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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교수·연구자들도 “비상계엄 명백 위헌…탄핵해야”
  • 로스쿨 교수·연구자들도 “비상계엄 명백 위헌…탄핵해야”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헌법연구와 강의를 통해 입헌민주주의 발전에 노력해온 국내 헌법과 행정법 연구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위헌·위법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를 촉구”하는 시국 성명서를 7일 발표했다.6일 오후 대전 서구 은하수 네거리에서 윤석열정권퇴진대전운동본부 등 시민사회단체가 시민들과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연합뉴스)성명에 참여한 전국 로스쿨과 법학과의 헌법·행정법 연구자들은 “지난 3일 윤 대통령이 심야에 기습적으로 선포한 비상계엄은 헌법과 법률이 전한 요건과 절차를 갖추지 못한 명백하게 위헌·위법”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정상을 벗어난 돌발행동으로 또 다시 헌정 중단의 위기가 초래될 수 있으므로 탄핵소추를 통해 대통령의 권한을 정지시켜 또 다른 돌발행위의 위험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며 국회에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강력히 촉구했다.연구자들은 “(이번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헌법과 계엄법이 요구하는 사회질서가 극도로 교란된 사실, 행정 및 사법 기능의 수행이 현저히 곤란한 상황, 병력을 동원하여 대응해야 할 만한 군사상의 필요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해야 할 명백한 사유가 없었다”고 확인했다.그러면서 “오히려 뜬금없는 대통령의 비상계엄선포로 △ 국민들의 불안 가중 △ 경제전반에 미친 악영향 △ 대외적인 국가 이미지 실추 등을 자초하여 외교관계에 회복하기 힘든 위기를 자초하였다”면서 “국가보위의 책임을 지닌 대통령이 스스로의 안위 때문에 우방과 아무런 협의도 없이 군을 동원함으로써 북한이 오판할 수 있는 빌미를 주고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만들 수 있는 위험천만한 불법을 저지른 것”이라고 조목조목 비판했다.이어 “(금번 윤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는) 오히려 국회의 기능을 마비시킬 목적으로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고 무장병력을 국회에 난입시켰다. 또 국회활동을 방해하려는 포고령을 발포하고 실행에 옮겼다”면서 “역시 계엄 대상이 아닌 중앙선관위를 점거하여 선거관련 정보에 접근하려 시도하는 한편 심지어는 국회의장과 여야대표를 포함한 핵심 정치인을 반국가세력으로 몰아 구금하려한 정황마저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들은 “이는 모두 헌법과 법률이 허용하지 않는 위헌·위법의 불법행위이며, 나아가서 국헌문란과 폭동을 구성하여 내란죄의 혐의마저 야기하는 폭거”라고 규정하면서 “명백하게 위헌·위법적인 비상계엄으로 중대한 헌정위기를 초래한 대통령은 주권자 국민의 신임을 저버린 것으로 한시도 그 지위를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연구자들은 “다행히 국민과 국회의 현명한 대응으로 6시간 만에 비상계엄해제를 이끌어 내 급한 불은 껐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정상을 벗어난 돌발행동으로 또 다시 헌정중단의 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는 엄중한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며 “이러한 위기 상황의 해결에는 여야와 진영이 있을 수 없으며 모두가 힘을 합쳐 이 위기를 입헌민주주의를 공고히 하는 소중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심각한 헌정위기를 초래한 윤석열 대통령이 스스로 퇴진하지 않는다면 남아 있는 유일한 합헌적인 수단은 탄핵소추뿐”이라며 “일단 탄핵소추를 통해 대통령의 권한을 정지시켜 또 다른 돌발행위의 위험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재차 시급한 탄핵 절차 진행을 촉구했다. 또 “탄핵소추가 곧 탄핵은 아닌 만큼 대통령의 권한정지 기간에 순리적으로 모두가 공감하는 방향으로 여야와 진영을 넘어 거국적으로 헌정회복을 위해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정치를 회복하는 지혜를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며 “87년 이후 지금까지 지켜온 우리의 헌정을 수호하고자 하는 대열에 정치권을 포함해 국민 모두가 함께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그러면서 이들은 “헌법연구와 강의를 통해 입헌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기를 염원해 온 우리 헌법·행정법 연구자들의 뜻을 모아 절박하게 호소한다”며 “중대한 헌정위기를 초래한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소추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이 시국성명은 전·현직 법학전문대학원과 법과대학 교수를 포함해 헌법·행정법 등 공법을 연구하는 연구자 131명이 참여했다. 참여연구자들은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당론으로 탄핵소추를 거부한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고 사안의 심각성을 SNS등을 통해 삼삼오오 공유한 다음 소속대학과 관여하는 연구모임 등을 통해 사발통문을 돌려 반나절만에 급히 성명서를 준비한 것이라고 밝혔다
2024.12.07 I 최정훈 기자
“가뜩이나 힘든데”…‘계엄 사태’에 빅딜 앞둔 M&A 시장도 한숨
  • “가뜩이나 힘든데”…‘계엄 사태’에 빅딜 앞둔 M&A 시장도 한숨
  •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12·3 계엄 사태 여진이 지속되면서 인수합병(M&A) 시장에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정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국가 신용도에도 타격이 전망되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될 수 있어서다. 특히 사업 리밸런싱과 재무 개선 과정에서 조(兆) 단위 빅딜을 기대하던 대기업 계열사 매물의 경우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울 거란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챗GPT를 활용한 이미지]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에서 여진이 지속하고 있다. 전날 코스피 지수는 장중 2400선 밑으로 붕괴한 뒤 소폭 오른 2428.16에 마감했고, 코스닥 지수 역시 644.39까지 밀리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계엄 선포 이후 이틀간 6485억원에 달하는 외국인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여파다. 원·달러 환율 역시 여전히 1410원 위에서 움직이며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계엄 해제 직후인 지난 4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각국 재무장관 및 글로벌 투자자 등에게 “한국의 모든 국가 시스템은 정상 운영되고 있다”는 긴급 서한을 발송했다. 한국은행 역시 시장 안정을 위해 2주간 총 151조원 규모의 무제한 유동성 공급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에도 시장이 요동치면서 한국의 대외 신용도가 이미 훼손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 M&A를 준비 중인 기업과 사모펀드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대기업들의 사업 리밸런싱, 재무 구조 개선 작업 등이 활발해지면서 알짜 자회사들이 매물로 출회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최대 6조원의 기업가치를 노리는 CJ제일제당(097950) 바이오사업부를 비롯해 효성화학(298000) 특수가스사업부 등도 새 주인을 찾고 있다. 4조원대 가격이 거론되는 SK스페셜티의 경우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가격 협상 중에 있고, 롯데렌탈(089860)은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너티에 1조6000억원 수준에 매각을 논의 중이다. 조 단위 대형 매물은 국내보다는 해외 사모펀드의 참전이 ‘흥행’의 기준이 된다. 예비입찰 단계에서 해외 투자자들이 다수 참여해 경쟁적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해야 높은 몸값을 인정받을 수 있는 식이다. 하지만 정국 불안으로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 기준이 깐깐해지고, 지갑을 닫는 상황마저 오게 된다면 흥행은커녕 매각 자체의 진전을 끌어내기도 쉽지 않다. 해외 증시 기업공개(IPO)를 앞둔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현재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 무신사, 야놀자 등은 미국 증시 상장을 저울질하고 있다. 모두 조 단위 기업가치를 노리는 유니콘 기업들인데, 비상장 기업의 경우 대외적인 변수가 기업가치 평가에 더 민감하게 작용한다. 실제 계엄 사태 이후 미국 증시 상장사인 쿠팡, 웹툰엔터테인먼트(네이버웹툰) 주가도 크게 흔들린 바 있다. 이번 사태가 해프닝에 그치더라도 한국의 대외적인 신용도는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전날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계엄령 선포가 신속히 철회된 후에도 정치적 리스크가 몇 달 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며 “장기적인 정치 불확실성은 가계와 기업의 신뢰를 악화시키고 공공 재정에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의 킴엥 탄 아태지역 국제 신용평가팀 전무 역시 “(계엄은) 예상치 못한 사건인데, 국제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분명한 마이너스 쇼크”라며 “당분간 한국 투자의사 결정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치적 리스크가 없는 다른 나라의 투자 매력도가 높아져 한국 투자를 철회하고 다른 곳으로 투자를 돌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24.12.07 I 허지은 기자
