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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물가 중금리 시대 왔나…美 국채금리 폭등세 이유는
  • 중물가 중금리 시대 왔나…美 국채금리 폭등세 이유는
  •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미국 장기국채금리가 연일 치솟으면서 금융시장 전반에 충격을 안기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볼 수 없던 레벨까지 더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올 정도다. 17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간밤 뉴욕채권시장에서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328%까지 급등했다(국채가격 급락). 4% 중반대를 향하는 레벨은 지난 2007년 금융위기 당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0년물 금리는 올해 3월 3% 초중반대를 기점으로 계속 올랐다. 길게 보면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인 2020년 7~8월 당시 0.5%를 바닥으로 꾸준히 상승했다.월가는 심리적 저항선인 4%대에서 추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월가 한 금융자문사의 채권전략가는 “4% 정도면 충분히 매수가 들어올 수 있는 레벨인데, 지금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며 “채권시장이 얼어붙었다”고 전했다. 문제는 지금보다 더 뛰어 4% 중후반대까지 갈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점이라고 이 전략가는 전했다. 미국 장기국채금리 급등세가 일시적이 아니라 추세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AFP 제공)①중국·일본 미국채 매각 추세그렇다면 뉴욕채권시장이 연일 요동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로는 ‘큰 손’ 중국과 일본이 꾸준히 미국 국채 보유량을 줄이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올해 6월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8354억달러(약 1120조원)로 1년 전(9388억달러)보다 11.01% 감소했다. 이는 2009년 5월 이후 14년여 만에 가장 작은 규모다.중국은 일본에 이은 미국 국채 보유량 2위 국가다. 중국은 2000년부터 매입을 늘렸다가, 2014년을 정점으로 차츰 축소했다. 지난해 4월 당시 상징적인 지표인 1조달러 아래까지 떨어뜨렸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면서 중국이 자산 다변화에 나선 게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내부에서는 미국이 달러화를 무기화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는 점을 줄곧 경고해 왔다.게다가 최근 위안화 가치가 폭락에 중국 당국의 국채 매도 압력은 더 커졌다. 시장에서 환율 방어를 위해 달러화를 투입하려면 그만큼 채권을 팔아 달러화를 확보해야 해서다. 일본 역시 최근 1년간 미국 국채 보유액을 10.31%(1조2327억달러→1조1056억달러) 축소했다. 영국(6173억달러→6723억달러), 벨기에(2735억달러→3324억달러), 룩셈부르크(3093억달러→3318억달러), 스위스(2915억달러→3057억달러) 같은 유럽 주요국들과 캐나다(2062억달러→2710억달러) 등이 1년새 꾸준히 매입에 나섰지만, 일본과 중국의 매도세만큼 영향력이 크지는 않았다.②연준 양적긴축 장기화 전망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해도 양적긴축(QT)은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 역시 국채 수급에 악재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토대로 연준 위원들이 금리 인하를 시작할 때 QT를 멈추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QT는 중앙은행이 양적완화(QE)를 통해 보유한 시중의 채권을 직접 매도하는 식으로 유동성을 줄이는 조치다.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연준이 보유한 미국 국채 보유액은 5조61억달러에 달한다. 일본, 중국 등 해외 모든 나라들이 갖고 있는 보유액(7조5629억달러)에 견줄 만할 정도로 많다. 두 부문이 보유한 규모는 전체의 40%가 넘는다. 그외 나머지 민간 투자자들 역시 연준과 각국 정부와 발을 맞출 가능성이 있다. 연준과 일본, 중국이 국채시장 수급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로이터통신은 “연준은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팬데믹 기간 불어났던 대차대조표 규모를 계속 줄이기를 원한다”고 전했다.③최근 미국 국채 발행량 증가국채 수요가 떨어지는 와중에 미국 정부가 발행량을 늘리고 있다는 점도 금리를 띄우고 있다. 미국은 올해 3분기 차입 규모를 1조70억달러로 정했는데, 이는 5월 발표 계획보다 무려 2740억달러가 늘어난 수치다. 세출보다 세입이 적어 적자가 확대했고, 미국 정부는 이를 국채 발행을 통해 메우려 하는 것이다. 또 앞서 저금리에 발행했던 국채에 대해 만기 도래시 금리가 높아진 국채로 차환해 이자 부담이 커졌고, 이 역시 국채 발행으로 해결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무엇보다 미국은 재정 중독 증상이 심각하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기축통화국 지위를 이용해 달러화를 찍어내도(국채를 많이 발행해도) 언제든 수요가 탄탄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그 기저에 있는데, 그 정도가 너무 지나치다는 지적이 부쩍 많아졌다. 미국 예산관리국(OMB)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120.2%를 기록했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2분기 때는 134.8%였다. 이 수치는 2011년 상반기 당시 92%대였다.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명예교수는 정부 지출 확대에 따른 재정적자 압력 등을 거론하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같은 초저금리는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했다. 2020년대 들어 중물가 중금리 시대가 이미 왔다는 의미다.④미국 나홀로 경제지표 호조미국의 경제 지표가 나홀로 호조를 보이면서 긴축 전망이 사라지지 않는 것도 또 다른 이유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3만9000건으로 전주 대비 1만1000건이 감소했다. 월가 예상치(24만건)를 밑돌았다. 실업수당 청구가 적다는 것은 그만큼 노동시장이 과열돼 있다는 의미다. 연준이 지난 1년여간 역대급 긴축을 해왔음에도 노동시장은 여전히 타이트하다는 뜻이다. 상무부가 최근 공개한 지난달 미국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7% 증가했다. 4개월 연속 증가세다. 월가 전망치(0.4%) 역시 웃돌았다. 이에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 나우’는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전기 대비 연율 기준) 전망치를 5.8%까지 상향 조정했다. GDP 나우는 대표적인 경제 예상 모델로 새로운 지표가 나올 때마다 수정한다. GDP 나우는 애틀랜타 연은의 공식 전망치는 아니지만, 추후 경기 경로를 참고하는데 많이 쓰인다. GDP 나우는 지난달 28일만 해도 2분기 성장률을 3.5%로 점쳤으나, 지금은 6% 가까운 고성장 시나리오를 제시했다.이미 월가는 경기 연착륙론에 기울어 있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와 2위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이번달 초 침체에서 연착륙 쪽으로 전망을 바꿨고,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역시 비슷한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2023.08.18 I 김정남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 북핵서 공급망까지…韓美日 공조 못박는다
  • [이데일리 지영의 기자]다음은 18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 북핵서 공급망까지…韓美日 공조 못박는다- 더 많이 팔고도 이익 반토막...中리스크에 하반기도 막막- 수업 중 휴대폰 금지...방해하는 학생은 ‘퇴실’- [사설] 잼버리 망쳐놓고 이젠 새만금 공항 건설, 이래도 되나- [사설] 일본에 추월당한 한국 성장률, 성장 엔진 재점검해야△진격의 K 클래식- 지휘 콩쿠르까지 석권 ‘브라보’...국내 판 키우기는 숙제- 개성·음악성 탁월...클래식 지휘 분야도 10년내 세계 최고 기대△오늘 한미일 정상회의- 3국 경제·안보협력체 설립 가능성...尹, 반도체·배터리 등 실익 챙겨야- ‘韓기업이 주한미군 무기정비’...한미회담 의제로- 韓정상, 15년만에 캠프 데이비드 방문...1박4일 강행군△종합- 180조원 굴리는 중즈까지 휘청...中 부동산 위기, 금융으로 번졌다- 바닥 딛고 기지개 켜던 韓수출...中 부동산발 쇼크에 ‘초비상’- 병원 옮길 때 ‘MRI CD’ 복사 없이 앱 전송 가능해진다- 유치원 교사 보호도 명시...교권침해땐 ‘퇴학’처분 가능 △상장사 상반기 실적 결산- 업황개선 조짐 없는 반도체 ‘주춤’...中 단체관광 허용에 소비주 ‘들썩’- 한전 빚 200조...효성화학은 부채비율 3.4배↑- 2차전지·IT마저 부진...코스닥 상장사 영업이익 1년새 36% 뚝△정치- 與 ‘잼버리 파행 책임’ 공세에...김관영 전북지사 “국회서 부르면 출석”- 국정원 “北, 한미일 저상회의 겨냥 ICBM 도발 준비”- ‘승선 논란’ 이철규 발언 거센 후폭풍- 尹 부친 윤기중 교수 발인...尹 “아버지, 젊은 경제학자 육성 이바지”-증인 없는 이동관 청문회 ‘맹탕 우려’△경제- 여객선 시장도 민간주도...6000억 투입한다- “연이은 대형 세수오차, 완충장치 필요”- “소비자 돕겠다” 공정위, 5G 부당민사소송 지원- 고용부 작년 예산 불용액 3.6조...청년일자리 사업 가장 많았다△금융- 새 회계제도 덕에...또 생보사 실적 넘어선 손보사- 정쟁에 밀려난 ‘부실기업 회생 지원’- “은행장이 직접 내부통제 실태 점검해 보고하라”- 금융당국 손 들어준 법원...MG손보 재매각 속도내나△글로벌- “추가 금리인상 필요”...美연준 ‘매 발톱’ 드러내- 中 보유 美국채 14년래 최소...전세계 금리상승 압력 커지나- 위안화 가치 16년 만에 최저...中국영은행, 달러팔며 환율 방어- “전쟁서 대활약”...우크라, 드론 생산 늘린다△산업- 스티로폼 원료 대신 바이오 소재...LG화학 ‘대산 공장’ 친환경 진화- HL그룹 부회장에 ‘영업통’ 조성현...“CEO 책임경영 강화해 위기 돌파”- LS전선, LS마린솔루션 최대주주 등극- 몰라보게 달라진 쏘렌토...‘중형 SUV왕’의 진화- 에코프로, 인니 제련소서 니켈 400t 도입△ICT- “메가 IP 육성”...장병규 의장, 상반기 925억 투자- SKT 웹3, 폴리곤랩스 손 잡고 글로벌 확장- AI가 보고서 초안 만들어준다- 실명계좌 가이드 발표 임박...5대 코인거래소 체제 굳어진다△제약·바이오-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연내 합친다...제약은 추후 합병키로- 日, mRNA 백신 상용화 성공 배경은- 샤페론, 아토피 치료제 기술수출 성사 여부 주목△소비자생활- 실적 개선 단체급식...“다음 먹거리 찾아라”- CJ 신제품, 신세계서 먼저 만난다- 유커 돌아오는데...‘면세점 송객 수수료’ 손보나- 아모레퍼시픽, 기억력 개선 원료 신기술 인증△증권- 韓 떠나는 외인, 반·차는 챙겼다- M&A시장 거물만 움직인다...PEF운용사 ‘부익부 빈익빈’- 바닥 기는 리츠...