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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팍男 길들이는 힐링女 전성시대..'안방극장의 심리학'
- ‘킬미힐미’와 ‘순정에 반하다’[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우울증과 정신 분열 그리고 분노 조절 장애. 현대인의 ‘필수 질병’으로 꼽히는 아픔이다. SNS의 창궐로 사회성 결여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은 군중 속의 고독에 지친다. 급여 지급일을 위해 존재하는 직장 생활에 자아 실현의 꿈은 멀어져만 간다. 모든 것이 급하게 소비되는 시대에서 남을 둘러볼 여유는 없다. 내가 중심이 되지 못하는 삶은 날 쉽게 화나게 만든다.운이 없는 누군가가 앓는 대단한 병이 아니다. 여행과 휴식보다 정신과 상담이 ‘힐링하는 법’으로 꼽히는 요즘 시대에선 누구나 이런 증상을 겪는다. 사회를 반영하는 대중매체에서도 이 같은 현상을 읽을 수 있다. TV는 상담소가 된 듯하다. 모난 한 사람을 따뜻하게 보듬으려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드라마가 늘고 있다. 안방극장에 심리학 바람이 불고 있다.‘킬미힐미’ 지성과 ‘순정에 반하다’ 정경호.△괴팍男에 공감하다다중인격에 흔들리는 남자가 있었다. 안하무인 몸쓸 성격을 가진 남자도 등장했다. 정작 스스로 치료할 수 없는 정신과 의사도 남자였다. 요즘 드라마 남자 주인공에겐 ‘괴팍남(男)’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케이블채널 tvN ‘하트투하트’, MBC ‘킬미, 힐미’, SBS ‘하이드 지킬, 나’, 종합편성채널 JTBC ‘순정에 반하다’ 등이 대표적인 예다. 7가지 인격을 가진 남자, 모든 사람에게 이유를 불문하고 까칠하게 대하는 남자 등 독특한 캐릭터는 많은 시청자에게 공감을 안겼다. ‘세상에 이런 사람이 실제로 존재할까’ 싶은 설정이었지만 “정도의 차이일 뿐 나에게도 저런 모습이 있다”고 얘기하는 이들이 많았다.실제로 ‘하트투하트’에서 정신과 상담의 고이석을 연기한 배우 천정명은 “내 캐릭터는 물론 등장인물이 하나같이 아픔을 가지고 있다”며 “그 아픔이 이들만의 가족사, 연애사, 자기강박에서 비롯됐지만 사실 ‘나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면 충분히 공감할 인물이었다”고 말했다. ‘하트투하트’의 연출을 맡은 이윤정 PD도 “시청자들이 보통의 범주에서 공감하길 원했지만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슬픈 마음을 갖기도 했다”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자기도 모르는 상처에 힘들어하고,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하트투하트 천정명 최강희△힐링女를 필요로 하다아픔을 인지하게만 둘 수는 없다. 비록 내용은 허구일지라도 실제로 위안이 될 수 있는 힘은 막강하다. 그래서 존재하는 인물이 ‘힐링녀(女)’다. ‘괴팍남’을 길들이고 변화시키는 이들이다. 누구도 치료할 엄두를 내지 못한 남자를 사랑으로 보듬어준다. 귀 기울여주지 않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들으며 시선을 쏟는다. 드라마 속 힐링녀는 ‘당신의 아픔은 나도 함께 앓는 평범한 상처입니다’고 말하는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다.‘킬미, 힐미’의 황정음은 오리진이란 역할로 7가지 인격에 자신의 삶을 잃은 차도현을 감싸며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황정음은 드라마가 끝난 후 꼽은 명대사로 이걸 꼽았다. ‘넌 돌연변이가 아니야.(중략) 매일 죽고 싶은 나와 살고 싶은 내가 싸우면서 살아가. 넌 싸워볼 용기조차 없는 거잖아.’ 황정음은 이 대사에 격한 공감을 표했다. 행복과 고통, 두 가지 면을 모두 가진 배우로 살면서 느낀 감정이었기 때문이다. 대사가 스스로를 치유시켰다고 했다.장기 기증의 후유증으로 기증 받은 사람이 기증자의 기억과 성격에 영향을 받는다는 셀룰러 메모리 증후군을 소재로 한 ‘순정에 반하다’도 비슷하다. 연출을 맡은 지영수 PD는 “저마다 스스로를 ‘괴물’이라 부를만큼 팍팍한 삶을 살지만 정작 우리 현실엔 이를 치유할 존재가 없다”며 “‘순정에 반하다’는 비록 의학적인 장치에서 치유의 힘을 빌렸지만 사랑이 얼마나 큰 성장의 기폭제가 되는지 김소연 캐릭터가 잘 보여줄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유병재 "어려서 성교란 다리 만들었다 엄청 혼나"(인터뷰)
- 작가 겸 방송인 유병재는 페이스북 메인 페이지를 주성치 영화 ‘식신’이미지로 꾸렸다. “주성치를 정말 좋아한다, 지금도”(사진=한대욱 기자).[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 어려서부터 사서 매를 버는 소년이었다. 충남 홍성군의 한 고등학교 기술·가정 시간. 다리를 만들던 사내는 그 위에 철사로 ‘성교’라는 문구를 달았다. 다리 교(橋 )자를 토대로 한 일종의 말장난이었다. 돌아온 건 선생님의 호된 꾸지람. “교각 만들기 수업인데 어떤 애는 송혜교라고 이름 짓고 그럴 때였다. 아이디어가 겹쳐 다른 걸 해보자는 생각에 성교라고 했다가 엄청 혼났다. 성적도 안 나왔고.” 키 162cm의 작은 소년이 자라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나왔다. 작가 겸 방송인 유병재(27)다. 항상 주늑이 들어 보이는 사내지만 알고 보면 ‘뼈그맨’(뼛속까지 개그맨)이다. “근데 왜 반말을….” 유병재는 유재석 등 쟁쟁한 전문 방송인들 사이에서 가수 광희를 향해 ‘이태임·예원 욕설 논란’ 패러디를 하는 ‘개그 순발력’을 보여줬다. 주목받기 시작한 건 지난 2014년. tvN ‘SNL코리아’ 코너 ‘극한직업’에서 매니저로 출연하면서다. 맞는 건 기본. 세상 ‘을의 설움’은 모두 당하는 ‘찌질남’을 자연스럽게 소화해서다. 특별한 점은 따로 있다. ‘바보 같은’ 모습이 전부가 아니다. “국민의 간지러운 곳을 정확히 알고 있지 않고서야 이렇게 집중적으로 간지럽힐 수가…” 유병재가 페이스북에 올리는 글은 ‘어록’이라 불리며 네티즌 사이 화제다. “젊음은 돈 주고 살 수 없어도 젊은이는 헐값에 살 수 있다고 보는 모양이다.” ‘열정페이’ 문제를 비꼰 현실적이면서도 ‘뼈’가 있는 그의 말은 고달픈 ‘삼포세대’에 큰 공감을 사고 있다. 실없어 보이는데 진지하고, ‘찌질’한 듯한데 천박하진 않다. 도대체 정체가 뭘까. 종잡을 수 없는 그를 만났다. 말투는 어눌했지만, 인터뷰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는 건 ‘선수’가 따로 없었다. “‘초인시대’? 사회가 무능력자로 만들어 버린 ‘삼포세대’ 얘기”-‘무한도전’에 출연한 뒤 사람들이 많이 알아볼 것 같다. 어색하진 않나▶유병재(이하 유): 많이 알아봐 주신다. 감사한 일이다. 기분도 좋다. 이젠 제법 익숙해졌다. 사인해달라는 분도 있고. 다만, 사인을 잘못 만들어 사인하는 데 오래 걸리는 게 흠이다.-방송 출연에 드라마(tvN ‘초인시대’)준비에 정신이 없겠다▶유: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드라마 회의를 한다. 대본도 쓰고. 8부인데 4부까지 탈고했다. 작가는 나 포함해서 8명이다. 촬영은 2부까지 마쳤다. -초능력을 소재로 한 이유는 뭔가▶유: 처음에는 영웅물을 하고 싶었다. 코미디 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꿈꾸는 소재잖나. 독특한 아이디어는 아니었다.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란 한 줄 메모로 정리해둔 아이템이었으니까. 그런데 지난해 12월 드라마를 써 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편성 잡아놨다고. 그분이 안상휘 국장(‘SNL코리아’ 총괄)이다. 그때부터 이야기의 틀을 잡았다. 공감대를 키우기 위해 시대 얘기를 덧붙인 거고. ‘삼포세대’(경제적 어려움으로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20~30대)라고 하잖나. 사회가 청춘을 ‘필요없다’ 쓸모없다‘는 식으로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 이런 분위기 속에 스스로 무능력자라 생각하는 청춘에 초능력이 생기면 어떨까란 의문에서 시작했다. MBC ‘무한도전’에 출연한 유병재와 tvN 드라마 ‘초인시대’에 나오는 유병재(사진=‘무한도전’ 방송 캡쳐, CJ E&M).-예고편 영상을 보면 블록버스터 코미디 느낌이다(한강 위로 여러 비행기가 비행하며 긴장감을 만든다. 등장인물은 늑대처럼 눈이 변하기도 한다)▶유: 블록버스터도 아니고 따지고 보면 코미디만도 아니다. CG(Computer Graphic)가 쓰이긴 했지만, 일부일 뿐이다. 겉모습은 판타지스럽지만 이야기는 현실적이다. 취업과 사랑에 대한 얘기다. 초능력을 지녔다고 해도 해피엔딩이 아니다. 이런 식이다. 초능력 중 시간을 되돌리는 이가 있다. 취업준비생인데 면접에서 떨어진 청춘에 다시 옛 면접 시간으로 돌아갈 기회가 생겼다고 치자. 과연 그 사람은 합격할 수 있을까. 면접관 마음에 드는 대답을 하기 어려울 뿐 더러 마음에 드는 답을 했다고 하더라도 다른 이유로 떨어질 수도 있는 거니까. 초능력이 있어도 생각처럼 잘 풀리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다. -옷을 벗고 뛰는 장면도 찍었더라▶유: 보통 배트맨 등 영웅들은 옷을 입고 변신하잖나. 난 그 반대를 생각했다. 시간을 되돌리는 초능력을 쓰려면 옷을 벗어야 하는 설정으로. 내가 부끄러운 일을 해야 다른 대가를 받을 수 있다는 거다. 시청자들이 어떻게 봐줄지는 모르겠지만.-취업준비생의 고충과 ’열정페이‘ 문제를 다룬 점이 ’미생‘을 떠올리게 한다▶유: 아이고, 욕 먹는다. 재미없는 ’미생‘이라고 해두자. 윤태호 작가의 완전 팬인데. -드라마는 짧은 콩트와 다르다. 이야기를 길게 펼쳐야 하는 일이 어렵지는 않나▶유:너무 어려웠다. 5분짜리를 찍을 때는 논리상 비약을 무시하기도 했는데 드라마는 기승전결을 갖춰야 하잖나. 이어질 수 있게 짜는 일이 쉽지 않더라. 처음 해보는 일이었고. 힘들지만 하다 보니 재미가 붙더라. 다행히 연기하는 배우들도 재미있다고 해주고. -연기가 어렵지는 않나(유병재는 드라마에서 대학교 복학생인 유병재를 연기한다. 애인은 커녕 친구 하나 없는 ‘아웃사이더’ 캐릭터다.)▶유: 내가 무슨 연기를 본격적으로 하겠나. 뺨이나 맞는 놈일 뿐이다. 하다 보니까 좋은 기회가 주어진 것 같다. ’초인시대‘ 속 유병재와 실제 유병재와는 닮은 점이 적잖다. 유병재는 실제 대학교 때 “친구가 없었다”고 했다. 유병재는 대학에 입학하며 처음 서울에 자리를 잡았다. 서울 마포 인근에 10제곱미터(3평) 남짓의 방을 얻어 혼자 살았다. “술 마시고 놀아야 하는데 친구가 없었다.” 수업을 마치고 집에 와 멍하니 누워 다음날 아침을 맞았다. 집에 TV도 없었다. 듣는 거라곤 라디오가 전부였다. 가끔 PC방에 혼자 놀러가 게임을 했다. “PC방에 놀러갔다 1기가짜리 MP3를 주워 거기에 노래 넣어 듣고 다녔다. 공부도 열심히 안 했고 제대로 놀지도 못했으며 하루에 한 마디도 안 한 적도 있다.”“박찬욱 감독 ‘올드보이’ 팬..대학 입학 계기”-동아리는 안 들었나▶유: ’서강영화공동체‘란 동아리에 들었다. 딱히 즐기지는 못했다. 물론 영화를 좋아해서 든 곳이다. 씨네필까진 아니어도 정말 좋아했다. 고등학교 때 박찬욱 감독을 정말 좋아했다. 특히 ’올드보이‘를. 정말 좋아해 박 감독을 따라 학교(서강대학교)를 가야겠다는 생각도 한 것 같다. 고등학교 때는 영화감독이 꿈이었으니까. 신문방송학과를 택한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였다.