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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가 금리 인상에 '대출금리' 더 오를까…銀, 가산금리 낮춰 대출 늘릴 수도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은행이 이달 또는 5월 추가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가계대출 금리가 더 오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대출 규제 완화가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차기 정부가 대출 총량 규제 폐지, 예대금리차 공시 등을 언급하면서 은행이 올해부터 가산금리를 인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코픽스, 은행채 등 지표금리의 널뛰는 힘이 더 센지, 가산금리를 낮춰 은행이 대출 영업을 늘리려는 의지가 더 센지에 따라 가계대출 금리의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은행들, ‘가산금리’ 낮춰 대출 영업하거나 예대금리차 줄여가계대출 금리는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코픽스, 91일물 CD(양도성 예금증서), 은행채 등 지표금리에 가산금리(가산금리에서 우대금리 차감)를 더해 결정되는데 그동안 대출금리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은 가산금리였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하는 일반 신용대출 금리를 분해해보면 한은이 금리를 인상한 이후인 작년 9월부터 12월까지 은행들의 평균 지표금리는 0.51%포인트 올랐는데 가산금리는 0.62%포인트 올라 가산금리 상승폭이 더 컸다. 대출 총량 규제 강화에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높여 대응한 탓이다. 그러다 보니 2월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과 신용대출 가중평균금리는 각각 3.88%, 5.33%로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렸던 작년 8월(2.88%, 3.97%)과 비교해 각각 1.00%포인트, 1.36%포인트 올랐다. 기준금리 인상폭(0.75%포인트)보다 더 컸다. 가계대출 금리만 따져보면 이미 기준금리가 2.50% 안팎인 시대에 살고 있을 정도로 그 상승폭이 컸다. 이런 분위기가 올 들어 바뀌고 있다. 일반 신용대출 금리의 지표금리는 올 들어 2월까지 0.14%포인트 오른 반면 가산금리는 오히려 0.01%포인트 하락했다. 2월 주담대, 신용대출 가중편균 금리는 지표금리 상승폭보다 덜 올랐다. 지표금리가 0.06~0.22%포인트나 올랐는데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는 각각 0.03%포인트, 0.05%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은행이 가산금리(우대금리 상향)를 내렸다는 얘기다. 윤 정부가 대출총량 규제 폐지와 함께 예대금리차 공시를 예고하면서 은행들의 가산금리 인하 움직임이 더 커지고 있다. NH농협은행은 8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3%포인트 낮춰 올 들어 0.6%포인트나 내리게 됐고 KB국민은행도 주담대 금리를 0.45%포인트 낮췄다. 은행은 가계대출이 작년 12월부터 석 달 연속 감소한 상황에서 대출 규제가 사라질 틈을 타 가산금리를 내려 대출 영업을 강화할 유인이 커졌다. 예대금리차가 2월 2.27%포인트(잔액 기준)로 2019년 6월(2.28%포인트) 이후 2년 8개월래 최고 수준으로 높아진 상황에서 예대금리차를 공시하게 되면 가산금리를 낮춰 그 폭을 줄일 가능성도 높아졌다. 은행들은 금리 인상기에 대출금리는 크게 올리고 예금금리는 적게 올려 이자 장사를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출처: 은행연합회)◇ 널뛰는 지표금리냐 vs 은행의 가산금리 하향세냐 이런 분위기는 한은이 추가로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작년처럼 가계대출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표금리 상승세와 은행의 가산금리 하향세 중 어느 것이 더 크냐에 따라 가계대출 금리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표금리가 상당히 올라서 은행의 가산금리 인하 노력이 얼마나 먹힐지는 알 수 없으나 대출 규제 완화, 