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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록의 미식로드] 더위 먹은 입맛 살리는 시원한 '초계국수'
- 팔당초계국수본점이 초계국수[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더위가 어느새 훌쩍 다가왔다. 이른 더위를 피해 시원하고, 지친 영혼을 달래주는 음식이 간절히 생각날 때다. 그래서 준비했다. 이번에 소개할 음식은 차게 식힌 닭육수에 국수를 말아서 닭고기를 얹어 먹는 음식인 ‘초계국수’다. 찬 닭 육수에 겨자와 식초 등을 곁들인 다음, 면과 새콤하게 양념한 닭가슴살을 함께 먹는 이 음식은 이른 더위를 잊게 하는 음식이다. 묵직하지 않은 가벼운 육수는 더워졌던 속을 삭인다. 여기에 새콤한 가슴살과 면을 함께 먹으면 집 나갔던 입맛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기분이 들게 한다.초계국수의 유래는 함경도와 평안도 지방의 전통음식인 초계탕에서 찾을 수 있다. 초계탕은 조선시대 연회에서 접할 수 있었던 보양식. 초계의 ‘초’는 식초를 뜻하고 ‘계’는 닭고기를 뜻한다. 평안도에서는 겨자를 뜻하기도 한다. 이름처럼 식초와 겨자로 간을 해서 새콤하면서 알싸한 맛이 청량감을 더하는 음식이다. 시원한 닭 육수는 처음에는 조금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식재료 하나하나 살펴보면 각각의 재료에서 우러나는 풍미가 이 독특한 음식의 포인트라는 점에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사실, 초계국수는 그다지 큰 발품을 팔지 않더라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수도권에서는 미사리와 팔당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미사리와 팔당 유원지로 가는 길은 자전거도로가 잘 만들어져 있어 서울에서부터 쉬지 않고 이곳까지 자전거를 타고 와도 좋다. 유명한 초계국숫집을 모른다면,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으로 향하는 것도 맛집을 찾는 방법이다. 초계국수를 먹은 뒤에는 팔당대교를 건너 다산유적지로 향해도 좋고, 여러 매체의 배경이 되었던 두물머리로 향해도 좋다.,팔당초계국수본점은 시원한 맛과 푸짐한 양은 물론 대로변에 위치한 까닭에 특히 자전거와 오토바이 동호회원들에게 인기가 높은 식당이다. 우선 푸짐한 양에 놀란다. 하얀 국수 위에 백김치, 오이, 닭가슴살을 듬뿍 준다. 살얼음이 동동 뜬 육수를 가득 담아내면 커다란 그릇이 꽉 찬 느낌이다. 잘 삶은 면은 차가운 육수를 만나 면발이 마치 냉면처럼 탱글탱글하고 쫄깃하다. 구수하게 우려낸 육수를 한 모금 들이키면 무더위도 단번에 날릴 만큼 시원하다. 고명으로 올린 닭고기 또한 매우 부드럽고, 고소하다. 매콤한 양념을 더한 초계 비빔국수도 좋다. 역시 푸짐하게 닭고기가 올라가고 차가운 육수도 함께 나온다. 팔당초계국수본점이 초계국수
- 두달 만에 美 50개주 모두 문 연다…'불안한' 경제 재개
-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맨 오른쪽)이 20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한 햄버거 식당에서 론 디샌티스 주지사(맨 왼쪽)와 테이블에 마주 앉아 점심으로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제공)[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뉴욕=이준기 특파원] 미국의 50개주(州)가 일제히 경제 재가동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지 두달여 만에 부분적으로나마 처음 셧다운(봉쇄)를 푼 것이다. 이대로 경제를 방치하면 완전히 망가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고육지책이다.하지만 일각에서는 시기상조론이 만만치 않게 나온다. 최근 경제 활동을 다시 시작한 일부 주에서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10% 이상 다시 급증하고 있다는 통계마저 있다. 미국이 경제 재개냐, 방역 강화냐, 두 갈림길에서 딜레마에 빠졌다.◇코네티컷주 일부 시설 영업 재개20일(현지시간)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마지막 남은 봉쇄지인 코네티컷주는 이날부터 일부 시설이 영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경제 재개에 돌입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수용 인원 제한 지침을 지킨다는 전제아래 식당, 소매점, 쇼핑몰, 박물관, 동물원 등에 대한 규제를 푼 것이다. 코네티컷주와 함께 알래스카주 역시 22일부터 영화관, 체육관, 교회, 술집 등에 대한 영업을 허용하기로 했다. 대규모 집회와 축제도 가능해진다.이로써 미국의 50개주 모두 부분적인 혹은 전면적인 재가동에 돌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13일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한 이후 두달여 만이다. 