“주가 하락에 죄송” 주주 달래기 진땀△증권- 경제 불안감에...‘경기방어’ 음식품료주 들썩- “불법 공매도·빚투 단속 강화할 것”- ‘실적우수’ 의료기기·자동차 핵심 소부장주 모았다- 증권사 수익 1개 분기 만에 ‘10분의 1’ 토막△부동산- 골재 채취 10년來 최저...주택 공급 가뭄 길어지나- ‘관리비가 아파트보다 40% 더 나와’...고지서 받은 주상복합 입주민 후덜덜- 천장서 물이 줄줄 새도...보수공사 못 하는 LH 입주민들, 왜- 청약저축 금리 올리고 부부 통장 합산 가능△MICE- 6년만의 기회, 이 인파 다시 불러온다...지자체 중국 포상관광객 유치전 치열- 마이스協 20주년...디지털 혁신 논한다- 7년 땀흘려 ESG도시 인증 눈앞...고양만의 ‘마이스시티’ 경쟁력 갖춰- 여수, 야간관광 특화 시동△관광비즈- 트래블테크·로컬크리에이터...아이디어 무장한 관광 스타트업 총출동- 엔데믹 이후 달라진 관광 경쟁력은...급변한 최신 트렌드 한눈에- ‘비즈니스 커넥팅’ 참여 바이어 모집△스포츠- 우상혁 “맡겨놓은 금메달 찾아오겠다”- ‘정찬성 제자’ 최승국, 27일 ‘로드 투 UFC’ 시즌 2 플라이급 준결승- 김민솔 “亞...목표는 당연히 금메달”- 유소연 ‘약속의 땅’서 3년 우승 갈증 푸나△오피니언-[목멱칼럼]기울어진 운동장의 비극-[기자수첩]50년 주담대 연령제한, 세대 갈등 부추길라-[글로벌 View]현금인가 채권인가△피플- 亞미술 허브로 뜨는 서울, 홍콩 따라하기보다 경쟁해야- 최수연 “AI솔루션으로 中企스케일업 돕겠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회장에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이사장에 김일호 오콘 대표- 에이스손해보험 사장에 모재경 기업보험본부 부사장△사회- 李 “정치검찰 조작수사”VS檢“배임성립 가능”...질긴 악연 정점으로- ‘리쇼어링’ 기업에 재산세 75% 감면- “교사 대신 욕받이?”...교육공무직, 민원팀 신설 추진에 반발- 코로나 재유행 조짐에 마스크 꺼낸 시민들- 대낮 신림동 공원서 여성 때리고 성폭행...피해자 의식불명
2023.08.17 I 지영의 기자
"이재명 지켜" vs "피해자 코스프레"…또 반으로 갈라진 서초동
  • "이재명 지켜" vs "피해자 코스프레"…또 반으로 갈라진 서초동
  •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검찰 출석을 놓고 서초동이 또다시 반으로 갈라졌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 일제히 집결한 이 대표 지지자들과 보수 성향 시민단체는 “이재명은 무죄”, “이재명이 범인” 등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이 대표는 17일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성남FC 의혹으로 한 차례, 위례·대장동 의혹으로 두 차례 소환 조사를 받은 데 이어 올해만 네 번째 검찰 출석이다.이 대표의 출석 예정 시간은 오전 10시 20분이었지만 일대 거리는 1시간 전부터 각종 피켓과 카메라를 든 시민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예정 시간이 다가오자 이 대표 지지자들은 꽹과리와 북을 두들기며 응원전에 나섰고 분위기도 한껏 고조됐다. 스스로 ‘개딸’(개혁의 딸·민주당 강성 지지층)이라고 지칭한 50대 여성 공모씨는 “이 대표가 잘못한 점도 있겠지만 잘한 업적이 훨씬 많다”며 “그런데 이 정부에서는 과만 끄집어내 정치수사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대표는 인권 변호사 시절 우리 같은 억울하고 약한 사람들 소송을 봐줬다. 살인자든 누구든 똑같이 변호 받을 권리가 있음을 알게 해줬다”며 “그런데 지금 와서 폭력범 누구를 변호해 줬다고 올가미를 씌운다. 정작 (그렇게 비판하는 사람들은) 돈에 눈이 멀어 쳐다보지도 않던 일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60대 여성은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국정조사·잼퍼리파행 국정조사’라고 적힌 피켓으로 연신 부채질을 했다. 그는 무더운 날씨에도 집회에 나선 이유에 대해 “이재명을 사랑한 죄”라고 설명했다. 60대로 추정되는 남성은 윤석열 대통령 얼굴이 그려진 판넬을 땅바닥에 내동댕이친 뒤 신발로 수차례 짓밟기도 했다. 주변 시민들은 “윤석열 퇴진”을 외치며 동조했다. ‘백현동 특혜 의혹’과 관련해 특경법상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기 전 지지자들에게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조사실로 들어가기 전 지지자들에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단상에 올라 준비한 입장문을 낭독했다. 그는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에 대해 “저를 희생 제물로 삼아 정권의 무능함과 정치 실패를 감춰보겠다는 것”이라며 “없는 죄를 조작해서 뒤집어씌우고 자신들의 치부를 가리겠다는 정치검찰의 조작수사”라며 말했다. 그러면서도 “말도 안 되는 조작 수사로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면 제 발로 출석해 심사를 받겠다”며 “윤석열 정권의 민주주의 파괴와 폭정에 당당히 맞서겠다”고 밝혔다. 현장에 있던 지지자들은 이 대표의 이름을 연호하고 “힘내라”, “함께 할게요”라고 외쳤다.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인근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을 촉구하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같은 시각 반대편에서는 보수 시민단체의 이 대표 규탄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이재명이 범인입니다’라는 플래카드를 걸고 “당장 구속하라”고 요구했다. 한 집회 참가자는 “개딸은 공공의 적”이라며 “이 대표는 한줌도 되지 않는 개딸 100명을 모아놓고 그걸 방패 삼아 의기양양하게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부끄러움”이라며 “다수의 대한민국 국민이 성토하는 범죄 혐의에 대해 끝까지 추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023.08.17 I 이유림 기자
일본인에 팔렸던 장욱진 '가족'…60년 만에 극적인 해후
  • 일본인에 팔렸던 장욱진 '가족'…60년 만에 극적인 해후
  • 장욱진의 ‘가족’(1955·6.5×16.5㎝)이 일본 오사카의 소장자 아틀리에 벽장에서 발견된 직후. 1964년 반도화랑에서 열린 장욱진의 첫 개인전에서 일본인 소장가에게 팔린 이후 행방이 묘연했던 작품이 6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사진=국립현대미술관).[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해질녘인가. 붉은 배경 뒤로 작은 집 한 채가 보인다. 커다란 나무 두 그루 사이에 자리잡은 그 집, 빼꼼히 열린 문 안에서 네 가족이 밖을 내다보고 있다. 오랫동안 그렇게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는가. 왜 이제야 왔느냐는 원망도 할 법한데, 60년 만에 다시 만난 그이들은 여전히 해맑다. 온전히 내 작품, 아니 내 가족이란 뜻인가. ‘1955 UCCHINCHANG’(1955년 장욱진)이란 서명이 상단에 큼지막하게 박힌 이 작품을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장욱진(1917∼1990)의 ‘가족’(1955)이 오랜 타국생활 끝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60년 만에 일본에서의 귀환이다. 장욱진이, 생애에 걸쳐 그린 30여점의 ‘가족그림’ 가운데 가장 애정했다는 작품은, 1964년 서울 반도화랑에서 열린 장욱진의 첫 개인전에서 일본인 소장가에게 팔린 이후 행방이 묘연했더랬다. 장욱진의 ‘가족’(1955·6.5×16.5㎝)이 60년 만에 일본에서 돌아와 일반에 공개된다. 1964년 반도화랑에서 열린 장욱진의 첫 개인전에서 일본인 소장가에게 팔린 이후 행방이 묘연했던 작품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가족’에 대한 보존처리과정을 끝낸 뒤 오는 9월 덕수궁관에서 여는 ‘가장 진지한 고백: 장욱진 회고전’에서 공개하겠다”고 전했다(사진=국립현대미술관).◇60년간 행방묘연 …일본 소장가 낡은 벽장서 발견 실체는 없이 몇몇의 기억에만 남아 그저 소문만 무성했던 ‘가족’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오는 9월에 예정한 전시 ‘가장 진지한 고백: 장욱진 회고전’(2023.9.14.∼2024.2.12 덕수궁관)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찾아냈다. 시오자와 사다오(1911∼2003)라는, 당시 그림을 사갔던 이의 이름만 들고 나선 일본행에서다. ‘장욱진 회고전’의 기획을 맡은 배원정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가 작품의 행방을 캐던 중 소장자의 아들 시오자와 순이치 부부를 찾았고, 오사카 근교의 소장자 아틀리에서 직접 건져냈다. 무작정 아틀리에를 탐색하던 과정에서 눈에 띈 ‘작품 발굴’이 꽤나 극적이었다는 후문이다. “낡은 벽장에서 먼지를 잔뜩 뒤집어쓴 손바닥만한 그림”이 기다렸다는 듯 배 학예연구사의 눈에 띄었다는 거다. 장욱진의 ‘가족’(1955)이 발견된 직후. 배원정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가 일본 오사카의 소장자 아틀리에 벽장에서 찾아낸 작품을 함께한 다른 직원에게 넘겨주고 있다(사진=국립현대미술관).말 그대로 어른의 손바닥보다 작은 ‘가족’(6.5×16.5㎝)은 이후 이어진 장욱진이 ‘작은 우주’처럼 그려온 숱한 ‘가족그림’의 시작점이란 의미가 적지 않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최초로 그린 정식 가족도이자 어머니가 아닌 ‘아버지와 아이들’만을 그린 유일한 가족도라는 점에서 미술사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작품이 든 나무액자가 가진 의미도 남다르다. “월북 조각가 박승구(1919∼1995)가 조각한 액자틀”이라고 유족은 회고하고 있다. ◇젊은 장욱진, 처음 돈 받고 판매한 작품이기도사실 미술사적 가치뿐만 아니다. ‘가족’은 장욱진의 진짜 가족에게도 의미가 적잖다. 당시 젊은 장욱진이 처음 돈을 받고 판매한 작품이라는 ‘가족’은 “작품값으로 받은 돈으로 열 살이던 막내딸의 바이올린을 사줬다”고 전해진다. 장욱진의 큰딸 장경수 양주시립미술관 명예관장은 ‘가족’을 장욱진의 대표작으로 꼽았고, 부인 이순경(1920∼2022) 여사는 “조그만 가족도였는데 두고두고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며 아쉬움을 전한 적도 있다고 했다. 장욱진 스스로도 팔려나간 작품에 대한 그리움이 컸나 보다. ‘가족’과 유사한 구성과 색감의 ‘가족도’(1972·7.5×14.8㎝)를 십수년이 지난 이후에 남기기도 했다니 말이다. 장욱진의 ‘가족도(1972·7.5×14.8㎝). 1955년 작품인 ‘가족’과 유사한 구성과 색감의 ‘가족도’를 장욱진은 십수년이 지난 뒤 다시 그렸다(사진=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국립현대미술관은 어렵게 찾아낸 ‘가족’을 이번 ‘장욱진 회고전’에서 공개한다. 전시 출품뿐만 아니라 이후엔 미술관 소장품으로도 남기게 됐다. 미술관은 “소장가를 설득해 작품이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고,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구매계약서에도 서명할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장욱진은 향토색 물씬한 한국적 소재와 주제, 소박한 조형미로 한국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박수근(1914∼1965), 이중섭(1916∼1956)과 궤를 같이한다. 어린아이의 시선과 붓으로 그은 듯한 단순한 절제미를 무기로, 까치·나무·집·마을·소·닭 등 순진하고 소박한 목가적인 풍경에 가장 큰 세상 ‘가족’을 세웠다.