예대금리차 공시 등에 은행이 가산금리를 줄일 가능성은 높아졌다”며 “대출금리가 더 올라갈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표금리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6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장중 3%를 넘어 2013년 12월 12일(3.006%) 이후 8년 4개월래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3년물 금리 3%는 연말 또는 1년 후 기준금리가 2.50%까지 오를 가능성을 반영한다”며 “4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30~40% 보는데 4월 동결되더라도 5월엔 인상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2분기 내내 채권 금리가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에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지표가 되는 은행채 1년물 금리는 3월 월평균 2.01%를 기록해 1년 전(0.88%)보다 1.13%포인트나 올랐다. 주담대 고정금리인 5년물 금리는 2.85%로 1.09%포인트나 올랐고 3월말부턴 3%를 넘어섰다. 신용대출의 지표금리가 되는 91일물 CD금리도 1.50%로 0.75%포인트나 급등했다. 코픽스 금리는 2월 1.70%로 0.86%포인트 상승했다. (출처: 금융투자협회)
- 확진자 대면진료 이틀째…“동선·진료 분리 안돼, 1시간 기다려”
- [이데일리 이소현 정두리 기자] “저희 병원은 아직 대면진료 준비가 안 돼서요. 양해 부탁드려요.”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대면진료를 병·의원으로 확대해 시행한 지 이틀째에 접어든 5일. 실제 현장은 여전히 대면진료 체제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00% 사전예약제로 코로나19 확진자 대면진료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는 한 이비인후과의원(사진=정두리 기자)◇확진자 대면진료 준비 안돼 “1시간에 한명 진료”이데일리가 5일 오전 9시께 찾은 서울 서대문구의 A내과의원은 코로나19 확진자 대면진료가 불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이 병원 간호사는 “유선상으로도 약 처방이 가능하다”며 “일반 환자들 감염 위험이 있어 이왕이면 대리인이 와서 약 타가기를 권장한다”고 양해를 구했다.A내과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에 재택치료 외래진료센터로 이름을 올린 곳이다. 코로나19 확진으로 재택치료 중 필요한 경우 진료 가능한 질환에 대해 검사, 처치, 수술 등 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공지 기준에 따르면 지난 4일까지 신청한 확진자 재택치료 외래진료센터는 전국 2534곳(동네 의원급 1848곳)이다. 대면진료는 전화 등 사전예약을 통해 가능하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불통’이라고 무방할 정도로 전화연결이 쉽지 않았다. 서울에 있는 확진자 재택치료가 가능한 외래진료센터 483곳(동네 의원급 포함) 중 무작위로 문의한 결과 전화 연결이 되지 않는 곳이 대다수였다. 전화 연결이 겨우 된 일부 병원에선 확진자 진료를 아직 시행하지 않거나, 시행하더라도 하루 1~2시간씩 정해진 시간에만 대면진료가 가능하다고 안내했다.이날 오전 찾은 양천구의 B이비인후과의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이 병원 간호사는 “오후부터 확진자 진료가 가능한데 1시간에 1명씩만 제한해서 받을 계획”이라며 “저희 입장에서도 확진 위험이 있다보니 확진자를 오는대로 진료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동네 이비인후과의원에 대기공간이 마땅치 않아 환자들이 복도에서 대기하고 있다.(사진=정두리 기자)방역당국의 발표상 확진자 대면진료에 동네 의원급의 참여는 늘었지만, 규모가 크지 않아 확진자와 일반 환자 간 동선 분리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강서구에 있는 C이비인후과의원도 10평 남짓한 대기장소에 환자들로 북새통이라 발 디딜 틈이 없었고, 입구를 넘어 복도까지 대기하는 환자들로 가득했다. 이 병원 간호사는 “현재 동선분리는 안 돼 있고 확진자와 일반환자 간 진료 이원화도 쉽지 않은 상태”라며 “일반환자 포함해서 기본 1시간 이상은 대기해야 한다”고 말했다.