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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자국 우선주의' 심화…韓, 보조금 지원 못할 이유 없다"
  • "반도체 '자국 우선주의' 심화…韓, 보조금 지원 못할 이유 없다"
  • [이데일리 김정남 김응열 기자] 세계무역기구(WTO)는 ‘보조금 및 상계조치에 관한 협정’을 통해 회원국의 보조금 지급을 제한하고 있다. 특정 나라 정부가 특정 자국 산업에 보조금을 뿌리면 공정무역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직접 보조금을 지급할 경우 WTO에 제소를 당할 수 있다는 의미다. WTO 회원국인 한국 역시 이 협정의 적용을 받는다.그러나 이는 이미 유명무실화하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 세계를 움직이는 국가들이 WTO 규정을 무시하고 앞다퉈 보조금을 뿌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이를 의식하는 게 시대에 뒤처지는 것처럼 돼 버렸다.“주요국들이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주고 있잖아요. 우리만 WTO 규정을 지킬 이유가 없어졌어요. 정부가 왜 보조금을 주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최중경 한미협회장(전 지식경제부 장관)은 지난 24일 서울 서대문구 한미협회 집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통해 “반도체가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고 세계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분야인데, 그것을 유지하지 않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이렇게 말했다. 최 회장은 기획재정부 1차관, 청와대 경제수석, 지식경제부 장관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에이스 관료’로 이름을 날린 인사다.실제 미국은 반도체 자국 생산을 위해 500억달러가 넘는 보조금을 주요 기업들에 줬다.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TSMC 등 외국 기업들도 수혜를 받았지만, 주로 미국 업체들을 위한 것이다. ‘팀 아메리카’를 꾸리기 위한 전략이다. 중국, 일본, 유럽 역시 천문학적인 지원에 나섰다.최중경 한미협회장(전 지식경제부 장관)은 본지 인터뷰에서 “주요국들이 (WTO 규종을 무시하고)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주고 있다”며 “우리만 WTO 규정을 지킬 이유가 없어졌다”고 했다. (사진=김태형 기자)◇“재정정책 최우선에 반도체 보조금 둬야”-한국도 반도체 직접 보조금을 줘야 하는가.△주지 않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우리가 말하는 보조금은 WTO에서 규제하는, 특정 기업에 주는 보조금을 말한다. 그런데 각 나라들은 이미 하고 있다. 우리만 (WTO 규정을) 지키면 현재 반도체 우위를 지키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런 뻔한 얘기가 통하지 않는 것은 정치가 그만큼 병들었기 때문이라고 본다.-반도체 투자 규모가 다른 산업군에 비해 크다 보니, 업계에서는 보조금에 대한 요구가 많다.△자본주의에서는 산업 없이 살 수 없다. 제조업이든 농축산업이든 경쟁력 있는 산업이 있어야 경쟁적인 국제사회에서 살 수 있다. 다른 나라들이 반도체에 명운을 걸고 지원에 나서는데, 한국만 이런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지금 우리는 공급망의 주요 축인 반도체가 있으니 국제사회에서 발언권이 있다. 돈을 버는 것만큼 국제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이 되는 게 중요하다. 반도체 기업들이 어려워지면 경제 이익과 의미 있는 국제사회 발언권을 모두 잃는 것이다. -재정 여력이 줄고 있다는 걱정도 있다.△반도체 보조금을 재정정책의 최우선으로 놓아야 한다. 물론 다른 얘기가 나올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을 조정하는 게 정치다. 반도체가 시급하니 여기에 먼저 주자는 식으로 협의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어 심각하다는 생각이 든다. 국채를 발행해서라도 보조금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인공지능(AI) 시대 들어 데이터센터 등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에 필요한 전력 공급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지자체들의 반대는 거세고 국회의 전력망 확충 특별법 논의는 지지부진하다.△그렇다. 지자체가 부담을 진다면 그에 맞게 보상해주는 패키지를 마련해주면 될 텐데, 그저 반대하고 끝이다. (전력 설비 건설은 입지 선정→사업 시행 계획→실시 계획 승인→부지 매수→개발 행위 허가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최근 상황을 보면 거의 모든 단계에서 지자체의 반대에 가로막혀 있다.) 미국의 한 카운티(county)보다 크기가 작은 나라에서 지자체들이 갈라져 각자 목표 달성을 위해 자기주장만 하고 있는 꼴이다. (지자체도 논의의 장으로 끌어들여) 이해관계를 조정해 차선이라도 찾아야 하지만, 그걸 못하고 있다. 산업이 정말 중요한데, 정치의 중심에 포퓰리즘만 자리하고 있다.최중경 한미협회장(전 지식경제부 장관)은 본지 인터뷰에서 “미국이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겠다는 것은 군사적으로 필요한 양은 미국 내에서 확보하려는 것”이라며 “상업용까지 다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사진=김태형 기자)◇“韓 기업들, ‘中 배제’ 리스크 관리 관건”-미국 대선 이후 한국 기업들의 사업 환경은 어떻게 될까.△미국은 한국을 안보외교 파트너뿐 아니라 경제산업 파트너로 본다. 중국을 견제하는 만큼 한국의 상대적인 중요도가 커질 것이다. 다만 방법의 차이는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 혹은 독자적인 행보로 갈 것이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기존처럼 동맹끼리 협조해 함께 추구하는 가치를 달성하자는 행보로 갈 것이다. 방법상 차이는 있지만 중국을 견제하는 상황으로 보면, 제조업 강국으로서 한국의 위상은 커질 수 있다. 그에 따른 대우를 미국이 해줄 것이다.-그렇다고 우리가 중국을 외면할 수는 없지 않나.△그렇다. 그게 고민이다. 중국과 잘 지내야 한다. 우리는 북핵 위협이 있는 나라다. 그런데 핵우산은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 준다. 중국은 오히려 북한과 동맹국이다. 양자택일을 하라고 하면, 우리가 갈 길은 하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 대해 중국에 잘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고, 협조할 분야는 최대한 같이 협조해야 한다. 디커플링(탈동조화)은 안 된다. 참 어려운 문제이지만, 그런 자세로 성의있게 중국을 대해야 한다.-많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다. 이들에게 어떤 조언을 할 수 있을까.△미국이 자국 내에서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겠다는 것은 안보 목적이 강하다. 메모리든 비메모리든 군사적으로 필요한 양은 미국 내에서 확보하려는 것이다. 상업용까지 다 만들겠다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두 번째는 중국의 군사 굴기를 막는 것이다. 미국은 중국이 태평양을 보며 ‘대양해군’을 지향하는 것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그것은 미국이 용납을 못한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군사무기로 쓰일 수 있는) 첨단 반도체 수출을 막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한국 입장에서는 두 번째가 문제다. 스탠스를 잡기 어렵다. 이것은 미국 진출에 따른 기회보다 중국이라는 큰 단위를 배제하는 게임이어서 리스크 최소화로 가야 한다. 한국 기업이 미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것은 비용(코스트)이 많이 든다는 문제밖에 없다. 게다가 미국 정부가 보조금까지 준다. 하지만 (대중국 사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는 등) 중국을 배제하는데서 오는 리스크가 크다. 그것을 잘 관리하는 게 관건이다.-한국도 미국처럼 노동유연성이 높아져야 한다는 주장이 많은데, 이것은 어떻게 보나.△미국식으로 유연하게 갈 수도 없고, 일본식으로 종신 고용도 어렵다. 일본은 조직에 충성한다는 고용·피고용 관계를 바탕으로 종신 고용을 하는데, 우리는 그런 마인드가 없이 머리는 서구식임에도 종신 고용을 한다. 서구의 장점도 없고 일본의 장점도 없는 혼란스러운 노동 시스템이 됐다. 해고를 자유롭게 하다는 식의 주장만 나오면 타협점이 나올 수 없다. 일단 고용·피고용 관계, 근로자 윤리, 사용자 윤리 등을 정확하게 정립하는 게 필요하다.◇최중경 회장은…△서울대 경영학 학사·석사 △미국 하와이대 경제학 박사 △제22회 행정고시 △국제부흥개발은행 상임이사 △기획재정부 제1차관 △주필리핀 대사△지식경제부 장관 △한국공인회계사회장 △한미협회장최중경 한미협회장(전 지식경제부 장관)이 지난 24일 서울 서대문구 한미협회 집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2024.09.26 I 김정남 기자
SNS·CCTV 보편화에도…장기실종아동 한 해 1070명