2023.08.16 I 오현주 기자
"사살된 암사자 사순이, 그늘에 누워보고 싶었을 뿐이었는지도"
  • "사살된 암사자 사순이, 그늘에 누워보고 싶었을 뿐이었는지도"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경북의 한 민간 목장에서 탈출한 암사자 ‘사순이’가 사살된 데 대해 동물권행동 카라는 “환경부와 환경청은 이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14일 경북 고령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24분께 고령군 덕곡면 옥계리 한 민간 목장에서 기르던 암사자 사순이가 사라졌다는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목장 관리인이 먹이를 주고 청소하기 위해 사육시설로 들어간 사이 사순이가 탈출했고, 20~30m 떨어진 수풀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엽사들에 의하면 수색을 시작한 지 20~30분가량 지났을 때 사순이를 발견해 사살했다. 사순이가 맹수이고 민가로 접근할 수 있으며, 마취를 시도했다가 실패하면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현장에서 고령군, 소방 당국 등이 협의해 결정한 사안이다. 대구지방환경청은 암사자가 위험 동물로 지정돼 있어 현장 기관의 판단 아래 사살을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14일 오전 경북 고령군 덕곡면 한 목장에서 탈출한 암사자 사순이가 산 속 그늘에 앉아있다 (사진=경북소방본부)카라는 “사순이의 소유주인 목장주에 따르면 사순이는 새끼 때부터 20여 년 간 사람 손에 길러져 사람을 잘 따랐다고 한다. 그럼에도 인근 캠핑장 이용객의 대피가 끝난 상황에서 별다른 공격성을 보이지 않고 앉아 있던 사순이가 맹수라는 이유로 별다른 숙고 없이 피를 흘리면 죽어가야만 했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했다.실제로 사순이는 목장에서 멀리 도망가지 않고 주변을 배회하거나 앉아 있었다고 한다.카라는 “고령임을 감안하더라도 사순이의 몸은 매우 말라있었다. 또 그간 감금되어 살아왔을 사육장 안은 행동풍부화 도구 등 사순이의 최소한의 복지를 위한 어떤 사물도 없이 시멘트 바닥뿐이었다”며 “탈출 후에 목장 바로 옆의 숲 속에 가만히 앉아 있던 사순이는 그저 야생동물답게 흙바닥 위 나무 그늘에 몸을 뉘어보고 싶었을 뿐이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고 했다.카라는 “사순이와 같은 사자는 현재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이하 사이테스) 부속서 Ⅱ급에 해당하는 종이다. 우리나라의 야생생물법에서는 사이테스종 중 포유류 및 조류(앵무새 제외)는 개인의 사육이 불가능하다”며 “즉 사순이는 그동안 합법적으로 사육할 수 없는 개체였어야 했다. 그러나 해당 법령은 2005년에 제정됐다. 2005년 이전부터 사육되던 사순이의 경우 법령을 소급적용할 수가 없어 사순이는 지금껏 정책적 사각지대 속에서 개인의 소유로 합법 사육되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목장주는 전 주인에게서 사순이를 양수한 후 동물원과 관할인 대구지방환경청에 사순이의 거처를 물색해봤지만 결론은 ‘갈 곳이 없다’였다. 그 후 환경청의 형식적인 감독하에 개인인 목장주가 지금껏 사순이를 책임져온 것”이라고 덧붙였다.14일 오전 경북 고령군 덕곡면 한 목장에서 탈출한 암사자 사순이가 산에서 발견된 뒤 엽사에게 사살됐다 (사진=경북소방본부)카라는 “이미 벌어지고 있는 전시 동물들의 탈출과 고통의 굴레를 끊어내기 위한 고민은 ‘야생동물들을 위한 보호시설’이라는 답으로 귀결된다. 그러나 환경부에서 현재 건립을 추진 중인 야생동물 보호시설 두 곳은 모두 라쿤, 미어캣 등 중소형 동물의 수용을 목적으로 한 시설이다. 따라서 현재 대형 야생동물을 수용하여 보호할 수 있는 시설은 존재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없을 예정”이라고 지적했다.그러면서 “그런 와중에도 사순이처럼 개인이 불법 혹은 사각지대에서 기르다가 감당하지 못하는 동물들, 김해 부경동물원의 사자 ‘바람이’처럼 부적합한 전시시설에서 고통받는 동물들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그리고 우리 사회는 이런 리스크를 동물들의 고통과 국민 안전에 대한 위협으로 아슬아슬하게 감당하고 있다”며 “환경부는 이런 현실을 방기해서는 안된다. 대형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시설 마련 등 여러 방안을 강구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아울러 “지금이야말로 동물들을 구경거리로 만들어 소비하는 단순 유락·전시시설인 ‘동물원’의 역할 전환을 진지하게 고민할 때”라며 “더 이상 동물의 고통을 양분 삼는 돈벌이 시설이 아닌, 야생으로 돌아갈 수 없는 동물들을 수용하여 보호하고, 멸종위기종을 보전하며 그간 동물원에서 벌어졌던 우리의 과오가 후대에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보호시설이자 교육시설, ‘생츄어리(Sanctuary)’로의 전환이 논의되어야 한다”고 했다.카라는 끝으로 “평생을 갇혀 산 사자 사순이의 삶과 고통스러웠을 마지막에 미안하다.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한편, 경찰에 따르면 사순이는 적법하게 사육된 개체로, 관리 소홀로 인한 인명 피해가 없어 목장 관계자 등을 상대로 업무상 과실치상 등 형사상 어떠한 혐의도 적용할 수 없는 상태다.다만 환경청으로부터 수사 의뢰가 들어오면 수사 여부를 다시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경찰은 내다봤다. 대구지방환경청은 지난해 8월 목장 소유권이 변경된 이후 양도·양수 신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을 확인해 야생생물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양 당사자에게 과태료 100만 원 이하를 부과할 방침이다.
2023.08.14 I 박지혜 기자
5시간 핏빛 복수극…이 가족의 끝은 어디인가
  • 5시간 핏빛 복수극…이 가족의 끝은 어디인가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그이가 딸을 죽였잖아. 그게 내 귓속에서 비명을 질러. 신들에 대한 이야기는 다시 하지마.”핏빛 복수가 시작된다. 연극 ‘이 불안한 집’의 한 장면. 클리템네스트라(여승희 분)가 울부짖자 주변의 공기가 숙연해진다. 딸 이피지니아(홍지인 분)를 신의 제물로 바친 남편 아가멤논(문성복 분)을 향한 분노와 원망의 목소리다. 전장(戰場)에서 10년 만에 돌아온 아가멤논을 향해 칼을 치켜드는 클리템네스트라. 끝내 아가멤논의 목을 칼로 벤다. 아가멤논을 따라 온 카산드라(공지수 분)는 바닥 위를 구르며 광기에 사로잡혀 외친다. “이 집안은 저주받았어. 지독한 악행을 보게 될 거야.”지난 11일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스튜디오 하나에서 연극 ‘이 불안한 집’의 연습 장면이 공개됐다. 클리템네스트라(왼쪽, 여승희 분)가 아감멤논(문성복 분)을 향해 복수의 칼을 꺼내들고 있다. (사진=국립극단)공연 시간만 무려 5시간에 달하는 처절한 복수극 ‘이 불안한 집’을 지난 11일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연습실 스튜디오 하나에서 미리 만났다. ‘이 불안한 집’은 아이스킬로스가 쓴 그리스 비극 ‘오레스테이아 3부작’을 영국 극작가 지니 해리스가 새롭게 해석한 작품. 2017년 동아연극상 신인연출상을 수상한 연출가 김정이 한국 초연으로 선보인다.작품은 총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는 신의 뜻에 따라 딸 이피지니아를 죽인 왕 아가멤논과 그런 아가멤논에게 복수를 하는 왕비 클리템네스트라의 이야기다. 2부에선 아가멤논의 또 다른 딸 엘렉트라가 어머니 클리템네스트라를 살해하며 반복되는 복수를 다룬다. 3부는 지니 해리스의 색다른 해석이 돋보이는 장면으로 현대를 배경으로 정신과 상담을 받는 엘렉트라의 이야기가 펼쳐진다.이날 시연한 장면은 1부로 전체 5시간 공연 중 2시간에 해당하는 부분이었다. 연극 ‘처의 감각’, ‘손님들’, ‘인간이든 신이든’, ‘태양’ 등을 통해 배우들의 독특한 움직임을 바탕으로 원초적인 에너지를 보여준 김정 연출 특유의 스타일이 잘 드러났다. 출연 배우는 무려 15명. 20대부터 60대 후반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된 배우들이 21개의 배역을 소화한다. EDM, 힙합 등 다채로운 음악과 함께 보여주는 배우들의 앙상블이 극에 생동감을 더했다.지난 11일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스튜디오 하나에서 열린 연극 ‘이 불안한 집’ 연습 공개 이후 김정 연출이 간담회에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국립극단)관객은 물론 배우와 창작진에게도 5시간에 달하는 공연은 쉽지 않은 도전이자 부담이다. 그러나 시간을 잊게 만드는 흡입력이 있다는 것이 창작진과 배우들의 설명이다. 김정 연출은 “처음 대본을 받은 뒤 수원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차 안에서 2시간 만에 대본을 다 읽을 정도로 빠져든 작품”이라고 말했다. 파수꾼과 코러스를 연기하는 배우 송철호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움직임, 연기 방법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원작이 그리스 비극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가족 사이에서 반복되는 복수 이야기는 오늘날의 ‘막장 드라마’를 능가하는 패륜적인 전개로 다가온다. 물론 그 속에는 ‘정의란 무엇인가’, ‘누구의 행위가 정당한가’ 등의 진중한 질문이 담겨 있다. 지니 해리스는 여기에 또 하나의 질문을 더한다. 현대를 배경으로 하는 3부를 통해 ‘복수의 굴레를 끊을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관객에 던진다.김정 연출은 “1부와 2부가 3부를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잘 짜인 퍼즐처럼 보여주고자 한다”며 “3부에서 드러나는 희망 없는 세상에 대한 메시지가 동시대 관객에게 충분히 어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립극단을 통해 연극계의 상징적인 공간인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을 올린다는 점에서 책임감이 크다”며 “제가 대본을 읽었을 때 작품에 빠져든 것처럼 관객에게도 ‘이 불안한 집’이 선물 같은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 불안한 집’은 오는 31일부터 9월 24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지난 11일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스튜디오 하나에서 연극 ‘이 불안한 집’의 연습 장면이 공개됐다. 클리템네스트라(위쪽, 여승희 분)가 카산드라(앞쪽 가운데, 공지수 분)를 향해 분노를 표현하고 있다. (사진=국립극단)