반면 소규모의 동네 의원급과 달리 코로나19 단기 외래진료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종합병원급에서는 확진자와 일반환자 간의 동선은 물론 진료까지 분리돼 있었다. 종로구에 있는 D병원은 출입구에서 벨로 호출해 코로나19 확진자만 입장하도록 했다. 이곳 관계자는 “사전 예약을 통해서만 방문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지역별 병·의원의 참여율 차이는 컸다. 서울 25개 자치구 483곳 중에서 강남, 송파 등은 확진자 대면진료가 가능한 곳이 각각 39개, 37개에 달했지만, 서대문은 9개에 그쳐 자치구별 격차가 컸다.종합병원급의 코로나19 단기 외래진료센터에는 확진자와 일반환자 간 동선이 분리 돼 있으며 진료 구역도 이원화 돼 있다.(사진=정두리 기자)◇일부 감염 우려 속 의료계는 “업무가중 힘들어”시민들 반응은 갈린다. 직장인 신모(35)씨는 “확진자랑 동선이 겹쳐서 감염되는 일이 없어야 하니 당분간 급하지 않은 이상 병원에 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허리디스크로 정형외과 물리치료를 받고 있는 김모(45)씨는 “통증 때문에 주기적으로 물리치료를 받는데 자가격리 때 치료할 수 없어 굉장히 고생했다”며 “확진자에게도 필수적인 의료 서비스는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의료계는 부담을 토로하고 있다. E병원의 한 의료진은 “병·의원은 준비도 없이 확진자 분리 공간, 대면 진료공간을 따로 만들어야 하고 일하는 사람 모두 방역 장비도 갖춰야 한다”며 “확진자 진료가 가능해지면 병원에 있는 고위험군이 위험에 처하고 이러한 부담도 온전히 의료진이 감당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야간진료를 하는 G의원 간호사는 “신속항원검사에 이어 대면진료까지 맡으면 의원 수가는 늘지라도 의료진 업무는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 韓시장 ‘또’ 두드리는 샤오미…삼성·애플 틈새 노린다
-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중국 샤오미가 또 다시 한국 스마트폰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최대 강점인 ‘가격대비 성능’(가성비)를 무기로 한 중저가 스마트폰 신제품 ‘레드미노트11’ 시리즈를 통해서다. 삼성전자(005930)와 애플이 주축인 한국 시장의 틈새를 지속적으로 파고드는 모양새다. 샤오미가 한국 시장에 출시한 ‘레드미노트11 프로 5G’. (사진=샤오미)◇‘레드미노트11’ 시리즈 한국 출시스티븐 왕 샤오미 동아시아 총괄 매니저는 5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가성비 전략을 주축으로 삼성전자와 애플과 다른 위치에서 샤오미만의 깊이를 더해갈 것”이라며 “기존 업체들이 충족하지 못한 (한국내) 소비자들의 수요를 채워주기 위해 한국 시장에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샤오미가 이번 한국 시장에 출시하는 스마트폰은 ‘레드미노트11’, ‘레드미노트11 프로 5G’ 등 2종이다. 29만~42만원대 제품으로 중저가폰에 속한다. 보급형이지만 ‘레드미노트11 프로’의 경우 1억800만 화소 카메라를 비롯해 800만 화소 초광각, 200만 화소 매크로 후면 카메라를 함께 탑재했다. 6.6인치 AMOLED 디스플레이에 120Hz 주사율도 지원한다. ‘레드미노트11’ 역시 5000만 화소 메인 카메라와 함께 후면에 총 4개의 카메라를 탑재했다. 두 모델 모두 5000mAh 배터리를 채용했고, ‘레드미프로11 프로’는 50% 충전하는데 15분 밖에 걸리지 않는 67W 터보 충전을 지원한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AP)으로는 퀄컴의 ‘스냅드래곤695’가 탑재되는데, 이는 플래그십 레벨의 6나노(nm) 공정과 최대 2.2GHz 클럭 속도를 자랑한다. 발전된 5G 접속성과 뛰어난 성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게 샤오미 측 설명이다. ◇한국에 꾸준한 샤오미 “오픈마켓 수요 상당해”샤오미는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 기준으로 3위에 올라와 있는 업체다. 총 14개국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등 지난해 무서운 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한국 시장에서의 입지는 미미하다. 현재 한국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72%)와 애플(21%), 양강 체제로 굳혀진 상태다. 