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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의 라덕연 막는다…감독 당국, 허술한 감시망 '수술대'
- [이데일리 이용성 최훈길 김보겸 기자] 사상 초유의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주가조작 사태에 금융당국과 서울남부지검 수장이 모여 머리를 맞댔다. 한국 자본시장에서 불공정거래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해서다. 이들은 사전 감시 시스템부터 적발, 처벌에 이르기까지 기존 제도를 다듬으면서 사실상 불공정거래 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 주가조작 사태에 칼 빼든 감독당국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양석조 서울남부지검 검사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콘퍼런스홀에서 열린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유관기관 합동토론회’에 참석했다. 4개 기관장은 최근 벌어진 주가조작 사태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를 내며 재발방지 대책을 내놨다. 특히 이들은 허술했던 감시망을 촘촘하게 다듬고, 불공정거래 세력에 대한 적발부터 처벌에 이르기까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금융위는 주가조작 제재 강화를 예고하면서 법사위에 계류돼 있는 ‘과징금 제재 도입’, ‘부당이득 산정방식 법제화’ 등을 짚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불공정거래를 통해 얻은 이익을 완전히 박탈하겠다는 것이 금융위의 계획이다. 또한, 적발된 불공정거래자를 최대 10년간 자본시장에서 거래를 못 하게 하고, 상장사 임원 선임 제한 등을 통해 제도권에서 퇴출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제보 등을 통해 불공정거래 세력들을 적발했던 기존 ‘수동적 감시’ 시스템에서 불공정거래 혐의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적발하는 ‘능동적 감시’ 시스템으로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불공정거래 정보수집반TF(태스크포스)를 꾸려 감시·조사 인력을 확충하고, 조사·감시 부서 등에 대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선다. SG증권발 주가 조작 사태 8개 종목의 ‘이상 거래’를 걸러내지 못한 거래소도 칼을 빼들었다. 거래소는 이상 거래 분석 기간을 중기(6개월) 및 장기(연간)로 나눠 적출 기준을 마련하고, 알고리즘·고빈도 거래, 신종 다단계 수법을 이용한 불공정 거래에 걸맞은 시장 감시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거래소는 SG증권발 주가 조작 사태와 같이 거래지역과 IP를 다르게 해 정상으로 둔갑한 거래를 막기 위해 다수의 동일 종목이 거래가 될 경우나 매매패턴이 유사할 시 연계계좌 군으로 묶어 조사 및 분석을 할 예정이다. 거래자 정보가 나오지 않아 감시망에 걸리지 않았던 차액결제거래(CFD)에 대해서도 CFD 이용자 정보를 거래소에 통보하도록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다. 남부지검은 금융당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정보 등을 공유해 사전에 불공정거래 혐의를 포착하는 등 효율적 수사 및 제재 방안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혐의의심거래 신고 의무도 강화해 자발적 신고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남부지검은 증권 불공정거래에도 ‘리니언시’ 제도를 도입해 내부 고발 유인을 강화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리니언시 제도란 불법행위에 대해 자진신고를 할 경우 신고자에 대해 처벌을 경감하거나 면제하는 제도로 현재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 각계 전문가들도 ‘처벌강화’·‘제도 개선’ 한목소리이날 토론회에서는 학계 인사 등 전문가들도 참석해 시스템 개선과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놨다. 특히 자본시장 범죄를 억제하기 위해 신상을 공개하는 조치를 도입하거나 부당이득 금액을 초과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처벌을 대폭 강화한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우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영향 미치는 범위가 넓은 주가 조작에 대해 가담하는 세력의 신상공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다자간매매체결회사(ATS)가 출범, 주식 거래 플랫폼에서 동시에 주식이 거래됨에 따라 불공정거래 양태가 훨씬 더 복잡해질 것”이라며 “유럽이나 미국 등의 사례를 보면 여러 플랫폼 사이에서 관련 데이터 수집하는데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 플랫폼 간에 기술적 표준을 맞추는 작업과 함께 시장 감시 효율화하는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불공정 거래는) 금전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걸리면 끝난다’는 (인식이 생기도록) 제도가 개선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성희활 인하대 법학전문대학 교수는 현재 공정거래법에만 도입돼 있는 동의의결제를 언급하며 “벌금을 부과하거나 행정상 과징금 부과해도 피해자들의 피해 구제는 어렵다”며 “벌금이든 과징금이든 국고로 귀속함으로써 행위를 억제하는 효과를 거두고, 피해자 구제를 위해선 동의의결제가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 코로나19 회복에 커진 임금 격차…저임금 근로자 비중 16.9%
-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지난해 저임금 근로자 비중이 늘면서 양극화의 원인인 임금 격차가 더 커졌다. 코로나19 방역 조치 완화로 소프트웨어·연구개발 등 상대적으로 고임금 산업의 고용이 회복된영향으로 풀이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차이도 커지는 등 임금 관련 주요 분배 지표들이 일제히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고용노동부가 23일 발표한 ‘2022년 6월 기준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전일제 상용근로자 평균임금은 400만1000원으로 전년대비 7.4% 올랐다. 반면 평균임금 하위 20%인 1분위는 183만7000원으로 5.8% 오르는데 그쳤다. 상위 20%의 평균임금은 817만6000원으로 8.3% 올랐다. 저임금 근로자 비중도 늘었다. 근로자의 중위 임금인 월 314만6000원의 3분의 2 미만을 받는 저임금 근로자 비중은 16.9%로 2021년(15.6%)보다 1.3%포인트 높아졌다. 저임금 근로자 비중이 전년보다 높아진 건 2013년(24.7%)이후 9년 만이다.임금 상위 20% 근로자의 평균 임금을 하위 20% 근로자의 평균 임금으로 나눈 임금 5분위 배율 역시 4.45배로 전년(4.35배)보다 0.1배포인트 확대됐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도 더 벌어졌다. 지난해 6월 기준 정규직 근로자의 평균 시간 당 임금은 2만4409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15% 증가했다.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은 1만7233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11.3% 늘었다. 정규직 임금에 대한 비정규직 임금의 비율은 70.6%로, 전년동월(72.9%) 보다 2.3%포인트 축소됐다.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임금 비율이 더 줄어든 건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지난해 6월 기준 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근로자 1인당 근로시간은 154.9시간으로 전년 동월(164.2시간) 대비 9.2시간 줄었했다. 정규직은 169시간으로 전년대비 11.2시간 감소했고, 비정규직은 111.7시간으로 3.7시간 감소했다. 비정규직 중 용역근로자(167.8시간)와 기간제근로자(167.1시간)의 근로시간이 상대적으로 길고, 단시간근로자(76.1시간)는 근로시간이 가장 짧았다.지난해 6월 기준으로 전체 근로자의 4대 보험 가입률은 고용보험 91.8%, 건강보험 92.5%, 국민연금 93%, 산재보험 98.2%로, 전년보다 소폭 상승했다. 비정규직의 4대 보험 가입률은 소폭 상승했다. 특히 고용보험 가입률이 80.7%로 4.6%포인트 상승했다. 건강보험(70.3%)과 국민연금(67.5%)은 각각 3.9%포인트, 4.5%포인트 커졌다. 전체 근로자의 노조 가입률은 10.3%로, 전년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정규직은 13.5%로 0.4%포인트 상승했고, 비정규직은 0.7%로 전년과 동일한 수준이다. 퇴직연금 가입률(53.3%)은 2.8%포인트 올랐고, 상여금 지급률(53.3%)은 1.1%포인트 상승했다.
