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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약저축·기업투자 비과세 올해 끝나는데…국회 논의 하세월
-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올해 조세 분야에서 74개의 과세특례나 세액공제 등 한시적인 제도의 일몰이 다가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상생협력이나 기업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주택청약종합저축 세액공제 등의 제도가 종료를 앞둔 상황으로 일몰 연장 등 논의가 시급하다. 국회에서도 주요 일몰 종료 항목과 관련해 연장 기간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지만 현재 논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서울 시내 한 은행에 주택청약종합저축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청약저축에 대해선 일부 공제가 적용되는데 연말 종료될 예정으로 국회에서 연장 여부를 논의 중이다. (사진=연합뉴스)◇실효성 낮은 사업 종료, 문제는 기업 투자 지원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연말 일몰이 도래하는 조세지출 사업은 총 74개다. 기재부는 지난 7월 발표한 세제 개편안에서 해당 사업 중 10개는 종료하고 15개는 재설계, 49개는 적용기한 연장 등을 결정했다.주요 사업을 보면 특정사회기반시설 집합투자기구 투자자에 대한 과세특례는 지난 정부에서 추진한 한국판 뉴딜을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인데 실효성이 낮다는 이유로 종료를 결정했다.△박물관 등 이전에 대한 양도소득세 과세특례 △국가에 양도하는 산지 양도소득세 감면 △공모부동산투자회사 현물출자자 과세특례 △임산물 중 목재펠릿 부가가치세 면제 등도 낮은 실효성 때문에 종료될 예정이다.경력단절 여성 고용기업,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에 대해 세액공제를 적용하는 제도는 연말 일몰 대상인데 또 다른 고용증대·사회보험료·육아휴직 복귀자 등과 함께 ‘통합고용세액공재’로 합쳐짐에 따라 그대로 종료된다.문제는 연말 종료를 앞두고 일몰 기한을 연장해야 하는 다수 조세지출 사업들이다. 정부의 세제 개편안 방침에 따라 64개 항목은 일몰이 최소 2년 이상 연장토록 했는데 이를 적용하려면 국회에서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이다.하지만 현재 상임위인 기획재정위원회의 조세소위에서 조특법 개정안과 관련한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기재위는 정부 세제 개편안의 주요 내용인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금융투자소득세 2년 유예, 상속세 개편, 종합부동산세 완화 등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에 조세소위 구성부터 난항을 빚어왔다.최근 조세소위원장을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이 맡는 등 구성에 합의하고 논의를 시작했지만 주요 쟁점에 대한 여야 의견차가 큰 상황에서 류 의원의 코로나19 확진 등이 맞물려 진전이 없는 상태다.조세소위에서는 조특법 개정안에서 45개 항목에 대해 일몰 연장을 논의할 계획이다. 국회 논의가 늦어지거나 무산될 경우 해당 제도와 연관된 기업, 납세자들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우선 대기업 수준의 낮은 수수료로 2·3차 협력사가 주요 은행에서 현금화할 수 있는 시스템인 상생결제와 관련해 소득세·법인세를 공제하는 방안이 올해 일몰 종료된다. 정부는 해당 제도 3년 연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상생협력을 위한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출연 등에 대한 세액공제 적용 기한도 현재 연말 종료를 앞둔 상황으로 정부안(3년 연장)이 계류됐다.내국법인이 창업자·벤처기업 등에 신규 출자하거나 벤처캐피탈(VC) 등이 소재·부품·장비 분야 특화선도기업 등에 신규 출자해 취득한 주식 또는 출자지분에 비과세하는 특례도 연말 종료를 앞뒀다.상생협력이나 벤처기업,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대한 투자 세액공제는 창업 생태계를 육성하는데 정책 목적이 있는 만큼 세제 혜택에 대한 불확실성을 빨리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청약저축·농어업인 비과세 등도 관심사총급여액 7000만원 이하 무주택세대주인 근로소득자에 대해 주택청약종합저축 납입액 40%를 공제하는 제도도 연말 종료된다. 8월말 기준 청약저축 가입 계좌수는 2700만개로 해당 제도 종료 시 큰 혼란이 예상된다.65세 이상이나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이 5000만원 이하 비과세종합저축에 가입해 발생하는 이자·배당소득에 비과세하는 제도도 연말 종료가 예고됐다.코로나19 계기로 도입한 착한 임대인 제도도 연말이 일몰 기한이다.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낮춘느 임대사업자에게 인하액 최대 70% 세액공제하는 제도인데 연말 종료될 경우 소상공인 등 임차인들에게 부담이 전이될 수 있는 상황이다.농어업에서는 토지 세금 분야에서 일몰 종료가 예정된 사업들의 연장 여부가 관심사다. 농민 등이 농지·초지 등을 자녀에게 증여할 때 1억원 한도로 증여세를 전액 감면하는데 연말 종료가 예고됐다. 해당 제도에서 내년 예상되는 감면 규모는 992억원에 달하는 수준이다.8년 이상 직접 축산에 사용한 축사용지에 대한 양도세 비과세, 8년 이상 양식업 등 직접 어업에 사용한 어업용 토지의 양도세 비과세 등도 연말 종료된다.기재부 관계자는 “조세소위에서 논의가 본격 시작되면 의원들의 입법안과 함께 논의될 예정”이라며 “정부안이 우선 통과되는 방향으로 협의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 부동산PF 기근에도…롯데건설 사업장 8곳 리파이낸싱 성공
-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빙하기’에도 롯데건설이 참여한 사업장 8곳이 최근 유동화증권(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차환에 성공했다. 레고랜드 사태로 PF ABCP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고, 롯데건설 유동성 위기설도 있었지만 급한 불을 끈 것이다.이번에 차환한 ABCP는 대부분 내년 1~5월 만기가 예정돼 있다. 한국은행이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최근 국채금리가 꾸준히 하락하고 있고, 시장에서도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약해져 내년 상반기에는 리파이낸싱 여건이 더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8개 사업장, ABCP 리파이낸싱 성공…내년 1~5월 만기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참여한 8개 부동산개발 사업장들은 최근 유동화증권(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차환(리파이낸싱)에 성공했다.해당 사업장은 △대구 중구 대봉동, 남산동 공동주택 개발(SPC 빅피크제일차, 사우스마운틴제일차) △홈플러스 부천 상동점 주상복합 신축, 홈플러스 인천 작전점 외 2개점 운영(기은센상동제일차, 기은센상동제이차) △부산 해운대 센텀 공동주택 신축(오션베스트빌) △서울 방학동 주상복합 개발(에스이디제일차) △대전 도안2지구 특계 33·34BL 오피스텔 신축(도로시제일차) △서울 서초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벨로하우스헌인제이차) △서울 둔촌주공 재건축(제이부르크제이차) △울산 강동리조트 개발(울산강동리조트제삼차)다.홈플러스 5개점 개발사업장(기은센동대문제일차 등)은 다음달 13일 유동화증권 만기가 돌아온다. 차환은 아직 안 된 것으로 파악된다.(자료=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리파이낸싱은 사업장의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그만큼 자금을 다시 조달하는 금융거래다. 만기연장이 가능한 사업장이 있지만, 만기연장이 아닌 신규 투자자들로 리파이낸싱하는 사업장도 있다. 예컨대 기존보다 나은 금리조건으로 재투자 또는 재대출을 받는 것이다. 부동산 상승기에는 개발사업 수익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서 금융회사들이 투자 또는 대출에 적극적이다. 