샤오미의 한국 시장 점유율은 1% 남짓이다. 그럼에도 꾸준하게 샤오미가 한국 시장을 꾸준하게 두드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왕 매니저는 “(한국 시장은) 여전히 오픈마켓의 수요가 상당하고 기존 제조사들이 ‘샤오미 밴드’ 등과 함께 활용하려는 수요도 꾸준하다”며 “다른 제조사가 충족하지 못하는 부문을 채워주기 위해 꾸준히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있고, 매년 상승 추세에 있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에서 점유율이 크게 확대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선 “한국은 이동통신사들의 힘이 강력한데, 이런 부분에서 개선 기회를 모색 중”이라며 “한국 소비자들은 여전히 우리를 밴드나 공기청정기 업체 등으로 알고 있는데, 스마트폰 제조사로서의 인지도 제고에도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애플도 중저가폰…시장 경쟁 ‘후끈’이번 샤오미의 공세로 한국 중저가폰 시장 경쟁도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최근 삼성전자와 애플이 잇달아 ‘갤럭시 A’ 시리즈, ‘아이폰SE’ 3세대를 출시하며 중저가폰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프리미엄폰 중심인 양사와 달리 샤오미는 기업철학 자체가 ‘가성비’를 내세운 만큼 이 분야에선 강점을 지닌다. 적어도 중저가폰 시장에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20만~50만원대 사이의 중저가폰 라인업이 풍성해지면서 한국 소비자들 입장에서도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샤오미의 현재 장애물은 ‘중국 브랜드’라는 부정적인 인식인데 이를 어떻게 넘어설 지도 관건이다. 이를 위해 샤오미는 지난해 말 처음으로 한국 시장에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한 데 이어 올해는 처음으로 온·오프라인으로 광고도 진행할 계획이다. 스마트폰부터 스마트워치, 무선이어폰 등을 꾸준히 선보이며 샤오미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브랜드라는 인식으로 샤오미가 국내 시장에선 힘을 얻고 있지 못하지만, 각종 사물인터넷(IoT) 기기들과의 연동 등으로 샤오미만의 생태계를 구축한다면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도 있다”면서도 “다만, 프리미엄폰 위주의 국내 소비자 수요가 빨리 바뀌기엔 쉽지 않은만큼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샤오미는 스마트폰 2종과 함께 한국 시장에 무선이어폰 ‘샤오미 버즈 3T 프로’와 스마트워치 ‘샤오미 워치 S1’도 출시했다. 샤오미 ‘레드미노트11’. (사진=샤오미)
- 빛이 빚은 '화양연화'…LED로 수압으로 카메라로 금속으로
- 서울 중구 통일로 아트스페이스선 기획전 ‘빛의 풍경’ 전경. 작가 황선태·송창애·이정록·엄익훈이 ‘빛’을 키워드로 각기 다른 장르, 다른 기법으로 작업한 4인4색을 펼친다. 왼쪽부터 황선태의 ‘빛이 드는 공간’(2016), 이정록의 ‘아이슬란드 12’(2019), ‘나비 23’(2015), ‘생명의 나무 5-3-5’(2013)가 차례로 걸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세상이 원래 그랬다. 빛과 그림자였다. 빛이 없다면 그림자가 의심을 받았고, 그림자가 없다면 빛이 의심을 받았다. 둘 중 어느 하나를 보지 못했다면, 세상을 제대로 봤다고 해선 안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어쩌겠나. 빛을 좇는 일이 희망을 좇는 일이었던 것을. 여기, 그 빛을 고민해온 4인의 작가가 한데 모였다. 서울 중구 통일로 아트스페이스선에서 연 기획전 ‘빛의 풍경’을 함께 빚은 이들이다. ‘일상 공간에 빛을 들인’ 황선태(50), ‘무형 물속에서 빛을 찾은’ 송창애(49), ‘초자연 성소에 빛을 올린’ 이정록(51), ‘추상 조각에서 빛을 꺼낸’ 엄익훈(46). 이달 30일까지 이어갈 전시는 이들 4인이 LED로, 수압으로, 카메라로, 금속으로 각기 다른 ‘빛’을 잡아낸 회화·평면·조각·설치 등 20여점을 걸고 세웠다. 소재도 기법도 도구도 장르도 다른, 4인 작가의 빛 작업을 하나로 뭉뚱그리긴 쉽지 않다. 빛을 그리고 빛을 조각하는 작업, 그 이상이란 뜻이다. 강렬한 섬광이라기보다 섬세한 파장인, 그래서 ‘빛의 향연’이기보다 ‘빛의 철학’이라는 게 맞을 거다. “왜 빛인가” 물었더니 “어떤 삶이라서”라고 대답한 4인의 작품세계가 이미 ‘빛’이다. 