-영화감독은 꿈은 포기한 건가▶유: 대학 들어가서 일찌감치 접었다. 다음 꿈은 PD였다. 나 입학 할 때가 ’무한도전‘ ’무릎팍도사‘ 막 나왔을 때인데 예능 PD란 직업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멋있어보이기도 했고. 부모님도 내가 방송사 PD를 하길 바라셨다. 아직까지도. 얼마 전에도 말씀하시고. -개그맨 시험은 왜 본 건가(유병재는 KBS 공채 개그맨 시험을 봤다. “개그맨이 꿈이었다”고 했다.)▶유:군대에 있을 때 개그맨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원래 말년에 사회에 나가면 뭐하고 먹고 살아야 하나 고민하잖나. 과연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게 뭘까 고민하다 얻은 답이었다. 개그가 정말 좋았으니까. 그래서 스물 둘과 셋이 되던 해 KBS에서 시험을 봤다. 면접 때 1분 동안 콩트를 했다. 3차까지 간 적도 있는데 그 때 안소미, 송영길 씨를 봤다. 지원자들 안내해주는 일을 하고 있었다.-왜 더 도전하지 않았나▶유: 1년 정도 준비했는데 이 길이 아니란 생각이 들더라. 공개 코미디가 바라는 연기 톤은 내가 잘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고 내가 좋아하는 톤도 아니었다. 과연 내가 그 시험을 보는 게 맞나 라는 회의가 들더라. 만약 운 좋게 들어간다고 해도 방송사에서 하라는 걸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었으니까. 들어보면 알겠지만 참 아이 같은 구석이 있다. 감정 콘트롤도 잘 못하고. tvN ‘SNL코리아’ 코너 ‘극한직업’ 속 유병재와 Mnet ‘아트비디오’ 속 유병재(사진=방송캡쳐).-대학교 때 생활을 보면 수줍음을 많이탔던 거 같은데 개그맨이 되려했다는 게 낯설다▶유: 숫기는 없었다. 그런데 사람들 웃기는 게 좋았다. 어려서부터 발표하는 걸 좋아했다. 학교에서 삼행시나 짧은 시 지어오라는 숙제를 내주잖나. 그럼 친구들 웃기고 싶어 집에서 정말 열심히 준비하는 캐릭터였다. 중학교 때까지는 엄청 외향적이었다. 까불기도 하고. 그런데 고등학교 올라가니 다소 처지고 낯을 가리게 되더라. -별명이 뭐였나▶유: 이름에 병 자가 들어 있어 병따개나 뭐 이런 게 많았다. 키가 작아 ’반지의 제왕‘ 속 드워프인 김리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래도 공부는 잘 했나 보다. ’극한직업‘ 속 이력서를 보니 수학과외 경력이 있더라(유병재는 방송에서 “전교 1등을 한 적 있다”고 했다. 2007년 서강대 신방과에 입학해 현재 휴학 중이다.)▶유: 수리영역은 수능에서 만점을 받았다. 물론 그 해는 수리영역이 쉽게 나왔지만. 주로 어린 친구들을 가르쳤다. -페이스북을 보니 ’수지가 아까울까 이민호가 아까울까 시간이 아까웠다‘란 글을 썼더라. 왜 쓴 건가▶유: 아, 그건 두 사람 열애 기사 보고 든 생각이다. 문득 떠올랐다. 소식 접하고 누가 아까울까란 생각을 하는 날 발견했고, 그걸 생각하는 내가 한심해서 적은 거다. 유병재에 ’무한도전‘은 지울 수 없는 ’방송 지문‘이 됐다. 유병재는 ’무한도전‘ 새 멤버 영입 프로젝트에 두 번이나 출연하며 시청자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무한도전‘은 큰 추억이 될 것 같다▶유: 워낙 좋아했던 프로그램이다. 다들 잘하시는 분들만 나오시잖나. 그분들 보느라 시청자처럼 있다 온 거 같다. 하도 웃겨서. 지켜보며 ‘나도 저렇게 방송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단순히 말 잘하고 이런 걸 넘어서. 촬영장 가니 ‘무한도전’ 멤버들이 ‘특이하다’ ‘귀엽다’ 며 좋아해 줘 감사했다.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했고 예능 작가로도 활동했으며 드라마도 썼다. 다음은 뭔가▶유: 계속 찾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을 더 해보고 싶다. 만들어보고 싶은 기획 아이템이 몇 개 있어서. 작사도 해보고 싶다. 재미있게 쓰고 싶다. -같은 회사의 나영석 PD와 작업해 보는 건 어떤가▶유: ‘삼시세끼‘를 좋아했다. 그냥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더라. 폭소가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했던 내 방송 가치관이 옳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한 프로그램이다. 웃음이 한 가지만 있는 게 아니잖나. -작가, 개그맨, 배우, 연예인 중 제일 듣고 싶은 말은 뭔가▶유: 개그맨이다. 연예인은 지금도 아니라고 앞으로도 아닐 거라고 생각하지만,사람들은 그렇게 보지 않을 것 같고. 솔직히 ’무한도전‘까지 나갔는데 ’난 연예인 아니다‘라고 우기는 것도 좀 그렇고. -마지막 질문이다. 묘비에 어떤 글을 남기고 싶나▶유: ‘후지게’는 안 살았다? 지금도‘ 후지다’고 볼 수 있지만 창피하게 살고 싶진 않다. 그런데 지금도 묘비명을 쓰나?▶ 관련기사 ◀☞ 윤현민·전소민 '핑크빛 열애설'☞ "김연아-김원중 다시 커플 반지, 재결합은 공공연한 비밀"☞ '라스' 이재훈 "논현동 65억 빌딩 내놨다" 이유는?☞ 유연석, "길었던 무명 시간만큼 고민도 많았다"☞ '라스' 방은희, "개명 이유? 이혼에 수술, 화상까지 안 좋아서"…
- 구본무 LG 회장, '車부품 최강자' 꿈 무르익는다
- [이데일리 장종원 이재호 오희나 기자] “친환경 자동차부품 분야에서 더 나은 고객의 삶을 위한 미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1등을 목표로 철저하고 용기있게 키워 나가자.”차세대 자동차부품 산업의 왕좌를 노리는 구본무 LG 회장(사진)의 꿈이 현실화하고 있다. LG전자(066570)를 필두로 LG화학(051910), LG이노텍(011070) 등 주력 계열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대형 계약을 이끌어내는 등 점차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성장 한계에 부딪힌 가전·스마트폰 사업을 대체할 만큼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느냐가 관건이다. ◇LG전자, 글로벌 무대 ‘종횡무진’…실적 개선 본격화 LG전자는 최근 중국 둥펑(東風)자동차와 마이크로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차량용 부품을 공동 개발하는 내용의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둥펑자동차는 중국에서 1, 2위를 다투는 대형 완성차 업체로 일본 혼다·닛산, 프랑스 푸조, 기아차 등 글로벌 메이커와 합작 관계를 맺고 있다. 이번 제휴로 실적 개선과 함께 LG전자 차량용 부품의 인지도 제고를 기대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지난달 열린 ‘2015 제네바 모터쇼’에서 폴크스바겐의 자율주행 콘셉트카 ‘제아(Gea)’에 홀로그램 디스플레이와 스마트워치 등 전장부품 7종을 공급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와 ‘스테레오 카메라 시스템(Stereo Camera System)’ 개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구글이 개발하는 스마트카(무인주행자동차)에 탑재될 배터리팩도 단독 공급키로 했다.이같은 공격적인 행보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LG전자의 자동차부품 사업을 담당하는 VC사업본부는 지난해 두 자릿수 성장을 통해 처음으로 1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차량용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등 인포테인먼트 솔루션, 전기차 모터·인버터 등 구동 부품 및 배터리 팩, 공조·냉각 관련 부품 등 전 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기록 중이다. LG전자는 올해부터 VC사업본부 실적을 별도로 공개하기로 했다. 그만큼 자신감이 붙었다는 의미다. 박경렬 VC사업본부 기획관리담당 상무는 “자동차 제조업체의 차량이 개선되면서 LG전자 제품을 채용하는 차종이 늘어났다”며 “지속성장이 가능한 수준으로 잔고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주력 계열사, 車부품 세계 1위 도전 LG전자와 함께 다른 주력 계열사들도 글로벌 시장 석권을 위해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세계 1위를 차지한 제품이 나오고 있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30% 이상의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달 30일 독일 다임러그룹을 고객사 명단에 추가하면서 20대 자동차 브랜드 가운데 13곳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됐다. LG이노텍은 20여종에 이르는 차량용 전장부품을 290여개의 완성차 모델에 공급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미국·일본·독일 등 주요 시장에 모두 진출했다. 특히 올해 초 크라이슬러를 통해 북미 차량용 LED 시장에 진입하면서 모터·센서, 통신모듈, 카메라모듈에 이어 LED 패키지까지 주요 전장부품 라인업을 모두 확보했다. 지난해에는 차량용 전장부품 사업에서만 전년보다 19% 성장한 532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LG디스플레이(034220)도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미래 먹거리로 육성 중이다. 자동차 내비게이션, 계기판, 엔터테인먼트 디스플레이 등 차량용 LCD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것.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연초 기자간담회에서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1차적으로 자동차 계기판 쪽을 시작하고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며 추후 차량용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까지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밖에도 자동차 원단을 생산하는 LG하우시스(108670)와 전기차 충전 솔루션 개발 및 인프라 구축 사업을 하는 LG CNS까지 포함하면 자동차부품 사업에 승부를 걸겠다는 구 회장의 의지가 분명히 드러난다. 재계 관계자는 “LG의 자동차부품 사업이 올해부터 서서히 성과를 내기 시작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열린 제네바 모토쇼에서 LG전자와 폭스바겐 그룹의 디자인하우스 ‘이탈디자인’은 기술협업을 통해 자율주행 콘셉트카 ‘제아’를 선보였다. LG전자 제공.▶ 관련기사 ◀☞[단독]LG전자, 中 최대 둥펑자동차 뚫었다…車부품사업 날개☞서울시 IoT 사업..SI 발주 방식에서 탈피, 기술 구매한다☞LG전자 'G4' 글로벌 체험단 4000명 운영
- [전문]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
