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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韓 가상자산 거래소, 글로벌 경쟁력 높이자
-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 이후 한때 글로벌 투자자금이 모이는 허브 역할을 담당했던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그 지위를 상실했다.” 차명훈 코인원 대표가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가 마련한 민당정 간담회에 한 말이다. 실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업비트, 빗썸은 바이낸스와 글로벌 1위 거래소 자리를 놓고 경쟁할 만큼 거래량이 커졌다. 코인원도 10위권 안에서 들었다. 하지만 2021년 개정 특정금융정보법 도입 후 자금세탁방지를 위한 각종 규제가 도입되면서 국내 거래소의 거래량은 크게 줄었다. 세계 1위 자리를 꿰찬 바이낸스의 일거래량 지난 24일 기준 26조2000억원으로, 국내 1위 거래소 업비트의 7배에 이른다.5대 거래소가 한목소리로 요청하는 제도 개선은 크게 3가지다. 첫 번째는 외국인의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투자 허용, 두 번째는 법인의 시장 참여다. 세 번째는 자산운용사와 같은 금융사들의 가상자산 투자를 허용하는 것이다.국내 거래소들은 지난 2~3년간 관련 규제를 준수하면서 자금세탁방지(AML), 이상거래탐지(FDS), 내부 통제, 고객자금 보호 등에서 세계 여타 거래소보다 높은 안정성을 확보하게 됐다.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외칠 수 있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업비트 “자타공인 가장 신뢰받는 글로벌 표준 디지털 자산 거래소”송치형 두나무 의장이 2018년 업비트개발자컨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두나무)업비트는 “법적 규제가 미비한 상황에서도 선제적인 내부통제 정책과 이용자 최우선 경영”을 자부하고 있다. 업비트는 지난 2019년부터 보유한 가상자산 및 예금 현황을 외부 감사(회계법인) 후 공개하고 있다. 이용자에게 지급할 자산이 충분하다는 목적의 실사 보고를 통해 ‘이용자가 원하면 언제든 금전(원화)과 가상자산을 수령할 수 있다’는 점을 환기하고 있는 셈이다.윤리경영을 위해 고강도 내부통제 시스템도 가동 중이다. 유가증권 시장과 달리 가격 제한폭이 없는 가상자산 시장은 임직원의 불공정 거래 방지 행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임직원의 자사 서비스 이용 제한 정책을 시행하며 불공정 거래를 예방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한 거래에도 일정 부분 제한을 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업비트 임직원은 타 거래소를 통한 가상자산 거래 시, 비트코인 등 시가총액 상위 12개 종목만 매매할 수 있고, 거래 금액은 매수 원금 기준 연간 1억원 이하로 제한된다. 분기별 거래내역도 보고해야 한다. 업비트는 지난해 8월 지속 가능한 윤리경영의 일환으로 내부통제 기준을 임직원 가족까지 확대하기로 했다.AML 관련 인력도 업계 최다 수준이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AML 전담 인력은 총 112명으로, 이 중 업비트가 45명으로 가장 많은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업비트 관계자는 “임직원의 다른 거래소 거래를 제한하거나 가족의 업비트 거래소 이용을 제한하는 등 선제로 강화된 내부 통제 규정을 마련해 지키고 있다”며 “가장 신뢰받는 글로벌 표준 디지털 자산 거래소라는 명성에 걸맞게 사회적 책무를 다하겠다”고 강조했다.◇코인원 “AML부터 FDS, 보안까지 거래소 전반의 품질 높인다”코인원 임직원들이 본사에 게시된 생활 보안 777캠페인 포스터를 보고 있다.(사진=코인원)코인원은 올해 경영 키워드를 ‘제품 고도화 넘어 거래소 전반의 서비스 품질 향상’으로 잡았다. 제품의 기능 편의성 강화는 물론 AML, FDS, 보안까지 모두 포함하는 목표다.특히 거래소 시스템의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작년 신설한 이용자보호센터를 중심으로 FDS 시스템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거 접수된 피해 신고 내용을 토대로 금융사고 패턴을 분석해 모니터링에 적용하고 있다. 사고 발생 시 대응 공백을 없애기 위한 야간 신고 접수 체계를 도입하기도 했다. 그 결과, 코인원은 작년 8건, 총 금액 6억2500여만원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도 1억원 상당의 보이스피싱 시도를 한 차례 막아냈다.최근 높아지고 있는 AML 강화 요구 및 조직 규모 확대에 대응해 올 초 AML센터를 기존 2배 규모의 사무실로 이전했다. 여기에 외국계 은행에서 30년 이상 자금세탁방지, 컴플라이언스, 내부통제 업무 경력을 쌓아온 정수훤 AML실장을 영입함으로써 경험과 노하우를 더했다. 이밖에 작년부터 실행 중인 사내 캠페인 ‘생활보안 777’은 내부 임직원의 보안의식 강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생활보안 777은 ‘매일 오후 7시 퇴근 전, 7가지 보안 항목을 점검하고 매월 7일 검토하기’라는 의미를 담는다. 코인원 관계자는 “임직원의 탄탄한 보안의식은 코인원이 설립 이후 9년 연속 보안 무사고라는 대기록을 이어올 수 있는 근간”이라고 강조했다.◇코빗 “리서치센터 운영으로 투자 정보 비대칭 해소…내부통제 국제 인증 획득”(이미지=코빗)코빗은 2021년 11월부터 코빗 리서치센터를 운영하며 가상자산 투자 정보의 비대칭을 해소하고, 투자자를 보호하는 데 힘쓰고 있다. 특금법 시행 이후 가상자산 거래소가 리서치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코빗이 최초다. 코빗 리서치는 특정 가상자산의 단순한 가격 전망보다는 가상자산업계 전반을 파악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큰 이슈였던 테라·루나 폭락 사태, FTX 거래소 파산 신청 때도 발빠르게 관련 내용을 분석해 가상자산 투자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코빗은 기업 정보 공개 측면에서도 국내 타사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FTX 사태로 어수선했던 지난해 11월 코빗은 국내 최초로 거래소가 보유한 가상자산 내역 전반을 전격 공개하기 시작했다. 