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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담배 '릴' 해외공략 속도…KT&G, 필립모리스와 15년간 '맞손'
-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KT&G가 전세계 주요 담배기업인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과 차세대 전자담배 ‘릴(lil)’의 해외시장 진출에 관한 15년간의 장기계약을 새롭게 체결했다. 계약 초기인 2023~2025년 최소 160억개비 판매를 목표로 내세우고, 시장 상황에 따라 3년 주기로 대응방안을 마련해 릴의 해외 시장 공략에 양 사간 역량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KT&G와 PMI는 3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KT&G-PMI 글로벌 컬래버레이션’ 행사를 열고 전자담배 릴의 해외 판매를 위한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 체결식에는 백복인 KT&G 사장과 야첵 올자크 PMI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각사 고위 임원들이 참석해 서명식과 기념촬영 등을 진행했다.이번 계약은 2023년 1월 30일부터 2038년 1월 29일까지 15년간에 달하는 장기 파트너십이다. KT&G는 전자담배 제품을 PMI에 지속 공급하고, PMI는 이를 한국을 제외한 전세계 국가에 판매한다.구체적인 계약 대상 제품은 KT&G가 현재까지 국내에서 출시한 궐련형 전자담배인 ‘릴 솔리드’, ‘릴 하이브리드’, ‘릴 에이블’ 등의 디바이스와 전용스틱 ‘핏’, ‘믹스’, ‘에임’ 등이다. 향후 출시될 혁신적인 제품들도 포함될 예정이다.특히 양사는 전자담배 전용스틱 등에 대한 최소 구매수량 기준을 통해 사업의 안정성을 더했으며, 3년 주기로 실적을 검토해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일단 PMI는 계약 초기인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최소 160억개비의 판매를 보증한다.KT&G는 자체적으로 향후 15년간 해외 NGP(차세대 제품)사업에서 연평균 매출 성장률 20.6%, 연평균 스틱매출수량 성장률 24.0%를 목표로 설정했다. 여기에 KT&G는 PMI의 상업화 역량과 유통 인프라를 추가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돼 재무적인 효율성을 강화하고, 자원 절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백복인 KT&G 사장은 “PMI와의 전략적 제휴 고도화를 통해 KT&G 전자담배 제품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 차원 더 높이고, 안정적인 해외사업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게 됐다”며 “NGP 글로벌 톱티어 기업으로 조기 도약하기 위해 월드클래스 수준의 역량 확보에 힘쓰고, 차세대 담배시장을 선도해나가겠다”고 말했다.야첵 올자크 PMI CEO는 “양사의 비연소 담배 제품이 서로 상호보완하는 역할을 하며, 더 다양한 소비자에게 혁신적인 제품 포트폴리오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번 계약은 전세계 약 10억명의 흡연자를 위해 더 나은 대안을 제공하려는 양사의 노력을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고 강조했다.한편 릴은 지난 2017년 첫선을 보인 이후 호응을 얻으며 지난해 국내 전자담배 시장에서 점유율 선두를 기록했다. 이어 KT&G는 릴의 본격적인 해외 진출과 유통망 확보를 위해 지난 2020년 1월 PMI를 파트너사로 선정했다. 양사는 2020년 릴을 일본 등 3개국에 첫 출시하고, 긍정적인 소비자 반응을 기반으로 이탈리아, 그리스 등 유럽 주요국과 중앙아시아, 중앙아메리카 권역으로 해외진출의 외연을 넓혀 글로벌 31개국 진출을 달성했다.
