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3,365건
- 평택공장 3·4라인 100조대 `투자 로드맵` 수일 내 발표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방문을 마친 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삼성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100조원대 투자 및 일자리 창출 방안을 수일 내에 발표할 전망이다. 이 방안에는 약 30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평택 반도체 2라인 투자 계획은 물론 3·4라인에 대한 중장기 건설 로드맵도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6일 오전 만남을 가진 직후 기획재정부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청와대가 두 사람의 회동을 불과 사흘 앞두고 ‘투자 구걸’ 논란을 일으키며 제동을 걸면서, 일단 이날 만남에선 발표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이 났다. 하지만 심각한 경기 침체 속에 재계 1위 삼성의 투자가 절실하다는 지적과 우려가 쏟아지고, 청와대도 논란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진화에 나서 상황이 급반전 된 것으로 전해졌다.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은 6일 오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와 만나 간담회를 갖고 △반도체 △AI △5세대 이동통신(5G) △바이오 등을 ‘미래 먹거리’로 언급하며 정부의 정책적 지원 등을 요청했다. 또 상생을 위해 스마트 팩토리 지원을 3차 협력사까지 확대하는 방안과 소프트웨어 일자리 창출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삼성이 수일 내 공개할 투자 안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평택 반도체 2라인 투자 계획과 3·4라인 중장기 로드맵이다. 평택고덕산업단지는 전체 부지가 축구장 400개(289만㎡) 크기로 지난해 7월부터 가동 중인 반도체 1라인을 포함해 총 4개 라인을 지을 수 있는 규모로 조성됐다. 약 30조원이 투입될 반도체 2라인은 이재용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석방된 지 이틀 후인 지난 2월 7일, 권오현 회장과 윤부근·신종균 부회장 등이 경영위원회를 통해 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이후 5개월 간 공장 건립을 위한 전기·수도 등 인프라 공사는 진행돼 왔다. 업계에선 연내 착공이 이뤄지면 오는 2020년께 메모리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향후 순차적으로 건설이 진행될 3·4라인에 대한 중장기 로드맵이 함께 발표되면, 약 100조원에 육박하는 투자가 5~10년에 걸쳐 이뤄질 전망이다.김동연 부총리도 이날 간담회 직후 삼성측이 요청한 규제완화 방안에 대해 “평택 공장 3·4라인을 만드는 것에 대한 전력확충 문제”가 포함됐다고 밝혀 반도체 중장기 로드맵 발표 가능성을 뒷받침했다.4차 산업 혁명의 핵심 기술인 AI 분야에서도 삼성의 대규모 투자가 점쳐진다.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AI 선행 연구 인력 1000명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한국을 시작으로 영국, 캐나다, 미국, 러시아 등에 5개 AI 연구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또 미국 뉴욕에 6번째 AI 연구센터를 조만간 열 계획이다. 이로인해 이들 AI 연구센터와 협업하고 투자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김현석 CE(소비자 가전)부문 사장은 TV·가전과 AI 기술 및 사물인터넷(IoT)의 접목을 총괄하고 있어, 간담회에서도 관련 논의가 오간 것으로 파악된다.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주도하고 있는 삼성의 바이오·제약 분야 역시 신규 투자 및 고용의 윤곽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다. 급격한 고령화와 함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바이오시밀러(복제 바이오의약품)는 삼성이 미래 먹거리로 삼고 있는 분야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2공장에 이어 내년 3공장을 가동할 계획인 가운데,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등과 더불어 신약 개발이나 생산시설 투자 방안 등을 공개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밖에 스마트팩토리 지원사업도 기존 500억원에서 3차 협력사까지 확대돼 규모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삼성 관계자는 “미래 신성장 동력 투자 및 일자리 창출 방안 등을 공개하는데 긴 시간이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총 4개 라인이 순차적으로 건설될 예정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1개 라인에 약 30조원이 투자돼 총 120조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제공]
- 황보라 “‘김비서’, ‘왕뚜껑 소녀’ 벗어나게 한 인생작”(인터뷰)