보유 수량뿐만 아니라 지갑 주소까지 공개했기 때문에 고객들은 코빗의 가상자산 거래 내역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회사의 재무 상태가 대중들에게 공개되는 상황에서도 거래소 투명성 제고를 통해 투자자 보호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발전을 위해 외국인과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를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코빗은 이달 초 업계 최초로 글로벌 기준에 따른 고객사 재무보고 관련 내부통제에 대한 인증인 SOC 1의 1단계 절차를 완료했다. 코빗 관계자는 “SOC 1 인증은 고객사 재무 보고 관련 내부통제의 국제 표준이나 다름없다”며 “코빗을 이용하는 법인의 회계감사인이 거래소의 재무 또는 회계 관련 내부통제사항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거래소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로봇카페 비트, 아마존 웹 컨퍼런스서 AI 혁신사례 발표
-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다날(064260) 자회사 비트코퍼레이션의 로봇카페 ‘비트’가 아마존웹서비스(AWS)의 글로벌 온라인 컨퍼런스인 ‘AWS 이노베이트’ 온라인 컨퍼런스에서 원재료 수요예측과 자동발주 시스템 및 하드웨어 오토 튜닝 시스템을 개발한 사례를 발표했다.로봇카페 ‘비트’ AWS 이노베이트 컨퍼런스 발표내용(사진=비트코퍼레이션)비트코퍼레이션은 지난 22일 온라인을 통해 열린 AWS 이노베이트 컨퍼런스에 비즈니스 혁신 사례 강연자로 참가해, ‘아마존 포캐스트’를 사용한 무인 로봇카페 지능화 및 자동화 운영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자사의 개발 사례를 공유했다. 비트는 커피 원두, 우유 등의 원재료 소모량 및 얼음 토출량, 시럽 소모량 등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수요 예측 데이터에 기반해 자동으로 물류를 주문하는 AI 시스템을 개발하는 사례를 공유했다. 이와 함께 재료 토출량 이상을 최소화함으로써 반복 토출을 줄여 제조 시간 지연을 막는 머신러닝 기반 하드웨어 오토 튜닝 및 속도 튜닝 시스템 개발 사례도 전했다. 비트코퍼레이션은 지난 2018년 1월 시장에서 가장 먼저 로봇커피를 상용화한 기업인만큼, 해당 시스템 개발에 필요한 대규모의 데이터를 충분히 적재해 둔 상태다. 그동안 비트는 무인 매장 운영 시스템인 아이매드를 통해 판매량, 매출, 원자재 소모량 등을 한 눈에 파악이 가능하도록 시각화해 데이터에 기반한 효율적인 비즈니스 운영을 지원해왔다. 또한 5년이상 축적한 무인 카페 운영 데이터를 활용해 AI와 머신러닝 기술을 토대로 개발한 자체 무인 매장 운영 시스템인 ‘아이매드(i-MAD)’ 고도화를 지속하고 있다. 이를 통해 더 혁신적인 AI 무인 매장 운영 시스템으로 진화시킨다는 목표다.연사로 참가한 비트코퍼레이션 기술연구소 문성환 소장은 “2022년까지는 데이터를 축적하고 통계적으로 시각화하고 활용했다면, 올해부터는 자동 튜닝, 속도 튜닝, 자동 물류 발주를 계획하고 있다”며 “재료 낭비와 물류비 낭비를 줄여 손실을 최소화할 뿐 아니라 제조 속도까지 높임으로써 비즈니스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비트코퍼레이션은 이 외에도 마케팅 자동화, 매출 분석 자동화 기능 등을 더욱 강화해 아이매드 플랫폼을 어느 무인 매장에서도 활용케 할 계획이다.
- LG U+, 국내 1위 환경폐기물 처리장에 ‘스마트 안전 솔루션’ 공급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LG유플러스는 국내 최대 종합환경기업 에코비트의 작업장에 스마트 안전 솔루션을 보급한다고 20일 밝혔다. 사진은 LG유플러스 임장혁 기업신사업그룹장(오른쪽), 에코비트 신홍재 에너지BU장(왼쪽)이 업무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LG유플러스(032640)(대표 황현식)가 국내 최대 종합환경기업인 ‘에코비트’(총괄대표 최인호)의 작업장에 스마트 안전 솔루션을 보급, 현장 근로자의 안전을 강화한다.양사는 LG유플러스 용산사옥에서 스마트 안전 솔루션 도입 및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행사는 LG유플러스 임장혁 기업신사업그룹장(전무), 에코비트 신홍재 에너지BU장(부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에코비트는 폐기물 소각 및 매립과 폐수·폐배터리 처리를 전문으로 하며, 4개 사업부문(에너지BU·그린BU·워터BU·미래BU)을 영위하고 있다. 에코비트는 국내 환경분야 시장의 선도기업으로서 스마트 안전 솔루션을 선제 도입, ESG 경영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양사는 협력사업의 첫 단추로 경상북도 경주시에 있는 에코비트 에너지BU 사업장에 스마트 안전 시스템을 구축하고, LG유플러스가 중대재해 최소화를 위해 개발한 IoT 센서 기반의 스마트 안전장구를 작업자에게 보급하기로 했다.뿐만 아니라 지게차, 상하차, 산업폐기물 처리 등 에코비트의 다양한 작업 현장에서 안전 위험을 감지하고 예방할 수 있는 영상안전 솔루션을 추가 개발, 공급키로 했다. 영상안전 솔루션에는 △지게차 충돌방지 △운전자 행동분석 △바디캠 △객체인식 △안전모 감지 △열화상 카메라 등 6종이 포함된다.양사는 경주시 의료폐기물 소각장에 솔루션 도입을 시작으로 올해 상반기 내 에코비트 에너지BU의 전체(11개) 소각장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임장혁 LG유플러스 기업신사업그룹장은 “더 안전한 작업 환경을 위해 앞장서는 에코 비트의 기대에 부응하는 스마트 안전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면서 “에코비트에 성공적인 솔루션 구축을 발판으로 산업 현장 곳곳으로 스마트안전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신홍재 에코비트 에너지BU장은 “소각장 등 고위험 작업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임직원들을 위해 안전 강화에 투자를 결정했다”면서 “전국의 에코비트 소속 근로자들을 위해 더욱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한편, 스마트 안전장구는 LG유플러스가 현대엘리베이터와 지난해 1월부터 공동 개발한 솔루션이다. IoT 센서 3종(안전모·안전고리·안전벨트)과 비콘 센서, 작업자 전용 앱, 관제 플랫폼으로 구성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10월 자사의 설치 근로자 전원에게 안전장구를 보급, 근로자가 고소작업 중 발생할 수 있는 추락 사고의 가능성을 줄이고 있다.
