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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핏마저 등 돌렸다…美 증시 최악 실적쇼크 온다
- 미국과 접한 캐나다 퀘벡주 라콜의 국경검문소가 17일(현지시간) 적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미국 주요 기업들의 ‘어닝 쇼크’가 숫자로 드러나면서 경제 충격을 증폭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골드만삭스 등 주요 금융투자회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많게는 90% 가까이 폭락한 가운데 주요 제조회사들이 이번주 줄줄이 성적표를 공개한다. 고용 지표와 성장률 전망 악화에 이어 기업 실적 충격이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제조사들 이번주 실적 발표18일(현지시간)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미국 델타항공과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오는 22일과 23일 각각 1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전망은 어둡다. 야후파이낸스는 “올해 2~3월 각국 정부의 여행 규제 강화로 여행 수요가 급감했다”며 “(델타항공 등의) 여객 수익과 화물 수익이 모두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두 기업은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투자 대가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최근 주식을 대거 매도해 화제가 됐다. “모두가 두려워 할 때 욕심을 부려야 한다”는 투자 철학을 가진 버핏 회장마저 내다 판 주식이어서다.글로벌 에너지회사 베이커휴즈는 델타항공과 같은 22일 실적을 내놓는다. 그외에 IBM(20일), 코카콜라(21일), 넷플릭스(21일), 텍사스인스트루먼트(21일), 인텔(23일) 아메리칸익스프레스(24일), 버라이즌(24일) 등 글로벌 대표 기업들이 줄줄이 1분기 성적표를 공개한다. 이번주 발표가 예정된 기업 수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속한 기업 중 5분의1 정도다.시장이 이번주 어닝 시즌을 주목하는 건 JP모건(-69%·전년 동기 대비), 웰스파고(-89%), 골드만삭스(-46%), 씨티(-46%) 등 금융회사에 이은 제조회사의 코로나19 여파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블룸버그통신은 “셰일가스 등 에너지업계와 부동산업계, 유통업계 등에서 추가 해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미국 전역에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이어지면 월가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했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P에 속한 기업의 순이익은 10.2% 급감할 것으로 관측된다. 강영숙 국제금융센터 부연구위원은 “코로나19 타격이 큰 업종에 대한 익스포저(대출·보증 등 위험노출액)가 큰 은행을 중심으로 자산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고 했다. 제조업계, 유통업계, 금융업계가 줄지어 악순환 고리를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특히 부진한 실적보다 더 관심이 모아지는 게 기업의 추후 가이던스(실적 전망치)다. 시장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워낙 큰 만큼 가이던스 자체를 내놓지 못하는 기업이 나올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이 많다.[그래픽=이미나 기자]◇“기업 시계제로…행동보다 주의 필요”실적 쇼크에 금융시장은 이미 얼어붙었다. 버핏 회장의 오랜 동지인 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은 WSJ와 인터뷰에서 “최악의 태풍을 지나는 배의 선장과 같은 상황”이라며 “매우 많은 유동성(현금성자산)을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 산업계가 시계제로 상태인 만큼 지금은 ‘행동’보다 ‘주의’가 필요하다는 경고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난 금융위기 당시 모두가 꺼려했던 금융주 등을 사들여 큰 수익을 냈던 전례에 비춰볼 때 이례적인 언급이다. 멍거 부회장은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며 “상당히 보수적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버크셔의 경영진은 다음달 2일 온라인 주주총회에서도 비슷한 언급을 할 가능성이 높다.실물경제 첨병인 기업의 심리가 역대 최악이라는 지표는 줄줄이 쏟아지고 있다. 이날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이 내놓은 조사를 보면,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포함한 복합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달 39.4를 기록했다. PMI는 각 기업의 구매 담당자를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것이다. 경기 동향을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지표다. 50을 기준으로 이보다 크면 경기 확장을 의미하고, 작으면 경기 수축을 뜻한다.지난달 수치는 올해 1월 52.2에서 2월 46.1로 떨어진데 이어 지난달 또 급락한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2월 이후 최저다. 특히 각국의 봉쇄 정책으로 서비스업 PMI(47.1→37.0)는 한달 사이 10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설문을 시작한 1998년 이후 22년 만의 최대 낙폭이다.특히 관광·레저, 부동산, 운송, 미디어, 산업서비스, 통신서비스, 은행, 보험, 소프트웨어, 헬스케어 등 10개 업종의 PMI는 2009년 10월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제공)