반면 지금처럼 부동산 시장이 냉각된 상황에는 금융회사들이 자금 회수에 나선다. 이 경우 차주(돈 빌린 사람)는 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투자자 또는 대출을 구해야 한다.이번에 롯데건설 사업장이 차환에 성공한 유동화증권은 PF 대출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ABCP다. 시행사(이 경우 차주)들은 부동산PF 사업을 위해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후(브릿지론 및 본PF 대출) 인허가 및 공사를 진행한다. 또한 해당 사업장의 분양을 실시해 분양대금으로 현금이 들어오면 빚을 상환한다. 이 때 유동화전문회사(SPC)는 시행사의 PF 대출채권을 담보로 ABCP를 발행한다. 이 ABCP에 대해 건설사 또는 증권사는 신용을 보강해준다. 자금력 있고 신용등급 높은 건설사 또는 증권사가 ‘빚 보증’을 서는 셈이다. 롯데건설의 기업어음 기준 신용등급은 A2+다. 신용평가사 3사에서 모두 동일한 등급이다.롯데건설은 이번에 리파이낸싱한 사업장 8곳 중 6곳에서 SPC에 대한 자금보충 및 조건부 채무인수 의무를 지고 있다. 나머지 2곳(서울 방학동 주상복합 개발, 둔촌주공 재건축)의 경우 롯데건설이 PF 대출에 대한 연대보증을 선다. 차주가 채무를 못 갚으면 롯데건설이 대신 상환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경기 부천 상동 역세권 개발사업(3400억원)에서 리파이낸싱이 잘 안된다는 소문이 있었다. 하지만 확인한 결과 지난달 1380억원(기은센상동제이차), 이달 2100억원(기은센상동제일차)으로 나눠서 차환이 이뤄졌다.이 사업은 홈플러스 부천 상동점 주상복합 신축사업 및 홈플러스 인천작전점 외 2개 점 운영사업이다. 미래도시(차주)의 원금 2100억원 대출채권을 기초로 SPC가 ABCP를 발행하는 구조다.기존에 발행했던 유동화증권 3400억원은 올해 10~11월 만기였다. 총 3480억원을 리파이낸싱 했다. 이 중 1380억원(트랜치 B-1, B-2)은 내년 2월 9일 및 5월 11일 만기가 돌아오며, 2100억원(트랜치 A-1, A-2)는 내년 4월 5일 및 같은 달 27일이 만기다.부동산경기가 안 좋은 대구에 있는 개발사업장(중구 대봉동·남산동 공동주택)도 무난히 차환에 성공했다. 리파이낸싱한 액수는 총 3400억원이며 내년 2월 17일이 만기다.다음 달 리파이낸싱을 앞둔 홈플러스 5개점 개발사업도 무사히 차환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이 사업의 유동화증권 2700억원은 다음 달 13일 만기가 돌아온다.◇ 추가 금리인상 기대 낮아…“자금조달 여건 개선 기대”이번에 차환한 ABCP는 대부분 내년 1~5월 만기가 돌아온다. 이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25%로 0.25%포인트(p) 올렸지만 내년 상반기에는 리파이낸싱 여건이 더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최근 국채금리가 꾸준히 하락하고 있고, 시장에서도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약해져서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최근 몇 주 전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9월 22일부터 4%대로 올라섰지만 지난 11일 3%대(3.834%)로 떨어졌고 이후에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689% 수준이다. 국고채 3년물, 5년물, 10년물 금리 추이 (자료=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국채 단기물 금리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대감을 선반영한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이처럼 떨어진 것은 채권시장에서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낮게 바라봤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특히 한국은행은 올해에만 6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데다, 향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하향했다. 이날 한은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5.2%에서 5.1%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물가상승률도 종전(3.7%)보다 0.1%p 낮은 3.6%로 낮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3.9%, 국제통화기금(IMF)이 3.8%를 전망한 것보다 낮은 수치다.또한 한은은 오는 2024년 물가상승률이 2.5%로, 내년보다 하향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상승이 이처럼 안정될 경우 기준금리도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단기자금시장과 부동산시장의 투심도 다시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의 막바지에 도달했다는 컨센서스가 시장에 형성됐다”며 “내년 1분기 중 한은이 기준금리를 한 번 더 올리면 (금리인상이) 끝이 아닐까 하는 전망이 (국고채 시장에)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 자금시장에서 자금조달이 좀더 수월해지려면 부동산시장 자체가 회복돼야 한다”며 “지금은 이자부담 때문에 거래절벽이 나타나고 있지만,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되면 이자부담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높아져 부동산 거래도 재개되고, 내년 5월경 단기 PF시장도 불확실성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내년 1.7% 성장에도 물가 덜 꺾여…이창용, 내년 금리 인하 기대 낮췄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은행이 작년 8월부터 기준금리를 1년 4개월간 무려 2.75%포인트나 올려 역사상 가장 빠르게 올리고 있지만 물가는 쉽게 꺾이지 않고 있고 경기둔화, 단기 금융시장 유동성 부족 등 부작용만 커지고 있다. 금리가 주는 고통은 커지는 반면 5%대의 높은 물가상승률로 인해 쉽사리 금리 인상을 멈추기도 어렵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이창용 한은 총재는 내년 1월 추가로 한 번만 더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고 장기간 금리 동결기에 돌입할 것임을 시사했다. 시장에선 내년 말께 금리 인하 기대감을 키우고 있지만 한은이 제시한 내년 하반기 성장률,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이 역시 가능성이 낮아보인다. *2022년~2024년은 한은 전망치 기준(11월)출처: 한국은행◇ 최종금리는 3.5%…딱 한 번만 더 올린다 한은은 24일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연 3.25%로 결정했다. 작년 8월부터 아홉 번에 걸쳐 금리를 2.75%포인트나 올린 만큼 이날 가장 큰 관심은 금리 인상 사이클의 최종금리가 얼마냐는 것이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들의 의견을 빌려 사실상 최종금리가 3.5%에서 멈출 것임을 시사했다.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3명은 3.5%를, 나머지 2명은 3.5%에서 3.75%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입장이고 나머지 1명은 3.25%를 보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내년 2월엔 추가 금리 인상이 어려워지고 내년 1월에 멈출 가능성이 크다. 이 총재가 우려하는 금리 인상의 부작용은 단기 금융시장의 유동성 부족이다. 