-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어제의 새누리당이 경제성장과 자유시장경제에 치우쳤다면 내일의 새누리당은 성장과 복지의 균형발전을 추구하는 정당이 되겠다”면서 “하지만 국가안보만큼은 정통보수의 길을 확실하게 갈 것”이라고 말했다.다음은 유승민 원내대표의 교섭단체대표연설 전문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합시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의화 국회의장님과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이완구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세월호…그리고 통합과 치유1년전 4월 16일, 안산 단원고 2학년 허다윤 학생은 세월호와 함께 침몰하여 오늘까지 엄마 품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윤이의 어머니는 신경섬유종이라는 난치병으로 청력을 잃어가고 있지만, ‘내 딸의 뼈라도 껴안고 싶어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다윤 양과 함께 조은화, 남현철, 박영인 학생, 양승진, 고창석 선생님, 권재근씨와 권혁규군 부자, 이영숙씨... 이렇게 9명의 실종자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실종자 가족들은 “피붙이의 시신이라도 찾아 유가족이 되는 게 소원”이라고 합니다. 세상에 이런 슬픈 소원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희생자 295명, 실종자 9명, 그리고 생존자 172명을 남긴 채 1년 전의 세월호 참사는 온 국민의 가슴에 슬픔과 아픔, 그리고 부끄러움과 분노를 남겼습니다.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에게 국가는 왜 존재합니까. 우리 정치가 이 분들의 눈물을 닦아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엊그제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인양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이 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고, 지난 1년의 갈등을 씻어주기를 기대하면서, 저는 정부에 촉구합니다.기술적 검토를 조속히 마무리 짓고, 그 결과 인양이 가능하다면 세월호는 온전하게 인양해야 합니다. 세월호를 인양해서 “마지막 한 사람까지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을 지키고, 가족들의 한(恨)을 풀어드려야 합니다. 평택 2함대에 인양해둔 천안함과 참수리 357호에서 우리가 적의 도발을 잊지 못하듯이 세월호를 인양해서 우리의 부끄러움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세월호 인양에 1000억원이 넘는 돈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막대한 돈이지만, 정부가 국민의 이해를 구하면 국민들께서는 따뜻한 마음으로 이해하고 동의해 주실 것입니다.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우리는 분열이 아니라 통합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온 국민이 함께 희생자를 추모하고, 생존자의 고통을 어루만져 드려야 합니다.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배상 및 보상 등을 둘러싼 대립과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정부는 진지한 자세로 임해야 합니다.정치권은 세월호 참사라는 국가적 비극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 통합과 치유의 길에 앞장서야 합니다.세월호 참사 외에도 우리 사회에는 통합과 치유를 위해 정부와 국회가 함께 나서야 할 일이 많습니다. 군에서 사망한 자식의 유해와 시신을 데려가지 않는 부모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지금이라도 그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천안함, 5.18민주화운동 등 우리 역사의 고비에서 상처를 받고 평생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치유의 손길을 내밀어야 합니다.이 분들의 고통을 하나씩 해결해 나갈 때, 비로소 국민의 마음이 열리고 통합의 길이 열리게 됩니다.◇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야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보수정당인 새누리당은 오랜 세월 산업화와 경제성장을 견인해왔습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의 유지와 발전에도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합니다. 남북분단과 군사대치 상황에서 국가안보를 지켜왔습니다.이제 새누리당은 보수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합니다. 심각한 양극화 때문에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는 갈수록 내부로부터의 붕괴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공동체를 지키는 것은 건전한 보수당의 책무입니다.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국가안보를 지키는 것이 보수의 책무이듯이, 내부의 붕괴 위험으로부터 공동체를 지키는 것도 보수의 책무입니다.새누리당은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겠습니다. 가진 자, 기득권 세력, 재벌대기업의 편이 아니라, 고통받는 서민 중산층의 편에 서겠습니다.빈곤층, 실업자, 비정규직, 초단시간 근로자, 신용불량자,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장애인, 무의탁노인, 결식아동, 소년소녀 가장, 다문화가정, 북한이탈주민 -- 이런 어려운 분들에게 노선과 정책의 새로운 지향을 두고, 그 분들의 통증을 같이 느끼고, 그 분들의 행복을 위해 당이 존재하겠습니다.10년전 노무현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양극화를 말했습니다. 양극화 해소를 시대의 과제로 제시했던 그 분의 통찰을 저는 높이 평가합니다. 이제 양극화 해소라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함에 있어서는 여와 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새누리당은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나누면서 커가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어제의 새누리당이 경제성장과 자유시장경제에 치우친 정당이었다면, 오늘의 이 변화를 통하여 내일의 새누리당은 성장과 복지의 균형발전을 추구하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자유시장경제와 한국자본주의의 결함을 고쳐 한국경제 체제의 역사적 진화를 위해 노력하는 정당이 되겠습니다.그러나 국가안보 만큼은 정통보수의 길을 확실하게 가겠습니다.새누리당의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면서, 저는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의 최근 변화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은 ‘경제정당, 안보정당’을 말하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미래산업정책’을 말하고 있습니다. 급식, 보육은 물론 심지어 의료, 교육, 주택까지 보편적 무상복지를 고집하던 야당이 드디어 성장의 가치, 안보의 가치를 말하기 시작한 것입니다.놀라운 변화입니다. 환영합니다. 저는 진보정당의 이러한 변화가 단순히 총선과 대선의 득표용 전략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 변화 속에 국가의 미래를 위한 고민과 진정성이 담겨 있으리라고 기대해 봅니다.◇진영을 넘어 합의의 정치로여와 야, 보수와 진보의 새로운 변화를 보면서 저는 ‘진영의 창조적 파괴’라는 꿈을 가집니다. 진영을 벗어나 우리 정치도 공감과 공존의 영역을 넓히자는 꿈을 현실로 만들고 싶습니다.그동안 우리 정치는 여야 진영 간, 보수 진보 진영 간의 대립과 반목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했습니다. 진영은 그 본질이 독재와 똑같습니다. 진영의 울타리를 쳐놓고 그 내부 구성원들에게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생각의 차이가 있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정상적인데, 어느 당, 어느 진영의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개인의 소신은 집단의 논리에 파묻히고 말았습니다.여와 야, 보수와 진보, 양쪽 모두 진영의 논리에 빠져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았고, 이는 국민의 눈에 어처구니 없는 정쟁으로 비쳐졌습니다.여당 시절 추진했던 FTA, 연금개혁을 야당이 되니까 반대하는 일, 의원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국회에서 여야가 당론투표를 강요하는 일, 역대 정권마다 여당이 정부와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만 해오던 일, 이런 부끄러운 일들이 진영싸움 때문에 일어난 일들이라고 생각합니다.그래서 저는 원내대표가 된 이후 가급적 당론이라는 이름으로 의원님들의 자유로운 의사를 구속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시대가 바뀌어도 보수와 진보가 똑같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국가의 먼 장래를 위해 꼭 해야 할 일이라면, 오늘 보수와 진보는 머리를 맞대고 공통의 국가과제와 국가전략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영의 논리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진영싸움을 중단해야 합니다.우리는 국가의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시작해야 합니다.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일들은 합의의 정치를 통하여 정책을, 입법을, 예산을 구체화해야 합니다.우리가 합의의 정치를 해야 할 이유는 또 있습니다. 포퓰리즘의 과열경쟁을 자제하기 위해서도 합의가 필요합니다. ‘민주주의라는 정치시장’에서 정치의 본능은 득표입니다. 표 때문에 우리 정치인들은 포퓰리즘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소위 ‘죄수의 딜레마’처럼, 그 동안 여야의 포퓰리즘 경쟁은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반복되었고, 이는 국가재정, 국가발전에 큰 피해를 주었습니다. 역대 대선과 총선에서 각 정당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들이 그 생생한 사례들입니다.