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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법로비 2000억 조사”…정치권 겨냥한 이복현[최훈길의뒷담화]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라임이 투자한 5개 회사 등에서 약 2000억원의 횡령 혐의를 적발했습니다. 자금 흐름 및 사용처(불법 로비자금 및 정치권 유입 등)가 명확히 규명될 수 있도록 수사 과정에 적극 협조할 계획입니다.”수십 쪽에 달하는 이번주 금융감독원 브리핑 자료·워딩을 정리하다가 가장 주목한 두 문장입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24일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 추가 검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단군 이래 최대 금융사기 사건’이라고 불리는 3대 펀드 비리를 재조사한 것입니다. “수년 전 사건을 다시 턴다고 뭐가 나오겠어”라고 생각했는데, 기자의 예측은 빗나갔습니다. 촘촘하게 구체적인 혐의가 적시된 재조사 결과였습니다. 올해 들어 금감원 기자실에 가장 많은 기자들이 몰렸습니다. 조사 배경·경과, 익명 처리된 대상, 검찰과의 공조, 법원 판결에 미칠 파장, 정치권 연루 정황, 금융권 추가 조사 계획 등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습니다.특히 국회 부의장을 역임한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4선)은 어젯밤(25일)에 금감원 1층 로비에서 항의 농성을 했습니다. 김 의원은 펀드 돌려막기로 인한 특혜를 받은 적 없다며 이복현 금감원장의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이 원장의 ‘정치공작’이라는 말까지도 나왔습니다. 민주당은 조만간 국회 정무위에 이 원장을 출석시켜 공개 질의를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번 주 벌어졌던 일들은 ‘빙산의 일각’, ‘예고편’으로 보입니다. 검찰은 지난 금감원에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고 자료 일체를 확보했습니다. 앞으로 특혜성 환매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특히 2000억원 횡령 자금이 정치권 어디로, 누구에게 흘러갔는지 집중규명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결과가 이번 추석(9월29일), 내년 총선(4월10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됩니다. 금감원에 미칠 파장도 클 것입니다. 민주당은 올해 정무위 국감을 ‘이복현 국감’으로 벼르고 있습니다. 이 원장의 행보를 놓고 “아직도 본인이 검사인 줄 아냐”, “총선 나오려고 벌써부터 정치인 행보를 하냐”는 뒷말도 나옵니다. 이에 이 원장은 일희일비하지 않고, 불공정·불법에 직을 걸고 엄정대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 결과가 은행, 증권사 추가 조사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입니다. 그렇다면 재조사 파장은 결국 어디까지 갈까요. 경제·사법·정치 전문가도 아니고 점쟁이도 아닌 일반 기자로서 예측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다만 이번 주에 금감원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일들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보고 취재한 기자로서, 사태 전말을 최대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금융감독원)-오늘 뒷담화는 어떤 키워드로 준비하셨나요.△‘끝나지 않는 펀드 사기,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 재조사 후폭풍’ 키워드로 준비했습니다. 그저께(24일) 금감원 기자실이 시끌시끌했습니다. 올해 들어서 가장 많은 출입기자들이 아침부터 와서 밤까지 있었던 날인데요. 이날 오전 3대 펀드 투자 사기라 불리는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 펀드 사태에 대한 금감원의 재조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 브리핑 때는 기자들 질문이 끝나지 않을 정도로 꼬리에 꼬리를 물 정도로 분위기가 뜨거웠습니다. 금감원 발표가 국회까지도 파장이 있었는데요. 김상희 의원(4선)이 금감원 발표를 기반으로 허위 보도를 한 언론사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겠다고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은행권, 증권사에서는 금감원의 칼날이 몰아치는 게 아니냐며 후폭풍에 대한 초긴장 상태라고 하구요. 관련해 오늘 뒷담화에서는 펀드 사태 재조사 내용, 배경, 파장에 대해서 다뤄보겠습니다. -우선 3대 펀드 비리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라임 사태’의 경우 2019년 7월 라임자산운용이 코스닥시장 상장 기업들의 전환사채(CB) 등을 편법 거래하며 부정하게 수익률을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고요.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한 펀드에 들어 있는 주식 가격이 폭락해 1조6679억원 규모의 환매 중단이 벌어져 대규모 투자자 피해를 일으킨 사건입니다. ‘옵티머스 사태’는 2020년 옵티머스자산운용이 펀드 가입 투자자들로부터 1조원 넘는 투자금을 모은 뒤 투자자들을 속이고 부실기업 채권에 투자했다가 막대한 손실을 본 사건이고요.‘디스커버리 사태’는 고수익의 안정적인 투자처라고 투자자들을 속여 부실 상태인 미국 P2P 대출채권에 투자했고요. 2019년 당시 2500억원에 이르는 환매 중단이 벌어진 사건입니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은 문재인정부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을 역임한 장하성 전 실장의 동생인 장하원 씨가 설립하고 대표를 맡은 곳입니다. -이번에 발표한 금감원 재조사는 새로운 내용이 있었나요. △‘또 털어서 뭐가 나올게 있느냐’는 시각이 있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뭔가 있었습니다. 펀드 사기 관련한 금감원 재조사 결과는 크게 4개 부분으로 구성됐습니다. 첫째는 2000억원 횡령 혐의 포착입니다. 조사 결과 라임 펀드가 투자한 기업 중 5개 회사(상장사 3곳, 비상장사 2곳)에서 약 2000억원의 횡령 혐의가 새롭게 적발됐습니다. 둘째로는 1조6000억원 규모의 투자자 피해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 펀드가 환매 중단 선언 직전 민주당 김상희 의원에게 투자금을 미리 돌려줬는데요, 이를 두고 특혜성 의혹이 제기됐고요. 김 의원은 아는 후배의 지인 권유로 해당 펀드에 2억원을 투자했다고 합니다. 셋째로는 옵티머스·디스커버리 자산운용 재조사 결과 공공기관 임원의 뇌물수수, 횡령, 부정거래, 펀드 돌려막기 등이 적발됐습니다. 넷째로는 새로운 혐의들이 적발됨에 따라 관련 펀드를 판매한 기업은행 등에 대한 추가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그래픽=김정훈 기자)-여러 혐의 내용 중에 주목되는 점은 무엇인가요.△이번 금감원 조사는 여의도 국회에 미치는 파장이 클 전망입니다. 금감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0억 횡령건과 특혜성 펀드 돌려막기가 민주당과 관련된 정황이 포착됐다고 합니다. 하나씩 살펴보면요. 특히 금감원은 검사 과정에서 2000억원 규모 횡령, 특혜성 펀드 돌려막기 등을 규명하는데 공을 쏟았다고 합니다. 우선 금감원은 라임자산운용사가 투자한 3개 상장사와 2개 비상장사 경영진 등이 총 2000억원의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잡았는데요, 횡령 건을 보면 한 기업에선 1339억원에 달하는 뭉칫돈이 조세피난처를 거쳐 횡령된 정황이 확인했습니다. 필리핀 소재 리조트를 인수하는데 299억원을 유용한 혐의, 캄보디아 개발사업 실사보증금으로 사용한다는 허위 명목으로 134억원을 빼돌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쭉 보다보니 금감원은 이런 의심이 들었다고 합니다. 2000억원 횡령 자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이들 임원 몇몇만 꿀꺽하고 끝냈는가. 이 과정에서 금감원은 전방위 계좌 추적을 하면서 이들이 횡령한 자금이 기업뿐만 아니라 정치권으로 흘러간 정황도 확인했습니다. 특히 금감원은 해당 기업의 임원 여럿이 펀드 자금을 작당해 횡령한 후 일부는 당시 집권 여당인 민주당 등 정치권 로비 수단으로 자금을 유용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합니다. 금감원은 어제(25일) 저녁 보도참고자료에서 “피투자회사에서 발생한 자금유용 의혹과 관련해서는 자금흐름 및 사용처(불법 로비자금 및 정치권 유입 등)가 명확히 규명될 수 있도록 수사과정에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관련 자금흐름 및 사용처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그래픽=김일환 기자)-특혜성 펀드 돌려막기도 민주당과 연관이 돼 있지요.△특정 펀드의 가입자를 위한 특혜성 펀드 돌려막기가 적발됐고, 특혜를 받은 수익자에는 민주당 다선 의원도 포함됐다는 게 금감원 조사 결과입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의 경우 2019년 10월 대규모 환매 중단 선언 직전인 2019년 8~9월에 4개 라임 펀드에서 투자자산 부실, 유동성 부족 등으로 환매 대응 자금이 부족해졌습니다. 당시 라임은 다른 펀드 자금(125억원)과 운용사 고유자금(4억5000만원)을 이용해 일부 투자자들에게만 특혜성 환매를 해줬습니다. 특혜성 환매를 받은 대상에는 A중앙회(가입액 200억원), B상장사(50억원), 국회의원 C씨(2억원) 등이 포함됐는데요. 이들은 이렇게 특혜를 받아갔고, 나머지 펀드 부실은 일반 투자자들이 떠안게 됐다는 게 금감원 조사 결과입니다. 4개 라임 펀드의 투자자 손실을 다른 펀드 투자자들에게 사실상 전가했다는 것입니다. -관련해 김상희 의원은 금감원 조사 결과가 틀렸다고 발표했지요. 무슨 이유 때문인가요.△금감원 보도자료에는 ‘다선 국회의원’이라고 표기됐고 실명이 나와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취재해보니까 민주당 의원이었습니다. 그래서 그저께(24일) 오전 10시반 브리핑 때 ‘민주당 의원이 누구냐’는 질문이 쏟아졌는데요. 당시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실명을 밝힐 수 없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이날 오후가 되자 해당 다선 국회의원이 ‘김상희 민주당 의원’이라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이날 오후 3시35분 첫 보도를 시작으로 관련 보도가 잇따르기 시작했습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들 전화를 거의 받지 않다가 이날 오후 5시45분께 입장문을 배포했습니다. 김 의원은 입장문에서 “거래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에 자산을 맡기고 수천만원 상당의 손해를 보았을 뿐, 특혜 환매를 한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미래에셋증권은 ‘라임마티니4호’ 등에 투자한 모든 고객에게 시장 상황에 따라 환매를 권유했고, 저를 포함한 전 고객이 환매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특혜성 환매라고 발표한 금감원과 이를 기반으로 허위 보도를 한 언론사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습니다. (자료=금융감독원, 그래픽=이데일리TV)-그러면 금감원 입장과 다른데, 진실은 뭔가요. △3가지 쟁점이 있는데요. 첫째 이례적인 펀드 돌려막기 부분입니다. 금감원은 라임의 60여개 개방형 펀드 중 김 의원 등이 가입한 유독 4개 펀드에서만 다른 펀드의 자금을 가져오거나 고유자금을 지원하는 방법으로 환매가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4개 펀드는 부실 또는 비시장성 자산을 편입하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일시 대량 환매신청에 대해 정상적인 환매는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들만을 위해 ‘이례적인 펀드 돌려막기’로 환매를 했냐는 것입니다. 