연말 20조~30조원의 부동산 자산담보부증권(PF-ABCP)이 만기도래하는 데 필요하다면 한은이 추가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지난 달 23일 시장안정화 대책 이후에도 부동산 ABCP 관련 과도한 신뢰상실로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린 것에 비해 더 금리가 높아졌다”며 “단기자금시장은 한은 입장에서 금리를 조절할 때 처음 시작하는 통화정책의 전달경로이기 때문에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도 단기자금시장의 쏠림현상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 달 말 증권사를 대상으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해 유동성 공급에 나섰는데 그때와 마찬가지로 △대상을 타깃해서 한시적으로 △시장금리보다 높게 △담보를 받고 유동성을 공급하는 원칙을 지키는 방식으로 PF-ABCP 유동성 공급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이와 관련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긴축 사이클 중 유동성 지원은 그 경중에 관계없이 모순”이라며 “한은의 단기자금 지원과 이것이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총재의 태도는 통화정책 피봇(Pivot·정책 전환)을 연상케한다. 국내 경제의 긴축 고통은 한은의 예상을 뛰어넘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한은이 이날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발표한 경제성장률은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음을 보여준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2.6%로 석 달 전 전망을 유지했지만 내년엔 2.1%에서 1.7%로 0.4%포인트나 하향 조정했다. 내후년엔 2.3%로 잠재성장률(2%)을 웃돌면서 회복세가 예상된다. 이 총재는 “내년 성장률 하향 조정 요인을 구분해보면 대부분이 글로벌 경기둔화폭 확대와 같은 대외 요인에 기인하고 국내 금리 상승 등 대내 요인도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 최종금리 낮췄지만 내년 금리 인하 기대감도 지웠다 금리 인상의 부작용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이 총재는 당분간(3개월)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둔화에 비해 물가상승률이 빠르게 꺾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내년말 금리 인하 기대를 차단했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을 0.4%포인트나 하향 조정했음에도 올해 물가상승률, 내년 물가상승률을 고작 0.1%포인트씩 하향 조정한 5.1%, 3.6%로 전망했다. 내후년 물가상승률은 2.5%로 전망돼 내후년에도 목표치(2%)를 상회한다.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물가 전망치는 각각 5.6%, 4.2%로 석 달 전 전망(5.9%, 4.6%)보다 낮아졌지만 내년 하반기에는 2.9%에서 3.1%로 외려 0.2%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2%대 물가 도래 시기는 석 달 전까지만 해도 내년말로 예측됐으나 내후년으로 밀리는 모습이다. 이는 그간 쌓였던 원가 부담이 전기·가스요금, 가공식품 가격 인상으로 나타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또 중국이 내년 3월 양회 이후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하면서 공급부족 우려에 유가가 내년 하반기께 100달러를 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또 경제성장률도 올 하반기 2.3%에서 내년 상반기 1.3%로 떨어지지만 내년 하반기엔 2.1%로 잠재성장률(2%)을 상회할 것으로 예측했다. 잠재성장률과 실질성장률 차이를 비교한 국내총생산(GDP)갭도 내년 상반기 마이너스로 전환되다가 하반기께 중립 수준으로 닫히고 내후년에는 플러스 전환된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이 총재는 “최종금리에 도달한 이후에도 금리를 낮추기 위해선 물가 수준이 목표 수준을 충분히 수렴할 수 있다는 증거를 확인한 이후에 금리 인하를 논의해야 한다”고 밝혀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차단했다.반면 물가가 빠르게 꺾인다는 전제로 여전히 내년 하반기 금리 인하를 예측하는 시각도 있다. 김진욱 씨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내년 3분기부터 물가상승률이 3% 미만으로 안정되고 주택 시장 조정이 장기화돼 내년 7월부터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 내후년 1분기까지 금리가 2%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 금리인상 속도 늦춰도 집값 하락 여전…강북 10억클럽 속속 탈락
-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전국 집값이 9주 연속 사상 최대 하락률을 기록하며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베이비스텝으로 인상 속도를 줄였지만 6연속 금리를 올리면서 투자 심리는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2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1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한 주 전보다 0.50% 하락했다. 전주(-0.47%)보다 0.03%포인트 낙폭을 확대했다. 176개 시군구 중 전주보다 가격이 내려간 곳은 171곳에서 172곳으로 전국 대부분이 하락세를 나타냈다.서울 아파트값도 0.52% 하락하며 전주(-0.46%)보다 0.06%포인트 더 하락률이 가팔라졌다. 2012년 5월 부동산원이 시세조사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대 낙폭을 3주 연속 갈아치운 것이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금리 인상 예상과 가격하락 우려 등으로 매수자는 추가 하락을 기다리면서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급매물 위주로만 간헐적으로 거래가 성사되는 시장 상황이 지속하며 하락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도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지역별로는 노원구(-0.88%)가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노원구의 경우 전주(-0.74%)보다 하락폭이 0.14%포인트 확대되며 하락세가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이어 도봉구(-0.83%), 강북구(-0.74%), 은평구(-0.61%) 순으로 내림세가 두드러졌다. 이들 지역에서는 10억 클럽을 이탈하는 아파트 단지들도 늘어나고 있다. 노원구 월계동 꿈의숲SK뷰 전용 84㎡는 지난 17일 8억원(12층)에 거래됐다. 지난 4월 11억5750만원(15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는데 7개월 만에 10억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은평구 녹번동 북한산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달 12일(17층) 8억7800만원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같은 평형대 아파트가 지난해 10월 13억6500만원(12층)에 신고가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1년새 5억원 가까이 빠진 것이다. 경기, 인천 아파트값도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다. 각각 0.61%, 0.83% 하락하며 전주보다 0.02%포인트, 0.04%포인트 낙폭이 확대됐다. 특히 경기에서는 광명시(-1.11%), 부천시(-1.04%), 안양 동안구(-1.02%), 양주시(-1.01%) 등이 1% 넘게 빠졌다. 지방 아파트값도 0.40% 내렸다. 울산(-0.65%), 세종(-0.64%), 대구(-0.59%) 등 대다수 지역이 낙폭을 확대했다. 전셋값도 하방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59% 내리면서 전주(-0.53%)보다 내림폭이 커졌다. 수도권(-0.70%→-0.81%), 서울(-0.59%→-0.73%) 및 지방(-0.37%→-0.39%) 모두 하락세를 확대했다.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한은이 베이비스텝으로 금리 인상에 대한 속도조절을 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제공했지만 결국 금리를 안 올린 것은 아니다”며 “금리 인상에 따른 수요자의 거래 심리 위축과 낮은 거래량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낙폭을 확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 인상이 멈추는 것을 확인하지 않고서는 집을 매수하기에는 심리적 부담이 큰 상황이다”며 “부동산 가격 조정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한경연 "내년 경제성장률 1.9% 전망..올해보다 악화"