- 없는 나라살림에 쥐어짜낸 민생대책…30% 오른 전기·가스료엔 무대책
- [세종=이데일리 공지유 강신우 기자] 정부가 고물가와 고금리 상황 장기화에 따른 서민부담을 덜기 위해 공공요금 인상을 억제하고 금융사·통신사 등 민간을 활용한 민생대책을 내놨다. 주춤한 국정 지지도를 회복해 개혁 드라이브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되지만, 재정 투입 등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없이 민간기업의 팔을 비틀어 해결하는 지원책에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가스와 전기요금이 크게 올라 1월 난방비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14일 서울 종로구 한 목욕탕 입구에 요금 인상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연합뉴스)◇상반기 공공요금 동결…등유 쓰는 취약계층도 59만원 지원정부는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통해 이같은 물가·민생경제 상황 및 분야별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정부는 우선 물가 안정을 위해 상반기 공공요금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기로 했다. 고속도로·철도, 우편, 광역상수도 등 중앙 공공요금은 상반기 동결했고, 지방 공공요금도 인상 시기를 조율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44개 지자체가 공공요금 동결 및 이연을 확정했으며, 상반기 요금 인상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10개 지자체도 동결·이연을 추진한다.여론이 들끓고 있는 ‘난방비 폭탄’과 관련해서는 속도조절을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전기·가스 등 에너지 요금은 서민 부담이 최소화되도록 요금 인상의 폭과 속도를 조절하고 취약계층을 더 두텁게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확대 방안도 밝혔다. 정부는 동절기 등유와 액화석유가스(LPG)를 이용하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에 대해 가스요금 할인 수준(59만2000원)으로 지원을 확대한다. 기존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 계층 등에 적용한 요금 분할납부를 소상공인까지 확대하고, 전기·가스 절약 가구에 대해 현금으로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에너지캐쉬백’도 확대한다. 전기요금은 현재 세대별 개별 신청 방식에서 단지 가입시 자동가입 방식으로 지급절차를 개선해 참여자를 늘릴 계획이다. 가스요금의 경우 현재는 전년동기 대비 사용량 7% 이상 절감했을 경우 캐쉬백을 지급하는데, 이를 3% 이상으로 완화할 방침이다. 은행권과 통신사 등 민간을 활용한 부담완화 방안도 발표했다. 금융 분야의 경우 연 소득 3500만원 이하이고 신용등급 하위 20%인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긴급생계비 대출을 지원한다. 또 다음달 한 달 간 통신사에서 30기가바이트(GB)의 데이터를 무료로 추가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한다.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공공요금 인상·냉방비 등 상방요인 여전…“단계적 정상화해야”이번 민생경제 대응 방안은 ‘중산층 난방비 지원’ 등의 논의 없이 취약계층에 집중됐지만, 에너지요금 분할납부 대상을 확대하거나 은행권·통신사를 압박한 지원책을 마련하는 등 큰 규모의 재정적 지원은 없었다. 국가 부채가 늘어나 재정여력이 줄어든 영향이 커보인다. 실질적인 나라 살림살이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지난해 11월 기준 98조원에 달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면서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2018년 10조원 규모에서 9배 이상 불어났다. 기재부는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6%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이를 강제할 재정준칙 법안까지 발의했지만, 국회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과도한 재정지원이 물가를 더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에서 12월 5.0%까지 둔화했지만 지난달에는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5.2%로 확대됐다. 특히 최근 택시·버스 등 지방 공공요금이 연이어 인상되고,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 가격이 뛰는 등 물가 상방요인이 여전한 상황이다.다만 에너지요금 인상 폭과 속도를 조절하기로 하면서 정부가 기존에 밝혔던 ‘공기업 정상화’에는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앞서 정부는 물가 상황을 고려해 올해 1분기(1~3월) 가스요금을 동결했지만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이 지난해 말 기준 9조원을 넘어 올해부터는 단계적으로 인상할 것으로 밝힌 바 있다.전문가들은 취약계층에 집중된 정부 지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요금의 단계적 정상화 자체는 불가피한 상황인 만큼 재정 지출 조정 등을 통한 취약계층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2025년까지는 에너지 위기 상황이 이어질 전망인 만큼 가격을 계속 낮게 유지하는 건 지속 불가능하다”며 “요금은 정상화하되 취약계층에 대해선 재정을 대폭 추가 투입해 충분히 겨울을 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소비자물가가 조금씩 안정화하면 하반기엔 상황을 보고 단계적으로 (에너지·공공요금을) 인상할 필요가 있다”며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 땐 물가가 오를 수 있으므로 재정 지출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서민·저소득층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전문의 칼럼] '테니스엘보' 혈소판 주입으로 벗어나요
- [김동민 바른세상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박 씨(41세, 여)는 얼마 전부터 팔꿈치 바깥쪽에 시큰거리는 통증이 생겼다. 평소 후라이팬 웍 사용이 많은 편인데 요리를 할 때면 유난히 팔꿈치 통증이 심해졌고, 무거운 식재료를 옮기거나 후라이팬 손잡이나 집게 같은 것을 쥘 때도 통증이 느껴졌디. 통증이 심할 때에는 자다 깨는 날도 있었다. 병원을 찾은 박 씨는 테니스엘보 진단을 받았는데, 테니스라켓 한번 쥐어 본 적 없는데 테니스엘보라는 진단에 조금 당황스러웠다. 테니스엘보(Tennis elbow)라고 불리는 상과염은 팔꿈치 관절 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로, 손목을 사용하는 근육은 팔꿈치에서 시작되는데 이 부분이 반복적인김동민 바른세상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자극을 받으면 과부하가 걸리고 힘줄에 미세한 파열이 생기며 퇴행성 변화가 오게 되는데, 이로 인해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팔꿈치 바깥쪽에 통증이 있으면 ‘외측 상과염(테니스엘보)’라 하고, 팔꿈치 내측이 아픈 경우는 ‘내측 상과염(골프엘보)’라 하는데, 골프나 테니스와 같은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호발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가장 흔한 원인으로 반복적인 자극과 과사용을 꼽는데, 테니스나 골프 외에도 스쿼시, 탁구, 야구 등의 운동을 자주 하거나 팔을 많이 쓰는 주부, 컴퓨터 사용이 많은 직장인, 택배기사, 요리사 등의 직업군에서 쉽게 발생한다.테니스엘보 초기에는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팔을 비트는 동작을 할 때 통증이 발생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세수나 식사 등의 가벼운 일상 활동이 힘들어지고, 밤에 잠을 못 이룰 정도로 극심한 통증이 유발되기도 한다. 주먹을 쥐거나 손목 관절을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심하고, 팔꿈치의 튀어나온 뼈 주위를 손가락 끝으로 힘껏 눌렀을 때 통증이 느껴진다면 테니스엘보를 의심해볼 수 있다. 증상 초기라면 충분한 휴식이 중요한데, 단순히 휴식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운동이나 요리, 작업등을 할 때 아픈 자세를 파악하고 자세를 바꿔 자극이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경미한 경우에는 1차적으로 휴식, 물리치료, 얼음찜질, 약물요법 등 보존적 치료 방법을 시행하고,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레이저 또는 충격파 치료 등을 시행해 볼 수 있다.이러한 치료에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거나 손상 정도가 심한 경우라면 자신의 혈액에서 혈소판을 추출하여 주입해 주는 ‘자가 혈소판 풍부 혈장(PRP)’술로 질환을 치료하고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PRP 주사는 단순히 통증만 개선시키는 기존의 스테로이드 주사치료와는 달리 통증 치료와 힘줄 강화에 도움이 되는 치료법이다. 시술 시간은 30분 안팎으로 짧고, 1주일에 1회씩 3회 치료한다. 팔꿈치 관절은 일상 속에서 사용이 많아 피로가 쌓이기 쉬운데, 누적된 피로를 충분히 풀어주지 않으면 관절 내 근육이 파열되거나 힘줄에 염증이 생긴다. 염증성 질환이기 때문에 만성으로 진행될 경우 완치가 쉽지 않고 재발도 흔하기 때문에 질환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손상이 지속되면 치료 과정이 복잡해지고 길어져 환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어 평소 꾸준한 스트레칭과 팔꿈치 근력강화 운동을 통해 근육에 쌓인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 좋다.