- 한국형 스마트시티 국제공모 12건 선정
-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국토교통부와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는 한국형 스마트시티를 해외에 확산하기 위해 올해 최초로 시행한 케이시티 네트워크 글로벌 협력 프로그램으로 도시개발형 6건(6개국), 단일 솔루션형 6건(5개국) 등 총 12건(11개국) 사업을 선정했다고 19일 발표했다.러시아 연해주 볼쇼이카멘 스마티스티 기본구상.(사진=국토교통부)해외 23개국 정부, 공공기관이 신청한 80건 중 국내·외 관련기관 의견과 양국 협력관계, 스마트시티 사업 유망성, 우리 기업의 수주가능성 등을 종합 평가해 평가위원회에서 선정했다. 선정된 사업은 도시개발형은 최대 7억원, 단일 솔루션형은 최대 4억원 규모로 연내 마스터플랜(MP) 또는 타당성조사(F/S) 수립과 초청연수를 패키지로 지원할 계획이다.스마트 도시개발형은 17개국에서 31건을 신청했으며 6개국에서 △러시아 볼쇼이카멘 스마트시티 기본구상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스마트시티 마스터플랜 △미얀마 달라 신도시 스마트시티 F/S △베트남 메콩 델타 스마트시티 Pre-F/S △인도네시아 신수도 스마트시티 기본구상 △페루 쿠스코 공항부지 스마트시티 기본구상 등 6건의 사업이 선정됐다. 스마트 단일 솔루션형은 19개국에서 46건을 제출했으며 교통 (3건), 전자정부(1건), 방재(1건), 물관리 분야(1건) 등 5개국에서 △라오스 비엔티안 배수시스템 기본구상 △몽골 울란바토르 모빌리티 플랫폼 기본구상 △콜롬비아 보고타 고속도로 교통관제센터 MP △태국 콘캔 스마트 모빌리티 시스템 MP △터키 가지안텝 데이터 통합플랫폼 MP △터키 앙카라 재해방지·관리 기본구상 등 6건이 선정됐다. 선정된 사업은 4~5월 중 해외 정부와 과업범위 조율, 사업별 지원 예산을 확정하고 6월 사업수행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또한 6월 마스터플랜 또는 타당성 조사 수립을 착수해 연내 스마트시티 계획수립 지원을 완료할 계획이다.이상주 도시정책과장은 “이번 선정된 사업들은 해당 국가와 긴밀히 협력해 마스터플랜, 타당성조사 사업을 수행할 예정”이라며 “이번 사업을 통해 다양한 스마트시티 모델을 만들어 향후 ODA사업, 투자개발형 사업에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한국형 스마트시티를 전 세계로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했다.
- 美재무부, 항공업계와 250억달러 구제금융안 합의
- (사진=AFP)[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재무부가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미국 항공사들과 구제금융 지원 방안에 합의했다. 재무부와 항공사들은 2조달러 규모 경기 부양책 중 항공업계에 배정된 자금을 누구에게 어떻게 쓸 것인지를 두고 논의를 진행해 왔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날 델타항공,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사우스웨스트항공, 제트블루 등 10개 미국 항공사들과 250억달러(약 30조 4000억원) 규모의 대출 방안에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항공사들은 대출받은 금액의 30%를 나중에 갚는 대신, 금액의 10%를 신주인수권 형태로 재무부에 제공하기로 했다. 미국 재무부가 여러 항공사들의 주주가 된다는 의미다. 미국 의회는 지난달 2조달러 규모의 경제 부양책을 통과시키면서 미국 항공업계에 최대 5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수혈하기로 했다. 이날 재무부와 항공업계가 합의한 지원금은 75만명의 고용유지에 초점을 맞춘 250억달러다. 미국 정부는 이와 별도로 항공업체들의 영업 재개를 위한 250억달러 융자를 추가 제공할 계획이다.합의안에 따르면 사우스웨스트항공에는 지원금 32억달러가 책정됐다. 이 중 22억달러가 10년 만기 저금리 대출로, 사우스웨스트항공은 미국 재무부에 신주인수권 260만주를 담보로 제공할 예정이다. 나머지 10억달러는 무담보 대출이다. 54억달러를 지원받는 델타항공은 16억달러를 10년 만기 저금리 대출로 받기로 했다. 대신 향후 5년 동안 델타항공 전체 주식의 1%에 해당하는 물량을 재무부가 주당 24.39달러에 매입할 수 있도록 보증해주기로 했다. 아메리칸항공은 58억달러를 지원받을 예정이며 이중 17억달러를 저금리로 대출받는다. 아메리칸항공은 추가로 제공되는 250억달러 패키지에서도 48억달러 융자를 신청해놓은 상태다. 이외에도 제트블루가 9억3600만달러를 지원받기로 했으며, 알래스카항공, 프론티어항공, 하와이안항공 및 스카이웨스트항공 등도 합의안에 서명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다만 유나이티드항공은 최종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 항공사들은 이번에 받는 지원금을 주로 직원들의 급여 등으로 사용할 방침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합의 소식에 “미국 항공사들의 상황이 나아졌다. 이들은 매우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항공사의 국유화 우려도 제기된다.