뭔가 요구사항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입니다. 요구사항이 없었다면 관련 운용사나 증권사 직원의 위법 행위가 있었는지 의심된다는 것입니다. 함 부원장은 브리핑에서 “직무 관련 정보를 이용해서 인출하게 했다면 운용사 또는 판매사 직원의 법 위반 문제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김 의원은 어제(25일) 금감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래에셋에서 ‘그냥 환매하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환매한 것”이라며 “(특혜가 아니라) 미래에셋이 당연히 고객들을 생각해서 (그렇게) 판단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이 특혜를 바라고 뭔가 요구한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김 의원이 가입한 펀드에는 총 16명이 가입돼 있었습니다. 이들 모두 미래에셋 등의 권유를 받고 환매를 했는데, 이들 모두가 특혜를 바라고 압박을 했다는 게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게 김 의원의 입장입니다. 둘째로는 수천만원 손해 부분입니다. 김 의원은 2억원을 투자했고 2019년 9월에 1억5600만원을 돌려받아, 3400만원을 손해를 봤다는 입장입니다. 수천만원 손해를 봤는데 무슨 특혜냐는 게 김 의원 입장입니다. 반면 금감원은 더 큰 손실을 볼 것을 회피한 것도 특혜라는 입장입니다. 이례적인 펀드 돌려막기가 없었다면 3400만원보다 더 큰 손해를 봤을 텐데, 손실을 줄여 혜택을 봤다는 것인데요. 금감원은 어제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라임이 불법적인 자금지원으로 투자자의 손실을 축소하고 일부 회피하도록 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환매중단 사태에 의한 대규모 손실 발생으로 장기간 고통을 받은 여타 투자자에 비해서라도 (김 의원 등이 가입한) 동 4개 펀드 투자자는 혜택을 받은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셋째 정치공작 여부입니다. 김 의원은 “수십·수백명의 투자자 중 저를 콕 짚어 특혜를 받았다는 것인데, 정치공작이 아니고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보도자료에 ‘○○중앙회(200억원), 상장회사 ○○㈜(50억원), 多選 국회의원(2억원) 등 일부 유력인사 포함 특혜성 환매’라고 표기하면서, 본인을 사실상 겨냥했다는 것입니다. 반면 금감원은 선후관계가 다르다는 입장입니다. 함용일 부원장은 브리핑에서 “애초에 유력자 등을 찾고자 했던 것은 아니다”며 “개방형 펀드에서 엑시트(환매)가 된 부분에서 임직원이 본인 계좌의 선인출을 여부를 살펴보는 과정에서 관련된 일부 케이스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감원 1층 로비에 앉아 항의 농성을 하고 있다. (사진=서대웅 기자)-이번 재조사 과정을 보니 공공기관 임원의 뇌물수수까지 확인됐네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기관인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당시 최남용 기금운용본부장의 금품수수가 적발됐습니다. 그는 2017년 6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전체 기금의 약 37%에 달하는 총 1060억원을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했습니다. 이후 그는 옵티머스자산운용 부문 대표로부터 2016년 6월에 1000만원을 받았습니다. 이 본부장의 자녀는 옵티머스자산운용 부문 대표가 회장으로 있는 회사로부터 급여를 챙겼구요.전파진흥원 건은 2020년 옵티머스 사태 당시에도 논란이 됐습니다. 전파진흥원이 ‘옵티머스 펀드’ 1호 가입자였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파장이 컸습니다. ‘전파진흥원 같은 공공기관도 주요 고객’이라며 홍보한 옵티머스운용의 전략에 넘어간 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피해 규모가 급증했습니다. 당시 전파진흥원은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는데요. 이같은 투자가 실은 최 전 본부장의 ‘뇌물수수’에서 시작됐던 것으로 이번 재조사에서 드러난 것입니다. -결국 검찰 수사의 향배에 따라 진실 규명이 될 듯한데요. △그렇습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단성한 부장검사)는 지난 24일 금감원에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고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와 관련한 당국의 검사기록 등을 확보했습니다. 검찰은 확보한 기록을 토대로 특혜성 환매 여부, 불법 행위 여부를 확인할 방침입니다. 함용일 부원장은 브리핑에서 “앞으로는 수사의 영역”이라며 “금감원 보도자료에서 궁금한 부분은 다음 수사 단계에서 밝히거나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2000억원 횡령 자금 중 일부가 민주당 쪽으로 정말 흘러간 게 맞는지, 김상희 의원이 연루된 펀드 돌려막기에 특혜성이 정말 없었는지 등 정치권 관련 사안이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시기별로 보면 펀드 돌려막기는 2019년 8~9월, 2000억원 횡령 건은 2017년 9월부터 작년 9월까지 문재인정부 때입니다. 결국 금감원은 이런 기업의 돈이 당시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도 흘러갔다는 것을 의심하고 있기 때문에, 검찰이 이를 규명하면 할수록 정치권 논란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결론이 나면 금감원의 무리한 재조사라는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 마포구 하늘공원에서 바라본 여의도 금융가, 국회에 뿌연 구름이 끼어 있다. (사진=연합뉴스)-그런데 라임·옵티머스 사태는 2019~2020년에 펀드 사기가 있었던 건데, 왜 이제 와서 재조사하고 민주당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지 궁금해하는 시선도 많습니다. △이번 재조사가 어떻게 시작됐는지를 보려면, 작년 6월8일로 시계를 돌리면요. 이날은 이복현 금감원장 취임식이 있었던 날인데요. 당시 ‘윤 대통령이 검찰 출신을 금감원장을 임명하면서, 라임·옵티머스 사모펀드 사태 등 증권·금융범죄의 감독을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많았거든요. 당시 라임·옵티머스 사태를 두고 권력형 비리 의혹 등이 제기됐었으나 제대로 규명된 것이 없었고요. 그래서 당시 기자들이 ‘라임·옵티머스 사건 재조사 가능성’을 묻자, 이복현 원장은 “시스템을 통해서 볼 여지가 있는지 점검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이후 금감원은 올해 1월 관련 TF를 만들어 7개월간 재조사에 들어갔고 이번에 이같은 새로운 혐의를 확인해 발표한 것입니다. 이 원장이 검찰 내 경제·금융 수사통이다 보니 이번에 촘촘하게 재조사를 챙겼다고 합니다. 물론 이 원장의 이같은 행보를 두고 정치적 해석도 많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민주당을 겨냥한 정치공작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입니다. 이 원장의 총선용 행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고요. 다만 이 원장은 총선 출마 가능성에는 선을 긋고 있는 상황입니다. 재조사 취지, 배경이 어떻든 정치적으로 보면 조사 결과가 문재인정부 시절과 관련돼 있다 보니 정치권 논란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시장 분위기, 파장에 대해서도 알려주시지요. △라임·옵티머스 사태 당시 은행, 증권사들이 줄줄이 연루돼 제재 선상에 올랐는데요. 이번에도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금융권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금감원은 기업은행 등 판매 금융회사에 대한 추가 검사를 예고해서요, 은행권이 긴장하고 있고요. 김상희 의원 관련 펀드 돌려막기와 관련해서는 라임자산운용, 미래에셋증권(006800) 등이 관련돼 있어서요. 관련 수사가 이뤄질지도 시장에서는 주목하고 있습니다. 라임·옵티머스 펀드 판매사인 증권사 CEO에 대한 제재에도 영향을 줄지도 시장에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금융위는 양홍석 대신증권(003540) 부회장, 박정림 KB증권 대표, 정영채 NH투자증권(005940) 대표에 대한 제재 건을 심의 중입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 최종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며 “다음 주 이후 관련 회의가 열리면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자료=NH투자증권)-끝으로 다음 주에 주목할 만한 국내외 경제일정 소개해주세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미팅’ 연설이 우려했던 것만큼 매파적이지 않으면서, 향후 금리인상 여부와 관련해 경제지표가 주목됩니다. 내주에는 미국 8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기대지수(8/29), 미국 8월 ADP 고용(8/30), 미국 7월 PCE 물가지수(8/31), 미국 8월 고용보고서(9/1), 미국 8월 ISM 제조업(9/1) 지표 등이 발표됩니다. 앞서 파월 의장은 지난 25일 밤 11시께(한국 시간 기준) 과거보다 연설이 길어질 것이라며 약 14분간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파월 의장의 핵심 키워드는 향후 금리인상 관련해 ‘신중히’(carefully) 진행하겠다는 멘트였습니다. 이 발언 이후 뉴욕3대 증시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습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47.48포인트(0.73%) 오른 3만4346.90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9.40포인트(0.67%) 상승한 4405.7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6.67포인트(0.94%) 오른 1만3590.65에 각각 장을 끝냈습니다. 시장의 관심은 9월과 11월의 기준금리 결정입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는 다음 달 기준금리 상단이 5.5%로 동결될 가능성이 80%로 나왔습니다. 반면 11월의 경우 금리 상단을 5.75%로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46.7%로 가장 높았습니다. 금리 동결 전망은 44.5%, 6.0%로 인상할 것이란 전망은 8.9%였습니다. 기획재정부는 내주 중에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합니다. 내년 예산안도 관전 포인트이지만, 국가채무·적자재정 상태 등 나라살림 상황에 대한 지표·전망이 담긴 ‘국가재정운용계획’도 주목됩니다. 한국은행은 29일 ‘2023년 7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을 통해 지난달 수입·수출 금액과 물량 지수를, 통계청은 31일 ‘7월 산업활동동향’,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8월 수출입동향’을 발표합니다. 작년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10개월 연속 하락한 수출이 8월에도 하락했을 경우, 하반기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31일에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립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등이 참석해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따른 파장 등을 설명할 것으로 보입니다. 피해를 입고 있는 어업인과 자영업자 등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책, 향후 방사능 검사를 비롯한 수산물 안전관리 대책도 밝힐지 주목됩니다. ※이슈나 정책 논의 과정의 뒷이야기를 추적해 전합니다.