- 사진=UL엔터테인먼트[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어머, 메시지가 왔어요. (실시간 검색어로 오른 남자친구인 차현우가)요즘은 본명으로 영화 만든다고 슬쩍 말해달래요. 하하.”이렇게 유쾌할 수 있을까. 발을 동동 구르며 모두에게 스마트폰 화면을 보여주는 모습이 마치 만화 속 한 장면 같았다. 배우 황보라였다. 작은 얼굴을 꽉 채운 이목구비와 잡티 없는 피부. 천생 여자일 것 같지만 인터뷰 내내 화통했다. 공개 연애 중인 영화 제작자 김영훈(예명 차현우)에 대한 질문에 “꿈과 희망이 없어 인생이 재미없다”는 농담으로 받아쳤다. 스스로 “너무 솔직해서 탈”이라는 그의 얼굴에서 지난 캐릭터들이 스쳐지나갔다. 모두 솔직하기 때문에 사랑스러운 이들이었다. 사진=본팩토리◇“뽕 연기·콜라 트름신, 힘들었지만 보람”특히 지난달 26일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극본 백선우, 연출 박준화)의 봉세라 과장은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은 황보라의 ‘최애’ 캐릭터였다. 여주인공 김미소(박민영 분)와 우정부터 양 비서(강홍석 분)와 귀여운 로맨스까지 드라마의 한 축을 담당했다.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는 그는 “부담 없이 시작했다. 감사할 따름”이라고 활짝 웃었다. 당초 시놉시스에 봉 과장은 단 세 줄로 설명되는 작은 역이었다. 원작인 웹소설에도 없는 인물. 그런 봉 과장을 주요 캐릭터로 만든 것은 황보라의 만취 연기였다. 첫 촬영이었던 회식신에서 황보라는 “확 내려놨다”. 과장된 연기와 실제 연기를 뒤섞었다. “진짜 취한 거 아니냐”는 시청자의 반응을 얻었지만 치열하게 계산된 연기였다. 덕분에 코믹한 장면이 여럿 탄생했다. 대표적인 것이 ‘뽕 탈출신’이다. 벌 때문에 몸부림치던 봉 과장의 속옷 ‘뽕’이 땅바닥에 떨어지는 장면이다. 민망한 상황에 처한 봉 과장을 양 비서가 구해주며 로맨스가 시작됐다. 황보라는 “이 장면 때문에 ‘봉 과장’으로 작명했다. ‘뽕’이 100번은 더 넘게 떨어졌다. 그 장면만 3시간을 촬영했다”고 후일담을 털어놨다. 이밖에도 음향 효과로 대신하자는 박 PD의 제안을 거절한 후 콜라 2리터를 마시고 ‘용트림’을 한 ‘콜라 고백신’, 어쩔 수 없이 먼지를 한껏 마셔야 했던 ‘대걸레 난투극’, 대본상 XXX로 표시됐지만 적나라한 대사로 박서준을 부끄럽게 만든 한 ‘여직원 술자리신’ 등 숨은 이야기들이 술술 흘러나왔다. 사진=‘김비서가 왜 그럴까’ 방송화면 캡처◇“망가지는 예쁜 여배우, 나의 차별점”황보라는 2003년 SBS 10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 2005년 라면 CF 통해 ‘왕뚜껑 소녀’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크고 작은 역할로 꾸준히 활동했지만 이렇다 할 ‘한 방’은 없었다. 공백기도 겪어야 했다. 그런 그에게 지난해 특별출연한 KBS2 ‘쌈 마이웨이’는 전환점이 됐다. 실제 활발한 성격을 반영한 캐릭터였다. 이는 지난 5월 종영한 KBS2 ‘우리가 만난 기적’ 등으로 이어졌다. 박준화 PD 역시 ‘쌈 마이웨이’를 보고 봉세라 역을 제안했다. “‘쌈 마이웨이’ 출연 후 예전 소속사 대표님에게 연락이 왔어요. 잘 봤다면서 예전에는 제가 그런 캐릭터를 기피했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에 깜짝 놀랐어요. 제가 잘하는 게 따로 있는데 괜히 멋있어 보이는 배역만 고집했던 건 아닐까 싶더라고요. 그때부터 ‘이 분야’를 공략해보자 싶었죠.”“내려놓자”는 마음가짐이 시작이었다. 일상에서 힌트를 얻었다. 평소 20~30대 여성들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고, 아이들이나 일반인 출연 프로그램, 다큐멘터리를 즐겨봤다. KBS2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좋아한다는 그는 아이들이 무심코 하는 동작을 연기에 적용한다며 비결을 털어놨다. “나이를 먹으면서 눈썰미가 생긴 것 같다”는 그는 “연기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마냥 순탄하진 않았다. 돌이켜보면 동안이 고민인 날도 있었고, 슬럼프에 빠져 원치 않는 공백기를 갖기도 했다. 그는 “그때마다 견디기보다 신나게 놀았다”고 담담히 답했다. ‘언젠가 좋은 날이 오겠지’란 마음이었다. “열심히 사랑하고, 열심히 놀았다”며 “그래서 동안인가 보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사진=‘왕뚜껑’ CF 캡처◇“웃음과 감동 함께…연기, 오래도록”처음부터 그렇게 단단한 사람이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잠시 말을 골랐다. “다 시기가 있고 때가 있더라”고 답했다. 현재에 충실하다는 그는 “배우는 평생 직업이다. 열심히 공부하고 연기력 쌓기도 바쁘다. 다른 것에 신경 쓸 새가 없다”고 덧붙였다. 여기엔 6년째 공개연애 중인 남자친구 김영훈의 공도 있었다. “남자친구 만나기 전엔 낯가림이 심했어요. 우울함을 이기기 위해 새벽기도를 열심히 다니기도 했죠. 남자친구를 만나고 밝아지고 자신감도 생긴 것 같아요. 덕분에 유쾌한 사람들이 주변에 많아져서 저도 ‘웃음 욕심’이 생겼죠. 실제 모습이 연기로 나오는 것 같아요.”김영훈의 친형인 하정우와 부친인 김용건은 누구보다 가까운 ‘연기 선배’였다. 여자 송강호가 됐으면 좋겠다“는 하정우의 조언은 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웃음뿐만 아니라 희로애락을 모두 담은 풍부한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JTBC ‘맏이’(2013)란 드라마에서 매번 우는 역을 맡았어요. 이후 신파적인 요소가 강한 캐릭터만 주로 제안 받았어요. 두루 경험했으니 이를 잘 섞어서 언젠가 ‘여자 송강호’로 불렸으면 해요. 그런 의미에서 ‘김비서’는 ‘왕뚜껑 소녀’를 벗어나게 해준, 인생작이에요.”사진=UL엔터테인먼트
- 도시재생 뉴딜 시범사업 51곳, 4.4조 들여 본격 착수