미국 내 코로나19 진앙지 격인 뉴욕주는 제한적으로 종교 모임을 허용하기로 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지주사는 코로나19 브리핑에서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준수한다면 최대 10명까지 종교 모임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안전하게 진행하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되도록 드라이브인(drive-in·주차시설에 둔 자동차 내에서 용무를 보는 방법) 방식으로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뉴욕주의 코로나19 사망자는 112명으로 나타났다. 열흘 연속 200명을 밑돌며 진정세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그럼에도 전면적인 재개까지는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대다수다. 뉴욕주에서는 지난달 한때 하루에 700명 이상이 코로나19 로 목숨을 잃기도 했다.미국이 서둘러 50개주의 문을 여는 건 경제 때문이다. 소비와 생산 활동이 멈추면서 일자리가 사라지고, 이로 인해 경제가 침몰하다시피 하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국가비상사태 당시인 3월 중순 이후 8주간 미국에서 실업수당을 청구한 사람만 3650만명에 이른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8% 하락했다. 직장을 잃어 급여를 받지 못한 탓에 돈을 쓰지 못한 탓에 나온 ‘우울한’ 통계다.이날 나온 연방준비제도(Fed) 산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지난달 28~29일 통화정책회의)을 보면, FOMC 위원들은 “코로나19 쇼크로 미국 경제가 보기 드문 엄청난 불확실성 속에 있다”며 “적어도 올해 안에 완전히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이는 미국만의 고민이 아니다. 유럽 내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극심한 이탈리아는 경제 재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파올라 데 미켈리 이탈리아 교통부 장관은 이날 의회에 출석해 “(3월 초 폐쇄했던) 모든 공항을 다음달 3일 이후 재개할 것”이라고 했다. 공항 문을 연다는 건 이탈리아의 주요 먹거리인 관광산업을 다시 일으키겠다는 의미다.이탈리아 국적항공사인 알리탈리아 소속 여객기가 20일(현지시간) 로마 레오나르도 다빈치 공항에 대기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제공)◇CDC “올해 내 2차 팬데믹 닥칠 수도”문제는 사람간 접촉이 빈번해지는데 따른 2차 팬데믹 우려다. CNN이 존스홉킨스대 분석을 인용한 결과, 경제 활동을 재가동한 미국 내 17개주에서 최근 1주일 사이 신규 확진자가 10% 이상 늘어났다. 로버트 레드필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센터장은 이날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올해 다시 코로나19 대유행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무엇보다 근본 대책으로 꼽히는 백신이 없다는 불안감이 크다. 최근 바이오기업 모더나(Moderna)의 1차 임상시험 발표를 두고 뉴욕증시가 크게 출렁인 게 그 방증이다. 의학전문매체 스탯(STAT)은 모더나의 발표 이후 의학 전문가들을 인용해 “모더나의 1차 임상시험 결과에서 핵심 데이터가 빠져 백신의 효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누바르 아페얀 모더나 회장은 곧장 왜곡·과장설을 부인하고 나섰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봉쇄 완화를 시사하면서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콘테 총리는 “지금은 파티를 즐길 때가 아니다”며 “방역 조치를 지키지 않으면 감염자는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 서울대 의전원 교수 "정경심 딸 서류평가 136명 중 108등"…檢 진술 번복(종합)
-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검찰 조사에서 정경심 동양대 교수 딸이 서류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1단계를 통과한 것 같다고 증언한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교수가 진술을 번복, 오히려 정 교수 딸의 서류 평가는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증언했다.다만 검찰은 그럼에도 지원자가 제출한 자기소개서나 증빙자료에 허위 사실이 있다면 합격 취소가 되는 것이 맞다는 취지의 증인신문을 이었다. 재판부 역시 정 교수 딸이 제출한 서류가 허위라면 다시 입학 심사를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정 교수 딸, 서울대 의전원 서류평가 136명 중 108등”서울대 의전원 신모 교수는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재판장 임정엽) 심리로 열린 정 교수 공판 증인으로 나와 “검찰 조사 당시 다른 학생의 성적을 볼 수 없어 정 교수 딸과 관련 증빙서류 개수가 많아 일반적인 경험에 비춰 서류 평가에서 유리하지 않을까 하는 진술을 했다”며 “법정에 오기 전 점수와 순위를 계산해 봤는데 정 교수 딸은 136명 중 108등에 해당하는 성적이었다”고 증언했다.검찰은 이같은 서류 평가에서 정 교수 딸이 수상 실적이나 인턴 증명서 등을 허위로 꾸며 반영하면서 높은 점수를 받아 합격해 서울대 의전원의 입시사정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봤다. 