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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전 1골 1도움’ 제주 서진수, K리그1 21R MVP... K2는 경남 웨일스
- 서진수(제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하나은행 K리그1·2 2024 21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각각 서진수(제주유나이티드)와 웨일스(경남FC)가 선정됐다고 9일 밝혔다.서진수는 6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제주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서진수는 전반 7분 그림 같은 터닝슛에 성공하며 선제골을 넣었고, 후반 43분에는 한종무의 결승 골까지 도우며 맹활약했다.K리그1 21라운드 베스트 매치 또한 제주와 서울의 경기로 선정됐다. 이날 경기에서 제주는 전반 7분 만에 나온 서진수의 선제골과 전반 23분에 터진 임창우의 추가 골에 힘입어 2-0으로 전반을 마쳤다. 이후 서울은 일류첸코가 후반 7분과 26분 연달아 득점포를 터뜨리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마지막에 웃은 건 제주였다. 후반 43분 한종무가 극적인 결승 골을 기록하며 3-2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제주는 라운드 MVP에 선정된 서진수를 포함해 한종무, 임창우가 라운드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리며 K리그1 21라운드 베스트 팀에도 선정됐다.웨일스(경남).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K리그2 21라운드 MVP는 경남 웨일스가 차지했다.웨일스는 8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FC전에서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경남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웨일스는 코너킥 키커로 나서 전반 16분 박동진의 동점 골과 후반 4분에 터진 김형원의 역전 골을 도왔다. 이어 후반 9분에는 직접 왼발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이날 웨일스는 경남이 터뜨린 4골 중 3골에 관여했다.경남은 라운드 MVP에 선정된 웨일스를 포함해 박동진, 김형원, 박한빈이 두루 골 맛을 보며 짜릿한 역전승과 함께 K리그2 21라운드 베스트 팀에 선정됐다.K리그2 21라운드 베스트 매치는 6일 김포솔터축구장에서 열린 김포FC와 충남아산의 경기다. 이날 경기에서 충남아산은 전반 24분 이학민의 선제골과 전반 30분 박대훈의 추가 골로 앞서갔다. 김포는 루이스가 전반 종료 직전 득점하며 추격했다.후반 27분에는 충남아산 주닝요의 추가 골이 터지며 승부의 추는 충남아산 쪽으로 기우는 듯했으나 후반 34분과 45분 김포 플라나와 정한철이 연속골을 터뜨리며 경기는 3-3 무승부로 끝났다.K리그 라운드 베스트11과 MVP는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회 산하 기술연구그룹(TSG)의 정량, 정성 평가를 통해 선정된다. [하나은행 K리그1 2024 21R MVP, 베스트 팀/매치, 베스트11]MVP: 서진수(제주)베스트 팀: 제주베스트 매치: 제주(3) vs (2)서울베스트11FW: 정한민(강원), 일류첸코(서울), 서진수(제주)MF: 세징야(대구), 홍윤상(포항), 오베르단(포항), 한종무(제주)DF: 김영빈(강원), 강투지(강원), 임창우(제주)GK: 이광연(강원)[하나은행 K리그2 2024 21R MVP, 베스트 팀/매치, 베스트11]MVP: 웨일스(경남)베스트 팀: 경남베스트 매치: 김포(3) vs (3)충남아산베스트11FW: 루이스(김포), 하남(전남), 페신(부산)MF: 마테우스(안양), 박한빈(경남), 웨일스(경남)DF: 박민서(서울E), 오스마르(서울E), 김형원(경남), 이학민(충남아산)GK: 고동민(경남)
- "그림도 익어간다", 탈북 작가에게 '그림'을 그린다는 것
-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이데일리 다문화동포팀이 탈북민 출신으로 국내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심수진 작가와 인터뷰를 가졌다. 20대가 되기도 전 탈북해 인신매매로 중국에서 원치 않은 결혼생활을 하고, 강제 북송 중 탈출을 감행해 결국 한국에 오게 된 작가는 국내 정착 후에도 간경화 투병으로 아들에게 간 이식 수술을 받는 등 생사를 넘나드는 체험을 이어가야 했다.심 작가는 이같은 극적인 경험들이 그의 그림에도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동시에 그림을 완성할 때 드는 짜릿함, 희열 같은 ‘생명’의 경험 역시 자신이 계속 그림을 그리는 원동력이라고 밝혔다.갤러리선 공간에서 인터뷰 중인 심수진 작가.심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조형에 재능을 보였다고 한다. 소질을 처음 보인 것은 그가 현재 주력하고 있는 회화가 아닌 서예였는데, 글씨 재능을 알아본 여성 지도원한테 서예를 직접 배우면서 학교 벽보, 학생기록자료 등을 쓰는 일을 했다고 한다.그러나 본격적인 작가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2007년 한국에 들어와서도 한참 뒤였다. 정착 후 대학에서 디자인 전공도 한 그는 정착지 문화센터에서 도자기 체험 교육을 받으면서 다시 한번 조형에 대한 자신의 소질을 확인했고, 2018년에는 서울디지털대 회화과도 졸업했다. 이후 대한민국서화비엔날레, 2018년 국제현대미술대전, 대한민국창작미술대전 등에서 입상하면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작가로서 생활하기까지 건강 악화로 아들에게 간 이식까지 받아야 했다는 그는 “그동안 그렸던 그림이 살아온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그의 그림에는 투병 과정에서 겪었던 죽음에 대한 공포, 고민 같은 것들이 반영되기도 했지만, 역설적으로 그림 그 자체가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되었다는 것이다.그래서 그는 “그림 하나를 그릴 때도 내게 남은 수명을 고민하면서 완성도를 추구한다”고 말했다. 시한부 판정을 받을 정도로 죽음 문턱까지 가 본 작가에게 그림의 완성을 미뤄둘 여유는 없는 셈이다. 나뭇잎이나 모래 같은 자연의 대상에서 종종 모티프를 찾아낸다는 그는 자신의 그림에 대해서도 “그림도 익어간다는 걸 느낀다”며 자연의 비유를 들기도 했다.심 작가가 다른 탈북 작가 6인과 함께 한 ‘블러썸 - MZ 아티스트 프롬 더 노스’ 전시는 19일까지 서울 중구에 있는 갤러리선에서 진행된다. 작가가 직접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인터뷰 영상은 다문화동포팀 위드채널 유튜브로 공개될 예정이다.