- [이데일리 박민 기자] 정부의 역점 사업인 도시재생 뉴딜 시범사업지 51곳에서 부지 매입, 설계, 착공 등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국토교통부는 작년 12월에 선정한 도시재생뉴딜 시범사업 68곳 중 51곳의 지자체 ‘도시재생 활성화계획’이 완료됨에 따라, 도시재생특별위원회( 이하 ‘특위’)의 심의를 거쳐 국가 지원사항을 최종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이번에 승인된 51곳은 올해 상반기에 재생 활성화 계획을 수립해 실현 가능성 및 타당성 평가를 통과한 지역이다. 2022년까지 4조 4160억원(국비 1조2584억원, 지방비 1조8595억원, 공기업 및 민간투자 1조2981억원)을 들여 사업이 추진된다.작년에 선정된 곳 중 나머지 17곳은 현재 활성화계획을 수립중에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뉴딜 사업지로 선정되면 활성화계획 수립을 거쳐 실현가능성 평가, 특위 심의를 받고 사업시행에 들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이번에 승인된 51곳의 지역에서는 4조4000억원 규모의 국비지원 예산이 확정됨에 따라 이달부터 부지 매입, 설계, 착공 등 본격적으로 재생사업을 착수한다.사업 유형별로 쇠퇴한 구도심을 활성화시키는 중심시가지 및 근린재생사업이 27곳, 노후 주거지의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주거지재생 및 우리동네살리기 유형이 24곳이다. 구도심 지역에는 공공·산업·상권 등의 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해 혁신거점공간 조성사업, 공공임대상가 조성사업 등을 추진한다.경북 포항에는 폐교 부지를 활용해 문화예술 공방(팩토리)를 조성하고, 세종 조치원에는 철도부지에 지역 대학과 함께 창업교육센터를 설치한다. 전북 군산에는 버려진 수협창고를 새단장(리모델링)하여 청년창업 공간과 도시재생센터로 활용할 계획이다.이 사업지를 포함해 총 26곳의 지역에서 폐교, 폐창고, 국공유지 등을 활용해 창업 공간, 청년임대주택, 공공지원센터 등 다양한 기능이 한곳에 입지한 ‘도시재생어울림 플랫폼’을 조성한다.지역의 영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저렴한 임대료로 장기간 임대하는 ‘공공임대상가’도 추진된다. 올해 처음으로 공급하는 만큼 시범적으로 충남 천안 등 18곳에서 220개 점포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라고 국토부는 전했다.이외에 24곳의 노후 주거지 재생사업 지역에는 공영주차장, 골목길 정비, 공동체(커뮤니티) 공간 등 생활인프라 확충을 지원하고, 소규모 주택정비와 공적 임대주택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이 지역에서는 주민들의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기초생활인프라 공급을 우선 추진한다. 마을 내 주차장이 부족한 지역에는 공영주차장을 확충하고, 화재 등에 취약한 지역에는 소방도로 정비가 추진된다. 안전사고나 범죄 발생 우려가 높은 빈집은 마을 공동 이용공간 등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노후화된 개별 주택에 대한 정비도 추진된다. 경기 안양, 인천 남동구 등 13곳에서 가로주택정비와 자율주택정비 같은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이 추진된다. 정비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주수요를 충당하고, 지역의 서민 주거복지를 강화하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 인천도시공사 등 공기업의 주도적인 참여를 통한 공적 임대주택 공급도 약 1200호 규모로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다.이외에도 쇠퇴 지역을 특색 있게 재생하기 위해 스마트 재생사업(인천 부평 등 6곳), 대학 캠퍼스 특화사업(천안), 건축경관 특화사업(춘천) 등 지역 특성화 사업을 계획한 지자체 13곳에 대해서는 30억원 내외의 국비를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51곳의 재생사업이 본격적으로 착수될 수 있도록 올해 하반기에 약 2700억 원의 예산을 신속하게 지원할 계획”이라며 “하반기부터는 보상, 착공 등을 통해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 "세계는 제조업 패권전쟁…文정부, 전방위적 4차산업 전략 세워라"
- 이필상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초빙교수(전 고려대 총장)는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에 어느 나라가 먼저 성공하냐가 세계 경제의 패권을 결정할 것”이라며 “세계 주요국은 (4차 산업혁명 전략으로) 제조업을 다시 살리는 식으로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했다. 사진=방인권 기자[이데일리 김정남 김정현 기자] 요즘 나라 밖 산업계에서 감지되는 흐름이 있다. ‘제조업 회귀’다. 제조업이 후진국 산업으로 치부되던 때가 있었다. 그 흐름이 바뀐 게 2010년대 들어서다.아이러니하게도 위기의식을 느낀 곳이 제조 강국 독일이다. 그렇게 나온 게 2010년 ‘인더스트리 4.0’이다. 제조업이 나라 경제의 토대이며, 이는 4차 산업혁명 때도 마찬가지라는 고민의 결과다. 스마트 팩토리(공장 자동화)가 대표적이다. 독일이 첫 발을 떼자 미국과 일본도 합세했고, 중국의 ‘제조 2025’는 사실상 중국판 인더스트리 4.0으로 불린다. 이 정도면 주요 선진국의 정책 역량이 새 먹거리에 집중된다는 해석도 과하지 않다. 신(新) 제조업 패권전쟁이다.또다른 제조 강국인 우리나라는 어떤가. 어쩌면 위기론과 마주한 한국 경제에 가장 본질적인 질문인지 모르겠다. “4차 산업혁명에 하루빨리 뛰어들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미래가 없어요. 