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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정부 이통요금 통제, 소비자에 되레 불익”
-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다음은 26일자 이데일리신문 주요 기사다.△1면- “정부 이통요금 통제, 소비자에 되레 불익”- 트럼프 ‘제재철회’에 화답인가..대화채널 ‘유지’ 시그널 보낸 北- 40조 렌털시장이 뜬다..매년 11% 고속성장- 亞증시 ‘경기침체 오나’ 싸늘..韓 공포지수도 15% 급등- [사설]의혹해소하지 못한 국토부 장관 후보자- [사설]병역특혜 논란 없도록 제대로 손봐야△줌인- 퇴임앞둔 한기정 보험연구원장의 열정..실무자위한 1167쪽 보험업법 펴내- 美특검 “트럼프-러시아 공모 증거 못찾아”△미국發 경기침체 공포에 출렁이는 시장- 2000~2200박스권 일단 유지..이달 말 실물지표 결과따라 움직일것- 불확실성 커진 글로벌 경제..장기국채·금 투자 선호현성- 이주열 “성장세 둔화폭 예상보다 클 땐 금리인하 검토”△버닝썬 유탄..상권이 흔들린다- ‘클럽=불법 온상’ 따가운 시선에 손님 발길 뚝..주변 식당·주점까지 타격- 클럽가면 손가락질..클럽서 일하면 죄인된 심정△1가구 1렌탈 시대 눈앞- 목돈 안나가 좋고, 사후관리 알아서 척척..가성비·가심비 ‘엄지 척’- 저성장 일상화, 공유경제 관심확산..호재 수두룩- “20원만 내시면 남편·아내도 빌려드립니다” 국내외 이색 렌털사업△정치- 채용비리·쪼개기 후원금..날세운 ‘사정 칼날’에 뒤숭숭한 정치권- 장관 후보자 의혹, 환경부 블랙리스트..靑 ‘내로남불’ 논란- 나경원 “의원 10% 감축 전제로 비례논의” 민주당 “이제와서..못받는 카드만 내밀어”- 사고원인 못밝혔는데..은근슬쩍 수류탄 훈련 재개한 軍△경제-신고액은 36억, 시가는 64억..고위공직자 재산 등록 기준 손보나- LPG차 오늘부터 누구나 살 수 있다- 갑질 근절 나선 가스공사..적발땐 ‘무관용 처벌’△금융- 아시아나 쇼크에..산은, 내달 초 채권단 소집- 컨소시엄 확정에 토스은행 “중신용자 특화”- 영세자영업자에 年4%로 5년간 최대 3억 빌려준다△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 변재일 “정부의 지나친 시장 개입이 부른 ‘알뜰폰업계 경영난’ 잊었나”- “AI시대 맞아 사회변화 속도 빨라져..과기정통부가 중심잡고 혁신끌어야”△산업&기업- 한·미서 ‘2년 무사고’..삼성 자율차 기술 ‘씽씽’- SK하이닉스, 차세대 기업용 SSD선점- “경제성장률 회복하려면 노동생산성 높여야”- 주총 칼자루 쥔 국민연금..대한항공·한진칼 ‘운명의 한주’-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 취임 “최우량 기업 만들것”△산업- “암호화폐 대중화 길 열렸다”..갤S10에 들뜬 블록체인업계- 셀트리온 신약, 일본에 기술 수출- 프로야구 개막..넷마블·컴투스 ‘혼런’ 엔씨는 ‘땅볼’△소비자생활- ‘커트 4만원’ 백화점 이발소..멋좀 아는 남자들로 넘쳐- ‘떡볶이 시키신 분’.. 분식집에 몰리는 배달대행사들- 롯데면세점, 호주 진출..‘올 매출 2000억원 기대’△건강- ’다빈치Xi‘로 항문 보존하며 직장암 완벽제고- ‘1급 발암물질’ 미세먼지 습격..혈액타고 심장·뇌까지 노린다△증권&마켓- 배당소득稅 이연, 저평가 韓매력..TR ETF담는 외국인- 제약·바이오 흔들리는데..새내기株는 끄떡없네- 아시아나 ‘한정 의견’에 자회사 에어부산도 ‘시들’△증권- 주총서 최대주주 변경 불발에도 재도전 상장사 는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의 경고 “위기는 언제나 미소띤 얼굴로 찾아와”- 고의 분식회계 적발땐 위반금액 최대 20% 과징금- 삼성증권, 30억이상 초부유층 전담 점포 SNI전국 확대△문화- 집나간 노라가 왔다..