- 줄어든 세수에 지출 조인다…정부, 내년도 예산안 공개[기재부 주간예보]
-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건전재정’을 기치로 하는 윤석열 정부의 두 번째 예산안이 내주 발표된다. 올해 세수 결손이 확실시 되는 상황인 만큼, 지출 증가율을 최대한 억제하고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긴축 기조를 강화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23일 국회에서 열린 2024년도 예산안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26일 관련 부처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오는 29일 ‘2024년도 예산안’을 공개한다. 이듬해 총지출과 총수입 규모를 정리한 예산안은 9월1일 국회에 제출되며, 이후 심의를 거쳐 연말께 확정된다. 예산안 법정 기한은 매년 12월2일이다.앞서 국민의힘과 정부는 지난 23일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편성 방향을 논의하는 당정협의회를 진행했다. 당시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내년도 예산안은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 지출 증가율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면서도 진정한 약자를 두텁게 지원하고 국민 안정과 미래 준비를 충실히 할 수 있도록 편성했다”고 말했다.당정에 따르면 내년 0~1세 아동 부모급여는 50만~100만원으로 인상되고 대학생 저리 생활비 대출 한도는 400만원으로 늘어난다. 중증 발달장애인 주간 일대일 케어 도입, 24시간 통합돌봄 전국 확대 등 장애인 지원 예산도 담기로 했다. 노업직불금 예산은 2027년까지 5조원으로 확대하기 위해 내년 3조원 이상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국군 장병과 국가 유공자도 예산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인천발(發) KTX 건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조기 개통 등 지역별 주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예산도 마련할 전망이다.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따른 어업인 피해 지원과 관련된 예산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내년 수산물 소비 촉진 관련 예산은 역대 최대 규모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4일 일본 정부의 방류 개시 직후 대국민 담화를 통해 “내년에는 올해보다 지원 규모를 2배 이상 확대하고 가격 안정화를 위한 수산물 비축·수매도 역대 최대 규모로 지원하겠다”며 “수산물 긴급경영안정자금을 5배 확대하고 대출한도를 한시적으로 상향하겠다”고 밝혔다.기재부는 오는 31일 ‘2023년 7월 국세수입 현황’을 발표한다. 한국 경제가 저점을 지나고 있다는 판단이 나오는 가운데, 5월(2조5000억권)에 이어 6월(3조3000억원)에도 줄어든 감소폭이 지난달에는 더 개선될 수 있을 지가 관심이다. 올해 상반기(1~6월) 세수는 296조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8조1000억원 줄어 역대 최대 폭 감소했다. 올해 남은 기간 작년과 같은 수준의 세금이 걷혀도 연간 세수는 세입예산(400조5000억원) 대비 44조2000억원이 부족하다. 특히 법인세수가 1년 전보다 16조8000억원이나 덜 걷히면서 부진의 주범으로 지목됐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같은 날 통계청이 공개하는 ‘2023년 7월 산업활동 동향’도 경기 반등 가능성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5월과 6월은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전월 대비 늘어나며 두 달 연속 ‘트리플 증가’를 나타냈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2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런 흐름이 지난달에도 지속한다면 국내총생산(GDP)의 개선세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리 수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점, 가계부채 탓에 민간 소비가 쪼그라들고 있다는 점 등은 변수로 남아 있다.우리나라가 처한 저출산·고령화의 현실을 반영하는 지표들도 발표된다. 통계청은 30일 ’2022년 출생 통계‘와 ‘2023년 6월 인구동향’을 공개한다. 지난 2월 통계청의 ‘2022년 출생·사망 통계(잠정)’에 따르면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인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치로 기록됐다. ‘2023년 5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출생아 수는 동월 기준 가장 적은 1만8988명으로, 고령화 추세로 증가하고 있는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웃돌면서 인구는 43개월째 자연감소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다음은 기재부, 통계청, 국세청, 한국개발연구원(KDI), 조세재정연구원(KIPF) 주간 주요 일정 및 보도 계획이다.◇주간 주요 일정△28일(월)09:30 S&P 연례협의(장관, 비공개)△29일(화)10:00 국무회의(장관, 용산청사)15:00 범부처 플랫폼 정책 협의회(1차관, 대한상의)△30일(수)10:00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장·차관, 국회)△31일(목)10:00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장·차관, 국회)△1일(금)10:00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장·차관, 국회)◇주간 보도 계획△28일(월)12:00 사회조사로 살펴본 청년의 의식변화16:00 부총리, S&P 연례 협의단과 면담△29일(화)06:00 재정포럼 2023년 8월호 발간10:00 2024년 국세수입 예산안10:00 「2024년도 조세지출예산서」 국회제출10:00 「2023년 세법개정안」 정부안 확정12:00 2023년 벼, 고추 재배면적조사 결과12:00 2022년 건설업조사 결과(잠정)[공사실적 부문]14:00 2023년 통계데이터 활용대회 결과 발표16:00 제3차 범부처 플랫폼 정책협의체 개최△30일(수)10:00 원스톱 수출·수주지원단,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3」에서 수출기업 상담 진행10:30 제12회 국가통계발전포럼 개최11:00 이달의 협동조합-아이티로(IT로) 시각장애인 사회적협동조합12:00 2022년 출생통계12:00 2023년 6월 인구동향12:00 2023년 7월 국내인구이동△31일(목)06:00 조세재정브리프 통권 제149호 발간08:00 2023년 7월 산업활동동향09:00 2023년 7월 산업활동동향 및 평가11:30 2023년 7월 국세수입 현황12:00 제29회 통계의 날 기념행사 실시12:00 KDI 북한경제리뷰(2023. 8)15:00 지역활성화 투자펀드 운영방안(7.12.) 후속조치15:00 2023년 9월 재정증권 발행계획16:30 제6차 경제교육 워크숍 개최17:00 충북 옥천 수출기업 애로해소 지원을 위해 제5차 원스톱 수출 119 현장방문11:30 ‘23~’27년 공공기관 중장기재무관리계획
- 美 국채 투자자 눈도 ‘파월’로…ETF 물타기 계속할까
-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미국채 상장지수펀드(ETF)가 금리 상승에도 꾸준히 자금을 불리고 있다. 금리와 가격의 방향이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의 특성에 따라 미국채 금리가 치솟으며 펀드 수익률은 하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금리 인하 추세를 전망하는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당분간 금리 변동성이 지속할 가능성이 크지만 전문가들은 가격이 내린 지금이 미국채 ETF에 투자하기 매력적인 시점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금리 인하는 시점의 문제일뿐 ‘기정사실’과 같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투자 기간과 자금 상황에 따라 단기채와 장기채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미국채 ETF, 한 달 설정액 1조원 가까이 ‘쑥’24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상장한 미국채 ETF 9종(1개월 신규 상장 제외)의 총 설정액은 9518억원으로, 1개월 전 대비 1600억원 이상 늘었다. 이 기간 설정액 증가 상위 ETF는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TIGER 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합성 H)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 등 순이다. 미국채 ETF의 수익률이 대부분 하락하고 있는 것과는 엇갈린 흐름이다. 미국채 ETF 9종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은 -7.74%로, ACE 미국30년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 H)는 -16.14%에 이른다. KBSTAR 미국장기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 H)는 -12.77%, TIGER 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합성 H) -12.71% 등을 기록했다.특히 미국 국채금리는 최근 4.35%를 훌쩍 뛰어넘어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이 재정적자 확대 속에 국채 발행을 늘리고 있는데다, 미국 경제가 호조를 보이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장기 긴축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맞물렸다. 그럼에도 미국채 ETF에 자금이 몰리는 이유는 향후 금리 하락에 따라 채권 가격이 상승하고, 자본 차익을 누릴 수 있다는 투심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수진 KB자산운용 ETF마케팅본부 부장은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장기금리가 정체 구간에 있었던 연초보다 높은 수준의 금리 환경이 내년 상반기까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에 점차 무게가 실렸다”며 “이에 장기금리가 재상승을 시작한 지난 7월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미국 장기채 관련 매수가 강해졌다”고 말했다. ◇ “금리 인하는 기정사실화, 투자 유효…투자 기간·자금 상황은 고려”현재 투자자들은 잭슨 홀 미팅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금리의 주요 변곡점으로 주목하고 있다. 미국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둔화하면서 연준의 긴축 종료 기대감을 높이는 등 변동성이 지속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23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30년물 국채금리가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은 부진한 경제지표를 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잭슨 홀에서 톤 조절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가 상승하거나 하락하는 잦은 변동성을 보이는 국면이라 해도 지금이 미국채에 투자하기엔 매력적이란 시점이라는데 전문가들은 뜻을 모은다. 이미 고점에 이른 금리가 향후 인하 추세로 갈 수밖에 없으리라는 판단이 우세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운용사들도 미국채 신규 ETF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 국채 ETF 투자를 결정할 때 투자 기간과 금리 변동성은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금리 인하는 기정사실화한 이벤트로, 현시점부터 꾸준한 분할 매수를 추천한다”며 “다만 투자 기간이 길수록 원금 회수기간(듀레이션)이 길어지고 금리 변화에 민감해, 금리가 상승할 때 채권 가격은 더 크게 하락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자의 자금 상황에 따라 미국 단기채와 장기채 상품 접근을 고려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수진 부장은 “수익 추구를 위한 장기 여유자금은 높은 금리에 따른 월 분배 수취와 금리 하락 시의 자본차익 가치를 염두에 둔 장기채 투자가 유효하다”며 “반면, 단기 운영자금은 시중 예금이나 물가 수준 대비 가치 있는 금리로 파킹해 언제든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단기채 ETF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를 위해 금리의 방향성을 결정할 주요 지표 등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얘기도 이어진다. 박성철 삼성자산운용 ETF운용1팀장은 “미국 은행의 신용등급 강등 등 경제적으로 안정화된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주요 경제 지표들 꼭 확인하고, 금리 인하가 시점을 잘 살피고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 G2 원투 펀치에 안개 자욱한 韓…"불확실할 땐 금리 멈춘다"