다만 이날 신 교수는 정 교수 딸은 서류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으며 오히려 등위를 낮췄다는 취지의 증언을 한 것이다.다만 신 교수의 이같은 증언은 실제 서울대 의전원의 입시사정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의 핵심 쟁점은 아니다. 실제로 검찰은 정 교수 딸의 성적보다는 그가 제출한 자소서나 증빙자료가 허위일 경우 합격을 취소할 수 있다는 서울대 의전원 규정을 강조하고 나섰다.검찰은 “2014년도 수시모집 안내 중 일부 내용을 보면 제출 서류를 위조하거나 허위 제출하면 불합격 처리, 합격 또는 입학취소도 가능하다는 내용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며 지난해 8월 27일 성균관대 교수인 모친의 도움으로 연구실적을 꾸며 서울대 치의학전문대학원에 합격했다가 입학이 취소된 학생의 기사를 제시했다.재판부 역시 “0.1점이라도 당락을 좌우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결과적으로 1차 전형에서 만약 허위로 제출했다는 게 알려지면 그만한 점수를 못받는 것이고, 알려지지 않는다면 다른 한 명은 통과 못하는 것인데 다시 심사할 생각은 못했나”라고 물었고 신 교수는 “이 학생 때문에 해당 단계에서 원래 합격해야 할 학생이 못한 것은 맞다. 다만 아직 (허위인지) 최종 판단이 안났다”고 답했다.신 교수 증인신문에 앞서서는 정 교수 딸이 고등학교 시절인 당시 인턴을 했다고 주장하는 부산 한 호텔 관계자들이 증인신문을 진행했다.이들은 정 교수 딸이 인턴으로 근무했다고 주장하는 시점, 인턴 공고를 낸 적이 없으며 실제 고등학생이 인턴을 한 기억도 없다고 공통되게 진술했다. 이와 함께 정 교수 딸은 서울 한 호텔에서 인턴을 하면 부산의 이 호텔이 이를 인정해 인턴 확인서를 내주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없었다”고 답하기도 했다.검찰은 확인서 내 맞춤법 표기가 법인등기부에 기재된 철자와 틀린 점을 제시하며 조작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해당 호텔은 법인등기부에는 ‘○○○펠리스’로 표시돼 있지만, 정 교수 딸의 확인서에는 ‘○○○팰리스’로 적혀 있다.다만 정 교수 측은 이와 관련 정 교수 딸 인턴 확인서는 지난해 작고한 전 회장이 직접 작성·날인했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정 교수 측은 “대표이사 직인은 전 회장 살아계실 때 (전 회장) 승인 없이는 찍을 수 없었나”라고 물었고 A씨는 “네 아무도 찍을 수 없다”고 답했다. B씨 역시 정 교수 딸 인턴 증명서 관련 ‘전 회장이 직접 찍었거나, 지시해 누군가 찍었을 것 같다’는 취지로 증언했다.◇재판부 “정 교수 PC 속 동양대 표창장 명확한 의견내라”재판부는 이날 정 교수 측에 정 교수 PC에서 발견된 동양대 표창장 관련 의견을 제시해달라고 재차 요구하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재판부는 재판이 시작된 직후 “동양대 표창장 파일이 동양대 사무실 PC에서 (정 교수) 집에 있는 PC로 이동했다는 것과 관련해 정 교수 측이 석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앞서 검찰은 지난해 9월 동양대 수색 당시 강사 휴게실에 방치된 PC 본체 2대를 발견했고, 여기에 동양대 표창장이 저장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해당 PC들은 정 교수가 자택에서 사용하다가 2016년 12월 강사휴게실에 가져다 놓은 것으로, 재판부는 정 교수가 개인적으로 사용한 PC에서 동양대 표창장 파일이 발견된 것인지에 대해 지속 의문을 제기해왔다.특히 주심 판사인 권성수 부장판사는 “2014년 동양대 직원 중 누군가가 업무용 PC를 백업하는 과정에서 해당 PC에 표창장 파일이 옮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는 정 교수 측 답변에 대해 “기억이 안나면 안난다, 모르면 모른다라는 피고인의 입장이 무엇이냐는 질문이며, 객관적 판단은 재판부가 한다. 그런데 우리가 심리할 수 없는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질타했다.이에 정 교수 측은 “자꾸 검찰이 석명요구를 하고 과거 오랜 기억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형사소송은 검찰이 기소하면 검찰이 입증하면 되는 것이지, 민사소송처럼 계속 주고 받고 석명하고 이런 식의 절차는 아닌 것 같다”고 반박했다.그러자 재판장인 임 부장판사는 “해명을 내면 되는데 불명확하게 돼 있다. 향후 동양대 어학교육원 직원들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는데, 정 교수 입장이 있어야 강사휴게실 PC가 어떻게 사용됐는지 명확히 물어볼 수 있다”며 “6월 12일까지 의견서 정리해서 내달라. 