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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핵 정국에 이중가격제까지" 격량의 배달앱 상생안…연착륙 가능할까
-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오랜 진통 끝에 나온 배달 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상생안의 실효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내년 초 시행을 앞둔 가운데 상생안에 반발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를 중심으로 이중가격제를 시행·검토하는 곳이 확산 중이다. 정치권에선 탄핵 정국으로 주도권을 쥔 더불어민주당이 새로운 배달앱 사회적 합의 기구를 만들겠다고 하면서 무용론마저 대두되고 있다. 서울 서초구의 한 건물 앞에서 배달 노동자가 음식 배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민주당 “배달앱 사회적 합의 기구 새로 만든다”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쿠팡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을(乙) 지키기 민생실천위원회의)는 국회 차원의 새로운 배달앱 사회적 합의 기구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지난 11월 배달앱 상생협의체의 상생안에 반대했던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 소상공인단체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수수료 부담 경감, 거래 관행 개선을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기로 했다. 이 합의 기구는 배달앱 전반의 주요 현안을 전면 재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야당은 배달앱 수수료 구조와 인하 방안, 배달라이더 최저 배달단가 보장, 고용 안정·안전 대책 등을 재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을지로위원회는 향후 합의 기구에 배달의민족(배민) 등 타 배달앱 업체부터 소상공인·가맹점·라이더 단체까지 참여 단체를 확대하는 한편, 기구를 중심으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현재 을지로위원회는 지난 11월 정부가 발표한 상생안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을지로위원회는 “상생협의체 공익위원들이 수수료 평균이 6.8% 이내여야 하고 배달비는 현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중재 원칙을 제시했음에도 정부는 이를 무시하고 배달비를 인상해 가져왔다”고 꼬집었다.앞서 배달앱 상생협의체는 지난 7월부터 총 12번의 회의를 거쳐 최종 상생안을 내놨다. 골자는 현재 9.8%인 배달앱 중개 수수료율을 배달앱별 거래액 규모에 따라 2~7.8%로 차등 적용하고, 배달비는 300~500원 인상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매장 등 배달 의존도가 높은 다수의 점주들이 거래액 상위 구간에 속하면서 전보다 되레 배달비만 올랐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상생안이 윤석열 정부의 대표 성과로 꼽혀왔던 만큼 12·3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속에서 동력을 잃고 있다. 특히 야당과 업계의 비판까지 이어지면서 그 명분마저 흐릿해지고 있다. 야당이 새롭게 합의 기구를 만들거나 별도 상생협의를 추진한다면 기존 상생안은 상대적으로 추진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지난달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 단체 관계자들이 상생협의체 결정을 규탄하고 합의안 폐기와 재협의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중가격제 권고할 것” 거센 입점 단체 반발까지 이미 시장에서는 이중가격제 본격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중가격제는 매장과 배달 가격을 달리 책정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회원사로 두고 있는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배달 비중이 큰 치킨 프랜차이즈 등을 중심으로 이중가격제 도입을 권고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피자 등으로 점차 도입 업종을 확대할 것으로 관측된다.협회 측은 구체적인 시행 시기를 아직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배달 가격 인상이 소비자에게 가격 인상으로 비칠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상생안이 시행된다면 점주 비용 부담 증가가 심화하는 만큼 특단의 대책을 시행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이미 이중가격제를 시행하는 곳도 계속 확산하고 있다. 실제로 배민이 수수료를 9.8%로 올린 지난 9월 롯데리아의 운영사 롯데GRS는 이중가격제를 도입했다. 매장 불고기버거 가격은 4800원이지만 배달은 5600원인 식이다. 이후 KFC, 맥도날드, 버거킹, 파파이스 등 다른 프랜차이즈 업체도 이중가격제 도입을 발표했다. 한솥도시락,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 등도 시행 중이다.혼란한 정국과 입점단체들의 반발 속에 배달앱 상생안의 연착륙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배달 업계의 한 관계자는 “탄핵 정국으로 상생안도 윤석열 정부 딱지가 붙어 야당이 공세를 높이는 모양새”라며 “이중가격제도 확산한다면 그 실효성마저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또다른 배달앱 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생안 시행 준비를 진행 중인 상황인데 정국 불안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인 것 같다”며 “어려운 과정 끝에 탄생한 상생안인만큼 시행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일 다시 원점에서 협의가 이어진다면 시간과 비용 등 오히려 손해가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 이데일리 선정 국내 10대 뉴스
-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2024년 갑진년은 그야말로 격변의 연속이었다. 비상계엄 선포와 대통령 탄핵이라는 메가톤급 이슈가 속출했다. 또 한여름 프랑스 파리에서 들려온 한국 선수단의 선전은 무더위를 날려준 쾌거였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문화강국 대한민국의 저력을 일깨웠다. 이밖에 1년 내내 지속된 의대증원을 둘러싼 갈등과 혼선은 한국사회에 적잖은 숙제를 남겼다. 아울러 산유국의 꿈을 되살려준 대왕고래프로젝트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다음은 이데일리 선정 국내 10대 뉴스.[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재표결이 실시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탄핵 범국민 촛불대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비상계엄 선포·尹대통령 탄핵 12월 3일 오후 10시 28분,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전격 선포했다. 1979년 이후 45년만에 발동된 비상계엄이었다. 윤 대통령은 “종북 반국가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했다. 경찰 통제를 뚫고 국회로 들어온 여야 의원 190명은 150분 만에 비상계엄을 해제시켰다. 이후 12월 7일 윤 대통령에 대한 1차 탄핵소추안 투표는 국민의힘의 불참으로 무산됐고, 12월 14일 2차 탄핵안 투표는 찬성 204표, 반대 85표로 가결됐다. 