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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경희의 톡톡아트]에로스는 마마보이
- 윌리엄 부게로, 비너스와 큐피트, 1870년대[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에로스는 마마보이다. 마마보이는 엄마인 아프로디테의 편에서 볼 땐, 깨물어주고 싶은 앙증맞은 존재다.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게다가 나를 쏙 빼닮은, 게다가 여리디 여린 꽃미남이 바로 내 아들이다. 더군다나 에로스의 경우 아비가 누구인지 확인이 안 되니, 그 점에서 진정 ‘나, 아프로디테만의 영원한 소유물’이 아닌가! 게다가 에로스는 프시케와 떠들썩한 지고지순한 사랑을 하더니, 지금은 완전 그녀를 방치하고 여전히 엄마랑 끈질기게 붙어 다닌다. 에로스가 자신을 위해 죽음까지 불사하고 하데스(지하세계)까지 다녀온 아내보다 엄마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서양미술사에서 아프로디테를 그린 그림에는 어김없이 아들 에로스가 등장한다. 에로스가 없으면 아프로디테임을 알아보기란 쉽지 않다. 아프로디테의 존재는 에로스가 완성하는 것이다. 엄친아가 엄마의 존재를 완성시켜주듯이 말이다. 아프로디테와 함께 있는 에로스를 보면, 엄마 곁에 ‘영원한 아가’로 머물고 싶은 남성들의 심정이 읽혀진다. 영원한 연인인 엄마 아프로디테와 아들 에로스는 인간인 이오카스테와 오이디푸스의 신적 버전 아닌가? 서양회화에서 에로스가 등장하면 사랑을 주제로 한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중에서도 에로스가 날아다니면, 그 아래쪽 남녀가 서로 깊은 사랑에 빠져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에로스가 횃불을 들고 나타나면 그림 속 남녀의 뜨거운 사랑이 불같이 타올랐음을 뜻한다. 에로스의 눈이 천으로 가려져 있으면, 그것은 앞뒤를 가리지 않는 충동적인 사랑의 어리석음과 사랑의 맹목성을 나타낸다. 더불어 그런 사랑에 따르는 죄와 불행을 의미한다. 그리고 에로스가 잠들어 있는 장면은, 좁게는 남녀의 사랑이 깨어졌음을 의미하거나, 넓게는 나라 안팎으로 시끄러운 전쟁 중인 시대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에로스가 활동하지 않는 시대, 즉 사랑이 없는 시대에 대한 비유인 것이다. 화가들은 아프로디테와 에로스를 거의 한 점씩은 그릴 정도로 그 모자관계에 특별한 관심을 드러낸다. 당연히 화가가 생각하는 모자관계, 그리고 자신과 자기 어머니의 관계를 드러내기에 아주 좋은 테마인 것이다. 마치 성모자상에 화가자신(예수)과 어머니(마리아)의 관계를 담아내듯이 말이다. 그런 까닭에 어떤 그림에선 너그러운 엄마를 가진 화가의 모습이 읽혀지고, 때론 무심한 엄마를 가진 화가의 모습도 보이며, 무심하다 못해 자기 욕망에만 사로잡혀 있는 팜므파탈같은 엄마의 모습도 엿보인다. 또 어떤 그림에서는 늘 야단만 치는 엄마의 모습도 보인다. 아뇰로 브론치노, 미와 사랑의 알레고리, 1545년경먼저 아프로디테와 에로스의 모자관계가 가장 섹슈얼하게 드러난 작품을 보자. 바로 르네상스 이후 매너리즘 시대의 대화가 브론치노의 <미와 사랑의 알레고리>인데, 아프로디테와 에로스를 그린 작품 중 가장 복잡한 상징으로 가득 차 있는 작품이다. 더 이상 어리다고 볼 수 없는 사춘기 소년 에로스가 어머니의 가슴을 만지면서 딥키스를 하고 있다니 얼마나 충격적인가? 먼저 아프로디테가 들고 있는 건 황금사과인데, 파리스로부터 아름다운 여자를 준다는 약속으로 받아낸 것이다. 아프로디테가 에로스의 화살통에서 화살을 꺼내는 것과 에로스가 아프로디테의 왕관을 벗기려고 하는 것은 똑같이 무기(권위)를 빼앗는 것으로 둘 다 정열의 헛됨을 의미한다. 그도 그럴 것이 모래시계를 짊어진 시간의 신 크로노스가 무대를 어둠의 장막으로 덮고 있는데, 그것은 시간이 모든 정열을 없앤다는 것을 암시한다. 더불어 모든 사랑과 미의 속성이 드러나는데, 망각(왼쪽 뇌가 없는 여자의 얼굴), 유희(장미꽃다발을 든 소년의 발목의 방울은 사랑의 도래를 알리고, 가시를 밟은 발은 쾌락과 고통이 맞물린다는 사랑의 속성을 의미), 질투(에로스 뒤에 머리를 뜯으며 괴로워하고 있는 늙은 여자), 가식(가면), 기만(반대로 달린 손, 비늘 덮인 몸과 뱀의 꼬리, 사자발톱을 가진 소녀) 등이 그것이다. 