  • SNS·CCTV 보편화에도…장기실종아동 한 해 1070명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1070명. 2023년(경찰청) 기준 장기실종 아동들이다. 실수로 또는 타의에 의해 가족의 손을 놓친 아이들이 수년째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가족들은 ‘혹시 어딘가에 우리 아이가 살아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고문으로 단념하지 못한 채 눈물로 살아가고 있다. 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장이 서울 여의도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장은 “연간 2만~3만건의 실종사건이 발생하는데 요즘은 시스템이 구축돼 대부분 24시간 내에 찾고 있다”면서도 “시스템이 구축되기 전에 발생한 실종 아동을 여전히 못 찾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송혜희양이다. 송양(당시 17세)은 1999년 2월 고3 진학을 앞두고 학교에 공부하러 간다고 집을 나섰다가 실종됐다. 송씨의 어머니는 우울증을 앓다 2006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아버지는 ‘실종된 송혜희를 찾아주세요’라고 적힌 현수막을 전국에 붙이며 25년간 딸을 찾아헤맸지만 끝내 딸을 만나지 못하고 사고로 숨졌다. 정 원장은 “당시엔 초동 대응이 미흡했고 CCTV도 많이 없을 때라 찾기가 더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정 원장은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국내 최초로 실종 아동에 대한 모든 정보가 담긴 ‘아동실종의 이해’ 집필에 참여하기도 했다. 또 실종아동전문기관의 자문위원 2005년 실종아동법 제정과정에도 기여했다. 그는 “그동안 실종 아동 부모들이 아이를 찾아 나섰지만 이젠 나이가 많이 든 상태”라며 “만약 내가 실종 아동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면 직접 찾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실종 아동 가족들은 자신의 DNA를 수사기관에 등록해 놓고 있어 실종됐던 이들이 가족을 찾고자 수사기관을 찾는다면 실시간으로 DNA 비교, 확인을 통해 가족을 찾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정 원장은 “장애인의 경우 반복 실종이 많은데 지문이 지워지기도 해 늦게 발견되는 편”이라며 “배회감지기를 손발에 착용시키기도 하지만 다 떼버리기 때문에 뗄 수 없는 인식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놓친 아이를 평생 그리워하는 부모도 있지만 있는 아이를 등록도 하지 않은 채 ‘그림자’처럼 방치하는 부모도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5~2022년 미등록 영유아는 2023명이다. 이 중 300명은 이미 숨진 상태다. 정 원장은 “더 많은 아이가 숨졌을 수 있다”며 “미등록 영유아의 사망률은 일반 영유아 사망률의 50배가 넘는다”고 말했다. ‘수원 영아사망사건’이 발생했을 땐 사회적 관심이 쏠려 미등록 영유아에 대한 관심이 컸지만 이후에는 사라진 아이들이 어떻게 됐는지를 아는 이가 없는 상태다. 정 원장은 “그 아이들이 어떻게 됐는지 끝까지 추적해야 이런 실수가 다신 반복되지 않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당시 사건을 교훈삼아 정부와 국회의 노력으로 지난 7월부터 출산통보제와 보호출산제가 시행 중이다. 아동이 의료기관에서 태어나면 출생 사실과 출생 정보를 바로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는 제도가 출산통보제다. 그리고 이를 보완해 임신과 출산 사실이 주변에 밝혀지는 것을 꺼리는 위기임산부가 가명으로 의료기관에서 산전 검진과 출산을 하고 출생통보까지 할 수 있도록 한 제도가 보호출산제다. 아동권리보장원은 위기임산부 상담 지원을 위한 중앙상담지원기관으로 지정돼 전국의 상담 체계를 구축하고 보호출산 아동의 출생증서를 관리하고 있다.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장이 긍정양육 129원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정 원장은 “그동안 숨어 보호받지 못했던 위기임산부를 만날 수 있는 통로”라며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연락이 오면 우선 원가정에서 양육할 수 있도록 설득을 하고 끝내 보호출산을 선택한 산모에겐 보호출산이 진짜 최후의 선택지가 될 수 있도록 설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지역상담기관에서 보호출산제 상담 인력으로 근무 중인 인원은 전담·겸직 포함해 86명이다. 이들의 노력으로 보호출산을 하려던 산모는 원가족양육으로 마음을 돌렸다. 또 보호출산을 철회한 이들도 아직 드물지만 나타나고 있다. 정 원장은 “10년 전부터 ‘신뢰출산제’를 시행 중인 독일에선 임산부 24.2%가 아이를 낳아 함께 사는 것을 택했다”며 “우리나라 보호출산제가 제도로서 인정받으려면 (원가정 양육으로 마음을 바꾼 이들이) 30%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아동의 권리보장을 위해 꼭 필요한 건 ‘부모교육’이라고 봤다. 지난해 신고된 아동학대건수는 4만 8522건에 이른다. 학대 가해자 10명 중 8명 이상(85.9%)이 ‘부모’였다. 부모교육만 제대로 이뤄져도 아동학대를 예방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정 원장은 “부모 되기는 쉬워도 부모답기는 어렵다”며 “부모교육의 의무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현실은 강제성이 없어 더 좋은 부모가 되고자 하는 이들만 부모교육에 참여하다 보니 부모교육이 꼭 필요한 이들은 받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정 원장은 “아동수당 신청 시 강제로 부모교육을 받게 해야 한다”며 “아동학대를 예방하는 첫걸음이 될 거다. 처벌보다 예방이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긍정양육 129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징계권 삭제 이후 아동보호 학계와 전문가들이 만든 이 원칙은 자녀는 존중받아야 할 독립된 인격체이며 부모 자신과 자녀의 이해에서부터 시작해 서로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정 원장은 “아이와 함께 있을 땐 아이에게 집중해 달라”며 “부모도 때론 실수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사과해달라. 어려움이 있을 땐 주변 사람이나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해 함께 키워나가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정익중 원장 △서울대 사회복지학 학사 동 대학원 사회복지학 석사 △미 워싱턴대 아동청소년복지 박사 △이화여대 교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민간위원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위원회 민간위원 △경찰청 여성청소년안전 정책자문단 위원 △법무부 여성아동정책심의위원회 위원장 △한국청소년복지학회 회장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아동권리보장원 설립위원회 위원 △한국아동복지학회 회장 △국가인권위원회 아동인권전문위원회 위원 △국무조정실 아동정책조정위원회 위원
2024.09.26 I 이지현 기자
국회, 딥페이크 방지법 등 70여개 법안 처리…방송4법 등도 재표결
  • 국회, 딥페이크 방지법 등 70여개 법안 처리…방송4법 등도 재표결
  • 지난 19일 국회 본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국회가 26일 여야 합의 처리된 70여개 비쟁점법안에 대한 표결과 대통령이 재의요구한 방송4법·전국민 25만원 지원법 등 쟁점법안에 대한 재표결에 나선다.국회는 이날 오후 2시 본회의를 열고 전날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한 딥페이크 소지·시청죄 등 70여개 비쟁점 법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한다.본회의에 상정된 성폭력범죄 처벌특례법 개정안 딥페이크 성범죄물을 비롯한 허위 영상물 등을 알면서 소지·구입·저장·시청하는 경우도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아울러 성착취물을 이용한 아동·청소년 대상 협박·강요 범죄에 대해 각각 ‘3년 이상의 징역’,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청소년성보호법 개정안 등도 표결한다. 불법 촬영물 삭제와 피해자 일상 회복 지원을 국가 책무로 명시한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법 개정안도 처리한다. 또 국가가 양육비를 받지 못한 한부모 가정에게 먼저 양육비를 지급하고, 양육비를 주지 않은 부모에게 국가가 구상권을 행사하는 양육비 선지급제 법안도 처리 예정이다.이와 함께 모성보호 3법(남녀고용평등법·고용보험법·근로기준법 개정안)도 의결 예정이다. 부모 맞돌봄 문화를 확산하고 자녀돌봄으로 인한 경력단절을 방지를 위한 모성보호 3법은 △배우자 출산휴가 기간 확대(10일→20일) △부모 각각 3개월 이상 육아휴직을 하는 경우 등에 대한 육아휴직기간 확대(1년→1년6개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가능 대상 자녀 연령 상향(8세→12세) △난임치료휴가 기간 확대(3일→6일)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임금 체불 사업주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도 의결한다. 임금체불을 예방하고 체불근로자 보호를 위한 이번 개정안은 징벌적 손배 도입 외에도 △상습 체불 사업주에 대한 신용제재 △명단공개사업주에 대한 출국금지 요청 △명단공개사업주가 공개기간 동안 다시 임금체불을 하는 경우 반의사불벌죄 적용 제외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아울러 ‘2025년 7년, 2029년 10년’으로 순차 확대 예정이었던 판사의 임용 최소경력을 상향하지 않고 현행 5년으로 유지하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도 표결한다. 또 은닉 가상자산 회수를 위해 예금보험공사가 가상자산거래소에 자료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한 ‘예금자보호법 개정안’과 불법 공매도 근절을 위해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을 의무화하고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자본시장법 개정안’도 처리 예정이다.이들 비쟁점법안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돌아온 △방송4법 △전국민 25만원 지원법 △노란봉투법에 대한 재표결한다. 재표결에서 가결하려면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 여당에서 8명 이상의 이탈표가 나와야 국회 통과가 가능하다.