‘기괴한’ 윤석열 계엄, 다시 만난 탄핵세계
  • ‘기괴한’ 윤석열 계엄, 다시 만난 탄핵세계[증시 핫피플]
  •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종북 반국가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겠다.”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여파로 한국 증시가 불확실성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초유의 사태에 대왕고래 사업과 밸류업 등 정부가 추진하던 정책 수혜주는 곤두박질치고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인사들과 연관된 정치테마주는 급등 양상이다. 정치권 뉴스에 따라 증시가 들썩거리고 정치인의 ‘입’과 ‘행동’이 기업 펀더멘털을 뭉게버리는 탄핵정국, 2016년 이후 8년 만이다.사진=REUTERS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여파가 증시에 반영된 지난 4일 이후 3거래일간 코스피 지수는 2.88%, 코스닥 지수는 4.27% 하락했다. 국회가 나서 빠르게 계엄을 해제하면서 우려했던 것보다는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적었으나 2차 계엄설이 돌며 변동성에 장작을 넣었다. 잠시이긴 하나 코스피 지수는 2400선이 무너졌고 코스닥 지수는 연저점을 경신했다. 약세장 속 그나마 한국 증시를 떠받치고 있던 개인투자자들이 패닉 상태에 빠진 탓이다.수십년만에 계엄령이 선포됐는데 배경이 아리송한 탓에 더 불안하다. 갑작스레 비상계엄 카드를 꺼낸 것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이어지고 있으나 윤 대통령의 설명은 없다. ‘카더라’ 식의 지라시만 SNS를 떠돈다. 여권에서조차 대국민 입장표명을 대통령에 요구하고 있으나 용산은 묵묵부답이다. 증권가에서 가장 기피한다는 ‘예측 불가능한 영역’에 들어선 것인데 외신에서는 윤 대통령의 계엄령에 대해 ‘기괴하다’고 평가했다.비상계엄으로 흔들리던 증시는 이제 대통령 탄핵이라는 새로운 불확실성을 마주한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5시 본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강행할 예정이다. 탄핵안이 가결되려면 재적의원의 3분의 2(200명)가 찬성해야 하는데 범야권 전원이 찬성표를 던지더라도 8표가 모자란 만큼 표 계산이 한창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사실상 가결 입장을 밝힌 가운데 20여 명으로 추산되는 친한동훈계 의원들의 움직임이 변수다.증권가에서는 탄핵안이 가결되건 부결되건 국정 공백은 피할 수 없으며 주식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지속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공통적인 의견이다. 8년 전 탄핵정국에서의 경험 덕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표결 이후 코스피 지수는 6개월 동안 20% 이상 상승하며 강세를 보였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한국 주식 전망 보고서에서 과거 대통령의 탄핵 당시 증시 흐름을 분석해 “국회 표결, 헌법재판소 결정 등 실제 주요 이벤트 날짜에 맞춰 전략적인 자금 유출이 있었지만 흐름의 관점에서 보면 두 탄핵 사건 모두 외국인 자금 유출을 크게 유도하지는 않았다”고 분석했다.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치 불확실성이 줄어들면 주식시장은 낙폭을 되돌리는 경향이 있으며 (국회 탄핵안 가결 이후)헌법재판소 판결이 나기 전에도 국민 여론이 분명해 지면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이 줄어들었다고 해석할 것”이라 전망했다. 만약 주말 간 탄핵안이 가결될시 시장에서는 최근 불거진 정치 불확실성 완화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김 연구원은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주식시장은 탄핵 관련 이벤트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기보다는, 펀더멘탈과 대외 여건에 따라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며 “조기 대선 시행은 신정부 정책 기대감으로 연결되어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4.12.07 I 이정현 기자
탄핵정국에 경제시계 '흐림'…나라살림 지표, 고용동향 등 '주목'[기재부 주간예보...
  • 탄핵정국에 경제시계 '흐림'…나라살림 지표, 고용동향 등 '주목'[기재부 주간예보...
  • [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계엄령 해제 이후 정국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국면으로 향하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제로도 가중되고 있다. 특히 여·야간 내년 예산안 합의 시한이었던 오는 10일이 다가오고 있지만, 7일 탄핵 표결이 예정돼있는 만큼 예산안 합의는 물론 세법 개정안 등 부수 법안들의 통과 가능성은 한층 더 불투명해지게 됐다. 그러나 정부는 ‘시스템이 평소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다음주에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 등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지난 5일 공개 예정이었다가 통계청의 실수로 공표가 지연된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는 물론, 11월 고용동향 등 주요 경제 지표들도 잇따라 공개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기획재정부는 오는 9일 김윤상 기재부 2차관의 주재로 제8차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연다. 오는 10일에는 김범석 1차관이 제5차 서비스산업발전 TF 회의를 주재하는 등 평소대로 일정을 소화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경기도 시흥의 한화오션 R&D센터를 찾는다. 지난 3일 심야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6시간여만의 해제 등 정국이 어지러운 상황에서 경제팀은 ‘비상 대응’과 ‘평소대로’를 강조했다.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 기재부 1급 간부회의는 물론 금융당국과 함께하는 F4 회의 등 예정에 없던 회의들이 이어졌지만, 최 부총리는 지난 5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평소와 같이 해야 할 일을 해나가겠다”는 메시지를 냈다. 그러면서 “내수 회복이 중요한 만큼 정부와 공공기관, 민간은 계획된 연말행사 등을 그대로 진행해달라”고도 당부했다. 이에 정부는 내주 일정을 차질 없이 수행하는 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기재부는 오는 12일 ‘12월 재정동향’을 공개하고, 2023회계연도 일반정부 및 공공부문의 부채 집계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12월 재정동향은 지난 10월 말까지의 국세수입과 관리재정수지 등 나라살림 지표를 보여주게 된다. 지난 9월 말까지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91조 5000억원으로, 9월 말 누계 기준으로 역대 3번째로 큰 규모다. 법인세 등 세입이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의 건전재정 목표 달성은 보다 어려워질 수밖에 없을 가능성이 커보인다. 통계청 역시 예정된 통계들을 공개한다. 지난 5일 공개를 앞두고 있었던 가계 소득과 부채, 재분배 지표인 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는 오는 9일 결과가 나온다. 통계청은 지난 5일 장기요양보험료 항목을 계산하던 중 ‘%’(백분율) 단위를 누락하는 실수가 발생해 전체 표본 4만여 가구 중 511가구의 결과값에 문제가 생겼다며 재가공을 위해 공표를 취소한 바 있다. 가계금융복지조사는 가구 단위의 재정 건전성과 살림살이 여력, 재분배 등을 복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을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오는 11일에는 11월 고용동향 지표도 공개된다. 앞서 지난 10월 고용동향에서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2884만 7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8만 3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수 증가폭은 넉달만에 10만명대를 밑돌았는데, 내수와 밀접한 도소매업 및 건설업에서의 일자리가 부진한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투자 활성화와 노동시장 취약계층 지원을 강조하며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11월에는 10월보다 고용 증가폭이 확대할 것을 예상한 바 있어 결과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또한 내주에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제동향 12월호(9일)과 함께 기획재정부의 경제동향 12월호(그린북)도 오는 13일 순차적으로 공개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 11월호 그린북에서 반년간 유지해왔던 ‘내수 회복 조짐’이라는 표현을 삭제하는 등 내수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소비 대목’으로 여겨지는 연말이지만, 대외 불확실성은 물론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도 가중된 상황에서 정부와 KDI의 시각이 최근 경제에 대해 어떠한 진단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다음은 기획재정부, 통계청,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조세재정연구원(KIPF) 등의 주간 주요 일정 및 보도 계획이다.