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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3억원 보유 땐 대주주’ 연내 유예 길 열릴 듯
-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다음은 29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3억원 보유 땐 대주주’ 연내 유예 길 열릴 듯-IT 공룡 ‘갑질’ 잡는다지만...플랫폼 혁신 새싹 뽑힐라-빅히트 공모가 13만5000원...‘’빅히트‘ 예고-文 대통령 “희생자 유가족에 깊은 위로...국민께 송구”-김동관 사장 승진 한화, 확 젊어진다△줌인&-용돈은 앱으로, 차례사은 배달로...“아버지 어머니, 온택트로 찾아뵐게요”-’재난지원금 안내‘ 가장한 스미싱 기승...문자 속 링크 클릭하지 마세요△플랫폼사업 규제 나선 공정위-영업비밀 ’노출 기준‘도 계약서 의무 기재...거래액 2배 과징금 폭탄 우려-배민ㆍ여기어때ㆍ타다 포함...결제플랫폼은 제외-업계 “해외 사업자에 대한 규정, 실효성 있게 집행되길”△안갯속 배터리전쟁-LGㆍSK 극적 합의 가능성 있지만...자존심 싸움으로 번져 쉽지 않을 듯-주고받은 배터리 소송만 19건 10년 넘게 ’특허 공방‘ 이어져△비대면 법률서비스 확산-로펌은 시장 확대, 고객은 시간 절약...중소 로펌 ’코로나 생존전략‘ 각광-서민ㆍ중기ㆍ지역의 ’대형로펌 수준 서비스‘ 갈망 채운다-’인터넷 공룡‘ 네이버, 법률 중개시장 진출...법조계 부글△정치-與, 北 규탄 대신 ’진상조사‘로 선회-野 국감상황실 가동...’北ㆍ秋‘ 정조준-軍 ’피살 전 6시간 무대응‘ 해명...“北 상당시간 구조 정황”-’대통령 48시간‘ 밝히라는 野 책임 소재 분명히 따지려면-황희 “공무원 월북 한ㆍ미 첩보로 확인”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통령직속 불평등해소위 설치하자”△국제-美대선 최대변수로 떠오른 트럼프 ’탈세 의혹‘...세금 스캔들로 번지나 -전세계 코로나 누적 사망자 100만명 넘어...5명 중 1명은 미국은-日 스가, 최저임금 인상 박차...기업인 90% 찬성△경제-BTSㆍ웹툰ㆍ게임까지...뉴딜펀드 ’나눠먹기식 투자‘ 전라가 우려-가진 건 살고 있는 집 한 채뿐이라 노인 3명 중 1명 “생계 위해 일해”-가스公, 고속도로 휴게소 3곳에 ’수소ㆍLNG 복합충전소‘ 설치△금융-알리페이, 카카오페이 투자로 3년새 10배 벌었다-쌍용차 지원에 난색 표명한 이동걸-한화생명 ’군인 상해ㆍ질병 보장‘ 특화보험 개발-현대카드, 가전렌털 특화 ’LG전자-현대카드M 에디션3‘ 출시△산업&기업-태양광 ’1위‘ 이끈 김동관, 한화 경영 전면에-KG그룹, 할리스커피 품었다-모친 지분 받은 정용진ㆍ정유경 신세계그룹 ’2세 경영‘ 힘 실린다-공정위원장 앞에서...“3차 협력사까지 상생” 발표한 삼성-현대중공업, 두산인프라 인수 후보 급부상△산업ㆍ소비자생활-카드보다 높은 페이 수수료...정치권 ’규제‘ 논의-대원제약 증상별 맞춤 감기약 ’콜대원‘ 주목-100% 메이드 인 코리아...코로나도 중국산도 이겨낸 비결-롯데칠성 ’아이시스8.0‘, ’無라벨‘로 환경지킴이 우뚝△건강-숙련된 의료진ㆍ첨단로봇의 협업...’무릎 인공관절수술‘ 정확도 극대화-’뇌의 불협화음‘ 조현병, 사회적 인식 개선 시급-종양부위만 콕 집어...뇌종양, 방사선 수술로 간단하게 치료△상생 실천하는 기업들-마스크ㆍ진단키트 생산 확대 돕고...협력사에 자금 지원 ’동행 비전‘ 실천-신차 발표회도 집에서 TV로...비대면 콘텐츠 강화-사회공헌활동 ’주니어 공학교실‘ 언택트로 전환-매년 하던 납품대금 6000억 조기 지급...올해는 더 빠르게-코로나시대 청년 취업ㆍ창업 지원...희망 산실로 ’우뚝‘△경제 인문학 토크콘서트 위대한 생각-망해가던 닌텐도, AR 접목이 신의 한수...’디지털 대전환‘ 날개 달고 부활-덩치 키우기 급급했던 GE ’실패‘...전문 분야 파고든 엔비디아 ’성공‘△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코로나發 사회ㆍ경제 대격변기...국민연금 개혁 논의 잠시 미루자-“경제ㆍ방역은 한몸...자영업자 목소리 반영해서 결정해야”△증권&마켓-상장 초기 매물 부담되지만...아미들 판 키우면 ’빅히트‘-“테슬라 주가 걱정되면 美 운용사 ARK 봐요”-’주도주 변화 없다‘...BBIG, 내후년까지 실적 쑥쑥△증권-“며느리 주식계좌도 열어봐야 할판...’3억 연좌제‘ 없애야”-한스프라임투자자문 자산운용사로 새출발-자본시장서 ’날갯짓‘ 시작한 치킨-“日에 15년간 콘텐츠 배급...OTT와 함께 성장”△스포츠-류현진ㆍ김광현 ’한가위 승전보 울려라‘-승부처된 14번홀 1.5m 버디 퍼트 비결? 안송이 “머리 고정한채 공 맞히기 집중”-PGA투어 더 CJ컵 출전 경쟁 후끈-살인적 일정에...손흥민 탈났다△피플-“가을 연주회는 조금 낯설지만 특별함을 선사할 것”-신한銀, 대한적십자에 회비ㆍ기부금 2억 전달-하나은행 “로봇수출 기업 해외진출 도울 것”-“어린이 여러분 손팻말 잘보이게 카메라 조절해 주세요”-하나금투, 건물관리 근로자에 추석선물 전달-안중호 팬오션 대포 ’스테이 스트롱 동참‘-SC제일銀, 전 직원에 4억원어치 온누리상품권 지급△오피니언-평화 말하면서 북의 야만에 침묵하는 여-기업인 죄인 취급 너무해-한국지엠 노조, 현대차 노조서 배워야△부동산-“땅값 더 낮춰라”...감정원, 분양가상한제 아파트 7곳 퇴짜-청약 가점 인플레...서울 60점은 넘어야 안정권-현대건설, 평택에 최고 49층 ’힐스테이트‘ 주거복합단지 분양△사회-10명ㆍ10대 이상 집합 금지에 지하철 무정차...개천절 집회 ’원천봉쇄-법조계 “드라이브 스루 집회 금지, 과도한 집회결사의 자유 침해”-“군무이탈 없었다”...검, 추미애ㆍ아들 서씨 무혐의-코로나 타격 노래방ㆍPC방 서울시, 0%대 초저금리 융자
- [대박땅꾼의 땅스토리]한곳에 몰빵? 분산투자의 힘을 믿어라