2023.08.14 I 장병호 기자
눈 앞에서 가족 5명 추락…손녀 껴안고 버틴 할아버지
  • 눈 앞에서 가족 5명 추락…손녀 껴안고 버틴 할아버지[그해 오늘]
  •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2007년 8월 13일, 부산의 한 이동식 놀이공원에 설치된 관람차에서 탑승객이 추락해 할머니와 며느리, 손자·손녀 등 일가족 5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곤돌라에 함께 탔던 8살 손녀는 70대 할아버지가 꼭 끌어안고 손잡이를 잡고 버틴 끝에 가까스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당시 초인적인 정신력으로 40분을 버틴 끝에 119에 구조된 할아버지는 손녀를 무사히 내려놓고는 병원 치료조차 거부한 채 나머지 가족을 구하지 못한 자신을 질책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당시 사고현장 사진. 뒤집어진 곤돌라에 매달려 있는 탑승객을 소방대원들이 구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날 오후 5시 25분께 부산시 영도구 동삼동 동삼혁신지구에 설치된 이동식 놀이공원인 월드카니발 행사장에서 회전 관람차 ‘자이언트 휠’의 곤돌라 문이 열리면서 탑승객 5명이 20m 아래로 떨어졌다. 이들은 서울에서 부산으로 피서 온 일가족이었다. 일가족 7명 중 5명이 바닥으로 떨어져 4명은 그 자리에서 숨지고 1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사고가 난 관람차는 최고 높이 66m로, 8인승 곤돌라 42개를 매달고 회전하는 놀이기구였다. 이날 사고는 정원 8명인 곤돌라에 일가족 7명이 탑승해 회전을 할 때마다 항상 밑으로 향하게 돼 있는 곤돌라의 무게중심이 무너져 곤돌라가 옆으로 뒤집어지면서 문이 열려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가족들과 함께 관람차를 탄 전운성 씨(당시 70세)는 갑자기 곤돌라가 멈칫거리더니 뒤집어지면서 출입문이 열리고 부인인 김시영 씨가 떨어지는 모습을 본 뒤 순간적으로 옆에 앉은 손녀 지민 양(8)를 왼손으로 붙잡았다.그러나 곧 함께 탄 며느리 변영순 씨와 손녀 윤경, 지은 양, 손자 민수 군이 떨어지는 모습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뒤집힌 곤돌라에서 거꾸로 매달린 채 한 손에는 손녀를 안고 한 손으로는 철제 난간을 잡으며 두 다리로 곤돌라 벽을 지탱한 상태로 40여 분간을 버틴 전 씨는 바닥에 떨어져 숨져 있는 가족들을 보며 열두 번도 더 손을 놓고 함께 죽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고 한다.갑작스런 참사에 당시 놀이공원 월드카니발에 있던 많은 관람객들이 비명을 지르며 우왕좌왕하는 등 한동안 극심한 혼란이 일었다.사고 직후 관람차가 멈춰서면서 사고 곤돌라에 남아 있던 전 씨와 손녀 지민 양, 또 다른 곤돌라에 타고 있던 탑승객 11명을 비롯한 13명은 길게는 2시간 이상 공중에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구조된 사람들은 극도의 공포감과 장시간의 긴장으로 탈진해 실신 직전의 상태였다.놀이공원측은 정문을 막고 취재진의 접근을 막는 한편 경찰과 소방서 직원들 조차 일일이 신분을 확인한 뒤에야 들여보내는 등 과잉통제를 해 사고수습에 나선 공무원들과 실랑이를 벌어지기도 했다.경찰은 사고 직후 행사장내 모든 놀이기구의 운행을 중단시키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관계자를 불러 관람차의 기계적 결함 등에 대해 정밀감식 작업을 벌였다.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결과 조립상의 실수로 고정핀이 곤돌라와 닿을 정도로 간격이 좁아져 있는 사실이 발견됐다. 국과수는 또 튀어나온 고정핀이 사고 이전에도 곤돌라와 부딪힌 흔적이 있는 점도 밝혀냈다.영도경찰서 정성학 수사과장은 “곤돌라 출입문 근처에 페인트가 벗겨지는 등 서로 부딪힌 흔적이 있는데도 일일점검에서 이를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지적됐다”고 밝혔다.같은 해 12월 5일 월드카니발의 운영책임자 등 외국인 6명은 모두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부산지법 형사8단독 강문경 판사는 놀이기구 조립실수와 안전관리 잘못으로 10명의 사상자(사망 5명, 부상 5명)를 낸 혐의(업무상 과실치사 등)로 기소된 월드카니발 행사 운영 책임자인 영국 국적의 W(48)씨와 기술본부장 A(47)씨, 자이언트 휠 조립책임자 Z(30)씨 등 3명에 대해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강 판사는 또 관람차인 자이언트 휠 조립 및 안전관리담당자인 세르비아 국적의 B(25)씨 등 3명에 대해서는 금고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2023.08.13 I 이로원 기자
위기의 잼버리 살렸다… 구원투수가 된 K팝
  • 위기의 잼버리 살렸다… 구원투수가 된 K팝
  • 그룹 NCT 드림이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에서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결국 K팝이 해냈다. 폭염, 진행 미비 등의 문제로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을 뻔했던 잼버리의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궂은 날씨에도 수준급 무대를 선보인 19팀의 가수들은 4만여 잼버리 대원들의 얼굴에 미소를 자아내며 기분 좋은 피날레를 선사했다.‘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이하 잼버리) 메인행사인 K팝 콘서트 ‘K팝 슈퍼 라이브’가 11일 오후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성료했다. 배우 공명, 있지 유나, 뉴진스 혜인이 진행을 맡은 이번 콘서트는 143개국 4만3000명의 잼버리 대원들이 참가했다.앞서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지난 6일 전북 새만금 야외 특설무대에서 ‘K팝 슈퍼 라이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안전사고와 온열질환자 발생 우려, 제6호 태풍 카눈의 북상으로 상황이 악화되자 11일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날짜와 장소를 옮겨 진행하기로 했다.뉴진스(사진=사진공동취재단)공연장은 확보했지만 라인업 구성이 난제였다. 당초 출연 라인업은 아이브, 제로베이스원, 엔믹스, 스테이씨, 피원하모니, 앤팀, 베리베리 등 아이돌 11팀이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공연일이 바뀌면서 라인업 변동이 불가피해졌다. 실제로 아이브, 엔믹스, 베리베리 등은 11일 예정된 일정으로 인해 출연을 정중히 고사하기도 했다.자칫 반쪽짜리 행사가 될 법했지만, 주관방송사인 KBS가 ‘뮤직뱅크’를 긴급 결방하고 출연진 섭외에 나서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그 결과 NCT 드림을 비롯해 있지, 뉴진스, 마마무, 강다니엘, 더보이즈 등 인기 스타들을 대거 섭외할 수 있었다. 아이브도 공연을 하루 앞두고 극적으로 합류했다. 무려 19팀의 가수들이 4만여 잼버리 대원들을 위해 총출동한 것이다.그 과정에서 논란도 있었다. 일명‘강제 동원’ 논란이다. 급조된 공연에 각 기획사를 대표하는 아이돌에 대거 출연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심지어 정치권에서는 군 복무 중인 방탄소년단(BTS)을 무대에 올려야 한다고 주장해 파장이 일기도 했다. 이에 잼버리 조직위는 “섭외는 주관방송사인 KBS에서 했다”고 해명하면서 자발적 참여를 강조하기도 했다.스카우트복을 입고 무대에 오른 있지(사진=사진공동취재단)상황이 어떻든 국제적 망신거리로 전락할 뻔한 잼버리를 위해 앞다퉈 달려와준 K팝 가수들의 노고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위기의 잼버리를 위해 앞다퉈 도움의 손길을 내민 기업들처럼, 이날 무대에 오른 가수들도 4만여 잼버리 대원들이 좋은 인상을 갖고 귀국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마음으로 무대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K팝 슈퍼 라이브에 참가한 한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먼 타국 땅까지 와서 고생한 잼버리 대원들을 위로하고자 선뜻 출연을 결정했다”며 “불과 2시간 밖에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공연을 보는 순간만큼은 즐거움으로 가득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전했다.공연도 수준급이었다. 급조된 느낌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라인업은 화려하고 무대는 다채로웠다. 빗속 투혼도 빛났다. 이날 무대에 오른 가수들은 쏟아지는 비에도 전혀 개의치 않고 수준급의 무대를 펼쳐 열띤 환호를 받았다. 무대가 미끄러워 자칫 작은 실수와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었지만, 노련하게 무대를 소화하며 무사고로 공연을 온전히 무사히 마쳤다.그렇다고 몸을 사린 것도 아니다. 무대 바닥에 물이 흥건하게 고여있는데도 과감한 퍼포먼스를 펼치는가 하면, 계속되는 비에 머리카락과 옷이 젖는데도 오직 무대에만 집중했다. 특히 스카우트복을 입고 무대에 오른 있지와 더뉴식스, 전 세계에서 온 잼버리 대원들을 위해 영어로 소통하는 모습은 인상 깊게 다가왔다.1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폐영식과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 관람을 마친 세계스카우트 대원들이 불꽃놀이를 뒤로한 채 경기장을 나와 버스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국내 반응도 뜨거웠다. 12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KBS2에서 생중계된 ‘K팝 슈퍼 라이브’는 전국 시청률 10.9%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1%대 시청률을 전전하는 ‘뮤직뱅크’의 약 10배 수준이다. K팝 슈퍼 라이브를 향한 국민적 관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K팝 슈퍼 라이브를 지켜본 시청자들은 “K팝 가수들이 국격을 높였다”, “K팝 가수들 아니었으면 어쩔 뻔”, “급조된 공연인데도 좋은 가수들로 훌륭한 무대를 만들어 내가 다 뿌듯하다”, “선뜻 무대로 달려와준 K팝 가수들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자” 등 반응을 보였다.‘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는 이날 K팝 슈퍼 라이브를 끝으로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각국 스카우트 대원들은 국가별 일정에 맞춰 숙소로 이동해 짐 정리 등 개인 정비 시간을 갖는다.