-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8월 금통위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은행 통화정책에 또 다시 안개가 자욱해진 모습이다. 우리나라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중국 등 G2가 우리나라 양팔을 잡고 반대 방향으로 달려가고 있어 통화정책의 딜레마가 커지고 있다. ‘안개가 끼었을 때는 자동차를 멈추고 본다’ 밖에 한은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보인다. 이에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은 내년으로 밀리는 분위기다. 금리 인하폭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 한은도 ‘중금리’ 시대로의 전환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G2 불확실성에 가계부채 급증까지…“금리 조정할 이유 없어”한은 금통위는 24일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동결의 가장 큰 배경은 ‘G2를 둘러싼 불확실성’이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1.4%로 유지했지만 하방 압력은 더 커진 모습이다. 내년 성장률은 2.3%에서 2.2%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 경기의 빠른 회복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올해는 4개월 밖에 남지 않아 중국 성장 악화가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됐을 뿐이다. 중국 경제가 올해와 내년 각각 4.5%, 4.0% 성장할 경우 우리나라 성장률이 올해 1.2%, 내년 1.9%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는 중국 성장률을 올해 5.0%, 내년 4.5%로 전망한다.성장 전망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추가 긴축 우려 때문이다. 24~26일(현지시간) 잭슨홀 회의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고려해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모두 최종금리를 3.75%까지 올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 총재는 “미국 금리 정책이 어떻게 되는지, 어느 정도 (고금리가) 오래 갈지, 이런 것에 따라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고 이에 따라 물가 변동성도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중국은 장기 경기침체에 성장을 갉아먹는 쪽으로, 미국은 중립금리 상향 논쟁과 고금리 장기화로 우리나라의 독자적 통화정책 운영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총재는 “우리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가계부채도 조정돼 실물 경제를 고려해 금리를 좀 낮추고 싶은 그런 상황이 올 때 만약 미국이 굉장히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한다면 (금리 조정의) 제약 조건이 더 커진다”며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구나 미국은 코로나19 이후 노동시장 참여율 하락, 재정 투입 등에 경제 구조가 변하면서 중립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제기되는 반면 우리나라는 고령화, 중국 경기 악화로 인한 성장률 하락으로 중립금리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는 게 이 총재의 설명이다. 이는 통화정책이 우리나라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미국의 고금리 정책으로 인해 더 긴축적으로 운영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대내적으로도 금리 인하 조건이 까다로워지고 있다. 기존에는 물가상승률이 목표치(2%)에 안착한다고 판단됐을 때였던 반면 이번엔 가계부채 축소까지 추가됐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 비율(명목 국내총생산 대비)을 101%(1분기 기준)에서 100% 밑으로, 90%, 80%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목표”라며 “가계부채 연착륙이 제가 한은 총재가 된 이유 중 하나”라고 밝혔다. 다만 아직까진 금리를 높여 가계부채를 관리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아니다. 물가 전망치는 올해와 내년 각각 3.5%, 2.4%로 종전과 같았고 올해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근원물가가 3.4%로 0.1%포인트 상향 조정됐지만 추세를 벗어나는 수준은 아니다. 경기를 고려하면 금리 인상은 사실상 카드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총재는 “지금 이자율 수준은 긴축적이고 긴축 범위 상단에 있다”고 평가했다.그렇다고 금리를 내려 경기를 부양할 생각도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재정을 풀어 경기 부양할 생각이 없다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 총재는 “올해 1.4% 성장은 2000년 이후 세 번째로 낮은 성장률이지만 전 세계 성장률(2.7%) 역시 역대 네 번째로 낮다는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보면 우리만 나쁜 성장세가 아니다”며 “소위 국내총생산(GDP) 갭(잠재성장률과 실질 성장률간의 차이)이 커서 금리나 재정으로 보완해야 할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현 수준의 금리로) 물가가 2%까지 점진적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경기를 급랭시킬 위험이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경기보다는 물가·금융안정이 한은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 금리 인하 시기 내년으로, 금리 인하폭도 제한적전문가들이 예상하는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도 내년으로 미뤄지고 있다. 금리 인하 폭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한은은 내년 2분기에 금리 인하를 시작하고 연간 인하폭도 50bp, 2회에 그칠 것”이라며 “이 총재가 금융안정을 경기보다 우선에 두고 가계부채 디레버리징을 중장기 과제이자 총재가 된 이유라고 언급한 데다 지난 10년과 같은 1~2% 금리 회귀는 가능성이 낮다고 말해 향후 통화정책은 상·하방이 제약받는 중금리 이상의 시기가 길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지난 10여년간 금리가 굉장히 낮았고 젊은 세대는 인플레이션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시 낮은 금리로 갈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지만 상당히 조심해야 한다”며 “한동안 지난 10년처럼 1~2% 수준으로 금리가 낮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경고했다. 박석길 JP모건 금융시장본부장은 “내년 1분기까지는 금리 동결이 예상되고, 내년 2분기부터 금리 인하가 전망되나 가계부채 축소 등 긴축을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득이 과잉 긴축에 따른 손실보다 커 보인다”며 “금리 인하 시점이 더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 자소서 써주는 챗봇 '클로바X' 출시…쇼핑에 강한 AI 검색 '큐:'
- [이데일리 한광범 김현아 김가은 기자][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네이버(NAVER(035420))가 24일 초대규모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X에 기반한 대화형 AI 서비스(채팅봇)‘클로바X’를 출시했다. 오픈AI의 챗GPT와 유사한 서비스다. 이날 서울 삼성동에서 개최한 팀네이버 컨퍼런스 ‘DAN23’를 통해서다. 네이버는 생성형AI를 검색에 적용한 ‘큐(Cue:)’를 9월 중 공개할 예정이고, 11월부터 네이버 통합검색에도 적용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가 24일 서울 삼성동 서울 파르나스에서 개최된 ‘단23’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네이버)◇“투자서 초안 써줘”·“면접관 역할 해줘” 질문에 답변 ‘술술’‘클로바X’는 문장으로 물어보면 답을 해주는 서비스다. 이를테면 ‘맞춤형 식단 구독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투자 제안서 초안을 써주세요’라고 물으면, 답을 해준다. 특히 명령어를 입력하면 질문과 답변이 연달아 이어지는 멀티턴(multi-turn) 대화가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이에 따라 ‘해외 영업 직무 신입 공채를 준비 중이다. 면접 리허설을 할 수 있도록 면접관이 돼 줄래?’라는 명령어를 입력하고, 답이 오면 다시 질문을 던지고 밑에 ‘AI글쓰기’ 버튼을 누르면 자기소개서 초안까지 써준다.특히 경쟁사 서비스들과 다른 점은 네이버 내외부의 다양한 서비스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와 연동돼 있다는 점이다. △‘제주도 가서 아이랑 같이 가보면 좋을 곳 알려줘’라고 물으면 네이버여행과 △‘이 문서에서 핵심내용을 표로 만들어줘’라고 물으면 폴라리스 오피스와 △‘공항 도착해서 차 빌리오 싶어’라고 물으면 쏘카와 △‘점(2.5)과 직선 2x-y+2=0 사이의 거리는?’이라고 물으면 울프럼과 연동해 답을 준다. 바로 별도 개발 없이 하이퍼클로바X를 이용할 수 있는 ‘스킬(Skill)’ 기능 덕분이다.이를 통해 네이버는 언어모델 자체의 생성 능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답변을 보완해나가는 한편, 다양한 버티컬 서비스에 더 쉽게 접근하는 향상된 서비스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 클로바X의 뛰어난 한국어 및 영어 능력과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업무 보고서나 자기소개서처럼 비즈니스 글쓰기에 도움을 받는 것은 물론 면접 연습, 고민 상담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총괄은 “클로바X는 한국어를 가장 잘 이해하는 서비스로 차량 예약까지 가능하다”면서 “당장은 아니지만 멀티모달로 이미지, 영상, 소리도 이해하고 생성하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이를테면 강아지 사진에서 배경 화면을 바꿔주거나 없애는 서비스 등이다. 