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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파월에…눈치 보는 코스피 속 성장주 기대감도
  • 모호한 파월에…눈치 보는 코스피 속 성장주 기대감도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기대 이하였지만, 최악이라고 보기는 또 힘들다. 한마디로 모호하다.”3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상했다. 작년부터 이어지던 금리 인상의 막바지에 도달했다는 신호다. 하지만 시장이 예상한 ‘연내 금리 인하’ 같은 정책 전환 시그널이나 은행 시스템 위기 진화를 위한 발언도 없었다. 이에 국내 증시에서도 당분간 눈치 보기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진단이다. ◇외국인·기관 ‘사자’에 11거래일만의 24202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52포인트(0.31%) 오른 2424.48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일(종가 기준, 2431.91) 이후 11거래일 만에 242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이 2143억원 사들이며 2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섰고, 기관도 5일째 ‘사자’세를 이어가며 이날 2150억원을 샀다. 개인만 차익매물을 내놓았다. 원·달러 환율도 전 거래일보다 29.4원 내린 1278.30원에 마감하며 모처럼 1300원 아래로 내려왔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일단 이날 상승세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25bp만 인상하는 ‘베이비 스텝’을 결정한 이유가 크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 성명서에서 그동안 써왔던 ‘지속적인 금리 인상’ 표현 대신 ‘약간의 추가적인 정책 강화’가 적절할 것이라고 표현한 점을 언급하며 “5월에 금리 인상 사이클 중단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5월 FOMC에서 금리 동결 또는 25bp 추가 인상 후 금리 인상 기조가 마무리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이날 코스피의 상승세가 안도 랠리로 이어지긴 어려워 보인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연내 기준금리 인하’라는 정책 전환 가능성을 일축한 점이 우려스럽다. 박 연구원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해주기를 바라던 금융시장에는 실망감을 줬다”면서 “(은행권) 신용 리스크 확산 우려에 대해서도 원칙론적 입장만 견지해 이 위기를 조기에 진정시킬 수 있다는 강인한 인상도 던져주지 못했다”고 꼬집었다.이에 당분간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어떤 재료든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라며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좋으면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할 수 있고, 경제지표가 부진하면 고강도 긴축 후폭풍에 대한 경계심리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당분간 투자자들만 우왕좌왕하고 시장 변동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전형적으로 소음이 많은 장세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소음 많은 장세” 우려 속…반도체·빅테크 기대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지수 전체가 오르는 장 분위기는 나타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금리 인상에 억눌려 있던 성장주가 차츰 상승 기회를 얻을 것이라는 평가다.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상이 마무리돼도 모든 종목이 폭 넓게 상승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가치주보다는 성장주가 유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먼저 반도체주에 주목할 만하다. 금리 인상 마무리 시점에 맞물려 반도체 업황 개선 시기도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이날 삼성전자는 1200원(1.96%) 오른 6만23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2월 23일 이후 한 달 만에 6만2000원대를 회복했다. SK하이닉스(000660)도 1.84% 올랐다. 감산 기대도 커지고 있다. 라인 운영 최적화 등 자연적 감산만 하는 삼성전자가 상당한 규모의 감산에 나서고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인위적 감산과 거리를 두던 삼성전자가 적극적으로 감산에 나서면 반도체 재고 소진 시기는 더욱 당겨질 수 있다.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테스트 및 부품 업체에 의하면 1분기 삼성전자에서 수주한 물량이 30% 이상 감소했다”면서 “현재 삼성전자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D램 재고는 21주분으로 경쟁사보다도 높아 점점 감산 수준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금리 인상 국면에서 가장 소외된 ‘빅테크주’를 추천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예금자, 기업, 주식시장 참여자들에게 현금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시기인 만큼, 빅테크 성장주 중 양호한 실적 전망 및 현금 흐름이 견조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증시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2023.03.23 I 김인경 기자
윤경림 KT CEO 후보자 사의에…직원들 "구멍가게인가" 자조 반응
  • 윤경림 KT CEO 후보자 사의에…직원들 "구멍가게인가" 자조 반응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윤경림 KT 차기 대표이사(CEO) 후보자가 사의를 표명하고 KT 이사회가 이를 말리면서 KT 경영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KT 주가가 전날보다 1.31% 하락한 3만 50원으로 마감했다. 주가 하락에는 요금인하 효과가 있는 SKT의 5G 중간요금제 세분화 발표도 영향을 미쳤지만, 사의 표명 직후 주가가 한때 3만 원대 아래로 떨어지는 등 후폭풍이 상당하다.윤경림 후보자가 일부 이사에게 사의를 표명한 뒤 다른 이사들의 설득이 23일 저녁 늦게까지 이어졌지만 결론내지 못했다. 31일 주주총회를 통과해 CEO로 선임돼도 여권의 반발이 여전해 정상적인 경영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이사들이 기업가치를 지키기 위해 사퇴하면 안 된다고 설득 중이나, 아직 마음을 돌려놓진 못한 상황이다. 여권 과도한 개입, 이사회 책임론도 커져이번 사태로 민간 기업 KT에 대한 과도한 여권의 개입에 대한 비판과 리스크 관리에 실패한 KT 이사회에 대한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성명서를 내고 “대통령실이 나서 최후통첩을 날렸고, 검찰과 경찰이 KT 수사에 본격적으로 들어가며 압박한 결과”라면서 “구현모 전 대표에 이어 윤 후보까지 정부 · 여당의 노골적인 공세를 못 버티고 결국 두 손을 들었다”고 비판했다.KT노동조합(제1노조)은 입장문을 내고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 데는 이사회를 비롯한 경영진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표 대결을 하면 주총 통과 가능성이 큰데, CEO 후보자가 사의 표명을 해서 임직원과 주주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KT 한 직원은 “KT가 구멍가게인가. 윤경림 사장은 직원들에게 사과하고 사의를거둬들이던지, 이사회가 공식적으로 사의를 수용했다고 발표하든지 해야 한다”고 했다.KT 경영불안 최고조…금명간 결론날 듯 본사 근무자만 1만 8,300명, 50여 개 계열사에 5만 명 넘는 임직원이 근무하는 KT 그룹 경영이 초비상 상태다. KT는 2023년이 시작된 지 3개월째지만 조직 개편이나 인사 없이 불안정한 상태다. KT그룹의 상장 계열사인 KT스카이라이프, KT알파 등도 CEO 선임 없이 주총을 치러 직무대행 형태로 운영되는 게 불가피하다. 통신 업계 원로는 “윤경림 후보자가 사퇴한다고 해서 갑자기 정부와 KT 간 관계가 회복되긴 어려울 것 같다”면서 “그보다는 주주가치 보호를 위해 후보자로 남아 일단 주총을 치르고 이후 정부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더욱 노력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민영화된 지 20년이 지났지만, 뿌리째 흔들리는 KT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사회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분이 굉장히 잘게 분산돼 있어 확고한 대주주가 없는 소유분산 기업인 KT가 앞장서 이사회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다. SM엔터테인먼트나 SBS처럼 이사 선임에 있어 외부 추천 주주이사를 뽑든지, 사외이사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든지 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023.03.23 I 김현아 기자
5대금융 주총 사외이사 선임 제동걸릴까…표 대결 결과는
  • 5대금융 주총 사외이사 선임 제동걸릴까…표 대결 결과는
  •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5대금융지주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중 72%가 기존 사외이사여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금융당국이 금융권에 금융그룹의 투명한 지배구조, 이사회 독립성 확보 등을 주문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금융지주들은 사외이사 연임을 관례화하며 기존 이사를 재추천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의결권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도 금융지주들의 사외이사 연임에 반대 권고 의견을 내며 ‘거수기 사외이사’에 제동을 걸고 있어 이번주 주총 표 대결 향방에 관심이 집중된다.22일 금융권에 따르면 23일 신한금융지주를 시작으로 24일 KB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지주, 31일 NH농협금융지주 등 5대 금융지주의 정기 주총이 열린다.이번 주총 최대 이슈 중 하나는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6일 업무보고에서 금융지주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은행 이사회 구성의 적정성과 이사회 경영진 감시기능 작동 여부 등에 대해 면밀한 실태점검을 시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사외이사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당국이 금융권에 지배구조 정상화에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올해 주요 금융지주의 이사회 구성원 변화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아직 사외이사 후보를 공개하지 않은 농협금융을 제외한 4대 금융지주의 사외이사 후보 25명 중 연임 후보가 18명으로 72%에 달한다. 신한금융은 기존 사외이사 8명 전원이 연임을 앞두고 있으며 KB금융은 6명 중 3명이 중임됐다. 하나금융은 8명 중 6명, 우리금융은 3명 중 1명이 각각 재선임됐다. 금융권의 지배구조 투명성과 견제 기능 부실이 화두에 오르면서 대대적인 사외이사 물갈이가 예상됐으나 이들의 책임경영 부담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사외이사 기피현상’이 생겼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사 사외이사 역할과 책임이 막중해지면서 후보자들이 고사를 한 경우도 많다”고 귀띔했다. 이를 두고 금융권 안팎에서는 금융지주 사외이사가 ‘연임 도구’로 전락했다며 부정적 기류가 감지된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최근 신한·하나·우리금융의 사외이사 연임 후보 선임에 대한 반대 권고 의견을 냈다. 국민연금도 신한금융 사외이사 연임 대상자들을 반대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신한금융 지분 7.69%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그럼에도 각 금융지주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들은 무난하게 통과될 것이란 관측이다. 지금껏 주총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부결된 사례는 전무했다. 사외이사는 주총에서 과반수 이상 표를 획득하면 선임이 가능한데, 5대금융의 주총 안건별 찬성률을 살펴보면 지난해 사외이사 후보 28명에 대한 평균 찬성률은 83.2%를 기록했다. 반면 KB금융의 노조 추천 인사인 임경종 전 수출입은행 인니금융 대표는 주총 문턱을 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앞서 노조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사외이사 후보를 내세웠지만 모두 주총을 통과하지 못했다. 작년에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의 경우 찬성률은 5%가 채 되지 않았다.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사외이사의 전문성도 물론 중요하지만 내부에서만 추천한 인사들이 유지될 경우 거수기 문제는 앞으로도 해결되기 어렵다”면서 “경영진 감시와 견제 기능 목적의 일환으로 외부 유관기관에서 추천을 받은 인사 비중을 의무적으로 포함하는 제도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2023.03.23 I 정두리 기자