2023.08.12 I 윤기백 기자
'형따라 마야로' 첫번째 열쇠 획득…차승원 마야판 K푸드쇼 예고
  • '형따라 마야로' 첫번째 열쇠 획득…차승원 마야판 K푸드쇼 예고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tvN ‘형따라 마야로 : 아홉 개의 열쇠’의 ‘마야즈 3인방’ 차승원, 김성균, 주연이 대망의 첫 번째 열쇠를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낯선 이방인에게도 정성 가득한 밥상과 잠자리까지 내어준 마야 후손 가족의 온기 가득한 정을 온몸으로 느낀 이들은 마야 문명에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갔다.지난 11일 방송된 tvN 예능 ‘형따라 마야로 : 아홉개의 열쇠’(연출 방글이, 이하 ‘형따라 마야로’)에서는 먼저 언어를 비롯해 마야 전통을 지키며 살아가는 ‘쏘칠족’의 한 가족에게 초대를 받은 ‘마야즈 3인방’이 마야 밥상을 체험하는 과정이 그려졌다. 이 가족의 안주인 엘레나는 전통 방식을 고수하는 알아주는 ‘요리 고수’. 그녀의 부엌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바로 포대에 가득 담긴 옥수수였다. 마을에 도착하기 전 ‘차박사’ 차승원이 설명한대로, 인간을 옥수수로 만들었다고 믿었던 마야인들에게 옥수수는 시조이자, 신앙이자, 번영의 상징으로, 한국인에게 쌀과 같은 주요 식재료였다.엘레나가 이날 선보인 요리는 이 옥수수로만 만든 정통 ‘토르티아’, 그리고 훈연한 돼지고기와 옥수수 전분 가루로 끓인 수프 ‘보꼴이치’였다. 그 과정에서 마야의 전통 요리법과 레시피를 엿볼 수 있었다. 수천 년 전부터 사용한 맷돌 ‘메따떼’를 이용해 만든 옥수수 가루는 10분이나 갈아도 토르티아 2장 정도 만들 수 있는 양이 나왔다. 이틀간 연기를 피워 돼지고기를 훈제해 말려 실온에서 한 달 정도까지 보관하는 방식은 이들에게 전기 냉장고를 대신했다. 진정한 ‘슬로우 푸드’가 눈 앞에 펼쳐진 것.‘차셰프’ 차승원은 역시나 요리를 향한 넘치는 학구열로 직접 해보고 맛보는 등 가장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옥수수를 안전하게 먹기 위한 마야인들의 지혜가 담긴 석회 가루 등 ‘차박사’의 설명까지 곁들여 이해를 도왔다. 보꼴이치의 ‘킥’ 스피아민트에는 적응하지 못했지만, 동생들과 함께 마야 음식을 맛있게 즐겼다. 김성균은 연기 재능을 발휘했다. 곁들임으로 나온 다양한 멕시코 고추의 맵기 정도를 ‘맵다’는 의미의 스페인어 ‘피까(Pica)’를 반영한 ‘피카츄’ 흉내로 표현, 가족들로부터 폭풍 웃음을 유발했다. 주연은 ‘언어 천재’답게 ‘맛있다’는 의미의 마야어 ‘아말렉무’로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또한 K-드라마를 본 적 있다는 딸 루피나에게 “공연하러 오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이처럼 한껏 분위기가 훈훈하게 무르익던 그때, 중요한 공지사항이 전해졌다. “이렇게 먼 곳까지 와서 한끼만 먹고 가는 게 아쉽다”는 밑밥을 깔기 시작한 방글이 PD가 “그들의 삶 속에 녹아들고 싶다며 김성균씨가 굉장히 하고 싶어했다”고 ‘하룻밤 취침’ 카드를 꺼낸 것. 김성균의 말 한 마디가 불러온 파장(?)에 불안함을 감지한 차승원은 가족들에게 민폐라고 주장해봤지만, “손님을 굉장히 융성하게 대접하는 게 마야의 전통 생활방식”이라는 답변만 돌아왔을 뿐이었다.그렇게 마야 가족의 집에서 하룻밤을 묵어가게 된 ‘마야즈 3인방’ 앞에 이들의 오랜 전통 ‘해먹’이 기다리고 있었다. 덥고 습한 날씨에 공기가 잘 유입돼 통풍이 좋고 바닥의 해충으로부터 보호가 가능해 이들이 오랫동안 사용해온 방식이었다. 하지만 몸을 뉘이는 것조차 쉽지 않은 해먹은 심하게 흔들리고, 밖에선 ‘기우제’ 폭죽 행사로 ‘펑펑’ 굉음이 터졌다. 폭죽 소리에 놀란 닭이 울고 개는 짖는 심야의 이중주는 동이 트기까지 이어졌다. 여기에 생각보다 추운 날씨까지 겹쳐 잠을 설친 마야즈 3인방. 하지만 엘레나 가족은 이른 아침부터 정성스레 준비한 따뜻한 아침 식사 ‘따말’과 ‘아똘레’로 이들의 마음을 녹였다. “낯선 이방인을 먹여주고 재워주는 등 온기를 느꼈다. 마야인들의 생활상에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는 차승원, “쉽게 소비되고 버려지는 시대에, 흔한 옥수수를 최선을 다해 요리하고 남은 음식들은 나누며 모든 것을 귀중하게 여기는 자세를 배웠다”는 김성균, “나와 나이대가 비슷한 딸이 부모님을 돕는 철든 모습을 보며, 나 잘 되는 것만 향했던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는 주연. ‘마야즈 3인방’은 마야 가족의 훈훈한 정으로 의미 있는 미션을 마치며 첫 번째 열쇠를 획득했다.하지만 대접만 받을 차승원이 아니었다. “제대로 된 보답을 하고 싶다”며 차셰프의 마야의 중심에서 ‘K-푸드쇼’를 예고한 것. 차승원의 손맛이 제대로 통할 수 있을지, 다음회에 대한 기대를 폭발시키는 엔딩이었다. tvN ‘형따라 마야로 : 아홉 개의 열쇠’는 매주 금요일 저녁 8시 40분 방송된다.
2023.08.12 I 김보영 기자
정부도, 국회도 못 막는다…DL이앤씨의 계속된 근로자 사망
  • 정부도, 국회도 못 막는다…DL이앤씨의 계속된 근로자 사망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e편한세상’ 건설사인 디엘이앤씨(옛 대림산업) 소속 사업장에서 20대 하청근로자가 숨졌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디엘이앤씨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여덟 번째 사망자다. 8명의 근로자가 현장에서 숨지는 동안, 대표이사에겐 아무런 책임도 묻지 못했다.지난 6월 대전 대덕연구단지에 위치한 DL이앤씨 안전체험학교에서 토목사업본부 협력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이 안전체험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DL이앤씨)1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쯤 부산 연제구 소재 아파트 재개발 건설 현장에서 디엘이앤씨 하청근로자 A씨(29)가 숨졌다. A씨는 지상 20m 높이인 아파트 6층의 창호 교체 작업 중 창호와 함께 1층 바닥으로 떨어져 변을 당했다. 사고가 난 사업장은 공사 금액이 50억원 이상이어서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된다.사실 디엘이앤씨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사고 소식을 전하는 것도 지칠 정도다. 정부도, 국회도 디엘이앤씨의 공사 현장에서 산재 사망사고가 더 이상 발생하지 못하게 하는 데 실패했다. 지난해 중대재해법이 시행된 이후 디엘이앤씨 소속 사업장에서는 중대재해가 총 7건 발생해 근로자 8명이 숨졌다.지난해 3월 13일. 서울 종로구 건설 현장에서 전선 포설작업 중 이탈된 전선 드럼에 맞은 근로자 1명이 숨졌다.지난해 4월 6일. 경기 과천시 건설 현장에서 토사 반출 중 굴착기와 기둥 사이에 근로자 1명이 끼이면서 숨졌다.지난해 8월 5일. 경기 안양시 건설 선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부러지는 펌프카 붐대에 근로자 2명이 맞아 숨졌다.지난해 10월 20일. 경기 광주시 건설 현장에서 크레인 붐대 연장 작업 중 붐대에서 근로자 1명이 떨어져 숨졌다.올해 7월 4일. 경기 의정부시 건설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장비(CPB) 인상 작업 중 지지하던 콘크리트가 무너지며 근로자 1명이 CPB에 깔렸고 철근에 찔리며 숨졌다.올해 8월 3일. 서울 서초구 건설 현장에서 전기실 양수 작업 중 근로자 1명이 물에 빠져 숨진 채로 발견됐다.모두 디엘이앤씨 소속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다.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최다 사망자가 발생한 기업이다. 근로자 8명이 숨지는 동안 정부도, 국회도 손 놓고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근로자가 2명째 숨졌을 때인 지난해 정부는 디엘이앤씨 전국 공사 현장에 대한 감독을 벌였다. 작년 7월 21일에 발표 결과에서 고용부는 42개 현장 중 40개 현장에서 법 위반사항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 중 8개 현장에서는 사망사고와 직결될 수 있는 안전조치 미준수 사항 30건을 적발했다. 고용부는 지난해 12월에도 디엘이앤씨의 주요 현장에 대해 감독한 뒤 근로자의 생명에 직결하는 기본적인 안전 조치도 제대로 이뤄지지않다고 발표했다.감독 결과 발표 계속해서 사망사고가 나자, 이번엔 국회가 디엘이앤씨 대표이사를 국정감사장에 세웠다.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마창민 디엘이앤씨 대표이사는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이 일어나 통감하고 있다”며 “안전대책을 강화하고 현장에서 (또다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약속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서 벌써 3명의 근로자가 더 숨졌다. 그러나 책임을 진 사람도, 처벌을 받은 사람도 아직 없다. 작년 1월 27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법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건설업 사업장에서 근로자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고용부는 마 대표이사를 입건해 수사하고 있지만, 1년이 넘도록 결론을 못 내고 있다. 노동당국은 마 대표이사를 경영책임자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안전을 약속한 마 대표이사 측 자신에게 안전과 관련된 권한이 없어 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내 최고안전책임자(CSO)을 선임했기 때문에 모든 책임도 CSO에 있다는 취지다. 검찰은 마 대표이사에 혐의를 충분히 소명하지 못했다며 여러 차례 노동당국에 보완수사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용부는 지난달 초 또 디엘이앤씨의 공사 현장에 대한 일제 감독에 나섰다. 감독 결과는 이달 말 나올 예정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시공능력순위 3위 업체로서 중대재해 예방에 모범을 보여야 할 디엘이앤씨에서 반복적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사고에 대한 책임을 엄정하게 묻고 개선결과를 계속 확인하겠다”고 강도 높게 경고했다.