서울 중구 통일로 아트스페이스선 기획전 ‘빛의 풍경’ 전경. 작가 황선태·송창애·이정록·엄익훈이 ‘빛’을 키워드로 각기 다른 장르, 다른 기법으로 작업한 4인4색을 펼친다. 송창애의 작품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공간이다. 왼쪽부터 ‘워터스케이프: 연과 연’(2019), ‘워터스케이프-물꽃 21006’(2021), ‘워터스케이프-물꽃 G1’ 연작(2021)(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서울 중구 통일로 아트스페이스선 기획전 ‘빛의 풍경’ 전경. 작가 황선태·송창애·이정록·엄익훈이 ‘빛’을 키워드로 각기 다른 장르, 다른 기법으로 작업한 4인4색을 펼친다. 엄익훈의 작품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공간이다. 오른쪽부터 ‘정물과 소녀’(2020), ‘꽃을 든 소녀’(2019), ‘목마 타는 아이’(2020)(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황선태, LED로 빛 붙이고 그림자 덧대…유리판에 햇살 드리운 듯 온기 넣어 “빛과 선으로 공간을 만드는 일이다. 어느 시간에 어떤 빛이 드리웠던가, 작품을 보며 지난 경험을 떠올릴 수 있게 한 작업이다. 공간은 일상에서 모은다. 사진을 찍기도 하고 인터넷 캡처도 한다. 과거에는 미니어처로 만들기도 했다. 작게 연출해 빛이 드리워진 공간을 촬영하고 작업했다. 요즘은 건축가가 쓰는 3D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처음부터 작정한 공간, 작정한 빛은 아니다. 의도한 거라면 한 가지, 공간 속 사물 이야기를 최대한 단순화해 좀더 본질에 다가서 보자는 거다. 빛과 선이 그 일을 한다. 눈앞의 사물을 보게 하는 게 빛이라면, 사물을 인식할 수 있게 하는 도구가 선인 셈이다.” 황 작가의 빛은 LED다. 강화유리에 선으로 스케치한 이미지를 입힌 뒤 뒷면에 LED로 빛을 붙이고 그림자를 덧대는 방식이다. 불투명한 유리판에 초록색 실선뿐인 화면. 유리로 할 수 있는 시행착오는 겪을 만큼 다 겪었단다. 그럼에도 화룡점정은 되레 스위치에 내준다. ‘온’으로 올리는 순간 냉랭한 유리판이 햇살로 환해지며 온기가 감돈다. 선뿐인 납작한 사물·공간에 입체감을 심는, 대표연작 ‘빛이 드는 공간’(2016·2017·2018)이 변천한 과정을 볼 수 있다. 작가 황선태가 아트스페이스선 ‘빛의 풍경’ 전에 건 자신의 작품 ‘빛이 드는 공간’(2018·왼쪽)과 ‘빛이 드는 공간’(2017) 사이에 섰다. 불투명한 유리판에 길게 뻗은 초록 선뿐이던 단순하고 미니멀한 공간을 빛으로 채워내는 순간, 냉랭하던 화면에 노르스름한 온기가 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송창애, ‘물 드로잉’ 독특한 기법으로 작업…수압 통해 역동적 힘 만들어내 “물로써 물을 그린다. 외부의 물리적 현상보다 내면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한다. 흐르는 물을 붓처럼 끌어들여 작업하는데, 외부의 나와 내면의 내가 합의를 보는 매개가 물인 거다. 빛은? 없어도 보인다. 표현하는 게 아니라 발현된다. 즉흥적이고 우연적인 작업에서 촉발하는 현상의 하나로. 그게 생명현상이라 생각해서, 그림을 그린다기보다 그림이 태어난다고 여기기도 한다. 내용과 형식이 합쳐지는, 전통 미의식을 끌어내는 데 관심이 많다. 기운생동·신명 등의 정신·사상을 탐구하고 이을 수 있는 현대적 조형어법을 찾다가 물을 만난 거다. 물감이 아니어도 물 자체로 순수한 형식을 추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송 작가는 ‘물 드로잉’이란 독특한 기법으로 작업한다. 장지에 깊고 푸른 전통안료를 올려두고 공기압축기를 이용해 강한 물을 쏘아 형체를 만드는 거다. 핵심은 수압이란다. 물의 흐름이 끊어지거나 혹여 흔들리기라도 하면 엉뚱한 모양이 나온다는 거다. 그렇다고 미리 구상한 그림이 있는 건 아니다. 순간적이고 역동적인 현장이 중요하다고 했다. 연작 ‘워터스케이프’(2014·2017·2019)를 비롯해 최근 몰두하는 ‘워터스케이프-물꽃’(2021) 등을 걸었다. 작가 송선애가 아트스페이스선 ‘빛의 풍경’ 전에 건 자신의 작품 ‘워터스케이프-물꽃 21001’(2021) 옆에 섰다. ‘그림은 물감으로 그린다’는 평범한 진리에 어깃장을 놨다. 푸른 안료를 얹은 화면을 향해 쏘아낸 물줄기가 되레 바탕을 지우며 그림을 만든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정록, 신비로운 원시자연에 ‘찰나의 섬광’ 찰칵…태고의 우주로 돌아간 듯 “오래전부터 풍경작업을 위해 숲이나 호수·바다, 유적지를 돌아다녔다. 말로 설명할 순 없지만, 어떤 곳에 가면 어떤 기운이 느껴지더라. 그런데 그 기운은 아무리 노력해도 사진에 찍히질 않는 거다. 