국가적인 과제로 설정하고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일흔을 넘긴 노(老)교수는 인터뷰 내내 줄기차게 ‘산업’을 말했다. 이데일리는 지난 31일 오후 경제 원로로 손꼽히는 이필상(71) 서울대 경제학부 초빙교수(전 고려대 총장)를 찾았다. 인터뷰는 2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文, 전방위적 산업전략 세워야”-최근 한국 경제를 평가한다면.△대내외 악재가 겹쳐 산업 기반이 와해하는 구조적인 위기를 겪고 있다. 배에 비교한다면 엔진이 꺼져 바다에 좌초한 상황에서 포격(미·중 무역전쟁 등)을 맞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자칫 선진국 문턱에서 주저앉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요즘 정부 정책을 두고 논쟁이 있는데.△문재인정부가 지난 1년여간 소득 주도 성장을 내걸었는데, 실패로 끝난 경제 실험을 선언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이 정책이 간과한 게 있다. 경제는 수요와 공급의 두 부문이 있다. 그런데 한국 경제의 산업 전반이 부실해지며 공급 부문이 무너진 것은 감안하지 않았다.-정책 효과를 더 기다려보자는 얘기도 있다.△정부가 지출을 늘려 경기를 활성화하는 수요관리 정책은 6개월 정도면 그 효과가 나타나야 한다. 최소한 그런 조짐은 보여야 한다. 그런데 1년이 넘어도 효과가 나타나기는커녕 경제 지표는 더 악화되고 있지 않나. 경제정책은 안 되겠다 싶으면 바꿀 수도 있어야 한다.-공급 부문이 살아나려면 무엇을 해야 하나.△4차 산업혁명에 어느 나라가 먼저 성공하냐가 세계 경제의 패권을 결정할 것이다. 세계 주요국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제조업을 다시 살리는 식으로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을 펴고 있다. 미국과 중국간 (자국 제조업 보호를 둘러싼) 무역전쟁도 결국 패권전쟁으로 봐야 한다. (선진국들이 이미 미래 산업을 두고 경쟁 중인 만큼)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산업전략을 세워야 한다.-4차 산업혁명은 어떤 내용이 있나.△1~3차 산업혁명은 사람의 손을 기계가 대체하는 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은 사람의 두뇌를 기계가 대체하는 혁명이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등이다. 사람의 두뇌를 지배할 수 있다면 작은 경제여도 세계를 지배할 수 있다.-중국 등은 이미 제조업 혁신에 매진하고 있는데.△우리나라는 이미 중국에 뒤지고 있다. 중국은 제조 2025 전략에 자본을 엄청나게 투입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도 전방위적인 산업정책을 추진해야 하는데,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소득 주도 성장보다 혁신 성장에 더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이 있을까.△기업금융 얘기를 해보자. 우리나라는 너무 낙후돼 있다. 한마디로 은행들이 주택을 담보로 잡고 돈 빌려주는 것 이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융시장이 기업의 기술을 제대로 평가해 지원하는 시스템이 돼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기술을 개발해 은행에 가면 담보부터 가져오라고 한다. 평가 능력이 너무 취약하다. 다른 나라 금융사들은 스스로 기업을 찾아다니며 투자한다. 경쟁력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이것뿐이겠나. ‘간판 따기식(式)’ 교육 제도도 문제다. -규제 개혁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우리나라는 노동시장이든 금융시장이든 매우 경직적이고 장애물(규제)이 많은 것 같다. 새로운 산업이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경제 구조와 여건을 갖추는데 선진국들이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이필상 서울대 경제학부 초빙교수(전 고려대 총장)는 “경기가 침체할수록 부실기업 처리 문제는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사진=방인권 기자◇“부실기업 화두, 더 중요해질 것”-새 살이 돋으려면 죽은 살은 잘라내야 하지 않나.△사람 몸과 마찬가지로 경쟁력이 없는 기업은 도태돼야 한다. 경기가 침체할수록 부실기업 처리 문제는 더 중요해질 것이다. 부실기업은 당연히 구조조정을 해야 하며, 이는 시장이 주도해야 한다.-현실적으로 정부가 관여할 수밖에 없지 않나.△그런 측면이 있다. 그 대신 원칙을 정확하게 세워야 한다. 독립적인 구조조정위원회를 만들어 전권을 주고, 그 결정에 대해서는 차후 책임을 물어서도 안 된다. 나중에 책임소재를 따지면 누가 (손에 피 묻히는) 구조조정을 하겠나. -요즘 구조조정 화두는 잘 안 보인다.△구조조정을 할 때는 사회적 대타협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아무래도 보수정권은 노조를 설득하기 어렵지 않겠나. 지금 진보정권이 오히려 유리한 상황이다. 문재인정부가 부실기업 처리 문제를 잘 정리했으면 좋겠다. 아직은 나온 대책이 없지만, 그래도 자식이 잘 되려면 부모는 마음이 아파도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가의 수탁자 책임 원칙)가 화제다.△국민연금의 기본원칙은 수익성과 안정성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다. 기업 임원 선출이나 인수합병(M&A)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것이 주식을 사는 목적은 아니다. 