우리도 추가로 묻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 줄지 않는 성폭력 피해…디지털 성범죄로 확장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성폭력 발생 위험도가 3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투 운동’ 등으로 성폭력에 대한 인식은 개선됐지만 현실은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울한 표정을 그려 보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성폭력 피해 이후…정신적 고통 여성 남성보다 3배 더 21일 여성가족부가 공개한 ‘2019 성폭력 안전실태조사’ 결과 1년 전 대비 성폭력 발생 위험 정도는 7점 척도에서 4.7점으로 높게 나타났다. 4점은 ‘그대로이다’, 7점은 ‘매우 증가했다’로 4.7점은 그대로이거나 좀 더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성폭력 발생 위험 정도가 ‘증가 했다’고 응답한 경우는 절반 이상이 ‘성폭력 범죄에 대한 처벌이 약해서’(56.5%) 라고 답했다.이 조사는 ‘성폭력방지법’에 따라 만 19세 이상 64세 이하 남녀를 대상으로 2007년부터 3년마다 실시하고 있다. 통계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조사대상을 기존 7200명(2016년)에서 1만명으로 확대했다. 성폭력 방지를 위해 중요한 정책으로 남녀 모두는 ‘가해자 처벌 강화’를 1순위로 꼽았다. 현재와 같은 솜방망이 처벌로는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리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 외에도 △신속한 수사와 가해자 검거 △안전한 환경 조성 △가해자 교정치료를 통한 재범 방지 강화 △불법 촬영 및 유포에 한정되어 있는 처벌 대상 범위의 확대 등이 있었다.평생 한 번이라도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경우 정신적 고통을 경험했는지에 대한 물음에 여성은 24.4%, 남성은 7.1%가 ‘고통을 받았다’고 답했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성폭력 피해 이후 정신적 고통 경험률이 3배 이상 높은 것이다.성폭력 피해 경험과 정신적 고통과의 관계를 ‘성폭력 피해유형별’로 살펴본 결과(여성 응답자 기준), △강간 86.8% △강간미수 71.5% △불법촬영 60.6% △폭행과 협박을 수반한 성추행 58.1% △성희롱 47.0% 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런 상황을 겪은 이후 여성은 ‘다른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되었다’(34.4%), ‘가해자와 같은 성별에 대한 혐오감이 생겼다’(28.3%), ‘누군가가 나를 해칠지도 모른다는 안전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27.3%) 등을 복수로 답했다. 또 주변 사람으로부터는 ‘피해 사실을 주변에 알려봐야 너에게 도움되지 않는다(6.3%)’,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6.2%)’이라는 말을 듣는 등 2차 피해를 경험했다.평생 한 번이라도 성폭력 피해를 당한 적이 있는지 비율을 분석한 결과, 성추행, 강간미수, 강간 등과 같은 신체접촉을 동반한 성폭력 피해율은 9.6%로 2016년 조사(11%)와 비교해 1.4%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적 성폭력 중 성추행(폭행·협박 미수반)은 9.3%(2016년 10.7%), 강간은 0.1%(2016년 0.1%)로 집계됐다. 성폭력에서 첫 피해 연령은 모든 유형에서 19세 이상 35세 미만의 비율이 가장 높고, 성희롱, 성추행(폭행·협박 수반), 강간은 ‘아는 사람’(친인척 제외)에 의해 발생한 경우가 많으며, 불법촬영과 유포는 ‘모르는 사람’에 의해 발생한 경우가 많았다. 주된 발생장소는 ‘인구 밀집 상업지’(폭행·협박 수반 성추행), ‘집’(강간), ‘야외·거리·대중교통 시설 등’(불법촬영) 성폭력의 유형에 따라 다양한 차이를 보였다. ◇늘어나는 디지털 성범죄…정신적 고통 성추행 피해보다 높아최근 디지털 성범죄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조사 당시 ‘불법촬영 또는 유포’ 피해를 입은 비율은 0.2%였다. 3년 만에 ‘불법촬영’과 ‘유포’를 분리해 조사한 결과, 불법촬영 피해율은 0.5%, 유포 피해율은 0.2%로 나타났다.불법촬영 피해를 입은 여성 응답자 중 60.6%가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답했다. 이는 폭행·협박을 동반한 성추행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 경험(58.1%)보다 높은 수치다.불법촬영 피해경험은 19세 이상 35세 미만이 64.6%로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19세 미만에 피해를 입은 비율은 13.4%로 나타났다. 가해자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 74.9%로 가장 높았다. 발생장소는 야외, 거리, 등산로, 산책로, 대중교통 시설 등(65.0%), 인구 밀집 상업지(24.2%), 주택가나 그 인접한 도로(7.5%) 순이었다.불법촬영 유포 피해는 19세 이상 35세 미만이 69.3%로 가장 당했다. 19세 미만도 21.8%로 나타났다. 피해 유형은 불법촬영물을 동의 없이 유포한 것이 49.0%로 가장 높았고, 불법촬영물의 유포 협박이 45.6%로 두 번째였다. 유포 경로는 카카오톡 등 즉각 쪽지창(인스턴트메신저 55.2%), 트위터·인스타그램과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38.5%), 블로그(33.1%) 순이었다. 90% 이상이 촬영 당시 동의를 받고 촬영했더라도 당사자 동의 없이 유포하면 처벌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피해를 당하고 있었다.