어느 날 현대물리학에서 힌트를 얻었다. 공간이 물질과 에너지로 구성됐다고 말하고 있더라. 그때부터다. 눈에 보이고 사진에 찍히는 것은 물질, 강렬한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에너지일 거라며 풍경을 다시 바라보기 시작했다. 빛은, 바로 그 공간에서의 느낌을 표현하기에 가장 좋은 매체다. 입자와 파동이란 빛의 양면성이 물질과 에너지를 표현하는 데 적절했다. 오랫동안 찾아다닌 성소, 그 특별한 분위기까지 빛이 다 한다.” 이 작가는 ‘사진을 그린다.’ 신이 빚은 듯한 신비로운 빛을 씌워 현재의 공간을 태고의 우주로 되돌리는 듯하다. 작업에는 자연광, 플래시의 순간광, 서치라이트를 총동원한단다. 카메라렌즈를 오래 열어두고 어둠이 내릴 때부터 플래시를 계속 터뜨리며 순간광을 쌓는데, 아날로그 필름에 찰나의 섬광이 내는 흔적을 입히는 식. 그렇게 만든 빛을 나무에 매단 연작 ‘생명의 나무’(2013), 공기 중에 흩뿌린 연작 ‘나비’(2015), 원시자연에서 잡아낸 빛의 아우라 ‘아이슬란드 12’(2019) 등을 꺼내놨다. 작가 이정록이 아트스페이스선 ‘빛의 풍경’ 전에 건 자신의 작품 ‘아이슬란드 12’(2019·왼쪽), ‘나비 23’(2015) 옆에 섰다. 이끼가 꿈틀대는 벌판에, 또 푸른 물길에 노랗고 붉은 나비떼를 띄웠다. 원시적 자연에 감도는 생명의 에너지를 ‘빛’으로 끌어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엄익훈, 돌돌 말아 연결한 금속판, 빛 투과하니 사람 그림자…‘삶의 순간’ 포착“주제를 골라 드로잉을 하는 것부터다. 그 드로잉을 머리에 입력하고 이미지를 주입하면서 유닛을 만든다. 이후 조명을 달고, 유닛을 공간에 드로잉하듯 용접해 세팅한다. 2007년에 첫 개인전을 했던 당시는 추상조각만 했다. 주제가 우주 하나뿐이었고, 작은 유닛을 모아 거대한 덩어리를 표현하려고 했다. 얼마 뒤 빛을 도입하면서 그림자가 생겼고 이미지도 변화했다. 테마는 ‘조각의 환영’이다. 조각은 금속 추상조각을 말하는 거고, 환영은 조각에서 빠져나온 그림자를 의미한다. 최근에는 ‘삶의 순간’이란 소주제가 덧붙었다. 가상이지만 그래도 현실적으로 보이고 싶어 유토피아적이고 행복한 이미지를 상상하려 한다.” 엄 작가는 작업은 ‘그림자 조각’ ‘그림자 드로잉’이다. 드로잉도 하고 조각도 하지만, 그림자가 없으면 완성할 수 없는 작품을 빚는다. 사람의 근육·골격을 떠올릴 형체는 돌돌 말아 연결한 금속판. 그 작은 유닛을 잇고 그 틈을 빛으로 메워, 진짜 사람 형체를 그림자로 쏘아내는 거다. 뭐가 실제고 뭐가 환상인지를 구분하는 건 의미가 없다. 조각에서 어찌 저런 그림자가 나오는가를 따지는 것도 무의미하다. 그저 조각의 마음이 그러니까. ‘꽃을 든 소녀’(2019), ‘목마 타는 아이’(2020) 등을 세우고 비췄다. 작가 엄익훈이 아트스페이스선 ‘빛의 풍경’ 전에 건 자신의 작품 ‘바람개비 부는 소녀’(2018) 옆에 섰다. 얇은 금속판을 연결한 추상조각이 빛을 받자 소녀 그림자를 꺼내놨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공급 늘리려 서울 자연녹지에 아파트 허용
- [이데일리 김명선 기자] 다음은 4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1면-공급 늘리려 서울 자연녹지에 아파트 허용-경제·통합·외교 난제 풀 적임자…한덕수 “협치 이룰 것”-“3월 소비자물가 3.9% 상승 전망”…힘받는 한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국제선 운항, 연내 코로나 이전 50% 회복”-(사설)한 총리 후보자, 총리·내각 확 달라진 모습 보여 달라-(사설)종료 수순 들어간 거리두기, 의료대응에 빈틈 없어야△종합-美친 집값…금리 올라도 꺾일 기미 안 보인다-2월 키트 대란 때 ‘6000원’으로 고정…공급난 해소됐으니 시장 자율 맡겨야△살얼음판 걷는 세계경제-“월가 ‘내년 경기침체’에 베팅…개미들 ‘상대적 선방’에 현혹되지 말아야”-코스피 운명 ‘연준 빅스텝’에 달렸다△새 정부 첫 총리에 한덕수 지명-“한덕수는 뼛속까지 시장주의자”…文 소주성·탈원전 등 대수술 예고-인사검증 대비…한덕수 인사청문팀, 광화문에 꾸렸다-경제부총리 추경호·최상목 2파전…산업부 장관 이창양 유력△윤 당선인 ‘광폭 행보’-“희생자 명예회복 위해 새 정부도 노력”…제주 4·3 아픔 보듬은 尹-예비비 300억~400억 실무협의 순항…용산시대 가시화-‘국민 불안 해소 우선’…인수위, 원전 수용성 확보 나서△싸이월드의 ‘귀환’-“‘일신’받아요”…3040, 옛 유행어 살린 리뷰 쏟아내며 추억 소환-‘도토리 코인’ vs ‘SK코인’…질긴 인연 눈길-싸이월드 전용 암호화폐는 도토리…발행 주체 꼭 확인해야△종합-서울 주택용지 부족 해소…재건축·재개발과 도심공급 확대 시너지-‘내달 9일 승전 선언’ 원하는 푸틴…키이우 접고 동부 공략 집중-“올해 물가상승률 4% 될 