- 인디언은 없다…현재와 연결된 북미 원주민의 문화와 삶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보통 인디언이라고 하면 원뿔 모양의 텐트(Tipi, 티피) 혹은 깃털로 장식한 추장의 머리 장식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이는 일부 부족의 전형적인 모습일 뿐이다.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북미 원주민은 미국에만 570여 개 부족이 있으며, 지역에 따라 다양한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열대기후지대 등 기후 조건에 따라 주거 형태도 서로 다르다. 북극은 이글루, 북서 해안은 삼나무를 이용한 판잣집인 플랭크하우스, 남서부는 진흙과 지푸라기로 만든 어도비에 모여 살았다.북미 원주민의 문화와 예술, 세계관까지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전시가 국내 처음으로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이 미국 덴버박물관과 함께 10월 9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하는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 특별전이다. 덴버박물관이 소장한 북미 원주민의 공예품, 사진, 회화 등 151점을 선보인다. 덴버박물관은 북미 원주민 예술 컬렉션을 최초로 모으기 시작한 박물관으로, 1925년부터 수집한 1만 8000점의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다.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장은 “국내에 북미 원주민의 예술을 종합적으로 소개하는 것은 이번 전시가 처음”이라며 “현재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원주민의 이야기를 담고자 했다. 우리가 인디언으로만 알고 있던 사람들을 다시 바라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프리츠 숄더의 회화 ‘인디언의 힘’(사진=국립중앙박물관).◇티피·요람에 담긴 세계관전시는 북극, 캘리포니아, 남서부, 대평원 등 10개 문화권의 43개 부족을 소개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북미 원주민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아기 요람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하늘과 땅에 감사한 마음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자연은 가장 큰 스승으로 여겨졌다. 이러한 세계관에 따라 요람은 아이가 자연을 바라볼 수 있도록 얼굴을 내놓는 형태로 만들어졌다.전시장 한 가운데에는 원주민들의 광활한 삶의 터전을 실내로 옮겨온 듯한 ‘티피’를 전시해 놓았다. 미네콘주 라코타족이 1880년경에 만들어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는 티피는 높이가 약 4.6m에 달한다. 우리에겐 ‘인디언 텐트’로 잘 알려진 보금자리로 하늘과 땅이 이어져 있음을 상징한다. 그들은 들소 떼를 따라서 빠르게 이동해야 했기에 가볍고 조립과 해체가 간편한 집을 만들었다. 티피는 땅바닥에 나무 말뚝을 박고 그 위에 들소 가죽을 덮는 형태인데, 19세기 후반 들소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캔버스 천으로 대체됐다. 티피 겉면에는 주로 부족의 주요 사건이나 개인의 경험 등을 그려 넣었다.대평원에 사는 북미 원주민은 말을 능숙하게 다루며 들소를 사냥했다. 들소를 사냥할 수 있는 단단한 활, 활집과 화살통, 가죽 손질 도구 등을 실물로 볼 수 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봤던 독수리 깃털 머리 장식도 선보인다. 네즈퍼스족 원주민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머리 장식은 길이가 2m에 달한다. 김혁중 학예연구사는 “머리 장식은 아무나 쓸 수 없었고, 그들에게 존경의 상징으로 여겨졌다”며 “존경받는 일을 많이 할수록 깃털의 개수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국립중앙박물관이 미국 덴버박물관과 함께 개최하는 특별전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 전경. 미네콘주 라코타족이 만들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티피가 전시돼 있다(사진=뉴스1).◇‘달 속 범고래’ 조각에 드러난 예술성원주민들의 예술성이 드러나는 공예품도 눈길을 끈다. 지아족이 만든 ‘새무늬 항아리’ ‘사슴무늬 항아리’ 등에는 과감하게 휘감는 선, 단색 바탕과 같은 일관된 디자인 요소들이 나타난다. 이 중 새 무늬는 지아족의 토기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됐다.태평양 북서부 문화의 구전 설화나 예술품에서 흔히 표현되는 주제인 ‘범고래’와 관련된 조각도 만나볼 수 있다. 범고래는 뛰어난 힘과 사냥 기술뿐만 아니라 새끼를 키우고 보호하기 위해 가족 전체가 평생 함께 지낸다는 점에서 존경을 받아왔다. ‘달 속 범고래’ 조각에서 범고래는 둥근 형태로 표현한 달에 둘러싸여 있다.호피족 소녀들의 수호신인 ‘카치나’ 조각상도 소개한다. 카치나는 종종 인형으로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자비로운 영혼의 존재를 의미한다. 호피족은 특정한 시기에 소녀들에게 바람직한 행동과 건강한 삶을 북돋기 위해 카치나를 준다. 호피족은 수백 개의 초자연적인 존재를 상징하는 카치나를 가지고 있으며, 각각의 카치나는 호피족의 의식에서 고유한 역할을 수행한다.국립중앙박물관이 미국 덴버박물관과 함께 개최하는 특별전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에 전시된 깃털로 만든 머리 장식(사진=뉴스1).◇후손들의 현대미술 작품 전시원주민들은 부족마다 옷을 입는 형태도 다양하다. 알래스카 원주민은 추위를 이기기 위해 동물의 가죽으로 옷을 만들었다. 이누피액족은 알래스카 해안 지역의 영적인 삶을 표현하기 위한 의례용 외투를 만들기도 했다. 바다표범의 창자와 오호츠크뿔쇠오리 깃털을 힘줄로 꿰매서 만든 외투를 통해 동물과 인간, 우주를 잇는다고 여겼다.평소 접하기 어려운 북미 원주민 후손 예술가들의 현대미술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루이세뇨족 후예인 프리츠 숄더(1937~2005)의 회화 ‘인디언의 힘’을 비롯해 포모족 후손인 애니 분의 ‘새의 깃털로 장식한 바구니’ 등을 전시해 놓았다. 특히 프리츠 숄더의 ‘운디드니-아메리카 대학살’은 1890년 12월 미 육군 제7기병연대 소속 군인들이 원주민 보호 구역인 운디드니에서 남성, 여성, 어린이 등 약 300명을 학살한 사건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이들의 현대미술은 북미 원주민들의 문화와 예술이 여전히 우리 곁에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보여준다.크리스토프 하인리히 덴버박물관장은 “일반적으로 원주민을 떠올릴 때 단일한 그룹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문화와 전통, 시각을 갖고 있다”며 “원주민 예술의 다양성을 알리고 그들이 예술역사에 기여한 바를 알리고자 했다”고 밝혔다.