- `간호법 직회부`에 갈등 격화…與 "폭주" 野 "법사위 월권 저지"
- [이데일리 박기주 경계영 기자]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간호인력과 간호에 대한 사항을 독자 규정하는 ‘간호법’과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의사의 면허를 박탈하는 ‘의료법’ 등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계류 중인 7개 법안을 상임위원회 의결로 본회의에 직회부한 것을 두고 여야가 맞섰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폭주”라고 했고, 민주당은 “민생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9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춘숙 위원장이 간호사법 등 7건의 본회의 직접 회부 법안을 의결하고 있다. 이날 의결된 법안은 간호법안과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일부개정법률안,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 노인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 장애아동 복지지원법 일부개정법률안, 장애인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모두 7건이다. (사진= 연합뉴스)주호영 원내대표는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현안점검회의에서 “본격적으로 중요한 법안을 해야 할 2월 임시국회인데 조짐이 별로 좋지 않다”며 “더불어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회를 무력화하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쟁점법안의 본회의 직회부를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보건복지위원회는 민주당 소속 정춘숙 위원장 직권으로 직회부 건을 상정해 가결했다. 간호법의 경우 복지위 소속 24명의 의원 전원이 표결에 참여해 16명이 찬성해 가결됐다. 야당 의원 15명에 간호사 출신인 최연숙 국민의힘 의원이 추가로 찬성표를 던졌다.이와 함께 의료법 및 제약사들이 정부의 약값 인하 방침에 대해 무분별하게 행정소송을 거는 것을 막고자 하는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 질병관리청장이 감염병 연구 개발 사업을 추진하도록 하게 한 ‘감염병예방법 개정안’과 ‘노인복지법’, ‘아동복지법’, ‘장애인복지법’ 등도 직회부됐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해 말 양곡관리법 본회의 직회부 안건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에서 일방적으로 의결한 것은 국회사 유례없는 일이었다”며 “2월 들어서도 보건복지위에서도 법사위를 무력화하고 7건을 본회의에 직회부하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도 방송법 개정안을 본회의 직회부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21대 국회 들어 민주당은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의 소속정당을 다르게 해왔던 우리 국회의 협치 또는 건강한 긴장관계를 무시한 채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독식해 국회를 파행에 몰아넣었다”며 “어렵사리 여야 합의로 정상화했더니 이번엔 법사위를 무력화하면서 본회의로 쟁점법안을 가져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민주당은 법치주의 기초에 대해 전혀 숙달돼있지 않은 집단인 것 같다”며 “조문 하나 갖고 왜곡하고 비틀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자신들 목적 달성을 위해 거부하지 않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주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민주당은 이런 오만과 독선이 4·7 재보궐 선거와 대선, 지방선거 패배로 이어졌음에도 아직도 민심을 전혀 모르는 것 같다”며 “계속 이런 식의 폭주를 일삼는다면 국민들은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을 소수정당으로 전락시키고 민주당 권한을 완전히 박탈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국회 복지위가 법사위에 오랫동안 묶여 있던 7개 법률안을 본회의에 직회부했다. 이 법률안 모두 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여야가 합의 처리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법사위 회부 후 법안심사에 전혀 진척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어제 민주당 주도로 복지위 전체회의에서 표결로 본회의 직회부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참여했고, 일부는 직회부 찬성까지 했다”며 “국회법에 따라 30일이 경과한 3월 본회의에서 책임있게 처리할 것이다. 민주당은 법사위의 월권을 국회법에 따라 저지해 민생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는, 일하는 국회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 로봇카페 비트, 전국 아파트 커뮤니티 공략 박차