- 인생은 한방이라고 했던가. 간혹 토지 상담이나 컨설팅을 하다보면, 하나의 물건에 거액을 투자해 그 땅에 목숨을 걸려고 하는 고객들을 종종 만난다. 그들이 틀리다고는 말할 수 없다. 정말로 토지시장에는 좋은 물건에 잘만 투자하면, 땅값이 크게 올라 순식간에 부를 축적하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들이 아무생각 없이 투자했다가 그 땅으로 인해 돈벼락을 맞았을까? 그것은 곰곰이 생각해볼 문제다. 그들은 남들이 모르던 고급정보를 미리 알고 투자했거나, 예상되는 문제를 철저히 분석하고 정확한 투자수익률을 계산해 투자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물론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갔다가 주변에 길이 나고, 개발 계획이 발표되는 바람에 땅값이 크게 올라 부자의 반열에 낀 투자자들도 분명 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듯이, 땅에서도 그만한 결과가 나오게끔 하기 위해서는 그 전에 알게 모르게 많은 노력과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초보 토지 투자자들은 철저한 계획과 정확한 수익분석을 할 수 없고, 지가를 고의적으로 올릴 수 있는 능력이 거의 없다. 그래서 한 곳에 모아 놓은 전 재산을 투자해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라도 토지 전문가를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초보 토지 투자자들에게는 최대한 분산 투자를 하라고 권하고 싶다. 같은 금액으로 하나의 큰 면적에 투자하는 것보다, 면적이 작더라도 여러 땅에 투자하라고 말이다. 분산투자를 하면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큰 땅 보다는 작은 땅이 여러 가지로 활용가치가 높아 환금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또 투자한 땅 중 한 곳의 지가 상승이 제자리걸음인 채 땅값이 오르지 않더라도, 다른 땅의 지가가 오르고 있으니 투자자에게 부담이 덜 된다. 투자한 모든 땅이 다 같이 지가가 상승하면 그보다 좋은 것은 또 없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도 땅 투자의 원칙을 갖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분산투자’다.
- 둥지 옮기는 K바이오...판교·마곡·송도 '장소의 경제학'
-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최근 제약 바이오 기업들이 본사를 경기도 판교와 서울 마곡, 인천 송도로 옮기면서 K바이오 ‘둥지 삼국시대’가 뚜렷해지고 있다. 판교와 마곡이 ‘연구개발’ 중심 바이오집적지라면 송도는 ‘생산’ 중심의 바이오클러스터로 평가된다. 또한 판교가 아파트형 공장 건물과 독자 사옥이 혼재된 상태에서 원조 바이오기업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했다면 마곡은 여기서 성장한 기업들이 독자 사옥을 건립해 이주하는 신흥 바이오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2010년경부터 입주가 시작됐던 판교테크노밸리의 ‘전매제한 10년’이 최근 해제돼 향후 K바이오클러스터 분화 및 이동은 가속화될 전망이다.판교 테라젠바이오가 입주한 코리아바이오파크6일 제약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유전체 분석기업 테라젠이텍스(066700)의 바이오 부문을 분할해 설립한 테라젠바이오는 이달 초 광교에서 성남 판교테크노밸리에 위치한 코리아바이오파크로 본사를 이전했다. 테라젠바이오 관계자는 “기존 광교보다 판교가 서울 접근성이 좋아 인재 영입에 유리하다”며 “본사 이전을 통해 연구시설을 첨단화했기 때문에 기존 단순 유전체 분석에서 벗어나 유전체 기반 암백신이나 항암치료로 연구개발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코리아바이오파크는 DNA 모양을 본떠 설계한 지하3층, 지상9층의 3개동 건물로 국내 바이어벤처 요람으로 꼽힌다. 한국바이오협회를 비롯해 제넥신(095700), 크리스탈(083790)지노믹스, 랩지노믹스(084650) 등 30여개 바이오기업이 한곳에 입주해 있다. 코리아바이오파크 운영사무국 관계자는 “강남까지 20~25분이면 도착할 수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며 “바이오기업의 연구개발에 꼭 필요한 폐수처리시설과 환기시설 등이 잘 갖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판교테크노밸리 (자료=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코리아바이오파크를 품고 있는 판교테크노밸리는 사실 바이오보다는 정보통신기술(ITC)기업 집적지다. 판교테크노밸리를 관리하는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 따르면 2019년말 기준 1259개의 기업 및 기관이 입주해 있다. 이 가운데 IT기업이 830개(66%), CT기업(게임 및 문화)이 165개(13%)로 ITC기업이 79%를 차지한다. 바이오기업인 BT기업은 164개(13%)로 IT기업의 5분의1 정도다. 그럼에도 마곡과 송도와 비교하면 판교는 연구개발(R&) 중심의 국내 원조 바이오클러스로 평가된다. 판교에는 2011년부터 바이오기업이 하나둘씩 몰려들기 시작했다. 현재는 SK케미칼(285130), 휴온스(243070), 차바이오텍(085660), 메디포스트(078160), 한국파스퇴르 연구소와 제2의 셀트리온을 꿈꾸는 수많은 바이오 스타트업(초기 바이오벤처)이 몰려 있다. 휴온스 관계자는 “생산시설이 있는 지방과 서울 강남 모두 접근성이 좋아 효율적인 곳”이라며 “바이오벤처가 많아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하기에도 좋다”고 말했다. 다만 판교테크노밸리는 전매제한 10년이 최근 해제되기 시작해 기업 생태계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판교테크노밸리는 분양 당시 단기간의 시세차익을 노리고 토지를 매입한 입주 기업을 우려해 ‘10년 전매제한’을 뒀다. 마곡 오스템임플란트 본사◇ 판교 등에서 ‘성장’한 바이오기업, 개별 사옥 건립해 이전실제 현재 판교에 있는 제넥신, 크리스탈지노믹스 등이 이런 전매제한 10년 해제와 맞물러 내년부터 ‘탈판교-마곡합류’의 흐름을 형성할 기업들이다. 제넥신과 크리스탈지노믹스는 모두 판교 코리아바이오파크에 컨소시엄 지분 참여를 통해 입주했던 기업들이다. 두 기업은 각각 2021년 11월과 2023년 본사 및 연구개발 센터 건물을 마곡에 완공해 본사와 연구소 인력이 이주할 예정이다. 제넥신 관계자는 “코리아바이오파크 건물의 30% 가량을 쓰고 있지만 사무실이 분산된 데다 인원 및 연구시설 확충하기에는 공간에 한계가 있다”며 “입주는 2022년 초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곡 산업단지 내 바이오클러스터의 특징은 모두 ‘독자 사옥’형 기업이 입주해 있다는 점이다. 