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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고금리 뚫고 4만 돌파한 다우지수, 부러워만 할 일인가
- 미국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다우존스 지수가 17일(현지시간) 4만선을 넘어섰다. 종가 기준 4만 돌파는 128년 역사상 처음이다. 다우지수는 1896년에 탄생했다. 1만선 돌파는 103년(1999년)이 걸렸으나 그로부터 2만선은 18년(2017년), 3만선은 3년(2020년), 4만선은 4년 만에 넘어섰다. 특히 4만선 돌파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고금리 기조를 뚫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놀랍다. 뉴욕 증시가 호조를 보이는 1차 원인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에 있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 근본적인 원인은 미국 경제의 역동성에서 찾을 수 있다.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 곧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애플, 알파벳(구글), 메타(페이스북), 엔비디아, 테슬라가 최근 증시 활황을 이끄는 주역이다. 이들은 인공지능(AI) 시대를 이끌어갈 선도기업으로 무한경쟁을 펼치며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여기에 조 바이든 행정부의 과감한 기업 지원책도 빼놓을 수 없다. 미국판 ‘반도체 굴기’ 정책에 따라 삼성전자와 대만 TSMC는 속속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다. 그 보답으로 미국은 전례없는 보조금 지급을 약속했다. 머잖아 미국은 반도체 설계, 장비 제조는 물론 생산 분야에서도 최강자로 군림할 것으로 보인다. 이웃 일본 증시도 오랜 침묵을 깨고 날개를 달았다. 닛케이225 지수는 지난 2월에 역대 최고치를 넘어섰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지난달 구마모토현 TSMC 1공장을 시찰하고 “모든 정책을 동원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증시 활황이 반도체 명예회복을 노리는 일본 정부의 시책과 겹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우리 정부는 지난 2월 증시 밸류업(주주가치 제고) 프로그램을 발표하는 등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으려 애쓰고 있다. 하지만 코스피지수는 여전히 게걸음이다. 사실 자잘한 밸류업 프로그램보다는 한두 개라도 굵직한 규제를 없애는 게 낫다. 지난주 공정거래위원회는 연례 행사가 된 대기업 집단 명단을 발표했다. 명단에 오르면 규제 올가미를 피할 수 없다. 시대착오적인 이런 제도부터 손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다우지수 4만, 5만 돌파를 부러운 눈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다.
- 투자 혹한기에도 돈 몰리는 AI반도체…생태계 전쟁 시작됐다
- [이데일리 김현아 IT전문기자] 인공지능(AI) 서비스가 증가함에 따라 AI 반도체에 돈이 몰리고 있다. AI 반도체는 AI 연산이 가능한 반도체로, GPT-4나 클로드3와 같은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학습’과, 완성된 AI 모델을 기반으로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때 필요한 ‘추론’ 영역 모두에서 필수적이다. 한국은 AI 반도체 설계기업(팹리스)을 보유한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이데일리 문승용 기자]◇韓 AI반도체에 관심인 일본 19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의 94%를 엔비디아가 장악한 가운데 전세계 빅테크 기업들은 이를 넘어서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AI반도체는 AI서비스로 급증하는 데이터 센터의 그래픽처리장치(GPU)운영 비용과 소모 전력을 줄여주기 때문에 갈수록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테슬라, 구글, MS 등이 자체 AI 칩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일본 소프트뱅크그룹도 AI 전용 반도체 개발에 관심을 두고 AI에 10조 엔(약 88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17일 한국의 AI 반도체 팹리스 기업 A사와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일본에는 AI 반도체 회사인 프리퍼드네트웍스(PFN)가 있지만 서버용 AI 반도체를 개발하지 않는다.AI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AI 학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AI 반도체는 전 세계적으로 엔비디아의 GPU가 유일하다”면서도 “추론 쪽에서는 한국 기업이 경쟁할 만한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여러 메뉴를 제공하는 분식집과 정면 승부는 무리이지만, 특정 메뉴(추론용)에서 경쟁한다면 승산이 있다는 의미다. ◇혹한기에도 투자 받는 AI 반도체 스타트업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이 지난해 343억달러(약 46조4936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가운데 투자 유치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130여명 규모 리벨리온은 올해 1월 시리즈B 투자를 완료해 누적 2800억원을 투자받았다. 