- "예산 구조조정 통해 실탄 마련..저출생 극복 기업, 확실히 포상"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이번 저출생 대책은 첫 시작점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8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에는 △신생아 특례 대출 소득요건 완화 △육아휴직 급여 상한 인상 △만 5세 이하 단계적 무상보육 △난임휴가·가족돌봄휴가 시간단위 사용 등 결혼·임신·출산·양육 전 단계에 걸친 정책들이 빼곡히 담겼다. 기존 대책과 비슷한 것 같지만 더 깊이 있고 실천 가능한 대책들에 백화점 나열식 대책이라는 비난보다 기대할만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주형환 부위원장이 현장에서 만난 청장년세대들은 ‘과거 정부의 저출생 대책 실패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보인다’ 등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주 부위원장은 “아이가 행복일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답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김태형 기자)◇저출생…반전의 시작요즘 청년세대는 결혼도 아이도 ‘행복’이 아닌 ‘부담’으로 느끼는 경우가 많다.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한 과도한 경쟁은 ‘좋은 직장’, ‘내 집 마련’ 등의 경쟁으로 이어져 이들을 ‘생산’이 아닌 ‘생존’으로 매몰시키고 말았다. 주형환 부위원장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취임 전부터 이점에 주안점을 뒀다. 지난 설에는 돌쟁이 손녀를 키우는 딸을 찾아가 아이를 키우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직접 확인했다. 부위원장은 “딸을 곁에서 보고 청년세대의 이야기를 직접 들으며 여성이 얼마나 힘든지를 확실히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가정 양립과 돌봄을 확실하게 고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며 “부모 맞돌봄을 장려하고 이를 위한 남성의 육아휴직률을 50%로 올려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이번 저출생 대책에 가장 많이 힘을 기울인 것이 일·가정 양립의 부담 해소다. 육아휴직급여를 현 월 150만원에서 월평균 192만 5000원으로 인상한다. 특히 수요가 높은 휴직 초반대엔 최대 250만원까지 지원하는 등 시기를 나눠 인상분을 지급하고 급여의 25%를 복직 6개월 뒤에 지급해오던 기존 방식도 폐지한다.배우자의 출산휴가도 기존 10일에서 20일로 확대하고 부모가 모두 육아휴직을 3개월 이상 사용할 경우 최대 1년인 휴직 기간을 6개월 더 연장해주기로 했다. 현재 1차례에 나눠 사용할 수 있는 육아휴직도 3번에 나눠 쓸 수 있도록 바꾸고 2주 안팎의 단기 육아휴직을 도입한다. 기존 제도들을 보다 유연화하고 육아휴직 급여 인상을 통해 남성들의 참여도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신혼부부에 대한 파격 주택공급 계획도 담겼다. 그린벨트 해제로 신규 택지를 확보해 윤석열 정부 임기 내에 2만가구를 짓고 이 중 70% 정도를 신혼·출산·다자녀 가구에게 공급할 계획이다. 혼인신고 시 약 100만원 정도 세금을 깎아준다. 주 부위원장은 “대책 발표 이후 현장 간담회를 통해 제도 보완 요구가 있었다”며 “한번 발표하고 끝이 아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서 제도를 수정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큰 그림 다시…기업보단 근로자 먼저 주 부위원장은 행정고시 26회로 공직에 입문해 경제기획원, 재정경제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재정정책, 금융, 대외경제, 통상, 에너지 등의 분야를 두루 거쳐 실물과 금융을 함께 다루어본 몇 안되는 관료이자 ‘금융·대외 분야에 밝은 경제통’이다. 이런 경제통이 어떻게 인구, 그것도 ‘저출생’ 문제의 해결사가 되겠느냐며 그의 취임 소식에 우려 섞인 시각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취임 4개월이 지난 현재는 정반대 얘기가 나온다. 인구 문제의 심각성을 크게 느끼는 기업도 있지만 그가 꺼낸 각종 저출생 대책에 ‘허를 찔린 기분’이라고 말하는 곳이 나올 정도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가장 대표적인 것이 자동육아휴직제다. 이번 대책에 명문화하지 않았지만 시스템을 사실상 자동 개시제로 만든 것이다. 주 부위원장은 “현재 육아휴직은 신청 시 의무적으로 허용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벌금 500만원이 부과되지만 실질적으로 눈치를 보다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번 대책에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통합해 신청하고 2주 이내에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허용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기업을 압박만 하는 건 아니다. 주 부위원장은 정부 제도 이상으로 좋은 제도를 활용하는 기업에는 적극 포상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인구문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는 데 기여한 기업에 대해 계기가 있을 때마다 대폭 포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재정 전문가로서 저출생 사업을 모두 들여다보는 중이다. 실효성이 떨어졌거나 수요자 요구에 맞지 않는 부분을 과감하게 도려낼 계획이다. 주 부위원장은 “저출생 문제의 애로 사항에 대한 지출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한 점이 (기존 저출생대책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지난해 저출생 관련 예산이 47조원이라고 하는데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살펴보니 저출생에 직결된 사업은 23조5000억원에 불과했다. 그중 87%인 20조5000억원이 양육 현금성 지원이고 국민이 개선해달라고 하는 일·가정 양립은 8.5%인 2조원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저고위는 지난달 조세재정연구원에 설치한 인구정책평가센터를 통해 중앙정부의 돌봄사업과 지자체의 현금지원 사업들부터 실제 사업 대상과 목적에 부합하는지 심층 평가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주거, 일·가정양립 정책 예산을 살펴볼 심산이다. 주 부위원장은 “예산을 재편성해 근로자들은 필요할 때 소득 걱정 없이 눈치 보지 않고 유연하게 육아휴직을 쓸 수 있게 하고 중소기업은 확실하게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기업들의 노력이 이어지며 저출생 반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4월 출생아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521명 더 태어났다. 출생아 수가 전년동월대비 증가한 것은 2022년 9월(13명) 이후 19개월 만이다. 증가폭으로 보면 2015년 11월(3.4%) 이후 가장 높다. 4월 혼인 건수도 1년 전에 비해 24.6% 깜짝 성장했다. 혼인 건수가 20%대 성장세를 보인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15개월 만이다.주 부위원장은 “공무원 생활하면서 다룬 문제 중에 전 부처는 물론 정치권조차 심각하다고 인식한 건 외환위기 극복 이후 저출생 극복이 처음”이라며 “범국가적 역량을 결집했기 때문에 과거와 성과도 다르지 않을까 기대한다. 