견한 황금빛 ‘매직 램프’를 문지르자 삼겹살, 족발, 라면 등을 즐겨 먹고 2호선 잠실역을 이용한다는 ‘한국화된’ 지니가 번쩍하고 나타나 유쾌한 에너지를 내뿜으며 관객의 호응을 유도한다. 공연장을 달구는 뜨거운 환대에 지니가 흐뭇해하며 꺼낸 말은 “나 오늘 쩔었어!(대단했어!)”.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 가야만 볼 수 있던 뮤지컬 ‘알라딘’이 한국에 상륙했다는 것을 실감케 한 순간이다.‘알라딘’은 1992년 개봉한 동명의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를 기반으로 한 뮤지컬이다. 신비로운 아그라바 왕국에서 펼쳐지는 알라딘의 모험기를 그린다. 2014년 이후 브로드웨이에서 3500회 이상 공연한 스테디셀러 히트작이다. 그간 전 세계 4개 대륙에서 11개 프로덕션이 펼친 공연으로 약 2000만 명의 관객을 불러 모았다.한국에서 공연하는 것은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10년 만에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공연제작사 에스앤코, 공연장 샤롯데씨어터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 공연마케팅사 클립서비스 등이 지난해 디즈니 시어트리컬 그룹과 체결한 장기 업무 협약이 ‘알라딘’ 공연 성사로 이어졌다. 연출 및 안무 담당 케이시 니콜로를 비롯한 오리지널 크리에이터들이 제작 전 과정에 참여해 한국 크리에이티브 팀과 공연을 함께 준비했다.공연 개막일인 지난 22일 1200석 규모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샤롯데씨어터는 ‘알라딘’ 한국 초연의 첫 공연을 보기 위해 모인 관객으로 꽉 들어찼다. 김준수와 정성화가 각각 알라딘과 지니를, 뮤지컬계에 첫 발을 들인 이성경이 자스민 공주를 연기한 날이다. 전 세대가 열광하는 히트 IP 기반 작품답게 부모님의 손을 잡고 온 꼬마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이 기대감을 안고 공연을 지켜봤다.뮤지컬 ‘알라딘’ 공연의 한 장면(사진=에스앤코)뮤지컬 ‘알라딘’ 공연의 한 장면(사진=에스앤코)뮤지컬 ‘알라딘’ 공연의 한 장면(사진=에스앤코)‘알라딘’은 알라딘과 자스민 공주의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과 알라딘과 지니의 진실한 우정이라는 이야기의 두 축을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 이국적이면서도 관능적인 퍼포먼스와 함께 역동적으로 펼쳐내 관객의 감탄을 자아냈다. 화제의 예능 ‘흑백요리사’의 ‘이븐(even·골고루) 하게 익었다’ 등 다양한 유행어와 신조어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한국 관객 맞춤형 대사로 공감과 웃음을 유발한 점도 돋보였다.단연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는 캐릭터는 우주를 뒤흔드는 전지전능한 힘을 지닌 존재인 ‘램프의 요정’ 지니다. 공연을 지니 등장 전과 후로 나눠 구분해도 될 정도다. 지니는 마치 스탠드업 코미디를 펼치듯이 유쾌한 입담으로 관객과 교감을 나누며 연이어 폭소를 유발한다.지니가 1막 말미에 앙상블들과 탭 댄스, 마술 쇼, 디즈니 메들리 등을 화려한 특수 효과와 함께 아낌없이 쏟아내며 관객의 도파민 수치를 폭발시키는 장면은 공연의 백미다. 2막에서 알라딘과 자스민이 실제로 하늘 위를 둥둥 떠다니는 것처럼 보이도록 연출한 ‘마법의 양탄자’를 타고 별천지를 누비며 작품의 대표곡 ‘어 홀 뉴 월드’(A Whole New World·새로운 세상)를 부르는 장면도 또 하나의 명장면이다.‘알라딘’ 한국 초연의 서울 공연은 내년 6월 22일까지 약 7개월간 장기 레이스로 펼쳐진다. 주연 라인업에는 서경수·박강현(알라딘 역), 정원영·강홍석(지니 역), 민경아·최지혜(자스민 역) 등 인기 배우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티켓 오픈이 이뤄진 2월 초까지의 공연 좌석이 전석 매진됐을 정도로 ‘알라딘’을 향한 관극 열기는 후끈하다. 서울 공연 종료 이후에는 부산에서도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 플라스틱의 역습과 부산의 선택[이희용의 세계시민]