투자사로는 KT(030200)와 카카오(035720) 외에도 싱가포르 파빌리온 캐피탈, 프랑스 코렐리아 캐피탈, 일본계 벤처캐피탈인 DGDV 등이 있다.SK그룹의 AI 반도체 기업 사피온은 지난해 6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 이후 최대 2000억원에 달하는 자금 조달(시리즈B)을 진행 중이다. SK그룹으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포함하면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1397억원에 달한다.CES 2024에서 AI 성능 최적화를 위한 AI 반도체로 구성된 ‘올인포 AI 토탈 솔루션’으로 3관왕에 오른 딥엑스는 이달 초 110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딥엑스 2대 주주가 된 스카이레이크 에쿼티파트너스는 ‘미스터 반도체’라 불리는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설립한 회사다.한국 스타트업만 잘나가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의 전설로 불리는 짐 켈러 CEO가 이끄는 캐나다 AI 반도체 스타트업 텐스토렌트는 지난해 8월 현대자동차그룹과 삼성카탈리스트펀드(SCF)가 주도한 펀드를 통해 1억달러(한화 1356억원)를 유치했다. 이 중 절반인 5000만 달러를 투자한 현대차그룹은 텐스토렌트와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CPU 및 AI 보조 프로세서를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엔비디아에 도전…생태계 전쟁세계 2위의 파운드리와 1위의 메모리 반도체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이 AI 반도체 설계 능력을 더한다면 급증하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의미 있는 점유율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I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 엔비디아 칩을 사용하지 않고,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에 기반한 서비스를 만들고 싶어한다”며 “소버린 AI 추세에 따라 사우디, 동남아, 유럽 등을 대상으로 수출이 가능하도록 AI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최근 인텔 ‘가우디2’ 기반의 AI 연구센터를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과 함께 국내에 만들기로 한 것도 엔비디아 칩을 구동하는 핵심 소프트웨어(SW)인 ‘쿠다(CUDA)’의 지배력을 해소해 AI 반도체에서 다양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 엔비디아의 시간…22일을 기다리는 개미들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전 세계 인공지능(AI) 열풍 및 미국 뉴욕증시 상승을 주도해 온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 엔비디아가 오는 22일(현지시간) 2025회계연도 1분기(2024년 2~4월) 실적을 발표한다. 미 상장사들의 어닝시즌의 대미를 장식하는 동시에 향후 증시 향방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사진=AFP)◇1분기 매출 전년比 3.4배 예상에도…시장 “서프라이즈 기대”미 투자 전문매체 모틀리풀 및 야후파이낸스 등에 따르면 월가는 엔비디아가 2025회계연도 1분기 매출을 245억 7000만달러로 보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71억 9000만달러 대비 무려 242% 급증한 규모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20억 4000만달러에서 128억 7000만달러로 껑충 뛰었을 것으로 전망됐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년 전 0.82달러 대비 411% 폭증한 5.57달러로 추산됐다. 또한 월가의 2분기 매출 전망 평균치는 265억 7000만달러, 조정 EPS는 5.92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하지만 시장에선 엔비디아가 이전 어닝시즌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공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투자은행 키뱅크의 주식 조사 분석가인 존 빈은 엔비디아의 1분기 매출을 260억달러, 2분기(5~7월) 매출 전망을 285억달러로 각각 예측했다. UBS의 티모시 아큐리 분석가도 엔비디아가 1분기 매출 260억달러, 2분기 매출 전망 270억~280억달러를 제시할 것으로 봤다. 엔비디아가 그래픽저장장치(GPU) 부문에서 지배적인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며 AI 기술 발전을 주도해왔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의 GPU는 현존하는 제품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성능을 보유해 AI 모델을 구축, 교육, 배포하기 위한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상 시장을 독점한 상황이어서 앞으로도 견조한 매출과 수익 성장세가 예상된다. 빈 분석가는 “하반기 차세대 블랙웰 GPU에 대한 기대에도 (현재 판매중인 GPU에 대한) 수요 중단 징후는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모틀리풀은 엔비디아가 월가 예상을 뛰어 넘어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할 것으로 자신하는 근거로 우선 엔비디아의 경영진들이 지난 분기 실적 발표에서 “단기 매출에 대한 가시성이 높다”고 밝혔다는 점을 제시했다. 이는 AI용 데이터센터 및 관련 제품에 수요가 너무 강해 아직도 고객사들로부터 주문이 넘쳐난다는 뜻으로 읽힌다. 엔비디아의 최대 고객사인 메타,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최근 분기 실적 발표에서 AI 관련 지출을 대폭 늘린 것으로 확인된 만큼, 엔비디아의 1분기 실적 및 2분기 실적 전망 역시 시장 기대를 상회할 것이라고 모틀리풀은 확신했다. 엔비디아의 AI 칩 수요는 TSMC의 1분기 매출(5926억 4000만대만달러·약 25조원)에서도 가늠할 수 있다. 