이모멘텀을 잘 살려서 (저출생)대응책이 잘 확립하고 힘있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1961년생 △서울대학교 경영학 학사 △일리노이대학교 대학원 회계학 석사·경영학 박사 △제26회 행정고시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 조정2과 과장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은행제도과 과장 △미래기획위원회 단장 △기획재정부 대외정책국 국장 △녹색성장위원회 기획단장 △기획재정부 차관보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실 경제금융비서관 △기획재정부 제1차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 “어릴 적 꿈, 병원에서 이뤘어요!”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원자력병원(병원장 김동호)은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1층 로비에서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 입원환자 작품전을 개최했다고 8일 밝혔다.원자력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는 환자의 오랜 꿈을 실현시키고, 힘든 병상 생활에서도 하루하루 알찬 시간을 보내고 있는 환자의 일상을 통해 병원을 찾은 이들에게 투병의 용기를 전하고 삶의 의미를 되짚어 볼 수 있도록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암 환자인 작품전 주인공(박모 씨, 72세)은 원자력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에서 미술 치료사의 도움으로 어릴 적 좋아했던 그림을 다시 그릴 수 있게 되었고, 그 간의 작품을 모아 전시회를 열게 됐다.환자의 세례명을 딴‘요안나 아트展’에서는 전시 첫째 날 환자와 가족을 비롯해 의료진이 함께 컷팅식을 진행하여 작가의 생애 첫 개인전을 자축했으며, 일상 속 다양한 인물과 사물을 형상화한 30여 점의 그림과 공예품이 전시됐고, 관람객이 작가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작성 공간도 함께 마련되어 눈길을 끌었다. 나임일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장은“비록 병원이지만 환자분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어 기쁘다”며,“삶을 존엄하고 품위 있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돌봄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한편, 원자력병원은 2015년 호스피스·완화의료 전문기관으로 지정되어 인력, 교육이수, 시설 등 법적 기준을 준수하고 호스피스 질 향상에 만전을 기해 지난 2023년 호스피스전문기관 평가에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 [문화대상 이 작품]사유 깃든 정성스러운 몸짓… '굽이굽이' 삶의 여정 고스란히
- ‘몽유도원무’의 한 장면(사진=국립극장)[최지연 창무회 예술감독] 국립극장 레퍼토리 시즌 공연으로 현대무용가 차진엽의 ‘몽유도원무’(6월 28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를 관람했다. ‘몽유도원무’는 2022년 40분 분량의 초연 작품을 60분으로 확장한 공연이다.공연 시작 전 로비에서 만난 안무가 차진엽은 안견이 그린 ‘몽유도원도’의 스토리 텔링보다는 장면마다 개인의 사유를 담아냈다고 했다. 그리고 컨템포러리라는 이름으로 한국 춤을 해체하거나 변질시키지 않도록 어떻게 한국 춤과 자신의 춤이 결합해 화학작용을 이룰 수 있을지 초점을 뒀다고 했다. 그것을 결국 잘 이뤄냈는지는 모르겠지만, 무용수들과 그 의미를 서로 되새기며 정성스럽게 춤을 대하고 함께 몸을 움직일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얼마나 진중하게 고민하며 완성한 작업이었는지 같은 작업자로서 충분히 공감했다.안무는 단어 하나에서도 영감을 받고 풀어나갈 실마리를 감지한다. 이 작품에서는 ‘굽이굽이’였다. 우리네 정서는 ‘굽이굽이’에 오롯이 담겨 있다.‘몽유도원무’의 한 장면(사진=국립극장)‘몽유도원무’의 한 장면(사진=국립극장)‘몽유도원무’는 봇짐을 가득 짊어진 무용수의 첫 등장부터 한국 춤과 어우러지는 조화를 짐작게 했다. 이내 무용수들의 몸으로 겹친 그림자들의 형상이 꿈길로 인도했다. 현실과 이상세계가 나란히 있는 그림 속 ‘굽이굽이’ 이어지는 풍경을 우리 삶에 빗대, 고단한 현실을 극복하려 몸부림치면서도 자연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여정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작품은 현실과 이상세계를 넘나드는 듯한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졌다. 크게 두 개의 장면으로 연출되는데 1막은 삶의 무게를 짊어진 여정을 담담하게 그린 수묵화였다. 굽이굽이 일렁이고 흔들리며 물을 가득 머금은 채 번짐의 효과로 비치는 영상은 한껏 그림 속으로 젖어 들어 관객으로 하여금 화폭 속 인물이 되게 했다.2막은 이상 세계인 ‘도원’을 다채로운 색감과 다양한 표현으로 이뤄진 채색화처럼 판타지의 미장센을 그려냈다. 무용수들의 시선, 움직임, 독특한 의상으로 하여금 애니메이션 같은 이미지를 연출했고, 그 색감과 초록 주머니로 일렁이는 몽환적인 영상과의 조화가 절묘했다. 안무가 차진엽의 정성어린 고민의 결과가 보여 감사함마저 들었다.‘몽유도원무’의 한 장면(사진=국립극장)‘몽유도원무’의 한 장면(사진=국립극장)9명의 무용수가 혼신을 다하는 몸짓, 한명 한명이 독특하게 두드러지면서도 조화를 이뤄낸 구성은 춤추는 사람으로 하여금 춤출 맛 나게 하고 신명 나게 했다. 자신의 장면을 완벽히 소화해 낼 수 있게 하는 동기와 열정을 갖게 했다.이는 마음과 귀를 열고 경험한 바를 충분히 나누는 작업 방식으로 작품을 완성한 무용수들과 스태프들의 성공적인 협업이었다. 춤과 미디어 아트, 음악, 무대, 의상 등 작품을 이루는 모든 요소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굴곡지고 고되지만 마음먹기에 따라 마치 도원에서 노닐 듯 신명 나는 삶의 여정을 여실히 표현했다. 공연의 여운이 이어지고 색감과 굽이치는 에너지와 기분 좋은 판타지를 경험하며 모처럼 객석에서 같이 춤추고 있었다.
- 불효자는 재산 상속을 받을 자격이 있는가[상속의 신]
- [조용주 법무법인 안다 대표변호사] 상속과 관련돼 필자가 자주 언급하는 그림이 있다. 그것은 러시아 상트페테트부르크에 있는 예르미타시 미술관에 소장된 렘브란트의 ‘돌아온 탕자’라는 그림이다. 예르미타시 미술관의 규모는 매우 놀라운 수준인데, 그곳은 정말 대단한 그림들의 저장소다. ‘돌아온 탕자’의 내용은 이렇다. 부자인 아버지에게 2명의 아들이 있었다. 둘째 아들이 아버지에게 유산을 미리 달라고 요구해 아버지가 유산을 미리 줬는데 방탕해 그 재산을 모두 소진했다. 둘째 아들은 그 사실이 부끄러워 집을 나갔다. 아버지는 둘째 아들이 그리웠다. 어느 날 둘째 아들은 지긋지긋한 가난을 견디기 어려워 다시 아버지 집을 찾아와 자신을 집안의 종으로 받아달라고 요청했다. 둘째 아들은 아버지가 자신을 거둬 주지 않을 것을 걱정했지만, 오히려 아버지는 아들이 돌아왔다며 환영축제를 연다. 그러나 동생의 재산 탕진을 못마땅해 하는 큰 아들은 아버지 옆에서 어두운 표정으로 서 있다. 큰 아들은 잘못한 동생이 처벌을 받고, 남아있는 재산을 모두 자신이 받아야 하는데 동생이 돌아옴으로써 아버지의 유산을 다 받지 못하는데 화가 났을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는 둘째 아들이 비록 잘못을 했지만, 뉘우치고 다시 돌아와 아버지를 찾는데 이를 차마 버릴 수 없고, 두 아들 모두 사랑으로 보살펴줘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최근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남긴 유언장이 화제다. 고인인 조 명예회장은 ‘형제의 난’ 이후 의절 상태에 있는 조현문 전 부사장에게 자신이 보유 중이던 효성(004800)그룹 주요 계열사 주식 등으로 유류분 이상의 재산을 유증한다고 유언장을 남겼다. 그러면서 조 명예회장은 유언장에서 “부모 형제의 인연은 천륜(天倫)”이라며 “형은 형이고 동생은 동생이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형제간 우애를 지켜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명예회장은 10여년간 고소·고발 등을 통해 ‘형제의 난’을 이어온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조 전 부사장 등 세 아들에게 더 이상의 형제간 갈등을 자제해달라는 뜻을 유언장에 남긴 것이다. 이러한 것이 부모의 마음인 것 같다.