이 작품은 피상적으로는 사춘기가 된 소년과 어머니의 성적인 장난을 그린 그림이다. 그러나 둘 다 사랑의 신이니, 그림에 담긴 의미는 근친상간적 의미를 초월하여 사랑의 나르시시즘적인 속성, 즉 사랑이 사랑을 사랑한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 루카스 크라나흐, 비너스에게 불평하는 큐피트, 1525년경또한 엄마의 꾸중을 듣고 있는 아들의 모습을 나타낸 작품도 있다. 특히 북유럽 르네상스 회화 중 루카스 크라나흐의 그림은 웃음이 나올 정도로 리얼하다. 표면상 에로스가 꿀을 훔쳐 먹으려고 그랬는지, 여하튼 벌집을 쑤셔놓아 벌에 쏘이고 있는 장면이다. 엄마는 벌침처럼 화살로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는 에로스를 꾸짖고 있고, 아들은 마치 엄마가 시켜서 한 일인데 “왜 나만 가지고 그러냐(That‘s not fair)”고 불평하는 듯이 보인다. 아프로디테는 여전히 “고거 봐라!”하는 심정으로 아들을 돕기는커녕 수수방관하고 있다. 꿀을 훔치다가 벌에 쏘이는 에로스와 그것을 지켜보는 아프로디테는 무절제한 욕정이 초래할 파탄을 경고하는 메시지가 담겨있는 것으로, 같은 테마의 일반적인 그림과는 달리 오히려 대중을 도덕적으로 교화하려는 숨은 의도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로디테와 에로스의 그림 중 가장 장난기 가득한 유머러스한 작품이 있다. 아마 화가는 엄마에게 영원한 개구쟁이 어린 아들로 남고 싶은 심경을 담은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로렌초 로토의 <비너스와 큐피드>(1525년)를 보라! 엄마의 배에다 오줌을 싸는 아들의 모습이다. 에로스는 짓궂은 표정으로 엄마를 놀려대고 있고, 엄마는 그런 무례한 아들이 너무 귀엽고 어이가 없다는 듯 아주 착한 웃음을 짓고 있다. 화가의 엄마가 화가의 엉뚱한 장난에도 늘 너그럽게 대해줬던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사실 이 그림은 결혼을 축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그림이라고 한다. 그것도 화가의 조카가 주문했다는 설이 있으니, 다른 주문자보다 신부와의 유대관계가 좀 더 강했으리라는 추측을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신부의 얼굴표정이 예사롭지 않을 만큼 친밀해보이기 때문이다. 신부인 아프로디테는 화려한 보석이 달린 왕관과 귀걸이, 그리고 면사포를 쓰고 있다. 아프로디테 주변에는 붉은 망토, 고동, 장미 등 사랑을 상징하는 여신 특유의 상징물이 놓여있다. 나무를 타고 오르는 담쟁이 넝쿨은 결혼생활의 변치 않는 충절을 의미한다. 뱀 역시 질투의 뜻보다는 남근을 상징하는 것으로 다산을 의미하고 있다. 은매화관을 쓰고 있는 에로스가 또 다른 은매화관을 향해 오줌을 누고 있는 것은 다산과 행복을 기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화가는 사랑과 정절을 상징하는 도상들을 배치함으로써 결혼의 신성한 의미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당대에 이런 그림을 결혼축하 그림으로 주문하곤 했다는 데, 아프로디테가 일처다부제의 수호신쯤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이런 그림을 주문했을까? 가정을 지키고 싶었다면 일처일부제를 옹호하는 신인 헤라를 그려달라고 하는 편이 나았을 텐데 말이다. 그럼에도 이 그림을 주문한 이유는, 아마도 아프로디테의 치명적 매력인 남자를 유혹하는 힘을 남편인 자기한테만 쓰라는 뜻일 테고, 그래서 아이를 많이 낳아 잘살아보자는 의미일 것이다. 재색을 겸비하고 게다가 아이까지 쑥쑥 잘 낳는 여자를 어느 남자가 마다하겠는가? 어쩌면 아프로디테와 어린 에로스의 그림은 아마 영원히 엄마와 함께 있고 싶은 성인 남성들의 바람을 시각화한 것은 아닐까? 더 이상 아버지의 소유물이 아닌 나의 여자, 나의 거울로서의 엄마, 그런 엄마 곁에 평생 어린아이로 머물고 싶은 남자의 마음, 남자의 로망이 담겨있는 건 아닐까?