엔비디아는 설계만 하고 칩 제작은 TSMC가 전담하고 있으며, 엔비디아는 TSMC 전체 매출의 11%를 차지한다. 모틀리풀은 “엔비디아의 매출·수익 모멘텀은 2025회계연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美증시 향방에도 영향…블랙웰 정보공개 ‘주목’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는 미 주요 상장사들의 어닝시즌을 마무리하는 격이다. 현재까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들 가운데 90% 이상이 실적을 발표했다. 엔비디아의 1분기 실적 및 2분기 실적 가이던스는 향후 뉴욕증시가 랠리를 지속할 수 있을지 여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엔비디아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도는 실적을 발표해 뉴욕증시 상승을 견인했다. 그 결과 엔비디아의 주가는 지난 1년 동안 192% 급등했으며, 올해에만 87%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18개월 동안 3600억달러에서 2조 2000억달러 이상으로 불어 MS, 애플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회사가 됐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엔비디아의 주가는 지난 15일 946.30달러까지 올라 3월 25일 사상 최고가(종가 기준 950.02달러)에 근접했다가, 이후 2거래일 연속 하락해 924.79달러로 한주를 마무리했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의 자카리 힐 분석가는 “엔비디아가 견고한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하면 AI 관련주 전반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새로운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의 하시 쿠마르 애널리스트는 “전망치보다 매출이 15억~20억달러는 높아야 시장이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뉴욕증시가 하락할 수도 있다고 봤다. 엔비디아가 이번 실적 발표에서 새로운 블랙웰 플랫폼과 관련해 업데이트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시장 기대를 키우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3월 연례 GPU 기술 컨퍼런스(GTC)에서 최신 AI 기반 기술인 블랙웰 플랫폼을 공개했지만, 시스템 가격이나 일반 가용성 등 구체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올해 말 아마존, MS, 알파벳, 구글 등 고객사들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만 밝혔다.
- [증시캘린더]노브랜드 상장·이노스페이스 수요예측 등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이번 주 기업공개(IPO) 시장에선 노브랜드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또 미래에셋비전스팩4호는 일반청약을 시행한다. 에이치브이엠과 이노스페이스, 그리드위즈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5월 20일(월)~21일(화)△미래에셋비전스팩4호 공모-신재생에너지, 바이오제약(자원)·의료기기, IT 융합시스템, LED 응용, 그린 수송 시스템, 탄소 저감 에너지, 고도 물 처리, 방송 통신 융합산업, 로봇 응용, 신소재·나노 융합, 고부가 식품산업, 엔터테인먼트, 자동차 부품 제조, IT·반도체, 기타 미래 성장 동력을 갖췄다고 판단되는 산업 등에 속하는 사업을 영위하거나 해당 산업에 부품·장비를 제조·판매하는 기업을 중점으로 합병을 추진. -공모가 2000원, 공모금액 133억원.◇5월 22일(수)~28일(화)△에이치브이엠 수요예측-고순도금속, 스퍼터링 타겟, Ni계·Ti계 특수금속, 그리고 첨단금속을 제조하는 기업. 2003년 창업 이후 진공 유도 용해로(VIM)를 자체 설계 제작해 고객 요구에 부응하는 제품을 선보였으며, 최근엔 진공 아크 재용해(VAR), 플라즈마 아크 용해(PACHM), 전자빔 용해(EBCHM) 등의 최첨단 진공용해 설비를 자체 제작해 운영. -공모가 희망범위 1만1000~1만4200원, 공모금액 최대 340억원.-2023년 매출액 415억원, 영업이익 37억원.◇5월 23일(목)△노브랜드 상장-약 40개의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로부터 니트(Knit), 우븐(Woven) 소재 중심 의류 제품의 상당 비중을 직접 디자인까지 해 수출하는 디자인 플랫폼 하우스. 우수한 디자인, R&D 역량을 바탕으로 단순 생산업체를 넘어 고객사 제품을 직접 기획하는 디자인 플랫폼 비즈니스를 지향하고 있음. -공모가 희망범위 상단 초과 1만4000원, 공모금액 168억원. -2023년 연결기준 매출액 4591억원, 영업이익 105억원.◇5월 23일(목)~29일(수)△이노스페이스 수요예측-2017년 9월 설립 이후 우주산업에서 업스트림(Upstream)에 속하는 발사체 제작·발사 서비스 제공을 수행. 2023년 3월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독자 개발한 시험발사체 한빛-TLV 발사에 성공. 위성 제작·운용사로부터 의뢰받은 위성을 우주 궤도로 운송하기 위해 발사체를 직접 제작하고 발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 -공모가 희망범위 3만6400~4만5600원, 공모금액 최대 606억원. -2023년 연결기준 매출액 2억원, 영업손실 159억원. △그리드위즈 수요예측-수요관리 서비스를 주축으로 전기차 모뎀·충전기 판매, 에너지저장장치(ESS)·태양광 운영 관리 서비스, 신재생에너지 판매, 전기차를 통한 에너지 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 수요관리(DR) 서비스 사업,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업(이모빌리티·EM) 사업, ESS 사업, 태양광(PV) 사업 등 4개의 사업을 주축으로 함. -공모가 희망범위 3만4000~4만원, 공모금액 최대 560억원. -2023년 연결기준 매출액 1319억원, 영업이익 16억원.