-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다날(064260)의 푸드테크 전문 기업 비트코퍼레이션의 무인 로봇카페 ‘비트(b;eat)’가 국내 1위 아파트 스마트워크 앱 서비스 업체인 아파트너와 업무 제휴 MOU를 체결하고 전국 아파트 커뮤니티 카페 공략을 가속하고 있다고 8일 발표했다. 로봇카페 비트가 아파트너와 MOU를 맺고 아파트 상권 공략에 나선다. 지성원(왼쪽) 비트코퍼레이션 대표, 아파트너 유광연 대표.(사진=비트코퍼레이션)로봇카페 비트와 아파트너는 업무 제휴 협약에 따라 전국 100개 이상의 랜드마크 아파트에 비트 입점을 추진하고, 다양하고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전국 아파트 커뮤니티 선진화에 나서 입주민들의 복지 향상에 노력하기로 했다.아파트너는 아파트 관리 앱 시장 점유율 1위 사업자로, 신축 대단지 아파트들 가운데 70% 이상이 아파트너를 이용하고 있다. 공지, 민원·하자 접수, 아파트 주요 일정 관리, 커뮤니티 시설 예약 등 다양하고 편리한 서비스들을 전국 프리미엄 아파트 단지 및 고급 주상복합 170만 세대에 제공한다.로봇카페 비트가 아파트너와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아파트 상권 공략을 강화하는 이유는 프리미엄 아파트들 사이에서 입주민들을 위한 복지 강화 움직임이 강해지면서 서비스 로봇 도입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로봇카페 비트 내부 매출 집계 시스템으로 추출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 아파트 상권에서의 비트 커피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60% 이상 증가했다. 최근 천안 불당호반써밋, 광양 센트럴자이, 수원권선꿈에그린 등에 로봇카페 비트가 신규 입점하고, 아파트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비트 모바일 앱을 통한 쿠폰 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적극 진행한 결과다.이와 함께 전국적인 아파트 네트워크를 보유한 아파트너와의 파트너십으로 아파트 상권 공략에 시너지가 기대된다. 실제로 로봇카페 비트는 최근 아파트너와의 협업을 통해 눈에 띄는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최근 강동리버스트에 입점한 데 이어 힐스테이트 태전 등에 입점이 확정됐다.로봇카페 비트는 올해 본격적으로 아파트너와 함께 세일즈와 마케팅 협업을 펼쳐 나갈 예정이며 1차 목표로 전국 100여개 주요 랜드마크 아파트의 커뮤니티 센터 내 로봇카페 오픈을 추진하고 있다. 각 분야 1위 사업자 간 파트너십으로 큰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는 게 양사의 기대다.비트코퍼레이션 지성원 대표는 “로봇카페 비트는 모바일 주문 앱의 편리성 및 인력 관리 어려움이 없다는 점, 그리고 별도의 인테리어가 필요 없다는 장점 등으로 아파트 커뮤니티 센터 내 티하우스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말했다.아파트너 유광연 대표는 “아파트의 커뮤니티 시설이 발전하면서 카페를 운영하는 단지들이 늘고 있지만, 제한적인 공간에서 인건비를 투입하여 운영하면서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무인으로 24시간 운영할 수 있는 로봇카페 비트가 반응이 좋다”고 강조했다.
- 하마터면 말 걸 뻔했다…리움미술관에 죽친 노숙자들에게
-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조각작품 ‘동훈과 준호’(2023) 중 하나. 나무·스티로폼·스티인리스스틸 등으로 실물 크기의 형체로 제작해 리움미술관에 로비에 앉혔다. 나머지 하나는 현관 초입에 놓았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왜 여기서 이러고 있소? 딱한 사정 한번 들어나 봅시다.” 하마터면 이럴 뻔했다. 한겨울 찬바람을 피해 어쩌다 여기까지 들어왔다 해도 말이다. 명색이 대한민국 최고의 사립미술관, 그것도 현관 초입에 얇은 점퍼차림의 한 노숙자가 벌러덩 드러누워 있으니 그 사연이 어찌 궁금하지 않겠는가. 어쩌다 못 보고 지나쳐 그대로 로비로 들어섰다고 치자. 대략난감한 상황은 끝이 아니다. 이번엔 중앙 기둥에 기댄 채 바닥에 웅크리고 앉은 또 다른 노숙자가 보이니까. 도대체 뭐 이런 일이 있나. 그래 맞다. ‘말린’ 거다. 누구에게? 마우리치오 카텔란(63)에게. 세계 미술계가 고개부터 절레절레 젓는 이탈리아 출신 설치미술가 카텔란에게 시작부터 한방 먹은 거다. 저 노숙자들은 다름 아닌 카텔란의 조각작품이니까. 나무·스티로폼·스테인리스스틸로 실물 크기의 형체를 빚은 뒤, 옷 입히고 모자 씌우고 마스크까지 끼워 ‘속이자’ 작정하고 내놓은 ‘동훈과 준호’(2023)니까. 리움미술관에 들어서는 현관 초입에 놓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조각작품 ‘동훈과 준호’(2023) 중 하나. 나무·스티로폼·스티인리스스틸 등으로 실물 크기의 형체로 제작했다. 나머지 하나는 로비에 앉혔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그나마 손을 내밀어 그이를 일으키려 하지 않은 건 그날 운이 좋았기 때문이다. 그 ‘딱한 사정’이 자칫 ‘그에게서 나에게로’ 긴박하게 옮겨올 수도 있었단 얘기다. “몰라서 한 일”이라고 변명을 해봐도 ‘작품 훼손’의 혐의에선 자유로울 수 없었을 테니. 서울 용산구 한남동 리움미술관. 국내서 처음 펼친 카텔란의 ‘우리’(WE) 전은 그렇게 문을 연다. 개인전에서조차 작품 2∼3점 내놓는 게 전부일 만큼 까탈스럽기 그지없다는 그이에게서 ‘한국 첫 개인전’에 무려 38점을 얻어냈다. 덕분에 1990년대 데뷔 이후 30여년에 걸쳐 작업한 조각·설치·회화·벽화 등 주요 작품을 단단히 챙겨서 걸고 세울 수 있었고. ‘한쌍의 노숙자’는 그저 맛보기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바닥에서 얼굴만 빼꼼히 내놓은 침입자를 유머러스하게 포착한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조각설치 ‘무제’(2001). 비현실적인 설정으로 미술계에 어정쩡한 위치에 있는 카텔란 자신을 투영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조각설치 ‘무제’(2001)의 침입자를 뒤에서 내려다봤다. 리움미술관은 이 작품 설치를 위해 개관 이래 처음으로 바닥을 뚫는 공사를 했단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금기는 깨는 것…‘논쟁적 작품’ 수두룩카텔란을 두고 왕왕 붙이는 별칭이 있다. ‘뒤샹의 적자’. 철물점에서 사온 소변기(‘샘’ 1917) 하나 달랑 전시장에 들여놓고 현대미술계의 패러다임을 바꿔버린 마르셀 뒤샹(1887∼1968)의 뒤를 잇는 후예란 말은 꽤 적절해 보인다. 2019년 ‘아트바젤 마이애미’ 현장, 근처 식품점에서 사온 바나나(‘코미디언’ 2019) 하나를 벽에 덕테이프로 붙여두고 12만달러(현재 약 1억 5000만원)를 부른 누군가에게 냉큼 팔아버렸으니 말이다. 100년을 사이에 두고 미술계는 또 한번 폭풍에 휩싸였더랬다. 작품과 작품 아닌 것의 경계, 미적·경제적 가치를 결정하는 기준에 다시 트집을 잡힌 셈이니까.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바나나. 