- 여름방학 신라문화여행 백미는 '플라잉'
- 【경주=뉴시스】 자녀의 여름방학 계획으로 분주한 엄마라면 경북 경주에 주목해 보자.경주에서라면 재미와 문화교육, 가족여행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서울에서도 KTX로 2시간이면 도시 곳곳에 살아 숨 쉬는 ‘신라’를 만날 수 있다는 매력에 휴가철이면 경주를 찾는 여행객들이 많다.경주는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고 불릴 정도로 유적이 많은 도시다. 가족이 함께 불국사를 비롯해 석굴암, 천마총, 첨성대, 남산 등 천년신라의 발자취를 하나씩 찾아가 보는 것은 오직 경주에서만 즐길 수 있는 색다른 여행의 묘미다. 아이들에게는 경주가 교과서에서 배운 지난 역사의 흔적들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교육의 장이 된다.하지만 유적답사만으로 방학을 맞은 아이들의 흥미를 이끌어 내기에는 무리가 있다. 때문에 경주에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현대적으로 재구성된 다양한 신라문화콘텐츠들이 많이 준비돼 있다. 그중에서 단연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플라잉’이다.과거와 현대를 넘나들며 역동적인 신라를 표현해 낸 공연 플라잉은 필수코스다. 또 플라잉 관람 후, 전시, 체험, 3D입체영화 등 아이들의 이목을 끄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 내 다양한 콘텐츠는 보너스로 제공된다.경주엑스포공원 내 문화센터에서 올해 4월부터 상설공연을 시작한 플라잉은 역사 속 화랑과 도깨비가 시간의 문을 통해 21세기 경주의 한 고등학교로 넘어오면서 생기는 좌충우돌 판타지를 그린 공연이다.70분 간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장르의 퍼포먼스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함과 동시에 생동감 넘치는 신라를 선사한다. 특히 코미디가 더해진 신라 화랑과 전설 속 도깨비의 역동적인 대결 장면은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과 외국인들에게도 꾸준히 사랑받는 대목.상설공연 시작과 동시에 연일 전국 각지의 큰 호응을 얻으며 문경, 구미, 대구, 부산에서 초청공연을 진행한 바 있는 플라잉은 경주지역의 대표공연으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또한 지자체 제작 공연 최초로 개런티를 받고 해외진출까지 성공한 명품공연이기도 하다. 2011년 경주엑스포 기간에는 110회 공연 만에 누적관람객수 12만명을 기록했다.플라잉은 현재 경주엑스포공원 문화센터에서 상설운영 중이다. (매일 오후 2시 30분 공연, 월요일 휴연) 여름방학을 맞아 8월 31일까지 평일 관람 시 30% 할인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다. 또 이 기간 7인 이상 여행객은 평일, 주말에 관계없이 30% 할인혜택이 적용된다.
- 팔색조 매력 ‘배해선’
- <!--StartFragment-->뮤지컬과 연극을 넘나들며 종횡무진하고 있는 배우 배해선이 라이선스 뮤지컬 ‘엄마, The Memory Show'에 캐스팅되었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라이선스 뮤지컬 ‘엄마, The Memory Show'는 알츠하이머 초기판정을 받은 엄마와 그런 엄마를 간병하기 위해 혼자서 자유롭게 살던 생활을 정리하고 엄마의 집으로 돌아온 딸이 한 지붕 아래 살며 오랫동안 묵혀뒀던 갈등과 오해를 심도 있게 풀어나가는 코믹 뮤지컬이다. 이 작품에는 고집 세고 자존심 강한 여자지만 치매 앞에선 점점 약해지는 ‘엄마’와 연애에서도 일에서도 한결같이 자유로웠으나 치매 진단을 받은 엄마로 인해 더 이상의 자유는 포기해야 하는 ‘노처녀 딸’이 등장한다. 뮤지컬 ‘맘마미아’에서는 소피, ‘에비타’에서는 에바 페론, ‘시카고’에서는 록시 하트, ‘아이다’에서는 암네리스 등 대형 뮤지컬의 주인공을 맡아온 뮤지컬 스타 ‘배해선’이 '엄마, The Memory Show'에서는 노처녀 딸을 연기하게 되었다. 최근 연극 ‘그을린 사랑’에서 나왈 역을 맡아 묵직한 연기를 선보인 배해선이 이번 작품에서 세련되고 절제된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배해선과 함께 ‘딸’ 역에는 김미려, 최윤정이 공동 캐스팅 돼 함께 연기를 펼칠 예정이며, ‘엄마’ 역에는 20년 이상 뮤지컬 무대를 꿋꿋이 지킨 민경옥, 진아라가 캐스팅 되었다. 공연은 오는 8월 28일부터 11월 25일까지 대학로 엘림홀에서 공연되며 R석은 6만원, S석은 4만원이다. ◆문의 워터게이트미디어 070-8650-6217 [이데일리]