2024.09.26 I 한광범 기자
"피해는 소비자 몫" 사건·사고 안 따지는 '플랫폼 규제'
  • "피해는 소비자 몫" 사건·사고 안 따지는 '플랫폼 규제'
  • [이데일리 최정희 김가은 기자] 2022년 카카오톡 먹통 사고, 2024년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유용 사건은 플랫폼 업체의 사업 유형이 어떠한지와 무관하게 플랫폼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 계기가 됐다. 플랫폼 규제 주장의 가장 큰 근거다.그런데도 수년 동안 ‘플랫폼 규제법’이 명시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것은 사건·사고가 터지게 된 원인이 무엇인지, 이에 따른 해결책은 무엇인지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하기보다 사건이든 사고든 이를 하나로 뭉뚱그려 ‘플랫폼 규제’로 프레임을 씌우는 방식으로 논의가 전개됐기 때문이다. 규제 필요성부터 플랫폼 규제에 따른 소비자 후생 등은 뒷전인 채 카톡 먹통 방지법, 티메프 방지법식의 땜질식 처방만 만들어졌다.◇ ‘문제·해결책’ 인과관계는 뒷전…‘때리기’식 규제플랫폼 규제론자들은 플랫폼의 사업 특성상 사용자가 많을수록 광고·쇼핑·정보 등의 상품·콘텐츠가 몰리는 등의 ‘네트워크 효과’가 크고 그로 인해 락인(Lock in·소비자가 특정 플랫폼만 사용) 효과가 커 플랫폼이 우월적 지위를 활용, 불공정 거래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플랫폼 업계에선 플랫폼 업체가 잠재적으로 불법 행위를 할 것을 가정해 규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락인 효과가 크다는 것도 기우라는 평가다. 이커머스(쇼핑)의 경우 쿠팡이 사용자 수 기준으로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저가 공세로 알리·테무가 각각 2위, 4위에 오르며 11번가, G마켓을 밀친 것은 소비자가 락인 효과에 의해 움직이지 않는다는 방증이라는 것이다.[이데일리 이미나 기자]플랫폼 업체의 규모나 사업 영역이 제각각인데 이를 하나의 잣대로 규제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다보니 잘못했다가는 국내 플랫폼 경쟁력이 약해질 우려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알리·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나 구글·애플 등 미국 빅테크 등 해외 플랫폼 업체들은 국내 규제나 감독망을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국내 플랫폼 업체만 규제의 타깃이 돼 경쟁력이 약해질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내년부터 쇼핑 플랫폼에서 ‘다크패턴(사용자를 호도해 구매토록 하는 행위)’을 금지하는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등이 시행되는데 다크패턴이 만연화된 중국 이커머스를 뒷전에 두고 국내 업체부터 제재한다면 플랫폼 규제 역차별 논란만 부추길 수 있다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온다.이에 따라 섣불리 ‘플랫폼 규제법’을 별도로 신설하는 것보다 기존의 공정거래법, 대규모 유통업법을 개정하는 것에 좀 더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9월 초 티메프 방지법으로 대규모 유통업법 적용 대상에 티메프 등의 쇼핑 플랫폼을 넣고 판매대금 정산 기일을 판매일로부터 30일 또는 60일 이내로 정하도록 했다. 또 공정위는 티메프 방지법을 내놓으면서 끼워넣기로 시장 점유율과 사용자 수 기준으로 시장 영향력이 큰 플랫폼의 중개·검색·동영상·소셜미디어(SNS)·운영체제·광고 등 6개 분야에 대해 자사우대·끼워팔기·멀티호밍(사용자가 여러 플랫폼 동시 사용) 제한·최혜대우 요구 등 4대 반경쟁행위를 금지토록 했다. 시장 영향력이 큰 플랫폼을 사전 지정하는 대신 ‘사후 추정’토록 했지만 업계에선 별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전이든 사후든 시장점유율 자체(1개 회사 60% 또는 3개 이하 회사 85% 이상)를 추정하는 입증 책임이 사업체에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도 시민단체와 일부 국회의원들은 배달의민족 등이 빠져 있다고 비판한다. 사용자 수, 점유율 기준을 고려하면 구글, 애플, 네이버, 카카오 등만 영향력이 큰 플랫폼으로 제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25일 열린 ‘디지털 플랫폼 정책포럼 컨퍼런스’에서 “플랫폼 규제 논쟁은 어떤 사건이 일어났을 때 언론에 보도되고 프레이밍(Framing·사람들의 인식 바꾸는 것)이 일어나는 식으로 이뤄져왔다”며 “사실에 기반한 근거 없이 의견 지향적이고 증거 없는 힘의 싸움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 PB·뉴스 알고리즘 논란…“사용자에게 알고리즘 선택권 줘야”카톡 먹통 방지법으로 카카오, 네이버는 물론 넷플릭스 등까지 재난 안전 관리 의무를 지우는 규제가 생겼는데 계속해서 사건·사고가 터질 때마다 규제 일변도로 가게 될 경우 소비자 후생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쿠팡과 공정위가 다투는 자체 브랜드(PB) 상품 관련 검색 알고리즘 조작 논란이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데 해당 판결이 플랫폼 업체를 다루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공정위는 쿠팡이 검색 알고리즘 조작 등을 통해 PB 상품을 검색순위 상위에 올려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했다며 과징금 1628억원을 부과했다. 이에 쿠팡은 모든 유통업체는 각자의 PB상품을 우선으로 추천, 진열하고 있고 법 위반이 아니라며 서울고법에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 판결에 따라 네이버의 쇼핑, 뉴스 알고리즘에 대한 정부·국회의 대응도 달라질 수 있다.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아차가 운영하는 자동차 딜러 회사에서 기아차 먼저 전시하는 게 당연하듯이 네이버도 광고료를 많이 내는 업체를 스폰서 링크를 우선 노출하는 게 당연하다”고 밝혔다. 쿠팡은 PB상품에 한해 직접 구매해 재고로 갖고 있다가 로켓배송 등을 실시하는데 ‘불법’이라는 판결이 날 경우 이러한 서비스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장은 “플랫폼 업체의 알고리즘에 개입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사용자 편익을 저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알고리즘을 플랫폼 사용자가 원하는대로 선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논의가 전개되면 PB상품 등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신동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 교수는 “알고리즘 자체보다 알고리즘에 기반한 검색 순위에 공정성이 확보돼야 하는데 이를 사용자가 선택 가능하게 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PB상품 제외, 나이·성별을 고려하지 않은 알고리즘 등으로 사용자가 알고리즘을 선택할 수 있게 하면 PB상품 논란도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도 추천순, 낮은 가격순 등으로 검색 순위를 어느 정도 선택할 수 있도록 돼 있다”고 덧붙였다.
2024.09.26 I 최정희 기자
'자국 플랫폼' 없는 유럽선 美빅테크 규제법…韓은
  • '자국 플랫폼' 없는 유럽선 美빅테크 규제법…韓은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플랫폼 업체에 대한 규제를 가장 강화한 곳은 유럽이다. 유럽은 2023년 디지털시장법(DMA), 디지털서비스법(DSA)을 시행, 일정 규모 이상의 플랫폼 기업에 대해 가짜뉴스 등 불법 콘텐츠 유통 책임과 자사 우대 금지, 정보 투명성 등의 의무를 지게 하고 이를 어길 경우 벌금 등 금전적 제재를 실시했다.[이데일리 이미나 기자]‘브뤼셀 효과(유럽이 만든 규제가 다른 국가·기업까지 영향력을 행사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는 현상)’가 통했는지 영국에서도 거대 플랫폼 기업을 대상으로 반경쟁 행위를 제한하는 내용의 ‘디지털 시장, 경쟁 및 소비자법(DMCC)’을 실시했다. 일본 정부는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경쟁촉진법’을 통해 애플 등에 대해 검색 결과 자사 우대 금지, 데이터 부당 사용 금지 등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회에 제출된 대다수 플랫폼 규제 법안도 유럽의 DMA·DSA를 모방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유럽이 DMA·DSA법을 통해 겨냥하고 있는 것은 플랫폼 업체 전체가 아니라 미국 빅테크 업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DSA법에서 규제 대상이 된 ‘거대 온라인 플랫폼(VLOP)’ 17곳과 ‘거대 온라인 검색엔진(VLOSE)’ 2곳 등 총 19곳 중 18곳이 미국·중국 빅테크 업체고 딱 1곳, 잘란도(Zalando)만 유럽 업체다. DMA법에서 규모가 커 ‘게이트키퍼’로 규정된 곳도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아마존, 메타, 알리바바, 부킹닷컴(네덜란드 기업이지만 홀딩스는 미국에 본사 소재) 등으로 미·중 빅테크 업체다. 실제로 법 시행 이후 유럽은 애플, 부킹닷컴, X(옛 트위터)에 대해 법 위반 혐의를 조사했다.유럽이 이렇게 DMA·DSA법으로 플랫폼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자국 플랫폼이 경쟁력에서 밀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웹 트래픽 분석 사이트 스탯카운터(StatCounter) 등에 따르면 유럽 검색엔진에서 구글이 차지하는 비중은 91%(2024년 8월)에 달하고 이커머스 시장에선 아마존이 35%(2023년)를 차지하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선 왓츠앱, 위챗이 우위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유럽과 상황이 다르다. 검색 엔진 시장에선 네이버의 점유율이 56%에 달하고 모바일 메신저에선 카카오톡이 92%, 이커머스에선 쿠팡이 우위를 보이고 있다.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장은 “유럽식 규제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문제”라며 “유럽은 1970~80년대부터 미국 콘텐츠를 시작으로 플랫폼까지 잠식당하면서 미국 빅테크 업체에 대한 대응력이 지속적으로 유지돼왔는데 우리나라가 유럽식 규제를 적용하면 국내 플랫폼 업체만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플랫폼의 독과점 여부에 집중하기보다는 가짜뉴스 유통에 대한 플랫폼 책임을 강화하는 쪽으로 논의가 전개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성엽 한국데이터법정책학회장 겸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25일 ‘디지털 플랫폼 정책포럼 컨퍼런스’에서 “딥페이크, 가짜뉴스 등의 문제가 있는데 플랫폼 규제를 불법 콘텐츠 유통에 대한 플랫폼 책임을 강화하는 쪽으로 관점이 옮겨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플랫폼이 음란 딥페이크에 대해선 적극 모니터링하고 삭제 조치 등을 해야 하지만 이를 플랫폼을 처벌하려는 관점에서 접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2024.09.26 I 최정희 기자