벽에 덕테이프로 고정한 이 바나나에 카텔란은 ‘코미디언’(2019)이란 이름을 달았다. 2019년 ‘아트바젤 마이애미’에서 12만달러(현재 약 1억 5000만원)에 팔렸던 작품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다만 그 수준에 그쳤다면 영 섭섭했을 터. 카텔란의 발칙한 세상은 예술영역을 뛰어넘는다. 배배 꼬인 위트·유머로 각이 딱 잡힌 종교·정치·사회의 틀을 휘저으며 폼나는 기성체계를 조롱하고 풍자하는 작업을 ‘본업’으로 삼은 거다. 그뿐인가. 죽고 사는 일, 외로움과 불안한 내면에 빠진 ‘우리’ 이야기까지 서슴없이 털어놓았으니. 다시 말해 그이의 작품에는 ‘논란·논쟁’이 마를 날이 없었다는 뜻이다. 이런 식이다. 교황이 붉은 카펫 바닥에 쓰러져 있다. 지병으로? 천만에. 하늘에서 떨어진 운석을 맞아서(‘아홉 번째 시간’ 1999). 그저 상징적인 교황이어도 난리가 났을 텐데, 그 모델이 1999년 작품을 처음 선뵀던 당시 요한 바오르 2세였으니 세상의 반응이 과연 어땠겠는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아홉 번째 시간’(1999). 작품을 제작하던 당시 바티칸 교황이던 요한 바오로 2세를 모델로 했다. ‘교황이 운석에 맞아 쓰러진다면’이란 발칙한 상상력을 보탠 대표적인 카텔란의 문제작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단정하게 두 손을 모으고 무릎을 꿇고 앉은 남자. 얼굴을 확인하니 낯이 익는다. 콧수염 하나로 단박에 알아볼 아돌프 히틀러(‘그’ 2001). 누구도 어디서도 다시 세우기 꺼려 하는 그 인물은 등장 자체로 화제가 됐더랬다. 그러거나 말거나 카텔란은 저토록 깔끔하게 빚어놓은 히틀러의 등 뒤에서 대놓고 묻고 있다. ‘그가 이렇게 나온다면 이제 용서할 건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조각작품 ‘그’(2001). 아돌프 히틀러의 무릎을 꿇렸다. 다소곳하게 앉아 깊이 반성하는 표정을 한 히틀러를 통해 카텔란은 이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역사적 반성’에 관해 묻는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흰 천을 덮어 나란히 바닥에 내려놓은 아홉 개의 조각. 굳이 천을 들춰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어느 참사에서 옮겨다 놓은 시신이란 것을(‘모두’ 2007). 하지만 그 사고가 어떤 것이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보는 이라면 누구나 자신이 직·간접적으로 겪고 기억에 남긴 가장 참혹한 비극을 떠올릴 테니까. 거꾸로 선, 아니 머리를 땅에 박고 벽에 기댄 경찰관 둘도 보인다(‘프랭크와 제이미’ 2002). 한 경관은 팔짱을 끼고 한 경관은 두 손을 내린 채다. 그다지 심각한 얼굴들도 아니다. 바로 여기에 포인트가 있다. 2002년 9·11테러 직후에 내놓은 작품은 당시 손 놓고 있을 수밖에 없던 공권력을 우스꽝스럽게 비꼰 거다. 붉은 카펫 위에 놓인 하얀 조각작품 9점. 마우리치오 카텔란이 ‘모두’(2007)라 이름 붙인 작품은 한눈에 ‘천으로 덮인 시신’을 알아챌 수 있게 한다. ‘익명의 죽음에 대한 기념비’라고 했다. 실제로 기념비에 자주 쓰는 카카라 대리석으로 제작했단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뉴욕 경찰관을 머리를 바닥에 박은 채 거꾸로 세웠다.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프랭크와 제이미’(2002)는 결정적 순간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마네킹 같은 공권력을 꼬집었다. 물구나무선 모양새로 9·11테러로 무너진 쌍둥이빌딩을 연상케 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들 하나하나가 가진 아찔한 수위에 비한다면 ‘애교’처럼 보이는 작품도 여럿이다. 세발자전거를 타고 전시장 곳곳을 헤집고 다니는 꼬마(‘찰리’ 2003), 7분마다 양철북을 시끄럽게 두들겨대는 소년 오스카(‘무제’ 2003), 바닥에서 얼굴만 빼꼼히 내놓은 침입자(‘무제’ 2001), 냉장고에 들어앉은 채 밖을 내다보는 여인(‘그림자’ 2023) 등등. ◇비틀어댄 가벼움, 단순화한 급진성굳이 한 줄 특징으로 꼽으라면, 심각하게 비틀어댄 가벼움, 천연덕스럽게 단순화한 급진성이랄까. 주변 혹은 문화·역사 속 인물을 불러들여 ‘부조리 희극’ ‘블랙 코미디’처럼 연출한 작업이 말이다. 그렇다고 날 세운 비수를 찔러 대는 범위가 이토록 광범위할 수 있나.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그림자’(2023·왼쪽)와 ‘찰리’(2003). 냉장고 안에 들어앉아 밖을 내다보는 여인은 20대 초반에 여읜 카텔란의 어머니.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그리움을 표현했다. 세발자전거를 타고 미술관을 종횡무진 누비는 꼬마는 카텔란의 어린 시절을 닮았다고 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양복 입은 두 남자를 침대에 나란히 눕힌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우리’(2010). 카텔란의 얼굴을 닮았다는 두 얼굴은 또 서로 다르다. 이른바 ‘2중 자화상’을 통해 카텔란은 삶과 죽음, 개인과 사회, 권위에 대한 오마주와 전복 등 두 가지 잣대를 한 침대에 들였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그러니 한시도 방심할 수 없다. 천장부터 바닥, 사각공간의 구석까지 샅샅이 헤집어보지 않으면 놓치게 될 작품도 여럿이니까. 박제한 말 한 마리를 천장에 매달아두고(‘노베첸토’ 1997), 희생을 상징한 두 발을 7m 가까이 되는 벽화로 그리고(‘아버지’ 2021),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을 축소해 통째로 옮겨낸(‘무제’ 2018) 대형작품 사이사이에 말이다. 앙증맞은 또 다른 세상이 있다. 창가에 화분처럼 놓고 식물을 심어둔 부츠(‘무제’ 2008), 어느 벽에 설치한 정강이 높이의 베이비 엘리베이터(‘무제’ 2001), 권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다람쥐의 미니어처 살림집(‘비디비도비디부’ 1996) 등이 숨어 있는 거다.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노베첸토’(1997·왼쪽)와 ‘무제’(2018). 