헌정 사상 3번째 대통령 탄핵안 통과였다. ●22대 총선 여소야대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범야권은 192석을 획득하며 압승했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108석에 그치며 참패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독주체제가 완성됐고 국민의힘은 총선 참패 탓에 이른바 ‘윤한갈등’이 본격화됐다. 특히 총선 결과로 압도적인 여소야대 지형이 만들어지면서 여야는 사사건건 충돌했다. 22대 국회는 거대야당의 법안 단독 의결→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재표결로 이어지는 지리한 정쟁을 거듭했다. 대화와 타협이 사라지면서 극단적 충돌이 일상화됐고 2025년도 예산안도 야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이재명 사법리스크 현실로11월 15일 서울중앙지법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대표는 형 확정시 의원직을 잃고 피선거권이 10년 박탈돼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이어 열흘 뒤인 11월 25일 위증교사 혐의 1심 재판에서는 무죄를 선고 받았다. 다만 공직선거법 위반 2심 외에 쌍방울 대북송금 뇌물 사건 1심 등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여전하다. 이재명 대표의 정치적 생명은 내년 상반기 조기 대선이 언제 실시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대선 시기가 빠를 수록 이 대표에게 유리한 환경이다.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 허빙자오를 이기고 우승을 차지한 한국 안세영이 시상대에 올라 금메달을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파리올림픽 역대급 성과 21개 종목, 선수 144명의 ‘소수 정예’로 참가한 파리 올림픽. 대한민국은 역대 최악의 성적을 낼 것이라는 우려를 씻고 단일대회 최다인 금메달 13개를 수확했다. ‘최연소 금메달리스트’ 반효진(사격)을 비롯해 ‘양궁 3관왕’ 임시현(양궁), ‘20살 태권소년’ 박태준(태권도) 등 MZ 세대의 선전은 온국민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활(양궁)과 총(사격), 칼(펜싱)에서만 금메달 10개를 수확하며 ‘한국은 전투민족’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동시에 배드민턴 여자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의 폭로와 비판은 우리 체육계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 스웨덴 한림원은 지난 10월 10일 소설가 한강을 올해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한국인 최초, 아시아 여성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인간의 폭력성을 다룬 ‘채식주의자’, 5·18민주화운동을 그린 ‘소년이 온다’와 제주 4·3 사건의 비극을 담은 ‘작별하지 않는다’ 등은 순식간에 베스트셀러가 됐다. 한강은 지난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문학을 읽고 쓰는 행위는 필연적으로 생명을 파괴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하는 일”이라는 소감을 남겼다.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상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티메프 사태지난 7월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인 티메프(티몬-위메프)에서 발생한 대규모 판매자(셀러) 미정산 사태는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낳았다. 특히 셀러들의 판매대금을 최장 70일이나 다른 용도로 사용한 것은 물론 피해가 수많은 소비자들에게까지 전가되면서 사태는 더욱 커졌다. 비슷한 결제 구조를 갖고 있는 국내 이커머스 업계 전반의 신뢰도를 하락시키는 계기가 됐다. 현재 티메프 셀러들의 피해 금액은 1조5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한 티메프는 최근 매각으로 대금 변제를 추진 중이지만 아직 눈에 띄는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밸류업 프로그램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금융 당국이 내놓은 밸류업 프로그램이 한국 증시를 주도했다. 주주환원을 확대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겠다는 것으로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주 중심의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이 시장 참여자로부터 주목받았다. 다만 자율성에 의존한데다 인센티브가 부족해 저조한 참여율을 보이는 등 한계도 노출했다. 이밖에 엔캐리트레이드가 부른 블랙먼데이로 4년만에 유가증권시장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등 혼란이 있었으며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는 논란 끝에 내년 시행을 앞두고 폐지됐다. ●의료증원 논란 지속정부는 27년 만에 의대 정원을 3058명에서 1509명을 증원,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총 4567명으로 확정했다. 의료계는 강경하게 반대했으며 정부 정책에 반발한 전공의 사직이 이어졌다. 12월 기준으로 전국 211개 수련병원 전공의 1만 3531명 중 1174명만이 출근 중이다. 전공의 사직으로 빅4 병원의 상반기 적자만 2135억원을 기록했다. 의정갈등을 해결하고자 여야의정협의체가 어렵사리 구성됐지만 의료계 이탈로 이내 무산됐다. 윤 대통령의 탄핵으로 개혁 동력은 상실됐고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등 내년 필수의료 전공의 지원 비율은 바닥 수준이다.대한의사협회 의대정원 증원 저지 비상대책위원회가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연 ‘전국 의사 대표자 확대 회의 및 행진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학교 덮친 딥페이크 성범죄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수집한 일반인의 사진을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이용해 기존 음란물에 합성한 ‘딥페이크 성범죄’가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다. 한 여성이 자신의 얼굴이 담긴 딥페이크 음란물이 텔레그램방에서 유포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하면서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학생이나 교사 등 교육계 피해는 물론 대학가와 유명 연예인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성범죄도 사실로 확인되면서 충격을 줬다. 경찰은 올해 1~11월 딥페이크 성범죄와 관련해 573명을 검거했는데, 80% 이상이 10대였다. ●대왕고래 프로젝트“140억배럴의 석유·가스가 매장됐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6월 동해 심해가스전에서 최소 7개의 유망구조를 발견했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표와 함께 정부와 석유공사는 이곳 탐사시추 사업, 이른바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러나 잇따른 실효 논란에 휩싸인 데 이어 이달 초 정국이 계엄·탄핵 격랑에 휩싸이며 향후 추진 여부는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석유공사는 반년의 준비 끝에 이달 20일 포항 앞바다에서 첫 탐사시추에 들어갔다. 내년 상반기 나올 첫 시추 결과가 나오고 이 결과에 따라 전체 사업의 운명이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