- 365mc, 장애예술 무용단체 지원 위해 서울문화재단에 기부금 전달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365mc가 지난 27일 서울교통공사와 함께 지하철 7호선 강남구청역에 설치한 ‘아트건강기부계단’으로 조성된 기부금을 서울문화재단에 전달했다고 30일 밝혔다.아트건강기부계단을 통한 기부는 7년째 이어오고 있는 365mc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지하철 7호선 강남구청역에 설치한 아트건강기부계단을 이용하는 시민 1명이 해당 계단을 이용할 때마다 365mc가 20원씩 기부금을 적립하는 방식이다. 2022년 이용자 수는 54만8,766명, 누적 이용자 수는 총 288만6,078명에 이른다.365mc와 서울교통공사는 2017년 아트건강기부계단 설치 이래 지난 6년간 적십자사를 통한 위기가정 긴급의료비 지원, 서울문화재단을 통한 코로나 19로 창작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예술인 및 장애예술인을 위한 전동휠체어 충전소 설치 사업 지원 등 다양한 사회 소외계층을 돕기 위해 매 해 조성된 기부금을 전달해온 바 있다.지난해 연말까지 아트건강기부 계단을 이용한 시민 54만 8,766명의 발걸음으로 조성된 기부금 1,097만원은 서울문화재단의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를 통해 장애예술 무용단체 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서울문화재단은 국내 최초 장애예술인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잠실창작스튜디오를 2013년부터 운영하여 150여 명의 예술가를 배출하였으며, 2022년 대학로에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로 재개관하면서 시각예술분야 외에 다른 장르까지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주식회사 365mc 김남철 대표이사는 “아름다운 몸짓을 통해 삶을 성찰하고 감동을 나눌 수 있는 무용예술을 지원하게 되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365mc는 사회곳곳에서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고, 모든 이들이 건강한 다이어트를 통해 비만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김정환 서울교통공사 홍보실장은 “시민들의 한걸음 한걸음이 모여 조성된 기부금을 장애예술인을 위한 사업에 지원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공사는 앞으로도 장애인 이동권 확보 등 사회적 약자를 돕는 공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예정이다. 2022년에도 많은 시민들이 아트건강기부계단을 많이 이용해 기부에 동참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또한,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뜻깊은 기부에 동참해주신 365mc와 서울교통공사의 후원 협력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서울문화재단은 서울시를 대표하는 문화예술 기관으로서 앞으로도 장애예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지원에 다각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년간 오직 비만하나에 집중해 전세계 비만치료의 표준을 향해 변화와 도전을 거듭해온 365mc는 ‘온 세상에 사랑과 나눔’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다양한 기부활동을 실천, 이익의 10%를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2023년 현재 누적 기부 총액은 34억원을 돌파했으며, (재)아름다운가게와 함께하는 커진 옷 기부 캠페인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의료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 "이번주 코스피 변동성 장세…2400~2550선 등락"
-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이번주 코스피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주요 경제지표 등을 소화하며 2400~2550선에서 변동성 장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30일 보고서를 통해 “통상적으로 대형 경제지표들이 예정돼 있는 매월 첫번째 주는 다른 주간에 비해 중요도가 높긴 하지만, 이번에는 FOMC를 포함해 주요 중앙은행 이벤트가 예정되어 있다는 점이 차별화되는 부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 연구원은 “지난 한주 동안 코스피(+4.9%), 코스닥(+4.1%), S&P500(+2.5%), 나스닥(+4.3%) 등 주요국 증시는 동반 급등세를 연출한 상황”이라며 “테슬라 같은 대장주들의 개별 실적 이슈에 영향을 받은측면도 있지만, ‘경기 연착륙 기대+인플레이션 둔화 기대+ 연준 금리인상중단 및 금리인하 기대’라는 매크로 상 위험자산선호심리를 호전시키는 재료들이 등장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1월 한달 동안 주요국 증시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것에 대한 단기 가격 부담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난 12월 내내 계단식 급락 이후의 기술적인 주가 복원의 성격도 있기에, 이상 과열 현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한 연구원은 “이제 시장참여자들은 주식시장이 주가 복원 모드를 넘어서 추세적인 상승추세로 이행할지 아니면 재차 방향성 탐색 구간에 돌입할 지 여부를 놓고 고민이 높아질 것”이라며 “이런 관점에서 이번주 예정된 대형 이벤트의 결과가 향후 1~2개월 간의 주가 방향성을 결정하는 전환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단 연내 금리인하를 둘러싼 연준과 시장과의 괴리는 2월 FOMC에서 어느 정도 판가름이 날 것으로 판단한다”며 “현재 시장에서는 2월과 3월 각각 25bp 인상 이후 연말에 50bp 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러한 베팅이 유효한 지는 2월 FOMC 금리 결정 이후 파월 의장의 코멘트에 달려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또한 25bp 인상에 나설 예정인 연준과는 달리, 50bp 인상이 예정된 ECB와 BOE의 통화정책회의 결과도 달러화 가치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라며 “이들은 비달러화 주식시장과 국내 외국인 순매수 기조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것들인 만큼, 해당 회의 결과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지표 측면에서는 미국 ISM 제조업 PMI, 비농업부문고용, 한국 수출 결과 등이 예고돼 있다. 한 연구원은 “코스피 내 주요 수출주들의 실적 전망과 연준의 금리인상 경로와 직결된 데이터들이므로, 해당 지표 결과에 주중 주가방향성이 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또 “실적 측면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대장주, 애플,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대장주들의 실적도 관전 포인트”라며 “이 중 삼성전자의 컨퍼런스 콜에서 CAPEX(자본적 지출) 축소를 실제로 단행할지 여부가 1월 이후 국내 반도체주 랠리 연장을 결정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 연구원은 “주중 내내 시장에서는 기대, 불안, 관망, 경계 등 다양한 심리변화가 맞물리면서 증시변동성이 불가피하기에 저베타 혹은 변동성 관리 상품을 포트폴리오 일부로 편입하는 헷지 전략으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할 전망”이라고 제시했다.