이는 판교에 독자 사옥 기업뿐만 아니라 제넥신 등이 입주해 있는 코리아바이오파크나 휴온스가 있는 이노벨리 등 대형 건물을 일종의 ‘벌집’식 아파트형 공장으로 함께 사용하는 기업이 혼재해 있는 것과 다른 점이다. 실제 마곡으로 이주할 제넥신이나 크리스탈지노믹스뿐만 아니라 입주를 마친 LG화학(051910), 코오롱생명과학(102940), 오스템임플란트(048260), 신신제약(002800), 테고사이언스(191420), 헬릭스미스(084990) 등은 모두 자체 사옥을 건립해 이주한 경우다. 마곡산업단지 (자료=마곡산업단지관리단)마곡산업단지관리단 관계자는 “보통 땅값과 건물가를 합쳐 100억원 이상을 어떤 식으로든 부담할 수 있는 기업이 들어와 있다고 보면 된다”며 “입주기업은 중소기업이라도 아주 작은 기업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 마곡산업단지 내 29개 바이오기업의 평균 면적은 3997제곱미터(1027평)에 이른다. 대기업을 제외하더라도 초장기 판교 테크노밸리에서 걸음마를 뗀 바이오벤처가 어느정도 성장한 후 마곡으로 넘어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마곡산업단지관리단에 따르면 8월 현재 총 150개 기업이 마곡산업단지에 들어와 있다. 이 가운데 전기전자(33%), 정보통신(14%)등 ITC기업이 47%로 판교와 마찬가지로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바이오기업은 19%(29개)이며 이중 14개 기업이 입주를 마쳤다.마곡 바이오클러스터의 최대 장점은 ‘인(in)서울’에서 국내외 기업·기관이 교류하기에 적합한 입지를 갖췄다는 점이다. 마곡은 김포공항과 2km, 인천국제공항과 40km, 도심까지 15km 내 있는 데다 5호선 · 9호선 · 공항철도 등 3개의 지하철 노선과 인천공항고속도로·올림픽대로·공항대로가 주변에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특히 제약·바이오·의료기기 기업은 기술수출이나 해외 교류가 필수적이라 국제적 입지 여건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말까지 연구소와 본사를 마곡 신축 건물로 이전한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임플란트 시술을 위해 연 400여명의 치과의사가 국내로 들어와 본사에서 교육을 받는다”며 “인천공항과의 근접성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송도 SCM생명과학 본사◇ 송도, 생산 중심...셀트리온(06827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둥지판교와 마곡이 연구개발 중심의 바이오클러스터라면 인천 송도는 생산중심의 바이오클러스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디엠바이오(동아쏘시오홀딩스(000640) 계열사)가 있어서다. 모두 항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위탁개발생산(CDMO)을 하는 업체들이다. 이 기업들 덕분으로 인천은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이 56만ℓ(2018년 기준)로 단일 도시 기준 세계 최대로 알려졌다. 특히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내 간판 바이오기업이라 중량감에서는 송도가 판교나 마곡을 압도한다. 여기에 세계적 대형 제약회사인 존슨앤존슨의 계열사 얀센백신과 독일의 제약사 머크의 한국법인,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에 의약품 기자재 등을 납품하는 프랑스 생고뱅 등 묵직한 해외 기업이 입주해 있어 ‘국제도시’라는 이름이 손색없다.송도가 세계적인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지로 거듭난 데는 외국인투자기업이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경자법)’에 따른 부지확보 이점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경자법에 따라 외국인투자기업이면 연구소나 공장을 지을 수 있는 산업시설 용지를 수의계약으로 매입하거나 임차할 수 있다”며 “대개 마곡과 판교가 공모(경쟁입찰)절차를 통해 토지를 공급하는 것과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마곡과 판교 역시 외국인투자촉진법을 적용해 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기업이 상대적으로 소규모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다. (자료=인천경제자유구역청)여기에 경자법에 따른 외국인투자기업은 지자체가 용지를 만드는 데 실제 들어가는 조성원가로 경제자유구역 내 토지를 공급받을 수 있다. 송도는 100% 매립지라 조성원가가 싸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모두 ‘수의계약과 조성원가’ 혜택을 받았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현재 60여개의 바이오 기업이 입주해 있다. 25개 기업은 대규모 공장이나 연구소가 있는 경우다.송도 바이오클러스터는 이 외에도 인천공항과 접근성이 뛰어난 데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대표 바이오기업의 후광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간판 기업들과 사업기회를 모색하고자 하는 입주 수요가 많다”며 “기존 판교나 마곡에 본사를 두고 있더라도 연구시설 확장이나 제조시설(공장)까지 생각하게 되면 송도를 항상 1순위로 고려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의 경제자유구역 정책 초점이 예전 외국인투자기업 유치보다 국내 기업을 포함한 산업생태계 조성에 맞춰지면서 향후 국내 기업의 송도 진입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국내기업 SCM생명과학(6월말)과 생고뱅(4월)이 송도로 이전했다.