'예스맨' 사외이사 소속기관에 117억 기부한 금융지주
  • [단독]'예스맨' 사외이사 소속기관에 117억 기부한 금융지주
  •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지난해 5대 금융지주가 1년 동안 개최한 이사회는 총 72차례다. 사외이사들의 참석률은 100%에 달할 정도로 적극 임했지만 수십여개가 넘는 안건 중 반대는 단 4표에 그쳤다. 3표는 올해 초 자진 사임한 변양호 전 신한금융 사외이사 한명이 던진 것이었다. 회장·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역시 후보자에 대해 소신 있게 반대표를 던지는 경우는 없었다. 거대 금융그룹의 경영을 감시하기 위해 선임된 사외이사들이 찬성표만 던지는 ‘거수기’ 역할에 그치고 있지만 높은 연봉은 물론 유관기관에는 대규모 기부금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지주들은 기부금 지원이 이해 상충에 해당하지 않다고 설명하지만 거액의 지원 속에서 독립성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금융지주들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사외이사 역할의 재정립과 지배구조 개선 등을 통해 주주와 고객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사진=이미지투데이)◇사외이사 자녀 근무하는 병원에 수십억 기부 ‘쾌척’22일 이데일리가 5대 금융지주의 지배구조·보수체계 연차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20~2021년 사외이사에 대한 기부금 지원 규모는 총 117억3000만원으로 집계됐다.기부금을 받은 사외이사는 총 8명으로 1인당 평균 15억원 정도다. 이들이 소속된 대학교(서울대·연세대·홍익대), 의료기관(연세의료원), 학회(한국세무학회·한국재무학회·한국회계학회 등)에 지주 또는 자회사들이 기부금을 집행했다.2년간 사외이사 소속에 기부금을 가장 많이 지출한 곳은 우리금융이다. 박상용 우리금융 사외이사가 감사로 있는 연세대·연세의료원에 63억6000만원을 기부했다. 신한금융은 윤재원·이용국 사외이사가 각각 교수로 근무하는 홍익대와 서울대에 총 36억원을 기부했다. 다만 이는 주거래은행 협약에 따른 출연금 지급의 영업목적 기부금이라고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부연했다.농협금융은 하경자 사외이사의 자녀가 전임의로 일하는 연세의료원에 13억원을 기부했다. KB금융은 선우석호·오규택 사외이사가 소속된 학회들에 4억원대 기부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농협금융 측은 1966년 농협공제 전국 순회 진료 최초 실시한 이래 의료취약계층 및 의료시설이 부족한 농촌지역 의료지원사업 협약에 따른 내용이라고 밝혔다.금융지주들은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차원에서 비영리법인 등에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다. 사외이사와 배우자의 직계혈족이 수탁자·임직원 등인 곳은 사외이사 선임 전 2년과 이후 2년간 기부금 내역을 공개하고 있다.사외이사 선임 이후 기부금이 급격하게 늘지 않았다는 사실을 공시해 이해 상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조치다. 실제 금융지주들이 기부금을 지원하고 있는 곳들도 병원, 대학 등 통상적으로 기부금 지원이 많은 편이다.하지만 금융지주의 경영 활동을 감시하기 위해 선임된 사외이사들의 독립성 확보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자신이 소속된 기관·단체에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기부금을 제공하고 있는 금융지주에 날 선 의견을 세울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일부 사외이사 자리의 경우 재무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특정 분야에서 인물을 발굴, 선임하는 만큼 이들이 소속한 단체도 비슷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결국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해도 ‘자리 물려주기’가 되고 기부금 지원 등도 ‘연례 행사’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고액 연봉인데 활동 미미…반대 고작 ‘4표’사외이사에 책정하는 연봉은 갈수록 높아지는 반면 경영진 견제 등의 역할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여전하다.5대 금융지주 연차보고서에 공시된 사외이사 44명의 지난해 평균 보수는 6948만원이다. 금융지주별로는 KB금융이 8814만원, 신한금융 7854만원, 하나금융 7484만원, 우리금융 6370만원, 농협금융 4530만원 등 순이다.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이 지난해 연간 활동한 시간은 평균 374시간 정도다. 사외이사 활동에는 정기적인 이사회와 대표이사 등 추천위원회 등과 간담회·교육 등도 포함된다. 한달에 약 32시간을 활동한 수준으로 하루에 한시간 정도 일하고 7000만원 안팎의 보수를 받은 셈이다. 시급으로 나누면 최저임금(9620원)의 20배 정도인 18만6000원이다.활동한 시간에 비해 높은 연봉을 받지만 주어진 역할에 충실했는지에 대해선 의문 부호가 매겨진다. 금융지주는 연차보고서를 통해 사외이사의 역할을 ‘경영진 견제’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회의에서 소신 있게 반대 의견을 내는 경우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5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개최한 이사회에서 나온 반대표는 4건에 그쳤다. 변양호 전 사외이사는 지난해 2021년 결산, 장기보수 취소 결정, 자사주 취득·소각 등 3개 안건을 반대했다. 윤인섭 우리금융 사외이사는 벤처캐피털 인수의향서 제출에 반대한 바 있다. 나머지 안건은 모두 100% 찬성으로 가결됐다.사외이사들의 ‘셀프 평가’도 도마에 올랐다. 5대 금융지주는 해마다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는데 본인을 제외한 사외이사 등 내부 평가를 통해 대부분 ‘최고 수준’이나 ‘기대 이상’ 또는 ‘S급’의 점수를 받았다. 외부 평가를 실시한 경우는 한 곳도 없었다. 공신력 있는 외부 평가기관이 없고, 외부 평가에 대한 요청이 없었다는 게 이유다.금융지주와 전·현직 사외이사들은 ‘거수기’라는 지적에 반박한다. 내부 치열한 의견 교환을 통해 도출한 안건에 찬성하고 대표이사·사외이사·임원 추천도 사측 의견이 배제된 상태에서 엄정하게 진행된다는 것이다.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전직 대형 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사외이사 역할에는 전문성과 독립성이 중요한데 회사 경영을 위해 독립성보다는 전문성 있는 인물로 채우다 보니 이해 상충하는 문제가 생기는 것은 사실”이라며 “추천위 과정에서도 알게 모르게 회사의 의향이 반영될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그는 사외이사 제도 개선에 대해 “이사회의 전반적인 의사 결정 과정을 투명하고 세부적으로 공시해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2023.03.23 I 이명철 기자
좋은 시절 다 갔네...IT업계, 허리띠 바싹 조인다
  • 좋은 시절 다 갔네...IT업계, 허리띠 바싹 조인다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국내 IT 업계가 ‘군살 빼기’에 나섰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등 영향으로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22일 네이버(035420)는 경기도 성남시 그린팩토리 사옥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총 이사 보수 한도를 기존 150억원에서 80억원으로 축소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주총장에서 “지난 10년간 보수 한도가 실지급률 대비 높게 설정돼 있어 줄인 면이 있고, 비용 통제 기조도 고려됐다”고 설명했다.네이버 정기주주총회. (사진=연합)올 들어 네이버는 경영진을 비롯한 임원들의 계약 금액을 삭감했고, 직원들에게 지급하던 성과급도 줄였다. 최근엔 해외 자회사인 왓패드와 포시마크를 상대로 구조조정까지 단행했다. 왓패드는 지난 8일(현지시간) 회사 블로그를 통해 “전체 직원 267명 중 약 16%인 42명을 정리해고 하겠다”고 밝혔고, 네이버가 최종 인수한 지 두 달이 된 포시마크도 수십 명을 해고했다.라이벌 회사인 카카오(035720)도 상황은 비슷하다. 카카오는 진행하던 경력직 채용마저 중단했고, 오는 28일 열리는 주총에서는 120억원이던 총 이사 보수 한도를 80억원을 낮추는 안건을 승인할 예정이다. 대표이사 보수 체계를 바꾸면서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작년 경영 성과에 따른 성과급을 받지 않았다.최근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을 가져가게 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4월 1일부로 북미 지역 웹툰·웹소설을 서비스하는 자회사 타파스엔터테인먼트의 국내 법인을 청산하고 직원 30~40명 모두를 내보내기로 했다. 현재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 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네이버, 카카오의 이런 움직임은 경기 침체에 따른 성장성 둔화와 코로나 기간 늘어난 인건비가 겹치면서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긴축 경영으로 버티기에 들어간 것이다. 최 대표도 지난달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내 행사인 ‘컴패니언 데이’를 열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경제 상황에 직면하고 있고, 네이버 역시 당분간 매우 어려운 상황을 뚫고 나가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통신·게임 업계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LG유플러스는 올해 기본급의 450%였던 성과급을 250%로 줄였다. 성과급 축소에 일부 직원들이 반발하면서 갈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지난 17일 주총에서 “저희 목표 대비나 경쟁사 대비 성과에선 저희가 낮은 평가를 했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발생했다”며 “열심히 일한 직원들께는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하지만 애초에 작년 초에 정했던 원칙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게임 업계는 감원은 없지만, 대표들의 연봉이 줄어드는 모습이다.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259960)의 김창한 대표는 연봉을 ‘셀프 삭감’했다. 이 회사가 지난 20일 공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해 상여금을 지급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상여금을 ‘셀프 삭감’한 김 대표는 전년 대비 약 50% 줄어든 연봉(10억3500만원)을 받아 크래프톤 연봉 상위 5위에도 들지 못했다.방준혁 넷마블(251270) 의장도 지난해 상여금을 뺀 연봉(14억7200만원)을 받았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2년 연속 상여금을 받지 않고 있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293490) 대표의 경우 상여금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18억 25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전년보다 20%가량 줄어든 금액이다. 투자가 얼어붙은 스타트업 업계는 ‘생존’이 화두가 돼버렸다.
