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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OST·연기 맛집...시청률·화제성 모두 거둔 '이태원 클라쓰'①
  • 대사·OST·연기 맛집...시청률·화제성 모두 거둔 '이태원 클라쓰'[종영]①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제 삶의 주체가 저인 게 당연한, 소신에 대가가 없는 그런 삶을 살고 싶습니다.”“내 가치를 네가 정하지 마. 내 인생 이제 시작이고 난 원하는 거 다 이루면서 살거야.”(사진=쇼박스)흙수저 청년의 복수극과 성장기가 안방극장 시청자들을 제대로 물 들인 채 막을 내렸다. 지난 1월 말 첫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이태원 클라쓰’(극본 조광진, 연출 김성윤)가 지난 21일 16부작을 끝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태원 클라쓰’는 누적 구독자 수 1300만명에 달하는 인기 동명 웹툰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드라마다. 웹툰의 인기에 기대와 함께 실망을 줄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안고 시작했지만 ‘웹툰만큼 웰메이드 드라마’, ‘웹툰을 찢고 나온 드라마’란 찬사와 함께 원작 팬과 새로운 시청자를 모두 사로잡았다. 5%대로 시작한 시청률이 3배 가까운 14.8%까지 고공행진하는가 하면, 주인공 박새로이(박서준 분)의 밤톨 헤어스타일이 유행하고, OST까지 음원 차트 상위권을 기록했을 정도다. ‘이태원 클라쓰’의 종영을 기념해 이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남긴 것, 화제성과 높은 시청률을 얻을 수 있던 비결들을 다시 한 번 되짚어봤다. ◇원작자가 대본까지...대사, 내용 다 살린 ‘싱크로율’ 웹툰 원작이 연재 중 누적 조회수 2억뷰를 돌파하고 평점이 만점에 가까운 9.7점을 기록할 정도로 독자들에게 사랑 받은 만큼 ‘이태원 클라쓰’는 제작 소식이 알려지기 시작했을 때부터 화제를 몰고 다녔다. 1회 시청률은 5%(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에서 시작했지만 몰입감 높은 전개에 단 두 회 만에 시청률 두 자릿수를 돌파했고, 최근 14.8%의 시청률까지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CJENM과 닐슨코리아가 SNS 언급, 검색자 수, 동영상 조회수 등을 종합해 산출하는 콘텐츠 영향력지수(CPI)에서도 4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원작이 있는 드라마는 원작의 인기가 높을수록 ‘싱크로율’이란 수식어가 따라붙기 마련이다. 특히 웹툰은 대사, 내용은 물론 인물의 이미지, 장면까지 명확한 참고 기준이 있기에 배우 캐스팅부터 연출까지 시청자들의 판단이 냉정한 편이다. 이 드라마가 원작 팬들의 냉정한 시선을 뚫고 승승장구 할 수 있던 비결은 원작을 집필한 조광진 작가가 드라마 집필까지 맡아 중심축을 잡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원작 팬들을 사로잡은 주요 대사 어록과 핵심 장면들을 거스르지 않고 드라마에 구현할 수 있었다. 배우들과 웹툰 등장인물 간 높은 싱크로율 등 캐스팅도 한 몫했다. 닮은꼴 생김새는 물론 헤어스타일, 패션스타일까지 그대로 재현한 주인공 박서준과 조이서 역의 김다미, 장근원 역의 안보현 등이 몰입도를 높였다. (사진=‘이태원 클라쓰’ 스틸컷)◇청춘들 가슴 울린 박새로이 명대사‘이태원 클라쓰’의 서사 구조는 사실 단순하고 선악구도도 명확한 편이다. 이야기의 큰 틀은 가진 것 없는 흙수저 청년 박새로이가 요식업계 프랜차이즈인 장가와의 악연을 겪고 이들을 복수하려 꿈을 펼치는 과정에서 겪는 성장이다. 전형적인 다윗과 골리앗의 구도에 가진 것 없는 인물이 장가에 맞설 큰 손이 된다는 비현실적 전개이지만 젊은 세대와 중년층 모두를 사로잡았다. 우선 사람, 리더로서 주인공 박새로이가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정감 넘치는 태도와 묵직한 신념이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어떤 일이 있어도 자신의 사람을 버리지 않고 끝까지 함께 하려는 우직함, 어떤 상황에도 타협하지 않고 묵직히 자신의 신념을 지켜나가는 뚝심은 어찌 보면 미련해보일 수 있지만 믿음 사라져버린 지금의 사회적 분위기에서 보기 힘든 삶의 태도다. 거기에 중졸 전과자인 박새로이부터 소시오패스, 트랜스젠더, 조폭 출신 전과자, 혼혈인, 고아 등 그의 주변을 둘러싼 채 힘이 돼주는 중심 인물들은 주류와는 거리가 멀다. 가진 게 없는 인물들이 똘똘 뭉쳐 신념과 의리로 ‘장가’로 대표되는 사회 권력층, 편견에 반격하는 과정들이 시청자들에게 일종의 카타르시스와 대리만족을 선사했다. 한 누리꾼은 “피 토하는 사회에서 박새로이 같은 인물을 드라마에서 보는 것만으로 일종의 위로를 받는 기분”이라고도 표현했다. 인물의 주된 서사들을 살린 연출과 웹툰에서 그대로 옮겨온 주옥같은 명대사도 한 몫했다. 스스로 전과자라는 낙인을 찍고 인생을 포기한 최승권(류경수 분)에게 박새로이가 “내 가치를 네가 정하지 마”라고 말하는 대사와 “제 삶의 주체가 저인 게 당연한, 소신에 대가가 없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라고 말하는 대목은 웹툰 속 대사를 그대로 구현했고, 청춘들에게 큰 울림을 선사했다. 웹툰에서 간소화됐던 주변 인물들의 서사가 드라마에서 보다 풍성해졌다는 점, 박새로이와 조이서(김다미 분)의 러브라인 서사 등 드라마에서만 볼 수 있는 볼거리들이 많아졌다는 점도 있다. 앞서 조광진 작가는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웹툰에서 주인공과 스토리 전개에 힘써 상대적으로 제대로 다루지 못했던 주변 인물들의 서사를 드라마 대본에서 보강해내려 노력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초반 서사에 지나치게 공을 들이고, 원작에서 7년이었던 시간 변화를 4년으로 줄이면서 단밤이 100억 투자를 받고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과 박새로이의 본격적 복수, 조이서와의 러브라인에 개연성이 떨어졌다는 지적도 따른다.◇음원차트 싹쓸이 ‘OST 맛집’드라마의 인기 못지 않게 인물의 상황들을 대변한 OST들도 화제를 모았다. 극 전체를 아우르는 분위기와 캐릭터들의 감정선을 증폭하는 완성도 높은 곡들로 ‘OST 맛집’으로 등극하며 음원차트 순위권을 장악했다. 특히 싱어송라이터 가호(Gaho)가 부른 첫번째 메인 OST인 ‘시작’은 힙한 반란을 꿈꾸는 박새로이와 단밤 식구들의 도전과 성장의 분위기를 노래에 그대로 담아냈다는 호평을 이끌었다. 이 노래는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더니 최근 역주행해서 멜론 등 각종 음원 음원사이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방탄소년단 멤버 뷔가 박서준과의 인연을 바탕으로 참여한 12번째 OST ‘Sweet Night’ 역시 공개와 동시에 국내 음원사이트 1위에 올랐다. 이 뿐 아니라 미국 등 전세계 70여개국 지역 아이튠즈에서도 1위를 휩쓸었다. ‘Sweet Night’의 뮤직비디오는 21일 기준 유튜브 조회수가 1754만뷰에 달한다. 여기에 하현우의 ‘돌덩이’, 김필의 ‘그때 그 아인’, 윤미래의 ‘Say’ 등 다른 OST들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한편 ‘이태원 클라쓰’의 후속으로는 김희애와 박해준 주연의 ‘부부의 세계’가 방송될 예정이다.