이정옥 장관은 “최근 정보통신 기술 발달과 함께 악질적 범죄수법의 성폭력 문제가 발생하며 가해자 처벌 등 관련 법·제도 개선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라며 “성폭력 근절에 대한 엄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관계부처와 함께 관련 법·제도를 개선하고, 피해자 관점에서 지원체계를 강화하는 등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이재명 "'나눔의집' 헌신은 존중하되 책임은 분명하게" (전문)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요양 시설인 ‘나눔의 집’ 후원금 사용처 의혹 등에 대한 진실을 정확히 규명하겠다고 밝혔다.이 지사는 지난 20일 오후 페이스북에 ‘헌신은 존중하되 책임은 분명하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이 글에서 이 지사는 “경기도가 5월 13일부터 일본군 성 노예 피해 할머님들의 양로시설인 ‘나눔의 집에 대한 특별점검에 착수, 다수의 법률 미이행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그는 “먼저 증축공사 시 지방계약법을 준수하지 않은 사례가 있었다”면서 “나라장터가 아닌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입찰을 한 점, 공고 일자를 연월 단위로만 기재해 공고 기간 준수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점, 면허 미소지 업체를 부적격 처리하지 않은 점, 수의계약이 불가함에도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을 다수 체결한 점 등”이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후원금 관리·운영에도 부적절한 점이 있다고 했다. 이 지사는 “출근 내역이 없는 산하기관 직원에게 급여를 지급한 점, 대표이사가 자부담해야 할 건강보험료를 후원금으로 지출한 점(반납 완료), 비지정 후원금을 시설공사나 토지취득에 지출한 점 등이다”라고 했다.또 노인학대 여부에 대해선 “노인보호 전문기관에 자문한 결과 잠재적 사례로 판정이 내려졌다”고 밝혔다.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연합뉴스)이 지사는 “경기도가 경기도 특사경으로 특별수사팀을 만들어 수사에 착수하고 경찰과도 협조체계를 구축해 진상을 정확히 규명하고 상응하는 책임을 엄정하게 묻겠다”고 강조했다.끝으로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바는 ‘책임은 책임이고 헌신은 헌신’이라는 것”이라며 “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을 때 나눔의 집이 피해 할머님들을 위해 선도적인 노력을 해온 점은 충분히 존중되어야 한다. 이번에 드러난 일부 과오들로 인해 그 대의와 헌신까지 부정되거나 폄훼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그러면서도 그는 “아무리 대의에 따른 선행이라 해도 법과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덧붙였다.다음은 ‘나눔의 집’ 후원금 사용처 의혹 등에 대한 이재명 경기도지사 입장 전문이다.헌신은 존중하되 책임은 분명하게경기도가 5.13일부터 일본군 성 노예 피해 할머님들의 양로시설인 ‘나눔의 집’에 대한 특별점검에 착수, 다수의 법률 미이행 사실을 발견했습니다.먼저 증축공사 시 지방계약법을 준수하지 않은 사례가 있었습니다. 나라장터가 아닌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입찰을 한 점, 공고 일자를 연월 단위로만 기재해 공고기간 준수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점, 면허 미소지 업체를 부적격 처리하지 않은 점, 수의계약이 불가함에도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을 다수 체결한 점 등입니다.후원금 관리·운영에서도 부적절한 점이 있었습니다. 출근 내역이 없는 산하기관 직원에게 급여를 지급한 점, 대표이사가 자부담해야 할 건강보험료를 후원금으로 지출한 점(반납 완료), 비지정 후원금을 시설공사나 토지취득에 지출한 점 등입니다.그밖에 후원금 전용계좌와 법인운영 계좌를 구별하지 않고 사용하거나, 후원금으로 받은 현금을 책상 서랍에 보관하는 등 관리가 미흡하고 부실했던 점도 있습니다.또한 노인학대 여부에 대한 조사도 이루어졌는데 조사결과를 토대로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자문한 결과 잠재적 사례라는 판정이 내려졌습니다.경기도는 상기 내용에 대해 행정 처분하고 경기도 특사경으로 특별수사팀을 만들어 수사에 착수하는 한편, 경찰과도 협조체계를 구축해 진상을 정확히 규명하고 상응하는 책임을 엄정하게 묻겠습니다.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바는 ‘책임은 책임이고 헌신은 헌신’이라는 것입니다.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을 때 나눔의집이 피해 할머님들을 위해 선도적인 노력을 해온 점은 충분히 존중되어야 합니다. 이번에 드러난 일부 과오들로 인해 그 대의와 헌신까지 부정되거나 폄훼되지 않기를 바랍니다.다만, 아무리 대의에 따른 선행이라 해도 법과 원칙은 지켜져야 합니다.위기는 기회입니다. 이번 사태가 나눔의집의 개선과 발전을 위한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 피코그램 직수정수기 '퓨리얼 유로 체인저' 출시