2023.03.22 I 김국배 기자
뿔난 툴젠 주주들, 김영호·닐워마 대표 이사회 진입 ‘제동’
  • 뿔난 툴젠 주주들, 김영호·닐워마 대표 이사회 진입 ‘제동’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툴젠(199800) 소액주주들이 오는 31일 열릴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요 안건에 반대하기 위해 위임장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툴젠 주주들은 경영진의 일괄 사퇴를 요구하고 있어 기존 경영진과 제넥신(095700) 출신 인사의 이사회 진입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툴젠 CI (사진=툴젠)툴젠은 이번 주총을 통해 김영호 툴젠 각자대표를 재선임하고 닐 워마(Neil Warma) 제넥신 각자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또한 임원 대상으로 약 45억원 규모의 스톡옵션을 부여할 계획이다. 그러나 주가 부진으로 인해 분노한 툴젠 주주들이 이같은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하려고 하고 있다.◇김영호 툴젠 대표 재선임 반대 이유는?툴젠은 2020년부터 R&D 총괄 각자대표로 재직 중인 김영호 대표를 재선임하는 안건을 내놨다. 회사 측은 “치료제 개발과 사업 개발에 대한 다양한 경험·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고 치료제 개발·유전자교정에 높은 이해도를 고려했을 때, 회사의 지속성장과 기업가치 제고에 이바지 할 것”이라고 봤지만 주주들의 생각은 다르다.최근 3년간 툴젠 주가 흐름 (사진=네이버증권)3년간 툴젠의 주가는 2021년 9월 초 16만6500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21년 말부터 급락한 후 올 초부터는 4만~5만원대를 횡보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 16일에는 장중 한때 4만3250원에 거래되면서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이 같은 주가 부진에는 김 각자대표의 책임이 크다는 게 주주들의 주장이다.주주들은 툴젠의 임상 계획이나 특허 합의 전략이 지지부진했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했다고 보고 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현재 툴젠은 임상 단계에 진입한 파이프라인이 1개도 없다. 그나마 가장 앞선 파이프라인인 난소암 CAR-T 치료제 ‘CTH-004’는 올해 호주 임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이는 2022년 중 호주·미국 임상을 진행할 것이라던 당초 예정에 비하면 늦춰진 것이다.이에 대해 툴젠 측은 “아직 치료제가 나오지 않은 분야의 혁신신약(first in class)이기 때문에 임상 진입 속도를 앞당기기 쉽지 않았던 것 같다”며 “특별한 이슈가 있던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임상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호주 세포치료제 업체 카세릭스(CARTherics)가 주도하고 있다. 이 때문에 툴젠이 임상 진척 속도를 독자적으로 앞당기기는 어려운 상황이다.미국에서 툴젠이 브로드연구소, CVC그룹(UC버클리 등)과 삼자구도로 진행 중인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의 원천특허에 대한 저촉심사(Interference)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툴젠은 지난해 9월 저촉심사의 첫 단계인 모션 페이즈(Motion phase)에서 선순위 권리자(Senior Party) 지위를 확정받았지만 CVC그룹의 항소로 저촉심사 과정이 길어지고 있다.올해 브로드연구소와 CVC그룹의 항소 절차가 마무리되면 이 중 한 곳은 자동 탈락한다. 툴젠은 이 중 남은 곳과 저촉심사의 두 번째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해당 단계는 1년~1년 6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최소 2025년은 돼야 저촉심사가 끝날 것으로 전망된다.◇제넥신 출신의 툴젠 이사회 과반수 차지 우려툴젠 주주들은 최대주주인 제넥신 출신 인사가 잇따라 이사회에 진출해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에 대해서도 경계하고 있다. 툴젠은 이번 주총에서 닐 워마 제넥신 각자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이번에 닐 워마 대표까지 선임되면 제넥신 측 인사가 이사회 6자리 중 3자리로 과반수를 차지하게 된다. 앞서 홍성준 제넥신 각자대표는 2021년 정기주총, 박현진 제넥신 사업개발실장이 지난해 주총을 통해 툴젠 이사회에 합류했기 때문이다.툴젠 지분 14.4%을 보유한 제넥신이 툴젠 이사회를 장악하면서 경영권까지 쥘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툴젠 주주들은 제넥신이 단순 지분 관계에서 벗어나는 것을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툴젠과 제넥신이 사업상 협업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히 떨어진 상태다. 제넥신이 24년째 상용화한 신약이 없는데다 전환사채(CB) 발행, 유상증자를 반복하고 있다. 툴젠 주주들은 제넥신의 영향력이 커지면 툴젠의 기업가치를 훼손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툴젠 소액주주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1만9268명으로 전체 주주 중 99.94%에 이르며, 전체 주식의 57.29%를 보유하고 있다. 제넥신의 지분율이 14.4%인 것을 감안하면 표 대결에서 승산이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2대 주주이자 창립자인 김진수 박사(지분율 8.63%)가 어느 쪽의 편을 들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툴젠 관계자는 “주주들 입장에선 임상이 왜 이렇게 늦어지냐, 저촉심사도 더 빨리 진행할 수 없냐고 할 수 있겠지만 내부적으로는 굉장히 열심히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며 “제넥신과도 협업에 따른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3:3으로 이사회를 장악해 경영권을 가져간다는 식의 표현을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한편 툴젠 소액주주들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에 대한 안건도 반대할 예정이다. 툴젠은 올해 보통주 8만6500주를 임직원들에게 스톡옵션으로 부여하겠다는 안건을 내놨다. 20일 종가(5만2200원) 적용 시 총 45억원 규모로 지난해(46만6595주, 232억원 규모)에 비하면 80.6% 감소한 규모지만 주주들의 불만이 상당하다. 별다른 실적을 내지 못한 임원들에게 집중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2023.03.22 I 김새미 기자
양회 끝나고 셈법 복잡해진 중학개미…주목해야할 종목은
  • 양회 끝나고 셈법 복잡해진 중학개미…주목해야할 종목은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이달 초 중국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끝나면서 ‘중학 개미’(중화권 지역에 주식을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중국이 경제성장률을 예년과 달리 보수적으로 잡은 데다 ‘정찰 풍선’ 사건으로 촉발된 미·중 갈등 등 각종 리스크가 남아 있어 옥석을 가려야 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당국의 결정이 아직은 중국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만큼 정책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인대 전체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AFP)◇ 양회서 엿본 중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 의지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폐막한 중국 연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에서 중국 당국은 경제성장률을 5~5.5%로 전망하고, 부양정책으로 내수확대와 소비부양을 내세웠다. 내수에서 먼저 소비를 진작시켜 경제 성장을 이끌겠다는 의지다. 중국 국가 통계국은 1~2월 실물지표를 발표하였다. 특히 소매판매,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 등 3대 지표에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 2.4%, 5.5% 늘어나는 등 개선세를 나타냈다. 중국 경제가 조금씩 정상화되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관련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 당국이 반도체 산업 발전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류허 부총리는 양회 전 중국의 각 반도체 기업과 좌담회를 벌이고, 중국의 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한 역량 발휘를 주문함과 동시에 당국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당국의 의지는 전국인민대표회의 대표 선출에서도 엿볼 수 있다. 기존 빅테크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대신 레이쥔 샤오미 CEO와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기술을 개발하는 신비정보 류칭펑 CEO 등 반도체 관련 주요 기업의 CEO들이 대거 참석했다.백은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에는 텐센트, 알리바바, 등 빅테크 관계자들 대신 샤오미, 샤오펑, 화훙반도체, 고어텍, 반도체 전문가 등 첨단 기술 관련 관계자들이 대거 진입했다”며 “정부의 강력한 기술 육성 의지는 관련 기업의 수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정책 수혜주에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 반도체 투자 확대 기대감 등이 반영됨에 따라 중국의 반도체주도 들썩이고 있다. 지난주(13일~17일) 중국 반도체 파운드리 1위인 SMIC는 22% 급등하면서 반도체주 지수 상승을 이끌기도 했다. 같은 기간 화훙반도체와 북방화창(NAURA Technology Group)도 각각 상승 흐름을 탔다.◇ 부동산 경기 부양책 펴는 中…건설 株도 수혜 가능성↑중국이 부동산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와 강도 높은 부양책을 시행함에 따라 건설주들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중국 경제에 있어 가장 큰 변수는 부동산 경기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는 중국 정부의 거시 정책은 물론 지방정부 부채 문제와 개인의 소비 의향까지 좌우할 수 있다. 앞서 중국은 부동산 경기가 하락세를 이어가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강력한 부양책을 시행해 온 배경도 이 때문이다. 양회에서 도시 속 낙후 지역 개조화 등 도시 리뉴얼과 함께 ‘14차 5개년 계획 중대 프로젝트’ 등 당국의 의지를 재차 확인하기도 했다. 중국은 주택 수요를 지원하기 위해서 모기지 금리의 하향 안정화를 유도하고 있고 지방정부별로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의 상향조정과 구매제한 완화, 생애 첫 주택구매 모기지 금리 인하 등의 수요진작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는데 이에 중국 부동산 지표가 반등했다. 증권가에선 올해 중국 정부의 경기 안정 의지에 따라 부동산과 인프라 건설 회복세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30대 도시의 주택판매량은 지난 18일 기준 월간 13만3000채를 기록했는데 이는 2월 중순의 6만6000채에 비해 크게 반등한 것”이라며 “주택경기의 바닥통과 가능성이 주목된다”고 내다봤다. 중국 부동산 경기 호조에 따라 건축 및 건자재, 기계 등 업종도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우지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 건설 경기 호조 지속되며 철강 원자재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건설 성수기 진입 앞두고 중국의 철광석 등 원재료 재고 구축 수요가 더욱 확대되며 건화물 운반 서비스 중심의 글로벌 해운사들의 이익 개선세가 부각될 것으로 전망하고, 중국 경기 호조 여파 속 건축 및 건자재, 기계 등 산업재 업종의 수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2023.03.22 I 이용성 기자
“리오프닝 수혜라면서요”…신통찮은 성적표 왜
