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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임스 본드는 왜 슈트를 벗지 못하나
- 영화 ‘007 스카이폴’(2012)에서 제임스 본드를 연기한 배우 대니얼 크레이그. 007 시리즈의 첫 편 ‘007 살인번호’(1962)를 시작으로 근작 ‘007 스펙터’(2015)까지 60여 년을 본드에게 입혀온 슈트는 ‘신화적 지위를 부여하는 갑옷’과 다를 바 없었다(사진=시대의창).[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영화에 등장하는 대다수는 위신과 권위, 보수적인 태도 등을 내포한다. 하지만 어떤 조합은 이미 예상된 기능을 초월해 그것을 입은 이들에게 신화적 지위를 부여하는, 갑옷과도 같은 초기능적 실재다.” 400년 전이란다. 이 단단하고 중후한, 함부로 범접할 수 없을 듯한 ‘물건’이 세상에 나온 게. 하지만 의외였다. 시간이 갈수록 빠르게 신분친화적으로 위상을 바꿔갔으니. 정장이지만 일상복이고 예복이지만 작업복이기도 했다. 그뿐인가. 고위층 관료부터 은행원·성직자·노동자·연예인, 또 법정에 선 피고인까지 계층을 하나로 모으는 ‘유니폼’이기도 했고. 흔히 ‘신사복’이라 불리는 슈트(suit) 얘기다. 17세기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에서 처음 등장했다. 때마침 불어온 섬유산업 발달의 붐을 타면서 근대 남성성의 전형을 이뤘다. 이후 서구열강이 식민지를 확장하자 세계로, 특히 동·남아시아로 급속히 퍼져 나갔다. 이른바 ‘서구 문명의 아이콘’이 된 거다. 그런데 슈트라고 다 같은 슈트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요즘 말로 ‘덕후’가 만들고 이끌던 주류가 있었던 건데. “진화론과 민주적 이상향을 물질로 실현한 완벽한 표본”이라고 치켜세웠다. 덕후가 그렇듯 섬세하고 매끈하게 빠진 슈트 한 벌이 그들 사이에선 ‘거룩한 성물’로 추앙받았다. 여기 그 대표적인 인물이 있다. 건축가로 패션저널리스트로 활동했다는 오스트리아의 아돌프 로스. 1900년을 전후로 신사들의 맞춤옷과 소품 등을 진보적 디자인의 전형으로 자주 소개한 인물이다. 그가 분명히 선을 그었던 지점이 있다. ‘저속한 산업’과 ‘국민’이 만든 열등한 결과물과 경쟁해 이길 수 있는 특징을 찾는 일이었단다. 여기서 ‘저속한 산업’은 여성복을 가리키고, ‘국민’은 독일인을 뜻한다니. 한낱 슈트 한 벌로 성차별에다가 국가·민족 비하까지 서슴없이 자행한 셈이다. 슈트를 고리로 400년 흐름을 한 줄에 엮어낸 이는 문화사학자인 저자다. 영국 출신이다 보니 아무래도 방점은 영국인의 취향에 찍혔다. 옷차림에 관한 한 대단히 고전적이고 보수적인. 그래선가. 오래전 로스가 보였던 편향된 시선을 굳이 거두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슈트에 대한 믿음을 정당하게 평가하는 편에 기꺼이 다가섰다. 옷감과 가위와 실의 만남을 넘어서겠다는 뜻인 거다. 그렇게 책은 슈트에 봉합한 철학·정치·경제논리를 서둘지 않고 한 땀씩 풀어낸다. 슈트 한 벌로 헤집은 간단치 않은 사회문화사다. △슈트가 사람을 만든다? 저자는 슈트에 꽂힌 보편성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데 공을 들였다. 가령 ‘바지·재킷·웨이스트코트’란 슈트의 3피스 형태는 지금껏 이어지지 않나. 그러니 400년을 거스른 변화란 게 얼마나 미세하고 정교했던지 가늠할 수 있지 않느냐는 거다. 재킷 한 벌에만 40~50개의 구성요소, 75개의 독립된 공정이 필요함에도 말이다. ‘제작에 대한 고민’도 일관성이 있단다. 그 근거를 저자는 16~17세기 귀족과 그들의 의복을 조달하던 대리인이 주고받은 편지내용에서 찾아낸다. 가격, 원단의 질, 재단·재봉지침, 색상과 유행, 여기에 겸양과 공손까지, 현대 의류업계에서 고심하는 사항과 별반 다르지 않더란 얘기다. 