-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1.9%로 전망했다. (자료=한경연)24일 한경연은 ‘KERI 경제동향과 전망: 2022~2023년’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한경연은 2022년 상반기에는 경기가 양호한 개선세를 보였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사태 장기화 및 미국 기준금리 급등에 따른 3고 현상(고물가·고환율·고금리 상승) 심화로 하반기 들어 내수 회복세 약화와 수출 부진이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올해 경제성장률은 2.4%로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한편, 2023년에는 글로벌 경기둔화 심화와 국내 성장모멘텀 부재로 경제성장률이 1.9%에 그치며 본격적인 불황국면에 진입하게 될 것으로 한경연은 전망했다. 금리인상 부작용에 대한 대처여부가 내년 성장흐름의 주요 변수로 작용하는 가운데, 코로나19를 거치며 진행된 경제여건 부실화, 정책 여력 약화 등으로 2%대 성장마저도 기대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한경연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긴축기조 지속, 과도한 민간부채로 인한 금융시장 불확실성 증폭 등을 경제성장률을 더욱 낮출 수 있는 위험요인으로 지목했다.내수부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소비의 성장률은 2022년 3.8%에서 2023년 2.5%로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고물가로 인한 실질구매력 감소와 경기불황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소비부진 흐름을 주도하는 가운데, 자영업자 소득감소, 금리인상으로 폭증한 가계부채원리금 상환부담 등 구조적 원인 역시 소비회복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설비투자는 글로벌 경기위축에 따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금리인상으로 인한 자본조달 비용부담까지 가중되며 1.0%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될 전망이다. 과거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억제정책에 따라 부진을 지속해 온 건설투자도 원자재가격 급등에 따른 공사차질과 주택시장 위축의 영향으로 1.2% 성장에 그치며 부진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보다 2%포인트 낮은 3.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상반기 이후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가격이 점차 안정되고, 강달러 현상도 완화할 것으로 전망돼서다.그동안 경제성장을 견인해 왔던 실질수출은 1.2%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경기침체 심화 및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부진에 따른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도 부연했다. 특히, 최대수출국인 중국의 경기위축 폭이 예상보다 커지거나 반도체 이외의 주력 수출품목 실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수출증가세가 더욱 약화하게 될 가능성도 언급했다.한경연은 경상수지가 상품수지의 저조한 실적과 서비스수지 악화가 동시에 작용하며 145억달러 수준으로 내려오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 "가파른 금리에도 상업용 부동산 양호…내년엔 신중 접근"
-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의 투자규모는 예상보다 적지 않지만, 금리 인상으로 투자 보류가 이어지고 있다. 내년에는 지역과 자산 선별 접근, 신중한 투자 접근이 예상된다.김미숙 KB증권 연구원은 24일 “미국 상업용 부동산 투자규모는 현재까지 누적치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빠른 금리 인상으로 검토하던 투자를 보류하는 행보가 보인다”며 “올해의 투자규모 성적은 예년 대비 적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나, 내년의 투자 선택이 조심스러워지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경기침체 우려에도 서울 주요 권역의 오피스 임대료는 상승 추세이다. 특히 강남 및 여의도 권역을 중심으로 임차 수요 및 임대료 상승률이 높다. 향후 추가 수요가 예상되나, 신규 공급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돼 임차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봤다. 서울 뿐 아니라 분당, 판교 권역에서도 오피스 수요 증가가 예상되나 공실 공간이 부족하다.김 연구원은 “우량 자산이 매물로 나올 경우, 치열한 매입 경쟁이 예상되고 이는 자산가치 상승으로 연결될 것”이라며 “금리 인상으로 프라임 오피스 캡 레이트와 10년물 국채 금리의 스프레드가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어 캡 레이트의 추가 하락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아태지역 상업용 부동산 투자시장에서 거래되던 자산의 약 19%가 중단됐다. 일본 도쿄에는 대규모의 오피스 신규공급이 예정돼 있어 향후 공실률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했다. 엔화 약세 및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와 함께 오피스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김 연구원은 “싱가포르 시장 또한 대형 복합자산 신규공급이 예정돼 있으나, 시장 신호는 좋다”며 “높은 수요로 공실률이 하락하고, 임대료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시장 전망에 기반해 투자가 용이한 지역, 자산을 잘 선별해야 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또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투자규모는 지난 23일 기준 727조원을 기록하며, 2022년의 투자 규모 누적치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연말까지 진행되던 거래들이 종결되면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투자규모는 전년(900조원)과 유사하거나, 넘어설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김 연구원은 “미국의 부동산 투자사들이 89개 호텔 포트폴리오 지분을 인수하는 등 가치가 조정된 자산의 밸류 애드 전략 매입 움직임이 활발하다”며 “다만 금리 인상 지속 전망, 높은 환율에 대한 부담 등으로 해외 투자자들은 향후 미국 시장 투자에 신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유럽의 빠른 금리 인상으로 2023년에는 2% 이상의 기준금리 수준이 지속될 전망이다. 3% 중반대를 보이던 주요 상업용 부동산 캡 레이트은 3분기 들어 일제히 상승하기 시작했다. 빠른 금리 인상의 여파가 시장에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김 연구원은 “그럼에도 런던 시장을 위주로 오피스 등 주요 자산의 거래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관광시장 회복을 바탕으로 신규 리테일 자산이 활성화되고, 신규 복합자산이 운영을 시작하는 등 내년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라며 “런던 중심부의 복합개발 프로젝트인 배터시 파워 스테이션 (BPS) 등이 그 예”라고 전했다.