‘내로남불’ 희열 맛보시라- “마일드한 설렁탕 먹으며 목관리..200년 뛰어넘어 모차르트 만나요”△화통토크- “무릎부상으로 무대서 내려오니 발레 다시 보여..대중화에 앞장설 것” 박재홍 한국발레협회장△스포츠- 고진영, 막판 줄버디로 4타차 역전드라마..더스틴 존슨의 ‘묵묵 플레이’ 따라해봤죠- 루키 임성재 “마스터스 출전에 성큼”- ‘7호포’ 강정호, MLB 시범경기 홈런 단독 1위 등극△피플- 나홀로 아파트·오피스텔에도 ‘주택관리사’ 둬야죠-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 취임..첫 행보는 中보아오포럼- 납치범 붙잡고..불난 차량서 만취 운전자 구해- 김청수·김용만 교수 ‘한국수지상세포 硏 임상연구자상’△오피니언-[목멱칼럼] 노사정 ‘사회적 합의’의 한계- [생생확대경]검찰 앞에 놓인 세번째 밥상- [기자수첩]한-베트남 동반성장 초석 마련한 IEFC△부동산- 서울은 죽쑤는데..인천 구도심 주택시장엔 봄바람, 왜- 스타일난다 김소희 전 대표, 부동산 ‘큰손’ 등극- 전국서 9.9만가구 일반분양..2분기, 전분기比 4만가구 ↑△사회- 대법 ‘변제기간 3년 단축’ 개인회생지침 무효화..채무자 혼란 불가피- 버닝썬 마약·탈세수사 속도..제머리 못깎는 警- “자사고 죽이기 그만” 서울 자사고들, 재지정 평가 거부- 딸 논문위해 연구실 대학원생 동원한 성균관대 교수
- [이기자의 늦리뷰](2)AI 스피커, 구입하면 뭐가 좋나요?
- 세상에는 수 없이 많은 제품과 서비스가 새롭게 쏟아집니다. 출시 직후 하루 이틀 사이에는 리뷰가 넘치지만,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 민낯이 드러난 상태에서 아쉬움을 지적하는 리뷰는 찾아보기 어렵죠. ‘이 기자의 늦리뷰’는 출시된 이후 최소 일주일, 길게는 몇 달이 지난 제품·서비스를 이용한 후기를 전합니다. ‘진짜’를 보여드리는, 그러면서도 무겁지 않은 토요일 아침의 리뷰를 기대해주세요.<편집자 주>기자가 집에서 사용중인 구글 홈 미니 AI 스피커. 사진=이재운기자[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AI 스피커 써보니 어때요? 쓸만 합니까?”IT 분야 담당 기자로서, 또 실제 집에서 AI 스피커를 쓰는 이용자 입장에서 위와 같은 질문을 굉장히 많이 받곤 합니다. 본 기자도 호기심이 많던 차에 마침 프로모션 소식을 접하고 만나게 된 구글 홈 미니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매장이나 체험관, 다른 이의 집에서 카카오i 미니나 KT 기가지니 버디 등 여러 제품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해보기도 했죠.◇추천해요-노래 맘껏 들으세요, 심심풀이도 하고요대체 AI 스피커를 사면 어떤 점이 좋으냐, 그건 바로 노래를 마음껏 들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구글 홈미니는 유튜브 프리미엄, NHN 벅스 등과 제휴를 맺고 있습니다. 카카오i 미니는 멜론, KT 기가지니는 지니뮤직과 각각 제휴를 맺고 있죠. 해당 음원 서비스에서 음원을 재생하고, 음성으로 ‘조용한 노래 틀어줘’와 같은 명령을 내리면 알아서 그에 맞는 음원 재생을 진행합니다.심심풀이도, 각종 정보 습득도 편리하죠. 혼자 사는 외로움을 견디기 위해 ‘헤이 구글, 나 나갔다 올게’ 같은 인사를 남기면 ‘네, 잘 다녀오세요 ○○님’과 같은 답변도 해줍니다. 마치 반려동물이나 가상의 친구를 둔 것 같은 느낌이 들죠. 뉴스 청취나 간단한 검색도 됩니다. “오늘 오후 날씨 어때”를 물어보면 최고기온부터 기상 상황 등 필요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알려주죠.