서울시 10년 간 싱크홀 223건…강남구 28건 가장 많아
  • [단독]서울시 10년 간 싱크홀 223건…강남구 28건 가장 많아
  •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지난 10년간 서울에서 땅꺼짐(싱크홀) 사고가 200건 넘게 발생한 가운데 강남구의 발생건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싱크홀이 발생한 대부분의 원인이 상·하수관 손상이나 노후화 등 관리부실로 알려지며 사고 예방을 위한 관리 체계와 인력 보강이 시급하단 지적이다.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성산로에서 발생한 땅 꺼짐(싱크홀) 현상 현장에서 경찰 및 소방 관계자들이 사고 폭을 측정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싱크홀은 지반침하 종류 중에서도 침하→함몰→공동 다음 단계로 하부 지반이 사라지며 지표층이 붕괴 되는 가장 심각한 수준의 지반 붕괴 형태를 말한다.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안성)이 서울시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이달 1일까지 서울에서만 총 223건의 싱크홀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2020년 15건을 기록하던 서울시 내 싱크홀 발생건수는 이듬해인 2021년 11건으로 감소했지만 2022년 20건으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22건을 기록했다. 올해는 이달 1일 기준으로 12건이 발생한 상태다. 2015년부터 발생한 싱크홀을 서울시 내 구별로 분류해보면 강남구가 28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송파구가 23건, 영등포구 16건, 구로구 13건, 중구 12건, 성북구·강동구 11건, 강서구·종로구 10건 등을 기록했다.싱크홀 발생 원인은 대부분 시설물 관리가 부실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그래픽=문승용 기자)2015년 이후 서울시 내에서 발생한 싱크홀 원인은 ‘상·하수관 및 열수송관 노후’와 ‘상·하수관 손상’이 각각 70건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뒤이어 장기침하로 인한 사고 발생이 37건, 굴착공사로 인한 사고 발생 29건, 통신관 문제가 6건, 열수송관이나 통신관 등 각종 시설 되메우기와 접합 문제가 5건을 나타냈다. 장기침하는 장기간에 걸쳐 잔류가 침수해 시설물이 부식한 상황으로 이 같은 경우에도 애당초 침하로 인한 시설물 부식 시 보완이 가능하도록 설계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가장 많은 사고가 발생한 강남구에서 싱크홀이 두 번 이상 발생한 지역은 논현동, 역삼동 일대로 인구와 건물이 밀집해 있고 이동량이 많은 곳이다. 강남을 비롯해 서울시는 전국 지차제 중에서도 인구와 건물의 면적당 밀집도가 가장 높은 도시로 싱크홀 대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함에도 여전히 사전 예방과 관련해선 관련 대책이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29일 서대문구 연희동 성산로에서 발생한 지반침하 사고와 관련해 현재 7명의 지표투과레이다(GPR) 탐지 전문인력을 이달 중 1명 충원해 지반침하 위험 지역에 대한 선제적 점검과 조치를 강화한단 계획이지만 제대로 된 예방을 위해서는 보다 많은 인력과 장비 충원이 이뤄져야 한단 지적이다. 윤 의원은 “최근 연희동 싱크홀 사고에서 보듯 싱크홀은 언제 어디에서 발생할지 모르는 데다 인명피해 위험도 커 선제적인 예방 체계 확립이 필수”라며 “서울시와 정부는 장비와 전문 인력을 조속히 확충하고 지반탐사 범위를 확대하는 등의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4.09.26 I 박지애 기자
중장기적·근본적 조세개혁 해보자
  • 중장기적·근본적 조세개혁 해보자[안종범의 나라살림]
  • [안종범 정책평가연구원 원장] 우리만큼 세제를 자주 그리고 많이 바꾸는 나라는 없다. 해마다 정부는 200개 이상의 법개정 항목을 포함하는 세제개편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한다. 국회는 여기에 더해 수시로 더 많은 세법개정안을 상정한다. 특히 대선, 총선, 지방선거 뒤에는 선거 때 경쟁적으로 쏟아낸 세금 깎아주는 공약을 이행하느라 의원들이 수많은 세법개정안을 발의한다. 그런데 세제 개편한다는 사실만 중요하지 하고 난 뒤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에는 의원도 국민도 관심이 없다. 세금은 어렵고 복잡해 포퓰리즘에 취약하기에 국민은 늘 피해를 보고 피해 본 사실조차 모르고 지나간다. 그래서 세금은 그 무엇보다 신중하게 중장기 계획을 갖고 바꾸어야 한다. 즉, 중장기 조세개혁 방안 마련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국세기본법과 국가재정법상 매년 5년 이상의 중장기 조세개혁 방안을 만들어 국회에서 심의하게 돼 있는 장치가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중장기 방안을 논하기에 앞서 우선 최근 세금 관련 최고의 관심거리가 되고 있는 상속세,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그리고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부터 잘 정리해야겠다. 상속세의 경우 과중한 부담 때문에 오래전부터 누적돼 온 부작용을 바로잡기 위해 세율을 인하하고 유산취득세 형태로 바꾸고 근본적으로는 자본이득세로 전환하는 방안이 핵심이다. 종부세 원래 목적과 다르게 발생한 과도한 세 부담과 부동산시장 왜곡을 바로잡아야 한다. 이를 위해 과세기준과 대상을 축소하거나 근본적으로는 재산세와 통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사실 상속세와 종부세의 경우 야당 의원들조차 세 부담 완화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개선 방향에 큰 이견이 없다는 점에서 하루빨리 바로 잡는 것이 답이다.반면 금투세는 시행 시기를 늦출 것인가에 대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데 일단 시기를 늦춘 뒤 더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금투세는 20%와 25%(과표 3억 원 초과 시)로 장단기 구분 없이 소득과 별도로 주식에서 번 소득에 대해 과세한다. 사실 금투세는 자본이득에 대한 과세 방법으로는 근본적이지 못했다. 따라서 주식투자로부터 발생한 양도차익을 어떻게 과세할 것인지에 대한 것을 우선 결정해야 한다. 주요 선진국은 오래전부터 주식양도차익에 대해 과세를 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의 해법도 정공법이어야 한다. 현재 이자와 배당과 같은 금융 소득의 경우 2000만 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 기존 소득과 합산해 과세하듯이 주식양도차익도 일정 기준금액 초과분에 대해 기존 소득과 합산 과세하는 것이 기본 방향이 돼야 할 것이다. 주식양도차익의 경우 기준금액 즉, 공제금액을 초기에 대폭 높여서 출발하면 지금의 금투세보다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아울러 증권시장에 주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는 장기 투자에 따른 양도차익은 비과세하고 주식거래에서 생긴 손해, 즉 주식 양도차손에 대해서는 공제해주는 방식이 중요하다. 주식 양도차익 과세가 주식시장을 오히려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상속세를 자본이득과세로 전환하는 것도 이러한 주식양도차익과 차손의 과세를 정상적으로 하면 자연스럽게 가능해지는 장점이 있다.이제 중장기 조세개혁을 논의해 보자. 저출산·고령화 사회 그리고 인공지능(AI) 시대를 맞는 우리의 미래 경제·사회·문화에 걸맞은 세금 제도를 디자인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세 14개와 지방세 11개로 이뤄진 조세체계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현재 우리 세금 종류는 많은 편으로 단순화해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세금 위에 다시 붙이는 세금인 교육세, 농어촌특별세 등과 같은 목적세가 난립하고 있는 상황도 바로잡아야 한다. 이러한 목적세는 우리 세금을 복잡하고 어렵게 만들어 국민이 더 관심이 없고 속기 쉽게 만든다.우리 세금 하나하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 위한 잣대로 가장 적절한 것은 초과부담(excess burden)이다. 세금을 더 거두면 소비자는 소비를 줄이고 근로자는 일을 덜 하고 생산자는 생산을 줄이면서 대응한다. 경제주체들의 이런 행위 변화 때문에 더 거둔 세금을 모두 재정지출을 늘려 국민에게 돌려준다 해도 세금 인상 전의 사회 후생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다. 이렇게 세금 인상으로 사라져 버린 부분이 바로 초과부담이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100원의 세금을 거두면 30원 정도의 초과부담이 발생한다고 한다. 즉, 조세부담률이 20%라고 할 때 초과부담까지 고려하면 조세부담률은 26%인 셈이다. 그동안 국내외 연구 결과에 따르면 법인세, 소득세, 부가가치세 등의 순서로 초과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즉, 법인세의 경우 세율을 낮추고 부가가치세의 경우 세율을 높이는 것이 경제 전체에서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조세체계 정비와 각 세금의 기능 재조정을 검토한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가 중장기적으로 갖고 갈 세금의 모습을 정하면 된다. 새로운 조세개혁 과제로는 소득세의 두 가지 개혁을 제안할 수 있다. 첫 번째가 물가연동 세제다. 소득세 세율적용 구간은 물가가 지속해서 올라도 그대로이면 결국 실질 세 부담이 커지게 된다. 10년 전 1000만 원은 지금의 1000만 원과 그 가치가 다른데 이러한 물가상승을 반영하지 않아 발생하는 개인의 소득세 부담은 계속 커지게 된다. 따라서 최근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 이상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반영한 소득세 과표구간을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 세율 구간만 조정할 것인지 아니면 각종 공제까지 조정할 것인지, 그리고 매년 조정할 것인지 아니면 3년에 한 번씩 할 것인지 등을 검토해 최적의 대안을 만들면 된다. 소득세뿐만 아니라 종부세와 같은 부동산 관련 세금도 물가상승을 자동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종부세가 10년 동안 누적 30%의 물가 상승이 있었음에도 이를 반영하지 않아 생긴 문제는 바로잡아야 한다.마지막으로 소득세의 과세단위도 다시 검토해야 한다. 우리는 세계에서 저출산·고령화가 가장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나라다. 이러한 점에서 현재와 같이 개인만을 소득세 과세단위로 할 것이 아니라 미국처럼 과세단위를 개인과 부부 중에서 세 부담이 작은 쪽으로 선택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결혼 유무와 관계없이, 근로 유무 및 근로시간과 상관없이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과세단위를 선택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와 근로 의욕을 고취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렇게 중장기적으로 그리고 근본적으로 세금을 개혁해야 한다. 그래서 국민이 세금을 더 쉽게 이해하고 세금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경제·사회활동을 더욱 힘차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024.09.26 I 최은영 기자