스튜어드십코드가 잘 활용되면 오너의 전횡을 막고 외국자본의 적대적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좋은 장치가 될 것이다. 하지만 잘못 사용하면 관치 논리로 기업 보복의 수단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도입 내용을 보면 자의적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어 보인다.-어떤 점을 보완해야 하나.△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14명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이들의 독립성, 전문성, 투명성의 원칙이 확보되지 않으면 매우 위험한 장치가 될 것이다. 원칙을 살리며 관치 논리를 적용되지 않는 방향으로 운영돼야 한다.이필상 서울대 경제학부 초빙교수(전 고려대 총장)가 지난 31일 오후 서울대 집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 서울대 윤성로 교수, 8월 과학기술인상 수상자 선정
-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8월 수상자로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윤성로(사진) 교수를 선정했다고 1일 밝혔다.윤성로 교수. 사진=과기정통부.과기정통부와 연구재단은 윤성로 교수가 텍스트, 염기서열, 음성, 센서 등 다양한 형태로 지속해서 생성되는 서열형(Sequential) 빅데이터를 정밀 분석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의 응용 범위를 확대하는데 기여한 공로가 높이 평가됐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서열형 빅데이터는 과학기술, 사물인터넷(IoT), 헬스케어, 스마트 팩토리, 핀테크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생성되고 있지만 방대한 데이터 양과 데이터 내에 존재하는 잡음 문제를 해결해 정보를 효과적으로 추출할 수 있는 정교한 분석기술이 절실한 상황이다. 윤 교수는 딥 러닝과 기계학습에 기반한 서열형 빅데이터의 표현형 학습(Representation Learning) 및 상호작용 학습(Interaction Learning), 서열형 동적 그래프 전이학습(Transfer Learning) 등 다양한 형태의 빅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하고 그 속에서 일정한 규칙성을 찾아 제시할 수 있는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했다.윤 교수는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종류의 서열형 빅데이터 분석에 성공해 최근에는 세계 최초로 유전자가위의 효율을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구축, 유전자가위의 효율 예측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또 세계적 반도체, 자동차, 정보기술(IT) 기업들과 함께 스마트폰이나 자동차에서 동작하는 인공지능을 구현하기 위한 ‘온 디바이스 AI(On-device AI)’ 기술을 개발 중이다. 윤 교수는 “서열형 빅데이터는 과학, 공학, 의·생명, 금융,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해서 생성되는 만큼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이 관련 학문과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런 인공지능 기술이 국내 연구기관 및 산업체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고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 창출에 기여하도록 후속 연구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 한화시스템 통합법인 출범…"10년 후 매출 6兆 달성"
- 김경한(왼쪽) 한화시스템 ICT부문 대표이사와 장시권 시스템부문 대표이사가 1일 합병 주주총회 및 이사회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한화시스템 제공[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한화시스템과 한화S&C는 8월 1일부로 ‘방산과 IT서비스를 아우르는 글로벌 선도 솔루션 사업자’라는 새로운 비전 하에 통합법인 한화시스템으로 새롭게 출발한다고 밝혔다.양사는 지난 5월 31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간 합병을 의결한 바 있다. 이후 2개월 간의 통합과정을 거쳐 한화시스템을 사명으로 합병법인을 공식 출범하게 됐다. 통합된 한화시스템의 시스템 부문은 장시권 대표이사, ICT 부문은 김경한 대표이사가 맡는 각자 대표 체제로 출범한다. 기존 한화시스템은 방산전자 국내 1위 기업으로서 레이다, 전자광학장비, 감시정찰, 전술통신, 전투지휘체계 등 첨단 무기체계 분야 기술력과 SW 역량으로 군 전력 증강 및 자주국방에 기여해왔다. 한화S&C는 제조, 방산,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 쌓아온 시스템 통합 노하우를 기반으로 최근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영역에서 전문성을 나타내고 있다. 통합 한화시스템은 상호 강점을 접목한 13개 시너지 영역을 통해 기존 사업의 고도화 및 신규 사업 확대를 꾀할 계획이다. 단기적으로는 시스템 부문의 레이다 및 센서 개발 역량과 ICT 부문의 시스템 통합(SI) 역량을 결합해 ‘드론 관제·감시 체계’와 ‘국방 자원 및 전장 관리를 위한 사물인터넷(IoT)’ 등에서 시너지를 기대한다. 시스템 부문의 경우 국방 네트워크 기술과 ICT 부문의 대용량 데이터 분석 솔루션 기술을 결합해 지휘통제자동화시스템(C4I)과 연계한 ‘무기체계 첨단화’도 추진한다.이외에도 △방산전자 솔루션 고도화(미래전투체계, 스마트쉽, 민수 항공전자) △국방SI 솔루션 강화(시뮬레이터, 사이버보안, 국경감시) △공공 인프라 솔루션 진입(스마트 인프라, 해양 안전체계, 안전도시) △B2B솔루션 고도화(스마트 팩토리)로 시너지를 끌어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나갈 예정이다. 합병 10년 후인 2027년 매출액 6조원 규모 회사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 한화S&C 품은 한화시스템, 시너지 창출 중장기 과제로