구글은 얼마 전 열린 ‘구글 위드 AI’ 행사에서 각 사용자별 음성을 구별해 각자에 맞춘 맞춤형 서비스 제공도 가능하다고 소개했습니다. 이쯤 되면 어지간한 가족보다 나은 지도 모르겠습니다.◇아쉬워요-아직은 다소 ‘멍청’합니다, 사용자 입장에선중간 제목을 보고 펄쩍 뛰는 개발자 분들의 반발이 예상됩니다. 아니, 기껏 이만큼 개발해놨더니 ‘1도 모르는 문과 출신 기자가 뭐라고 하는 거냐’고 말이죠.그런데 말이죠, 사용자 입장에선 여전히 어색하더군요. 우리의 일상 화법을 생각해보면, ‘○○아 30분 뒤에 꺼줘’ 같은 형태가 익숙하고 편리하겠죠. 그런데 구글 홈미니는 이렇게 명령하면 “죄송하지만 어떻게 도와드릴 수 있을 지 잘 모르겠습니다”라며 끌 생각을 안 합니다. ‘헤이 구글 30분 뒤에 음악 꺼줘’라고 말하면 “30분 뒤에 ○○ 장치가 꺼집니다”라고 답합니다. 아니, 전 그저 음악 재생을 멈추라고 한 건데 전원을 끈다니요? 물론 실제로는 꺼진게 아니라 예약한 알람도 울리고 부르면 반응도 하지만, 분명 사용자 관점에선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죠.날씨 등 다른 정보 검색을 요청할 때도 마찬가지죠. “○○아 ▲▲이 뭐야?” 이런 식으로 평소 말하듯 말하면 스피커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합니다. 실제 언어 생활에서는 굉장히 어색한 형태로 “○○아 ▲▲ 검색해줄래?”라고 말해야만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죠. 누군가 이런 명령어에 대해 물어보면 그저 “그분(AI 스피커)에게 잘 ‘브리핑’ 해드리라”고 웃으면서 이야기합니다만, 실제 사용하다보면 제가 ‘이분’을 모시고 사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잘 설명드려야만 제가 원하는 것을 줄 수 있는 단점이 있습니다. 아직도 ‘멍청해보이는’ 것이죠.콘텐츠 자체의 문제도 아직 남아있습니다. 뉴스 콘텐츠가 특히 심한데요, 업데이트 단위가 생각보다 긴 탓에 오래된 정보만 계속 읊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구글 홈미니의 경우 일전에 한 경제 뉴스 프로그램이 한 달 이상 지난 내용이 계속 반복된 사례도 겪어봤습니다.음원 재생의 경우에도 갓 나온 신곡은 당장 재생 지원이 안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음원 스트리밍 업체가 아직 업데이트를 하지 않은 탓이겠지만, 자동으로 연계가 되지 않는 점은 AI의 존재 의미를 무색하게 하는 점이라고 볼 수 있죠, 소비자 관점에서는요. 심지어 제가 어느 날 감성이 충만해서 지아의 ‘술 한잔 해요’를 틀어달랬더니 비슷한 제목인 ‘술 한잔 해요 오늘’만 틀어줘서 짜증이 나기도 했었네요. 전 ‘따끈따근 국물이’ 가사를 듣고 싶은데, ‘혼자서 마시는 술에’만 자꾸 반복하더란 말입니다….구글 홈 미니 AI 스피커
- [여행] 화려한 마천루 아래 해송 사이 숨겨둔 '비밀의 해변'
- 따스한 봄햇살을 받은 뜬 고깃배가 파도의 결에 묻어 반짝이고 있다.[부산=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봄 햇볕이 따스하다. 이 봄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은 걷는 것이다. 푸른 산들바람을 쐬며 조용한 숲을 걷고, 풀 향기 물씬 풍기는 봄날의 녹음방초를 온몸으로 느껴보는 것도 이맘때만 누릴 수 있는 호사다. 3월 중순 부산의 ‘봄길’을 찾아갔다. 해운대에서 송정까지 경관 좋은 해안길과 걷기길이 이어졌다. 한 굽이 돌 때마다 짙푸른 봄 바다가 펼쳐지고, 산자락으로는 연둣빛으로 새 단장을 시작한 숲들이 화사한 연분홍 꽃 무리를 품고 다가왔다. 