- [유경희의 톡톡아트]바람과 욕망의 신 헤르메스
- 지오반니 다 볼로냐, 헤르메스, 1580년[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나는 헤르메스와 친해지고 싶다. 헤르메스 가방을 갖고 싶다는 것으로 착각하지는 마시라! 물론 하나 정도 있으면 폼나게 들고 다닐 수는 있겠다 싶다. 사실 ‘친해지고 싶다’거나 ‘사랑하고 싶다’고 하는 것은 그러고 싶은데 잘 안된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아무튼 나와는 감정이입이 가장 잘 안 되는 신이 헤르메스다. 현대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벤치마킹해야 할 가장 중요한 신이 바로 헤르메스다. 이미 세상은 지나칠 정도로 헤르메스를 사랑하게 됐다. 바로 영악할 정도의 꾀와 재치와 능수능란한 기질의 헤르메스는 이 시대 세속적 성공, 즉 출세의 신으로 등극하게 된다. 사실 인간은 이 세상에서 어떤 종류든 명성을 갖고자 하지 않는가? 명성을 위해서라면 노이즈마케팅까지 서슴지 않는 세상이 됐다. 더군다나 명성을 위해서라면 무플보다는 악플이라도 달리기를 원하는 세상이다. 그런 의미에서 살기위해, 출세하기 위해 온갖 술수와 거짓으로 발버둥치는 유명세를 타는 현대인은 너무도 헤르메스와 닮아있다. 그렇더라도 아직은 아직까지는 헤르메스의 술수와 전략은 살짝 귀여운 데가 있다. 그리스 신화 속에서 저지른 그의 행보를 들여다보자.아폴론의 소를 훔치는 헤르메스, 캐레탄 하이드리아 항아리, 기원전 5세기그리스 신화 속 헤르메스는 전령의 신이다. 동시에 도둑과 사기꾼의 신이요. 상업과 행운의 신이기도 하다. 헤르메스의 태생이 어떠하기에 도둑과 거짓을 일삼는 사기꾼이 됐을까? 헤르메스는 제우스와 요정 마이아 사이에서 태어난다. 태어난 첫날 아폴론의 소를 훔친다. 헤르메스는 소들의 꼬리를 잡아끌어 뒤로 걷게 하고 자신의 발에는 부드러운 덤불을 묶어 발자국을 남기지 않았다. 마치 반대방향으로 소가 떼 지어 지나간 것처럼 꾸민 것이다. 그리곤 길을 재촉해 호젓한 산속의 조그만 벌판에 소떼를 숨겼다. 한편 아폴론은 자신의 소 중에 오십마리가 없어진 것을 눈치챘다. 어느 겁 없는 놈이 감히 이 아폴론의 소를 훔친단 말인가? 솜씨가 제법 교묘해 범상치 않은 도둑임을 알 수 있었던 아폴론은 범인이 이제 갓 태어난 이복동생 헤르메스인 것을 알아내고 동굴로 범인을 족치러 간다. 아폴론이 호통치며 협박하자 헤르메스는 억울하다는 듯 “저는 소떼라고는 본적도 들은 적도 없어요. 어제 갓 태어난 아기가 어떻게 그런 짓을 하지요? 전 엄마 젖을 빠는 것밖에 몰라요. 제 아비인 제우스신을 두고 맹세하지만, 저는 소를 훔친 일이 결단코 없어요”라고 말한다. 이에 아폴론은 “야! 이 사기꾼 놈아! 왈가왈부 따질 것 없이 아버지한테 가서 네 죄를 묻겠다!”라고 말을 하면서 헤르메스를 요람에서 번쩍 들어 올렸다. 이때 아기 헤르메스는 지독한 방귀를 뀌어 아폴론을 당황하게 한다. 세상에 방귀로 아폴론을 골탕먹이는 첫 귀여운(?) 에피소드!클로드 로랭, 아폴론과 헤르메스가 있는 풍경, 1660년아폴론의 엄마 레토가 가문 좋은 여신이었던 것과는 달리, 헤르메스의 어머니는 몰락한 왕족의 딸인 마이아이다. 그래서 신들의 축복 속에서 태어난 아폴론과는 달리 헤르메스는 인적 없는 깊은 산 속 어둡고 초라한 동굴에서 태어난다. 비록 제우스의 아들이라고는 하나 자신의 재주 하나만 믿고 인생을 개척해나가지 않으면 평생 산속 동굴에서 어머니와 단둘이 쓸쓸하게 살아야 할 팔자다. 이처럼 외가의 배경도 변변찮고 출생도 다른 신들보다 훨씬 늦은 헤르메스가 이미 체제가 꽉 잡힌 올림포스의 중앙무대로 진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제우스의 다른 자녀들은 아테나나 아폴론을 상대로 경쟁해보았자 게임이 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미천한 출생배경은 개천에서 용이 나야 한다는 절박함을 심어주었을 테고, 어떤 방법이든 써야 했으니, 잔꾀의 대가가 됐됐던 것이다. 