◇ 주간 주요 일정 △9일 (월) 10:00 재정사업평가위원회 (2차관, 비공개) △10일 (화) 10:00 국무회의 (장관, 서울청사) 10:00 부담금운용심의위원회 (2차관, 비공개) 13:30 서비스산업발전 TF (1차관, 비공개) △11일 (수) 09:00 미래전략 컨퍼런스 (장관, 웨스틴조선) 09:30 한-캐나다 경제안보포럼 (1차관, 비공개) 11:30 수출수주지원단 2주년 성과공유회 (1차관, 비공개) 15:00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 (장관, 한화오션 R&D 센터) △12일 (목) 10:00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 (2차관, 비공개) 14:00 공공조달 정책세미나 (2차관, 비공개) 16:00 재정집행 점검회의 (2차관, 비공개) △13일 (금) 14:00 중앙안전관리위원회 (2차관, 비공개) ◇ 주간 보도 계획 △9일 (월) 10:00 세계은행(WB) 한국사무소디지털 허브화를 위한 의향서 체결11:00 제8차 재정사업평가위원회11:00 통계청, 호주와 통계협력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12:00 2024 통계로 보는 1인가구 12:00 2024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 12:00 KDI 경제동향(2024.12) 17:30 제24차 광역두만개발계획(GTI) 서울 총회 개최△10일 (화) 10:00 통계청, 겨울방학 실용 통계교육 교사 연수10:00 R&D 분야 예비타당성조사 제도 폐지를 위한 국가재정법, 과학기술기본법 개정안 국무회의 의결11:00 아태지역 내 종이없는 무역 추진방안 논의 11:00 보증한도 두 배 확대 및 부대사업 유형 추가 -민간투자법 시행령 개정령안 국무회의 심의·의결 12:00 2023년 신혼부부통계 12:00 2025년 제1차 G20 재무차관·중앙은행 부총재 회의 참석13:30 2024년 제5차 서비스산업발전TF 개최 △11일 (수) 08:00 2024년 11월 고용동향 09:00 2024년 1월 ADB 아시아경제전망 09:00 2024년 11월 고용동향 및 평가 10:30 제5차 미래전략 컨퍼런스 개최 11:00 2024 KDI 컨퍼런스 ‘한국경제 생산성 제고를 위한 개혁방안’14:00 원스톱 수출수주지원단 2주년 성과공유회 개최17:00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 개최△12일 (목) 10:00 필리핀 대외경제협력기금 성과공유 워크숍 개최 11:00 제5차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 개최11:00 2024년 12월 재정동향(10월말 누계기준)11:00 2023회계연도 일반정부/공공부문 부채 집계결과 발표12:00 장래가구추계(시도편): 2022~2052년12:00 2023년 운수업조사 결과(잠정, 물류산업통계 포함) 13:00 제17기 행복공감봉사단 6차 봉사활동16:00 제28차 관계부처 합동 재정집행 점검회의 개최△13일 (금) 08:00 2024년 12월 최근경제동향 10:00 통계청, 제9차 아태경제사회이사회(EACAP)통계위원회 참가 12:00 2024년 3분기 기업특성별 무역통계 14:00 경제교육관리위원회 개최 14:00 원스톱수출수주지원단, 서비스 수출지원 유관기관 회의 개최
2024.12.07 I 권효중 기자
`155분 계엄`에 발칵 뒤집어진 한국…시민들, 다시 촛불 들었다
  • `155분 계엄`에 발칵 뒤집어진 한국…시민들, 다시 촛불 들었다[사사건건]
  •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지난 3일 오후 10시 23분. 대한민국이 말 그대로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 계엄’을 선포하면서 시작됐는데요. 국회 절차를 거쳐 약 6시간 만에 윤 대통령이 다시 계엄을 해제할 때까지 국민들의 불안은 극에 달했죠. 그리고 이튿날 계엄군의 국회 진입 과정이 담긴 영상들이 속속 공개되면서 그 불안은 분노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윤 대통령을 즉각 탄핵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받기 시작, 전국에서 ‘촛불’에 불이 붙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령을 발표한 가운데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군인들이 국회 안으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이후 벌어진 일들은 국민을 경악게 했습니다. 특히 국회에 착륙한 헬기와 소총으로 무장한 병력, 특수부대가 국회 안까지 진입하는 장면은 충격 그 자체였죠. 여기에 특수부대가 국회의원 및 당직자 등과 몸싸움을 하거나 창문을 깨는 모습을 보고 불안감을 느끼는 시민들이 많았습니다. 군사정권이 끝난 뒤 처음이자 무려 45년 만에 선포된 계엄에 많은 시민은 불안감을 호소했죠. 1970~80년대 냉혹했던 계엄 시절을 보낸 중장년층의 경우 트라우마를 느꼈다는 시민들도 많았는데요. 이 같은 계엄군의 방해를 뚫고 열린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며 155분만에 종료됐습니다. 그리고 새벽 4시 30분 국무회의에서 해당 결의안을 의결하며 공식적으로 계엄은 끝났습니다. 계엄은 끝났지만, 시민들의 분노는 이제 시작이었습니다. 계엄 직후 국회로 달려가 항의의 목소리를 높였던 시민들의 움직임에 상당수 국민들이 뜻을 같이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계엄의 이유(거야의 폭주, 종북 반국가세력 척결)을 이해할 수 없고, 실제 이러한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계엄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윤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이 상당수였습니다. 실제 한 여론조사에는 10명 중 7명(73.6%)이 윤 대통령의 탄핵을 찬성한다고 했고, 영남 지역에서도 70% 안팎의 찬성표가 나왔습니다. 4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사퇴촉구·탄핵추진 범국민 촛불문화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노진환 기자)이 같은 여론을 방증하듯 시민들은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4일 오전 시민단체들은 “계엄은 미치광이 짓”이라는 과격한 표현까지 써가면서 정권 퇴진 운동을 추진하겠다고 했고, 법조계와 종교단체 등을 비롯한 수많은 시민사회가 “민주주의를 파괴한 행동”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습니다. 대학가에서도 교수와 학생들이 한 목소리로 탄핵을 요구했죠. 계엄 사태 이전 시국선언에선 일반학생들의 참여율이 저조했지만, 이후엔 일반학생들의 참여도 두드러지게 많아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많은 법학자들이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위헌적 요소가 많은 선택이었다고 지적하면서 탄핵 요구 목소리를 뒷받침했습니다.이후 연일 서울 여의도와 광화문, 전국 주요 도시의 상징적 공간에서는 집회가 이어졌습니다.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한 탄핵 요구 목소리가 울려퍼진 뒤 8년 만에 촛불에 불이 붙은 것입니다. 7일 오후엔 무려 20만명이 모이는 집회가 국회 앞에 신고돼 있기도 합니다.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해 계엄을 멈출 순 있었지만, 또 다시 이런 ‘비극’이 발생하는 국민이 어디 있을까요. 부디 이 혼란이 빨리 수습돼 경제도 사회도 불안 없이 다시 돌아가길 바랍니다.
2024.12.07 I 박기주 기자
尹 계엄령 비판한 한강…“계속 쓸 것, 언어의 힘 안변해”
  • 尹 계엄령 비판한 한강…“계속 쓸 것, 언어의 힘 안변해”[일문일답]
  •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충격을 받았다”는 말로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를 비판한 한강은 6일(현지시간) ‘언어’의 힘을 강조했다. 한강은 이날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노벨상 수상자 공식 기자회견에서 “언어에는 강압적으로 그걸 눌러서 길을 막으려 한다고 해도 잘되지 않는 속성이 있다”며 한국 내 표현의 자유를 우려하는 외신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어떤 일이 있다고 해도 계속해서 말해지는 어떤 진실이 있을 것이고, 그런 언어의 힘은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우리나라 최초, 아시아 여성 작가 중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6일(현지시간) 스톡홀름 스웨덴 아카데미(스웨덴 한림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그는 ‘희망’을 언급하기도 했다. 처음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접한 직후 ‘마냥 축하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이 ‘축하하고 싶지 않다’고 알려져 “당황했다”면서 “(전쟁 등이 진행되는 상황을 고려할 때) 많은 질문을 하게 되는 시기”라고 했다. 이어 한강은 “때로는 ‘희망이 있나’라고 생각할 때가 있지만 요즘은, 아니 몇 달 전부터, 어쩌면 그 전부터는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희망하는 것도 희망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수상자로 선정된 후 느꼈던 부담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한 작가는 “처음에는 쏟아지는 관심이 굉장히 부담스러웠는데 한달 넘게 생각한 끝에 ‘이 상은 문학에게 주는 것이고 문학에게 주는 상을 제가 이번에 받았구나’라고 생각하게 됐다. 그러니 마음이 좀 편안해졌다”며 “계속해서 부담을 느끼지 않고, 글을 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한강은 지난 10월 10일 아시아 여성 최초이자 한국인 처음으로 노벨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시상식은 10일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린다.다음은 연합뉴스에 나온 일문일답 갈무리.―한국의 정치적 혼란 상황에 세계 이목이 집중됐다. 어떤 한 주였나.△‘소년이 온다’를 쓰기 위해 1979년 말부터 진행됐던 계엄 상황에 관해 공부했는데, 2024년에 다시 계엄 상황이 전개되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 2024년 겨울의 상황이 다른 점은 모든 생중계돼 모두가 지켜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맨손으로 무장한 군인들을 껴안으며 제지하려고 하는 모습도 보았고, 총을 들고 다가오는 군인들 앞에서 버텨보려고 애쓰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았다. 마지막에 군인들이 물러갈 때는 마치 아들에게 하듯이 ‘잘 가’라고 소리치는 모습도 보았다. 그분들의 진심과 용기가 느껴졌던 순간이었다. 젊은 경찰분들, 군인 분들의 태도도 인상 깊었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판단하려고 하고, 내적 충돌을 느끼면서 최대한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명령을 내린 사람들 입장에선 소극적이었겠지만 보편적인 가치의 관점에서 본다면 생각하고 판단하고 고통을 느끼면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했던 적극적인 행위였다고 생각한다. 