이제 막 슬그머니 싹을 틔운 봄꽃도 만났다. 바람은 차가워도, 오후의 햇살은 푸근하고 눈부셨다. 오고 가는 통통배에도, 낮게 나는 갈매기 떼에도 반짝이는 봄빛이 묻었다. 해뜨기 전 이른 새벽, 청사포 몽돌해변의 몽돌이 파도가 쓸려나갈 때마다 자그락자그락 소리를 낸다.◇미지의 몽돌해변, 그 베일을 벗다청사포 몽돌해변은 1985년 간첩선이 출몰한 이후 군부대가 철조망을 설치하면서 일반인이 접근하지 못했다.해운대의 작은 포구인 청사포(靑沙浦). 원래 뱀 사(蛇)자가 들어가 ‘푸른 뱀의 포구’라는 뜻이다. 해운대와 송정 중간 지점에 있다. 해운대 꼬리에 붙어 있는 미포(尾浦)에서 동해남부선 철로를 따라 계속 걷다 보면 청사포다. 여기서 송정 방향으로 계속 걸어가면 구덕포(九德浦)다. 결국 해운대와 송정 사이에는 세 개의 포구가 해안가를 따라 나란히 있는 셈이다. 이 세 마을은 동해안 최남단에 존재하는 작은 포구들이다. 이 포구를 걸으며 바라보는 동해의 짙푸른 모습은 따스한 봄날을 만끽하기에 충분하다.세 포구 중 가장 잘 알려진 곳은 청사포다. 그 이름만으로도 곱디고운 해변과 푸른 모래에 대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청사포 서쪽 끝에는 부산사람조차 모르는 미지의 해변이 있다. 청사포 몽돌해변이다. 무려 30여년간 민간에게 허락치 않아서다. 1985년 10월 청사포 간첩선 사건이 계기였다. 이후 군이 이곳에 철책을 설치하면서 사람들의 발길은 끊어졌다.몽돌해변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4년이었다. 부산시가 동해남부선 철도 폐선 부지를 산책로로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하면서였다. 당시 사업을 추진하던 부산시는 군과 사업 구간 내 철책을 제거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군은 2015년 동해남부선 폐선 구간 중 미포~청사포 길에 설치한 철책 1.5km를 철거했다. 하지만 몽돌해변 주변 200m 구간만큼은 군 시설 주변이라는 이유로 철책 제거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렇게 몽돌해변은 멀리서나마 모습을 드러냈을 뿐, 발길은 허락치 않았다. 다시 시간이 흘러 2018년. 군은 ‘통큰’ 결정을 했다. 부산시와 군 당국은 몽돌해변의 전면 개방에 합의했다. 마지막 남은 200m 구간의 철책까지 제거하기로 한 것이다. 청사포 몽돌해변은 1985년 간첩선이 출몰한 이후 군부대가 철조망을 설치하면서 일반인이 접근하지 못했다.청사포 몽돌해변은 이제 곧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그렇다고 당장 몽돌해변을 개방하는 것은 아니다. 부산시와 군 당국은 안전한 개방을 위해 외부 기관에 용역을 의뢰했다. 이 결과에 따라 개방 시기도 결정할 것이다. 서둘러 가보고 싶겠지만, 조금 더 기다려 주길 바란다. 야속하게도 청사포 몽돌은 오랜 세월 그래왔듯 파도가 쓸려나갈 때마다 자그락자그락 소리를 낸다. 그 어떤 악기와 목소리로도 흉내낼 수 없는 천상의 화음이다. 푸른 뱀의 전설을 형상화한 청사포 다릿돌 전망대◇ 푸른 뱀의 전설을 형상화한 ‘다릿돌 전망대’청사포 다릿돌 전망대에서 바라본 청사포청사포 서쪽의 몽돌해변은 아직 들어갈 수 없지만, 동쪽은 그 누구의 발길도 거부하지 않는다. 청사포 동쪽 끝에 자리한 다릿돌전망대는 푸른 뱀의 전설을 형상화한 유선형 전망대다. 푸른 뱀의 전설은 청사포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옛날 포구에 갓 시집온 여인이 고기잡이를 나간 남편이 돌아오지 않자 매일 바다를 보며 그리워했다. 