- 올 1분기 가계 빚 '역대 최대' 13.7조↓…금리 상승·부동산 부진 여파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올 1분기(1~3월) 가계 빚이 직전 분기 대비 13조7000억원 줄어들면서 2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가져갔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과 부동산 업황 부진 등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줄어든 데다, 연말 소비 증가 등 계절요인이 소멸하면서 판매신용이 감소 전환한 영향이다.박창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3년 1/4분기 가계신용(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제공)◇3분기 연속 줄어든 가계대출…가계신용 2분기째↓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3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 1분기말 가계신용 잔액은 1853조9000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13조7000억원(-0.7%) 줄었다. 2개 분기 연속 감소세로, 2002년 통계 편제 이래 가장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직전 최대 감소 기록은 지난해 4분기(-3조6000억원)였다. 가계신용의 전년 동기 대비로도 9조원(-0.5%) 감소해 역대 처음으로 감소했다.가계신용은 일반 가정이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거(가계대출)나 외상으로 물품을 산 대금(판매신용) 등을 모두 합한 금액이다. 가계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 감소폭이 컸다. 1분기 가계대출 잔액은 1739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직전 분기 대비 10조3000억원(-0.6%) 줄었다. 이 역시 역대 최대 감소폭이다. 지난해 3분기(-3000억원), 4분기(-7조5000억원)에 이은 3개 분기 연속 감소세다. 1년 전과 비교해도 16조8000억원(-1.0%) 감소해 역대 최대로 줄었다.가계대출이 역대 최대 감소폭을 보인 것은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폭이 확대됐지만, 기타대출이 2007년 통계 편제 이래 최대 감소폭을 보인 영향이 컸다. 기타대출은 정부와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등 대출 관리, 기준금리 인상 등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과 연초 상여금 유입에 따른 대출금 상환 등으로 직전 분기 대비 15조6000억원(-2.1%) 감소했다. 6개 분기 연속 감소세다. 1년 전 대비로도 42조원(-5.5%) 줄어 감소폭이 역대 가장 컸다.반면 주담대는 5조3000억원(0.5%) 늘며 지난해 4분기(4조7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박창현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전세자금대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정책모기지 취급 증가와 주택거래 개선 등으로 개별 주담대를 중심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4분기 9만1000호에서 올 1분기 11만9000호로 증가했다.신용카드 결제 등 판매신용 잔액은 1분기 114조4000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3조4000억원(-2.9%) 줄었다. 2020년 4분기(-2000억원) 이후 9개 분기만의 감소 전환이다. 이는 연말 소비 증가에 따른 계절요인이 사라지고 신용카드사들이 무이자 할부기간을 단축하는 등 할부혜택을 축소함에 따라 신용카드 이용이 축소한 데 기인한다.가계부채와 판매신용이 동반 감소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기관별로 보면 1분기 예금은행, 비은행예금취급기관 대출잔액이 모두 역대 최대로 줄었다. 예금은행 대출잔액은 정책모기지 양도, 신용대출 감소 영향으로 직전 분기 대비 12조1000억원(-1.3%) 감소한 890조5000억원을 나타냈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도 부동산대출 리스크 관리 강화 등으로 9조7000억원(-2.8%) 줄며 335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기타금융기관의 대출잔액은 주택관련 대출 증가, 정책모기지 양수, 주식관련 대출 확대 등 영향으로 11조5000억원(2.3%) 늘어난 513조3000억원을 기록하며 1개 분기 만에 증가 전환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올 2분기 감소세 지속 여부는 ‘미지수’이같은 가계대출 감소세가 올 2분기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대출금리 하락세와 부동산 거래가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박창현 팀장은 “4월 금융기관 가계대출은 전분기 대비 2000억원 증가해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으로 증가 전환했다”며 “전체적인 흐름을 언급하긴 이른 시점이지만 부채축소는 다소 둔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과정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은 최근 대출금리 하락세와 부동산 거래 회복 흐름 등”이라고 전망했다.판매신용 역시 감소세를 이어갈지 불확실성이 크다. 박 팀장은 “4월 개인 신용카드 이용액은 1분기 월 평균 금액보단 조금 더 높은 수준”이라며 “조금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최근 대면 활동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부분도 판매신용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연초 흥한 AI 관련주…제2의 랠리 시작되나
-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연초 주도주로 부상한 뒤 한동안 주춤했던 인공지능(AI) 관련주가 하반기 다시 상승할 조짐이다. 빅테크들이 초거대 생성형 AI 사업을 확장하거나 새롭게 서비스를 선보이며 상용화에 속도가 붙고 있어서다. 증권가에선 하반기 약한 경기 반등이 예상되는 가운데, 경기 리스크에 덜 민감하면서도 성장주에 속하는 AI 관련주가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2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셀바스AI(108860)는 이날 1만98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1주일 전(5월15일) 1만7160원 대비 15.91% 상승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오픈엣지테크놀로지(394280)도 1만6840원에서 2만550원으로 22.03% 상승했다. 솔트룩스(304100)는 2만4950원에서 2만6800원으로 7.41% 뛰었다. 이외에도 코난테크놀로지(402030)(4.63%), 폴라리스오피스(041020)(12.41%) 등도 오름세를 기록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최근 반등 흐름을 보인 이들 종목의 공통점은 AI 관련주라는 점이다. 셀바스AI는 음성지능 기반 대화형 AI 서비스를 비롯해 원격진료 솔루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솔트룩스는 대화형 챗봇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지난 3월에는 한국판 챗GPT인 AI 챗봇 ‘루시아’를 공개했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는 AI 기술을 자율주행자동차 등에 구현하는 데 필요한 시스템반도체 설계 지적재산권(IP) 기술을 개발한다. 이외에 코난테크놀로지, 폴라리스오피스 등도 AI 솔루션 관련 사업을 영위 중이다.지난 3월까지 오름세를 보이다 모멘텀 부재로 한풀 꺾인 AI 관련 종목들이 다시 강세를 띠는 건, AI 시장이 본격 확장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지난 10일 구글은 AI 챗봇 ‘바드’를 180개 국가에서 전면 오픈하고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영어뿐만 아니라 한국어, 일본어 등도 지원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챗GPT 서비스를 처음 선보인 오픈AI는 이달 모바일에서 이용할 수 있는 챗GPT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을 예정이다. 국내에선 네이버가 AI 대전에 참전한다. 올 여름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는 국내 기업 중 최초이며, 한국어 학습량이 최대 규모로 반영된 게 차별화 요인으로 꼽힌다. 