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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척추협착증으로 불편해도 걸는게 답
  • [전문의 칼럼] 척추협착증으로 불편해도 걸는게 답
  • [은상수 서울부민병원 척추내시경센터장] 척추협착증은 척추뼈, 신경 뒤쪽의 황색인대가 두꺼워져 신경을 누르는 병이다. 황색인대는 신경 뒤쪽에서 뼈와 뼈를 연결하여 후방안정성에 기여하고, 신경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어떻게 하다가 황색인대는 두꺼워지다 못해 신경을 누르고 많은 환자를 괴롭히는 병의 원인이 되었을까? 척추협착증은 노화와 관련이 있다.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인 무릎, 손가락 관절염의 뼈는 두꺼워진다. 이처럼 황색인대도 나이가 들면 두꺼워진다. 여기에 허리를 과은상수 서울부민병원 척추내시경센터장하게 숙이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고, 삐끗하여 황색인대가 손상되면 인대는 더 두꺼워진다. 피부의 상처가 볼록해지고 흉터가 두꺼워지는 것과 비슷하다. 척추협착증의 발생원인으로 노화 외에도 반복적 외상이 있는데, 인대, 디스크가 다치면 척추협착증도 악화되기 때문에 무거운 물건 들 때 무리가 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척추협착증의 증상으로는 허리디스크와 마찬가지로 다리 저림이 있는데, 특징적으로 ‘잘 못 걷겠다’이다. 파행이라고 하는데, 걸으면 종아리가 터질 것 같아서 쉬거나 쪼그리고 앉으면 증상이 좋아져 다시 걸을 수 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면서 30분을 온전히 걷기 힘들다면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척추협착증 증상 중, ‘발바닥이 스펀지, 모래, 자갈 밟는 것 같다’ 라는 증상은 신경손상이 오래되고 심할 때 나타난다. 회음부, 항문 감각이상, 대소변 장애가 오면 심한 신경압박으로 수술이 필요하다. 다리에 힘이 없고, 절룩거리거나, 다리를 끌어도 신경마비로 빨리 수술을 받아야 한다.척추협착증이 있으면 다리가 저려오고, 걷기 힘든데 운동을 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운동을 해야 한다. 불편하다 하여 움직이지 않으면 근육이 마르고 더 활동이 어렵게 된다. 많은 보호자들이 걸으면 아프고 힘든데 부모님을 걷게 해야 하냐고 물어본다. 쉽지 않겠지만 아파도 지팡이나, 유모차 같은 보행기를 밀고라도, 약을 먹거나 주사를 맞아서 통증을 줄여서 라도 심지어 수술을 받아서라도 걸어야 한다고 답변을 한다.척추협착증 환자는 허리를 숙이면 다리 저림이 줄어들어 걷기 편해지는데, 허리를 숙이면 척추뼈 사이가 벌어지면서 황색인대도 늘어나 얇아지게 되어 신경 눌림이 덜해진다. 저림이 덜해지고 더 많이 걸을 수 있게 된다. 지팡이나 보행기를 사용하면 숙여서 더 오래 걸을 수 있다.경사를 오를 때도 허리가 숙여진다. 척추협착증 환자 중 평지는 잘 못 걷는데, 오르막은 잘 걷는 경우가 있다. 자전거를 탈 때도 허리가 숙여지므로 척추협착증 환자에게 다리 근력 향상 및 유산소 운동으로 실외, 실내 자전거가 도움이 된다. 척추협착증 환자분들은 보통 나이가 많기에 강도가 약한 정적인 운동을 추천한다. 소-고양이자세,골반기울이기, 데드버그, 버드독, 브릿지, 크런치 운동이 척추협착증에도 좋다. 척추협착증 환자는 무릎관절염도 동반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걷기 기능이 떨어지고, 다리 근육도 약해져 있다. 하지 근력강화운동으로 레그익스텐션 운동이 좋다. 헬스장을 안 다닌다면 높은 의자에 앉아 그냥 다리를 펴는 것도 괜찮다. 무릎을 최대한 펴고, 발목을 몸 쪽으로 당겨 허벅지 근육이 돌처럼 딱딱 해지게 한다. 집에서 운동을 한다면 강도를 높이기 위해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찬다. 스쿼트, 런지도 하지근력강화를 위해 좋다. 척추협착증 운동을 요약하면 숙여서 라도 걷는 것이 좋고, 소-고양이 자세, 골반기울이기, 허리코어운동 및 하지 근력강화운동을 하여 근력을 유지해야 한다.척추협착증은 허리를 펴면 저림이 심해지고, 숙이면 신경이 덜 눌려, 오래 걸을 수 있다.
2023.03.22 I 이순용 기자
`방송법 개정안` 與 퇴장 속 野 단독 처리…대통령 거부권 시사(종합)
  • `방송법 개정안` 與 퇴장 속 野 단독 처리…대통령 거부권 시사(종합)
  • [이데일리 이수빈 이유림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1일 야권이 단독으로 ‘방송법 개정안’의 본회의 직회부를 의결한 것을 두고 여야가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방송법 개정안은 KBS, MBC, EBS 등 공영방송의 이사회 구성과 사장 선임 절차를 바꾸는 내용이 골자다.여당은 이번 개정안으로 공영방송 지배구조가 민주당에 유리하게 짜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공영방송 이사회 구성을 다양화해 ‘국민께 방송을 돌려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정청래 과방위원장은 본회의 부의를 요구한 후 30일간 여야가 추가로 협상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으나 여권에서는 대통령 거부권을 언급하는 등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정청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 대안에 대한 본회의 부의 요구의 건, 방송문화진흥회법 일부개정법률안 대안에 대한 본회의 부의 요구의 건, 한국교육방송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 대안에 대한 본회의 부의 요구의 건을 가결하고 있다.(사진=뉴시스)국회 과방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방송법 개정안 대안 △방송문화진흥회법 개정안 대안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대안 등에 대한 본회의 부의 요구의 건을 투표수 12표 중 찬성 12표로 각각 가결했다. 본회의 직회부에 반대해온 국민의힘은 이에 반발해 표결 직전 퇴장했다.국회법 제86조에 따르면 법안이 법사위에 계류된 지 60일 이상 지나면 소관 상임위 재적위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본회의에 부의를 요청할 수 있다. 방송법 개정안은 이미 지난달 2일 법사위 계류 60일을 넘겼다.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위원들은 상임위 의결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여당 시절 손 놓고 있던 방송법 개정안을 정권이 교체돼 야당이 되자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바꿔 날치기 처리했다”며 “반드시 (법안이) 철회되도록 공정한 언론시민단체와 방송종사자들과 함께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가장 큰 문제는 공영방송 이사회 구성”이라며 “민주당 방송법 개정안의 21인 이사회 구조를 보면 민주당에 유리하도록 국회 추천을 8명에서 5명으로 축소했으며, 특히 지방선거 참패로 인하여 시도의회의장협의회를 장악할 수 없게 되자 기존 4명의 추천권은 삭제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정 위원장이 30일간 추가 논의를 제안한 것을 두고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그게 됐으면 지금 이런 상황까지 왔겠나”라고 질책했다. 대통령 거부권 행사 여부에 대해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는 부당성을 지적하고 당의 의견을 건의하는 것”이라며 “소정의 절차를 거쳐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국회 과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즉각 반박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방송법 개정안 본회의 직회부에 대해 “국회법이 정하고 있는 법률안의 체계·자구 심사권을 벗어난 법사위의 월권을 바로잡고 공영방송이 정권의 나팔수로 ‘땡전뉴스’를 틀어대던 과거로 돌아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결단”이라고 밝혔다.의원들은 “공영방송 이사회를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임의로 정치권이 추천했던 관행을 내려놓고, 시청자위원회, 학계, 현업 직능단체, 국회 등 다양한 주체들이 추천하도록 해 구성을 다원화했다”고 소개했다.이들은 여권을 향해서는 “MBC 사장 출석, KBS 수신료 분리징수 등으로 공영방송 협박과 장악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공영방송을 국민에게 돌려 드리기 위한 국회의 결정에 책임 있게 협조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당부했다.또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표결에 불참한 것을 두고 “상임위에서 의사결정을 내릴 때면 상습적으로 뛰쳐나가며 책임을 회피하던 습성을 오늘 또 보여줬다”며 “법안을 같이 발의하고, 내용을 같이 심사하고, 대안에 병합까지 하지만, 의결할 때면 밖으로 뛰쳐나가 민주당이 단독으로 의결하는 그림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민주당 언론자유특별위원회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방송법 개정안은 공영방송 이사회 구성을 다양화해 정치적 영향력을 배제하고, 사장 후보 국민 추천제를 도입해 공영방송을 국민께 돌려 드리는 법안”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명분 없는 떼쓰기와 억지주장으로 시간을 끌어왔다. 오늘 전체회의에서도 명분 없는 주장을 반복하다 일방적으로 퇴장했다”고 비판했다.위원회는 “정권 출범 이후 줄곧 언론탄압과 언론장악 의도를 노골화해 온 국민의힘의 의도는 분명하다. 방송을 정권의 손안에 넣고 쥐락펴락하겠다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방송법 입법 완수로 공영방송을 온전히 국민께 돌려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2023.03.21 I 이수빈 기자
"지하철-승강장 단차 높은지 확인" 철도역사 안전 평가
  • "지하철-승강장 단차 높은지 확인" 철도역사 안전 평가
  • 한국교통안전공단 직원이 승강장과 전동차와의 간격, 단차 적정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한국교통안전공단 제공)[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국토교통부 및 한국교통안전공단은 한국철도공사 등 4개 기관 130개역을 대상으로 오는 29일부터 ‘2023년도 철도역사 안전 및 이용편의 수준평가’를 실시한다고 21일 밝혔다.철도역사 안전 및 이용편의 수준평가는 고속·일반·광역·도시철도 역사 중 노후역사를 대상으로 이용객 관점에서 안전 저해요인을 제거하고 이용편의를 향상시키기 위하여 평가하는 제도로 2020년부터 공단이 위탁 수행중에 있으며 철도역사의 안전성(구조적 안전성, 안전시설)과 이용편의성(이동 편의성, 혼잡성, 쾌적성)을 평가해 등급을 산정하고, 결과에 따라 법령 위반사항 또는 안전 및 편의성 향상을 위해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하여 개선명령 등의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지난해에는 한국철도공사 등 7개 기관의 135개역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 그 결과 총 58건의 지적사항을 개선하도록 요구했다. 주요 지적사항으로는 역사 내 넘어짐과 혼잡으로 인한 사고 예방을 위해 바닥면 미끄럼저항 기준 미달, 폭 5m이상 계단의 분리난간 미설치, 계단 미끄럼 방지용 논슬립 미설치, 추락 우려개소 난간 높이 기준 미달, 에스컬레이터 진입차단봉 설치 유무 등이 있었고, 비상 시 이용객들이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화장실·승강장 내 비상통화장치 설치 등의 조치를 요구했다.또 계단 시인성 확보를 위한 계단코 특수색깔이 미처리됐거나 역 출입구에 단차가 있는 곳, 경사로에 손잡이가 미설치된 곳,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의 바닥선 색상이 구분하기 어려운 곳 등은 교통약자의 접근성 확보 및 편의를 위해 시설 개선을 요청했다.2023년도는 한국철도공사 등 4개 기관 130개역의 수준을 평가하고, 기존에 지적된 시설개선사항에 대한 이행여부 점검을 시행하여 적합여부에 따라 재시정을 요구하는 등의 후속조치를 실시할 계획이며, 중대형 사고예방을 위한 중점항목 점검시행 및 역사 혼잡도 협의체 운영을 통해 철도역사 내 사고 예방을 강화할 예정이다.공단 권용복 이사장은“철도역사평가는 역사 내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이용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로 철도를 이용하는 모든 국민들에게 안전하고 편리한 역사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면밀한 평가를 시행하겠다”라며 “철도 역사를 이용하시는 국민들도 사고예방을 위해 안전수칙을 적극적으로 지켜주시기 당부 드린다”라고 말했다.