- “GPT-4o로 스타트업 1천개 사라질 것”…오픈AI 직접 서비스 파장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로고 이미지영화 ‘Her’의 여주인공이나 ‘아이언맨’의 AI 비서 자비스처럼 말로 지시하면 척척 해내는 오픈AI의 ‘GPT-4o’가 실체를 드러내면서 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4o’의 ‘o’는 ‘omni’를 의미하며, 이는 AI가 인간의 지시에 대해 오디오, 비전, 텍스트 등 모든 것을 실시간으로 추론해 서비스해준다는 뜻이다.이로 인해 실시간 번역, 교육 등 거대언어모델(LLM)을 파인튜닝(미세조정)하여 특정 영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해왔던 스타트업들은 큰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는 평가다.‘무료 사용자’에도 같은 기능지난 13일(현지시간) 발표된 ‘GPT-4o’는 이미지, 텍스트, 음성을 동시에 분석하면서도 응답 속도가 평균 320ms(최소 232ms)로 마치 사람과 대화하는 것처럼 자연스럽다. 이 모델은 사람의 감정과 얼굴 표정까지 인식할 수 있다. 1ms는 1000분의 1초로, LTE에서 데이터가 서버에 도달하는 시간이 약 30ms 정도이니 이보다는 느리지만, 사람들 사이의 대화 속도와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AI가 빠른 속도로 추론하고 그 결과를 거의 실시간으로 보여준다는 의미다.이전 모델인 GPT-4 터보보다 처리 속도는 2배 빠르고, 비용은 50%이며, 글자 제한도 5배 더 많다. 가장 충격적인 일은 챗GPT 3.5 등 무료 사용자들에게도 ‘GPT-4o’의 기능을 무료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다만, 18일 기준으로 GPT-3.5를 사용하는 기자에게는 아직 제공되지 않았다. 오픈AI는 향후 몇 주에 걸쳐 점진적으로 배포할 예정이어서, 6월 중에는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또한, 비영어권 언어에 대한 성능이 크게 향상되면서 한글의 경우 토큰 사용량이 1.7배 줄었다고 한다. 토큰이란 개발자들이 초거대 AI의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와 연동할 때 과금 기준이 되는 최소 단어 수를 의미한다.샘 올트먼 오픈AI CEO.(사진=AFP)AI스타트업 비상…‘차별화’로 승부해야IT 업계에서는 ‘GPT-4o’가 지나치게 빠르게 멀티모달 AI(Multi Modal AI)를 고도화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 모델은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를 동시에 통합하고 해석할 수 있어, 이른바 인간의 능력을 가진 ‘일반인공지능(AGI)’에 더 가까워졌다. 이는 의료 진단, 가상 비서, 자율주행 차량 등 많은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빅테크의 빠른 AI 기술 진보와 무료 제공 속에서 한국의 IT 산업, 특히 AI 스타트업들이 갈 길은 멀어 보인다. 전문가들은 AI 기업에도 옥석 가리기가 시작되었다고 평가했다. 거대언어모델(LLM)을 운영체제(OS)처럼 기반 기술로 보고, 그 안에서 명확한 전략을 세워 생존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헬스케어 플랫폼 업체 세나클소프트의 위의석 대표는 “GPT-4o로 인해 AI 스타트업 1천 개가 망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면서, “GPT-4o의 등장으로 우리가 개발하는 애플리케이션과 빅테크들이 만드는 애플리케이션의 차별성이 더욱 중요해졌다. 인터넷 이후 검색, 채팅, 상거래가 나왔듯이 생성형 AI에서도 전문성을 어떻게 나눌지가 중요해졌다. 그런데 시간이 1~2년 밖에 남지 않았다”고 평가했다.소버린 AI로 중동·유럽 가자AI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리벨리온의 박성현 대표는 “GPT-4o를 보면 우리나라가 지금 AI 알고리즘을 만들거나 AI 서비스를 만들어 빅테크들과 정면 승부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게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지금까지 네이버, 카카오, 한글과컴퓨터 등이 잘 해왔듯이 한국 시장을 지키는 것이 중요할 것 같고, 소버린 AI 관점에서 미국 빅테크를 경계하는 중동, 동남아 등을 대상으로 니치 마켓을 공략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소버린 AI(Sovereign AI)란 국가나 기업이 자체적인 인프라와 데이터를 활용해 독립적인 AI 역량을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네이버는 유럽 인공지능(AI) 전략을 짜는 민관 싱크탱크인 ‘유럽 AI 연합(European AI Alliance)’에 가입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발표한 직후 이뤄진 일이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를 통해 미국과 중국에 의존하지 않으려는 국가들을 공략해왔으며, 대표적인 사례로 사우디아라비아를 들 수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사우디가 발주한 1억 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을 수주했고, 유럽 시장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아울러 SK텔레콤도 유럽, 중동, 동남아 통신사들과 함께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를 결성하여 통신 특화 다국어 LLM을 개발 중이다. SKT를 주축으로 도이치텔레콤, 이앤그룹, 싱텔그룹, 소프트뱅크 등이 참여하고 있다.한편, 오픈AI의 ‘GPT-4o’는 애플 시리에 접목될 것으로 전해졌다. WWDC 2024에서 아이폰에 ‘GPT-4o’ 버전이 탑재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있다.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GPT-4o를 GPT스토어 생태계와 엮어 성공적인 비즈니스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애플 시리와 연계되는 부분은 아마도 클라우드 기반이 될 텐데, 음성 프라이버시가 숙제로 남을 수 있다”고 밝혔다.