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7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친족상도례의 ‘형 면제’를 규정한 형법 328조 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형법 328조 1항은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 간의 절도, 사기, 공갈, 횡령, 배임 등 재산 범죄에 대해 형을 면제하도록 규정한 조항이다. 예컨대 함께 살지 않는 아버지가 아들의 재산을 횡령해도 이 법에 따라 처벌할 수 없다. 방송인 박수홍의 아버지가 박수홍의 형을 대신해서 박수홍의 재산에 손을 댔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러한 법의 허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헌재는 가족 제도가 변화하고 있어 1인 가구 등이 1000만가구를 넘고, 재산 형성에 다른 가족들이 기여하는 부분이 적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률적으로 친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재산범죄에 대해 처벌을 받지 않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헌재의 판단 대상이 된 사건들은 취약한 지위에 놓인 이들이 가족 구성원을 고소한 경우였다. 이번 헌재에서 전제가 된 사건들은 장애인인 청구인이 자신의 삼촌을 준사기·횡령 혐의로 고소하거나 파킨슨병에 걸린 어머니를 대리해 그의 자녀가 자신의 형제·자매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소했지만 친족상도례 규정으로 인해 불기소 처분된 사건들이었다. 가족들의 재산에 대해 손을 댄 가족에 대한 처벌의 여지가 생긴 것이다. 이런 자들에게도 상속권을 보장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도 있다. 재산 상속에서 있어서 상속결격 사유는 민법 제1004조에서 상속인의 상속을 방해하는 행위나 상속과 관련된 자를 살인하거나 치사에 이르게 한 행위뿐이다. 불효를 했다거나 재산을 탕진한 것은 상속결격 사유에 포함돼 있지 않다. 앞서 헌재는 유류분 제도와 관련해 유류분 상실사유를 만들지 않은 것을 위헌이라고 하면서 ‘장기간 유기’나 ‘신체적, 정신적 학대’를 상실사유에 포함시키는 것이 시대의 흐름에 맞다고 했다. 이제는 피상속인에게 불효하거나 방치하는 경우, 재산범죄를 저지르는 경우에는 상속권의 일부를 박탈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효도를 했는지 제대로 부양을 했는지 여부에 대해 법원이 판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렘브란트의 그림을 보여주면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부모는 자식이 효자인지 불효자인지 구분하지 않고 사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효성그룹 조 명예회장의 유언처럼 자식들이 우애 있게 지내는 것이 부모의 뜻이지 법원이 불효자에게 상속권을 박탈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일률적으로 불효자나 장기간 방치한 자에게 상속권이나 유류분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과연 피상속인의 의사에 부합할지 의문이다. 유류분 제도든 친족상도례이든 제도개선 시 이러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조용주 변호사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사법연수원 26기 △대전지법·인천지법·서울남부지법 판사 △대한변협 인가 부동산법·조세법 전문변호사 △법무법인 안다 대표렘브란트 하르멘스 반 레인의 ‘돌아온 탕자(Return of the Prodigal Son)’. 러시아 예르미타시 미술관 소장. (출처: Google Arts & Culture)
- 이 세상 부엌 개수는 몇 개일까[생활속산업이야기]
- “아 그랬구나!” 일상 곳곳에서 우리 삶을 지탱해 주지만 무심코 지나쳐 잘 모르는 존재가 있습니다. 페인트, 종이, 시멘트, 가구, 농기계(농업) 등등 얼핏 나와 무관해 보이지만 또 없으면 안 되는 존재들입니다. 우리 곁에 스며 있지만 숨겨진 ‘생활 속 산업 이야기’(생산이)를 전합니다. 각 섹터(페인트-종이-시멘트-가구-농업·농기계)별 전문가가 매주 토요일 ‘생산이’를 들려줍니다. <편집자주>[이소영 한샘 R&D본부 부엌상품부 부장] 7살 아이가 좋아하는 책이 있다. 탤런트 신애라 씨가 번역한 것으로 알려져 유명세를 탔던 ‘가족백과사전’이라는 책이다. ‘세상의 모든 가족을 위한 그림책’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이 책에는 수많은 가족의 형태가 등장한다. 세 명의 가족이 커다란 집에 살기도 하고, 때론 대식구가 작은 집에서 살기도 한다. 어느날 갑자기 새로운 가족이 생기기도 하고, 반려동물을 가족과 같이 여기는 집도 있다. 사는 모습은 다르지만 모두 소중한 가족이다. 한샘 부엌 신제품 유로300 ‘스모키월넛’을 활용한 ‘호텔 라운지’ 콘셉트 부엌 (사진=한샘)부엌을 만드는 회사에 몸 담은 필자로서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그들이 사는 부엌이 어떤 모습일지가 먼저 머릿속에 그려진다. 우리가 ‘가족(家族)’을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 하는 ‘식구(食口)’라 칭하는 것은 부엌이라는 공간이 가진 상징성을 고스란히 대변해준다고 생각한다. 부엌은 오랜 시간 동안 식량을 저장하고 음식을 준비하며 끼니를 해결하는 공간이었으며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생존하게 하는 필수 공간으로서 역할해왔다. 그런데 과거 부엌이 요리와 식사가 주가 되는 기능적인 공간이었다면, 현대 사회에서 부엌의 의미는 훨씬 더 확장되고 있는 듯 하다. 특히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공존하는 오늘날, 부엌은 단순히 식사를 위한 공간을 넘어 가족이 함께 모여 소통하고 교육과 문화를 이어가며 휴식과 재충전의 공간이 되기도, 취미와 힐링을 위한 중심지가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1인 가구가 늘며 부엌에서 직접 요리를 하지 않고 홈 카페나 홈 오피스로만 활용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이처럼 부엌은 다른 어떤 공간보다도 ‘레이어드 홈’ 트렌드가 가장 많이 드러나는 곳이다. 레이어드 홈은 옷을 겹쳐서 입는 것처럼 기존의 집의 기본 기능 위에 새로운 기능들을 덧댄 공간을 의미한다. 삶의 다양한 측면을 하나의 공간에서 구현하려는 오늘날 현대인의 욕구가 반영되어 있으며 주거 환경의 유연성과 다목적성을 강조한다. 한샘 부엌 신제품 유로300 ‘매그놀리아’와 ‘내추럴오크’로 설계한 ‘아지트’ 같은 부엌 (사진=한샘)한샘은 이러한 변화된 부엌에 대한 수요를 발빠르게 반영 중이다. 부엌을 여러가지 용도로 활용하려는 이들이 많아진다는 점에 주목해 지난 11월 ‘유로 300’ 시리즈의 신제품을 선보이며 ‘서재형 부엌’, ‘호텔 라운지 부엌’ 등 새로운 부엌의 모습을 제안했다. 한샘의 대표 부엌인 유로 키친 시리즈는 고객의 개별적인 요구와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레이아웃, 컬러, 소재, 디자인 등을 결정할 수 있어 마치 맞춤형 부엌을 설계하듯 세부 요소를 조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오픈 벽장이나 연계형 식탁 등을 조합해 요리뿐 아니라 독서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도 있으며 ‘ㄱ’자형 아일랜드와 식탁으로 요리와 설거지를 하는 사람이 소외되지 않는 대면형 주방도 구현할 수 있다. 다크 그레이톤의 컬러와 섬세한 무늬목 패턴이 어우러진 ‘스모키월넛’ 도어를 활용하면 호텔 라운지처럼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부엌 연출도 가능하다. 한샘이 새로운 부엌의 모습을 제시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한샘은 과거 낙후된 부엌 공간에 ‘가구’라는 개념을 도입하며 혁신을 시작했다. 싱크대 위아래 수납장을 설치하는 소위 ‘블록형 주방’을 최초로 선보이며 부엌에 ‘공간’의 개념을 입힌 것도 한샘이다. 국내 최초로 사용자의 체형과 동선을 고려한 ‘시스템 키친’과, 빌트인 가전과 함께 효율적이고 스마트한 ‘인텔리전트 키친’도 선보였다. 필자는 다양해지는 가족의 형태만큼 다양해지는 부엌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한 고민을 이어갈 것이다. 그런데 부엌이 아무리 새로운 모습으로 진화하더라도 변하지 않을 사실이 있다. 부엌은 식구 수에 상관없이 심지어 혼자라도 무엇인가 먹고 마시며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그 어떤 형태이든 모두에게 부엌이 온전한 재충전의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이소영 한샘 R&D본부 부엌상품부 부장 (이미지=김정훈 기자)