  • [사설]군의관 부족, 의무사관학교 설립이 답이다
  • 전국 15개 군 병원이 만성적인 군의관 부족 상태에 빠져 있다. 현재 복무 중인 군의관은 2000여 명인데 그중 90% 이상은 36개월 의무복무를 하는 단기 복무 군의관이고 장기 복무 군의관은 10%에 못 미친다. 임상 경험이 적은 단기 복무 군의관이 대부분이어서 오진 등 의료 사고가 자주 일어나 군 병원에 대한 장병들의 불신이 높다. 게다가 입대 연령층의 젊은 의사나 의대생의 단기 복무 군의관 지원이 갈수록 줄어드는 데다 10년 장기 복무 지원자도 몇 년째 없거나 한 명뿐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이로 인한 군 의료 차질은 장병들의 생명과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군 전력을 훼손하는 수준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군 내에서 발생한 지뢰 등 폭발물이나 총기류 오발 사고에 대한 의료 대응마저 군 병원에서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민간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자녀를 군대에 보낸 부모들은 군 내 의료 서비스를 신뢰하지 못해 불안해한다. 의무복무제를 시행하는 나라에서 군 의료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은 국가의 의무 해태로 봐야 한다.이 같은 문제점은 오래전부터 지적됐고 장기 복무 군의관의 안정적 양성 방안을 중심으로 대책이 논의돼 왔다. 2008년 여야 의원 100여 명이 발의한 ‘국방의학전문대학원’ 설립 법안, 2009년 국방부가 발표한 ‘국방의학원’ 설립 방안, 지난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국군의무사관학교’ 설립 법안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모두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료계의 반대에 부닥쳐 표류하다 흐지부지됐다. 지난 5월 말 임기가 시작된 22대 국회에서 국군의무사관학교 설립 법안이 다시 발의됐지만 이번에도 의료계가 반대하고 있다. 의사들은 이것을 의대 정원 증원의 또 다른 형태로 간주하는 분위기다.국민의 관점에서 보면 군의관 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안은 별도의 군의관 양성 기관을 설립하는 것밖에 없다. 군 의료의 특성에 맞춘 교육을 받아 전문성을 갖추고 장기 근속할 군의관을 길러내야 한다. 이는 유사시에 대비한 군 전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교육생에게는 졸업 후 10~15년간 군의관 의무복무를 조건으로 파격적인 교육·생활비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은 이미 군의관 양성 전담 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 [사설]핵심기술 유출, 솜방망이 처벌 왜 놔두나
  • 국내 기업들이 보유한 산업기술의 해외 유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산업기술 해외 유출은 올해에만 15건에 달하며 이 중 3건은 국가핵심기술이다. 분야별로는 한국 수출의 주춧돌 역할을 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가 각각 5건으로 가장 많다. 유출 대상국은 우리와 치열한 기술 경쟁을 펼치고 있는 중국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달에도 삼성전자의 핵심 공정 기술을 빼돌려 중국에 반도체 제조업체를 세운 전직 임원이 구속되기도 했다.첨단산업 분야의 핵심기술 해외 유출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6년간(2018~2023년) 산업기술 해외 유출 건수는 149건에 이르며 이로 인해 국내 기업이 입은 피해액은 3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기술 해외유출 범죄가 이처럼 빈발하는 이유는 법이 미비해 관리 실태가 허술할 뿐만 아니라 유출 범죄가 적발되더라도 처벌 수위가 낮기 때문이다. 2021년 산업기술보호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1심 사건 33건 가운데 무죄와 집행유예가 87.8%를 차지했다. 그러나 산업기술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한 입법은 요원하다. 정부는 지난해 국가핵심기술의 관리를 강화하고 해외 유출시 처벌 수위를 대폭 높인 산업기술보호법 개정안을 국회에 냈다. 유출 행위자에 대한 벌금형 상한을 15억원에서 65억원으로 올리고 기술유출 브로커에 대한 처벌 근거를 마련했으며 수출 및 해외 인수합병시 신고와 승인을 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은 지난해 11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를 여야 합의로 통과했지만 법사위에서 반년 이상 묶여 있다가 지난 5월 21대 국회 임기가 끝나면서 자동 폐기됐다. 산업기술보호법 개정이 무산된 것은 정부가 기술 보호를 내세워 규제를 남발하고 있다며 재계가 반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술 보호는 필연적으로 규제를 수반할 수밖에 없으며 규제의 수혜자가 기업이다. 또한 국가핵심기술 개발에는 국가의 보조금이 투입돼 있다는 점에서 재계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정부도 기업 활동을 저해하는 과도한 규제가 있다면 털어내야 한다. 국회도 소관 상임위에서 여야 합의가 이뤄진 법안에 법사위가 제동을 거는 것이 합당한 지 생각해봐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산업기술보호법 개정을 다시 서둘러주기 바란다. 글로벌 경쟁 시대에 천연자원이 거의 없는 한국은 첨단 기술력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으며 산업기술은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핵심 자산이란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금정·강화 `수성` 나선 與…만만치 않은 野와 대결
  • 금정·강화 `수성` 나선 與…만만치 않은 野와 대결
  • [이데일리 김한영 기자] 국민의힘이 10·16 기초단체장 재보궐 선거 후보를 대부분 확정하면서 부산시 금정, 인천시 강화 등에서 대진표 가닥이 잡혔다. 부산과 호남, 인천에서 4명의 기초단체장을 다시 뽑는 이번 선거에서 여당은 ‘텃밭에서도 안심하기 이르다’는 분위기다. 야당 후보들의 득표율 상승세가 만만치 않은 가운데 보수 후보 간 표분열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한동훈 당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재보궐선거 후보자 추천장 수여식에서 후보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추 원내 대표, 윤일현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 박용철 인천 강화군수 후보, 최봉의 전남 곡성군수 후보, 한 대표.지난 23일 국민의힘은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로 윤일현 전 부산시의원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는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 김경지 더불어민주당 후보, 류제성 조국혁신당 후보 간 3파전이 됐다. 이곳 선거구는 국민의힘 텃밭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야당과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줄었다. 윤일현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금정이 과거에는 20~30%p 차이가 나는 보수 강세지역이었다”면서 “지금은 10%p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부산 금정구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은 56.62%의 득표율로 당선됐지만 맞상대였던 박인영 당시 민주당 후보 또한 43.47%의 만만치 않은 득표율을 보였다. 인천시 강화군수 선거는 ‘올드보이’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혼전 양상으로 가고 있다. 전임 고(故) 유천호 강화군수도 2022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전례가 있다보니 국민의힘도 안심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두 후보로 보수권 표가 분산된다면 한현희 민주당 후보가 당선권에 들 수도 있다. 한 후보는 직전 강화군수 선거에서 35.35%의 득표율로 낙선한 바 있다. 이런 이유로 박용철 국민의힘 후보자는 보수진영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용철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는 “안상수 전 시장이 큰 어른이시다보니 예우를 갖춰 지속적으로 말씀드리고 있다”면서 “아직 가시적 성과는 없는 상태로 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26일까지 기다려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재보궐 선거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금정과 강화는 여당이 꼭 지켜야 하는 곳”이라며 “해당 지역에서 성적이 안 좋으면 당 대표 책임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 대표는 특히 “강화군수는 보수가 역대 선거에서 한 번도 패배한 적 없는 보수의 상징 지역”이라며 “그럼에도 진다면 한동훈 지도부 체제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한편 국민의힘은 전남 영광 군수 후보자를 확정하지 못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후보 등록이 얼마 남지 않아 공천이 쉽지 않은 상황”고 말했다. 전남도당 관계자에 따르면 영광 군수 후보자 등록은 27일 오후 6시가 마감된다. 곡성도 사실상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2파전으로 좁혀졌다.