2023.08.12 I 최정훈 기자
주인 구타에 ‘깨갱’ 소리도 못 내…구미 반려견 학대男 공분
  • 주인 구타에 ‘깨갱’ 소리도 못 내…구미 반려견 학대男 공분
  •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경북 구미에서 반려견이 견주에게 무차별 폭행 당해 경찰이 출동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견주가 강아지를 목줄로 때리는 모습.(사진=[비영리단체 반려동물구조협회 인스타그램 캡처)11일 비영리단체 반려동물구조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10시쯤 구미시 봉곡동에서 반려견이 견주에게 학대 당한다는 제보가 접수됐다.협회가 공개한 영상에는 한 중년 남성이 길거리에서 목줄로 추정되는 굵은 밧줄로 하얀 강아지의 머리 등을 수차례 내려치는 모습이 담겼다. 강아지는 바닥에 엎어진 채 얻어맞으면서도 소리 한번 내지 못하고 매질을 당했다. 이후 주인이 어딘가를 향해 손짓하자 그제야 일어나 달아났다.당시 제보를 받고 출동한 협회는 경찰과 시청에 신고했다. 협회는 “8일 밤 10시10분부터 시작된 동물학대 긴급출동은 9일 새벽 2시가 넘어 종료됐다”며 “길고 긴 대치 끝에 큰 상처를 받은 진돗개를 (주인에게서) 일시 격리했다”고 전했다.구조된 강아지는 현재 협회 측에서 임시 보호 중이다. 협회가 공개한 근황 영상을 보면 강아지는 비교적 안정을 찾은 듯 밝은 표정으로 협회 관계자들에게 꼬리를 흔들며 다가오는 모습을 보였다.다만 협회 측은 견주의 소유권 포기 각서를 받기 전까지는 일시적인 격리에 불과하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협회는 “최소 5일 이상 격리된다”면서 “격리기간 동안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견주의) 소유권 포기를 받아내려 한다”고 밝혔다.한편 동물보호법 제8조에 따르면 도구, 약물 등 물리적·화학적 방법을 사용해 동물에 상해를 입힐 경우 최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2023.08.11 I 이로원 기자
수원시·라이온스 354-B지구 1지역 '손바닥정원' 조성 맞손
  • 수원시·라이온스 354-B지구 1지역 '손바닥정원' 조성 맞손
  •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수원특례시와 국제라이온스클럽 354-B지구 1지역이 민선 8기 핵심사업인 ‘손바닥정원’ 조성에 손을 맞잡았다.수원시는 11일 시청에서 국제라이온스클럽 354-B지구 1지역과 ‘함께 만들고 가꾸는 시민참여 손바닥정원 조성’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11일 수원시청에서 이재준 수원시장과 조원경 국제라이온스클럽 354-B지구 1지역 부총재를 비롯한 양측 관계자들이 손바닥정원 조성 협약을 맺고 있다.(사진=수원시)이날 협약식에는 이재준 수원특례시장, 조원경 국제라이온스클럽 354-B지구 1지역 부총재 등이 참석했다.협약에 따라 국제라이온스클럽 354-B지구 1지역은 지속해서 손바닥정원을 조성하고 수원시와 함께 사후관리, 모니터링을 한다. 수원시는 손바닥정원 대상지를 제공하고, 관련 행사를 협조하는 등 행정 지원을 한다.조원경 부총재는 “354-B지구 1지역 회원들은 수원지역을 위해 앞장서서 봉사하고 있는데, 올해는 손바닥정원 조성 봉사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좋은 기회를 주신 수원시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이재준 시장은 “손바닥정원은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가는 정원”이라며 “늘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해주시는 354-B지구 1지역 회원분들이 대상지 선정부터 정원 디자인까지 모든 과정에 즐겁게 참여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손바닥정원은 녹색 생활 환경 조성을 위한 이재준 시장의 공약으로 시민, 기업, 공공 등 다양한 계층이 커뮤니티를 형성해 직접 정원을 만들고 가꾸는 사업이다. 이 시장은 임기 내 관내 손바닥정원 1000개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2023.08.11 I 황영민 기자
  • 자외선 노출 잦다면...얼굴. 손. 발에 생긴 점 주의 깊게 살펴야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햇빛에 자주 노출되면 강한 자외선으로 인해 피부에 이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검버섯, 사마귀, 점, 피부염 등으로 오인할 수 있는 ‘피부암’에 대해 순천향대 부천병원 피부과 이설희 교수와 알아본다.이설희 교수는 “피부암은 눈에 보이기 때문에 발견하기 쉬울 것 같지만 초기에는 일반적인 피부염과 비슷한 모양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겨 진단이 늦어지기도 한다.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게 되면 피부에 큰 흉터가 생길 수 있고, 눈 · 코 · 입 등 기능적으로 중요한 장기에 발생 시 기능적 문제를 유발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흔한 피부암의 경우 수술적 요법으로 적절히 치료되지만, 진행된 피부암 혹은 특정 종류의 피부암은 환자의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라고 말했다.피부암은 피부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기저세포암, 편평세포암, 악성흑색종, 혈관육종, 머켈세포암, 유방외 파젯병 등이 있다. 국내에서 가장 흔한 피부암은 기저세포암, 편평세포암, 악성흑색종이다. 피부암은 손· 발톱을 포함한 전신 피부에 발생할 수 있으나 기저세포암과 편평세포암은 주로 안면부에 발생하며, 동양인에서 발생하는 악성흑색종은 주로 손발톱, 발바닥에 생긴다.피부암 주요 원인은 자외선 노출이다. 오랫동안 햇빛에 노출된 경험이 있거나, 간헐적으로 짧지만 과다하게 햇빛에 노출된 경우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그 외 피부암 가족력, 유전자 돌연변이, 고령, 하얀 피부, 발암물질 노출, 전구암 병변 동반 등의 원인이 있다.피부암의 조기 발견을 위해 피부암 주요 증상을 알아두면 좋다. ▲피부 병변이 갑자기 커지는 경우 ▲쉽게 출혈이 일어나고 색이 균일하지 않게 변하며 모양이 비대칭일 경우 ▲지속적인 치료를 하였음에도 기존 피부질환이 잘 낫지 않거나 재발하는 경우 ▲손 · 발바닥에 검은 점 혹은 손 · 발톱에 검은 세로줄이 생긴 경우 등이다.피부암을 정확하게 진단하려면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국소 마취 후 3~4mm의 둥근 펀치 형태의 칼로 피부조직을 미세하게 절제해 현미경적 검사를 시행한다. 진단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피부확대경을 통해 양성종양과 악성종양을 감별할 수 있다.피부암 주된 치료 방법은 수술적 치료다. 전이 및 국소 침윤 정도에 따라 방사선치료 및 항암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편평세포암은 침윤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냉동치료를 시행하기도 하며, 머켈세포암이나 혈관육종과 같은 특정암의 경우 방사선치료가 중요할 수 있다. 피부암 수술적 치료로는 ‘광역절제술’과 ‘모즈미세도식수술(Mohs Micrographic Surgery)’을 시행할 수 있다. 모즈미세도식수술이란 종양 경계를 중심으로 최소한의 조직을 제거하고, 제거된 조직의 모든 경계부를 현미경으로 관찰해 남은 종양세포가 있는지 확인 후 봉합하는 수술법이다. 이설희 교수는 “피부암은 얼굴에 잘 생기므로 수술 후 발생하는 흉터가 환자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모즈미세도식수술은 다른 수술법에 비해 국소 재발률이 낮고, 정상조직을 최대한 보존해 미용적‧기능적 만족도가 높은 수술법”이라고 말했다.피부암을 예방하려면 피부암의 가장 흔한 원인인 과도한 자외선 노출을 피하는 것이 좋다. 3시간 이상 야외활동을 할 경우 자외선 차단제를 충분히 바르고, 최소 1시간 간격으로 덧발라줘야 한다.이설희 교수는 “피부암은 조기에 진단받고 치료하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노화로 인한 검버섯, 피부염 등으로 오인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겨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피부암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므로, 평소 피부를 자주 관찰하는 습관을 통해 ‘피부에 이상한 것이 생겼다’는 생각이 든다면 즉시 병원에 내원하여 적절한 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2023.08.11 I 이순용 기자
‘유커 귀환’에 면세점업계 ‘미소’…“9월 말부터 매출효과 기대”
  • ‘유커 귀환’에 면세점업계 ‘미소’…“9월 말부터 매출효과 기대”
  •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큰 손’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의 한국행을 가로막았던 빗장이 6년 5개월여 만에 풀리면서 국내 면세점업계가 반색하고 있다. 2017년 3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후폭풍에 유커 발길이 뚝 끊긴 데 이어 코로나19 유행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면서 매출이 바닥을 쳤던 면세점업계로선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다.화장품업계 역시 면세점 매출 회복을 기대하며 매장을 재정비하고 맞춤형 혜택을 준비하는 등 유커 맞이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특히 다음 달 말부터 시작되는 중국 최대 연휴인 국경절 연휴부터 본격적인 유커 유입과 그에 따른 매출 신장을 기대하는 눈치다.(그래픽= 이미나 기자)◇ 면세점·화장품업계, ‘유커’ 모시기 돌입면세점업계는 10일 정부의 중국인 단체여행 재개 공식 발표에 즉각 반응했다. 사실상 멈춰 있던 중국 내 면세점 마케팅을 다시 시작하고 쇼핑 편의를 도울 결제서비스 점검과 특별 프로모션 준비 등 고객 유치 방안 마련에 나섰다.신라면세점은 서울점과 제주점에서 △통역 전담 인력 △각종 홍보물 △쇼핑 편의 등 시설과 인프라 점검에 나섰다. 택시 이용 중국 관광객에게 교통비를 지원하고 중국인 전용 프로모션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세일 행사도 준비할 계획이다. 인천공항점, 김포공항점에선 중국인 고객을 위해 럭셔리 패션과 주류 등 중국인 선호도가 높은 상품 위주로 특별 프로모션을 열 방침이다.롯데면세점 측도 “중국인을 위한 페이먼트, 프로모션 등 마케팅을 준비 중”이라며 “동남아와 일본에 집중했던 해외 면세점 홍보활동을 중국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현대백화점면세점은 중국인 단체관광객 전용데스크를 설치하고 아쿠아리움 등 주요 관광시설과 연계한 단체관광 관계상품 개발 검토에 착수했다.업계가 발 빠르게 나선 건 구매력이 큰 유커의 귀환이 지지부진한 면세점 외국인 매출을 끌어올릴 기폭제가 될 수 있단 기대에서다.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의 외국인 매출액은 코로나19 유행이 한풀 꺾였던 지난해 10월 1조7534억원을 기록했지만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 선언 후인 지난 6월 외국인 매출액은 8543억원으로, 전달(9381억원)에 비해 8.9% 줄었다. 지난해 같은 달(1조3315억원)과 비하면 35.8% 적은 수치다.중국 의존도가 높은 화장품업계도 면세점 매출 회복 반등을 노리고 있다.LG생활건강(051900)과 아모레퍼시픽(090430)은 매장 상품진열을 정비하고 중국어 안내문 등 홍보물을 강화키로 했다. LG생활건강은 최근 몇 년간 새롭게 출시된 ‘후’, ‘숨’, ‘오휘’ 신제품 위주로 적극 홍보하고 개인자유여행객, 단체관광객, 따이궁(보따리상)과 같은 고객유형별 맞춤형 상품 패키지를 마련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외국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동, 홍대 등에 주요 브랜드 매장을 보유한 강점을 활용해 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이다.(그래픽= 이미나 기자)◇ ‘유커 파워’, 한한령·中내수부진 등 넘어야 면세·화장품업계는 내달 29일부터 시작되는 중국 최대 연휴인 국경절 연휴(9월 29일~10월 6일)부터 ‘유커의 귀환’ 효과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장벽은 허물어졌어도 단체관광객 유입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계산에서다.면세점업계 한 관계자는 “크루즈와 항공노선, 여행상품이 확정돼야 하고 중국에서 모객활동을 해야 하는 등 전반적인 절차에 2~3개월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다만 업계 일각에선 유커가 과거와 같은 ‘구매 파워’를 보일지 의구심을 보이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드 사태 후 한한령(한류 금지령)이 지속되면서 한국 드라마·예능 프로그램이 중국에서 상영되지 않아 한류 열풍이 사그러들고 중국의 내수 부진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돼 있단 이유에서다.면세점업계 다른 관계자는 “한한령, 코로나19로 인한 관계단절로 한·중간의 내적 친밀감이 줄어서 사드 사태 이전만큼 유커가 많이 찾아오고 지갑을 열지 모르겠다”고 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도 “최근 중국에선 자국 화장품을 애용하자는 움직임도 강해, 급격한 매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사드 직전 수준의 매출 회복까지는 1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봤다.이에 따라 당장은 다양하고 질 높은 상품에서 유커 유인책을 찾으면서 근본적으로는 한중 관계를 개선해야 유커의 성공적인 귀환과 그에 따른 경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단 목소리가 나온다.면세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한류 열풍이 거셌을 때에 유커가 위력을 보였단 걸 기억해야 한다”며 “문화적인 측면에서 중국과 교류가 이뤄져야 단체관광 재개와 함께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 재개가 발표된 1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에서 관광객들이 길을 걷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023.08.10 I 김미영 기자