2020.03.22 I 김보영 기자
“정통무협물이 떴다”… 네이버웹툰 ‘앵무살수’
  • [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정통무협물이 떴다”… 네이버웹툰 ‘앵무살수’
  •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그림=네이버웹툰◇네이버웹툰 ‘앵무살수’정통 무협 웹툰이 돌아왔다. 네이버웹툰 ‘앵무살수’는 다양한 장르의 웹툰들이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무협물의 정통성을 오롯이 내세운 작품이다. 마치 무협소설을 읽는 듯한 진지함과 연출, 그리고 세밀한 심리묘사가 독자들의 몰입도를 높인다. 옛날 무협 만화 식의 흑백 연출, 역동적인 액션, 정통성을 지닌 스토리 전개 등 삼박자가 갖춰진 작품이어서 무협마니아 입장에선 오랜만에 접하는 웰메이드 웹툰이 될 듯하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웹툰의 주인공은 ‘살수’(殺手)다. 장강 하류 상주(常州)에 살고있는 사공 ‘노소하’가 주인공이다. 노소하는 물고기를 잡아 파는 생선 장수처럼 보이지만 실은 장창귀 혹은 양자귀로 불린 무림 고수 ‘이종보’의 구파검법을 전수받은 하나뿐인 제자다. 그의 곁엔 언제나 인간의 말을 따라하는 앵무새가 함께 한다. 웹툰은 진시황이 남긴 비서 ‘선근경’을 중심으로 시작된다. ‘흑매단’의 단주인 ‘황사행’은 ‘장백수’의 딸 ‘장미려’를 통해 선근경을 얻으려 한다. 장미려 일행은 우연히 장강을 거너기 위해 노소하가 있는 곳을 찾게 되고 이들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된다. 우연히 장미려의 몸에 새겨진 선근경을 보게 된 노소하. 장미려를 지키는 무림고수 ‘곽부용’는 노소하의 정체를 눈치 채고 장미려의 호위를 부탁하지만 노소하는 일연지하 거절한다. 하지만 장미려가 만든 전병을 먹은 노소하는 뒤늦게 장미려를 돕기 위해 황사행과 맞써게 된다. 아직 7화밖에 연재되지 않은 터라 전반적인 스토리 라인의 윤곽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그럼에도 ‘앵무살수’는 곳곳에서 웰메이드 웹툰이란 점을 느끼게 해준다. 우선 작화부터가 고급스럽다. 과거 출판만화 시절을 생각하게 하는 작화다. 컷신은 웹툰 형식에 맞춰 연출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가 출판만화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과거 무협마니아들에게 진한 향수를 준다. 실제 중국 지역을 배경으로 한만큼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고, 주요 캐릭터들의 무공도 각자만의 특징이 뚜렷해 눈길을 끈다. ‘앵무살수’는 일본에서 데뷔를 한 김성진 작가가 그렸다. 입시미술학원 강사일을 하면서 만화가의 꿈을 놓치지 않고 직접 그린 원고를 일본 출판사에 응모했다. 이후 ‘히코시’(이사)라는 작품을 출품, 2017년 치바테츠야 신인만화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앵무살수’를 통해 정식연재를 시작했다. 김 작가는 “‘앵무살수’는 큰 스토리의 줄기, 그리고 결말을 작품을 시작할때부터 확실히 정하고 들어간 작품”이라며 “마지막 완결이 날때까지 늘어지거나 성급하지 않게 원하던 결말의 마지막 페이지를 그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림=네이버웹툰
2020.03.21 I 김정유 기자
‘탑골 양준일’ 모델 김칠두…오팔세대가 사는 법
  • [줌인]‘탑골 양준일’ 모델 김칠두…오팔세대가 사는 법
  •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시니어모델 김칠두.[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이 나이 들어서 체면치레할 게 뭐 있어요. 해보지도 않고 주저앉는 것만큼 허망한 게 없잖아요.”2018년 3월 가을겨울(F/W) 헤라서울패션위크 키미제이(KIMMY J) 패션쇼는 한 모델의 등장으로 술렁였다. 풍성한 백발 수염에 180cm가 넘는 훤칠한 외모의 노인이 젊은 모델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등장했기 때문이다. ‘시니어 모델’의 대명사가 된 김칠두(64) 씨가 세상에 이름을 떨친 순간이다. 김씨는 최근 급부상 하고 있는 신(新) 노년층, 이른바 오팔(Old People with Active Lives) 세대의 아이콘이다. 오팔세대란 경제 일선에서 은퇴한 뒤 자금과 시간적 여유를 갖고 새로운 직업을 찾거나 취미 생활에 몰두하는 노년층을 뜻한다. 그들에게 김씨는 ‘시니어 모델’이란 새로운 길을 개척한 도전자로 여겨진다. 최근 김씨의 인기는 ‘양준일 신드롬’과 궤를 같이 한다. 두 사람 모두 주목하지 않았던 노년과 중장년층에 대한 관심을 환기했고 현실적인 이유로 접었던 젊은 날의 꿈을 다시금 이뤄내며 동년배는 물론 10~20대의 우상이 됐다.오팔세대의 상징으로 떠오른 김씨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1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소속사 사무실에서 김씨를 만나 오팔세대의 삶에 대해 물었다.◇황학동 쇼핑에 유튜브까지…트렌드의 선봉에 서다온라인 쇼핑이 대세가 됐지만 김씨는 ‘재래시장’을 고집한다. 본인의 몸에 맞거나 소장 가치가 있는 물건이 많은 날에는 10만~20만원을 ‘지르기’도 한다고 했다. 동년배들이 백화점에서 명품을 구입하거나 이커머스로 기성복을 주문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그가 재래시장을 선호하는 까닭은 구제 의류를 비롯해 다양한 상품을 접할 수 있어 패션에 대한 안목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비싼 돈을 들이지 않고 나만의 아이템을 손에 넣는 합리적인 소비가 가능한 것도 재래시장을 찾는 이유다. 남들과 같은 경로로 비슷한 상품을 구입하기 보다는 나만의 스타일을 추구하는데 가치를 둔 셈이다.특히 그가 자주 방문하는 곳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동묘다. 동묘는 ‘도떼기시장’이지만, 자유분방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겐 명소가 된지 오래다. 실제로 불가리아 출신 디자이너 키코 코스타디노프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동묘 황학동을 거니는 중·장년 남성들의 옷차림 사진을 올리며 세계 최고의 거리라고 평가했다. 김씨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유튜브 채널도 운영 중이다.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 위주로 영상을 올리며 최근에는 츄러스를 먹거나 군용 철모와 총을 만지는 소리를 담은 자율감각 쾌락반응(ASMR) 영상을 게재하기도 했다. 유튜브는 최근 박막례 할머니를 비롯해 노년 크리에이터들이 늘어나면서 오팔세대의 새로운 놀이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시니어모델 김칠두◇꼰대는 가라… 젊은이들의 말에 귀 기울여야김씨는 세간에서 말하는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멋을 추구하는 직업의 특성상 현장에서 젊은 사람과 작업하는 일이 잦기에 그들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라도 ‘꼰대’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꼰대란 권위적인 사고를 가진 어른이나 선생님을 비하하는 은어로, 젊은 사람들이 기피하고 싶어 하는 상사나 어른의 1순위로 꼽히는 인물상이다. 그는 젊은이들에게 먼저 다가가 최근 하는 일은 무엇인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묻는다고 했다. 64세 어른과의 협업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들의 마음을 열기 위함이다. 불필요한 조언도 되도록 삼가고 있다. 그는 “아무래도 내가 굉장히 어른이다 보니까 젊은 친구들이 말 걸기를 어려워해 먼저 이야기를 거는 편”이라면서 “한 마디씩 충고나 조언이 튀어나려고 할 때마다 스스로 깨닫고 (말을 하지 않고) 조용히 누르려고 한다”며 웃었다.젊은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이 미처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를 얻을 때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딸과의 허심탄회한 대화였다. 27년간 운영해 오던 순댓국집을 정리하면서 김씨는 당장 생계를 꾸릴 방안을 고민해야 했다. 공사장 일용직도 고려해 봤지만 나이와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 그때 딸은 “아빠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조언했다. 딸의 의견이 청년 시절 모델을 꿈꿨던 자신을 발견하게 된 계기가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나이에…’라는 생각은 금물…안 하고 후회하지 마라다만 딸이 모델 일을 제안했을 때에도 처음엔 체면 때문에 망설였다고 했다. 시니어 모델이란 개념이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나이에 무슨 모델이냐”며 딸에게 핀잔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이 아르바이트를 해 번 돈으로 학원비까지 대겠다는 딸을 보면서 ‘지금 아니면 할 수 없겠다’란 생각이 들었다고 모델 일을 결심할 당시를 설명했다. 아직은 데뷔 2년차 신인이라 벌이가 썩 넉넉하지는 않지만 하고 싶었던 일을 한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고 그는 말했다. 특히 지인과 친구들이 “모델 일은 천생 네 직업이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우고, 동년배들이 그의 SNS를 찾아 ‘용기를 얻었다’고 할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진다고 했다. 그는 현재 서울패션위크 등 국내 유명 패션쇼에서 막시제이(MAXXI J), 바로크(BAROQUE), 디그낙(D.GNAK) 등의 모델로 활약하고 있다. 또 공중파와 종합편성채널에 얼굴을 내비치며 인지도를 쌓아올리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파리, 밀라노 등 국제무대에 서고 싶다는 꿈도 갖고 있다. 김씨는 ‘포스트 김칠두’를 꿈꾸는 이들에게 체면을 생각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특히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만의 강점을 살려 도전하라고 했다. 그는 “이제 우리 동년배들은 두려울 것이 없는 나이 아니냐”면서 “생계가 달린 문제가 아니라면 실패해도 다른 일에 도전하면 된다”고 강조했다.◇모델 김칠두는…△1955 경기 시흥 출생 △2018년 F/W 헤라서울패션위크 키미제이(KIMMY.J)쇼로 모델 데뷔 △2019 S/S 헤라서울패션위크 더갱(The gang), 2019 F/W 서울패션위크 바로크(BAROQUE)·디그낙(D.GNAK), 2020 S/S 서울패션위크 디그낙·쎄쎄쎄(setsetset)·홀리넘버세븐(holynumber7) 무대 참여 △2020 퍼스트브랜드대상 시니어부문 수상 △KT, 목우촌, 삼성화재, 롯데음료, 세정 등 광고 출연
2020.03.20 I 김무연 기자
서울시 서남병원, 환자.의료진 코로나19 심리방역 '마음건강프로젝트' 시행