생성형 AI가 적용된 검색 서비스를 비롯해 쇼핑 추천, 지식인, 여행 예약 등 여러 영역에 적용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올 하반기 AI 관련주가 주도주의 지위를 다시 찾을 수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약한 경기 반등 국면에서 자본적지출(Capex) 비중이 높은 기업 대신, 경기에 덜 민감하면서도 성장 테마에 속한 AI 관련주에 수급이 쏠릴 가능성이 크다는 근거에서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운송, 에너지, IT부품, 자본재 등 자본 지출을 수반하는 업종은 일정 수준의 현금 지출이 있고 가동률은 경기와 업황에 달려 있어 이익을 컨트롤하기 어렵다”며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산업재와 소재, IT 업종을 줄이면 시가총액이 상대적으로 작은 종목들로도 수급이 확산할 수 있어 AI가 성장 테마의 중심에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AI 산업 확장은 반도체 종목으로도 수혜가 옮겨갈 것이란 전망이다. 고도화된 AI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선, 이를 구동하는데 필요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어서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챗GPT 등 AI 개발이 가속화될수록 서버 수요 및 관련 산업, AI 칩메이커가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AI 관련 수요 등으로 인해 2년 연속 둔화했던 서버용 매출 성장률이 내년부터 다시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신속한 사건 종결에만 몰두하는 공정위…'피해구제' 호소엔 귀닫아
-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3사에 아이폰 광고와 무상수리 비용을 떠넘겼던 애플코리아는 지난 2021년 1000억원 규모의 상생지원금을 제시해 동의의결을 승인받았다. 상생지원금이 통신3사의 피해액보다 훨씬 적다는 비판에도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를 수용했다. 하지만 애플은 상생지원금 재원을 통신사에 전가하는 등 이마저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제도의 허점을 보여줬다.이에 앞서 2015년 9월에는 무제한 요금제 허위 광고로 공정위 조사를 받던 통신3사가 동의의결을 신청했다. 당시 공정위는 소비자 피해구제 차원에서 데이터 쿠폰, 영상통화 등을 제공하겠다는 내용의 통신 3사의 동의의결안을 수용했다. 휴대폰 사용자들이 대부분 고액 요금제를 사용하는 상황에서 실효성이 떨어졌지만, 추가 보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확정건 11건 중 8건이 면죄부 논란내달 7일 열리는 미국 반도체기업 브로드컴의 ‘거래상 지위남용행위’에 대한 동의의결안 최종 심의를 앞두고 동의의결제도의 실효성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피해기업인 삼성전자의 실질적인 피해구제 요구에도 보완없이 브로드컴이 제출한 원안 그대로 상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업 봐주기’, ‘면죄부’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22일 이데일리가 2011년 동의의결제도 도입 후 지금까지 인용된 총 11건의 동의의결 사건을 살펴본 결과, 이중 8건이 피해기업에 대한 구제방안이 미흡하거나 부실해 시민단체, 정치권 등에서 실효성 논란을 제기했다. 동의의결은 공정위 조사·심의를 받는 사업자가 스스로 원상회복, 소비자 피해 구제 등 타당한 시정방안을 제시하면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하는 제도다. 제재 이후 각종 소송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줄이고 시장기능을 신속 회복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정작 피해자 구제에 있어선 부족한 부분이 많아 ‘면죄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위법성을 판단하지 않는 동의의결은 피해 기업들이 보상을 받기 위해 제기하는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피해 기업들의 신속한 구제를 위해 도입한 동의의결 제도가 오히려 피해 구제에 발목을 잡는 격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위법성에 대한 판단이 없는 동의의결이 확정되면 피해 기업 입장에서는 소송에서 승소하기 힘들어져 보상받을 가능성마저 낮아진다”고 말했다.이 같은 논란은 동의의결제도가 갖고 있는 허점에서 기인하는 측면이 크다. 심사보고서 발송 이후에도 법 위반 혐의 기업들의 동의의결 신청을 받아주다보니 공정위의 협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공정위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공정위의 심사보고서를 본 기업들은 어느 정도 수위의 처분이 나올 지 아는 상태에서 ‘맞춤형 시정안’을 만든다”면서 “공정위의 패를 다 알고 있는 동의의결 신청기업들은 추가 피해 구제방안 요구에 꿈쩍하지 않고, 공정위는 결국 그들의 셀프시정안을 수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기울어진 테이블에서 협상이 진행되니 제대로 된 피해구제안을 얻기 어렵고, 의견수렴 반영도 힘들다”고 설명했다. ◇개시 이후엔 피해보상 미흡해도 ‘확정’실제로 이데일리가 동의의결 제도 도입 후 현재까지 신청된 총 21건의 동의의결 사건 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 공정위는 법 위반 혐의를 받는 사업자들이 제출한 동의의결안을 최종 심의단계에서 기각한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미흡한 피해구제책에도 수정·보완 없이 원안대로 상정됐는데도, 공정위는 이를 그대로 수용했다. 이는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 경쟁당국에서 동의의결안이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최종 심의 단계에서 기각하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EU는 2004년 동의의결 제도를 도입한 후 총 28건의 시장지배적지위남용 사례 중 26건의 동의의결안을 수정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인터넷 끼워팔기’, 구글의 온라인 검색 지배력을 이용한 쇼핑 검색 왜곡 등은 다시 사건 심의로 전환해 과징금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공정위는 법 위반시 예상되는 시정조치 수준에 상응하는 시정안을 신청자에게 제시하도록 하고, 이해관계자들에게 의견 제출 기회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신청기업들에게 절대 유리하게 운영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법적 제재보단 자율 시정을 통한 신속한 거래 질서 개선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최난설헌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동의의결 신청기업이 공정위의 제재 수준에 부합하는 자진시정안 제출을 기대한다면 신속하게 사건을 종결하려는 제도 도입의 취지를 살리기 힘들 수 있다”면서도 “다만 피해기업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 피해구제를 받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는 데도 신청기업의 충분한 보완 조치에 소극적이라면 공정위가 절대 수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 배터리 아저씨 “강남 집 팔아 2차전지 사라”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제가 20여년 전에 강남 아파트 팔아서 삼성전자(005930) 주식을 사라고 했습니다. 지금은 부동산에 올인할 게 아니라 강남 집 팔아 2차전지에 투자할 때입니다.”‘배터리 아저씨’ 박순혁 전 금양 홍보이사는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향후 2차전지주 전망에 대해 “올해 연말에 가서 되돌아보면 올해는 결국 2차전지만 급등했을 것”이라며 “지금 매도할 게 아니라 묻어 놓고 가면 기본 3~4배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아저씨’ 박순혁 전 금양 홍보이사는 “2차전지주를 지금 팔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사진=김태형 기자)앞서 그는 자신의 저서 ‘K배터리 레볼루션’에서 “K 배터리 핵심 8종목을 2025년 12월31일까지는 절대 팔지 않겠다”고 밝혔다. 8개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373220), SK이노베이션(096770), 에코프로비엠(247540), LG화학(051910), 포스코퓨처엠(003670), 나노신소재(121600), 에코프로(086520), POSCO홀딩스(005490)다. 최근 들어 2차전지주는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이달에만 에코프로는 지난 달보다 20% 넘게 급락했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은 14.1%, 나노신소재는 13.66%, 포스코퓨처엠은 6.47%, LG화학은 4.32%, LG에너지솔루션은 4.26%, 포스코홀딩스는 3.62% 각각 하락했다. 특히 여의도 증권가는 “너무 올랐다”며 2차전지주에 비판적 입장이다. 