- 故조양호 회장 1주기.."사이좋게 이끌라" 유언에도 따로 추모
- 고(故)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사진=한진그룹)[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한진그룹이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1주기를 맞아 추모행사를 진행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업계가 위기에 직면한 상황을 고려해 고인에 대한 추모는 하되 행사규모는 간소하게 진행할 계획이다.7일 재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조양호 회장의 1주기를 맞아 8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소재 신갈 선영에서 우기홍 대한항공(003490) 사장, 최정호 진에어(272450) 대표이사 등 60여명의 그룹 임원만 참석한 가운데 간단하게 추모 행사를 열 예정이다. 이날 추모 행사에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민 한진칼(180640) 전무가 참석할 예정이다. 조양호 회장이 유언으로 “가족들과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이끌어나가라”는 유언을 남겼지만, 조원태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이 자리에 함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앞서 지난달 5일 고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열린 기념 추모행사에서도 조원태 회장과 조현민 전무는 참석했지만, 조현아 전 부사장은 자리하지 않았다.한진그룹은 조양호 회장의 1주기를 맞아 다양한 추모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추모사업의 일환으로 ‘이화여대 섬유화질환 제어 연구센터’와 협약을 맺고 해외 학회 참석과 강연자 초청 등을 위한 항공권을 후원하기로 했다.조양호 회장은 작년 4월 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폐 질환으로 별세했다. 이에 한진그룹 측은 노령사회 진입과 환경문제 등에 따라 발병 증가세인 섬유화질환 극복을 목표로 세워진 연구센터에 후원을 결정키로 한 것이다.글로벌 항공동맹체 스카이팀 창설을 주도한 조양호(오른쪽 둘째) 한진그룹 회장(사진=한진그룹)◇한국 항공산업 일으킨 승부사조양호 회장은 1949년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나 그는 1992년 대한항공 사장에 오른 뒤 1999년 대한항공 회장, 2003년 한진그룹 회장 자리에 오르며 ‘수송보국(輸送報國)’ 경영철학을 이어 받아 국내 항공산업에 큰 획을 그었다.조양호 회장은 외환 위기와 9·11테러 등으로 인한 항공업계의 위기 상황을 기회로 만들었다. 특히 외환위기 당시 자체 소유 항공기의 매각 후 재임차를 통해 유동성 위기를 극복했다. 항공동맹체인 스카이팀(Sky Team) 창설을 주도했고, 전세계 항공사가 경영위기로 움츠릴 때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JV) 설립에도 나서는 등 선제적 투자로 유명하다.국가에 대한 소명의식도 남 달랐다.‘항공업계의 유엔’으로 불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 국제무대에서 한국 항공업계의 입장을 대변했다. 지난해 IATA 연차총회를 서울에서 개최하게 된 것도 그의 업적이다. 스포츠에도 관심이 많아 대한탁구협회 회장, 대한체육회 부회장 등 스포츠 지원 활동도 활발히 펼쳤으며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올림픽 유치를 성사시켰다.예술을 사랑한 경영자였다. 사진 촬영이 취미로 매년 촬영한 사진으로 달력을 만들어 경제계 인사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특히 유럽 주요 국가에 노선을 개설하며 한국인을 위한 ‘문화 후원’을 한 노력에 대한항공은 2008년 2월부터 세계 최고 박물관으로 꼽히는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에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05년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모란장을, 사후인 작년 11월에는 한미 양국 관계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미 친선 비영리 단체인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수여하는 ‘밴 플리트상’을 수상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국인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국가나 지역이 늘어난 가운데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항공기들이 멈춰 서 있다.(사진=연합뉴스)◇경영권 분쟁 남겨…대한항공 ‘코로나19’ 위기조양호 회장은 항공사에 큰 업적을 남겼지만, 말년은 순탄치 않았다. 국내 1위 선사 한진해운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불어닥친 해운업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법정관리를 거쳐 2017년 끝내 파산하는 아픔을 겪었다. 2014년 장녀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에 이어 2018년 차녀 조현민 전무의 이른바 ‘물컵 갑질’ 사건 등으로 총수 일가 전체가 각종 불법·갑질 논란에 휩싸이며 홍역을 치뤘다. 이때문에 수백억원대 상속세 탈루와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기도 해 작년 3월에는 대한항공 사내이사직을 박탈당하는 등 경영권 압박을 받는 처지에 몰리기도 했다. 조양호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는 그룹 승계에 큰 어려움을 남겼다. 장남인 조원태 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총수 지정이 연기되는 등 승계 과정이 순조롭지 않았다. 작년 말 조현아 전 부사장이 “조원태 대표이사가 (선친의)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다”며 반기를 들며 한진그룹 내 경영권 다툼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권을 위협해 온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그룹 ‘우군’으로 알려졌던 반도건설과 손잡고 ‘반(反) 조원태 연합’을 구축해 ‘조원태 퇴진’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정점을 찍었다.한진그룹 남매간 갈등은 지난달 27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이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하며 사실상 ‘완승’을 거두면서 끝났지만 불씨는 여전하다. 3자 연합이 한진칼 지분을 끌어모으고 있어 경영권 다툼은 장기전에 접어든 상황이다. 경영권 분쟁 속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항공업계는 위기에 봉착했다. 대한항공의 국제선 운항 횟수가 90%가량 감소했고 보유 여객기 145대 중 100여대가 운항하지 못하고 공항에 그대로 세워져 있게 되면서 경영 악화에 직면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경영 환경 악화에 대응하기 위한 자구 노력의 일환으로 이달 16일부터 올해 10월15일까지 6개월간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휴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국내 지역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대상이며, 부서별로 필수 인력을 제외한 여유 인력이 모두 휴업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직원 휴업 규모는 전체 인원의 70%를 넘는 수준이다.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 등 유휴자산 매각과 더불어 이사회와 협의해 추가적인 자본 확충 등 회사의 체질을 한층 더 강화해 위기를 이겨낸다는 계획이다.