  • “리오프닝 수혜라면서요”…신통찮은 성적표 왜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연초부터 기대를 모았던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한국 증시에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수혜주로 꼽혔던 화장품이나 상장지수펀드(ETF) 등은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다. 향후 5년간 중국을 이끌 시진핑 집권 3기 체제가 시작하면서 내놓을 경기부양책이 시장을 얼마나 살릴지가 관전 포인트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리오프닝 관련 화장품, 여행, 항공 등의 주요 주식이 최근 하락세를 보였다. 이달 기준(2월28일 종가 대비 3월21일 종가)으로 화장품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090430) 주가는 5.35%, LG생활건강(051900)은 11.38% 각각 떨어졌다. 리오프닝 관련주인 롯데관광개발(032350)(6.88%), 아시아나항공(020560)(6.21%), 하나투어(039130)(6.98%) 주식도 각각 하락세를 보였다. 여행·카지노·면세품 관련주인 호텔신라(008770)(-5.11%), 파라다이스(034230)(-2.63%) 주가도 신통치 않다. 한 트레이더가 거래소 객장에서 눈매를 만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관련 ETF 상품들도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최하위 수익률을 보인 ETF 종목은 ‘TIGER 차이나항셍테크레버리지(합성 H)’로 24.2% 하락했다. 다음으로는 ‘KODEX 차이나H레버리지(H)’가 19.9% 하락세를 기록했다. 연초에 중국의 기술주가 오르고 홍콩 항셍지수가 동반 상승한 것과 다른 양상이다. 이는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예상을 밑돌았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중국의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년동기 대비 3.5%로 작년 1~2월 소매판매 증가율(6.7%)보다 낮았다. 광공업생산(1~2월 누적) 증가율은 전년동기 대비 2.4%에 그쳤다. 지난달 실업률(도시 지역 기준)은 5.6%로 시장 예상치(5.3%)보다 높았다. 이렇게 중국 지표가 힘을 받지 못하는 가운데, 미국의 긴축 공포는 짙어져 시장을 얼어붙게 했다. 미국 노동부의 1월 고용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실업률이 3.4%로 1969년 5월 이후 약 5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위든 아래든 지수 방향성에 대한 관망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리오프닝 효과로 경기가 상승 국면으로 갈 것이란 시장 기대감은 여전하다. 올해 시진핑 ‘집권 3기’가 시작되면서 중국 내수시장을 살리는 경기부양 정책이 나올 것이란 전망도 긍정적 요소다. 자산운용사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련 ETF를 확대하는 등 내부적으로 분주하게 대비하는 상황이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올해는 봉쇄정책 완화와 경기부양책 등에 힘입어 더 큰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2023.03.22 I 최훈길 기자
중국 리오프닝 낙수, 어디로 떨어지고 있나
  • 중국 리오프닝 낙수, 어디로 떨어지고 있나
  •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닫혔던 대륙 경제 문이 열렸다. 중국의 최대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기점으로 경제 리오프닝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국내 증시에 수혜로 이어질지 관심이다.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의 경제 부양 의지가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기대가 크다. 다만 수혜 종목은 과거와는 조금 다를 것이란 증권가 전망이 나온다. 모멘텀 강도 역시 전망이 조금씩 엇갈리는 모양새다.◇중국 리오프닝, 중간재보다 원자재·소비재 주목코로나19 내내 닫혀 있던 중국 경제의 리오프닝은 완만한 속도로 진행 중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경제 활동 재개에 따른 국내 낙수효과는 2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 1~2월 중 중국 경제활동과 관련한 주요 경제지표에서 리오프닝 효과가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종료한 양회에서 확인된 중국 정부의 경제부양 의지에 따른 정책적 지원도 내달쯤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경기 재개는 아직은 불균형적이나 정부의 내수 진작 정책 기조 속 투자와 소비를 중심으로 점진적인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리오프닝 효과가 먼저 나타난 것은 투자 부문이다. 1~2월 중국 실물지표에 따르면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대비 5.5% 상승해 시장예상치인 4.5%를 상회했다. 이는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인프라 및 제조업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으며 부동산 투자 역시 2년여 만에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했다. 소비 회복은 상황이 나아지고 있으나 팬데믹 이전 추세에는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중국의 1~2월 소매판매는 전년대비 3.5%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소비 개선세가 상품(2.9%)보다 외식 서비스(9.2%)에 편중됐으며, 여전히 자동차, 전자기기 등 내구재 소비는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생산의 경우 공장 가동 정상화로 전년비 2.4% 상승하며 이전치대비 개선됐으나 예상치(2.6%)를 소폭 하회했다. IT, 자동차 등 제조업 산업 경기 부진 여파 및 춘절 연휴에 따른 생산인력 복귀 지연 등이 원인인 것으로 판단된다.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음은 분명하나 관련 효과가 가시화되기까지는 좀 더 인내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강도가 강화하면서 본격적인 리오프닝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 말했다.중국 경제 정상화로 낙수효과가 기대된다. 과거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중국 경기 반등으로 국내 수출 경기가 큰 낙수 효과를 누린 경험 덕이다. 다만 수혜분야는 달라질 수 있다. 과거에는 경기부양 정책 덕에 국내 수출 경기가 수혜를 받았으나 현재 한중 경제 구조가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서 경쟁적 관계로 달라진 탓이다. 한국 대중수출의 70%가량을 차지했던 중간재 대신 원자재나 소비재 등이 먼저 수혜를 입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2월 대한민국의 대중국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24% 감소하며 역성장을 기록했으며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의 경우에는 39% 감소하는 등 리오프닝 효과가 전혀 국내 수출에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증권가 역시 중간재보다는 원자재 혹은 소비재 관련주에 주목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중국 리오프닝에 따라 반도체, 전기전자, 음식료·담배 분야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유·화학, 엔터·미디어, 패션 등도 수혜가 예상된다. 다만 철강·비철금속 등은 추세적 개선이 불확실한 만큼 중국 정책 등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소문난 中리오프닝, 먹을거리 있나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기대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정부는 양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전년보다 낮은 5% 내외로 설정하며 정책 최우선 목표를 투자 확대에서 내수 회복으로 옮겨 잡았다. 높아진 대외 불확실성과 정부부채에 대한 우려를 반영해 전면적 경제 부양보다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지원하겠다는 것인데, 낙수효과는 상대적으로 덜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리오프닝에 따른 낙수효과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의미있는 성장 △공급망 안정을 위한 미·중 관계 개선 등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불확실성이 높으나 그럼에도 중국 리오프닝 수혜주는 주목해야 한다는 게 증권가의 진단이다. 중국 정부의 부양 의지가 약하다기 보다는 과거보다 정부의 통제력이 약화되었음을 감안해 내놓은 보수적인 입장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회 이후 중국 정부가 인프라투자 집행률을 높이고 부동산 부양기조를 유지한다면 한국 주식시장에서도 수혜를 기대해 봄직하다.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저효과를 감안한 턴어라운드 시점은 2분기경이 될 것으로 보이며 중국 리오프닝과 정부주도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중국 경기에 민감한 분야는 계속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3.03.22 I 이정현 기자
"신용점수 500점대·무직도 됐다"···'묻지마 카드 발급' 괜찮나
  • "신용점수 500점대·무직도 됐다"···'묻지마 카드 발급' 괜찮나
  •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신용점수가 500점대이고 지금 일을 하지 않아 다른 카드사에서 발급이 불가했다. 그런데 이번에 OO카드에서 발급됐다” “연체가 있어 거절당하다가 이번에 카드 발급받았다” A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카드 발급 성공사례 소개 글이다. 이 커뮤니티에는 이달 1일부터 21일까지 ‘묻지마 신용카드 발급’에 성공했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50여개 올라왔다. 올해 1월부터 ‘묻지마 발급’ 방법을 문의하거나 실제 경험담을 공유한 게시물은 300여개에 이른다. ◇“씬파일러 금융서비스 확대”기사내용과 사진은 무관. (사진=픽사베이)최근 신용카드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신용카드 묻지마 발급’에 성공했다는 사례가 다수 공유되고 있다. 일부 카드사들이 카카오·토스 등 빅테크와 제휴해 내놓은 신용카드의 발급 문턱을 일시적으로 낮추면서 저신용자·금융이력 부족 고객(씬파일러)들도 신용카드 발급이 한층 쉬워졌기 때문이다. 씬파일러의 금융 서비스 이용 확대 차원에서는 긍정적이나, 리스크 관리 차원에선 우려스럽다는 목소리도 상당하다.묻지마 발급이란 카드사들이 신용점수가 상대적으로 낮거나 연체기록이 있는 고객들에게도 신용카드를 발급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의 신용 조건은 각각 다르지만 대부분 신용카드 발급을 거절당하다가, 특정 카드사에서 복잡한 절차 없이 카드 발급에 성공했을 때 사용하는 단어다.온라인상에선 ‘빅테크 제휴 카드’가 대표적인 묻지마 발급 카드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들은 소위 ‘카카오 카드’, ‘토스 카드’ 등으로 불리는 빅테크 제휴 카드들의 경우 은행계좌 평균잔액 정보 등을 가져올 수 있어 추가적인 신용도 평가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신용평가에서 정보는 다다익선인 만큼, 이른바 금융거래 이력이 없는 주부·사회초년생 등 씬파일러나 신용점수가 낮은 저신용자들이 카드를 신청하더라도 제휴처에서 긁어온 정보를 통해 신규 신용카드 발급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묻지마 발급 사례에서 많이 소개되는 토스의 신용카드 발급 조회·추천 서비스도 같은 원리라고 설명했다. 개별 카드사에 신용카드를 신청했을 때 거절당했지만 토스를 통한 신용카드 조회와 발급은 상대적으로 쉽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발급과 거절 사이 경계에 있는 고객들 중엔 정보가 부족해 거절당하는 사례도 다수”라며 “이런 사례는 정보만 더 있으면 심사가 고객 입장에서 유리하게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카드사들은 신용도 평가시점과 회사의 정책에 따라 신용점수, 등급, 대출잔액 변동이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신규 카드 발급건에 대해선 동일한 심사 기준을 적용하고 있지만, 개인 신용도나 회사 내부 정책에 따라 발급 불가에서 발급 가능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업계 일각에선 중저신용자나 씬파일러들의 불이익을 줄여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금융시장 내에서 대출이나 신용카드와 같은 금융상품을 이용하지 못하는 씬파일러가 전체 국민의 4분의 1에 달한다. 