앞서 유진투자증권(001200)은 2차전지 대장주인 에코프로비엠에 매도 의견을 냈다. BNK투자증권, 교보증권(030610), 하이투자증권, 삼성증권(016360), 대신증권(003540)은 중립으로 투자 의견을 낮췄다. 하나증권은 에코프로에 대해 지난달 매도 리포트를 냈다. 여기에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의 법정 구속,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편입 불발 악재까지 겹쳤다. 최근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차전지주가 이상 과열이라며 신속·엄정 조사를 예고하기도 했다. 에코프로 주가는 지난해 4월28일 7만8678포인트에서 올해 4월28일 73만포인트로 상승했다. 연간 주가 상승률은 827.83%다. (자료=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그럼에도 박 전 이사는 삼성전자 사례를 들면서 “지금은 팔 때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20여년 전에 강남 집 팔아 삼성전자 주식을 사라고 했던 것은 삼성전자의 기술 경쟁력 때문”이라며 “지금의 2차전지주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K-배터리 한국 기업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어 박 전 이사는 “전기차 전환이 향후 10년을 주도할 글로벌 트렌드”라며 “이점이 K-배터리 주식이 오르는 긍정적 환경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이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처리하는 등 글로벌 규제도 시행될 예정이다. 내연 기관차의 전기차 전환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가는 셈이다. 박 전 이사는 “이런 상황에서 K-배터리 주식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000660), NAVER(035420), 카카오(035720) 등 주요 기업의 주주 인원을 비교해보라. 2차전지주 주주 수가 턱없이 적은 수준”이라며 “2차전지주의 성장성은 유망한데 주주 수는 상대적으로 적어, 앞으로 2차전지주가 성장할 여력이 크다”고 짚었다. 그는 ‘2차전지 과열을 주의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투자는 본인 책임”이라며 “당연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선량한 투자자가 과열·매도 얘기를 믿고 돈 벌 수 있는 2차전지에 투자 기회를 잃었다면 이건 누구 책임인가”라며 “과거에 지식인들이 테슬라에 투자하지 말라고 했던 때가 있었는데 나중에 테슬라 주가가 급등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박 전 이사는 ‘2차전지주에 대한 믿음이 광풍 아닌가’라는 질문에는 “여의도 애널리스트는 진실 되고, 밧데리 아저씨는 맹목적 종교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2차전지주 중에는 실제 사업도 없이 무늬만 2차전지주인 곳도 있지 않나’는 질문에는 “그런 곳은 찾아서 조사를 하면 된다”며 “그런데 미래 먹거리인 2차전지주만 집중적으로 공개적으로 뭐라고 하니 안타깝다”고 답했다. 5월 들어 에코프로는 지난 달보다 20% 넘게 급락했다. (사진=김정훈 기자)최근 금양에 사의를 표한 박 전 이사는 “심경이 복잡하다”며 “메시지가 아닌 메신저를 공격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양의 몽골 광산의 실체 의혹’에 대해 “그곳은 하루 만에 갈 수 있는 곳”이라며 “정말 의혹이 있다면 같이 가서 확인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나는 금양 주식을 갖고 있지 않다”며 “자사주 부양 계획이 있었다면, 유튜브에 출연해 자사주 매각 계획이 있으니 팔라고 했겠느냐”고 반문했다.그는 향후 계획에 대해 “며칠 전 잘렸는데 오늘 계획이 있겠나. 와이프가 걱정을 많이 한다”면서도 “지방대학 강연은 꼭 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2차전지주 회사가 지방에 있기 때문에 앞으로 지방대학 취업준비생들을 위한 유망 직장이 될 것”이라며 “지방대학에서 강연을 요청하면 봉사하는 마음으로 가서 2차전지 산업에 대한 홍보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전 이사는 25일 오후 서울 중구 KG하모니홀에서 열리는 ‘2023 상반기 이데일리 재테크 포럼-돈이 보이는 창 콘서트’(돈창콘서트) 연사로 참석한다. 이날 콘서트에는 안승찬 삼프로TV 언더스탠딩 대표,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 이선엽 신한투자증권 영업부 이사, 최인용 가현세무법인 세무사,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 강연도 예정돼 있다.
- 8번째 도전 제4이통 ‘재무능력’이 관건…6월 주파수 할당 공고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정부가 SK텔레콤·KT·LG유플러스처럼 통신망을 깔고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간통신사업자(제4이동통신)선정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2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6월 중 제4이통을 위한 ‘28㎓ 신규 사업자 할당 공고’를 낼 예정이다. 지난 1월 정부는 KT와 LG유플러스가 반납한 28㎓ 주파수 중 1개(800㎒폭)를 제4이동통신에 할당하고, 해당 사업자가전국망 구축을 희망하면 세계적으로 5G 주력 주파수로 쓰는 중대역(3.7㎓)도 공급하는 걸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으로 기간통신사업자 허가가 아닌 등록제로 바뀌었다”면서 “주파수 할당 공고를 내고 할당 심사를 통과한 뒤 통신정책국에서 등록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과거 같은 허가 심사는 아니다”라고 했다. 제4이통 준비사업자가 주파수 할당 심사를 주로 받는다고 해서 과거 기간통신사업 허가 시절보다 심사가 헐거워진 것은 아니다.상당한 분량의 할당신청서류(영업 및 기술계획이 담긴 주파수 이용계획서 등)를 제출해야 한다. 정부는 접수된 할당신청서류를 토대로 재정적 능력과 기술적 능력 등을 평가한다. 할당신청법인의 대주주가 전파법이나 전기통신사업법상 결격사유가 있는지도 살핀다. 외국인 지분 49% 초과 소유 등은 결격 사유다.기업들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7차례나 실패했던 제4이동통신이 이번엔 성공할 수 있을지 현재로선 회의적이다. 8번째 도전인데 과거보다 나아진 부분이 당장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①재무적 능력에 대한 걱정과 ②주파수 특성 때문이다.재무적 능력이 관건 2016년 1월, 제4이동통신 사업자 심사 때만 해도, 3곳의 준비 사업자 모두 자금조달 계획의 신뢰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총점 70점 이상을 획득해야 했는데, 퀀텀모바일은 총점 65.95점, 세종모바일 61.99점, K모바일 59.64점을 획득하는데 그쳤다. 당시 미래창조과학부는 “3개 신청법인 모두 전반적으로 자금조달 계획의 신뢰성과 실현 가능성이 부족하고, 망 구축과 서비스 제공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 제시가 미흡했다”고 평가했다.이번에 다시 제4이동통신에 도전장을 내민 윤호상 미래모바일 대표는 코리아텔넷 출신이다. 미래모바일(제4이통 준비법인)은 2017년 9월 설립된 뒤 기간통신사업자 선정이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되는 때를 기다렸다. 현재 항공부품 제조와 플랜트 사업 등을 하는 케일럼과 전자부품 제조사 태화기업 등을 주주로 금융, 디지털 플랫폼, 해외 기술기업, 중소 제조사 등과 접촉 중이다.제4이동통신에 가장 많이 도전했던 공종렬 전 한국모바일인터넷(KMI)대표는 “제4이통은 처음에는 28㎓로 사업을 해야 할 텐데 할당대가 2000억원에 투자비까지 고려하면 재무적 능력이 중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2.3㎓ 와이브로 주파수?…장비 생태계 고려해야미래모바일은 통신3사와 일반고객(B2C)시장에서 경쟁하기보단 자율주행차나 도심항공교통(UAM) 같은 곳에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물인터넷(IoT) 전면화 시대를 겨냥하고 있다. 그래서 주파수 대역은 와이브로로 썼던 2.3㎓를 5G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경우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 등에서 5G로 2.3㎓를 지원하는 장비나 단말기가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할당공고 예정인 28㎓ 외에도 2.3㎓도 비어 있어(제4이통을 하기에) 주파수 쪽에선 큰 문제가 없다”면서도 “단말이나 장비가 있는지 살펴야 한다”고 했다.정부의 제4이동통신 발굴 의지는 여전하다. 박윤규 제2 차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의 통신 3사와 똑같은 사업을 하는 신규 사업자(제4이동통신)의 출범 가능성은 많이 없다”고 인정하면서도 “혁신 서비스를 하는 사업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제4이통을 발굴하려 한다”고 말했다.