나무 뽑히고, 도로는 침수…‘역대급 느림보’ 카눈에 한반도 초토화
  • 나무 뽑히고, 도로는 침수…‘역대급 느림보’ 카눈에 한반도 초토화
  • [이데일리 박기주 이유림 황병서 기자] 제6호 태풍 ‘카눈’은 강도 ‘중’ 이하의 약한 태풍이었지만, 보통 태풍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느린 속도가 피해를 키웠다. 지난달 집중호우로 입은 피해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오랜 기간 전국에 쏟아졌기 때문이다. 카눈이 한반도를 향한다는 예보가 나온 이후 정부와 각 지자체가 피해를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지만, 모든 피해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도로가 물에 잠기고 주택이 파손되는 등 아찔한 사고가 전국 곳곳에서 벌어졌다. 본격적인 태풍의 중심을 맞이하기 전 수도권 주민들도 초긴장 상태로 이를 지켜봤다.제6호 태풍 카눈이 남해안에 상륙한 10일 오전 울산시 동구 앞바다에 거대한 파도가 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루사` 같은 느린 태풍 카눈, 전국에 강풍·폭우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남해안에 상륙한 카눈의 이동속도는 시속 30㎞대를 유지하다 내륙에서 20㎞대로 크게 줄었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가 상륙했을 당시 속도가 40~60㎞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역대급으로 느린 태풍’이라는 평가가 나올 것 같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카눈의 속도가 급격하게 느려진 이유는 이른바 ‘후지와라 효과’ 때문이다. 이는 인접한 두 개의 태풍이 서로의 이동 경로나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하는데, 현재 일본 동쪽 해상에서 접근 중인 제7호 태풍 ‘란’이 카눈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북’으로 향하던 카눈은 ‘북북서’로 경로가 서쪽으로 밀렸고, 관성이 사라지며 속도가 느려졌다는 분석이다.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은 “태평양 쪽에 7호 태풍이 우리나라 쪽으로 태풍이 올라오는 걸 못 가게 하거나 중국 쪽으로 가게 하는 힘이 작용하며 (카눈의)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며 “아마 역대급으로 가장 느렸던 태풍으로 기록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느린 속도는 한반도에 큰 피해를 입힐 공산이 크다. 피해규모로 역대 5위 안에 드는 2002년 태풍 ‘루사’는 이동 속도가 시속 18~30㎞였던 ‘느린 태풍’ 이었다. 실제 카눈은 전국에 많은 비를 뿌리며 이동 중이다. 특히 강원 영동과 경북 동해안에 비가 집중되는 모양새다. 강원 영동 지역엔 시간당 최대 80㎜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며 강원도 속초의 누적 강수량은 389.1㎜(오후 5시 기준), 삼척(궁촌)은 387.0㎜를 기록했다. 또한 경남 양산엔 350㎜의 비가 내리는 등 경상도 주요 지역도 300㎜ 이상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바람 역시 강력해 남해안과 수도권 곳곳에서 지붕이 날아가거나 심할 경우 기차가 전복될 수 있는 초속 25m 이상의 강풍이 관측됐다. 10~11일 한반도를 종단하는 카눈은 11일 오후 늦게 신의주 인근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상륙한 10일 서울 동작구 기상청에서 박정민 예보분석관이 태풍 ‘카눈’ 관련 현황과 전망 브리핑을 하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9시20분 기준 경남 거제 부근 육상에 상륙한 태풍 카눈이 11일 오전 3시께 북한으로 넘어가기까지 약 18시간 동안 전국을 수직으로 관통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 뉴시스)◇선박 침몰하고, 맨홀 뚜껑 버스 바닥 뚫고…곳곳서 피해이 같은 ‘느림보 태풍’ 카눈은 한반도에 많은 상처를 남겼다. 대구 군위에서는 60대 남성 한 명이 하천 인근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고, 달성군에선 ‘전동휠체어를 타고 가던 사람이 물에 빠졌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수색에 나서는 등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카눈이 가장 먼저 덮친 경남 창원에서는 이른 아침 국도 5호선 쌀재터널에서 내서읍 방향 3㎞ 지점에 산사태가 발생해 이곳을 지나던 차량들이 도로에 발이 묶였고, 도로 곳곳이 침수돼 출근 차량들이 애를 먹었다. 창원 의창구에서는 많은 비로 흘러 들어온 비의 압력을 견디지 못한 맨홀 뚜껑이 솟구쳐 올라 정차해 있던 시내버스 바닥 중앙을 뚫고 나오는 아찔한 사고도 있었다.또한 경남 함안군 칠원읍에서는 한 시골 폐가가 무너지기도 했다. 다행히 사람이 없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북 구미 선산읍 독동리 천연기념물 357호 반송이 태풍의 영향으로 쓰러져 소방당국이 조치를 취했다. 이 반송은 나이가 약 400년으로 추정되며, 높이는 13.1m, 밑줄기 둘레 4.05m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반송 중 하나다. 특히 거제 지세포항에 계류 중이던 2톤급 선박이 침몰하고, 순천의 한 고속도로에서 차랴이 전복되는 등 강풍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피해 소식이 들려오자 수도권 일대도 긴장했다. 직장인들은 집으로 가는 발걸음을 서둘렀고, 자영업자들은 혹시나 모를 피해를 막기 위해 시설물들을 꼼꼼히 살폈다. 지난해 침수 피해로 홍역을 치렀던 서울 강남 지역 등은 곳곳에 차수벽을 세우며 대비했다. 강남 한 아파트 경비원 이모(79)씨는 “시간당 50~60㎜ 이상 오면 배수구가 수용용량을 초과하니까 손 쓸 수 없다. 오늘 저녁에 차수막을 다 치고 비상근무를 선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카눈에 대비해 10일 오후 6시 현재 1만여 세대, 1만4000여 명의 주민들을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시켰다. 또한 전국 13개 시·도의 도로 620곳, 둔치주차장 284곳, 하천변 598곳, 해안가 198곳 등이 강풍과 폭우 피해를 막기 위해 사전 통제됐다. 지리산 등 21개 국립공원의 611개 탐방로와 숲길 전 구간도 통제된 상태다.
2023.08.10 I 박기주 기자
“죽어버린다” 협박에 투잡 뛰며 1200만원 뜯긴 여성, 극단 선택
  • “죽어버린다” 협박에 투잡 뛰며 1200만원 뜯긴 여성, 극단 선택
  •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상습적으로 돈을 뜯어낸 남자친구를 사기죄로 고소한 피해 여성이 경찰 수사 도중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이 발생했다.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8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여성 A씨는 2021년 12월 또래 남성 B씨와 교제를 시작했다. B씨는 사귄 지 열흘도 지나지 않아 A씨에게 “엄마가 암에 걸렸다” “내가 뇌 질환에 걸렸다”며 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돈을 빌려주지 않으면 “나는 시한부 인생이다. 뇌에 고름이 차고 있고 희귀한 발작 증상이 있어서 뇌수술해야 한다”고 말하며 바닥을 뒹굴고 발작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모두 거짓이었다. B씨는 그렇게 생활비, 통신비, 차량 수리비, 주유비, 담뱃값, 음료숫값까지 하나도 빼놓지 않고 A씨의 돈으로 생활했다.A씨는 투잡을 뛰면서 하루 12시간 이상씩 일하며 돈을 모았지만 이는 족족 B씨 손에 들어갔다. 보다 못한 A씨가 B씨에게 “돈을 벌어서 쓰라”고 하자 B씨는 소리를 지르고 “죽어버리겠다”고 협박하며 또다시 거짓 발작 연기를 펼쳤다. 심지어 B씨는 A씨 직장을 찾아가 난동을 부리거나 돈을 줄 때까지 잠을 재우지 않는 방식으로 괴롭히며 돈을 뜯어냈다.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그렇게 B씨가 1년간 명목상 ‘빌려 간’ 돈은 1200만 원에 달한다. 돈을 갚으라고 하면 차일피일 기한을 미루기 일쑤였다. A씨는 마침내 관계를 정리하기 위해 공증도 할 겸 거래내역서를 확인하기로 했는데 B씨는 그때부터 연락 두절됐다. 이후 A씨는 B씨가 직업, 가정사, 병력 등 모든 것을 허위로 자신을 속인 후 돈을 뜯어 갔다는 사실을 알게 돼 그를 사기죄로 고소했다.A씨는 지난 2월 진행된 고소인에 대한 2차 조사 직후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유서에는 “내가 죽는 이유는 전남친 B씨 때문이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A씨 부모는 B씨에 대한 엄벌을 호소하는 탄원서를 검찰에 제출한 상태다. 암투병 중인 A씨 어머니는 이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항암치료도 받지 않겠다며 버티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3.08.10 I 홍수현 기자
신한은행 "환전한 돈, '얼굴 인증'으로 찾아요"
  • 신한은행 "환전한 돈, '얼굴 인증'으로 찾아요"
  • (사진=신한은행)[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신한은행은 ‘쏠 환전 얼굴로 찾아가기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9일 밝혔다.얼굴 정보를 미리 등록하면 신분증이나 카드 없이도 앱(쏠)에서 선택한 영업점과 해당 영업점의 현금 자동 입출금기(ATM)에서 환전한 외화를 찾아갈 수 있는 서비스다. 얼굴 정보는 앱이나 영업점에서 등록할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지점의 경우 공항 내 환전 ATM에서만 이용 가능하다.신한은행은 2017년부터 손바닥 정맥 인증을 통해 ATM 조회, 출금, 이체 등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스마트 키오스크에선 얼굴, 손바닥 정맥 인증으로 입출금 통장 신규 발급, 통장 재발급, 체크 카드 신규·재발급 등 다양한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얼굴 인증을 통한 앱 로그인, 영업점 창구 출금 등 바이오 인증을 활용한 업무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신한은행은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얼굴 등 생체정보를 활용한 ‘ATM 이상행동 탐지서비스’를 개발해 전국 ATM에 적용했으며, 보이스피싱 피해자 지원·예방 차원에서 총 300억원을 기탁하기도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융 당국의 ‘바이오 인증 활성화’ 로드맵에 발맞춰 금융권 바이오 인증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2023.08.09 I 김국배 기자
‘이탈리아’도 삼킨 스타벅스, 왜 ‘베트남’에선 쩔쩔매나
  • ‘이탈리아’도 삼킨 스타벅스, 왜 ‘베트남’에선 쩔쩔매나
  •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커피 강국’ 이탈리아에서도 오픈런 인기를 부른 세계 1위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가 베트남에서 고전을 겪고 있다. 베트남으로 진출한 미국의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가 부진을 겪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보도했다. 사진은 스타벅스의 로고 세이렌 (사진=로이터 연합뉴스)6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자료를 인용해 “스타벅스는 2022년 베트남의 12억달러(약 1조5661억원) 규모의 커피 시장에서 단 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스타벅스가 커피 소비량이 많은 베트남에 진출한 지 10년이 넘어가는 가운데 현지 시장 점유율 2%대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든 것이다. 이는 종합적인 현지화 전략 실패라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높은 가격’이 진입 장벽으로 꼽힌다. 베트남 스타벅스에서 미디엄 사이즈 음료는 약 9만 베트남 동(약 4950원)이다. 이는 월 평균 소득이 345달러(약 44만9000원)인 베트남에서 비교적 높은 가격에 속한다.베트남에서는 길거리에서 언제든지 저렴한 커피를 맛볼 수 있다. 베트남 손님들은 길거리 간이 의자는 물론 바닥에 신문지나 매트를 깔고도 커피를 마시는 일이 흔하다.베트남 스타벅스가 현지 입맛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스타벅스가 100%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하는 반면 베트남에서는 일반적으로 현지에서 수확한 로부스타 원두를 사용한다. 로부스타는 일반 커피에 비해 카페인이 더 많고 향과 쓴맛도 더 강한 편이다.미국의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커피 수출국인 베트남에서 부진을 겪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또 베트남 스타벅스에는 현지인들이 좋아할 만한 메뉴가 없다는 게 결정적이다. 베트남 현지 커피숍에선 스타벅스에서 볼 수 없는 모험적인 메뉴들이 많다. 연유, 계란, 요거트 혹은 과일 등 여러 가지를 첨가하거나 섞는 커피를 만드는 경우도 볼 수 있다. 현지 인기 체인점인 콩커피(Cong Coffee)는 코코넛 크림, 연유, 얼음을 섞어 만든 커피가 가장 인기 있는 메뉴다.다만 일부 젊은 고객들 사이에서 스타벅스 컵이나 텀블러 등 굿즈 모으는 게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으나 이 역시 관심도가 떨어졌다고 BBC는 전했다.한편 현재 베트남 내 스타벅스 매장은 92개다. 인구 100만명당 1개 매장 미만인 셈이다. 한국에는 인구 100만명당 36개꼴로 스타벅스 매장이 있다.