- "샤갈이어도 유명작품 아니면 해외 경매사에 맡기는 게 유리" [아트&머니]
- 서민희 필립스옥션 한국 대표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필립스옥션 한국사무소를 배경으로 섰다. 서 대표는 한국 미술시장을 겨냥해 전열을 정비한 필립스옥션과 국내 미술시장 사이에서 작품·컬렉터·세일즈를 연계하는 역할을 한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치열한 경합을 벌여 작품을 낙찰받는 ‘미술품 경매’. 한 컬렉터는 그 긴장감을 두고 이렇게 말하기도 했더랬다. “작품값이 점차 올라가면서 경쟁자를 하나씩 포기시키고, 마지막 남은 단 한 명과 맞붙어 끝내 내 작품으로 만들 때, 짜릿한 전율을 느낀다.” 사실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나 할 수 없다. ‘작품’이 필요조건이라면 ‘돈’은 충분조건이 돼야 하니까. 보통 미술시장에서 들리는 ‘억억’ 소리는 바로 경매장에서 나온다. 1차시장인 화랑에선 작품가를 대놓고 공개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 최소 1명 이상의 소장자를 거쳐 ‘중고’ 작품을 사고파는 2차시장 경매를 통해 비로소 작품가는 물론 시장지표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한국에도 미술품 경매를 주도하는 양대산맥(서울옥션·케이옥션)이 있는 것처럼 세계에서 손꼽는 3대 경매사가 있다. 크리스티, 소더비, 필립스옥션이다. 고작 20여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 경매시장에 비해 이들 경매 3사의 역사는 200년씩을 훌쩍 넘겼다. 소더비가 279년(1744년 창립)이고 크리스티가 257년(1766년 창립)이며, 이들 중 후발주자인 필립스옥션조차 227년(1796년 창립)이다. 세계 경매시장을 양분 혹은 삼분하는 경매사라고 한국과 동떨어진 ‘먼 나라’ 그림인 것도 아니다. 3사 모두 한국에 적을 두고 있다. 다만 크리스티와 필립스옥션이 ‘현재’ 한국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데 비해 소더비는 상황이 좀 다르다. 1990년 가장 먼저 국내에 상륙했으나 10년 남짓 뒤인 2000년대 초 돌연 철수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초 20년 만에 서울로 재입성을 앞두고 있다. 상대적으로 국내에서 지명도가 떨어졌던 필립스옥션도 지난해 하반기에 재정비를 마치고 한국 활동을 본격화했다. 그 일차적인 행보는 한국사무소에 서민희(47) 대표를 임용한 일이다. 서 대표는 케이옥션에서 12년간 근현대미술부문 스페셜리스트로 일했다. 주요 경매는 물론, 프라이빗세일을 위한 고객관리 업무 등을 맡았더랬다. 서민희 필립스옥션 한국 대표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필립스옥션 한국사무소를 배경으로 섰다. 입구에 새겨놓은 필립스옥션의 창립연도 ‘1796년’이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작품 한 점 정보, 세계 모든 스페셜리스트 공유”“필립스옥션에선 렘브란트 같은 고전작품을 거래하지 않는다. 