바라건대 무력이나 강압으로 언로를 막는 방식으로 통제하는 과거의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우리나라 최초, 아시아 여성 작가 중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6일(현지시간) 스톡홀름 스웨덴 아카데미(스웨덴 한림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많은 작가가 한국 정부가 만든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적이 있다. 언론, 혹은 표현의 자유가 우려할 만한 상황인가.△정확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몰라서 상황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언어에는 강압적으로 그걸 눌러서 길을 막으려 한다고 해도 잘되지 않는 속성이 있다. 그래서 어떤 일이 있다고 해도 계속해서 말해지는 어떤 진실이 있을 것이다. 그런 언어의 힘은 변화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한국에서 ‘채식주의자’는 학생들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채식주의자’는 질문으로 가득한 소설이다. 제목은 주인공을 지칭하는데 주인공은 스스로를 채식주의자로 명명한 적이 없다. 제목부터 아이러니가 있는 소설이다. 신뢰할 수 없는 화자가 이야기할 때 문장마다 아이러니가 발생하기 때문에 그런 걸 생각하면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에서 ‘채식주의자’를 고통스럽게 공감하면서 읽어주는 분들도 많이 계시지만, 오해도 많이 받고 있는데 그게 이 책의 운명이란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이 소설에 ‘유해 도서’라는 낙인을 찍고, 도서관에서 폐기하는 것은 책을 쓴 사람으로서 가슴 아픈 일이었다.―‘채식주의자’의 주된 메시지는△이 소설에서 중요한 장면은 가족들이 (고기를 안 먹겠다는) 영혜에게 억지로 고기를 먹이는 장면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세 파트에 반복해서 썼다. 정말 이상한 장면이지 않나.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광기인가에 대한 질문도 하고 싶었다. 영혜의 우주 속에서 영혜는 어쩌면 아주 제정신인 존재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인물은 자신을 구하기 위해, 폭력을 거부하기 위해, 인류의 일원이 더 이상 되지 않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앞으로 나가는 인물이다. 이상하게 보이겠지만 이 세상의 폭력이 더 미쳐있을 수도 있는 것, 그런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고향인 광주가 작품과 인생에 어떤 영향을 끼쳤나△1970년 11월 광주에서 태어났고 1980년 1월 서울에 올라왔으니 약 9년 2개월간 광주에서 살았고, 나머지 40여년은 서울에서 지냈다. 광주 사람이기도 하고 서울 사람이기도 하다. 하나의 정체성으로 규정하기 어려운데 고향이란 곳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광주는 ‘소년이 온다’를 썼기 때문에 제게 중요한 장소이자 이름이다. 그리고 ‘소년이 온다’를 쓰는 과정이 저를 많이 변화시켰다. 제게 굉장히 중요한 책이기 때문에 광주는 제게 의미가 있다.―한국 문학계 ‘제2의 한강’이 나오려면△문학을 잘 교육하면 좋겠다는 생각은 한다. 어릴 때부터 1년에 최소한 문학 작품을 학교에서 서너권은 읽고 그걸 토론하고 다각도로 이야기 나누면 좋겠다. 문학 작품 읽는 근육을 기를 수 있게, 문학에 흥미를 느낄 수 있게. 예를 들어 문학은 장르별로 읽는 독법이 다르다. 에세이, 시, 희곡, 소설 등 각자 다른 방법을 음미하고 다르게 읽으면서 다른 사람들의 내면과 자기 내면으로 들어가 보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을 어릴 때부터 하면 좋을 것 같다. 특히 입시 때문에 멈추지 않고 중고등학교를 통과하며 그런 교육을 한다면 독법도 풍요로워질 것 같다.―노벨주간 가장 기대되는 일은△처음에는 쏟아지는 개인적 관심이 굉장히 부담스러웠다. 근데 (수상 뒤) 한 달 넘게 생각해보니 이 상은 문학에게 주는 것이고 그 상을 이번에 제가 받았다고 생각했다. 그러고 나니 마음이 좀 편안해졌다. 저는 계속해서 부담을 느끼지 않고, 글을 쓸 준비가 돼 있다. 이번 노벨 주간에 너무나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기자회견을 하는) 오늘이 가장 어려운 날일 것이고, 이후에는 노벨주간을 즐길 것이다.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한국은 극단적인 혼란에 서 있다. 문학의 역할은△문학이라는 것은 끊임없이 타인의 내면으로 들어가고, 그런 과정에서 자기 내면에 깊게 파고 들어가는 행위이기 때문에 계속 그런 행위를 반복하면서 내적인 힘이 생긴다. 어떤 갑작스러운 상황이 왔을 때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최선을 다해서 결정하기 위해 애쓸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문학은 언제나 우리에게 여분의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것이다.―수상자 호명 당시 ‘축하’할 기분이 아니었다고 했는데 오늘은△축하하고 싶지 않다는 게 아니라, 축하했는데 좀 조용히 한 것이다. 제 가족이 너무 크게 잔치하겠다고 해서 그러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는데 그게 와전돼 축하를 안 하고 싶다고 전해져 당황했다. 요즘은 이 세계 속에서 살아가며 많은 질문을 하게 되는 시기라고 생각된다. 때로는 ‘희망이 있나’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 근데 몇 달 전부터, 아니면 그 전부터일지도 모르겠는데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희망하는 것도 ‘희망’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다.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상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노벨 위크 라이트 개막을 앞둔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시청사 건물 외벽에 미디어 파사드가 나타나고 있다. 빛의 축제, ‘노벨 위크 라이트’는 수상자들의 업적에 헌정하는 뜻을 담아 스웨덴 국내외 예술가와 디자이너, 학생들이 참여한 조명 작품을 선보인다. (사진=뉴스1).노벨 위크 라이트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시청건물 외벽에 한강작가를 비롯한 여성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의 모습이 비춰지고 있다. 노벨 위크 라이트는 수상자들의 업적을 조명으로 표현하는 빛의 축제로 7일(현지시간)부터 15일까지 스톡홀름 시내 곳곳에서 진행된다. (사진=연합뉴스).노벨 위크 라이트 개막을 앞둔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시청사 건물 외벽에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 이미지를 포함한 여성 수상자들의 모습이 어두운 밤을 수놓고 있다. 빛의 축제, ‘노벨 위크 라이트’는 수상자들의 업적에 헌정하는 뜻을 담아 스웨덴 국내외 예술가와 디자이너, 학생들이 참여한 조명 작품을 선보인다. (사진=뉴스1).노벨 위크 라이트 개막을 앞둔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거리에 설치된 ‘돔 아데톤’ 작품에 한강 작가의 초상이 불을 밝히고 있다. 빛의 축제, ‘노벨 위크 라이트’는 수상자들의 업적에 헌정하는 뜻을 담아 스웨덴 국내외 예술가와 디자이너, 학생들이 참여한 조명 작품을 선보인다. (사진=뉴스1).
2024.12.07 I 김미경 기자
한기평 "계엄령 선포, 韓 경제 디스카운트 요인"
  • 한기평 "계엄령 선포, 韓 경제 디스카운트 요인"[마켓인]
  • [이데일리 마켓in 안혜신 기자]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최근 계엄령 선포에 따라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봤다. 이에 따른 대외신인도 하락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6일 한기평은 ‘최근의 정치적 상황이 금융·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정문영 한기평 금융1실 전문위원은 “금융당국의 선제적인 대응과 전반적인 외환보유 규모, 은행부문 우수한자본적정성과 유동성을 감안할 때 정치적 상황으로 인한 단기적인 시장 충격은 감내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내수경기 침체가 전망되고,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교역조건 악화 등으로 경제성장에 하방리스크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은 한국 경제 전반에 또 하나의 디스카운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언했다 국회의 의결로 계엄을 해제한 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계엄령 선포로 변동성이 커졌던 주식시장과 환율은 빠르게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계엄령 해제 결의 직전 1445.40원까지 올라갔던 원·달러 기준환율은 이후 1415원 수준을 유지 중이다. 계엄 선포 이후 국고채 시장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다만 지난 10월 이후 환율은 상승세를,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달 이후 주가 하락세가 더욱 가팔라진 상황이었던만큼 계엄령 이후 불확실성 확대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정 전문위원은 “미국 정부의 보호 무역주의 강화와 주요국의 경기둔화ㆍ저성장으로 수출증가율이 크게 하락할 것”이라면서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해외투자자는 주식ㆍ채권 등 금융자산 전반에 걸쳐 원화포지션 축소를 결정할 가능성이 있고, 교역상대방으로서 한국기업이 갖는 매력도 역시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한기평은 현 상황으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대외신인도를 중심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2024.12.07 I 안혜신 기자
'퍼플렉시티'에 물었다…"비상계엄 후폭풍은 뭘까?"