-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그룹 본사.이데일리DB[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한화시스템이 H솔루션으로부터 한화S&C 흡수합병 작업을 마무리하고 8월 1일 통합법인으로 공식 출범한다. 그룹 입장에서는 ‘일감 몰아주기’에서 자유로워지며, 한화시스템은 외형적 성장에 따른 실적 확대 등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흡수합병의 또 다른 핵심 이유인 한화시스템의 방위산업과 한화S&C 시스템통합(SI) 사업 간 시너지 창출은 긴 시간 공을 들여야하는 과제로 떠올랐다.3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다음달 1일 서울 중구 장교동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한화S&C 흡수합병을 공식 완료할 예정이다. 통합법인으로 새로 출발하는 한화시스템은 각자 대표이사 체제 하에 기존 양사 사업 간 시너지 창출을 위한 여러 방안을 고루 모색할 방침이다. 현재 한화시스템은 장시권 대표이사가, 한화S&C는 김경한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다.일단 당초 한화그룹이 목표로 했던 한화S&C ‘일감 몰아주기’는 거의 해소됐다. 흡수합병에 이은 추가적인 주식 매각 작업으로 한화시스템에 대한 H솔루션의 지분율은 14.5%까지 낮아졌기 때문이다. 향후 한화시스템 IPO(기업공개)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지분을 모두 털어낼 계획이다.한화시스템의 외형적 성장 및 사업안정성 확보 역시 업계에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우선 합병으로 인해 한화시스템의 연간 매출액 규모는 2000억원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 매출액 증가뿐 아니라 SI 사업 진출을 통한 사업안정성 개선, 양호한 수익성 및 재무구조를 보유한 계열회사 합병으로 재무안정성 및 차입금 상환능력 제고 등 경영환경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다만 또 다른 흡수합병의 근거로 내세웠던 양사 사업간 시너지 창출을 끌어내는 과정은 단기간 내 쉽지 않아 보인다. 한화시스템은 시너지 창출을 위해 방산 소프트웨어(SW) 시장 진출을 꾀하는 모습이지만, 해당 시장의 진입장벽은 매우 높다는 점 때문이다. 국내 방산 SW 시장은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높은 점유율을 유지해왔다. 그나마 국방 보안시스템 분야에 안랩과 하우리, 국방 정보화시스템 구축에 LIG시스템, 아이티센, KCC정보통신 등이 파고든 모습이지만, 이들 기업 역시 오랜 기간 시행착오를 겪으며 경쟁력과 노하우를 쌓은 이후에나 가능했다는 점이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한화시스템의 레이더 및 관제시스템 분야에 한화S&C의 IT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한화S&C가 강하게 추진했던 스마트팩토리 기술도 한화 방산 전반에 적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다만 방산 SW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한화S&C가 뚜렷한 포트폴리오가 없었던만큼 시너지 창출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김지현의 IT세상]테슬라는 무엇으로 돈을 버나
- 테슬라가 제공하는 충전 시스템 파워월.[김지현 IT 칼럼니스트]테슬라는 전 세계 자동차 산업에 커다란 충격을 준 스타트업이다. 에너지원을 화석 에너지에서 전기 에너지로 바꾼 전기차를 만들어서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중심의 인터넷에 연결된 스마트카를 만들어 플랫폼 비즈니스로 혁신적인 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있어서다. 테슬라는 지난 3월 테슬라 모델3의 생산 지연과 높은 불량률로 위기를 맞았다. 게다가 자율주행 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테슬라의 기업가치는 크게 요동치기까지 했다. 인력 감축에 배터리 결함 등에 이르기까지 한동안 테슬라를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테슬라의 행보가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을 다시 정의하게 만들었다는 사실만큼은 부인하기 어렵다. 오늘은 테슬라의 사업 혁신에서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 전략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테슬라의 첫 번째 상용 전기차 모델은 2012년 출시된 프리미엄세단 ‘모델S’로 6만3750달러(약 7188만원)부터 시작된다. 2015년 출시된 ‘모델X’는 SUV 모델로 13만3000달러가 최저 사양의 가격이다. 2016년 출시한 ‘모델S’는 2012년 모델의 반값으로 3만5000달러부터 시작한다. 