카텔란은 진짜 말을 박제해 공중에 매달고,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을 축소해 통째로 옮겨내기도 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카텔란의 대담한 공격성 덕에 미술관으로서도 ‘안 해본 일’들을 했다. 바닥을 파내 속살을 보여주고 벽을 뚫어 틈새까지 열어내는. 작가와 ‘코드’가 맞았다고 할까. 이런 안팎의 장치까지 더해 모처럼 ‘리움’의 이름값에 대한 의심을 빼낼 자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비정상을 비틀고 비틀어 정상으로 되돌리는 관록은 아무나 다 가진 자질이 아니다. 멀쩡한 미술관을 가히 난장으로 만들어두고도 역시 작가는 말이 없다. 아무리 “아트스트의 이야기는 절대 듣지 말라”고 설파했다지만. 하긴 굳이 말이 필요하겠나. 노숙하는 동훈과 준호가 어디 이곳에만 있겠는가. 전시는 7월 16일까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분신이라 할 ‘찰리’(2003·아래)가, 카텔란이 아버지를 떠올리며 극사실적 회화로 그린 ‘아버지’(2021) 앞에 세발자전거를 잠시 멈춰 세웠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 "플랫폼 규제 성급하다…하려면 철저히 국민이익 중심이어야"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박용후 피와이에이치 대표[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국민에게 해악이 되는가, 종사자에게 피해를 주는가가 아니면 플랫폼 규제는 신중해야 합니다. 맹목적인 ‘플랫폼 때려잡기’는 세계적인 트렌드가 아니죠.”박용후 피와이에이치 대표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온라인플랫폼법’ 제정 같은 움직임은 구한말 일본군과 우리 관군이 힘을 합쳐 동학농민혁명을 탄압했던 슬픈 역사를 반복할 수 있다”면서, 플랫폼 규제에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박 대표는 30년 동안 IT 산업에 몸담아온 전문가다. 국민의힘 미래산업일자리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고, 기관과 스타트업 등 33곳을 자문하고 있다.플랫폼을 무조건 규제하자는 시각에는 잘못된 정보도 있다고 했다. 그는 “한 정치인이 카카오택시는 20%의 수수료를 받고, 대구택시는 5%의 수수료를 받으니 참으로 훌륭한 일을 한다고 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90% 정도의 일반택시 기사분들은 수수료가 0%다. 카카오모빌리티에 한 푼도 안내고 플랫폼의 혜택만 받는다. 나머지 가맹택시들 역시 20%를 받지만 추후 16.7% 정도를 데이터 제공비, 광고비 등의 명목으로 기사님들께 돌려 드린다. 이는 대구시의 5%보다 떼가는 수수료보다 훨씬 낮은 것”이라고 했다.그러면서 “택시호출 플랫폼이 생기고 나서 승차난이 개선되고 택시 서비스의 품질이 좋아졌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느낄 것”이라면서 “이런 부분은 감춘 채 모빌리티 플랫폼을 악마화해 투쟁하려고 하는 집단이 문제라고 본다. 배달 앱 역시 코로나19 상황에서 식당들이 생존해 낼 수 있는 환경에 도움을 주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플랫폼을 규제하려면 소수의 업종 기득권 집단이 아니라, 국민입장에서, 종사자입장에서 문제가 있으면 규제한다는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다음은 박 대표와의 일문일답.-미국과 유럽이 빅테크 규제 법안을 추진하는데 어떻게 보나▲미국 의회가 이른바 ‘빅테크 규제법안’을 논의했고, 유럽연합(EU) 의회 역시 비슷한 법을 통과시키면서 국내 언론엔 ‘글로벌 빅테크 규제’가 세계적인 트렌드인 것처럼 인식됐다. 하지만, 지난해 말 미국에서 빅테크의 자사우대와 불공정한 데이터 이용을 막는 것을 골자로 하는 빅테크 규제법(American Innovation and Choice Online Act, Open App Markets Act)들이 줄줄이 폐기된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공화당이 반대했고 민주당이 소극적이었다. 결국, 플랫폼의 자사우대 행위라 해도 소비자의 이익이 증대된다면 허용이 된다는 기존의 소비자 중심의 시장경쟁 논리가 먹힌 것이다.-대통령은 ‘민간 주도의 성장으로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고 했지만, 온라인 플랫폼 분야에서는 거꾸로 가는 것 같다▲원점이다. 플랫폼 자율규제를 통해 경제발전을 모색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출발한 정부지만 카카오 데이터센터가 입주해 있는 판교 데이터센터에 화재 이후 기조가 확 바뀌었다. 정부기관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기업을 옥죈다. 전가의 보도처럼 세무조사가 들어오고, 카카오를 압박하는 정치적 행위들이 이어지고 있다.전 세계 수많은 회사가 전산 인프라로 쓰고 있는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인 AWS가 2021년 12월 세계적으로 먹통이 되었던 적이 있다. 이때 미국정부가 나서 AWS 먹통 방지법 만들었나? 아님 UN에서 제재를 했나?-공정위가 빅테크 규제 전선에 다시 뛰어든 이유는 뭘까▲정부 부처가 “뭔가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거라고 밖에는 이해가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어찌하면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할 수 있을까? 좀 더 슬기롭게 대비할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을 모으는 것이 우선 아닐까? 네이버나 카카오는 정말 빅테크일까? 카카오의 매출은 2021년 기준 6조 1361억으로 597조인 아마존의 100분의 1도 채 되지 않는다.-카카오는 계열사 187개나 되는 문어발 기업이라는 비판도 있는데▲정말 그럴까? 카카오는 사실 본체, 뱅크, 페이, 모빌리티, 게임즈, 엔터테인먼트 등 6개 회사다. 나머진 인큐베이션 하는 거고. 이런 관점은 어떤가. 187개 회사를 6명의 부모가 키우는 거라고. 있는 사업을 쪼갠 게 아니라, 밖에 있던 스타트업들을 제값 주고 인수해 나라에 도움되도록 키운다는 관점 말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만 해도 작은, 독립경영을 바라는 50여 개 기획사·제작사들이 합쳐진 회사다.자꾸 문어발 이야기를 하는 건, 더 이상 입양하지 말라는 거다. 