- '찬바람 불때 투자' 옛말…봄바람 노리는 배당투자
-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 여파로 올해 배당 투자는 예년만큼 짭짤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업 경영실적 악화로 국내 상장사는 물론이고 해외 기업도 배당 여력이 달리는 판이라 지난해 고(高) 배당주가 올해도 배당투자 효자 노릇을 할지 단언하기 어려운 처지다. 연말 배당수익률을 높이려면 ‘배당주는 찬바람’이라는 통념을 깨고, 봄바람을 노리는 전략이 거론된다. 저가에 매수함으로써 투자한 금액 대비 수익률을 올려보자는 것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자의타의 배당끊는 기업들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고배당50 지수는 작년 말 대비 지난 3일까지 24.4% 하락해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하락폭(17.7%)보다 부진했다.주원인은 대표 배당주 `금융주`가 심하게 부진한 탓이다. KRX 은행과 보험, 증권 등 3개 지수는 작년 말 대비 3일까지 33.4%, 29.4%, 27.4% 각각 하락했다. 이들이 코스피 지수보다 최대 16% 더 내려서 전체 배당지수 하락으로 이어졌다. 경기 방어형에 해당하는 고배당주가 주가 하락 흐름에서 무차별하게 내린 경향도 감지된다. 통상 배당주 주가는 연말에 뜨고 연초에 지는데, 연초 코로나 19 하락장과 겹쳐 하릴없이 주가가 내린 것이다.해외 배당주 셈법도 복잡하다. 한국 기업보다 넉넉한 배당금을 보장해온 선진국 증시의 상장기업 사정이 올해는 다르다. 영국 항공기 엔진 제조사 롤스로이스가 올해 배당을 미룬 것은 상징적이다. 이 회사는 2016년 이후 시가배당률을 연 11.7% 수준으로 높게 유지해온 곳이다. 이번에 코로나 19 확산으로 항공 산업이 직격탄을 맞으며 고배당 명맥이 끊겼다. 같은 이유에서 미국 보잉사와 델타항공도 올해 배당을 잠정 중단하고 자본 확충에 나설 예정이다.각국 정부와 중앙은행 압력도 뒤따른다. 미국 코로나부양책(CARES Act.)을 보면, 자금 지원 기업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이 금지된다. 지난달 유럽중앙은행과 이달 초 유럽보험연금청(EIOPA)은 역내 은행과 보험사에 `배당 중단`을 촉구한 상황이다. 이달 초 프랑스 기반의 세계 유수 투자회사 아문디가 올해 배당을 연기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은 이에 따른 반응이다.배당주를 둘러싼 숫자를 보면, 이들 기업이 놓인 척박한 환경이 감지된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고배당지수(High Dividend Index)는 연초 이후 41.7% 내려 같은 기간 S&P500 지수 하락폭(22.9%)보다 곱절 가량 큰 상황이다.이종훈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 팀장은 “기업 스스로 배당을 늘리려고 해도 여력이 달리는 상황”이라며 “올해 인컴 자산 가운데 채권과 리츠보다 배당이 힘든 한해가 될 듯하다”고 말했다.◇찬바람 아니라 봄바람이 기회무너진 증시에서 기회가 솟듯, 배당주에서 새로운 해법을 찾으려는 움직임도 분주하다. 배당주도 선별 접근이 필요한 시기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금융주는 고배당 주식으로서 주목을 받아왔지만, 지금은 처지가 바뀌었다. 최근 기준금리가 내려가면서 금융사 실적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하는 탓이다. 조만간 금리가 오르리라는 기대도 약하다. 지난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시중은행을 겨냥해 “배당을 자제하라”고 언급해 부담을 키웠다.이런 흐름이라면 예년만큼 배당성향(당기순익에서 배당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유지할 종목이 우선이다. 수출과 금융 기업보다 내수에서 답을 찾으려는 기류가 있다. 유틸리티(한국전력(015760), 한전KPS(051600))와 통신주(SKT(017670)·KT(030200)·LG유플러스(032640)), 식음료(KT&G(033780)), 인프라(맥쿼리인프라(088980)) 등 전통 배당주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거론된다.김지운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밸류주식본부 운용2팀장은 “변동성 장세에서 성장주와 테마주를 오가기보다 안정적인 배당주 투자를 고려할 시기”라며 “거친 장을 겪으면서 평년 배당 성향을 유지하는지(지속성)와 예년만큼 배당을 주는지(수익성)를 짚어야 한다”고 말했다.찬바람이 아니라 봄바람이 배당 투자 적기라는 `발상 전환형` 조언이 붙는다. 통상 배당주는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배당 기대감이 커지며 주가가 오르는 편이다. 가격이 내려간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라는 것이다.예컨대 SKT는 지난해 1주당 1만원을 현금으로 배당했는데, 시가배당률(주당 배당금이 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다. 평균 약 27만원을 주고 SKT 주식을 산 투자자가 1만원을 받았다는 의미다. 만약 6일 19만500원으로 마감한 SKT 주식을 사들인 투자자가 올해 주당 현금배당 1만원을 받으면 시가배당률은 5.2%로 커진다.같은 값으로, 더 값진 투자를 할 시기라는 말이다. 윤태환 KB자산운용 액티브운용본부 팀장은 “경기에 민감하지 않은데도 하락장에서 주가가 크게 내린 종목에 접근하면, 똑같은 배당을 받더라도 투자 원금 대비 수익이 커져 이득”이라고 말했다.