- LG U+ 5G 속도, 1위 되나…외산장비 경쟁력에 긴장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2019년 5G 서비스가 시작된 뒤 속도에선 3위에 그쳤던 LG유플러스가 5G 속도에서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21일 업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정부로부터 추가로 산 5G 주파수 20㎒에 대한 할당 조건을 이행해 6월부터 SK텔레콤·KT와 동일한 주파수 폭(100㎒)으로 서비스를 시작한다. 지금까진 경쟁사들보다 좁은 도로(80㎒)에서 서비스해왔지만, 이제 도로 환경이 100㎒폭으로 같아진다.투자 의무 완료해 6월부터 전국서 넓은 도로 서비스LG유플러스는 작년 인접대역 5G 주파수(3.5㎓ 대역 20㎒폭, 3.4㎓~3.42㎓)를 1521억원에 할당받으면서, 설비 투자를 해야만 서울·경기도 등 수도권에서도 넓은 도로를 쓸 수 있다는 조건을 받았다. 통신 3사 공동망을 까는 농어촌 지역을 제외하고, 1만 5000개의 신규 무선국을 구축해야만 수도권 등 기존 5G 무선국이 깔린 곳에서도 100㎒ 폭을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런데 정부의 준공 검사 등 이행 점검이 끝나, 6월부터 전국적으로 넓은 도로(100㎒) 5G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를 위해 LG유플러스는 설비 투자를 늘렸다. 실제로 1분기 설비투자(CAPEX)는 519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616억원)보다 43.6%나 늘었다. 여명희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투자 확대는 3.5㎓ 주파수를 조기에 활용해 고객의 체감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조치였다”고 말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이데일리 김정훈 기자]화웨이 기술력때문에 긴장하는 업계긴장하는 곳도 많다. 바로 글로벌 통신 장비 1위인 화웨이의 기술 경쟁력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서울과 경기도 북부 등에서 화웨이 장비를 쓰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장비의 스펙(100㎒)보다 적은 80㎒만 활용해 왔다. 그런데 다음 달부터는 화웨이 장비 성능을 100% 활용할 수 있게 된다.SK텔레콤 관계자는 “여러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결과, 화웨이 장비 성능 문제로 5G 속도 1위를 LG유플러스에 뺏길 우려가 있다”면서 “5G 속도 경쟁을 하려면 추가 주파수(3.7㎓ 대역 20㎒폭)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SKT는 정부에 5G 추가 주파수 할당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KT 관계자는 “화웨이 장비의 풀 가동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 등의 신규 장비(64TR)로 교체하고 있다”면서도 “3사간 5G 체감 품질 차이는 별로 크지 않지 않냐”고 했다. SKT와 KT의 입장 차이는 이동통신 서비스에선 무조건 품질 1위를 지키려는 SKT와, 유선을 기반으로 유무선 통합 경쟁력을 강조하는 KT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으로 보인다.다만, 속도 3위였던 LG유플러스가 화웨이 장비를 쓰는 지역에서 1위로 올라선다면 파장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있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강행하면서까지 키우려 했던 삼성전자 5G 장비의 기술 경쟁력이 똑같은 도로(100㎒)환경에선 화웨이의 글로벌 기술 수준에 못 미친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또, LG유플러스가 가입자가 많은 서울에서 SKT와 KT를 제치고 5G 속도 1위를 기록한다면 마케팅에도 유리할 전망이다. 2022년 과기정통부 통신품질평가에선 서울의 경우 5G 다운로드 속도는 SKT 944.92Mbps, KT 935.86Mbps, LG유플러스 901.96Mbps로 큰 차이가 없었다.
- [위클리크레딧]'버거운 적자' LGD, 등급 강등…한토신도 '위태'
- [이데일리 마켓in 안혜신 기자] 이번주에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LG디스플레이(034220) 신용등급이 결국 강등됐다. 한국토지신탁(034830)은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낮아지면서 등급 강등 우려가 커졌다.◇ LG디스플레이, 신평 3사서 모두 등급 강등NICE신용평가(나신평)와 한국신용평가(한신평)은 LG디스플레이 신용등급을 기존 ‘A+, 부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낮췄다. 지난주 한국기업평가(한기평)가 먼저 신용등급을 낮춘 뒤 연이은 등급 하향으로, LG디스플레이는 신용평가사 3사에서 모두 등급이 강등되는 불명예를 안았다.LG디스플레이는 작년 2조85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역시 2조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작년 전방 수요 급감과 중국 패널 업체 가동률 조정 지연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LCD 패널 판가 하락이 지속된 가운데 전자제품 판매 부진에 기인한 세트업체들의 패널 구매 조정으로 패널 출하량이 전년 대비 현저히 감소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OLED 부문에서의 수익성 확보가 미진한 상황에서 이익기반인 LCD 패널 가격이 현금 비용(Cash Cost) 아래로 하락하면서 분기별 영업적자 규모가 지속 증가했다는 분석이다.LG디스플레이안수진 나신평 책임연구원은 “패널 업계 전반의 적극적인 가동률 조정으로 올 하반기 이후 패널 공급과잉이 일정 수준 완화될 여지가 존재한다”면서 “하지만 전자제품 판매 감소로 인한 수요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회사의 단기적인 매출 및 수익성 회복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차입부담도 확대될 것으로 봤다.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창출력 저하, 중소형 OLED 관련 증설투자 지속 등으로 순차입금 규모가 지난 3월 말 기존 13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순차입금의존도는 지난 2021년 말 25%에서 3월 말 기준 40.9%까지 확대됐다.이주호 한신평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상황에 따른 수요 가변성, 중소형 OLED 부문 경쟁력 유지를 위한 투자소요, 금융비용 부담 등을 감안하면 차입금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면서 “중기적으로도 재무안정성 개선세 진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토신, 등급전망 ‘부정적’…위태로운 신용등급한국토지신탁(A) 역시 한신평이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수주 실적 감소 등 시장 지배력이 약화됐고, 신탁보수 감소 등으로 인해 이익창출력이 저하됐기 때문이다.한토신은 작년 53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40.41%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 역시 2129억원으로 전년비 5.61%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414억원으로 2010년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지난 2018년 20.9%를 기록했던 영업수익 기준 시장점유율은 2022년 10.8%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개발신탁수익 기준 시장점유율은 24.4%(2018년)에서 7.8%(2022년)로 하락 폭이 더 컸다. 한국토지신탁 전경최근 부동산경기 저하로 신규 수주실적이 감소하는 등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조성됨에 따라 실적 및 시장지배력 회복에는 시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신탁보수 기준 수주규모는 1019억원으로 2014년(995억원) 이후 가장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올 1분기 신규 수주 실적도 124억원에 불과하다.경쟁업체 대비 열위한 자산건전성지표도 등급 전망 강등 이유로 꼽혔다. 작년 기준 고정이하자산비율은 61%로 한국자산신탁 32%, 코람코자산신탁 59%, 대한토지신탁 45% 등 차입형 개발신탁 사업을 주로 영위하는 부동산 신탁사 중 높은 편을 기록했다.충당급 적립 수준 역시 마찬가지다. 3월 말 기준 고정이하자산에 대한 커버리지 비율(대손충당금/고정이하자산)은 22.7%에 그쳤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24%를 기록했다. 한국자산신탁 51%, 코람코자산신탁 63%, 대한토지신탁 40% 등과 비교할 때 눈에 띄게 낮은 수준이다.여윤기 한신평 수석 연구원은 “신탁 수주 감소로 시장지배력 및 이익창출력이 저하됐다”면서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을 고려할 때 실적 회복에 시일이 필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등급 강등 속 홀로 웃은 SK실트론신용 등급이 상승한 곳도 있다. SK실트론이 주인공이다. 