2024.09.26 I 김한영 기자
불나도, 돈 떼먹어도…어쨌든 결론은 '플랫폼 규제'
  • 불나도, 돈 떼먹어도…어쨌든 결론은 '플랫폼 규제'
  • [이데일리 최정희 김가은 기자] 티몬·위메프(이하 티메프)의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가 발생한 지 두 달이 지났다. 그 사이 티메프 사건은 플랫폼 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움직임으로 전이됐다. 지난 2022년 10월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톡 먹통 사고 이후 점화됐다가 사그라들었던 플랫폼 규제 강화 움직임이 다시 일어나면서 국내 플랫폼 업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이데일리 문승용 기자]25일 기준 국회 정무위원회에는 플랫폼 업체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온라인 플랫폼 독점 규제법’ 제정안이 9건 제출돼 있다. 특히 티메프 사건이 터진 이후 4건이 새로 등장했다. 이들 법안은 티메프 사건을 계기로 판매대금 정산 주기 단축 등을 담았지만, 규제 대상으로 따져봐야 할 플랫폼이 티메프처럼 상품·서비스를 연결해주는 온라인 쇼핑몰인지, 글로벌 빅테크인지, 소상공인과 수수료 갈등을 겪고 있는 배달 플랫폼인지, 아니면 딥페이크 논란이 일었던 텔레그램과 같은 소셜미디어(SNS)도 포함하는 것인지 불분명하다. ‘플랫폼’에 대한 명확한 정의도 아직 없는데 규제만 나오고 있는 셈이다. 공정위는 앞서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안’에서 플랫폼을 둘 이상 집단 이용자들 간 재화 또는 용역 거래, 정보 교환 등 상호작용을 목적으로 하는 인터넷 홈페이지, 모바일 응용 프로그램 및 이에 준하는 전자적 시스템으로 규정해 전체를 포괄한 바 있다. 그러나 이들을 플랫폼 하나로 묶기에는 사업 영역이나 규모 등이 제각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일부 법안은 규제 논리로 구글 등 미국의 빅테크 업체를 겨냥한 유럽의 디지털시장법(DMA) 제정을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은 검색 뿐 아니라 이커머스,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미국 빅테크 기업에 밀리기 때문에 자국 플랫폼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 것이라는 점에서 우리와는 결이 다르다. 우리나라는 미국을 제외하고는 보기 드물게 네이버(검색), 쿠팡(이커머스), 카카오톡(모바일 메신저) 등 자국 플랫폼이 우세한 국가이므로 일률적인 플랫폼 규제는 되레 한국 기업들의 입지만 좁히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의 공정거래법상 불공정 행위, 반경쟁 행위 등으로 얼마든지 플랫폼 규제가 가능하다”며 “유럽 DMA법은 우리나라 환경에 맞지 않고 이러한 규제 일변도 환경에서 우리나라 플랫폼 산업이 발전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4.09.26 I 최정희 기자
"전국 주택 절반이 노후화.. 거세지는 '얼죽신' 열풍"
  • "전국 주택 절반이 노후화.. 거세지는 '얼죽신' 열풍"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급격하게 일어나면서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아파트에 산다는 줄임말) 열풍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신축 수요는 급격하게 늘고 있지만, 아파트를 비롯해 단독·연립·다세대 등을 포함한 전국 주택 2가구 중 1가구 이상이 20년 이상 된 노후 주택인 가운데 신규 착공은 줄고 있다.(사진=뉴시스)25일 한국부동산원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기준 준공 5년 이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0.29로 올해 처음 100을 넘어섰다. 준공 20년 초과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95.77보다 4.5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준공 5년 이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8월 93.1로 20년 초과 아파트(92.8)를 역전한 뒤 격차가 계속 벌어지는 중이다. (그래픽=김일환 기자)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21년 6월 가격(100)을 기준으로 상대적인 가격을 지수화한 것으로, 현재 신축 단지 매매가격지수가 더 높다는 것은 구축보다 수요가 많아 가격이 더 높게 형성돼 있다는 뜻이다. 신축 아파트 가격이 구축 아파트를 1년 이상 앞지르게 된 것은 고금리와 공사비 급등 여파로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에 투자하던 구축 인기가 줄어들고 거주 편의성이 좋은 신축 선호도가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의 경우 도시가 연식이 있어 신축 아파트가 수요 대비 부족한 상황에서 공사비 상승 등으로 신축 준공이 지체되면서 새 아파트 가격이 더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또 신축 아파트 준공 물량도 급격히 줄어들면서 향후 몇 년간 신축 아파트가 귀해질 것이란 예상도 ‘얼죽신’ 열풍에 영향을 주고 있다. 국토교통부 주택건설실적 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 전국 주택 준공 물량은 2만 5277가구로 지난해 7월(3만 3967가구)대비 1만 1000가구 이상 줄었다. 서울 지역만 놓고 봐도 같은 기간 8349가구에서 1988가구로 6300가구 이상 급감했다.신규 주택 착공이 줄면서 전국 주택의 노후화 정도도 확대되는 중이다. 통계청 주택총조사(2023년 기준)에 따르면 준공 후 20년 이상된 주택(아파트·단독·연립·다세대·비주거용 건물 내 주택 포함)은 전국 총 1954만 6299가구 중 53.6%나 차지하는 1049만 5281가구(53.6%)로 조사됐다.이 때문에 시장에선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불안감이 크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24년 9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9월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19로 전월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 시절 집값이 급등했던 2021년 10월(125) 이후 2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100보다 높으면 현재와 비교해 1년 후 주택가격 상승을 전망하는 응답자가 하락을 예상하는 응답자보다 더 많음을 의미한다.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재건축 규제 완화, 그린벨트 해제 등을 꺼내들었지만 전문가들은 당장에 주택 수급 불균형 문제와 가격 상승을 막는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적을 것”이라면서 “그린벨트 해제의 경우 택지 조성 후 공급 입주까지 10년 안팎의 기간 소요되고, 재건축 규제 완화도 국회를 넘어야 하는 법 개정 사안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24.09.26 I 이윤화 기자
"김가루 닦게 했다고...용변 아닌데" 학부모에 무릎꿇은 교사
  • "김가루 닦게 했다고...용변 아닌데" 학부모에 무릎꿇은 교사
  •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교실 바닥에 떨어진 김 가루를 닦게 한 인천 한 사립 유치원 교사가 아동학대를 했다고 몰린 뒤 부당해고를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교육 당국이 진상 조사에 나섰다.김 자료 사진 [사진=연합뉴스]25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3일 국회 전자청원 홈페이지에는 “유치원 원장·원감의 갑질과 괴롭힘으로 쓰러져 가는 교사를 구제해달라”는 제목의 국회 국민동의 청원이 올라왔다.유치원 A 교사의 어머니라고 밝힌 청원인은 “사회초년생인 딸이 유치원 원장과 원감에게 협박 당하고 억울하게 학부모들 앞에서 무릎을 꿇은 뒤 부당 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했다.청원인은 지난 6일 인천 모 사립 유치원에서 A 교사가 바닥에 떨어진 김 가루를 아이들에게 자율적으로 물티슈로 청소하게 한 과정이 ‘대변을 치우게 했다’는 내용으로 와전된 것이 사건의 발단이라고 밝혔다.당일 오후 7시쯤 한 학부모는 자녀로부터 “유치원에서 대변을 치웠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동학대 신고를 하겠다며 유치원을 찾아 폐쇄회로(CC)TV 확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영상에는 아이들이 김 가루를 청소하는 장면이 담겼고 이 과정에서 한 원생이 바지에 실수를 해 냄새가 퍼졌을 뿐 교실이나 복도에 용변이 묻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청원인은 “A 교사는 유아의 기본 생활 습관과 발달과정을 위해 식사 후 정리 시간을 가졌고 용변을 치우게 한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원장은 ‘나도 대변이 아닌 건 안다. 아이들이 대변을 정리한 건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왜 아이들에게 물티슈를 주며 바닥을 정리하게 했냐’며 무조건 죄송하다고 할 것을 강요했다”고 전했다.그는 “원장과 원감은 A 교사의 말을 무시한 채 ‘경찰 조사가 오면 절대 안 된다’, ‘학부모가 아동학대라면 아동학대다’, ‘무릎을 꿇고 사과하라’고 이야기했다”며 “학부모가 조폭같이 생겼다며 공포심을 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이어 “A 교사는 결국 아무 상황 설명도 하지 못한 채 죄 없이 10여명의 학부모 앞에서 무릎을 꿇었고 원장은 이들 앞에서 교사가 해임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하며 부당해고를 했다”고 전했다.청원인은 “원장과 원감은 압박과 협박으로 교사가 겁먹은 상태를 이용해 아무 말도 못 하게 했고 강압적으로 사직서를 작성하게 하며 갑질과 직장 내 괴롭힘을 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인천시교육청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관련 사안을 접수하고, 해당 유치원에 대해 감사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우선 유치원을 대상으로 미흡한 점이 있는지 현장 점검을 나갔고 감사도 진행될 예정”이라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2024.09.25 I 홍수현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답정너 국회, 사고만 나면 ‘플랫폼 규제’