- 올해 마지막 금통위…이창용 총재, 내년 금리 상단 힌트 던질까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입에서 내년 기준금리 상단 전망에 대한 힌트가 나올까. 시장의 관심은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 폭보다 내년 금리 상단과 인하 전환 시점으로 집중되고 있다. 11월 금통위에선 환율 안정과 물가 둔화 흐름에 금리 인상 속도를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으로 낮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내년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동시에 낮춘다면 피봇(정책전환) 기대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통화정책 결정문에 향후 긴축 속도를 늦추겠다는 문구가 반영된다면 이달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시장금리는 하락할 수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올해 마지막 금통위, 베이비스텝 유력…긴축 속도 조절 나설 듯 한은 금통위는 24일 올해 마지막 금리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0%에서 3.25%로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10월 두 차례 빅스텝(0.50%포인트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3.0%까지 오른 만큼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데일리가 이번 금통위를 앞두고 국내 증권사 11곳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11명 중 10명이 0.25%포인트 인상을 점쳤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1~16일 채권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역시 응답자 100명 중 70%가 베이비스텝을 예상했다. 특히 금통위 내에서도 물가 상방 위험이었던 원·달러 환율이 지난달 1400원대 연고점을 찍은 뒤 1300원대로 하락하면서 부담을 덜게 된데다가 단기자금 시장 경색 등 대내안정을 고려해야 한단 쪽으로 기울고 있는 분위기라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은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금통위 내 매파(통화긴축 선호) 인사로 분류되는 서영경, 박기영 금통위원이 최근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언급하면서 베이비스텝을 시사하기도 했다. 문제는 내년 한은의 기준금리 상단 전망치와 인하 전환 가능성이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인상 사이클의 상단 전망치를 3.5~3.75%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연준이 내년 최소 5.0% 이상의 금리를 예고한 가운데 4.0%까지 한은도 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 보는 기대가 있었지만, 최근 단기 금융시장 경색으로 이 같은 기대는 사라진 모습이다. 이데일리 설문 결과에서도 내년 금리 상단 전망치는 3.75%(중간값)로 집계됐다. 레고랜드 사태, 흥국생명 콜옵션 혼란 등을 거치면서 얼어붙은 단기 금융시장은 정부의 ‘50조원+α’ 유동성 공급 대책 등에도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다. 기업어음(CP) 금리는 21일 기준 5.36%로 2009년 1월 13일(5.37%) 이후 최고치를 나타내는 등 연일 연고점을 갈아치우고 있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금리는 연 20% 수준까지 올랐다. ◇내년 성장률, 물가 전망치 하향 조정할까…수정경제전망 주목이날 금리 결정과 함께 발표될 수정경제전망 결과도 내년 통화정책 흐름을 예견할 재료 중 하나로 주목된다. 지난 8월 한은은 올해와 내년 연간 경제성장률은 각각 2.6%, 2.1%로 봤고, 물가상승률은 올해 5.2%, 내년 3.7%로 전망했지만 11월엔 이를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데일리 설문 결과 내년 경제성장률은 1.8%에 그쳐 잠재성장률(2%)을 밑돌 것으로 봤고, 내년 물가상승률은 3.5%로 지난 8월 전망치보다 소폭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각각 2.6%, 5.2%로 나와 한은의 당초 전망치에 부합했다. 만일 한은 조사국이 내년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동시에 낮춘다면 이 역시 한은의 피봇 기대감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내년 금리를 3.5%까지 올린 뒤 반년 가량 동결 기간을 가진 뒤 이르면 4분기엔 인하 기조로 전환할 가능성 있다”고 말했다. 주요 기관들도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것으로 봤다. 한국개발연구원(KDI, 1.8%), 한국금융연구원(1.7%), 하나금융경영연구소(1.8%), 피치(1.9%), 한국경제연구원(1.9%) 등은 모두 1%대 중후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22일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8%로 지난 9월말 대비 0.4%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0%대의 극단적인 전망도 있다. ING은행은 내년 미국(-0.4%)과 유럽(-0.7%)의 역성장을 전제로 내년 우리나라의 성장률을 0.6%로 제시했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더 길고 높은’ 금리 인상 경로를 예고하면서 긴축 속도를 늦추더라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억제 효과를 가져가려고 애쓰고 있는 만큼 이 총재 역시 내년 금리 인하 기대를 차단하려 애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기가 급격히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단기 금융시장 경색도 이어지면서 내년말로 갈수록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 [미리보는 이데일리]증시 20% 빠져도…'매도 의견' 못내는 애널들