  • '퍼플렉시티'에 물었다…"비상계엄 후폭풍은 뭘까?"[잇:써봐]
  • IT업계는 늘상 새로운 것들이 쏟아집니다. 기기가 될 수도 있고, 게임이나 프로그램이 될 수도 있지요. 바쁜 일상 속, 많은 사람들이 그냥 기사로만 ‘아 이런 거구나’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직접 써봐야 알 수 있는 것, 써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도 많지요. 그래서 이데일리 ICT부에서는 직접 해보고 난 뒤의 생생한 느낌을 [잇(IT):써봐]에 숨김없이 그대로 전달해 드리기로 했습니다. 솔직하지 않은 리뷰는 담지 않겠습니다.[편집자 주]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직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해제 관련 담화를 스마트폰으로 지켜보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이번 주 대한민국은 ‘비상계엄’ 선포로 혼란을 겪었다. 지난 3일 밤, 비상계엄이 선포됐으나 약 6시간 만에 해제됐고 이후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이 사건은 포털 사이트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큰 화제를 모으며 ‘비상계엄’이 주요 키워드로 급부상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궁금증과 어수선한 분위기가 확산되었고, 이로 인해 각종 정보가 무차별적으로 퍼져나갔다.문득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최근 비상계엄 사태와 같은 새로운 사건에 대해 어떻게 정보를 정리하고 제공할지 궁금해졌다. 비록 아직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최근 ‘오픈AI 챗GPT’와 ‘구글 제미나이’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는 ‘퍼플렉시티(Perplexity)’를 이용해 보았다.퍼플렉시티는 2022년 8월 미국에서 설립한 AI 기반 검색 엔진 플랫폼 기업이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이 매일 사용한다고 밝힐 정도로 외국에선 유명하다. 퍼플렉시티는 여러 거대언어모델(LLM)을 이용해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을 제공한다.‘소나(Sonar) 8B’ 모델을 사용하는 무료 버전과, △소나 405B △GPT-4o △클로드(Claude) 3.5 모델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유료 ‘프로’ 버전(월 2만 9000원, 연 29만원)이 있다. 이 서비스는 한국어도 지원하며, 4가지 목소리(남성 2명, 여성 2명)로 음성 해설이 가능하다.퍼플렉시티 앱을 다운로드하고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무료 버전을 이용할 수 있다. 앱을 실행하면, 첫 화면에 ‘지식이 시작되는 곳’이라는 환영 문구가 나타나며, ‘재활용 규칙’, ‘골프 스윙을 완벽하게 하는 방법’, ‘우주에서는 어떤 냄새가 나요?’, ‘샴페인은 왜 축하의 음료인가?’ 등 주기적으로 순환하는 주요 질문을 터치 한 번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다.(사진=퍼플렉시티 캡처)화면 아래쪽에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안내 문구와 함께, 이용자가 텍스트 또는 음성으로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는 검색창이 위치해 있다. 이 검색창에서는 검색 범위를 △인터넷 전체 △출판된 학술·논문 △웹 검색 없이 텍스트 생성 또는 채팅 △수학 △비디오 △소셜 미디어 등 여러 옵션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지난 4일 오후 기준 ‘South Korea’s Martial Law Fight(한국의 계엄령 분쟁)’이 자동 완성 검색 실시간 상위권에 떠 있었다. 그만큼 전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됐나 보다. 검색 범위를 ‘인터넷 전체’로 하고 클릭을 해보니, 미국 CNN과 영국 BBC 방송 등 보도 내용을 출처로 한 영문 답변이 나왔다.한국인은 한글로 봐야지. 검색창에 ‘비상계엄 선포’를 입력하자, 국내 언론과 외신, 유튜브 등 8개 출처를 기반으로 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비상계엄 해제 등의 주요 내용이 3개의 문단으로 간단하게 정리된 답변이 한눈에 보였다. 텍스트 답변 상단에는 관련 사진 등 이미지도 함께 표시됐다.(사진=퍼플렉시티 캡처)퍼플렉시티의 장점 중 하나는 답변 끝 부분에 자동으로 관련 질문들이 추천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비상계엄령이 선포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선포 후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경제적 영향은 무엇이었나요?’ 와 같은 추가 질문들이 나타난다. 이 질문들을 클릭하면 화면이 아래로 계속 이어지며, 사용자는 관련 현안을 쉽고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이런 방식은 사용자가 단순한 정보 검색을 넘어서, 주제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돕는다.다른 궁금증이 생기면, 화면 하단에 항상 활성화된 검색창에 직접 질문을 입력해 답을 구할 수 있었다. 기자는 ‘비상계엄 선포 해프닝이 정권에 어떤 후폭풍을 미칠까?’ 라는 질문을 입력하자, △정치적 후폭풍 △경제적 불안정 △국제적 신뢰 하락 등으로 구분된 간결한 답변이 나타났다. IT 업계를 취재하는 기자로서 ‘비상계엄이 IT 업계에 미친 영향은?’ 이라는 질문을 덧붙이자, △업무 환경 변화 △불확실성 증가 △브랜드 이미지 우려 등을 언급하며 간단한 설명이 이어졌다. 구체적인 정보는 아니지만, 빠르고 간편하게 참고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였다.끝으로 가장 궁금한 질문이 떠올라 퍼플렉시티에 물어봤다. “도대체 대통령은 왜 비상계엄을 선포한 거야?” 답변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오후 10시 23분 생중계로 발표한 긴급 대국민 담화문의 내용과, 이를 해석한 언론 보도들을 요약한 수준이었다. 아무리 똑똑하고 데이터가 방대한 AI라도 독심술을 할 수는 없는 법이다.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서의 답변이었다.
2024.12.07 I 김범준 기자
한강의 첫 메시지는 `비상계엄`…“강압의 시절로 회귀 않길”(종합)
  • 한강의 첫 메시지는 `비상계엄`…“강압의 시절로 회귀 않길”(종합)
  •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바라건대 무력이나 강압으로 언로를 막는 방식으로 통제하는 과거의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아시아 여성 작가 처음이자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는 한강(54)의 첫 메시지는 한국의 ‘비상계엄’에 대한 발언이었다.한강은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첫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 관련 질문이 나오자 “큰 충격을 받았다”며 이같이 작심발언했다. 한강이 지난 10월 10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호명된 후 질의응답이 있는 회견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상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소년이 온다’ 쓰려 1979년 계엄상황 공부한강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관련 소설) ‘소년이 온다’를 쓰기 위해 1979년 말부터 진행됐던 계엄 상황을 공부했는데 2024년 다시 계엄 상황이 전개되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2024년 겨울 상황이 (이전과) 달랐던 점은 모든 상황이 다 생중계 되어 다 지켜볼 수 있었다는 점”이라고 견해를 밝혔다.이어 “맨몸으로 장갑차를 멈추려는 사람도, 맨손으로 무장한 군인을 껴안으면서 제지하려는 사람도, 총을 들고 다가오는 군인들 앞에서 버텨보려고 애쓰는 사람도, 마지막에 군인들을 향해 잘 가라고 소리치는 사람도 봤다”면서 “그분들의 진심과 용기가 느껴진 순간”이라고 덧붙였다.또 한강은 작전에 투입된 젊은 군인들이 무력 사용을 주저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뭔가 판단하려고 하고 내적 충돌을 느끼며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명령을 내린 사람의 입장에서는 소극적인 것이었겠습니다만 보편의 가치에서 본다면 생각하고 판단하고 고통을 느끼면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한 적극적인 행위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바라건대 무력이나 어떤 강압으로 언로를 막는 그런 방식으로 통제를 하는 과거의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계엄령 이후 한국의 표현의 자유 문제가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한 외신 기자의 질문에는 “앞으로 상황을 예측하긴 쉽지 않다”면서도 “언어의 특성 자체가 강압적으로 눌러서 막으려고 되는 것은 아니기에 어떤 일이 있다고 해도 계속해서 진실이 있을 것이고 언어의 힘은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제2의 한강’ 위해선…좋은 독자 많이 나와야한강은 자신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둘러싼 10대 청소년 유해도서 지정 논란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한강은 “한국에서 채식주의자를 굉장히 고통스럽게 공감하면서 읽어주는 분들도 많이 계시지만 또 오해도 많이 받고 있는데 그게 그냥 이 책의 운명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면서 “그러나 이 소설에 유해도서라는 낙인을 찍고, 도서관에서 폐기하는 것이 책을 쓴 사람으로서 가슴 아픈 일”이라고 했다.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전격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시민들이 경내로 진입하려는 계엄군을 붙잡아 막아서고 있다. (사진=뉴스1).