- (사진=피코그램)[이데일리 이재길 기자] 글로벌 필터 전문 기업 피코그램이 오는 6월 8일 신제품 ‘퓨리얼 유로 체인저’ 직수정수기를 출시를 기념해사전판매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21일 밝혔다.피코그램은 오는 25일부터 6월 7일까지 사전판매를 진행하며, 사전판매 구매 고객 대상 할인 이벤트, 사은품 증정 등의 특별 혜택을 제공한다.피코그램은 국내외 69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 30개국에 필터를 수출하고 있다. 2019년도 기준 직수형정수기 부문 4년 연속 한국소비자만족지수 1위에 수상했으며, 다나와 히트브랜드도 수상한 바 있다. 현재까지 필터 누적 판매량은 4500만개 이상을 기록했다.‘퓨리얼 유로 체인저(Pureal Euro Changer)’에서 Euro는 유로(流路)라는 뜻으로 물이 흐르는 길, 그리고 유러피안 디자인을 의미하며 Changer는 바꾸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국내 정수기 시장의 변화를 선도하는 가치가 담겨 있다.퓨리얼 유로 체인저는 정수물이 흐르는 모든 길을 교체하는 신기술을 탑재한 제품으로 직수관교체에서 더 업그레이드된 직수모듈교체 형식으로 개발됐다.정수기 시장에서 볼 수 없던 홈스타일링 디자인으로 가구처럼 집, 사무실 등 어느 장소에 사용하여도 어울리는 제품이다. 내부 인테리어의 품격을 높여주고, 주방을 보다 화사하게 연출할 수 있다. 또한, 레트로 감성을 더한 유러피안 디자인으로 그 동안 정수기 시장에서 볼 수 없던 독보적인 제품이다. 가구보다 더 가구 같은 세련된 디자인이 집, 사무실 등 어느 장소에서 사용해도 빛을 발한다. 인테리어의 품격을 높여주고 주방을 보다 화사하게 연출할 수 있다.피코그램 사업부 오대석 본부장은 “언택트 소비가 대세를 넘어 일상화가 된 지금 신제품 퓨리얼 유로 체인저 정수기는 직수모듈 자가교체 시스템이 적용되어 기사가 방문하지 않아도 누구나 편하게 직수모듈을 교체할 수 있다”면서 “자가관리로 대면 부담과 서비스 비용이 일체 발생하지 않는 제품이고 퓨리얼앱을 통해 자동 필터교체 PUSH 알람, 문자를 받을 수 있어 편리하게 필터를 교체할 수 있으며, 필터 자가관리 및 셀프 살균케어도 가능하다”고 전했다.한편, ‘퓨리얼 유로 체인저’에는 필터에 NSF 인증 소재를 사용해 물을 더 깨끗하게 걸러낼 수 있으며, 특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된 초슬림·미니멀 디자인이라 주방 내에서 공간 차지도 적다. 무전원 시스템이라 전기료도 0원이며, 매달 내야 하는 렌탈료에 대한 부담을 없애 일시불로 구매하기에도 적합하다. 필터는 3필터 8단계 시스템의 촘촘한 필터 성능으로 물 속 염소, 미생물, 중금속, 박테리아, 배관 녹, 미세 부유물질을 제거하여 더욱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제공한다.피코그램에서 제공하는 필터 및 ‘퓨리얼 유로 체인저’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대표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신동민의 인생영업]코로나19와 야구장 담장
- [신동민 주한글로벌기업 대표자협회 회장·‘나는 내성적인 영업자입니다’ 저자] 코로나19는 우리의 많은 것을 바꿔 놨다. 지금의 상황이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지만, 적어도 한국은 공포의 단계에서 벗어나 작은 희망의 불씨가 보이고 있다. 아직 온전히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진 못했지만 일부에서는 조심스럽게 정상화가 이뤄지고 있어 다행이다. 코로나19 사태에서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곳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 인간의 기본적인 활동인데 여러 방면에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수많은 관중이 열광하던 각종 스포츠 경기장의 모습은 추억으로 남게 됐다. 코로나 사태로 연기를 거듭하던 프로야구 개막전이 지난 어린이날에 지각 개막 했다. 선수와 관중의 안전을 위해서 무관중 개막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개막전의 함성은 없었고 마치 연습경기 같은 조용한 진행이었다. 그나마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세계적인 관심이 되었다. 한국에서 1982년 프로야구 출범이후 무관중 경기를 치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50년 전통의 미국 메이저리그도 역사적으로 단 한차례 무관중 경기를 치렀다. 관중들의 응원과 함성으로 유지되는 프로야구에서 무관중 경기는 상상할 수도 없었지만 코로나 사태 하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런데 무관중 프로야구 개막을 통해서 새로운 점들이 부각되었다. 한국 프로야구는 관중 수만 보면 염려스러운 상황이었다. 2017년 840만을 정점으로 2018년 807만, 2019년에 728만으로 관중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였다. 올해 무관중 개막전의 시청자는 216만 명으로 집계됐으니, 전체 시즌동안 야구장을 직접 찾은 관중의 1/4 이상이 하루에 TV나 온라인으로 경기를 시청한 셈이다. 무관중 경기가 진행되다보니 온라인 관람 비율이 오히려 높아졌다. 프로스포츠에서 경기장을 찾는 관중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 없다. 