-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다음은 24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 △1면- 증시 20% 빠져도…‘매도 의견’ 못내는 애널들- ‘탈중국 공급망 시급하다’ 정부, 제3국 이전도 지원- 집값 떨어졌지만…건보 지역가입자 34% 월 4만원 더 낸다- 취약층 취업문 활짝…IBK 기업銀 종합대상- 노조 고용세습, 솜방망이 처벌로는 근절 어렵다- 먹구름 가득한 내년 경제, 규제개혁으로 돌파하길△2면(태극전사 ‘16강 첫 관문’ 우루과이전 출격)- ‘믿을맨 손흥민, 미드필드 선점, 원팀 기동력’ 승패 가른다- 아르헨 발목 잡은 AI 심판…한국도 활용해야 승리 있다- “아르헨 꺾은 사우디, 우리도 이길 수 있죠”△3면(윤 대통령 주재 첫 수출전략회의)- 美·EU發 공급망 재편 발맞춰…동남아·중남미 자원부국과 협력강화- 배터리업계 “핵심광물 확보 수월해질 것” 반색- 尹 대통령 “환경부도 예외 없다…전 부처 산업 육성 나서야”△4면(화물연대 총파업 강행)- ‘안전운임제’ 놓고 노·정 서로 유리한 해석뿐…파업 만능주의만 부채질- 화물·건설·유통·산업 올스톱 위기△5면(균형 잃은 증권사 리포트)- 분석대상이 ‘고객’…‘매도’ 말했다간 거래 끊기고, ‘중립’도 눈치 보여- “위험 종목에도 침묵…애널 책임회피가 더 문제”- 넷마블·카겜 종가 아래로 목표 제시도…사실상 매도 의견△6면(종합)- 불황 한파 부는데 건보료 왜 올랐지?…작년소득·재산 기준 부과하는 탓- 尹 대통령 “산업부·코트라 중심 전담팀 구성…테슬라 투자 유치”- 수협 “내년 금융지주 전환” 선언…비은행 금융사 인수 추진- ‘변화·쇄신’ 인사 예고 떨고 있는 삼성 임원들△8면(2022 이데일리 좋은 일자리 대상)- 직원 권익 보호 앞장선 ‘IBK 기업은행’…5060 채용 두 팔 걷은 ‘현대차’- “좋은 일자리 위해 기업도 힘모아야”- “일자리는 경제회복의 시작이자 도약의 밑걸음”- “좋은 일자리 만드는데 동참할 것”△9면(경제)- 3분기 합계출산율 0.79명…올들어 인구 8.7만명↓- 회삿돈 원정도박, 상표권 꼼수 이전…국세청 역외탈세자 53명 세무조사- 공정위, 조사-심의 부서 간 인사이동 ‘원천봉쇄’- 미래에셋증권 외 3곳 올해 퇴직연금 운용 ‘참 잘했어요’△10면(정치)- 여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극적합의…대통령실·총리실 등 포함- 野, ‘이재명 최측근’ 김용 사의 수용…정진상은 추후 판단- 尹 “케냐는 아프리카 핵심 협력국”- ‘방산 기술료 제도’ 손질 시급- “北주민 추정 시신, 오늘까지 무응답땐 무연고 처리”△11면(금융)- 삼성생명 손들어준 법원…보험업계 승소 이어질까- 무디스 만난 이복현 “韓금융사 위기대응 능력 개선”- 네이버페이 등 선불충전금, 신탁·예치·지급보증 중 택일- P2P금융 기관투자 허용될까 이르면 내달 규제완화책 발표△12면(글로벌)- 사우디·러 한마디에 에너지 가격 ‘출렁’…유럽 ‘횡재세’ 도입 서둘러- EU, 러 원유 상한액 60달러선 합의 전망- “ECB, 금리 4~4.25%까지 올려야”- “음식·보너스 달라”…中 아이폰 공장 무력 충돌- 中, 세계 1위 품목 14개로 美 턱밑추격…韓은 5개 그쳐△14면(산업)- ‘황금알’ 배터리 소재 진출 늦지 않았다…‘후발’ 화학사 투자 풀충전- LG 임원인사 단행…‘안정 속 미래’ 추구- 믿었던 ‘서버용 메모리’ 수요 부진 삼성·SK “반도체 한파 직격” 비상- “10기 펠로 28개팀, 투자유치 49.6억·특허출원 33건 등 성과”- 고려아연, LG화학·한화와 주식 맞교환…신사업 강화△15면(ICT·바이오)- “세포치료 주력 제품 앞세워…내년 美·日 시장 공략할 것”- ‘디지털 트윈’ 기술 쌓은 네이버 사우디 ‘네옴시티’ 수주 도전장- ‘갤텝A8’이 효자…삼성, 中레노버 제치고 인도 태블릿 시장 ‘톱’- 베트남 CDMO공장 준공 삼일제약, 점안제 생산△16면(증권)- 실적 추락 증권가 인사태풍 불어오나- 국내형 수익이 더 ‘쏠쏠’ 희비 엇갈린 주식형펀드- 채권투자 맛들인 개미 온라인 매수 작년 11배- 자본시장 엄동설한은 남 얘기 글로벌 큰손 에너지투자 열기- 중 한한령 6년 만에 풀리나…가슴 부푼 콘텐츠주△18면(부동산)- 잠실5단지 84m2 ‘1438만→1227만원’ 부동산 보유세 2020년으로 되돌린다- “은마 GTX 반대에 사법적 수단 강구”- “230조 자산 전면 재검토…매각·활용안 강구”- 롯데건설, 박현철 신임 대표이사 내정△19면(MICE)- “국제공항 짓고 관광·레저 인프라 확충…군산, 마이스 허브로 만들 것”- 서울시,잠실·서울역·마곡에 ‘3대 마이스 거점’ 만든다- “국내 최초 마이스 테크로 동남아 시장 공략”- 스마트 도시 전문가 서울 총집합△20면(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 투자자보호·불공정거래 규제할 ‘안전장치’ 전무…가상자산법 도입 시급- “검찰, 이재명 찍어놓고 수사…민주당에 대한 전방위적 탄압 시작”△22면(2022 이데일리 광고 대상)- 세상에 없던 AI서비스…‘인형뽑기 기계’로 친근감 더했죠- 토종 최고급 세단의 대명사…“기대·예상 뛰어넘는 혁신적 모델”- 0칼로리 탄산 ‘탐스제로’ 에스파 만나 청령감 더해- 건강한 아름다움 ‘바이탈 뷰티’ 전과정 직접 관리해 신뢰 쌓아△24면(문화)-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와 내한, 모험 떠나는 기분- 두꺼비 벼루·사자 향로…태안 바다에서 발견된 고려청자 한자리에- “앙상블부터 주연까지 맡아 더 특별”△25면(오피니언)- 메타버스서 펼쳐질 가상경제 시대- 청년 변호사의 로톡 딜레마△26면(피플)- 내 모든 것 다 바쳐 코로나 대응…백신 맞으세요- 조주완 사장 “협력사 스마트 팩토리 적극 지원”- 고 정세영 명예회장 한미우호상 받아- “초격차 기술확보로 글로벌 ESG 소재기업 도약할 것”- ‘KB라이프생명’ 첫 대표에 이환주 KB생명 대표- 이스타항공, 대표이사에 김문권 성정 대표 선임- 이지은, ‘영평상’ 신인상 “받아본 상 중에 가장 떨려”- 스타벅스, 이익공유형 매장 ‘커뮤니티 스토어’ 4호점 오픈△27면(사회)- 檢, 이재명 소환 가시권 불체포특권 행사할까- 안산 선부동 주민들 “조두순, 몸으로 막겠다”- 오늘부터 카페 안에서 일회용컵 아예 못 써- 검찰, 노영민 취업청탁 의혹 국토부·CJ한국복합물류 압수수색- “정부, 이태원 참사 유족에 응답하라” 162개 시민단체 연대 표명
- SC캐피털, 아부다비투자청과 아태지역 데이터센터 투자한다
-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싱가포르 사모 부동산투자회사 SC캐피털파트너스는 아부다비투자청이 전액 출자한 자회사와 데이터센터 투자 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23일 밝혔다.해당 프로그램은 일본과 한국, 싱가포르, 호주를 중점으로 아태지역 전역의 데이터센터에 투자하는 게 목표다. SC캐피털파트너스는 미화 20억달러까지의 증액 권한과 함께 아부다비투자청으로부터 새로운 책무에 대한 약속도 확인했다. 데이터센터 (사진=SC캐피털파트너스)또한 아부다비투자청은 SC캐피털파트너스의 범아시아 오퍼튜니스틱 투자 전략에도 참여하고 있다. 오퍼튜니스틱 투자는 고위험 고수익 투자를 말한다. 원래 부실채권이나 재무적 곤경에 처한 부동산을 매입하는 것으로 시작됐으나, 최근에는 보다 확대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데이터센터 투자 프로그램은 지난 3월 SC캐피털파트너스의 범아시아 데이터 센터 플랫폼 자회사인 SC제우스 데이터센터 설립 발표 이후 시작됐다.SC제우스 데이터 센터는 싱가포르(본사)와 중국, 홍콩, 일본, 한국, 태국에 진출해 있는 수직적 통합 플랫폼이다. SC캐피털파트너스가 운용하는 다양한 부동산 전략에 원스탑 솔루션을 제공한다. 또한 아시아태평양 전역의 데이터센터 설계, 개발, 자산관리, 임대·매매,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운영 서비스는 물론 기술 서비스도 제공한다. SC제우스 데이터센터는 새로운 데이터센터 투자 프로그램을 위한 운영 파트너 역할을 하게 된다. 수차드 치아라누사티 SC캐피털파트너스 회장 겸 창립자는 “이번 신규 프로그램을 통해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데이터센터 지역에 우리 회사의 역량과 플랫폼을 크게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조 구이 SC제우스 데이터센터 CEO는 “SC캐피털파트너스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아태지역 데이터센터에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2004년에 설립된 SC캐피털파트너스는 싱가포르에 본사가 있는 아시아태평양 사모 부동산투자회사다. 오퍼튜니스틱 부동산 펀드인 리얼 에스테이트 캐피탈 아시아 파트너스(RECAP) 시리즈를 비롯해 개방형의 코어 플러스(core-plus) 펀드인 SC코어펀드(SCORE+)를 운용하고 있다.