클로바X는 현재 텍스트와 소프트웨어 코드 작성이 가능하다. 이를 넘어 이미지, 영상, 음성을 이해하고 생성할 수 있는 ‘멀티모달’ 기능은 내년 상반기쯤 출시될 전망이다.◇MS 빙과 다른 알고리즘 ‘환각 줄여’… ‘큐:’ 검색으로 쇼핑 시장 격변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 기반 검색 서비스 ‘큐(CUE):’도 준비 중이다. 생성형AI 검색인데, MS 빙이나 구글 바드와는 다른 알고리즘을 썼다.AWS에서 AI개발을 하다가 네이버에 입사해 큐: 개발을 주도한 김용범 네이버 서치 US AI 기술총괄은 기존 생성형AI와 달리, ‘큐:’는 학습 데이터 자체보다는 검색에 기반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학습한 데이터에 의존한 기존 생성형AI와 달리, ‘큐:’는 AI가 검색 이용자의 복합적 의도를 파악해 사람처럼 판단하고 검색한다는 의미다. 김 총괄은 “큐:는 질의 이해(Reasoning)라는 독특한 과정을 통해 AI가 질문을 이해하고 검색 원칙을 만든다”며 “이런 기술로 환각 현상이 72%나 줄었다”고 설명했다.‘큐:’는 일단 독자 형태로 9월께 출시되고, 11월부터 네이버 통합검색에 순차 적용된다. 이리 되면 검색창에 ‘주말에 분당에서 브런치하기 좋은 테라스가 있는 식당 찾아줘’라고 물으면 △첫 번째 블록에 요약해 답변해주는 ‘CUE:’ 단락이 나오고 △두 번째 블록에 주말 브런치 테라스 식당 추천 △밑의 세 번째에 마지막으로 예약 등 추가액션이 나오는 식이다. 최재호 AI서치 책임리더는 “PC에서 베타버전 큐:는 9월에 내고, 연내 네이버 통합검색에도 적용할 예정”이라면서 “쇼핑에 대한 예약뿐 아니라, 사용자에게 상품을 추천해주는 등의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네이버 검색창에 큐:가 적용되기 시작하면 국내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도 지각 변동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음식배달이든, 이커머스든 내게 꼭 맞는 상품을 예약하고 배송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수연 대표는 “큐:가 모든 검색을 대체하진 않을 것”이라면서 “이용자 만족도를 보면서 순차 적용하겠다”고 했다.◇“모두를 위한 위한 AI 세상 만들 것”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는 “검색에서부터 쇼핑, 예약, 리뷰, 결제까지 사용자의 여정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은 매우 유니크한 일”이라며 “세계 유일무이한 플랫폼일 만큼 네이버의 사업 모델과 비즈니스 모델은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우리의 강점”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하이퍼클로바X로 네이버 생태계에 불러올 변화에 대해선 △검색 경험의 초거대화 △파트너 경쟁력 강화 △생태계 확장을 꼽았다. 최 대표는 “네이버는 기술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꿈을 꾸는 회사다. 이제 생성형 AI라는 새로운 변화의 파고를 맞아서도 변화의 준비를 마쳤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이어 “네이버 안의 창작자들이 앞으로 펼쳐질 생성형 AI 시대에 누구보다 경쟁력을 가질 수 있고 자율성, 독립성을 가지면서 다양성을 존중받으며 비즈니스를 더 확장시킬 수 있도록 네이버는 항상 지지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치열하게 본연의 가치에 집중하며 의미 있는 기업이 되고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기준금리 5회 연속 동결…가계부채에 고환율까지 덮쳐(상보)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출처: 한은)[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2월, 4월, 5월, 7월에 이은 다섯 번 연속 금리 동결이다. 물가가 2%대로 낮아졌지만 8월 3%대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등 물가와의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가계부채 급증세, 1340원 안팎의 원·달러 환율은 금리 조정을 더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여기에 8월 잭슨홀 회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 미국의 추가 긴축 여부도 확인해봐야 한다. 사실상 금통위가 할 수 있는 일은 매파(긴축 선호) 스탠스를 유지하며 미국의 결정을 지켜보는 정도일 것으로 보인다. 출처: 한국은행◇ 가계부채·고환율·美긴축 “점점 금리 인하하기 어려운 환경”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4일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경제연구소 연구원 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전원이 금리 동결을 전망한 것과 일치한다. 한은은 2월부터 7개월째 금리 인상이 가져올 파급효과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인데 점점 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환경들이 조성되고 있다. 한은이 지난 1년반 동안 금리를 3%포인트나 올리면서 역사상 가장 빠른 금리 인상을 했음에도 가계대출이 증가하고 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7월 6조원 증가, 넉 달 연속 늘어났다. 가계신용(가계대출과 판매신용 합계)은 2분기말 1862조8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9조5000억원, 0.5% 증가했다. 3분기 만에 증가 전환이다.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한은의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가계대출이 이 속도로 늘어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100% 밑으로 가도록 하는 것을 정책 1순위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어 “가계부채가 늘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에 금통위원들도 많이 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그동안 가계부채 축소, 디레버리징에 대해 중장기적 과제라고 밝혀왔으나 빚의 증가 속도가 빠르다보니 정책 1순위로 삼겠다며 발언 수위를 높인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긴축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연준의 금리 인상이 끝났다는 게 중론이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24~26일(현지시간) 잭슨홀 회의에서 미국 중립금리 상향 가능성을 언급할 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중립금리 상향은 9월 FOMC에서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과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경우에 따라 한미 금리 역전폭이 2.25%포인트로 더 벌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한미 금리 역전폭이 확대되더라도 그 자체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그러나 최근처럼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인 중국 경기가 장기 침체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시장이 흔들리는 상황에선 다르다. 미국 경기 호조, 중국 경기 침체 우려 등 G2의 엇갈린 경기 흐름에 원·달러 환율은 21일 1342.6원으로 이달에만 무려 68원 급등했다. 이에 이 총재는 기재위에서 “잭슨홀 회의에서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발언, 9월 FOMC 의사 결정에 대한 예상 등 다양한 요인을 금통위원과 상의해 논의하겠다”며 “한미 금리 격차보다는 미국 금리의 방향성이 더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한은 금리 인상의 근거가 됐던 물가상승률은 7월 전년동월비 2.3%로 하락했으나 8월엔 국제유가 상승, 태풍 등 집중호우에 따른 농산물 작황 부진 등으로 다시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물가는 다시 오르더라도 한은의 전망 범위에 있기 때문에 금리의 결정적 변수에선 멀어지고 있다. 이 총재는 내년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2% 중반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매파 스탠스 강해질 듯…금리 인하 시점 지연 전망각종 변수들을 고려하면 금통위는 금리를 동결했더라도 매파(긴축 선호)적 스탠스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유상대 부총재가 이번 회의에 처음 합류했지만 한은 출신인 만큼 전임 이승헌 부총재와 다른 성향을 보일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6명의 금통위원(총재 제외) 모두 금리를 3.75%로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견지할 가능성이 높다. 한은이 최근 대출제도 개편을 통해 적격담보증권을 대대적으로 확대하면서 유사시 시장에 유동성을 적극 공급할 것임을 천명한 만큼 금리 인상에 따른 유동성 위축 부담도 덜어진 상황이다. 최근 국고채 금리는 3년물과 10년물이 각각 3.8%, 3.9%대로 올라 연 고점 또는 작년 11월 이후 최고치까지 높아졌으나 국내 금융시장 최대 리스크인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커지는 모습은 아니었다. 외려 단기금융시장은 안정세를 보였다. 사실상 시장 안전판이 마련된 셈이라 한은 입장에선 긴축 정책을 펴는 데 있어 일정 부분 자유로워진 측면도 있다.이에 가계부채 급증세, 고환율, 미국의 긴축 우려 등을 고려해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데일리가 설문조사한 13명의 전문가 중 3명만 연내 금리 인하를 전망했고 나머지 10명은 내년께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0명 중 무려 6명이 내년 2분기께 금리 인하를 점쳤다. 연준이 먼저 금리를 내린 후에야 한은도 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 초전도체 열풍 한달…대주주만 돈 벌었다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코스닥 상장사 파워로직스(047310)의 최대주주 특별관계자인 김원남 탑엔지니어링 사내이사는 지난 7일 파워로직스의 지분 0.25%를 팔아치웠다. 파워로직스의 또다른 주요 주주인 에코플럭스는 14일 지분 0.37%를 매도했다. 김 이사는 8만4800주를 9640원에 팔아 8억2000만원을 현금화했고, 에코플럭스는 12만6060주를 1만6730원에 팔아 21억원을 챙겼다. 공교롭게도 이들이 지분을 턴 시점은 한달 전만해도 5000원대에서 움직여왔던 파워로직스의 주가는 ‘초전도체 테마주’ 열풍을 타고 상한가를 찍었던 날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코스피 상장사인 서원도 지난 16일 최대주주의 특별관계자인 조시남 씨가 지분 1.25%를 정리하며 16억원을 현금화했다. 초전도체 테마주로 묶이며 주가가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찍자 지분 일부를 정리한 것이다. 서원은 다음날인 17일 한국거래소의 시황변동 조회공시 요구에 ‘초전도체와는 무관하고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2차전지에 이어 초전도체, 맥신까지 테마주 열풍이 꼬리를 물자 일부 상장사의 최대주주들과 임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는 경우가 늘고 있다. 문제는 테마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 상장사도 일단 테마주로 묶이는 경우가 대다수이고, 이들 상장사들은 개인투자자의 기대를 교묘하게 이용해 이익 실현에 나선다는 점이다. 실제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초전도체 테마주 열풍이 불어닥친 한 달 동안 주가가 급등한 11개 종목 중 최대주주나 임원이 주식을 내다 판 곳은 파워로직스, 서남, 서원, 덕성, 원익피앤이, 신성델타테크 등 6개에 이른다.일부 임원들은 대담하게 단타 매매까지 하고 있다. 파워로직스의 A 부사장은 초전도체 테마주 열풍을 틈타 단타 매매로 거둔 차익으로 지분을 늘렸다. 2000년 5월부터 최근까지 회사 주식 3069주를 보유하고 있던 그는 파워로직스의 주가가 급등하자 지난 10일 1265주를 추가로 사들인 뒤 나흘 만에 4334주 전량을 내다 팔아 2배에 가까운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최대주주나 임원이 수익을 얻기 위해 주식이나 자사주를 처분하는 것이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주요 주주가 지분을 매도할 때 ‘사후 공시’를 하고 있기 때문에 개미들은 매물 폭탄의 이유를 알 수 없다. 최대주주나 임원들은 내부 정보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책임있는 매매가 필요하지만, 오히려 이를 이용하려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평가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테마주 열풍이 불 때마다 시세차익을 노린 대주주들이 지분을 매각하고, 이로 인해 주가가 급락해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테마주 근절이 사실상 어려운 만큼 하루빨리 내부자거래 사전 공시와 같은 관련 법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현대차 '금융 삼형제', 올 상반기 연체율 나란히 '0%대'