- 글로벌 기업들, 고육지책으로 배당 중단…주주들 뿔났다
-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건주 그로스 포인트 우즈의 한 상점 창문에 코로나19로 인한 폐업을 알리는 문구가 붙어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제공)[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코로나19 타격에 전세계 기업들이 배당금 지급을 중단하고 있다. 대공황 수준의 침체에 실적이 악화하자 주주 반발을 무릅쓰고 유동성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6일 미국 투자정보업체 인베스토피디아가 ICE데이터서비스를 인용한 결과를 보면 올해 2월20일 이후 한 달간 전세계 576개 기업이 배당금 지급을 취소했다. 직전 한 달(22개사)보다 26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빨라진 지난달 20일 이후 수치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통상 배당금을 주지 않겠다고 밝히는 기업은 많아야 월 50~60개, 적으면 20개 남짓이었다.배당금은 기업이 낸 이익잉여금 중 일부를 주주에게 분배하는 돈이다. 한 기업의 투자 가치를 나타내는 주요 지표 중 하나는 배당성향(propensity to dividend)이다. 회사가 주인과 이익을 나누는 배당은 비용이 아니라 일종의 투자인 셈이다. 그럼에도 최근 산업계가 이런 고육지책(苦肉之策)을 내놓는 건 코로나19의 충격파로 인한 유동성 고갈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이다.이는 업종을 가리지 않는다. △항공(보잉, 델타 등) △숙박(매리어트 등) △백화점(메이시스, 노드스트롬 등) △에너지(옥시덴탈 페트롤리움, 아파치 등) 등 산업계 전반에 걸쳐 있다. HSBC, 스탠다드차타드, RBS, 바클레이스, 로이스 등 영국의 ‘빅5’ 은행은 영국 금융당국의 압박에 올해 배당금 지급을 중지하기로 했다. 각국 봉쇄령이 장기화할 경우 현금흐름이 양호한 대기업마저 그 여파를 피하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에 속한 기업 중 38%는 향후 9개월간 배당금을 주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기업들이 불가피하게 배당을 중단한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주주들은 벌써부터 반발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HSBC 주주들은 본사를 영국 런던에서 다른 도시로 이전해야 한다고 성토할 정도다. HSBC가 배당을 보류한 것은 1946년 이후 처음이다. 이는 다른 기업으로도 번질 가능성이 있다. 배당 중단은 투자자를 잃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에 또 다른 리스크다. 한편 미국 은행권에서는 배당을 강행하겠다는 기류가 읽힌다. FT는 최근 골드만삭스와 씨티, 모건스탠리 등이 주주들에게 이같은 방침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 서울 확진자 24명 늘어난 413명…해외발·만민중앙교회서 감염 속출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서울시는 29일 오전 1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413명으로 전날보다 24명 늘었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대부분이 미국, 유럽, 태국 등 해외 접촉을 통한 감염으로 나타나 해외발 입국자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320명이 격리 중이고, 93명의 환자가 퇴원했다. 이날까지 6만834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한 결과 6만4028명이 음성으로 나왔다. 나머지 4312명은 검사를 진행 중이다. 영국 런던발 항공편으로 입국한 외국인들이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 도착해 임시생활시설로 향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 이동하기 전 경찰과 육군 현장 지원팀의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발생 원인별로 보면 해외 접촉 관련 환자가 112명으로 전날보다 15명 늘었다. 구로소재 교회 관련 확진자는 7명 늘어난 12명이다. 구로구 콜센터 관련 환자는 96명, 동대문구 관련(교회·PC방) 확진자는 20명으로 전날과 동일했다. 동작구에서는 지난 28일 흑석동에 거주하는 40대 여성이 관내 18번 환자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은 미국에서 코로나19에 감염돼 보라매병원에 입원중이던 11세 초등학생 아들(동작구 13번 환자, 20일 확진)을 간병하다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19일 아들과 함께 검사를 받았을 때는 음성으로 나왔으나, 27일 재검사에서는 양성으로 나왔다. 아들은 2016년 8월부터 이달 15일까지 약 3년 7개월간 미국에 있다가 귀국했다.서울 강남구에서는 4명이 해외유입 사례였다. 강남구 30번(43세 여성), 31번(24세 여성), 33번(19세 남성), 34번(16세 남성) 확진자는 모두 최근에 해외에 다녀와 인천공항을 통해 항공편으로 귀국했으며, 지난 27일 검사를 받았다.강남구 30번 환자는 영국 런던에 유학중인 초등학생 딸과 함께 일본 나리타공항발 일본항공 JAL8951편으로 18일 오후 귀국한 후 자가격리를 하다가 26일 오후부터 37.8도의 고열과 오한, 근육통이 생겼다. 31번 환자는 유학중이던 뉴욕의 대학이 휴교하면서 25일 오후 뉴욕발 대한항공 KE082편으로 귀국했다. 33번 환자는 영국 런던 소재 대학이 휴교령을 내림에 따라 런던 히드로공항발 아시아나항공 OZ5223편으로 27일 오전 귀국했다. 