이렇게 헤르메스는 타고난 재주와 영리함과 더불어 척박한 환경에서 터득한 달변과 임기응변으로 출세가도를 달린다. 올림포스의 무대는 장악할 수 있는 가장 큰 세력은 이미 아폴론에게 위임됐다. 헤르메스는 어떻게 하면 이 아폴론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된다. 고민 끝에 얻어낸 결론이 바로 아폴론의 소를 훔치는 것이었다. 밝은 세상을 대표하는 아폴론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세계, 즉 암흑가를 제패하는 것?! 이 일이라면 헤르메스가 해볼 만한 것이었다. 작전은 아주 성공적!그런데 헤르메스의 무기는 무엇인가? 논리와 합리성, 도덕성이 아니다. 상대방이 기가 꽉 막힐 정도의 뻔뻔스러움이 최대 무기다. 기존의 가치관에 대한 조금도 경의도 표시하지 않는 헤르메스 앞에서 아폴론의 합리적이고 정당한 논리는 힘을 쓰지 못한다. 생각해보라. 거짓말을 밥 먹듯 하고, 거짓맹세를 거침없이 해대며, 게다가 자신의 어리고 연약함을 무기로 삼는 헤르메스를 도대체 누가 대적할 수 있단 말인가? 아폴론은 속수무책이었다. 소도둑 재판에서도 논리적으로는 아폴론의 말이 맞지만, 인정적으로는 갓난아이가 어떻게 도둑질을 할 수 있느냐는 헤르메스의 변론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였다. 헤르메스의 이런 잔꾀와 뻔뻔함은 제우스가 보기에 오히려 귀엽기까지 느껴졌던 것 같다.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어린애가 아닌가 말이다. 도소 로시, ‘제우스, 헤르메스, 미덕’, 1522-24년결국 제우스의 판결로 헤르메스는 훔친 소를 아폴론에게 돌려준다. 사실 헤르메스는 소가 탐나서 훔친 게 아니었다. 소를 훔친 궁극의 목표는 자신이 아주 쓸모 있는 재목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이었다. 결국 아폴론은 자신의 직분이었던 목동들의 수호신과 제우스의 전령의 직분을 헤르메스에게 양보함으로써 헤르메스의 소기의 목적은 달성된 셈이다. 이제 헤르메스는 비상한 꾀와 재치로 당당하게 올림포스 신들 중 하나로 인정받기에 이른 것이다. 헤르메스상, 기원전 5세기경, 교차로나 시장입구에 표지석으로 세워진다그렇다면 고대 그리스는 어떤 사회이기에 헤르메스 같은 도둑과 사기꾼도 수호신이 필요했던 것일까? 기록에 따르면 그리스사회는 호메로스 이전 시대부터 도둑과 협잡꾼도 수호신을 가지고 있었다. 이 시대의 도둑의 의미는 현대와 다르다. 귀족의 신분도 아니고, 가진 재산도 없는 평민에게 출세의 길은 완전히 막혀 있던 시대다. 산업도 없었던 시대이니 취업이란 개념조차 생소한 시대였다. 기껏해야 소작인이나 목동으로 생계를 꾸리던 시대에, 먹고 살기 위한 직업으로 도둑질이 성립되던 시대이다. 그러니 당연히 수호신이 있어야 마땅하다. 현대의 도둑처럼 무조건 윤리적으로 비난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는 말이다. 이런 시대의 큰 도둑은 흔히 의적으로 민중들 사이에 인기가 높았다. 특히 힘이 세거나, 솜씨가 좋으면 인기가 높았다. 왜 우리 역사 속에도 홍길동이니, 임꺽정이니 하는 인물들은 큰 도둑인 동시에 영웅이 아니었던가! 이렇게 헤르메스는 도둑과 장사꾼, 즉 상업의 신이 다. 도둑과 장사꾼은 집을 떠나 길 위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그러니 목동과 나그네의 수호신까지 떠맡게 된 것이다. 고대 그리스에서 헤르메스 동상은 길이 교차하는 곳이나 시장입구에 서 있었다. 또 하나 헤르메스는 행운의 신이기도 하다. 인생에서 우연히 얻게 되는 행운은 모두 헤르메스의 선물이다. 이런 행운을 어떻게 잘 요리하는가는 각자의 몫이다. 단지 행운은 아무것도 해보지 않고 방에만 머물러 있는 자에게는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무엇인가를 만나려고 자꾸만 길을 떠나는 자,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자에게 행운은 오기 마련이다.