- [그땐 그랬지]스틱 커피, 직장인의 활력소에서 카페의 구세주로
-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중국은 종이, 나침반, 화약, 인쇄술을 가리켜 중국의 4대 발명품이라 칭한다. 각 국마다 그 나라를 대표하는 고유의 발명품이 있다. 우리나라에도 세계가 격찬하는 발명품이 있다. 바로 커피믹스다. 한국인의 고된 노동과 함께하는 영원한 동반자는 한국 땅에서 태어나 스틱커피란 새로운 발명품으로 재창조됐다. 현재 스틱커피는 코로나 시국을 맞아 제 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맥스웰 커피믹스 신문광고(사진=트위터)◇ 전쟁과 탄생한 믹스 커피커피 믹스의 탄생은 미국 남북전쟁으러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군대에는 생원두가 보급됐는데, 전쟁을 마치고 밤마다 원두를 로스팅하고 이를 내려 마시는 병사들로 모닥불 주변이 북적였다고 한다. 문제는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에서 커피를 내려마실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단 점이다. 이에 군부는 커피와 연유를 섞어서 졸인 상품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최초의 믹스 커피다.1차 세계 대전에 접어들면서 연유 대신 보급이 편한 분유가 군대에 납품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때를 같이해 볶아서 냉각한 커피 원두를 분쇄한 인스턴트 커피도 개발이 된다. 분유와 인스턴트 커피의 보급으로 전장에서도 뜨거운 물만 있으면 쉽게 크림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된 셈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믹스 커피 봉지를 개발한 것은 바로 우리나라다. 1968년 창립한 국내 대표 커피전문기업 동서식품은 1976년 세계 최초로 커피믹스를 개발했다. 처음 나온 커피 믹스는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기다란 스틱형이 아닌 직사각형의 파우치 형태였으며 한 잔 분량의 커피와 크림, 설탕이 함께 들어 있었다.1980년 커피 브랜드 ‘맥심’을 출범한 동서식품은 1987년 스틱형 믹스커피를 선보였다. 1996년에는 스틱 봉지에 커피와 크림, 설탕을 차례로 담아 섞이지 않도록 했다. 커피를 타는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만큼 설탕의 양을 조절해서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설탕이 맨 밑에 깔려 있어 손으로 그 부분을 누르면 설탕양을 줄일 수 있었다.동서식품 ‘맥심 카누’와 모델인 배우 공유.(사진=동서식품)◇ 원두커피 범람에 스틱 커피도 변신그러나 2000년대 초 다양한 해외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국내에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국내 커피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커피 하나, 프림 둘, 설탕 둘이 기본이던 달달한 커피를 대신해 쌉싸름한 아메리카노가 자리를 치고 올라왔다. 특히 젊은이들은 자판기에서 100~200원에 뽑아마실 수 있는 커피를 대신해 한 끼 식사값에 준하는 5000원짜리 커피를 사먹기 시작했다.업계의 절대 강자였던 동서식품도 변하는 트렌드를 묵과할 수는 없었다. 원두커피가 점차 인기를 얻자 동서식품은 2011년 국내 최초 인스턴트 원두커피 제품인 ‘맥심 카누’를 출시했다. 이어 ‘카누 라떼’, ‘카누 디카페인’, ‘카누 미니’ 등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을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선보였다. ‘카누 윈터 블렌’, ‘카누 스프링 블렌드’ 등 계절 한정판 제품도 연달아 출시했다.카누는 단숨에 믹스커피 계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카누는 출시된 해 3700만잔의 판매액을 올리며 히트 상품으로 등극했다. 이후 10여년간 시장에서 줄곧 1위를 지켜오고 있다. 지난 2011년 출시해 지난 3월까지 판매된 카누는 총 65억잔에 달한다.이디야가 생산하는 스틱커피 브랜드 ‘비니스트’(사진=이디야)◇ 카페 프랜차이즈도 스틱 커피에 사활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카페 프랜차이즈 업계도 전례없는 위기에 봉착했다. 특히 지난달 30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하면서 대형 카페 프랜차이즈에서도 커피를 카페 내에서 마실 수 없게 되면서 손님이 급감하는 현상이 발생했다.이에 따라 프랜차이즈 커피업계는 홈카페 제품 강화하며 집콕족 공략에 나섰다. 다양한 커피원두를 출시하거나 커피머신용 캡슐 커피를 내놓는 곳도 생겨났다. 배달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곳도 있다. 특히 자사의 유명 메뉴를 스틱 커피로 만들어 파는 곳도 등장하기 시작했다.이디야커피는 최근 ‘비니스트 커피믹스’ 2종을 출시하며 스틱커피 브랜드 ‘비니스트’의 라인업을 9종으로 확장했다. 지난 2012년 출시한 ‘비니스트’는 전국 3천여개의 이디야커피 매장에서 검증 받은 맛을 그대로 구현했단 설명이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이디야만의 노하우를 통해 커피전문점 수준의 맛을 어디서나 간편하게 맛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드롭탑은 지난달 분말 형태의 라떼 스틱 제품인 ‘925 더블샷 라떼 스틱’을 선보였고 할리스커피도 최근 ‘아이스 콜드브루 스틱커피’를 출시했다. 투썸플레이스 역시 라떼 스틱인 ‘에이리스트 바닐라 라떼’와 ‘에이리스트 초콜릿 라떼’ 2종을 내놨다.