한신평은 이번주 SK실트론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 긍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높였다.SK실트론은 SK그룹 계열사로 국내 유일의 반도체용 실리콘 웨이퍼 제조 기업이다. 반도체 구조적인 성장세에 기반한 타이트한 웨이퍼 수급 여건이 판가에 반영되며 이익창출력이 대폭 확대됐다. 작년 매출액은 전년비 27.3% 증가한 2조3547억원, 영업이익은 100.5% 급증한 5649억원을 기록했다.SK실트론 구미공장. (사진=SK실트론)김정훈 수석 연구원은 “확대된 장기공급계약 비중과 판가 인상 효과 등으로 절대적인 가동률과 판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수익성을 우수한 수준에서 방어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봤다.특히 실질수요에 기반한 대규모 증설투자 진행으로 사업기반과 외형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SK실트로는 작년 1조9000억원 규모 웨이퍼 증설투자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는 고객사의 실질적인 수요 증가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양산 개시 후 빠르게 수주물량을 확보하여 영업현금흐름에 기여할 것”이라면서 “향상된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한층 강화된 사업기반과 외형을 나타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 2차전지주 광풍 브레이크 건 ‘매도’ 리포트...“독립 의견 낼 환경돼야”
-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장밋빛 전망 일색의 증권가의 기업 리포트 속 ‘매도’ 리포트가 주목받고 있다. 올 들어 일부 2차전지주에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며 폭등하자 증권가는 매도 의견을 내며 폭등세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다만 여전히 매도 리포트의 비중은 극히 미미한 만큼, 더 다양한 투자 정보를 위해 애널리스트들이 독립적인 의견을 낼 수 있는 환경 개선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0건에 9건은 ‘사라’…이례적 ‘매도’에 2차전지株 상승세 주춤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17일 기준) 증권가에서 나온 ‘매도’ 리포트(비중 축소 포함)는 모두 5건으로 이미 지난해(6건) 수준에 육박했다. 전체 발간 리포트 가운데 매도 리포트의 비중은 0.074%다. 최근 2년간 전체 리포트 대비 매도 리포트의 비중이 2021년 0.055%, 2022년 0.042%에 불과했단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상반기 중 매도 리포트 발간이 두드러졌다. 이들 리포트의 영향력도 컸다. 올 들어 600% 넘게 폭등하며 상승세를 이어가던 에코프로(086520)의 주가는 하나증권의 매도 리포트 발간 당일인 4월 12일 하루에만 16.78% 하락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2차전지주 투자세가 열풍 수준을 넘어서며 주가가 급등하자 증권가에서 분석에 손놓고 있던 시기에 나온 매도 리포트였던 만큼 시장에 미친 영향이 컸다. 이달 초에는 유진투자증권에서 에코프로비엠(247540)에 대한 매도 리포트가 나왔고, 리포트 발간 당일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6.55% 하락했다. 최근 일부 종목의 과열 우려가 커지면서 매도 리포트가 연이어 등장했지만, 이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으로 꼽힌다. 지난 2021년 발간 리포트 1만4602개 가운데 ‘매수’ 의견이 1만3765개로 94% 넘게 차지했고, 지난해에도 매수 리포트의 비중이 94.5%에 달했다. 매도 의견의 비중은 1%에도 못 미칠 만큼 희소한 가운데, 사실상의 매도 의견으로 받아들여지는 ‘중립’ 의견의 비중도 5~6%에 불과하다. 금융당국은 매수 일색의 기업 리포트 현황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15년 증권사가 상장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 ‘중립’(보유), ‘매도’로 구분해 그 비율을 공시하도록 하는 투자의견비율 공시제를 도입했다. 이어 지난 2017년에는 리포트에 목표주가와 함께 현 주가와의 차이를 표시하는 목표주가 괴리율 공시제를 도입했다. 다만 매수 일색의 리포트 현황은 쉽사리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매도’ 의견에 기업·투자자 눈치…“유료화·독립리서치 활성화 필요”증권사 리포트가 매수 의견 일색인 원인으론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독립적으로 의견을 내기 어려운 환경이 꼽힌다. 기업 리포트가 무료로 공개되는 상황에서 증권사의 리서치센터는 무수익 고비용 부서로 인식된다. 반면 기업은 증권사의 투자은행(IB) 사업 부문의 잠재 고객으로, 기업과의 관계를 고려하면 부정적인 투자의견을 내기 쉽지 않다. 또 특정 기업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낼 경우 애널리스트는 해당 기업의 항의를 받고 기업탐방 등에서 제약을 받기도 한다. 매도 리포트를 낸 애널리스트들은 투자자들의 거센 항의도 마주해야 한다. 증권사의 리포트 대부분이 매수 의견 일색인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매수 리포트가 나오면 ‘팔때가 됐다’고 반응하며 평가절하하는 한편, 매도 리포트에 대해선 ‘공매도 세력과 결탁한 것’이란 비판을 서슴지 않는다. 지난달 에코프로에 대해 처음으로 매도 의견을 낸 하나증권 애널리스트의 경우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민원으로 인해 서면 질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애널리스트가 나름의 논리와 분석을 바탕으로 낸 리포트에도 투자자 개인의 이해와 반대될 경우 공매도 세력과 결탁한 것 아니냔 비판은 물론이고 신변 위협까지 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다양한 투자 정보를 위해선 투자자들의 이같은 인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애널리스트 리포트를 유료화해 투자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양질의 보고서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단 의견도 나온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대표이사는 “애널리스트 리포트 유료화는 정보를 단절하는 정책이 아니라 양질의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한 기본 조건으로 전제돼야 한다”며 “리포트가 유료화되면 매도 보고서도 많이 나오고, 중소형주 발굴도 늘어나며 누가 능력 있는 애널리스트인지도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매수 일색의 증권사 리포트에 대항할 수 있는 독립리서치 회사를 키운단 계획이다. 금감원은 앞서 올해 업무계획을 통해 독립리서치 회사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근에도 “유튜브 등을 통해 투자 방향성을 과하게 제시하는 행위에 대해 꽤 오래 전부터 눈여겨보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그런 사적 정보에 의지하게 된 이유에 제도권에 대한 불신과 냉소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으며, 독립 리서치센터 등과 관련한 정책을 올해 주된 방향의 하나로 추진중”이라고 강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해외 사례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방향성을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 생산·제조기술전 'SIMTOS' 내년 10만㎡ 규모로 개최…"왕의 귀환"