그 부분이 크리스티·소더비와 다른 점인데, 20세기와 21세기 미술품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다. 젊은 작가, 특히 1984년생 이후 작가들이 주도하는 ‘초현대미술’을 다루는 강점이 도드라져, MZ세대 컬렉터들의 반응이 자못 뜨겁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필립스옥션 한국사무소에서 만난 서 대표는 자신의 역할을 바로 그 지점에 뒀다. 해외에서 반향이 큰 작품을 국내시장에 연결하는 일부터 말이다. “필립스 본사와 한국시장을 연계하는 역할이다. 작품도 연계하고 컬렉터도 연계하고 세일즈(프라이빗 포함)도 연계한다.” 가령 해외 컬렉터가 관심을 갖는 김환기의 작품을 찾아주고, 국내 컬렉터가 관심을 갖는 바스키아의 작품을 찾아줄 수 있다는 얘기다. 비단 컬렉터만도 아니다. 해외서 여는 경매에 한국작가의 작품이 출품되는 경우라면, 마땅히 일차적인 검토는 서 대표가 있는 한국사무소에서 해야 한다. “필립스옥션 전체가 글로벌하게 유기적으로 활동한다. 세계에 퍼져 있는 지사가 대단히 많은데, 어느 한곳에서 올린 작품 한 점에 대한 정보를 세계 모든 스페셜리스트가 공유한다고 보면 된다.” 장 미셸 바스키아의 ‘무제’(1982·239.4×501㎝). 지난해 필립스옥션이 기록한 역대 매출 13억달러(약 1조 7000억원) 중 가장 높은 가격을 쓴 낙찰작이다. 5월 뉴욕경매에서 거래된 작품은 8500만달러(약 1044억원)를 부른 새 주인을 찾아갔다(사진=필립스옥션).필립스옥션의 경매는 6개 부문. 미술, 파인아트, 시계, 보석, 디자인·가구, 사진·에디션(판화)로 구성돼 있다. 이 중 미술품 관련 경매는 한 해에 8회 열린다. 런던 3회, 뉴욕 2회, 홍콩 3회다. ◇“해외 경매사, 위작판정·작품가 한국보다 보수적” 국내 미술품 경매와 해외 미술품 경매, 모두 다 경험한 서 대표에겐 차이가 선명하지 않을까. “가장 큰 차이점은 추정가를 매기는 방식이다. 해외 경매사가 아무래도 보수적이다. 위작 여부를 감정하는 단계부터 시세를 따질 때까지 정해진 틀에 따라 움직인다. 반면 국내에서는 (작품)위탁자가 경매사보다 세다. 위탁자의 조건을 많이 반영하는 편이다.” 그렇다면 요즘처럼 말이다. 국내 경매에선 찬바람이 불고 해외 경매는 훨훨 날고 있다면, 국내 소장자가 작품을 팔고 싶을 때 해외 경매에 내놓는 게 유리할까. 예를 들어 샤갈의 작품이라면? “국내 경매사는 추정가를 해외 경매사보다 높게 매길 수 있겠지만 낙찰가는 아무도 모른다. 그보단 그 샤갈이 국내인이 좋아할 작품인지 외국인이 좋아할 작품인지 판단하는 게 맞을 거다. 국내에 잘 알려진 샤갈의 전성기 작품이 아니라면, 해외에 가는 게 맞을 듯하다.”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추상화’(Abstraktes Bild 774-1·1992·200×180.3㎝). 12월 필립스옥션 홍콩경매에서 8937만 5000홍콩달러(약 149억원)에 낙찰됐다(사진=필립스옥션).물론 해외 경매사가 무조건 답인 건 아니다. 수수료와 배송비가 ‘배보다 큰 배꼽’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작품이 팔리면 다행인데 팔리지 않아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 땐 시간도 오래 걸릴 뿐더러 고가의 배송비까지 물어야 한다. 낙찰수수료도 적잖다. 