-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현대차그룹 금융 계열사(현대카드·현대캐피탈·현대커머셜)들이 리스크 관리를 통해 건전성을 잡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부터 선제적 연체율 관리를 한 덕에 올해 상반기 연체율(원리금 연체 30일 이상)이 나란히 0%대를 기록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2금융권 연체율 1~2%로…현대차 삼형제는 ‘0%대’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의 30일 이상 연체율은 개선됐다. 30일 이상 연체율은 단기 연체와 달리, 오랫동안 돈을 안 갚거나 못 갚은 연체자가 포함돼 있어 ‘악성 연체’로 불린다. 해당 수치가 개선되면 건전성이 나아졌다고 평가하는 이유다.먼저 올 상반기 현대카드의 30일 이상 연체율은 전년 동기 대비 0.19%포인트(p) 하락한 0.71%로 집계됐다. 총 연체율(원리금 연체 30일 이상+30일 미만)은 0.82%다. 이는 전분기(0.95%)에 이어 두 분기 연속 연체율 0%대 기록이다.현대캐피탈의 30일 이상 연체율은 0.98%를 나타냈다. 이는 전분기 대비 0.14%포인트 내린 수치다. 상용차 관련 기업금융 전문 회사인 현대커머셜의 1개월 이상 연체율(0.70%)도 0%대를 유지했다. 1년 전에 비해 0.57%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 총 연체율 역시 현대캐피탈(1.03%), 현대커머셜(0.81%)로 양호한 수준이다.현대차그룹 ‘금융 삼형제’로 불리는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의 연체율 방어 성공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는 금융권 전반의 연체율은 줄곧 상승세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부분 0%대였던 카드사·캐피탈사의 30일 이상 연체율이 올해 1%대로 진입했다. 이 기간 내 0%대 연체율을 지킨 것은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이 유일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으로 카드사의 연체율은 1.58%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말 대비 0.3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1.43%)와 함께 KB국민카드(1.16%), 삼성카드(1.1%), 우리카드(1.16%), 하나카드(1.48%) 등 주요 카드사 모두 1%대의 연체율을 보였다.캐피탈업계도 마찬가지다. 국내 상위 캐피탈사 5곳의 연체율 추이를 살펴보면, 업계 2위인 KB캐피탈의 30일 이상 연체율은 지난해 말 1.84%에서 올해 상반기 말 2.65%로 상승했다. 이어 우리금융캐피탈(0.97%→1.95%), 신한캐피탈(0.86%→1.16%), 하나캐피탈(0.53%→1.04%) 등도 올랐다.◇ 3사 모두 ‘선제적 리스크 관리 전략’ 가동현대차 금융계열사들은 지난해부터 가동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 전략’ 덕분에 ‘연체율 1% 미만’ 선을 지켜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부터 건전성에 고삐를 잡고 연체율 관리에 들어갔다는 설명이다. 현대카드는 지난해부터 건전성 관리 목적으로 카드론 취급액을 전년 대비 16.6%가량 줄였다. 또 2021년부터 장기연체채권 관리조직의 규모를 키워 기존 조직 규모 대비 3배로 확대했고, 회수 역량도 함께 강화했다. 현대커머셜도 지난해부터 고위험자산을 줄이는 동시에 연체채권을 미리 매각하는 등 리스크 관리 강화를 전략 최우선에 뒀다. 구체적으로 차주 신용도 기준과 선수율 상향 등 심사를 강화하고, 산업금융 건전성 악화에 대비해 연체채권을 조기매각하는 식이다.올해 상반기 연체율을 0%로 떨어뜨리는 데 성공한 현대캐피탈도 지난해 8월부터 전사에 ‘신용위기 1단계’를 가동했다. 이후 위기대응협의체인 ‘디커미티’를 구성해 목진원 대표가 직접 연체율을 챙겼다. 최근엔 신용위기 1단계에 이어 유동성 위기 1단계 경보를 발령했다. 위기상황별 시나리오를 구성해 각 부문별 사업전략에 적용하기도 했다.
- 스마트 관광시대 '다크호스'로 급부상…아이디어·기술력 갖춘 '관광벤처'
- [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외국 동전 환전’ ‘관광객 전용 카풀’ ‘다국어 문진 서비스’ ‘유튜브 기반 여행지도’ 등등….이상은 최근 SNS 등의 입소문을 타고 있는 관광 스타트업·벤처기업이 개발한 여행 서비스들이다. 다국어 서비스에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는 기동성, 편의성까지 두루 갖춰 소위 여행을 좀 안다는 여행 마니아, 고수들 사이에서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착한 여행 서비스’라는 평가를 받는 것들이다.톡톡 튀는 아이디어에 기술력까지 겸비한 관광·여행시장의 ‘다크호스’로 주목받는 관광 스타트업·벤처기업이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총집결한다. 오는 27일까지 나흘 일정으로 열리는 신개념 여행 박람회 ‘올댓트래블’(All That Travel)에서다.코엑스와 한국관광스타트업협회, 이데일리가 ‘상상초월, 새로운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첫선을 보이는 행사다.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는 후원기관으로 행사에 참여한다. 연간 10여 건에 달하는 국내 여행 박람회 가운데 ‘스타트업·벤처’, ‘트래블 테크’, ‘로컬 크리에이터’를 테마로 한 행사는 ‘올댓트래블’이 유일하다.2023 올댓트래블(All That Travel)이 24일 삼성동 코엑스 3층 D홀에서 개막, 오는 27일까지 열린다. 코엑스와 한국관광스타트업협회, 이데일리가 공동 주최하는 이 박람회는 트래블 테크, 로컬 크리에이터, 스타트업·벤처를 메인 테마로 한 신개념 여행 박람회다. (사진=코엑스)◇사각지대 줄여주는 착한 여행 서비스들행사장인 코엑스 3층 D2홀에서 나흘간 전시부스를 운영하는 기업은 총 100여 개사. 프립, 트립비토즈, 미스터멘션, 스토리시티, 무브, 애쓰지마 등 관련 업계에서 기술력과 서비스가 무르익었다는 평가를 받는 기업들부터 이제 막 상품·서비스를 내놓은 신생 벤처들까지 다양하다. 분야도 플랫폼, 액티비티, 콘텐츠, 크리에이터 등으로 다양하다.한국관광공사는 이번 행사에서 ‘검증된’ 관광벤처 6곳을 선보인다. 자전거와 퀵보드, 택시,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관광객 편의에 맞춰 플랫폼화한 ‘네이앤컴퍼니’, 반려동물 동반 여행에 필요한 정보와 서비스를 모아놓은 ‘반려생활’ 등 자유여행, 반려동물 동반여행과 같은 트렌드를 반영한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벤처 기업들이다. 정근희 공사 관광기업육성팀장은 “지난해부터 관광플러스팁스 프로그램을 통해 고도화 과정을 거쳐 당장 해외 시장에 내놔도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 기업들”이라고 소개했다.서울과 제주, 인천, 광주, 대전·세종 등 지자체에선 30여 개 지역 관광 스타트업·벤처 기업이 참여한다. 서울은 다국어 문진 서비스(히치메드), 외국 동전 환전(체인지 포인트), 유튜브 기반 여행지도(올더스트릿), 관광객 전용 카풀(카찹) 등 서울여행의 사각지대를 줄여주는 효과가 높은 서비스를 개발한 12개 관광벤처를 선보인다. 서울 소재 54개 대학, 자치구와 28개 캠퍼스타운을 운영 중인 서울캠퍼스타운에선 K팝 굿즈 유통 플랫폼 ‘마이스타굿즈’로 유명한 ‘에이사’ 등 7개 청년기업으로 단체관을 꾸려 참여한다.제주는 배러댄서프, 말고기연구소, 스트레스솔루션, 컬러랩제주 등 8개 지역 관광벤처가 힐링, 서핑, 라이프 스타일을 테마로 기획관을 운영한다. 강문석 제주관광공사 차장은 “지역 관광벤처 육성 사업인 ‘J스타트업’을 통해 수년간 발굴한 기업으로 익숙하고 뻔한 제주여행을 색다르고 특별하게 만드는 ‘실력파’ 기업들로 엄선했다”고 설명했다.지역관광 활성화의 ‘키맨’으로 주목받는 로컬 크리에이터, 디지털 관광 서비스로 무장한 스마트 관광도시도 만나 볼 수 있다. 로컬 비즈니스 전문 벤처회사 ‘비로컬’은 서울과 부산, 경기, 충북, 세종 등 5개 시·도에서 여행 콘텐츠와 상품 기획·운영자로 활동 중인 로컬 크리에이터로 특별관을 운영한다. 최근 스마트 관광 전용 앱을 출시한 여수와 청주, K컬처를 대표하는 관광거점도시로 선정된 안동은 이번 행사를 통해 신흥 관광도시로서 새로운 매력 알리기에 나선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무료 숙박·입장·식사권 등 역대급 경품 이벤트올댓트래블은 비즈니스 목적의 B2B(기업 간 거래), 일반 소비자 대상의 B2C(기업, 소비자 간 거래)가 혼합된 행사로 운영된다. 24일과 25일 행사장 내 비즈니스 커넥팅 존에선 대·중견기업, 지자체, 벤처투자사 등 100여 곳이 참여하는 B2B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24일 오후 5시 반부터 행사장 내 세미나장에선 참여기업과 바이어가 참여하는 네트워킹 파티도 예정돼 있다. 기존 여행 박람회에선 찾아볼 수 없는 ‘역대급’ 경품 이벤트도 진행한다. 코타키나발루 더 퍼시픽 수트라, 제주신화월드, 켄싱턴호텔앤리조트,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등 국내외 고급 호텔·리조트 숙박권, 잠실 롯데월드와 춘천 레고랜드, 영종 파라다이스시티 등 테마파크 입장권, 랍스터 뷔페 바이킹스 워프 식사권, 노랑풍선의 서울 시티투어 버스 탑승권, 교원투어의 여행상품 교환권, 에어비앤비 에코백, 캠핑의자, 비치타월 등 경품 종류도 다양하다.경품 당첨 행운의 기회는 올댓트래블을 찾는 관람객 모두에게 열려 있다. 행사장 입장 시 입구 등록데스크에서 응모권을 받아 경품 이벤트 부스(부스번호 E104)에 비치된 응모함에 넣기만 하면 된다. 당첨자는 행사 종료 다음날인 28일 행사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올댓트래블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마지막 날인 27일은 오후 4시까지다. 입장료는 성인 1만원, 학생은 5000원이다. 홈페이지에서 사전 참관등록을 신청했거나 초청장을 소지한 경우 무료다. 행사 기간 중 코엑스 지하 스타필드몰에서 1만원 이상 상품을 구매한 영수증이 있거나 가입자 200만을 돌파한 하나카드 ‘트래블로그’ 등 하나머니 앱 가입자는 현장 확인만 거치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김한주 코엑스 전시컨벤션사업 본부장은 “다양한 기관·기업과의 제휴와 협력, 투자 유치 그리고 상품·서비스 상용화와 대중화 등 신생 기업의 갈증을 풀어주기 위해 전략적으로 B2B와 B2C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며 “관광 벤처와의 제휴·협력, 투자 등 새로운 비즈니스 가능성을 찾는 바이어는 물론 색다른 여행을 원하는 여행 마니아도 이번 행사를 통해 평소 느끼던 갈증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여행 기술 혁신, 로컬 콘텐츠 개발…두 토끼 잡는 비결은?