그렇게 태어난 슈트가 다시 ‘사람’을 만드는 과정에도 주목했다. 대중적 인물로 보자. 영화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 1962년 첫 편 ‘007 살인번호’를 시작으로 2015년 근작까지 60여 년을 두들겨 맞고 망가졌을 때조차 슈트 발은 빳빳이 세운 상태가 아니었나. 본드로 세운 슈트 핏은 최근 영화 ‘킹스맨’이 이어냈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고 했던가. 주인공은 그 매너를 슈트 입기부터 단속한 듯하다. 난투극을 벌이고 길바닥을 뒹굴어도 한 올도 흐트러지지 않았으니. 한 번쯤 생각했을 수도 있다. 싸우러 나가면서 왜 굳이 불편한 복장을. 하지만 ‘모르는 소리’란 게 저자의 생각이다. 전장에서 갑옷을 어찌 벗어버리겠느냐는 거다. 총알도 비켜갈 상징인데. 하지만 저자가 못내 아쉬워하는 대목도 있다. 본드의 슈트에서 자꾸 약발이 빠지는 느낌이란다. “숀 코너리(‘007 시리즈’ 첫 주인공)의 슈트에 바느질로 새겼던 신중하고 엄중하게 통제된 영국 남성성의 표지”가 조금씩 풀리고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야망을 표현하는 도구로서의 슈트 역할은 계속되리라 확신한다. 편안하고 유행을 거의 타지 않은 영국인의 슈트. 1950년대 중반에 이르러 이젠 제국의 영광이 먼 과거의 일이 돼버린 영국인들의 점잖고 절제된 태도를 나타내는 상징물이 되었다(사진=시대의창).△‘현대의 아이콘’은 살아남을 것 물론 슈트에 반기를 든 이들도 있다. 저자는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와 중국의 마오쩌뚱을 우선 꼽는다. 슈트 자체보단 슈트가 뿜어내는 상징에 저항한 이들인 셈인데. 간디는 빼앗긴 권력을 되찾겠다는 민족주의자의 입장에서 사소한 옷을 자처했다고 풀어냈다. 중국에선 ‘마오슈트’란 인민복이 그 구실을 했단다. 현대 중국의 아버지라 불리는 쑨원이 만든 그것을 마오쩌뚱이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로 만들었다. 슈트가 굳이 남성만을 위한 옷도 아니었다. 이미 1860년대부터 활동하는 여성이 늘면서 생긴 변화였다. 처음부터 정교하진 않았다. 남성의 군복이나 운동복을 변용했던 거니. 그럼에도 풍족한 서구여성의 구미는 당겼던 듯하다. 부작용은 엉뚱한 데서 튀어나왔는데, 슈트를 입은 여성에게 동성애 이미지를 씌운 거다. 이와 맞물려 저자는 슈트의 문화사에 점점이 찍힌 여성혐오·비하의 역사까지 들춰낸다. 로스가 그랬듯, 프랑스 건축가 르코르부지에 역시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직접 쓴 이 문장. “넘치게 장식돼 있는 것은 언제나 쓰레기다. 명품은 깔끔하고 깨끗하고 순수하고 건강하다.” 여기서 단순하고 건전한 건 ‘남성적인 것’이고, 장식적이고 천한 건 ‘여성적인 것’이다. 그렇다면 슈트의 미래는 어찌 펼쳐질 건가.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저자의 답. 현란하고 난삽하고 불가사의한 이국적 정취의 ‘공작새’들 판이지만 시간을 초월해온 적응력을 여전히 믿는다는 거다. 왜? ‘현대성의 아이콘’이니까. 일단은 기술력. 보디스캐닝, 얼룩이 묻지 않는 방수, 폭력을 막거나 대량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구로도 고안 중이란다. 하지만 이보단 누군가에게 직접 그림을 그려볼 수 있는 캔버스를 제공한 역할이 크다고 했다. 패션·섬유디자이너든 예술가든 영화감독이든. 책 곳곳에 박은 사진·그림이 볼거리를 보탰다. 수십 권에서 뽑아낸 자료는 탄탄한 구성력을 갖췄고. 다만 세계사를 지나치게 단순화한 오류는 아쉬운 대목이다. 역사가 저자의 서술방향처럼 일방통행이었다면 정작 슈트는 살아남지 못했을 수도 있다. 어쨌든 ‘잘 뽑힌 슈트’ 한 벌은 건졌다.