필립스옥션의 경우 작품가가 60만달러(약 8억원)까지 낙찰수수료가 26% 책정돼 있다. 그 이상에선 계단식으로 점차 떨어지고.” 게다가 해외에선 ‘에누리’라는 게 아예 없지만 국내선 VIP에겐 할인도 해줄 만큼 융통성이 있단다. 참고로 국내 경매사의 낙찰 수수료는 18%다. 국내가 됐든 해외가 됐든 공통적인 문제도 있다. “누군가 어떤 작품을 사도 되느냐고 내게 물으면 이렇게 다시 묻는다. ‘작품을 곧 되팔 생각이 있는가’라고. 그만큼 구매한 뒤 빨리 팔아버리는 ‘플리핑’(단타거래)은 미술시장에서 중대한 문제다.” 시간을 두고 진득하게 올라야 할 작품가가, 쉽게 형성되는 만큼 또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서 대표는 우려하는 거다. ◇지난해 창립 이후 최대 매출 1조 7000억원 기록 필립스옥션은 지난해 역대 매출을 기록했다. 2021년 대비 약 10% 증가한 13억달러(약 1조 7000억원)이다. 2년 연속 역대 최대 매출이다(2021년 12억달러). 이브닝 세일 기준 평균 낙찰율은 95%. 온라인경매와 라이브경매에 참여한 신규고객이 전체 구매자의 47%를 차지했고, 역시 낙찰자의 3분의 1이 MZ세대인 것으로 분석됐다. 참고로 지난해 크리스티의 총매출은 84억달러(약 11조원), 소더비는 80억달러(10조 4000억원)이다. 2021년 크리스티와 소더비가 각각 써낸 52억파운드(약 8조 4000억원), 73억달러(약 8조 7000억원)를 훌쩍 넘겨 역시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사이 톰블리의 ‘무제’(2005·478.7×324.5㎝). 지난해 필립스옥션이 기록한 역대 매출 13억달러(약 1조 7000억원) 중 두 번째로 높은 가격을 쓴 낙찰작이다. 12월 뉴욕경매에서 4200만달러(약 516억원)에 팔렸다(사진=필립스옥션).지난해 필립스옥션을 통해 팔린 작품 중 가장 높은 가격을 쓴 낙찰작은 5월 뉴욕경매에서 거래된 장 미셸 바스키아의 ‘무제’(1982)다. 8500만달러(약 1044억원)를 부른 새 주인을 찾아갔다. 뒤를 이어 사이 톰블리의 ‘무제’(2005)가 12월 뉴욕경매에서 4200만달러(약 516억원)에,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추상화’(Abstraktes Bild 774-1·1992)가 12월 홍콩경매에서 8937만 5000홍콩달러(약 149억원)에 낙찰됐다. 필립스옥션의 6개 부문 주요 경매 중 하나인 시계는 낙찰률 100%를 기록하기도 했다. 경매와는 별도로 꾸리는 프리이빗 세일은 2억 5000만달러(약 3000억원)의 매출을 달성, 지난해보다 20%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한편 아시아 진출 8주년을 맞는 필립스옥션은 올봄 홍콩 아시아본사 단독 사옥을 오픈할 예정이다. 6개 층에 걸쳐 5만㎡(1만 5125평)가 넘는 규모라고 전했다. 3월에 여는 아트 바젤 홍콩과 필립스옥션 홍콩경매 프리뷰를 신호로 4월 초 신사옥에서 첫 경매를 치른다는 계획이다. 필립스옥션이 올봄 오픈할 홍콩 아시아본사 단독 사옥 전경. 6개 층에 걸쳐 5만㎡(1만 5125평)가 넘는 규모다. 아시아 진출 8주년을 맞는 필립스옥션은 두 해 연속 창립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사진=필립스옥션).