수도”-“금리 싸게 드릴게요”…가계대출 감소세에 문턱 낮추는 은행들△경제-구체적 사업 계획도 못 정한 채…50조 추경부터 못박은 尹정부-‘매둘기’ 한은 총재가 온다-머드박람회·바지락 캐기…코로나 블루, 보령서 날려요△정치-혁신 공천 한목소리 내지만…‘할당제 vs 자격시험’ 방법론 ‘극과 극’-여야 원내대표 빈손 회동…중대선거구제 논의 또 무산-국방부 ‘원점 정밀타격’ 발언에 김여정 “심각한 위협에 직면” 발끈-발목잡기 역풍 불라…민주당, 한덕수 총리 지명에 난감-“충북 키울 마거릿 대처 되겠다…IT·바이오 메카 만들 것”-사천 사고 훈련기 조종사 오늘 영결식△증권-지정학적 리스크에도 1분기 선방…음료·식품 ‘기대株’-쌍용차 등 코스피 4개사·코스닥 38개사 ‘상장 폐지’ 위기-변동성 ‘정점’ 지나 업종 차별화 기대△돈이 보이는 창-낙폭과대株·美주식 장투 지속…원유·곡물 투자는 끝물이라오△위기엔 안전자산-연초 이후 수익률 2%…우크라 공포에 ‘달러 ETF’ 피난처 부상-“변동장엔 수익률 年 5%도 훌륭해”…헤지에 투자하는 큰손들△돈 몰리는 예·적금-답답한 주식·코인보다 낫네…‘금리 8%’ 금쪽같은 예·적금-납입 한도 높고 보험까지 들어줘…어린이 저축상품 눈길△아트테크&-“저 그림 5억어치 살게요” 공동구매 뛰어든 부자들-분양시장 봄바람…이달에만 3만가구 쏟아진다-꿈틀대는 재건축 아파트, 대지지분 등 따져봐야△산업-소통·충성도 높여 ‘초일류 기업’ 도약-최태원 ‘글로벌 ESG’ 광폭행보-숨통 트인 항공업계, 일단 환영…“입국 시 PCR 검사 면제” 촉구-중국發 물동량 줄어…컨테이너선 운임 11주 연속 하락△소비자생활·ICT-‘두부의 나라’ 中 잡은 풀무원…2공장으로 전국 공략-토종 ‘돈 버는 게임’, 4월 격전 시작된다-‘내가 직접 고르는 휴대폰 요금제’…KT, 결합할인 반영 계산기 선봬-두나무 3.9억…코인거래소 연봉, 삼성·네이버 제쳐△중소기업-美 이어 中 진출 속도…엔데믹 앞둔 시장 선점 나서-대동·경동나비엔, 신사업 강화해 성장 지속-팅크웨어, 올해 BMW에 블랙박스 공급 본격화-교원그룹-홈앤쇼핑,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 위해 손잡았다△부동산-임대차3법 보완 급한데…정치권 신경전에 ‘혼란만 가중’-부동산 시장 거래절벽인데…파주만 ‘독야청청’-임대차시장 폭풍전야…월세 4000만원·전세 75억 ‘최고가’-‘노량진뉴타운 알짜’ 3구역, 시공사로 포스코건설 선정△스포츠-3년 만에 치맥·응원가 돌아왔다…이틀만 10만 9607명 직관-베팅업계 “‘세계랭킹 2위’ 존 람, 그린재킷 1순위”-한국, 호날두 ‘상암 노쇼’ 응징…가나, 수아레스 ‘신의 손’ 설욕-루키로 돌아간 최혜진 “LPGA 적응 순조롭다”△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각자도생 시대는 갔다…위기의 대학, 메타버스로 연결·협력하라-VR·AR 실습하는 ‘상상파크’…한성대·한경대 함께 공유하죠△오피니언-정부 조직개편, 정책 실행력에 집중해야-노마스크 시대도 준비가 필요하다-폭력·가십에 묻힌 오스카의 주인공△피플-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 대박…반년만에 기업가치 4배-윤종원, 美실리콘밸리서 창업기업 만난다-“부러지고 배고파도 ‘레슬링 사랑’ 포기 못해”-호반그룹 봉사단, 동해안 산불피해 주민에 성금△사회-“마지막 거리두기”…홍대거리·야구장 북적-뒤늦게 보고 지시한 중앙지검장…‘한동훈 채널A 사건’ 처분 초읽기-오늘부터 확진자 대면진료…정부 ‘엔데믹’ 전환 시동-솜방망이 처벌에…바바리맨·정액테러 기승
- [르포]푸른 바다 옆 '어린이 지상낙원'…국립해양과학관에 가다
- 국립해양과학관. (사진=임애신 기자)[울진(경북)=이데일리 임애신 기자] 멀게만 느껴지는 해양과학을 쉽게 풀어 알려준다. 막연하게 설명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만져보고 눈으로 볼 수 있다. 국립해양과학관은 국내 유일의 해양과학 교육·전시·체험 기관이다. 해양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해양과학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심을 높여 해양과학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2020년 7월 경상북도 울진에 개관했다. 울진에 자리한 것은 서·남해안권에 비해 낙후한 동해안권을 개발해 국토 균형 발전과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서울역을 기준으로 301Km를 내달려야 하는 거리이지만 막상 와보면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과학이라고 하면 어렵고 따분할 것 같지만 국립해양과학관에는 해당하지 않는 말이다.