-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24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막 오르는 ‘올댓트래블’(All That Travel·ATT)에서 주목해야 할 프로그램 중 하나는 컨퍼런스다. 코엑스 3층 D2홀 세미나장에선 첫날인 24일 ‘트래블테크 컨퍼런스’를 시작으로 마지막 날인 27일까지 ‘로컬 비즈니스 컨퍼런스’가 진행된다. 별도 참가비가 없으며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들을 수 있는 오픈 프로그램이다.트래블테크 컨퍼런스는 24일 오후 1시부터 ‘여행의 미래를 변화시키는 기술 혁신’ 주제의 첫 세션으로 2일간의 일정을 시작한다. 첫 세션에선 김종윤 야놀자 대표, 임혜인 크리에이트립 대표, 송인혁 유니크굿컴퍼니 대표 등이 연사로 나서 클라우드, AI(인공지능) 등 기술 도입에 따른 관광 비즈니스의 변화상을 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내놓는다.두 번째 세션은 마이스테크를 주제로 잡았다. 마이스 얼라이언스(MITA) 소속 기업들이 꾸미는 세션에선 전시컨벤션, 이벤트 등 행사 기획부터 운영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쳐 활용이 가능한 AI(인공지능), 빅데이터 기반의 서비스를 소개한다.25일 오전 10시 30분부터는 브이유에스, 엠에이치큐, 카카오모빌리티, 그라운드케이 등 관광객 대상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빌리티(교통) 기업 세션에 이어 H2O호스피탈리티, 벤디트 등 호스피탈리티(숙박) 기업 세션이 이어진다.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는 진심, 알앤원 등 8개 스타트업 기업이 참여하는 피칭데이도 예정돼 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트래블테크 컨퍼런스에는 눈 여겨봐야 할 숨은 코너도 있다. 각 세션마다 마지막에 배치한 ‘히든 라이징 스타트업’ 코너다. 이 코너에는 AI 실시간 통번역 솔루션을 개발한 엑스엘에이트(XL8)를 비롯해 그라운드케이, 벤디트 3개 기업이 기술력과 시장성을 갖춰 성장 가능성이 기대되는 신생 기업으로서 무대에 오른다.로컬 비즈니스 컨퍼런스는 26일부터 27일까지 예정돼 있다. 지역 고유의 특성과 자원을 기반으로 기발한 아이디어를 접목해 사업적 가치를 창출하는 창업가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다. 첫날 오전 11시 최세찬, 홍유진 여행작가의 강연을 시작으로 로컬 콘텐츠와 브랜드, 푸드(주류·음료), 커뮤니티 개발을 주제로 한 강연이 이어진다. 기조연설에서 최도연 메타기획컨설팅 본부장은 최근 들어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창의적 로컬’을 문화적 측면으로 조명하고 창조적인 커뮤니티가 만드는 새로운 사회적 방향성을 짚어본다. 민욱조 웰컴벤처스 상무는 ‘크리에이티브 로컬 비즈니스’를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IT 중심의 창업과 다른 고유 영역으로 발전 중인 ‘창의적 로컬 비즈니스’를 금융과 투자의 관점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총 14명의 로컬 크리에이터로부터 지역 자원을 활용한 로컬 비즈니스 성공 사례와 노하우를 들을 수 있다. 관광 콘텐츠 개발과 홍보·마케팅 노하우를 전수하는 크리에이터 세미나도 예정돼 있다. 행사장 내 크리에이터 존(부스번호 D500)에선 생성형 AI를 활용한 관광 콘텐츠 개발과 숏폼 콘텐츠 제작(24일), 스마트한 여행계획 세우기, 지역 캐릭터를 활용한 관광상품 개발 노하우(26일) 등을 들려준다.
- 에코프로, 한국-캐나다-헝가리 ‘글로벌 3각 벨트’ 구축 나서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에코프로가 글로벌 배터리(이차전지) 소재 시장을 선도하고자 한국-캐나다-헝가리를 잇는 ‘글로벌 3각 벨트’를 구축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베캉쿠아 프로젝트’ 조만간 법인 설립…1조2000억원 투입에코프로(086520)는 캐나다 퀘벡주 베캉쿠아에 들어설 배터리 양극 소재 공장 건설을 담당할 ‘에코프로 캠 캐나다 LP’(EcoPro Cam Canada LP)를 조만간 설립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에코프로비엠 최고경영진은 지난주 캐나다·퀘벡주 정부 고위 관계자, 합작 파트너인 SK온·포드 등 경영진과 만나 ‘베캉쿠아 프로젝트’ 투자계획과 일정을 확정했다. 주재환 에코프로비엠 대표는 “지난 2월 에코프로비엠 100% 지분으로 현지에 거점을 마련해 공장 터파기를 진행하고 있으며 SK온·포드와 합작법인이 설립되면 공장 건설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캉쿠아 프로젝트엔 1조2000억원이 투입되며, 이중 절반가량은 ‘EcoPro Cam Canada LP’가 담당하고 나머지 절반은 캐나다·퀘벡주 정부 보조금이 투입된다. 양극재 생산공장인 만큼 합작사 중엔 에코프로비엠이 가장 많은 지분을 투자한다. 공장 건설·운영을 담당할 ‘EcoPro Cam Canada LP’도 에코프로비엠 주도로 설립, 포드와 SK온은 자금 출자를 통해 참여한다. 공장은 오는 2026년 완공될 예정으로, 완공 후 약 4만5000톤(t)의 배터리 양극재를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한 물량은 전량 SK온을 거쳐 포드의 전기차에 납품될 예정이다. 베캉쿠아 프로젝트는 오는 2027년 70만t 체제를 구축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리딩 배터리 소재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에코프로의 첫 북미 프로젝트다. 베캉쿠아 프로젝트는 완성차(포드), 배터리 셀 메이커(SK온)와 공동으로 가치사슬을 구축해 추진한다는 점에서 기존 배터리 소재 공장과는 차별화된 성격이라는 게 에코프로의 설명이다. 에코프로 헝가리 데브레첸 공장 착공식 모습 (사진=에코프로)◇‘데브레첸 프로젝트’ 공사 진행 중…1조3000억원 투자앞서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4월 헝가리 데브레첸에서도 배터리 양극 소재 공장 착공식을 한 바 있다. 현재 인력 충원, 설비 반입 등 계획된 일정에 맞춰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른바 ‘데브레첸 프로젝트’는 13만평 부지 위에 총 사업비 약 1조3000억원을 투자해 2025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간 전기차 13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극소재 10만8000t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데브레첸 프로젝트는 특히 에코프로비엠이 주축이 돼 리튬 수산화 공정을 맡은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질소·산소를 공급하는 에코프로에이피 등 에코프로 내 양극재 분야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가족사들이 참여한다는 점에서 에코프로의 그룹 역량이 집결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코프로 헝가리 사업장 구축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에코프로는 이차전지 양극 소재를 생산하는 국내 기업 중 최초로 유럽 현지에 생산공장을 보유하게 된다. 에코프로는 이를 유럽 완성차 시장 수주 확보를 위한 교두보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 전경 (사진=에코프로)◇‘포항 블루밸리 캠퍼스’ 용지 매입…2조원 투자아울러 에코프로는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단 내 약 21만평(69만4000㎡) 부지에 오는 2028년까지 5년간 2조원을 투자해 이차전지용 원료, 전구체, 양극재, 배터리 리사이클링 등을 수행하는 이차전지 양극재 가치사슬 허브 ‘블루밸리 캠퍼스’(가칭)를 구축하기 위해 최근 용지 매입을 완료했다. 에코프로는 포항 영일만 일반산업단지 내 약 15만평(49만6000㎡) 부지에 완공된 이차전지 가치사슬인 ‘클로즈드 루프 에코 시스템’(Closed Loop Eco-System)을 확장, 개선해 블루밸리 캠퍼스에 적용할 계획이다. ‘Closed Loop Eco-System’ 구축엔 에코프로그룹 가족사들이 총동원됐다. 폐배터리 재활용은 에코프로씨엔지, 양극재의 주요 원재료인 전구체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수산화리튬 가공은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최종 제품인 양극재는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이엠이 각각 담당한다. 이들 공정에 쓰이는 고순도 산소와 수소는 에코프로에이피가 공급한다. 전 생산공정에 필요한 모든 시설을 집적해 배터리 가치사슬을 구축함으로써 원가경쟁력은 물론 수직계열화를 통한 물류비 절감, 스마트팩토리 구축으로 생산 효율성을 꾀할 수 있다. ◇이동채 전 회장 아이디어…“5조원 매출에 15% 영업이익률 목표”에코프로의 차별화된 경쟁력인 ‘Closed Loop Eco-System’은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전 회장은 2016년 임원들과의 토론회에서 “앞으로 양극 소재만 생산해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배터리 소재에 들어가는 비용이 100이라면 우리가 60~70을 컨트롤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자금 조달을 들어 반대하는 임원들에겐 “사업이 되면 돈은 따라오게 돼 있다”고 설득하며 이러한 아이디어를 포항시에 제안, 영일만 프로젝트가 본격화했다. 이 전 회장은 당시 이를 ‘5.15 프로젝트’로 명명했다. 이는 ‘5조원 매출에 15%의 영업이익률을 올려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의미’라고 당시 임직원들에게 설명한 바 있다.에코프로가 포항에 구축한 ‘Closed Loop Eco-System’은 이러한 강점이 알려지면서 다른 배터리 소재 회사는 물론 배터리 셀 업체, 자동차 OEM들도 관심을 두고 벤치마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경기 불확실성 속 수출 부진…제조업 심리지수 두 달째 하락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전방사업 업황 심리지수가 재차 악화됐다. 하반기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경기 부진으로 인해 수출 경기가 개선세를 보이지 못한 영향이다. 제조업 심리 지수는 두 달째 꺾였고, 서비스업(비제조업) 심리 지수도 3개월 연속 하락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번달 전산업 업황BSI는 71로 전월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전산업 업황BSI는 1월과 2월 69, 3월과 4월 72에서 5월, 6월 76을 기록하면서 더디지만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달 74로 개선세가 처음으로 꺾인 뒤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제조업 업황BSI는 67로 전월에 비해 5포인트나 악화되며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제조업 심리 지수는 2월 63에서 3월과 4월 70, 5월과 6월 73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으나 7월 72에 이어 이달에도 회복세가 꺾인 것이다.