- 日·네덜란드, 美 대중 반도체 규제 동참…삼성·SK '촉각'
- [이데일리 방성훈 최영지 기자] 일본과 네덜란드가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규제에 동참하기로 합의했다. 한국에 대한 미국의 동참 요구가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일본과 네덜란드가 어떤 규제를 내놓을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네덜란드와 일본이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에 동참하기로 합의했다. 사진은 네덜란드 반도체장비기업인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사진=ASML)◇日·네덜란드, 대중 반도체 수출 금지 품목 확대할 듯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29일 “일본 정부가 첨단 반도체의 대중 수출 규제를 도입하기 위해 조정에 들어간다”면서 “일본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서 미국과 조율해 규제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일본은 ‘외환 및 외국무역법’에 따라 무기 또는 군사적 전용 가능성이 있는 품목에 대해선 경산성으로부터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는데, 미국과 협의해 반도체 관련 품목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새로운 규제 마련과 관련, 현행법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경우엔 법 개정도 고려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법 개정시엔 규제 시행까지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니시쿠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은 전날 기자들에게 “일본의 (반도체) 수출관리는 국제적인 협조하에 엄격히 실시하고 있다. 각국의 규제 동향을 바탕으로 적절히 대응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중국에 첨단 반도체 제조장비나 설계 소프트를 판매하는 경우 미 상무부의 허가(라이선스)를 받도록 했다. 슈퍼컴퓨터와 인공지능(AI)에 들어가는 반도체는 물론 외국 기업이 미국 기술을 사용해 생산한 제품 등도 수출을 제한하기로 했다. 미국의 기술이 사용된 모든 반도체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미국은 독자 규제만으로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네덜란드, 일본에 동참을 지속 촉구해 왔다. 현재 세계 반도체 제조장비 시장은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가 1위, 네덜란드 ASML이 2위, 일본 도쿄일렉트론이 3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ASML과 도쿄일렉트론이 미 기술을 쓰지 않은 제품도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은 지난 27일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 주재로 미 워싱턴DC에서 일본, 네덜란드 정부 관료들과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관련 협상을 진행, 동참 합의를 이끌어냈다. 안보와 관련된 민감성을 이유로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고 구체적인 협상 내용도 공개되지 않았으나,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네덜란드 ASML의 수출 규제 범위가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는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에 대해서만 대중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日·네덜란드 동향 예의주시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일본과 네덜란드가 구체적으로 어떤 제재안을 내놓을 것인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에서 반도체 사업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단기적 차원에서 이같은 제재는 악재가 될 수 있어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 기업이) 네덜란드 ASML와 일본 니콘, 도쿄일렉트로닉스 등의 장비 유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공급망 리스크가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일본과 네덜란드가 억지로 미국의 대중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미국과 유사한 수준의 제재 정도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우리나라가 중국과 반도체 초격차 기술 경쟁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중국에 대한 제재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가 차원의 중국에 대한 제재가 나타나고 있음에도 중국이 이를 극복하고 기술추격을 이을 것이라는 게 대부분 시각”이라며 “우리 기업들은 이런 시기에 중국과의 기술격차를 최대한 벌리고 시장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한편 “장기적으로는 중국에 대한 압박으로 중국 내 반도체 생산에 타격이 갈 경우 전체 반도체 시장의 성장이 저해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 ‘위드 코로나’ 첫 춘제로 소비 부활, 다시 달리는 中경제[중국은 지금]