  • 서울시 서남병원, 환자.의료진 코로나19 심리방역 '마음건강프로젝트' 시행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코로나19 전담 감염병관리기관인 서울특별시 서남병원(병원장 송관영)이 코로나19 입원환자와 의료진의 심리방역을 위한 ‘마음건강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서남병원은 보건복지부와 서울시가 지정(2월21일)한 코로나19 전담 감염병관리기관으로, 현재 서울시 확진자의 60여명이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약 2주 간 음압병실에서 장기간 치료를 받으면서 사회적 고립감과 불안감, 우울증, 무력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의료진 역시 2달여 간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재난상황 최일선에서 피로도와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마음건강 프로젝트’는 이렇게 마음의 회복과 정서적 지지가 필요한 입원환자와 의료진에 대한 전문적인 심리상담과 치료는 물론, 영상, 체조, 놀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우선, 입원 환자는 건강상태에 따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전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상담?관리한다. 전염성 질환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비대면?비접촉 방식을 최대한 활용한 것이다. 장용이 정신건강의학과 과장은 “코로나19 감염으로 다른 사람에게 비난받을 것이라는 죄책감과 치료 안 되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이 있다. 음압병실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신체적 활동이 저하되면서 우울감을 느끼고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일부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꿈을 반복해서 꾸는 등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보이는 환자들도 있다. 이들에게 전문가의 심리치료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남병원 재활치료사들이 직접 ‘건강충전체조 영상’을 제작, 환자들이 각 병실 안에서 따라할 수 있도록 TV로 송출한다. 하루 5분 간단한 체조로 기분을 전환하고 우울증을 예방해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위로와 힐링을 주는 글귀와 영상을 담은 ‘마음돌봄영상’을 매일 병실 TV로 송출하고, 영화 상영으로 볼거리도 제공한다. 또, 입원환자들이 커피 같은 기호식품을 찾는 경우가 많아 환자들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간식을 추가로 제공하는 등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환자 A씨는 “내가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고 충격으로 다가왔다. 게다가 혼자 병실에서 지내다보니 답답하고 이상한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병원에서 전문의 상담과 건강댄스 영상을 제공해줘 많은 도움이 됐다” 며 감사를 전했다. 또 의료진의 스트레스 감소와 정신건강 치유를 위한 조치도 강화된다. 23일(월)부터 직원에 대한 스트레스와 심리상태를 진단하고 상담과 교육도 이뤄진다. 세부 결과에 따라 심리상담이 필요한 경우 임상심리 상담전문가의 상담과 심리치료를 제공한다. 병원 내에 ‘‘스트레스 아웃 존’도 마련했다. 두더지게임, 테트리스 같은 오락기와 탁구대, 러닝머신 등 운동공간 등으로 조성됐다. 직원 간 격려하는 마음쓰담엽서 캠페인도 진행할 계획이다.박주호 재활치료사는 “혹시 나도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이 아닐까하는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는데 전문가 상담을 통해 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하고 동료들과 함께 땀 흘리며 운동하다보니 기분이 훨씬 나아졌다”고 말했다. 송관영 서남병원장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상황 속에서 감염병 치료에 총력을 다하는 동시에 환자의 마음건강 돌봄에도 선도적으로 나서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서울 서남권 대표 공공종합병원으로서 하루 빨리 지역사회를 일상으로 되돌리기 위해 감염병을 차단하고 치료역량 강화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0.03.19 I 이순용 기자
'강석우 딸' 강다은, TV조선 '바람과 구름과 비' 출연…첫 드라마 도전
  • '강석우 딸' 강다은, TV조선 '바람과 구름과 비' 출연…첫 드라마 도전
  •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배우 강석우 딸로 잘 알려진 강다은이 TV CHOSUN 새 드라마 ‘바람과 구름과 비’에 출연한다.강다은(사진=소속사 제공)‘바람과 구름과 비’(극본 방지영, 연출 윤상호)는 운명을 읽는 킹 메이커들의 왕위쟁탈전을 그린 드라마. 21세기 과학문명의 시대에도 신비의 영역으로 남아있는 명리학과 사이코메트리를 소재로 오늘의 현실을 되돌아보는 스토리를 그려낸다. 강다은은 ‘바람과 구름과 비’에서 오빠의 과시 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기생이 된 ‘송화’역을 맡았다. 오빠의 과시 실패가 단지 운지 좋지 않았던 것이라 믿으며, 자신의 처지보다 10년째 과시에 도전 중인 오빠와 그를 뒷바라지를 하느라 병이 난 어머니를 먼저 걱정하는 순진하고 선한 인물이다. 특히 송화는 조선 최고의 역술가이자 관상자 ‘최천중’(박시후 분), 사람의 운명을 내다보는 신묘한 능력을 지닌 ‘이봉련’(고성희 분)과 각기 다른 인연으로 마주할 것으로 알려져 캐릭터에 대한 궁금증을 모으고 있다. ‘바람과 구름과 비’의 출연 소식을 전한 강다은은 소속사 써브라임 아티스트 에이전시를 통해, “이 드라마에 함께하게 되어 영광이다. 현장에서 선배님들 연기를 보며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첫 작품이라 많이 떨리고 긴장되지만, 주어진 역할에 대해서 연구하고 공부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라며 인사를 전했다.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 출신으로 오랜 기간 연기자의 꿈을 안고 실력을 쌓아오던 강다은은, ‘바람과 구름과 비’를 통해 첫 드라마이자 첫 사극에 도전한다. 강다은과 박시후, 고성희, 전광렬, 성혁 등이 출연하는 TV CHOSUN 새 드라마 ‘바람과 구름과 비’는 오는 5월 첫 방송 예정이다.
2020.03.19 I 김가영 기자
가호, '이태원 클라쓰' OST로 음원차트 1위 기염
  • 가호, '이태원 클라쓰' OST로 음원차트 1위 기염
  •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싱어송라이터 가호가 인기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OST ‘시작’으로 음원 차트에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가호가 가창자로 참여한 JTBC 금토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OST 파트. 2 ‘시작’은 16일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의 장르 종합 일간 차트에서 1위에 등극했다. ‘시작’은 지난달 1일 공개 직후 812위로 출발해 드라마 방영 4회 만에 100위권내에 진입했다. 이후 눈부신 역주행 그래프를 그려내며 한 달 만에 차트 정상을 찍었다. ‘시작’은 ‘이태원 클라쓰’ 주인공으로 소신에 대가가 없는 삶을 꿈꾸는 박새로이(박서준)와 불합리한 세상에 맞서 각자의 가치관으로 자유를 쫓는 ‘단밤즈’ 멤버들의 이야기를 경쾌하고 시원한 사운드로 담아낸 곡이다.이 같은 성적에 대해 소속사 플라네타리움 레코드는 “방영 때마다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이태원 클라쓰’의 흥행과 가호의 맑고 시원한 보이스와 호소력 짙은 가창이 드라마 전개와 절묘하게 어우러진 점이 곡이 인기를 얻는 데 주요한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인기 비결을 분석했다. 가호는 “모든 게 너무 감사하다. ‘이태원 클라쓰’ 배우 한 분 한 분 모두 다 팬인데 배우 분들이 나오는 장면에서 제가 부른 노래가 나올 때마다 감격스럽고, 꿈만 같다고 느끼고 있습”며 “‘시작’과 함께 이달 말에 나오는 제 싱글도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가호는 그간 SBS ‘황후의 품격’, MBC ‘내 뒤에 테리우스’, ‘시간’ 등 다양한 드라마 OST에 가창자로 참여하며 입지를 다져왔다. 이달 말 새 싱글을 발매하고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2020.03.18 I 김현식 기자
'프듀'서 '미스터트롯'까지…계륵 전락한 오디션 시청자 투표
  • '프듀'서 '미스터트롯'까지…계륵 전락한 오디션 시청자 투표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TV조선 트롯 경연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터트롯’(이하 ‘미스터트롯’)도 투표로 인해 오점을 남겼다. 시청자들의 참여를 유도해 프로그램의 인기를 더하려던 투표가 점수산정 및 집계 과정 등에서 시청자들의 실망과 불신을 초래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사진=TV조선 ‘미스터트롯’)‘미스터트롯’의 방송사고는 특히 지난해 Mnet 연습생 경연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이하 ‘프듀’) 시리즈가 투표결과 조작 등 이슈로 진통을 겪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발생해 시청자들의 더욱 민감한 반응을 유발했다. 전문가들은 기존의 스타, 인재 배출 등용문으로서 발판의 역할을 했던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최근 들어 오디션 지원자, 합격자들을 통해 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직접적 비즈니스 모델로 한발 더 나아가면서 이 같은 현상이 점점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잃어버린 대중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결국 편집, 자막, 구성 등에 보다 심혈을 기울이고 공정성에 방점을 둬 진정성을 확보하는 작업이 더욱 필요하다고도 당부했다. ◇‘전무후무’ 투표 집계 방송사고…배점 방식까지 도마지난 12일 방송된 ‘미스터트롯’ 결승전 시청률은 35.7%(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KBS2 ‘1박 2일’의 2010년 3월 7일 방영분(39.3%·닐슨코리아 전국가구 기준)을 잇는 대기록으로 종편과 지상파, 케이블을 포함한 역대 예능 프로그램 2위다. 그러나 이날 실시간 문자 투표에 773만 1781콜이나 몰려들면서 서버에 문제가 생겼고 이로 인해 투표 집계가 지연되면서 최종 우승자를 발표하지 못한 채 마무리되는 불상사가 생겼다. 투표가 몰려 우승자 발표가 미뤄진 것은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 사상 처음이다. 