- “내년 금리인상 멈추면 집값 뛴다”[복덕방기자들]
-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현재 부동산 시장은 거래가 가격을 누르고 있습니다. 내년 금리 인상이 마무리되면 수요가 쏠리면서 눌려있던 가격이 오를 수 있습니다”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대표는 17일 서울 코엑스 돈창콘서트 현장에서 복덕방기자들과 만나 부동산시장 진단과 내년 집값 전망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금리가 계속해서 올라갈 수는 없다”라며 “과거 금융 위기때 5% 수준이었는데, 인상 기조가 꺾인 이후 다시 수요가 쏠리면서 집값이 크게 뛰었고 지금 부동산 시장도 비슷한 양상을 나타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 대표는 최근 집값 통계가 추세적인 현상을 말해주고 있지만, 거래 자체가 많지 않고 급매만 계약 하는 상황이어서 실질적인 가격을 대표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동산 시장은 개별성과 부동성이라는 특징을 가지는데, 집값 통계는 전체 아파트 가격을 시가총액 개념으로 상정 해서 하락률을 나타내고 있다”며 “개별 아파트 단지의 실질적인 시장가격은 거래 당시의 수요와 공급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준석 대표는 이번 부동산 시장의 거래절벽 사이클에 집값이 10% 수준에서 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고 대표는 “부동산R114 자료를 인용해 보면 지난 5년 동안 108% 올랐다”며 “산술적으로 보면 1년 동안 20% 상승한 수준인데, 금리인상기를 맞아 10% 수준에서 가격이 조정될 것으로 보이며 금리하락기가 다시 시작하면 집값 그래프가 다시 우상향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대표는 이런 맥락에서 다주택자의 매각 전략을 고민했을 때, 매도 시기를 뒤로 미루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현재 매도를 하게되면 초급매 가격에 맞춰야 해 금리가 떨어진 뒤 매도자 우위시장이 왔을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을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규제지역 해제 기조가 확산하는 추세여서 서울도 조정대상지역 해제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매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자금계획이 탄탄한 실수요자는 청약 시장의 문을 지속적으로 두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대표는 “2008년도 부동산 가격이 많이 떨어지다 보니까 금융위기 때는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나 반포자이가 미분양이 났는데, 그 기회를 놓친 사람들은 매우 후회하고 있다”며 “대형단지, 좋은 입지에 나오는 일반분양은 자금계획이 서 있다면 내 집 마련의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이어 그는 “나홀로 아파트나 묻지마 청약은 지양해야 한다”며 “역세권, 교육환경, 교통환경, 자연환경, 편의시설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더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 ‘복덕방기자들’ 채널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편집=이솔지출연=고준석, 신수정
- 캐나다가 북미 최대 혁신허브를 구축할 수 있던 이유
- [토론토(캐나다)=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캐나다 토론토의 노른자위 땅인 칼리지 스트리트. 매해 캐나다에서 가장 많은 연구 기금을 받는 최대 명문 토론토대학교를 지나 다운타운 핵심으로 진입하면 압도적인 규모와 앤틱·모던의 조화가 유독 눈에 띄는 건물이 하나 있다. 캐나다 경제의 핵심 성장 엔진 역할을 하는 곳이자, 북미에서 가장 큰 이노베이션 허브로 거듭난 마스(MaRS)다.마스 입구에서 바라본 외관[사진=이데일리 김연지 기자]약 150만 평방 피트(약 4만2155평)의 규모를 자랑하는 이곳은 지난 2000년 캐나다 토론토에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생명과학과 핀테크, 클린테크, 플랫폼 기술 등을 다루는 초기 단계부터 성장 단계의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캐나다에서 창업한 스타트업 중 50% 이상은 마스 지원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캐나다 벤처씬에서 두드러지게 활동한다.실제 지난 2008년부터 마스로부터 지원받은 스타트업들이 조달한 자본은 106억 캐나다 달러(약 11조 원) 이상으로, 이들 스타트업이 그간 달성한 매출 총액은 71억 캐나다 달러(약 9조 5211억 원) 이상으로 집계되고 있다. 괄목할 만한 것은 자연의 나라에 불과했던 캐나다에 이들 기업들이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캐나다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기여도가 껑충 뛰었다는 점이다. GDP 기여 총액은 116억 달러(약 15조 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만난 융 우(Yung Wu) 마스 대표는 “캐나다는 아직 전환기에 놓여 있는 국가”라며 “마스가 혁신가들과 정부기관, 연구 기관, 교육 기관 등과 함께 꾸려나가는 ‘혁신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원의 나라에서 혁신 놀이터 되기까지”우 대표는 캐나다가 ‘자원과 광물이 풍부한 국가’라는 틀에서 더 나아가기까지 20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 경제는 과거만 해도 자원과 광물 기반으로 돌아갔다”며 “이제는 순수 자원 기반에서 지식 기반의 경제로 거듭나는 등 캐나다의 경제 초점이 다양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마스의 역할이 컸다. 매년 1000여개 이상의 스타트업에 투자하면서 캐나다 혁신 스타트업을 발굴·지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성행하던 지난해만 해도 마스가 지원한 스타트업은 1400개 이상이다. 이로 인해 3만2600명분의 일자리가 생겼고, 이들 기업이 지난 한해 글로벌 투자사들로부터 조달한 자금은 약 9조 원에 이른다. 경기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캐나다 경제가 자원과 광물만이 아닌, 혁신 스타트업 위주로 돌아갈 수 있었던 배경이다. 우 대표는 “스타트업 경제는 경제 성장의 거대한 기둥(huge pillar)”이라며 “마스는 혁신 스타트업들의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투자와 정보, 인재 확보 면에서 전방위적으로 지원한다”고 말했다.실제 마스의 이러한 전방위적 지원은 성과를 내고 있다. 북미를 통틀어 1억 달러(약 1320억 원) 이상의 연매출을 내는 기업은 전체의 0.6%에 불과한데, 그런 와중 마스 지원을 받은 기업들의 4.8%는 1320억 원 이상의 연매출을 내고 있다. 단순히 자금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초 체력을 다져준 셈이다. 마스를 운영하는 융 우 대표[사진=마스]◇ ‘시장은 민간이, 정부는 뒷단 지원’…전략 통했다우 대표는 정부와 시장의 의지가 함께 맞물리고 역할이 뚜렷해지면서 캐나다 경제 변화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민간이 시장을 주도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적극 피력했다. 우 대표는 “마스는 교육가들과 연구자들, 프라이빗 투자자들, 비즈니스 리더들이 모여 설립한 비영리단체로, 정부와의 연결고리가 애초 없었다”며 “스타트업 육성 의지가 강했던 캐나다 정부는 마스와 같은 혁신 기관에 시장을 맡겼고, 마스가 캐나다 혁신 허브로 나아갈 수 있도록 뒷단에서 전략적으로 지원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마스는 캐나다 규제 당국과 스타트업 혁신가들, 글로벌 사모펀드(PE), 벤처캐피탈(VC), 민간 투자자, 연구자, 교육기관 관계자 등이 한데 모이는 혁신 허브로 거듭났다.