- 생산·제조기술전 심토스(SIMTOS)가 내년 4월 1일부터 5일까지 경기도 고양 킨텍스 1·2전시장 10개 전시홀 전관에서 열린다. 국내 최대 규모 산업 박람회인 심토스가 10만㎡급 규모로 열리는 건 2018년 이후 6년 만이다. (사진=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 제공)[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생산·제조기술 전시회 ‘심토스’(SIMTOS)가 내년 4월 전시면적 10만㎡급 행사로 복귀한다. 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가 2년마다 여는 심토스가 10만㎡ 규모로 열리는 건 지난 2018년 이후 6년 만이다. 세계 3대 IT(정보기술) 전시회인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 버금가는 규모다. 전국 17개 전시장에서 연간 열리는 650여 개(2019년 기준) 전시·박람회 가운데 단일 행사 기준 전시면적 10만㎡이 넘는 행사는 심토스가 유일하다.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취소 사태에 이어 2022년 예년의 70~80% 수준으로 축소 개최된 심토스의 화려한 복귀를 두고 전시업계, 출품업체 사이에선 ‘왕의 귀환’이라는 말이 나온다. 전시산업은 물론 생산·제조기술 분야에서도 심토스가 지닌 상징성과 의미가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박재현 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 전시운영·홍보팀장은 “행사 개최까지 1년 남짓 남겨둔 현재 전체 전시부스의 90%인 5400개 부스가 예약이 마감된 상태”라며 “올 연말까지 목표로 삼은 6000개 부스 판매는 물론 역대 최대 규모 기록 경신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2012년 5만㎡서 2배 확대… 세계 4대 전시회로 성장심토스의 역사는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4년 서울 여의도 천막 전시장에서 50개가 채 안 되는 기업으로 시작한 ‘한국공작기계전’이 시초다. 코엑스에서 2004년까지 300여 개 기업이 참여하는 중형 행사였던 심토스는 2006년 킨텍스로 장소를 옮기면서 1만㎡ 규모 전시홀 5개를 한번에 사용하는 5만㎡급 행사로 성장했다. 심토스 앞에 국내 최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심토스는 ‘시설 공급이 새로운 행사 수요를 만든다’는 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인프라 개발의 효과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도 손꼽힌다. 2012년 킨텍스 2전시장 개장에 맞춰 규모를 2배 키운 심토스는 단숨에 독일(EMO), 미국(IMTS), 중국(CIMT)에 이은 세계 4대 행사로 올라섰다. 30년 가까이 유지해온 ‘공작기계전’ 타이틀을 버리고 로봇과 IT(정보기술), 자동화 등 ‘생산·제조기술전’으로 분야를 넓힌 전략이 적중, 국내외에서 신규 기업과 바이어 참여가 줄을 이었다. 심토스가 공작기계 등 생산·제조 분야 기계 세계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동북아 지역에서 한국의 위상을 끌어올린 일등공신으로 평가받는 이유다.박 팀장은 “2006년 코엑스에서 킨텍스로 장소를 옮길 당시엔 ‘국제화’에 초점을 맞춰 해외 기업과 바이어 유치 그리고 2012년엔 기술 융복합 트렌드에 주목해 생산·제조기술로 전시 품목과 분야를 확대해 타겟 기업과 바이어 범위를 늘리는 데에 주력했다”고 설명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킨텍스 3전시장 개장… 2028년 18만㎡ 확장 추진늘어난 품목과 분야로 약해진 전문성은 전문관과 국제 콘퍼런스와 세미나, 출품업체 설명회 등 컨벤션 프로그램을 도입해 보완했다. 내년 4월 1일부터 5일까지 열리는 행사에선 금속절삭·금형, 소재부품·제어, 툴링·측정, 절단가공·용접, 프레스·성형, 로봇·디지털 제조 등 기존 7개 기술 전문관 중 로봇·디지털 분야를 특별전으로 확대한다. 박 팀장은 “로봇·디지털 제조기술 특별전은 하나의 독립행사처럼 행사 타이틀은 물론 홈페이지와 안내문 등도 별도로 운영한다”며 “다음달 8일 심토스와 별개로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행사 설명회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심토스는 킨텍스 3전시장 개장에 맞춰 또 한 번의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착공하는 3전시장이 2026년 하반기 개장하면 킨텍스는 가용 전시면적이 지금보다 65% 늘어나 총 17만8000㎡가 된다. 짝수년 4월에 열리는 심토스의 개최 주기를 감안하면 3차 확장 시점은 2028년이 될 것으로 협회는 보고 있다. 박 팀장은 “내년 처음 도입하는 로봇·디지털 제조기술 특별전도 4년 뒤 행사 3차 확장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특별전을 확대해 다양성과 전문성을 높이는 동시에 하노버 산업박람회 등 해외에서 운영 중인 동반국가나 주빈 국가 프로그램을 도입해 해외 국가관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 2차전지 격돌…“3배 이상 더 올라” Vs “지금 팔아라”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2차전지주 향배를 놓고 여의도 증권가가 둘로 쪼개졌다. 1분기 실적을 이끈 2차전지주가 하반기에도 ‘나홀로 독주’를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각종 악재가 많아 상승세가 계속 꺾일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금융감독원이 ‘무늬만 2차전지주’에 대한 집중 점검을 하고 있어, 점검 결과도 주목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배터리 아저씨 “매도 타이밍 아냐”18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003670)은 1.92%, 포스코홀딩스는 0.81%, 나노신소재(121600)는 0.38%,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0.36%, SK이노베이션(096770)은 0.16% 각각 올랐고 에코프로(086520)는 0.53%, 에코프로비엠(247540)은 0.22% 각각 하락했다. LG화학(051910)은 전날 대비 주가 변동이 없었다. 이날 코스피는 0.83%, 코스닥은 0.20% 각각 상승했다. 이날 증시가 소폭 오름세를 보였지만, 2차전지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안심할 수 없는 분위기다. 최근 들어 2차전지주가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이달에만 에코프로는 지난 달보다 20% 넘게 급락했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은 14.1%, 나노신소재는 13.66%, 포스코퓨처엠은 6.47%, LG화학은 4.32%, LG에너지솔루션은 4.26%, 포스코홀딩스는 3.62% 각각 하락했다. ‘K배터리 레볼루션’ 저자 박순혁(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이같은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를 놓고 정반대 시각이 격돌하고 있다. ‘배터리 아저씨’ 박순혁 전 금양 홍보이사는 이데일리와 만나 “올해 연말에 가서 되돌아보면 올해는 결국 2차전지만 급등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전 이사는 “결국 기술 경쟁력, 글로벌시장 순위, 주가 저평가 상황 등을 보면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며 “지금 매도할 게 아니라 묻어 놓고 가면 기본 3~4배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도 18일 “수익성은 매분기 점진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LG에너지솔루션, 에코프로비엠 등에 대한 매수 리포트를 냈다. 주민우 애널리스트는 “포스코그룹과 에코프로그룹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배터리 관련 기술 혁신을 통한 원가 절감 경쟁에서 차별화된 행보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거래소가 지난 17일 공개한 ‘1분기 영업이익이 가장 많이 증가한 종목’에 에코프로비엠이 꼽혔다. ◇여의도 증권가 “이미 너무 올랐다”그러나 상당수 여의도 증권가는 “너무 올랐다”며 2차전지주에 비판적 입장이다. 앞서 유진투자증권은 2차전지 대장주인 에코프로비엠에 매도 의견을 냈다. BNK투자증권, 교보증권, 하이투자증권, 삼성증권, 대신증권은 중립으로 투자 의견을 낮췄다. 하나증권은 에코프로에 대해 지난달 매도 리포트를 냈다. 여기에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의 법정 구속,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편입 불발 악재까지 겹쳤다. 여의도 금융가 전경 (사진=연합뉴스)특히 여의도 증권가는 외국인들의 2차전지주 매도세를 주시하고 있다. 18일 상상인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의 에코프로 지분율이 4.9%로 떨어졌다. 1월에 7%대에서 2월에 14.4%까지 올랐다가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에코프로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이 5%를 밑돌 것은 2019년 3월 이후 4년여 만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 움직임이 이어지면 주가 하락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관련해 2분기 이후에 시장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주목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무늬만 2차전지주’에 대한 집중 점검을 지시하면서, 2차전지 등 105개 상장사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불공정거래 혐의 개연성이 있는 종목에 대해서는 신속히 조사에 착수해 엄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반기 수주 확대도 주시할 포인트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상반기는 쉬어가는 시기이지만 올 하반기에는 셀, 양극재 중심의 수주·증설 모멘텀이 이어질 것”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 등에 대한 비중 확대는 유효하다”고 지적했다.