- [이주헌의 혁신@미술]<12> '단순화'의 힘…버리면 얻는다
- 피터르 몬드리안이 시차를 두고 그린 나무 그림이다. 위에서부터 ‘저녁, 붉은 나무’(Evening, The Red Tree·1908∼10), ‘회색 나무’(Gray Tree·1911), ‘꽃 피는 사과나무’(Blossoming Apple Tree·1912). 네덜란드 출신으로 바실리 칸딘스키와 더불어 20세기 추상회화의 선구자로 꼽히는 몬드리안은 자연의 재현 요소를 없애고 ‘신조형주의’라 말하는 보편적 리얼리티를 구현했다. 후기로 갈수록 구성·색을 최대한 절제하고 단순화한 ‘기하학적 추상’에 이르는데, 3연작 격인 나무그림은 그 과정으로 가는 초기 단계인 셈이다. 네덜란드 헤이그 헤이그미술관 소장.미술은 사람을 움직였습니다. 밥으로만 채울 수 없는 풍요와 평화를 안겨줬으니까요. 그림의 힘이고 조각의 에너지입니다. 하지만 미술의 역할이 이뿐이라 한다면 미술을 잘못 알고 있는 겁니다. 문명을 이끌고, 의식을 뒤집고, 결정적으로 돈의 흐름을 주도했던, 그것을 못 본 겁니다. 미술의 사조와 양식이 탄생할 때마다 세계경제에는 ‘변화의 그림’이 걸렸습니다. 바로 ‘혁신’을 주도했던 겁니다.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 이주헌 미술평론가가 이데일리와 함께 그 장면,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미술로 이룬 혁신’의 현장입니다. 매주 금요일 독자 여러분을 아트인문학의 세상으로 안내합니다. <편집자주> [이주헌 미술평론가] “잡스는 버튼을 제거해 장치를 단순화했고, 기능을 줄여 소프트웨어를 단순화했으며, 옵션을 없애 인터페이스를 단순화했다. 그는 심플함을 향한 자신의 애정을 선불교의 참선 덕으로 돌렸다.” 스티브 잡스(1955∼2011)의 전기를 쓴 애스펀연구소의 CEO 월터 아이작슨이 잡스의 탁월함을 평하며 한 말이다. 잡스 또한 1983년 ‘애스펀디자인콘퍼런스’에서 이런 말을 했다. “매우 단순한 스타일, 우리는 실제로 뉴욕의 현대미술관에 전시될 만한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의 운영방식, 제품 디자인, 홍보, 이 모든 것은 한 가지로 귀결한다. 단순하게 가자, 정말로 단순하게.” ‘단순화의 화신’ 잡스는 기존 휴대폰들이 기능을 파악하기도 힘들고 미로를 헤매고 다니는 것처럼 느껴지자 아이폰을 구상했다. 초등학생부터 할머니까지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휴대폰이 그에게는 복잡하고 불편한 허접쓰레기처럼 보였다. 게다가 카메라를 장착한 휴대폰의 등장으로 디지털카메라 시장이 급속히 축소하는 것을 본 잡스는 2005년 당시 애플 수익의 45%를 차지하던 아이팟도 그런 운명을 당할 수 있으리라 우려했다. 잡스는 직접 휴대폰을 만들기로 결심하고 물리적인 버튼형 키패드를 떼어낸, 최초의 멀티터치 스크린 형식의 아이폰을 출시했다. 아이작슨은 잡스가 팀원들과 함께 “세부사항 하나하나에 몰두하고 회의를 거듭하며 다른 휴대폰들이 복잡하게 만든 것을 단순화하는 방법을 파악해” 이 위대한 성공을 이뤘다고 상찬했다. △포드, 표준모델 하나만 제작…자동차 가격 ‘단순화’‘무조건 심플’(Simplify)의 공동저자 리처드 코치와 그레그 록우드는 비즈니스 분야에서 “거의 모든 위대한 성공 신화는 단순화의 신화”라고 단언했다. 코치와 록우드는 잡스뿐 아니라 포드자동차의 창립자 헨리 포드, 펭귄북스 창립자 앨런 레인, 맥도날드 창립자 맥도널드 형제와 레이 크룩, 보스턴컨설팅그룹 창립자 브루스 헨더슨, 인터넷서점 아마존의 설립자 제프 베이조스, 이베이의 창립자 피에르 오미디야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기업가가 단순화로 남다른 성공을 얻었을 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한다. 일례로 포드는 기존 제품을 재설계해 단순한 표준모델 하나만을 만듦으로써 자동차 가격을 매우 저렴하게 ‘단순화’했다. 이로 인해 “1920년 포드사의 자동차의 판매량은 1905년과 1906년에 비해 무려 781배나 증가했다.” 덕분에 수많은 사람들이 자동차를 소유할 수 있게 됐고 ‘자동차의 민주화’가 이뤄졌다. 당시 “포드사의 자동차색이 죄다 검정색인 이유가 조립라인의 속도를 따라잡을 만큼 빨리 마르는 페인트가 일본산 검정페인트밖에 없어서”였을 정도로 포드사는 싼값에 대량으로 생산하는 새로운 생산체제를 가동했고, 이 단순화의 노력은 엄청난 보상을 가져다줬다. 맥도날드 역시 메뉴의 다양성을 포기하고 재료공급과 식당운영, 음식조리와 서빙을 극도로 단순화함으로써 큰 성공을 거뒀다. 그로 인해 맥도날드는 패스트푸드 식당이란 개념을 최초로 보편화한 기업이 됐다. 맥도날드의 방식은 이후 햄버거뿐 아니라 치킨·피자전문점이 패스트푸드 식당으로 급성장하는 데 중요한 본보기가 됐다. 단순화는 본질적으로 가장 기본적인 원칙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물리학자이자 발명가인 미첼 윌슨은 과학적인 이해력도 단순화에 대한 감수성에 있다고 지적했다. “위대한 과학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을 말해본다면, 우선 매우 복잡한 것들을 이해하는 능력은 필요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 반대다. 가장 복잡한 것처럼 보이는 무엇을 간과해서 한순간에 저변에 깔려있는 단순성을 파악해내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추상미술 ‘단순화의 가치’ 선명한 메시지 전달미술은 단순화의 중요성에 대해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주는 예술이다. 특히 추상미술은 단순화의 힘과 가치에 대해 매우 강력하고도 선명한 메시지를 전해준다. 추상미술을 뜻하는 영어 ‘앱스트랙트 아트’(abstract art)의 앱스트랙트가 ‘추출하다’는 뜻을 지닌 데서 알 수 있듯 추상미술은 대상의 다른 것들은 다 사상하고 정수 혹은 중요한 특질을 뽑아내 표현하는 미술이다. 한마디로 지극한 단순성을 추구하는 예술인 것이다. 프랑스 화가 이브 클랭(1828∼1962)이 그린 ‘IKB 191’(1962). 하늘빛 혹은 바닷빛 푸른색으로 화면을 뒤덮어 무(無) 혹은 공(空)을 연상시킨다. ‘IKB’(International Klein Blue)는 푸른색뿐인 모노크롬(단색추상) 작품을 만들고 스스로 붙인 이름. 클랭은 푸른색을 “만질 수 있고 볼 수 있는 자연세계에서 가장 추상적인 것”이라고 했다.미술사에서 추상미술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20세기 초의 일이나, 인간이 추상이미지를 조형의 형식으로 표현한 것 자체는 아주 오래됐다. 