- "부동산 토큰증권 통한 소유의 경험…100만 회원 목표”
-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 (사진=루센트블록)[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 “40만 회원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고, 연내 100만 회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하반기 매달 한 곳 이상의 부동산 토큰증권 상품을 선보여 고객들에게 다양한 ‘소유의 경험’을 제공하겠습니다”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는 ‘모두에게 소유의 기회를’이라는 회사의 서비스 철학을 기반으로 고객들이 다양한 상품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지난 2018년 11월 설립된 핀테크 기업 루센트블록은 업계에서 국내 최초의 토큰증권발행(STO) 사례로 꼽힌다.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 인가를 받은 부동산 토큰증권 플랫폼 ‘소유’를 2022년 4월 출시해 운영하고 있다. ◇ 다양한 즐길거리 갖춘 부동산 조각투자로 고객 경험 ↑허 대표는 ‘건강한 자본시장’을 꿈꾸며 부동산 STO 플랫폼 소유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더라고 열심히 무언가를 해서 벌 수 있는 것이 ‘건강한 자본주의’다. 노력하면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길 수 있는 사회가 건전한 사회”라며 “모두에게 소유의 ‘기회’를 준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루센트블록은 다양한 먹거리를 갖춘 뷔페처럼 새로운 부동산 투자 상품들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허 대표는 “소유의 부동산 조각투자 서비스는 원하는 것을 골라 먹을 수 있는 ‘뷔페’와 비슷하다”며 “올해 6~7개 정도의 공모를 준비하고 있다. 서울뿐만 아니라 제주도 등 여러 지역을 준비하고 있고, 식당, F&B 매장, 오피스, 호텔 등 다양한 상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새로운 상품마다 새로운 ‘소유의 경험’도 제공한다. 루센트블록은 직접 개인이 방문해서 혜택을 볼 수 있는 부동산을 상장하며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일례로 루센트블록의 4호 부동산 ‘문래 공차’의 경우 티(Tea) 전문 브랜드 공차 매장의 점주가 되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컨셉으로 고객의 관심을 끌어모았다. 루센트블록은 최근 출시하는 부동산 토큰증권 상품마다 조기 완판 행렬을 이어가며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최근 10호 부동산 ‘신도림 핀포인트타워’를 공개하면서 부동산 STO(토큰증권발행) 시장에서 업계 최초로 두 자릿수 공모 트랙 레코드를 세웠다.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 (사진=루센트블록)◇ 데이터가 증명하는 성장세…목표는 100만 회원 돌파앞서 5월에는 9호 부동산 ‘성수동 코오롱타워’ 공모를 완판했다. 허 대표는 부동산 공모에서 실험적으로 공모 때마다 주요 키워드를 강조하고, 고객의 반응을 살피며 경험치를 쌓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장 건물을 늘려가면서 고객의 반응, 공모 과정 등을 데이터화 해 분석하고 이를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9호 공모에선 ‘성수동’, ‘오피스’ ,‘지식산업센터’, ‘수익률 5%’ 등 관심을 이끌 수 있는 키워드를 강조한 뒤 고객의 반응을 살폈다. 그는 “여러 키워드를 고객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하고 있다”며 “9호 공모를 완판하면서 ‘우리가 해온 예상들이 검증됐구나’를 알게 됐고, 그렇게 경험치를 쌓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 대표는 상품의 다양성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객 수가 늘어나려면 공모라는 이벤트가 필요하고, 상품을 많이 소싱해야 한다”며 “상품의 다양성을 갖추면 이에 따라서 고객이 유입되고 선순환이 일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통해 연내 100만 고객을 달성한다는 게 허 대표의 계획이다.최근 부동산 조각투자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 허 대표는 “오히려 상황이 더 좋아지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매달 유입 고객이 늘어나고 있고, 최근 40만 명에 육박했다”며 “이용자는 매년 3배씩 늘어나는 추세고, 특히 올해 많이 늘었다. 고객 체류시간 역시 중요한 지표인데 이러한 지표도 매년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 준비 마쳐…“국내시장 세심한 제도화 필요”국내 STO 시장의 제도화가 미뤄지고 있는 것에 대해선 “세부적인 밑그림을 그리고 좀 더 섬세하게 가져가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뉴질랜드의 경우 STO 관련 제도화를 급하게 진행하다가 제도화에 실패했다”며 국내 시장은 입법화 과정을 세심하게 살펴 건강한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업계에 자율성을 많이 부여할수록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루센트블록은 시장 활성화를 위해 샌드박스 기업으로서 사업을 영위하면서 알게 된 노하우를 업계와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단순히 반쪽짜리 법안을 빠르게 통과시키기보다 업계와 당국, 언론이 함께 고민하며 국민에게 편익을 줄 수 있는 방향을 고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루센트블록은 해외 시장 진출 준비를 이미 마친 상태다. 인도네시아에서 1000만 회원을 보유한 프롭테크 회사 마미코스와 협업을 통해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한국 법인 설립 이전부터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을 준비해왔다는 게 허 대표의 설명이다. 인도네시아에서 자산유동화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제 특례를 받아 사업 세팅을 마쳤다. 허 대표는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 준비는 모두 마쳤고, 적합한 시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직은 국내 사업에서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추후에는 부동산 외에도 선박, 항만, 비행기 등 다양한 자산이 소유라는 우산 안에서 돌 수 있도록 ‘모두에게 소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 내일 바이든 ‘운명의 날’…트럼프 대비하는 최상목 경제팀[최훈길의뒷담화]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트럼프 리스크보다 바이든의 에이지(age) 리스크가 더 우려됩니다.”작년 11~12월 워싱턴 D.C. 취재 갔을 때 들었던 말인데요. 그만큼 바이든 대통령이 나이가 많아 제대로 국정운영을 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컸는데요. 