- [ETF언박싱]반도체·2차전지 핵심소재에 투자하려면
-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반도체와 2차전지 산업이 성장하면서 해당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기업뿐 아니라 해당 제품을 만들기 위한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도 세분화 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지난 14일 반도체와 2차전지의 차세대 소재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KoAct테크핵심소재공급망액티브’를 상장했다. 해당 ETF는 반도체와 2차전지의 차세대 소재와 공급망 관련 기업에만 투자하는 국내 첫 ETF다. 해당 ETF는 액티브 ETF로 ‘iSelect 테크핵심소재공급망 지수’를 비교지수로 한다. 액티브 ETF는 펀드매니저가 운용 전략을 수립해 기초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한다. 포트폴리오 운영을 위해 반도체·IT, 2차전지 및 소재 공급망으로 구분하고 △5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기술의 변화, 첨단 기술 및 소재 산업과 함께 성장하는 회사 △기술력 또는 시장지배력으로 진입 장벽이 있는 회사, 소재의 변화를 이끄는 기술 및 자원을 보유한 회사 △지속적인 매출 성장과 안정적인 이익률을 유지하며 보유 현금으로 기술과 설비에 투자 가능한 회사를 발굴하고, 필요시 산업 투자비중을 변경해 초과 수익을 추구한다는 전략이다. 구성 종목은 17일 기준 티이엠씨(425040), 동진쎄미켐(005290), 원익QnC(074600), 레이크머티리얼즈(281740), 대주전자재료(078600), 코미코(183300), LG화학(051910), 하나머티리얼즈(166090), 솔브레인(357780), 에스엔에스텍, 포스코퓨처엠(003670), 한솔케미칼(014680), 나노신소재(121600), 에코프로비엠(247540), 덕산테코피아(317330) 등의 순으로 비중이 높다. 주요 투자 종목을 살펴보면 티이엠씨는 반도체 노광, 증착, 식각 공정에 사용되는 희귀가스와 특수가스를 제조하고, 동진쎄미켐은 설계된 반도체 회로를 웨이퍼 위에 전사시킬 때 빛의 조사여부에 따라 달리 감응해 미세회로 패턴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감광액을 생산한다. 레이크머티리얼즈는 반도체 소재 중 고유전율 High-k 박막과 확산방지막 등에 사용되는 원자단위증착(ALD) 증착 및 화학기상증착(CVD) 전구체를 공급한다.개인 투자자들은 상장 이후 3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이어가며 5억7000만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해당 ETF의 총 보수는 연 0.5%이며, 투자등급은 ‘높은 위험’에 해당하는 2등급이다. (자료: ‘KoAct테크핵심소재공급망액티브’ 투자설명서)
- “AI 산업 속 차별화 둘 시기…온디바이스 AI 주목”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인공지능(AI)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뜨겁게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제는 AI 산업 안에서도 성장 잠재력이 높은 온디바이스 AI로 시각을 좁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김병석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운용부문 매니저는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미래에셋자산운용 본사에 진행한 이데일리 인터뷰에서 “AI가 일상생활을 파고들면서 앞으로는 수십억명의 방대한 AI 연산을 클라우드 서버가 전부 처리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AI 칩이 기기에 자체적으로 탑재되는 온디바이스 AI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병석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운용부문 매니저가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미래에셋자산운용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AI 산업 지각변동…온디바이스 AI 시장 주목”김 매니저는 앞으로 AI 산업이 ‘훈련’에서 ‘추론’으로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ㄱ 전망했다. 그간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해당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AI 훈련에 막대한 투자금을 들이부었다면, 앞으로는 훈련된 AI가 낮은 비용으로 어떻게 높은 추론 성능을 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AI 추론 성능에 관심도가 올라가고, AI 산업이 일상생활에 녹아들면서 결국 온디바이스 AI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김 매니저는 내다봤다. AI가 대중화되면 전 세계 반도체 수요의 80%가 추론용으로 사용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학습된 AI 모델을 개인화하고, AI 추론 연산을 위한 신경망처리장치(NPU)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매니저는 “훈련에서 추론으로 AI 산업의 헤게모니가 넘어오고 있는 가운데 더 낮은 전력으로 개별 기기에서 서버에 의존 없이 높은 추론 성능을 낼 수 있는 NPU 등 AI 반도체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온디바이스 AI의 경우 연산의 난도는 비교적 낮지만 수많은 사용자가 사용하는 AI의 ‘일상화’에 꼭 필요하다”며 “앞으로 나아갈 부분은 AI의 개인화되는 영역일 것이고, 온디바이스 AI는 AI를 사용자에게 맞춰 튜닝시키는 것이 가능하기에 이를 통해 각 개인 AI 생산성에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고 봤다. ◇“TIGER 온디바이스 ETF…퀄컴·ARM 합계 비중 전세계 1위”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현재 글로벌 기업 중 ARM과 퀄컴을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퀄컴은 NPU 칩의 주도권을 쥐고 있고, ARM은 반도체 지적재산(IP) 기업 중 모바일 프로세서에 방점을 찍고 있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그는 “퀄컴의 NPU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며 “온디바이스 AI가 일상화되려면 전력 소모 면이나 발열 측면에서 월등한 ARM 기반의 프로세서가 탑재돼야 한다”고 부연했다.