기원전 3만 9000년경 스페인의 엘 카스티요 동굴에 그려진 붉은 원반 무늬처럼 선사시대의 동굴벽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고, 암흑기(기원전 900~700년) 그리스의 도기화처럼 기하학적 무늬로 장식한 고대의 도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디자인이나 장식 요소로서 추상무늬를 오래도록 사용해왔지만, 순수미술로서 추상화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불과 100여년 전의 일이다. 미술, 특히 르네상스 이후의 서양미술은 사실의 재현을 중시해 그 특질을 고도로 발달시켰다. 그러던 서양미술이 19세기 낭만주의와 인상파를 거치면서 화면이 풀어지기 시작했고, 20세기에 들어 표현주의와 입체파를 거친 뒤에는 마침내 순수한 추상회화의 세계를 열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추상미술이 본질적으로 대상에서 특정한 한 가지 요소를 추출해 표현하는 미술이란 사실은 20세기 추상화의 선구자 피터르 몬드리안(1872∼1944)의 나무 주제 그림들에서 생생히 확인할 수 있다. 그는 1909년 작 ‘저녁, 붉은 나무’에서는 나무의 형태를 꽤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지만, 1911년 작 ‘회색 나무’에 이르면 상당히 단순화해 나타내고, 1912년 작 ‘꽃 피는 사과나무’에 와서는 거의 온전한 추상형태를 보여준다. 이 단계에서 좀 더 나아가면 예의 수직선과 수평선, 사각형의 색 면으로 이뤄진 엄격한 기하학적 추상에 도달하는 것이다. △“법칙은 단순…버릴 게 무엇인지 알아내라” 이렇게 대상을 지속적으로 단순화함으로써 몬드리안은 세계의 가장 근원적인 구성 형식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몬드리안은 자신이 포착하고자 한 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자연은 그토록 활기 있게 끝없이 변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절대적인 규칙에 의해 움직인다.” 몬드리안의 이런 시각은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 또한 크게 공명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파인먼은 자연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현상은 복잡하다. 법칙은 단순하다. … 버릴 게 무엇인지 알아내라.” 단순화한다는 것은 그만큼 많을 것을 버린다는 것이다. 추상미술은 산업화를 통해 절대빈곤에서 벗어난 인류가 마침내 ‘버림의 미학’에 의지해 ‘다다익선’(多多益善)이 아니라 ‘소소익선’(少少益善)의 가치를 내면화하고 확산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소소익선은 오늘날 많은 분야에서 중요한 화두가 돼 있다. 이를테면 노트북이나 텔레비전의 중량 혹은 두께를 더 줄이기 위해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이나, 불필요한 가재도구를 버리고 최소한의 물건으로 생활하는 미니멀라이프가 점점 더 주목을 받는 현상 등이 그런 것이다. 이런 버림의 미학, 소소익선의 미학이 추상의 미학이라면, 사실 오늘날 적지 않은 사람들이 ‘삶의 추상화(抽象化)’ 혹은 ‘일상의 추상화’ 물결에 동참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삶을 추상화하는 것은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복잡한 체계에 현혹되지 않고 번다한 변수들을 제거함으로써 나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핵심적인 의미를 찾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추상미술은 우리에게 늘 불필요한 삶의 무게를 덜어내라고 시그널을 보내주는 나침반 같은 예술이라 하겠다. ※ 엘 카스티요 동굴벽화(El Castillo Cave Paintings)스페인 북부 엘 카스티요 지역의 동굴에서 ‘손바닥 스텐실(물체를 대고 염료를 뿌려 윤곽을 그리는 그림)’과 ‘붉은 원반’ ‘동물’ 등을 그린 벽화가 발견된 것은 2012년. 기원전 3만 9000∼4만 800년경에 그린 것으로 추정했다. 당시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던 ‘알타미라 동굴벽화’보다 2만년 이상 거슬러 올라가는 연대결과를 두고 고고예술학계는, 현대인류 조상의 최고(最古) 예술품이라고 흥분했다. 이후 인도네시아 술레웨시섬과 보르네오섬에서 잇따라 더 오래된 동굴벽화가 발견되며 ‘가장 오래된’이란 타이틀은 내줘야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엘 카스티요 동굴벽화가 가진 예술적 의미는 적지 않다. 특히 주목할 것은 ‘붉은 원반’. 구상이 아닌 추상의 이미지가 등장했다는 점이다. 조야하고 거친 형태로 그저 점과 점에 가깝지만, 그래서 100년 전 본격화한 정교한 추상화와도 거리가 멀지만, 단순성을 추구하는 인간의 태생적 예술성은 근원이 깊다는 뜻이다. 참고로 동굴벽화의 연대는 탄산칼슘(석회암 주성분) 시료를 얻은 뒤 우라늄-토륨 방사성 연대측정법을 이용해 측정한다. 땅에서 출토돼 지층정보를 살필 수 있는 석기 등 유물과 달리, 벽화는 연대를 직접 알아내기 어려워 벽면에 쌓인 탄산칼슘의 연대로 그림나이를 추정한다. 2012년 스페인 북부 엘 카스티요 동굴에서 발견된 ‘붉은 원반’ 그림. 엘 카스티요 동굴벽화에는 이외에도 ‘손바닥 스텐실’과 ‘동물’ 그림’ 등이 남아 있다. 고고학자들은 이 벽화가 네안데르탈인이 그린 것일 가능성도 점쳤다.△이주헌 미술평론가는… 미술로 삶을 보고 세상을 읽는다. 좀 더 많은 이들이 미술을 통해 일상의 풍요를 누리도록 글 쓰고 강연하는 일이다. 소명으로 여긴다고 했다. 발단이 있다. 홍익대 미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뒤 돌연 일간지 기자가 되면서다. 그림에 관심을 잃어서가 아니라 그림을 막은 생계 때문이었다. 낮에 일하고 밤에 그리자 했다. 하지만 ‘투잡’은 쉽지 않았다. 미술담당 기자생활에서 얻은 필력과 생각을 가지고 현장으로 나왔다. 미술을 대중과 제대로 연결하는 미술평론가의 ‘진정한’ 역할, 그것을 해보자 했다. 그렇게 가나아트 편집장을 하고, 학고재 관장을 오래 한 뒤 서울미술관 초대관장까지 지냈다. 지금은 양현재단 이사로 있으면서 온전히 글과 강연에만 집중하고 있다. 지은 책이 수십 권이다. 굳이 대표작을 꼽자면 ‘신화의 미술관’(2020), ‘리더의 명화수업’(2018), ‘역사의 미술관’(2011), ‘지식의 미술관’(2009), ‘50일간의 유럽미술관 체험 1·2’(2005) 등이 있다.
- 서울시, 9월 지역주택조합 실태조사…허위광고 등 ‘철퇴’?