2023.03.21 I 김아름 기자
아버지 하인두 화백 떠나던 그해 '기억의 색' 꺼낸 하태임
  • 아버지 하인두 화백 떠나던 그해 '기억의 색' 꺼낸 하태임
  • 작가 하태임이 서울 종로구 통의동 아트사이드갤러리에서 연 개인전 ‘그린 투 그린’에 내놓은 설치작품 ‘그린과 그린 사이’(2023) 앞에 섰다. 이번 개인전의 표제작이기도 한 작품은 캔버스에서만 직조하던 ‘색띠’를 설치로 옮겨낸 첫 작업이다. 오른쪽 뒤편으로 연한 녹색부터 짙은 녹색까지 변주해낸 ‘통로’(Un Passage) No.221059(2022·130×162㎝)가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평범한 날이었다. 아니다. 평범치 않았나 보다. 이제 와 돌아보니 그랬던 거다. 그림 그리는 아버지와 그 재능을 이어받은 딸 사이에 흔히 오가는 그런 얘기였을 뿐, 대단한 화젯거리가 있었던 게 아니니까. 그런데 유독 왜 그날이 기억에 남았을까. 오래도록 묻어뒀을 텐데, 30년을 훌쩍 넘긴 지금에야 왜 하필 그 장면이 떠올랐을까. 1989년 5월 어느 날 서울 성북구 휘경동 위생병원 뒷정원이었다고 했다. 아버지의 휠체어를 미는 열여섯 살 딸. 당시 그 딸이 처한 상실감을 상상하긴 어렵지 않다. 아버지의 암투병이 길어지면서 어떤 위로도 삼켜버리는 시간이 야속하기만 했을 거다. 그랬던 때 문득 이런 대화가 오갔던 거다. “넌 무슨 색이 제일 좋니” “난 그린 컬러가 제일 예뻐. 연두색, 봄에 새로 피는 잎들 색 말이야. 아빠는?” “딥그린, 암녹색.” 서울 종로구 통의동 아트사이드갤러리 하태임 개인전 ‘그린 투 그린’ 전경. ‘그린’을 주제로 층층의 다채로운 녹색을 펼쳐낸 회화작품들이 나란히 걸렸다. 왼쪽부터 ‘통로’(Un Passage) No.221059(2022·130×162㎝), ‘통로’(Un Passage) No.221043(2022·140×140㎝), ‘통로’(Un Passage) No.221053(2022·130×130㎝), ‘통로’(Un Passage) No.231003(2023·130×162㎝)(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하지만 그냥 거기까지였다고 했다. 청색을 가장 잘 쓰던 작가였던 아버지가 뜻밖에 ‘녹색이 좋더라’고 했던 게 의아했을 뿐. 사실 더 파고들 여유도 없었을 거다. 그해 11월, 아버지 하인두(1930∼1989) 화백은 끝내 세상을 떠나고 말았으니까. 한국추상화 1세대로 꼽히는 화백은 한때 한국화단을 휘감은 앵포르멜(즉흥적 행위, 격정적 표현을 중시한 전후 유럽의 추상미술)을 녹인 붓터치로 두툼한 추상화면을 만들었다. 특별한 것은 그 위에 앉힌 ‘한국적’이란 주제. 전통색이 도드라진 단청 이미지, 불교적 원리·철학을 실어낸 만다라 등으로 강렬한 붓길을 냈더랬다. 그래. 지난 일이란 게 그렇지 않은가. 그저 스쳐 가는 한 토막이려니 했던 그것이 결정적인 순간에 되살아나 떡하니 길목을 막아서기도 하지 않나. 그렇게 넘어야 할 산도 되고, 건너야 할 강도 된다. 잊고 살았다면 그냥 그렇게 살아질 수도 있었던 그것이. 하태임의 ‘통로’(Un Passage) No.221065(2022·130×162㎝). 넓적한 고무밴드를 쭉 잡아당긴 듯한, 순하게 바탕색을 깐 화면에 반곡면의 굵은 띠를 척척 올리고 겹쳐내는 건 작가의 오랜 테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작가 하태임(50)에게도 그랬나 보다. 별별 색, 별별 겹침·중첩·교차·반복으로, 색과 색의 조화는 물론 갈등, 타협까지 빼냈더랬다. 그런 작가가 열여섯 살 때도, 지금도 여전히 가장 좋아한다는 녹색이, 그이를 막아서는 산과 강이 될 줄은 몰랐을 거란 얘기다. “그린이란 색을 가장 좋아하고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그린과 그린을 중첩해보자고 하니 이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닌 거다.” 그러면서 오래전 그 장면을 떠올렸나 보다. “내가 생각한 그린과 아버지 당신이 생각한 그린은, 수많은 경험과 기억이 만든, 다른 색이었구나.” 결국 작가는 그 층층의 다채로운 그린을 펼쳐내기로 했다. 연두색부터 암녹색까지. 서울 종로구 통의동 아트사이드갤러리에서 펼친 개인전 ‘그린 투 그린’(Green to Green)은 그렇게 시작했다. 작가 하태임이 아트사이드갤러리에서 연 개인전 ‘그린 투 그린’에 내놓은 회화작품들 앞에 섰다. 작가 뒤로 ‘통로’(Un Passage) No.221043(2022·140×140㎝), ‘통로’(Un Passage) No.221053(2022·130×130㎝), ‘통로’(Un Passage) No.231003(2023·130×162㎝), ‘통로’(Un Passage) No.221068(2022·182×227㎝)이 나란히 걸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화면엔 ‘흠’ 들이고 전시장엔 ‘설치’ 들이고 넓적한 고무밴드를 쭉 잡아당긴 듯한, 그 상태에서 잘 드는 가위로 싹둑 잘라낸 듯한, 그렇게 뚝뚝 분질러진 색 토막. 작가가 해온 작업이 그랬다. 순하게 바탕색을 깐 화면에 반곡면의 굵은 띠를 척척 올리고 겹쳐냈더랬다. 관건은 화면을 주도하는 색과 조력하는 색의 조화. 주제에 따라 시기에 따라 조색해내는 그 색의 변화가 핵심이었던 거다. 어떤 때는 ‘노랑’으로, 어떤 때는 ‘분홍’으로, 그러다가 이번엔 ‘녹색’에까지 이른 거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란다. 이른바 색띠의 탄생이 말이다. “문자를 넣고 지워내는 과정에서 우연찮게 띠가 생겼던 것”이라고 하니. “지우려는 의지가 강하다 보니 그 행위만 드러났던 화면이 점점 정돈되면서 생명체를 가진 띠가 된 거다.” 아트사이드갤러리 하태임 개인전 ‘그린 투 그린’ 전경. 왼쪽은 ‘통로’(Un Passage) No.221043(2022·140×140㎝), 오른쪽은 ‘통로’(Un Passage) No.221053(2022·130×130㎝)(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사실 작가의 초기작은 여백 없이 빽빽하게 들어찬 색 잔치처럼 보인다. 알록달록하게 꽉 채운 총천연색 바닥을 흰띠로 지우고, 노란띠로 지우고, 붉은띠로 지우고. 결국 그 풍요로운 잔치에서 하나씩 둘씩 색띠를 빼버린 진화를 거쳤다고 할까. “반곡면의 형태를 갖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작품에는 팔 뻗어 그리는 행위의 궤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 남들이 볼 땐 똑같아도 내 궤적이 캔버스 안에서 뭉치기도 흩어지기도 하면서 리듬감을 잡아낸다.” 한 띠가 한 획이려니 했던 지레짐작도 바로잡아줬다. “묽은 톤으로 칠하고 마르면 다시 칠하기를 4∼5회 반복한다”는 거다. 빨간 띠는 다섯 번쯤 칠하면 어느 정도 완성이 되지만 노란 띠는 12번은 칠해야 ‘작품성’을 얻는단다. 아트사이드갤러리 하태임 개인전 ‘그린 투 그린’ 전경. 컬러밴드 작업 중 90×90㎝ 규모로 제작한 ‘통로’(Un Passage·2023) 연작 9점을 한데 모았다. 사선 방향 오른쪽으로는 ‘통로’(Un Passage) No.221065(2022·130×162㎝)가 걸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녹색이란 테마를 들인 것 외에 이번 개인전에선 분명한 변화 하나가 더 보인다. ‘흠’이다. 한치의 이탈도 용납하지 않았던 그이가 뚝 떨어진 물감 자국도 그대로 두고, 먼지 같은 띠의 흔적을 일부러 만들기도 했다. 자유롭고 역동적이다 못해 마치 칠하고 지워내고 다시 칠했던, 초기작으로 돌아간 듯하달까. 그런데 다소 거칠어 보이는 새로운 화면이 작가에겐 ‘숨통을 틔우는 일’이었나 보다. “오랫동안 컬러밴드 작가로, 명상하듯 수련하듯 지루하고 고요한 작업뿐이었는데, 그 위에 다른 호흡이 들어간 것 같아 재미있더라.” 하태임의 ‘통로’(Un Passage) No.221068(2022·182×227㎝). 오른쪽은 확대해서 본 부분이다. 화면에 뚝 떨어진 작은 물감의 흔적을 그대로 방치한 ‘기념비적’ 작품이다. 이번 개인전에서 드러낸 중요한 변화 중 하나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하태임의 ‘통로’(Un Passage·2023) 연작. 컬러밴드 작업 중 90×90㎝ 규모로 제작한 9점을 한데 모았다. 마치 붙였다 떼어낸 듯한, 먼지 같은 색띠의 흔적을 일부러 만든, 새로운 시도가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용기의 문제’ 아니다 ‘색의 문제’다 변함없이 ‘통로’(Un Passage)란 연작명으로 신작 30여점을 내놓은 전시에 사실 화룡점정은 따로 있다. 화면으로만 빚어내던 색띠를 설치작품으로 꺼내놓은 거다. 수십개의 알루미늄 막대를 늘어뜨린 공간에 섬유색띠를 대롱대롱 매달아 입체적이고 분방하게 표현했는데, 첫 입체작업에 붙은 작품명은 ‘그린과 그린 사이’(Between Green and Green·2023). “천을 겹쳐 바느질을 하고, 막대에 구멍을 뚫고 락커칠을 하면서 예전의 열정이 되살아났다고 할까. 정적인 2차원 캔버스를 떠나 공간에서 작업을 풀어낸다는 게 두렵고 겁나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새로운 영감을 얻고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좋은 기회가 됐다.” 작가 하태임과 설치작품 ‘그린 투 그린’(2023). 여러 겹의 천을 덧대 하나하나 작가 직접 바느질해 만든 섬유색띠를 알루미늄 막대에 대롱대롱 매달았다. 이번 개인전의 표제작이기도 한 작품은 캔버스에서만 직조하던 ‘색띠’를 설치로 옮겨낸 첫 작업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하태임의 설치작품 ‘그린 투 그린’(2023)을 확대해서 본 부분. 색색의 천을 여러 겹 덧댄 바느질 자국이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하태임의 ‘통로’(Un Passage) No.222009(2022·130×162㎝). 설치작품 ‘그린 투 그린’(2023)의 모태가 된 회화작품이기도 하다. 얇고 정교한 스트라이프를 배경에 굵은 컬러밴드를 앉힌 화면은 작가가 초기부터 내보였던 구성 중 하나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하지만 변화란 게 말처럼 그리 쉽던가. 과연 ‘용기의 문제인가’냐고 물었더니 좀더 단호한 대답이 돌아온다. “아니다. 색의 문제다. 색이란 실마리를 찾으니 형태는 없어지더라. 사실 뭘 그리려는 의도는 없다. 그저 색이 지나가는 거다. 몸이 축이 되고 손이 날개가 돼 반곡면의 색띠가 생긴다. 색을 담아내는 그릇처럼 가장 유연하고 완벽한 게 색띠란 생각이다.” 이만하면 색을 빚고 겹치는 데 도가 트이지 않았을까. 그런데도 여전히 어색하고 어렵기만 하단다. “색 고르는 일은 즐거움이지만 그저 잠깐일 뿐. 반복의 지루함을 참아내는 게 힘들다. 시지각을 감탄시킬 때까진 색을 올리고 말리고 올리고 말리고, 더딘 일상과 싸운다. 마치 씨앗의 발아를 기다리는 농부처럼.” 그러면 그렇지. 보이는 그림이 즐겁다고 그리는 일까지 즐겁겠는가. 그 지난한 색의 중첩을 보면서, 그해 5월 세대 간의 중첩을 만들었던 그 장면을 떠올리는 게 되레 자연스러워졌다. 색띠 혹은 컬러밴드로 교차·반복해온 작가의 작업도 결국 색을 파트너로 잡은 ‘시간의 중첩’을 풀어내는 일이었을 테니. 전시는 4월 1일까지. 작가 하태임이 서울 종로구 통의동 아트사이드갤러리에서 연 개인전 ‘그린 투 그린’에 내놓은 회화작품들 앞에 섰다. 90×90㎝ 규모로 제작한 ‘통로’(Un Passage·2023) 연작 9점 중 6점이 배경이 됐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2023.03.21 I 오현주 기자
박홍근 "尹, 日 굴욕외교=`신 을사조약`…국정조사 추진"
  • 박홍근 "尹, 日 굴욕외교=`신 을사조약`…국정조사 추진"