- [퇴근길 뉴스] 홍준표 정치 복귀에 환영? "개그계 위협" "한국당 골칫거리"
-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이데일리가 오늘 하루의 주요 이슈를 모아 [퇴근길 한 줄 뉴스]로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 등 퇴근길에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세상소식을 매일 오후 5시에 배달합니다. [편집자주]지난 9월 두 달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취재진과 지지자에게 둘러싸여 있다. (사진=뉴시스)■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페이스북 나와 현실 정치로’홍 전 대표가 페이스북에서 현안에 대해 발언하던 것을 넘어 정치계로 복귀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이뤄졌는데요. 오늘 홍 전 대표는 “최근 국민들의 절반 이상이 ‘홍준표의 말이 옳았다’는 지적에 힘입어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며 “나라가 이렇게 무너지고 망가지는 것을 방치하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복귀 이유를 밝혔습니다. 정치계 반응은 냉소가 먼저 나왔습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개그계 위협, 금의환향해 국민에게 큰 웃음 주길” “한국당의 종신 대표로 수구보수의 ‘소멸’을 이뤄주길 바란다”는 반응을 가장 먼저 보였습니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반대편에서 큰일 해주시리라 믿는다” “큰웃음 선사해주길”이라고 말했습니다. 평화당 김정현 대변인은 “결국 한국당에는 골칫거리가 하나 더 늘어날 것”이라고 총평했습니다.부산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 (사진=연합뉴스)■“송정해수욕장서 신음소리가 나요” 대낮 해프닝 왜? 19일 낮 12시 10분경 부산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에서 남성과 여성이 내는 낯뜨거운 소리가 안내 스피커를 통해 10여분 간 방송되는 소동이 발생했습니다.시민들의 빗발치는 신고에 해운대구청과 해운대관광시설관리사업소가 원인을 파악했습니다. 난데없는 이 소리는 기간제 관광통역안내원인 60대 직원이 사무실 내 컴퓨터로 음란물을 시청하면서 시작됐습니다. 9월부터 이곳에서 일한 A씨는 정보검색용 컴퓨터의 음성케이블이 방송 장비 점검 차 안내방송용 스피커에 연결된 것을 미처 모르고 음란물 재생 버튼을 눌렀다고 합니다. 관광시설사업소 측은 우선 이 직원의 업무를 중단시키고 징계 수위를 논의할 예정입니다.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16일 검찰에 송치되기 전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양진호, 대마초는 했지만, 필로폰은 안 했다?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마약검사에서 일부 양성 반응을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양 회장의 모발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대마초는 양성 반응, 필로폰은 음성 반응이 나왔다고 합니다. 양 회장은 지난 2015년 10월 강원도 홍천에서 열린 회사 워크숍에서 임직원 8명과 대마초를 나눠 피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경찰 조사에서 양 회장은 ‘대마초를 피운 건 맞지만 필로폰은 투약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는데요, 실제 필로폰은 투약 후 6개월~1년이 지나면 마약검사로 투약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양 회장의 필로폰 투약 사실을 참고인을 통해 확인한 경찰은 이에 대한 수사를 계속한다는 방침입니다.충남 홍성군 ‘처참한 사고현장’ (사진=홍성소방서 제공)■만취 대학생 운전대 잡고 신호등 추돌...동기 3명 사망 음주 사고가 끊이질 않습니다. 20일 충남 홍성군 홍성읍에서 만취 상태의 대학생이 몰던 렌터카가 신호등 지지대를 들이받아 함께 탄 같은 학과 학생 6명이 숨지거나 다쳤습니다. 전날 오후까지 술을 마신 이들 중 22살의 대학생은 차를 몰고 나갔다 자취방으로 돌아오는 길에, 신호등 지지대와 도로 연석을 들이받았습니다.