이에 제작진은 지난 14일 특별 생방송을 긴급편성했고 마스터 총점 2000점(50%), 대국민 응원투표 점수 800점(20%), 실시간 문자 투표 점수 1200점(30%)이 반영된 결승진출자 7명의 최종 순위가 발표됐다. 그러나 중간 순위와 최종 순위가 뒤바뀐 결과에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실시간 국민투표의 집계 방식이 타당했는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중간 1위였던 이찬원이 3위를, 2위였던 임영웅이 1위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미스터트롯’은 2~7위의 득표율을 1위가 받은 득표율로 나눈 다음 1200점을 곱하는 방식으로 실시간 문자투표 점수를 산출했다. 실시간 문자투표 773만 1781콜 중 오탈자나 특수문자, 이모티콘 사용으로 무효처리 된 230만 2881표를 제외한 유효표 542만 8900표 중에서 임영웅은 137만 4748표(득표율 25.3%)를 얻어 1200점을 받고 중간 2위에서 최종 1위(총점 3890점)로 올라섰다. 반면 중간 1위였던 이찬원은 85만 3576표를 획득해 745.09점으로 최종 3위(3452.08)로 내려갔다. 비중이 50%나 되는 마스터 총점에서는 이찬원이 1917점으로 임영웅(1890점)보다 27점 앞섰지만, 국민투표는 454.92점이 차이 났다는 점에서 배점 방식을 둔 논란이 제기됐다. 1월 16일부터 2월 23일까지 진행해 총 2975만2432명(1일 1회, 1인당 5명 투표 가능)이 참여한 대국민 응원투표(20%)의 배점 방식과 실시간 문자 투표 배점 방식이 다른 것도 논란이 됐다. 대국민 응원 투표는 1위 800점, 2~7위는 1위로부터 10점씩 차등 배점하게 했기 때문이다. 10인의 마스터 개별 점수를 “시청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밝히지 않고 최고점과 최저점만 공개한 것을 두고도 말이 많았다. 방송을 시청한 권연지(29)씨는 “문자투표 당시 오탈자나 특수문자, 이모티콘 사용이 무효 처리가 될 수 있다는 사전 공지도 없었다”며 “대국민 응원투표와 실시간 문자 투표의 배점 방식이 왜 다를 수밖에 없는지, 어떤 경중을 지녔는지에 대한 설명도 듣지 못했기에 결과에 의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한국콘텐츠학회 편집위원인 권상집 동국대 교수는 이에 대해 “과다한 문자 투표 집계에 의한 서버 다운을 탓하기보다 결승전 방송에 대한 철저한 준비 및 고려 전반이 부족했기에 생긴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실시간 문자 투표 점수가 온라인 누적 투표 점수와 왜 다르게 배점이 반영됐는지, 마스터 점수를 왜 최고점, 최저점만 공개했는지 등 시청자들이 설득할 명확한 이유 설명이 없었다”며 “자신이 응원하는 지원자들의 인생과 꿈이 달린 문제인 만큼 시청자들 입장에선 세심히 이를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제작진에 실망감이 들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TV조선 ‘미스터트롯’ 포스터.◇신인 등용문→수익모델로…진정성 확보 관건사실 오디션 프로그램 투표 제도에 대한 대중의 신뢰도는 지난해 ‘프로듀스 101’을 비롯한 Mnet 오디션 프로그램들 내 순위 조작 혐의가 잇달아 드러나면서 바닥에 떨어졌다. 이는 MBN ‘사인히어’와 ‘보이스퀸’, Mnet ‘퀸덤’ 등 국민 투표 제도를 둔 오디션·서바이벌 예능들이 ‘프로듀스’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생방송 투표 참관인 제도를 돌입하는 등 투명성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는 계기가 됐다. ‘미스터트롯’ 제작진도 프로듀스의 전철을 밟지 않고자 “773만 1781콜 중 유실된 표는 없고 향후 원자료를 공개하겠다”며 “결승전 문자 투표로 모인 돈도 전부 굿네이버스에 기부할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팬덤이 형성되는 오디션 프로그램 특성상 투표 및 심사 공정성과 관련한 잡음들은 꾸준히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심희철 동아방송예술대 교수는 “이전의 오디션 프로그램은 방송국과 방송프로그램이 스타 배출의 등용문 역할을 하는 발판 정도로 역할을 했지만 ‘프로듀스’, ‘미스터트롯’ 등 지금의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방송사가 공연, 매니지먼트에 관여하는 등 비즈니스 모델의 당사자 입장으로 한 발 더 들어가다보니 시청률 외의 부가적인 수익구조에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며 “팬덤 현상이 강화되면서 단순 관람자에서 참여자로 주체성이 극대화된 소비자들은 방송사의 변화한 위치 때문에 공정한 진행자, 중계자로서 이들의 역할을 의심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속적 노력을 통해 공정한 방송사의 이미지를 확보해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는게 장기적 관점에서 중요해 보인다. 방송사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서 프로그램 마케팅을 적극 실시하되 객관성 보장이 가능한 외부전문가 등 장치들을 더 확보해나가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정덕현 평론가는 “시청자 참여율과 재미는 물론 수익에까지 기여하는 부분 있기에 이미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시청률이나 화제성 제고를 위한 투표 제도의 필요성이나 효과는 입증이 됐기 때문에 버릴 수 없는 아이템이 됐다”면서도 “1등 등 서열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오디션 프로그램 구조를 개선하지 않는 이상 이같은 경향은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결국 방송을 만드는 제작자들이 편집, 자막 등 방송을 제작하는 과정에 더욱 신중해져야 한다. 투표 데이터가 공개돼도 방송이 신뢰를 주지 못하면 대중을 설득시키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2020.03.18 I 김보영 기자
5년래 반대매매 최대…빚내 투자한 개미들 좌불안석
  • 5년래 반대매매 최대…빚내 투자한 개미들 좌불안석
  •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과거 전염병 사례와 비슷하단 말에 2월 생애 처음 주식투자를 했는데 이러한 역사적 폭락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코스피가 올해 고점 대비 20% 넘게 빠지면서 약세장(베어마켓)에 진입한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저점이 어디일지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여 있다. 특히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은 증권사가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로 손실 폭이 확대될 수 있어 불안감은 더하다.[이데일리 김다은]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219억원으로 지난 2015년 3월 27일 249억원을 기록한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다. 지난 9일엔 108억원, 10일 133억원, 11일 122억원, 12일 137억원을 기록했다. 일 평균 반대 매매금액으로도 늘고 있다. 올 1월 107억원, 2월 117억원, 3월(1~13일 평균) 132억원으로 증가추세다. 금융위기 당시 2009년 5월 평균 143억원을 기록한 이후 10년1개월만에 가장 큰 규모다. 지난달 24일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난 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것을 감안하면 3월 반대매매 규모는 더 커질 확률이 높다. 반대매매란 투자자가 증권사의 돈을 빌려 매수한 주식(신용거래) 가치가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거나 외상거래로 산 주식(미수거래)에 대해 결제대금을 납입하지 못하는 경우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팔아 채권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이때 증권사는 채무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반대매매의 주식 수량과 매도가를 정한다. 따라서 반대매매가 늘어나면 투자자의 손실이 더 커지고 증시도 추가 하락 압력을 받는다. 주식을 다 팔아도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경우인 일명 ‘깡통 계좌’도 속출하게 된다. 신용으로 주식을 샀지만 결제하지 못한 위탁매매 미수금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도 추가적인 반대매매 가능성을 더한다. 이번주 들어 위탁매매 미수금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9일 1822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10일 2155억원, 11일 2968억원으로 증가했다. 12일은 2578억원으로 소폭 줄었다.개인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돈을 의미하는 신용융자잔고도 감소하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빌린 돈을 갚은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증권사가 반대매매한 금액이 빠져나간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3월 이후 12일까지 총 2524억원의 신용융자잔고가 줄었고 12일 하루에만 1084억원의 신용융자가 정리됐다. 이날 기준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신용융자잔고는 10조 260억원을 기록해 이는 지난해 말 9조원 규모였던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증시 폭락세가 이어지면서 급감하는 추세를 나타나는 셈이다. 반대매매는 손실 폭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만큼 변동성이 극단으로 치닫는 현 상황에선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의도치 않은 비자발적 투매인 반대매매가 쏟아지다 보면 추가적으로 주가가 빠지고 또 반대매매를 하게 되면 장이 안 좋아지는 악순환에 갇히게 된다”며 “빚을 내서 산 종목이 펀더멘털이 취약한 테마주면 최악을 결과를 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투자 전 종목의 신용담보비중을 확인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빚을 낸 투자자가 많은 종목일수록 반대매매에 따른 폭락에 더 노출되기 때문이다. 13일 기준 코스피에서 신용잔액 비중이 가장 큰 종목은 디피씨(026890)로 12.8%다. 써니전자(004770)(10.47%)와 한창제지(009460)(10.16%)도 10%가 넘는다. 코스닥에선 10%가 넘는 종목이 12개나 된다. 미코(059090)(12.6%)와 덱스터(206560)(11.21%), 메가엠디(133750)(11.19%), GH신소재(130500)(11.03%) 등이다.