특히 “지난 몇 년간 한국의 도서관에서 몇천권의 책이 폐기되거나 열람이 제한됐다”며 “저는 도서관의 사서 권한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그분들이 많이 고민하고 책들을 골라서 비치하는 역할을 한다”고 짚었다. 이어 “그런데 자꾸 이러한 상황이 생기면 아마 검열하게 될 것 같다. 그런 게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또 한강은 독서를 통해 “공존하는 법, 타인을 이해하는 법,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가게 된다면서 “그런 인문학적인 토양의 기초가 되는 것이 도서관인데 사서 선생님들의 권한을 잘 지키는 방향으로 사회가 나아가면 좋겠다“는 바람도 남겼다.한국에서 ‘제2의 한강’을 배출하기 위해선 “어릴 때부터 최소한 문학작품을 학교에서 서너 권 읽고 토론하고 다각도로 이야기 나누고 문학작품을 읽는 근육 같은 것을 기를 수 있게”하는 교육이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일단 좋은 독자들이 깊게 읽고 흥미롭게 읽는 것을 재미있어하는 독자들이 많이 나오는 게 가장 좋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기자회견 현장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연합뉴스).◇문학은 여분의 것이 아닌 꼭 필요한 것문학의 역할을 묻는 말에는 “문학이란 것은 끊임없이 타인의 내면으로 들어가고 그러는 과정에서 자신의 내면을 깊게 파고 들어가는 행위”라고 했다.한강은 이렇게 말했다. “그래서 어떤 갑작스러운 상황이 왔을 때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최선을 다해서 결정하기 위해 애쓸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문학은 언제나 우리에게 여분의 것이 아니고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스웨덴 한림원은 지난 10월 10일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한 한강의 작품 세계를 두고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평가했다.앞서 한강은 이날 노벨상박물관에서 진행된 ‘노벨상 수상자 소장품 기증 행사’에서 집필할 때의 일상이 담긴 옥빛 찻잔을 메모와 함께 기증했다. 노벨상의 전통인 박물과 레스토랑 의자에 서명도 남겼다. 한강의 찻잔은 노벨상박물관에 영구 전시되며, 박물관측은 한강이 직접 소개한 사연을 추후 관람객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한강은 생리학·물리·화학·경제 등 다른 수상자들과 함께 이날부터 12일까지 이어지는 노벨 주간(Nobel Week) 동안 회견, 강연, 시상식, 만찬(연회), 낭독회 등 다채로운 행사에 참석한다.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박물관에 기증한 찻잔과 메시지.(사진=연합뉴스).
2024.12.07 I 김미경 기자
한강 “계엄령에 많은 충격…무력의 과거로 돌아가지 않길”(상보)
  • 한강 “계엄령에 많은 충격…무력의 과거로 돌아가지 않길”(상보)
  •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한강(54) 작가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많은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다. 지난 10월 10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호명된 이후 한강이 질의응답이 있는 회견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한강 이날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 관련 질문이 나오자 “지난 며칠 동안 많은 한국분들이 그랬을텐데, 2024년에 계엄 상황이 전개된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답했다.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상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그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관련 소설) ‘소년이 온다’를 쓰기 위해 1979년 말부터 진행됐던 계엄 상황을 검토했는데 2024년 다시 계엄 상황이 전개되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2024년 겨울 상황이 (이전과) 달랐던 점은 모든 상황이 다 생중계 되고 모든 사람이 다 지켜볼 수 있었다는 점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이어 “맨몸으로 장갑차를 멈추려는 사람도, 맨손으로 무장한 군인을 껴안으면서 제지하려는 사람도, 총을 들고 다가오는 군인들 앞에서 버텨보려고 애쓰는 사람도, 마지막에 군인들을 향해 잘 가라고 소리치는 사람도 봤다”면서 “그분들의 진심과 용기가 느껴진 순간”이라고 덧붙였다.또 한강은 작전에 투입된 젊은 군인들이 무력 사용을 주저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뭔가 판단하려고 하고 내적 충돌을 느끼며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명령을 내린 사람의 입장에서는 소극적인 것이었겠습니다만 보편의 가치에서 본다면 생각하고 판단하고 고통을 느끼면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한 적극적인 행위”라고 평가했다. 이어 “바라건대 무력이나 어떤 강압으로 언로를 막는 그런 방식으로 통제를 하는 과거의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계엄령 이후 한국의 표현의 자유 문제가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한 외신 기자의 질문에는 “앞으로 상황을 예측하긴 쉽지 않다”면서도 “언어의 특성 자체가 강압적으로 눌러서 막으려고 되는 것은 아니기에 어떤 일이 있다고 해도 계속해서 진실이 있을 것이고 언어의 힘은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국가의 폭력이 귀환하는 시대에 문학의 역할을 묻는 말에 한강은 “문학은 끊임없이 타인의 내면으로 들어가고 그러는 과정에서 자신의 내면을 깊게 파고 들어가는 행위이기 때문에 그걸 반복하면서 내적인 힘이 생기게 된다”며 “문학은 언제나 우리에게 여분의 것이 아니고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2024.12.06 I 김미경 기자
“윤석열 물러나야”…유럽 곳곳서 퇴진 촉구 시위
  • “윤석열 물러나야”…유럽 곳곳서 퇴진 촉구 시위
  •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가 유럽 곳곳에서 열린다.사진=연합뉴스재불(프랑스) 행동시민연합(대표 김수야·박성진)은 주말인 7일(현지시간) 오후 3시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연다고 6일 밝혔다. 트로카데로 광장은 에펠탑을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많은 관광객이 모이는 곳이다.재불 행동시민연합은 전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계엄령이 선포되는 과정과 포고령의 내용, 이후 진행된 일련의 과정 모두가 헌법 파괴적이었다”며 “특히 군경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고, 특공대를 투입해 국회를 무력화한 시도들 모두 명명백백한 내란 행위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장 현행범으로 체포돼야 마땅한 윤석열은 아직 대통령직에 앉아 버티고 있다”고 규탄했다. 성명서에는 프랑스에 사는 교민 120명이 이름을 올렸다.이들은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한 국민의힘을 겨냥해 “헌정 질서 파괴와 내란에 동조한 반역 집단”이라며 “역사와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독일 베를린에서도 전날 저녁 교민들이 브란덴부르크문 앞 파리 광장에 모여 윤 대통령 퇴진을 촉구했다. 베를린에 이어 뮌헨에서도 7일 오후 시국 집회가 열린다. 미국에서도 지난 4일 뉴욕 유엔본부 앞 등 각지에서 교민들의 시국 집회가 열렸다.
2024.12.06 I 이정현 기자
방첩사령관, 계엄 직후 경찰에 정치인 위치 확인 요청
  • 방첩사령관, 계엄 직후 경찰에 정치인 위치 확인 요청
  •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정치인들의 위치를 파악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긴급성명을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계엄군이 헬기를 타고 국회에 도착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날 경찰청이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조 청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직후인 지난 3일 오후 10시 30분∼40분께 여 사령관과 통화했다. 양 의원실에 따르면 이 통화에서 여 사령관은 정치인 등 주요 인사의 위치 정보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은 조 청장이 정치인의 위치 정보를 확인하는 것은 법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별도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양 의원실에 설명했다.여 사령관은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하게 될 수 있다며 수사관 지원을 요청하는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쪽으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은 이날 신성범 정보위원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계엄 당시)여 사령관이 ‘체포조가 나가 있는데 소재 파악이 안 된다’며 체포 대상자 명단을 불러주며 검거를 위한 위치 추적을 요청했다”고 말한 바 있다. 체포 대상자로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유튜버 김어준씨 등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2024.12.06 I 이정현 기자
“尹 탄핵된다면…” 외신이 본 유력 대통령 후보 3명은?
  • “尹 탄핵된다면…” 외신이 본 유력 대통령 후보 3명은?