  • [이데일리 이수빈 이상원 기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1일 윤석열 대통령의 한일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연일 비판을 쏟으며 “국민 뜻을 받들어 민주당은 국정조사 추진을 본격 검토하겠다”고 밝혔다.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신 을사조약’에 버금가는 대일 굴욕 외교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이같이 전했다.박 원내대표는 “사과 한마디 없이 모든 것을 내주고, 일본으로부터 추가로 받은 청구서가 대체 몇 개인지 모르겠다”며 “지금처럼 일본의 언론과 정치권이 지속적으로 새로운 문제 제기를 하고 오히려 우리 정부가 해명하는 식으로 질질 끌려가는 상황을 방치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그는 김태효 1차장이 제3자 변제안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일본 정부가 “한국 국내 정치 괜찮겠냐. 우리로서는 학수고대하던 해법”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일본 정부마저 우리를 걱정할 수준의 ‘퍼주기 외교’였음을 자인한 셈”이라며 “국익은 물론 국민 뜻에 역행하는 굴욕 외교를 추진해놓고선 이를 성과라며 자화자찬하는 모습까지 정말 제정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질책했다.이어 대통령실이 전날 독도와 위안부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고 후쿠시마 수산물 문제는 공개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에 대해서도 “대체 국민에게 무엇을 감추려는 것인지, 매번 답변할 때마다 내용이 달라진다”며 “윤 대통령과 정부는 한일 정상회담의 논의 내용을 국민 앞에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그는 “강제동원 셀프배상안부터 독도 영유권, 위안부 합의안,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문제를 포함한 한일 정상회담 전반에 대해 낱낱이 진상을 규명하고 굴욕 외교를 반드시 바로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러면서 박 원내대표는 “제발 식민지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라”고 발언한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서도 “치욕적 조공과 굴욕 외교로 일본의 환대와 친교만 얻으면 그만이라는 윤석열 정권의 단견이야말로, ‘완벽한 식민지 콤플렉스’”라고 반박했다.또 박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주69시간 개편안’을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선 당시 주 120시간 이상 노동을 말했던 윤 대통령은 주 69시간 노동개편안을 내세웠다. 그러더니 다시 손바닥 뒤집듯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고 한다”며 “사회적 공감대 없이 말장난하듯 보완책 운운한다고 ‘과로사 조장법’임이 분명한 개편안이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는다. 더이상의 국민 반발과 혼란을 초래하지 말기 바란다”고 말했다.아울러 박 원내대표는 국회 운영위원회 개회 요구서를 제출했으나 국민의힘에서 반대하는 것에 대해서도 “정부의 다른 부처들은 지난 2월에 국회에서 올해 업무보고를 모두 마쳤는데 무소불위 용산의 대통령실만 여의도출장소 여당의 방패 뒤에 숨어 특권을 누리며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며 “대통령실 관계자 전원을 당장 국회 운영위에 출석시켜, 굴욕적인 한일 정상회담 전반에 대해 따지고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2023.03.21 I 이상원 기자
'여권법 위반' 이근, 첫 재판서 유튜버 폭행…욕설에 얼굴 가격
  • '여권법 위반' 이근, 첫 재판서 유튜버 폭행…욕설에 얼굴 가격
  •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에 무단 참전해 여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근 씨가 첫 재판 후 법정을 나오면서 자신에게 접근한 유튜버를 폭행했다. 여권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이근 씨가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뉴스1)20일 오전 이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1단독 정재용 판사가 심리한 여권법 위반, 특정 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 혐의 사건 첫 공판을 마친 후 법정 복도에서 유튜버 구제역을 폭행했다.구제역은 법정에서 나온 이씨에게 “채권자에게 미안하지도 않냐”는 질문을 던지며 따라 물었고, 이씨는 “X까, 이 XX아”라고 받아쳤다. 구제역이 재차 “쳐 봐”라며 이씨를 따라붙자, 이씨는 뒤를 돌며 욕설과 함께 구제역의 얼굴 윗부분을 손으로 가격했다.이에 구제역은 “법정에서 재판 중인 피고인에게 손바닥으로 눈을 맞았다”, “많이 다쳐 구급차가 필요할 것 같다”며 신고했다. 이씨 변호인과 법원 측 중재로 청사 출입구로 나온 이씨는 기자들과 만나 “다시 한번 여권법 위반에 대해서는 사과하겠다”고 말했다.구제역이 또 한번 “방금 저를 폭행하신 건 어떻게 생각하냐”며 접근하자 이씨는 “X까, 이 XX새끼야”라며 촬영하던 그의 휴대폰을 쳐 도로에 떨어트렸다. 구제역은 “재물손괴 혐의로 고소하겠다”며 맞섰다.구제역은 그간 이씨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해왔다. 이씨 역시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구제역이 허위 사실을 유포한다”고 반박했다.한편, 이날 재판에서 이씨 측은 여권법 위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이씨 변호인은 “여권법 위반 사실에 대해서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하지만 도주치상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이씨 변호인은 “피고인은 차량으로 충격한 사실 자체를 인식하지 못했고 도주의 고의도 없어 이 사건 공소사실을 부인한다”고 말했다.검찰은 당시 사고 피해자와 목격자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정 판사는 내달 24일을 다음 공판 기일로 예정했다. 이씨는 작년 3월 외국인 의용군으로 활동하기 위해 여행금지 조치가 발령된 우크라이나에 무단 입국한 혐의를 받는다. 외교부는 이씨를 여권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했고, 같은 해 6월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그를 불구속 송치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1월 이 전 대위를 기소했다. 이씨는 지난해 7월 서울 시내에서 차량 운전 중 오토바이와 충돌 사고 후 별다른 구조 조치 없이 현장을 벗어난 혐의도 받는다.
2023.03.20 I 김윤정 기자
SK하이닉스, 최악 실적 둔화 가능성까지 반영한 주가-한화
  • SK하이닉스, 최악 실적 둔화 가능성까지 반영한 주가-한화
  •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한화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000660)에 대해 “예상보다 다소 깊은 바닥이나 더 안좋아질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투자의견 ‘매수’, 목표가 11만 원을 유지했다.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보고서에서 “최근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올해 예상 BPS 기준 P/B 1.2배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올해 최악의 실적 둔화 가능성까지 충분히 반영한 상태”라며 이같이 밝혔다.이어 “이제는 2분기부터 나타날 ‘수요의 회복 및 공급의 축소 → 재고의 감소 전환 → 가격 하락세 안정화 → 구매 심리 자극 → 수요의 추가 개선’ 이라는 개선 방향성에 집중할 필요하며 매수 전략이 유효한 구간”이라 분석했다.한화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올 1분기 예상실적은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36% 감소한 4조9000억 원, 영업손은 3조7000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적자가 지속돼 컨센서트를 하할 것으로 내다봤다.김 연구원은 “서버 및 모바일 주요 고객사들의 보유 메모리 재고 레벨은 정상 수준에 근접해있는 것으로 파악되나, 당초 예상보다 재고 축소 기조가 분기 내내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전분기 대비 수요는 더욱 부진할 것으로 보이며 디램과 낸드 출하량 모두 기존 가이던스를 하회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도 구매 심리 위축을 반영하면서 큰 폭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디램과 낸드 모두 -20% 수준 하락이 추정된다”고 말했다.다만 2분기 부터는 점진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재고피크는 올 1분기로 전망된다. 김 연구원은 “수요는 1분기의 낮은 기저효과와 신규 서버용 CPU 양산 출하 효과로 우상향 유력하며, 공급 측면에서는 가동률 조정과 Capex 축소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 말했다. 영업손 규모는 2분기에 3조6000억 원, 3분기에 2조9000억 원, 4분기에 1조5000억 원으로 점진적 축소가 전망된다.주가 반등의 직접적인 트리거는 재고 감소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 연구원은 “재고레벨의 하락 추세 전환은 추가적인 가격 하락 압력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가격 하락을 기대하고 있는 고객사들에게는 구매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요소이며 당사는 1분기까지는 재고 레벨이 증가하겠으나 1분기 말 정점 확인 이후 2분기부터는 수요의 점진적 회복과 강력한 공급 축소 효과를 기반으로 재고레벨이 점진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3.03.20 I 이정현 기자
"초등학교는 나왔냐" 공군병들에 폭언·폭행 부사관…法 "징계 적법"
  • "초등학교는 나왔냐" 공군병들에 폭언·폭행 부사관…法 "징계 적법"
  •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병사들에게 폭행과 폭언을 가한 공군 부사관에 대한 징계는 적법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1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수원지법 행정3부(재판장 엄상문)는 공군 중사 A씨가 “근신 10일의 징계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앞서 공군은 2021년 7월 A씨에 대해 병사들에게 폭행과 폭언을 했다는 이유를 들어 품위유지의무위반(영내폭행·폭언)으로 근신 10일의 징계처분을 했다.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은 26조에서 ‘군인은 어떠한 경우에도 구타, 폭언, 가혹행위 및 따돌림 등 사적제재를 하거나 직권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징계의 주요 내용은 A씨가 병사들을 혼내면서 손바닥이나 주먹으로 등을 때렸고, 태권도 발차기 시범을 보이던 중 아무 이유 없이 근처에 있던 병사의 엉덩이를 발로 차기도 했다는 것이었다. 또 무릎으로 허벅지 뒤쪽 부위를 때리기도 했다. 또 병사들의 업무가 미숙하다는 이유로 “머리는 장식이냐”, “초등학교는 나왔냐”, “이XX야 진짜 안 되겠다”, “부모님한테 맞으면서 자랐냐”, “생각이 있는 놈이냐, 씨X”, “한대 칠까?” 등의 폭언을 수차례 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A씨는 징계처분에 불복해 항고했으나 같은 해 12월 항고가 기각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징계처분 대상이 된 폭행행위를 한 적이 없고, 일부는 단순히 장난 수준으로 한 것으로서 징계를 할 정도의 불법적 행위가 아니다”고 항변했다. 또 폭언 혐의에 대해서도 “일부 발언은 한적이 없고, 잘못을 지적하는 차원이지 폭언 차원의 발언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이에 피해병사들은 감찰조사와 법정 증언을 통해 “폭행의 경우 물리적 강도가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고 대부분 기분 나쁜 정도였다. 물리적 접촉의 경우 강도가 세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고 말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또 폭언의 경우도 피해병사들은 물론 다른 병사들까지 이를 목격했다고 증언했다.재판부는 “폭행이란 사람의 신체에 대해 유형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증거들에 의하면 피해병사들 의사에 반해 신체에 대한 유형력을 행사한 것이 충분히 인정된다”며 “피해병사들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그 정도가 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나, 이러한 사정은 폭행사실 인정에 지장이 없고 징계양정에서 고려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또 폭언 역시 인정된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A씨에 대한 징계는 적법하다고 결론 냈다. 재판부는 “A씨가 상급자로서 소속 병사를 폭행하거나 폭언을 해 사적제재를 했고 설령 그 폭행 정도가 경미하고 피해자들의 업무상 잘못을 질책하는 과정에서 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정도를 벗어났다”고 판단했다.