첫 번째 TV 토론 이후 이같은 우려가 더 확산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에 대한 여러 시나리오와 파장에 대한 관심도 커졌는데요. 첫 TV 토론에서 참패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방송 인터뷰에 나섭니다. 미 ABC 뉴스는 현지 시간으로 5일 오후 8시(한국시간 6일 오전 9시)에 인터뷰를 방송할 예정입니다. 대선 후보 사퇴론이 더 불붙을지, 사그라질지 주목되는 ‘운명의 날’입니다. 만약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미 정책 변화가 한국 정책에 영향을 끼치고 한국 증시도 들썩일 전망입니다. 그렇다고 우려만 있는 건 아니고 기회이자 찬스도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트럼프가 당선될 가능성에 너무 움츠러들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오늘 뒷담화에서는 ‘트럼프 당선? 한국 증시 리스크이자 찬스’ 주제로 주목해볼 변화를 살펴보겠습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기획재정부)-정부에서는 리스크 우려가 크지요?△관가에서는 8년 전 ‘악몽’이 재연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제기되는데요. 2016년 트럼프가 당선됐을 당시 저는 정부세종청사를 출입하며 산업통상자원부 등 경제부처를 맡고 있었는데요. 그때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관가 분위기를 잠시 소개해 드리면요. 2016년 11월9일(한국시간 기준)으로 정부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었습니다. 이때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미국 대선일이었는데요, 이때 우리 정부는 금융위·금감원 비상상황실을 가동했고요, 기재부 주관 관계기관 합동점검반을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로 전환했습니다. 당시 정부는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대외 부문에서 예상치 못한 충격이 올 수도 있다”며 모니터링 강화를 예고했습니다. 이때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한 사람이 최상목 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입니다. 그 당시에는 기재부 1차관이었구요. 그리고 참석자 중에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있었습니다. 정 이사장은 당시에 금융위 부위원장이었습니다. 특히 최상목 부총리는 그때 긴박했던 현장과 트럼프 리스크나 악몽을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 김완섭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된 가운데 ‘최상목 경제팀’이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비상계획)을 짜고 대비하고 있을 겁니다. 이처럼 지금 관가에서도 트럼프가 되면 어떤 시장의 변화가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신재생, 전기차 리스크가 크다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그렇습니다. 작년 11~12월 워싱턴 D.C. 취재 당시 만났던 우리 정부 관계자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미 미국에 있는 신재생, 전기차 관련 기업들은 트럼프 리스크를 감안해서 2024년 계획을 짜고 있습니다. 신재생, 전기차 관련 기업의 경우 바이든 정부 때 1년에 100을 투자했다면 2024년에는 50이든 70이든 과거보다 적게 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당장 많이 투자를 계획했다가 트럼프가 되면 손해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실제로 트럼프는 바이든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폐지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전기차 보조금이 없어지게 되고, 우리나라 자동차·배터리 업계가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산업연구원은 지난달 9일 보고서에서 “미국 시장에서의 한국 기업 강세는 무엇보다 IRA 영향이 크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IRA법이 후퇴하고 한국 배터리의 투자 위축과 실적 악화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 2차전지 관련주도 주춤할 수밖에 없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FP)-물론 반론도 있지요? △그렇습니다. 물론 트럼프 집권 시 정책 변화로 영향을 받겠지만 우리나라 전기차 산업이 심대한 타격을 입고, 2차전지가 폭망할 것이냐. 그렇지 않다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2가지 이유가 제시됩니다. 첫째로, 제현정 한국무역협회(KITA) 워싱턴지부장은 “공화당 우세주에 전기차 관련 산업 투자가 이뤄지고 있어서, IRA를 폐지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습니다. 국내 배터리 3사의 미국 생산라인은 미시간·오하이오·조지아·애리조나 등 스윙스테이트(경합주) 혹은 공화당 우세 지역인 테네시·인디애나·켄터키 등에 밀집돼 있습니다. 어쨌든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이기 때문에, 자신의 표밭에 있는 산업이 발전해야 고용도 늘고 지역경제가 살잖아요. 그러다 보니 IRA 폐기라는 강수까지 두지 않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둘째로, 미국 의회를 봐야 합니다. 임은영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IRA는 미 상·하원에서 투표로 통과된 법안으로, 이를 무효화 하기 위해서는 동일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의회 권한이 강한 미국 정치 특성상 대통령이 모든 정책을 좌지우지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수출 관련주도 영향을 받을 수 있지요?△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2.6%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하는데요. 자영업자 폐업과 내수·소비가 이렇게 안 좋은데도 경제사 버티고 있는 건 수출 때문이거든요. 그런데 트럼프가 되면 가장 우려되는 게 수출입니다. 수출이 흔들리면 기업 실적도 안 좋아지고 그러면 증시도 고꾸라질 수 있는데요. 지금 얘기되는 게 관세 폭탄. 트럼프는 세계 최저 수준인 미국 평균 관세율(3.3%)이 미국 제품의 시장 경쟁력과 일자리, 근로자 임금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무역수지 적자 축소를 위해 모든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는 ‘보편적기본관세’ 도입하기로 했지요. 또한 자국산업 보호를 위한 무역전쟁 수단으로 보복관세 적극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우리나라 수출에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트럼프가 2017년 1월 대통령에 취임했잖아요. 그때 우리나라 수출 상황을 보면 내년에 어떤 것을 대비하면 될지 그림이 그려지는데요. 당시 산업통상자원부는 2017년 연간 수출실적 관련 보도자료 헤드라인을 ‘무역통계 작성(‘56년∼) 이래 61년 만에 사상 최대 연간 수출실적 기록’으로 뽑았습니다. 그러면 트럼프 리스크가 없었던 것일까요. 당시 보도자료 헤드라인만 봐선 안 됩니다. 보도자료 안의 내용을 뜯어보면 미국으로의 대미(對美)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가 좋지 않았습니다. 2017년 대미 무역수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2012년 이후 5년 만에 200억 달러에 못 미칠 정도로 좋지 않았습니다. 