특별한 증상은 없었다.34번 환자는 재학중이던 미국 캔자스주 소재 고교가 휴교하면서 디트로이트발 델타항공 DL0159편으로 24일 오후 귀국했다. 그는 26일 오전부터 기침, 근육통, 설사, 두통 등의 증상이 있었다.송파구에서는 가락본동에 사는 25세 남성이 지난 27일 검사를 받은 다음날 양성으로 나왔다. 송파구 23번인 이 환자는 26일 미국에서 입국했으며 기침, 인후통, 발열감 등 증상이 있었다.중구에서는 태국에 유학하던 20대 남성이 호흡기 증상이 있는 상태로 25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27일 검사를 받은 관내 3번 환자로 확진됐다.양천구는 신정1동에 사는 24세 여성이 관내 17번 환자로 28일 오전 양성으로 나왔다. 미국 유학생인 이 환자는 26일 오후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후 자택에서 자가격리 중이었다. 27일 귀국 항공편 기내 옆 좌석 승객이 확진됐다는 통보를 받고 저녁에 검사를 받았다. 양천구는 이 환자와 함께 사는 부모를 검사할 예정이다.관악구에서는 남현동에 사는 26세 남성이 미국 뉴욕을 5일부터 16일까지 방문하고 17일 입국한 후 관내 22번 환자가 됐다. 2주 넘게 자가격리 뒤 재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온 사례도 있었다. 역삼동에 사는 강남구 32번 환자(25세 남성, 회사원)는 관악구에 있는 직장 동료 확진자의 접촉자로 판정됐을 때 검사를 받아 음성이 나왔고 12일부터 26일까지 자가격리를 했으나, 28일 양성으로 통보받았다.50대 여성 목사(동작구 17번 환자)와 이 교회 직원인 50대 여성(동작구 19번 환자), 교인인 49세 남성(구로구 27번), 44세 남성(구로구 28번), 47세 여성(구로구 29번) 등 구로구 만민중앙교회 관련자 5명도 서울에서 확진됐다.
- 조원태 '3자연합'에 완승…경영권 분쟁 '일단락'(종합)
- 한진칼은 27일 서울시 중구 소공동 소재 한진빌딩 본관에서 제7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사진=한진칼 제공)[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에서 조원태 회장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003490)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 반도건설로 구성된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3자연합)을 상대로 완승을 거뒀다.한진칼(180640)은 27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한진빌딩 본관에서 제7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주총은 중복 위임장 확인 절차 등을 이유로 당초 개최 예정 시간이었던 오전 9시보다 3시간가량 늦어진 정오가 돼서야 시작됐다.이날 주총에는 의결권 행사 주식 총수 5727만6944주 중 주식 수 4864만5640주에 해당하는 3619명(위임장 제출 포함)이 참석했다.이날 경영권 분쟁의 핵심 안건인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은 찬성 56.67%, 반대 43.27%, 기권 0.06%로 가결됐다. 아울러 한진칼에서 추천한 하은용 대한항공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안 역시 56.95%, 반대 42.99%, 기권 0.06%로 통과됐다.한진칼은 이사 선임 안건을 일반결의사항으로 정하고 있어, 출석 주주 과반의 찬성을 얻으면 통과된다. 반면 3자연합이 사내이사로 추천한 김신배 포스코 이사회 의장은 찬성 47.88%, 반대 51.91%, 기권 0.21%로 부결됐다. 3자연합 추천 사내이사 후보인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도 찬성 43.26%, 반대 56.52%, 기권 0.21%로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3자연합 측이 추천한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인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 선임안도 찬성 43.87%, 반대 55.84%로 부결됐다.사외이사 선임안에서도 조 회장 측의 압승으로 끝났다. 조 회장 측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김석동(찬성 56.39%)·박영석(56.84%)·임춘수(56.26%)·최윤희(56.85%)·이동명(55.59%) 모두 주총 참석 주주의 과반을 넘는 찬성표를 받으며 신규 선임됐다.하지만 3자연합은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서윤석(47.24%)·여은정(43.23%)·이형석(43.22%)·구본주(43.14%) 등의 선임안이 모두 부결되면서 단 한 명도 이사회로 진출하지 못하게 됐다.조 회장 측의 승리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지난해 말 주주명부 폐쇄 기준 조 회장 측(22.45%)이 보유한 의결권과 우호 지분으로 알려진 델타항공(14.9%), 카카오(1.00%), 대한항공 자가보험 등(3.79%)을 합치면 총 37.24%다. 반면 3자연합은 지난 24일 법원이 반도건설이 보유한 의결권(3.20%)을 제한하면서 이번 주총에서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은 28.78%로 낮아졌다.이와 더불어 전날 한진칼의 지분 2.9%를 갖고 있는 국민연금이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에 찬성표를 던지면서 차이가 11.36%포인트로 벌어진 상태였다.결국 이날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 측에서 내세운 사내·사외이사 안건이 모두 통과돼 이사회를 모두 자기의 편으로 만든 만큼 경영권 분쟁에도 일단은 마침표가 찍힌 상황이다.