  •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오는 7일 진행되는 가운데, 주요 외신들이 윤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을 언급하며 차기 유력 대선 주자 3명을 지목했다.지난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계엄령 선포와 몇 시간 후 해제로 지지율이 매우 낮은 윤 대통령의 미래에 대한 의문이 즉시 제기됐다”며 “윤 대통령은 이미 야당 정치인들의 사퇴 요구에 직면해 있으며 사임하지 않으면 의회에서 탄핵 당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부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사진=연합뉴스, 뉴스1)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윤 대통령은 큰 정치적 실수를 저질렀다”며 “최근 지지율이 20% 이하로 떨어진 윤 대통령은 이제 자신의 정치적 미래에 대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계엄령 선포가 겨우 6시간 동안 지속됐지만 활기찬 민주주의로 알려진 대한민국에 광범위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이렇듯 외신들은 윤 대통령이 탄핵당하거나 하야할 경우를 가정해 그를 대신할 수 있는 유력 후보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꼽았다.먼저 이 대표에 대해선 “제1야당인 민주당의 수장으로,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윤 후보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했다”고 소개했다.한 대표를 두고는 “윤 정부의 첫 법무부 장관이었고 2027년 대선의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더불어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지 20여분 만에 한 대표가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다. 국민과 함께 이를 막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즉각 대응에 나선 점에 주목하며, 이를 통해 대중적 지지를 더욱 끌어올릴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내놨다.반면 조 대표는 “윤 대통령의 숙적으로 후임 대통령 후보 중 ‘와일드카드’가 될 것”이라며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강력한 대안 후보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다.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 표결을 7일 오후 7시에서 오후 5시로 앞당기기로 했다.탄핵안이 가결되려면 재적의원의 3분의 2(200명)가 찬성해야 한다. 범야권 192명이 전원 찬성표를 던지더라도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8표 이상의 이탈표가 나와야 한다.
2024.12.06 I 권혜미 기자
촛불시민, 내일 국회로…변호사가 말하는 안전 집회 꿀팁
  • 촛불시민, 내일 국회로…변호사가 말하는 안전 집회 꿀팁
  •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기습 계엄 선포로 국회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예고한 가운데 표결이 진행되는 7일 국회 앞에서 탄핵 촉구 촛불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7일 제 시민사회단체는 7일 오후 3시 국회 앞에서 ‘시민촛불 및 범국민 촛불대행진’ 집회를 연다고 밝혔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 군인권센터, 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시민단체와 노조가 모인 통합 집회다.집회 장소는 광화문이 아닌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는 국회 앞이다. 이들은 “윤 대통령의 위헌·위법 행위에도 탄핵소추안을 부결시키겠다는 국민의힘에 강력히 경고하고, 탄핵소추안 통과를 요구하기 위해 국회로 모이자”고 전했다.민달팽이유니온, 성북청년시민회,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청년광장, 청년오픈플랫폼Y, 청년유니온, 청년참여연대 등 18개 청년 단체들도 7일 오후 2시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계엄령 폭거와 헌정질서 파괴 윤석열 탄핵 촉구’ 집회를 연다. 이후 오후 3시 예정된 통합 촛불집회로 합류할 예정이다.민변은 집회에 앞서 서울시경찰청과 영등포경찰성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보장해 달라는 행정조치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이들은 “시민들의 우발적·긴급·야간집회는 모두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라며 “(경찰이) 해산, 제지 등의 공권력을 행사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민변은 예상치 못한 공권력과 충돌 상황에서 시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집회시위 지원단’을 구성했다. 이들은 한겨레에 △고립되지 않고 주위 사람과 함께 다닌다. △경찰 임의동행 요구는 거부할 수 있다. △불법행위가 아니라면 경찰에 채증 중단을 요구할 수 있다. △부당한 공권력에 제압당할 때는 사진보다 동영상을 찍어라. 는 등 집회 수칙을 전했다. 만약 집회 중 문제가 생기면 노란 조끼를 입은 민변 변호사를 찾아달라고도 했다.
2024.12.06 I 김혜선 기자
관광스타트업협회 "韓 평판 하루아침에 무너질 위기" 성명서 발표
  • 관광스타트업협회 "韓 평판 하루아침에 무너질 위기" 성명서 발표
  •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우리나라가 그동안 쌓아온 평판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는 위기다”사단법인 한국관광스타트업협회(회장 배상민)는 6일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관광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한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정부의 신속한 대응과 실효성 있는 지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대한민국 관광산업은 2023년 기준 GDP의 4.7%를 차지하며, 직간접적으로 240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국가 핵심 산업”이라며, “특히 인바운드 관광객의 국내 소비는 반도체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외화가득률을 보이는 수출 효자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회복세를 보이던 관광산업은 이번 계엄령 사태로 다시 한번 큰 위기를 맞게 됐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 관광객 송출국들이 일제히 한국 여행 주의보를 발령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한국을 여행 위험국가로 지정하는 등 심각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미 주요 여행사들의 12월 예약이 취소되고 있으며, 2025년 상반기 예약률도 급감하는 추세다. 이에 협회는 ▲국제사회 신뢰 회복을 위한 즉각적 외교 조치 ▲피해 업계 실질적 지원 대책 마련 ▲관광산업 비상대응체계 구축 ▲국제 신뢰 회복 및 마케팅 지원 ▲장기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별 지원책 수립 등 5개 분야의 긴급 지원을 정부에 요구했다.그러면서 “이번 사태의 조속한 해결과 관광산업의 안정화를 위해 정부와 적극 협력할 것”이라며, “한국내 여행은 평소와 다름없이 정상 운영되고 있음을 국내외에 알리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한편, 2016년 설립된 한국관광스타트업협회는 관광산업의 혁신과 발전을 선도하는 약 200여 스타트업들의 협의체로, 관광 스타트업 육성과 산업의 구성원으로서 관광산업 업계와의 상생을 위해 노력해왔다.
2024.12.06 I 강경록 기자
사법 수장들, '尹계엄' 묻자 "선포 요건 의문…참담"
  • 사법 수장들, '尹계엄' 묻자 "선포 요건 의문…참담"
  •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6일 개최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관련 긴급질의에서 사법 수장들은 계엄 선포의 위법성과 부당성을 잇달아 지적했다.천대엽(오른쪽 첫번째) 법원행정처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날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 열린 대법원 간부회의와 관련해 “헌법이나 계엄법, 포고령, 담화문, 판례에 비춰봤을 때 거기에 적혀 있는 내용 중에 저희가 상당한 의문을 가진 점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회의에서 △사회 질서의 극도 교란으로 사법기능 수행이 현저히 곤란한 상황인지 △판사 겁박으로 사법 시스템이 마비됐다고 볼 수 있는지 △입법 독재로 사법 시스템이 마비된 상태라 볼 수 있는지 △경찰력이 아닌 군 병력으로만 해소 가능한 비상사태인지 △국회 기능 제한이 헌법 규정에 위배되는 것이 아닌지 등에 대해 상당한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이 많았다고 천 처장은 설명했다.천 처장은 “일반 국민들의 높은 시민의식에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하고, 저 자신부터 제 자리에서 국민의 기본권 보장의 최후 보루로서 사법부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김정원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은 “이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서 굉장히 참담한 심정”이라며 “앞으로라도 진행되고 있는 헌재 권한 사항에 대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계엄법상 비상계엄 선포 요건인 ‘전시·사변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구비 여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김 처장은 “현 상황을 무겁게 인식하고 있다. 현재 들어온 사건도 있고 (탄핵)소추 의결을 위해서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헌재는 헌법이 정한 업무에 대해서 헌법이 정한 정신에 따라 충실하게 업무에 임하겠다”고 했다.오동운 공수처장은 “헌정 질서 중단을 회복시켜준 국회의원들과 국민들께 경의를 표한다”며 “나머지는 수사기관의 수장으로서 수사로 말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이완규 법제처장은 “계엄 요건과 관련해 이미 국회가 다른 의견을 가지고 계엄 해제 요구를 했고, 그 요구에 따라 일단 정리가 됐다”며 “이후에 우리가 어떤 책임을 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헌법상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 절차를 조용히 기다리며 기관장으로서 소속 공무원들이 동요하지 않게 다독이겠다”고 말했다.천 처장은 계엄 당시 체포 대상자 명단에 김명수 전 대법원장과 권순일 전 대법관이 포함됐다는 소식에 “조금 전에 뉴스를 보고 이름을 봤는데, 만약 사실이라고 하면 매우 부적절한 조치인 것 같다”며 “저도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한편 이날 법사위에서는 여야 간 격론이 벌어졌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하면서도 야당의 감사원장과 검사 탄핵을 ‘표결 폭력’과 ‘입법 쿠데타’라고 비판하자,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이 상황에서 말이 되는 얘기냐. 국회의원 비상소집 때 당사에 가서 뭘 했냐”고 반발했다. 법사위는 내란죄 상설특검 수사요구안 등 118건의 법안을 법안 1소위에 회부했다.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박성재(왼쪽 네 번째부터) 법무부 장관과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관계 기관장들이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 이완규 법체저장, 김정원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박성재 법무부 장관,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조은석 감사원장 직무대행. (사진=뉴시스)