온라인상에서 통용되는 묻지마 발급 역시 ‘신용카드 발급 모범규준’에 따라 발급되고 있는데, 금융·비금융정보만 더 있다면 이 씬파일러들에게도 충분히 카드발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여신협회가 발표한 모범규준에서는 신용카드 발급을 위해 필요한 신용점수 상위 누적 구성비가 93% 이하거나, 장기연체가능성이 0.65% 이하일 때로 규정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지난해 리스크 관리를 조였다가 올해 완화하면서, 신용카드 발급 가능·불가능 경계에 있는 고객들이 늘었다”며 “신용평가고도화를 통해 가능으로 넘어간 사례들이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건전성악화…리스크관리해야”반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부실화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최근과 같이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커진 상황에서는 ‘신규 고객 확대’보다 ‘건전성·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둬야 한다는 평가다. 일부 카드사가 발급을 쉽게 내주면 다른 카드사들도 울며 겨자먹기로 발급 기준을 낮춰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고, 대외비로 통하는 신용평가에 카드사가 본인들한테 유리한 정보만 가져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8개 전업카드사의 총채권 연체율은 1.2%로 전년 대비 0.11%포인트(p) 상승했다. 신용판매채권과 카드대출채권을 더한 카드채권 연체율 상승폭은 0.14%포인트로 더 가팔랐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드사마다 사정이 달라 묻지마 발급에 대한 정의도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일단 신용카드가 후불결제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발행 후 신용카드 사용액을 갚지 못하면 바로 연체가 되고 카드사 부실화, 사용자 신용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발급 기관이 제대로 된 평가를 해서 신용카드를 내 줄수 있다면 좋겠지만 신규 고객, 소비 늘리기 차원에서 행해지는 묻지마 발급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2023.03.22 I 유은실 기자
‘구관이 명관’…사모펀드가 하늘과 바다를 포기 못하는 이유
  • [마켓인]‘구관이 명관’…사모펀드가 하늘과 바다를 포기 못하는 이유
  •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은 늘 새로운 투자처에 목말라 있다. 전에 없던 새 투자처가 출몰하면 끊임없이 관찰하고 실사를 서슴지 않는다. 급변하는 투자 격랑 속에서도 PEF 운용사들이 오랜 기간 투자를 멈추지 않는 업종이 있다. 항공사와 해운사가 그 주인공이다. 때로는 매각에 애를 먹기도 하고 출렁이는 업황에 쓰린 속을 달래지만, 이들 업종에 대한 PEF 운용사들의 관심은 꾸준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고저(高低)가 있을지언정 소멸하지 않는 산업이라는 점, 안정세를 타면 캐시카우(현금창출)가 꾸준해 예상 수준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항공·해운 업종 투자를 포기 못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PEF 운용사들의 항공·해운사 투자는 올해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수많은 매물 투자와 매각이 교차하는 시점이어서다. 올해 어떤 실적과 매각 성적표를 받아드느냐에 따라 추가 탄력을 받을지가 가려질 전망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16조원 유동성이 숨 쉬는 항공·해운사 21일 자본시장에 따르면 항공·해운 업종에 투자한 PEF 운용사는 역대로 가장 많은 상황이다. 항공 업종은 지난 2020년 한앤컴퍼니가 대한항공 기내식·기내판매사업 사업부(9906억원)를 인수했고, IMM인베스트먼트는 이듬해인 2021년 역시 조인트벤처(JV) 크리안자를 통해 싱가포르항공의 항공기 3대(5500억원 추정)를 인수했다.이밖에 JKL파트너스가 티웨이항공에 약 1000억원을 투자했으며, 에어프레미아(830억원) 경영권을 보유한 JC파트너스도 최근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소시어스도 최근 에어인천(750억원)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최근에는 VIG파트너스가 이스타항공 경영권(약 1100억원)을 인수한 데 이어 오는 26일 3년 만의 비행 재개를 앞두고 있다. 하반기 국외 노선 확대와 신규 항공기 확보 등을 통해 오는 2027년까지 매출을 8000억원까지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해운 업종도 M&A(인수·합병)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몸값만 최고 8~10조원에 달하는 국적선사 HMM를 비롯해 중견 벌크선사 폴라리스쉬핑, 현대LNG해운 등이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SK해운 최대주주인 한앤컴퍼니도 최근 국내외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 SK탱커선 사업부 인수 후보군을 접촉 중으로 알려졌다. 에이치라인해운도 매각을 염두에 둔 태핑(사전조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자본시장에 나온 항공·해운사 투자·매각 추정 규모만 16조원을 웃도는 상황이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사라지지 않을 산업’ 평가…올해가 분수령PEF 운용사들이 항공·해운사 투자를 내려놓지 않는 이유는 하늘과 바다를 통한 여객·화물 운송 행위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확신에서 기인한다. 코로나19와 유가 추이 등의 여파로 싸이클은 출렁이지만, 업종 자체가 소멸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가변성이 높은 투자처는 그만큼의 리스크(위험)를 수반한다”며 “반면 항공사나 해운사의 경우 대형 화주 계약이나 여행 수요 등이 받쳐준다면 안정적인 투자처 중 하나”라고 말한다. 해운·항공사들이 초대형 화주와 장기 계약을 이끌어내려고 집중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코로나19라는 어둠의 터널을 지나던 항공·해운사가 최근 빛을 보기 시작한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항공사들은 코로나19 이후 급증하고 있는 여행객 수요에 집중하고 있다. 매각을 타진 중인 해운사들도 예년과 비교해 크게 개선된 매출과 영업이익을 ‘셀링 포인트’로 잡고 있다. 최근 한 해운사 매각을 진행 중인 매각 자문사 관계자는 “(이들 업종은) 정상적으로 사업이 진행만 된다면 안정적인 현금창출이 가능하다”며 “상대적으로 저점에 사서 고점에 팔아야 하는 PEF 운용사들 입장에서 캐시카우가 수반되는 투자처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리적 측면에서 한국이 머금은 잠재력이 여전히 높다는 평가도 나온다. 홍콩·싱가포르·일본 등 아시아 주요 공항이 최소 3~4개의 공항 터미널을 보유한 것과 달리 터미널이 두 개뿐인 인천공항이 대표적이다. 화물이나 여객기 증가에 따른 케파(용량) 업그레이드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과 일본은 물론 대만, 동남아로까지 진출이 용이한 인천·부산항도 빼놓을 수 없다. 시장에서는 올해가 항공·해운사 투자에 있어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는 코로나19를 딛고 얼마만큼의 실적 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지가 중요하고, 해운사도 실적 개선을 이뤄낸 시점에서 새 주인을 찾아 매각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3.03.22 I 김성훈 기자
SVB 사태에 안전자산으로…금 ETF 수익률 ‘쑥’
  • SVB 사태에 안전자산으로…금 ETF 수익률 ‘쑥’
  •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여파에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눈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으로 쏠리고 있다.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의 수익률은 최근 급등했다.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골드선물(H) ETF는 전 거래일 대비 2.97% 오른 1만 3015원에 거래를 마쳤다. SVB 사태 여파가 국내 증권시장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전인 10일과 비교하면 한 주 새 8.5% 올랐다. 같은 기간 TIGER 골드선물(H) ETF도 8.5% 뛰었고,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H) ETF는 16.8% 급등했다. 금 관련 ETN 수익률도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TRUE 금선물 ETN은 6.3% 올랐고, 삼성 KRX 금현물 ETN은 6.5%, KB 레버리지 금 선물 ETN(H)는 18.1% 상승했다. SVB 사태로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지며 안전자산 수요가 확대되자 지난달 초 이후 하락세를 이어오던 금값은 다시 상승 전환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 4월물 금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2.63% 오른 온스당 1973.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일주일간 5.7% 급등하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가 유동성 위기에 처한 크레디트스위스(CS) 인수에 합의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 등 세계 주요 6개 중앙은행이 달러 유동성 공급 강화 조치에 나서는 등 글로벌 금융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조치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 불안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54% 내린 2382.67에 마감했다. 시장 불안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금값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임환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둔화되기 시작하고 가파른 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이 금융시장에 나타나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에 속도조절이 이뤄질 전망”이라며 “경기 둔화 우려도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더욱 강화하며 금 가격 상승세는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 역시 “은행 뱅크런 이슈가 불거진 만큼 안전자산으로서 금에 대한 매력은 이전보다 높아졌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금 가격이 급등한 만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상승폭을 일부 되돌릴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연준은 21~22일(현지시간)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 가격이 미 연준의 금리 동결 기대와 안전자산 선호심리 속 가파르게 상승한 만큼 최근 상승을 일부 되돌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2023.03.21 I 원다연 기자
중·러 비협조, 대북제재 구멍…김정은, '尹길들이기'
  • 중·러 비협조, 대북제재 구멍…김정은, '尹길들이기'