그러나 이제는 경기장의 관중이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스포츠 콘텐츠를 즐기는 다수의 소비자들을 생각할 때가 되었다. 무관중 경기 상황에서 인터넷 통신 업체들이 안방 시청자를 위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중계를 하기 시작했다. 예전 TV에서 여러 대의 카메라가 경기모습을 찍고 중계자의 입담으로 운영되던 전통적인 방식의 중계는 더 이상 설자리가 없게 되었다. 국내 인터넷 통신사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보면 그 다양성에 깜짝 놀라게 된다. 포지션별 영상, 홈 밀착영상, 투구 타격 분석 화면, 치어리더 직캠, 경기장 줌인 화면, 5경기 실시간 동시시청 그리고 라이브 채팅 등 현존하는 모든 기술이 총 망라 되어있다. 주요장면 다시 보기 정도는 구식이 되어 버렸다. 이런 다양한 중계방식은 저마다의 특징을 가지고 수많은 방송 서비스에서 제공한다. 국내 거의 모든 매체가 인터넷 야구 중계에 총력전을 다하고, 더불어 올해는 세계 최대의 인터넷 방송 플랫폼인 트위치(Twitch)가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중계권을 사들여 본격적으로 한국에 진출했다. 트위치는 세계적인 기업 아마존의 자회사로 인터넷 스트리밍 방송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온라인 중계는 인터넷게임에도 영향을 미쳐 작년대비 야구 게임 사용자가 급격히 증가했다. 코로나 사태로 프로스포츠 업계가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지만, 다른 면에서는 촬영 방식이나 중계방식에서 전 세계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시도를 해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이런 기술은 이전에도 꾸준히 개발되고 시도되었지만, 항상 부수적인 기능으로만 생각을 했다.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여전히 프로스포츠는 경기장의 함성과 열띤 응원으로 각인되어 있다. 각 구단에서도 내장하는 관중들에게는 많은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TV나 온라인 시청자들에게는 충분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다. 코로나 사태로 변화의 변곡점을 통과하고 있다. 이런 기술적인 시도와는 별도로 또 다른 측면도 볼 수 있다. 코리안 스타인 류현진이나 메이저리그에 활동하는 한국 선수들의 게임을 보기 위해서 새벽에 일어나거나 밤을 샌 기억들이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올해 미국 메이저리그는 개막하지 않았다. 아울러 야구 보느라 밤샐 일도 없어졌다. 반면에 미국 스포츠 전문 방송국 ESPN이 한국 프로야구 중계를 시작했다. 미국 야구팬들은 메이저리그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 ESPN을 틀어 놓고 그들에게는 생소한 한국 프로야구를 보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노스캐롤라이나(주 이름의 약자는 NC)의 야구팬들은 한국의 NC 다이노스 팀의 NC가 주의 명칭과 같다는 이유로 자신들의 팀인 양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고 한다. 뜻하지 않게 한국 프로야구가 국제화되고, 각 구단들은 계획에도 없던 국제 홍보를 해야 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이제 한국 사람만 유럽의 프리미어 리그와 미국 메이저리그를 보기위해서 밤잠을 설치는 게 아니다. 한국 리그의 규모는 작지만 경기운영이나 온라인 중계방식 그리고 소비자와 소통하는 방식은 충분히 가치 있는 노하우로 축적되고 있다.변화는 갑자기 나타난다. 에너지가 축적되는 동안은 잠잠하게 보인다. 그렇지만 임계점에 도달하면 변화는 순간적으로 일어난다. 우리는 그 순간만을 기억하기 때문에 변화는 급격하게 온다고 생각을 한다. 코로나 사태가 와서 이런 모든 변화가 나타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이미 많은 것을 가지고 있었다. 초고속 통신망, 5G 등 야구 중계에 필요한 엄청난 기술을 축적해둔 것이다. 위기 상황에서 우리가 보유한 모든 기술을 마음껏 적용해볼 절호의 기회이다. 프로야구의 영상기술은 프로축구에 사용해도 좋겠지만, 영역을 바꿔서 원격 의료에 사용해보면 어떨까. 조금만 생각을 해보면 영상과 정보의 전달이라는 원리는 별로 다를 것이 없다. 환자의 정보를 다양한 각도에서 정밀하게 전달하면 원격의료의 기본은 모두 충족되는 것이다. 프로야구에서 보듯이 직관(직접관람)하는 열성팬이외에 수백 배의 온라인 관중도 있다. 2019년 하루 최대 관중수는 11만 5500명이었다. 2020년 무관중 개막식의 시청자는 216만명이었다. 20배가 넘는 프로야구 팬들이 경기장 밖에서 프로야구를 즐겼다. 진료는 병원에서만 받아야 한다는 것은 직관만 진정한 야구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의료뿐만 아니라 교육도 마찬가지이다. 교육은 학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물리적인 한계를 넘어야 할 때가 되었다. 모든 영역의 물리적인 울타리를 넘어설 때 새로운 기회가 열리는 것이다. 우연히 코로나 사태로 집안에 갇혀 있으면서 어떤 울타리를 뛰어넘어야 하는지 깊은 생각을 하게 된다. 변화와 혁신은 울타리 너머에 있다.