2020.03.16 I 고준혁 기자
청춘들의 삶의 방황… 다음웹툰 ‘계약우정’
  • [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청춘들의 삶의 방황… 다음웹툰 ‘계약우정’
  •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그림=다음웹툰◇다음웹툰 ‘계약우정’나는 내가 주체가 되는 삶을 살고 있을까. 사회의 시선, 누구의 기대만으로 살고 있지 않을까. 다음웹툰 ‘계약우정’은 청소년기 2명의 주인공을 내세워 삶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하게 해주는 작품이다. 분명 배경은 고등학교이지만 이들이 그려내는 삶의 무게는 성인들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웹툰은 청소년의 시각으로 일반 성인들이 살아가야 하는 방향을 차분히 제시해 준다. 다소 내용 전개가 무겁지만 웹툰의 주제는 뚜렷하다. 마냥 쉽게 스크롤을 내리기 힘든 이유다.웹툰은 2명의 고등학생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평범하지만 문학에 재능이 있는 고등학생 ‘찬홍’, 막노동까지 하며 자신의 삶에 대해 강한 책임감을 가진 ‘돈혁’이다. 평범했던 찬홍이 돈혁을 만나면서 자신의 삶을 다시 고민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전까지 찬홍은 어머니 요구대로 학원을 다니고,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직장을 얻는 길을 최우선으로 삼았던 일반적인 학생이었다. 그런 와중에 돈혁을 만난다. 괴롭힘을 당하던 찬홍이 돈혁의 도움을 받으면서 대가로 월세를 대신 내주면서 이둘의 관계는 깊어진다. 학원비를 월세로 내버린 찬홍은 갈 곳이 없어지고, 결국 돈혁의 자취방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다.이 시간은 찬홍에게 자아성찰의 기회를 부여한다. 그 옆에는 어린 시절 다양한 경험을 가진 돈혁의 조언까지 더해지면서 찬홍은 자신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한다.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면 행복해질까?’ 이런 고민에 빠진 찬홍은 자신의 꿈인 작가를 위해 시간을 갖기로 한다. 찬홍은 자신을 묵묵히 지지해주는 돈혁의 과거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나간다. ‘계약우정’의 장점은 뛰어난 표현력이다. 주인공들의 심리 묘사를 생각치 못한 창의적인 연출로 그려내 독자들의 공감을 산다. 자신이 좋아하는 여학우 ‘세윤’과 사귀는 과정에서 찬홍이 점차 세윤의 색으로 물드는 연출을 한 것도, 돈혁이 과거 악마처럼 변하게되는 과정 등을 직관적이면서도 강렬하게 표현해 눈길을 끈다. 이같은 심리 묘사 연출이 많아 독자들로 하여금 몰입의 끈을 끝까지 이어가도록 도와준다. 작화 역시 직설적이다. 고등학생이라고 생각하기엔 다소 과격(?)한 인상의 돈혁이나, 연출 과정에서의 일부 자극적인 표현 등을 권라드 작가만의 강한 터치로 그려낸다. 다소 남성적인 측면이 강하지만 웹툰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일반적인 청소년 웹툰들과 달리, ‘계약우정’은 청소년부터 성인들에게까지 강한 울림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삶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한번 진지하게 하게끔 해주는, 한 번쯤은 쉬어가야할 타이밍에 봐야할 웹툰인 듯하다. 아직 완결되지 않은 ‘계약우정’은 다음달 6일 총 4부작으로 KBS2TV를 통해 드라마화된다. 배우 이신영, 신승호, 김소혜가 출연한다.
2020.03.14 I 김정유 기자
나는 국군간호장교입니다
  • [Zoom人]나는 국군간호장교입니다
  • 이 기사는 지난 3일 국군 소위로 임관해 국군의료지원단의 일원으로 국군대구병원에서 코로나19 대응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국군간호사관학교 60기 간호장교 관련 취재 내용을 1인칭 시점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편집자주][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전시와 다름없는 상황이다. 하루에 수백 명씩 코로나19 감염자가 속출하는 대구로 가야한다고 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4년 간의 생도 생활을 마치고 꿈에도 그리던 소위 계급장을 달았지만, 기쁨을 만끽할 새도 없었다. 당초 3월 9일이었던 우리 졸업 및 임관식은 3일로 앞당겨졌다. 이마저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가족 등 외부인 초청없이 진행됐다. 방송화면으로 지켜봤다는 남동생은 화면에 비친 누나 얼굴에 비장함이 서려있었다고 했다. ◇폐교 위기에서 국가 의료 중심에 간호장교는 간호사이면서도 군인이다. 우리 60기 간호사관학교 졸업생 75명을 포함해 현재 1034명의 간호장교가 있다. 간호장교가 되려면 나처럼 국군간호사관학교를 졸업하거나 간호대학을 나온 사람 중 군 장교 선발과정을 거쳐 국군의무학교에서 소정의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지난 4년간 기숙 생활을 하며 181학점을 이수했다. 1080시간에 달하는 임상 실습으로 알코올 냄새가 내 체취인지 착각이 들 정도다. 기초 군사훈련에 유격훈련, 야전간호·전투외상간호·재난응급간호 훈련 등등. 끝없이 이어지는 훈련에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 간신히 간호사 국가고시까지 합격하고서야 졸업장을 받았다. 지난 5일 국가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개원한 국군대구병원에서 업무에 투입된 신임 간호장교들이 음압병실에 필요한 물품을 옮기고 있다. [사진=국방부]간호장교는 얼마전까지 여성들의 전유물이었다. 2012년 학교가 남성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하면서 지금은 남군 간호장교를 배출하고 있다. 내 남군 동기도 7명이다. 내가 간호사관학교를 입학한 2016년에는 경쟁률이 35.6:1이었다. 그러나 1년 후배인 61기 때는 51.7:1을 기록했다고 한다. 그만큼 들어오기 어려운 학교이기에 자부심도 있다. 하지만 간호사관학교 출신 장교는 다른 사관학교와 달리 장기복무장교가 아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선배들은 임관 후 6년간 의무복무 후 전역했다. 간호병과 영관급 자리가 극소수라 소령 진급이 어렵기 때문이란다. 중령 자리는 20여명 수준으로 말그대로 하늘의 별따기다. 대령은 7명에 불과하다. 그래서 생도 시절 기수 당 10% 정도인 교직이수자로 선발되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전역 이후 보건교사가 되기 위해서다. 보건교사는 정년도 보장되고 3교대 근무 등에서 벗어날 수 있어 전역 후 최고의 직업으로 꼽히는게 사실이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간호사관학교는 한 때 폐지될 위기에 처했다. 국방부는 IMF 금융위기 당시 국방예산 절감과 군구조 개혁 방침에 따라간호사관학교 폐교를 추진했다. 실제로 2000년과 2001년 신입 생도를 뽑지 않아 2002학년에는 2, 3학년이 없었다. 2003학년도에는 1, 2학년만 다니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 예비역 간호장교들이 중앙일간지에 광고를 내는 등 반발이 이어졌다고 한다. 폐교 논란이 정치권으로까지 번지면서 사회 갈등 양상으로 비화하자 2001년 5월 정부와 당시 여당이던 민주당은 학교 존치를 결정했다. 특히 사스와 메르스 사태 당시 ‘의료 대란’에서 보여준 선배들의 활약상과 군 전문 의료인력의 필요성 때문에 학교의 역사가 이어져오고 있다. 국군춘천병원 소속 간호장교 김혜주 대위가 대구 동산의료원 코로나19 격리병동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다. [사진=국방부 페이스북]◇첫 월급도 못받았는데 숙박비 내라니…얼마전 한 선배 간호장교가 오래 착용한 마스크에 쓸려 상처가 난 콧등에 두겹의 밴드를 붙이고 그 위에 또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진이 뭉클한 감동을 줬다. 국군춘천병원에 있던 그 선배도 처음 대구에 왔을 때는 어리둥절 했다고 했다. 현재 국군대구병원에는 203명의 경증 확진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 여기온지 일주일 정도 지났지만 아직도 방호복을 입고 환자를 간호하는게 익숙치 않은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나와 환자, 그리고 동료 의료진을 위해서 내 건강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건 부담이다. 우리 기수의 대구 파견이 갑자기 결정된 탓에 숙소가 마땅치 않아 동구 신서동 혁신도시에 있는 준 호텔급 방에서 지낸다. 그런데 매일 6만원하는 이 숙박비를 간호장교 개인이 먼저 결제하면 차후 정산해 주겠다고 했다. 아직 첫 월급도 받지 않아 가뜩이나 주머니 사정도 좋지 않았는데 부담이 됐다. 부모님께 생활비를 받는 동기들도 있었다. 언론의 지적에 국방부가 대구시와 협의를 거쳐 2주씩 분을 호텔 측에 선지급하는 걸로 바뀌었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긴하다. 고참 간호장교들도 있는데 왜 신참 장교들을 최일선에 투입하느냐는 지적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 하지만 최고의 전문성과 소명의식을 갖춘 간호인이면서 고결한 헌신과 강인한 정신력을 겸비한 참군인이 되기 위해 4년간 갈고 닦았다. 최선을 다할 것이고, 우리는 반드시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다.