- [현장에서]한진칼, 끝났어도 끝나지 않은 싸움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장장 7시간, 28개 안건.조원태 한진칼(180640) 회장과 조현아 대한항공(003490) 전 부사장 간 경영권 분쟁으로 화제를 모았던 한진칼 주주총회에 대한 얘기다. 한진칼 주총은 조원태 한진칼 회장 연임을 비롯한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5명 등 모두 조 회장 측 이사들이 선임되면서 조 회장 완승으로 끝났다. 이사회 11명(기존 4명 포함)의 이사를 모두 조 회장측이 추천한 사람으로 채우게 됐다. 주주연합측은 이사회에 1명도 넣지 못했다. 그러나 지분 경쟁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은 끝나지 않은 싸움이다. 이날 한진칼 주가는 지속적인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반영해 상한가를 기록했다. (출처: 마켓포인트)◇ “어디 투표함도 없이 돌아다녀”..예민해진 주주들27일 서울 소공로 한진빌딩에서 열린 한진칼 정기주주총회에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무색하게 150여명에 달하는 주주들이 참석했다. 주총은 오전9시에 개회할 예정이었으나 위임장 확인 절차 등이 늦어지면서 3시간 지연된 오후 12시 5분께 개회했다. 주총이 3시간 지연되고 모든 안건 표결을 마칠 때까지 무려 7시간이 넘게 걸렸음에도 대부분의 주주들은 자리를 지켰다.주총에 출석한 주주 수(위임장 대리 포함)는 3619명이고, 의결권을 행사하겠다고 참석한 주식 수도 4863만5640주로 발행주식총수 5727만6944주(자사주 33주 및 반도건설 5% 초과분 제외)의 84.93%에 달했다.이날 주총은 한진칼 경영권 분쟁의 운명을 가리는 날인 만큼 주주들은 상당히 격양돼 있었다. 안건 투표가 이뤄지기 전부터 주주연합측, 반도건설 대리인은 출석한 주식 수가 실제 투표한 결과 찬성, 반대, 기권의 합계 주식 수와 다르면 어떻게 표를 가를 것이냐고 지적했다. 오전 9시 이전에 주총장을 찾았다가 주총이 지연되면서 주총장을 떠난 주주들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28개 안건마다 투표 전 출석 주식 수를 확인하고 표결에 들어가야 한다는 얘기였다. 이에 주총 의장을 맡은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는 사내 변호사 의견을 들어 출석 주식과 표결 주식 수가 다를 경우 해당 표를 ‘기권’으로 보겠다고 하자 이에 반도건설 대리인은 이는 상법 위반이라며 언쟁이 오갔다. 이 대리인은 “주총에 참석하지 않은 주주를 주총에 참석했다고 하는 것은 상법 위반”이라며 “의장이 발언에 법률적 책임을 지고 이런 사실을 의사록에 명시하라”고 소리쳤다. 반도건설측은 정기 주총에서 5% 이상 지분에 대해선 법원 판결에 따라 의결권 행사를 못하게 됐다. 이에 항고를 제기할 방침이다. 주주들을 예민하게 만든 것은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안건부터였다. 제1호 안건인 재무제표 및 배당 안건은 이견 없이 박수로 원안 통과를 했을 정도였으나 조 회장측이 추천한 사외이사 5명과 주주연합이 제시한 사외이사 4명을 선임하는 안건부턴 의사진행 발언이 난무하며 고성이 오갔다. 조 회장측과 경영권 분쟁이 붙은 KCGI측에선 표결 관련 검표 요원 2명을 지정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주총에 이미 검사인이 지정됐음에도 이마저도 못 믿겠다며 KCGI측은 자기측에서 추천한 2명이 검표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조 회장측이 추천한 김석동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투표되는 과정에서 진행 요원들이 개별 투표 용지를 손에 들고 다니자 “투표함도 없느냐”며 또 한 차례 논쟁이 오가기도 했다. (출처: 마켓포인트)◇ 임시 주총 간다면 41%vs 42%조 회장측 완승으로 장장 7시간 진행된 주총 대장정이 끝났으나 경영권 분쟁은 여전히 끝나지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기 주총에 주식 수가 확정된 이후로도 조 회장 측과 주주연합 측은 계속해서 한진칼 주식을 매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 회장측 우호지분으로 알려진 델타항공은 지난해말 10%였던 지분을 14.9%로 늘렸고 KCGI는 이날 오전 공시를 통해 한진칼 지분을 18.51%에서 18.57%로 늘렸다고 밝혔다. 반도건설도 8%대 지분을 16.9%까지 늘린 바 있다. 조 회장측 완승으로 정기 주총이 마무리된 만큼 주주연합측에선 임시 주총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임시 주총에 주주연합측에 유리한 사내이사,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을 내놓을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로 한진칼 주가는 아직 경영권 분쟁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듯 5만7000원으로 올라 상한가를 기록했다. 정기 주총에선 조 회장측의 지분율(37.49%, 주주연합 28.78%)이 절대적으로 유리했으나 임시 주총에선 주주연합측이 42.13%, 조 회장측이 41.02%로 양측의 지분율은 비등하기 때문에 추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이는 경영권 분쟁이 어느 한 쪽의 자본이 탈탈 털릴 때까지 지속될 것임을 암시한다. 이날 주총에서 보여진 것들은 치열한 다툼 뿐이다. 왜 싸우는지, 어려워진 업황을 어떻게 극복할지는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바뀐 이사회는 보여줘야 한다. 이날 주총이 코로나 속에서도 150여명이 넘는 주주들이 장장 7시간을 꼼짝 않고 앉아 있을 정도로 가치가 있었는지 말이다.