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쉽게 설명한 데다 다양한 전시물과 체험물이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5월 초 운영을 재개하는 ‘가상현실(VR) 어드벤처’는 어른과 아이 모두 즐길 수 있다. 놀이기구처럼 생긴 의자에 앉아 VR기기를 쓰면 인류가 아직 20% 밖에 모르는 바다 자원을 탐사하기 위해 바다 여행을 떠나는 내용을 담은 영상이 7분 남짓 보여진다. 영상 각도에 따라 의자가 함께 움직이고 바람도 나와 실제 아이언 맨처럼 바다 위를 날아다니는 듯한 느낌이 든다. VR 어드벤처를 체험한 사람들은 실감 나는 영상 덕분에 중간중간 환호를 하기도 했다. 국립해양과학관에서 ‘VR 어드벤처’를 체험하고 있는 모습. (사진=임애신 기자)오는 5일부터는 3면 영상관도 다시 운영한다. 500인치의 큰 화면을 3면으로 볼 수 있는 곳으로, 식량난에 빠진 해저도시 아틀란티스를 구하기 위해 주인공 아라의 좌충우돌 해양 탐사 내용을 담은 ‘해저도시 아틀란티스’와 통째로 바다에 잠겨버린 미래의 깊은 바닷속의 산호초 동굴 속에 모여 살아가던 바다 생물들의 도시 탐험 이야기를 담은 ‘딥(DEEP)’을 만나볼 수 있다. 체험을 마치고 전시관에 들어서면 하나로 흐르는 바다, 다양한 생명체의 바다, 미지의 바다와 도전하는 인류 등 주제별로 10개 존으로 나눠 전시를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바닷물은 왜 짤까’, ‘해류는 어떻게 지구를 순환할까’, ‘라니냐는 왜 발생하는 걸까’ 등 해양에 대한 근본적인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내용들이 쉽게 설명돼 있다. 전시관에서는 바다에 버려지는 해양쓰레기로 인한 환경 파괴의 심각성도 느낄 수 있다. 매년 버려지는 해양쓰레기는 약 17만톤에 달하는데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류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과학관은 바다를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과 활동을 알려준다. 이 밖에 바다로 나간 탐험가들 이야기와 심해 탐사에 이용된 무인잠수함 ‘해미래’, 세계 최초 보행용 심해 탐사로봇인 ‘크랩스터’ 등을 실제로 볼 수 있으며, 기상 현상과 바다의 상호 작용, 지구 생태계의 산소와 탄소 순환, 과거 지구와 바다의 모습, 기후 변화와 극지 환경 영향 등에 대해서도 알아볼 수 있다.수심 7미터에 있는 바닷속전망대에서는 바다풍경과 이곳에서 살아가는 바다 생물을 반나볼 수 있다. (사진=임애신 기자)국립해양과학관에서 해양과학에 대해 공부를 했다면 밖으로 나가보자. 이곳에 오면 반드시 들려야 할 명소가 있다. 바닷속 전망대가 바로 그것인데, 해중전망대에서는 잠수함이나 수중장비가 없어도 동해 바다 7m 아래의 풍경과 바다에서 살아가는 바다생물을 볼 수 있다. 국립해양과학관 관계자는 “보통 바다 안을 생각하면 어두울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곳은 7m로 수심이 깊지 않아서 바닷속이 밝게 잘 보인다”며 “복어와 노래미, 멍게, 성게 등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닷속 전망대는 그동안 코로나19로 개방이 안됐지만 5월 초부터 개관할 예정이다. 2층으로 올라오면 광활한 해양을 만끽할 수 있는 해상전망대가 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망원경으로 독도를 볼 수 있다. 해상·해중전망대가 위치한 죽변면은 독도와의 거리가 216.8㎞로 한반도와 독도의 최단거리에 위치해 있다.393미터로 국내에서 가장 긴 국립해양과학관 해상통로인 ‘바다마중길393’. 5분 정도 걸어가면 바닷속 전망대에 도착한다. (사진=임애신 기자)과학관과 바닷속 전망대를 이어주는 길도 특별하다. 바다마중길393은 총 길이 393m로 국내에 있는 해상통로 중 가장 길다. 그렇다고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다. 실제로 걸어보면 바다 풍경을 즐기며 천천히 걸어도 5분 안팎이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다. 파도소리를 들으며 푸른 울진 바다 위를 걷는 즐거움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 국립해양과학관은 오는 6월 초 바다미로(오션메이즈)를 새로 선보인다. 해양생물, 해양과학, 해양환경에 대한 주제를 담은 4~5개의 포스트를 찾아 문제를 풀고 미로를 탈출해보는 놀이 체험시설이다. 이헌태 국립해양과학관 경영지원본부장은 “코로나19에도 지난해까지 10만명이 과학관을 찾았다”며 “코로나가 조금씩 완화하면 올해 더 많은 관람객이 올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