- [이희용 언론인·이데일리 다문화동포팀 자문위원]주변의 생활용품 가운데 인공 합성수지(플라스틱)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오늘날 인류가 석기, 청동기, 철기를 거쳐 플라스틱기 시대를 살고 있다는 말은 허튼소리가 아니다. 부산 찾은 그린피스 환경감시선 ‘레인보우 워리어호’. 그린피스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협상 회의(INC5)를 열흘 앞둔 11월15일 레인보우 워리어호를 소개하는 행사를 열었다.(사진=연합뉴스)플라스틱 발명의 계기를 마련한 것은 19세기 중반 미국에서 유행하던 당구였다. 코끼리 남획으로 당구공 재료인 상아를 구하기 어려워지자 당구공 제조업자들은 1863년 1만 달러의 상금을 내걸고 대용품을 공모했다.미국의 존 하이엇은 1869년 면화에 질산과 유기용제를 섞어 셀룰로이드를 개발했다. 그러나 쉽게 폭발하는 단점이 있어 당구공 재료로 쓰이지는 못하고 장난감, 영화 필름, 틀니, 만년필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됐다. 셀룰로이드는 식물 세포막을 이루는 셀룰로스가 원료여서 인공 합성수지는 아니었지만 발명가들에게 영감을 줘 후속 연구를 부추겼다. 벨기에 출신의 미국인 리오 베이클랜드는 독일 화학자 아돌프 폰 바이어의 논문을 보고 페놀과 포름알데하이드를 반응시키면 수지(나뭇진)와 비슷한 물질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5년의 실험 끝에 개발에 성공했다. 자신의 이름을 따 베이클라이트라고 명명하고 1907년 12월 7일 특허를 얻었다. 최초의 인공 합성수지인 베이클라이트는 플라스틱이란 별칭으로 불렸다. ‘아무 모양이나 만들 수 있다’는 뜻의 그리스어 ‘플라스티코스’(Plastikos)에서 유래한 말이다. 다음 달 7일은 플라스틱 탄생 115주년 기념일이다. 플라스틱은 썩지도 녹지도 않고 절연성까지 뛰어나 당시 급속도로 보급되던 전기제품 재료로 안성맞춤이었다. 호박 대신 목걸이나 팔찌 등 장신구로 활용되고 고급 화장품 용기 재료로도 쓰였다. 베이클랜드는 1910년 나이아가라 폭포 근처에 공장을 세우고 ‘1000가지 용도의 물질’이란 광고 문구를 큼지막하게 내걸었다. 이후에도 특허 100여 개를 출원해 큰돈을 벌었다가 모두 사회에 환원하고 1944년 세상을 떠났다. 1922년 독일 화학자 헤르만 슈타우딩거는 플라스틱이 수천 개의 분자 사슬로 구성된 고분자 화합물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를 계기로 폴리에틸렌, 비닐(PVC), 나일론, 발포 폴리스티렌(스티로폼) 등 수많은 변종이 잇따라 발명됐고 용도는 1000가지를 넘어 무한대로 확장됐다. 그러나 플라스틱이 우리 생활을 점령해 쓰레기가 넘쳐나자 썩지 않는다는 장점은 치명적 결함이 됐다. 태우면 독성물질을 내뿜고 땅에 묻으면 지하수와 토양을 오염시켜 생태계를 위협한다. 기적의 신물질로 추앙받다가 1세기 만에 재앙을 부르는 괴물로 전락한 것이다.레인보우 워리어호에서 내려오는 헤티 기넨 선장. 홍콩과 대만을 거쳐 한국에 도착한 이 배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협상 회의에 참석하는 세계 지도자들에게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포함한 협약을 촉구하기 위해 8년 만에 부산을 찾았다.(사진=연합뉴스)25일부터 일주일간 부산 벡스코에서는 유엔(UN) 플라스틱 협약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 회의(INC-5)가 열린다. 유엔환경총회(UNEA) 결의에 따라 플라스틱 오염에 관한 최초의 국제협약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다. 2022년 11월 우루과이 푼타델에스테를 시작으로 프랑스 파리, 케냐 나이로비, 캐나다 오타와를 돌며 4차례 회의를 열었고 이번이 마지막이다. 회의장 앞에는 조형물 ‘고래’(古來)가 세워졌다. 5년 전 영국 북부 해안에서 죽은 채 발견된 향유고래의 배를 가르자 밧줄, 그물, 컵 등 100㎏에 달하는 플라스틱 제품이 쏟아져 나온 것을 형상화한 것이다. 관람객은 쓰레기로 가득찬 고래 뱃속에 들어가 인간의 이기심이 낳은 환경 재앙을 체험할 수 있다. INC-5에는 175개국 정부대표단과 비정부기구 회원 등 3879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화석연료에서 뽑아낸 1차 플라스틱 폴리머의 생산을 어떻게 규제할지가 최대 쟁점이다. 선·후진국 간, 산유국과 비산유국 사이에 입장과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려 의미 있는 협약을 마련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한국은 세계 4번째 플라스틱 생산국이자 1인당 폐기물 배출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인 플라스틱 중독국이어서 규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한국은 이미 화석연료 사용이나 온실가스 배출 등과 관련해 ‘기후 악당’으로 꼽힌 처지다. 회의 개최국인 우리나라가 플라스틱 규제에서도 비협조적인 환경 훼방꾼으로 낙인찍힐까 봐 걱정스럽다. 전 세계 환경운동가들의 이목이 지금 부산에 쏠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