2024.12.06 I 성주원 기자
경상수지 6개월 연속 흑자…올해 목표치 900억달러 ‘청신호’(종합)
  • 경상수지 6개월 연속 흑자…올해 목표치 900억달러 ‘청신호’(종합)
  •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우리나라 10월 경상수지가 100억달러 규모의 흑자를 이어갔다. 반도체, 철강제품, 승용차 등 수출이 13개월째 증가세를 보이며 성장을 견인했다. 경상수지가 역대급 흑자를 보이면서 한은은 올해 전망치인 900억달러 흑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향후 트럼프 신정부의 관세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경제 전망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존재한다. 비상계엄령 사태 후폭풍이 경상수지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사진=연합뉴스◇10월 경상수지 97.8억달러 흑자…누적 742억달러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10월 경상수지는 97억 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는 지난 5월(89억 2000만달러) 흑자 전환한 이후 여섯 달 연속 흑자 행진이다.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81억 2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1년 7개월째 흑자 기록을 유지했다. 상품수지를 구성하는 항목 중 수출은 600억 8000만달러로 전년동월비 4.0% 증가했다. 통관 기준 반도체가 39.8%, 철강제품이 6.8%, 승용차가 5.2% 증가하는 등 수출이 13개월째 증가세를 보였다. 반도체와 승용차의 경우 역대 10월 중 최대 실적이다.수입은 519억 6000만달러로 0.7% 줄어들며 하락 전환했다. 자본재(7.5%)와 소비재(8.8%)는 증가세가 지속됐으나 원자재가 4.7% 하락하며 감소세가 지속됐다.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4억 59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경상수지 흑자를 뒷받침했다. 여섯 달째 흑자 흐름을 보였다. 배당소득수지는 24억 9000만달러 흑자로 전월(25억 8000만달러)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자소득수지는 10억 5000만달러 흑자로 전월(6억 4000만달러)대비 확대됐다.서비스수지는 17억 3000만달러 적자로 전월(-22억 4000만달러)보다 적자폭이 개선됐다. 2년 8개월째 적자 흐름이다. 특히 해외여행 성수기가 끝난 영향으로 여행수지는 4억 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9억 4000만달러)보다 적자 규모가 두 배가량 축소됐다. 1월부터 10월까지 합계하면 경상수지는 742억 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한은이 지난 8월 제시했던 전망치인 730억달러 흑자를 초과 달성한 것이다. 지난달 전망에서 성장률은 하향 조정된 반면, 경상수지 흑자폭은 상향조정된 이유다. 한은 조사국은 지난달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연간 경상수지 전망치를 900억 달러로 높여잡았다. 남은 기간 동안 월평균 80억 달러 수준의 흑자를 기록하면 달성 가능한 수치다. 송재창 금융통계부장 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4년 10월 국제수지(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올해 경상수지 흑자 900억달러 달성 가능할 듯”이날 송재창 금융통계부장은 “현재 1~10월까지 누적 경상수지는 742억 4000만달러인데 11~12월 중 약 157억 6000만달러가 예상된다”면서 “그렇다면 올해 연간전망치는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11월 통관 수치를 봐도 양호한 흑자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게 한은 측 설명이다. 송 국장은 “2025년에도 수출은 견고한 AI 투자 수요 힘입어 고성능 반도체 중심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증가세는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연간 목표치인 800억달러 달성이 예상된다”고 했다. 관건은 트럼프 신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이다. 송 국장은 “우리의 경우 관세정책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어떤 속도로 실제 어떻게 시행되고, 강도가 어떻게 되느냐는 측면을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아울러 한은은 비상계엄령 사태 후폭풍이 경상수지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송 국장은 “시장 심리에 영향은 있었으나 단기에 그쳤다는 측면이 있다”면서 “앞으로의 정국이 어떻게 진행될지 영향을 받을 수는 있다. 다만 일시적 정치적 이벤트였기 때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4.12.06 I 정두리 기자
'尹 내란죄' 수사, 검·경·공수처 동시 진행…특검 가능성도
  • '尹 내란죄' 수사, 검·경·공수처 동시 진행…특검 가능성도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지난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혐의로 고발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검찰·경찰·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에서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검경 수사를 신뢰할 수 없다며 상설특검 가동을 추진하는 가운데 최종 수사 주도권을 누가 쥐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왼쪽부터 심우정 검찰총장, 조지호 경찰청장,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사진=뉴시스)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이날 비상계엄 사태 관련 수사를 위해 박세현(49·사법연수원 29기) 서울고검장을 본부장으로 한 특별수사본부(특수본)를 꾸렸다. 고검장급 특수본이 구성된 것은 지난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8년 만이다. ◇검·경에 공수처까지…3개 수사기관 동시 수사는 처음 특수본은 군검사 등 군검찰 인력을 파견받아 합동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인원은 박 본부장을 포함해 검사 20명과 검찰 수사관 30여명 및 군검찰 파견 인원으로 구성된다. 차장급으로는 김종우(48·33기) 서울남부지검 2차장검사가, 부장급에는 이찬규(51·34기)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장과 최순호(49·35기)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이 투입됐다. 앞서 국정농단 사태 때 이영렬(66·18기) 당시 서울중앙지검장 지휘로 검사 30여명이 참여한 특수본이 꾸려진 바 있다. 특수본은 현재 서울중앙지검에 고발된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의 내란·직권남용 혐의 고발 건에 대한 법리 검토에 착수했다. 지난 2021년 이뤄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인해 내란죄는 검찰의 직접 수사 개시 대상에서 빠져 있다. 다만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를 개시해 관련 범죄인 내란죄까지 연계해 수사할 것으로 예상된다.앞서 검찰은 전날 윤 대통령이 내란죄로 고소·고발당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이찬규 부장검사)에 배당하고, 김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했다. 경찰도 조국혁신당과 더불어민주당, 진보당 등이 각각 고발한 윤 대통령의 내란, 반란, 직권남용 혐의 4개 고발건에 대규모 수사 인력을 투입하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란죄 수사는 경찰 소관이라는 판단에서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안보수사단은 이날 공지를 통해 120여명의 전담 수사팀을 꾸렸다고 밝혔다. 안보수사단장인 송영호 국수본 안보수사심의관(경무관)이 수사를 총괄한다. 시민단체 등의 고발 건을 수사 중인 공수처 역시 사건을 수사4부(차정현 부장검사)에 배당 후 수사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2021년 공수처 설립 이후 검찰·경찰과 동시에 같은 사건을 수사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공수처 역시 전날 검찰, 경찰과 마찬가지로 김 전 장관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다만 공수처 역시 내란죄를 직접 수사할 수는 없다. 이에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들여다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채상병 사건, 윤 대통령 부부와 명태균 사건 등을 맡은 수사4부의 인력 사정을 감안하면 수사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검경 수사 신뢰성 제기…상설특검 가능성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김재연 진보당 대표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참가자들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내란 동조 국민의힘 규탄 및 탄핵소추안 가결 촉구 제 시민사회 및 야당 공동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윤 대통령 혐의에 관한 수사가 본격화 됐지만 야당은 특검을 요구하고 있다. 수사 기관별로 내란죄 수사 정당성을 두고 논란이 있는 만큼 상설특검을 출범, 윤 대통령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상설특검은 국회 본회의 의결에 따라 특검을 상시 출범시킬 수 있는 제도로 ‘작지만 빠른 특검’으로 통한다. 이미 제정된 상설특검법에 근거하기 때문에 새롭게 발의되는 일반 특검법과 달리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이날 정청래 국회 법사위원장은 “지금까지 윤석열 대통령이 특검을 계속 거부하고 있었기 때문에 고육지책으로 상설특검을 하자는 제안을 낸 것”이라며 “지난 경험으로 비춰봤을 떄 지금 검찰이 특수본을 꾸리는 시늉하는 것에 대해 국민들은 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대표발의한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수사요구안’을 상정한 뒤 법안심사 소위원회로 회부키로 했다. 민주당은 상설특검 수사 요구안을 오는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요구안이 가결되면 상설특검은 즉시 가동된다. 상설특검이 출범하면 검경 등 수사기관으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아 일괄 수사하게 된다. 즉 특검이 수사의 주도권을 쥐게 되는 셈이다.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내일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 결과에 따라 수사 주체가 누가 될 것인지 방향이 정해질 것”이라며 “야당이 검경 수사에 대한 불신이 있는 만큼 중복 수사 문제 등 피하려면 결국 상설특검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2024.12.06 I 백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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