- 가정의 달, 추천 가족영화.."나들이 하기 좋아요"
- ▲ 5월에 볼만한 가족영화들. 영화 `백설공주`,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태풍을 부르는 황금스파이 대작전` `로렉스` `하늘이 보내준 딸`(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5월 03일자 36면에 게재됐습니다.[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즐겁게 볼 수 있는 가족영화가 속속 관객을 찾는다. 규모는 작다. 상영관이 적어 발품에 손품까지 팔아야 하는 작품도 있다. 하지만 내용은 알차다. 놀이공원 이상의 재미와 감동을 안길 추천영화 베스트. ▲ `백설공주`◇ 백설공주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그림형제의 `백설공주`가 탄생 200주년을 맞아 영화로 다시 태어났다. 주인공은 `공주`가 아닌 `왕비`. 영원한 `프리티 우먼` 줄리아 로버츠가 왕비 역할을 맡아 생애 최초로 악역에 도전했다. 딱 봐도 외모가 왕자와 공주인 주연배우(아미 해머, 릴리 콜린스)부터 화려한 세트에 의상, 정교한 컴퓨터그래픽까지 흡사 움직이는 동화책을 보는 듯하다. 캐릭터는 새롭다. 마냥 착하고 예쁘기만 했던 공주는 일곱 난쟁이와 결탁해 칼을 들고 싸운다. 악랄하기만 하던 왕비도 주름과 뱃살에 고민하는 푼수기 넘치는 모습으로 웃음을 안긴다. 백마 탄 왕자는 `몸짱`에 `훈남`이지만 `허당`이다. 영화 `백설공주`는 귀도 즐겁다. 아카데미 음악상을 여덟 번이나 수상한 월트디즈니의 대표 작곡가 알란 멘켄이 OST를 담당했다. 릴리 콜린스가 직접 부른 엔딩곡 `아이 빌리브`(I Believe)는 KBS2 `개그콘서트`의 용감한 녀석들(신보라·박성광·정태호·양선일)이 편곡해 불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3일 개봉. ▲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태풍을 부르는 황금스파이 대작전`◇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태풍을 부르는 황금스파이 대작전 지난해 어린이날 개봉해 35만 관객을 모으며 가족관객의 지지를 듬뿍 받았던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이 다시 한번 어린이날 깜짝 흥행을 노린다. 채널만 돌리면 나오는 TV 애니메이션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번 편에선 스파이로 변신한 짱구가 `미션 임파서블`급 액션을 펼친다. 노란 바지에 빨간 티셔츠를 벗고 검정 수트에 고글까지 착용한 다섯 살 최연소 스파이 짱구의 모습이 새롭다. 특이한 소재로도 화제가 되고 있다. 방귀 에너지로 세상을 정복하려는 이들과 이를 막으려는 짱구 일행의 코믹 액션이 웃음 폭탄을 안긴다. 짱구 이외에 가족, 친구들의 비중은 대폭 줄었다. 대신 정체불명의 비밀요원 레몬 등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해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극장판으로는 국내 세 번째다. 지난 4월26일 개봉했다. ▲ `하늘이 보내준 딸`◇ 하늘이 보내준 딸 지적장애인 아빠와 어린 딸의 눈물겨운 사랑을 그린 인도영화. `써니`의 강형철 감독은 "인도영화만의 유니크함이 돋보이는, 인도판 `아이엠 샘` 같은 작품"이라며 "세상의 모든 딸바보에게 추천한다"고 말했다. 상영관이 적어 어렵게 찾아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하지만 10년 전 숀 펜과 다코타 패닝이 안긴 감동을 기억한다면, 지난해 `내 이름은 칸` `세 얼간이` 등 인도영화에 깊이 매료됐던 이들이라면 감내할 만 하다. 우리 말과 뜻에 발음까지 같은 "아빠" 등의 인도 타밀어 대사가 감동의 크기를 더한다. 지능은 떨어져도 사랑은 충만한 순박한 아빠 크리쉬나와 나이는 어려도 속이 깊은 사랑스러운 딸 닐라. 인도의 국민배우 비크람과 연기 신동 사라가 들려주는 사랑 노래가 오래도록 귓가에 맴돈다. 엄마도 울고 아빠도 울고 아이도 우는, 가슴이 따뜻해지는 사랑영화다. ▲ `로렉스`◇ 로렉스 공기도 물도 나무도 모두 사라져버린 도시에서 살아 있는 나무를 찾기 위한 소년 테드의 모험을 그린 3D 애니메이션. `슈퍼배드` 제작진이 참여해 다채로운 색감과 완성도 높은 3D를 선보인다. `호튼`에 이어 영화화되는 닥터 수스의 두 번째 작품으로 북미 개봉 당시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닥터 수스는 전 세계적으로 `해리포터` 시리즈보다 많은 판매고를 올린 동화작가로 `로렉스`를 포함해 총 48권의 책을 펴냈다. 