- [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지금 어디든 사람이 많습니다.” 춘제(春節·음력 설) 연휴 기간 늦은 오후 베이징 유명 관광지 스차하이에 위치한 훠궈(중국식 샤부샤부) 식당에 갔다가 수십 명의 대기 인파에 발길을 돌렸다. 썰매를 탈 수 있는 꽁꽁 언 호수 위뿐만 아니라 스차하이 주변 대부분 소매점과 식당이 여행객으로 가득 찼다. 인근 다른 식당 몇 곳에 전화했지만 마찬가지였다.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처음 맞이한 최대 명절 춘제 연휴를 계기로 중국 소비가 되살아났다. 팅 루 노무라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메모를 통해 “많은 중국인들이 관광지와 식당, 호텔로 몰려가는 등 그동안 억눌렸던 보복 소비가 시작됐다”고 표현했다. 춘제 연휴 기간 베이징 시내(사진=AFP)◇ 인파 몰린 관광지, 국내 관광 수입 30%↑이는 춘제 연휴 기간(21~27일) 쇼핑, 영화, 관광 등 각종 소비 지표 상승으로 확인됐다. 29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번 춘제 연휴 기간 중국 전역에 있는 대형 쇼핑몰 체인 완다플라자 480곳에 1억6000명이 방문해 126억8000위안(약 2조3000억원)규모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방문객은 15%, 매출액은 29%나 늘었다. 춘제 연휴 7일 동안 중국 영화 흥행 수입은 67억5800만위안(약 1조23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89% 증가했다. 사상 최고였던 2021년에 이어 춘제 박스오피스 역대 2위를 달성했다. 관객 수는 1억290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6% 늘어났다. 춘제 연휴 기간 자국 내 관광객이 3억800만명(중국 문화여유국 추산)으로 작년 동기보다 23.1% 증가했다. 2019년 같은 기간의 88.6% 수준이다. 이 기간 관광 수입은 3758억4300만위안(약 68조66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0% 증가했다. 2019년과 비교하면 73.1%에 해당한다. 해외 이동객도 급증했다. 중국 출입국 관리 당국에 집계된 21~26일 출·입국자는 239만2000명으로 지난해 춘제 연휴 첫 6일간에 비해 123.9% 늘어났다. 온라인 여행 플랫폼 씨트립전략연구센터의 선지아니 연구원은 “춘제 연휴 기간을 기점으로 중국 여행객들이 소비 잠재력을 보여주면서 올해 관광 시장은 상당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향후 국제선 항공편이 점차 늘어나면서 해외여행의 편의성도 높아져 오는 5월 노동절 연휴 기간에는 해외여행 시장도 폭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춘제 기간 베이징 시내 라마교 사찰인 융허궁을 찾은 관광객들.(사진=AFP)◇ 中리오프닝 효과, 이번주 PMI로 확인 중국 정부도 올해 경제 회복의 주요 동력을 소비 회복으로 꼽았다. 리커창 총리는 지난 28일 열린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수요 부족이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비 회복을 촉진해 경제의 주요 원동력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 방안으로는 소비 확대 정책을 전면적으로 시행하고, 합리적으로 소비자 금융(소비재 구입을 위한 자금 융통)을 늘리고, 풍부하고 다양한 소비 촉진 활동을 조직·전개하고 대면 소비의 신속한 회복을 촉진하는 것을 언급했다. 중국 경제가 지난해 목표치인 5.5% 안팎에 크게 미달하는 3.0% 성장률을 기록한 상황에서 경제 회복을 위한 소비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지난달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도 내수 확대와 민간 부문 지원이 최우선 과제로 꼽혔다.중국의 본격적인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효과는 이번 주 공개되는 구매관리자지수(PMI)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PMI는 경기 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선행 지표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오는 31일 제조업과 비제조업(서비스업·건설업 등) 공식 PMI를, 경제 매체 차이신이 2월 1일과 3일에 각각 제조업과 서비스업 민간 PMI를 발표한다. 시장에선 중국 내수 회복과 코로나19 감염 모두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돼 중국 경기 역시 빠르게 반등할 것이란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공식 비제조업과 민간 서비스업 PMI의 시장 예상치는 50을 상회한다. 기준선인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넘지 못하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두 지표 모두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만에 확장 국면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되는 것이다. 지난 2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에 위치한 한 기차역.(사진=AFP)◇ 코로나, 이미 절정 통과…사망자 반토막이번 춘제 연휴 기간 최대 리스크는 중국 내 코로나19 감염 확산이었으나, 중국 내에선 이미 절정을 통과했다는 분위기다. 지난 28일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는 1월20일부터 26일 사이 중국 전체 31개 성(省)·시·자치구 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 관련 사망자가 636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주(1월13~19일)와 비교하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26일 기준 입원 치료 환자는 21만5958명으로, 이 또한 전주 대비 54.22% 감소했다. 