- 한진칼, 의결권 경쟁 지속…"주총후 주가 하락시 단기매수"-유안타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유안타증권은 한진칼(180640)에 대해 이번 정기주총 이후 재대결 구도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러면서 의결권 확보 경쟁 구도가 유지되는 한 한진칼 주가의 변동성은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진칼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 본관에서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감사보고, 영업보고, 최대주주 등과의 거래내역 보고 등에 이어 재무제표 승인건, 사외이사 선임건, 사내이사 선임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등을 의결할 예정이다. 최대 관심사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이다. 현재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3명(임기만료 1명 제외)으로 구성된 한진칼의 차기 이사회 장악을 위해 한진칼은 조원태 회장 외에 신규로 6명의 이사 후보를, ‘3자 연합’(KCGI·반도건설·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김신배 포스코 이사회 의장을 중심으로 한 7명의 이사 후보군을 각각 제안한 상태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조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봤다. 이는 △반도건설 보유 지분의 의결권 제한에 따라 조 회장 측 지분(37.49%)은 3자 연합 측 지분(28.78%)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추정되고 △의결권 행사 기관 중 서스틴베스트를 제외한 KCGS와 ISS는 사실상 조 회장 후보 측을 지지했고 △2.9% 보유가 추정되는 국민연금도 조 회장 연임 지지 의사결정을 내렸다는 이유였다.임시 주총 가능성도 있다. 조 회장 측의 델타항공, 3자 연합의 KCGI와 반도건설이 올해도 지분을 공격적으로 늘려왔기 때문이다. 최 연구원은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이사회 확보가 필수 요건이기 때문에 3자 연합은 차기 주총에서 12명의 신규 이사 후보를 제안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면서 “문제는 금번 주총 결과에 따라 이미 최소 11인으로 구성된 이사회 규모를 더 키우는 문제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연구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3자 연합의 지분 확보 속도를 볼 때 정기 주주총회 결과 이후 주총 재대결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면서 “당분간 한진칼의 의결권 가치는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정기 주주총회 결과로 인해 한진칼 주가가 하락한다면, 단기 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아, 옛날이여…'투기등급 강등' 美 포드의 굴욕
- 프랑스에 위치한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 포드의 팻말. (사진=AFP/연합뉴스 제공)[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한때 산업계를 호령했던 글로벌 기업들이 코로나19 앞에 흔들리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이 업종을 가리지 않고 신용등급 강등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제조업의 상징인 포드는 투기등급으로 떨어지는 굴욕까지 겪고 있다.기업 신용등급 하향은 곧 자금조달 비용 상승을 뜻한다. 가뜩이나 신용 경색이 이번 위기의 뇌관으로 지목 받고 있어, 추후 산업계 줄도산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국제 신평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5일(현지시간) 미국 포드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로 낮췄다. 투자등급 맨 아래에서 투기등급으로 떨어뜨린 것이다. 등급 전망은 ‘부정적(negative)’으로 제시했다.포드는 ‘자동차왕’ 헨리 포드가 설립한 미국의 자동차회사다. 특히 그가 1913년 고안해 적용한 포드주의(Fordism), 다시 말해 공장에 컨베이어벨트 생산라인을 도입해 노동생산성을 높인 조치는 전세계 제조업의 혁명으로 불린다. 이랬던 포드가 투기등급 회사로 전락한 것이다.S&P는 “(코로나19로 인해) 포드의 공장 폐쇄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며 “경기 침체 우려가 현금 유동성을 악화하고 부채 비율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포드는 현재 북미, 유럽,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운영하고 있는 모든 공장의 문을 닫았다.S&P는 미국 자동차를 대표하는 또다른 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를 두고 ‘부정적 관찰대상(placed on a credit watch negative)’ 목록에 새로 올렸다.자동차뿐만 아니다. S&P는 이날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의 신용등급을 기존 ‘BB’에서 ‘BB-’로 하향했다. 역시 투기등급이다. S&P는 “코로나19로 항공 예약이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며 “매출액과 현금흐름이 급격히 악화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S&P는 델타항공을 두 단계 낮은 ‘BB’로 하향했다. 신평사 피치는 보잉을 ‘A-’에서 ‘BBB’로 두 단계 낮췄다. 등급 전망은 ‘부정적’이다. 무디스는 독일 국적항공사 루프트한자의 신용등급을 ‘Baa3’에서 ‘Ba1’로 내리기도 했다.에너지업계 역시 직격탄을 맞고 있다. S&P는 주요 셰일가스업체 옥시덴탈 페트롤리엄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낮췄다. 코로나19 확산에 국제유가 폭락 악재까지 겹치면서 단기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는 탓이다. 이번 하향 조정은 에너지업계의 자금 경색 악순환을 더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 확산에 자동차, 항공, 에너지 외에 쇼핑몰, 호텔, 레저, 외식, 지방정부 등이 줄줄이 등급 하향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