2020.03.12 I 김관용 기자
담담하면서도 슬픈 뮤지컬 '비아 에어 메일'
  • [리뷰]담담하면서도 슬픈 뮤지컬 '비아 에어 메일'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어린 왕자’로 잘 알려진 프랑스 소설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는 소설가 이전에 뛰어난 실력을 지닌 비행기 조종사였다. 그가 ‘어린 왕자’를 쓰게 된 배경에는 비행 도중 리비아 사막에 불시착해 5일 만에 구조됐던 경험이 있다는 사실은 유명하다. ‘야간 비행’ ‘인간의 대지’ 등 그가 남긴 다른 소설에서도 비행기 조종사로서 그의 삶의 궤적을 확인할 수 있다.뮤지컬 ‘비아 에어 메일’의 한 장면(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지난 7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서 개막한 창작뮤지컬 ‘비아 에어 메일’은 생텍쥐페리의 ‘야간 비행’을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항공 우편기들이 하늘의 항로를 개척하기 시작한 1920년대를 배경으로 우편비행사 파비앙(송원근 분)과 그의 아내이자 작곡가인 로즈(나하나 분), 그리고 우편국장 리비에르(황만익 분)와 파비앙을 동경하는 메일보이(김유정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생텍쥐페리가 살아 있던 당시 비행은 미지의 세계를 향한 용기와 도전이자 홀로 고독과 불안을 감내해야 하는 시련이었다. 앞을 볼 수 없는 야간 비행은 더더욱 그랬다. 그래서 원작 소설은 파비앙과 리비에르를 중심으로 비행이라는 행위의 복잡미묘한 심리를 담는데 초점을 맞췄다.‘비아 에어 메일’에서도 이러한 원작의 정서를 느낄 수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파비앙의 아내 로즈의 비중이 커졌다는 점이다. 예술가인 로즈는 늘 위험에 놓여 있는 남편을 걱정하면서도 그의 꿈을 응원한다. 알 수 없는 세계를 찾아가는 비행처럼 예술도 완성되지 않은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뮤지컬은 무언가를 꿈꾸는 이들을 향한 응원을 전한다.소극장 뮤지컬다운 아기자기한 무대가 눈길을 끈다. 무대 왼편에는 파비앙과 로즈의 집, 오른편에는 리비에르가 일하는 우편국을 배치하고 가운데는 복엽기 형태의 비행기 세트를 마련해 좁은 공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등장하는 배우는 단 4명. 자칫 무대가 비어 보일 수도 있지만 쉼 없이 움직이는 배우들과 조명의 활용이 무대를 풍성하게 만든다.뮤지컬 ‘비아 에어 메일’의 한 장면(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음악도 작품 정서에 걸맞은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탱고 풍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파비앙과 로즈의 모습이 그렇다. 비행기 조종사들이 쓰는 음성 신호(포네틱 코드)와 모스부호 등을 활용한 넘버도 인상적이다.예상 가능한 결말 속에서 작품은 담담하면서도 슬프게 흘러간다. 그러나 끝내 웃음을 잃지 않는 로즈의 모습에서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얻게 된다. 공연 시간이 100분이다 보니 인물들의 극적인 감정 변화가 잘 와닿지 않는 느낌도 있다. 재공연을 하게 된다면 좀 더 극적인 요소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19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 신작’ 선정작이다. 작가 한지안, 작곡가 채한울이 창작진으로 참여했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신흥무관학교’, 연극 ‘환상동화’ 등을 만든 대학로 대표 연출가 김동연이 연출했다. 공연은 15일까지.뮤지컬 ‘비아 에어 메일’의 한 장면(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0.03.12 I 장병호 기자
제주 4·3 조명한 원로 소설가 현길언 별세…향년 80세
  • 제주 4·3 조명한 원로 소설가 현길언 별세…향년 80세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제주 출신의 원로 소설가 현길언 전 한양대 교수가 10일 별세했다. 향년 80세.11일 출판사 현대문학과 문학과지성사에 따르면 현 전 교수는 전날 밤 숙환으로 타계했다. 현 전 교수는 수개월 전부터 암투병으로 항암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1940년 제주도 서귀포에서 태어난 고인은 1980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해 올해로 등단 40주년을 맞았다. 소설집 ‘용마의 꿈’, ‘나의 집을 떠나며’ 등과 4·3 사건을 다룬 장편 ‘한라산’을 비롯해 장편소설 ‘회색도시’ ‘비정한 도시’ 등 많은 작품을 남겼다. 한양대와 제주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를 역임하며 다수 문학이론서와 인문문화 서적을 펴냈다. 대한민국문학상, 현대문학상, 녹색문학상, 백남학술상, 제주문학상, 대한민국예술원상 등을 받았다. 지난해 10월에는 유작이 된 소설집 ‘언어 왜곡설’(문학과지성사)을 펴내며 마지막까지 왕성하게 활동했다.특히 그는 제주 4·3 사건을 비롯한 제주 현대사에 천착했다. 소설 외에도 여러 연구서를 펴내기도 했다. 고인이 어린 시절 직접 겪고 목도한 4·3 사건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 왜곡시켰다고 그는 주장해왔다.‘광정당기’(1984), ‘그믐밤의 제의’(1987) 등은 제주도 영웅담을 소설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1982년 ‘귀향’ ‘우리들의 조부님’, 1984년 ‘먼훗날’ 등은 제주 4·3사건의 상처를 소설화하고 해당 사건의 역사적 재규명을 시도한 작품으로 일컬어진다. 이외에도 ‘그 때 나는 열한 살이었다’ 등 어린이 문학작품과 ‘한국현대소설론’ ’현진건소설 연구’ 등 이론서와 연구서도 집필했다.작가 활동 외에 평화의문화연구소장, ‘본질과 현상’ 발행·편집인, 기독교문인협회장 등을 역임했다. 빈소는 서울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 10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13일 오전 9시40분, 장지는 경기 동두천 예래원이다.원로 소설가 현길언(사진=뉴시스).
2020.03.11 I 이윤정 기자
"우리도 다닥다닥 붙어 일하는데…" 소규모공장도 '코로나 사각지대'
  • "우리도 다닥다닥 붙어 일하는데…" 소규모공장도 '코로나 사각지대'
  • [이데일리 배진솔 손의연 기자] “운이 좋기를 바라죠. 코로나에 안 걸리기를 바랍니다.”서울시 구로구 한 콜센터에서 직원 77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집단으로 감염되는 사례가 발생하자 비슷한 근무환경에 놓인 근로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환기가 잘 되지 않는 환경에서 노동자들이 다닥다닥 붙어 일하는 소규모 사업장이 코로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노동자들은 “재택근무를 할 수 없어 매일 출퇴근해야 하지만 마스크를 구하기 어렵고 자가격리는 꿈도 못 꾼다”고 하소연했다.서울시 강북구 한 봉제공장. 전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모습이다. (사진=배진솔기자)◇마스크 구하기 힘들고, 출근 못 하면 생계 위험11일 찾은 서울시 강북구 미아사거리 인근. 이곳엔 소규모 봉제공장들이 밀집해 있다. 콜센터처럼 밀집 환경에서 일하는 공장 노동자들은 “콜센터 집단 감염은 남일이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미아사거리역 근처 지하에 있는 A봉제공장에 들어가자 마스크를 끼지 않고 재봉질을 하는 직원 10여명이 보였다. 전부 마스크를 쓰지 않은 모습이었다. 직원들은 따로 환기를 시키거나 방역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모(60)씨는 “온종일 다같이 여기서 일하니 한 명 걸리면 다같이 걸리는 거라고 우리끼리 말하곤 한다”고 말했다. 정모(50)씨는 “콜센터에서 단체로 코로나19에 걸린 걸 보고 나도 너무 겁이 났다”면서 “우리는 줄서서 마스크 살 시간도 없고 자가격리되면 생계에 지장도 갈 뿐더러 가족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무섭다”고 토로했다.역시 지하에 있는 B봉제공장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직원들이 눈에 띄었다. 50대 박모씨는 “지금 몸살감기 증상이 있는데 말하기 조심스럽다”며 “옆 사람이 걸리면 다 걸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뭘 더 주의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2층에 위치한 C봉제공장은 환풍기가 없었고 창문을 열 수 없는 구조였다. 직원 이모(45)씨는 “마스크를 못 구하고 있는데 한 명 걸리면 모두에게 피해가 가니 겨우 구한 사람이 마스크를 나눠주기도 한다”면서 “우리는 하루 벌어 하루 먹기 때문에 자가격리되면 생계가 올스톱”이라고 토로했다.코로나19를 우려해 일용직 노동자를 많이 부르지 않는다는 사업장도 있었다. D봉제공장 사장 이모씨는 “뉴스에서 단체로 걸렸다고 한 걸 보니 비슷한 사정인 우리도 걱정이 됐다”면서 “따로 체온을 잴 수도 없고 직원들이 열이 안 난다고 하면 믿어야지 별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증상 체크리스트 만들고 환기 철저하게 해야”구로구 콜센터에서 감염증이 불붙듯 확산한 이유는 근무하는 좌석이 밀집했고,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으며 다 함께 식사를 하는 환경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날 대구 내 콜센터 6곳에서도 확진환자 10명이 발생했다.소규모 사업장 역시 콜센터와 근무환경이 비슷하다. 대부분 따로 방역을 하지 않고, 체온계를 두지 않는 경우가 많아 확진자가 한 명이라도 생기면 집단감염으로 번질 수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재택근무를 할 수 없고, 폐쇄 공간에서 여럿이 근무해야 하는 환경이라면 담당자를 정해 열이 있는지, 호흡기 증상이 있는지, 신천지 신도인지, 확진자 접촉 가능성이 있는지 등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마스크를 쓸 수 없는 상황도 있겠지만 되도록 쓰고 공간 환기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하지만 공장 노동자들은 코로나가 두려워도 마스크를 구하기 힘들어 착용하지 않거나 몸살 감기 증상이 있어도 생계 문제로 함구한다. 또 일용직 노동자를 부르는 사업체 경우 이들에 대한 관리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때문에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에 대한 세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정부는 11일 콜센터 등 밀집사업장 내 집단 감염을 막기 위해 유증상 직원 근무 중지, 출퇴근 시간· 좌석 간격 조정 등 내용을 담은 ‘고위험 사업장 공통 감염관리 가이드라인(지침)’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2020.03.11 I 손의연 기자
'최파타' ITZY "신곡 'WANNABE' 듣자마자 꽂혀…직설 가사 놀라"
  • '최파타' ITZY "신곡 'WANNABE' 듣자마자 꽂혀…직설 가사 놀라"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신곡 ‘WANNABE’로 돌아온 그룹 ITZY(있지)가 ‘최화정의 파워타임’(이하 최파타)에 출연해 신곡과 관련한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털어놨다. 이날 ITZY는 솔직하고 귀여운 입담으로 스튜디오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사진=SBS 보이는 라디오)11일 오후 방송된 SBS 파워FM ‘최화정의 파워타임’(이하 최파타)에서는 새 앨범과 함께 신곡 ‘WANNABE’로 돌아온 ITZY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먼저 리더 예지가 “‘최파타’에 나온 것은 처음”이라고 운을 뗐고 DJ 최화정이 “저도 노래로만 듣다가 본 건 처음이다. 라디오 출연은 거의 하지 않는다고 들었다”며 반가워했다. 멤버 류진은 “저희가 연습생 기간이 3~5년 정도 된다. 엄청 길었다”며 “이렇게 사랑 받을지 몰랐다. 꿈만 같은 시간”이라고 감회를 털어놨다. 신곡에 대한 소개도 이어졌다. 예지는 “처음 듣자마자 벌스가 귀에 꽂히더라. 계속해서 귀에서 맴돌았다”고 당시 소회를 전했고 유나도 “듣고 나서 계속 생각이 나더라. 숙소에서 계속해서 노래 불렀다”고 털어놨다. 류진은 “저는 사실 말을 잘 못 듣는 귀다. 가사를 잘 못 듣는데 가사가 잘 안 들리더라. 달고보니 제가 그냥 잘 못 듣는 거라 안심이 됐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채령은 “가사가 너무 직설적이라 놀랐다”고 말했다.‘있지’란 특이한 그룹명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도 전했다. 류진은 “처음에 많은 분이 ‘달라달라’가 팀명인줄 아시더라. 저희도 팀명을 듣자마자 다같이 되물었다”고 전했다. 각자 멤버들에 대한 애정도 뽐냈다. 리아는 “저는 유나가 뱅 앞머리를 자른게 너무 귀엽고 찰떡이라 생각한다”고 했고 막내 유나도 “리아 언니가 제가 머리 자르고 온 날은 편의점으로 데려가서 ‘먹고 싶은 거 다 골라라. 이래서 예쁜 애들은 다 사주고 싶구나. 믿지의 마음을 알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어느 정도일까 궁금했다“고 말해 귀여움을 유발했다. 최화정은 ”예쁜 것은 물론, 매력적인 그룹“이라 했고 ITZY 역시 ”저희도 매력적이라고 해주시는게 더 좋다“고 했다.