이에 용왕은 푸른 뱀을 보내 여인을 데려와 남편을 만나게 했다는 이야기다. 이런 전설 때문에 청사포는 원래 뱀을 뜻하는 ‘사’(蛇) 자를 썼는데, 지금은 ‘모래 사’(沙) 자로 바뀌었다. 이 여인이 멀리 수평선을 향해 눈물지으면서 기다리던 큰 소나무와 그 아래 바위가 지금의 수령 350년의 망부송(望夫松)이요, 망부암(望夫岩)이다. 전망대는 길이가 72.5m에 달한다. 그만큼 바닷속 깊숙이 자리한다는 뜻이다. 기암이 수려한 해안 계단을 올라 전망대에 들어섰다. 뱀의 길쭉한 몸통에 해당하는 S 자로 굽이진 폭 3m의 좁은 통로를 지나자 이내 폭이 넓은 머리 부분에 도착한다. 중간과 왼쪽에는 전망대 끝에 서면 드넓은 바다가 펼쳐져 가슴을 탁 트이게 한다. 전망대 난간 뒤편으로는 조그만 해상 등대가 하나 서 있고, 육지부터 등대까지 암초 다섯 개가 징검다리처럼 가지런히 놓인 것을 볼 수 있다. 전망대에 ‘다릿돌’이란 이름이 붙은 이유다. 전망대 뒤편에 있는 언덕에 오르면 푸른 뱀이 바다로 날아드는 듯한 전망대의 모습을 또렷하게 볼 수 있다. 여기에 서면 다릿돌도 잘 보인다. 청사포 해안에서 해상 등대까지 가지런히 늘어선 다섯 암초가 징검다리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이 암초 이름을 따와 ‘다릿돌 전망대’로 불린다. 전복이며 멍게, 해삼, 성게 같은 해산물이 많아 청사포 해녀들은 여기서 물질한다. 해녀들의 강인한 삶의 현장인 셈이다. 송정 앞바다에서 윈드서핑을 즐기고 있는 서퍼◇마치 용이 누워 있는 듯한 ‘용비늘 소나무’수령이 300년이 넘은 구룡포 용비늘 소나무.청사포에서 1.5km 정도 송림 속 산허리 길로 계속 걸어가면 마지막 포구인 구덕포에 다다른다. 해운대 끝자락에 있는 미포나, 송정과 청사포보다 가구 수가 많지 않고, 그렇게 잘 알려지지도 않은 곳이라 한적하다. 구덕포에는 300년 수령의 해송이 있다. 구덕포의 당산나무로, 마을 주민들에게 ‘가릿대나무’ 혹은 ‘장군나무’라고 부른다. 땅에서부터 1m 지점에서 가지가 갈라지고 가지와 줄기가 땅 위에 붙어 자라 특이한 형상을 하고 있다. 누운 듯이 자란 이 해송의 길이는 4m에 달한다. 이 모습이 마치 용이 누워있는 듯한 모습이다. 해송의 껍질도 ‘거북등’이나 ‘용비늘’처럼 생겨 ‘용비늘소나무’라고도 부른다. 이 기이한 모습의 해송을 보고 있자니 정말 거북이나 용처럼 하늘로 기어 올라가는 것처럼 보인다. 보는 방향과 보는 이의 마음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비친다. 금강산의 만물상이 도로 온갖 조화를 부린다면 구덕포의 이 해송은 신묘한 기운을 만드는 것 같다. 마을 주민들은 기이한 형상의 이 해송이 그동안 마을의 안녕과 평안을 가져다주는 것으로 믿고 있어 100여년 전부터 신성시해 오고 있다. 주민들은 매년 이 당산나무에서 풍어제까지 지내고 있다고 한다.구덕포는 송정해수욕장과 바로 이어진다. 이 해수욕장은 부산지역 대학생들의 MT 성지이기도 하다. 해안가 뒤로 큰 방을 갖춘 민박집들이 밀집해 있는데, MT철에는 밤새도록 불이 꺼지지 않는다. 또 이곳에는 예쁜 카페와 길거리 음식들이 많고, 서핑을 즐기기 좋아 연인들이 찾기에도 좋다.송정해수욕장 동쪽 끝에 죽도공원이 있다. 검고 반들반들한 자갈돌로 이어진 산책길은 둘이 나란히 걸어가기에 알맞은 폭이다. 바위틈에 자리한 송일정이라는 단아한 정자에서는 일출과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바닷가에 대나무가 자생해서 죽도란 이름이 붙었다고 하나 지금은 대나무는 몇 그루 보이지 않고 푸른 소나무와 가지가 넓게 퍼진 동백나무가 우거진 숲을 이루고 있다.동해남부선 송정역.◇여행메모△가는길= 해운대 미포에서 송정까지 이어진 동해남부선 폐철도 구간은 바다를끼고 걸어 운치 있는 길이다. 이 길은 미포와 구덕포, 청사포를 차례로 만나면서 부산 포구의 맛과 멋을 엿볼 수 있다. 