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지만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일을 하려면 합의의 정치가 필요합니다.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우리 국회가 진영의 논리와 포퓰리즘 경쟁에서 벗어나 국가의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시작한다면, 우리가 할 일은 많고, 국민은 우리 정치를 다른 눈으로 평가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저는 이런 노력이 진정한 정치개혁이라고 믿습니다.성장과 복지, 안보와 통일, 저출산 고령화, 청년실업, 일자리와 노동, 교육, 보육, 의료, 연금 등 합의의 정치가 할 일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매우 어려운 문제, 아주 인기 없는 정책일수록, 그러나 국가장래를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일수록 우리는 용기를 내어 통큰 합의를 해야 합니다.◇공무원연금 개혁몇가지 중요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4월 국회의 최대 현안인 공무원연금 개혁이 그 첫 번째 시험대입니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역대 정권이 모두 시도했으나 번번이 좌절한,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공무원의 고통분담이 수반되는 일이니 당연히 득표에 도움이 안되는, 인기 없는 개혁입니다.그러나 이제는 국민 모두가 알고 있듯이 국가장래를 위해 지금 꼭 해야만 하는 개혁입니다. 지난 2년간 박근혜 정부가 추진했던 정책 중에서 저는 공무원연금 개혁에 도전한 것을 가장 높이 평가합니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이념의 문제도, 정쟁의 대상도 아닙니다. 야당이 말하는 것처럼 무슨 군사작전 하듯이 추진하려는 것도 아니고, 20년전 김영삼 정부때부터 추진해왔던 것입니다.“급하게 졸속으로 하지 마라?” 이런 정치적 수사로 개혁을 지연시키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때도 추진하려 했지만 실패했던 것을 야당도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어제 발표된 ‘2014년 국가결산’에 따르면 총 국가부채 1211조원 중 53%인 644조원이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충당부채였습니다. 앞으로 공무원연금에 얼마나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지 우리는 다 알고 있지 않습니까. 미래세대에게 엄청난 빚을 떠넘긴다는 것을 야당도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이제 공은 우리 국회에 넘어와 있습니다. 당사자인 정부와 공무원이 해결하지 못한 개혁을 국회가 마무리해내야 합니다. 공무원들과 국민들의 성숙한 고통분담 의식, 거기에 여야간 합의의 정치가 보태지면, 역대 어느 정권, 어느 국회도 못했던 개혁을 우리는 해낼 수 있습니다.그런 점에서 저는 새정치민주연합에게 호소합니다. 문재인 대표님과 우윤근 원내대표님께 호소합니다. 야당이 경제정당을 말하려면 이번 4월 국회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에 동참해야 합니다.공무원들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고 의견제시의 기회를 드리기 위해 국민대타협기구와 같은 노력을 해왔지만, 이해당사자에게 최종결정 권한까지 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 결정은 주권자인 국민의 대의기구인 우리 국회가 하는 겁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노무현 정부 임기 중인 2007년에 그 어려운 국민연금 개혁을 이루어낸 훌륭한 전통을 갖고 있습니다.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서 국민연금 개혁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생생히 지켜보셨던 문재인 대표께서 이번 공무원연금 개혁에 합의해 주신다면, 국민들은 경제정당의 진정성을 평가할 것입니다.여야 모두 공무원연금 개혁이 지금 9부 능선까지 왔다고 인정합니다. 마지막 한 달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이 중요한 개혁이 또 무산된다면 19대 국회는 여야 가릴 것 없이 국민의 지탄을 면할 수 없고 국민의 정치불신은 극에 다다를 것입니다. 합의의 정치로 공무원연금개혁이 꼭 성공하도록 의원님들의 동참을 호소드립니다.공무원연금개혁 이후 공적연금의 강화가 이슈가 될 전망입니다. 국민연금의 경우 2007년 고통스러운 개혁을 단행했고,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는 기초연금 때문에 진통을 겪었습니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높이는 것은 기여율 인상 없이는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오히려 국민연금의 경우 연기금자산운용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개혁으로 수익률을 제고해서 연금고갈시점을 최대한 연장하는 것이 국민부담을 줄이는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세금과 복지두 번째 사례는 세금과 복지 이슈입니다. 세금과 복지 이슈만큼 정치적 휘발성이 강한 이슈도 없을 것입니다. 소득세 연말정산 사태에서 우리는 생생하게 보았습니다. ‘세금을 올린 정당은 재집권에 성공할 수 없다’는 정치권의 금언이 있을 정도입니다.저는 이 연설을 쓰면서 2012년 새누리당의 대선공약집을 다시 읽었습니다. 그 공약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지만, 그와 동시에 저희 새누리당의 공약이었습니다.문제는 134.5조원의 공약가계부를 더 이상 지킬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이 반성합니다.저는 지난 4월1일 정부가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지속가능한 복지국가 실현을 위한 복지재정 효율화 방안’을 발표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3조원의 복지재정 절감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는 점을 평가합니다.그러나 지난 3년간 예산 대비 세수부족은 22.2조원입니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임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정치권은 국민 앞에 솔직하게 고백해야 합니다. 세금과 복지의 문제점을 털어놓고, 국민과 함께 우리 모두가 미래의 선택지를 찾아 나서야 합니다.이 일은 공무원연금 개혁보다 더 어렵고, 인기는 더 없지만, 국가 장래를 위해 더 중요한 일입니다. 세금과 복지야말로 합의의 정치가 절실하게 필요한 문제입니다. 서민증세 부자감세 같은 프레임으로 서로를 비난하는 저급한 정쟁은 이제 그만 두고 여야가 같이 고민해야 합니다.그 고민의 출발은 장기적 시야의 복지모델에 대한 합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의 복지는 ‘저(低)부담-저(低)복지’입니다. 현재 수준의 복지로는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체의 붕괴를 막기에 크게 부족합니다.그러나 ‘고(高)부담-고(高)복지’는 국가재정 때문에 실현가능하지도 않고, 그게 바람직한지도 의문입니다. 고(高)부담-고(高)복지로 선진국이 된 나라도 있지만, 실패한 나라도 있습니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저출산-고령화로 인하여 앞으로 50년간 기형적 인구구조라는 재앙이 닥치게 되어 있습니다.현재의 복지제도를 더 확대하지 않고 그대로 가더라도, 앞으로 복지재정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되어 있습니다.우리가 지향해야 할 목표는 ‘중(中)부담-중(中)복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국민부담과 복지지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기준으로 OECD 회원국 평균 정도 수준을 장기적 목표로 정하자는 의미입니다. 이는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태리 같은 유럽 국가들보다는 낮지만, 현재의 미국, 일본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을 지향한다는 뜻입니다.이는 결코 낮은 목표라고 볼 수 없습니다. 최근 여야간에 중(中)부담-중(中)복지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우리는 국민의 동의를 전제로 이 목표에 합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중(中)부담-중(中)복지를 목표로 나아가려면 세금에 대한 합의가 필요합니다. 무슨 세금을 누구로부터 얼마나 더 거둘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합의해야 합니다.증세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난 3년간 22.2조원의 세수부족을 보면서 증세도, 복지조정도 하지 않는다면, 그 모든 부담은 결국 국채발행을 통해서 미래세대에게 빚을 떠넘기는 비겁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가진 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낸다는 원칙, 법인세도 성역이 될 수 없다는 원칙, 그리고 소득과 자산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보편적인 원칙까지 같이 고려하면서 세금에 대한 합의에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부자와 대기업은 그들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세금을 떳떳하게 더 내고 더 존경받는 선진사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조세의 형평성이 확보되어야만 중산층에 대한 증세도 논의가 가능해질 것입니다.최근의 여야 대표연설은 대부분 우리 국회가 세금과 복지 문제에 관한 대타협기구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지난 2월 우윤근 원내대표님도 이런 제안을 하셨습니다. 저는 새누리당 의원님들의 동의를 구하여 세금과 복지 문제에 대한 여야 합의기구의 설치를 추진하겠습니다. 정부도 세금과 복지 문제에 대한 새로운 구상을 제시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보육 개혁복지지출 중에서 보육 분야는 현실적 어려움이 큽니다. 여야 합의기구가 출범하면 이 문제도 여야가 함께 풀어갑시다. 0∼2세 보육료, 3∼5세 누리과정, 0∼5세 양육수당을 합친 올해 보육예산은 10조 2,500억원으로서, 급식예산 2조 5천억원의 4배입니다. 