우리 돈으로 약 4000만원, 유사한 성능의 타사 제품이 5000만원을 훌쩍 넘는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가격이다. ◇충전소 ‘슈퍼차저’ 개방 땐 판매보다 수익 커 특히 테슬라의 최대 강점은 타사 전기 자동차에 비해 연료비가 매우 적거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점이다. 미국 기준으로 테슬라의 완전충전에 드는 전기료는 9달러로 340km를 달릴 수 있다. 게다가 테슬라 급속충전 스테이션인 슈퍼차저는 테슬라 고객에게 무료로 전기를 제공해준다. 슈퍼차저를 이용하면 20분 만에 전기차 충전을 완료할 수 있으며 한 번 충전으로 400km를 달릴 수 있다. 전기차의 인터넷 사용료도 테슬라가 지원해주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무료이다. 부품 비용도 주행거리에 상관없이 핵심 부품에 문제가 발생하면 8년 무한 품질 보증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때문에 유지비도 거의 들지 않는다.소비자에게는 더할 나위없는 제품인데, 정작 ‘테슬라는 돈을 어디서 벌까?’ 하는 궁금증이 남는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테슬라의 비즈니스 모델은 전기차 충전 시스템의 유료화이다. 즉, 차량 판매보다는 전기 에너지의 중개를 통한 수익 모델이다. 이를 위해 테슬라는 전기차 충전 시스템과 관련한 다양한 특허를 외부에 공개했다. 이를 통해 전기차 충전에 대한 표준과 인프라를 선점하고 테슬라 외의 전기차도 이 충전 시스템을 도입해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일반 차량의 주유비, 스마트폰의 통신비처럼 전기차의 충전은 사용자가 차량을 이용하는 동안은 평생 지불해야만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표준과 인프라를 주도적으로 구축함으로써 차량 판매보다 더 큰 전기 에너지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그래서, 테슬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2차 전지 생산 공장인 기가팩토리를 2020년 완공을 목표로 네바다주에 건설 중이다. 이것이 완성되면 연간 50GW(기가와트) 수준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어 50만대의 테슬라 자동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 세계 전기차 에너지의 50% 이상을 수용할 수 있다. 또한, 미국 전역에 설치된 슈퍼차저라는 전기 충전소는 테슬라 자동차에 무료로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만일 이 충전소가 타사 전기차에도 제공이 되어 소비자 혹은 타사 전기차 제조사에 적절한 비용을 부과한다면 차량 판매보다 더 큰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테슬라는 슈퍼차저 방식의 특허를 공개해 이것이 전기차 충전 시스템의 표준이 되도록 함으로써 이 충전소를 다른 전기차들도 이용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모든 전기차 기업이 이 같은 충전소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없는 만큼 테슬라의 충전소를 이용하도록 자사 전기차의 충전 시스템을 테슬라 슈퍼차저에 맞추면 테슬라는 충전 시스템에 대한 표준을 장악하게 된다. 이를 통해 다양한 수익 모델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테슬라는 2015년에 공개한 가정용 배터리인 테슬라 파워월과 기업용 배터리 시스템인 파워팩을 이용해 태양열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게 하고 가정, 기업 내에 자체적인 전력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테슬라가 아닌 개인이나 기업이 독자적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사용하고 남은 에너지는 스마트 그리드를 통해서 재판매, 공유하도록 함으로써 새로운 에너지 수익 모델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해준다.전 세계 자동차는 약 20억대 가량이며 1년에 약 1억대의 자동차가 팔리고 있다. 이중 전기 자동차의 판매량은 2016년 기준으로 연간 미국에서 15만대, 중국은 34만대, 유럽 20여만 대 수준으로, 전체 자동차 시장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앞으로 전기차의 비중은 더욱 커질 것이다. 테슬라는 올해 50만대까지 생산량을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참고로 2017년까지 10년간 판매된 테슬라의 차량은 약 25만대이다. 전 세계 전기차가 연간 5000만대 이상 판매되더라도 테슬라가 이 시장의 50% 이상을 장악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테슬라가 전기차 충전에 대한 레퍼런스 표준을 수립하기 위해 테슬라를 저렴하게 공급하면, 비록 차량 판매는 전체 시장의 10%가 되지 않더라도 전기차 충전 관련 에너지 시장은 50% 이상 장악할 수 있게 된다. 비즈니스 모델은 이 50% 이상에서 나오게 된다.그리고 기 보급된 25만대 가량의 테슬라 전기차와 앞으로 매년 보급될 50만대의 차량으로 테슬라는 약 2019년 즈음에는 100만대의 전기차 보급대수를 확보하게 될 것이다. 더 나아가 2020년부터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되면 스마트폰이 그랬던 것처럼 수백만 대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다. 