거리는 총 4.8㎞다. 소요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잠잘곳= 부산 해운대는 다양한 숙소가 많다. 유아를 동반한 가족이라면 ‘파라다이스호텔부산’을 추천한다. 교육놀이 전문가이자 호텔 직원들이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며 부모들에게 자유시간을 보장해주는 키즈 케어 서비스를 새로 선보였다. 또 최근 문을 연 페어필드호텔은 가성비가 좋은 호텔이다. 연인이나 친구와 함께하는 여행객에게 어울린다. 청사포 다릿돌 전망대 뒷산에서 만난 제비꽃
- “부각 사업이 되나?”…편견 딛고 미쉐린 진출한 ‘부각마을’
- 노지현 느린먹거리by부각마을 대표.(사진=부각마을)[이데일리 이윤화 기자]“새로 이사한 아파트에서 이웃과 소통하기 위해 친정 어머니표 김부각을 나눠줬던 게 부각마을의 시작이었습니다.” 김부각 하나로 창업 4년 만에 연매출 10억원을 달성한 노지현(31) 느린마을by부각마을 대표는 창업 목적이 단순한 이윤창출이 아닌 ‘건강한 우리 먹거리 알리기’였다고 했다. 노 대표는 정말 우연한 계기로 김부각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4년 전 새로 이사한 아파트 이웃들에게 친정어머니가 만들어 보내주신 김부각을 나눠줬는데 반응이 좋았다. 특히 노 대표처럼 아이를 둔 젊은 엄마들은 자극적인 먹거리에 대한 걱정이 많았고, 심심하지만 전통방식 그대로 만들어 건강한 맛을 내는 김부각이 간식으로 제격이라고 평가했다. 노 대표는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니즈가 크다는 것을 알았고 김부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만들어 판매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창업 계기를 설명했다. 하지만 집에서 간식거리로 부각을 만들어 먹는 것과 사업을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었다. 부모님을 비롯한 노 대표 주변 사람들은 “부각이 사업 아이템이 되겠느냐”며 걱정과 우려 섞인 반대를 했다. 집에서 만들어 먹는 밥반찬, 간식거리를 누가 돈을 내고 사 먹겠느냐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김부각을 활용한 요리.(사진=부각마을)애초에 이윤창출보다는 건강한 우리 먹거리를 알리자는 목적이 더 컸던 노 대표는 남편을 설득해 2015년 8월부터 김부각 장사에 나섰다. 처음에는 반대하던 남편도 퇴직금을 모두 투자할 만큼 적극적으로 도왔다.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청년 소상공인에게 빌려주는 지원금 2000만원을 보태 약 5000만원의 초기 자금을 모았다. 광주 외곽에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20만원을 주고 23㎡(약 7평) 규모의 공간을 임대해 김부각 생산을 시작했다. 노 대표의 사업 원칙은 하나였다. 장흥 무산김, 완도 소안도김 등 최상의 재료로 전통방식 그대로의 김부각을 만드는 것이다. 이윤이 거의 남지 않더라도 무조건 최상의 원재료와 일정한 품질의 제품 생산을 고집했다. 그러다 보니 처음 몇 달간은 사실상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오히려 몇 천만원을 들여 원재료가 될 김을 최상급 제품들로 구매했지만 안 좋은 재료들이 섞여 있는 경우 전량 폐기도 감수해야 했다. 그는 “사업 초기에는 원재료를 보는 안목도 부족했고, 먹거리를 다루는 분들은 모두 저와 같은 마음일 것이라는 순수한 마음에 몇 차례 속은 적도 있다”라면서 “지금은 그런 시행착오의 경험들이 밑거름이 됐고 값비싼 수업료를 낸 것이라 여긴다”고 말했다. 