최근의 지방재정법 개정 과정에서 보았듯이 보육재원의 조달을 둘러싼 중앙과 지방의 갈등은 심각합니다.1991년 영유아보육법이 제정된 이래 지난 24년간 보육은 계속 확대되어 왔고, 박근혜 정부는 0∼5세의 모든 영유아에게 소득에 관계없이 보육지원을 대폭 확대했습니다.보육과 양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 국가의 지원은 확대되었으나, 이 정책이 저출산 해소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제고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의문입니다.더구나 최근 보육시설에서 연달아 발생하는 사고들을 보면서, 0세 영아를 어린이집에 보내면 월 77만 8천원이 지원되는데 집에서 키우면 월 20만원이 지원되는 모순을 보면서, 또 어린이집, 유치원과 가정이라는 보육공동체의 비정상적인 모습들을 보면서, 우리는 보육정책의 재설계가 절실하다는 점을 깨닫고 있습니다.“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는데, 우리 공동체는 아이를 낳고 잘 키우는 문제를 돈으로만 해결하려 하지 않았는지, 반성하게 됩니다.4월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한 대로 지방재정법을 개정하고 정부가 합의했던 5,064억원도 동시에 집행하며, 영유아보육법도 개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의 보육정책에 대해서는 우리 국회가 진지한 토론과 대안의 모색에 여야가 함께 착수할 것을 제안합니다. 정부도 앞으로 보육정책과 예산을 어떻게 할 것인지, 현실성 있는 방안을 제시해 주기 바랍니다.◇성장의 가치와 성장의 해법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경제성장은 오랫동안 보수의 의제였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소득주도형 성장, 포용적 성장’을 말했을 때, 저는 이 새로운 변화를 진심으로 환영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야당이 성장의 가치를 말한다는 것 자체가 반가웠습니다. 보수가 복지를 말하기 시작하고, 진보가 성장을 말하기 시작한 것은 분명 우리 정치의 진일보라고 높이 평가합니다.정작 중요한 문제는 성장의 해법입니다. 복지는 돈을 어떻게 쓰느냐의 문제인데, 성장은 돈을 어떻게 버느냐의 문제입니다. 성장의 해법은 복지의 해법보다 훨씬 더 어렵습니다.KDI가 발표한 장기거시경제 전망에 따르면 현재의 3.5%의 잠재성장률은 2050년대에 1.0%로 추락합니다. 더 비관적인 전망에 따르면 2040년대부터 1.0% 이하로 추락하여 2060년대부터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락합니다. 대한민국이 성장을 못하는 나라, 저성장이 고착화된 나라가 되는 것입니다.이는 국가적 대재앙입니다. 성장을 못하면 우리 사회의 모든 게 어려워집니다. 성장을 못하면 일자리와 소득이 줄어들고, 서민 중산층이 붕괴되어 양극화는 더 심각해지고, 국가재정도 버티기 힘들어 복지에 쓸 돈이 없는 악순환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통일을 하더라도 통일비용을 부담할 재원이 없습니다.앞으로 100년간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하고 가장 어려운 문제는 경제성장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양극화 해소 못지 않게, 성장 그 자체가 시대의 가치가 되어야 합니다.2100년까지 한국경제가 성장을 못하는 것은 경기변동의 문제가 아닙니다. 성장을 뒷받침하는 노동, 자본, 기술 등 세 가지 요소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소위 펀더멘털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저성장의 원인에 대한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대책을 일관되게 추진하지 못한다면, 한국경제는 20세기의 성취를 21세기에 다 날려보내고 선진국 진입의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 것입니다.저성장은 이렇게 고질적이고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문제인데, 민주화 이후 역대 정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성장전략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예외 없이 집권 초반의 경제성적표를 의식해서 반짝경기를 일으켜 보려는 단기부양책의 유혹에 빠졌습니다.성장잠재력 자체가 약해져서 저성장이 고착화된 경제에서 국가재정을 동원하여 단기부양책을 쓰는 것은 성장효과도 없이 재정건전성만 해칠 뿐이라는 KDI의 경고를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국가재정 때문에 공무원연금개혁의 진통을 겪으면서, 별 효과도 없는 단기부양책에 막대한 재정을 낭비해서야 되겠습니까. 건전한 국가재정은 그 동안 한국경제를 지탱해온 최후의 보루였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입니다. 1997∼98년의 IMF 위기와 2008∼09년의 금융위기도 그나마 국가재정이 튼튼했기 때문에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이제 단기부양책은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 IMF 위기처럼 극심한 단기불황이 찾아오지 않는 한, 단기부양책은 다시는 끄집어내지 말아야 합니다. 그 대신 장기적 시야에서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데 모든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성장잠재력을 키우는 일은 한 두가지 정책수단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뼈를 깎는 개혁을 단행해야 합니다. 자본, 노동, 여성, 청년, 교육, 과학기술, 농어업, 제조업, 서비스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가히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그 혁명적인 변화의 최종 목표는 우리 경제의 경쟁력 강화이며, 성장잠재력 확충입니다.가장 중요한 몇가지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재앙은 반드시 막아내야 합니다. 0∼5세 보육예산을 늘리는 정책만으로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졸업하고 취직하고 결혼하고 집 구해서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들도록 해야 합니다. 내 아이가 자라서 나보다 더 잘 살 거라는 희망을 드려야 합니다. 보육, 교육, 노동, 일자리, 주택, 복지 등을 포괄하는 종합대책을 일관되게 밀고 나가야 저출산 문제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당장의 인력 감소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청년, 여성, 장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이는 대책이 필요합니다. 여성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고, 여성이 더 이상 경력단절을 겪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정년후 장년층의 재고용을 촉진하는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청년일자리를 위해서 정부는 ‘청년일자리 전쟁’을 하겠다는 각오로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들을 총동원해서 청년의 고용률을 높여야 합니다. 우리 모두에게 일자리는 삶의 문제입니다. 사회 문턱에 갓 들어선 청년들에게 실업보다 더 큰 고통은 없을 것입니다.정부, 공기업, 정부산하단체부터 청년일자리 늘리기에 앞장서야 합니다. 정부는 대기업과 금융기관들에게 임금인상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청년일자리를 늘려 달라고 호소하고 청년고용에는 인센티브를 줘야 합니다. 청년창업에 대한 국가지원도 대폭 확대하고, 크라우드펀딩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도 조속히 통과되어야 합니다.청년들이 취업하기를 원하는 서비스산업의 발전을 위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도 조속히 통과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중소기업의 청년고용에 대한 임금보조를 확대하고, 중소형 공장이 밀집한 지역의 환경을 개선하는 데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합니다.과학기술의 발전과 인재양성은 성장의 마지막 희망을 걸어야 할 분야이고 국가의 명운이 걸린 분야입니다. 부가가치가 높은 과학기술주도형 성장으로 가려면 오랜 시간에 걸친 일관된 국가 R&D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는 분야이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어야 하는 분야입니다. 연구개발예산의 총투자액은 확대하되 민간이 하지 못하는 분야를 국가가 담당해야 합니다. IMF 위기 이후 누적된 문제로 고장난 국가R&D시스템은 근본적인 진단후 수술이 불가피합니다. 과학기술교육의 혁신과 이공계 우대 정책도 확대되어야 합니다. 제조업이 더 강해져야 관련 서비스산업이 같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전자, 반도체,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주력제조업의 위기는 지금 한국경제의 가장 큰 위기입니다. 이들 주력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중소기업 분야에서도 벤처만 우대할 것이 아니라 지금 잘하고 있는 업종과 기업들이 더 잘 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한계기업은 과감하게 퇴출시켜 새 살이 돋아나도록 하고, 잘하는 기업에게 자원이 배분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공정한 고통분담, 공정한 시장경제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성장의 해법은 경제 사회 전 분야에 걸친 고통스러운 개혁입니다.성장을 향한 개혁은 고통스럽기 때문에 어느 일방의 희생만 강요해서는 안됩니다. 개혁이 성공하려면 공정한 고통분담, 공정한 시장경제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며, 합의의 정치가 필요합니다.노사정 대타협이 바로 그런 합의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늘 이 시간까지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정책 못지않게,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격차 등 이중구조를 해소하고 고용안정성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특히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는 정책은 우리 사회의 공정성과 양극화 해소 차원에서 강력히 추진되어야 합니다. 