산업별로 보면 자동차는 최대 시장인 대미(對美) 수출이 부진했고요. 미국의 수입 규제 확대 등으로 철강 리스크도 컸습니다. 당시 산업부 보도자료 내용을 꼼꼼히 다시 보면 이런 문구가 나옵니다. “미, EU 등 주요국 통화긴축 기조, 보호무역주의 확산, 중동 정세로 인한 국제유가 불안 등으로 향후 수출 불확실성이 고조될 것으로 예상한다.” 당시와 지금은 통화긴축 흐름이 다를 수는 있어 금리 방향은 다를 수 있겠지만, 보호무역주의와 중동 정세는 비슷해서 우려가 됩니다. 2017년 대미(對美)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가 발효된 2012년 이후 5년만에 200억 달러에 못미칠 정도로 좋지 않았다. 단위=억달러. (자료=산업통상자원부)-그럼에도 트럼프 당선이 찬스일수도 있을까요?△서두에서 리스크와 찬스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찬스 측면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 주 바이든·트럼프 TV 토론 이후 우리나라 특파원이 트럼프 캠프 쪽과 나눈 대화가 저는 눈길을 끌었는데요. 잠시 소개해 드리면요. TV토론이 진행된 27일 밤 조지아주(州) 애틀란타 CNN 프레스센터에서 만난 트럼프 재선 캠프의 크리스 라시비타 공동선대위원장에게 한국 기자가 ‘트럼프가 재선할 경우 다시 북한과 대화할 예정인가’라는 질문을 합니다. 이에 라시비타는 “지금 시점에서 (북한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 직접 말하지는 않겠다”면서도 “이렇게는 말할 수 있겠다. 그(트럼프)는 1기 당시 북한과 만나 그들과 관여(engage)했고 협상했다. 이 당시 상황은 (바이든 현 행정부 상황보다) 훨씬 나았다”고 평가했습니다. 2018년 6월 싱가포르,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트럼프 1기 당시 북한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한반도의 긴장 상황을 낮췄다는 취지입니다. 그때는 트럼프 노벨평화상 얘기도 나왔고 지금처럼 중국, 러시아, 북한이 뭉치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똑같이 비교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트럼프가 당선되면 남북 대치 국면이 누그러지고 경협 가능성도 거론되는 건 사실입니다. -정말 남북경협 관련주가 급부상할까요?△남북관계는 워낙 변수가 많기 때문에 예견하기 힘듭니다. 앞서 트럼프가 북미 정상회담을 하고, 남북정상회담도 잇따르면서 당시 남북경협 기대감이 컸습니다. 당시 언론계 내부에서는 “어느 언론사가 평양 특파원을 먼저 만들까”라는 말이 돌기도 했습니다. 그 당시 저도 남북경협 관련 기사를 많이 썼는데요, 남북정상회담 합의문이 기억납니다. 2018년 4월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3차 남북정상회담 합의문을 보면 “10.4 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나가며,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하여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해나가기로 하였다”는 표현이 나오는데요. 2007년 참여정부 당시 10·4 정상선언에 합의된 사업은 해주 경제특구 개발, 개성공단 2단계 사업, 북한 철도 및 도로 개보수, 안변 및 남포 조선협력단지 건설, 백두산 관광단지 개발 등입니다. 북한의 오물풍선 등으로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상황이지만, 만약 이같은 합의가 실행된다면 남북경협 관련주가 주목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사진=AFP)-가상자산 쪽도 찬스로 볼 수 있을까요?△트럼프는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를 직접적인 상거래 결제수단으로 전면 허용하겠다고 밝혀서요, 가상자산도 주목됩니다. 올해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했는데 솔라나 현물 ETF를 승인할지 여부가 관심사이잖아요. 그리고 솔라나 이외의 알트코인 기반 가상자산 현물 ETF도 승인할지도 관건이고요. 트럼프가 당선되면 현재보다는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정책이 잇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이게 자산시장에는 기회가 될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가상자산 현물 ETF를 승인하지 않은 상황이잖아요.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승인하겠다는 공약을 낸 상황이고요. 우리나라 현정부는 친시장 쪽이지만 가상자산의 경우에는 리스크가 커 여전히 신중하게 접근하자는 입장인데요. 만약 트럼프 당선으로 가상자산 산업 진흥이 본격화될 경우 우리 정부의 스탠스가 어떻게 될지도 주목됩니다. 내년 1월에 가상자산 과세가 시행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연말에 관련 논의를 해야 하는데, 11월 미국 대선에 누가 당선될지가 우리나라 국회의 가상자산 논의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입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5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불허 상태인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입장’에 대해 질문을 받자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되면 안착시키는 게 중요하겠다”며 “ETF는 짚어봐야 할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이달 19일 시행되니까요, 법 시행 이후 정부 입장이 주목됩니다.※이슈나 정책 논의 과정의 뒷이야기를 추적해 전합니다.
- 네이버웹툰, ‘신의 탑’ 애니메이션 2기 7일 전 세계 동시 공개
-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네이버웹툰 원작의 ‘신의 탑’ 애니메이션 2기가 7일 전 세계에서 동시 공개된다.네이버웹툰은 신의 탑 애니메이션 2기 ‘왕자의 귀환’이 오는 7일 밤 11시에 국내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 ‘애니플러스’에서 자막판과 더빙판이 선공개되고 1시간 뒤 12시부터 네이버 시리즈온, 티빙, 왓챠, 웨이브, 라프텔에서 공개된다고 밝혔다.일본에서는 지상파 TOKYO MX와 BS닛테레(日テレ)를 비롯해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훌루 등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일본 전역에서 만날 수 있게 된다. 북미와 유럽에서는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플랫폼 크런치롤(Crunchyroll)을 통해 동일한 시간대(현지시간 기준)에 공개된다. 싱가포르와 홍콩 등 기타 아시아 지역에서도 크런치롤에서 감상할 수 있다.이번 ‘신의 탑’ 애니메이션 2기는 주인공인 소년 ‘밤’이 유일한 친구였던 ‘라헬’을 되찾기 위해 광대한 탑에서 최종 시험을 마치고 6년 후의 이야기를 담았다.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디 엔서 스튜디오(The Answer Studio)가 제작하고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성우를 맡았던 ‘이치카와 타이치’, ‘우치다 유우마’ 등을 캐스팅했다. 한국에서는 ‘김명준’, ‘최승훈’, ‘윤아영’ 등이 더빙판에 참여했다.원작 ‘신의 탑(글/그림: SIU)’은 네이버웹툰이 도전만화에서 발굴했으며 2010년부터 연재 중인 대표 판타지 웹툰으로 글로벌 누적 조회수는 53억 뷰에 이른다. 탄탄한 독자 팬덤을 기반으로 애니메이션, 게임, 단행본, 굿즈 등으로 웹툰 IP의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네이버웹툰 노승연 글로벌 IP 사업 실장은 “신의 탑은 독창적인 세계관과 매력적인 스토리, 각양각색의 캐릭터들이 어우러진 웹툰계의 레전드 같은 작품”이라며 “전 세계의 애니메이션 팬들에게 웹툰에서 탄생한 한국 IP의 우수성을 알리는 의미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