  • [이데일리 권오석·김관용 기자] 한미연합연습 ‘자유의방패’(FS)와 이와 연계된 실기동 훈련들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이를 핑계삼아 도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18~1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딸 주애와 함께 한미를 겨냥한 전술핵운용부대들의 ‘핵반격 가상 종합전술훈련’을 참관하면서 ‘핵공격태세 완비’를 주문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데일리가 진행한 긴급 현안진단 인터뷰에서 전문가들은 북한이 체제 결속과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 등을 목적으로 꾸준히 무력 시위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대해 “기존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계를 `갑을관계`로 평가하고 이를 정상화하려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길들이기 시도”라며 “평양에 대한 무관심 정책을 지속하는 미 바이든 정부를 자극해 제2의 하노이 회담을 시도하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도 “단순한 핵보유 인정을 넘어 핵강국의 입지를 확고히 함으로써, 핵무력을 통해 대남 군사적 지배력을 굳히고 한미동맹 이완을 가속화하기 위함”이라며 “남북관계를 더욱 기울어진 것으로 만들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김승겸 합참의장이 20일 군산기지를 찾아 ‘결전태세’ 현장 점검 후 한미 연합 공군 전력 운용 장병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합참)◇文정부 대북 정책, 9.19군사합의 폐기 기로지난해 북한은 분단 이후 처음으로 동해상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우리 영해 근처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무인기까지 동원해 서울 상공을 침범하기도 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9·19 군사합의 효력정지 검토를 지시하며 남북 간 ‘강 대 강’ 대치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9·19 군사합의는 2018년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맺은 평양공동선언의 부속 합의서다. 남과 북이 일체의 군사적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한 것으로 문재인 정부 안보 정책의 근간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당장 9.19 군사합의를 폐기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총장)는 “북방한계선(NLL), 군사분계선(MDL) 중심의 무력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며 “북한의 핵능력은 고도화되고, 우리 경제에는 상당히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어차피 북한 때문에 이행이 안 되는 상황인데 우리만 일방적으로 군사적인 손해를 감수할 수는 없다”며 “당장 북한 도발을 저지하기 위해 항공 정찰 같은 것은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대진 원주한라대 교수는 “효력중지를 통해 북한을 압박하고 상황이 개선되면 다시 군사합의 효력을 복구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효력정지는 평가할만 하다”고 언급했다. ◇중·러 비협조…대북제재 무용지물특히 전문가들은 유엔(UN) 안보리 결의 등 대북 제재가 꾸준히 발동됐음에도 상황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고 진단했다. 특히 북한의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비협조적으로 나오면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는 평가다.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은 철광석과 수산물을 수출하지 못하고 정유제품 수입에도 상당히 큰 제약을 받고 있다. 대북 제재가 북한의 민생 경제에는 큰 타격을 주고 있지만, 핵과 미사일 능력이 급속도로 고도화되는 것은 전혀 제약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경제적인 고통으로 아프게는 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북한의 핵무기 개발 전략적 의도를 꺾거나 태도를 변화시키는 결정적 수단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일각에서는 미국의 전략자산을 동원한 한반도 내 한미연합훈련이 북한을 자극해 도발을 유도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북한은 군사적 우월성을 선전하기 위해 한미훈련 여부와 상관 없이 도발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전망이다.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한미가 연합훈련을 강화했기 때문에 북한이 도발하는 것이 아니다”며 한미의 군사행동을 트집 잡아 본인들의 국방력 강화 훈련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미 공군이 19일 한반도 상공에서 우리측 F-35A 전투기와 미 공군 B-1B 전략폭격기 및 F-16 전투기가 참여한 가운데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국방부)오히려 우리 국민을 안심시키고 북한 핵을 무력화하기 위해서는 한미훈련이 더욱 구체적이고 확실하게 대응하는 연습이 돼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정대진 한라대 교수는 “훈련의 목표가 명확해야 한다”며 “우리 군의 전작권 전환 대비, 전작권 전환 시 한미 간 주도·지원 절차의 숙달 등 실질적 효과를 목적으로 훈련을 계획하고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정은 딸 김주애 후계구도 아직 일러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주요 군 행사에 동행하면서 후계자 내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김정은 나이가 젊고 딸 주애가 아직 어리다는 점에서 ‘백투혈통’ 수령독재 체제 공고화를 위한 선전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후계를 승계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담론과 정당화가 필요하다”면서 “김주애가 가진 능력을 검증하는 과정이 남아 있다. 김주애가 후계자 후보 중 한 사람이 될 수 있지만 반드시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차두현 수석연구원은 “4대 세습을 준비한다는 건 김정은 건강에 이상이 있다든가 백두혈통 내부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인데,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하지만 정성장 실장은 “김주애가 공식 직책이나 권한은 없어도 김정은 다음가는 대우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후계자로 내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김주애 후계자 내정을 주장했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2023.03.21 I 권오석 기자
올해 서울 청약경쟁률 57 대 1…2021년 4분기 이후 최고
  • 올해 서울 청약경쟁률 57 대 1…2021년 4분기 이후 최고
  • [이데일리 박지애 이윤화 기자] 30대 직장인 윤 모 씨는 최근 월급통장을 개설한 우리은행에서 청약통장에 가입했다. 주로 코인이나 주식에 관심이 컸던 윤 씨는 내 집 마련에 큰 뜻이 없었으나 올해 정부에서 청약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청약시장에 부쩍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혼자 살고 있지만 하반기나 내년이라도 청약을 노려보겠다는 계획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전체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윤 씨처럼 신규 가입자는 되려 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신혼부부 등 젊은 층이 청약을 통해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 ‘분양가 바닥론’ 확산도 한몫하면서 분양 시장에 젊은 층의 수요가 유입되자 수도권 일부 지역에선 청약 경쟁률이 두자릿수로 껑충 뛰어오르는 등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실제 지난해 한 자리로 떨어졌던 서울의 청약경쟁률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2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청약경쟁률이 평균 57대 1을 보이며 전국 1위를 기록했다. 2021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지난 17일 기준 전국에서 28개 단지가 공급에 나선 가운데 1만2276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7만4931명이 몰려 평균 6.1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서울은 3개 단지, 393가구 공급에 2만2401건이 몰리며 평균 57대 1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치열한 경쟁률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내 집 마련의 유리한 시장 상황이 열리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청약통장 가입 증가가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최근 신혼희망타운, 청년들을 위한 공공주택 등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택지형 공공분양에 많은 수요자가 몰렸는데 1인 가구, 신혼부부 등 젊은 무주택자에게 청약 시장의 문턱이 낮아진 게 주효했다”며 “청약통장이 금리가 높은 상품이 아니다 보니 급전이 필요할 때 해지를 많이 하지만 또 필요에 의해 즉시 가입할 수 있어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실수요자인 청년, 신혼부부 등 1~2인 가구 위주로 청약 시장 규제가 대폭 완화하면서 청약이 내 집 마련에 유리한 부분이 있으니 청약통장부터 가입하자는 기류가 흐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자료에 따르면 1인 가구는 증가세다. 지난 2019년 848만가구에서 2021년 946만가구, 지난해는 972만가구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2월말 기준 977만가구를 넘어서며 1인 가구는 현재 전체 가구 중 41%를 차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러한 흐름은 분양·청약시장에 수요확산으로 연결돼 집이 있는 주택보유자 수요까지 흡수하는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세대원, 주택보유자도 1순위 청약을 할 수 있고 추첨제 물량도 늘었다. 전매제한도 최대 10년에서 1년으로 줄어들게 됐다. 규제를 완화하니 소비심리가 살아나며 청약 시장도 회복 기미를 나타내고 있다.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규제 완화에 따라 세대원, 주택보유자도 1순위 청약을 할 수 있고 전매도 가능하다 보니 젊은 층뿐만 아니라 전매나 세를 주려는 주택보유자도 청약시장에 대거 몰리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2023.03.21 I 박지애 기자
청약통장에 눈돌린 MZ세대…한달새 30만좌 가입
  • [단독]청약통장에 눈돌린 MZ세대…한달새 30만좌 가입
  •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주택거래 절벽 영향으로 전체적인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신규 가입자 수’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청약 1순위 조건을 대폭 완화한데다 추첨 비중도 늘리는 등 청약 시장 규제 완화가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분양가가 바닥을 찍었다는 ‘분양가 바닥론’ 인식이 확산하면서 젊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내 집 장만을 위해 청약시장에 다시금 발을 들여놓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1인 가구 비중이 급증하는 등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내 집 마련 수요가 늘어났고 주택보유자도 1순위 청약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푼 것도 청약통장 신규가입 증가의 배경으로 꼽힌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20일 이데일리가 각 시중은행과 부동산업계를 통해 입수한 ‘주택청약종합저축 통장 신규 가입자 수’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말 기준 30만좌로 지난해 2월 수준으로 회복하며 지난 1년래 가입자 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23만좌로 전월 대비 6만좌가 감소하며 시들해졌던 청약통장 신규 가입자 수는 올해 들어 26만좌로 증가하더니 2월부터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주택청약종합저축 신규 가입자 수는 고금리 기조가 확연해지면서 분양시장이 얼어붙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올해 들어 정부가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해 청약시장 규제 완화를 발표하자 신규 가입자가 증가세로 돌아섰다. 청약통장 가입은 지난 2015년 이후 일원화하며 현재는 주택청약종합저축만 신규 가입할 수 있다.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청약통장 신규 가입자는 규제 완화 이후 가점 관리나 추첨제 등에서 당첨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1인 가구, 신혼부부 등 젊은 층 가입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해약자는 예전만큼 ‘로또 분양’은 아니어서 실망감 등으로 해지하는 것인데 농사철이 되면 밭갈이를 하듯 청약 시장 수요층이 실수요가 있는 젊은 층으로 재편되는 과정으로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23.03.21 I 박지애 기자