  •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다음은 26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1면-답정너 국회, 사고만 나면 ‘플랫폼 규제’- “출산·육아하기 좋은 중소기업 세무조사 유예·세제 혜택 추진”- MBK·영풍 공세 공개매수가 올린다-이재용·정의선 ‘3세 동맹’ 한 차 탔다- 은행권, 모집인 통한 대출 중단…주담대금리도 추가 인상△종합-“인간 수준 AI, 20년 걸릴수도” 장밋빛 전망 선 그은 AI 석학-[사설]핵심기술 유출, 솜방망이 처벌 왜 놔두나-[사설]군의관 부족, 의무사관학교 설립이 답이다△플랫폼 과잉규제 논란-사고 원인 안 따지고 “영향력 크니까” 플랫폼 규제…결국 소비자 피해로-경영자 실수에도 플랫폼 규제…생태계 망가질 것-미·중 빅테크 타깃 유럽식 규제…“그대로 적용 땐 국내업체만 피해”△종합-“학생 역량·성장에 방점, 대입 패러다임 전환”…논·서술형 수능 신호탄- 58만명에 교통·숙박 특별할인…국내 관광활성화해 내수 진작 뒷받침-딥페이크 성범죄물 알면서도 소지·시청땐 ‘최대 징역 3년’-‘은행 예적금 이자+α’ 디딤펀드 퇴직연금 수익률 상승 역할 기대△종합-제네시스 계기판서 세탁기 돌리고…갤럭시폰으로 내 차 위치 찾는다- 임신·육아기 ‘유연 근무’ 제도화 반차 때 30분 휴식 없이 바로 퇴근△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반도체 ‘자국우선주의’ 심화…韓, 보조금 직접 지원 못할 이유없다”-“현대차·GM, 한미 산업동맹 모범…日까지 확장하면 더 큰 시너지 가능”△정치-한동훈·이재명·조국 대리전 된 재보선…여도 야도 단일화가 변수-더 벌어진 尹·韓…‘독대 재요청’ 두고 다시 신경전-국감 증인명단 오른 김 여사 그룹회장·행장 줄소환 ‘촉각’-9월 넷째 금요일은 ‘군인가족의 날’…27일 첫 행사△경제-합병·물적분할 시 일반주주 보호 방안 검토-“금리인하, 집값·가계빚 둔화 기다릴 여유 없어”-OECD, 올해 韓 경제성장률 2.6%→2.5% 하향 조정- 막걸리·과자…우리쌀 팔색조 매력 알린다△금융-“대출 받기 힘드시죠”…인뱅 활용 편법대출 기승-“대출모집인, 가계대출 주범 지목은 토끼몰이”-카드대금·카드론 연체액 반년새 2000억 급증-푸드테크 생태계 조성 나선 우리은행- 카뱅, 중·저신용자 대출 문턱 낮춰△글로벌-‘제조업 르네상스’ 장담한 트럼프…“韓·中·獨 기업, 미국 몰려올 것”-무디스의 경고…“美 부채 더 늘면 신용등급 내린다”-헤즈볼라 “삐삐 폭발 책임져야” 이스라엘 정보기관에 로켓 발사-中, 태평양 해역에 ICBM발사…“오커스 견제”- 이번엔 해리스 캠프에 총격…인명 피해는 없어△산업-K배터리, 中 제치려면 안전성·기술 고도화 필수-쓰레기·분뇨서 수소 추출…현대차그룹 ‘수소사회’ 앞당긴다- MBK, 오늘 공개매수가 상향폭 확정-낸드 이어 D램까지…中 반도체 거센 추격-CJ, 사우디 손잡고 중동에 K컬처 확산-현대글로비스, 中 전기차 1위 BYD와 해상운송 협력△ICT-애교 담은 목소리까지…AI 음성비서 ‘각축전’-KT 최대주주 변경·YTN 민영화 ‘쟁점’-‘카카오T’로 서울의 모든 자율주행車 이용한다-갤럭시 워치 울트라, 애플 워치 제쳤다△제약·바이오-양극화 심한 시니어케어…실버타운 못가는 노인 모실것-“에스티큐브 대장암 치료제, 효능 입증 넘어 새 역사”-혁신기술 투자처 찾기 팔걷은 대형 바이오 기업들-삼성바이오로직스 CDO 플랫폼 2종 공개△Auto&Life-믿고 타요, 아우디 전기차-[타봤습니다]BMW뉴530e 고요한 승차감, 민첩한 가속력 밤길·빗길 달려도 편안하네△증권-中 부양책에 구리 ‘반짝’ 전선·전력주 담아볼까-“전립선암 치료제 내년 출시…방사성의약품 선도기업 목표”-“이렇게 하면 불법 공매도”△증권- 자사주 쌓는 임원들, 네이버 바닥 시그널- ‘밸류업’ 보·증·금, 첫날부터 빠졌다- 체력 튼튼, 밸류업 지수 편입 엔씨소프트 저평가 매력 ‘쑥’-투자자 오인 막는다…커버드콜 ETF서 ‘+%’뺀 미래에셋운용△부동산-전국 주택 절반이 노후화…‘얼죽신’계속된다-서울서 10년간 싱크홀 223건…강남구 28건 가장 많아- 건설사 발 빼는 위례신사선…위례 부동산 ‘먹구름’-11월부터 청약통장 월 납입 인정액 ‘25만원’△엔터테인먼트-돌아온 ‘베테랑2’…사이다 대신 ‘진짜 정의’를 묻다-“한국 팬들 사랑해요” K떼창에 반한 팝스타들 내한 행렬- 중앙그룹, 두바이와 콘텐츠 사업협력- ‘행복의나라’ 홍콩아시안영화제 초청- 필릭스, 유니세프 韓 친선대사 임영△피플-장기 실종아동 1070명…늙어가는 부모님 안타까워- “인간의 욕망 처절하게 표현…악역으로 공감받아 뿌듯해요”- 서울 유니버설관광 홍보대사에 천우희- 서울신문 사장에 김성수△오피니언-[안종범의 나라살림] 중장기적·근본적 조세개혁 해보자-[생생확대경]배추 한포기 2만원 시대△전국-‘차세대 수소에너지’ 새 지평 여는 경과원-교육·출산지원 늘려 ‘생활인구 100만명’ 만든다- 민자유치 실패 ‘대전 보물산 프로젝트’…공영개발로 전환-북수원 테크노밸리사업 속도 붙는다-[서울곳곳]김구 선생 잠든 ‘독립운동 성지’-의정부 아일랜드 캐슬, 재개장 앞두고 지역인재 채용△사회-취준생 열에 일곱 “돈 덜 줘도 서울갈래”…대기업도 지방이면 구인난- 예상 밖 기소 권고에…檢 , 최목사·김여사 처분 고심- 사회성 배울때 팬데믹 원격수업 초등학교 ‘학폭피해’ 역대 최고- 대학보다 비싼 서울 영어유치원- 경찰, 실종아동 정보 영장없이 제공 받는다
2024.09.25 I 김소연 기자
“SM엔터 시세조종에 고려아연 돈 태웠다”…재조명받는 원아시아파트너스
  • “SM엔터 시세조종에 고려아연 돈 태웠다”…재조명받는 원아시아파트너스[마켓인]
  • (사진=고려아연)[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고려아연(010130)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사모펀드(PEF)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조명받고 있다. 2019년 설립된 신생 사모펀드인 원아시아는 고려아연으로부터 전체 펀드 약정액의 87%를 출자받으며 6000억원대 운용자산(AUM)을 굴리는 중형 운용사로 성장했다. 특히 일부 출자금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에 활용되면서 고려아연의 손실로 이어지기도 했다. MBK파트너스와 영풍 측은 이같은 출자가 최윤범 회장의 개인적인 친분의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사회 결의도 받지 않고 최 회장의 독단적인 판단으로 고려아연 자금이 사모펀드로 흘러갔다는 지적이다. 반면 고려아연 측은 출자 절차에 문제는 없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상법상 펀드 출자는 이사회 결의 사항이 아니며, 적법하게 이뤄진 투자라는 설명이다. ◇ 고려아연, 사실상 원아시아 단일 출자자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지난해 말 기준 결성한 8개 펀드 가운데 고려아연이 90% 이상 출자한 펀드는 △코리아 그로쓰 제1호(94.64%) △저스티스 제1호(99.20%) △탠저린 제1호(99.38%) △그레이 제1호(99.64%) △하바나 제1호(99.82%) 등 총 5개다. 5개 펀드는 사실상 고려아연이 단일 출자자(LP)로 참여한 셈이다. 원아시아 펀드의 전체 약정액 규모로 보면 고려아연의 존재감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말 기준 원아시아 8개 펀드의 총 약정액은 6938억원인데, 이 가운데 87%에 달하는 6041억원이 고려아연에서 흘러갔다. 특히 펀드 규모가 1000억원을 넘는 그레이 제1호, 하바나 제1호에 고려아연은 각각 1100억원, 1110억원을 출자했다. 하바나 제1호는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 분쟁 당시 시세 조종에 활용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원아시아파트너스는 하바나 제1호 펀드와 특수목적회사(SPC) 헬리오스 제1호 유한회사 등을 활용해 하이브의 SM엔터 공개매수가 진행 중이던 지난해 2월 SM엔터 지분 2.9%를 사들이면서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하는 방식의 시세 조종성 매매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고려아연 자금이 SM엔터 시세 조종에 활용됐다는 논란이 불거진 배경이다. 원아시아파트너스는 올해 들어 △저스티스 제1호 △그레이 제1호 △하바나 제1호 등 3개 펀드의 청산을 마쳤다. 이들 펀드에 99% 이상을 출자한 고려아연은 청산 과정에서 투자금 일부와 펀드에 담겨 있던 SM엔터, 정석기업, 타이드스퀘어 지분 등을 돌려받았다. 하지만 지분 가치가 하락하면서 고려아연 역시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 MBK·영풍 “최 회장 친분으로 펀드 투자”MBK파트너스와 영풍 측은 고려아연의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출자와 관련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원아시아파트너스의 지창배 대표는 현금지급기(CD) 및 현금자동입출기(ATM) 회사 청호컴넷 회장 출신으로, 그의 부친은 자유민주연합(자민련) 소속 15대 국회의원인 지대섭 씨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는 중학교 동창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은 이사회 결의를 받지 않고 최윤범 회장의 중학교 동창이자 친구로 알려진 지창배 대표가 운영하는 원아시아파트너스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며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에 투자한 약 5600억원(6월 말 기준 청산되지 않은 펀드 기준)은 고려아연 한해 인건비 총액의 1.4배”라고 지적했다. 싱가포르 독립리서치플랫폼 스마트카르마 역시 “지난 몇 년간 고려아연의 부실 투자는 회사를 가장 압박하는 우려사항들 중 하나”라며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 건들이 재무적으로 말이 되지 않기(do not make financial sense) 때문에 이에 대한 MBK의 우려는 특별히 중요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출자 과정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투자금 운용 차원에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동안 6000억원 가량을 출자했기에, 조단위에 이르는 고려아연의 현금 여력을 감안하면 무리한 출자는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고려아연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9382억원으로, 빠르게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기관 예치금과 단기 투자자산을 더하면 2조 1277억원에 이른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상법상 (펀드 출자는) 이사회 결의 사항이 아니다. (출자 과정도) 전혀 저촉될 게 없는 투자였다”며 “매년 벌어들인 영업활동 현금흐름에서 유형자산 설비 투자액을 제외한 잉여 현금 흐름은 5000억 안팎이다. 이중에서 900억~1000억원을 펀드에 출자하는 건 그리 예민한 숫자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2024.09.25 I 허지은 기자
법사위, 野단독으로 김건희 여사·최은순씨 국감 증인 채택
  • 법사위, 野단독으로 김건희 여사·최은순씨 국감 증인 채택
  • 25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청래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야당 단독으로 김건희 여사와 모친 최은순씨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법사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김 여사와 최씨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신청한 100명의 증인·참고인을 채택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증인 채택 강행 움직임에 반발하며 표결 직전 회의장에서 퇴장했다.민주당은 김 여사를 다음달 21일과 25일 국정감사 증인으로 부르기도 했다. 또 김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과 명태균씨도 증인으로 채택했다.채해병 순직사건과 관련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도 증인에 포함됐다.아울러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부인 김옥숙 여사와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원장, 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도 증인으로 채택했다.국민의힘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인 문다혜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남욱 변호사 등을 신청했다. 국민의힘 신청 증인은 다음 전체회의에서 의결될 것으로 보인다.