정부와 공기업은 지금 추진 중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더 확실하게 추진해야 합니다. 30대 그룹과 대형 금융기관들도 상시적 업무에 일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재벌도 개혁에 동참해야 합니다. 재벌대기업은 지난날 정부의 특혜와 국민의 희생으로 오늘의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재벌대기업은 무한히 넓은 글로벌 시장에서 일등이 되기 위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 집중해야 합니다. 일가 친척에게 돈벌이가 되는 구내식당까지 내주고 동네 자영업자의 생존을 위협하는 부끄러운 행태는 스스로 거두어들여야 합니다.천민자본주의의 단계를 벗어나 비정규직과 청년실업의 아픔을 알고 2차, 3차 하도급업체의 아픔을 알고 이러한 문제의 해결에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존경받는 한국의 대기업상으로 거듭나야 합니다.정부는 재벌대기업에게 임금인상을 호소할 것이 아니라, 하청단가를 올려 중소기업의 임금인상과 고용유지가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가장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재벌정책은 재벌도 보통 시민들과 똑같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재벌그룹 총수 일가와 임원들의 횡령, 배임, 뇌물, 탈세, 불법정치자금, 외화도피 등에 대해서는 보통 사람들, 보통 기업인들과 똑같이 처벌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 검찰, 법원은 재벌들의 사면, 복권, 가석방을 일반 시민들과 다르게 취급할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공정한 고통분담과 공정한 시장경제는 결국 복지, 노동, 경제민주화, 법치로 귀결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증세, 중(中)부담-증(中)복지의 사회안전망, 비정규직 대책, 청년일자리, 최저임금 인상과 같은 대책들이 성장의 해법과 함께 가야 합니다. 정부는 성장잠재력과 상관없는 단기부양책이 아니라 사회적 대타협에 필요한 곳에 예산을 써야 합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아직도 임기가 3년 가까이 남아있는 박근혜 정부가 이상과 같은 근본적 개혁의 길로 나아가기를 희망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정부가 단기부양책보다는 노동-금융-교육-공공의 4대 부문 개혁을 말하고 2017년까지 잠재성장률 4%대 진입을 목표로 ‘3년의 혁신으로 30년의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나선 점을 저는 높이 평가합니다.그러나 3년내의 성과에 조급해서는 안됩니다. 잠재성장률을 4%대로 높이는 일은 3년의 개혁으로는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박근혜 정부가 앞으로 3년 동안 그 다음 정부가 후퇴시킬 수 없는 개혁의 제도적 기반을 구축할 수만 있다면, 역사적 평가를 받을 것입니다.정부는 공무원연금 개혁에서 시작하여 세금과 복지, 노동, 보육과 교육, 청년일자리, 그리고 성장 등의 분야에서 개혁의 인프라를 제안하고, 우리 국회는 합의의 정치로 국가의 장래를 준비하는 개혁을 뒷받침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에 새로운 희망이 보이지 않겠습니까.저는 야당이 제시한 소득주도 성장론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정한 속도의 최저임금 인상,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지출의 확대는 빈곤과 양극화 해소라는 차원에서 동의합니다. 최저임금 인상과 복지지출 확대가 저소득층의 소비를 늘려 내수 진작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는 점도 동의합니다.그러나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2100년까지 저성장의 대재앙이 예고된 우리 경제에 대하여 이 정도의 내용을 성장의 해법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저는 소득주도 성장을 정치적으로 비난할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제대로 된 성장의 해법이 없었던 것은 지난 7년간 저희 새누리당 정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녹색성장과 4대강 사업, 그리고 창조경제를 성장의 해법이라고 자부할 수는 없습니다.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왕 야당이 성장이라는 시대의 가치를 얘기한다면, 여야가 그 해법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합의의 정치로 성장을 위한 지난한 개혁의 길로 함께 가자는 점입니다.◇사회적경제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최근 많은 국민들께서 사회적경제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복지와 일자리에 도움을 주며 양극화 해소와 건강한 지역공동체의 형성에 도움을 주는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자활기업, 마을기업, 농어촌공동체회사 등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 영역도 돌봄, 보육, 교육, 병원, 신용, 도시락, 반찬가게, 동네슈퍼 등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우리가 중(中)부담-중(中)복지를 목표로 나아간다면 우리 사회 전체의 복지수요를 국가재정이 모두 감당할 수는 없습니다. 일자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이 만들어내는 일자리와 정부가 세금으로 만드는 일자리는 늘 충분하지 않습니다.사회적경제는 국가도, 시장도 아닌 제3의 영역에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경제활동으로서, 복지와 일자리에 도움이 되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역사적 진화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해왔던 선진국들도 사회적경제가 발달하고 있습니다.사회적경제는 정치적 오염과 도덕적 해이를 경계해야 합니다. 사회적경제를 건강하게 발전시키는 일은 여야 모두의 책임입니다. 우리 19대 국회가 사회적경제기본법을 제정하여 한국 자본주의의 역사적 진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가계부채라는 시한폭탄경제 분야의 마지막 주제로 저는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경고합니다. 작년말 가계부채는 1089조원을 기록했습니다. 국민 1인당 평균 2150만원이며, 가계부채가 GDP의 75%입니다. IMF 위기때는 기업들의 과도한 부채 때문에 외부로부터의 충격에 대규모 도산사태와 대량해고가 발생했고 양극화가 심화되었습니다.지금은 가계부채가 시한폭탄과 같은 문제가 되었습니다. LTV(주택담보대출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의 완화와 금리인하는 가계부채의 증가속도를 높여 문제를 더 악화시키고 있습니다.가계부채는 개인이 원금과 이자를 갚는 게 당연한 원칙입니다. 그러나 이 문제가 우리 경제 전체의 리스크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정부가 정교한 대책을 수립해 줄 것을 당부드립니다. 지난번 두 차례에 걸친 안심전환대출은 은행과 정부의 부담으로 원리금 상환능력이 있는 일부 계층에게만 혜택을 주는 정책이었습니다.앞으로 정부는 상환능력은 없고 부실의 위험도는 높은 한계선상의 가계부채에 대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을 촉구합니다.◇국가안보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성장, 복지와 함께 안보, 통일은 우리의 4대 국가 아젠다입니다. 올해는 광복 70년이자 분단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광복과 함께 분단이 된 70년 전의 슬픈 역사는 분단을 허물고 통일과 진정한 광복을 이룩해야 하는 역사적 과업을 우리에게 남겼습니다.대북정책과 통일정책은 별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대북정책이 쌓여서 통일정책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통일 이전에 북한의 개혁 개방, 북한경제의 발전, 북한체제의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한 대북정책이라는 주장에 저는 동의합니다.그러나 지금까지의 북한은 그런 이성적인 대북정책이 통하지 않는 상대입니다. 문제의 핵심에는 북한의 핵미사일이 있습니다. 지난 4월 2일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한 이란과 국제사회의 역사적 합의가 타결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란보다 핵무기 개발이 훨씬 앞선 북한의 핵문제는 조금도 진전이 없이 악화되어 가기만 합니다.2012년 12월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2013년 2월의 3차 핵실험 이후 우리 군은 북한이 노동미사일이나 스커드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한 핵미사일을 이미 실전배치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즉, 우리 국민들은 언제 우리를 향해 날아올지 모르는 핵미사일을 머리에 이고 살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싸드(THAAD) 요격미사일의 배치를 둘러싼 논쟁을 보면서 저는 “우리가 과연 우리 손으로 우리의 생명을 지킬 생각을 갖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북핵문제를 압박과 유도의 외교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에 저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1994년의 미국과 북한의 제네바 합의, 2005년 6자회담의 9.19 공동성명, 2012년 미국과 북한의 2.29 합의가 모두 어떻게 되었습니까. 북한은 그 때마다 약속을 깨고 핵개발은 계속되었습니다.북핵문제를 현명한 외교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당연히 경주하되, 우리는 하루라도 빨리 북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합니다. 우리가 진정 평화를 원한다면 억지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줘야 합니다. 