그중 `로렉스`는 닥터 수스가 생전 가장 아꼈던 작품. 영화는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렇다고 어린이만을 위한 교육용 영화는 아니다. 숲속의 나무요정 로렉스를 비롯한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탄탄한 줄거리, 거기에 진보된 기술력까지 더해 성인 관객도 충분히 즐길 수 있게 했다. 할리우드 미남 배우 잭 에프론과 세계적인 싱어송라이터 테일러 스위프트가 목소리 연기에 참여했다. 3일 개봉했다.
- `세살 버릇 여든 간다`..왕따 근절은 유아기부터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최근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왕따`(집단따돌림) 문제 해결을 위해 국내 대기업이 발벗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2일 신세계그룹은 유아기 아이를 건전하게 양육하는 방법을 담은 육아 지침서 `지혜로운 엄마, 함께하는 아빠`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신세계는 이 육아 지침서를 현재 육아 중이거나 육아를 계획하고 있는 27~42세의 임직원 1만7000여명에게 우선적으로 배포할 예정이다. 또 전 그룹사 주임, 대리, 과장 승격자를 대상으로한 승격 교육에도 정규 과정으로 편성키로 했다. ◇ 칭찬하는 방법·공공장소 예절 등 구체적인 조언 10개 파트, 200여쪽으로 구성된 이 책은 일본 소아병원 의사인 와타나베 토요코가 쓴 `엄마와 아빠의 세 살까지의 육아 교육`을 김희진 이화여대 교수와 함께 현대적으로 재구성했다. 연령대별로 기상 시간, 수면습관, 배변, 걸음마 등 각 단계별 증상과 엄마들이 가질만한 의문점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실려 있다. 또 `선배 엄마`들의 구체적이면서도 실용적인 조언들도 담겨 있다. 예를 들어 저자는 아이가 사랑 받고 있음을 인식시켜주기 위해 남들 앞에서도 "과연 우리 OO"라고 적극적으로 칭찬해줄 것을 권한다. 다만 무조건적인 칭찬보다는 발전한 점("와~ 밥을 다섯 숟가락이나 먹었네")이나 부모가 보기엔 좋은 부분("네가 그린 사자 그림에서 눈이 가장 멋있어")을 중심으로 칭찬해주라는 식이다. 이밖에도 0~3세 유아의 자립성과 사회성 기르기 등 인성 교육을 통해 타인을 배려하는 `올바른 세 살 버릇`을 만드는 방법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각 파트별로 보면 `서로를 배려하는 예절 배우기`, `사회성을 기르는 인간관계 맺기` 등에서는 타인을 배려하는 방법과 가정에서부터 시작하는 올바른 사회성 정립 방법에 대해 조언한다. 또 `슬기롭게 훈육하기`, `맞벌이 부부의 성공적인 육아` 파트를 통해서는 초보 엄마들과 현대 직장 여성들의 고민을 조근조근 풀어준다. ◇ 가정이 건강해야 회사도 `튼튼`..유관기관에도 배포이번 육아 지침서 발간은 정재은 명예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정 명예회장은 책 머리말을 통해 "최근 청소년 학교 폭력이나 왕따 등의 문제는 가정교육의 문제에서 비롯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사측은 "청소년 문제가 사회적인 병폐로 확대되고 있는 것은 유아기의 올바른 인성과 사회성 교육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건강한 가정이 이뤄져야 신세게도 건강한 회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책은 육아와 관련 있는 다양한 외부 기관에서도 만나 볼 수 있다. 신세계는 구로지역 아동센터와 경주 애가원, 성동구청 증에 약 1500권을 기증하고, 유관 기관에서 요청이 있을 경우 추가 제작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 임지규 "가족과의 이별···`봄, 눈`은 내 이야기"(인터뷰)