2023.03.18 I 한광범 기자
계집·숙녀·색시… 수많은 '여성', 자수틀에 수놓여 매달린 까닭<23>
  • 계집·숙녀·색시… 수많은 '여성', 자수틀에 수놓여 매달린 까닭[정하윤의 아트차이나]<23>
  • 린톈먀오의 ‘배지’(Badge·2011∼2012). 설치미술가이자 섬유디자이너로 활약하는 린톈먀오가 두 타이틀을 한자리에 응축한 대표작. 실과 자수란 소재·기법으로 거대한 설치작품을 만들었다. 사전어는 물론, 비속어·신조어까지 포함해 ‘여성’을 뜻하는 수많은 단어를 영어·중국어로 수놓은 자수틀 수십 개를 천장에 매달았다. 2012년 미국 뉴욕 갤러리르롱에서 전시(10. 25∼12. 15)했을 때의 전경이다. 비단·실·자수틀·음향, 61피스(각 지름 55㎝, 80㎝, 100㎝, 120㎝), ⓒ린톈먀오·갤러리르롱 제공(ⓒLin Tianmiao, Courtesy Galerie Lelong & Co.).중국 그림을 보지 못한 지 한참입니다. 한국 미술시장이 자못 뜨거웠던 지난해와 올해, 세계의 작가와 작품이 우리를 기웃거리던 때도 중국은 없었습니다. 중국 ‘큰손’ 컬렉터의 규모와 수가 미국을 제쳤다는 얘기도 이미 2~3년 전입니다. ‘으레 미술은, 그림은 그런 것’이라며 반쯤 우려하고 반쯤 체념했던 한국화단을 뒤흔든, 기발한 감수성으로 뒤통수를 내리쳤던 중국 작가들이 하나둘 사라졌습니다. 예술을 예술이 아닌 잣대로 들여다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술에 기대하는 희망 역시 그런 게 아니겠습니까. 정치에도 경제에도 답이 없다 생각할 때 결정적인 열쇠를 예술이 꺼내놨습니다. 오랜시간 미술사를 연구하며 특히 중국미술이 가진 그 힘을 지켜봤던 정하윤 미술평론가가 이데일리와 함께 그 지점 그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때마침 ‘한중 수교 30주년’입니다. 다들 움츠리고 있을 때 먼저 돌아보는 시간이고 먼저 찾아가는 길입니다. 매주 금요일 독자 여러분을 깊고 푸른 ‘아트차이나’로 안내합니다. <편집자 주> [정하윤 미술평론가] 린톈먀오(林天苗·62)는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중국의 여성작가 중 하나다. 환갑을 넘긴 그녀의 세대 중에서는 손에 꼽히는 존재다. 요즘에야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중국 여성미술가들이 여럿 있지만, 1990년대부터 세계를 무대로 활발히 활동한 중국 여성작가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 시대 주목받았던 다수의 여성미술가가 그랬듯이, 린톈먀오 또한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단, 그녀만의 방식으로. ‘린톈먀오’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실’이란 재료다. 주로 여성이 집에서 옷이나 이불 등을 꿰맬 때 사용하던, 특별할 것 하나 없는 재료를 그녀는 꾸준히 사용해 왔다. 작업 초반에는 집에서 사용하는 가사 도구(냄비나 가위 따위)를 실로 칭칭 감아 바닥에 늘어놓았고, 최근에는 원하는 모양(예를 들면 인체의 뼈)을 만들어 역시 실로 칭칭 싸맨다. 실을 선택한 데는 이유가 있다. 텍스타일 디자이너로 일했던 경험도 한몫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린 시절의 기억 때문이다. 린톈먀오의 어머니는 종종 어린 딸이 집안일을 돕게 했는데, 린톈먀오가 자주 했던 일은 어머니가 뜨개질하는 동안 실뭉치를 들고 있거나 흐트러진 실패를 정리하는 일이었다. 미술가가 돼 다시 실뭉치를 조우했을 때, 그녀는 이것이어야 한다고 직감적으로 느꼈다. 린톈먀오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배지’(2011∼2012)는 실과 관련된 활동, 다시 말해 자수를 작품의 주요 방법으로 사용한 거대 설치작업이다. 작품은 천장에 매달려 있는 수십 개의 자수틀로 구성돼 있고, 각 자수틀에는 ‘여성’을 뜻하는 수많은 단어가 영어와 중국어로 수놓여 있다. 그녀의 단어는 사전에 등장하는 공식적인 언어와 그렇지 않은 비속어, 또 신조어까지 포괄한다. 한국어로 표현하자면 여자, 여성, 계집, 미스코리아, 된장녀, 맘충 정도 될까. 조신한 여성이 아름다운 꽃을 수놓던 자수라는 방법으로 ‘비치’(Bitch) 같은 단어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하면 블랙유머 같기도 하다. 전시장에는 이 단어들을 읽어주는 목소리도 들린다. ‘요즘 작가’답게 사운드도 첨가한 것이다. ◇여성미술가로 규정되기 원치 않은 여성미술가얼마나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이 강했으면 ‘여성’이란 단어에 이토록 집착하는 걸까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린톈먀오는 스스로를 ‘여성미술가’로 생각해 본 적이 없고 그렇게 규정되기를 원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인터뷰를 하다 보니 정말 많은 사람이 자신에게 ‘여성주의’에 대해 묻더란다. 그 질문들이 그녀로 하여금 ‘여성’, 또 ‘여성미술가’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게 했다. 좋은 미술가란 한 번 품은 질문에 대해서 끝을 보는 법. 내친김에 린톈먀오는 사회가 여성을 어떻게 여기는지, 그 생각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추적하기로 했다. 본격적인 리서치에 착수하면서 린톈먀오는 사전에서 여성이란 단어를 모으는 것부터 시작했고, 고대부터 동시대까지 중국어사전에 여성을 뜻하는 단어만 200여개가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전에 아직 기재되지 않은 신조어는 위챗이나 웹툰 등 인터넷을 이용해 수집했다. 조사를 진행하면서 린톈먀오는 100년 사이 여성과 관련된 단어 중 많은 것이 사라졌고, 동시에 새로운 단어가 엄청나게 증가했음을 알게 됐다. 거의 매주, 새로운 표현이 생겨난 셈이었다. 지금까지 린톈먀오가 수집한 단어는 약 900개. 이 중 100개 남짓한 단어로 작품을 만들었다. 린톈먀오의 ‘또렷하게 06-598A’(Focus Print 06-598A·2007). 눈과 눈썹, 코와 입 등 사람 얼굴 형상이 어렴풋하게 잡힌다. 초상사진에 실을 놓고 머리카락을 붙여 만든 작품은 제목과는 달리 초점이 맞지 않는 게 특징. 린톈먀오가 알 듯 모를 듯,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나’란 존재를 찾는 방식이다. 종이에 프린트, 50×39㎝, AP(작가소장용) 4점 포함한 에디션 20점 중 세번째. ⓒ린톈먀오·갤러리르롱 제공(ⓒLin Tianmiao, Courtesy Galerie Lelong & Co.).조사를 진행하면서 린톈먀오가 깨달은 중요한 사실이 또 하나 있다. 그것은 여성에 대한 단어가 대개 남자로부터 만들어졌다는 사실이다. 예전에는 글자를 아는 사람이 주로 남자였으니 이해가 갈 법한데, 최근에도 마찬가지라는 점은 이상했다. ‘여성은 스스로를 정의할 수는 없는가,’ 린톈먀오는 스스로 자신이 누구인지 답할 수 있을 때야 비로소 ‘여성미술가’란 수식어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으리라 믿는다. 하지만 그것이 어찌 쉬운 일이겠으며 자신에 대해 정의 내린다는 것이 어떻게 여성에게만 필요한 일이겠나. 내가 누구인지.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어디에서 행복을 찾는지 정확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린톈먀오의 ‘또렷하게’(포커스 프린트) 시리즈는 ‘나도 잘 모르는 나’를 보는 듯하다. 일련의 초상사진 위에 바느질과 자수로 실을 놓고, 머리카락을 붙여 만든 이 작업은 ‘또렷하게’란 제목과는 달리 초점이 하나도 맞지 않다. 설명을 읽지 않거나 어지간히 눈썰미가 좋지 않으면, 사람 얼굴의 형상이 있는지도 알아채기가 어렵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작품 안에서 눈과 눈썹, 코의 위치를 찾아낸다 하더라도 그것이 누구인지는 당최 알기가 어렵다. 성격, 직업은커녕 성별이나 연령조차 짐작이 안 된다. 알 듯 모를 듯,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나’라는 존재다. 그래도 린톈먀오는 자신에 대해 꼭 알아야 할 것은 일찍이 알아차렸던 편이다. 그중 하나는 본인은 꼭 예술가가 돼야 한다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예술의 방법에 대한 것이었다. 예술을 해야 한다는 것은 전통미술을 했던 아버지, 무용가였던 어머니 아래에서 자라며 일찌감치 알았다. 다만 그 구체적인 방법을 아는 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렸다. ◇감시 심했던 1990년대 ‘오픈 스튜디오’ 열어 게릴라 전시지금 린톈먀오는 설치와 사진, 바느질과 자수 등 다양한 재료를 자유자재로 사용하지만 이런 방식은 그녀에게 낯선 것이었다. 어린 시절을 문화대혁명의 그늘 아래서 보냈기에 미술이라고 하는 것은 정치선전 포스터가 전부였고, 이후 베이징 미술학교에서 공부할 때도 캔버스에 물감으로 그리는 사실적인 회화를 배웠을 뿐이다. 사진, 설치, 퍼포먼스 같은 동시대 미술의 문법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된 것은 남편을 따라 뉴욕으로 거주지를 옮겼던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였다. 기상천외한 뉴욕의 아트신을 보며 린톈먀오는 이것이 바로 자신이 하고 싶은 방식임을 선명히 깨달았다. 린톈먀오의 ‘더도 덜도 말고’(More or Less the Same·2011). 사람의 뼈와 기계·기구 등을 결합한 형상을 만든 뒤 실로 칭칭 싸매 마무리한 작품들. 좌대 위에 조각품처럼 설치했다. 옷이나 이불 등을 꿰맬 때 쓰는 가장 일상적인 ‘실’을 작업소재로 삼기 시작한 초기부터 이어온 린톈먀오의 주요 작업 중 하나다. 비단실·스테인리스스틸·폴리요소, 가변크기, ⓒ린톈먀오·갤러리르롱 제공(ⓒLin Tianmiao, Courtesy Galerie Lelong & Co.).그럼에도 이후의 과정은 쉽지 않았다. 1995년 린톈먀오가 베이징으로 돌아왔을 때 중국 정부의 규제는 생각보다 심했다. 전시 공간도 턱없이 부족했고, 전시를 단독으로 기획해서는 체포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난관을 뚫기 위해 린톈먀오는 남편과 함께 ‘오픈 스튜디오’를 열었다. 작가의 작업실을 때때로 대중에게 오픈하는 이 방식은 뉴욕에서는 이미 흔했지만, 당시 중국에서는 생소한 개념이었다. 성공 여부를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대안도 없었다. 린톈먀오는 오픈 스튜디오를 감행했고, 전화를 일일이 돌려 사람들을 초대했다. 이를 여러 번 반복했고, 많게는 200명이 모이는 경우도 있었지만, 모든 이벤트는 고작 2∼3시간 정도였다. 게릴라전으로 진행하며 정부의 감시와 규제를 피했던 거다. 생각만 해도 피곤한 일이다.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 하지만 아무리 어려워도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 있다. 린톈먀오는 자신이 해야만 하는 일을 알았다. 그래서 여러 제약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창조적인 방식으로 이뤄나갔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집안일을 도우며 린톈먀오는 인내와 참을성을 배웠다고 회고했다. 녹록지 않은 세월 동안 꾸준히 실을 감고 수를 놓을 수 있었던 것은 그때 배운 인내심 덕분인지도 모르겠다. 역시 그 덕분에 린톈먀오는 중국을 대표하는 미술가로 오늘도 미술사에 수놓아지고 있다. △정하윤 미술평론가는…1983년 생. 그림은 ‘그리기’보단 ‘보기’였다. 붓으로 길을 내기보단 붓이 간 길을 보고 싶었단 얘기다. 예술고를 다니던 시절 에른스트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에 푹 빠지면서다. 이화여대 회화과를 졸업했지만 작가는 일찌감치 접고, 대학원에 진학해 미술사학을 전공했다. 내친김에 미국 유학길에 올라 캘리포니아주립대 샌디에이고 캠퍼스에서 중국현대미술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실 관심은 한국현대미술이었다. 하지만 그 깊이를 보려면 아시아란 큰물이 필요하겠다 싶었고, 그 꼭대기에 있는 중국을 파고들어야겠다 했던 거다. 귀국한 이후 미술사 연구와 논문이 주요 ‘작품’이 됐지만 목표는 따로 있다. 미술이 더 이상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란 걸 알리는 일이다. 이화여대 등에서 미술교양 강의를 하며 ‘사는 일에 재미를 주고 도움까지 되는 미술이야기’로 학계와 대중 사이에 다리가 되려 한다. 저서도 그 한 방향이다. ‘꽃피는 미술관’(2022), ‘여자의 미술관’(2021),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2019), ‘엄마의 시간을 시작하는 당신에게’(2018) 등을 펴냈다.