저희 새누리당은 북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국방능력을 갖추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최근 안보정당을 내세운 새정치민주연합에게 묻습니다. 싸드의 한반도 배치를 반대하는 야당은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대안을 갖고 있습니까. 행여 북한이 핵공격은 절대 하지 않을 거라는 안이한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안보정당은 한마디 말로 하루 아침에 되는 게 아닙니다. 북핵과 싸드, 천안함 폭침, 북한인권법, 테러방지법 등 국가안보의 가장 중요한 질문에 대하여 분명한 입장과 행동이 있어야 스스로 안보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듣고 싶습니다.야당을 비판하려고 거북한 질문을 드리는 게 아닙니다. 늘 말로는 ‘국가안보는 초당적으로 대처한다’라고 하면서, 서로 생각의 차이는 너무나 큰 지금의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19대 국회가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 19대 국회가 국민의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해, 국민에게 내일의 희망을 드리기 위해 과연 무엇을 했는지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저는 매일 이 질문을 제 자신에게 던집니다. 저는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서 용감한 개혁을 하고 싶었습니다. 15년전 제가 보수당에 입당한 것은 제가 꿈꾸는 보수를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꿈꾸는 보수는 정의롭고 공정하며, 진실되고 책임지며, 따뜻한 공동체의 건설을 위해 땀흘려 노력하는 보수입니다.지난 15년간 여의도에 있으면서 제가 몸담아보지 않았던 진보 진영에도 나라를 걱정하고 국민을 사랑하는 훌륭한 정치인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또 그 분들의 생각 중에 옳은 것도 많고, 저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느낄 때도 많았습니다.좋은 생각, 옳은 생각을 가진 선량들이 모인 이 국회가, 우리 정치가 왜 국민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고 불신과 경멸의 대상이 되었는지 우리는 깊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오늘 제가 말씀드린,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가 하나의 해결책이 되기를 소망하면서 제 말씀을 마칩니다.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지역상공인이 뛴다]최재영 강남구 상공회장 "테헤란로 공동화 막겠다"(7)
-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테헤란로를 비롯해 강남지역 엑소더스(탈출)때문에 고민이 많습니다. 강남구청이 나서 공실률 줄이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쉽지 않죠. 공동화 현상을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고심중입니다.”지난 1일 만난 최재영(62·사진) 강남구 상공회장은 ‘잘 나가는 강남’이라서 더 고민이 깊었다. 실제 강남구는 서울시 25개 상공회가운데 사업비 자립률과 예산절감률 1위를 기록중이다. 법인사업자 비중도 월등히 높다. 5500여개 회원사중 75%가량이 법인사업자로 개인사업자는 25%에 그친다. 서울시 전체 상공회원중 법인사업자 비율이 41%에 그치는 점을 감안하면 30%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최재영 강남구 상공회장 사진=이데일리 한대욱 기자 doorim@최 회장은 1980년대 이후 섬유업, 주유소, 건축업, 부동산 임대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했다. 현재는 부동산임대업 등을 영위하는 연매출 200억원대의 거봉아이앤씨 회장을 맡고 있다. 테헤란로에도 건물이 있는 그는 정보기술(IT) 벤처기업의 메카였던 강남 테헤란로의 쇠퇴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테헤란로에 있던 기업들이 판교 등지로 빠져나가며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어요. 금요일 오후부터 일요일까지 테헤란로에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죠. 임대료를 10~15% 낮춰주기도 하지만 임대사업자들의 어려움이 큽니다.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의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정부도 테헤란로를 ‘스타트업 메카’로 키울 방침이다. 2013년 3월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이 ‘D캠프’를 개소했고, 네이버 D2, 팁스(TIPS)센터, 구글 캠퍼스 등의 스타트업 이노베이션 센터가 연내 오픈할 예정이다.강남구 상공회는 청년인턴제로 지원사격에 나섰다. 지난해에 9억4000만원에 이어 올해는 지원금으로 10억원을 배정했다. 해당기업이 강남구에 요청하면 기업당 2명까지 최대 월 100만원의 인턴지원금을 지급한다. 3개월뒤 인턴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경우 7개월을 추가 지원해 최대 10개월간 1인당 1000만원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지난 2년간 회장직을 맡아보니 지방자치단체(구청)과의 협의가 중요하더라구요. 지자체 등의 협조를 받아 상공회원들에게 도움을 주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경제적으로 클 수 있게끔 뒷받침해야죠.”특히 회원사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최 회장은 경영애로해소위원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연 3~4회 경찰서, 소방서, 세무서, 노동지청 실무자들과 경영애로해소위원회를 열고 있다. 강남구 상공회만의 특징인 최고경영자(CEO) 아카데미에도 문을 열어 관(官)과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강남구 상공회는 다른 구와 달리 임원사가 되려면 3개월 과정의 CEO 아카데미를 거쳐야 한다. 현재 임원사는 200곳으로 다른 구(30~50명)에 비해 월등히 많다. 최 회장은 “경영애로해소위원회 외에도 분기에 1회 정도 이업종간 직능단체장의 만남을 마련하고 있다”며 “이 모임을 통해 강남구 상공회원사의 시너지가 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재영 강남구 상공회장이 자신이 그린 유화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한대욱 기자 doorim@▶ 관련기사 ◀☞ 미래부의 수많은 스타트업 육성정책, 모두 통합한다☞ '창업 요람' 실리콘밸리서 꿈 키우는 韓 스타트업☞ 몸값 1兆 스타트업만 78곳…실리콘밸리 거품붕괴론 `솔솔`☞ [업무보고]중기청, 테헤란로에 '하이테크 창업캠퍼스' 설립☞ 강남 도로가 '테헤란로'인 이유
- [공연계甲질④] 공연 한 편 극장에 올리려면…
- 공연장 대관료 현황[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작년보다 어렵다.” 객석점유율 80%를 기록한 흥행작을 만들고도 투자 대비 수익을 못 봤다는 공연제작사와 극단이 넘쳐난다. 남는 게 없다니 함께 일하는 배우·스태프의 앞길도 막막하다. 결국 ‘악순환’이다. 공연계에서 물질적 성공은 헛된 꿈인가. 그래서 한번 따져봤다. 공연 한 작품을 극장에 올리는 데 도대체 얼마나 들고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P공연제작사 K대표는 지난해 가을 창작뮤지컬 한 편에 대한 구상을 끝냈다. 1200석 규모의 공연장에 3개월간 100회 남짓 올리는 계획을 세우고 극장 물색에 들어갔다. 1200석 안팎의 객석에다가 주요 무대설비, 지리적 접근성 등을 고려하면 서울서 찾을 수 있는 공연장은 6~7곳 정도. K대표는 J극장 대극장에서 올해 상반기 공연을 목표로 대관신청 작업에 돌입했다. 대관사용신청서와 단체(제작사) 프로필, 공연프로그램, 사업자등록증(주민등록증)을 극장 측 대관 담당부서에 제출했다. J극장의 경우 위원장인 사장을 포함해 7인 이내의 위원(외부 전문가 20~30% 비율)으로 심사위원회를 구성, 신청이 들어온 작품의 예술성·대중성·적합성 등을 심의한다. 다만 심사내용은 철저히 비밀에 부친다. J극장만 유별난 건 아니다. 국내의 극장들은 대부분 어떤 심의를 거쳐 대관심사가 이뤄지는지 심사규정이나 메뉴얼 등을 일체 공개하지 않고 있다. 말 그대로 ‘그들만의 심사’인 셈. K대표는 “대관심사기간을 1개월 정도 잡는데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는 것도 아니고 어떤 식으로 심사가 이뤄지는지 도통 알 수 없다”며 “승인 또는 불가 통보를 받기 전까지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다. 엄청 초조하다”고 전했다. 서류 제출 후 1개월 후 ‘운이 좋았다’며 K대표는 대관심사 통과를 알렸다. 하지만 본격적인 절차는 이제부터다. J극장 대극장의 1회 대관료는 약 300만원. 우선 조명·음향 장비나 연습실 등 사용여부를 극장 측과 논의한 후 계약을 하는데 이때 공연기간 전체에 해당하는 대관료 50%를 선금으로 내야 한다. 예상 대관료는 3억~4억원. 계약 시일을 하루 앞두고 어렵게 투자자를 끌어들인 K대표는 극적으로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그런데 끝이 아니다. 공연 3개월여를 앞두고 한 차례 더 심사를 거쳐야 한다. 여타 라이선스나 캐스팅, 일정상의 문제는 없는지를 극장 측이 체크하는 것. 티켓 오픈은 이 모두에 대한 극장측의 OK사인이 떨어져야 가능하다. 어찌됐든 복잡한 과정을 다 거친 K대표는 다 음달 드디어 공연을 올린다. 지금은 열심히 홍보 중이다. 이번 공연에 그가 쏟아부은 총 제작비는 대략 40억원. 제작비 구성은 이렇다. 인건비·배우 출연료 50%, 대관료 10∼20%, 소품·의상 10%, 무대제작 10%, 광고홍보 10%, 기타 잡비 10%. 이 공연이 수익을 내려면? 유료 객석점유율의 70%(65%가 손익분기점)를 무조건 넘겨야 한다. 대박이냐 쪽박이냐는 이제 관객의 선택으로 가려질 터다 . ▶ 관련기사 ◀☞ [공연계甲질①] 접대요구·열정페이…무대 속 '갑'의 횡포☞ [공연계甲질②] "고급 룸살롱만 4번"…극장횡포에 우는 제작사☞ [공연계甲질③] "너무 배고파"…제작사횡포에 우는 배우·스태프☞ [공연계甲질⑤] "예술 망치는 노예계약서를 찢어라"
- 17년차 배우 이규한, '예능 대세'의 현주소를 직시하다