사고 당시 운전자 대학생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인 0.101%. 이 사고로 뒷좌석에 타고 있던 23세의 동기 등 3명이 숨졌고 운전자 등 3명은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당시 현장을 보면 대학생들이 탔던 티볼리 차량은 반파됐고, 주변 신호등 지지대가 패였습니다. 사고 현장을 찾은 홍성군 CCTV 관제센터 직원들은 “CCTV가 잡아내기도 어려울 정도로 과속을 해 도로 진입 장면이 안 찍혔다”며 혀를 내둘렀습니다.‘혜경궁 김씨’ 사건을 수사한 경찰으르 고발한 고발인 신분으로 조사 출석한 이정렬 변호사(사진=연합뉴스)■이정렬 변호사 “‘혜경궁 김씨’ 스모킹건 필요하면 공개”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를 이른바 ‘혜경궁 김씨(@08__hkkim)’ 트위터 계정 소유주로 지목해 고발했던 이정렬 변호사가 “스모킹건은 때가 되면 공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지사 측이 “경찰이 정황만으로 제 아내를 계정주로 단정 지었다”며 경찰 수사에 불만을 드러낸 것에 따른 반응입니다.오늘 오후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을 고발한 고발인 신분으로 수원지검에 나온 이 변호사는 “스모킹건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의뢰인으로부터 공개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지 못해 말할 수 없다”면서도 “소송에서 필요하면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 항공업계, 과잉규제·신규 LCC 진입에 ‘전전긍긍’
- 대한항공 B747-8i 항공기(사진=대한항공)[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국내 항공업계가 정부의 과잉규제와 신규 저비용항공사(LCC)의 탄생을 앞두고 전전긍긍이다.고유가·고환율 등 대내외 경영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의 규제는 강해지고, 신규 경쟁자의 등장이 임박하면서 출혈경쟁이 불가피해서다.20일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토부가 발표한 ‘항공사업 제도 개선 방안’은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항공사들에 경고를 준 셈”이라며 “정부의 허락이 필수인 먼허 사업을 하는 항공사는 속 앓이만 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국토부는 지난 14일 ‘항공산업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항공사 임원 자격 요건, 운수권 신규배분 제한, 독점 노선에 대한 관리, 노선별 운항의무기간 차등 설정, 항공사 안전관리체계 강화 등의 내용이 주된 골자다.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사건 여파로 외국인 신분으로 등기임원으로 활동한 게 불법으로 밝혀지고 이에 진에어 면허 취소 논란까지 이르자 ‘핀셋’ 처분을 내린 셈이다.국토부는 항공사의 안전과 면허 관리 등을 강화함으로써 국내 항공 산업을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밝혔지만, 업계는 “과잉규제”, “행정 편의주의적인 조치”, “위헌·위법 요소가 다분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정부의 항공사 임원 자격 박탈과 운수권 회수 등은 초법적인 권한으로 과잉규제라고 우려했다. 한 대형항공사 관계자는 “항공사 임원 개인이 항공사 업무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은 범죄에 연루되었다고 해서 신규 운수권 배분을 제한하는 것은 과잉 규제”라고 지적했다. 아시아나항공 A350 항공기(사진=아시아나항공)또 항공사 임원의 개인적인 일탈을 사망자가 배출된 항공기 전파 사고와 같은 사안과 똑같이 비교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도 제기했다. 이어 위헌·위법 논란도 잇따랐다. 항공운송사업과 무관한 법률 위반으로 항공사 임원 자격을 발탁하는 것은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게 된다는 주장이다.