- ‘누리호 우주로’ 고도 550km서 20초 간격 ‘고객’ 위성 보낸다
-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오는 24일 국산 로켓 누리호가 우주로 향한다. 지난해 국민의 기대를 받으면서 발사에 성공했던 만큼 이번 발사도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이번 발사는 지난 발사와 달리 임무 고도, 탑재위성의 성격, 민간 기업의 참여도 등에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기업, 대학, 연구소에서 만든 손님(위성)을 싣고 실제 우주 임무를 시작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그동안 초소형위성을 우주 임무 궤도에 올리려면 미국 스페이스X의 팰컨9로켓이나 러시아 소유즈 로켓에 실어 보내야 했다. 이번 발사가 성공한다면 앞으로는 국산 로켓으로 위성을 보내는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나로우주센터 발사체 총조립동에 누리호 1,2단이 결합된채 보관되어 있다.(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발사 783초후 첫 위성 분리, 20초 간격 위성 분리누리호는 지난 2010년부터 1조 9572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3단형 로켓이다. 지난해 발사가 성공하면서 로켓 개발 성공을 알렸다. 오는 2027년까지는 약 6873억원을 투자해 △2023년(차세대소형위성 2호) △2025년(차세대중형위성 3호) △2026년(초소형위성 2호~6호) △2027년(초소형위성 7호~11호)에 누리호를 4차례 반복발사해 로켓 신뢰성을 확인할 예정이다.이번 발사에서 성공 여부를 판단할 중요한 관건은 로켓이 정상적으로 이륙하는지 여부다. 발사 세부 일정은 지난 발사와 거의 같다. 하지만 고도(550km)가 지난 발사(700km)와 달라 발사 시간이 오후 4시가 아닌 오후 6시 24분으로 설정됐다. 비행 절차에 따라 발사 가능 시간은 발사예정시각 전후 30분에 불과하기 때문에 5시 54분부터 6시 54분 사이에 발사하지 못하면 발사일을 미뤄야 한다.발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면 발사 125초후 1단 로켓(가장 아랫부분 로켓) 분리를 시작해 272초에 2단(중간 부분 로켓)을 분리한다. 발사 783초후에는 목표 임무고도인 550km에 도달해 누리호에 실은 차세대소형위성 2호부터 임무궤도로 내보낸다. 이후 20초 간격 동안 7기의 위성을 분리한다.지난 발사에서 위성모형(위성모사체)와 성능검증위성(큐브위성)을 보낸 것과 달리 이번에는 국내 대학, 기업, 연구기관에서 만든 위성들이 실렸다. 위성 제작에는 KAIST 인공위성연구소, 한국천문연구원, 루미르, 져스텍, 카이로스페이스가 참여했다. 위성들은 우주환경 변화 연구, 태양전지판 전력생성 기능 검증 등의 임무를 할 예정이다.안재명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이번 발사에서 차세대소형위성 2호가 주탑재위성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며, 러시아 로켓으로 발사를 추진했지만 전쟁에 따라 누리호로 우주에 보내게 된 도요샛(한국천문연구원 개발)이 정상적으로 궤도로 향해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라며 “지난 발사와 달리 고객(8기 위성을 제작한 산학연)의 요구사항에 따른 제약 조건(발사 고도, 위성 분리 시간)이 있기 때문에 까다로워진 부분이 있고, 고객이 성공했다고 느껴야 성공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한국판 스페이스X’ 만들기 위한 절차도 시작이번 발사는 ‘한국판 스페이스X’를 만들기 위해 설계부터 발사, 운용 전반에 참여하는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참여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그동안 누리호 개발과 발사는 항우연이 주관해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발사부터 주관기관으로 항우연과 함께 참여한다. 단계별로 기술을 이전받고, 로켓 개발과 발사 전반에 대한 경험을 쌓아 민간 우주 시대를 준비하는 게 목표다.이 밖에 이상률 항우연 원장과 누리호 반복발사 책임자인 고정환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이 원내 조직개편을 이유로 갈등을 겪어왔다는 점에서 내홍을 딛고 발사에 성공할지도 관건이다. 지난 누리호 개발 사업에는 한국형발사체본부가 인사권, 조직 운영 등에서 강한 리더십을 갖춰 발사 성공까지 이끌었다. 앞으로는 예산, 인력 등 한계 속 누리호 반복발사, 차세대 로켓 개발 등 다양한 임무를 맡아 수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항우연이 차세대발사체연구소를 중심으로 한 조직 개편을 단행해 갈등을 겪었다.이번 발사가 성공한다면 조직 구성원 일부의 반발에도 누리호가 정상적으로 발사될 수 있고, 서로가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줘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는 셈이다.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누리호는 그동안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며 기술과 경험을 쌓았다”며 “지난 발사가 로켓 개발 의미였다면 이번 발사부터는 누리호 반복발사를 통해 로켓 신뢰도를 높여 안정화하게 된다”고 했다.이 원장은 “지난 발사처럼 이륙과 목표 고도 도달 여부가 중요하고, 위성들이 누리호에서 바로 분리되기 때문에 20초 간격으로 순차적인 분리가 제대로 됐는지 확인도 해야 한다”며 “우리나라 ‘고객’을 싣고 우리나라 로켓으로 위성을 보낸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발사가 성공하도록 마지막 순간까지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