네이버 D2SF나 카카오벤처스 등의 투자는 가뭄에 단비다. 종사자들에게도. 배달의 민족에 이런 말이 있다. “최고의 직장은 없다. 최고가 돼 떠나라”. 네이버·카카오가 스타트업 생태계에 도움을 주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네이버, 카카카오, 토스 같은 플랫폼들은 잘하고 있는 건가.▲솔직히 불쌍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이뤄낸 일, 하고있는 일에 비해 비난의 크기가 더 크니까. 모든 정권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규제철폐’를 목소리 높여 외친다. 그러나 말로만 규제철폐를 외치면서 실제로는 기업을 압박하는 일은 당연하다는 듯 계속한다. 이런 환경에서 누가 창업을 하고, 누가 투자를 할까?빅테크 기업도 반성해야 할 부분이 많다. 카카오는 자사 이익 위주 생태계다. 여러 회사들이 카카오가 만든 멋진 생태계를 공유하면서 더 큰 생태계로 진화해야 한다. 카카오 주주만 200만이 넘는다. “대한민국에 이런 기업이 있어 자랑스럽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여러 기업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밑받침이 돼 줄 수 있어야 한다. 네이버나 토스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네이버파이낸셜이 핀다의 API를 베꼈다는 논란이 일었다. 빅테크도 스타트업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 봐야 한다. 스타트업이 고생고생하면서 일군 서비스가 시장의 인정을 받을 무렵 빅테크가 비슷하게 만들어 아무 힘도 들이지 않고 은근슬쩍 진입하는 방식은 공정한 경쟁이 아니다. 그 시장이 탐나면 고생한 기업을 정당한 대가를 주고 사주거나 아니면 협업해서 시장을 함께 키우는 방식이 옳다.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박용후 피와이에이치 대표-유럽에서 디지털시장법이 내년 4월 상반기 입법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유사 규제를 도입하자는 이야기가 나온다▲유럽의 DMA(디지털 시장법, Digital Market Act)와 DSA(디지털서비스법, Digital Service Act)은 미국기업들에 대해 유럽의회 입장에서 행하는 법이다. 바꿔 말하면 자국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이런 법이 만들어진다는 의견도 강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자국 서비스에 대해 자국 정부 입장에서 만드는 규제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글로벌 기업에는 제대로 된 쓴소리 한마디 못하면서 국내기업은 고양이 쥐 잡듯 한다는 비난을 듣지 않도록 국회나 정부는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흔치 않은 자국 플랫폼들이 해외 플랫폼에 맞서 잘 경쟁하고 있는 나라 아닌가.-바람직한 온라인 플랫폼 정책은 무엇일까▲ ‘국민’ 중심으로 생각돼야 한다. 사용자의 일상이 편해지고 좀 더 좋아지는 것이 먼저다. 그다음으로 그 업에 종사하는 분들의 이익이다. 이러한 것을 가장 잘 역설적으로 잘 보여주는 예가 바로 타다 서비스가 정치권에 의해 없어졌던 것이다. 150만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었고, 2만명 가까운 종사자가 있었는데도 정치권에서는 일부 이익집단을 위해 없애 버렸다. 그 결과를 우리는 퇴근길 택시대란에서 본 것처럼 불편함이라는 결과로 돌려받았다.-스타트업이 자본시장이 말라붙어 걱정이다.▲위기다. 혹한기는 이미 시작됐다. 기업들의 생태계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무식한 정치꾼들이 기업들을 두들겨 패고, 손가락질한 결과는 투자위축이라는 결과로 이미 돌아오고 있다. 거기에 세계적 경제위기가 더해지니 거의 절망적이다. 무지한 정치, 못된 정치가 어떻게 경제를 망가뜨리는 지의 한 단면이라고 생각한다. 투자할 수 있는 주체의 팔을 비틀면서 일자리를 만들어라! 경제활성에 앞장서라는 식의 앞뒤가 안 맞는 정치의 태도가 바로잡히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스타트업계는 고사하고 말 거다.-앞으로 유망한 스타트업 분야는 어디라고 보는가▲핀테크, 원격의료를 포함한 디지털헬스 분야, 인공지능(AI)관련 분야를 꼽고 싶다. 앞 두 분야는 헤게모니 싸움이 치열한 시장이다. 힘이 센 기득권이 떡 버티고 서서 신박한 아이디어가 넘어갈 수 없는 벽들을 만들어 놓은 분야다. 정치가, 정부가 도와서 이 벽을 부실 수 있어야 새로운 세상이 열릴 수 있다. 원격의료분야는 코로나19로 아주 작은 시도를 해볼 기회를 가졌다. 회사에 반드시 출근해야 업무를 할 수 있다는 관념은 깨졌다. 핀테크 분야도 비슷하다. 스타트업의 시도로 금융이 어떻게 진화할 수 있는지 이미 예고편을 보여줬다.-바람직한 스타트업 정책은 무엇일까▲스타트업을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규제샌드박스 등의 활성화를 통해 각 분야에서 더 많은 도전과 시도들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줘야 한다. 실패와 성공의 크기를 떠나 스타트업들이 개척하거나 만든 시장에 대한 노력을 충분히 인정하고 가치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다만, 시장에 빅테크나 대기업이 차별화된 가치 창출 없이 그냥 쉽게 그대로 들어오는 것은 고민해 봐야 한다. 빅테크나 금융지주사 등 대기업 시장 진출 시 윤리의식과 책임을 정성 평가하는 선진화된 장치 도입도 필요해 보인다.-윤석열 정부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할 ICT 분야 정책은 무엇이라고 보는가▲제발 겉으로만 ICT기업을 위하는 척하지 말아달라. 기업인을 죄인시 하면서 일자리는 많이 만들라고 하고, 세금도 많이 뜯어낸다. 제가 모 유력정치인에게 들은 말 가운데 들은 가장 충격적인 말은 이 말이었다. 플랫폼 기업을 “서버 몇 대 갖다놓고 통행세 받는 것들”이라는 표현이었다. 제발 세상이 어떻게 바뀌었고, 플랫폼을 통해 어떻게 가치가 이동하고, 세상이 어떻게 바뀌어 갈지 기본적인 개념 정도는 장착하신 분들이 정치를 하셨으면 하는바람이다.△박용후 대표는 (주)피와이에이치 대표이사(관점 디자이너), 국민권익위원회 적극행정위원, 국가정보원 사이버센터 자문위원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