2024.09.25 I 한광범 기자
팍팍한 서민 살림에…카드빚 반 년새 2000억 늘었다
  • 팍팍한 서민 살림에…카드빚 반 년새 2000억 늘었다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서민들의 대표 급전 창구인 카드론의 연체액이 반년 새 550억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를 쓰고 갚지 못해 연체한 금액까지 합하면 2000억원에 달한다. 서민들의 삶이 갈수록 팍팍해지면서 신용카드 관련 대출 연체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그래픽=이미나 기자)25일 이데일리가 국회 정무위원회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신용정보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카드론 연체액(5만원 이상 3개월 이상 연체)은 2조 4105억원으로 작년 말(2조 3549억원)보다 556억원(2.4%) 늘어났다.이 금액은 2020년 말 2조 3022억원을 기록한 뒤 이듬해 말 2조 1989억원으로 소폭 줄었으나 이후 꾸준히 증가해 올 상반기엔 2조 4000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연체자 수도 4000명 늘어 18만 7000명이 됐다. 같은 기간 카드대금 연체액도 3조 3390억원에서 3조 4737억원으로 1347억원이 불었다.중·저신용자의 급전 창구로 통하는 카드론은 평균 금리가 연 14%를 넘는 대표적인 고금리 상품이지만 작년 12월 이후 8개월 연속 잔액이 늘며 역대 최고치를 매달 갈아치우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며 8월 말 기준 9개사의 카드론 잔액은 41조 830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달 41조 2266억원에서 또다시 늘어난 것이다.카드대금과 카드론 연체액이 늘면서 카드사의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미 전업 카드사 연체율은 6월 말 기준 1.69%로 10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업권별로 보면 카드업계 카드론 연체액 규모가 훨씬 크지만 증가 속도는 은행권이 빠르다. 카드업계 카드론 연체액은 작년 말 2조 1292억원에서 올해 6월 2조 1602억원으로 1.5% 정도 증가했지만 은행권 카드론 연체액은 같은 기간 12.5% 커졌다. 2021년 말부터 보면 각각 8%, 24.6% 증가했다. 카드대금·카드론 연체액을 합친 금액은 반년 동안 카드업계(5조 280억원)과 은행권(5972억원) 각각 2.4%, 8.6% 커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카드사업을 분사한 은행 제외)은 지난 6월 말 3.1%를 기록했다. 작년 6월 말 2.5%에서 1년 만에 0.6%포인트 오른 것이다. 지난 5월엔 3.4%까지 오르는 등 올해 들어 3%를 넘고 있다.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앞으로 카드사 건전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며 “특히 은행권 카드론 연체액 증가율이 상당히 가팔라 카드론 위험 관리가 시급하다. (카드론) 대환 대출을 통해 연체 채권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신용카드 대금이나 카드론 연체가 계속해서 늘고 있다는 것은 서민의 삶이 어렵다는 방증이다”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금융당국을 상대로 대책 마련을 촉구할 것이다”고 말했다.
2024.09.25 I 김국배 기자
KBS, 제27대 사장 공개 모집
  • KBS, 제27대 사장 공개 모집
  •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한국방송공사 KBS 이사회가 제27대 KBS 사장을 공개 모집한다.KBS 이사회(이사장 서기석)는 25일 오후 정기이사회를 열고 제27대 KBS 사장의 공개모집 시기와 선임 방식을 의결했다.제27대 KBS 사장 공개모집 접수기간은 9월 26일 오전 10시부터 10월 4일 오후 6시까지이며, 지원자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공원로 13 KBS 신관 5층 이사회 사무국을 방문하거나 등기우편을 통해 관련 서류를 접수할 수 있다.제출 서류는 지원서와 경영계획서, 고위공직예비후보자 자기검증 질문서 등으로 KBS 홈페이지에 공고된 양식과 내용을 참고하면 된다.KBS 이사회는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10월 14일과 16일 이틀간 서류 심사를 통해 후보자 3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이어 10월 23일 면접심사와 이사회 표결을 거쳐 최종 후보자 한 명을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한다.KBS 이사회는 KBS의 공공성과 독립성 확보, 공영방송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미래비전, 재정위기 극복 및 공영방송 안정화를 위한 역량, 공영방송 사장으로서의 책임성과 청렴성 등 4가지 항목을 심사기준으로 정했다고 밝혔다.KBS 이사회는 아울러 사장 선임 과정에서 KBS 구성원들의 의견도 반영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일정 기간 KBS 직원들의 질문을 취합한 뒤 이사장이 면접심사 대상자에게 질의할 계획이다.정당 당원이거나 당원 신분을 잃은 날부터 3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 그리고 국가공무원법 제33조에 해당하는 경우 등은 선발 대상에서 제외된다.제27대 사장으로 임명제청된 후보자에 대해서는 방송법과 국회법,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국회의 인사청문 절차가 진행된다. 새로 선임되는 사장의 임기는 2024년 12월 10일부터 2027년 12월 9일까지다.서기석 이사장은 이번 사장 선정 과정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09.25 I 김가영 기자
성일종 국방위원장 "50·60대, 민간인 신분 軍경계병 역할 검토"
  • 성일종 국방위원장 "50·60대, 민간인 신분 軍경계병 역할 검토"
  •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이 25일 병역자원 감소에 대비해 50·60대를 민간인 신분으로 군 경계병 역할을 할 수 있는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성 위원장은 이날 서울 용산 로카우스 호텔에서 열린 한국국방연구원(KIDA) 주최 KIDA 국방포럼 연사로 나서 이 같이 말했다.성 위원장은 “젊은 병사가 없다. 50대, 60대가 돼도 건강하다. (이들이) 군에 가서 경계병을 서도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분들로 스위치(교체)할 법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에게 병사 월급 수준의 급여를 주는 방안도 언급했다.그는 “대한민국이 앞으로 이민을 통해 인구절벽의 한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어를 좀 하고 건강한 외국 사람들이 7~10년 복무하도록 하고 시민권을 원하는 주는 것도 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성 위원장 측은 ‘재입대’가 아닌 업무수행이라고 부연했다. 의원실 측은 “군 경력이 있는 50~60대 중 건강에 문제가 없고 본인이 원하는 경우에 한해, 군에서 아웃소싱 형태로 채용해 경계업무만을 맡길 수 있도록 하려는 계획을 밝힌 것”이라고 밝혔다.
2024.09.25 I 한광범 기자
김 여사·母 최은순 씨 국감장 나오나…법사위, 증인 채택
  • 김 여사·母 최은순 씨 국감장 나오나…법사위, 증인 채택
  • [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가 2024년 국정감사 증인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장모 최은순 씨에 대한 증인 신청이 채택됐다. 야당은 도이치모터스(067990) 주가조작 사건과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한 증인들을 대거 채택해 집중 포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서울법원종합청사 전경. (사진=백주아 기자)25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법사위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100명에 달하는 일반증인 및 참고인의 소환을 요청했다. 특히 야당이 집중 타격 중인 김 여사 사법 리스크와 관련한 증인 신청이 다수 포함됐다. 야당 측은 국정감사에서도 김 여사의 사법리스크와 관련해 문제 제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야권 의원들은 도이치모터스 사건과 명품가방 수수사건, 공천 개입 의혹 등과 관련된 질의를 하기 위해 김 여사를 증인으로 부를 것을 요구했다. 도이치모터스 건과 관련해선 김 여사 모친 최 씨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전주(錢主)로 항소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손모씨도 출석 요청됐다. 아울러 명품가방 수수와 관련해선 수사를 맡았던 이원석 전 검찰총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서 당사자인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과 이원모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 등이 증인으로 신청됐다.문재인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한 질의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법사위 의원들은 한연규 전주지검 형사3부장과 박노산 법무법인 프로스 변호사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루된 쌍방울(102280)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 박상용 검사 등도 증인으로 신청됐다.이 밖에 최태원 SK(034730)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에서 드러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과 관련해, 노 관장을 비롯해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순 여사와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원장도 증인 신청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에게는 출석이 요구되나 이들이 응할지는 아직까지 알 수 없다. 다만 현행법상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경우 특별한 사유가 없는 이상 출석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한편 법사위 국감은 내달 7~25일 진행될 전망이다. △7일 대법원(법원행정처), 사법연수원, 사법정책연구원, 법원공무원교육원, 법원도서관, 양형위원회, 윤리감사관 △8일 법무부, 대한법률구조공단,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정부법무공단 △11일 헌법재판소(사무처), 헌법재판연구원, 군사법원 △14일 법제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15일 감사원 △17일 지방 고검·지검 및 지방 고법·지법 △18일 수도권 고검 및 지검 △21일 대검찰청 △22일 수도권 고법·지법 순으로 열릴 전망이다. 24일에는 안양교도소, 서울소년분류 심사원 현장시찰과 25일 종합감사를 끝으로 국정감사 일정을 마무리한다.
2024.09.25 I 최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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