무수한 규제 조항 신설은 행정 편의주의적인 조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 LCC업계 관계자는 “항공법상 금지되어 있던 외국인 임원재직 여부를 걸러내지 못한 것은 국토부의 책임도 있는데 항공 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항공업계는 이번 조치가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전 세계 항공업계의 기조를 살펴보면 자국 항공사를 보호·육성하기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재정적 지원을 이어나가고 있다. 실제 중국은 자국 항공사를 보호하기 위해 운수권을 제한하고 있고, 중동은 정부에서 불법 보조금을 지급하면서까지 자국 항공사를 지원하고 있다.반면 국토부는 국내 항공사들에 노선별로 최대 연간 40주라는 운항 의무기간을 두고, 독점 노선은 노선 평가를 통해 운수권 회수 및 재배분을 할 수 있다는 방안을 내놨다. 업계는 이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강력한 규제 조항이라고 지적했다.항공업계 관계자는 “불공정 경쟁 상황에 놓인 대한민국 항공산업이 정부의 과잉 규제로 재산권인 운수권을 잃게 될 때 그 피해는 막대하다”며 “기존의 유리했던 해외 공항의 슬롯은 다른 해외 항공사들에 빼앗길 것이 뻔하고, 피해는 해당 노선 고객과 화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우려했다.국내 LCC 6개사 여객기(사진=각사)또 내년 신규 항공 사업자의 등장은 업계 또 다른 이슈다. 현재 에어로케이, 플라이강원, 에어프레미아, 에어필립 등 신생 항공사 4곳이 국제운송사업자 면허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국토부는 사업 타당성 검토에 돌입했다. 업계는 항공산업 규제완화와 정부의 일자리 창출 기조와 맞물려 내년 1~2곳의 신규 LCC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특히 제주항공을 비롯한 국내 6개 LCC는 신규 LCC 진입을 두고 긴장상태다. 항공수요는 성장하고 있지만,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경쟁자가 늘어나면 가격 출혈 경쟁은 물론 서비스 하향화를 우려하고 있다. LCC업계 관계자는 “LCC가 호황을 이루며 비행기는 점차 늘고 있는데 이를 조종할 기장은 부족해 업계에서 인력유출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제주, 김해공항 등 인기공항에서는 슬롯도 포화 상태에 달해 신규 사업자 선정에 앞서 인력 및 인프라 강화를 우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송소희 "굴곡 없던 음악생활, 변곡점 맞이한 현재가 슬럼프"
-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국악인 송소희와 bnt가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 비앤티 꼴레지오네(bnt collezione), 한복린, 위드란(WITHLAN), 클라쎄14 등으로 구성된 네 가지 콘셉트로 진행된 이번 화보 촬영에서 그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다채로운 이미지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송소희는 호피 드레스에 핑크 퍼 코트를 입고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내는가 하면 블랙 미니 드레스에 블랙 베레모를 쓰고 시크한 무드를 보여줬다. 이어 슈트 스타일링으로 성숙한 여인의 향기를 보여준 그는 마지막으로 단아한 한복 콘셉트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국악 여신의 면모를 보여줬다.촬영 후 이어진 인터뷰를 통해 근황을 전한 그는 “올해 ‘모던민요’ 앨범 발매 후 활동하면서 행복한 한 해를 보냈다”며 “대학생 신분이라 막 중간고사가 끝나 다음 기말고사를 준비하면서 지내고 있다”고 국악인이자 풋풋한 대학생 송소희의 모습을 보여줬다.소리는 5살, 민요는 8살에 시작한 송소희. 어린 나이부터 국악을 하며 고된 시간도 많았을 것 같다는 물음에 “현재까지 삶 중에서 굳이 슬럼프를 꼽자면 현재가 가장 큰 굴곡을 맞이하고 있는 구간”이라고 입을 뗀 그는 “음악적으로 큰 변곡점을 맞이하고 싶은 순간”이라며 “이 지점에서 내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야 하는지도 고민이 많이 되고, 소리라는 분야에 대해 알면 알수록 부족한 게 너무 많이 보이니까 스스로 답답한 마음도 크다. 