-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서울시가 다음달부터 시내 지역주택조합 실태조사에 나선다. 올초 개정된 주택법의 일부 조항이 7월 말부터 효력을 발휘함에 따라 개정 법에 근거한 실태조사를 통해 조합원의 피해를 구제하고 피해 확산 가능성을 막겠단 취지다.28일 부동산업계와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는 9월부터 각 자치구와 함께 실태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현재 강남, 강북, 금천, 양천, 용산, 종로 등 6개구엔 신고된 지역주택조합이 없어 19개 자치구에 속한 지역주택조합이 조사 대상이다.서울시는 일단 지난 7월 말 송파구 거여파크와 동작구 화담타운에서 지역주택조합 현장 조사를 벌였다. 이를 토대로 시 전반에서 살펴볼 점검 사항들을 정리했다. 서울시와 각 구청은 개정 주택법에 따라 △조합원 모집신고 △조합설립 인가 △자금 관리 등으로 분야를 나눠 조합 운영 실태를 들여다볼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주택조합은 조합원 모집신고 시에 주택 건설 대지의 50% 이상에 해당하는 토지사용권원을 확보해야 하고, 조합설립 인가를 받으려면 토지사용권원의 80% 이상 외에도 토지소유권 15%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조합원 가입 시엔 설명 의무가 부과돼 서면확인서를 나눠주고 반드시 보관해야 한다. 조합에 가입을 신청한 이는 가입비 등을 예치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가입을 취소할 수 있고, 이 경우 조합은 가입 취소 의사를 밝힌 날부터 7일 이내에 가입비 반환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모집 과정에서의 허위, 과장 광고는 제재 대상이다. 주택조합이 주택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날부터 3년이 되는 날까지 사업 계획 승인을 받지 못하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총회의 의결을 거쳐 해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지역주택사업 관련 온라인 까페 등엔 그간 “땅을 거의 사들였다고 하고 집값이 싸 솔깃해서 가입했는데 가입 취소가 안된다”는 불만이 속출해, 이번에 서울시와 구청이 문제 사업장을 잡아내 바로잡을지 주목된다. 성동구의 지역주택조합 한 조합원은 “이미 가입한 지 수 년이 지나 이제와서 발을 뺄 수 없는데 분담금은 늘어나니 한숨만 나온다”며 “한강변 아파트를 저렴하게 얻을 수 있단 ‘장밋빛 홍보’에 넘어갔던 게 후회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에 사업 초반인 조합들뿐 아니라 어느 정도 진행된 조합 사업장도 모두 철저히 조사해 조합 비리 등을 밝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일정 기간 해당 지역에 거주한 무주택자나 전용면적 85㎡ 이하 1주택 소유자가 조합을 만들어 집을 새로 짓는 사업이다. 지주택 사업은 조합이 시행사 업무를 맡아, 분양가가 일반 아파트 대비 20%정도 저렴하다는 게 강점이다. 하지만 조합원 모집 과정부터 허위·과장 광고가 적잖고 모집 이후 일정계획대로 입주까지 완료되는 사업장이 5~10%에 그칠 정도로 성공률은 낮은 점, 사업 진행과정에서 토지비 등 비용이 증가하는 점 등이 문제로 제기돼왔다.[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김부겸 "집값 상승 못 막아 책임감..당대표 되면 공급 확대"
-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25일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되면 공원부지를 확보해 주택공급을 확대하고 생애 최초 주택 취득자에게 70%까지 대출을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부동산 개혁 및 주택복지 공약’ 기자회견을 열고 “집값 상승을 막지 못해 집권 여당의 당대표 후보로 무거운 책임감을 가진다”며 이같이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당 대표 후보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소통관에서 김부겸의 3가지 약속 ‘부동산 개혁 및 주거복지 공약’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김 전 장관은 “주택을 더 저렴하게, 더 신속하게, 더 많이 공급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분양원가공개와 분양가상한제를 철저하고 내실 있게 추진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을 때까지 분양주택, 공공임대주택, 2030 세대 청년을 위한 주택 등을 더 공급하겠다”고 했다.특히 2030 세대 청년, 신혼부부 등을 위하여 출퇴근이 용이한 도심 내 부지나 도시공원일몰제로 해제되는 일부 공원부지를 활용하여 주택공급을 확대하겠다고도 약속했다. 또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해선 지분적립형 20%와 은행 모기지 대출 70% 지원을 통해 집값의 10%만 있으면 집을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국은 이와 같은 방식을 도입해서 자가보유율 상승을 이뤄냈다”면서 “이와 같은 방식을 도입하면 청년 무주택자들이 5000만원, 1억원만 있어도 집을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김 전 장관은 “필요하다면 3기 신도시 계획에 안주하지 않고 신규택지 발굴과 도심 내 용적률 상향과 고밀도 개발을 추진하고, 재건축·재개발 사업도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주택 공급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매월 주택공급 추진 점검회의를 개최하여 주택공급 추진 상황을 직접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개발이익을 소수의 건설사와 주택 보유자가 독점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임대주택 의무공급제도 강화를 통해 ‘누구나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 공급확대, 문재인 대통령 공약인 공적임대주택 재고율 9% 달성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김 전 장관은 “당과 정부가 책임지고 부동산 개혁과 국민 주거권 강화를 이루겠다”며 총리실 소속 국민주거정책위원회 신설, 국민의 주거권 강화를 위한 개헌안 마련, 당 대표 직속 부동산 정책 자문기구 설치, 매월 외부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부동산정책 점검회의 개최, 주택 공급수요의 변화를 민감하게 반영하는 주거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주거기본법 개정 등을 약속했다.또 주택청이나 부동산 감독기구 관련하여 “국토부가‘하늘부터 땅속까지 관장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조직이 비대해졌지만, 주택시장을 안정시키지 못했다”며 “주택의 공급과 수요, 공공임대주택 건설, 무주택자에 대한 금융지원 등 국민의 기본권 차원에서 주거정책을 총괄하는 ‘국민주거정책위원회’를 총리실 소속으로 신설하여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 상반기 서울 빌딩 거래 많은 지역 2위 종로…1위는?