기업 규모와 수출 및 내수기업을 가리지 않고 모두 심리 지수가 하락했다. 대기업BSI는 2포인트 하락한 70으로 2개월째 하락세다. 중소기업BSI는 8포인트 급락한 64로 집계되며 한 달 만에 하락했다. 중소기업 업황 심리 지수가 크게 감소한 것은 반도체설비, PC 기판 등을 영위하는 중소기업의 업황실적이 크게 악화된 영향이다.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은 각각 4포인트, 5포인트 하락한 64, 69를 기록했다.업권별로 보면 전자·영상·통신장비BSI가 8포인트나 하락한 64로 집계됐다. 전월엔 BSI가 5포인트 상승했지만, 한 달 만에 하락 전환했다. 반도체가격 회복 지연과 수주감소 등 영향으로 평가됐다. 1차 금속, 화학물질·제품도 각각 12포인트, 8포인트 급락했다. 1차 금속은 중국 철강수요 부진과 공급증가로 인한 가격경쟁력 약화, 화학물질·제품은 중국 내수 회복세 지연 및 공급증가 우려 등이 영향을 미쳤다.제조업 매출과 채산성, 자금사정도 모두 악화됐다. 매출BSI는 74로 전월에 비해 2포인트 하락했다. 채산성BSI는 1포인트 하락한 77, 자금사정BSI도 1포인트 떨어진 81로 집계됐다.서비스업 업황BSI는 75로 전월 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 3개월 연속 하락세다. 전반산업 부진에 따른 수요 감소로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BSI가 8포인트 떨어졌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주택부문 수익성 악화로 건설업BSI가 3포인트 줄었고, 해외여행 수요 증가로 인한 국내여행 수요 감소 등으로 예술, 스포츠 및 여가관련 서비스업이 11포인트 하락했다.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 불확실한 경제 상황과 내수 부진을 경영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제조업에선 수출 부진을, 서비스업에선 인력난·인건비 상승에 대한 어려움이 그 뒤를 이었다.한은 관계자는 “중국발(發) 리오프닝 이슈로 상반기 수출 수요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실상은 오히려 중국 쪽과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출 물량이 늘어나지 않고 있고 대(對)중 수출비중이 높은 1차 금속과 화학물질 부문의 중국 쪽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한편 소비자심리지수와 기업심리지수를 합한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한 94.0을 기록했다. 두 달 연속 하락세다. 순환변동치는 93.7로 전월보다 0.4포인트 상승했출처=한국은행다.
- AI·빅데이터 뜨자 메모리도 진화..판이 바뀐다[미래기술25]
-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하면서 메모리 반도체의 판이 바뀌고 있습니다. 저장·처리해야 할 데이터의 양은 방대해지고 이전보다 연산 속도는 빨라야 하며 쓰는 전력은 줄어들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이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성능을 끌어 올리기 위한 ‘초격차’ 기술 경쟁도 치열합니다. ‘꿈의 기술’을 현실로 구현하기 위해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기업들과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기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반도체 회로. (사진=게티이미지프로)메모리 반도체는 이름(Memory·기억)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정보를 기억하는 용도로 쓰이는 반도체입니다. 사람이 기억해 둔 정보를 활용해 어떤 일을 처리하듯이 컴퓨터도 연산 과정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메모리 반도체에서 꺼내 사용해야 하죠. 이 과정에서 정보를 기억, 즉 저장하는 역할을 메모리 반도체가 맡고 있는데요.메모리 반도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휘발성 메모리와 비휘발성 메모리입니다. 저장한 데이터가 휘발하는 대표적 메모리는 램(RAM)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주요한 제품이 바로 D램입니다. 전원을 끄면 저장한 정보나 데이터가 날아가지만 대신 용량이 크고 처리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특성이 있어 모바일 기기나 컴퓨터에 주로 적용하는 제품이죠.정보가 날아가지 않는 비휘발성 메모리로는 플래시 메모리가 있습니다. 대표 제품은 역시 낸드플래시로, 짧게 ‘낸드’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기술 ‘전장’ 된 D램…AI 주도로 판 뒤집혀최근 치열한 기술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곳은 차세대 D램 시장입니다. 그간 D램 시장은 한국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와 미국 마이크론이 과점해왔습니다. 모바일, 컴퓨터, 서버 등 활용처가 많은 가운데 조금 더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기술 경쟁이 벌어지곤 했습니다.차세대 D램으로는 더블데이터레이트(DDR) D램이 있습니다. 5G 시대를 맞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가 처리해야 할 용량이 점차 커지면서 용량은 늘고 전력 효율성은 높아진 D램이 필요해졌는데요. 이에 따라 DDR 제품이 등장한 거죠. 앞에 저전력(LP) 또는 그래픽(G)을 붙인 제품, 즉 LPDDR이나 GDDR 제품이 속속 등장했습니다.생성형 AI ‘챗(Chat)GPT’가 등장하면서 고성능·고효율 차세대 D램을 찾는 곳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챗GPT 등장 이후 구글과 아마존이, 국내에서는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이 일제히 생성형 AI 시장을 확장하고 있는데요.AI가 똑똑해질수록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의 총량은 늘어납니다.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불러와 처리하고 AI가 답을 내놓게 하려면 전보다 빠른 반도체가 필요하겠죠. 현재까지는 이를 구현하기 위해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쓰이고 있습니다. 빅테크 기업의 데이터센터 등에 쓰이기 위해 엔비디아, AMD 등 GPU 제조 기업들은 연산 속도는 높이면서도 소비하는 전력량은 적은 D램을 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DDR 제품으로는 다소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던 것도 사실입니다.◇ HBM, 2024년 공급량 105%↑…기술 차별화 나선 삼성·SK‘구원투수’ 역할을 맡은 차세대 D램이 바로 고대역폭메모리(HBM)입니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쌓아 만들었습니다. 데이터 처리 속도는 혁신적으로 빨라졌고 처리할 수 있는 용량도 많이 늘어났죠.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전송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지만 쓰는 전력량은 기존 D램 대비 낮습니다. 따라서 AI용 GPU에는 HBM이 대거 탑재되고 있습니다.HBM은 사실상 국내 D램 제조기업 두 곳이 양분한 시장입니다. 바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입니다. HBM 역시 성능에 따라 1세대(HBM)부터 2세대(HBM2), 3세대(HBM2E), 4세대(HBM3), 5세대(HBM3E)까지 나뉘는데, 현재 두 기업은 4~5세대 HBM에서 치열한 기술 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SK하이닉스 HBM3E (사진=SK하이닉스)HBM을 가장 먼저 개발한 곳은 SK하이닉스입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3년 HBM을 개발한 데 이어 5세대 제품인 HBM3E 제품까지 개발해 2024년 상반기부터 양산할 예정입니다. 5세대 HBM의 경우 초당 최대 1.15테라바이트(TB) 이상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데요, 5GB 짜리 고화질 영화 230편 이상을 1초 만에 처리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전 세대 제품 대비 발열도 10% 개선했고요.삼성전자는 HBM3 제품을 중심으로 먹거리를 찾고 있습니다. 4세대 HBM3 제품을 주요 AI 시스템온칩(SoC) 기업에 공급 중이고, 클라우드 기업에도 납품하며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가는 것이죠. 올해 말부터는 4세대 후속 제품인 HBM3P 24GB 제품도 양산합니다. 이에 더해 D램을 촘촘히 겹칠 수 있는 기술과 생산능력(캐파)까지 갖췄다는 자신감도 드러냈습니다.삼성전자 HBM-PIM. (사진=삼성전자)삼성전자가 내놓은 차별화 HBM 제품도 있습니다. AI 가속기를 HBM에 붙인 ‘HBM-PIM’입니다. D램에 AI 가속기를 더해 데이터 처리 시 병목현상을 막고 전력 소모량은 절반 가까이 줄였습니다. AI용 메모리 시장을 저격한 제품인 셈이죠. 성능은 두 배 늘었고요.AI 산업이 커질 수록 HBM 시장도 더욱 성장할 전망입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추산한 올해 HBM 수요는 2억9000만기가바이트(GB)이나 내년에는 30% 추가 성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트렌드포스 측은 “올해와 내년은 AI 개발의 중추적인 해가 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서 HBM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내년까지 HBM 공급량이 연간 105%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양 사의 선두 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지난해까지 HBM 시장의 선두는 SK하이닉스로 점유율 50%를 차지했습니다. 삼성전자가 40%, 마이크론이 10%를 각각 차지했고요. 하지만 최근 나온 전망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46~49%의 점유율을 놓고 다툴 것으로 보입니다. 첨단 기술이 이끄는 미래 D램 시장의 승자는 누가 될까요?[그래픽=김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