후회하는 건 절대 아니지만, 지금까지 왔던 길에 대한 살짝 회의감도 들고 그래서 고민이 많은 시기라고 생각된다”고 진중한 답변을 전했다.지금의 송소희라는 인물이 있기까지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고 전한 그는 “예술에 꿈을 가진 어머니가 자연스럽게 그 길로 인도해줬다”며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송소희를 알린 ‘전국노래자랑’ 출연 계기 역시 어머니라고 답한 그는 “‘전국노래자랑’은 현재 모든 음악적 고민의 원천이자 민요를 제대로 시작하게 해준 동력”이라고.전통에 대해 크게 갈망하고 공부하면서도 한국음악을 하는 사람들끼리의 영역을 벗어나 좀 더 넓은 영역에서 국악을 알리고자 하는 그는 “작년부터 기획한 기진맥진 프로젝트라는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통해 국악의 소신은 지키며 새로운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국악인이면서 22살 풋풋한 대학생인 그에게 대학 생활 중 가장 즐거웠던 경험을 묻자 조별과제라던 그는 “그게 뭐라고 많은 사람들이 골머리를 썩이며 싫어하는지 해보고 싶었는데, 막상 해보니 알겠더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요즘에는 날씨가 추워서 타지 못하지만, 평소 학교 다닐 때 킥보드를 애용한다는 그는 “관종이라고도 하더라”며 “나에 대해 고정적으로 생각하는 이미지가 있는데, 옷도 다양한 스타일로 입고 이어폰 꽂고 노래 들으면서 신나게 킥보드 타고 다니니까 사람들 눈에는 신선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국음악을 배우면서 한국의 유교 사상도 자연스럽게 접한 그는 “친구들은 진지충이라고 한다”며 “서로의 고민에 대해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친구들은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만한 것들을 좋아한다. 괴리감은 있지만 함께하면 늘 즐겁다”고 전했다.스무 살 때 술이라는 신세계를 접했다며 다소 엉뚱한 이야기를 전하기도 한 그는 “1학년 때 정말 무섭게 술을 마셨다”며 “주량으로 지기 싫어서 정신력으로 버텨가며 마시기도 했다. 이제는 쳐다보기도 싫을 지경”이라고 의외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대중에겐 한복 입은 모습이 익숙하지만, 평소 다양한 사복 스타일을 즐긴다는 그는 “한가지 스타일을 고수하지 않고 다양하게 입고 싶은 걸 입는 편”이라며 “한복은 250여 벌 정도 소유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걸음걸이 교정을 위해 아이돌 댄스를 배웠다고 전한 그는 “흥미는 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았다”며 “내적으로 이렇게 과격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파워풀하게 췄지만, 안무 선생님은 조금 더 넓게 사용하라고 했다”고 답해 폭소케 했다.도량이 넓은 사람이 이상형이라던 그는 “모든 일에 있어서 둥글게 대할 줄 알고 유연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좋다”며 “나열하자면 끝도 없겠지만 내가 원하는 조건 중 하나를 꼽으라면 이 부분인 것 같다”고 성숙한 답변을 내놓기도.국악 신동에서 국악 소녀, 국악 여신까지 다양한 수식어를 보유하고 있는 그이지만 어떤 수식어보다 누가 봐도 한국음악을 하는 소리꾼, 국악인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는 송소희는 “스스로 당당하게 ‘국악인 송소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고 싶다고 깊은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다가온 2019년 목표에 대해 “음악적으로 굵직한 작업을 많이 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며 “대학 생활을 마침표를 찍는 해이기 때문에, 그 마침표를 정말 멋있게 찍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를 전한 그는 “음악적으로 큰 변곡점을 맞이하고 이 순간이 내게는 소중하고 크게 와 닿지만 팬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모든 과정을 믿고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남다른 애정을 표현했다.