-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아파트 규제의 풍선효과로 빌딩이 주목받고 있다. 올해 상반기 서울시와 경기도 빌딩거래는 전년 상반기 대비 10% 안팎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는 강남구에 이어 종로구, 중구에서 빌딩 거래가 활발했다.부동산종합정보플랫폼 부동산플래닛이 발간한 ‘2020 상반기 서울시 및 경기도 빌딩 거래 동향’에 따르면 올해 1~6월 서울시 빌딩 거래 건수는 1473건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49건보다 9.2% 증가한 거래 건수다. 거래금액도 늘었다. 10조 2000억원으로 지난해 9조 7000억원에서 5.2% 증가했다. 경기도는 2495건을 기록, 전년 상반기 2212건보다 12.8% 증가했다. 거래금액은 4조원으로 전년 2조9000억원보다 37.9% 급등했다.특히 50억원 미만 ‘꼬마빌딩’이 빌딩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서울에서 50억 미만 빌딩 거래는 전체 거래의 70%를 차지, 1001건을 기록했다. 하지만 서울의 땅값 상승의 영향으로 10억원 미만 거래는 전년 336건보다 17% 감소한 279건을 기록했다. 100억원 이상 거래량 증가도 눈에 띈다. 100억~200억원 사이는 54.8% 증가한 161건, 200~300억 사이는 44% 늘어난 36건을 기록했으며 500~1000억원 이상하는 고가 빌딩도 6건에서 14건으로 133.3% 급증했다.경기도에선 10억원 미만 꼬마 빌딩의 인기가 압도적이었다. 이 기간 10억 미만 빌딩 거래는 1532건을 기록 전체 거래의 61.4%를 차지했다. 50억원 미만으로 확장하면 2389건으로 95.8%다. 증감율로 보면 10억~50억 빌딩 거래는 전년보다 19.9% 증가한 857건, 50억~100억 빌딩은 39.3% 증가한 78건을 기록했다. 200~300억 빌딩은 작년에는 한 건의 거래도 없었지만 올해는 6건 거래됐다.자치구 별로 살펴보면 서울에서 가장 거래가 활발했던 곳은 강남구로 183건의 거래가 있었고, 뒤를 이어 종로구(123건), 중구(107건), 영등포구(104건) 등에서 빌딩 거래가 100건 이상 이뤄졌다.경기도에선 화성시에서 234건의 거래가 이뤄져 빌딩 거래가 가장 활발했다. 이어 남양주시(180건), 김포시(169건) 용인시(165건), 고양시(155건) 등에서 150건 이상의 거래가 이뤄졌다.임하나 와이티파트너스 데이터랩장은 “막대한 유동성과 저금리로 투자자들이 빌딩 투자로 눈을 돌리는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강남 부자들의 '은밀한 집테크'
-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서울 서초구 반포1동에 사는 50대 초반 자영업자인 A씨는 최근 분양한 강남구 대치동 ‘대치 푸르지오 써밋’ 아파트 청약을 넣었다. 당첨만 되면 본인 명의인 반포동 아파트를 팔고, 새 아파트로 갈아탈 요량이다.A씨는 “지금 살고 있는 집 가격은 오를 만큼 올랐고, 새 아파트는 분양가격이 시세보다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당첨만되면 앉아서 수억원은 번다”며 “현정부가 기존 주택 집값은 30~40% 올려놓고, 새 아파트 분양가격은 20~30% 낮기 놨기 때문에 나 같은 1주택자들이 재테크 하기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정부가 고가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하는 등 시중유동자금의 부동산시장 유입 차단에 나섰지만, 20억~30억원대 새 아파트 청약경쟁률이 수백 대 일에 달하는 등 과열현상이 꺼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이를 ‘투기세력 때문’이라며 칼을 갈고 있지만, 사실상 고가주택 청약시장을 주무르는 것은 ‘집테크’에 나선 1주택자들이란 분석이다. 한국무역협회에서 바라본 강남의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이데일리 DB]20억~30억대 대형아파트, 중·소형보다 경쟁률 더 높아A씨처럼 1주택자라 해도 추첨방식인 전용면적 85㎡ 초과 아파트는 ‘처분서약’만 하면 청약 기회가 주어진다. 분양가 규제에 따른 웃돈 기대감에 유주택자들까지 청약시장에 뛰어들면서 청약률이 더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0~12일 청약을 진행한 ‘대치 푸르지오 써밋’은 3.3㎡당 평균 4750만원에 106가구를 일반분양했다. 모든 타입 분양가가 9억원이 넘어 중도금 대출이 안되지만, 평균 경쟁률은 168대 1로 당시 서울 최고 기록을 썼다.특히 전용면적 100㎡가 넘는 10가구는 분양가가 20억~30억원 이상인데도 평균 경쟁률이 171대 1로 오히려 높아졌다. 이들 주택은 15억원이 넘어 주택담보대출이 아예 불가능하다. 하지만 20억1000만원대인 101㎡짜리는 경쟁률이 848대 1까지 치솟았고 30억7600만원대인 155㎡도 111대 1이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전용 85㎡ 초과 물량은 절반이 가점과 상관없는 추첨제였고, 그 중 절반인 25%는 유주택자에게 돌아갔다”며 “집을 한 채 가진 강남 주민들도 청약을 신청할 수 있어서 경쟁률을 끌어올렸고, 자녀에게 집을 물려주려는 5060 세대들의 청약 참여도 많았다”고 전했다. 앞서 분양한 ‘르엘 신반포 파크애비뉴’ 아파트 청약 분위기도 비슷했다. 일반분양 물량 330가구의 평균 경쟁률이 114.3 대 1이었는데, 평형대가 넓고 분양가가 비쌀수록 경쟁률이 치솟았다. 전용 107.9㎡로 분양가가 20억원이 넘는 6가구 모집엔 3446명이 몰려 경쟁률이 574.3대 1을 기록했다. 강남권 ‘로또분양’은 강남부자에 주거사다리실제로 A씨처럼 낡은 아파트를 팔고, 주변에 새 아파트를 청약받는 1주택자들은 상당한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예컨대 ‘대치 푸르지오 써밋’의 경우 전용면적 101㎡의 분양가는 20억원이다. 반면 지난 2014년 입주한 인근 단지 대치래미안하이스턴 101㎡의 6월 말 실거래가는 28억원이다. 무려 8억원 차이다. 정부는 분양가를 낮추면 주변시세가 따라 내릴 것으로 기대하지만, 반대로 새 아파트가 시세를 따라 오르고 있는 게 현실이다. 여기에 1주택자는 2년 이상 거주하면 기존주택을 팔아도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새 아파트 당첨으로 웃돈을 기대할 수 있고, 기존 주택을 팔아 큰 차익도 얻을 수 있는 ‘1석 2조’의 효과를 누리게 되는 셈이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강남권 새 아파트 청약에 나서는 사람들은 무주택자나 1주택자라 해도 땅이나 건물, 금융자산을 가진 사실상 부자들이 대부분”이라며 “이들은 청약 떨어질까 걱정하지, 돈이 없어 당첨되고도 계약 못할까 걱정하는 이는 없다”고 단언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주택 수만 기준으로 ‘투기냐 아니냐’를 가름하면서, 부동산 이외 자산을 보유한 부자들에게 새로운 주거사다리를 부여한 셈”이라고 지적했다.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로 새 아파트 청약물량이 줄면서 이러한 고가아파트 ‘로또청약’ 현상은 더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분양가 통제, 대출 규제로 고가주택 청약시장은 부자들만 돈 놓고 돈 먹는 구조가 됐다”며 “대량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강남부자들의 ‘그들만의 리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