온디바이스 AI 시장이 막 열리기 시작한 현재 김 매니저는 퀄컴과 ARM 등을 높은 비율로 담은 ‘TIGER 글로벌온디바이스AI’를 상장지수펀드(ETF)를 투자할 적기라고 전했다. 지난달 상장한 ‘TIGER 글로벌온디바이스AI’ ETF는 16일 기준 ARM과 퀄컴을 각각 17.19%, 15.93% 비중으로 담고 있고, 시놉시스와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도 각각 9.98%, 8.91%로 구성하고 있다. 특히 ‘TIGER 글로벌온디바이스AI’ ETF의 ARM과 퀄컴의 구성 비중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 TIGER 글로벌온디바이스AI’ ETF 다음으로 ARM을 높은 비중으로 구성한 ETF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퍼스트 트러스트 어드바이저(First Trust Advisors L.P.)의 티커명 ‘FPXE’이지만, 그마저도 5.73%에 불과하다. ‘TIGER 글로벌온디바이스AI’를 설계한 김 매니저는 이제 온디바이스 AI를 주목하고, 성장 잠재력이 있는 기업으로 투자의 눈을 돌려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그간 AI 학습에 대한 투자에만 중점이 맞춰져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상품들만 대거 출시됐는데, 기술과 자본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클라우드AI에 대한 투자와 함께, 이제 막 개화해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온디바이스 AI 기업에 대한 투자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전기차 시장 '공공의 적' 된 中, 허투루 볼 수 없는 이유[생생확대경]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세계의 공장’ 중국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미운 오리로 전락하고 있다.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으로 성장한 전기차 산업이 자급 생산체제를 갖추고 수출을 확대해 나가면서 빠르게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있어서다. 지난 3월 중국 남서부 충칭시에 있는 창안 자동차의 물류 센터에 판매용 신형 전기차가 주차되어 있다.(사진=AFP)미국은 중국의 과잉 생산에 대해 “불공정 경제·무역 관행”이라고 거듭 비판을 해오다 급기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철벽을 치는 지경에 이르렀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14일(현지시간)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으로부터 미국 제조업체를 보호할 것”이라며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현재 25%에서 100%로 대폭 인상했다. 또한 전기차용 배터리와 반도체, 철강, 알루미늄 등 중국이 전략적으로 육성해온 분야도 관세를 인상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로 중국산 전기차는 미국 시장 진입이 사실상 차단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렇다면 미국의 ‘관세 폭탄’ 조치로 중국산 전기차가 몰락의 길을 걷게 될까.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하며 중국 기업들이 일시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지만,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가 완전히 쪼그라들 것 같진 않아 보인다. 인구 14억명에 달하는 내수 시장이 떡하니 버티고 있어서다. 중국 ‘내수의 힘’은 높은 전기차 판매량이 이를 잘 보여준다. 세계 전기차 시장이 일시적 수요 정체 상태인 이른바 ‘캐즘’으로 고전하는 속에서 중국은 4월 누적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30% 이상 급증했다. 중국이 거머쥔 거대한 테스트베드(시험장)라는 타이틀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중국산=저가차’라 조롱받고 있지만, 중국은 그동안 광활한 영토와 엄청난 인구를 기반으로 전기차와 유관산업을 꾸준히 키워왔고, 이제는 전기차의 2차 부흥기를 이끌 핵심 기술인 자율주행 분야로 손을 뻗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 전기차 기술의 현주소는 지난 4일 막을 내린 중국 최대 자동차전시회 베이징모터쇼에서 여실히 증명했다. 4년 만에 열린 이번 행사에서 일본의 토요타와 닛산, 독일 아우디는 현지 정보기술(IT) 대기업과 협업을 잇달아 발표했다. 토요타는 텐센트홀딩스와 손잡고 전기차에 대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올해 말까지 공동 개발한 서비스를 탑재한 차량을 중국에서 출시할 계획이다. 