- 라인, 카카오와 다른 KT 블록체인 전략...네트워크 블록체인 실체는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KT가 최근 조직 개편에서 융합기술원에 있었던 블록체인센터를 블록체인비즈센터(Block Chain Biz Center)로 확대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으로 이동시키면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5년여 동안 기술과 서비스 개발에 집중했다면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의미다. ◇KT 블록체인은 프라이빗부터 시작…에너지·오픈소스 체인 준비 중국내 최대 통신사인 KT가 추구하는 블록체인 사업은 네이버 라인이나 카카오 그라운드X와 사뭇 다르다. ‘네트워크 블록체인’을 꿈꾸면서 ‘K토큰’은 이미 사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네이버 라인의 ‘링크’와 카카오 그라운드X의 ‘클레이’가 웹툰, 음원, 게임 등 자사 플랫폼 위에서 유통되는 콘텐츠에 대한 교환 또는 결제형 토큰을 추진한다면, KT는 국내 최대 고용 업체답게 직원들의 신분증에 블록체인을 심어 K토큰으로 충전하고 음료수를 사 먹을 수 있게 하는 것부터 시작했다.K 토큰은 KT엠하우스의 모바일 쿠폰 안에 들어가 블록체인 기반 실시간 정산 시스템으로 구현되면, 스타벅스 쿠폰으로 엔젤리너스 커피도 먹고 영화도 볼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또, 각 지자체가 준비하는 지역화폐가 되면 복지수당 관리도 정확하고 빠르며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서영일 KT 블록체인비즈니스센터장(상무)은 “KT는 이미 47개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이중 23개는 이미 상용화됐다”며 “KT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글로벌 감염병 방지 프로젝트, BC카드의 대용량 장기 영수증 관리, 실시간 로밍 정산시스템, 디지털 자산관리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외에도 블록체인 기반 에너지 체인, 블록체인 기반 오픈소스 공유시스템도 준비 중이다.서 상무는 “인공지능(AI)기반의 에너지 관리 솔루션(KT-MEG)을 도입하면 기업들은 30% 정도 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데, 여기에 블록체인 기술까지 도입하면 줄어든30%의 에너지를 거래할 수 있다”며 “BC카드 영수증 관리만 해도 블록체인으로 했더니 서버 사용량이 84%나 줄고 속도도 88%올라갔다”고 말했다.KT는 BC카드에 적용한 이 기술로 ‘5G 월드 어워드 2018(5G World Awards 2018)’에서 ‘올해의 블록체인 혁신상’을 수상했다.◇진짜 목표는 세계 최초 ‘네트워크 블록체인’하지만 KT가 인터넷 강자나 스타트업들과 다른 점은 네트워크 백본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네트워크 블록체인’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전국에 위치한 초고속 네트워크에 블록체인을 결합한 노드를 구축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KT 블록체인은 2019년 말까지 최대 10만 TPS(Transactions Per Second, 초당 거래량)의 성능을 구현할 예정이다. 서 상무는 “지난 10년 동안 네트워크 스피드는 100배 빨라졌고 트래픽은 500% 증가했지만 (통신사의)부가가치는 15%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인터넷스트리밍(OTT)은 200% 넘게 증가했다”며 “이는 구글 등이 웹 트래픽을 일으키는 데이터를 암호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이어 “이런 현상을 돌파하려면 통신망은 덤파이프에서 벗어나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트랜젝션 인프라가 돼야 한다”며 “KT가 내년 말까지 10만 TPS를 구현하면 그 위에서 허가된 토큰을 가진 자만이 인증받고 접근하는 다양한 블록체인 서비스들이 꽃필 수 있다. ID기반 인터넷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ID기반 인터넷이란 토큰 기반으로 ID를 구현하고 ID위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구현하는 것으로 IP가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해킹에서 안전하다.‘블록체인 혁명’의 저자 돈 텝스콧의 아들이자 ‘블록체인 연구소’ 설립자인 알렉스 텝스콧은 최근 방한해 KT의 ‘네트워크 블록체인’에 관심을 보이면서 2시간동안 서 상무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