2023.03.17 I 오현주 기자
거래증가 이끌었던…송파구 매물 '뚝'
  • 거래증가 이끌었던…송파구 매물 '뚝'
  • [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정부의 1·3 대책 발표 후 일부 지역에서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늘자 ‘집값 바닥론’이 나오고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반등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매도자가 규제 완화를 등에 업고 호가를 올리고 있지만 매수자 우위 시장이 여전한데다 수요자가 초급매 가격을 고수하고 있어 거래 자체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어서다.지난달 반짝 상승장은 ‘데드캣바운스(큰 폭으로 내리다가 잠깐 반등하는 상황)’였을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도 확산하고 있어 국내 부동산 시장의 추가 조정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매매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송파구 아파트 거래 건수는 223건에 달하며 온기를 보였지만 이달 중순까지 거래건수는 13건에 그쳤다. 올 초 규제 완화 발표 후 서울 송파구는 잠실을 중심으로 거래 증가를 이끌어 왔다. 늘어난 거래 덕에 급매물이 자취를 감추면서 매맷값도 껑충 뛰어올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서울 송파구 아파트 값은 전주 대비 0.03% 오르며 지난해 4월 4일 기준 0.01% 상승을 마지막으로 하락세를 이어오다 11개월만에 상승 반전했다.실제 잠실주공5단지 전용 82㎡는 지난달 말 25억7600만원에 거래가 이뤄져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가격에 손바뀜했고 엘스 전용 59㎡는 16억3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져 두 달 새 1억5000만원 올랐다. 지난 1월 15억8000만원까지 떨어졌던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도 지난달 18억9000만원에 매매가 이뤄져 집값이 바닥을 찍고 오르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확산했다.최근 들어 이러한 기대감도 한풀 꺾인 모습이다. 급매가 줄면서 뛰어오른 호가 탓에 정상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전히 매수 우위 시장이 이어지고 있어서다.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한창 거래가 많이 이뤄졌는데 잘 될 때는 지방에서는 물건을 보지도 않고 매수하겠다고 연락이 왔다”며 “하지만 현재는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이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반등한 탓에 이 지역 집주인들이 대거 호가를 높였다”며 “매수 우위 시장에서 수요자들은 이전 급매 가격에 매수하길 원하고 있어 매매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그동안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오른 호가에 수요자로서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현 시장은 추가 급락보다 이슈에 따라 시세가 출렁거리며 바닥을 다지는 모양새다”고 진단했다.박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글로벌 금융불안과 관련해 과거 리먼 사태로 촉발한 글로벌 금융위기 트라우마가 있어 시장이나 기관 대부분 방어벽을 잘 쌓고 학습효과도 있다”며 “금리가 낮아질 측면도 있고 불안의 임계점을 지나지 않는다면 큰 영향이 없지만 당장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언급했다.[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지난 14일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3.03.15 I 김아름 기자
SK하이닉스, 하반기 이후 점진적 재고부담 완화 기대-유진
  • SK하이닉스, 하반기 이후 점진적 재고부담 완화 기대-유진
  •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유진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000660)에 대해 “업체들의 감산이 진행되고 있으며 하반기 이후 점진적이 재고 부담이 완화될 기대를 버릴 정도는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가는 11만 원을 유지했다.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5일 보고서에서 “오랜 경험으로 봤을 때, 메모리 빅3 가 모두 적자에 빠지는 지금과 같은 극단적상황은 오래 지속되기는 힘들며 결국 지금은 바닥을 지나고 있는 상황으로 봐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유진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올해 실적으로 매출은 전년대비 39% 감소한 27조2000억 원, 영업손은 10조7000억 원, 당기순손실은 9조2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메모리 업계의 재고 수준을 감안할 때 투자자들이 원하는 만큼의 드라마틱한 사이클 반전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은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56% 감소한 5조3000억 원, 영업손은 3조9000억 원으로 예상보다 큰 폭으로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연구원은 “업황과 실적이 바닥을 지나고 있으나 그 바닥의 깊이가 예상보다 더 깊어지고 있어 올해 적자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수요 부진과 재고 부담으로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DRAM과 NAND 모두 마이너스 빗그로스를 기록할 전망이다. 메모리 1, 2위 업체들의 비트 출하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메모리 현물가격이 좀처럼 상승세를 보이지 못하는 것은 재고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결국 가격 반등을 위해서는 단기 고통이 따르더라도 재고 부담을 낮춰야만 하는 상황이다.이 연구원은 “글로벌 매크로 환경이 지표 하나, 뉴스 하나, 심지어 발언 하나에도 일희일비하면서 급등락을 보이고 있다”면서 “금리도 기존 통념을 넘어서는 변동성을 보이고 있으며 사실 바텀업 기업실적 모델링에는 블랙스완이나 회색코뿔소와 같은 변수를 반영하기 어렵다. 따라서, 지금처럼 급변하는 환경에선 매크로도 어닝 추정치도 널뛰기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2023.03.15 I 이정현 기자
'책상. 의자. 거꾸리'... 혼자서도 가능한 자가 허리견인 치료
  • [전문의 칼럼]'책상. 의자. 거꾸리'... 혼자서도 가능한 자가 허리견인 치료
  • [은상수 서울부민병원 척추센터장] 견인치료는 허리를 당기는 치료다. 척추는 우리 몸의 중심으로 몸무게를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 허리디스크가 노화나 반복적인 외상으로 약해지면서 찢어지고 수핵이 척추신경을 누르는 병이 허리디스크 탈출증이다. 견인치료는 허리 디스크로 다리가 저릴 때 효과를 보는 방법이다.고무 튜브를 위에서 아래로 누르면 불룩해지고 반대로 위아래로 당기면 불룩해진 부분이 다시 들어가는 것이 견인치료의 원리다. 허리디스크도 체중에 의해 눌리면 뒤로 밀려 나오고, 견인을 하게 되면 신경을 덜 누르게 되어 통증이 감소된다. 은상수 서울부민병원 척추센터장많이 알려진 견인방법으로는 거꾸리가 있다. 공원이나 헬스장에 가면 다리를 고정하고 머리를 땅으로 내리는 운동기구가 거꾸리다. 하지만 거꾸리는 위험하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는데, 공원에서 거꾸리를 하는 도중 발목 힘이 풀리면서 목으로 떨어지고, 목뼈골절로 사지마비가 된 환자를 봤기 때문이다. 거꾸리는 혈압이 높아져 뇌혈관 질환, 안압이 높아지는 녹내장 등이 있는 연세 많은 분들에게는 더 안 좋을 수 있다. 거꾸리의 견인 효과는 허리가 늘어나는 것 만큼 무릎, 고관절 간격도 상대적으로 늘어나기에 더 효과적인 견인치료법을 찾아야 한다. 병원에서는 허리 보호대를 착용해서 골반과 가슴을 위아래로 당겨주는 기구를 이용하거나, 물리치료사가 끈이나 손으로 견인해주는 도수 치료를 받을 수 있다.오늘은 시간을 내기 어려운 분들을 위해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자가견인법을 소개하려 한다. 병원에 가지 않고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견인치료를 할 수 있다. ‘책상 견인’은 책상, 싱크대, 식탁, 탁자 등에 양손을 받친다. 팔 힘으로 버티면서 무릎을 구부려 엉덩이, 다리 무게로 허리가 늘어나게 한다. 팔, 어깨에는 힘을 많이 주면서 등, 허리, 허벅지에는 힘을 빼고 5초 정도 매달린다.철봉에 매달리는 것도 견인효과를 얻을 수 있는데 다리를 구부려 하지 무게로 허리가 견인 되게 할 수도 있다. 철봉 매달리기는 거꾸리보다는 안전하지만, 거꾸리가 무릎, 고관절이 허리보다 더 많이 늘어났듯이, 철봉매달리기는 팔꿈치, 어깨가 허리보다 더 늘어나는 단점이 있다.‘의자 견인’은 팔걸이가 있는 의자가 필요하다. 엉덩이가 의자에서 뜰 수 있도록 양손으로 의자 팔걸이 부분을 받치고, 허리, 골반의 힘을 최대한 빼서 허리가 견인 되도록 한다. 골반아래의 하지 무게로 배꼽을 기준으로 위,아래가 분리되어 서로 당겨지는 효과가 견인이다. ‘의자에 발 올리고 견인’은, 바닥에 누워 의자에 다리를 올린다. 양손으로 허벅지를 지그시 밀어서 허리가 늘어나게 합니다. 하반신이 아래로 밀려나면서 허리가 견인된다.‘봉 견인법’은 밀대 등의 긴 봉이 필요하다. 집안 방문에 걸쳐서 무릎을 세워서 눕고, 문 옆에 봉을 걸치고 양손으로 민다. 상체가 위로 움직일 때 엉덩이, 하지는 지면 마찰에 의해 그 자리에 있게 되고 허리 척추뼈가 벌어지게 된다.견인이 잘되면 허리 통증 및 다리 저림이 좋아진다. 체중에 의해 디스크가 눌리면 저림 증상이 다시 재발할 수 있다. 견인치료 후에는 허리 근육을 키워야 한다. 허리 근육이 발달하면 디스크로 가는 충격도 흡수하고, 견인효과도 오랫동안 유지 될 수 있다. 가장 좋은 허리운동은 걷기이고 그 외에 허리를 펴는 동작의 근력강화운동들이 허리 코어근육을 강화하는데 좋다.