닛산은 중국에서 판매하는 전기차에 최대 검색기업 바이두의 AI 기술을 적용하고, 스마트 콕핏(운전석) 등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아우디도 텐센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차량용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이들 완성차 기업들이 모두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활용하는 분야에서 중국 기업들의 힘을 빌리려고 한다는 점이다. AI가 데이터 축적의 싸움인 점을 간파하고, 인적·공간적 데이터 자원이 풍부한 중국을 전기차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지렛대로 삼으려는 의도로 읽힌다.‘축적의 시간’을 쓴 서울대 이정동 교수는 산업화 기간이 짧은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급성장한 배경으로 공간적으로 큰 내수 시장을 꼽았다. 방대한 내수 시장이 짧은 시간에 다양한 기술적 경험을 쌓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독일과 일본 등 산업 선진국들이 100년에 걸쳐 기술을 설계하고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커왔다면, 중국은 14억명에 이르는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설계와 경험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해 기술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점을 강점으로 언급했다. 고도의 압축성장을 거친 한국은 산업 분야에서 오랜 기간 축적한 경험도, 짧은 시간 안에 집중적으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거대한 내수 시장도 없다. 그런 점에서 독일과 일본 기업들의 행보는 적지 않은 시사점을 남긴다. 기술 경쟁력을 탄탄하게 뒷받침할 경험을 차곡차곡 쌓아올리는 데 그치지 말고, 경우에 따라선 외부의 공간적 장점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
- 트럼프 "전기차 외 中관세 확대" vs 바이든 "표적화·스마트한 접근"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내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발표한 전기차 등 일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대폭 인상 방침과 관련해 다른 부문까지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진영에서 대선 공약으로 거론하는 보편적 관세가 적용되면 미국인의 연간 가계지출이 평균 1500달러(약 205만원) 늘어날 것”이라며 “바이든 정부의 대중 정책은 전략적이고, 표적화된, 스마트한 접근 방식이다. 나는 중국과 충돌이 아닌 공정한 경쟁을 원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AFP)◇트럼프 “전기차 이외 더 많은 행동해야”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욕에서 진행 중인 ‘성추문 입막음 돈’ 형사재판 출석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그들은(바이든 행정부) 다른 (중국) 자동차에도 동일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다른 많은 품목들에도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이외에 더 많은 것들에 행동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백악관은 이날 중국의 과잉생산과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거론하며, 철강·알루미늄(0∼7.5%→25%·연내), 반도체(25%→50%·내년까지), 전기차(25%→100%·연내), 태양광 전지(25%→50%·연내) 등에 대한 대중국 관세 인상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미국 노동자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불공정 무역 관행으로 비난받는 중국에 대한 무역 압력을 강화한 것이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은 전기자동차를 비롯해 청정에너지 분야에 제재를 집중했다는 데 차이가 있다. 미국에 중국산 전기차 및 비첨단 반도체 비중이 적은 점을 고려하면 11월 대선을 앞두고 초지일관 중국에 대한 초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어느 정도 견제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이 같은 조치로는 부족하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판에 대해선 “우리는 이 패키지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답하겠다”면서 “이번 조치들은 전략적이지만 혼란을 초래하지 않으며, 효율적이되 감정적이지 않게 설계됐다”고 답했다.그러면서 “전임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 무역 정책에서 실패했으며, 미국 제조업을 부흥해 수출을 장려하지 못한 것이 분명하다”고 꼬집었다.캐서린 타이 USTR 대표 (사진=AFP)◇타이 USTR 대표, 멕시코 우회 중국 수입 차단책 검토타이 대표는 아울러 멕시코에서 생산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서는 별도 조치 방침을 내놓을 것을 시사했다.그는 “다음주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세부 항목에 대한 구체적 관세 인상률 및 시기 및 일부 제외 항목에 대해 발표할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전략적인 것이다. 우리는 중국의 경제 발전을 억제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며, 공정 경쟁을 쟁취하고 중국의 불공정 행위로부터 우리 노동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타이 대표는 또 “동맹 및 파트너들과도 중국의 불공정 행위에 따른 위협에 대해 협의를 이어왔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며 “동맹들 역시 중국의 폭넓은 위협에 대응하는 데에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타이 대표는 논란이 되고 있는 멕시코에서 생산된 중국 기업의 전기차에 대한 관세 적용 여부에 대해선 “이번 조치는 중국으로부터의 수입품에 대한 것”이라며 “멕시코에서 만들어진 제품의 수입 역시 매우 중요하고, 우리가 업계와 논의 중인 내용 중 하나다. 