빨라지는 시공사 선정…재건축·재개발 사업 속도낸다
  • 빨라지는 시공사 선정…재건축·재개발 사업 속도낸다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올해 7월부터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 사업장은 조합을 설립하면 바로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다. 서울시가 시공사 선정 시기를 앞당기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서울시의회가 지난 10일 ‘서울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조합 설립 이후 곧바로 시공사를 선정하면 자금과 인허가 절차 등에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돼 정비사업 진행이 수월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정비사업을 준비 중인 곳은 사업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지난달 재건축 추진위원회를 설립한 여의도 대교아파트 추진위 관계자는 20일 “여기(대교아파트)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정비사업지들이라면 (시공사 선정 시기를 조합 설립 이후로 앞당기면) 사업 진행이 수월해질 수 있다”며 “올해 연말께 조합을 설립하려고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합 설립 추진 단계인 곳은 물론 조합을 설립했지만 아직 사업시행인가가 나지 않은 사업지도 모두 소급 적용을 받기 때문에 시공사 선정을 빠르게 추진하려는 곳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공자 선정 시기에 대한 개정규정은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하며 이 조례 시행 당시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구역에 대해서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조례는 시공사 선정 시기를 ‘사업시행인가 이후’로 규정해 조합 설립 후 정비사업의 속도가 늦어지는 경우가 허다했다. 시공사 선정 이후 설계변경이 있다면 공사비까지 늘어나 사업지 내부 갈등을 키우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조례 개정에 따라 시공사가 대출을 받아 자금을 지원하거나 직접 사업 자금을 빌려주는 방식 등으로 자금 융통도 쉬워져 정비사업 속도가 빨라지리라 예상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시공사 선정 시기를 앞당겼을 때 가장 큰 장점은 조합 입장에서 금융비용을 포함해 사업비용을 낮추고 조달이 편해진다는 것”이라며 “조합을 설립한 이후에도 환경영향 평가나 설계 등 돈이 필요한 곳이 많은데 주민 자금만 모아서는 사업 진행이 어려워 시공사를 선정하고 사업을 지원하면 이런 어려움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사진=연합뉴스)다만 부동산 경기가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한꺼번에 정비사업 추진이 쏟아진다면 입지에 따라 양극화 현상이 커질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김제경 소장은 “이전에는 사업시행인가가 나는 단지만 입찰을 준비해 들어가면 됐는데 이제는 조합설립인가가 나는 곳이 한꺼번에 쏟아지면 옥석 가리기를 할 수밖에 없다”며 “성수, 강남, 잠실 등 소위 입지가 좋은 지역은 앞다퉈 수주전에 뛰어들겠지만 서울이라도 변두리 지역은 오히려 건설사를 선정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2023.03.20 I 이윤화 기자
3%대 내려온 여전채...카드론 금리 더 떨어졌다
  • 3%대 내려온 여전채...카드론 금리 더 떨어졌다
  •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카드사 대출인 ‘카드론’ 금리가 떨어지고 있다. 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채권금리가 떨어지면서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미 평균금리는 15% 안쪽으로 들어서면서 안정세를 되찾는 분위기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2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 전업카드사(신한ㆍKB국민ㆍ현대ㆍ삼성ㆍ롯데ㆍ우리ㆍ하나카드) 의 지난달 카드론 금리(수수료율)는 13.97~14.91%로 집계되며 15% 안으로 들어왔다. 직전달 14.67~15.90%와 비교해서는 평균값이 상단 기준 약 1%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각 사 별로 보면 우리카드는 13.51%로 전달(14.70%)과 비교해 1.19%포인트 하락하며, 2월 기준 가장 낮은 수준의 카드론 평균금리를 보였다. 이어 신한카드는 13.75%로 전달대비 0.92%포인트 하락했고, 현대카드가 13.97%로 전달과 비교해 0.81%포인트 떨어졌다. 삼성카드는 14.29%로 직전달과 비교해 0.845%포인트가 하락, KB국민카드는 14.38%로 전달과 비교해 0.47%포인트 하락, 롯데카드의 2월 기준 카드론 금리는 14.84%로 전달대비 1.06%포인트 하락했다. 하나카드의 경우 전달과 비교해 0.12%포인트 떨어진 14.91%를 기록하며 카드론 평균금리가 가장 높았다.카드론 금리가 안정세를 찾아가는 이유는 일단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창구인 채권 금리가 떨어지고 있어서다. 카드사는 수신기능이 없기 때문에, 여신전문채권(여전채)을 발행해 영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 이에 따라 여전채 발행금리가 낮아지면 조달 비용이 줄어들어 카드론 금리도 하락하게 된다. 여전채 금리는 올해 들어서 계속 하락하고 있다. 특히 이번달들어서는 3%대까지 진입했다. 실제 지난 17일 기준 여전채 AA+기준 금리는 3.960%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일 4.433%보다 0.473%포인트 떨어진 수준이다. 여전채 AA+ 금리는 지난해 12월 1일 5.845%, 올해 1월 2일에는 5.547%로 5%대 수준을 보였지만 2월에 와서는 4%대로 내려앉았고, 이어 3월에는 3%대까지 들어왔다. 여전채 AA+ 3년물 금리가 3%대에 진입한 건 지난해 6월 9일 이후 약 9개월 만이다.여전채 AA- 금리 또한 17일 기준으로 4.090%로 3%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AA-금리도 1월 초 5%대 금리를 넘겼는데, 2월 1일 4.367%, 이달 2일에는 4.548%로 4% 수준을 보이며 내려앉고 있다. 금융권은 앞으로 여전채 금리가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흥국생명 사태, 레고랜드 사태로 요동쳤던 채권시장은 금융당국의 정책 등으로 안정세를 되찾았고, 여기에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이 터지면서 미국의 긴축 속도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이번달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을 밟거나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채권금리가 하락하면서 카드사들이 가산금리를 꽤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 많은 곳은 2%가 넘게 줄였다”며 “특히 카드사들은 채권 금리가 낮을 때 여전채를 발행하기 위해 2~3월에 집중적으로 채권을 발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023.03.20 I 전선형 기자
‘덜떨어진’ 대출금리, 가계예대금리차 4개월째 확대(종합)
  • ‘덜떨어진’ 대출금리, 가계예대금리차 4개월째 확대(종합)
  •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고금리 국면에서 높은 대출금리를 낮추라는 압박이 계속되고 있지만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는 더 벌어졌다. 가계대출금리에 비해 정기예금 등 저축성수신금리의 인하폭이 컸던 탓이다. 벌어진 예대금리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면서 은행들의 예대마진은 그만큼 더 늘어날 여지가 커졌다. 일부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낮추면서 대출금리를 내리고 있지만 체감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은 이어질 전망이다.◇국민은행 예대금리차 1.48%p, 5대은행 최고은행연합회가 20일 공시한 예대금리차 비교에 따르면 국내 17개 은행(산업은행·씨티은행 제외)의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예대금리차(햇살론뱅크 등 정책서민 금융을 제외한 가계대출금리에서 저축성수신금리를 뺌)는 2월 기준 평균 2.30%포인트(p)로 전월(2.11%p)대비 0.29%p 확대됐다.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예대금리차는 지난해 10월(1.60%p)을 기점으로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상승세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평균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예대금리차는 전월(1.18%p)대비 0.18%p 상승한 1.36%p다. KB국민은행 1.48%p, 우리은행 1.46%p, 하나은행 1.32%p, 신한은행 1.06%p 순으로 높았다.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곳은 전북은행으로 6.48%p다. 이어 토스뱅크 4.9%p, 광주은행 4.52%p 등 순이다. 5대 은행은 KB국민은행 1.48%p, 우리·NH농협은행 각 1.46%p, 하나은행 1.32%p, 신한은행 1.06%p 순으로 높았다.이와 관련해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 1월말 시행한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금리 인하로 전세대출의 경우 전월대비 1%p 가까이 평균금리가 낮아졌지만 신용대출과 단기성 예금 비중 확대로 예대금리차 인하 효과가 다소 축소됐다”며 “다만 전월에 비해 예대금리차는 축소됐다”고 설명했다.저축성수신금리는 카카오뱅크 3.83%, BNK부산은행 3.73%, DGB대구은행 3.7% 등 순으로 높았다. 5대 은행 중에선 신한은행이 3.63%로 가장 높았고 이어 하나은행·우리은행 3.55%, KB국민은행 3.53%, NH농협은행 3.31% 등이었다.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금리는 전북은행 11.06%, 광주은행 9.34%, 토스뱅크 8.23% 등이었다. 5대 은행 중에선 우리은행이 5.1%였고 이어 KB국민은행 5.04%, 하나은행 4.97%, 신한은행 4.84%, NH농협은행 4.8% 순으로 높았다.전체 대출금리에서 저축성수신금리를 뺀 예대금리차는 2월 2.31%p로 전월(2.23%p)보다 0.08%p 오르면서 4개월 연속 확대됐다. 전북은행(5.05%p), 토스뱅크(4.67%p), 광주은행(3.85%p), Sh수협은행(2.57%p), BNK경남은행(2.26%p) 등 순으로 높았다.◇예금-대출금리 시차, 예대마진만 커질 듯지난해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높아지면서 은행들이 높은 이자이익을 거두자 금융당국은 대출금리 인하를 요구함과 함께 은행들의 성과급 체계를 점검하고 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하지만 여전히 예대금리차가 높은 상황이다. 예대금리차가 벌어지면 은행은 내어주는 예금이자 지급액보다 대출이자가 더 많아 이익 증가 요인이 된다.은행들이 금융당국 압박에 대출금리를 낮추고 있음에도 예대금리차가 벌어지는 이유는 저축성수신금리 낙폭이 더 크기 때문이다.17개 은행의 2월 평균 가계대출금리차는 6.06%로 전월(6.19%)대비 0.13%p 낮아졌다. 반면 저축성수신금리는 같은기간 3.92%에서 3.58%로 0.34%p 떨어졌다. 은행연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예금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예대금리차가 좁아졌다가 이후 예금금리가 더 빨리 내린 영향”이라고 분석했다.예금금리에 비해 대출금리 인하 속도가 더디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은행권은 올초만 해도 낮아진 예금금리가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반영되는 시차가 발생해 예대금리차가 일시적으로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올해 1~3월 연속 전월대비 하락했다. 잔액 기준 코픽스가 지속 상승하고 있어 전체 예대금리차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높은 대출금리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지만 추가 인하가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시장금리인 은행채(AAA·무보증) 1년물 금리는 지난달 중순 3.5% 정도까지 낮아졌다가 이달초 3.9%대까지 올랐다. 17일 현재 3.651%로 다소 안정됐지만 앞으로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변수로 지목된다.