- ‘예능 대세’ 이규한이 이데일리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한대욱기자)[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타이밍은 중요하다. 좋은 기회가 왔을 때 잘 잡는 것도 타이밍이 훌륭한 덕이다. 그리고 언제 떠날지 모르는 ‘인생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기 위해 그 순간을 ‘50m 달리기’ 수준의 스퍼트로 꾸준히 달려야한다.배우 이규한이 ‘대세’라 불린다. 데뷔 17년차 연기자다. 스포트라이트는 예능으로 받고 있다. KBS2 ‘우리동네 예체능’ 족구편에 고정 출연 중이다. 종합편성채널 JTBC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와 MBC ‘일밤’의 ‘진짜 사나이 시즌2’에 새로운 멤버로 합류했다. 곁가지로 출연하는 예능프로그램은 ‘그가 나오지 않은 것’을 제외하는 게 빠를 정도다. 예능국 섭외 ‘1순위’로 통하는 입담의 귀재, 솔직함의 대명사가 이규한이다.이규한의 좌우명은 ‘안전제일’이다. 다년 간 연예계 활동으로 체득한 가치관이다. 여기 저기 부르는 곳 많고, 찾는 사람이 넘치는 요즘, 이규한은 스스로 ‘빨간불’을 켰다. 겉으로 드러나는 말과 행동은 물론 속으로 혼자하는 생각까지 조심해야 하는 시기라고 했다. 그는 예능 대세라 주목 받는 자신의 현주소를 직시하고 있었다.“연예인 인생에서 가장 조명받는 시기입니다. 가장 조심해야 할 때죠. 중고거래도 얼마나 신중하게 하는데요.(웃음) 17년동안 연기를 했는데 배우가 아닌 예능인으로 화제가 되는 건 어찌보면 아쉽겠죠? 그런데 제가 직업의식이 좀 강합니다. 배우는 ‘직업’일뿐 제 삶의 전부가 될 순 없거든요. 분명히 경계를 두고 있어요. 그래서 배우가 아닌 예능인으로 사랑 받고 있는 지금 이 시기도 정말 감사하고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러한 경험과 사랑을 바탕으로 주종목인 연기에서 또 좋은 모습을 보여줄 일도 있겠죠.”“내 인생의 모토는 ‘안전제일’.”(사진=한대욱기자)배우가 예능에 진출하고, 아이돌 가수가 연기에 도전했다. 각각의 영역이 경계를 모호하게 둔지 오래다. ‘내가 예능만 하다 본업인 연기를 하지 못하게 되면 어쩌지’라는 고민은 일찌감치 접었다. ‘그렇게 될 일은 없다’는 자신감과 ‘그렇게 되더라도 그 상황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삶의 모토가 만든 의미 있는 여유다.“17년 동안 많이 생각했어요. ‘내가 스타가 되면 어떨까? 집은 어디로 구할까? 차는 뭘 살까?’ 꿈도 꿨었죠. 근데 17년 동안 많이 보기도 했어요. 그렇게 스타가 된 친구들이요. ‘우울해’라고 말하는 그들을 보며 ‘그럼 난 어떻게 살라는거야’라고 불만도 가졌는데 막상 돌아보니 정말 행복해보이지 않더라고요. ‘매 순간을 즐겁게 임하자’라는 각오를 갖게 된 것도 그래서예요.”이규한은 “나 같은 마인드의 사람이 참 잘됐으면 좋겠다”고 자화자찬하며 웃기도 했다. 실제로 인터뷰 내내 ‘정답’이 있고 ‘교과서’가 있다면 그의 말과 철학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정도였다. 지혜로 똘똘 뭉친 모습을 보여줬던 그다. 듣는 입장에서 먼저 칭찬을 해주지 않아 “내 입으로라도 말했다”고 너스레를 떠는 이규한은 그릇이 남다른 ‘대인배’ 같았다.“전 연기를 할 때부터 나보단 작품이 잘 돼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였어요. 예능프로그램도 마찬가지죠. 작년에 ‘라디오스타’에 나가고 ‘마녀사냥’에 출연했을 때가 예능 활동의 시작이었는데, 환경이 달라서 처음엔 어색했어요. 내 자신을 내려놓고, 솔직하게 리얼하게 부딪혀야 하더라고요. 사람들과 어울리고, 제 자신의 마음을 연 것도 예능 덕이에요.”이규한.(사진=한대욱기자)‘예능 고정 인생’ 반년도 되지 않았다. 이규한은 어느새 ‘예능 베테랑’이 돼 있었다. 각 프로그램 별로 특성을 파악하고 있었다. ‘캐릭터를 계산한다’는 의미가 아닌 마음가짐의 차이였다. 과거 작품 홍보를 위해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와 지금의 모습이 얼만큼 달라졌는지를 비교하면 ‘예능인 이규한의 성장기’는 일목요연하게 정리된다.“예능에 대한 불신이 컸어요. 내가 이런 말을 해도 될까, 어디까지 보여줘야 할까, 제작진은 편집을 잘 해줄까. 불안하니까 제대로 말도 못하고 즐기지도 못하죠. 요즘은 달라요. 열심히 한만큼 진가가 발휘되고, 제작진도 그에 맞춰서 최선을 다해줍니다. ‘진짜 사나이’를 하면서는 안타까운 게 정말 많았어요. 사실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시즌2가 시작된 거잖아요. 온갖 욕을 듣고, 생고생하려고 다들 출연하고 촬영하는 게 아닌데 ‘여론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모습이 슬프기도 해요. 대중이 온전한 우리의 모습을 인정해주고, 잘 봐줄 때까지 최선을 다해야죠.”이규한은 스스로를 17년 넘게 일하며 누구보다 주목을 못 받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안전이 제일이라는 그가 탈모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고, 여자친구를 서슴없이 공개한 건 적어도 이슈메이킹을 위한 ‘투척’은 아닌 셈이다. 그는 지금 방송 매체에 대한 불신, 이 사회 전체를 감도는 부정적인 기운까지 ‘큰 그림’을 내다보며 매 순간 최선의 힘을 쏟아붓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대세’ 타이틀이 이 사람, 저 사람으로 옮겨다니고 ‘섹시 스타’의 판도는 그 주기가 점점 단축돼 변화하고 있다. ‘혼돈의 예능기’에서 누구보다 활약하고 있는 이규한의 행보에 무게가 실리길, 많은 팬들이 응원하고 있다.▶ 관련기사 ◀☞ ''K팝스타4'' 이진아의 톱3 行, 오디션 시장을 위한 ''심폐소생술''☞ ''K팝스타4'' 릴리M, ''톱3行'' 좌절..이진아·케이티 높은 벽 ''실감''☞ ''개콘'' 이연, 대기실 인증샷 보니..''근육男 기죽인 화끈한 몸매''☞ ''개콘'' 이연, 비키니부터 셀카까지..''A급 과거사진 화제''☞ ''개콘'' 이연, 군살 제로 탄력 몸매..''역대급 S라인''
- [팝Talk톡]'배철수 음악캠프' 25주년 음반, 비틀즈는 왜 없을까
- MBC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 DJ 배철수(사진=MBC)[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 아바·사이먼 앤 가펑클·퀸·밥 딜런·루이 암스트롱까지.지난 25일 발매된 MBC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 25주년 기념 앨범을 장식한 음악인들이다. 1950년대부터 1970년대에 활동하며 전 세계 음악팬들의 귀를 축복한 이들이다. 하지만, 어딘지 허전하다. 그룹 비틀즈가 빠져서다.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팝 음악을 소개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비틀즈의 명곡도 적잖이 전파를 탔다. 그런데 비틀즈의 음악이 한 곡도 기념 음반에 실리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배철수의 음악캠프’에 소개된 음악 중 1950~1970년대 곡들을 모아 기념 음반을 만든 음반사는 소니뮤직이다. 이 회사에 문의하니 “비틀즈 노래는 컴필레이션 음반에 사용할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실리지 못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비틀즈 음반이 아닌 여러 가수의 곡을 한데 묶어 내는음반에는 비틀즈 노래의 저작권을 승인하지 않는다는 뮤지션 측 방침으로 ‘배철수의 음악캠프’ 25주년 기념 음반에 실리지 못했다는 뜻이다. 비틀즈가 빠져 아쉽기는 하지만 ‘배철수의 음악캠프’ 25주년 기념 음반에는 팝 역사를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명곡들이 실렸다. 1950~1970년, 1980~1990년, 2000년 이후로 나눠 시대별 각 두 장의 CD로 기념음반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실린 곡수만 100개다.이 중 1980~1990년대에는 셀린 디온, 뉴키즈 온 더 블럭, 조지 마이클 같은 팝가수에서부터 오아이스, 라디오헤드 같은 영국 출신 밴드로 모던록의 인기를 이끌었던 뮤지션의 음악이 다양하게 실렸다. 2000년대 이후에는 노라존스, 마이클 부블레부터 콜드플레이, 마룬파이브에서 프랭크 오션의 히트곡까지 담겼다. ‘팝음악 종합선물세트’나 다름없는 구성이다. ‘배철수의 음악캠프’ 25주년 기념 음반이 특별한 이유는 따로 있다. 워너·소니·유니버셜 뮤직 등이 손을 잡고 낸 음반이라서다. 저작권 관리가 투철하기로 정평이 난 외국 음반사가, 그것도 메이저 음반사 세 곳이 뜻을 모아 같이 음반을 내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를 두고 소니뮤직 측은 “‘배철수의 음악캠프’라 가능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국내 팝 음악 시장에서 매우 상징적인 프로그램이고 위축된 팝 음악 시장에서 꾸준히 팝 음악을 소개해 준 동반자 같은 프로그램이라 외국 음반사 3사가 모일 수 있었던 것”이라는 게 관계자의 말이다. 그렇다면 CD에 실릴 노래는 누가 정했을까. ‘배철수 음악캠프’에 선곡된 노래 중 배철수와 제작진이 CD에 들어갈 곡 두 배수를 먼저 정해줬다.이중 저작권 문제 등을 고려해 세 곳의 음반사가 가능한 곡으로 기념 음반을 꾸렸다. 어떤 시대의 음반을 내느냐에 따라 음반 판매량이 달라 질 수 있다. 1950~1970년대 노래는 소니뮤직이, 1980~90년대 노래는 유니버셜뮤직이, 2000년대 노래는 워너뮤직이 각각 음반으로 발매했다. 이는 ‘제비뽑기’로 정해졌다. 한 관계자는 “3사 음반사 관계자들의 MBC로 가 회의실에서 제비뽑기를 해 연도를 정했다”는 제작 후일담을 들려줬다. ‘베철수의 음악캠프’ 25주년 기념 음반.▶ 관련기사 ◀☞ '무한도전' 식스맨 놓고 광희-유병재 '견제'☞ "잘됐으면 좋겠다"..'꽃할배' 이서진X최지우, 썸을 부르는 케미☞ 유승옥 "韓 최초 빅토리아 시크릿 모델이 꿈"☞ '슈퍼맨' 삼둥이, 발레학원 어택..만소룡이 된 만세 '귀염 폭발'☞ '우결' 28일 예원-헨리 방송분 제외…프로야구 중계 때문
- 달샤벳, 1년 3개월만에 컴백 확정
- 달샤벳(사진=해피페이스엔터테인먼트)[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6인조 걸그룹 달샤벳(세리, 아영, 지율, 우희, 가은, 수빈)이 1년 3개월 만에 컴백을 확정지었다.달샤벳은 4월15일 새 미니앨범으로 컴백한다고 소속사 해피페이스엔터테인먼트가 밝혔다. 달샤벳은 지난해 1월 발매한 미니앨범 ‘비비비(B.B.B)’ 이후 5월 멤버 수빈의 교통사고, 10월 멤버 우희의 기흉 수술로 연이어 컴백을 연기했다.달샤벳의 새 미니앨범은 신인 작곡가 니버스가 프로듀서를 맡아 타이틀곡을 포함한 총 5곡을 만들었다. 멤버 지율과 가은은 2013년 6월 발매한 ‘비 앰비셔스(Be Ambitious)’ 이후 오랜만에 수록곡 작사에 참여했다.소속사 관계자는 “달샤벳은 지난주 앨범 재킷 촬영을 마쳤으며 현재 앨범 마무리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며 “어느덧 데뷔 5년 차를 맞은 달샤벳의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멤버들과 스태프 모두 배수진을 치고 컴백 준비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꽃이 핀다'' 차트 1위 질주…''케이윌만의 대중음악'' 호평☞ 신예 래퍼 버건디, 군 입대 앞서 신곡 발표…심적 갈등 노래?☞ ''응사 커플'' 앤씨아-비투비 육성재 ''통금시간'' 뮤비서 재회☞ ''개미의 꿈'' 일락 "마마무 데뷔 당시 기획실장, 지금도 난 개미"☞ ''라스'' 류재현, "저작권료 랭킹 상위권..1년 수익 5억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