우쭌여우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감염병학 수석 전문가는 최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인구의 약 80%가 이미 감염됐다“는 글을 남기는가 하면, 춘제 연휴 기간 하이난, 윈난 등 7개 성의 농촌 지역 코로나19 발열 진료소가 한산했다고 중국 현지 매체는 전했다.다만 중국의 공식 사망자 수 집계는 사망 원인을 ‘코로나19로 인한 폐렴과 호흡부전’으로 엄격하게 제한하고, 의료기관에서 치료받은 이들에 한정해 실질적인 사망자 수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 일한 기간은 길게, 최저 보장액은 낮게…실업급여 수술대 오른다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취업 의욕을 꺾는다는 비판을 받아 온 실업급여 제도가 수술대에 오른다.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유지해야 하는 6개월의 고용보험 가입 기간이 늘어나고, 최저임금과 연동돼 얼마를 벌든 월 185만원을 보장받게 했던 실업급여 하한액을 낮추는 방향으로 추진될 전망이다.고금리 등에 따른 경기 위축으로 겨울철 고용 한파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4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실업급여 설명을 듣기 위해 설명회장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고용노동부는 지난 27일 고용정책심의회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고용서비스 고도화 방안을 29일 발표했다. 이번 방안에는 고용부가 실업급여 기여 기간, 지급 수준, 지급 기간·방법 개선 등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위해 실업급여 실태조사 등을 실시하고, 노·사, 전문가와의 논의를 거쳐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현재 우리나라의 고용서비스는 실업급여 지원이 중심이다. 이는 경제개발협력개발기구(OECD)가 현금 지원보다는 일하는 것이 유리하도록 맞춤형 고용서비스를 중점에 둬야 한다는 권고를 역행한 것이다.고용부 관계자는 “우리 고용센터는 코로나19 과정에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급여 지원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며 “고용센터 본연의 업무인 구직자에 대한 일자리 연계 등 취업 지원에는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실업급여 지원 중심의 고용서비스은 결국 다양한 부작용을 불렀다. 실업급여 수급자는 2017년 120만명 수준에서 2021년 178만명, 지난해 163만명 수준 등으로 대폭 늘어난 상태다. 중소·영세기업에서는 실업급여 수급자들이 취업 의지를 보이지 않아 구인난에 시달린다며 호소하고 있다. 또 실업급여의 기반인 고용보험기금은 국내 경제가 조금만 흔들려도 늘 적자에 시달리고 고갈 위험에 놓인다.[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이에 고용부는 실업급여 제도의 구조적 문제 개선에 착수했다. 특히 실업급여의 상대적으로 짧은 기여 기간과 높은 급여 하한액이 문제라고 판단하고 있다. 실업급여는 평균임금의 60%로 산출된다. 하지만 평균임금의 60%로 산출한 금액이 최저임금의 80%로 계산되는 실업급여 하한선에 미치지 못할 경우 ‘최저구직급여액’(실업급여 하한액)이 지급된다.올해 실업급여 하한액은 소정근로시간 8시간 기준 하루 6만 1568원으로, 한 달 185만원(6만1568원x30일)이다. 근로자가 월 300만원을 벌든 200만원을 벌든 한 달 실업급여로 185만원가량을 받는다는 뜻이다. 실업급여 하한액을 받는 사람은 전체 수급자의 70%가 넘는다.또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고용보험 가입 기간이 6개월 이상이어야 한다. 회사에 채용된 후 곧바로 고용보험에 가입된 뒤 6개월 이상만 재직했으면, 최소 3개월 이상 월 185만원의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이 되는 셈이다.이에 OECD도 한국 실업급여가 상대적으로 짧은 기여 기간과 높은 급여 하한액이 근로의욕과 재취업 유인을 낮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OECD는 지난해 9월 한국의 실업급여 수급자가 최저임금 일자리로 취업할 경우, 사회보험료 및 소득세로 인해 오히려 세후소득이 감소한다고 꼬집었다.이에 실업급여 제도의 개편 방향은 고용보험 피보험기간은 길어지고, 하한액은 낮아지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조세재정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실업급여를 받기 위한 피보험기간을 6개월에서 10개월 이상으로 올리고, 실업급여 하한액을 최저임금의 80%에서 60%로 낮춰야 한다고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간했다.특히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참여한 김혜원 교원대 교수는 지난해까지 고용부에서 실업급여 제도를 개편하기 위한 마련한 태스크포스(TF)인 ‘고용보험 제도개선 TF’에도 참여하기도 했다.다만 이 같은 제도 개편 방향성은 실업급여 수급자의 혜택을 대폭 줄일 수 있어 보장성을 강화할 다른 방안과 함께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 관계자는 “실업급여를 받기 위한 고용보험 가입 기간을 늘리고, 최저임금과 연동된 하한액 기준을 낮추면 취약계층의 급여 수준이 대폭 줄어들 수 있어 수급기간을 늘리는 방안 등 다른 대안도 같이 논의해 봐야 한다”며 “노사, 그리고 전문가가 참여해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