2023.08.09 I 홍수현 기자
최악의 비만 유형은 '근감소증'... 젊은 여성 주의해야
  • 최악의 비만 유형은 '근감소증'... 젊은 여성 주의해야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체중계 숫자는 점점 늘어가는데 근육은 반대로 줄고 있다면, 팔다리는 점점 가늘어지는데 뱃살은 나날이 두꺼워지고 있다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이같이 근육은 줄고 지방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난 경우 근감소증, 즉 ‘사코페니아’ 비만을 의심해봐야 한다.사코페니아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라 일컫는 비만 유형 가운데서도 최악의 유형으로 꼽힌다. 사코페니아 비만이 위험한 이유에 대해 비만클리닉 365mc 김정은 대표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사코페니아 비만이 위험한 이유는사코페니아 비만이 위험한 이유는 근육?지방이 모두 증가하는 일반적인 형태의 비만보다 대사증후군, 생활 습관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김 대표원장에 따르면 사코페니아 비만의 경우 근육이 줄어든 자리를 지방이 채우고 심지어 줄어든 근육에도 지방이 끼는 ‘근지방증’이 동반될 수 있다. 근육에 쌓인 지방으로 인해 몸의 대사가 저하되면 전반적인 체내 기능이 떨어지게 되며 이때 만성 염증, 인슐린 저항성 등이 나타날 확률은 더 커진다. 결국 당뇨병, 비알코올성 지방간, 심혈관 질환의 우려가 높아질 뿐만 아니라 근육이 사라지면서 통증 질환에도 취약해진다.◇ 장년층 뿐아니라 젊은 여성도 주의사코페니아 비만은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근육 감소가 주요인으로 작용한다. 때문에 과거에는 주로 고령자의 전유물로 여겨졌다.하지만 최근에는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도 이런 유형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열량 섭취를 극도로 제한하거나 반복되는 요요현상을 겪고 있다면 젊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섭취 열량을 극도로 제한해 일시적으로 체중을 줄였더라도, 이를 유지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결국 다시 살이 찌고 찐 살을 빼기 위해 음식을 줄이는 것을 반복하면 인체 ‘항상성’이 강해지게 된다. 특히 절식할 경우 인체는 영양소가 들어오지 않는 ‘비상사태’ 모드에 들어서게 되는데, 이때 신체는 들어온 영양소를 모두 지방으로 비축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겉보기엔 말라 보여도 체중에 비해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마른 비만’이 될 수 있다.◇ 사코페니아 비만 관리 어떻게?김 대표원장은 사코페니아 비만을 관리하는 수칙은 결국 다이어트의 ‘정도를 걷는 것’이라고 강조한다.김정은 원장은 “규칙적인 수면, 운동과 양질의 영양소를 갖춘 식단을 이어감으로써 불필요한 지방은 제거하고 근육은 늘리는 게 중요하다”며 “여기에 끼니마다 손바닥만한 크기의 양질의 단백질 식단을 더하고 활동량을 늘려주는 등 일상 속에서 꾸준한 노력으로 생활 습관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잘못된 방식으로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다가는 건강을 해칠 수 있다”며 “타고난 체형은 단순 체중감량으로 개선되기 어려운 만큼 빠지지 않는 특정 부위가 고민이라면 안전한 의료기관에서 체형교정술 등의 부문비만 치료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2023.08.08 I 이순용 기자
‘출자액 늘었다지만’…여기저기 들리는 사모펀드 위기설
  • ‘출자액 늘었다지만’…여기저기 들리는 사모펀드 위기설[마켓인]
  •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자금 규모는 늘었다고 한다. 새 주인을 찾아 시장에 나온 매물도 하나 둘 늘고 있다. 얼핏 금리 인상 여파로 위축됐던 분위기가 차츰 누그러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면 ‘분위기가 반등하겠구나’ 생각할 법도 한데, 시장 한켠에서는 요즘 돌아가는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위기설’ 내지는 ‘빈익빈 부익부’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인수합병(M&A) 시장, 나아가 자본시장의 한 축을 맡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 얘기다.시장에서는 요즘 돌아가는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게 ‘위기설’ 내지는 ‘빈익빈 부익부’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인수합병(M&A) 시장, 나아가 자본시장의 한 축을 맡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 얘기다. 뉴욕 맨해튼 스카리라인(사진=로이터)◇ 출자액 늘었지만…상위 3개 펀드 절반 차지 금융감독원이 지난 2일 발표한 기관전용 PEF 현황(올해 3월 기준)에 따르면 올해 신설된 PEF는 36개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49개와 비교하면 숫자가 3분의 1가량 줄었지만, 신규 자금 모집액은 도리어 늘었다. 신설 PEF의 신규 조달 자금은 총 5조162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월(3조9336억원)과 비교해 31%가량 증가한 규모다. 금액이 1년 만에 크게 늘면서 금리 인상 우려가 이제는 사라진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펀드 수는 30% 가까이 줄었는데, 금액은 30% 넘게 늘었다는 점에서 몇 가지를 유추할 수 있다. 지난해보다 출자 규모가 늘었다는 건 분위기가 나아졌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런데 줄어든 펀드들이 해당 자금을 흡수했다는 것은 결국 믿을 만한 운용사들에게 자금이 몰렸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스틱인베스트먼트가 1조2800억원 규모의 ‘스틱오퍼튜니티 3호’ 펀드를 결성한 데 이어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6684억원 △UCK파트너스 6360억원 등의 대형 펀드가 조성됐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펀딩 상황임을 고려하더라도 세 운용사의 펀딩 합계가 전체 자금의 절반 가까운 수치를 차지했다는 점은 되새겨볼 대목이다. PEF 출자금 증가 소식에 들떠 있는 운용사들이 생각보다 적은 이유다. 실제로 업계 얘기를 종합하면 펀딩을 제때 하지 못한 중소 PEF 운용사들은 생사기로에 서 있다. 출자 콘테스트에서도 대형사에 밀려 실패를 거듭하고, 급기야 직원들에게 ‘무급휴가를 다녀오라’ 얘기를 건넨 운용사도 있다고 한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무급 휴직을 다녀오라는 건 휴가기간 동안 다른 운용사 이직을 알아보라는 일종의 시그널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자산운용규모 5980억 달러(780조원)로 포브스가 선정한 미국 사모펀드 순위에서 2위를 차지한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마크 로완 아폴로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3일(현지시각) “사모펀드(PEF)의 호황기는 끝났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마크 로완 아폴로 CEO(사진=로이터)◇ 글로벌 큰 손들 ‘호황기 끝났다’ 평가…하반기 방향은미국 등 해외에서도 최근 상황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늘었다. 자산운용규모 5980억 달러(780조원)로 포브스가 선정한 미국 사모펀드 순위에서 2위를 차지한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마크 로완 아폴로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3일(현지시각) “사모펀드(PEF)의 호황기는 끝났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고금리에 저성장 국면이 맞물리면서 PEF 운용사가 돈을 벌 수 있는 요인들이 바닥을 드러냈다는 게 핵심이다. 로완 CEO는 최근 몇 년은 코로나19 펜데믹에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과감한 투자로 큰 돈을 벌 수 있던 시기였다고 정의했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기준 금리가 급등하고 화폐 발행이 줄며 유동성이 메마른 요즘 시점에는 그렇지 않다고 평가했다. 과감하게 승부수를 띄울 때가 아니라, 이전에 투자했던 것을 까먹지 않는 리스크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묻어나는 발언이다. 싱가포르 국부펀드(GIC)의 제프리 젠수바키 최고투자책임자(CIO)도 같은 시기 유사 발언을 했다. 그는 “PEF 업계에 도움이 돼 온 많은 것들이 떠났고, 이른 시일 내에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운용규모(AUM)만 900조원에 달하는 GIC 수장이 당분간 PEF 업계에서 업사이드(상승여력)가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향후 글로벌 투자 기조가 올해를 기점으로 큰 전환점을 맞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최근 국내 출자 흐름을 봤을 때 기관의 선택을 받은 5~10개의 운용사가 출자금을 대거 확보하고 투자에 나서는 분위기가 연내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PEF 운용사 간 빈익빈 부익부가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초대형 바이아웃 대신 지분을 사들여 수익 구간에 되파는 전략을 중용할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해외 출자만 받던 대형 운용사가 국내로 들어오고, 글로벌 운용사들도 국내 기관 자금을 받으려고 국내 콘테스트에 참가하는 상황이 요즘”이라며 “일부 운용사들이 자금을 대거 확보하고 낮은 밸류에이션에 세컨더리나 바이아웃에 나서면서 시장을 주도하는 흐름이 하반기 예상된다”고 말했다.
2023.08.08 I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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