2020.03.11 I 김보영 기자
김유정·지창욱 ‘편의점 샛별이’, SBS 금토 편성…6월 방송
  • 김유정·지창욱 ‘편의점 샛별이’, SBS 금토 편성…6월 방송
  •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배우 김유정과 지창욱 주연의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가 오는 6월 SBS 금토드라마로 편성을 확정했다.김유정(왼) 지창욱(사진=소속사 제공)‘편의점 샛별이’(극본 손근주, 연출 이명우, 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는 똘기 충만 4차원 알바생과 허당끼 넘치는 훈남 점장이 편의점을 무대로 펼치는 24시간 예측불허 코믹 로맨스다. 사람 냄새 물씬 나는 편의점을 배경으로 개성 넘치는 캐릭터, 생활 밀착형 에피소드, 청춘들의 꿈과 사랑 등을 버무리며 안방극장에 따뜻한 감성과 유쾌한 웃음을 안길 예정이다. 연출을 맡은 이명우 감독은 지난해 SBS 금토드라마 라인업의 첫 번째 작품 ‘열혈사제’를 메가 히트시킨 데 이어, 차기작 ‘편의점 샛별이’도 SBS 금토드라마로 선보이게 됐다. 이번엔 로맨스가 어우러진 경쾌한 코미디 연출로 또 한번 불금 불토 시청자들에게 즐거운 에너지를 선물할 계획이다.여기에 ‘편의점 샛별이’는 김유정과 지창욱이 출연을 확정 지었다. ‘20대 대표 여배우’로 성장한 김유정은 편의점 야간 알바생 정샛별로 분한다. 정샛별은 상큼한 미모와 달리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4차원 성격의 똘기 소유자다. 캐릭터 설명만으로도 김유정의 톡톡 튀는 연기 변신이 기대되며, 김유정의 다채로운 매력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창욱은 편의점을 운영하는 훈남 점장 최대현 역할을 맡는다. 최대현은 까칠한 척은 다하지만 속내는 마시멜로같이 말랑말랑한 남자다. ‘로코 장인’ 지창욱의 물 만난 연기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반전 허당 매력까지 예고해 기대를 높인다. 제작진은 “연기력과 흥행력을 모두 갖춘 배우와 감독이 만나 더할 나위 없는 조합이 만들어졌다”며,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편의점을 배경으로 따끈따끈한 청춘들의 사랑과 사람 냄새 가득한 이야기를 펼칠 예정이다.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안방극장을 찾아갈 때까지 ‘편의점 샛별이’에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편의점 샛별이’는 영화 ‘인천상륙작전’,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 등과 드라마 ‘아이리스’ 시리즈, 미드 ‘크리미널 마인드’의 한국판 등을 제작한 태원엔터테인먼트가 제작을 맡았다. ‘편의점 샛별이’는 오는 6월 SBS 금토드라마로 방영될 예정이다.
2020.03.10 I 김가영 기자
  • "세상의 절반은 여성"... '여성의당' 돌풍 일으킬까
  • “유사이래 계속된 남성 중심 정치에서 여성의 안전은 늘 뒷전이었다. 진보 보수 가릴 것 없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의 의제가 한 번도 주요 안건이 되지 않았다. 법도 공권력도 여성의 편이 아님을 여성들은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가 나설 수밖에 없다.”'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정당이 첫걸음을 내딛는다. 오는 8일 '세계 여성의 날'에 맞춰 창당대회를 여는 ‘여성의당’이 그 주인공.여성의당은 창당 논의를 시작하고 본격 당원 모집을 시작한 지 9일만에 8200명이 당원으로 가입하면서 정당설립요건(당원 5000명 이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거대 양당체제인 대한민국 정치권에서 많은 이들이 호응을 보낸 이유는 무엇일까. 60년 만에 재등장한 '여성을 위한 정당'대한민국 여성 정당의 역사는 초대 상공부 장관인 임영신씨와 이은혜 씨등이 1945년에 주도한 ‘대한여자국민당’에서 시작한다. 대한여자국민당은 남녀평등권을 표방하고, 여성의 힘을 모아 남성만으로 이뤄질 수 없는 민주사회의 건설, 여성의 생활을 향상시키는 민주경제의 확립 등을 강령으로 내세웠다.창당 이후 당원 수는 약 30만 명에 이르렀고, 국회의원을 배출하는 성과도 기록했다. 하지만 임 전 장관이 1952년부터 연거푸 세 차례 부통령 선거에서 낙선한 후 당세가 급격하게 기울었다. 당원의 이탈이 증가하면서 명맥만 유지하던 대한여자국민당은 1960년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여성의당은 대한여자국민당 이후 약 60년 만에 등장한 여성 정당이다.여성의당이 짧은 기간에 창당에 성공한 이유는 간단하다. 국회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던 것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20대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여성 의원수는 단 51명, 전체의 17%에 그친다. 지난달 15일 여성의당 창당준비위원회 발기인대회 당시 김은주 창준위 위원장의 모습.(사진=여셩의당)“2030 여성의 울분이 만든 기적”여성의당이 창당을 결심한 계기도 이와 맞닿아있다.김은주 여성의당 창당준비위원회 위원장은 “여성의 이해를 대변하는 정당 창당은 여성계의 오랜 염원이었지만 늘 꿈같은 이야기로만 여겨졌다”며 “국회에 여성이 입성하는 것은 소수의 여성에게만 허락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번 총선부터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서 그 꿈을 현실로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을 했고 도전할 용기도 생겼다”고 덧붙였다.당원 모집이 짧은 시간 내에 가능했던 것에 대해 김 위원장은 “우리 정치사에서 유독 이해관계를 대변하지 못한 2030 여성들의 분노와 울분이 60년 만에 만든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현재 여성의당 당원 구성은 여성이 99%를 차지한다. 전체 당원 가운데 2030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70%를 넘는다고 김 위원장은 전했다.그는 “각종 범죄에 노출된 여성들이 국민청원을 통한 이슈화, 거리 시위 등으로 불만을 표현했지만 현실적으로 해결된 것이 없었다”며 “5개 시도당에서 9일 만에 8200명 이상의 당원이 모집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그 폭발적 에너지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현재는 창당했다는 기쁨보다 창당의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압박감이 더 크다”면서도 “하지만 이 압박감은 스트레스가 아니다. 많은 여성들이 지지를 한 만큼 무엇이든 빨리 해내고 싶은 성취감의 욕구다”라고 강조했다.여성의당 당원인 전이경(22·여)씨는 기존의 정당에서 여성 관련 의제를 소홀하게 다룬다고 생각해 무력감을 느꼈다.전씨는 “기본적으로 국회에 여성의원 수가 적다보니 여성 인권에 진심으로 관심을 두고 정책을 만들어주는 사람이 없다”며 “이제는 여성이 직접 나서서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을 도모하는 당이 하나쯤은 있어야 할 것 같아 여성의당에 가입했다”고 말했다.정지예(33·여)씨 역시 여성들만을 위한 정당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여성의당 당원이 됐다.정씨는 “남성 중심으로 이뤄진 기존의 정당은 여성과 관련된 의제를 후순위로 여기기 때문에 유의미한 여성 정책을 요구하기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여성의 목소리를 모아 전달할 수 있는 통로로서 여성의당이 역할 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15일 여성의당 창당준비위원회 발기인대회 당시.(사진=여성의당 제공)많은 여성 아우르는 정책 입법화 예정실제로 여성의당은 주로 여성 관련 의제와 정책에 힘을 쏟고 있다.김 위원장은 “여성의당이 정식 출범하기 전에 가장 먼저 낸 성명은 ‘텔레그램 N번방 성 착취 사건’이었다”며 “IT(정보기술) 강국이라는 빛에 가려진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처벌과 개선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그는 이어 “기존의 정당과 여성의당의 가장 큰 차이점은 오직 여성 전문가와 여성 당사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실질적인 대책에 중점을 둔 정책을 구상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이러한 여성의당의 움직임에 함께 하는 이들도 많다. SBS TV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와 ‘궁금한 이야기 Y’ 등 다수 프로그램에서 범죄 심리 분석가로 출연해 이름을 알린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여성의당 정책에 대해 자문을 하고 있다. 그는 지난 5일 여성의당의 스트리밍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성범죄 관련 정책에 대해 함께 논의하기도 했다.이 외에 '나는 내 파이를 구할 뿐 인류를 구하러 온 게 아니라고'를 집필한 김진아 작가는 여성의 당에 먼저 연락을 취한 뒤 현재는 실무진으로 활약하고 있다. 또 '탈코르셋:도래한 상상'의 이민경 작가 역시 여성의당과 연대활동이 가능하다는 의사를 밝혔다.여성의당은 여성 모두에게 해당하는 정책을 입법화할 계획이다.김 위원장은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유무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관련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성범죄뿐 아니라 여성 노동, 예술계의 인식전환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이루어지던 차별적 관행을 개선할 수 있는 정책을 구상 중”이라고 의지를 밝혔다./스냅타임 이다솜 기자