2023.03.20 I 이명철 기자
종부세 올해 20% 이상 줄어들듯 …1세대 1주택 부담 ⅓로 '뚝'
  • 종부세 올해 20% 이상 줄어들듯 …1세대 1주택 부담 ⅓로 '뚝'
  •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올해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액이 최소 20%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기본공제 상향조정, 세율 인하, 2주택자에 대한 중과 해제 등 세법 개정이 효과를 내는 가운데 부동산 가격 급락에 따른 공시가격의 두 자릿수대 하락이 맞물린 결과다. 다만 정부는 최근 공시지가 하락, 세수 감소 등의 영향을 감안해 종부세 과세표준을 결정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다시 80%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세대 1주택 부담 ⅓ ‘뚝’…부부 공동명의, 대부분 해방19일 부동산 세금계산서비스 셀리몬에 따르면 지난해 공시가가 20억원 대였던 아파트들의 1세대 1주택 단독명의자 20~40%대, 10억원대 후반 아파트의 경우 60% 이상 세 부담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요 아파트단지들의 공시가 분포를 봤을 때 상당수 1세대 1주택자(단독명의)의 세 부담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조사 결과는 공시가 하락률이 작년보다 15% 내려갈 거라는 가정에 기반해 서울 지역 84㎡ 아파트 15곳의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 변화를 분석한 것이다. 지난해 종부세 954만원을 납부했던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는 올해 700만 원으로 26.6% 줄어들 전망이다. 공시가가 하향 조정되는 가운데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기본공제가 11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오른 데다 적용세율도 낮아진 결과다. 지난해 종부세 66만 원이었던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올해 종부세 대상에서 빠진다.특히 1주택 부부 공동명의자는 기본공제가 12억원에서 18억원으로 크게 오른 덕분에 올해 종부세 부담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공시가 18억원이 시가 약 27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극소수의 강남 고가 아파트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1주택 부부 공동명의자는 올해 종부세를 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공시가 20억원대 아파트의 1주택 부부 공동명의자의 종부세 감소율도 70~80%대에 달한다. 지난해 공시가 합계 20억 원 중반에서 50억 원에 이르는 구간의 서울 2주택자는 60~70%, 종부세 중과 대상에서 빠진 과세표준 12억원 이하 3주택자는 70%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개정된 종부세법에 따르면 올해 기본공제는 6억원에서 9억원으로 높아지고 1세대 1주택자는 11억원에서 12억원으로 올라갔다. 종부세율은 기존 1주택 0.6~3.0%, 조정 대상 2주택자 이상 1.2~6.0%로 적용하던 것을 이제 2주택 이하 0.5~2.7%, 3주택 이상 0.5~5.0%로 낮췄다. 세 부담 상한은 최고 300%에서 150%로 하향했다.부동산 세금계산서비스 ‘셀리몬’에 따르면 올해 서울 지역 아파트 공시가 하락률에 따라 올해 종합부동산세 부담액이 최소 20% 이상 줄 것이라고 밝혔다. 19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종부세 공정시장비율 상향 ‘만지작’…세수 감소 배경도종부세 부과 대상에서 빠지거나 세 부담이 큰폭 감소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는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국토교통부의 공동주택 공시가격 발표를 앞두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 60%에서 80%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종부세 과세 표준을 정할 때 적용하는 공시가격 비율로, 기본공제 금액을 뺀 주택공시가격에 이를 곱하는 방식으로 산정한다. 2008년 제도 도입 이래 10년 간 80%로 유지됐던 공정시장가액비율은 △2019년 85% △2020년 90% △2021년 95% 등으로 매년 5%포인트씩 상승하다가 지난해 역대 최저인 60%로 낮아졌다. 보유세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다. 다만 올해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올리더라도 국민 부담이 늘어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조정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비율이 높아질수록 세 부담은 늘어나지만, 올해의 경우 주택 공시가격이 하락해 충분히 상쇄할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올해 주택공시가격이 작년 대비 10~20%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서울 22.09%, 전국 16.84% 하락했다.올해 세수 여건이 좋지 않다는 점도 공정시장가액 비율 조정을 고려하는 배경이다. 정부는 이미 올해 공정시장가액비율을 80%로 올린다는 전제로 세입 예산을 산출했는데도 종부세수는 전년(추경 기준)보다 30% 넘게 줄어든 약 5조7000억원으로 예측했다. 올해 공시가격 하락에도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세수 손실 우려는 더 확대될 수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해 부동산 세제 개편으로 2027년까지 연평균 1조3442억원의 종부세가 줄어들 것으로 봤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올해 종부세 과세 기준일(6월 1일) 이전 발표를 목표로 검토하되, 이르면 내달 중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2023.03.19 I 이지은 기자
'뉴:홈' 흥행에…공공분양 사전청약 물량 늘린다
  • '뉴:홈' 흥행에…공공분양 사전청약 물량 늘린다
  • [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정부가 지난해 대대적으로 발표한 공공분양 50만호에 더해 추가로 공급을 늘릴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은 올해와 내년 사전청약을 진행할 수 있는 신규 물량을 발굴하는 등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공공분양주택 ‘뉴:홈’이 사전청약에서 흥행몰이하면서 충분한 수요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다만 사업추진을 위한 여러 변수가 남아 있어 이르면 올 연말쯤 관련 내용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9일 국토교통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지자체에 따르면 정부가 공공분양을 공급할 수 있는 용지를 확보하기 위해 지자체 등과 협의 중이다.국토부가 제시할 수 있는 공공분양 공급 지역은 과거 발표했다가 지난해 10월 26일 발표 지역에서 제외된 지역이 유력하다. 이미 보상 등 제반사항을 준비한 곳이 수월하게 협의를 진행할 수 있어서다. 지난 2018년 발표한 공공주택지구 중 △남양주 왕숙·왕숙2지구 △고양 창릉 △하남 교산 △부천 대장은 이미 올해 사전청약 계획 지역으로 발표됐고 이외에 △경기 과천 △인천 계양 △부천 대장 △안산 장상 △인천 구월2 △화성 봉담3 △광명 시흥 △의왕·군포·안산 △화성 진안 등이 남았다. 정부가 이처럼 추가 공급에 팔을 걷어붙인 이유는 최근 공공분양주택 ‘뉴:홈’의 사전청약 결과 일반공급 평균 경쟁률이 28.3대 1에 달하는 등 수요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또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로 민간 건설사가 아파트 신규 공급에 나서지 않자 공공의 역할론이 대두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실제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으로 미분양이 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한 자금 조달까지 어려워진데다 공사비까지 올라 건설사가 신규 택지 매입에 몸을 사리고 있다. LH에 따르면 지난해 미매각 공동주택용지는 총 32개 필지, 1조7000억원 규모로 최근 5년 내 최저수준이다. 집을 짓겠다고 나서는 건설사가 없자 2∼3년 뒤 신규주택 공급 부족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LH 관계자는 “어려울 때일수록 공공이 분양을 늘려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건설경기 침체로 건설사의 업황이 좋지 않아 민간공급 물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서 공공이 이를 분담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공공분양 사전청약 물량을 더 늘리려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경기도 과천시 일대. (사진=이데일리DB)이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확정적인 건 없다며 유동적인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전청약 물량에 대해 올해 어떻게 하겠다는 방안을 지난해 10월 26일 제시했으나 그 외에 확정한 건 아무것도 없다”며 “사전청약 대상단지를 적시했지만 진행 중인 사업이고 변수도 많은데다 수요가 있는 지역도 있고 덜한 지역도 있는 등 변수가 많아 유동적인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에서 서울은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와 국토부가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서울 내 추가로 발굴할 택지가 없어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전청약 물량을 늘리는 것을 국토부와 논의하고 있지만 서울시가 추가로 공급할 택지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 국토부가 자체적으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국토부가 이르면 올해 말에 관련 내용을 내놓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걸로 안다”고 했다.
2023.03.19 I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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