2023.03.15 I 이순용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SVB발 줄파산 공포, 亞증시 검은 화요일
  •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다음은 15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 △1면-SVB발 줄파산 공포, 亞증시 검은 화요일-“기시다, 日기업 적극적 기금 참여 이끌어야”-尹 “주 최대 69시간 근로 보완하라”-한일 셔틀외고 12년 만에 재개… 수출규제·지소미아 갈등 푼다△2면 종합-모든 연진이 ‘인과응보’ 위해 ‘학폰근절’ 정부도 움직였다-런던서 리버버스 탄 오세훈 시장 “잠실~상암 30분, 한강버스 검토”△3면 SBV 파산 후폭풍-예금 찾아 나온 고객들 “내 돈은 찾았지만 스타트업 피해는 걱정”-“다음 파산은 어디냐” 공포 커지는 월가, “은행 규제 강화” 칼 빼든 백악관·연준△4면-‘금융 시스템 위기’로 번질라… ‘안전자산’ 美 국채·금으로 우르르-코스피 -2.56%, 코스닥 -3.91%, 하루 늦게 무너진 아시아 증시-추경호 “국내 영향 제한적… 필요시 시장 안정조치”△5면 한일 정상회담 D-1-시동 건 한일관계 정상화… 강제징용 제3자 배상 후속조치 논의 급물살-한덕수 “한일 기후변화·첨단산업 협력 활발해질 것”-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 재계 총수들 일본 총출동△6면 한일 정상회담 D-1, 특별인터뷰-한일 모두 지정학적으로 너무 위험… 무역·공급망·북핵 협력해야△8면 종합-회계서류 안 낸 노조 86곳 과태료·현장조사… 노동계 “법적 대응”-“연장근로 회사 취업 안 해”… 노동개혁 추진동력 MZ 등 돌려-이원모 446억원, 김은혜 265억원… 대통령실 참모 재산, 국민의 10.5배-양회 끝나자 관광 빗장 푼 시진핑… 오늘부터 중국여행 OK△9면 정치-공천TF에 비명계 대거 배치 했지만… 식지 않는 ‘李 책임론’-민주, 오늘 ‘한국판 IRA법’ 발의… “정부안 수용해 반도체 세액공제 확대”-김기현·황교안 회동 ‘원팀’ 공감은 했지만-北, 또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 상시화-여야 ‘정쟁의 장’ 된 법사위… 법안 500건 표류 △10면 경제-반년 미뤄진 재정준칙 법제화, 국회 통과 재시동 -지역별로 다른 전기요금, 가능할까-SVB 사태 불안 커지는데… ‘금융현안대응반’ 없앤 기재부-환율·국제유가 오름세… 수입물가 넉달 만에 반등△12면 금융-4대은행, 지난해 장부상 투자손실만 2.7조… 1년새 50배 급증-시중銀 평균 유동성비율 농협 122%로 가장 높아-금융당국, 중도상환수수료 없는 주담대 추진-파리 날리는 MG손보 매각… 대주주 소송·IFRS17 걸림돌△13면-호주도 핵잠수함 띄운다… 오커스, 中견제 본격화-크레디트스위스 “재무제표서 중대한 결함 확인”-“習, 푸틴 이어 젤렌스키와 회담”… 러·우크라 중재 나서나-러, 흑해 곡물협정 60일 연장 ‘개도국 식량 위기’ 한숨 돌려△14면 산업-동박 강자까지 품었다…롯데 ‘2차전지 소재 밸류체인’ 완성-LG, 글로벌 전장 영토 확장… 멕시코 공장에 400억 추가 투자-다시 날개 펴는 이스타항공 “3년 간 실패가 가장 큰 경쟁력”-한국 온 볼보 CEO “전기 SUV 출격… 5년 연속 1만대 판매 자신”△15면 ICT-글로벌 빅2 자문사 “문제없다” 의견에도...KT, 외풍에 주가 3만원 붕괴-카카오엔터 자회사 ‘타파스’ 국내법인 내달부로 청산한다-다시 뛰는 국내 메타버스...‘본디’ 이탈자 잡을까-D램을 AI반도체로...데이터 시대 이끌 ‘키’ 찾았다△16면 소비자생활-고객 취향 저격 멘트...‘초개인화 서비스’ 유통계 강타-단백질을 마신다...프로틴 전쟁 불끈-‘여름 별미’ 매콤한 비빔면, 모델 경쟁도 벌써 후끈-이제훈 사장 “12년 역성장 고리 끊고 전채널 가시적 성과”△18면 증권-중국·중동의 힘 믿는다, 반등 꿈꾸는 철강·화학-그녀 얼굴에 꽃이 핀다...봄바람 부는 화장품부-LG화학 18% 뛰었는데...3% 주저앉은 롯데케미칼, 왜?△19면-사모운용 전수검사, 해외부동산 많은 곳 ‘벌벌’-“투자전략 차별화로 유니콘 키울 것”-불안한 증시에 또 무증 릴레이...폭탄돌리기 주의보-‘자본시장 발전’ 종합대책 상반기 나온다△20면 부동산-가덕신공항, 매립식 육·해상 걸쳐 배치...2030 부산엑스포 전 개항한다-‘토종vs외산’ 고속철 빅매치...누가 웃을까-영등포자이·둔촌주공 흥행 ‘동·서’가 잇는다△22면 건강-어깨 회전근개파열 수술에 PRP 접목...재파열률 낮추고 통증 줄여줘-명치나 오른쪽 윗배 통증땐 담낭염 의심을-책상·의자...혼자서도 가능한 허리 견인치료△24면-日 몰락서 韓이 얻어야 할 교훈은... ’반도체 고민‘ 담긴 尹대통령의 책-“여자치고 잘하네” 게임판 속 편견-주식은 사도, 주식회사는 모르는 당신을 위해△25면 오피니언-[오피니언] 부동산 시장 바닥은 어디일까-[기고] 무너지는 소아응급의료, 지자체가 나설 때-[기자수첩] SVB사태의 교훈, 메기보다 금융안정△26면 피플-세계시민 정신 갖고 탄소중립 실천해야 미래 있다-손열음 “모차르트는 집이자 모국어”-“소방관 돕자” 최태원·정의선·조현준 ‘신기업가정신’ 실천-한화솔루션, 글로벌 CTO에 GE리뉴어볼에너지 부사장-NHN클라우드, 자회사 공동대표로 허희도 영입△27면 사회-檢, 리스크 무릅쓰고 강압수사 못해...극단 선택 막을 안전장치 필요-‘尹 강제동원 해법’에...서울대 민교협 “외교 없는 참사, 철회하라”-‘반성없는 반성문’ 이젠 안통합니다-가짜뉴스 1위는 ‘세월호 고의 침몰설’-도심 제한속도 시속 50→60km로 상향
2023.03.14 I 석지헌 기자
北, 신발수선공 수입이 당 간부보다 많은 이유는
  • 北, 신발수선공 수입이 당 간부보다 많은 이유는
  •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북한 장마당에서 신발수선공의 하루 수입이 당 간부 월급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이 낡은 신발을 수선해 다시 신기 위해 신발수리소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사진=조선중앙통신)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을 인용해 “요즘 은산군 장마당에서 돈벌이를 잘하는 사람은 신발수리공”이라면서 “하루에 적어도 1만원(1.19 달러)이상 벌어들인다”고 했다.북한에서 공장기업소 당 간부의 월급은 직급에 따라 3000~5500원 정도로 전해진다. 현재 북한의 일반 노동자 월급은 1800~2500원 선으로 공장기업소의 말단 당세포 비서의 월급은 일반 노동자 월급과 비슷하고 직장단위 부문 당비서의 경우 월급이 3500~4500원 정도다. 신발수리공의 하루 수익이 당 간부 월급보다 많다는 것이다.해당 소식통은 “장마당 입구에 자리하고 있는 신발수리소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손님이 끊이질 않는다”면서 “갑피가 헤진 구두나 신발바닥이 구멍난 운동화 등을 수리하려는 사람들이 밀려들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이어 “코로나 봉쇄로 장사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주민들은 먹고사는 일이 바빠 새 옷이나 새 신발은 구입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면서 “낡은 옷은 그대로 입거나 집에서 바느질로 기워 입을 수 있지만 꿰진 신발은 바닥 땜질 등 신발수리 도구를 갖추고 있는 수리소에 가야만 한다”고 강조했다.또 다른 소식통도 “우리나라에서 규모가 가장 큰 신의주신발공장마저 겨우 일부만 가동되어 소량을 생산하다보니 주민들이 가장 많이 신고 다니는 운동화 한 컬례가 장마당에서 3만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고 언급했다.소식통은 “하루 식량벌이도 겨우 이어가는 주민들에게 가격이 비싼 새 신발을 사는 것은 이제 꿈같은 이야기”라면서 “주민들은 대부분 신발수리소에서 몇 번씩 수리한 낡은 신발을 신고 다닌다”고 호소했다.
2023.03.14 I 권오석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눈먼 투자의 비극…수천억 걸린 美부동산 또 디폴트 위기
  • [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다음은 13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눈먼 투자의 비극…수천억 걸린 美부동산 또 디폴트 위기-SM, 결국 카카오 품으로-美SVB 파산 일파만파 스타트업 줄도산 공포-이달 말 내수진작책 발표…소비쿠폰 발행 검토△종합-PD수첩 내공에 OTT 날개 다니 ‘파급력 최고’-‘시진핑 충복’으로 채워진 中국무원 내각…경제팀 유임 ‘깜짝 이변’-[사설]美대형은행 역대급 파산…선제 대응 나서야-[사설]방탄 쳐놓고 집단 외유 민주, 이게 민생인가△해외 부동산투자 줄손실 위기-IB는 해외 브로커만 믿고 물건 중개…기관은 IB 말만 듣고 공실빌딩 투자-뉴욕 맨해튼 빌딩마저 공실률 치솟아 75조 해외 부동산투자 손실 ‘먹구름’△5년 만에 대규모 한미연합연습-北 고강도 도발 대비…방어 위주에서 ‘공세적 대응’ 첫 전환-핵잠→이지스함→폭격기…美전략자산 릴레이 전개-한미 해병대, 1만3000명 투입 ‘역대급’ 상륙훈련△‘실리콘밸리 산파’ SVB 파산-美테크·헬스케어 44%가 고객…돈묶인 벤처·손실난 VC ‘연쇄붕괴’ 우려-위기 수습 나선 美정부 “예금보호 초과분 조기지급 검토”-美 4대은행 시총 520억달러 증발…비트코인 2만달러 붕괴△종합-“인수가격 적정선 넘었다”…‘승자의 저주’ 우려에 ‘쩐의 전쟁’ 끝내-또 나온 소비쿠폰…전문가 “코세페 같은 할인행사가 더 효과적”-‘사상 최대’ 경상수지 적자 쇼크…“상반기 말에야 흑자 전환 가능”-정비 “전문적 잣대…과다 인상 예방” 건설 “고물가 반영안하면 타협 불가”△정치-측근 사망으로 거세지는 李 책임론…與 “또 남 탓” 공세속 비명계도 압박-與 최고위원에 첫 탈북민 출신…태영호가 선택받은 이유 ‘셋’-尹 “징용 해법은 공약 실천” 강조…日 ‘성의있는 호응’ 보일지 주목-선거제 개편 논의 속도내지만 여야, 최종 처리까지 ‘첩첩산중’△경제-日 반면교사…해안방벽 증축 등 54개 안전조치-소주·맥주값 뛸 때 와인값 뚝…“마트 할인 영향”-취약계층 ‘등유·LPG 난방비 지원’ 내달 7일까지 신청-‘수소발전 입찰시장’ 세계 첫 개설△금융-고금리 출혈경쟁 독 됐다…저축은행 수익성 빨간불-고정금리가 갑자기 변동으로?…농협 적금 5만좌 날벼락-‘대환대출 인프라’에 제2금융권 비상△글로벌-반대 0표…양회서 확인된 시진핑의 ‘절대권력’-“유럽산 핵심광물도 IRA 보조금”-이란-사우디 관계 복원 합의-美, 이르면 내달부터 대중 반도체 수출 더 옥죈다△산업-전자업계 사외이사 ‘화려한 진용’…경쟁력 UP-벌크선 뛰는데 컨테이너 바닥…따로 노는 해상운임, 왜-현대차 ‘내일을 위해’ 프로젝트, 美 이노베이션 어워즈 최종 후보 올라-‘유언장 존재 인지’ 놓고 논박 LG家, 75년 만에 상속 분쟁△ICT-“클라우드 시대에 맞게 체질 싹 바꿨다…시장 공략 본격화”-“막 오른 STO 시장…금융업 이해도가 성패 좌우”-차기 방통위원장에 김후곤 전 서울고검장 급부상-KT스카이라이프 윤정식 내정자 사의△중소기업-한샘 디지털 현대리바트 프리미엄 신세계까사 디자인-“女벤처생태플랫폼 구축해 판로·홍보 적극 도울 것”-국내 제조업 공장 증가세 둔화…매년 2%대 성장 그쳐-중기 기술보호 정책보험 가입 부담↓…보장 강화△소비자생활-쿠팡, 美 상무부와 맞손…“美 해외직구 판매자 모십니다”-편의점이 쏘아올린 ‘하이볼 전쟁’…‘짐빔’도 참전-소주도 ‘제로 슈거’ 돌풍…‘처음처럼 새로’ 술술 넘어가네-풀무원 식물성 간편식 美 입맛 사로잡았다△증권-美 은행파산, 中 소비회복…예측불허 증시-증시서도 IPO시장서도 봄바람 타는 바이오주-“전기차부품 개발 성과…해외 도약 가시화”-“코스닥 입성 발판, 자율차용 CCM장비 해외시장 선점”-상장사 147곳 중 83곳 회계 심사·감리 부실△부동산-모처럼 온기 돈 서울 아파트 거래…미국發 금리 불확실성이 ‘찬물’ 붓나-규제완화에 매수심리 반등…경매시장 봄기운 스멀-타워크레인 조종사, 고의로 작업지연·거부 땐 ‘면허정지’-사우나 있는 마포 새아파트…진입 기회△문화-국가대표 성악가들 ‘코믹 만담’ 모차르트도 ‘빵’ 터질걸-“대기업의 서점 진출 제한 풀어야”-‘예술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끝까지 놓지 않은 창작자의 고뇌△스포츠-체코 선수 즐길때…태극마크에 짓눌린 韓 선수-손흥민, 노팅엄 상대로 리그 6호 골…EPL 개인통산 99호골 작렬-“남은 한 계단 꼭 올라야죠”-국가대표 김민솔 아시아태평양 준우승△오피니언-[정치 프리즘]기시다 ‘한일관계 개선’ 홈런 날려야-[생생확대경]추락하는 한국 야구, 우물안 개구리 전락하나-떠나는 리커창…창업붐도 꺼지나△오피니언-[목멱칼럼]공공기관 수장을 뽑는 법-[데스크의 눈]바이오 창업과 ‘필부의 용기’-[기자수첩]SM 인수전이 남긴 것-[e갤러리]하석홍 ‘테오리아’△피플-“새로움 찾아 파격 실험…1020세대 트렌드 이끌었죠”-SK이노, 튀르키예 지진피해 지역에 구호물품 기부-롯데케미칼, 대전 지역아동센터에 쌀 기부-우정사업본부, 튀르키예 지진 구호품 운송 지원-‘검정고무신’ 이우영 작가 별세-바이올린계 대모 김남윤 교수 별세△사회-‘매력도시 서울’ 닻 올린 오세훈…유럽 금융·수변도시 벤치마킹 나선다-‘폐 손상에 임금은 쥐꼬리’…학교 조리실무사 구인난-경찰 ‘조폭과의 전쟁’ 선포-고물가에 한숨 느는 반려인-3년간 비대면진료 1379만명…복지부 “제도화 필요”