2020.03.07 I 이다솜 기자
홍준표 "'황교안 경쟁자쳐내기+김형오 사감' 컷오프…숙고 길지 않을것"
  • 홍준표 "'황교안 경쟁자쳐내기+김형오 사감' 컷오프…숙고 길지 않을것"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대표가 5일 오후 양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눈을 감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6일 미래통합당의 공천배제에 대해 “황교안 대표측의 경쟁자 쳐내기와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의 사감이 합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홍준표 전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과연 홍준표다운 행동인지 오늘부터 숙고 하겠다”며 이같이 전했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전날 홍 전 대표가 공천을 신청한 경남 양산을에 나동연 전 양산시장과 박인 전 경상남도의회 의원, 이장권 전 경상남도의회 의원을 3자 경선에 붙이며, 홍 전 대표를 공천에서 배제했다.홍 전 대표는 공천배제가 김형오 공관위원장의 본인에 대한 사적인 감정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홍 전 대표는 “2008년 4월 총선 이후 국회의장과 원내대표로 만나 김 의장이 야당을 의식해 국정운영에 미온적일 때 1년간 대립하면서 거칠게 다툰 적이 종종 있었다”며 “이번에 공관위원장으로 만났을 때 나는 그때의 사감으로 나를 공천배제 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에 사과 전화까지 하였고 김 위원장은 이를 흔쾌히 받아주어 나는 그것이 해소된 것으로 알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나동연을 이용한 내 공천 배제 작업을 오랫동안 추진하는 것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며 “심지어 나동연을 설득하여 추가 공모에 응하게 하면 컷오프 하지 않고 같이 경선을 시켜 주겠다고 며칠 전 전화를 직접 했을때 나는 국회의장까지 지내고 팔순을 바라보는 사람이 사악한 거짓말까지 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그러면서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고 향후 거취를 모색하겠다고 전했다. 홍 전 대표는 “황대표 측의 경쟁자 쳐내기와 김 위원장의 사감이 합작한 야비한 공천 배제를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는 것이 과연 홍준표다운 행동인지 오늘부터 숙고하겠다”며 “숙고는 길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 위원장은 홍 전 대표의 컷오프 결과를 발표하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에 대해 “모든 고려사항을 감안했다”며 “무엇이 더 당의 운명에 부합하고 나라 발전을 위해 옳은지 잘 판단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2020.03.06 I 원다연 기자
‘타다금지법’ 통과..이재웅 "혁신도 국회도 죽었다"
  • ‘타다금지법’ 통과..이재웅 "혁신도 국회도 죽었다"
  • [이데일리 김현아 한광범 기자]‘타다금지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국회 본회의 처리가 확실시 된다.타다는 여객법 개정안에 따라 차량과 기사를 한꺼번에 빌려주는 승합차 차량 호출 서비스인 ‘타다 베이직’을 접고, 국토교통부로부터 플랫폼 운송사업자로 허가받아 다른 모델로 서비스 해야 한다. 하지만, 국토부의 택시 면허 총량제를 따라야 하기 때문에, 현재 운행 중인 타다 베이직의 차량 대수(1500대)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타다 금지법’ 국회 통과로 중단되는 ‘타다 베이직’ 서비스이철희·채이배 반대 속 통과..고성도 오가 이날 이철희·채이배 의원은 타다가 택시 산업을 어렵게 만든다는 증거가 없고 국토부가 제시한 수정안이 문구 수정의 범위를 벗어났다며 법안을 재논의하자는 입장을 밝혔지만, 여상규 법사위원장을 비롯한 박지원·김도읍·주광덕·장제원·송기헌·정갑윤·오신환·박주민 등 대다수 의원들이 택시 업계와의 상생을 이유로 법안 통과를 촉구해 투표 없이 가결됐다. 이철희·채이배 의원 등은 “법사위 역사상 강행처리된 예가 없다”며 끝까지 반발했지만, 여 위원장은 “두 분 의견은 소수 의견으로 담겠다”고 강행했고 이 의원 발언을 여 위원장이 제한하자 둘 사이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이 의원은 “법원 판결문을 보면 타다로 인한 택시 업계 손해가 명확히 검증이 안 돼 있고 여론 조사는 (타다베이직이) 다 좋다고 한다”면서 “당장 통과시키기 보다는 좀 더 논의해 5월 국회때 통과시키자”고 말했다. 채 의원은 “국토부 수정안은 플랫폼 운송사업자 차량 확보 방안에 ‘소유’외에 렌터카를 넣은 것으로 법사위에서 할 수 있는 문구 수정의 범위를 벗어났으니 국토위로 송부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여상규 위원장은 “수정안은 사실상 타다 등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자들이 오히려 제도권 안으로 들어와 적법한 영업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니 그런 점들이 고려돼야 한다”며 법안을 의결했다.이재웅 쏘카 대표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타다‘의 현행 사업 모델을 유지하기 위해 여객법 개정안(타다 금지법) 국회 처리를 막고자 발언을 하고 있다.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은 ‘타다’의 현행 사업 방식을 제한하고 규제혁신형 플랫폼 택시를 제도화하는 내용으로 4일 법사위에 상정돼 통과됐다. 뉴시스 제공타다의 대주주인 이재웅 쏘카 대표는 법안 통과 직후 “정부가 혁신성장을 이야기하면서 사법부의 판단에도 불복해 이 어려운 경제위기에 1만여 명의 드라이버들과 스타트업의 일자리를 없애버리는 입법에 앞장설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며 참담하다고 했다. 타다는 조만간 베이직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박재욱 타다 대표는 “의원들과 국토부를 설득시키지 못해 타다 드라이버분과 회사 동료, 다른 스타트업 동료분들께 죄송하다. 타다의 혁신은 여기서 멈추겠다”고 말했다.타다 서비스 모델 바꿔야..면허 총량제 기반 모빌리티 시장은 열렸지만 타다나 차차, 파파 등은 여객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기존 방식의 서비스는 접고, 국토부 장관이 정하는 택시 면허총량제에 기반해 반납되는 택시 면허 숫자 이하로만 기여금을 내고 차량을 운행하는 형태로 승합차 호출 서비스(플랫폼 운송 영업)를 해야 한다. 이를 두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면허총량제나 기여금이 스타트업에 부담되지 않도록 시행령에서 살피겠다”고 했지만, 모빌리티 운송 차량의 대수를 국토부 장관이 정하는데다 연간 반납되는 택시 면허가 많지 않아 모빌리티 기업들의 고민은 크다. 카카오모빌리티나 벅시 등 택시 기반 모빌리티 업체들은 “이날 결정을 환영하며 국회 본회의에서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면서도 “법 통과 이후 모빌리티 시장이 활성화되려면 택시면허 총량제는 사라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스타트업(초기벤처) 업계는 국회를 비판했다. 170만 고객이 이용하는 서비스(타다베이직)를 이해관계자(택시업계)가 반발한다는 이유로 나중에 법을 만들어 금지한 것은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박용후 피와이에이치 대표는 “이번 결정은 타다라는 서비스를 멈추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꿈을 멈추는 것”이라며 “국민이 원하는 서비스에도 제동이 걸린 셈인데 레벨이 높은 자율주행차는 무슨 법으로 막을 것인지 궁금해진다”고 비판했다.
2020.03.04 I 김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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