그는 특히 정부가 깊이 개입했다면 20여년 만에 이러한 변화를 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융 우 대표는 “정권 임기에 따라 4~5년 마다 정책 방향성이 바뀐다”며 “경제 성장 엔진이 이러한 요소에 휘둘려서는 성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겨우 1보 나아가나 했더니 4~5년 후 다른 정권의 정책 방향으로 2보 후퇴하는 꼴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마스가 운영하는 벤처 프로그램 중 정부 지원 사업은 전체의 15% 수준이다. 마스는 부동산(오피스 임대)과 자체 벤처 프로그램 등으로 수익을 창출,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식으로 선순환 구조를 그리고 있다.융 우 대표는 마지막으로 “마스가 수십 년간 벤처를 지원하며 캐나다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던 이유는 스타트업 경제에 대한 믿음과 헌신,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이를 움직이는 주체였다면 대내외적 리스크를 감당하는 수준은 낮았을 것이고,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스타트업을 지원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마스는 앞으로도 스타트업을 지원하며 캐나다가 순수 자원뿐 아니라 지식 기반 경제로 나아갈 수 있도록 다양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 시장은 민간에, 정부는 지원만…캐나다 혁신금융의 비결
- [토론토, 밴쿠버(캐나다)=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캐나다의 경제 성장은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했다. 자원과 광물 외에도 신금융과 혁신 기술 기반의 경제 성장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전 세계가 신음하는 가운데 캐나다의 경제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캐나다 정부가 세계 혁신 창업가들이 캐나다에 거점을 둘 수 있는 유인책을 마련하며 무서운 속도로 기술과 인재를 유치하는데다, 산업별로 효율적이고 유연한 사업 환경을 꾸리면서 인지도가 달라지고 있다. 특히 시장은 민간에 맡기되, 정부는 지원에 나서면서 혁신 경제 성장에 보다 속도가 붙을 수 있었다는 평가다.캐나다 토론토 금융중심지인 파이낸셜 디스트릭트 전경[사진=김연지 기자]◇ 단숨에 경제 성장 이룬 비결은 ‘유연성’글로벌 컨설팅 업체 레저넌스 컨설턴시가 최근 집계한 ‘2023년 세계 최고의 100대 도시’에 따르면 캐나다 토론토와 밴쿠버, 오타와, 캘거리, 몬트리올 등 5곳이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 최고의 100대 도시는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대도시를 대상으로 경쟁력과 명성, 고용, 투자, 외국인 유치, 부동산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우리나라는 서울 한 곳만이 이름을 올린 상태다.주목할만한 부분은 캐나다의 경제 성장이 높이 평가됐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캐나다 토론토의 경우, 지난해 북미 전역을 통틀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대도시로 꼽힌 바 있다”며 “정부가 유능한 이민자를 수용하기 시작하면서 캐나다 경제가 성장하기 시작했고, 놀랍게도 캐나다의 이러한 경제 성장은 이제 시작되는 단계”라고 진단했다.풍부한 자원을 기반으로 경제를 일구던 캐나다가 단숨에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루며 이러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지 자본시장 관계자들은 일제히 혁신 기술과 인재를 유치하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이를 뒷받침하는 정부 정책의 유연성을 꼽았다. 캐나다 정부의 의지가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대목은 ‘스타트업 비자 프로그램’이다. 캐나다의 경제 성장에 가장 크게 이바지하는 요소로도 꼽힌다. 이는 캐나다 내에 혁신 스타트업을 설립하는 창업가들에게 비자를 내어주고, 사업 진행 여부에 따라 영주권을 발급하는 제도다. 지난 2013년 런칭 이후 5년간 파일럿 형태로 운영되다가 2018년 공식 시행됐다. 캐나다 정부는 이를 통해 무서운 속도로 혁신 기술과 인재를 유치하고 있다. 실제 캐나다 이민국 통계에 따르면 캐나다에 창업한다는 조건으로 비자를 받고 캐나다에 정착한 창업가들 중 영주권을 받은 수는 올해 들어서만 600여 명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연간 규모(385명)에서 70% 가량 증가한 수치다. 캐나다 이민국은 예정대로라면 올해 최대 650명의 창업가에 영주권을 부여한다는 계획이다.이 밖에 혁신 산업에 대해서는 민간과 머리를 맞대고 신속하게 규제를 마련하는 정책 유연성 또한 주목받는다. 캐나다가 전통 금융뿐 아니라 가상자산과 핀테크 등 신금융 분야를 무서운 속도로 키워나갈 수 있는 배경이다. 캐나다 주 정부와 함께 디지털자산 및 증권형토큰(STO) 관련 가이드라인을 만든 핀테크 업체 ‘핀헤이븐’의 김도형 대표는 “캐나다 정부는 혁신 산업의 명과 암을 모두 들여다보기 위해 시장을 주도하는 스타트업들을 적극적으로 만나 충분한 논의를 한다”며 “리스크 검토 등을 거쳐 최대한 신속하게 가이드라인을 내놓는 식으로 신금융 분야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토론토에 위치한 북미 최대 이노베이션 허브인 마스(MaRS) 내부[사진=김연지 기자]◇ 혁신한 곳은 끝까지 책임…IPO 후 베네핏도 뚜렷혁신 기술로 캐나다 경제에 이바지하는 스타트업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도 두드러진다. 연방국가인 캐나다는 주(州) 별로 나눠 연구·개발(R&D)을 필요로 하는 혁신 스타트업을 선정, 최대 10년 이상을 지원하는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코트라 캐나다에 따르면 캐나다는 주 정부 차원에서 세금 혜택과 보조금을 지원한다. 대표적인 정부 지원 프로그램에는 ▲R&D를 장려하기 위해 만들어진 세금 환급 프로그램 ‘SR&ED’와 ▲연방정부 주관의 캔엑스포트(CanExport)가 있다. 우선 SR&ED는 연방 정부 차원에서 지급하는 단일 최대 규모의 세금 환급 프로그램으로, R&D에 쓰인 금액이 300만 캐나다 달러를 상회할 경우 최대 35%의 세금을 감면받을 수 있다. 이 밖에 캔엑스포트는 캐나다에서 신고된 수입이 최소 10만 캐나다 달러에서 최대 100만 캐나다 달러 사이의 기업일 경우, 연방 정부에서 1만~5만 캐나다 달러까지 지원한다. 또 출장과 소셜미디어 플랫폼 활용을 통한 마케팅 비용은 최대 50%까지 보조한다. 캐나다에 법인을 설립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혜택을 우선시하는 만큼, 캐나다로 이전하는 창업가에게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지원책이기도 하다.기업공개(IPO) 매력도 두드러진다. 우선 캐나다 정부는 다양한 업종에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기보다는 산업군별로 IPO 심사 절차 등을 세분화해 산업 맞춤형 IPO 시장을 일궈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익명을 요구한 밴쿠버 증권사 한 관계자는 “성장하는 스타트업의 입장에서 우리나라 코스닥 시장에서 요구하는 질적 요건을 충족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캐나다의 경우 CPC를 비롯해 벤처기업 상장을 돕는 제도가 뚜렷하고, 상장 심사 시 중소기업의 성장성과 기술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술력은 갖췄지만, 당장 안정적인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게 캐나다 유가증권시장이 일종의 데뷔 무대로 평가받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IPO 이후를 감안해도 캐나다를 택할 유인은 충분하다. 그는 “캐나다 증권거래소에서 하루에 이뤄지는 거래량은 우리나라의 2배에 달한다”며 “캐나다는 지리·문화적으로 미국과 가까워 북미 진출을 고려할 시 꼭 염두에 둬야 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는데, (캐나다에서 상장할 시) 밸류에이션 조정 없이도 미국으로의 이전상장이 수월하다”고 부연했다.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