2023.03.12 I 김대연 기자
'서진이네' 이서진→뷔, 3일 만 호흡 찰떡…매출 터질까
  • '서진이네' 이서진→뷔, 3일 만 호흡 찰떡…매출 터질까
  • ‘서진이네’[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서진이네’ 직원들이 점차 호흡을 맞춰가며 안정감을 찾고 있다.지난 10일 방송된 tvN ‘서진이네(연출 나영석, 장은정)’ 3회 시청률은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9.4%, 최고 13.1%, 전국 가구 기준 평균 8.4%, 최고 11.3%를 돌파했다. tvN 타깃인 남녀 2049 시청률은 수도권 평균 3.6%, 최고 5.4%, 전국 평균 3.5%, 최고 5.1%를 기록하며 수도권과 전국 기준 모두 지상파를 포함한 전채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기준 / 닐슨코리아 제공).‘서진이네’ 3회에서는 여러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콤보 메뉴와 신메뉴를 출시, 손님들의 입맛 사냥에 나섰다. 특히 직원들이 어느새 각자 맡은 업무에 익숙해지며 손발이 맞아가는 모습이 인상을 남겼다.이날 방송에서는 밀려든 손님으로 혼란 그 자체였던 영업 둘째 날이 마무리됐다. 첫날보다 약 3배 늘어난 매출을 기록한 ‘서진이네’는 다음 날 사용할 재료를 준비한 후 숙소로 돌아가 신메뉴 출시를 계획했다.부장 박서준의 제안으로 김밥 반 줄과 라면, 김밥 반 줄과 떡볶이를 즐길 수 있는 두 가지 지니콤보가 탄생했다. 여기에 주말 대목 맞이 히든카드로 사장 이서진이 양념치킨을 추가하며 매출 상승에 기대감을 더했다.영업 셋째 날 아침이 되자 이사 정유미와 박서준 그리고 뷔는 가게로 출근해 영업을 준비했다. 재료 구입을 위해 시장에 다녀온 이서진과 최우식까지 출근 도장을 찍은 가운데 최우식은 입구가 좁은 소스통에 쌈장마요를 담으며 고전하는 뷔를 발견했다. 최우식은 지퍼백에 쌈장 마요를 넣어 통에 옮기며 경력자의 클래스를 입증했다.또한 처음으로 오픈런 손님이 생긴 그 시각, 양념치킨을 맡은 ‘양념치킨 인턴즈’ 최우식과 뷔는 치킨 초벌을 시작했다. 주방에 전해진 오픈런 손님 소식에 초조해진 최우식은 튀기는 속도를 높였지만 치킨이 튀김망 바닥에 붙어버리며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영업이 시작되고 첫 손님이 오리지널 라면과 지니콤보 1번을 주문하며 콤보에 포함된 라면을 치즈라면으로 변경할 수 있는지 묻자 이서진은 손님의 요구에 따라 센스있게 치즈라면으로 변경, 주문서에 특별 주문 사항을 적어 주방으로 전달했다.두 번째 손님이 떡볶이, 핫도그, 양념치킨을 주문하며 5개 메뉴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박서준은 뷔에게 양념치킨을, 최우식에게 떡볶이를 지시하며 효율적으로 업무를 분담했다. 최우식은 서빙으로, 뷔는 설거지로도 진출하며 활약하는가 하면 박서준은 여러 메뉴를 거뜬히 소화했고 정유미 역시 김밥왕의 면모를 보여 바쁜 와중에도 운영에 큰 무리가 없었다.더불어 이서진은 선 복지 후 수익 경영 철학으로 계속된 손님 행렬에도 브레이크 타임을 가졌다. 직원 식사와 저녁 영업을 준비한 후 재오픈 하자마자 브레이크 타임에 왔었던 가족 손님을 시작으로 방문을 약속했던 카페 사장님까지 연달아 입장해 금세 북적였다.몰려드는 주문서에 급속도로 바빠진 주방이 이 상황을 극복해낼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극한 tvN ‘서진이네’는 오는 17일 금요일 오후 8시 50분에 다음 이야기가 방송된다.
2023.03.11 I 김가영 기자
'서진이네' 최우식·뷔, 양념치킨 인턴즈 결성…오픈런 손님에 땀 삐질
  • '서진이네' 최우식·뷔, 양념치킨 인턴즈 결성…오픈런 손님에 땀 삐질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서진이네’가 야심찬 신메뉴로 손님들의 입맛 사로잡기에 나선다.10일(금) 오후 8시 50분에 방송될 tvN 예능 ‘서진이네(연출 나영석, 장은정)’에서는 주말 대목을 맞이해 여러 가지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콤보 메뉴와 양념치킨, K-매운맛을 보여줄 불라면까지 다양한 신메뉴를 출시해 매출 상승을 노린다. 앞서 인턴 최우식은 손님들로 북적이는 ‘서진이네’에 구세주처럼 합류했다. 도착하자마자 설거지를 맡아 짠내를 불러일으킨 최우식은 이틀 선배인 인턴 뷔를 도우며 인턴 경력자의 클래스를 증명해 뷔를 긴장시킬 예정이다.또한 최우식과 뷔는 히든 메뉴 양념치킨 담당으로 ‘치킨 인턴즈’를 결성한다. 최우식이 닭고기 준비와 반죽을, 뷔는 양념치킨 소스를 만들며 차근차근 일을 진행한다. 그러나 가게 오픈 20분 전부터 기다리는 사상 최초 오픈런 손님 소식에 치킨 초벌을 하던 두 사람의 마음은 초조해진다고. 급한 마음에 최우식이 치킨 튀기기에 속도를 내보지만 튀김망 바닥에 치킨이 붙어버리며 ‘치킨 인턴즈’는 역경에 처한다. 거리에 사람들이 많아 대박의 기운을 감지한 사장 이서진이 치킨 준비 과정을 예의주시하고 그사이 오픈런 손님은 더 늘어난 상황이다. 최우식의 애타는 마음도 모른 채 초벌하는 치킨은 계속 붙어버리고 영업시간은 점점 다가온다고 해 과연 ‘치킨 인턴즈’는 무사히 양념치킨을 선보일 수 있을지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한편, 이서진이 간판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다. 이서진의 자리를 위협하는 또 다른 ‘서진’이가 등장하기 때문. ‘서진’이는 그 다음 날도 성실히 출근 도장을 찍으며 존재감을 드러낸다고 해 정체를 궁금케 한다.신메뉴로 매출 상승을 꿈꾸는 이들의 이야기는 10일(금) 오후 8시 50분에 방송되는 tvN ‘서진이네’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3.03.10 I 김보영 기자
우리의 여정, 한반도의 산하…해남에 끝은 없다
  • 우리의 여정, 한반도의 산하…해남에 끝은 없다
  •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조선은 호랑이 나라.” 육당 최남선은 이같이 일갈했다. 그러면서 육당은 1908년에 잡지 ‘소년’ 창간호에 호랑이 모습의 한반도 지도를 넣었다. 대륙을 향해 용맹하게 포효하는 모습이었다. 지도에서 호랑이의 뒷발 부분에 해당하는 곳이 땅끝 해남이다. 호랑이가 큰 점프를 하기 전 뒷발에 힘을 잔뜩 모으는 것처럼, 한반도의 정기가 응축된 대표적인 장소로 해남을 꼽기도 한다. 백두대간의 힘찬 기운이 남쪽으로 뻗어 내려오다 바다를 만나 해남에 그대로 머물기 때문이다. 하늘과 땅, 바다가 맞닿은 땅끝에서 거칠 것 없이 펼쳐진 산하를 보고 풍성한 먹거리를 즐기노라면 어느새 좋은 기운이 가득 차오르는 것을 깨닫게 된다. ◇케이블카로 오른 두륜산…다도해의 비경이 펼쳐지다두륜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다도해 전경.해남의 면적은 1044㎢. 서울의 1.7배 규모다. 워낙 넓은 만큼 해남의 주요 관광지를 이동할 때는 동선을 미리 고려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두륜산과 대흥사, 땅끝마을, 우수영 관광지 등 3구역으로 구분하는 게 좋다. 우선 해남의 영봉 두륜산(703m)으로 향했다. 두륜봉, 노승봉, 도솔봉, 혈망봉 등 여덟 개의 봉우리가 병풍처럼 솟아오른 수려한 풍경으로 이름 높은 곳이다. 걸어서 2~3시간 정도면 정상에 오를 수 있지만 가장 편리한 방법은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것이다. 두륜산 케이블카는 10~20분마다 운행하는데 선로 길이는 1.6㎞로 탑승 후 8분 정도면 상부역사에 도착한다. 흔들리는 스릴을 느끼면서 주변 풍광이 휙휙 지나가는 경관을 보고 있으니 케이블카에 탄 시간이 더 짧게 느껴진다.두륜산 전망대에 있는 종이비행기 형태의 조형물.출구에서 나와 목재산책로를 통해 286개의 계단을 오르면 주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638m)가 나타난다. 날이 좋으면 이곳에서 맨눈으로 제주의 한라산까지 볼 수 있다고 한다. 도착한 날은 다소 흐렸지만 실망할 시간은 없었다. 전망대에 오르자 인근의 강진 주작산과 강진만의 푸른 바다가 보이고 그 너머로 신지도, 청산도, 완도 본섬, 진도 등이 쭉 펼쳐진다. 사람들은 조망안내도를 보며 저 멀리 보이는 곳이 어디인지 맞춰보느라 여념이 없다. 케이블카를 타고 편안하게 올라와 다도해와 시원하게 뻗은 산세를 감상하니 가슴을 조이던 자잘한 상념이 탁 트인 자연 속으로 사라져 버린다.◇일본 갔던 불상이 돌아온 사연은대흥사 내 연못인 무염지 주변 풍경.케이블카 탑승장에서 차로 5분 거리에 두륜산이 병풍처럼 감싼 대흥사가 있다. 2018년 유네스코는 역사와 전통을 잘 간직하고 보존해온 국내 7개 사찰의 가치를 인정해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라는 이름으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했는데 대흥사가 그중 한 곳이다. 천불전 내 옥돌 불상들.백제시대에 창건한 대흥사 내에는 천불전이 있다. 여기에 내려오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천불전에는 대흥사 재건을 위해 옥돌로 만든 불상 1000개가 있다. 경주 불석산의 옥돌로 만든 천불은 1817년 11월 두 대의 배로 대흥사로 향했다. 가던 길에 풍랑을 만났고, 그만 배 한 척이 일본 나가사키로 향하게 됐다. 당시 이를 본 일본인들은 바다를 건너온 불상을 상서롭게 여겨 귀하게 모신 절을 만들려고 했지만, 일본 승려들의 꿈에 불상들이 나타나 ‘대둔사(대흥사의 옛 이름)로 가는 길이니 여기에 머물 수 없다’라고 말했다. 선몽(仙夢)이었다. 결국 불상들은 우여곡절 끝에 1818년에 다시 대흥사로 돌아오게 된다. 당시 해남에 유배와 있던 정약용이 그 소식을 듣고 일본에 다녀온 불상 768구에 어깨나 좌대 아래에 일(日) 자를 써서 구분하자고 권했는데 그 흔적이 지금까지 남아 있다. 유선관 입구.대흥사 인근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관으로 유명한 유선관이 있다. 백년고택 유선관은 사찰을 찾는 방문객과 수도승을 위해 1914년 지었다. 지금은 6개의 한옥 객실에서 숙박객을 맞이하는 숙소가 됐는데 주변 숲과 계곡에서 울리는 소리를 들으며 자연을 벗삼아 스파를 즐길 수도 있다. 주말은 이미 몇 달 치 예약이 끝났을 만큼 인기가 좋다. 카페 유선의 내부.숙박하지 않는 당일 여행객이더라도 카페 ‘유선’에 들어갈 수 있으니 지나치지 말자. 