- ▲배우 임지규가 상업영화에서 첫 주연을 맡아 관객을 찾는다. 영화 `봄, 눈`이 그 작품으로 극중에서 임지규는 시한부 암 선고를 받은 엄마를 떠나 보내야 하는 아들 영재 역을 맡아 눈물 연기를 펼쳤다. [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 이름은 아직 낯설다. `최고의 사랑` 차승원 매니저, 혹은 `역전의 여왕` 박시후 비서라면? 영화 `과속 스캔들`의 박보영 남자친구로 기억하는 사람도 있다. 최근에는 영화 `화차`에서 김민희가 신분 세탁의 대상으로 지목하는 여성의 스토커로 분해 관객과 만나고 있다. 독립영화계의 강동원, 배우 임지규(33) 이야기다. 그가 올봄, 국민 아들로 나서 스크린을 눈물로 적신다. 제목부터가 아련한 `봄, 눈`(감독 김태균, 제작 판씨네마). 배우 윤석화가 24년 만에 스크린 복귀작으로 택해 화제가 된 작품이다. 연출을 맡은 김태균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 진정성 강한 시나리오가 엄마와 아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영국에 있는 엄마 윤석화를 대신해, 한 달 먼저 나 홀로 영화 홍보에 나선 임지규는 극 중 엄마 자랑을 쉼 없이 했다. "첫날부터 절 아들로 대해줬어요. 처음 만난 날 `너 생일이 3월7일이지? 우리 아들 생일도 같아` 하시더군요.(윤석화는 가슴으로 낳은 아들과 딸을 키우고 있다) 사실 프로필에 적힌 제 생일은 음력이거든요. 그런데 그 자리에서 솔직히 말하지는 못했어요. 먼저 살갑게 다가와 주신 배려가 감사해서요." 촬영이 없는 날도 윤석화는 현장을 찾아 아들 임지규를 살뜰히 챙겼다. 엄마의 편지를 읽고 오열하는 장면은 그런 윤석화가 있어 감동이 배가됐다. "제가 우는 연기를 잘 못하거든요. 종이 한 장 들고 걱정을 하고 있는데 뒤쪽에서 진짜 엄마 목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선생님이 감정몰입에 도움이 될까 직접 편지를 읽어주신 거였어요. 그 소리를 들으니 절로 울컥해서는 눈물을 펑펑 쏟았죠." ▲ 내달 26일 개봉하는 영화 `봄, 눈`에서 어머니와 아들로 호흡을 맞춘 배우 윤석화와 임지규.`봄, 눈`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겪어내는 가족들의 이야기다. 임지규도 같은 상처와 아픔을 지녔다. 3년 전 여동생을 먼저 하늘나라로 떠나 보낸 그는 다른 이의 이야기가 아니어서 `봄, 눈`에 더 애착이 갔다고 말했다. "극 중에서 제가 맡은 영재는 고향인 부산을 떠나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평범한 남자예요. 말기 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엄마와 마지막 이별을 준비하는 순둥이 아들. 저 역시도 배우가 되겠다고 12년 전 부산에서 상경해 영재와 유사한 아픔을 겪었죠. 가족들은 아직도 회복 중이고요. 이 영화의 모든 것이 진짜처럼 느껴졌어요." 임지규는 작품이, 연기가 배우이자 한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해방`시켰다는 말도 했다. 배우로 방황할 무렵 `은하해방전선`이라는 작품을 만나 다시 섰고, `역전의 여왕` `최고의 사랑` 등에서 밝은 역할을 잇따라 맡으며 개인적인 아픔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임지규는 "동생이 항상 옆에 있을 것만 같았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별은 예고없이 찾아오더라"라면서 "영화 `봄, 눈`이 나와 우리 가족 모두에게 힘이 됐듯이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도 내 주변 소중한 이들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는, 선물 같은 작품이 됐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영화 `봄, 눈`에는 어머니와 아들 윤석화와 임지규 외 아버지로 이경영이 출연하며 내달 26일 개봉한다. (사진=한대욱 기자)▲ 다른 이의 이야기가 아닌, 내 이야기여서 더욱 진심을 다해 연기했다는 임지규는 `봄, 눈`이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선물 같은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올봄 극장가 `사랑, 사랑, 사랑···`☞`봄, 눈` 윤석화, 삭발투혼..`흥행공식 통할까`☞윤석화, 24년 만에 스크린 복귀..`봄 눈` 엄마 役☞'신의 아그네스'는 윤석화를 만나 운명을 바꿨을까☞윤석화 "씻고 싶었던 때 벗겨내 후련하고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