- 이도우 작가 "오래 아끼며 읽고 싶다는 후기, 가장 영광스럽죠"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나뭇잎에 한 장씩 쓴 이야기가 누군가의 책갈피에 끼워졌다가 바람을 타고 날아가도 상관없지 않을까. 이름 모를 굿나잇클럽 회원들에게 무전 같은 일지를 쓴 책방지기처럼, 나 또한 이 책의 글들을 저 너머 어딘가에 있을 독자들에게 전해본다. 편안히 귀 기울여 들어주는 이들이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 지금은 깊은 밤이고, 밤은 이야기하기 좋은 시간이니까.’(‘밤은 이야기하기 좋은 시간이니까요’ 중)‘천천히 오래 아끼며 읽고 싶다’, ‘오른손에 남은 페이지보다 왼손으로 넘어간 책장이 많을 때 아쉬워진다’. 글을 쓰는 작가에게 이보다 더 기분 좋은 칭찬이 있을까.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의 원작자 이도우 작가의 작품에는 이런 찬사들이 쏟아진다. 그의 문장은 서정적이고 따뜻해서 유독 마니아층이 많다.드라마 방영과 함께 원작 소설인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의 인기도 덩달아 높아졌다. 드라마가 방영되는 동안 대형 온라인 서점에서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1위에 올랐고, 누적 판매부수는 20만부를 넘어섰다.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이도우 작가는 “독자들에게 영광스러운 평을 들을 때마다 감사하고,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며 “책을 쓰는 동안 힘들었던 것들이 녹아 사라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이도우 작가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의 공통점이라면 누구도 스스로의 의지로 태어나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우리 삶이 때때로 혼란스러운 건 그 때문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사진=스토리스냅 박은지).◇작은 책방에서 받은 느낌 소설로2018년 펴낸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는 이 작가가 ‘잠옷을 입으렴’ 이후 6년 만에 펴낸 장편소설이다. 주인공 해원과 시골 마을에서 작은 서점 굿나잇책방을 운영하는 은섭을 중심으로 한 용서와 치유, 그리고 사랑을 그린다.원작을 바탕으로 한 동명의 드라마는 배우 박민영과 서강준이 각각 남녀 주인공을 맡으며 화제를 모았다. 시청률은 기대에 못미쳤지만, 마니아층에게는 호평을 받았다. 이 작가는 “내 인생에서 오랜 화두였던 ‘굿나잇’이란 말을 곰곰이 생각하다가 그 정서를 담은 어떤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소설의 집필 배경을 밝혔다.책방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원작 소설에서는 독립책방과 책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온다. 마치 ‘술키핑’처럼 책을 키핑해 놓고 시간이 날 때마다 손님들이 들러 자신이 읽다 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하는 은섭의 모습 등이 인상깊다.“책은 어릴 때부터 나의 가장 친한 친구였다. 나가서 뛰어놀기보다 틀어박혀서 온종일 책을 읽는 타입의 아이였다. 불황이 길어지면서 대형 서점들만 살아남는 시절이 이어지다, 몇 년 전부터 하나 둘씩 독립책방이란 이름으로 작은 동네 서점들이 생겨났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를 구상하고 쓰는 동안 작은 책방들을 방문하고, 그 속에서 받았던 느낌을 잊지 않으려고 애썼다.”◇사적인 이야기 풀어낸 첫 산문집최근에는 사적인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놓은 첫 산문집 ‘밤은 이야기하기 좋은 시간이니까요’를 출간했다. 작가 특유의 따뜻한 시선과 서정적인 문체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책이다. 작가가 오래도록 기억해 온 사람, 말, 글, 풍경 등에 대한 세심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또한 아홉 편의 ‘나뭇잎 소설’을 수록해 짧은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이번 산문집에는 그간 살아왔던 시간과 경험, 그 속에서 만난 의미와 이미지들이 고스란히 들어갔다. 결코 녹록지 않은 인생에서 내가 조우했던 따뜻했던 순간, 뭉클하고 애틋했던 기억, 지워지지 않는 소중한 이미지들을 굿나잇클럽 사람들에게 조근조근 이야기한다는 느낌으로 써내려갔다. 촛불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기꺼이 반갑게 읽어줄 수 있는, 그런 글이 되기를 바랐다.”차기작으로는 나뭇잎 소설로 잠깐 선보인 ‘책집사’들의 이야기를 쓰고 있다. 이 작가는 “두세 권 분량의 소설이 될 것 같아서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며 “영어덜트 느낌의 청춘들 이야기도 텀을 두고 함께 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읽어주는 사람들이 있는 한 이야기를 만드는 일은 ‘행복한 작업’이라고 했다. 이 작가는 “언젠가 인생에서 쓸 수 있는 이야기를 다 쓰고 났을 때 독자들이 최종적으로 어떤 평가나 코멘트를 자유롭게 남겨줄 거라 생각한다”며 “그때까지 그저 쓰고 싶은 이야기를 가능한 솔직하고 자유롭게, 즐겁고 편안하게 들려드리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