수천만 원의 전기차를 구매한 고객 대상으로 테슬라 차량의 특정 기능, 서비스에 대한 유료화, 즉 소프트웨어 유료화는 작지만 영업이익률이 높은 효자 수익 모델이 될 것이다. ◇앱스토어 같은 수익화 모델 개발도 가능 또 테슬라 차량 내에서 서드파티(소프트웨어나 주변 기기를 개발·공급하는 외부의 전문기업)의 콘텐츠를 사용하도록 하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과 연동되는 서비스들을 외부에서 개발할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 개발 지원 도구(API)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애플의 앱스토어와 같은 수익화 모델을 고려할 수도 있다. 차량 특성상 사용자에게 돈을 받는 모델에 있어 스마트폰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고가로 책정할 수 있고, 서드파티에 비용을 받는 형태의 수익 모델 고려도 가능하다. 물론 수백만 대의 차량이 이동하면서 만들어내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교통, 광고 등과 연계된 새로운 수익 모델을 발굴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기존의 차량 판매와 보수, 수리를 통해 소비자에게 돈을 받는 B2C(기업 대 개인) 비즈니스 모델을 넘어 콘텐츠와 서비스에 대한 B2C 수익 모델과 에너지와 API,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한 B2B(기업 간 거래) 비즈니스 모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수익 모델이 테슬라 자동차를 통해 보이게 될 것이다. 기존 휴대폰과 스마트폰, TV 방송과 월드와이드웹(WWW)의 비즈니스 모델이 크게 다르듯이 기존 자동차와 전기차의 비즈니스 모델은 기존 고정관념을 벗어난 혁신적인 형태로 우리에게 선보일 것이다.
- 두산산업차량, 창립 50주년 기념행사 개최
- 리튬이온배터리 지게차. 두산산업차량 제공[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두산 산업차량BG(이하 두산산업차량)는 지난 13일 인천 동구 사업장에서 동현수 ㈜두산 부회장, 곽상철 산업차량BG장 등 임직원과 주요 딜러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50주념 기념행사를 개최했다고 15일 밝혔다.두산산업차량은 1968년 국내 최초로 지게차 생산을 시작한 이래 지게차 생산 및 연구개발에 주력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물류 장비 업체로 성장했다. 1979년에는 전동 지게차를 국내 최초로 생산했다. 이후 미국과 영국, 벨기에 법인을 설립하고, 중국과 독일에도 생산 공장을 운영하며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한 홍보물 상영으로 시작한 기념행사에서는 4차 산업혁명에 맞춰 구축한 스마트 팩토리와 무인지게차 등 향후 변화될 생산 공장의 모습을 시연했다.특히 협력사와 고객에 대한 정보를 QR 코드로 통합 관리해 품질 관리에서부터 서비스까지 디지털 정보로 쉽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MES(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와 무인지게차가 참석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각광 받고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한 지게차 BS7 시리즈도 처음 공개했다. BS7 시리즈는 납산 배터리를 사용한 전동 지게차에 비해 충전 시간이 3분의 1에 불과하지만 사용시간과 수명은 2~3배 늘린 것이 특징이다. 또 출력이 일정하게 유지될 뿐 아니라 영하 40℃의 저온 환경에서도 생산성이 높고, 유지보수가 간단하며 친환경적이다.이와 함께 지게차를 스마트하게 관리할 수 있는 텔레매틱스(Telematics) 시스템 ‘Lin-Q’를 선보이고, 하반기 중 출시할 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모드 애플리케이션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두산산업차량이 자체 개발한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 Lin-Q는 장비 개선과 운영에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준다. 스마트모드 애플리케이션은 AI 기반 머신러닝으로 장비의 엔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작업장 특성에 적합한 엔진 출력으로 자동 변경해주는 기능이다.현재 두산산업차량은 전세계 93개 국에서 400여개 딜러망을 통해 40여종 140여모델의 지게차를 판매하고 있다. 2015년 영국 지게차 렌탈업체 러시리프트(Rushlift)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미국 애틀랜타에 제품 판매뿐 아니라 렌탈, 서비스, 물류 등 관련 서비스까지 직접 제공하는 팩토리스토어를 설립하는 등 유럽 및 북미시장에서의 다운스트림 기반을 마련했다.두산산업차량은 지난해 약 80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해외시장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2022년에는 매출 1조50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동현수 부회장은 “임직원들의 땀과 열정으로 만든 두산산업차량 50년 역사가 곧 우리나라 지게차의 역사”라면서 “앞으로 판매 중심에서 렌탈, 서비스, 물류, 관리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물류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