김, 쌀 등 최상급의 원재료로 한 장씩 수작업으로 풀칠해 만든 김부각을 현대적인 제품 패키지에 담아 먹기 좋게 포장하니 서서히 인터넷 주문이 들어왔고 단골도 늘었다. 부각마을이 성장 기회를 잡은 것은 2016년 광주 1913송정역 시장에 점포를 내면서부터다. 당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문화와 예술을 접목해 전통시장을 살리고자 하는 목적으로 ‘송정역 일대 창조적 전통시장 육성 프로젝트(1913송정역시장)’를 시작했고, 노 대표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전통시장 청년상인 지원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처음에는 카페를 방문한 손님들에게 부각을 맛보기로 나눠줬다. 느린먹거리by부각마을이라는 오프라인 매장을 카페 형태로 운영하면서 과일 칩, 합성첨가물을 넣지 않은 음료, 핸드드립 커피 등을 판매하면서 부각이라는 음식을 홍보한 것이다. 3~4개월이 지나자 주문, 택배 전화가 늘어났다. 올해 초 김부각 생산을 시작한 부각마을 자체공장.(사진=부각마을)사업규모도 점차 커졌다. 올해 초에는 광주 북구 양산동에 430㎡(130평) 규모의 자체 생산 공장을 만들었다. 하루에 1만4000장 규모의 김을 부각으로 생산할 수 있다. 연 단위로 보면 30억원까지 판매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생산 시설이다. 2016년부터는 호주 등 해외에서도 꾸준히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호주 고객은 시드니에서 50위권 안에 드는 호텔, 미쉐린에 등록된 레스토랑 등에 B2B(기업 간 거래)로 식재료를 공급하는 업체 대표였고 결국에는 파트너사로 계약까지 할 수 있었다. 현재는 호주, 미국 등으로 수출 전용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부각마을 매출의 10% 정도다. 노 대표는 부각마을이 매년 200% 외형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소위 ‘물들어 올 때 노 젓는 사업’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문 후 물건을 받기까지 2주에서 한 달이 걸릴 정도로 주문이 몰리고 있지만, 김부각 생산을 기계식으로 바꿀 생각이 없다. 앞으로 사업 규모가 더 커지더라도 양질의 재료를 사람 손으로 직접 다듬고 만들며 정성을 들이는 전통방식은 꼭 지켜나갈 계획이다.지금은 무조건 판매량을 늘리기보다는 품질이 보장된 제품을 유통할 방법을 우선 연구하는 단계다. 국내에서는 마켓컬리 등 제품에 대한 품질관리가 보증된 유통경로를 고민하고 있고, 해외에서는 아마존 등에 안정적으로 납품 할 수 있는 방법을 직원들과 함께 연구하는 중이다. 올해 상반기 안에는 수출 전용 부각 브랜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그는 “올해부터 홍콩, 방콕, 태국 등 세계 곳곳 식품박람회를 다니며 해외 수출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은 대량 유통을 욕심낼 단계는 아니다”라면서 “투자 제의도 많이 들어오고 있지만 자금을 투자받아 사업 규모를 급격히 늘리면 그만큼 제품 품질 관리도 어렵고 리스크도 클 것이라 판단해 천천히 브랜드 가치를 키워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콩식품박람회에 참여한 부각마을 부스.(사진=부각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