지켜보라고 하고 싶다”며 향후 추가 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그 같은 유형의 생산에 대해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USTR은 현재 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의 모든 수단을 살펴보고 있다”고도 했다.미국의 수출규제에 중국 상품은 멕시코나 베트남 등을 통해 우회해 미국으로 수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중국이 미국 수입국 1위 자리에서 밀려났고, 대신 멕시코가 중국의 자리를 꿰찼다. 중국 자본이 멕시코나 베트남 등 동남아 현지에 공장을 지어 생산한 뒤 미국으로 수출하는 식이다. 이에 따라 멕시코를 통한 우회로를 차단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미국 정계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북미 3개국의 자유무역협정(FTA)인 미국·멕시코·캐나다조약 (USMCA)이 내년부터 재검토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톱10' 팹리스에 韓 없지만 中 있다…엔비디아와 이름 올린 이곳[포카Chip]
-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가 글로벌 산업계의 핵심으로 떠오른 가운데 AI 유니콘에 대한 관심 역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제2의 엔비디아, 젠슨 황으로 꼽히는 기업·인물을 엄선해 알기 쉬운 정보로 전해드립니다. 인기있는 캐릭터 및 연예인 포토를 한데 모으는 포토카드(포카)처럼 꼭 알아야 할 반도체 유망기업·인물들도 매주 소개하겠습니다. <편집자주>지난 2022년 G20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AP통신)엔비디아를 비롯 최첨단 반도체 개발에 주력하는 글로벌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들이 미국에 대거 포진하며 반도체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미국의 대중(對中) 규제로 반도체 제조장비 도입이 어려워진 상황이지만 팹리스 기반을 탄탄하게 다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만큼이나 로봇, 전기차 등에 탑재되는 레거시 반도체 수요도 늘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중국 팹리스들의 성장에 이목이 집중된다. 우리나라 팹리스 입장에선 중국 팹리스와 경쟁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자료=트렌드포스)◇美 규제에도 中 팹리스 탄탄…불황 속 매출 상승세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가 정기적으로 집계하는 글로벌 팹리스 상위 10위 업체(매출 기준)에 이름을 올리는 중국 팹리스로 윌세미컨덕터(이하 윌세미)가 있다. 윌세미는 지난해 글로벌 팹리스 상위 10개 기업 가운데 9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팹리스는 아직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이 기간 윌세미 매출액은 25억2500만달러(약 3조4530억원)로 지속하는 경기 침체에도 전년보다 소폭 상승했다. 국내 선두기업인 LX세미콘(108320)(1조9014억원)보다 1.8배가량 높은 수준이다.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는 미국의 제재로 반도체 제조장비 도입이 어려워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팹리스 기반은 탄탄하게 다져 놓은 상태라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은 전폭적인 지원을 토대로 그간 내수 시장을 활용해 자국 팹리스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간 팹리스 수를 지속 늘리며 기술력 개발도 가능했던 이유다. SK하이닉스시스템IC와 DB하이텍(000990) 등 우리나라 파운드리 업체 고객사 대부분도 중국 팹리스로 알려져 있다.업계 관계자는 “AI 시장 확대로 이미지센서(CIS),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전력관리반도체(PMIC) 등 수요가 점차 늘 것”이라고 봤다.◇반도체 유통으로 시작…M&A로 이미지센서 팹리스 변신윌세미는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지난 2007년 출범해 반도체 설계 및 유통사업을 영위했다. 중국식으로는 웨이얼로 읽는다. 2019년 당시 글로벌 CIS 3위 업체인 옴니비전을 인수하며 이미지센서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미지센서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 이미지로 만들어주는 시스템반도체다.이후 시냅틱스아시아 법인의 모바일용 LCD TDDI(액정표시장치 터치디스플레이드라이버) 사업부를 인수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모색하기도 했다. 윌세미는 이같이 기업인수(M&A)를 통해 이미지센서 등 시스템반도체 개발에 주력하며 몸집을 키울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력 제품은 이동통신, 차량 전장, 사물인터넷 기기, 보안 제품 분야에 적용된다.윌세미는 소니, 삼성전자(005930)에 이어 세계 3위의 이미지센서 팹리스로 꼽힌다. 중국 스마트폰 등 IT 제품 내 탑재로 광학 기술 국산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향후 디지털 기기는 물론 자동차, 보안,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AR)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