카페 유선은 과거 공동 샤워장이었던 한옥을 개조한 곳. 대표 메뉴는 해풍쑥 아인슈페너와 바닐라 크림 커피다. 내부는 하얀 벽과 목재 기둥이 어우러져 고즈넉한 한옥의 멋을 자아내는데 도자기와 서적, 각종 그림, 조각이 놓여 있어서 교외 미술관에 온 듯한 기분마저 선사한다. 두륜산의 품에 안겨 자연의 호젓한 분위기를 즐기며 지친 다리를 쉬어갈 수 있는 곳이다. ◇땅끝에서 힘찬 기운을…땅끝전망대·땅끝탑여행길에서 ‘끝을 본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끝이라는 단어가 주는 상징성이 큰 만큼 남다른 감흥을 얻기 때문이리라. 독도가 동쪽 여행의 끝이라면 남쪽의 경우 섬을 제외하면 해남 땅끝마을이 가장 유명하다. 1530년에 편찬된 지리서 ‘신증동국여지승람’에도 우리나라 영토의 남쪽 기점을 이곳 땅끝 해남현으로 명시하고 있다. 땅끝탑과 유리 바닥으로 만든 스카이워크.땅끝이라는 이곳에서도 진짜 끝이 있으니 북위 34도17분21초, 한반도의 땅끝에 우뚝 솟은 기념물인 땅끝탑이다. 높이 10m의 땅끝탑 하단에는 ‘이곳은 우리나라 맨 끝의 땅/ 갈두리 사자봉 땅끝에 서서/ 길손이여/ 토말(土末)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게’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읽고 있으니 정말 국토의 땅끝에 왔음이 실감나고 왠지 모를 감흥이 가슴을 채운다. 땅끝탑.탑 앞에는 한반도 모형이 거꾸로 놓여 있다. 왜 지도를 거꾸로 만들었는지 궁금했는데 ‘여기는 땅끝 한반도의 시작’이라는 문구가 그 뜻을 짐작케 한다. 땅끝탑 앞에는 18m 정도 바다로 튀어나온 스카이워크가 설치돼 있다. 바닥 일부를 아래가 훤히 보이는 유리로 만들어 걷는 이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곳으로, 일몰 때는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이들로 긴 줄이 선다.땅끝전망대.땅끝탑에서 500m 정도를 올라가면 갈두산 사자봉에 있는 땅끝전망대가 나타난다. 땅끝전망대는 38m, 지상 9층 규모의 큰 규모로 조성돼 있다. 전망대 꼭대기에 오르면 주변의 땅끝항부터 완도 상황봉, 닭섬, 신지도, 백일도, 흑일도, 황간도, 소안도 등이 내려다보인다. 편히 내려가고 싶다면 전망대 근처에 놓인 ‘땅끝모노레일’을 이용하면 된다. 2005년 개통됐으며 주행 길이는 395m다. 모노레일 승하차장 근처에서는 전망대와 달리 유리창을 통하지 않고 탁 트인 남해의 절경을 볼 수 있어서 덜 답답하다. 땅끝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바다.쪽빛 바다를 감상하다 보니 망막마저 파랗게 물들 것만 같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서 있으니 가슴이 탁 트였다. 주변의 방문객 중 하나가 “숨을 쉴수록 머리가 맑아지고 기운이 차오르는 느낌”이라며 감탄했다. 같은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 올라올 때 머릿속을 채웠던 걱정은 내려갈 때쯤엔 어느새 별것 아닌 일이 되어 있었다.
2023.03.10 I 김명상 기자
"미치셨냐"는 말까지 들은 백종원 "개인 욕심 내려놓자"
  • "미치셨냐"는 말까지 들은 백종원 "개인 욕심 내려놓자"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충남 예산군이 ‘백종원 효과’를 보고 있는 예산시장 인근 상인들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백 대표는 지난 7일 예산군청에서 최재구 예산군수, 시장 주변 숙박업소, 국숫집, 국밥집 대표들과 잇따라 간담회를 가졌다.이 자리에선 시장 활성화 이전보다 2배 이상 인상된 숙박료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실제로 백 대표와 군의 시장 활성화 프로젝트가 시작되기 전 하루 6만 원이던 숙박료가 최근 13만~14만 원까지 치솟은 것으로 전해졌다.부동산 가격도 뛰어 백 대표가 기획한 음식점이 있는 장옥 내 36㎡(11평)짜리 점포가 1억 원에 나왔으나, 1억 5000만 원에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백 대표와 최 군수는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관광객 발길이 끊길 수 있다며 자제를 당부했다.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사진=유튜브 채널 ‘백종원 PAIK JONG WON’ 영상 캡처)조세제 예산시장 상인회장도 지난달 YTN 라디오에서 “지난번 총회 때 점포 산다고 덤비는 사람들도 많고 난리였다”며 “점포를 팔 때는 개인이나 외지인한테 팔지 말고 더본코리아한테 우선권을 주고 거기서 필요 없다고 하면 예산군 사람한테 (기회를 줘야 한다). 만약 투기꾼들이 들어와서 (임대료) 올려놓는 것은 백 대표 정신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말했다.앞서 백 대표는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예덕학원에서 시장 내 점포를 산 이유에 대해 “‘골목식당’을 하면서 (매장들이) 많이 힘들어졌던 이유는 손님이 많이 오게 되면 건물 임대 비용이 턱없이 올라가서 나중에 결국은 음식값을 올려야 하는 악순환이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SBS ‘골목식당’에서 폐업 위기에 놓인 식당에 해결 방안을 제시했던 백 대표는 낙후한 구도심이 번성해 중산층 사람들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관련 “욕도 많이 먹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또 백 대표는 시장 인근 국숫집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자신의 ‘파기름 국수’ 레시피를 제공하고 같은 가격에 팔기로 했다.백 대표가 기획한 시장 내 파기름 국숫집 가격이 저렴하다는 주변 업소들의 불만을 다독이고, 더 많은 방문객에게 파기름 국수 맛을 선보이자는 취지에서다.백종원(오른쪽) 더본코리아 대표와 최재구 충남 예산군수(가운데)가 지난 7일 예산군청에서 열린 ‘예산시장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주변 숙박업소 등 상인들과 만나고 있다 (사진=예산군)아울러 국밥 거리 내 국밥집 대표들을 만나 청결과 위생, 친절을 강조한 백 대표는 “예산의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고, 더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도록 개인 욕심을 내려놓고 함께 뜻을 모으자”라고 강조했다.백 대표는 7일 자신이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신의 기획한 예산시장 내 음식점뿐만 아니라 기존에 있던 칼국숫집 컨설팅에 나선 모습도 보였다.칼국수 맛을 평가해달라는 사장 요청에 백 대표는 “지금은 주변 분들이 와서 드시는데 그분들만 상대로 장사할 건지, 외부에서 오게 할 건지 (고민해봐야 한다)”라며 “그럼 음식 색깔이 확 달라진다. 맛이 없다는 게 아니라 이건 동네 어디 가서도 먹을 수 있는 메뉴”라고 말했다.백 대표는 변화를 결정한 칼국숫집 사장에게 ‘마라 칼국수’ 레시피를 알려줄 뿐만 아니라, 주방 설비 개선에도 나섰다.그는 “메뉴만 바꿔드린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며 “사장님들에겐 주방 공사가 부담일 거다. 회사 자본으로 투자라고 생각하고 공사했다”고 밝혔다.이어 “돈이 남아돌아서 하는 건 아니다. CFO(최고재무책임자)가 ‘미치셨냐’고 하더라”라고 덧붙였다.예산군과 더본코리아는 이달 한 달간 예산시장을 임시휴장하고, 장터 광장 바닥공사와 화장실 리모델링 및 추가 창업을 준비해 다음 달 1일 다시 문을 열 예정이다.
2023.03.09 I 박지혜 기자
우산 쓰고 뿌린 하얀 액체…이슬람사원 공사장 CCTV 보니
  • 우산 쓰고 뿌린 하얀 액체…이슬람사원 공사장 CCTV 보니
  •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이슬람 사원 건립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대구 북구 대현동 사원 공사장 인근에서 동물성 기름으로 추정되는 하얀 액체가 뿌려졌다.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한 사원 건축주 측은 경찰에 신고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이슬람사원 건축주 측이 공개한 CCTV 영상 (사진=연합뉴스)8일 이슬람사원 건축주가 공개한 CCTV 영상에는 전날 오후 7시 32분께 우산을 쓴 A씨가 맞은편으로 걸어간 뒤 냄비를 든 B씨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B씨는 한 손에 냄비를 들고 안에 든 액체를 20초가량 골목길 바닥에 여러 차례 뿌렸다. A씨는 B씨와 보폭을 맞추며 액체가 뿌려지는 것을 본 뒤 자신이 걸어왔던 방향으로 되돌아갔다.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공사 현장 인근에 뿌려진 액체 (사진=연합뉴스)8일 오후 3시 5분께 사원 앞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하얀 액체가 2m가량 흩뿌려져 있었다. 악취는 없었으며 밟으면 미끈거리는 상태였다. 현장을 지켜보던 한 주민은 “라드(돼지 지방) 같아 보인다”며 “우리 집이 옛날에 중국 음식점을 했는데 그때 맡은 라드랑 같은 냄새”라고 말했다. 건축주 측은 “(뿌려진 물질의) 냄새 그리고 사원 앞에 돼지머리가 등장했던 것을 미루어봤을 때 동물성 기름으로 추측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넣었고 추후 경찰에도 신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슬람사원 건립 반대 비대위 측은 모르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비대위 측은 “우리도 오늘 기자들 연락을 받고 처음 알았다”며 “비대위 소속 주민이 아닌 것으로 현재까지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골목길이 사유지인지 공유지인지 등 여러 가지를 조사해 봐야 형사처벌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공사 현장 인근에 뿌려진 액체 (사진=연합뉴스)앞서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립은 지난해 9월 공사가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지만 2년 가까이 건축주와 인근 주민 간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일부 주민들은 지난해 9월 삼겹살을, 12월에는 통돼지 바비큐를 구워먹었으며, 같은 해 10월에는 이슬람 사원 공사장 앞에 삶은 돼지머리를 갖다 놨다. 지난 2월에는 돼지고기 수육과 소고기 국밥을 먹는 행사도 진행했다. 이와 함께 집회 과정에서 비대위 측과 건축주 측의 물리적인 충돌도 있었다.주민 2명은 공사 방해 혐의로 주민 1명은 현장을 촬영하는 다큐멘터리 감독을 폭행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으며, 파키스탄인 유학생이 건축주 측 천막을 치우려는 주민의 팔을 손으로 밀친 혐의(폭행)로 약식기소 처분을 받기도 했다.
2023.03.08 I 이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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